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 간판만으로 손님 끌던 시대는 갔다’ 이는 9월 20일자 경향신문 한 기사의 제목이다. 다음 날 서울신문에선 ‘날개 잃은 지상파 드라마’ 제하의 기사를 보게 된다. 제목만으로도 짐작되듯 두 기사는 시청률 저조한 주중(월~목) 드라마 실상을 보도하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맨홀_이상한 나라의 필’이 1991년 시청률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지상파 드라마 최저 시청률’인 1.4%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동시간대 SBS 드라마스페셜 ‘다시 만난 세계’의 시청률 6.5%는 양호한 편이라 해야 하나. 9월 21일 종영한 40부작(옛 20부작) ‘다시 만난 세계’는 6.0%로 출발했다. 8회에서 8.0%를 찍었지만, 그 이상 반등은 없었다. 방송 내내 6% 대에 머물렀다. 동시간대 볼만한 드라마를 찾지 못해 본방사수했지만, 더러 채널 돌리고 싶은 충동은 자제해야 했다. 일단 소재는 흥미를 끈다. 교통사고로 죽은 19살 성해성(여진구)이 12년 만에 다시 현세(現世)로 돌아오고 있어서다. 그것만이라면 ‘푸른 바다의 전설’류 판타지라며 식상해했을테지만, 그게 아니다. 죽어서 살인범이 되었는데, 그게 누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범
2017-09-22 13:54강마을은 여전히 안개로 시작합니다. 희미한 안개가 점령한 논둑 사이로 노란 콩잎이 보이고 콩꼬투리가 토실하게 여물어가는 가을 아침입니다. 앞머리를 적신 강아지풀과 거무스름한 수크령도 물기에 젖어 있습니다. 귀여운 강아지풀의 얼굴 아래에 바랭이 풀과 큰 키의 건장해 보이는 비름, 망초, 둥근 잎의 쇠비름이 보입니다. 분홍 메꽃도 아직 몇 송이 피었고요. 제가 정문에서 아침 학생맞이를 하면서 본 잡초들입니다. 우리들이 매일 보는 풀들이지만 이들과 제대로 눈을 맞추어 본 일이 있을까요? 어여쁜 화초들과 인간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는 곡식들에게 때맞추어 비료와 물을 주지만, 논둑에 아무렇게나 자라는 이 풀들을 우리는 잡초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런 풀을 좋아합니다. 논둑이나 화단의 가장자리에 수줍게 혹은 억세게 자라는 그들에게는 잘 가꾸어진 꽃밭에서 볼 수 없는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싹을 틔우고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꽃을 피워 벌과 나비를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상강지절 내리는 서리에 미련 없이 이 땅을 떠납니다. 다시 바람살이 매운 초봄 한 줌의 햇살에도 잎을 피워 올립니다. 멋지고 당당한 그 이름을 우리는 잡초라고 합니다. 가을 아침 도서…
2017-09-21 09:04첼리스트인 김어령씨는오는 26일 오후 8시 서울 밀알학교 별관 세라믹팔레스홀(콘서트홀)에서 멋진 가을 밤을 수놓을 독주회를 연다. 김어령씨는 발달장애인으로 세종대학교 음악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김씨는 2013년에 졸업기념으로 첼로독주회를 한 바 있으며, 장애문화예술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라오스 순회 연주를 했으며, 현재 밀알앙상불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별출연으로 피아노 강택주, 밀알앙상불, 음악감독 바이올린 김형은, 피아노 이현주, 바이올린 김길원, 비올라 김태연, 피아노 송선근, 풀룻 최의택 씨가 함께 한다. 한편, 한동대학교에 재학중인 뮤지컬 배우 황다솔의 고운 목소리도 감상할 수 있는좋은 음악회가 될 것이다.(입장권은 전석 초대하며, 공연문의는 010-8933-6555) 많은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어 서울지역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가들려오나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존중받고 교육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교육을 잘 받아야 이 나라의 구성원으로 떳떳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다.
2017-09-18 15:00가을 덕분인가 봅니다.아침 독서 시간, 똑같은 시각에 아침독서를 시작하는 몇몇 아이들 속에서 독서의 기쁨으로 어느 순간 차분한 감성으로 변해 있는 아이들과 나의모습. 나는 자연의 산물이니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는 몸의 신비에 놀라는 중입니다. 오늘 아침 읽은 책 중에서 나누고 싶은 대목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어야 맛있듯, 좋은 글귀도 나누어야 맛있으니까요.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옛날 옛적에 세모와 동그라미가 살았습니다. 둘은 언덕에서 구르는 시합을 자주 했는데 동그라미가 세모보다 늘 빨리 내려갔습니다. 세모는 동그라미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동그라미를 이기기 위해 언덕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또 굴렀습니다. 어느새 세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졌습니다. 이제 동그라미와 비슷한 빠르기로 언덕길을 내려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구를 때 잘 보이던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고, 구르는 일을 쉽게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세모는 열심히 구른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동그라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세모로
2017-09-18 10:05청계천이 없다고 가정해 보라. 빌딩 숲으로 이루어진 도시는 삭막함이 하늘을 찌를 것이다. 청계천이 있기 때문에 매일 반복되는 삶에서 여유를 즐긴다. 속도를 자랑하는 자동차 소리를 잠시 잊고, 천에 흐르는 물소리에 마음을 연다. 여유를 누린다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다. 사람들은 청계천에서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만나고,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기회를 누린다. 청계천은 우리 문화재이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 늘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이 있다. 청계천도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안다면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청계천의 시작은 조선 시대 한양 천도 후부터 시작한다. 태종실록 20권, 태종 10년 8월 8일 자에 보면,큰 비가 내려 물이 넘쳐서, 백성 가운데 빠져 죽은 자가 있었다. 의정부에서 아뢰기를, “광통교의 흙다리가 비만 오면 곧 무너지니, 청컨대 정릉 구기(舊基)의 돌로 돌다리를 만드소서”하니, 그대로 따랐다.이 기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 초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두 명의 부인이 있다. 한 씨 부인과 강 씨 부인이다. 한 씨 부인(신의왕후)은 이방과(정
2017-09-15 14:45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무엇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지막 날 정조대왕 능행차를 꼽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그런데 구경 나온 시민들은 능행차 행렬 기다리다 목이 빠진다. 그러다가 기다리던 능행차가 도착하면 금방 휙 지나가고 만다.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올해 열리는 정조대왕 능행차는 그 어느 해보다도 볼거리가 풍성하리라고 본다. 바로 ‘조선백성 환희마당 2017’이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전에 두 시간 반 동안 경연대회 형식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총 37개 공연 팀이 출연하는데 국내 30개, 해외 7개 팀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경연장소도 네 곳으로 분산되어 있어 원하는 곳에서 능행차 행렬을 기다리면서 길거리 퍼레이드에 동참할 수 있다. 또 응원하는 팀이 있다면 함께 행진하면서 심사 장소 네 곳에서 힘찬 응원을 보낼 수도 있다. ‘조선백성 환희마당 2017’24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리는데 공개된 심사 장소는 장안문 농협앞, 한옥기술연구소 앞, 시티은행 앞, 화성행궁 광장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에서는 정조대왕능행차 재현 전에 이루어지는 행사 성격에 맞게 이
2017-09-14 15:58경북 문경 산양중(교장 송이섭)은 전교생 22명을 대상으로 4팀씩 나눠 6~8일 동안 서울시와 인근지역으로 2박 3일간의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실시했다. 이번 수학여행은 ‘다양한 도시문화 체험’이라는 테마와 팀별로 일정을 학생들이 계획하고 추진하는 ‘학생 주도형 수학여행’이라는 테마를 설정하고, 22명의 학생을 5명 2팀, 6명 2팀으로 나누고 각 팀에는 2명의 교사를 지도교사로 배정했다. 학생들은 인터넷과 여행서적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체험후기를 검색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1차 체험 장소를 선정한 후 팀별 협의회를 거처 역사적인 가치, 문화적인 가치, 예술적인 가치 등을 감안해 최종 체험 장소를 선정했다. 체험 장소 선정을 마친 팀은 체험 장소까지 이동하기 위한 `교통편을 검색해 팀별 수학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추진하게 됐다. 이번 수학여행은 그동안 대행업체에 위탁을 해 실시하는 단조로운 수학여행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생동감 있는 수학여행을 만들고자하는 교장선생님의 취지와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다양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의미 있는 수학여행이 됐다. 3학년 최○○학생은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동안 힘들었지만 스스로
2017-09-14 15:58지난 12일 SBS월화드라마 ‘조작’이 막을 내렸다. 7월 24일 첫 방송한 ‘조작’은 35분짜리 32부작(옛 16부작) 드라마다. 1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 12.4%를 기록한 마지막회까지 두 자릿 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9.5% 등 10% 아래로 내려간 적도 있지만, 동시간대 ‘학교 2017’(KBS)과 ‘왕은 사랑한다’(MBC)를 따돌린 시청률 1위 드라마다. ‘학교 2017’을 6회까지 본 내가 ‘조작’ 본방사수로 돌아서버린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이미 ‘학교 지금도 그런가’에서 자세히 말한 바 있어 여기선 자제하지만, 그만큼 ‘조작’은 재미있을 것같다는 시청 욕구를 갖게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물론 ‘학교 2017’과 겹쳐 못본 ‘조작’ 회차는 재방송을 통해 꼼꼼히 챙겨보았다. ‘조작’은 인터넷신문인 애국신문 기자 한무영(남궁민)을 주인공으로 사건이 펼쳐진다. 그 점에서 ‘기자드라마’라 부를만하다. 최근 10년 동안 방송된 기자드라마는 2008년 MBC ‘스포트라이트’, 2009년 MBC ‘히어로’, 2014년 KBS ‘힐러’와 SBS ‘피노키오’, 2017년 SBS ‘조작’과 tvN ‘아르곤’ 등이다. 결코 많다고 말할 수 없는
2017-09-14 15:56다가오는 13일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며 1992년 1월 8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작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수요집회)가 1300회를 맞는 날이다. 벌써 25년이 흘렀지만, 일본의 태도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 사이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가운데 생존자는 35명으로 줄었다. 일본 정부의 변화없는 태도에다가 시간마저 자꾸 흘러가는데, 보도에 따르면 2016년도 초등학교 6학년이 배우게 될 국정 사회과 교과서에 위안부란 용어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란 용어가 성적(性的)인 문제와 관련돼 있어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일선 학교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2015년 9월 여가부와 교육부가 함께 제작⋅배포한 초등 5~6학년용, 중학생용, 고등학생용 3종의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에는 모두 위안부라는 표현이 교재 표지와 소제목, 본문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듯 우려스런 지난 정부의 갈 지(之)자 행보의 역사인식은 영화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된 바 있다. ‘귀향’(감독 조정래)의 흥행이 그것이다. 대하소설 ‘아리랑’(전12권) 등으로 일제에 대해 명
2017-09-11 09:30높아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정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정원의 도시 순천에서 제4회 대한민국 한평정원페스티벌이 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열린다. 이 축제에는 일반부, 학생부, 작가부 등으로 나뉘어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든 정원 작품의 경연이 이뤄진다. 금요일 오후에설치를 완료하고 오늘은 개막식이 열리는 날이다. 순천시는 이 대회에 참가한 작품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참여자들에게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원을 사랑하는 자,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으면 전국에서 참여한 정원 작품을 감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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