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경계성 지능을 가졌습니다. 일반고등학교에 다녔지만, 학교생활이 순탄할 리 없었습니다. 장애를 갖지 않는 일반 학생들은 우리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친구도 없었고요. 하는 수 없이 고등학교 3학년 때 통합학급이 있는 경남 모 공업고등학교로 전학을 가야 했습니다. 어떻게든 일반고등학교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학교 측과 상의한 결과 전학을 결정했습니다. 힘들었던 학교생활 물론 학교를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 보인 다양한 행동들이 선생님과 친구들을 힘들게 했을 테니까요. 수십, 수백 명의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선생님에게 ‘우리 아이를 이해하고, 우리 아이를 위해 보살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아이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보이는 특수한 행동, 즉 ‘도전행동’을 자주 했습니다. ‘도전행동’이란 고의성은 없지만 본인과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행위 등을 말합니다. 대개 이런 행동들은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선생님이 자신의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느 날…
2024-01-09 10:30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지옥에서 악마는 사람들을 자신들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머무르도록 만든다. 그때 느꼈던 아픔과 상처를 영원히 거듭해서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벌 받는 이들은 몸부림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사실 지옥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의지가 있다면 죄인들은 얼마든지 지옥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지옥의 죄수들은 닥친 고통이 너무나 절절한 나머지,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다. 미드 루시퍼에서 그리는 지옥의 풍경이다. 우리의 처지도 별다르지 않은 듯싶다. 삶 속에서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가슴에 칼을 꽂는 듯한 모욕감·모멸감에 치를 떨던 가슴 아픈 순간들, 처절하게 등 돌리고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추억 등, 상처와 아픔은 기억으로 생생하게 살아나서 나를 지옥으로 이끌곤 한다. 물론 과거는 바꾸지 못한다. 따라서 잊어버리고 지금의 생활에 오롯하게 매달리는 편이 맞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마음은 아픈 과거를 곱씹고만 있다. 이런 회한과 후회의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픔을 충분히, 제대로 곱씹으라.” 이 물음에 대해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샤 누
2024-01-09 10:30
‘합격만 시켜주기만 하면 뭐든 할게요!’ 대상도 없는 간절한 기도를 속으로 외치며, 떨리는 마음으로 임용 합격 발표를 기다렸던 그날이 떠오른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 발령이 결정되기까지 행복과 설렘은 그 어느 때에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교직을 선택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교단에 서서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주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고, 나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앎의 즐거움을 느끼고 교육이란 마법 같은 힘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마법을 전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꿈이 나를 교직으로 향하게 했다. 사실 요즘 교육현장은 여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사가 교직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도 한다.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라며 우스갯소리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도 활기찬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보람은 더욱 깊고 의미 있다. 어느덧 10년 차.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간의 보람된 여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 때가 언제
2024-01-09 10:30
날씨가 한창 추운 요즘, 감기랑 독감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감기와 독감의 과학을 준비해 봤어요. 감기와 독감은 어떤 생명체 때문에 우리가 걸리는 걸까요? 우선 감기부터 말씀드리면 특정 세균이나 특정 바이러스에 걸려서 감기가 발병합니다. Q1. 예전부터 헷갈렸는데, 세균이랑 바이러스는 다른 거죠? 바이러스랑 세균을 많이 헷갈려하는데, 둘 다 아주 작은 미생물인 것은 맞지만 사이즈 자체부터 아주 다릅니다. 쉽게 생각해서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바이러스라고 한다면, 세균은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집이나 빌딩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바이러스는 아주아주 작은 병원체라고 볼 수 있죠. 감기는 몇몇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리노바이러스입니다. 전체 감기환자의 50% 정도가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감기에 걸린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코로나바이러스도 감기를 일으키는데(10% 정도), 여기서 말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다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 오래전부터 우리 인류와 동고동락했던 것이 바로 감기 바이러스입
2024-01-09 10:30
10년 차 교사. 이제야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지만, 매해 달라지는 아이들과 학부모, 밀려드는 공문이 아직도 두렵다. 학교의 현실은 4년 동안 경험했던 교대 공부나 교생 활동과는 전혀 달랐다. 교실이라는 따뜻한 정원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줄 알았는데,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사막에서 씨앗부터 찾는 상황이었다. 신규 시절, 수업준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과 소통하며 생기는 변수에 참 많이 당황했다. 수업과 생활지도만으로도 벅찬데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공문과 업무는 더 막막했다.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에게 당장 뛰어야 한다며 전쟁터로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전혀 나이스 하지 않은 나이스 사용법은 눈치껏 체득했다. 인터넷 요금 지원이나 체험학습 비용 정산 같은 행정업무를 왜 교사가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했다. 기초적이지만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공문 작성법은 실수해도 괜찮다고 격려해 주신 부장님께 배웠다. 교장·교감선생님의 따뜻한 말씀과 조언으로 수정 기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교사 커뮤니티와 선배·동료들의 도움과 응원이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모두가 바쁜 학교에서 매번 물어볼 수도 없는
2024-01-09 10:30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 전·후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서이초 교사가 하늘의 별이 된 7월 18일 전·후 대한민국 교육은 큰 차이가 있다. 다시는 이런 슬픔과 아픔이 없는 2024년 새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지난해 9월 21일 교권 4법(「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이, 12월 8일에는 「아동학대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50만 교원의 함성과 단결이 이뤄낸 결과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통해 많은 교사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교직사회의 기대와 염원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살펴본다. 교사 아동학대 신고제도, 어떻게 바뀌었나? 교권 4법 개정과 교육부의 교권보호종합방안 발표 이후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해 두 가지 제도가 바뀌었다. 첫 번째는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교원에 대한 직위해제 요건 강화이다. 두 번째는 아동학대 범죄 관련 조사·수사 진행 시 소속 교육감의 의견 제출 의무화 조치다. 2021년 12월 25일부터 시행된 「교육
2024-01-09 10:30
남호주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여행지다. 제대로 된 여행상품조차 없다. 시드니·멜버른·울룰루·퍼스 등 호주의 인기 여행지에 비해 훨씬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화에 관심이 많고 동식물 등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훌륭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남호주 여행의 매력이다. 야생의 보고 캥거루섬 여행자들이 남호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캥거루 아일랜드’ 때문이다.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면적이 4,500㎢에 달한다. 하지만 인구는 5,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캥거루섬의 별명은 ‘호주의 갈라파고스’다. 캥거루·코알라·왈라비 등 다양한 종류의 호주 토종 야생동물이 대거 서식한다. 캥거루섬에는 21개의 자연보존지역과 국립공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30여 종의 동물과 250여 종의 새, 9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바다사자와 펠리컨을 비롯해 뉴질랜드 물개, 야생 코알라, 검은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이 살아간다. 이 가운데 60종은 오직 캥거루섬에서만 볼 수 있는 종이라고 한다. 캥거루섬을 찾은 여행객들이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은 플린더스 체이스 국립공원이다. 야생동물의 낙원으로 불리는 곳으로 캥거루·…
2024-01-09 10:30
‘신의 직장’에서 ‘극한직업’까지 초임 교사 시절이던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교직을 ‘신의 직장’, ‘부부교사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여교사는 1등 신붓감’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고 교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비하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교직은 여러모로 안정적인 직장이며, 무엇보다 학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었다. 2023년은 대한민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초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교사들이 뜨거운 여름 거리로 나와 자발적으로 집회를 주도했다. 총 11차에 걸친 집회에 수십만 명의 교사들이 참여했고, 특히 고인의 49재를 앞둔 9월 2일 집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모였다.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지만, 대한민국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 저하 흐름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2023년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하냐는 질…
2024-01-09 10:30
최근 들어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진정한 교육적 담론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직업교육이나 평생교육, 심지어 학교교육에서도 경제적 담론은 차고 넘친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 보니 경제적 담론이 지배적인 현실을 굳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다면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을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둘 때 인간의 삶은 지나치게 물질적이며, 피상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인간에게는 실존이 어떤 본질보다도 앞선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볼 때 본질 규정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다양한 삶을 창조하거나 시도하면서 각종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인간이 발전시켜 온 중요한 삶의 양태 중 하나는 바로 교육적 삶이다. 인간은 배우는 사람으로서 성장의 기쁨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성장을 지켜보는 보람을 느끼는 존재이다. 이런 성장의 기쁨과 가르치는 보람은 다른 어떤 가치로도 환원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진정으로 호모 에듀칸두스(Homo Educandus), 즉 교육적 인간의 특징 또한 지닌다. 2024년에는 우리 사회에서 교육적 인간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2024년을 시작하는 현재 우리…
2024-01-09 10:30
2024년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은 우리 교육자에게 여러모로 참으로 힘들었었지요. 몸이 고달팠고, 마음이 어두워지고, 정신이 많이 피폐해지는 한 해였습니다. 세상 말세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다를까, 좀 좋아질까, 살며시 기대해 봅니다. 저는 어릴 때 새해가 되면 참 설레었습니다. 마치 날 찾아온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듯이 실제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것처럼 몸을 새 옷으로 단장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새로운 목표도 세워보고 마음을 단단히 준비했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설렘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기대는 해봅니다. 하지만 원래 세상은 몸과 마음을 채비해서 맞이할 만큼 반가운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세상과 다른 세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엇비슷한 이 두 단어를 평소에 무의식으로 잘 구분해서 사용하지만, 어떻게 다른지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세상과 세계의 차이를 학생들도 알면 좋겠습니다. “세상만사 다 귀찮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세상은 각박해도 인정은 후덥다.” 이런 흔한 넋두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세상을 뭔가 힘들고 인간의 힘으로 쉬이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여겨온 듯합니다. 살다 보면 생존을 위해
2024-01-09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