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약소국의 재물로, 당파와 역모사건에 휩싸여, 부왕의 독선이나 야망 때문에, 일반백성보다 못한 처절하고 애달픈 숙명 속에 사라져간 ‘왕이 못된 세자들’- 이들이 분명 한때는 별빛보다 찬란했던 1국의 2인자들이었다. 불행했던 세자들의 삶과 죽음을 재조명한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내겐 너무나 강렬했다. 우리 모두 퇴직이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여정이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한 직장의 2인자이거나 그 방향에 놓여 있고, 또 가족구성 서열로 볼 때 2인자이거나 그 부모이며 1인자의 자녀 또는 형제이기 때문에. 이 책은 ‘영조실록’ ‘한중록’ 같은 수많은 사료와 단행본 ‘세월이여 왕조여’ 같은 수 십 권의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조선의 세자 27명 중 왕이 되지 못한 12명의 2인자들에 관한 역사이야기이다. 애절하고 때로는 비통했던 생애를 들여다보면 왕조시대 세자의 운명이란 결코 화려하거나 행복하지 않았다. 창의적 능력의 발휘나 능동적 이상실현과는 먼 막중한 의무와 복종, 수동적 대리청정이나 모범적 예절 강요의 틈바구니에서 역사의 풍파를 헤쳐가지 못하고 희생된 꽃봉오리였다. 뒤주안에 죽는구나 불쌍한 사도세자/ 꽃피는 청춘도…’ 가요로 친근해진 이름 사도세자,…
2009-05-31 09:00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이 소통을 이루도록 하는 게 길이다. 길이 산업발달을 주도하게 되면서 사람 사는 곳이라면 터널을 뚫어서라도 산간오지마을까지 사방을 연결시켰다. 초짜 운전자가 여행길에 나설 만큼 교통 여건이 좋아졌지만 국토의 70%가 산이라 아직 외진 곳에 숨어있는 마을들이 많다. 오지마을의 대부분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양 자연환경과 인심이 옛 그대로다. 그래서 터널 주변이나 대로변에 있는 마을보다 굽이 끝이나 고개 너머에서 만나는 산촌마을에 더 정이 간다. 호수를 바다로 생각하는 내륙도 충북, 그중에서도 대청호를 끼고 있는 문의면 벌랏마을(소전 1리)이 그런 산촌마을이다. 대청호반에 깊숙이 숨어있는 오지마을이라 문의면소재지에서 승용차로 40여분 좁고 험한 고개를 넘고 굽이를 돌아야 한다. 하지만 마을까지는 소로 쟁기질하는 시골풍경이나 수면에 햇살을 머금은 호수의 풍경이 이어져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청주부근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놀란다. 마을 입구의 높은 언덕에서 돌탑과 방문객을 환영하는 안내판을 만난다. 안내판에 마을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자연그대로 골짜기에 숨어있는 벌랏한지
2009-05-31 09:00스승의 날을 맞아 아침 일찍 내 책상 위에 몇 년째 잊지 않고 보내오는 화분이 놓였다. 반갑고 고맙지만 부담스럽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전화로 “고맙네. 올해가 마지막이야. 내년엔 내가 없으니 절대 보내지 말게”라고 당부하는 전화를 건다. 중학교 때 산골에서 담임이었던 내게 화분을 보내온 그는 지금 대학교수이다. 그리고 자리를 비운 사이 내 책상 위에 요즘은 받기조차 어려운 편지 한통이 놓였다. 비록 편지봉투도 없고 연필로 쓴 초라한 작은 편지지만 학생의 담임도 국어선생도 아니어서 시간 중에 편지쓰기를 가르친 적도 없는 내게 편지를 보내다니 너무 반갑고 어떤 선물보다 값어치 있는 귀중한 정성이란 생각이 들어 아침부터 괜히 기분이 상쾌하다. 내용은 이랬다. 이장희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OO입니다. 아직은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지금 조금은 어색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선생님께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선생님과 대화를 많이 할 것입니다. 여태까지의 멘토링 선생님과는 별로 해 본 게 없습니다. 저는 졸업하기 전에 선생님과의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선생님도 올해로 마지막이라고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제자이자 선생님의 후배로 남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에 나오기 전에 할
2009-05-30 08:16맹자의 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 2장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어느 날 맹자가 양의 혜왕을 만났을 때 왕은 연못가에 서 있었다. 좌우에 있는 기러기와 사슴떼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어진 사람도 역시 이런 것은 즐겨합니까?(賢者亦樂此乎?현자역락차호)라고 물었을 때 맹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진 자라야 이런 것을 즐겨한다. 어질지 못한 자는 이런 것을 가지고 있어도 즐길 줄을 모른다.(賢者而後樂此, 不賢者雖有此, 不樂也.(현자이후락차,불현자수유차,불락야) 맹자께서는 현자의 즐거움에 대하여 가르치셨다. 왕께서는 맹자를 현자(賢者)라고 불렀다. 賢者(현자)는 어진 사람이라고 보통 말하는데 여기서는 어진 사람보다 현명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낫다. 배움을 끊임없이 하는 자라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자라 할 수 있다. 양혜왕은 배우는 이는 배움에 찌들려 즐기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맹자의 가르침은 예상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나라를 다스리는 여유가 있는 자만 자연과 주위의 환경을 보고 즐기는 줄 알았지만 맹자께서는 배우는 자만이 주위의 자연과 환경을 보고 즐거워한다고 하였다. 한 수 위였다. 좌우에 있는 연못이나 공
2009-05-30 08:16오래전에 수학여행단을 태운 버스가 기찻길의 건널목에서 열차와 충돌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희생당한 사건이 있었다.그 이후로 초, 중학교에서는 한동안 수학여행이 사라졌었다. 수학여행 금지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로 다시 수학여행을 다녀왔었지만, 중학교 시절에는 수학여행에 관한 추억이 없다. 학교인근으로 소풍만 다녀왔을 뿐이다. 주5일 수업제의 영향으로 소풍을 가는 학교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매년 학교교육계획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수련활동과 체험활동(수학여행)이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수학여행이 매우많이 활성화되어있다. 중학교에서는 수학여행을 갈 수 없도록 되어있었으나, 어느때부터인가중학교도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들이 많아졌다.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해외로 떠나던 수학여행이 국 내,외의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자연스럽게 국내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들이 많아졌는데,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의 진원지는 같은 장소에 많은 학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의 수학여행 장소로는 제주도가 단연 최고로 꼽힌다. 그런데 제주도는 수학여행지로는 적격지이지만,…
2009-05-30 08:15
5월 29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본교 과학동 국어과 교실에서 두 시간 동안 독서토론회가 진행되었다. (가)와 (나)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점을 비교서술하고, (가)와 (나) 중 한 관점을 택하여 다른 관점을 비판하고 과학기술을 인식하는 올바른 태도를 서술하라는 문제로 40여명의 학생들은 글을 쓰고 서론의 의견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들은 시군대회를 거쳐 도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2009-05-30 08:15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 쉬고 있는데 몇 녀석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뭔가 내민다. 입가엔 웃음이 가득하다. “선생님, 이것 좀 봐주세요.” “그게 뭔데?” “흐흐, 이거 우리가 쓴 시거든요. 우리 반 애들 여석 명이 썼어요. 누가 잘 썼는지 읽어 보시고 등수를 매겨주세요.” 녀석이 내민 종이를 펼쳐보니 연필과 볼펜으로 시가 적혀 있다. 시를 슬쩍 훑어보면서 ‘이 놈들 엉뚱한 녀석들이네. 갑자기 웬 시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는데 예의 종이를 내민 녀석이 말한다. “여기 장난 아니에요.” “맞아요. ‘야자시간’를 가지고 저희가 심혈을 기울여 쓴 거에요.” “네, 그러니까 꼼꼼히 읽어보고 누가 잘 썼는지 이야기 해주시고, 왜 그런지도 알려주셔야 해요. 이따 5교시 저희 반 수업이니까 그때 꼭 말해주세요. 히히.” 그리곤 밖으로 나가버린다. 무슨 내기 한 거니? 하고 물어도 그냥 실실거리기만 한다. 뒤꽁무니만 내놓고 가는 녀석들에게 장난스레 ‘짜식들, 망둥이처럼 찾아와서 숙제만 내주고 가네.’ 했더니 손을 흔들며 ‘이따 뵈요.’ 한다. 5교시가 시작하려면 20분 정도 남았다. 세수를 하고 와서 녀석들이 놓고 간 ‘시’라는
2009-05-29 18:46
2학년 12명 꼬마들이만든 조기와 서거하신 대통령 할아버지께 쓴 편지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이라던 아이들 5월 26일 방과후학교글쓰기 프로그램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1,2학년 17명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는 날이었습니다. 자기 소개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과 가장 슬펐던 일, 자기의 장점과 단점, 특기 등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공부를 하였습니다. 발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자기 작품을 들고 나와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반 재원이가 가장 슬펐던 날이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겨우 아홉 살 꼬마에게 그렇게 슬프게 각인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어떤 식으로든지 공부 시간에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보다 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아픈 상처로 남았을 대통령의 서거 사건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국민장을 치르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바른생활 과목과 연계시켜서 시사 교육도 하고 죽음의 문제를 다루기로 했습니다. 먼저, 나라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해 태극기 사용을 지도하기 위해 물어보았습니다. 태극기도 없는 아이들 "얘들아,…
2009-05-29 18:46과거도 그랬듯이 미래는 더욱 빠른 정보화 사회로 변화의 물결이 요구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니까 구태의연한 우리들의 사고(생각과행동)방식도 과거와 같은 패러다임으로는 새 시대를 살아 갈 수 없으므로 국민 모두의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들의 이기적인 집단의식이나 행동은 국가의 장래를 좀 먹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므로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의식과 행동변화가 요구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받아드리려고 국민들로부터 지탄과 저항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의식변화를 위한 개혁과 혁신을 주도한 지난 정부들의 노력을 재조명 해 보고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의식변화는 한 마디로 개혁이나 혁신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고, 한 수레바퀴 안에서 공존할 때만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개혁은 각종정책을 입안하는 해당기관이 해야 할 일로 제도나 법을 고치거나 제정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혁신은 만들어진 제도나 법을 자기 수준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느 국가든 위기에 처했을 때 국난극복을 하거나 발전된 국가의 원동력은 교육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동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교육을 개혁하거나 혁신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국민의
2009-05-29 18:45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책은 외로움을 달래기에 제격이었다. 나에게 재미를 주고 앎의 세계로 이끌었다. 고등학교 때 잿빛 가슴앓이를 심하게 할 때도 책과 함께 했다. 그때 공부는 멀리 가 있었고, 감성도 푸석푸석하게 메마르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책은 친구이고, 연인이었다. 책 읽기는 대학의 학과 선택도 쉽게 했다. 국어교육과에 갔다. 그리고 문학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평생 책에 의지하고 산다. 지금도 책이 아니면 한 걸음도 못나가는 어린아이다. 책을 들면 일상과 단절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마음도 편안해진다. 책 앞에서는 몸은 순결해지고, 나는 한없이 겸손해진다. 책을 들면 미지에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설렘이 인다. 최근에도 나는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라는 책을 만나고 마음이 한없이 부유해졌다. 이황은 경북 예안현(오늘날의 안동시)에서 7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가 사망하여,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야 했다. 이황은 열두 살 때부터 숙부에게서 학문을 배웠다. 그는 1528년(중종 23)에 소과에 입격하고, 승진을 거듭했다. 사화가 일어나자 화를 입어 한때 파직되었다가 복직하였으나
2009-05-29 0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