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에 대해 법적분쟁을 시작하거나 경고할 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라는 말을 쓴다. 그리고 이러한 법적분쟁을 마무리할 때에도 합의문에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고 적는다. 법을 잘 몰라도 이를 보면 불법행위에는 크게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 불법행위자는 자신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민사책임), 그 행위가 범죄인 경우에는 국가로부터 형벌을 받을 수 있다(형사책임). 얼마 전 건물 8층에서 소화기 두 개가 연달아 아래로 떨어져 건물 앞에 서 있던 고등학생과 50대 행인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3.3kg와 1.5kg의 소화기를 건물 밖으로 던진 범인은 놀랍게도 만 12세의 초등학생이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 같은 사실에 매우 황당해했다. 가해자가 초등학생이므로 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렇듯 연소자로부터 불법행위를 당하면 피해자는 난감하다. 아무리 가해자가 연소자라도 손해배상은 받아야 할 터인데, 피해자는 누구에게 어떻게 민사책임을 물어야 할까? 이는 학생을 보호·감독하는 교원과도 관련될 수 있으므로 이번 호
2022-10-05 10:00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반도체산업 및 원전 개발에 집중하여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로의 회귀라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의도와 방향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후속 조치로 내건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을 보면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실과교과의 한 단원으로 더부살이하는 정보교육 먼저 초등의 경우 실과에 반영된 정보교육 시수는 17차시에 불과하며, 이번에 강화하겠다는 시수를 반영해도 겨우 34차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권장사항일 뿐이다. 교과목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갑작스럽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국민적 트라우마가 생긴 큰 사고 이후 신설된 안전과목이 대표적 예이다. 안전과목은 현재 교과도 창의적체험학습도 아닌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수는 없는데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상한 과목이 되어버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정보교육이다. 정보교육은 그동안 수없는 요구가 있었음에도 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한채 실과의 부속 단원에 놓여있다. 정보교육과 유사한 상황이 보건교육이다. 그래도 보건은 별도의 수업 및 업무담당 교원이 있고
2022-10-05 10:00
(박제원 지음, EBS BOOKS 펴냄, 376쪽, 1만7,000원)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사진·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정보의 신뢰도 확인까지 포함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제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필수 역량임에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과학적 읽기와 뇌과학의 이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알아본다.…
2022-10-05 10:00
코스모스·국화·쑥부쟁이·구절초 등 가을꽃과 붉게 물든 단풍으로 눈길 머무는 곳마다 가을이 내려앉은 10월엔 기념일도 많다. 10월의 대표적 계기교육인 국군의 날·개천절·한글날 이외에도 학생들과 함께 생각해볼 날들이 많다. ● 국군의 날(10월 1일) 국군의 날이 되면 학교에서는 위문편지를 쓴다. 위문편지의 역사는 길다. 조선총독부가 1937년 학생들에게 쓰도록 한 게 시작이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여고생이 쓴 위문편지로 시끌벅적했다. 시대착오적 문화라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국군 장병을 위로하고 국방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시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쓰는 사람의 자발성이며, 이것을 끌어내는 것은 계기교육의 힘이다. ● 노인의 날(10월 2일) 최근 젊은층에 확산된 틀딱·연금충·할매미 등 ‘혐로(嫌老;노인혐오)’ 정서가 심상치 않다. 혐오행동은 노인이 아닌 그 어떤 세대가 하더라도 불쾌감을 준다. 만약 노인들의 어떤 행동들이 혐오스러운지 이야기하면서 노인과 혐오행동을 분리할 수 있다면, 경로효친·노인공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아냥거리며 혐오하는 갈등은 조금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 개천절(10월 3일) 개천절하면 단군신화만 떠올
2022-10-05 10:00
들어가는 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동안 초·중학교에서 없었던 자율적인 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참여소통채널에 탑재된 시안(교육부, 2022)에 의하면 교육과정 편성·운영기준에서 초등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하여 운영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선택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함으로써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한다’라고 되어 있다. 모두 학교의 자율적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과목 도입의 의의는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학교 자율시간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근거가 마련되었고, 초등학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선택과목이 신설되어 학교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교육부, 2021).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교육과정 자율화는 창의적체험활동을 20% 범위에서 시수를 증감할 수 있고, 선택과목에 의한 16+1 운영 등으로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22-10-05 10:00
한양도성을 병풍으로, 부암동을 정원으로 안도 타다오(Tadao Ando)나 알바로 시자(Alvaro Siza) 같은 건축가가 선사하는 미친 공간감, 수십억 대 미술작품을 영접하는 흐뭇함, 이제라도 알게 될 작가들을 학습하는 지적 호기심, 곁들여서 교양미 충만 등등이 아마도 우리들이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대하는 몇 가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곳은 기대할 것이 없다. 이곳에 유명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냥 사람. 문인과 무인, 그들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와 어린아이, 김돌석과 박을녀가 저승 갈 때 타고 간 상여. 그들의 길에 함께 가는 친구 꼭두. 부록으로 재앙을 막아주던 해태 한 마리 등등. 이들은 지금 한양 도성 성곽의 호위 하에 부암동의 가가호호를 내려다보며 평화를 누리고 있다. 목인박물관 ‘목석원’가는 길엔 운동화가 필참이다. 길이 오르막이기도 하거니와 올라가다 석파정과 ‘유금와당 박물관’을 기웃거릴 수도 있고 목석원 관람 후 ‘윤동주문학관’이나 ‘청운문학 도서관’으로 떠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인박물관 ‘목석원’은 2018년 개관하였다. 태평양에서 녹차사업을 전담하던 김의광 회장이 퇴직 후, 박물관 건립에 전념하여 인사
2022-10-05 10:00
전 세계적으로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의제로 부각되곤 한다.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일은 잘해야 할 가치도 있다. 국가마다 상황에 따라 저소득층 유아에 집중할 것인가, 모든 유아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의무교육으로 할 것인가, 보편 무상교육으로 할 것인가를 비롯하여 유아를 위한 교육과정과 방법, 교사양성체제, 행·재정적 구조문제 등을 검토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당기거나 늦추는 것도 그러한 시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학교체제를 활용함으로써 추가예산이 크게 들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정책자문 집단이나 정치인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수많은 학부모와 교사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삶과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로, 충분한 숙고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한다. 지난 7월에 발표되었던 ‘만 5세 초등학교 조기입학 교육정책(2022.7.29.)’은 비민주적인 절차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아기 발달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 경제 논리에 의존한 교육의 본질 간과, 돌봄공백과 사교육 증가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 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로 철회되었다. 그렇지만 동일한 문제가 거듭되지 않도록 하기…
2022-10-05 10:00
저술과 강연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는 J 선생님이 SNS에 재미있고 경쾌한 톤으로 ‘잔정’ 이야기를 한다. 주변에 자신의 작은 인정을 나누는 일상의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잔정은 특별히 표나지 않는 방식으로 일상에 스며들어와 있다. 만약 잔정이 일상의 자연스러움으로 생기지 않고, 매우 특별한 발생 기제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잔정이 아닐 수 있다. J 선생님은 ‘잔정을 치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다’고 전제하며, 자신의 잔정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가볍게 이야기한다. 잔정을 치른다는 표현도 경쾌하다 못해 왠지 신선하다. 그분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오래 도움을 주신 분께 간만에 카톡 메시지를 한 방 보내기, 어제 10년 만에 인사받은 제자에게 카톡으로 톡톡 답인사 보내주기, 내 강의 한 번 들은 인연인데 수줍게 선물 내민 어떤 선생님께 그분이 쓴 글 한 편 읽고 서프라이즈 전화해주기, 밤에 잠 못 드는 거 같아 뵈는 후배에게도 공연히 전화 걸어 주기, 산미(酸味, 커피의 신맛) 좋아하는 베스트 프렌드에게 커피원두 선물하기. 이전 근무처에서 함께 고생했던 옛날 직원분들이랑 다음 주 저녁 약속하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아니,…
2022-10-05 10:00
시애틀은 톰 행크스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만추〉로 유명한 도시다. 스타벅스 1호점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먼저 시애틀 추장에 대해 이야기하자.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 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땅은 신성한 것, 하늘과 마찬가지로 팔고 살 수 없다.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의 것”이라고 써서 답장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는 ‘조정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 커피와 록의 도시 시애틀 시애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커피 향이 여행자를 반긴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이자,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문을 연 도시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자리한 이 원조점은 1977년에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가슴을…
2022-10-05 10:00
학생들에게 “토론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면 말로 싸우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자료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검색창에 질문을 이야기하듯이 적고 찾아진 결과를 맨 앞부터 읽어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업은 선생님이 앞에서 설명하고 학생들은 듣는다. 컴퓨터나 태블릿을 수업시간에 사용하면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으로 수업흐름을 놓치기 쉽다. 학생들이 살아있는 신나는 학교도서관 수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살펴보자. 교과융합 중학교 2학년 1학기 도덕교과에는 3개의 단원, 즉 ‘Ⅰ. 타인과의 관계에서’와 ‘Ⅱ 사회·공동체와의 관계에서’라는 대단원에서 평화적 갈등해결, 폭력과 사회문제, 도덕적 시민, 사회 정의를 배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교과를 융합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 교과융합하기 ● 수업구성하기 1단계: 토론주제 정하기[PART VIEW] 이렇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뉴스에서 사회적 쟁점을 찾아 ‘가치찬반토론’을 위한 교과·미디어 융합수업을 8차시로 구성하여 진행한다. 찬반토론주제는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지역별로 다르다. 학생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직접 뉴스를 검색하여 토론주제를 정한다. 광고성 기사와 자극적 댓글이…
2022-10-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