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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관심 집중된 수원시립합창단의 아주 특별한 기획연주회 관람기

음악과 심리학이 만나는 ‘MBTI 음악 레시피’를 맛보다

 

지난 9일 저녁, 수원시립합창단의 기획연주회.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기대에 잔뜩 부풀어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을 30분 전에 찾았다. 만석이다. 우리 부부처럼 부부단위로, 친구와 또는 지인들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음악에 심리학을 접목시킨다니 관심을 아니 가질 수 없다.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또 인지심리학이란? 심리학은 인간과 동물의 심리적 과정과 행동,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이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 과정에 직접 접근한다. 오늘 특별출연자인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아주대 교수는 인지심리학이란 현미경으로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학문이라고 쉽게 알려준다.

 

MBTI. 오랜만에 만난 단어다. 교육자로서 현직에 있을 때 상담교사 자격연수를 받았다. MBTI를 공부하면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불편했던 인간관계의 원인 중 하나가 사람을 보는 시각이 편협했음을 깨달았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좀 더 원숙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는 연수였다. 오늘 이 음악회에서 그것을 다시금 깨달아 보고자 객석에 앉아 있는 것이리라.

 

 

MBTI는 심리학자 융(Jung)의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Katharine C. Briggs와 Isabel B.Myers가 오랜 세월 연구개발한 성격유형 선호지표로써 자신과 타인의 성격역동을 이해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이다. MBTI 4가지 선호지표는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 필자는 16가지 성격유형 중 ISTJ이다. 전문가들은 이 유형을 ‘신중하고 조용하며 집중력이 강하고 매사에 철저하며 사리분별력이 뛰어나다’고 해석한다.

 

오늘의 첫 레시피, 유아용 TV 프로그램 <뾰롱뾰롱 뽀로로>를 만났다. 오프닝 음악으로 뽀로로의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오케스트라 곡을 만났다. 이어 한국 만화 메들리가 연주된다. 오랜만에 동심과 향수에 젖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가를 들으니 추억 속의 만화영화 장면이 떠오른다. ‘아, 맞다. 저 멜로디 만화영화 주제가였지!’ 미소를 짓게 된다.

 

슈만의 연가곡집 ‘시인의 사랑’ 16편 중 1번 곡부터 4번 곡까지 들었다. 이어 브람스의 ‘5월의 밤’을 들었다. 가사의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멜로디를 들으며 분위기에 젖어본다. 하이네는 사랑의 연민을 아름다운 시로 표현하고 작곡가는 사랑의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5월의 은색 달빛이 비치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과 인간의 고독한 마음을 담담하게 표현하였다는데 귀에 익은 곡은 아니다.

 

 

레시피 3은 영화음악에 나오는 곡이어서인지 귀에 익는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My Favorite Thing’과 라붐에 나오는 ‘Reality’. 여성 듀엣과 남성 4중창으로 선보이는데 입으로 흥얼거리며 따라하게 만든다. 레시피 4는 인순이가 부른 ‘아버지’와 어바우트 타임 영화에 나오는 ‘Il mondo(끝없는 세계)’인데 이 또한 관객들 귀를 집중시킨다. 음악회에 가서 아는 곡이 나오면 귀를 쫑긋 기울이고 연주자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중간중간에 오늘의 진행자 수원시립합창단 하지영 팀장과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음악과 사람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수원시립합창단 음악회의 새로운 시도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은 물론 타인의 성격도 궁금해한다. 진행자는 MBTI 검사 통계자료도 제시한다. 응답자의 95%가 검사를 해보았다. 2회는 20%, 3회는 21%, 4회 이상 검사자는 59%라고 한다.

 

 

김 심리학자는 한국인이 MBTI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렇게 분석한다. MBTI 16종 성격 분석이 혈액형 4종 구분보다 훨씬 좋아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주인공 의식이 강하고 주체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부부교원인 필자의 아내 MBTI 프로필은 필자와는 정반대인 ENFP다. 상대방의 성격을 안다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는 첩경이 된다. 김 교수는 판단(J)-인식(P)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이 둘은 갈등 관계나 적대관계가 아니라 상보적 우군관계라고 덧붙인다.

 

수원시립합창단 이재호 지휘자를 만났다. 그는 “작년 말 올해의 공연계획을 의논하는 중에 하지영 기획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MBTI 레시피는 주제의 색다름과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드리고자 계획하였고 프로그램은 여러 번 수정되는 과정을 겪었다. 또한 대부분의 곡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운 편곡된 작품들이다”라고 ‘MBTI 레시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이 지휘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수원시립합창단에 대해 "정통합창을 이어 나가면서도 변화에 준비된 합창단이다. 창단 31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합창 장르를 성공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단체이며, 수원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합창단"이라고 소갰다.

 

필자는 여기서 ‘변화에 준비된’에 주목한다. 오늘의 기획연주회처럼 수원시립합창단이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합창단’이 되었으면 한다. MBTI 음악 레시피,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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