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우리에게 교육이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서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독일 교육은 달랐다. 일단 교육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었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심이었다. 즉, 교육이란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것, 행복한 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창조적 파괴, 과학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다 16세 소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빛을 같은 속도로 따라가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빛도 정지하여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으로는 가능한 ‘멈춤 빛’은 진동하지 않는 전자기파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전자기학(電磁氣學)과는 충돌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아닌 극한 상황까 지 설정하여 두 이론 간의 대칭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1905년, 26세가 된 아인슈타인은 수많은 실패와 고뇌 속에서 소년 시절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 ‘관측자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모든 관찰자 에게 빛의 속도가 일정하게 관찰된다’는 대담한 가정이다. 관찰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으로 빛의 속도가
2018-04-02 09:00조선시대의 ‘유산가(遊山歌)’처럼 산천경개 구경하기 딱 좋은 시절. 그것이 4월이다! 남녘에 상륙한 현란한 융단은 하루가 다르게 북상한다. 진달래·벚꽃·유채꽃·개나리·튤립 등 온갖 화초들이 폭죽을 쏘듯 각개약진을 한다. 절기로도 5일이 청명(淸明), 20일이 곡우(穀雨)이다. 무지개 핀 하늘에서 종달새가 노래하고 산비둘기가 뽕나무 가지에서 깃을 터는 시기이다. 그런데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주리라’는 시 구절은 무슨 상징일까. 예언처럼 4월은 만우절과 부활절이 겹치면서 아이러니하게 시작한다. 절대 잊지 못할 수많은 4월의 역사 먼저 4월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제주 4·3사건이 발생한 달이다.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건이 일어났고, 인혁당 사건의 피고인들이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것도 4월이며, 1919년에는 제암리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였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대지진으로 1,000명 넘게 사망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한항공이 러시아 영공 근처에서 격추당한 사건이 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것도 4
2018-04-02 09:00
16년 동안 특수교사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참 많다. 그런데 유독 이날 의 기억은 떠올리는 즉시 그 장소, 그 시간으로 이동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생생하 다. 아마도 내 교직 경력에서 가장 가슴 아프고, 절망적이었던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 다. 그 날은 나의 첫 발령지에서의 2년 차, 2003년 어느 날이었다. 통합학급 속 내 아이는 외딴 섬 같았다 경수(가명)가 울면서 특수학급을 찾아왔다. 왼쪽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온 것을 보니 친구와 다툰 것 같았다. 이유를 설명하는데, 울면서 말을 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그 상태로 교실에 보낼 수는 없어 담임교사와 교과담당교사에게 상 황을 알린 후, 경수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합학급 친구들이 장난을 쳤거나, 서로 오해가 있어 다퉜나 하며 평소처럼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그 아이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나의 예상을 한참 벗어나 버렸다. “친구가 손가락으로 오라 했어요. 갔더니 제 얼굴을 때렸어요. 제가 째려봤더니 ‘어 제 꿈에서 네가 내 뺨 때렸잖아. 아 씨~, 아직도 짜증 나’라고 했어요.” 경수가 겨우 울음을 그치고 훌쩍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수의 두서없
2018-04-02 09:00헌법개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교육과 교원 알려진 대로 현재 헌법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 간다면 6월 13일 지방선거 날 헌법개정안도 국민투표에 붙여질 것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 10월 개정된 이래 30년간 시행돼 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국민의 의식도 당시와 많이 달라진 만큼 헌법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왔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2016.12 〜 2017.12)이며 이를 확대·개편하여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다. 그러나 헌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교육과 교원에 관한 사항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는 특별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문위원단 구성에서부터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위원장 3명과 위원 46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은 1, 2소위원회로 나눠 각각의 업무영역을 구분했지만 교원과 교육에 관한 사항은 없었다. 물론 특별위원회가 대통령 권한의 분산 등 주로 권력관계 변화에 초점을 두고 출범 했지만 이번이 교육계로서도 교직사회의 염원을 헌법에 반영할 모처럼
2018-04-02 09:001. 머리말얼마 전부터 학교 교원으로 15년 이상의 교육경력만 있으면 학교장으로 임용하겠다고 하는 교육부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임용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과 함께 일선 학교 현장 및 관련 단체의 많은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발상과 추진은 학교의 교원들이 경력직 공무원에 속하면서 특정직 공무원이라는 교원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간과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교원이라 함은 공·사립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교사(교수)를 비롯하여 원장(감), 교장(감), 총(학)장도 교원에 해당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시·군·구 단위 교육지원청, 연수(교육)원에 소속된 장학사·교육연구사, 장학관·교육연구관의 경우 본래 교원 출신이라 하더라도 교원에서 다른 직렬로 전직하였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에는 해당하지만 교원은 아니다. 이들이 학교로 다시 전직하여 돌아갔을 때 비로소 원래 교원의 위치로 돌아간다. 이번 호에는 일반 교원이나 교육전문직들이 교원 임용 일반에 대한 내용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전문직 전형을 위한 인사행정 업무 실무 특강으로 교원의 임용 일반과 교원의 신
2018-04-02 09:00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을 읽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노란 동백꽃’이 나오는 것이다. 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드기 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 그 틈에 끼어 앉아서 점순이가 청승맞게시리 호드기를 불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놀란 것은 고 앞에서 또 푸드득 푸드득 하고 들리는 닭의 횃소리다. 필연코 요년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 또 닭을 집어내다가 내가 내려올 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 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첫 번째는 남자 주인공이 산에서 나무를 해 내려오는데 점순이가 호드기(버들피리) 를 불면서 닭쌈을 붙이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마지막 부분으로 점순 이가 남자 주인공을 떠밀어 동백꽃 속으로 쓰러지는 장면이다. 동백꽃은 붉은색이 대 부분이고 어쩌다 흰색이 있는 정도다. 그런데 김유정은 왜 노란 동백꽃이라고 했을까. 김
2018-04-02 09:00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초연결·가상현실 등 의 새로운 과학기술이 쏟아지면서 세계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누군 가 대신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 을까? 과학 교사로서 찾은 뻔한 정답, 학생 참여 수업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과 생명공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와 발전 은 유례없는 속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 이 시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교육이 아 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에 대한 학문 적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기초 소양을 함양하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입시를 눈앞에 둔 수많은 수험생은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2018-04-02 09:00기술 분야의 혁명이 개인의 삶과 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능력은 무엇일까?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호주 등 15개국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복합문제해결능력(complex-problem solving skills)’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WEF,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복합문제해결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은 복잡하고 현실적인 환경에서 새롭고 확실하게 정의되거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의미한다. 복합문제해 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굳건한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해결책의 영향을 받는 다른 요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최상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 요구된다. 복합문제해결능력을 교실 수업에서 가르치고자 할 때 부딪치는 문제는 ‘교실 환경에서 제시되는 문제 상황과 현실 세계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 상황이 질적 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문제해결교육에 사용되는 문제 상황은 ‘구조적이고 잘 정의된’ 반면, 실제 생활의 문제는 종종 ‘비구조적’이다. 따라서 실
2018-04-02 09:00소프트 스킬은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이다. 지난 호에서는 인공지능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인류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스킬의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감성 영역과 관련성이 높은 소프트 스킬 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교육은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라고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까지의 교육활동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의 기억력에 비중을 두는 지필평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다. 그래서인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가 공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으 로 표현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습된 지식이나 정보를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라는 의미의 소프트 스킬이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 스킬이 인공지능시대 교육의 핵심역량 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표현해주는 자료가 있어 소개하면 그림 1과 같다. X축은 지식 기반의 정보를 표현하는 축으로 인지(intelligence)라 표현하기로 하고, Y축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오감을
2018-04-02 09:002학기 첫 시간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다. 국어수업 전반에 관한 질문, 학습활동(배움)에 관한 질문, 국어선생님에 관한 질문, 2학기 설계에 관한 질문. 이렇게 4가지 소주제로 이루어진 설문지였다. 아이들은 재미있고, 활동적인 수업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또 교사의 칭찬이 아이들을 얼마나 춤추게 하는지도 알았다. 어려워서 하기 싫고 힘들었지만 그것을 이뤄냈을 때의 성취감을 표현해 준 아이, 교사가 강조하는 것이 지식적인 것보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 정답이 아닌 답을 탐색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줘서 눈물 나게 고마웠다. 아이들의 쓴소리가 있어야 내가 더욱 성장할 수 있다. 고로 쓴소리와 단소리 모두 나에게 격려와 힘이 되어 준 고마운 말들이었다. 수업 의도 및 수업 디자인 이번 수업은 아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스토리큐브라는 교구를 활용하여 디자인하였다. 문학작품을 비롯한 여러 글을 읽을 때 사람들은 자기만의 관점으로 매우 다양한 해석을 하게 된다. 같은 대상이라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하나의 문학작품을 다양하게 해석해 보고 동일한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으로 쓴 글을 비교해 보도록 했다. 작품을 감상할
2018-04-0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