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예회나 축제를 준비할 때에 많은 교사는 부담감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행사가 가까워지고 공연 준비 막바지에 이르면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거나, 수업 외의 시간까지 열을 올려 집중한 나머지 교사와 아이들 모두 탈진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교육 경력 3년 차에 아이들과 연극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능한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공연 2주 전부터는 아침활동시간부터 방과후시간 할 것 없이 활용 가능한 모든 시간에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팔의 각도 하나까지도 세세히 지적해 가면서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지도한 끝에 장면들이 만족할 만큼 완성되어 갔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다가와 나에게 벼락같은 말을 던지고는 눈물을 보이며 뒤돌아섰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속에 가지고 있는 끼가 준비 과정에서 밖으로 표현되지 않아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애정을 가지고 더 엄하게, 집중적으로 가르쳤 던 아이였다. 배움의 주인이어야 했을 아이에게 들은 초라한 한 줄 평.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둔탁
2018-04-02 09:00문제 다음은 중학교의 두 학급풍토에 대한 사례이다. 제시문의 A 학급문제의 원인을 잠재적 교육과정과 영교육과정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제시문과 같은 A 학급풍토의 원인을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에서 분석하시오. 그리고 A 학급문제의 해결방안을 하버마스(Habermas)의 의사소통행위론 의 관점과 아이즈너(Eisner)의 예술적 교육과정의 관점에서 논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사례 1] A학급은 매우 산만하다. 담임교사보다 일찍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떠들기 일쑤다. 아침조회에서 교사의 전달사항에 대해서는 조용히 경청하지만, 구체적 상황에서의 교사 지시에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A교실에서 수업한 대부분의 교과담당교사들은 소극적이고 반항적인 학급 분위기 때문에 수업 진행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많은 교과담당교사들은 A학급을 ‘문제 학급’이라고 부른다. [사례 2] 이런 이유로 교사들은 A학급에서 수업할 때는 수업목표에 충실한 수업, 학생중심수업을 진행하기 보다 수업시간을 때우는 방식으로 무성의한 수업을 하곤 한다. 이는 학생들의 소극적 수업태도에도 원인이 있지만, 학생에 대한 교사의 낮은 기대와 무관심이 크
2018-04-02 09:0016년 동안 특수교사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참 많다. 그런데 유독 이날 의 기억은 떠올리는 즉시 그 장소, 그 시간으로 이동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생생하 다. 아마도 내 교직 경력에서 가장 가슴 아프고, 절망적이었던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 다. 그 날은 나의 첫 발령지에서의 2년 차, 2003년 어느 날이었다. 통합학급 속 내 아이는 외딴 섬 같았다 경수(가명)가 울면서 특수학급을 찾아왔다. 왼쪽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온 것을 보니 친구와 다툰 것 같았다. 이유를 설명하는데, 울면서 말을 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그 상태로 교실에 보낼 수는 없어 담임교사와 교과담당교사에게 상 황을 알린 후, 경수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합학급 친구들이 장난을 쳤거나, 서로 오해가 있어 다퉜나 하며 평소처럼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그 아이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나의 예상을 한참 벗어나 버렸다. “친구가 손가락으로 오라 했어요. 갔더니 제 얼굴을 때렸어요. 제가 째려봤더니 ‘어 제 꿈에서 네가 내 뺨 때렸잖아. 아 씨~, 아직도 짜증 나’라고 했어요.” 경수가 겨우 울음을 그치고 훌쩍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수의 두서없
2018-04-02 09:00통상적으로 우리에게 교육이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서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독일 교육은 달랐다. 일단 교육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었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심이었다. 즉, 교육이란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것, 행복한 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창조적 파괴, 과학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다 16세 소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빛을 같은 속도로 따라가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빛도 정지하여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으로는 가능한 ‘멈춤 빛’은 진동하지 않는 전자기파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전자기학(電磁氣學)과는 충돌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아닌 극한 상황까 지 설정하여 두 이론 간의 대칭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1905년, 26세가 된 아인슈타인은 수많은 실패와 고뇌 속에서 소년 시절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 ‘관측자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모든 관찰자 에게 빛의 속도가 일정하게 관찰된다’는 대담한 가정이다. 관찰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으로 빛의 속도가
2018-04-02 09:00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초연결·가상현실 등 의 새로운 과학기술이 쏟아지면서 세계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누군 가 대신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 을까? 과학 교사로서 찾은 뻔한 정답, 학생 참여 수업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과 생명공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와 발전 은 유례없는 속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 이 시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교육이 아 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에 대한 학문 적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기초 소양을 함양하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입시를 눈앞에 둔 수많은 수험생은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2018-04-02 09:00기술 분야의 혁명이 개인의 삶과 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능력은 무엇일까?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호주 등 15개국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복합문제해결능력(complex-problem solving skills)’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WEF,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복합문제해결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은 복잡하고 현실적인 환경에서 새롭고 확실하게 정의되거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의미한다. 복합문제해 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굳건한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해결책의 영향을 받는 다른 요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최상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 요구된다. 복합문제해결능력을 교실 수업에서 가르치고자 할 때 부딪치는 문제는 ‘교실 환경에서 제시되는 문제 상황과 현실 세계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 상황이 질적 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문제해결교육에 사용되는 문제 상황은 ‘구조적이고 잘 정의된’ 반면, 실제 생활의 문제는 종종 ‘비구조적’이다. 따라서 실
2018-04-02 09:00곰곰이 생각하거나 궁리하는 것을 숙려((熟慮)라 한다. 너무 성급하거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후회를 막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숙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혼 숙려제도, 투자자 숙려제도, 학업중단 숙려제도에도 숙려라는 말이 사용된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국민 참여 정책숙려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교육당국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불통’ 지적과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정책숙려제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교육부는 정책숙려제의 우수사례로 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들고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고리 5·6호기 공론화와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교육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이자 각자의 가치와 의견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또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합의나 설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만큼 향후 제도 운영에 있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정책의제 형성 과정에서 교육부가 선호하거나 친정부적 단체의 의견만 반영할 경우 ‘무늬만 여론 수렴’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 정책 추진의 근거, 타당성 마련 차원의 절차적 민주성 담보 도
2018-03-30 14:58대통령이 주도한 정부 개헌안이 지난주 공식 발의됐다. 현행 헌법이 1987년에 만들어진 점을 감안하면 거의 30년 만에 새로운 개헌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 동안 개헌에 대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개헌 내용 등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 일정과 정당, 국회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번번이 좌절돼 온 게 사실이다. 이번 개헌안에는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에 대한 내용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발의된 내용 중에는 교육현실을 고려하지 않거나 정작 필요한 내용은 빠져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교원에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고3 학생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원칙적으로 기본권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교실에서 구현된다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자칫 파업 등 단체행동의 결과는 곧바로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과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낮은 정치문화와 의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권을 고3에게 부여하는 것은 현실 정치가 그대로 교실로 들어와 교육의 정치장화가 불 보듯 뻔하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도 이 부분을 헌법 개정 내용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우선
2018-03-30 14:586·13 교육감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에도 시·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진영의 건곤일척이 예상되는데 양쪽 모두 단일화에 진통이다. 문득 현장에서는 교육감의 권한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기를 쓰는가 하는 의문에 부딪히게 된다. 일단 교육감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 편성 권한을 갖는다. 대한민국 총 예산이 429조원인데 비해 경기도교육청 단일 예산이 약 14조 3700억 원임을 감안하면 가히 욕심을 낼만한 자리다. 이념·포퓰리즘에 현혹되면 안 돼 각종 조례안 작성과 규칙 제정, 교육기관의 설치·이전 및 폐지와 교육과정 운영의 권한도 갖는다. 아울러 소속 국가공무원의 인사관리를 총괄한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그 누가 무소불위의 교육감 자리를 쉽게 포기할 것인가. 물론 교육을 올바르게 잡아나가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을 터다. 하지만 권력의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래야 자신에 충성을 한 측근들에게 한 자리씩 내어주고 지지해준 단체에게도 보답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나아가 4년 동안 예산권과 인사권을 쥐고 흔들며 교육계를 길들일 수 있고 이슈만 잘 잡으면 정치권에서의 러브콜도 받을 수 있다. 이래서 인간 오욕칠정 가운데 권력욕
2018-03-30 14:57‘병들고 잠들지 않으면 등을 땅에 닿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로 하루를 천일처럼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아픈 곳이 늘어 여태껏 최선을 다해 살아 온 날들에 대한 훈장쯤으로 여겼었다. 내 나이 50을 목전에 둔 시기였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사는 건 불행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깊어져 끌려가듯 병원에 가보니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렵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향 풍산에서 출세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와 ‘돈의 노예’, ‘일의 노예’로 살아온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주경야독 하며 전문대학까지 마쳤지만 장사 밑천을 모을 길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참전을 자원하게 됐고, 목숨 걸고 벌어온 종자돈으로 목표는 이뤘지만 건강을 잃었던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일까 생각하면서 내가 꿈꾸던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또 그토록 원하던 음악공부도 시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26년간 171개국을 오지만을 탐험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아마추어 테너로 무대에 올라서는 기쁨도 누리고 있다. 지금도 일 년에 300일은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행을 한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겪었기에 떠나기 전에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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