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소한 한파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몸도 마음도 위축되기 쉽습니다. 외로움에 빠질 가능성도 많습니다. 우울해질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모르다가 날씨가 추우면 몸속에 안고 있는 질병으로 인해 더욱 힘들어할 수도 있습니다. 또 무엇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갈등하며 힘들어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 닥쳐오는 반갑지 않은 고난이 한파처럼 닥쳐온다 할지라도 낙심하지 마시고 지혜롭게 잘 헤쳐 나갔으면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겨울방학인데도 교실마다 난방설치가 되어 있어 따뜻한 가운데서 떨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이야기하면 19세기 이야기한다고 우습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10년 전만 해도 교실에 어디 난방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었습니까? 저들이 겨울방학 동안에 보충수업 할 때만 해도 얼마나 많이 떨었습니까? 학생들도, 선생님도 마찬가지로 많이 떨면서 몸을 움츠리며 수업을 한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 우리 선생님들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학생지도에 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요즘 학생들은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교육환경이 좋아
2007-01-08 09:17방학에 들어간 지도 일주일이 되어간다. 새해가 되면서 아이들은 문자를 통해 새해 인사를 해왔다. 졸업생도 있고 올해 우리 반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오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문자 하나를 받았다. "선생님, 잘 지내시죠. 허리 아픈 건 좋아지셨고요? 그런데 선생님 일 년 동안 제 이름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아세요?" 아이의 약간은 도발적인 질문을 받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곤 생각해보았다. 문자를 보낸 아이와 다른 아이들의 이름을 얼마나 불러주었는지. 아이들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돌아보니 어떤 아이는 여러 번 이름을 불러주었고, 어떤 아이는 겨우 몇 번의 이름을 불러주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나에게 문자를 보낸 아이를 떠올려봤다. 늘 조용하고 말이 없는 아이였다. 얼굴을 마주치면 슬며시 눈길을 피하기도 했던 아이였다. 그럴 때마다 "왜 눈길 피하니?"하며 말을 붙였던 아이였는데 오늘 뜬금없이 이런 문자를 보내온 것이다. 아이의 문자를 받고 이런 답을 해주었다. "글쎄다 열다섯 번 정도.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문자를 보내자마자 바로 답이 왔다. 그런데 그 답은 나를 '선생님은 나에게 너무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하는 힐책 같은 거였다. "아니에요
2007-01-07 19:30어린 학생들을 순식간에 빨아들이고 일제히 토해내는 영어 학원 앞의 진풍경은 매일 저녁 늦게까지 여러 차례 되풀이된다. 조기 영어 학습의 광풍이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들 사이에 불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초등학생 사이에선 너무나 많은 ‘영어능력시험’이 확산되고 있고, 심지어 ‘개인 원어민 과외’를 넘어 각종 ‘영어캠프’에 참여하느라 우리의 아이들은 방학이 더 바쁘다. 우선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조기 영어교육 추세가 확산되면서 유치원생들까지 영어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영어능력시험 ‘펠트주니어’(PELT junior)의 경우, 응시생이 2001년 6만여, 2002년 14만여, 2004년 25만여, 2006년 26만여명 등으로 2000년 이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제트’(JET) 응시생도 2004년 2만 5천여, 2005년 5만여, 2006년 6만5천여명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교육계에서는 2008년부터 초등 1,2 학년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의 영어 사교육이 이 제도 때문에 더 강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계획 발표 이전부터 영어유치원이 유행하고 젖먹이까지도 과외를 시켰고, 엄마들은 뱃
2007-01-06 15:33오늘은 1월 첫 토요일입니다. 가벼운 날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둥근달마저출근길에 저를 반갑게 해 주었습니다. 학교에 들어올 때도 역시 저를 환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때가 되면 찾아와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적어도 달처럼 자기의 위치를 지키며 기본 예절을 알고 지킬 줄 아는 자가 되었으면 하는 아침입니다. 새해가 밝은 지 벌써 한 주가 되어갑니다. 세월이 정말 흐르는 물과 같음을 느끼게 됩니다. 새해에 많은 분들로부터 새해 인사를 받게 되었습니다만 특히 고등학교 한 해 후배이자 대학동기인 경남 김해에 계시는 한 선생님으로부터 ‘새해 인사’ 메일을 받았는데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 모든 선생님들이, 모든 학생들이, 모든 학부형님들이, 온 국민들이, 아니 세계의 모든 이들이 함께 누리는축복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으로 소개해 봅니다. 새해 새날이 밝았습니다./지난 세월 베풀어주신 은혜와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건강하소서/소원성취 하소서//새해에는/내일은//살아있는 이 사람이라./사랑이 사람의 일이며/산다는 것이 곧 사랑임을 아시고//새해 새아침/어둠 사르고 박차 오르는 불덩이 태양의 열정으로//태백 황지 용출
2007-01-06 09:13지난 2일부터 30시간을 예정으로 교원정보화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매번 방학때마다 실시하는 연수이지만 교원들의 열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만 가고 있다. 30명이 정원인데, 지난해 11월 초에 이미 신청이 마감되었다. 교사들의 뜨거운 연수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미 알려진바와 같이 금년부터 서울시교육청소속 초·중·고등학교 교원들은 매년 15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어쩌면 시교육청의 이런 방침이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번 겨울방학 연수에서만 신청자가 폭주한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방학때도 그랬고, 지난해 겨울방학때도 마찬가지였다. 연수를 받는다는 것은 교원들이 교육자에서 피교육자로 바뀌는 상황이다. 매일같이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어느날 갑자기 배우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다른 집단보다 연수를 진행하기 어려운 점이다. 방학이지만 연수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교원들이 전문성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가만 놔두면 더 열심히 하는 것이 교직사회의 특징이다. 자꾸 간섭하면 도리어 역효과를 내는 것도 교직사회의 특징이다. 교원평가제도입을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만 두면 뭐든지 열심히 잘 할 수 있는데, 자꾸…
2007-01-06 09:12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한겨레의 기사에 의하면 인권실천시민연대의 잡지에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를 제목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둘러싸고 벌어진 씁쓸한 이야기를 알렸다. 내용인즉 지난 연말 전교생으로부터 모은 불우이웃돕기 성금 중 25만원을 교직원과 교무실을 청소하는 비정규직 직원 5명에게 나눠줬다. 성금 수혜자 선정기준이 잘못되었다며 교직원들에게 성금 주는 것을 반대한 일부 교사들의 바른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착복을 하거나 직원들에게 생색을 내려는 게 아니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행정실 직원들에게 나눠 준 게 왜 문제냐. 전에 있던 학교에서도 그렇게 했고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하는데 왜 새삼스레 문제를 삼느냐.’ 관례적으로 내려오는 일을 따랐을 뿐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래도 그 학교 교장이 했다는 말이 가관이다. 학교 경영자가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니한심스럽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몇 달씩 모은 돼지저금통을 털어서 가지고 온 고사리 손들을 생각해봐라. 어떤 변명인들 용서받기 어렵다. 학교에는 아이들이나 직원들의 뒷바라지를해주느
2007-01-06 09:12계해 년을 맞이하여 신년 시무식 겸 새로운 출발을 위한 도약으로 1월 2일 1박 2일 코스로 강원도 태백산을 전교직원이 등반하기로 하였다. 가는 길에 단종 유배지와 용연석굴도 거쳤다. 과거 역사의 아픔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깊은 교훈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단종의 슬픈 애사는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백야의 아름다움으로 묻혀가고, 용연석굴에서 본 종유석의 뽐냄은 속세의 모든 것을 잊게 했다. 저녁에는 직원 간에 펼쳐진 민속 윷놀이가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해소하는 듯 했고, 다음 날 태백산을 등반하면서 느끼는 눈꽃의 매력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눈웃음을 펼쳐내게 했으며, 추위에서도 꼿꼿한 절개를 지켜가는 노송의 강인함은 지나가는 등반객에게 굳셈이 진정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듯 했다. 동계연수는 산상수훈이었다 바이블에서 말하는 산상수훈은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강화고 교직원이 태백산을 등반한 산상수훈은 계해년에 새로운 희망의 메시아를 만나기 위한 출발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발에는 아이젠을 채우고, 머리에는 방한모를 쓰고, 가슴에는 두꺼운 털옷으로 무장했지만,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태백산 정상에서 느끼는 눈보라의 매서운 짜릿함은 겨
2007-01-06 09:10어제 오후 5시 반쯤 퇴근을 했는데도 퇴근을 하시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연구하고 계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한 분은 기간제 선생님이셨습니다. 한 분은 젊은 처녀 선생님이셨습니다. 또 한 분도 젊은 남자 선생님이셨습니다. 정말 방학도 없이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을 볼 때면 희망이 보입니다. 빛이 보입니다. 장래가 보입니다. 어제 가랑비가 내리는 퇴근길에 ‘교육은 위계질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질서’하면 거리질서나 교통질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이루어져야 할 질서가 위계질서, 언어질서, 예절질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 갔습니다. 요즘 질서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하루 바삐 위계질서를 세우는 일에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리질서도 중요합니다. 교통질서도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얼마 전 세미나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브라질에 이민 가서 살고 계시는 분이 강사였는데 그분께서는 브라질에는 질서가 문란하다고 하더군요. 어느 정도냐 하면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가 푸른 신호등이 오면 천천히 달리다가 노란 신호등이 켜지면 빨리 달리
2007-01-05 10:26초등생들은 학교 교과서 대부분을 가정이나 사교육기관에서 미리 배운다고 한다. 특히 국어와 수학 등은 어떤 사교육기관이든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다루어 준다고 한다.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실수업이다. 대부분의 도시 초등학교 교사들은 교수·학습의 주체가 되는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습자료와 교육행정 등 다양한 수업 저해 요인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학교보다 앞서 배우는 사교육의 선수학습이 예상보다 큰 수업 저해가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미리 배우니까 안심이 되겠지만 학교 수업의 분위기를 해치는 요인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미리 공부해 버렸으니 수업시간 내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학생들은 단위 수업시간의 학습목표를 파악하고 학습의 과정대로 학습집단원 모두와의 유기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학습해야만 생각하고, 깨닫고, 찾아보고, 토론하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면서 진지한 학습활동이 이루어져 학습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호기심이나 학습의욕, 탐구의욕을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는 불안하단다. 다른 애들 모두 다니는데 내 자녀만 다니지
2007-01-05 07:29「관리자들이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교원 모두의 낙을 찾아주는데 초석이 되면 더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려면 주머니를 자주 여는 열린 마음으로 학교를 경영해야 한다. 먹어야 맛이 아니다. 작은 베풀음도 관리자들의 마음이 같이 한다면 아랫사람들은 잊지 않고 고마워한다. 본인의 평교사 시절을 되돌아보며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직원들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이 변하면 일찍 죽는다.'고 승진을 한 후, 사람이 변해서는 안 된다. 교사 시절에 했던 다짐을 되새겨 보며 사람은 앞에서보다 뒤돌아섰을 때가 더 정확하게 평가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원들에게 불신이나 지탄받는 관리자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울타리 밖에서 동료나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것을 낙으로 삼아야 한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는데 정년은 단축되고 있으니 교직을 떠나 생활해야 할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퇴임 후를 대비하려면 직원들에게만 큰소리치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이 오고 싶어하는 즐거운 학교를 만든다는 구실로 교사들이 오기 싫어하는 학교를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교사들의 사기를
2007-01-04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