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의 나라 대통령 얘기이지만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미국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북한을 방문하여 억류중인 자국민 여기자 2명을 인솔하여 고국으로 돌아간 것을 본 것 때문이다. 비록 전임 대통령이지만 클린턴을 비롯한 지미 카터는 외교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지거나 정식 외교채널을 통해 해결하기 난망한 일에 대해서는 특사 형태로 파견돼 막후협상을 통해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일은 그들의 몫이 됐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은 현 임기 때보다는 퇴임 후에 더 인기가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북한 소식통들은 클린턴이 미국을 대표해 억류된 여기자들이 북한 영토를 침범하고 적대적 행위를 한 것에 대하여 사과를 했고, 이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특별사면 하여 떠날 수 있게 되었다고 한 모양이다. 하지만 미국 고위 당국자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을 했다. 경위야 어째든 남의 나라 일이지만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 외교적 성과이기에 남한 노동자 한 명이 북한에 억류되어 생사 파악도 안 되는 이 시점에 부러움 마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것을 보면서 한 가지 머리를 퍼뜩 스치는 옛 일이 생각났다. 필자가 태어나기 전에 생긴 일이었
2009-08-05 15:14논어 안연편에 “非禮勿視(비례물시)하고 非禮勿聽(비례물청)하고 非禮勿言(비례물언)하고 非禮勿動(비례물동)하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의 뜻은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아라’는 뜻이다. 공자의 수제자였던 안연이 仁에 공자에게 물었다. 그 때 공자께서는 克己復禮(극기복례)가 仁이라 했다. 안연은 다시 克己(극기)를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 때 공자께서는 위의 네 가지를 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것이다. 즉 보지 말고 들지 말고 말하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눈은 보기 위해 만들어졌고 귀는 듣기 위해 만들어졌으면 입은 말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발은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보지 말고, 들지 말고, 말하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렇게 해야만 자기를 이기는 길이라 하셨다. 아무리 보기 위해, 듣기 위해, 말하기 위해,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예가 아니면, 바른 것이 아니면, 예의에 어긋난 것이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勿(물)은 -하지 말라의 뜻이다. 금지의 뜻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2009-08-04 22:47지금 대부분의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 있다. 농경시대에 여름방학을 보낸 기성세대들에겐 신나는 여름방학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데 요즘의 아이들은 어떻게 방학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래 친구들과 냇가에 가서 물장구치고 멱을 감으며 더위를 이겨냈다. 족대를 들고 물고기를 잡으며 좋아하는 얼굴모습이 그리워지는 여름이다. 내 어린 시절에 단오가 되면 솜방망이에 불을 붙여 뒷도랑에서 삼촌과 함께 가재를 잡던 재미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한가한 시골길 원두막에서 참외, 수박을 깎아먹으며 더위를 잊고 매미채를 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여름 방학이 되면 외갓집에 가서 보리밥에 감자를 넣은 웰빙(Wellbeing)밥상을 받고 호박잎과 된장찌개와 함께 맛있게 저녁을 먹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저녁을 먹고 나면 모기를 쫒기 위해 피운 모닥불연기를 맞으며 옥수수를 먹었다. 멍석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세며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이제 장년과 노년을 바라보고 있다. 1년을 두 학기로 나누어 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하는 것은 1주일 공부를 하고 쉬는 주말보다 더 큰 의미의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한 다음
2009-07-30 16:01수시모집을 목전에 둔 고3 학생들의 여름이 뜨겁다. 이미 여름방학이 시작되었고 1, 2학년 학생들은 보충수업을 앞두고 일주일 정도 휴식 시간을 갖고 있지만 촌각을 다투는 고3 학생들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학생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 등교하여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 유형에 맞게 시험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해가 모자랄 지경이다. 올해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논술, 입학사정관, 내신성적, 적성검사 등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수능에 자신있는 학생들은 정시모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고3 인문계 논술수업을 맡았다. 학년부장 선생님의 간곡한 요청이 아니더라도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던 차라 흔쾌히 수업에 참여했다. 낮에는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으로 인하여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늦은 저녁시간에 수업이 진행되었다. 온 종일 공부에 시달린 아이들은 저녁시간이면 밀물처럼 몰려오는 피로감으로 인하여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특히 논술은 수업의 특성상 딱딱한 내용의 글을 분석하고 논제에 맞
2009-07-30 16:00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出門如見大賓(출문여견대빈)하고 使民如承大祭(사민여승대제)하며 己所不欲(기소불욕)을 勿施於人(물시어인)이니 在邦無怨(재방무원) 하며 在家無怨(재가무원)이니라”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문을 나서면 큰 손님을 대하듯 하고 사람을 부릴 적에는 큰 제사를 받들듯이 하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일은 남에게 베풀지 말라. (그러면) 나라에서도 원망이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이 없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중궁(仲弓)이 공자(孔子)에게 인(仁)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하신 말씀이다. 인(仁)이 무엇인가? 문을 나서면 큰 손님(大賓)을 본 듯이 하는 것이 인(仁)이라고 하신 것이다. 큰 손님이 어떤 사람인가? 벼슬을 한 사람, 유명한 사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다. 허리까지 숙여지는 것이다. 낮아지는 것이다. 겸손하게 되는 것이다. 공손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라고 하신 것이다. 出門如見大賓(출문여견대빈)이라는 말을 기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문 밖을 나서면 모두가 큰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큰 손님이라고 생각한다. 만나
2009-07-29 18:17선비란 학문을 닦는 사람을 예스럽게 일컫는 말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금 배움에 임하고 있는 학생들을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선비하면 고상한 말로 고상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10대 청소년들은 모두가 배움에 임하고 있기에 모두가 선비인 것이다. 논어에 보면 선비의 자세에 대해서 말한 것이 나온다. “士不可以不弘毅(사불가이불홍의)니 任重而道遠(임중이도원)이니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선비는 너그럽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임무가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는 뜻이다. 이 말은 증자께서 하신 말씀이다. 배움의 길은 멀다. 배우는 자체가 무겁다. 힘든다. 괴롭다. 짜증난다. 보통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증자께서는 배우는 이는 마음이 넓어야 한다(弘)고 하셨다. 마음이 좁은 이는 얼마 못가 중단하고 만다.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려고 한다. 넓은 마음을 가지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이다. 부정적인 마음은 좁은 마음이다. ‘왜 해야 하나? 꼭 해야 하나? 해서 뭐 해? 포기하고 말자’라는 마음이 자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넓은 마음을 가진 이는 ‘이것 하면 반드시 학문을 이루게 돼,…
2009-07-27 06:57이른 아침 조용히 일어난 간편한 차림으로 뒷산에 산책을 간다. 뭇 새들이 웃고 풀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마주치는 서로의 얼굴에 새 삶의 일터를 마련하는 듯하다. 동이 트게 무섭게 가방을 챙겨 학교로 출근하는 때와는 달리 숲속의 맑고 시원한 향기가 교실에서 풍겨나는 청소년들의 향기와 같아 선생님은 그런내음을 만끽하면서 살아가기에 늘 동안처럼 어린 아이로 변해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꽃의 향기는 거리를 멀게 하면 할수록 사라지지만 숲속에서 나는 양생초들의 향기는 숲을 떠나 들을 거닐어도 떠나지 않는 향수를 남긴다. 언제 어디서든 숲속의 잎새들의 노래와 소리없이 자신을 바람에 맡겨 뿌리를 흔들며 더욱 더 깊이 자신을 견고화시키는 나무들의 숲은 참으로 신비를 더해주는 것 같다. 교육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나 둘 지식을 첨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 새 축적물을 쏟아야 할 때가 오게 되고 타인을 위해 봉사해야 할 때가 오게 된다. 얇은 지식은 밀가루로 빵을 만드는 것과 같고 모래로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매일 아침 조깅으로 자신의 체력을 관리하다 모처럼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삶에서 오는 여러 가지 일들을 되새기면서 거리의 초목들과…
2009-07-27 06:56칠보산(234m). 수원시민에게는 광교산 다음으로 친숙한 산이다. 등산객이 많지도 않고 광교산보다 높이도 낮아 산행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칠보산 가까이에 사는 분들은 마치 뒷동산 오르듯 한다. 날씨가 좋을 땐 건너편에 있는 광교산과 관악산도 뚜렷이 보인다. 서쪽으로는 서해도 보인다.. 아내와 같이 칠보산을 올랐다. 산행 중 수원 관내 중학교 교장, 우리 학교 교감, 도교육청 장학관을 만났다. 세상이 참 좁기도 하다. 모두가 부부 동반이다. 그러고 보면 부부산행은 부부의 건강을 지켜주고 부부애도 증진시켜 주는 것임에 틀림 없다. 칠보산 능선에 안내판 하나가 세워졌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무에 관한 상식 하나를 전해 준다. 작은 사실이지만 '앎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준다. 산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기쁨이다. 잘 모르는 내용이었는데 전문가가 알려 주니 고맙기만 하다. 바로 솔잎의 갯수로 나무 구별하기다. 소나무 2, 곰솔 2, 리기다소나무 3, 잣나무 5, 스트로보 잣나무 5, 섬잣나무 5, 백송 3. 나무별 솔잎의 길이도 비교해 놓았다. 이것을 보고 잎의 갯수로 나무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소나무 2, 리기다소나무 3, 잣나무 5. 1930
2009-07-27 06:56주행하는 차로 오른쪽 좁은 길에서 나오던 차가 갑자기 중앙선으로 주저함도 없이 들어오기 시작 한다. 순간 이제는 아무리 급브레이크를 잡아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직감할 수 있었다. 크락숀을 다급히 누르고 라이트를 황급히 쏘아 보았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급브레이크를 잡으며 그대로 추돌하고 말았다. 어안이 벙벙하여 무슨 일을 먼저 하여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상등을 켰다. 안전띠를 풀고 밖에 나와서 상대방 차 가까이 갔다. 그때서야 밖으로 느릿느릿 나오는 상대방을 보니 젊은 아가씨였다. 얼굴을 보니 파랗게 질린 얼굴이 사색이었다. 일단은 부상이 없는 듯 하여 안심이 되었다. 어떻게 좌우도 살피지 않고 무조건 중앙선을 넘으려고 하느냐고 하였더니 고개를 숙인 채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잘못했다는 데야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가씨 오늘 잘못하면 죽을 뻔 했어요. 내가 미리 보았기에 망정이지 …. 아무리 크락숀 을 누르고 라이트를 쏘아도 보지를 못한 것 같애.” 벌써 차들은 우리차량 뒤쪽으로 밀려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가씨는 차를 밖으로 이동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갑자기 사고처리를 어떻게 하려는
2009-07-25 09:23논어의 자한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子絶四(자절사)러니 毋意毋必毋固毋我(무의무필무고무아)러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는 네 가지가 전혀 없으셨으니, 사사로운 생각이 없었고, 기필(期必)하는 것이 없었고, 고집이 없었고, 아집을 부리지 않으셨다.’는 뜻이다. 絶(절)은 ‘끊다’라는 뜻도 있지만 ‘없애다’, ‘없다’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는 ‘없다’라는 뜻이 적합하다. 없기는 없되 전혀 없다는 뜻이다. 뒤에 나오는 毋(무)로 보아 알 수 있다. 이 毋(무)는 無(무)와 같이 ‘없다’의 뜻이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가 없다(節)고 하셨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끊어서 없애버렸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 네 가지가 바로 공자의 삶의 자세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네 가지는 배우는 이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첫째가 毋意(무의)다. 意(의)가 없는 자세다. 意(의)가 무엇인가? 사사로운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주관적인 억측을 말하는 것이다. 어림짐작을 말하는 것이다. 필요 이상 이리저리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있지도 않을 것을 추측하는 것을 말한다. 근거가 없이 하는 추측을 말한다. 곧잘 넘겨짚는 것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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