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과정에서 나타난 근대 유럽도시들은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 년을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도시계획을 수립하였다. 특히 토지이용계획에는 준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는 주거용지·상업용지·학교용지를 포함한 공공용지 등을 균형 있게 배치하여 도시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관리정책은 토지가격의 앙등을 막고, 인구이동의 변동성을 완화시켜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과부하를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감소를 겪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급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지역 개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토지용도 변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 없이 쉽게 변경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도심지역 인구가 주변 신도시로 유출되면서 학생수가 급감하여 이들 지역의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과 우리나라 폐교활용사례 비교 이런 측면에서 우리보다 20~30년 먼저 선행적으로 도시화과정을 겪은 일본의 폐교활용사례가 우리에게 더 유의미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토치기현(栃木県)에 소재하는 이나케다초등학교(稲毛田小学校)는 폐교 이후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실버인재센터와 장애인 직업훈련소로 활용되고
2022-10-05 10:00
교육과정 개정은 흔히 ‘전쟁’으로 불린다. 각 교과 간 이해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수업시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또는 수능에 반영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건다. 동일 교과 내에서도 영역별 갈등이 극심하다. 그래서 교육과정 개정은 지난하고 또 지난한 작업이다.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하는 위원장을 교육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로 비유한다. 교육과정 개정을 둘러싼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산파역을 맡은 박형주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고등수학보다 더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곤 했다”며 “네거티브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유’, ‘6·25 남침’, ‘노동’, ‘국악’ 등 쟁점들에 대해서는 교육 내적인 논쟁이기보다 우리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갈등이 교육의 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의견수렴과 각종 교육과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또는…
2022-10-05 10:00
(사라 룬드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작가정신 펴냄, 48쪽, 1만5,000원)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두 차례 수상한 사라 룬드베리의 여섯 번째 그림책이다. 주인공 노아와 엄마는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사고를 겪는다. 되는 일 없이 자꾸 잊고 잃어버리기만 해 스트레스가 가득 쌓인 하루지만, 둘이 함께해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2022-10-05 10:00
소규모학교 살리기를 다룰 때,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소규모학교를 어느 정도의 규모로 보아야 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소규모학교를 살리는 것의 의미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규모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을 살펴보면, 1982년에는 학교당 학생수 기준으로 180명, 1993년에는 100명, 2006년에는 60명으로 기준이 낮아졌다가 2016년에는 면지역 60명 이하, 도시지역 300명 이하로 지역에 따라 상향되었다. 2020년에는 광주와 세종시교육청 등에서 소규모학교 기준을 전교생 300명 이하로 완화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기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은 교육부 권고기준에 따라 초등학교는 전교생 수 240명, 중·고교는 300명 이하일 때 소규모학교로 분류한다. 정부는 1982년부터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영과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 차원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발생한 폐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시·도교육청의 재정적 빈곤으로 이어지자,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1995년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졌다. 이 무렵 학교
2022-10-05 10:00
(배민 지음, 반니 펴냄, 136쪽, 1만4,000원) 개인주의는 이미 많은 이들의 삶의 태도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서양의 문화로 여겼지만, 이제는 우리에게도 이질적이지 않다. 문제는 개인주의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이기주의와 동일시하거나, 집단주의의 대안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인주의는 옳지도 그르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2022-10-05 10:00
통계청이 9월 5일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합계출산율이 매년 역대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실정에서,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초등학교 학생수는 269만 3,361명에서 171만 7,057명으로 약 4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길재 외, 2019). 불행히도 초등학교 학생수 감소는 중·고등학교 학생수, 더 나아가 고등교육기관의 신입생 수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통계자료가 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월까지 폐교된 전국의 초·중·고 학교수는 3,896개에 달한다. 비록 전남·경북과 같은 농어촌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는 측면도 있으나, 서울·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지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봉고를 2024년부터 인근 학교에 통합하겠다고 밝힌 것은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서울에서 일반계고가 통폐합되는 첫 번째 사례
2022-10-05 10:00
“선생님, 우리 연우 것은 없나요?” “어머, 어머니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를 했네요. 깜빡했어요. 죄송합니다.” 코로나19로 등교를 못하던 시절, 학생들이 가정에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준비물을 마련했다. 당연히 내 아이 것도 있을 줄 알았다.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스러웠고, 무안했다. 이내 서운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담임선생님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실수로 잊으셨군요. 다음부터는 우리 연우도 꼭 챙겨주세요. 제가 열심히 시키겠습니다.” “어머니, 사실 준비물이 뭐 별게 있는 건 아니에요. 점토랑 색종이랑 만들기 재료 몇 개….” 선생님은 나의 맘을 달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나는 더욱 속이 상했다. ‘아니 별것도 아니라면서 왜 우리 아이만 안 챙겨주신 거야?’ 서운한 마음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이것이 비단 우리 아이만의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특수교육대상자가 한 번쯤은 학교에서 겪어봤을 일이다. 사실 나는 장애가 있는 자녀가 둘이다 보니 여러 번 겪었다. 이를테면 내 아이만 쏙 뺀 학급 단체사진, 내 아이의 작품만 없는 전시회, 현장체험학습이나 발표회 등의 행사에
2022-09-05 10:30
효녀의 대명사 ‘심청이’를 가수 화사는 ‘멍청이’라고 노래했다. 나도 동의한다. 젖동냥을 하며 키운 사랑스러운 딸이 없는데, 눈을 뜬들 아버지가 행복했을까? 딸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채, 아버지를 위해 희생한 ‘심청이’는 효녀가 아닌 ‘멍청이’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심청이는 전형적인 ‘부모화된 아이(parental children)’이다. 부모와 자녀의 역할이 뒤바뀌어 아이가 부모를 걱정하고, 보살피며, 정서적 위로를 하는 상태인 ‘부모화(parentification)’는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경우, 부모님의 사이가 좋지 않아 자녀에게 의지할 때, 자녀 중 착한 아이에게, 특히 어머니와 딸 사이에서 흔히 일어난다. 부모화가 진행된 아이들은 착하디착하다. ‘심청이’처럼 희생적이다. 자기의 욕구·감정을 먼저 드러내기보다는 친구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배려한다. 친구에게 힘든 일이라도 생기면 본인이 더 걱정을 하며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고민한다.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어른스러워서 어리광피우거나 툴툴거리는 일도 별로 없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집안일도 곧잘 돕는다. 학교에
2022-09-05 10:30
살면서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어릴 때부터 청소년들은 이 질문을 들으면서 살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도 이런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저마다 “제 꿈은 선생님입니다”, “제 꿈은 의사입니다”라고 대답한다. 학생들에 따라 아직 꿈이 없다고 대답하기도 하지만, 보통 “제 꿈은 ○○(직업)입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선생님들은 매년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진로’란에 교사·의사·공무원 등 정말 다양한 희망직업들로 ‘진로’란을 채워준다. 청소년기의 꿈은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는 가장 소중한 일인데 ‘꿈’이라는 주제 속에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세대의 변화가 얼마나 포함되었는지 정말 고민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이며, 미래 직업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고, 기술 발전에 따라 일자리의 종류와 형태도 바뀌고 있다. 학생들에게 30년 후, 자신의 미래를 상상·고민하게 하고, 이를 위하여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미래 사회를 생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스터로 그려보게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학교 진로교사의 도움을 받았으며, 한국고용정보원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유망직업을 찾아 미래의 다양한
2022-09-05 10:30
01 대학 입학 동기 친구들 몇몇이 모여서 강원도를 걷는다. 우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 모여서, 남한강의 역사적 시원지(始原地)라는 오대산 우통수(于筒水)에 오르는 것으로 이 걷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음 두 번째 회동에서는 우통수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길을 걷고, 또 그다음에는 상원사에서 월정사에 이르는 길을 걷는다. 이렇듯 모일 때마다 조금씩 오대천·평창강·동강 등을 끼고 걸어서 남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그래서 늦가을 어느 날에는 마침내 영월 동강을 걸을 것이다. 그러니까 올해 중에 이런 걷기 모임을 열 번 이상 해야 한다. 우리 일행은 전공이 각기 다르다. 그래서일까.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다르고, 문제를 진단하고 그 솔루션을 구하는 방식도 다르다. 나만 문과 출신이고, 다른 친구들은 물리·화학·지구과학·환경 등의 전공자들이다. 걷는 동안 학창 시절 이야기를 비롯하여, 옛 은사님들 에피소드, 군대 갔다 온 이야기, 시리고 아픈 첫사랑 이야기 등등을 한다. 이야기 중에도 서로의 다름을 의미 있게 발견해 가는 일도 재미의 일종이다.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나누면서도 나는 내가 걷고 있는 이 길 위에서 자연의 모습에 감응한다. 산과 계곡, 나무와 풀, 꽃과…
2022-09-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