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라면 ‘무너진 학급’을 한 번쯤은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학급이 무너졌다는 표현은 담임교사와 학생들의 관계가 악화되어 서로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모습을 보일 때 사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고학년 교실로 올라갈수록 더 심해진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에게 ‘판단 기준’과 ‘비교 대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순히 다른 반과의 비교를 넘어 우리 반에 대한 실망이 반복되고 담임교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학급 붕괴로 이어진다. 붕괴의 조짐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 간 신뢰관계에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매우 빠른 속도로 무너진다. 미국 범죄학자 조지 켈링(George Kelling)과 정치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Wilson)이 명명한 ‘깨진 유리창’ 이론은 학급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학급 내 작은 문제를 교사가 해결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학생들은 허용치가 어디까지인지 두고 보자는 듯 점점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깨진 유리창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순간, 담임교사의 권위가 급속도로 하락하게 된다. 주위에서 목격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무너진 학급’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함께 고민해보
2017-12-01 09:00
시작하는 글 좋은 수업은 무엇일까? 교실 속 주인공은 학생인데 왜 교사가 주인공이 되어 교단 앞에 서서 학생들의 몰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수많은 학교업무와 생활지도, 입시를 위한 방대한 양의 지식 전달과 평가로 교육현장의 교사들은 매일을 100m 달리기 선수가 되어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우리 교사들에게 교육현장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여유가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교사들이 아무리 힘들고 지쳐 있어도 수업이 잘 되는 날에는, 학생들이 궁금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질문을 하는 날에는, 모든 힘들고 피곤함이 다 사라지는 것은 좋은 수업에 대한 갈증이 늘 잠재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현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팩트(사실)만 주입시키려 하였고 결과만 평가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점점 많아지는 정보의 시대에 팩트만 주입시키는 우리의 교육이 과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 과학교과의 경우 아침에 눈을 뜨면서 수많은 이론과 정보를 마주하고 있다. 우리 교사들보다 더 많은 백과사전과 실시간 위성 정보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인터넷 매체를 통한 정보의 양은 가늠하기…
2017-12-01 09:00‘재벌’, ‘화병’, ‘왕따’, ‘이지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이 단어들이 그대로 영어 사전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왕따돌림’을 의미하는 ‘왕따’는 ‘wangtta’로, ‘이지메’는 ‘izime’로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왕따’, ‘이지메’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따돌림’, ‘집단 따돌림’과 어떻게 다를까? 무엇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따돌림은 따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을까? 한국의 ‘왕따’와 일본의 ‘이지메’는 그 색깔과 수위와 강도가 ‘따돌림’과는 다르다. 괴롭힘의 강도, 가해자의 참여 범위, 피해자의 고통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전 세계적 으로 나타나는 ‘따돌림’으로 분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번 걸려들면 빠져나오기 힘든 왕따의 늪 지독한 왕따에 한 번 걸려든 학생은 그 생을 살기 싫을 만큼 고통의 정도가 심하다. 그래서 자살 시도도 하게 된다. 몇 년 전 필자가 상담했던 고3 여학생은 같은 반 학생 전체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공부를 비교적 잘 하는 데다 행동이 다른 학생과 달리 독특하여 학기 초부터 따돌림이 시작되었고, 여름방학을 지나 2학기에도 지속되었다. 그러다 9월 에 지방에서 전학을 온 전입생과 친하게 지내
2017-12-01 09:00전래동화를 포함한 대부분의 옛이야기 속에는 늘 동물이 나온다. 아예 ‘우화’의 형식으로 동물 자체가 주인공이 돼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도 있지만, 전설·민담·전래동화 등 옛이야기에는 교훈과 미담의 동물이 아니라 매우 상징적으로 동물들이 배치 되고 있어 사람의 심리가 동물들에게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살필 수 있는 좋은 모티브가 된다. 동물에게 투영된 ‘낯섦’과 ‘공포’의 심리 일반적으로 동양의 전래동화에는 호랑이와 여우 등이 많이 나오고, 서양의 경우엔 늑대와 개 등이 많이 나온다. 물론 소나 새, 물고기 등의 등장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보통 서양의 경우는 암소가 많이 나오고, 새 역시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조금 더 자주 확인된다. 그러나 물고기는 우리나라의 ‘잉어공주’, ‘용궁공주’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서양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확인되는 듯하다. 사실 전래동화 등 옛이야기 속의 여러 소재들, 이야깃거리들은 동양과 서양을 일괄적으로 묶어 분석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 이유는 비교 문화적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살아온 역사가 다르고 문화적 풍토가 다르고 실제 자연환경에서도 분명한 다름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분석의 잣대로 전래동화 전체를 바라
2017-12-01 09:001. 들어가는 말 최근 학생들은 미래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학교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점점 꺼리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움을 중단 한다면 지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인성적인 부분에서도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되어 국가의 역량에도 큰 손실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예방하여 부적응행동을 줄이고 학교적응력을 향상시켜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려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인슈타인이 이룬 훌륭한 과학적 성과는 뉴턴이나 갈릴레이 등 거인의 어깨 위에 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처럼, 현재의 축적된 지식을 습득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평가전문가 데이지 크리스토돌루 박사 역시 “미래의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의 종류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체계화된 지식이나 사실들을 가르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비록 아이들이 직업 생활을 할 때, 그 지식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될지라도 현재는 그것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한국교육신문, 2017.9.1., 김승호 재인용). 지난 2016년 말 발표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인
2017-12-01 09:00
세월호 참사 이후 수영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쉽게 생존수영을 익힐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돼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48회 전국교육자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 죽전초 임성욱·현동호·김진욱 교사와 대구 한솔초 권수현 교사가 공동 제작한 교육자료 ‘거꾸로 교실로 익히는 SOS 수상안전교육’이다. 해난사고 발생으로 위험에 놓이거나 인명을 구조할 상황에 대비한 수영법을 짤막한 동영상으로 제작, 모바일 웹이나 QR 코드, NFC 카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초적인 수영장 예절부터 물속에서 가위바위보 놀이를 통한 수중 호흡법, 몸을 새우등처럼 굽혀 물에 뜨거나 똑바로 누워 오래 뜨는 방법, 페트병이나 과자 봉지를 이용한 수영법, 인명 구조법 등 수상안전교육의 핵 심적인 내용들을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밌게 구성했다. VOD나 VR로 활용이 가능한 이런 내용의 웹 콘텐츠가 무려 109종에 이른다. 여기에 생존수영에 대한 교육과정 구성부터 학생용 워크북, 교사용 지도서, 학습지, 평가 자료 등을 체계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제작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수
2017-12-01 09:00
“천국 그 자체였어. 바다 한가운데에서 거북이·상어·가오리와 함께 자유로이 헤엄칠 수 있는 지상 최고의 파라다이스! 세상 어디에도 그런 곳은 없을 거야.” 멕시코에서 만난 한 여행자, 3년째 세계여행 중이라는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려 가게 된 벨리즈의 키 코커(Caye Caulker). 계획에도 없던 곳일 뿐더러 사실 벨리즈란 나라 자체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키 코커는 벨리즈 시티에서 쾌속 보트를 타고 45분 더 들어간 곳에 위치했다. 기다란 타원형으로 생긴 이 섬은 걸었을 때 짧은 지름이 15분 남짓, 긴 지름은 4km 정도 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2km 정도 구간의 작은 섬이다. 날 것 그대로의 생동감 넘치는 나라, 벨리즈 자연 그대로의 섬 위에는 뚝딱뚝딱 손으로 만든 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나무로 된 팻말이라도 하나 세워져 있으면 가게, 그렇지 않으면 가정집이다. 사실 거리의 집들은 너무도 촌스럽고 조잡한 색들의 조합이 틀림없는데 희한하게도 여기처럼 날 것 그대로의 생동감 넘치는 거리를 본 기억이 없다. 도화지의 배경색이 카리브해의 파란색이라서일까? 목이 마르면 그림처럼 서 있는 길거리 야자수 열매 하나를 따 먹으면
2017-12-01 09:00
트렌드가 한 방향으로만 달리는 법은 거의 없다. 하나의 거대 트렌드 안에는 그와 전혀 반대의 파도가 넘실거린다. 페이스북 이 국가간 장벽을 산산조각 낸 세계화 시대에,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멕시코 간의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과학기술이 언제나 ‘새것’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레트로(retro)에 열광한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간 유행어가 있다면 YOLO일 것이다. ‘You Only Live Once’, 이 문장은 ‘한 번 사는 인생이니 너무 무리하지 말자’는 의미로 재해석됐다. 더 이상 사람들은 아등바등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봐야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인간을 이길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뭐 하러 애써” 개천에서 용나는 사례도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뼈 빠지게 노력해서 성공해봐야 인생에 무슨 즐거움이 있겠나 싶은 게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는 앨범 제목과 함께 돌아온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신곡 가사 에는 욜로의 정수가 그대로 담겨 있다. “열일 해서 번 나의 pay / 전부 다 내 배에 / 티끌 모아 티끌 탕
2017-12-01 09:00
몇몇 지인들과 가을 나들이로 ‘금강산 건봉사(金剛山 乾鳳寺)’에 다녀왔다. 건봉사는 진부령과 거진읍 중간에 위치한 고찰이다. 건봉사는 금강산이 시작되는 초입에 위치해 있어서, 그 위치가 남 한임에도 ‘금강산 건봉사’로 불려 왔다. 세월에 순종하고, 역사에 시달려, 흥했던 옛 모습은 간데없는 한적한 고찰이지만, 무심 한 듯 단풍이 붉었다. 건봉사에 가닿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내게는 그것 못지않게 유익한 것이 또 하나 있었다. 그것은 이번 나들이에서 교육과 관련한 화두(話頭) 하나를 얻은 것이다. 일행 중 한 분이신 한국 상담대학원대학교 이혜성 총장이 들려준 이야기 하나가 며칠 동안 내 마음에 감돌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상담학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갔던 이 총장은 가르치는 실천 경험을 얻기 위해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했다. 한 학급이 15명 내외여서 개별화 지도가 가능했다. 학생들의 개성과 적성을 다양하 게 존중하고 길러주려는 미국 교육의 풍토를 익힐 수 있었다. 그런데 학생 하나를 주목하게 되었다. 학교생활의 모든 면에서 좋은 활동을 보이는 아이가 있었는데,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수학 과목이 부진했다. 역사나 과학 과목을 배울 때는 평소 자기가 관심…
2017-12-01 09:00대화가 통하지 않는 십 대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까? 벌써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세상살이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서로가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고도 ‘상대가 끝까지 자신의 의견만을 고수할 때 느끼는 답답함’인데, 이 경우에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일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가 저마다 엇비슷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난 후에 느끼는 답답함이니까 말이다. 이 상황의 주인공을 학생과 교사로 설정하여 유추해보면 어떻게 될까? 서로가 엇 비슷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는 있을까? 수업은 학생과의 대화가 아니다 사실 ‘교사인 나’는 거의 학생과 대화하지 않는다. 아침 조회 시간에 교실에 들어가서 지각이나 결석을 챙기고, 바뀐 시간표를 알려주고, 학교생활의 소소한 상황들 을 얘기하는 것, 종례 시간에 교실에서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고 다음 날 챙겨야 할 것들을 알려주고 청소와 하교를 지도한다. 이런 일을 하는 교사가 틈틈이 학생과 나누는 대화는 대화가 아니다. 교과시간에 수업을 하는 것? 이것도 대화는 아니다. 그렇다면 교사는 언제 학생과 대화를 하는 걸까? 매년 신학기 초에 상담주간을 실시한다. 하지만 소수의 학교를 제외하면 이것도…
2017-12-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