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여름휴가 때 아내와 지리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이틀만에 험한 산길 30여㎞를 걷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동자꽃, 원추리, 노루오줌, 꿩의다리, 산수국 등 지리산 야생화를 원없이 보니 힘든 줄을 몰랐다. 노고단 고개에 올라 주황색 동자꽃과 노란 원추리 군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석산장 주변도 동자꽃, 원추리, 둥근이질풀, 터리풀 등 귀한 야생화들이 널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빙글빙글 돌 것 같은 물레나물도 지천에 있었다. 수목원보다 꽃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듯 했다. 동자꽃은 한여름인 6~8월에 주황색 꽃이 피는데 제때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지리산 동자꽃은 특히 햇볕을 충분히 받고 영양상태도 좋아서인지 선명한 주황색이 짙을대로 짙었다. 야생의 동자꽃을 처음 본 것은 딸들을 데리고 강원도 인제 곰배령에 갔을 때였다. 진동리에서 강선마을을 거쳐 곰배령에 이르는 길은 5.5㎞로,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는 힘든 코스였을 것이다. 작은딸은 중간에 울어 엄마 등에 업혀서 돌아갔다. 큰딸도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거의 울듯 했다. 그러나 마침내 곰배령에 올라 너른 평원에 동자꽃, 둥근이질풀 군락이 환상적으로 펼쳐진 것을 보곤…
2019-08-06 10:30
대한민국은 학원 공화국이다. 그중에서도 대세는 역시 입시학원이다. 서울의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도처에 입시학원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원들은 과연 언제부터 성행하게 되었을까? 사실 이에 대한 해답을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러한 학원들이 성행하게 된 배경이 입시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결국 시험이 도입된 시대와 학원의 등장이 맞물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답은 바로 과거시험이 도입되었던 고려시대이다. 혹자는 고려시대에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있었을 것이고, 그곳을 중심으로 과거 준비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물론 학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학교가 바로 국자감이다(국자감은 조선시대의 성균관과 같은 곳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고 수준의 공교육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자감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려 성종 때 기록 중에는 학생들이 국자감에 적만 걸어두고 실제로 다니지 않는다는 탄식이 나온다. 문종 때는 국자감 학생들이 학업을 전폐하게 된 것은 교관에게 책임이 있다는…
2019-08-06 10:30
남달리와 조잘조잘 목도리 (한수언 지음, 류한창 그림, 바람의아이들 펴냄, 156쪽, 1만1000원)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던 복성자 의원의 검은 속내를 알게 된 주인공 ‘달리’가 신비한 토끼 목도리 ‘봉래’와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 달리가 강아지, 고양이, 비둘기 등 동물들과 소통하며 씩씩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동물 복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했다.
2019-08-06 10:30
#1. 용감한 여자들 지리교사가 된 여자 셋이 모였다. 한 명은 동기였고 한 명은 선배였다. 넘치는 열정으로 여행지를 논의하던 중 지리교사라면 아프리카 대륙 한번 밟아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집트를 택했다. 하지만 털털한 성격이 매력인 우리 셋은 6개월 전 비행기티켓만 구매해놓고는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전공을 살려 이집트 지도를 펴놓고 여행사 패키지 코스와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카이로-바하리야 사막-아스완-아부심벨-룩소르-후르가다-다합-카이로 이렇게 경로와 루트맵(route map)만 작성해 놓고 방치해두었다. 그리고 대망의 여행 당일, 1월 1일 새해 첫 일출을 비행기 안에서 맞이하고 카이로(Cairo)의 한인 민박 이름만 달랑 알아온 우리는 어두컴컴한 밤에 낯선 도시에 떨어져 헤매고 말았다. 당시 제일 무식하게 용감했던 내가 길을 물어보고 다니고 술병을 든 아저씨가 길을 알려줘 겨우 민박을 찾았는데, 나중에 일행 두 명과 민박 주인아주머니로부터 걱정 어린 질책을 잔뜩 들었다. 민박에 빈방도 없어서 셋이 나누어져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다. 우리가 딱했는지 주인아주머니가 이집트의 길 다방을 체험하게 해줬다.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는 술집을 대신해서…
2019-08-06 10:30
나, 이사 갈 거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일론 비클란드 그림, 논장 펴냄, 72쪽, 9000원)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린드그렌의 대표 유년 동화다. 엄마에게 혼난 주인공 로타가 이사를 시도하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늘상 말 안 듣고 반항하면서도 결국엔 엄마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재미있게 그렸다.
2019-08-06 10:30
학령인구 감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위기다.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생산가능인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속속들이 파고들 전망이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곧이어 초·중·고교에도 여파가 몰아쳐 구조개혁과 같은 격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교육재정,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받고 있다. 초중등 교육체제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시대,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교육적 대응 전략을 탐색해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2019-08-06 10:30철학은 쓸데없는 일에 연연하고 실제 생활에 도움 되지 않는 공리공담(空理空談)처럼 여겨진다. 교육계에서 교육철학에 대한 인식도 비슷할 것이다. 교육철학자들도 교육을 어떻게 개선하고 변화시킬지에 관한 직접적인 실질적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자유, 평등, 권위, 도덕, 교사, 교과에 대해 중요한 연구들을 수행해왔지만 교사들의 관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늘의 별을 보며 이치를 탐구하다 구덩이에 빠져 하녀에게 핀잔을 들었다는 탈레스의 일화는 철학자들의 삶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음을 시사한다. 만물의 근본 원리(arch?)에 대한 질문으로 서구 학문의 역사를 열었지만, 그 하녀에게는 그저 발밑도 제대로 보지 못한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상은 높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에 대한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재능 있는 여성이라면 당연히 통치자 교육을 받고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가족을 포함해 모든 것을 공유하고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가장 지혜로운 철학자가 국가를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 보더라도 파격적이다. 아테네는 선거와 추첨으로 지도자를…
2019-08-06 10:30
관점 VS 관점 (이종보 지음, 개마고원 펴냄, 248쪽, 1만4000원) 과학기술의 발달이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AI를 둘러싼 논쟁이 가장 활발하지만, 유전자나 우주자원, 빅데이터 등에 관한 갑론을박도 치열하다. 과연 미래 사회의 모습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양측의 주장을 통해 생각을 정리해보자.
2019-08-06 10:30
이미지로 키우는 사고력,VTS (필립 예나윈 지음, 손지현·배진희·신지혜·정현정 옮김, 미술문화 펴냄, 240쪽, 1만8000원) 미술작품과 사진, 삽화 같은 시각 매체로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학년이나 수준과 상관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고, 모든 과목에 적용할 수 있으며, 심미적 감성 역량뿐만 아니라 자기관리 역량과 지식정보처리 역량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9-08-06 10:3001 모임이 있었습니다. 몇몇 가정이 모인 자리입니다. 아버지의 절친들로 이루어진 모임입니다. 아내들과 아이들도 함께 자리한 모임입니다. 웃으며 담소하고 덕담들을 서로 챙깁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음식을 함께 하며, 공동 관심거리를 대화로 나누고, 서로의 살아가는 형편들을 이야기합니다. 형편에 따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번지는 쪽도 있지만, 남의 자랑에 공연히 위축되는 쪽도 물론 있습니다. 모임에 데리고 온 자녀들은 저희끼리 친구가 되어서 잘 어울립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들은 자녀들 이야기를 합니다. 자녀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서로의 공통 관심사입니다. 걱정인 듯 자랑이 섞이고, 자랑에 숨어 있는 걱정들이 불쑥불쑥 얼굴을 내밉니다. 교양과 체면이 격조 있게 살아 있습니다. 모임의 분위기는 친목과 화평입니다. 그 누구를 민망하게 하는 말들은 발붙일 데가 없습니다. 모임이 무르익고 친교의 분위기를 북돋우는 말들도 나옵니다. 얼마나 좋은지요. 모임이 끝났습니다. 서로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은 오늘 알게 된, 다른 집 아이들에 대한 친근감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우호적 감정이 생겨서 기분이
2019-08-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