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이 SNS에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며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교사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표현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엄연히 재택근무다.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긴급한 업무 처리를 위해 학교에 출근하는 때도 많다. 출근하지 않는 교원들도 메신저를 통해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비록 집이지만 업무 강도는 학교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다. 필요 공문을 기안하고, 결제 상신을 하며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새 학기 교육 준비를 위해 아이들이 배워야 할 성취기준 재구성 작업도 벅차다. 담임 교사는 아직 만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전화 상담을 하며 학습 등 생활 코칭을 하기도 한다. 비판이 쏟아지자 교육감은 코로나 국면에서도 교사들이 학교에 나와서 일도 하고 있고 행정실 직원들도 고생하고 있는데, 오해를 생기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개학이 연기되면서, 일부 교육공무직원들이 봉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하는데 초점이…
2020-03-25 10:56경칩이 지났다. 와글와글 아이들 소리로 가득 찼던 운동장엔 봄 햇살이 정적을 쓸고 소담스럽게 자라난 토끼풀과 쑥, 진홍빛 꽃을 피운 광대나물이 빈 화단을 차지하고 있다. 봄이 되었지만 교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인 출입 통제란 입간판만 덩그러니 서 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소군원이란 시에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은 ‘오랑캐 땅엔 풀과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은 왔으나 봄이 아니다’란 뜻으로 동방규가 오랑캐 땅에 끌려간 등소군을 서러워하며 한 말이다. 요즘 이 말이 실감 난다. 계절은 분명 봄이건만 우리의 마음엔 봄이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작년보다 더 어여쁜 모습의 봄꽃이 찾아왔건만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하는 봄이 참으로 서럽다. 춘분을 앞두고 낮은 길어지고 햇살은 두꺼워진다. 낮 동안 데워진 공기는 오후가 되면 봄바람을 풀어 놓는다. 봄을 가까이하고 싶어 꽃집 문을 열고 후리지아꽃 한 묶음을 들고 나선다. 한 발을 내딛는 순간 꽃집 주인의 한숨 같은 바람이 노란 꽃봉오리를 휘감아 내달아 간다. 이게 다 코로나19와 전쟁 때문이다. 전쟁은 총알이 날아다니고 미사일을 쏘
2020-03-25 10:55‘우리의 삶에서 종교란 무엇인가?’ ‘바람직한 종교는 어떤 모습인가?’ ‘주일 종교 활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가?’ ‘진정한 목회자와 성직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신앙은 인간의 삶보다 우위에 있는 특별한 가치인가?’ 요즘처럼 힘겨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견뎌내며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사색에 잠기는 경우가 많다. 그 속에서 마음속의 질문은 꼬리를 물며 답을 구하고자 애를 쓸 것이다. 이미 보편화된 질문으로 이론화되었거나 도그마로 정착이 되었지만 특수한 현실에 부딪히며 다시금 재고해 볼 문제이다. 종교의 역할에 대하여 실생활과의 연계 속에서 깨달음(계시)을 얻는다면 이 또한 신의 의도일 것이다. 지금 전국의 사찰이나 성당, 교회는 집단 활동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 기간 종교행사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 반드시 주일 종교행사를 지켜야 한다며 강행하는 종교 단체도 있다. 어느 목회자는 특정 종교모임에 참석하면 있던 병도 나을 수 있고 치유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안타깝게도 그 기저에는 현 정부에 대한 배척을 주장하며 극우 보수 정권
2020-03-25 10:48남녘의 봄꽃은 처연하게 아름답습니다. 희고 붉은 매화 꽃잎은 하롱하롱 지고 있고, 붉은 동백은 붉은 꽃송이가 뚝뚝 떨어져 내립니다. 봄꽃이 무수히 피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밭에 새싹조차 내밀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합니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시절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쓰입니다. 좋은 시절이 왔어도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 여의치 못하다는 의미로 지금의 상황에 잘 어울립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은 전한시대의 미인 왕소군을 소재로 지었다고 합니다. 왕소군은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의 궁녀로 절세의 미녀였다고 합니다. 원제는 후궁들이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모연수(毛延壽)라는 궁중화가에게 후궁들의 초상화를 그려 바치도록 하여 마음에 드는 후궁을 낙점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궁들은 뇌물을 주면서 잘 그려주도록 간청하였는데, 왕소군만은 뇌물을 주지 않아, 모연수는 그녀의 얼굴을 매우 추하게 그려 바쳤으므로, 황제는 왕소군을 곁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흉노족의 왕 호한야(胡韓耶)가 한나라궁중의 여인을
2020-03-16 09:14지난 일요일 광명역 인근의 서독산(書讀山), 가학산(駕鶴山)을 다녀왔다. 아내, 처형과 함께.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의 등산은 괜찮다고 보았다. 아파트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곧바로 서독산 입구로 이어진다. 안내 푯말의 서독산, 가학산 이름이 낯설다. 친근하지 않다. 처음이라 그럴 것이다. 계단을 오르며 만난 첫 야생화는 제비꽃. 그런데 꽃 주위 낙엽이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제비꽃을 보이게 하려고 덮었던 낙엽을 치운 것. 이것 제비꽃 생육에 좋을까? 현재 이 제비꽃 생육상태는 좋은 편이 아니다. 이 행동 사람 중심의 생각 아닐까? 아내는 흩어진 낙엽을 다시 제비꽃 주위에 놓아둔다. 두 번째 만난 야생화는 노루귀. 부사(府使) 묘소를 지나니 등산로 오른쪽에 나타난다. 노루귀 군락지다. 꽃 색깔이 분홍색인데 진한 정도가 다르다. 흰색 노루귀도 있다. 이야생화를 보고 생각한 것은 첫째, 어떻게 여기서 자생하고 있을까? 둘째, 연약한 줄기가 어떻게 무거운 낙엽 사이로 비집고 올라왔을까? 셋째, 추위를 이겨낸 강인함과 생명력은 자연의 경외감이다. 서독산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가학산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우측에
2020-03-16 09:14뒤늦게 찾은공부할 권리 겨울나무들은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시원하게 서서 어두컴컴한산책 길을 반겨줍니다. 마치 거인들이 서서 맞아주는 듯한 이른 아침 풍경은 늘 나를 압도하곤 하지요. 나무로 태어난 숙명을 완벽하게 해내고 침묵으로 말을 하는 우람한 나무들이 지난 시간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들을 자랑하며 묻습니다. 교사라는 옷을 벗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일상 앞에 내가 드러낸 가지들이 너무 초라하지는 않은지 엄숙하게 묻고 있으니! 아침마다 숙제를 하듯 그 질문에 답할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이제 자유인으로살며 설레는 마음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공부'임을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저에게 '공부'는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해야 했던 숙제였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을 여유도 없이, 무조건 달려야했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재미는 사치스러운 언어였습니다. 오직 그 길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외길이었습니다. 일하기 위해, 돈을 벌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운명처럼 받아든 그 길이 어느 새 41년 저 뒤로 긴 그림자를 새겨 놓았습니다. 이젠 아무도 나를 일터로 내몰지 않을 지점에서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생각으로 2020년을 시작하며 '공부할 권리
2020-03-16 09:13올해의 작은 소망 하나!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백두산 야생화 너도개미자리 꽃보기. 언제 백두산 가서 야생화 하나 슬쩍 했나? 아니다. 백두산 천지 구경하러 다섯 차례 정도 간 적은 있어도 식물을 가져 온 적은 없다. 진정으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혼자 보려고 캐가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보게 하는 것이 공익적이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다. 그럼 백두산 야생화가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을까? 작년 10월 국립수목원을 탐방한 적이 있었다. 수원가로수시민봉사단 연수에 동참한 것. 거기 화분만들기 실습에서 너도개미자리 화분 하나 만들어 선물로 가져왔다. 그 자생식물 우리 아파트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잘 자라고 있다. 장소도 옮기고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바꾸었다. 국립수목원은 작년 10월 ‘백두산 자생식물 너도개미자리 시범재배 성공’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야생화 농가와 함께 시범재배 성공하여 지난달 국내 유통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이 식물은 추위에 강해 월동이 가능하며, 풍성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꽃은 관리를 통해 봄과 가을에 걸쳐 이중 개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너도개미자리가 맨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뒷베란다에 위치했다. 줄기는 마치
2020-03-16 09:13코로나19가 나의 생활을 확 바꾸어 놓았다. 나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바뀐 것. 포크댄스 수업 모두 휴강이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경기상상캠퍼스를 비롯해 복지관 한 곳, 경로당 문화교실 네 곳을 뛰어야 하는데 ‘집콕’이다. 주당 수업시수 9시간이 0시간이다. 당연히 재능기부도 스톱이다.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 월요일 오전 시간을 코로나19 전후로 비교해 본다. 평상시에는 아침 식사 후 주민센터 탁구교실에서 10시부터 2시간을 땀을 흘리며 보낸다. 포크댄스 수업이 없으면 동호회원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세상사 이야기 나눈다. 경로당 수업이 있으면 경로당 회원과 식사를 하고 포크댄스를 가르친다. 오늘 오전 어떻게 변했을까? 10시, 전기밥솥 수리 차 서비스 센터에 들렸다. 대기 중인 손님이 많아 12시 20분에 수리된 밥솥을 찾았다. 센터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사람들을 피하려고 차안에서 기다렸다. 여기서 특이한 광경 목격. 밥솥 수리를 맡기러 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밥솥을 든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이라는 것. 이것을 해석해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세 끼 집에서 식사하는 가정이 늘었구나! 그러나 보니 자주 사
2020-03-16 09:13최근 교육부가 사회통합전형 운영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 대입 공정성을 강화 3개 법령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회통합전형의 법제화는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학의이 입학 전형 시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이 법제화된다. 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2022학년도 대입부터 수도권 대학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와 지역 학생을 각각 정원의 10% 이상 선발하게 된다.이번에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에는 “대학은 차별 없는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담겼다.대입 전형의 사회통합전형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에는 37조 7항(사회통합전형의 운영)이 신설된다. 이 조항은 “차별없는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전체 모집인원 중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대학들은 자체적인 계획에 따라 사회적배려
2020-03-16 09:12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많이 한다. 급변하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보의 교환과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특히 다양한 쟁점의 이해와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접근법으로 학교에서 토론 수업이 채택된 것이다. 토론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거의 문제점을 극복한다.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고 역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다. 지식에 수동적으로 접근하던 방식을 탈피하고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교육이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화되어 있었지만, 토론 수업 형태는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인과 협력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교육 형태를 만든다. 하지만 토론 수업에도 문제점이 있다. 토론은 개인이 취해야 할 자세와 태도 등이 있다. 이런 교육이 없이 토론에 몰입하다 보니 설득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입하고 가르치려 한다. 의견이 다른 경우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감정이 개입되고 말싸움으로 변질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토론에서 분위기를 장악해야 한다거나 이기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이는 토론의 중요한…
2020-03-16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