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은 신임교사 20여 명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남자교사는 총경력 21년차인 K선생님 이었다. 이 학교가 고양시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이기도 하지만, 신도시쪽이 아니라 옛날의 전통을 지켜온 동네에 있기에 비교적 조용한 생활을 바라는 아이든 교사들이 모여들기 때문이었다. K선생님은 평생토록 별로 해보지도 못한 체육주임에 도 체육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로 활동을 하여야 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다. K선생님이 교직생활을 시작한 것이 64년이니까 만 21년이 되는 해이지만, K선생님은 체육을 담당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다만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주어진 책임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985년은 우리나라가 88올림픽은 유치한 이래로 가장 체육에 대한 열성이 왕성하고, 온 국민이 체육에 미쳐가고 있을 때이었으니 각종 체육행사가 봇물 터지듯 정신없이 추진되고 있을 무렵이었다. 전국적인 체육행사는 물론이고, 시도별 체육행사와 시군별 체육행사가 맞물려서 가장 바쁜 사람이 체육주임이었다. 지금처럼 체육전담이나 체육주임은 학급 담임이나 다른 업무를 맞지 않는 그런 배려 같은 것도 없던 시절이었다. 5학년 45명의…
2018-04-02 09:04문재인 정부는 최근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해 직접 챙기겠다고 공약했고 실제 당선 후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시적ㆍ외현적 일자리 대책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사회에서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정책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생산과 소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소득을 창출하는 체제의 자연적 순환에 따른 이윤 창출이 기본인데, 이를 국가 예산으로 해결하겠다는 소위 ‘보여 주기식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 밚다. 이번에 정부가 특단의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발표한 내용 중에는 젊은이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소득세를 5년간 면제해 주고 청년 추가 고용 중소기업에 장려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 등이 골자다. 소득세 전액감면과 월 10만원의 교통비 지급, 전월세 지원 확대를 통해 청년의 연간 실질소득을 1,035만원 늘리고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연간 900만원의 채용장려금도 주기로 했다. 추경 편성으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한 뒤 4조원 안팎을 쏟아부으면 2021년까지 최대 22만명을 추
2018-04-02 09:03
14인의 인문학자가 전하는 자신과 세상을 견디는 법, 7가지 여행하는 삶, 앎을 좇는 삶, 꿈에 이끌린 삶, 변혁하는 삶, 공감하는 삶, 유배당한 삶, 읽고 쓰는 삶 특이점 시대의 공부, 인문학 「특이점(singularity)은 물리학에서 부피는 0으로 수렴하고 질량은 무한대로 커져 블랙홀이 되는 순간을 의미하는 용어다. 하지만 최근에는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점을 지칭하는 말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는 책에서 사용한 개념(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미래학자들은 특이점 시대의 AI는 직관과 감정 등 인간 고유의 것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이점 시대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인간은 20퍼센트만이 진짜 직업을 갖게 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가짜 직업으로 살아갈 거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까지 속속 발명해 왔다. 대부분의 노동을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산업화 시대에나 필요했던 거의 모든 직업군은 서서히 사라
2018-04-02 09:02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석 같은 책이 있다. 바로 이번영 작가의 역사로 남은 조선의 살인과 재판이다. 평소 임상병리사에 관심이 많은 터라 이 책의 발견은 필자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그 이유로는 임상병리사가 혈액과 체액, 분비물 등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직업으로 범죄현장에서 미량의 혈흔으로도 범인을 찾아내는 활동도 임상병리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조선시대 나름의 과학적 지식으로 시체를 부검하여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부검(剖檢)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사람이 죽었을 때,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에는 시체를 해부해 부검을 하지만, 당시에는 죽은 사람의 몸에 칼을 대지 않고도 사인을 잘 가려냈다고 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현대의 부검 술식(剖檢術式)은 우선 시신의 상태에 따라 다르고 의사 나름대로의 방법도 있으나, 표준 방식은 흉복부를 양쪽 어깨부터 치골까지 이어서 Y자 형으로 절개하고, 절개부위를 정리한 후 늑연골을 절단하여 흉골을 제거해 내장을 드러낸다. 그 후 장기를 적출하는데, 심장 - 폐 - 간 - 비장 - 위 - 신장 - 췌장 순으로 적출하고, 각 장기의 무게를 잰 뒤 조직을
2018-04-02 09:02문제 ○ 초·중등교육법 제59조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사람이 초등학교·중학교 및 고등학교와 이에 준하는 각종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려는 경우에는 따로 입학절차, 교육과정 등을 마련하는 등 통합교육을 하는 데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조 6호에 의하면, ‘통합교육’이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 학교에서 장애유형·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 ○ 교육기본법 제18조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체적·정신적·지적 장애 등으로 특별한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자를 위한 학교를 경영해야 하며, 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고 특수교육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 최근 교육 당국과 학교 현장에서 통합교육의 중요성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통합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수학생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일반 학생들과 교사들의 장애우에 대한 인식과 공동체의식 등이다. ☞ 이와 관련하여 학교 현장에서 실시되고 있는 통합교육의 중요성과 통합교육
2018-04-02 09:00문제 다음은 중학교의 두 학급풍토에 대한 사례이다. 제시문의 A 학급문제의 원인을 잠재적 교육과정과 영교육과정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제시문과 같은 A 학급풍토의 원인을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에서 분석하시오. 그리고 A 학급문제의 해결방안을 하버마스(Habermas)의 의사소통행위론 의 관점과 아이즈너(Eisner)의 예술적 교육과정의 관점에서 논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사례 1] A학급은 매우 산만하다. 담임교사보다 일찍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떠들기 일쑤다. 아침조회에서 교사의 전달사항에 대해서는 조용히 경청하지만, 구체적 상황에서의 교사 지시에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A교실에서 수업한 대부분의 교과담당교사들은 소극적이고 반항적인 학급 분위기 때문에 수업 진행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많은 교과담당교사들은 A학급을 ‘문제 학급’이라고 부른다. [사례 2] 이런 이유로 교사들은 A학급에서 수업할 때는 수업목표에 충실한 수업, 학생중심수업을 진행하기 보다 수업시간을 때우는 방식으로 무성의한 수업을 하곤 한다. 이는 학생들의 소극적 수업태도에도 원인이 있지만, 학생에 대한 교사의 낮은 기대와 무관심이 크
2018-04-02 09:00
돈이 없어 하루 한 끼로 때우고, 정기 승차권 한 장을 여러 명의 친구와 돌려써야만 했던 가난한 유학 시절에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내 감성의 자극제는 유수의 브로드웨이 공연이었다. 안 먹고, 안 입으며 악착같이 모은 쌈짓돈으로 보는 공연이었기에 하나를 예매하더라도 실패하지 않을 탁월한 선택이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당시 공연을 보는 기준으로 삼았던 건 전통성과 규모. 몇 십 년 씩 이어져 내려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공연들은 결코 날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다. 뉴욕에서 지내는 동안 수많은 공연을 봤지만 내 선택은 늘 옳았다. 열정을 되찾게 한 사진 한 장 가난했지만 하루하루가 신나고 감성 충만했던 3년의 유학 생활을 끝내고 돌아 온 한국. 물질적으로는 훨씬 풍요로워졌 지만 감성적으로는 매우 지루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어제와 똑같은 일과를 마친 후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에 올라오는 글과 사진을 훑어보는 게 감성 충전의 고작인 나날들… 그러던 어느 날, 한 장의 사진을 놓고 싸이월드에서 흥미로운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그건 호수 한가운 데에 피어오른 듯 떠 있는 무대 위 공연을 찍은 사진이었다. 먼 하늘엔 붉은 노을이 지고, 드넓은 호수 가운데
2018-04-02 09:001. 머리말얼마 전부터 학교 교원으로 15년 이상의 교육경력만 있으면 학교장으로 임용하겠다고 하는 교육부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임용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과 함께 일선 학교 현장 및 관련 단체의 많은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발상과 추진은 학교의 교원들이 경력직 공무원에 속하면서 특정직 공무원이라는 교원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간과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교원이라 함은 공·사립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교사(교수)를 비롯하여 원장(감), 교장(감), 총(학)장도 교원에 해당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시·군·구 단위 교육지원청, 연수(교육)원에 소속된 장학사·교육연구사, 장학관·교육연구관의 경우 본래 교원 출신이라 하더라도 교원에서 다른 직렬로 전직하였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에는 해당하지만 교원은 아니다. 이들이 학교로 다시 전직하여 돌아갔을 때 비로소 원래 교원의 위치로 돌아간다. 이번 호에는 일반 교원이나 교육전문직들이 교원 임용 일반에 대한 내용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전문직 전형을 위한 인사행정 업무 실무 특강으로 교원의 임용 일반과 교원의 신
2018-04-02 09:00
“음악수업이요? 보기엔 쉽죠. 노래 부르고, 악기 두드리고, 하지만 막상 해보면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한때 음악교사가 된 걸 후회할 만큼 힘든 적도 있었어요.” 초등학교 음악교사인 이민아 씨(세종 금남초)는 수년 전 초임 발령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교대에서 음악을 전공한 탓에 누구보다도 ‘음악수업’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음악수업은 미로에 갇힌 기분이었다. 열심히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아이들은 멀어져 갔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수록 자괴감은 깊어갔다. ‘이게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스며들었지만, 마땅히 물어 볼 데도 없었고 용기도 선뜻 나지 않았다. ▲ 세종음악수업탐구공동체 교사들. 왼쪽부터 길다혜, 정서희, 이민아, 오승민, 김혜원 교사 올해 교직생활 4년 차인 정서희 교사(세종 도담초)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대학 시절 꿈꿨던 음악수업은 발령 첫날 여지없이 깨졌다. 수업 전 나눠준 악기엔 관심도 없고, 반주에 맞춰 춤도 춰 봤지만 아이들은 노래조차 잘 따라 부르지 않았다. 정확한 음정과 박자, 피아노 연주까지 못 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가르치는 것은 대학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달랐다.…
2018-04-02 09:00기술 분야의 혁명이 개인의 삶과 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능력은 무엇일까?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호주 등 15개국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복합문제해결능력(complex-problem solving skills)’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WEF,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복합문제해결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은 복잡하고 현실적인 환경에서 새롭고 확실하게 정의되거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의미한다. 복합문제해 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굳건한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해결책의 영향을 받는 다른 요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최상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 요구된다. 복합문제해결능력을 교실 수업에서 가르치고자 할 때 부딪치는 문제는 ‘교실 환경에서 제시되는 문제 상황과 현실 세계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 상황이 질적 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문제해결교육에 사용되는 문제 상황은 ‘구조적이고 잘 정의된’ 반면, 실제 생활의 문제는 종종 ‘비구조적’이다. 따라서 실
2018-04-0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