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상식 밖의 몰지각한 발언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치인들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런 막말이 나오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특권에 취해 공감 능력을 상실했을 수도 있고,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들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만 눈이 멀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언어수준이 이같은 수준인 우리 사회를 볼 때 우리는 보다 더 깊은 우리교육에 대한 성찰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이들의 입에서도 어른들의 입에서도 우리 언어는 점점 혼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크고 작은 싸움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의 언어생활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이 본을 보이고 지도층에서부터 좋은 언어사용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제 AI시대가 되면서 지식은 대부분 도움을 받을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언어·사고·인성·문화 이해를 함께 기르는 통합적 교육활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마디로 고품격 한국어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K-문화 열풍을 타고 한국어 학습 열기가 열풍에서 태풍으로 고조되고 있다. 필자는 실제로 1993년부터 일본 고등학교 학생들과 일본 성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다. 그런데 그 90년대만 해도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한국어를 배웠는데,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후유노 소나타'로 방영된 이후 2005년부터는 중년 여성에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중학생들도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이후 한류 열풍이 태풍급으로 불어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은 물론 세계 도처에서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어지고 있다. 대학에 한국어과가 늘어나고 한국어 교사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인의 한국어 사용은 모델이 되어야 한다.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품격이 달라진다. "서로 실력이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입니다"라는 장황한 표현 대신에 "백중지세(伯仲之勢 )입니다"라고 하면 간단 명료할 뿐만 아니라, 말의 품격이 한층 높아진다. 이같은 짧은 문장은 AI가 만들어낸 문장이 아니라 선인들의 생각이 응축된 사유의 창조물이다.
"늘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도 있듯이, 세상사는 늘 돌고 돕니다"대신 속담을 활용하여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됩니다"라고 한다면 말의 품위가 달라진다. 그렇게 하자면 사자성어(四字成語)와 상용속담(常用俗談)을 많이 알면 활용성이 높아진다.
이에 선생님 한자책을 출간한 성균관대 명예교수인 전광진 박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성어와 속담을 중심으로 《고품격 한국어》란 책을 엮게 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 《천자문》은 사자성어 250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은 사자성어로 한자를 익히는 것이 효과적임을 예전 사람들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하지만 천자문은 같은 한자의 중복 사용을 피하다 보니 실제로 쓰이지 않는 사자성어가 많고 수준이 어렵다. 그래서 실용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에 현대 문장에 널리 쓰이고 그 빈도가 높은 사자성어 424개를 수준별로 배열하였다. 이 책은 배우고 익히기에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논술시험을 대비한 고품격 어휘력과 문해력, 문장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한국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한국학 학자와 외국 학생들에게도 한국 문화의 깊이를 더해줄 것으로 믿는다. 생각의 도구인 한자를 익혀 기본을 튼튼히 하면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