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후 1년간 4살짜리 손녀를 승용차로 유치원까지 실어다 주곤 하였다. 재잘거림이 즐거워서 옆자리에 앉혔는데 생각해보니 위험할 것 같았다. 뒷자리에 어린이 좌석을 마련하고 태우려 하니 막무가내로 고집하여 어쩔 방도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담임선생님께 이야기 드렸더니, 이튿날 이변이 생겼다. 앞자리에 타라고 아무리 달래도 손사래 치는 것이 아닌가. 담임교사의 말 한마디가 어린이에게는 큰 힘을 발휘한다. 온갖 지도방법에도 아이들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교사생활 십여 년이 지난 때였다. 2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후에 국립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로 전출발령을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담임할 반이 없었다. 몹시 서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간간히 담임교사가 자리를 비울 때 대신 들어가기도 하였으나 그런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그러던 중 1학년 담임교사가 한 달간 출산 휴가를 얻게 되어 내가 대신하게 되었다. 이 분은 1학년 담임 경험이 많으려니와 학습지도방법을 비롯한 학급경영 능력이 뛰어나 동료교사와 학부모의 신망이 두터웠다. 아직 학교 풍토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내가 과연 버금가게 가르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었다. 게다가 교육대학교 교육실습
2016-03-01 09:00
“너(한국 교육)를 일본으로부터 도로 찾았을 때, 그리고 너를 내 손으로 길러온 지 10년이 넘는 오늘, 내 손으로 길러 왔다고 하기가 부끄럽구나. 병든 너다.” 정확하게 60년 전인 1956년 1월, 새교육 병신년 신년호(제8권 1호)에는 매우 흥미로운 글이 실렸다. 당시 중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성내운의 글 ‘교육의 새해, 문제의 교육 : 병신년 교육계의 과제’라는 독백이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열한 살이 되는 한국 교육(너로 의인화)에게 바치는 참회의 글이다. 당시 교육은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있었다. 그는 외국인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 다음과 같이 통렬하게 비유했다. “한국에서 오셨다지요? 제가 하나 알고 싶은 것이 있는데 다름이 아니라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비(比)입니다. 대체로 말하여 몇 대 몇이나 될까요?” “예,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공립학교도 없고, 사립학교도 없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공립도 없고, 사립도 없다니.” “한국에 있는 학교란 모두 사친회립(師親會立) 학교입니다.” 제도뿐인 의무교육제에 대한 조소, 교육 불평등에 대한 비판, 정부와 사립재단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 공립학교임에도 불구
2016-03-01 09:00‘스따’라는 말이 있다. 타인과 어울리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스스로를 왕따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학교에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왕따’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왕따’가 있다. 교실에서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채 혼자서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잠을 자는 아이들…. 이들은 친구가 없어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학급 친구들이 자기에게 말 거는 것이 귀찮고, 친구를 사귀라고 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짜증 날 뿐이다. 상담하려고 시도하면 마음의 문을 닫고는 자신은 괜찮다고, 그냥 내버려두라는 말만 반복한다. 정말 괜찮은 것일까? 왜 스스로 친구를 멀리하는 것일까? 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더 상처받기 싫어 ‘관계 맺기’ 거부하는 아이들 친구들과 ‘관계 맺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지속적인 왕따 경험이다. 이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조언대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만 경험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친구 사귀기를 포기했다. 어차피 노력해봤자 안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이른바 ‘덕후(maniac)’ 경향성이다. 무
2016-03-01 09:00◆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재직 중인 교사입니다. 임용 전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최근 대학원 학력이 호봉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경우 호봉 정정인지 호봉 재획정인지 궁금합니다. A 호봉 산정 시 대학원에서 학위 취득한 경력은 10할이 인정됩니다. 2013년 교육부 ‘민원 질의회신 사례집’에 따르면 호봉 재획정 및 호봉 정정의 판단은 이에 대한 귀책사유가 누구에 의한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로 그것이 호봉 담당 공무원의 책임일 경우 호봉의 정정으로 처리하고 교원에게 책임이 있을 경우(관련 서류 미제출 등)는 호봉 재획정의 사유로 처리됩니다.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였음에도 정상적인 호봉 승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호봉 정정에 해당하는 경우로 잘못된 기간에 대한 소급분을 정산받으실 수 있습니다. Q 중등학교 1급 정교사 자격을 소지하고 중등학교에 근무 중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다른 표시과목의 2급 정교사 자격에 맞는 과목을 강의하게 된 경우 호봉 재획정 사유가 되나요? [PART VIEW]A 중등학교 1급 자격 소지자가 다른 표시과목의 2급 정교사로 근무명령 발령되었다 할지라도 1급 정교사 자격증을 계속 소지
2016-03-01 09:00바른 생활 교수·학습지도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바른 생각과 행동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준다. 특히 교사는 학생에게 바른 가르침과 실천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배움 자원이다. 학생들의 행동을 교육 차원에서 학생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학생들과 관계를 좋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다음은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을 교육적으로 접근해 학생 스스로 깨우치도록 한 사례이다. 교실 앞 작은 공터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다가갔다. 개미가 떼를 지어 지나가고 있는데 학생들이 흙을 모아 높이 쌓고 있었다. 교사 : “흙을 왜 쌓고 있어?” 학생 : “개미가 지나가지 못하게 하려고요.” “재미있잖아요.” 교사 : “그래? 너희는 재미로 한다고 하지만 개미는 지금 마음이 어떨까?” 학생 : “글쎄요.” “집에 가지 못할까 봐 무서워할 것 같아요.” “갑자기 흙벽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겠어요.” 교사 :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학생 : “음, 흙을 원래의 자리로 갖다 놓을게요.”, “개미가 잘 지나가게 할게요.” ≫ 학습지도 방
2016-03-01 09:00학생들이 글을 ‘스스로’, ‘깊이 있게’, ‘읽기’를 바랐다. 참고서나 선생님 도움 없이도 표현되지 않은 의미까지, 작가의 의도까지 읽어내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스스로 읽어내는 능력이 곧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읽기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바쁜 공부를 하다 보니 스스로 꼼꼼하게 읽지 않고 출판사가 요약해 놓은 것을 보고 기억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스스로 읽어서 의미를 파악하지 않고 누군가가 요약해 놓은 것을 보거나, 쉽게 풀이해서 말해주는 것을 들어서 알게 되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누군가가 요약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누군가 해석하고 요약한 것’은 그의 가치관이나 판단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읽는 즐거움을 누리며 저자와 직접 교감하는 주체적인 독자가 되려면 스스로 읽어야 한다. 국민참여재판 형태로 설계한 모의재판수업의 실제 더불어 읽기를 통해 인물의 생각과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타인의 공감과 수긍을 이끌어내는 힘 즉, 읽은 내용을 근거로 논리적 구조를 갖추어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이런 의도로 탄생한 것이 모의재판수업이다. 모의재판에
2016-03-01 09:00“선생님, 내일 또 만나요” “친구들아, 내일 또 만나자” 수업이 끝나면 우리 반은 교실이 떠나가도록 인사한다. 어떤 아이들은 나에게 안기고, 또 다른 아이들은 펄쩍 뛰면서 하이파이브를 한다. ‘내일 또 만나고 싶은 우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무조건 먼저 하려고 다투는 아이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친구들을 참 좋아했다. 친구 집 앞에서 친구가 나오기를 목을 길게 내빼고 기다렸다가, 친구가 나오면 너무 좋아서 무조건 말없이 달려버렸다. 내일이 빨리 오려나 싶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처럼 우리 아이에게 친구와의 소중한 마음을 나누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하는 1년 동안 서로 자꾸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내일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생길지,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떤 것으로 웃겨주실지 이런 기대가 있는 시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방과후활동이나 학원 때문에 친구와 헤어지는 아쉬움이나 보고픔을 생각할 자리가 없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의 마음은 항상 쫓기고 바쁘다. 물을 먹을 때도, 강당에 갈 때도…. 아이들은 무조건 앞에서야 하고, 무조건 먼저 해야 하고, 무조건 빨리 가야한다. 하물며 다 같이 주는 학습지마저 먼저
2016-03-01 09:00학생들은 호소합니다. 선배는 그저 무섭고, 어렵고, 불편한 존재로 여겨진다고. 만만한 게 후배인지라 괜히 지나가는 후배를 붙잡아 꼬투리 잡고 시비 건다고 합니다. 교내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동문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상황은 아이돌 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누가 선배인가를 따지기 위해 나이를 묻습니다. “그럼 내가 한 살 더 많네, 으흠.” 한 명이 갑자기 무게를 잡고 상대방을 하대합니다. “아, 예.” 상대방은 예의를 갖추고 머리 숙여 깍듯이 인사를 올립니다. “그런데요, 제가 일 년 먼저 데뷔했는데….” 나이로 밀리자 연륜을 따집니다. “어…. 데뷔 선배님이시군요.” 갑자기 관계가 역전되고 곧바로 존댓말이 튀어나옵니다. ‘군기’ 잡는 선배 … 무섭고, 어렵고, 불편한 존재 참으로 웃기는 모습입니다. 아니, 가수가 굳이 따진다면 누가 더 노래를 잘하는가를 따져야지 무슨 나이나 데뷔연도를 따집니까. 그런데도 나이, 학년, 입대, 입사 등 연도를 따지고, 연배를 따지고, 기수를 따집니다. 이 때문에 우습지 않은 상황도 발생합니다. “군기를 잡겠다”며 군기반장을 자처하는 선배가 등장하면서 눈꼴사나운 폭언과 폭행 사고도 발생합니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2016-03-01 09:00‘교단의 꿈’을 붙들고 고통의 먼 길을 걷고 또 걸어 교단에 첫발을 뗀 새내기 교사의 설렘 앞에는 늘 걱정과 불안감도 함께 던져진다. 나름대로 공부에는 도가 튼 그들이지만, 막상 교단에서 소위 ‘간’을 보는 학생들과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선배교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들…. 감정을 추스르며 까칠한 학생과 얘기도 나눠보지만 상처 회복은 커녕 서로의 이질감만 명확히 확인할 뿐이다. ‘갈 때까지 따져보자’는 학부모에 눈물짓는 신규교사들 게다가 담임교사를 찾아온 학부모는 더욱 전투적이다. 학생지도에 작은 도움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어렵사리 자리를 마련한 학부모상담에서는 학부모의 일방적인 공격이 쏟아진다. “그게 아니고요, 어머님….” 사실을 설명해보려고 애쓸수록 상황은 꼬여만 간다. 학부모가 떠난 자리에 억울함이 몰아치고 급기야 눈물이 흐른다. 2년 전, 교직 경력 26년 만에 난생처음 맞이한 세 명의 신규교사 중 3월 한 달 동안 울지 않은 이는 없었다. “문제학생의 학부모보다 차라리 문제학생이 더 나아요”라는 신규교사의 절망과 눈물은 두 해를 넘겨 지난 12월까지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 절
2016-03-01 09:00작은 학교는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 나는 학교가 작아지는 것이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학교가 작아지는 것은 교육적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인 것이다. 대규모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경험보다 집단의 교육적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서지오바니, 1994). 그러나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육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비전과 철학의 공유를 통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김춘진, 2010). 이러한 맥락에서 ‘작은 학교’가 성공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정일환, 2005 ; 사토 마나부, 2000 ; 달링-하몬, 2002 ; 서지오바니, 1994). 외국의 연구(코튼, 2001 ; 달링-하몬, 2002)는 소규모 학교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주요한 요소들을 지목하였다.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니며, 안정적인 심리적 및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며, 자기선택적인 학생집단과 교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학교계획의 융통성, 자기창조적인 비전과 미션, 투명한 학교운영, 학생에
2016-03-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