중학생이 고교생보다 학교폭력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으며,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들 중 절반 정도는 같은 반 동기생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청소년 상담기관인 인천시 청소년종합상담센터가 지난 3∼4월에 걸쳐 인천시 14개 중.고교(중학교 6곳, 인문계 고교 4곳, 실업계 고교 4곳) 학생 1201명(남학생 565, 여학생 636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시, 비웃음, 욕설, 신체 폭행 등의 학교폭력을 경험한 중학생은 42.1%로 고교생 37%에 비해 높게 나타나 중학생이 고교생보다 더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중학생의 절반 가량(48.1%)은 1학년 때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학교폭력이 나이 어린 학생들에서도 심각했다.
피해유형은 무시와 비웃음이 39.9%로 가장 많았고,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 신체폭행, 금품갈취, 따돌림, 하기 싫은 일 강요 순으로 물리적 폭력보다 심리적ㆍ언어적 폭력이 더욱 빈번했다.
가해학생은 같은 반 학생이 42.2%, 폭력이 발생한 장소 역시 교실 안이 44.9%로 가장 높아 학교폭력 피해자 절반 가량은 교실에서 같은 반 급우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피해 학생 가운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55.6% 밖에 되지 않아 피해 학생의 절반 정도는 그냥 참고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폭력을 당하고서도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53.7%의 학생들이 '얘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일이 커질 것 같아서' 혹은 '보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 도움을 구하는 것 자체에 신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의 형태도 1대 1의 폭력이 아닌 대부분 2명 이상의 집단 폭력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 가운데 72.6%의 학생들은 '2명 이상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고 특히 이 가운데 14.3%는 반 전체 학생들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해 학내 집단폭력이 심각한 실정이다.
상담센터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폭력 뿐 아니라 심리, 언어적 폭력에 대한 예방교육 ▲가해 및 피해학생들에 대한 동시 예방교육 ▲성별, 학교별, 학년별 특성에 맞는 복합적이고 다단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센터 관계자는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은 심한 경우, 대인기피 현상을 보이거나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거부하는 등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데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며 "가정과 학교 등 다양한 영역이 함께 공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