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출발한 기차는 하루를 꼬박 달리고도 아직 크즐로르다에 도착하지 않았다. 도착 예정 시간을 서너 시간 남겨두고 지루해지려는 찰나, 작은 역에 기차가 멈춰 섰다. 아주 잠깐 정차한 기차는 다시 작은 역을 떠난다. 찬바람이 객실로 들어오고 잠시 후 아가씨 세 명이 내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외투에 묻은 찬 기운이 후텁지근한 객실을 잠시 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녀들은 친구네 집에서 놀다가 크즐로르다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각자 이름을 소개하는데 웃음이 피식 나왔다. 굴샷, 굴나라, 굴자나. ‘굴’ 시스터즈다. 카자흐스탄 여자 이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굴’은 꽃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아주 맛있는 해산물 이름이 굴이라고 하니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니 크즐로르다에는 한국인 영웅이 살았던 곳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 영웅의 이름을 딴 거리도 있다고 했다. 소련 시절, 의문의 죽음을 당한 고려인 가수 ‘빅토르 최’가 태어난 곳이라고는 알고 있었는데 영웅이 살았다는 건 금시초문이었다. 굴 시스터즈 말고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영웅에 대해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 영웅의 이름은 ‘혼벤도’라고 하는데 연관되는…
2021-03-05 10:30
흔히 서울 등 수도권은 3월 하순쯤 꽃이 피기 시작하는 걸로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개나리·진달래·백목련은 3월 하순쯤 피기 시작하는 것이 맞지만, 서울 주변 천마산·화야산·축령산 등에 가면 3월초에, 빠르면 2월 말에도 피는 꽃들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꽃들이 필까. 국내 대표적인 야생화 동호인 모임인 ‘야사모(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이트에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 어떤 꽃이 올라왔는지 살펴보았다. 꽃쟁이들이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올린 꽃은 노루귀(14건)였다. 이어 얼레지(8건), 만주바람꽃과 깽깽이풀(각각 7건), 꿩의바람꽃, 산자고(각각 6건) 등 순이었다. 그다음으로 너도바람꽃, 동강할미꽃, 중의무릇, 올괴불나무, 큰괭이밥, 잔털제비꽃(각각 3건)이 있었다. 이런 야생화들이 3월초부터 산에 들에 피어나니 꽃쟁이들이 담아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올린 야생화 수가 적긴 했지만 패턴은 예년과 차이가 없었다. 설레는 새봄 첫 산행에서 만나는 앙증맞은 꽃, ‘노루귀’ 먼저 노루귀는 숲속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이다. 3~4월 잎이 나기 전에 꽃줄기가 먼저 올라와 앙증맞은 꽃이 한 송이…
2021-03-05 10:30
이제 다시 ‘교사의 시간’이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1년을 보냈다면 2021년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맞이한다. 코로나19 대응력이 강화되고 백신접종이 이뤄지면 학교는 조금씩 정상을 찾아갈 터이다. 교육도 본궤도 진입을 서두르게 된다. 지난 1년 혼돈을 거듭했던 교육을 다시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면한 과제다. 뭐니 뭐니 해도 놓쳐버린 학력 즉, 학습결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벌어진 교육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의 학력을 이른 시간 내 정상 궤도로 끌어 올려놓아야 하는 것, 그것은 이제 교사들 손에 달렸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 위기 1년을 지나면서 교육계에 던져진 과제, ‘학습결손을 어떻게 이른 시일 내 극복할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학습결손의 실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과 함께 현장교사의 생생한 체험담, 그리고 효과적인 교수법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또 학습격차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 등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시사점을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도 마련했다. 김선 충남대 교수는 학습결손 해법으로 쌍방향수업의 핵
2021-03-05 10:30
김영곤 국립국제교육원장(사진)은 교육부 관료로서는 보기 드문 국제통이다.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인 ASEM 파견근무를 시작으로 OECD 본부 근무를 거쳐 교육부에서 국제협력관을 지냈다. 부드러우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일 처리는 오랜 시간 다져온 외교적 감각의 산물이다. 지난 2019년 5월 취임한 김 원장은 지난해 한국어능력시험의 법적근거가 되는 「고등교육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GKS 활성화 등 고등교육 국제화에 기여한 것을 가장 의미 있는 일로 기억했다. 올해는 한국어능력시험에 인터넷 기반 평가체제(IBT)를 구축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늘리는 한편 저소득층 학생들의 영어교육을 지원하는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 코로나가 사라져 교육분야 국제교류가 예전처럼 활기를 찾아 ‘교육 한류’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는 김 원장. 인터뷰는 지난 2월 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립국제교육원 원장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올해로 국립국제교육원 출범 60주년을 맞습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1962년 출범 초창기만 해도 재외국민교육이 주 업무였죠.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이후 정부가 국제교류협력에 치중하면서 글로벌인재양성
2021-03-05 10:30
최고의 교실 (다이앤 태브너 지음, 우미정 옮김, 더난출판 펴냄, 376쪽, 1만7000원) 18년 전 미국의 작은 차터스쿨로 시작한 서밋스쿨은 미국 사회에서 ‘미국 최고의 고등학교’, ‘가장 혁신적인 학교’로 선정되었으며, ‘1대1 멘토식 교육’으로 유명하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서밋스쿨의 교육법을 담은 책으로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왜,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2021-03-05 10:30
포스트 코로나 로드맵 (이종호 지음, 북카라반 펴냄, 268쪽, 1만5000원)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과학 관련 저서 100여 권을 집필한 바 있는 저자는 최근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적응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유망한 기술 25를 8개 분야로 나누어 소개한다.
2021-03-05 10:30
나는 초보 교장입니다 (한선희 지음, 리더북스 펴냄, 312쪽, 1만6000원) 30여 년간 교직에 몸담고 초등학교 교장이 된 지 1년이 넘은 초보 교장이 썼다. 아이들과 학부모를 코칭한 교육자로서 학교생활을 안내하고, 학교에서 좌충우돌 부딪히며 깨달은 교육의 본질과 교사·교장의 고민을 풀어냈다. 교장으로서 학교구성원들을 변화시키고 성장해 나가는 선한 영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사가 교장이 되는 과정도 다룬다.
2021-03-05 10:30
IFLA/UNESCO 학교도서관 지침서(2015)에서는 ‘학교도서관의 역할은 교육과 학습을 촉진하는 것으로, 학교도서관의 서비스와 활동은 학급 교사와 동일한 교육수준과 준비를 갖춘 전문 직원의 주도하에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정보·다양한 사고·지식활용능력 및 독서·리터러시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문화와 문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생·교사들에게 힘들고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한 해였으며, 사서교사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하게 변화되는 시점이었다. IFLA/UNESCO 학교도서관 지침서(2015)에 제시된 것처럼 정보활용교육의 중요성은 커졌고, 대면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호작용이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특히 교과교사들이 칠판 혹은 노트를 활용하여 영상을 찍고, 과제 제출 형식의 수업을 많이 진행했으며, 프로젝트 형식의 수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사서교사와 협력하여 온라인상의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협력수업을 지구과학교사에게 제안했고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6시 내 고향’
2021-03-05 10:30
우주를 꿈꾼 여성들 (타냐 리 스톤 지음, 김충선 옮김, 돌베개 펴냄, 216쪽, 1만3000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본격적인 우주 경쟁의 시대에 우주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미국 7명의 우주비행사 ‘머큐리 7’ 그늘에 가려졌던 여성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 우주 비행사 테스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지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주에 갈 수 없었던 13명의 여성 ‘머큐리 13’의 성공하지 못한 도전을 다루고 있다.
2021-03-05 10:30
[한상엽 경남 김해분성고·정동완 경남 김해고 교사] 이상적인 교육과정은 무엇일까? 작년 일반고 2학년 부장으로서 많은 고민을 했다. 학생에게 성장의 기폭제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찾기 시작했다. ‘선택’이 주요 주제니, 학생의 선택 과목에 따라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적으로 타당하고 이상적인 아이디어이지만 현실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녹여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에 머뭇거렸다. 왜냐하면, 그만큼 교사의 헌신과 사랑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학생의 선택과 교사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교육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묘안은 무엇인가? 이런 고민을 담은 새로운 교육과정에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일이관지는 모든 것을 꿰뚫는 하나의 진리를 일컫는다. 공자가 말한 일이관지를 그의 제자 증자는 ‘충(忠)’과 ‘서(恕)’라고 기막히게 풀이했다. 교육과정 운영 방안으로 선택 과목의 첫 번째 수행평가를 스스로 선정한 주제로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2학년 1학기에 과목Ⅰ그룹인 한국지리, 경제, 화학Ⅰ, 생명과학Ⅰ을 듣고 과목Ⅱ인 문학, 영어Ⅰ을 듣는다면 수행평가 계획에 ‘일이관지 수행평가 요…
2021-03-04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