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처음 교회에 나오게 된 사람이 목사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이었다. “목사님, 기도하며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 목사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그 초보 신자는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 담배를 피우는 중에, 기도를 해도 됩니까?” 목사님이 잠시 생각하다가 그에게 되물었다. “꼭 그렇게라도 기도해야 할 사정이 있었나요?” 두 번째 물음 앞에서 목사님은 기도의 형식을 뒤로 물리고, 기도 내용의 진정성과, 그렇게 간구하는 심령의 갈급함을 먼저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라면 어떤 대답을 주고 싶은가. 교회의 규범을 오래 지켜 온 사람에서부터 자유주의 무신론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기독교인이라면 아마도 이렇게 모범답안을 말해 줄 것이다. “기도는 경건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신을 믿고 받드는 마음을 바탕으로 뉘우침과 다짐과 기원이 간절해야 합니다. 이런 마음에 합당한 몸가짐으로 기도하세요.” 근본 원리인 셈이다. 굳이 따져본다면, ‘신을 믿고 받드는 마음’은 기도의 바탕이다. ‘뉘우침과 다짐과 기원’은 기도의 내용에 속한다. ‘몸가짐과 자세’는 기도의 형식에 속한다. 내용과 형식이 서로에게 잘 녹아 들…
2021-05-06 10:30
요즘 학교현장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교육효과를 높이려는 에듀테크 활용 바람이 불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에 활용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에듀테크는 오래전부터 활용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특히 IT 기술력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IT를 교육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에듀테크를 통한 학생 개인별 학력 관리 미국에서는 초·중등학교 졸업률이 우리나라만큼 높지 않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률이 낮은데 국립교육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Educational Statistics)에 따르면 2017~2018년 기준으로 평균 85%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많은 교육관계자들은 학교 졸업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조지아주의 포시스 카운티 학구에서는 에듀테크를 이용하여 학생들의 평소 학력을 관리하고 결과적으로는 전체 평균 94%인 초·중등학교 졸업률을 100%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
2021-05-06 10:30
골목길 사진 한 장에 끌려 페스에 가고 싶어졌다.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낡고 오래된 풍경. 사람이 산다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 걸어보며 만나고 싶었다. 카사블랑카에서 버스를 타고 페스에 도착했다. 숙소로 가려면 캐리어를 끌고 시장을 지나쳐야 했다. 길은 울퉁불퉁했고 음식물 쓰레기를 피하다 물웅덩이를 지나기도 했다. 첫인상이 썩 좋지는 않다. 숙소에 도착했는데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똑 부러지게 생긴 남자에게 숙소 이름을 보여주니 반대편 좁은 길로 나를 안내했다. 이미 등엔 땀이 흥건했다. 좁은 골목을 지나 좁은 문을 통과하니 넓고 높은 공간이 나타났다. 어둡고 좁은 골목과 사뭇 다른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럭셔리한 소파에 앉아 직원이 준비해준 민트 차를 마셨다. 방에 짐을 두려고 올라가 보니 골목 넓이보다 더 큰 가구들이 방을 채웠다. 좁디좁은 페스 골목길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마음이 급해졌다. 페스 골목은 좁고 벽이 높아서 스마트폰의 지도 어플이 제대로 작동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작동으로 발품을 더 팔게 될까 싶어 안 보기로 했다. 터미널에서 걸어온 길은 외곽으로 나가는 길이라 반대편으로 걸었다. 다양한 냄새가 다가왔고 다양한 상…
2021-05-06 10:30
‘배움’이란 ‘첫째, 새로운 지식이나 교양을 얻는 것. 둘째,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 셋째, 남의 행동·태도를 본받아 따르는 것. 넷째, 경험하여 알게 되는 것. 다섯째, 습관이나 습성이 몸에 붙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배움의 의미는 우리가 교실수업의 변화를 꾀하면서 제시된 가르침 중심의 수업에서 배움중심수업으로 전환되는 기본을 이루었다. 수업의 본질인 학습경험을 통해 학교교육에서 배운 지식이나 교양·기술·태도·경험·습관 등이 학교교육이 끝난 뒤에도 자신의 몸속에 체득되어 평생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본이 되기를 바라는 교육의 방향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육의 방향이 배움중심수업으로 바뀐다는 것은 수업의 주체를 학생으로 보고 수업을 통해서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성찰하고자 한다. 좋은 수업을 위한 고민 좋은 수업을 위해 교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으로 세 가지를 질문하게 된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왜 가르쳐야 하는가?’이다. 수업의 방향이 학생배움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우리는 학생을 주체로 수업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학생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학생은 어떻게 배울 수…
2021-05-06 10:30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이에요. 대학을 다니다 교사가 되고 싶어 수능을 다시 봤습니다. 얼마 전에 교대 면접준비를 하면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보게 되었어요.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보고 싶어요.” 2월의 어느 저녁,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이었던 졸업생 아이로부터 오랜만에 받은 문자메시지였다. ‘생활기록부에 뭐라고 쓰여 있길래….’ 궁금증이 일었다. 며칠 뒤 아이가 들고 온 생활기록부에는 화려한 문장이나 특별한 이야기가 적혀 있진 않았지만, 그 당시 아이와 상담하며 나누었던 이야기, 학부모님과 상담했던 일, 학급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들이 떠올랐다. 평소 아이와 했던 대화내용과 학교생활에 임하는 자세, 공부하는 모습 등을 생활기록부에 담고자 했던 노력 덕분이었을까. “너 치과의사 되고 싶다고 했었는데 섬세하고 배려심이 강해서 교사가 잘 어울릴 것 같았어.” “3학년 때 허리 아파서 앉아있는 것이 힘들 정도였는데 ○○가 많이 도와줬던 것도 기억나시죠?” 아이와 생활기록부를 보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3학년 5반의 추억이고, 그 아이에게는 한 번뿐인 고3 시절을. 학생생활의 기록, 학·생·부 한 사람의 고등학교 재학 기간의 삶의…
2021-05-06 10:30
#01 _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흑백 모노톤 화면의 텅빈 교실, 낯익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부드럽고 담담한 음색의 주인공은 가수가 아닌 교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자 제자들이 보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노래에 담아 영상으로 연출했다. #2 _ “어린이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번엔 공사현장. 안전모를 쓴 세 명의 출연자가 두 팔로 X자를 그리며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한다. 급식 조리실에서는 빨간 고무장갑은 낀 채 음식 준비를 하며 고른 영양섭취를 강조한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초등학교에서 만든 ‘철산어린이 헌장’의 한 장면이다. 교장과 교감선생님이 상황에 맞는 분장을 하고 학교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당부하고 학교가 책임져야 할 내용 열가지를 코믹하게 연출했다. 원격수업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보고 싶은 마음에, 또 그들에게 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싶은 바람에서 지난해 어린이날을 맞아 제작한 것이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학생들이 빨리 학교에 가고 싶겠다” “열연하신 교장선생님, 감동적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남녘엔 벚꽃이 난분분하던 3월 말, 세월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복도를 따라가다…
2021-05-06 10:30
안녕 나의 우주 (오시은 지음, 바람의 아이들 펴냄, 226쪽, 13,000원) 아빠와 단둘이 낯선 섬에 들어와 살던 열네 살 주인이. 천문학자인 아빠의 갑작스러운 사고사로 홀로 섬에 남게 된 주인이에게 스스로를 외계에서 왔다고 소개하는 어수룩한 남자가 나타난다. 아빠의 죽음으로 어리둥절한 소년은 이 외계인을 돌보고 가르치고 숨겨주는 임무를 맡게 된다. 주인이는 일상생활에서 어린아이보다 무능력한 이 외계인과 함께 지내는 과정을 통해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단단한 내면을 알게 된다.
2021-05-06 10:30
서울 시장 보궐 선거가 끝났다. 선거 다음 날, 언론은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20·30대의 표심이 1년 전 총선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사람을 뽑는 걸까. 시장 선거이니 공약도 보고 정당도 보았을 테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 점에 주목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 후보의 말이 거짓말이냐 아니냐, 저 후보가 하는 말의 끝에는 민주주의가 있느냐 전체주의가 있느냐. 사람보다도 정당이 더 컸던 선거였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언제 피나 과거에는 지금보다도 더 폭력과 권력이 친했다. 나라 안에서도 그랬고 교실 안에서도 그랬다. 오래된 문학작품이나 드라마를 보면, 그 안에 있는 선생님들은 대개 폭력을 권력처럼 휘두르는 학생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는 이름처럼 단단하고 매서워 보이는 엄석대가 나온다. 30대 이상(소설은 1987년, 영화는 1992년에 나왔으니 엄석대를 안다면 그것도 중반 이상일 것이다)의 사람들은 급우들 위에 군림하다 몰락하는 엄석대의 모습에서 리더의 자질을 배웠다. 그러나 그 배움은 모델링의 배움이라기보다는 타산지석형 배움이었다. “저러면 안 되
2021-05-06 10:30
절반의 한국사 (여호규 등 10명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56쪽, 16,500원)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들어선 곳이자 가장 광대한 영토를 경영한 고구려와 발해의 발판이 된 곳, 고려와 조선이 외세의 침입을 막고 무역을 하던 역사의 현장인 한반도의 북쪽 지역. 각 분야 전문 학자 10인이 고조선에서 남북 분단기까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북쪽 역사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들을 뽑아 쉽고 명료하게 서술했다. 지금은 직접 찾아볼 수 없는 유물과 지도 자료 등을 다양하게 배치하고 있어 북쪽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접할 수 있다.
2021-05-06 10:30
2008년 3월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가 통합하여 통합 제주대학교가 출범하였고, 그 당시 필자는 제주대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 후 전주교육대학교로 자리를 옮기자 주변의 지인들은 “어떻게 통합하는 곳만 찾아가냐?”라는 우스갯소리를 종종 하곤 하였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이후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와 학령기 아동 감소 추세가 두드러지고, 국가교육회의에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였다. 그리고 지난 3월 말 부산교육대학교가 부산대학교와의 통합을 위한 MOU 체결을 가결함에 따라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대한 논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부산교육대학교의 재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묵인한 채 통보 및 추진되는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진행을 고발’하는 청원 글을 올리고 서명을 받고 있으며, 동문 및 상당수의 교수도 통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 연합회에서도 부산교육대학교와 부산대학교 간의 통합 관련 MOU 체결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2021-05-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