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에 찌든 아이들에게 그나마 학교에서 그들의 장기와 특기를 마음껏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다름 아닌 계발활동 시간이다. 하지만 정규수업 시간에 밀려 갈수록 그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토요 휴무제가 시작된 이후부터는 줄어드는 수업시수의 제일 타겟이 되고 말았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규수업 시수는 과도하게 짜 놓고, 여타 학생들의 활동인 행사나 계발활동은 가외로 잡아 놓는 경우가 많다. 정규수업 시간은 줄일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학교에서의 방침이다. 계발활동은 하지 않나요? 이는 학년이나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심화되는 형편에 있다. 특히 고3 학생들은 계발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시간표상에만 잡혀 있을 뿐이지 정작 그 시간에 자율학습이나 대개 보충수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그저 아이들은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선생님, 우리학교에는 계발활동 하지 않나요. 한달이 다 지나가는데, 아직 계발활동을 한 시간도 하지 않는데, 혹시 계발활동을 이름만 있고 실제 하지 않나요?” “그럴 리가 있나. 아마 여러 가지 행사나 정규교과 시간 때문에 부득이하게 밀렸거나 연기되었을거야.” “그래도, 정규교과 시간은 중요하고 계
2006-04-02 09:10
4월 1일 만우절. 사전에 홍보를 한 탓인지 예전에 비해 차분하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1교시 수업이 끝난 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오자 교무실 앞 복도에 화장을 한 여학생들과 머리를 염색한 남학생 여러 명이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모든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 다가가자 몇 명의 학생들은 낯이 익어 보였다. 그 아이들은 다름 아닌 올해 졸업하여 대학생이 된 제자들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한 명의 여학생이 다가와 꾸벅 절을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OO입니다. 기억하시죠?" "그래, 오랜만이구나. 그런데 웬 교복이니?" "저 대학 그만두고 다시 고등학교에 복학하려 왔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니? 복학이라니?" 그때까지 나는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여 그 말이 진실처럼 여겨졌다. "선생님 수업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그러자 옆에 서 있던 한 아이가 내 표정이 너무 우스워 보였는지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하였다. 그제야 나는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2006-04-02 09:09"교원평가제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장혜옥 전교조위원장의 발언으로 '교원평가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교원평가제는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 실시를 하되 학생들이 평가하게 해야한다. 지금 시범 실시 중인 학생, 학부모, 교원 등이 평가하는 방식은 문제가 많다. 우선, 교원 상호간의 평가는 학교 조직의 체계상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없다. 주고받는 온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일년에 한두 번 하는 공개 수업 참관과 대면 접촉, 그리고 떠도는 소문에 의존해서 해당 교사를 평가해야하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학생에 의한 평가는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초등학교 4학년생 이상의 판단력이면 충분하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교사들과 대면 접촉을 해야하는 학생들 입장에선 어느 선생님이 실력이 있고, 수업을 잘 하고, 또 인간적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혹자는 학생들의 미성숙함을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오판할 정도로 미성숙하진 않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어떤 선생님이 훌륭한 분인지를 말이다. 이미 교원평가는 학교가
2006-04-01 18:20
3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제 책상 옆에 교복을 입은 녀석들이 서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어디서 본듯한 얼굴인데, 교복을 입고 있어서 더욱 혼란스러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 녀석이 능청스럽게 인사를 했습니다. "응, 그래" 무심결에 대답을 하고보니 뭔가 개운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순간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가는 생각. '앗차' 바로 작년에 담임을 했던 우리반 녀석들 이었습니다. "야, 너희들 이게 웬일이야. 그리고 이 교복은 또 뭐니" 놀라는 담임의 얼굴이 재미있는 듯 저희들끼리 키득거리고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친구들끼리 만났는데, 선생님이 보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만날 수 있을까로 고민하다고 한 아이가 '만우절 날'에 교복을 입고 선생님을 찾아뵙자고 했어요. 죄송합니다." "어, 그랬구나. 선생님은 너희들 교복 입은 모습이 더 보기 좋은데" 잠시나마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니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졸업한 녀석들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교복까지 입고 찾아왔으니 더 할 나위없이 고마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복을 입은 대학생 제자들과 한참 동안이나 수다를 떨다보니…
2006-04-01 18:20최근 일본은 특유의 이율배반적인 양면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며칠 전 日문부과학성은 한류 톱스타 배용준과 최지우를 내년도 고등학교 교과서에 싣는다고 발표했다. 고1 지리교과서에 이들 연예인들은 '급속하게 가까워진 한일관계'라는 단원에서 한류 열풍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소개됐다. 그러나 이런 일본 정부가 다른 한편에서는 이른바 ‘교과서 지침’을 통하여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독도=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명기토록 하는 명백한 역사왜곡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아무리 한류스타를 앞세워 '급속하게 가까워진 한일관계'를 외친다 해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로 교육적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반면 교총이나 시민단체 등 많은 국민들이 촉구하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은 좀더 신중하게 심사숙고 할 것을 촉구한다. 그것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의 전통적인 선린우호를 해치고 정치 외교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분란을 일으키는 저의를 바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계속되는 독도 영유권 분쟁 유도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 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하여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불순한 저의가 깔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본의 이번 조치에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무
2006-04-01 18:18
보령중학교(교장 송성순)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생회장에 출마한 학생들이 선거 도우미 들과 함께 한표를 부탁하는데 여러가지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어른들이 하는 선거운동은 틀에 박혀있지만 학생들의 눈을 통해 나오는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참신하고 배울점이 많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도서실에서 몇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근사한 선거 벽보를 만들어 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든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정정당당히 페어플레이를 하고 당선자에게 축하 할 줄 알고 승복할 줄 아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밝은 미래를 생각해 본다.
2006-04-01 18:18학비 내기도 벅찬 아이들에게 무슨 방과 후 학교? 도교육청 지정 '방과 후 시범학교'로 지정되고 한 달이 지나갔다. 담당자로서 여전히 방과 후 학교가 가지는 의미의 애매모호함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다. 왜 구태여 방과 후 학교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방과 후 학교가 나온 근본적인 목적은 사교육으로 흘러나간 막대한 비용을 공교육, 즉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더욱 값싸고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학교가 제공하고 그 엄청난 비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줄이고, 나아가 공교육을 살리자는 데 있다. 하지만 정작 교육현장에서 시범학교를 맡으면서 과연 이런 기대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특히 내가 근무하는 학교와 같은 시골의 소규모 학교들은 사교육비와는 거리가 먼 곳이기 때문에 정작 방과 후 학교가 시작됨으로써 부득불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형편이다. 특기적성과 수준별 보충수업 등의 메뉴로 구성된 방과 후 학교의 본래 모습은 정작 이전의 보충수업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하다. 고등학교에서는 보충수업에 특기적성이 덧붙어 있는 모양새일 뿐이다. 과연 이런 모양새를 가지고 학원 등으로 새어나간 사교육비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난감하기
2006-04-01 08:47최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호아킴 데 포사다가 쓴 라고 한다. 필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성공에 대한 지혜로운 성찰을 바탕으로 성공을 향한 꿈과 용기와 열정, 그리고 실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실 성공이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어떤 공식으로 도식화하여 나타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 주변에는 달콤한 유혹(?)이 너무 많다. 그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있을 경우 성공을 예단하고 허점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종국에 가서는 기대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채 애만 쓰고 만다. 요즈음 정부 주도의 교육 혁신 과제를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대표적 사례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민주적 리더십과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장 선출보직제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리더십은 교육적 마인드의 문제이지 제도의 문제가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교장선출보직제가 유일한
2006-04-01 08:46
교직37년 만에 교원의 꽃이라고 하는 교장이 되기 위해 5일간의 시· 도 연수과정을 마치는 날 친목회장으로부터 저녁에 회식자리가 준비되었으니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갔다. 새 임지로 부임하자마자 한 달도 안 되어 연수를 떠나와 직원들과 정도 들지 못했는데 모두들 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한편 고맙지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젊은 선생님들이 연수잘 받으시라고 선물을 준비하였다고 하며 건네준다. 붉은 종이 상자에 금색 리본으로 묶어서 빵이나 과자가 아닌가하고 열어보았더니 문구류가 가득 담겨있었고 연수 잘 받으라는 편지까지 들어있었다. 작은 이벤트지만 나에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그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모처럼 직장동료와 화기애애한 좋은 분위기를 가졌다. 교원대에서 받게 되는 전국단위연수가 끝나는 한 달 후에 다시 만나 근무하게 될 동료들과 헤어지기가 아쉬워 생맥주집에서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헤어졌다. 선물을 들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직장이 있다는 고마움을 새삼 느껴보았다.
2006-04-01 08:45퇴근 무렵. 책상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휴대폰 액정 위에 나타난 전화번호가 왠지 낯익어 보였다. 그 전화는 다름 아닌 올해 졸업한 장애우 익진이로부터 걸러온 것이었다. 사실 2월 졸업 후, 익진이와 통화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학창시절 항상 내 주위를 맴돌던 아이였기에 졸업 후에도 대학 생활을 잘해낼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 탓도 있겠지만 학기초 워낙 바쁜 학교 일정과 담임업무로 그 아이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마음 한편에는 장애우 익진이가 늘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 아이가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반가움에 통화 버튼을 누르자 늘 그랬듯이 정확하지 않는 익진이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러왔다.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저 익진이예요.” “그래, 너구나. 대학생활은 잘하고 있니? 힘든 것은 없니?” “네~에. 그런데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그리워져요. 선생님도 보고 싶고요.” “처음이니까 아마도 그럴 수도 있을거야. 앞으로 괜찮아 질거야.” 익진이의 목소리는 예전에 비해 그렇게 맑아 보이지가 않았다. 대학 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2006-04-01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