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드높은 가을 하늘, 수원시에는 각 동마다 열리는 마을 음악회가 한창이다. 중학교 교장으로서 마을음악회 노래자랑에 출연하였다. 교장이 그런 곳에 나가다니? 스스로 생각해도특이한 사례다. 우리 사회에서 교장에 대한이미지는? 좋은 것도 있지만언뜻 떠오르는 것은 머리가 희끗희끗함, 고리타분함, 시대에 뒤떨어짐, 융통성이 없음, 완고함, 체면치레와 체통을 중시함, 예의를 강조, 원리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함,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함 등이 아닐까? 교장이 되고 나서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 하나. 예부터 내려오는 선배 교장들의 나쁜 점은 나부터 이어받지 말고 개선하자는 것. 교육본질에 충실하고 학교 운영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넣고기존 교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일신하는 것도 그 중에 하나다. 교장이 마을 노래자랑에 나간다고? "교장 체면 다 구겼구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야! 기존 이미지를 깬 참신한 도전인데!"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평소 도전 정신을 강조하여 학교 게시판에 붙은 문구도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다."이다. 교장이 앞장 서 도전해야 교직원과 학생들도 따라올 것이 아닌가? 사실, '서둔동 한마음 마을 음악회'에는 학부모의 권유로 출
2009-09-23 17:53공교육의 붕괴를 주장하는 이면에 교육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지 한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만 시킨다면, 새로운 입시제도가 도입되면 우리 아이도 괜찮은 대학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요행수를 바라서는 안 된다. 고급 기능이나 지식을 구비시켜 필요로 하는 사회 각 분야에 인재를 공급하는 것이 대학이 지향하는 목표다. 필요한 인재를 공급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실력과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사람을 길러낸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어떤 입시제도 하에서도 대학이 뽑고자 하는 학생은 실력과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예전과 다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학과외의 재주가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하려는 것도 결국은 실력 있고 다방면으로 더 유능한 인재를 뽑고자 하는 대학의 한 단계 향상된 전략이지 학생의 편에 서서 입시부담을 줄여주거나 실력 없는 학생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는 아니다. 실력을 쌓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고 입시 제도에 의지하여 대학입학을 바
2009-09-22 09:33
우리 학교 교육사랑연구실(교장실 표찰을 이렇게 바꿈) 들어가는 방법이 바뀌었다. 과거엔 노크를 하고 들어갔지만 지금은 벨을 누르고 들어간다. 과거에 교장실에 들어갈 때 본의 아니게 일어나는 실수 내지는 결례가 발생하여 교장이나 교직원이나 무안한 경우도 있었다. 지금 교장실 들어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교장실 출입구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고 잠시 후 벨소리와 동시에 출입구 상단 전광판에 ‘01’이라는 숫자가 들어오면 노크 없이 그냥 들어가는 것이다. 혹시 ‘02’라는 숫자가 들어오면 잠시 후에 다시 벨을 눌러 ‘01’ 숫자를 확인하고 들어가면 된다. 교장은 교장실에서 울리는 벨소리와 전광판을 보고 ‘교장실에 용무가 있는 교직원이 왔음’을 확인, 신호를 보내 그들에게 입실 여부를 즉시 알리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교장실에 울리는 차임벨과 전광판을 보고 가능하면 빨리 반응을 보낸다. 대부분은 즉시 들어오라는 ‘1번’ 스위치를 누른다. ‘2번’ 스위치를 누르는 경우도 있다. 결재 중이거나 손님 면담, 회의 중이거나 전화 통화 중일 때이다. 급한 용무가 있는 교직원은 벨을 누르는 간격이 짧아 그들의 상황을 알려주기도 한다. 원래는 교장실 출입구 벨을 누르면 출입구…
2009-09-20 19:48
개교 4년차의 우리 학교, 수원의 변두리 서수원에 위치하여 공기가 맑고 녹색 공간이 많다. 학교가 옛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자리라 주위에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고개를 들면 초록의 나무들이 보인다. 다만 전투비행기의 소음이 귀청을 찢어놓을 듯하여 건강을 해침은 물론 수업을 크게 방해한다. 그렇다면 실내 공간은? 녹색이 그리 많지 않다. 중앙현관은 화분 10여개가 녹색의 전부이다. 3년에 한 번 받는 학교 평가를 앞두고 봉사학습부 예산을 동원하여 현관 정원을 꾸몄다. 펌프에서 물이 떨어져 물소리가 들리고 녹색공간이 한층 넓어지니 정서에 도움이 되겠다 싶다. 학생들 몇 명이 모여든다. 화려하게 핀 꽃들을 보고 이야기꽃이 핀다. "얘! 저 꽃 가짜지?" "그래, 가짜꽃이 너무 예쁘다." 학생들 이야기를 교장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가짜꽃이 보인다. 딱 2종이다. 나머지는 진짜다. 그런데 학생들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 가짜로 돌린다. 아마도 세상에 모조품, 가짜가 판치다보니 그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까? 식물을 살펴보니 아이비, 스킨답서스가 제일 많다. 학생들이 식물 이름을선생님께 묻는다면?또 선생님들이 교장에게 묻는다면 최소한 교장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
2009-09-18 20:38담임을 하다보면 자주 의아한 현상을 체험한다. 학급에서 일등 하는 학생은 항상 일등을 하고 5등하는 학생은 항상 그 정도, 15등 하는 학생은 항상 그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것이 시험일 텐데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천차만별의 지적 능력에서 오는 걸까? 얼른 생각하면 매번 성적분포가 요동칠 법도 한데 항상 엇비슷하게 유지되는 걸 보면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타고난 재주, 가정환경, 본인의 학습동기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내 생각으론 공부습관에 달려있는 것 같다. 같은 공부습관이 매번 같은 수준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시험보기 2주일 전에 시험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은 습관적으로 2주일 전에 시작하고 한 달 전에 시작하는 학생은 꼭 한 달 전에 시작한다. 각자의 공부 스타일도 습관적이다. 어떤 학생은 교과서를 위주로 하고 어떤 학생은 참고서를 위주로 한다. 공부습관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가보다. 똑 같은 공부습관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공부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텐데, 새롭게 습관들이기가 쉽지 않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 하지 않는가? 한번 새로운 공부습관
2009-09-17 08:54아름다운 가을의 계절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못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게 막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신종플루다. 신종플루는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고 어둡게 만든다. 활기찬 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위축시키고 있다. 신종플루가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신종플루가유행처럼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기에 더욱 걱정이 앞선다. 교육의 현장이 두려움과 공포 속에 안정되고 활기찬 학교생활을 할 수가 없다. 학교의 각종 행사들이 줄줄이 무기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가 없다. 이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신종플루를 잘 예방하고 이겨내어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손씻기가 아닌가 싶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물이 보이면 씻어야 한다. 사람과의 접촉이 있으면 씻어야 한다. 물건과의 접촉이 있으면 씻어야 한다. 물과 친해야 한다. 평소에 습관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손씻기가 습관화되면 좋을 것 같다. 손을 씻는 것이 신종플루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
2009-09-11 09:222교시 수업을 마치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제 선생님 특강을 들었던 학부모입니다. 선생님께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는데 잠깐 짬을 내실 수 있는지요?” “아, 그러세요. 예, 지금 시간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세요.” “다름이 아니라 어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내용인데요. 저희 아이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참으로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입니다. 이제 내년이면 대학에 진학해야할텐데 과연 어떻게 진로를 잡아야할 지 고민입니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듯 했다. 그 사연은 아마도 아이의 진로와 관련이 있을 터이고, 그래서 어제 들었던 내 강연의 내용과 맛닿아 있는 듯 했다. 최근 대학입시의 큰 흐름이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에 있고 이에 따라 학교와 가정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간파한 도교육청 학력관리팀이 찾아가는 권역별 대학입시설명회를 마련하였고 입학사정관제와 관련된 내용은 내가 강연을 맡게 되었다. 장소는 청양예술문화회관이었고, 한 낮의 기온이 30°를 웃도는 가마솥같은 날씨에도 1,000여석 가까운 관람석은 교사와 학부모
2009-08-31 17:35국제경쟁력 시대에 교육도 자율과 경쟁을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로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낙오되지 않고 인간답게 잘 살 수 있는 교육력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에서도 편안하게 주어진 것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자율과 창의성을 통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교육과정을 창출하여 다양하고 효율적인 교육을 하여야 할 필요성에 따라 학교가 많이 변화되었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즉 교과서대로만 가르치면 되었던 공급자 중심의 보편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에서 지역과 학부모와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수요자 중심의 개별화교육으로 변화 되었다. 개인의 학습능력에 알맞은 교수․학습을 통해 학력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재 및 우수학생들에게는 그들 수준에 맞는 교육을, 부진학생들에게는 정확한 진단과 성실한 지도로 부진 요인을 해소하여 학습결손이 누적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생들이 즐겁게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허용된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일수록 더 큰 배려와 사랑을 주고 있다. 학교에 오면 마음편하고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에 만족해 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즐겁게 유
2009-08-31 07:09
우리학교 봉사학습부장. 늘 봉사에 앞장 서고 있지만8월 하순 주말이 무척이나 바쁘다.8월 29일(토)은 교장과 함께 하는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4시간, 30일(일)은 '화성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8시간을 뛰어야 한다. 주말을 아예 반납한 것이다. 봉사학습부장, 8월 마지막 주말이 바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바로 중학교 3학년 봉사시간 채워주기다. 고입 성적에 반영되는 중학교 봉사활동 3년간 60시간을 해야 하는데 해마다 부족한 학생들이 발생한다. 마감 시한이 8월 31일이다. 그냥 두면 내신성적 20점을 채우지 못한다. 이학생들을 어찌할 것인가? 학교에서 봉사터전을 만들고 지도하는 것이다. 토요일 오후 이영관 교장, 학부모 한 분, 봉사부장이 만났다. 학생들은 35명이 희망하였으나 실제 나온 학생들은 15명. 학교 파고라에서 점심을 먹게 였다. 빵 2개, 음료수 하나, 바나나 등을 제공하였다. 교재도 A4 용지 앞뒤로 만들었다. 실제 35명을 예상하여 두 파트로 지도하려던 계획이 인원 수부족으로 바뀌었다. '서호사랑' 팀장인 교장이 직접 지도하는 것이다. 자기 앞가림을 하는 똑똑한 학생은 봉사시간 60시간 채우기는 일이
2009-08-31 07:08학교는 감동의 현장이어야 한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신기하여 날마다 감동이 샘솟는 곳이어야 한다. 학교의 행사가 감동적이고 교사들의 언행이 감동적이고 학생들의 학습활동이 활기차고 감동적이어야 한다. 감동이 없는 학교, 감동이 없는 학창생활, 감동이 없는 청춘은 건강하지 못하다, 발전이 없다. 사오십 년 전 나의 초중고 시절은 모든 것이 감동적이었다. 비록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운동화 한 켤레 제대로 신어보지 못한 시절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이 즐겁고 신바람 나고 가슴 설레는 감동의 연속이었다. 황금들녘을 가로지르던 등굣길이 감동적이었고 소풍이며 운동회며 학예회, 모든 것이 즐겁고 감동이었다. 마을 선배들과 함께 토끼몰이를 하던 일이며 자치기, 팽이치기, 썰매타기, 연날리기 모든 것이 신나고 즐겁기만 했다. 여름 내내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토끼풀을 뜯고 소꼴을 베던 일, 새집을 찾아 산비탈로 쏘다니다가 마침내 발견했던 할미새 둥지, 산새 둥지, 종달새 둥지가 무슨 보물이나 되는 양 의기양양했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은 감동의 시절이다. 아침마다 활짝 피는 나팔꽃을 보아도, 지나가다 꽃밭에 피어있는 봉숭아꽃을 보아도 그냥 신비롭고 저절로 황홀
2009-08-29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