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양극화 실태를 보여주는 보고서를 제시했다. 서울 시내 중학교 382곳의 3년 치 국어·영어·수학성적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를 겪으며 중위권 학생 비율은 줄고 하위권 비율은 늘었는데 특히 수학교과에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수학교과에서의 온라인수업은 사교육시장이 기존부터 개발하던 ‘문제풀이중심’의 에듀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EBS 강의 이용과 자기 수준에 맞는 문제풀이의 무한반복 등 개인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방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수학적 감각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야기했을 수 있다. 온라인수업 디자인, ‘도구’가 아닌 ‘과제’에 초점 두기 보통 각 학교는 클래스룸, 온라인클래스, 위두랑, 클래스팅 등 자신의 학교가 결정한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이 선택할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어떤 플랫폼이 더 나은가’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수학교과는 플랫폼보다 온라인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과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라인수업도구를 잘 다룰 수
2021-06-04 10:30필자는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4학년 1학기 수학 1단원에서 아이들은 억·조 단위의 큰 수를 배운다. 단원평가에서 ‘1억이 들어간 문장을 만드시오’라는 문제가 있었다. 한 아이가 이렇게 적었다. “1억 가지고 좋은 집 못 사.” 세상에! 이마를 탁 쳤다. ‘무슨 애가 이런 되바라진 말을 써?’가 아니라 ‘이렇게 똑똑할 수가!’하고 감탄했기 때문이다. 아빠와 엄마가 집값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들은 걸까? “1억 가지고 좋은 집 못 사”라고 아이에게 직접 말하는 부모 모습이 상상됐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발령받았던 십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문장을 아이가 썼다면 ‘애가 벌써부터’라는 (꼰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제공한 ‘전국 평균 아파트값 추이’ 그래프에 따르면 2010년 5억 4천만 원 수준이었던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2021년에는 10억 9천만 원까지 올라갔다. 집값이 5억 원 넘게 오르는 동안 내 월급은? 벼락부자와 벼락거지 벼락부자는 옛날부터 있었다. 벼락거지는 별안간에 생겼다. 벼락거지는 소득에는 변화가 크게 없는데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말하는 신조어다. 주
2021-06-04 10:30감사의 정의 자체감사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감사기구의 장이 그 소속된 기관(소속 기관 및 소관 단체 포함) 및 그 기관에 속한 자의 모든 업무와 활동 등을 조사·점검·확인·분석·검증하고 그 결과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감사를 통해 대상 조직과 그 구성원의 활동이 기준에 부합하도록 사후적으로 통제함과 아울러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교육과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즉, 감사는 예방효과, 부당·부정 등의 비위행위 억제 효과, 자체통제와 자율관리원칙의 확립(기관 내부에서 잘못된 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바로 잡는 자기반성과 자율적 관리 효과), 업무방향 제시(업무추진과정에서 규정이나 지침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 감사 지적 사례는 적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참고가 됨)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감사원 감사는 헌법에 근거를 두고 실시되는 독립기관의 외부감사로, 감사원법에 조직과 권한, 감사방법 및 처리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자체감사는 해당 기관의 소관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체계의 일환으로 기관 내 자체…
2021-06-04 10:30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과 안전에 철저한 학교, 대면수업과 온라인학습 병행 등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내실 있는 학교, 교원학습공동체와 같은 교과협의회가 활발하고 행정과 담임업무를 분리, 교사들이 수업에만 전념하는 학교. K-에듀의 모범답안이 있다면 꼭 들어맞는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구암중학교. 한마디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마다 빈 교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곳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학급수가 늘어나고 교실마다 학생들이 빽빽하다. 학생 수만 1,200여 명. 과대학교에 과밀학급이다. 교육여건이 좋다고 할 수 없는데도 학생들이 몰려온다. 지난 2019년 신입생은 그해 졸업생보다 100명이 더 많았다. 지난해에도 신입생이 40명가량 넘쳤다. 찾아오는 학생들을 막을 재간이 없는 학교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학생뿐 아니다. 교사들 역시 너도나도 근무를 지원한다. 전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선호학교로 지정됐다. 코로나19 대응 철저... 학부모들 “학교를 믿는다” 서울 관악구 고갯마루에 위치한 구암중학교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지난해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학교교육활동…
2021-06-04 10:30교육은공정한가? 교육부문에서 공정성이란 개인이 교육기회를 획득하고 교육을 받아 성취를 이루는 과정, 교육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능력·노력 이외의 요인 등이 장애가 되지 않는 원리를 말한다. 하지만 교육성취와 계층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면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나지 못한다’는 체념과 포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높은 취학률에도 불구하고 돈 없으면 공부를 제대로 못 시킨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성이 화두가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퇴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에 이르기까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는 ‘교육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교육부문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먼저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과정은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고교교육과정과 대학입시의 연관성 측면에서 교육의 공정성 문제를 다루고자…
2021-06-04 10:30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떠나 밤새도록 200㎞를 달려온 미니버스는 캄캄한 마을 쥐로비치에 여행자를 토해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마을에서 뭘 해야 할지, 어디로 걸어야 할지, 당최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다. 그냥 걸어가야 한다면 북극성을 따라가기라도 하겠지만, 오늘 밤은 이곳에서 자야 했다. 불빛이 보이는 나지막한 아파트를 향해 걸었다. 어둠 속에 걸어오는 사람이 있어 수도원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지금은 수도원을 닫았으니 300m 정도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가면 파란색 기차가 보일 거요.” 이 밤중에 파란색 기차는 어떻게 알아볼 것이며, 쥐로비치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볼 심정으로 더듬거리며 두리번거릴 뿐. 그때 갑자기 번쩍 들어온 가로등 불빛 그리고 잠시 후 꺼졌다. “가로등 인심 한 번 각박한 동네군.” 멀리 희미한 조명을 등대 삼아 다시 걸었다. 비포장길을 걸을 때 신발이 내는 소리가 꽤나 요란했다. 그 소리에 동네 개들이 마구 짖기 시작했고 인기척에 공장 같은 곳에서 불이 켜졌다. 그때 아까 행인이 말한 파란기차가 보였다. 객차 두 칸이 숙소로 쓰이는 것 같았다. 여기 아니면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수도원에 머물려고 왔…
2021-06-04 10:30지난 해부터 지속된 여러 공직자 자녀의 대학입시, 논문 출간 등과 관련된 문제들은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교육에 있어서 공정성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반인들에게까지 매우 민감한 주제이다. 교육의 공정성은 주로 대학입시 문제와 함께 다루어진다. 공직자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만들기 역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의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창의적체험활동)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이 공정성을 위협하는 각종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대학입시라는 점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학교교육과정과 교육의 공정성은 그리 상관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45년 교수요목기 이래 국가 주도로 개발된 교육과정을 학교에서 실천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1997년 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 교육과정에 대한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지향하고 있으나 국가교육과정의 영향력을 학교현장에서 무시하기는 어렵다. 또한 교육과정정책(예: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학교교육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역시 국가의 주도로 도입되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
2021-06-04 10:30부존자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나라에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사회변화를 끌어내는 데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여 이들이 교육현장에서 훌륭한 인적자원을 길러내는데 일조한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교사는 교육의 질을 결정하고,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우수한 인재를 교직으로 유인하고 양성하여 자격을 부여하고 임용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이런 이유로 교원정책에 관한 사항은 정부의 교육개혁방안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왔다. 우리나라의 교사자격검정제도는 교사양성기관을 통해 자격증을 수여하는 것을 근간으로 해왔다. 해방 이후에도 문교부는 교사자격검정규정을 1948년 5월 10일 공포·실시하였고, 정부 수립 이후 1949년 12월 31일에 교육법을 제정하여 교원의 종류·직무·자격제도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 1953년 「교육공무원법」이 제정되어 교육공무원의 자격에 관한 법규를 명문화하였고, 1953년 10월에 교육공무원자격검정령을 공포하여 자격검정 종류와 대상을 구체화하여 규정하였다. 이후 1964년 교원자격검정령을 새로 제정하여 부분적인 변화를 보이며 변천하다가 1972년 12월에는 교원자격에 관한 사항을…
2021-06-04 10:3021세기 한국교육 희망을 말하다 (김주성·박은종 외 지음, 사색의나무, 636쪽, 3만5000원) 교육 석학·교육전문가·현장 교원 등 30명이 우리 교육의 현실과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공동 집필한 교육전문도서다. 한국인의 교육의식과 새로운 패러다임, 인공지능시대의 미래교육, 한국교육의 개혁·혁신과 제안 등 시대상에 따른 교육의 가치를 비롯해 교육의 본질인 인성과 생각하는 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한 19개국의 자녀교육의 모습을 통해 우리 교육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2021-06-04 10:30“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만큼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근 고등학교 현장(교사·학생·학부모 모두)의 뜨거운 감자는 고교학점제2일 것이다.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었고,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1교 1배치 등 짧은 시간 동안 진로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과 제도가 쏟아졌다. 이것에 더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자신의 진로 찾기가 강조되고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덴마크 교육 블록 장난감 레고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덴마크는 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행복하다는 나라.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육’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는 필자에게 덴마크 교육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였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 덴마크 교육은 주목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2021-06-04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