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50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남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경남대학교 김성열 교수가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경남지역 초.중.고등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6 학교평가 고객만족도'조사결과에 따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을 한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8천52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우리 반은 수업 분위기가 좋다'는 항목에 대해서 초등학생 응답자 3천887명 가운데 2천350명(60.5%)이 '그렇다', '매우 그렇다'고 답한 반면 중학생의 경우 2천654명 가운데 988명(37.3%), 고등학생은 1천965명 가운데 792명(40.3%)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공정하게 평가한다'에 대해서는 초등학생의 82.3%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나, 중학생은 57.4%, 고등학생은 46.6%에 그쳐 교사에 대한 신뢰도 역시 고학년일수록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생의 66.4%는 '우리 학교는 집단 따돌림을 방지하기 위해 생활지도를 잘 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나 중학생은 53.1%, 고등학교는 42.8%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해 학교 안전도 역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우리 반은 수업 분위기가 좋다'는 똑같은 항목에 대해 학생의 경우 응답자 8천507명 가운데 긍정적인 대답이 4천130명(48.6%)에 그친 반면, 학부모는 응답자 8천267명 가운데 5천187명(62.7%), 교사는 1천908명 가운데 1천426명(74.7%)이 긍정적인 대답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사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의 79.9%, 학부모의 81.9%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반면, 교사의 경우 96.0%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경기지역 초등교육계의 주역들이 여기에 다 모였습니다."(김선오 회장) "경기교육의 지표인 '글로벌 인재 육성'에 동문들이 앞장 서 주기 바랍니다."(김진춘 경기도교육감) "동문들의 무한한 힘과 결집된 지도력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합니다."(서성옥 총동문회장) "모교사랑, 아끼지 말아 주십시오. 졸업생과 동문회의 발전이 바로 모교의 발전입니다."(허숙 총장) 경인교육대학교 경기지역동문회(회장 김선오. 화성교육장)신년하례식이 1월 2일 18:00수원의'다송(茶松)'에서열렸다. 이 자리에는 경기지역에 근무하는 경인교대 출신 장학사, 연구사, 교감, 교장, 장학관 등 250여명이 참석하여 새해 인사를 나누면서 덕담을 주고 받으며 선후배간의 우의를 다지고 동문들의 유대를 강화하였다. 김선오 회장은 인사말에서"우리 동문들은 경기교육의 주체로서 어떠한 역경속에서도 결연한 동문의식과 교육애로 교육현장을 지켜왔다"며 "각자에게 주어진 교육사명을 잊지 않고 2세 교육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동문들이 있어 가슴이 뿌듯하다"고 동문들의 노고를 치하한 후 "앞으로 더욱 가깝고 다정한 동문회로, 지치고 힘들 때 기대어 쉴 수 있는 버팀목이 되는 동문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춘 교육감은 축사에서 "동문들이 사랑과 애정으로 경기교육호를 아껴주고 이끌어 달라"며 "경기교육 지표인 글로벌 인재 육성으로 희망찬, 희망이 보이는 역동적인 한 해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였다. 허숙 총장은 축사에서 "작년도 교육부 평가에서 전국 11개 교대 중 1위를 차지했다"며 "동문들의 여망에 부응하여 1등 교육대학을 넘어서 세계를 향해 나가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하였다. 이 자리에는 모교의 유서현 원로교수, 전윤연·이무길 前총동문회장, 서성옥 총동문회장, 권기종 前경기동문회장, 박창수 인천지역동문회장 등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고모교 출신인 류옥희, 조돈창 교육위원,3개 직속기관장, 16개 지역교육청 교육장, 본청 과장, 지역교육청 학무국장, 학무과장, 초등교육과장, 중등교육과장 등이참석하였고교대 1회부터 24회까지전문직과 관리직에 진출한 동문들이 대거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경인교대 동문회는 작년 3명의 교육위원이 당선되어 동문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었고,2005년에는김진춘 동문이 교육감에 당선되어 모교의 위상을 높이고 경기교육 수장으로서 동문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으며 동문들 다수가 경기도 관내 전문직, 관리직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있어 초등교육의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각 지역의 교육위원회는 자기 지역에 와 교직 생활을 해 주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교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 예로 도쿄에서 가장 가까운 치바현에서는 전국의 우수한 학생에게 치바현내의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치바현 교육위원회와 치바시교육위원회는 2008년도의 채용시험에서, 초등학교 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전국 95개 대학에, 학생을 추천받을 방침을 결정했다. 현·시교육위원회는 2006년 4월에도, 각 대학에 추천을 의뢰한 바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인간성이 풍부하고 교육사랑과 사명감으로 가득 차 아동의 고민이나 생각을 이해하여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천 의뢰인 수는 각 대학별 한명이다. 추천자가 현·시교육위원회의 채용 시험에 응시할 경우,다음 전형 시험은 소논문만으로 가능하며, 전문 교과나 일반·교직 교양, 전문 교과의 필기 시험을 면제하게 한다. 한편, 현·시교육위원회는 2007년도부터, 현내에서 공립 초등학교 선생님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3, 4년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실천 연수하는 「교직 인턴십」제도도 시작할 방침이다. 실제의 수업이나 학교 행사, 학생 지도·교육부 장관담, 특별활동 등을 30일 이상 연수받는 제도로 학생기간 중에 실천력을 몸에 익혀 주는 것과 동시에, 교사의 적성을 빨리 자각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한다. 현내의 초등학교 교사의 지원 비율은 최근에 낮아지고 있으며, 99년도에 29.1배였던 채용시험의 배율은, 07 년도는 약2.9배이었다.
학년말 종업식을 앞두고 교무실은 분주하다. 새 학년 업무분담에서부터 아이들과 마무리학습정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생활기록부정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생활기록부 마무리작업을 하고 다른 일을 하고 아이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생활기록부 담당 선생님이 부른다. “생활기록부에 누락된 부분 확인하고 넣어주세요.” “등본상의 기록과 같은데요.” “아빠가 살아계시면 아빠 이름하고 생년월일 넣어야 해요. 돌아가셨으면 ‘사망’이라고 쓰고요. 우리 아이들은 너무 많이 빠졌어요.” 담당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결손 가정이 많아선지 생활기록부에 아빠 성함란이나 엄마 성함란에 이름과 생년월이 빠진 아이들이 한 반에 여섯 일곱 명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모가 살아계시면 넣어주는 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확인해서 기록해달라는 부탁이다. 우리 반에는 네 분의 이름이 빠져있다. 그 중 두 분은 세상을 떠났고, 두 분은 이혼. 두 아이에게 배경설명을 해주고 아빠 성함과 생년월일을 묻자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러면서 마지못해 알려주며 꼭 넣어야 하냐며 반문한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끝내고 생활기록부 마무리 작업을 막 마치자 전화벨이 울린다. 그 중 한 아이의 엄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아이가 아빠 이름을 선생님이 물어보았다며 울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까닭을 물으니 자초지종 이야기를 해준다. 남편과 헤어진 지 7년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딸 셋인데 아이들이 아빠란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하듯 놀라며 불안해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집 주변에서 차 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고 그래요. 혹 지들 아빠가 오는가 싶어서요.” 왜 그런가 싶었는데 지금까지 아이들과 아빠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우리 반 아이 이야기를 꺼낸다. “혹시 ○○ 이마에 흉터 있는 거 아세요?” “네, 흉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왜요?” “그 흉터 아빠한테 맞아서 그런 거예요. 초등학교 때 그랬지요.” “몰랐네요. 그런데 아이가 너무 밝아서 전혀 몰랐어요.” “아이들이 평상시는 모두 밝아요. 그런데 아빠란 이름만 들으면 아이들이 엄청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해요. 아빠 땜엔 신경정신과도 여러 차례 갔어요.” 그리곤 지금 대학에 다니는 큰 딸 이야기를 해준다. 큰 딸은 대학을 졸업하면 성까지 바꾸려고 하고 있단다. 어릴 때부터 폭력에 숱하게 시달려온 아이에게 아빠란 존재는 의지하고 그리워하는 존재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존재인 것 같았다. 아이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난 나도 모르게 우울해졌다. 그리곤 가슴이 답답해왔다. 아이 어머니에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저 멍하니 그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우리 반 아이의 얼굴과 3학년인 아이 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평상시 너무 밝고 쾌활한 얼굴을 하고 늘 웃고 있는 아이들인데 그런 말 못할 아픔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을 못했다. “선생님, 그러니 아이들 생각대로 해주시면 좋겠어요. 죄송해요 이런 일로 전화 드려서.” “아, 아니에요. 그렇게 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우리 아이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아이 어머니와 전화를 끊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 아니 아버지에게 자식들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돌고 돌았다. 엉킨 실타래처럼 아무런 답이 안 나왔다. 예전 아이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글을 써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 늘 애쓰고 고생하는 사람, 새벽에 일터로 향하는 아버지를 보고 가엾게 생각되어지는 사람’ 뭐 이런 거였다. 그런데 아버지란 존재가 어떤 아이들에겐 공포와 두려움, 이름조차 떠올리고 싶지 않은 존재로서 다가온다며 그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그런 걸 생각하니 나 또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닌가 싶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 아기였을 때 아빠 엄마 이름만 불러도 행복해했던 아이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어느 때부터인지 엄마라는 이름, 때론 아빠라는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포와 불안의 대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머니나 아버지란 대상을 가지고 글로 써보라는 것은 또 다른 아픔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활기록부에서 아이들 아빠의 이름을 지우는데 ‘우리 아이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라고 부탁하던 반 아이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내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나는 정말 아이들을 진심으로 많이 사랑해주었는가?’ 하는 반문도 든다. 종업식 날 아이들과 우리 반 인사말 ‘사랑합니다’를 주고받으며 그 아이를 바라보다 눈을 마주치니 싱긋 웃는다. 아이의 웃음을 보며 저 웃음 뒤에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겉에 드러난 웃음 뒤에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모쪼록 저 아이들의 웃음이 진짜 행복한 웃음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올 교육부 세출예산이 31조 450억여원으로 확정됐다. 부문별로는 유․초․중등교육에 27조 648억원, 고등교육에 3조 4293억원, 평생․직업․국제교육에 3073억원, 기타 교육일반에 2436억원이 쓰인다. 당초 교육부가 제출한 예산안 31조 2159억원보다 1709억원이 순삭감된 규모이며, 전년도 예산 29조 1272억원에 비하면 6.6%가 증가한 액수다. 유아교육지원 분야에서는 만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대상과 만 3․4세아 차등교육비 지원대상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100% 이하 가구로 넓히는데 가장 많은 2032억원이 쓰인다. 국공립 유치원 취학아에게는 5만 3000원, 사립 취학아에게는 16만 2000원이 매월 지급된다. 사립유치원 교재교구비 예산은 30억원이 증액된 50억원이 배정됐다. 3800개 유치원 당 263만원이 지원된다. 초중등교육 분야에서는 그간 특별교부금으로만 예산이 편성됐던 ‘방과후 학교’ 운영사업에 1017억원이 신규로 반영됐다. 일반회계에서 479억원, 농특회계에서 132억원, 특별교부금에서 406억원이 지원된다. 전체 5876개 초등교에 청소 용역인력 1명 분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깨끗한 학교 만들기’ 사업(신규)은 논란 끝에 ‘비(非)대도시 학교’만 지원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당초 예산 238억원 중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 등 5개 광역시 1400여개 학교에 대한 청소예산 60억원이 깎였다. 한편 방과후 학교, 깨끗한 학교 만들기 사업은 지방이 국고지원액만큼을 대응투자하는 방식이라 부담이 클 전망이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입학사정관제' 시범도입 예산으로 20억원이 신규 반영된게 눈에 띈다. 입학사정관은 수험생이 이수한 교육과정과 특별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해당 대학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입시관련 전문직이다. 이밖에 2단계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BK21)에 2895억원, 지방대학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에 2594억원, 대학생 학자금융자 기금 지원에 2189억원이 쓰인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도입 및 운영을 위한 예산 9억원은 법 개정이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 전액 삭감됐다.
울산지역 일선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울산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된 기간제 교사 수는 초등학교 345명, 중학교 87명(공립 69, 사립 18명), 고교 141명(공립 48, 사립 93) 등 모두 5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의 초등학교 84명, 중학교 48명(공립 30, 사립 18명), 고교 141명(공립 40, 사립 101명) 등 전체 273명의 2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기간제 교사 수가 2005년 보다 4.1배나 돼 초등 공교육의 외부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처럼 기간제 교사 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에는 교사의 육아나 장.단기 출장 때문에 채용된 기간제 교사 외에 수업전담 강사 성격으로 채용된 기간제 교사의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교과목 시간강사 성격의 기간제 교사 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올해에는 교원 정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의 수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구 옛 도심에 위치한 명문초등학교가 취학예정 아동이 감소하는 등 여전히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일 광주시교육청이 동구 옛 도심에 위치한 주요 초등학교 2007학년도 취학예정 아동수를 파악한 결과, 수창 50명을 비롯해 중앙 51명, 서석 86명, 계림 149명 등이었다. 2006학년도 취학예정 아동수와 비교하면 계림초는 무려 31명이 감소했고, 서석초도 6명이 줄어들었으며, 중앙초와 수창초는 2명과 4명이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아동수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학년당 학급(1학급 37명 기준) 규모도 계림초를 제외한 나머지 3학교는 2-3학급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석초와 중앙초는 학생 수로만 따지자면 전남 일선 시.군 읍소재지 학교와 비슷한 처지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수년 전 학년당 학급 규모가 10학급에 달하던 이들 학교의 상당수 교실 등 교사가 텅 비어 있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이처럼 이들 학교의 취학 아동수가 과거에 비해 급감한 것은 전남도청 이전과 도심공동화에 따른 인구감소 때문으로,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의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옛 도심 일부 초등학교의 통폐합도 고려하고 있다"며 "일단 동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심재개발 사업에 따른 인구 증가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희망하는 제주지역 교원들의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전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3월 교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다른 시ㆍ도 전출을 원하는 도내 초ㆍ중등 교원을 조사한 결과 초등 45명, 중등 30명 등 모두 75명이 전출을 희망했다. 전출 희망지는 초등은 경기도가 21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16명, 인천 3명, 부산ㆍ대구 각각 2명, 대전 1명의 순이며, 중등은 서울 10명, 경기 8명, 부산 3명, 광주ㆍ대전 각각 2명, 대구ㆍ인천ㆍ울산ㆍ전남ㆍ경북 각각 1명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전출 희망교원의 78.67%인 59명이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제주도에서 임용고시에 합격한 수도권 출신 교원과 수도권 지역에서 배우자가 일하고 있는 교원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전출 희망자들을 국가유공수혜자, 2급 이내 장애인 부양자, 3년 이상 별거 부부, 만 70세 이상 노부모 봉양자 등의 인사관리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다른 시ㆍ도와 동수 교류 원칙으로 전출토록 할 계획이다.
지역 특성상 특수교육을 받기 어려운 농촌의 한 작은 학교에서 장애아 교육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헌신하는 교사가 있다. 충북 괴산 장연초병설유치원에서 원아들을 지도하고 있는 오세화 교사가 그 주인공. 올해로 교육경력 22년째인 오교사는 지난 1999년부터 장애아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그는 청주한벌초에서 순회특수학급교사를 겸임하면서 정서장애 및 정신지체 유아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이때 그는 지체부자유아인 송모군을 지도하게 됐고 장애아들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도와주는 교육에 힘쏟기로 마음먹었다. “장애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정신지체 아동을 보면서 교육자로서 이들과 함께하는 교육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기로 생각했습니다.” 그 후 2003년 현임교인 장연초로 전근 와서도 장애아 교육을 관심을 가지고 매년 1명 이상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정신지체와 발달장애 아동들을 맡아 대소변 처리는 물론 식사 및 언어지도, 행동발달 지도 등을 헌신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송군과는 지금까지도 전화상담과 사랑의 대화나누기를 계속하며 바르게 성장해 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물론 통합교육을 해오면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다. 정신지체 1급인 한 아이는 비장애아 친구들을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며 괴롭혀 오 교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또 수저와 젓가락 사용법을 모르는 장애아에게 3년동안 장애아 배식판을 받아 비빔밥을 만들어 주어야 했다. 대소변 치우기와 무엇이든지 손에 잡히는 것을 먹으려는 태도를 고치는 과정은 많은 인내와 관심을 요구했다. “그동안 많은 이해심을 가지고 묵묵히 지원해주신 비장애아 학부모들과 장애아 친구를 감싸주고 친구로 대해준 원아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오 교사는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없었다면 자신의 통합교육이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며 장애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장선생님의 지원이 힘이 됐다”는 오 교사는 “통합학급 교사가 장애아 교육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하고 중증장애아를 위한 특수교육보조원 배치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사는 장애교육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12일 국립특수교육원장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충북교사상을 수상했다. 장연초병설유치원도 장애인 통합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12일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로부터 우수기관상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교육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영어 교육이다. 우리 나라는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정규 교과목으로 영어를 공부하지만 아직 일본은 검토중이다. 그러나 실제로 세계 무대에서 영어를 더 잘 구사하는 사람들은 어느 나라일까? 일본의 학교 현장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이레 일본 쿄토부 야와타시의 시립중과 히가시나카와 부립 야와타고는 휴대 게임기 「닌텐도 DS」를 사용해 영어 단어를 배우는 수업을 시작하였다. 이는 시 모두 초, 중학생의 학력 향상에 임하는 시 교육위원회의 시도로 게임기를 사용한 수업은 진귀하게 여겨 향후 수업의 효과를 실천 연구한다. 전용 펜으로 조작해, 음성이 첨부된 게임기가 학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착안한 히카루씨가 도쿄의 소프트 개발 회사에 소프트 제작을 의뢰했다. 이 소프트에는 고교생용 단어 1,900개와 중학생용 1,800 단어를 수록하였다. 펜으로 화면에 단어를 쓰면 발음이 나온다. 또한 일본어와 영어로 변환할 수도 있다. 기억하고 싶은 단어를 반복해 들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수업은 오토코산중학교와 야하타 고등학교와도 9월 상순부터, 3년생의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동중에서는 영어의 수업으로 10분 정도 사용하면 좋다는 것이다. 야마나 히로시시 교사는 「학생들은 조작에 익숙해 의욕적으로 학습에 임하고 있다.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대학에도 협력을 요청하여 죠오치대 문학부 이케다 강사가, 학생의 어휘가 얼마나 증가하고 있을까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하야시씨는 「효과가 인정되면, 다른 학교에도 확대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한다. 시 교육위원회는 한자학습에도 같은 소프트를 사용한 수업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1월에는 연구 발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08학년도 서울지역 외국어고 입학전형부터 구술ㆍ면접시험에서 계산식 수학ㆍ과학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 외고 전체로 구성된 공동 출제위원단이 일반전형은 물론 특별전형의 구술ㆍ면접 문제까지 내고 출제 범위는 중학교 교과과정으로 제한된다. 내신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을 높이고 일부 전형에서 내신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방안도 검토된다. 서울시교육청의 '외고전형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1일 "그동안 구술ㆍ면접 문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 문항이 수학과 과학과목의 계산식 지필고사 문제였다"며 "올해 입시부터는 외고들이 중학교 교과 과정내에서 문제를 내되 정답이 딱 떨어지는 계산식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술ㆍ면접시험 어떻게 바뀌나 = 서울지역의 대원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대일외고, 서울외고, 이화외고 등 6개 외고들은 2007학년도에 특별전형을 통해 성적우수자와 외국어 우수자, 지역우수자 등 836명을, 일반전형을 통해 내신성적과 구술ㆍ면접시험으로 1천336명을 선발했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 구술ㆍ면접 시험 문항은 10∼12개로 수학ㆍ과학의 경우 계산식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계산식 문제 출제는 사실상 '금지'된다. 추론 능력이나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제 위주로 바뀐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현직 중학교 수학, 과학 교사가를 외고 전형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킬 방침이다. 시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외고 6곳이 2006학년도 입학 특별 및 일반 전형을 실시하면서 출제한 132개 문항 가운데 36%인 47개 문항이 수학 교과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특별전형 구술ㆍ면접시험 문제도 일반전형처럼 외고 공동으로 구성된 입시문제출제관리본부에서 출제한다. 외고들은 그동안 일반전형은 출제관리본부를 함께 만든 후 상당수 문제를 공동 내왔지만 특별전형의 경우 학교별로 독자적으로 문제를 출제해왔다.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그동안 외고의 특별전형 구술ㆍ면접시험 문제는 상당히 까다로웠다"며 "하지만 앞으로 특별전형 구술ㆍ면접문제를 일반전형처럼 공동 출제하면 난도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술ㆍ면접 문항수와 시험시간을 줄이고 구술ㆍ면접 문제를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 내신 실질 반영비율 확대…내신 100% 선발 신설 = 내신 실질 반영률이 높아지고 내신으로만 뽑는 전형도 생긴다. 2006학년도의 경우 서울지역 6개 외고 입시전형의 내신 실질 반영률이 평균 9%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별로 보면 명덕외고가 4%로 가장 낮았고 대원외고 6%, 대일외고 7%, 한영외고 8%, 이화외고 14%, 서울외고 15% 등이었다. 내신 실질반영률은 교과성적 최고점에서 내신 기본점수를 뺀뒤 이를 입학전형 총점으로 나누고 100을 곱해 산출한다. 그러나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고 특별전형 성적우수자전형에서는 구술ㆍ면접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내신성적으로만 학생을 뽑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입시 과열' 해소 취지…수험생 오히려 어려울 수도 = 시교육청은 특목고나 국제중에 입학하기 위해 중학생뿐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 학원에 다니는 등의 '과열 입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외고 전형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왔다. 초등생을 대상으로한 특목고, 특목중 대비반 운영은 규정상 금지돼 있지만 학원들은 이를 어기고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외고, 민사고, 과학고, 청심국제중 대비반을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국정감사에서는 외고의 전형 방법과 입시기관화 현상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초등학생들마저 사교육시장에 몰리면서 특목고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현상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외고는 명문대 진학을 위한 디딤돌 역할이 아닌 당초 설립 취지대로 외국어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운영되도록 적극 장학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시전형 개선방안이 시행되더라도 과잉 입시 경쟁을 완화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목고 전문 입시학원인 양천구 목동의 씨그마학원 정주창 원장은 "추론능력이나 사고력을 측정하는 구술ㆍ면접문항의 경우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유형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현 |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교사의 특성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겠지만 현재 통계적으로 유용한 자료는 교사의 성별현황, 연령수준, 교사의 학력수준(학위) 현황 등이 있다. 그리고 교사의 교수환경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통계지표는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 지표이다. 따라서 교사의 성별비율, 평균연령, 학력수준 등의 통계를 살펴보고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 통계를 살펴봄으로서 교사의 특성과 교수환경에 대해서 살펴본다. 초등학교 여교원 비율 가장 높아 먼저 통계로 살펴본 이들 교사의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진 점은 초·중등 교사에서 여성 교사의 비율의 가파른 상승이다. 먼저 교사의 성별 현황을 시계열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을 보면 초·중등 교육에서 여성 교사의 비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1965년도에 1/4에 불과했던 여성교사의 비율이 2006년 거의 72%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중학교의 경우도 여성교원이 2006년 67.3%로서 1965년도의 16.1%와 비교하면 40여년 만에 51.2% 포인트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여성 교사 비율의 증대는 교원의 여성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특히 여교원이 80% 이상 되는 학교의 비율을 보면 초등학교는 23.8%에 이르고 있으며 심지어 초등학교 중에서 교장부터 수업교사까지 100%가 여성 교사인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여성 교사의 과도한 비율이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연구는 드문 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충원 교사 적어 평균연령 상승 두 번째로 교사 평균연령의 연도별 추이와 시·도별 2006년 현황에 대해서 살펴보자. 에서는 교사 평균연령의 연도별 추이를 학교 급별로 제시해주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교원의 평균연령이 모든 학교 급에서 증가추세에 있다. 이러한 평균연령의 증가추세는 임용고시 합격자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측될 수 있다. 이러한 교원 평균연령 현황이 시·도별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에서는 전남의 평균 연령이 46세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가장 평균연령이 낮은 시도는 대구로서 36.9세로 나타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제주가 44.1세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전북이 43.7세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제주가 43.7세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남과 전북이 모두 43.3세로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도 전남이 44.8세로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각 학교 급의 전반적인 경향을 보면 현재 전남지역과 전북지역 교사의 평균연령이 다른 시·도보다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중등학교에서는 전남·전북지역과 더불어 제주도도 평균연령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분포에서 제주도라던가 전남·전북지역의 인구가 줄어들고 학령아동 수도 적어 새로 충원되는 젊은 교사들이 다른 지역보다 적기 때문으로 풀이되어진다. 교사의 학력수준 갈수록 높아져 다음으로 교사의 학력수준 통계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자. 2000년도에 초등학교 교원 중 석사학위 소지자는 8.3%인 1만 1657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2006년도에는 3만 971명으로서 전체 초등교사 중 18.9%가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초등학교 교사 중 박사학위 소지자도 2000년도에 120명이었으나 2006년도에는 489명으로서 4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중학교의 경우도 석사학위 소지자의 비율이 2006년도에 28.7%에 이르고 있으며 박사학위 소지자도 574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와 실업계 고등학교는 석사학위 소지자가 모두 30%를 넘어섰으며 특히 일반계 고등학교의 박사학위 소지자는 2006년도에 1182명으로 2000년도의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처럼 교사의 학력수준은 점차적으로 계속 신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 더 줄여야 마지막으로 교사를 둘러싼 환경 중 교수환경과 연관된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시계열 자료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는 각 학교 급별로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학급당 학생 수를 보면 초·중등학교 모두 1965년도에는 50명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교는 1975년도에 56.7명으로 줄어들고 그 이후로도 점차 감소하여 2006년 현재 30.9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1965년 이후 크게 감소하여 학급당 학생수가 2006년도에는 35.3명(중학교), 33.7명(일반계 고등학교), 29.9명(실업계 고등학교)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의 경우 최근 2년간, 즉 2005년 이후에는 약간 그 감소 추세가 꺾인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보면 감소추세가 학급당 학생 수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1965년도에 교원 1인당 학생수가 62.4명으로 학급당 학생 수 65.4명과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매년 그 감소추세가 더 높아서 2006년도에는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4명으로서 학급당 학생 수에 비해 6.9명이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도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학급당 학생 수보다 모두 낮고 2000년도 이후에는 10명대로 모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교원 1인당 학생 수의 감소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교원을 확충해온 노력과 1980년대 중반 이후 학생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등학교에서의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초등학교 교원 1인당 학생 수보다 작은 이유는 교과전담교사 체제로 중등교육이 운영되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직의 여성화에 대한 연구 필요 지금까지 통계자료로 살펴본 교사의 여성비율추세, 교원의 평균연령, 학력수준 등을 보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구할 수 있다. 먼저 여성비율 추세의 급격한 상승은 향후 고등학교까지 여성 교사의 비율이 모두 높아지리라 예측될 수 있다. 이러한 교직의 여성화로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효과가 어떤 변화를 보일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교사의 평균연령을 보면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시·도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역의 교사 충원의 미비로 교사의 노령화 역시 지속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회적인 문제가 교육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교사의 학력수준의 상승은 긍정적인 경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석·박사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이 얼마나 내실이 있으며 학교현장에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근무여건, 교수 환경을 보여주는 학급당 학생 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OECD 선진국 평균을 보면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은 각각 초등학교 21.4명, 중학교 24.1명이다. 또 교수 1인당 학생 수 평균은 각각 초등학교 15.2명, 중학교 13.7명, 고등학교 12.7명이다. 근무여건과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더욱 감소시키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 설명하고 있는 표는 새교육 1월호 및 교육통계연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정보 센터 DB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동섭 |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지난 반년 동안 가장 중요하게 한 일 중의 하나는 모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교평가에 참여한 것이다. 그 동안 필자의 주된 관심 분야가 학교조직인데 일선 학교와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 항상 죄스러웠다. 그러던 차에 학교평가위원으로 일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시간적 부담은 있었으나 그동안의 죄스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고, 스스로에게도 좋은 배움의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 민감한 감각을 가진 우리 아이들 현장방문 평가에서는 각종 문서를 확인하고 관련 교사와 교장 및 교감을 면담했다. 필자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활동은 학교시설을 돌아보고,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교실을 살펴보는 일이었다. 첫 번째 학교에서부터 눈에 들어온 것은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었다. 그냥 조는 것이 아니라, 책상에 엎드려서 곤히 자는 학생들이 대여섯 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잠깐 자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그렇게 자는 학생들을 한 학급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학급들에서도 볼 수 있었다. 지역사회 여건이 그렇게 좋지 못한 총 17개의 학교를 방문하였는데, 이러한 모습을 소수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명의 학생 중에는 자는 학생이 대여섯 명 포함되어 있었고, 음악을 듣는 학생, 멍하게 앉아 있거나 다른 책을 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만화책을 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교사는 절반 정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있었다. 학교평가를 하는 중이었던 지난 9월, 모 일간지에 소개된 마틴 린드스트롬의 〈세계 최고 브랜드에게 배우는 오감 브랜딩〉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오감(五感) 브랜딩(branding)이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신체 감각을 통해 감성적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는 인간 의사소통의 95%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고, 80%는 감각을 통해 전해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내일신문 2006. 8. 10). 오감 브랜딩의 내용을 읽는 순간, 방문했던 '잠을 자는 학교'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내용은 새로운 깨달음과 함께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새삼 새롭게 깨달은 내용은 기업이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시켜 판매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의 깊이이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 엔진의 가속음에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부드러운 저음으로 할지, 아니면 젊은 느낌을 주기 위해 경쾌한 소리로 할지를 연구하고 실험한다. 심지어 트렁크 여닫는 소리, 깜빡이와 에어컨 소리도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서 만든다. 운행 시 타이어 타는 냄새가 역겨운 것에 착안해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라벤더 향이 나도록 하는 '아로마 타이어'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깨달음에 이어진 고민거리는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 것인가이다. 미국에서는 성인 한 명이 하루에 1500~2000개의 브랜드를 접한다고 한다(동아일보 2006. 9. 11). 이렇게 많은 브랜드 자극에 의해 민감해진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요즘 아이들은 MP3로 노래를 들으면서 군것질을 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수학 문제를 풀고 영어 단어도 외운다. 핸드폰 문자를 찍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들은 성인들에 비해 감각적으로 대단히 발달해 있다. 어떻게 이들을 가르칠 것인가? 이는 학교평가가 끝난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고민거리이다. 그런데 우리 교직 사회의 요즘 걱정거리는 무엇인가? 혼란한 교직사회 속에서 잠들어 지난 해 우리의 교직사회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 혼란의 중심에는 교원평가제가 있었으며, 교사들은 교원 성과급 지급에 반대하는 운동도 하였다. 이 혼란 속에서 교장 공모제, 선출 보직제와 같은 교장 임용 제도와 수석 교사제 등이 단위 학교의 교육과 경영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기되어 논의되고 있다. 자립형 사립학교 확대 실시 논란,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 운영, 방과 후 학교 제도 시행 등도 2006년 교직사회를 흔들어 놓았다.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로 통합하고,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일도 있었다. 이는 시·도 단위에서 교육제도 수립과 운영의 효율성을 기하고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구상이었다. 이 문제에 관해서도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들 사이에서 뜨거운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하는 주장들은 모두 명분이 있고, 논리적 설득력도 있으며, 실제적으로 필요한 측면도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 주장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이 아니다. 교사들, 교육 행정가들, 학부모들, 정치가들이 이런 논의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갑론을박하는 동안 학교에 온 많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이다. 다시 잠자는 학급으로 돌아가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 짓을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대표적인 예로 철야 아르바이트, 컴퓨터 게임, 과외 수업, 혹은 건강 문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특정 과목은 대학입학에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며, 몇몇 학생들은 대학입학에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다. 혹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누적된 학습 결손으로 인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교사들은 이러한 학생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교장, 교감도 마찬가지이다. 직업반을 만들어 운영도 해 보지만, 학생도 학부모도 좋아하지 않는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따로 모아 가르치면 좋겠는데 소위 우열반 편성은 금지되어 있다. 운동 등 공부 이외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도록 하고 싶으나 그것도 규정, 재정 형편, 혹은 담당교사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소위 'SKY 대학' 입학생 수만 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자는 학생, 딴 짓하는 학생은 지금처럼 그대로 놓아두고 공부할 학생만 데리고 수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 교실에서 학생 각자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직업교육, 특기적성교육 그리고 입시준비교육을 모두 하는 것이다. 학교 공동체에서의 교사의 위상 교사는 '학교'라는 조직의 한 구성원이다. 학교는 학부모들과 지역사회 주민까지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공동체이다. 때문에 교사는 학부모와 지역사회 주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하게 된다. 교사의 역할은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교사가 가지고 있는 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진동섭, 근간). 교사직은 전문직이다. 동시에 교사직은 고도의 정신노동을 하는 근로자이기도 하다. 교사직의 근로자성은 교사의 노동조합 활동을 법률로 보장하는 것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표시열, 2002: 215). 전문직이자 정신노동자인 교사는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서로가 선택해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다. 이들은 우연적이고 일시적으로 만나서 가르치고 배우는 공적인 관계이다. 그러나 이들 간의 관계는 교육애와 애정,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는 학생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 비선택적·일시적 관계이다. 교사는 교육공급자이고 학부모는 교사가 제공하는 교육의 수혜자 혹은 소비자이다. 교육에 있어서 비전문가인 학부모는 전문가인 교사에게 자녀들의 교육을 위탁했다. 교사는 교육전문가임과 동시에 학부모에 의해 자녀교육을 위탁 받은 사람이다. 교사와 교사의 관계를 살펴보면, 교사들은 서로를 가장 편안한 상대로 생각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들 사이에서는 전문적 협력이 이루어지지만 이는 개인적인 친분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다. 교사와 교장은 학교에 의해 고용된 피고용자의 신분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이들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동업자임과 동시에 학교조직의 상급자와 하급자 위치에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입장에서 보든지 교사는 자율성과 책임감을 가진 전문직이라는 점이다. 학교는 개방적 공동체다. 학교와 환경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서로 도움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학교 내 구성원들 간 관계에서도 개방적인 교류가 이루어진다. 이 안에서 교사가 처한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대표적인 예로 교사들은 학교라는 담장 안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학생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교사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줄어들고 교사에 대한 기대와 책임은 높아져만 간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자명한 사실은 교사의 존재를 확인하는 곳은 '교실'이고, 교사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교육의 질'이고, 교사의 존재를 지켜 주는 것은 '전문성'이라는 점이다. 학생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교사로서 교사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학생을 상대할 때는 물론이고 하급자인 교사로서 상급자인 교장을 상대할 때, 피위탁자인 교사로서 위탁자인 학부모를 상대할 때, 전문가인 교사로서 똑같은 전문가인 동료 교사를 상대할 때, 교사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당당함과 자신감은 교사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교사전문성의 핵심은 교육에 대한 전문적 지식 및 기술 체계와 교직윤리 의식이 핵심을 이룬다. 교사들은 이러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교육전문가'가 되어야 한다(진동섭, 2002). 전문가로써 해야 할 세 가지 역할 변화하는 학교사회에서 교사가 전문직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화기 위해 수행해야 할 역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중 세 가지만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현장연구자로서의 역할이다. 로티는 교사직을 '특수하지만 그늘에 있는 직업'이라고 했다. 교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나 교육행정가,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교수의 그늘 속에 있다는 것이다. 교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학습하는 현장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현장에 근거한 지식과 기술을 개발함에 있어서 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다음은 교육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다. 교사는 45분 혹은 50분의 교수·학습 활동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교육 디자이너는 정해진 교육내용을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학습내용, 학습방법 등을 디자인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세 번째는 학교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이다(진동섭, 2003). 학교 컨설팅은 교원들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새로운 과제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그 해결을 도와주는 일이다. 40만 교원들은 모두 나름대로 교육에 관한 비법들을 한 보따리씩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교사들 간에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장연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지식과 기술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다른 교원들의 전문성 개발을 위해 활용하고, 본인도 다른 교원의 도움을 받아서 서로의 전문성을 공유하자는 것이 학교 컨설팅의 취지이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역할은 교사들이 혼자서 고민하고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 내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역할이다. 현장연구는 개인 혹은 다수가 수행할 수 있다. 교육 디자이너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학교 컨설턴트로서의 역할 역시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한 인문계 고등학교 교실 상황은 전국 모든 학교의 상황이 결코 아니다. 오감 브랜딩은 학교가 아닌 기업의 이야기다. 이는 학교가 기업을 쫓아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알 필요는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변화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파악해야만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선 학교는 자력으로 그러한 조직으로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다. 행정가와 정치가들이 여건을 마련해 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교사들은 교직의 현실을 자조(自嘲)가 아니라 자조(自助)해야 한다. 현장연구자, 교육 디자이너 그리고 학교 컨설턴트로서 교사의 역할을 돌아보고,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함께 찾아서 함께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철수 | 경남 거제중앙고 교사, 사진작가 금빛 물결 출렁이는 넓은 갈대밭 넓은 갈대밭과 끈적끈적한 머드팩의 모태, 순천만 갯벌! 육지의 물과 바다의 물이 만나 하모니를 이루며 만든 순천만 갯벌은 자연늪이라기 보다는 자연습지이다. 오늘도 8백만 평의 광활한 순천만 갯벌은 사람을 포함한 많은 생물들에게 생존의 의미가 되고 있다.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를 다리 삼아 깊숙이 들어와 형성된 만으로 길이가 동서 22㎞, 남북 30㎞다. 만의 입구에 적금도, 낭도, 둔병도 등이 있어 빠른 물살을 줄이는 역할을 하나, 워낙 수심이 얕아 조석 간만의 차이가 심하게 나타난다. 미네랄이 들어있는 영양수를 제공하는 동천, 이사천, 해룡천이 남해바다에서 밀려온 파도와 만나는 기수역에서 토사의 퇴적이 일어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더 넓은 갯벌에 사람들은 염전을 만들었고, 천일염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염전은 가을이면 노란물을 들이는 농토로 변신했다. 농토와 갯벌 사이에 둑을 쌓아 둘을 단절시켰지만 기수역의 퇴적작용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밀려온 토사들은 더욱더 바다 멀리 나아가 쌓여 갯벌의 면적을 넓혀 왔고, 앞으로도 더 넓어질 것이다. 순천만은 바다뿐만 아니라 갯벌, 염생식물이 섞여 자라는 갈대밭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갯벌에 일차적인 영양분을 공급하는 식물에는 44종류의 관속식물이 나타났는데, 이 중 벼과와 국화과 식물이 반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생물을 우점종이라고 하는데, 이곳의 우점종은 갈대이고, 그 외에도 갯잔디, 메귀리, 가는갯능쟁이, 부들, 모새달, 칠면초, 나문재, 갯질경 등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게 분포한다는 갈대밭은 5.4㎢로 이는 바닷물의 빠짐에 의해 들어난 갯벌의 속살 27㎢ 중 20%를 차지하고 있다. 가을이면 금빛 물결을 일으키는 갈대밭은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는 곳에서 대대포구까지의 수로, 대대포구에서 장산마을로 이어지는 제방의 안쪽, 대대포구에서 와온마을의 순천만 해수랜드까지의 해변에 주로 분포한다. 갈대 다음으로 넓은 면적을 가진 칠면초는 일 년에 일곱 번 색깔이 바뀌어서 붙어진 이름이다. 순천만 사람들은 '기진개'라고 부르고, 한때 사람들의 먹을거리가 되기도 한 칠면초는 철새들의 주요 먹이가 되고 있다. 칠면초의 화려한 색깔은 매일 맞이하는 일몰과 갈대꽃이 만발할 때 더욱 돋보인다. 철새 유혹하는 넉넉한 안식처 제공 여러 식물들이 자라면서 어패류와 게들이 서식처와 먹이를 무한히 제공받아 번성을 누리고 있다. 먹이가 풍부하고 숨기에 알맞은 갈대숲을 지녔기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어미의 품을 찾아가듯 순천만을 찾아오고 있는데, 겨울에만 200여종의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일 년 내내 많은 새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특히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도 찾고 있다. 희귀철새 도래지인 이곳에 흑두루미는 세계 생존 개체 수의 1%(100 마리), 검은머리갈매기는 10%(1000 마리)이상, 혹부리오리는 이동개체수의 18%(1만 1000 마리), 민물도요는 7%(9300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혹부리오리의 경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서식지이다. 특히 이곳은 도요와 물떼새들이 호주와 시베리아를 오갈 때 중요한 이동 통로로 이용하고, 겨울철에는 흑두루미의 이동 통로이자 월동 지역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는 학(鶴)을 두루미라고 한다. 두루미는 울음소리에서 유래된 순수한 우리말이다. 두루미의 종류에는 흑두루미, 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등이 있다. 두루미는 시베리아 우수리 지방, 중국 북동부, 일본 훗카이도에서 번식하는데, 겨울에는 남으로 이동하여 중국 남동부와 우리나라 비무장지대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는 1940년대까지 수천마리의 두루미가 찾아왔으나 지금은 철원과 강화지역에 약 500 마리가 찾아와 월동하고 있다.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 1만 마리가 살고 있는데, 이 중 8000 마리는 일본 규슈의 이즈미에 텃새로 살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1백 마리 정도가 찾아온다. 우리나라에는 11월에 찾아와 이듬해 3월에 날아가는데, 주요 월동지가 바로 순천만이다. 철새의 이동은 번식지와 월동지(월하지) 사이를 일 년에 2번씩 있는데, 대체로 남북으로 이동한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여름에 남쪽에서 건너오는 제비와 두견이를 여름새, 겨울에 북쪽에서 날아오는 기러기, 물오리, 백조 등을 겨울새라고 한다. 이들을 통틀어 철새라고 하는데, 이동 경로가 정해져 있으며 한번 번식이나 월동을 하면 매년 같은 지방이나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 우리나라의 주요 철새도래지에는 철원평야, 강화도 갯벌, 천수만, 금강하구, 순천만, 우포늪, 주남저수지, 을숙도, 성산포 등이 있다. 이들의 특징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광활한 물과 주변의 넓은 농경지가 분포하여 먹을 것이 많다는 것이다. 겨울철새는 추위를 따라 이동하는데, 초겨울엔 중부지방에, 한겨울과 늦겨울에는 남부지방에 많이 분포한다. 1㏊ 당 2천만 원 넘는 가치 지녀 순천(順天)만, 하늘의 도리를 따르는 땅, 아니 하늘의 뜻처럼 좋은 일만 생기는 땅으로 순천만의 갯벌은 순기능이 더 많다. 갯벌로 몸을 만들고, 몸을 살찌우다가 갯벌에 몸을 눕히는 생물이 어디 한 둘이랴. 해양생물의 66%가 갯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생산성도 높아 육지의 9배나 된다고 한다. 순천 시내를 거쳐 내려온 생활하수를 걸러 주어 깨끗한 정화수를 만드는 곳도 이곳이다. 또 홍수에 따른 급격한 강물의 흐름을 완화하고 저장하며, 태풍 시 밀려오는 바닷물의 흐름을 감소시키는 곳도 순천만이 하는 일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넓은 가슴에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 두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편안함과 심미안을 준다. 고흥반도를 감싸는 순천만과 보성만은 심성이 고운 많은 문학가를 잉태하여 이들의 아름다운 글과 말은 여러 사람들을 지금도 행복하게 하고 있다. 이런 갯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1헥타르 당 약 1만 달러가 된다고 네이처지가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환경부에서는 갯벌의 가치를 외국보다 높은 2만4천 달러로 평가하였는데, 이는 우리가 갯벌을 이용하여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순천만 경치 볼 수 있는 매혹의 장소 순천만을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 길이 있다. 팔마체육관 앞의 고가도로를 이용하여 17번 국도(여수방향)를 따라가다 순천농수산물시장 앞에서 우회전하면 해룡면소재지를 만나고, 용산전망대와 낙조로 유명한 와온마을에서 순천만을 볼 수 있다. 해룡면소재지에서 863번 지방도로를 따라 월전, 도롱, 중흥, 해창, 선학마을을 지나면 농주마을이 나타난다. 농주마을에 들어서면 갯벌의 동쪽에 위치한 구동마을로 가는 꼬불꼬불한 마을길이 나타난다. 구동마을의 해변에는 전어와 왕새우양식장이 있고 이곳에서 대대포구 쪽으로 난 비포장길을 300m 운전하면 예전에 양식장 건물로 사용한 곳에 간이주차장이 나타난다. 간이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분 정도 낮은 야산을 오르면 이곳이 용산전망대이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갯벌의 아름다움은 갈대밭과 어울려진 S자 수로, 대대포구로 귀환하는 어선과 유람선의 모습에 있다. 특히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몰이 장관으로 갯벌에 쏟아지는 햇살에 부딪친 칠면초의 색깔과 하늘에 영롱하게 어린 석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을 나와 다시 도로를 따라가면 해룡초등학교 농주분교가 나온다. 바다 쪽으로 우회전하면 와온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의 일몰도 장관이고, 특히 순천만 해수랜드에서 몸의 피로를 삭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다른 하나는 순천청암대학교차로나 인안교차로에서 순천만자연생태공원(대대포구)과 일출을 볼 수 있는 별량면 화포마을로 가는 것이다. 순천시 대대동과 별량면 학산리의 들판은 갯벌을 개간하여 만들었는데, 대대포구에서 장산마을까지 갯벌과 농경지를 가로지르는 둑 옆에 비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대대포구에는 순천만생태자연공원이 조성되어 갯벌 생물에 대한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대대포구에는 순천만을 살펴볼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고, 갈대밭까지 보행교가 설치되어 나무 통로를 따라 갈대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갈대밭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기에 좋은 장소는 보행교 위이다. 대대포구에서 장산마을까지 내려오는 길은 어디에서나 갯벌생물들을 만날 수 있고 특별히 갈대밭과 어울려진 수로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인안교 부근이다. 특히 인안방조제 부근에서는 겨울동안 흑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부근에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어 환경과 조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갯벌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체험장을 둔 곳도 이곳이다. 장산마을을 지나 화포마을에 도착하면 순천만의 몸통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은 순천만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람 모여드는 다양한 문화 공간 예전부터 넉넉한 남도의 인심은 많은 사람들을 이곳에 모여들게 하였다. 바다의 물산이 풍부하고 농토가 비옥하여 사람들이 터 잡고 마을을 이룬 곳이 낙안읍성이다. 사적 302호로 지정된 낙안읍성은 1367년(태조 6년)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현존하는 조선시대 읍성들 가운데 가장 보존이 완벽한 곳이다. 예부터 남해 바다에서 불어온 갯바람은 차나무를 잘 자라게 하였기에 야생 차밭이 분포하고, 다도의 맥이 정립되고 흘려 나온 곳도 이곳이다. 그 뜻을 이어받아 보성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차밭이 조성되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순천만에는 해마다 그 넓은 농토에 허수아비문화제가 열리고, 황금 들판에서 허수아비가 사라질 즈음 갈대가 꽃을 피워 갈대제가 열린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영감과 희망을 얻어가는 순천만은 이용하고 가꾸는 만큼 즐거움과 이익을 주는 땅이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이 주는 고마움이 아닐까?
선돌이 여근을 만났을 때 선돌은 대체적으로 청동기시대 산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선돌이 청동기 유물로 대표적인 고인돌과 결합한다면 어떨까요? 경북 영주로 떠나 봅시다. 시내 휴천동에서 고인돌 2기와 선돌 1기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돌의 높이는 약 1.5m로 그리 크지는 않으며 고인돌에 사용된 덮개돌 두 점이 제 자리를 잃은 채 바닥에 엎어져 있습니다. 덮개돌엔 성혈(性穴)이 몇 점 보입니다. 성혈은 여근을 상징하며 선돌은 남근을 상징하니 음양의 조화가 완벽합니다. 이렇듯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지석묘가 선돌과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 하겠는데, 순흥 땅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영주시 순흥면 청구리 선돌은 5m 간격을 두고 2기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마을 입구 소나무 숲에 위치해 있는데 오른쪽에 서 있는 선돌 앞에도 덮개돌이 보이고 그 표면에 역시 성혈이 보입니다. 마침 인근에 여근동(女根洞)이라는 마을이 있어 그 여근에 대해 남근을 상징하는 선돌을 세운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여근과 관련해서 선돌이 세워진 것으로 해석하는 이러한 사례로 부산 기장군 철마면 선돌을 들 수 있습니다. 선돌 관리를 맡고 있는 이중희씨에 따르면 맞은편에 내다뵈는 계곡의 형태가 여자의 음부를 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이 마을 사내들이 그 기운에 억눌려 제 명에 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스님 한 분이 이곳을 지나다 그 사연을 듣고는 음기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선돌을 세우게 하였고 그 이후로 화가 물러 갔다네요. 이 선돌이 선사시대에 세워졌건 후대에 세워졌건 분명하진 않습니다. 선돌이 이러한 풍수지리개념으로 들어섰다면 그 선돌은 역사시대의 산물일 테고, 가만히 서 있던 선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갖다 붙였다면 청동시시대의 산물일 테지요. 여기서 ‘청동기시대 = 선돌’이란 등식이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접근이 가능하겠습니다. 이 철마 선돌 바로 앞에는 동래 정씨 문중의 산소가 위치하고 있는데 그 망주석을 앞에 내세우고 뾰족한 철마산을 배경으로 4m 가까운 거대한 선돌이 땅을 우뚝 밟고 있어 그 날카로움에 이내 기세가 꺾이고 맙니다. 성기숭배신앙의 흔적을 찾아 이러한 남근숭배신앙은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유포되었던 부근당(府根堂) 당집에는 남자 성기를 상징하는 목각물을 곳곳에 걸어두었었고 삼척 해신당에도 역시 남근을 바치는 풍속이 이어지고 있지요. 경주 안압지에서 남근을 조각한 목제품이 출토되었고,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지철로왕의 거시기 이야기와 선덕여왕 지기삼사 중 여근곡과 관련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유교문화가 절대적으로 지배했던 조선시대의 경우는 아들을 낳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부여받은 여인네들에 의해 이 남근숭배신앙이 확산되기에 이르렀지요. 인도의 경우, 시바신을 모신 사당에서 생명의 원천이요, 풍요의 상징인 링가와 여근을 상징하는 요니가 결합되어진 것을 볼 수 있지요. 우리나라 곳곳에서 자연적으로 혹은 인공적으로 다듬은 성기숭배신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남근과 여근신앙은 쉬쉬하는 차원을 벗어나 당당히 문화재로서 대접받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몇 군데를 둘러볼까요? 전북 정읍시 칠보면 백암리 원백암마을 입구에는 300여 년 전 선비 박잉걸이 세웠다는 남근석이 있습니다. 그는 마을 뒷산에 있는 여근곡과 여근암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장승과 함께 남근석을 세웠다고 합니다. 자손이 귀한 사람이나 불임증이 있는 여자가 네 번 절하고 이 돌을 안아주면 아이를 갖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선무도 도량으로 유명한 경주 골굴사에도 남근바위가 있습니다. 이 남근바위를 마주보는 곳에 산신당이 조성되어 있는데 산신당 앞 평상 한 곳에 네모난 구역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것을 들면 둥그스름한 천연바위에 물이 가득 고여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여근바위 위에 앉아 남근바위에 절하고 산신령님께 절하고 정상의 부처님께 절하니 그 정성이 더하여 좋은 소식이 있을 법합니다. 전북 순창 팔덕면 산동리와 창덕리에 각각 지방민속자료로 지정된 남근석이 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약 500여 년 전에 한 여장부가 2기의 남근석을 조각하여 치마에 싸 가지고 오다가 무거워서 1기는 창덕리에 버리고 1기는 산동리에 세웠다고 합니다. 화강석으로 정교하게 조각하였고, 하단부에 연꽃무늬가 새겨진 것이 눈에 띕니다. 임실 사곡리 남근석은 옛날 이 마을에 돌림병이 돌아 민심이 흉흉해지자 마을 어른들은 마을 형상이 여자의 옥문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마을 입구에 이 남근석을 세워 그 기운을 누르고자 하여 세운 것이라 합니다. 이처럼 남근석은 기자신앙의 대상으로뿐만 아니라 마을전체의 안녕과 번영을 소원하던 공동신앙물이기도 했습니다. 안양 삼막사에도 남근석과 여근석이 함께 있는데 특히 여근석의 적나라함이 눈에 띕니다. 전북 김제 귀신사에는 사자를 닮은 짐승이 웅크려 있고 그 위에 남근을 닮은 마디진 돌기둥을 세웠으며, 그 위에 또 하나의 작은 돌기둥을 얹어 두었습니다. 충북 제천 무도리 용암은 여인네들이 건너편에서 돌을 던져 바위에 들어가면 득남한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역시 제천 동산(東山)에 있는 천연 남근석은 그 적나라함이 삼막사의 그것과 쌍을 이룰 수 있을 듯합니다. 소위 공알바위라 해서 바위를 돌로 갈아 구멍을 내는 행위는 울산 어물리 마애불이나 경주 굴불사지 사면석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두 자식을 바라던 민초들의 소리 없는 반항이자 항변이었습니다. 다랭이 마을에서 암수바위를 만나다 남해 바다에 있는 남해군은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남해군이 가진 매력은 창선대교에서 내려다보는 죽방렴, 파도와 해풍을 막기 위한 방풍림, ‘어서 오시다’ 혹은 ‘안녕히 가시다’와 같은 남해 섬 특유의 사투리, ‘물건’이니 ‘도마’니 해서 생각만 해도 잔웃음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다가 김만중이 유배를 와서 그의 생을 마무리했던 노도, 이순신이 운명한 이락포, 이성계가 명명한 금산 등 역사적인 이야기까지 덧붙이고 산과 바다에서 나는 풍부한 자원까지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보물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해에서 찾아낸 보물 중 보물은 뭐니 뭐니 해도 바다로 곧 떨어질 듯한 논배미라 하겠습니다. 섬을 일주하다 바다에 바로 접하기까지 논배미가 첩첩히 조성되어진 것을 흔히 볼 수 있지요. 특히, 남면 가천마을에 이르면 다랭이논이라 해서 지난 2005년 1월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랭이는 ‘다랑이’, ‘다락’, ‘달갱이’의 사투리로 좁고 작은 논배미를 일컫는데 코딱지만한 크기부터 보통 20-30평 남짓한 크기의 다양한 계단식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쯤이면 마늘과 같은 밭작물이 제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다랭이마을 아래에 암수바위가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숫바위를 숫미륵, 암바위를 암미륵이라 일컫습니다. 남근석처럼 우뚝 솟은 숫바위 바로 뒤에는 둥그스럼한 바위가 반으로 갈라진 채 여근의 형상으로 자리하고 있고 그 뒤에는 만삭이 된 여성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듯한 암미륵이 보입니다. 1751년 10월 23일에 남해 현령 조광진이 꿈을 꾸고 난 후 이 바위를 땅에서 꺼내 미륵불로 봉안하고 논 다섯 마지기를 바쳤다고 합니다. 크고 생김새가 독특한 선돌이 대개 미륵신앙의 대상이 되었듯이 이 바위 또한 남근석을 닮은 선돌이 미륵불로까지 승격된 사례라 하겠습니다. 암수바위를 보고 마을로 몇 걸음 올라오다보면 이번에는 돌탑으로 쌓은 밥무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밥구디기’라고 부르는데요, 이곳에서 매년 음력 10월 보름 저녁 8시경에 동제(洞祭)를 지내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 밥무덤 옆에 당산나무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동제를 두 번 모시는데 10월 15일에는 밥무덤에서, 암수바위가 발견된 10월 23일에는 암수바위에서 제의를 갖는 것이죠. 밥무덤은 제삿밥을 얻어먹지 못한 혼령에게 밥을 주어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을내 세 군데 밥무덤이 있는데 마을 가운데 자리한 돌탑형식의 밥무덤에서만 동제를 지내고 나머지 두 군데에는 밥만 모시고 있답니다. 마을 뒷산 깨끗한 곳에서 채취한 황토를 기존 밥무덤의 황토와 바꾸어 넣고 햇곡식과 과일, 생선 등으로 상을 차려 풍농과 마을 안녕을 비는 제를 올린 뒤 황토를 파서 그곳에 밥을 모시고 덮개돌로 덮어둡니다. 초등교원 신규임용시험을 치르는 날, 대폭 줄어든 채용인원으로 인해 시험장 분위기가 여간 어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4년을 공부했던 어제의 동기가 오늘엔 서로가 서로를 떨어뜨리고 경계해야하는 경쟁자여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채용인원이 줄어든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제 저출산 문제는 우려할만한 수준을 훌쩍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 멀리 선사시대 암각화에서부터 선돌과 남근석, 성혈, 장승, 풍수지리사상에서 남아선호사상까지 긴 흐름을 겪으면서 민초들이 바랬던 것은 결국 ‘다산(多産)과 풍요(豊饒)’였던 것 같습니다. 그 염원에는 가정사의 문제만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전체의 번영을 위한 염원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그 바램은 한 가정의 문제, 한 마을의 문제를 벗어나 국가적 과제로까지 다뤄져야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이래저래 낮아지는 출산율을 보며 한동안 왁자지껄했던 그 시절에 대한 미련을 가슴속에만 묻어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울산 옥현초 교사
최효찬 | 저자, 비교문학 박사 조선시대 최초의 사립학교 건립 진 리프먼 블루먼은 인재를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관계지향적 리더십'을 들고 있다. 관계지향적 리더십은 다른 사람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돕는 데 보람을 찾는다. 여기에는 협력형, 헌신형 그리고 성원형 스타일이 있다. 협력형 스타일의 사람은 팀을 구성해 협력하며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헌신형 스타일은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데서 진정한 만족을 얻는다. 성원형 스타일은 다른 사람들의 성취감을 북돋워 주거나 스승처럼 조언하고 자신이 동일시하는 사람이나 집단의 업적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갖는다. 즉, 관계지향적 리더십은 아이들을 뒷바라지 하는 '엄마형 리더십'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관계지향적 리더십은 다름 아닌 가문의 기획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덕목이다. 명문가의 초석을 닦고 자녀교육에 앞장선 가문기획자들은 통상 가부장적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오히려 여성적인 엄마형 리더십을 소유한 인물이었다. 예컨대, 퇴계는 아들과 손자, 조카뿐만 아니라 형의 외손, 질녀, 형의 사위, 형의 손자, 조카의 글공부와 어려움을 힘닿는 대로 보살폈다. 수많은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이지만 퇴계는 먼저 일가의 큰 어른으로서의 역할도 다했던 것이다. 퇴계는 맏형의 외손자가 공부를 게을리 하자 닭 한 마리와 생선을 보내며 학문에 힘쓰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가문의 CEO가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명문가로서의 위상과 명성이 달라질 수 있다. 파평 윤씨 노종오방파의 명재 윤증(1929~1724) 가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 가문은 단순히 자녀교육에 그치지 않고 이를 체계화해 조선시대 최초로 사립학교를 만들었다. 즉, 명재가문은 이미 4백 년 전에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원스톱' 영재교육 시스템을 도입한 가문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는 퇴계 이황이 자신의 가문이 아니라 후학양성을 위해 도산서원을 세운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퇴계의 경우 68세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사상을 전하는 후학양성에 취지를 두고 도산서원을 설립해 300여명에 이르는 제자를 배출했다.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 마련 명재가문의 경우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문중의 자제를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시에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립 문중학교인 '종학당(宗學堂)'을 세워 후손들의 교육에 전념했다. 당시 공교육으로 서울의 성균관과 지방의 향교, 사립학교로는 서원과 서당이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양반가는 대부분 스승을 두고 과외를 했는데, 명재가문은 당시 사교육의 폐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문중학교인 종학당을 설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00년을 이어오는 명재 윤증 가문의 자녀교육 비결은 가문의 전통을 세우고 자녀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가문의 기획자'에 있었던 것이다. 명재가문에 교육의 토대를 놓은 이는 명재의 백부인 동토 윤순거(1596~1668)로, 이 가문의 인재산실 역할을 해온 종학당을 세운 사람이다. 윤순거는 노종오방파의 정신적 전통과 인물양성에 기틀을 다진 인물로 종학당을 건립하고 서책과 기물을 마련하여 자제들을 가르치고 가문의 규칙을 마련한 주역이다. 종학당은 관학인 성균관과 대조를 이루는 사학(私學)의 대표적인 기관으로 요즘의 초·중·고와 대학이 함께 있는 종합캠퍼스와 같다. 10세 아이부터 과거를 보는 청소년들까지 연령과 학문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는 당시 서당 등의 교육현실에 비춰보면 크게 진일보한 것이다. 종학당은 동토의 아우인 윤선거와 윤선거의 아들인 명재가 차례로 학장에 오르면서 본 궤도에 올랐고 명성을 크게 얻었다. 종학당은 문중의 자녀들뿐만 아니라 인근에 사는 청소년들도 입학할 수 있었다. 즉, '가문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지역의 교육기관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동토는 근대적인 교육체계가 없었던 당시에 가문 차원에서 체계적인 자녀교육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만든 '사교육의 기획자'였던 것이다. 동토 윤순거는 아우인 윤선거와 함께 가문의 규칙인 종약과 가훈을 만들었다. 종약에는 종학당의 교육지침과 운영에 관련된 내용도 들어있다. "바야흐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한번 잘못되어 어릴 때 교양이 바르지 못하면 어리석고 어둡게 되는 것이니 이는 매우 두려운 일이다. 이제 약 10세 이상의 자제를 모두 한 당(堂)에 모아서 스승을 세우고 글을 외우게 하고 읽게 한다. 학업과 학예를 갈고 닦게 하여 반드시 인재를 길러내는 일이 필요하다." 윤순거가 종학당을 세우며 이같이 후학에 전념한 것은 병자호란 때 아버지 윤황이 척화를 주장하다 귀양살이를 하고, 숙부인 윤전(尹火全)이 세자교육을 담당하던 시강원 벼슬을 지내다 강화도로 피난갔다 순국하는 등 불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윤순거는 벼슬을 사양, 향리에 은거하여 종학당을 세우고 후학들을 교육하는데 전력했던 것이다. 이러한 집안내력이 윤황-윤순거-윤증으로 이어지면서 향리에 은둔하며 후학양성에 힘을 쏟는 가풍이 생겨났다. 명재는 인조, 효종, 현종, 숙종 등 4대에 걸쳐 임금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았지만 정승에 오른 역사상 보기 드문 인물이다. 그의 학문적 세계는 양명학파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명재는 양명학자로 강화학파를 형성시킨 정제두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0여 명의 과거합격자 배출해 종학당은 명재가 백부 윤순거와 부친 윤선거에 이어 3대 학장(당장)에 부임하면서 명성을 드높였다. 선비교육과 함께 과거시험 준비가 모두 종학당에서 이루어져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명성이 높아지며 학생들이 늘어났고 150년 후에는 동토의 5대손인 윤정규가 건물을 더 지어 확대 개편했다. 종학당은 조선후기 들어 최고의 명문사립대학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종학당의 규정이 적혀있는 종법에는 아주 구체적으로 종학당의 운영지침을 마련해놓고 있다. 종학당은 일반서원이나 서당과는 달리 교육과정과 목표를 설정하고 철저한 규칙과 규율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다. 때문에 파평 윤씨 가문의 종인들 대부분이 종약의 규율아래 체계화된 프로그램과 엄격한 규칙에 따라 교육을 받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 종법에는 공부의 근본인 독서에 대해 독서의 의의, 독서의 순서, 독서의 방법 등으로 나눠 자세하게 강조하고 있다. 독서는 예나 지금이나 공부의 기본이지만 독서에도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종학당은 교칙이 엄격했다. 여기에는 일용(日用, 하루에 할 일)·야매(夜寐, 밤에 잠자는 것)·지신(持身, 몸가짐의 방법)·사물(四勿,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독서지서(讀書之序, 독서의 순서)·독서지법(讀書之法, 독서의 방법)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먼동이 트기 전에 반드시 일어나 부모의 처소에 가서 안부를 여쭈어야 한다. 밤에는 늦게까지 공부하고 잠자리에 들고 밤에 잘 때에는 부모님께 밤새 안녕하시기를 여쭙는다. 요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할 뿐만 아니라 저녁에도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1564년경 야트막한 니산(泥山) 아래에 터를 잡은 파평 윤씨 일가가 명문가로 우뚝 서고 또 자녀교육 문화를 주도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종학당에서 이루어진 체계적인 교육에 힘입은 바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파평 윤씨는 조선시대에 전주 이씨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과거합격자를 배출한 성씨로 기록되고 있다. 조선시대 과거 합격자가 기록돼 있는 국조방목(國朝榜目)에 따르면, 조선 건국이후 갑오경장으로 과거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300여 성씨에 1만 4624명이 합격했다. 이 가운데 전주 이씨가 844명을 배출해 가장 많고 파평 윤씨 412명, 안동 권씨 359명, 남양 홍씨 324명, 안동 김씨 310명 등의 순이다. 종학당은 1646년 설립된 이후 과거가 폐지될 때까지 46명의 과거 급제자를 배출했고 시호(諡號, 죽은 뒤에 공덕을 기려 임금이 내린 이름)를 받은 인물이 9명이다. 특히 윤황, 윤선거, 윤증은 3대가 모두 시호를 받았다. 한 가문에서 이같이 걸출한 인물이 배출된 것은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실용적 학풍으로 시대 앞서가 명재가문의 특징은 백의정승 집안답게 실용적인 학풍이다. 종학당은 이재(理財)에 대한 과목을 개설해 토론하는 시간을 별도로 가졌다. 지금으로 보면 17세기에 이미 경영학을 가르친 것이다. 또 유교사회의 폐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제사의 허례허식을 개선해 제수품의 수를 줄였다. 당연히 제사상도 작은 것(68×99)으로 바꾸었는데, 이런 전통은 아직도 내려오고 있다. 예학을 중시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명재가 집안의 부녀자들이 잦은 제수품 준비로 너무 혹사당한다며 간소화했다고 한다. 요즘 표현으로 대학자인 명재는 페미니스트였던 것이다. 명재의 9대손인 이은시사(離隱時舍) 윤하중(尹昰重)이 천문학을 연구한 것도 실용을 추구하는 가풍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명가의 종손이 천문학을 연구했다는 것 자체도 눈길을 끌지만 더 파격적인 것은 천문학을 연구한 윤하중은 음력설 대신 양력설을 지내고 모든 행사를 음력이 아닌 양력을 기준으로 치르는 전통을 만들었다. 심지어 출생신고도 양력으로만 한다. 아직도 음력설을 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다. 윤하중은 연구에 그치지 않고 〈성력정수(星曆正數)〉라는 천문학 책을 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그는 1년 동안 1분의 시간이 느리게 계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1년이 365일 5시간50분인데 365일 5시간49분으로 계산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용적인 가풍에 따라 요즘도 명재 집안에는 정치인은 거의 없다. 대신 공대출신이나 기업경영자, 의사 등 실용적인 학문이나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명재의 실용적인 가풍을 이어 후손가운데 두 명이 굴지의 대기업 회장에 올랐다. 한국야쿠르트 창업주인 윤덕병 회장은 명재의 8세손이다. 윤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소신대로 회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일체 경영에 간섭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35년 동안 대표이사가 단 3명에 불과할 정도로 전문경영인이 소신 있게 일하는 회사로 키웠다. 또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을 때도 대리인을 참석시켰다. 마치 명재가 임금이 불러도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웅진 그룹 윤석금 회장도 이 집안 출신이다. 윤 회장은 기업에서 인재육성에 대한 철학과 고집으로 '인사 파격'이라고 불릴 만한 사건을 많이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종학당에서 인재를 키웠듯이 윤 회장은 기업을 이끌고 갈 사장을 키워내는 데 남다른 안목을 갖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 때면 명재의 후손들은 종학당에 모여 명재의 가르침을 받는다. 이른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문중교육의 전통이 수십 년째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매번 400여명이 교육을 받는다. 400년 전에 자녀교육을 체계화한 가문답게 자녀교육의 지침을 담은 〈훈강〉이라는 교재도 매년 새롭게 만든다. 선비정신을 실천하며 '파평 윤씨 주식회사'의 방향을 정립한 윤순거, 윤선거, 윤증 등 가문 CEO들의 가르침은 아직도 후손들의 정신 속에 깊숙이 남아 마음의 등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자녀교육을 위한 여성적 리더십 흔히 유럽의 귀족들이나 명가에서 자녀교육을 언급할 때는 언행의 신중함과 절제미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명문가에도 명재가의 경우처럼 엄격하고 철저한 규율이 존재했고 종법이라는 문서로 체계화되어 전승돼오고 있다. 명재가문은 근대적인 교육체계가 없었던 당시에 가문 차원에서 체계적인 자녀교육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대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했다. 퇴계 이황이나 청계 김진, 명재 윤증 등은 이미 수백 년 전에 요즘 지식사회의 감성시대에 각광받는 관계지향적 리더십, 즉 여성적인 리더십으로 지속가능한 가문경영의 초석을 쌓았다. 오늘날에는 이들처럼 아버지가 엄마형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자녀교육의 전면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자녀교육에 열정을 가진 극히 일부 아버지들에게 해당되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은 어머니가 직장일이나 비즈니스로 바쁜 아버지를 대신하면서 자녀교육의 CEO로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대치동 엄마'들처럼 자녀교육에 열정적인 어머니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요즘에는 가정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섬세하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엄마형 리더십이 각광받고 있다. 학교교육을남성들보다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여성적 리더십이 한 몫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임할 경우 기존의 가부장적인 권위주의적 리더십으로는 오히려 자녀교육도 못하고 부자관계마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들도 섬세하게 보살피고 이끌어주는 엄마형 리더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500년 전에 가문의 기획자들은 이미 그런 리더십을 발휘해 새 세상을 열었다. 이제 자녀교육에 나서는 모든 아버지들도 엄마형 리더십으로 무장하자!
2000년 4월 7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한 운봉산에 화재가 발생했다. 초속 12~20m의 강풍을 타고 번진 불은 9일간 계속되며 고성 일대에 산림 피해액만 350억이 넘는 큰 피해를 입혔다. 이른바 '고성산불'. 첫 발화지인 운봉산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오호초등학교도 불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김철정 교장을 비롯한 11명의 교원은 새벽에 학교로 달려와 학내전산자료가 입력된 컴퓨터 본체와 학적부 등 주요 자료만을 옮길 수 있었고 불길에 휩싸이는 학교를 바라봐야만 했다. 교사들 노력으로 전소(全燒) 위기 면해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거센 화마(火魔)가 지난 후 뼈대만 남은 창고와 급식시설이 모습을 드러내 안타까운 마음이 컸지만 다행히 본관 건물은 외관만 그을린 채 멀쩡해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현재 오호초의 교장으로 재직 중인 장원진 교장은 당시 교감으로 그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한밤중에 당시 군청에 근무하던 동생의 연락을 받고 학교로 가보니 불이 이미 학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어요. 긴박한 상황에서 본관 창문을 꼼꼼히 점검한 덕분에 전소(全燒)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의 틈만 있었어도 모두 다 사라질 뻔했죠. 그리고 당시 관사에서 자고 있던 교사를 대피시킬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장 교장은 이 학교 33회(1962년) 졸업생이다. 모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의욕에 불타올랐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재난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에 학교를 되살리는 데 앞장섰다. 학교를 5개 구역으로 나눠 매년 하나씩 복구를 해나갔다. '학교 되살리기 5개년 계획'을 실천한 것이다. "제한된 예산으로는 복구에 모든 걸 집중할 수 없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교육이 우선이었으니까요." 위기 상황이었던 만큼 교직원과 학생들을 동원할 수도 있었지만, 수업에 지장을 줄 수 없었기에 장 교장은 굳이 인부를 부르지 않아도 될 때는 학교 기사와 함께 직접 일을 해 나갔다. 그래서 학교를 찾은 사람들에게 일꾼인지 교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이제 학교는 제 모습을 찾았다. 오히려 불타기 전보다 더 아름다운 학교로 변했다. 지금은 학교를 찾는 사람들은 학교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장미와 연산홍으로 둘러싸인 교정, 운동장 한 쪽에 마련되어 있는 수목원과 분수공원은 오호초의 자랑이다. 뒷산에 남아있는 산불의 흔적을 보지 못한다면 불이 났던 곳인지 전혀 의심할 수 없다. 작년 여름 고성을 찾았다가 오호초에 들렸다는 이시연 전주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우연히 들린 학교가 너무 아름다워 부럽네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남기기도 했다. 장 교장은 5년간의 오호초 생활을 마치고 2004년 교장으로 승진하며 다른 학교로 옮겼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2006년 초빙교장으로 다시 부임했다. 그간의 노력이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모교라는 애착이 있긴 하지만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당연한 일인데 칭찬을 받으니 더 어깨가 무겁습니다." 올해부터는 야생화단지 조성, 과학교육을 위한 간이 기생대·암석원·식물원의 시설 보강으로 학교공간을 다양한 체험 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3F 운동, 드럼 수업 등으로 내실 다지기 지난 해 부임하면서 장 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학교의 외관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 것. 지방의 소규모 학교(현재 6학급 75명)가 대부분 그러하듯 오호초도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속초시가 15분 거리에 있어 학생을 유지하는 데 더욱 힘든 형편이다. 또한 학생의 20% 이상이 결손 가정 아동들이고, 50여 가구에 불과한 재학생들의 사교육비가 연간 8000여만 원이 소요돼 이를 보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자를 중심으로 한 특색교육과 독서, 정보, 영어, 리코더에 대한 인증제인 '오호금별제'를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작은 실천으로 큰 보람을 갖자는 '3F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3F 운동은 '나부터(From I)', '지금부터(From Now)', '작은 일부터(From Small)'를 통해 기본 생활 습관 형성과 봉사,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는 따뜻한 심성을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교에 다니면 뭔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평준화를 강조하다보니 학교마다 갖고 있는 특색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뛰어난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르다는 말을 듣게 해주고 싶어요. 학생은 교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호초의 특색 있는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드럼 수업이다. 사물놀이, 댄스스포츠, 풍선 아트 등 특기적성 교육을 하고 있지만 장 교장은 직접 배우고 있는 드럼을 작년 9월부터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퇴직 후 '실버악단'을 구성해서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은 욕심에 배우기 시작한 드럼에 푹 빠진 장 교장은 학생들과 같은 기쁨을 나누기 위해 지원자를 뽑아 드럼 수업을 시작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저보다 배우는 속도가 빨라요. 이젠 점점 긴장이 된다니까요. 앞으로 조금만 있으면 고성군에서 하는 행사에 우리 '드러머'들이 단골로 출연할 것 같네요. 좀 더 익숙해지면 색소폰도 배워 수업을 하고 싶어요." 직접 구입한 드럼을 학교에 놓고, 방과 후는 물론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 한다. 생소한 악기를 접한 아이들은 한번 드럼을 치면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모른다. 5학년인 최자은 양은 "처음엔 신기하기만 했던 드럼을 치다보면 정말 신나고, 땀도 흘릴 수 있어서 좋아요. 처음엔 무섭던 교장선생님이 지금은 하나도 안 무서워요"라며 웃었다. 장 교장은 드럼이 한 대 뿐이라서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하지 못해 올해는 한 대를 추가해 더 많은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흥이 나고 속초에서 일주일에 두 번하는 드럼 레슨도 더 열심히 받게 됐다고 한다. 2년 전 오호초에서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한 박진우 교사는 "일요일에도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학교에 나오시고, 또 자비를 털어 식사와 간식을 함께 하시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참 많은 것을 배웁니다. 우리 교사들에게도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 없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시는 교장선생님을 만난 것이 행운이에요"라고 말했다. 학교의 모습을 바꿔 누구든지 즐겁게 찾을 수 있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인성교육과 함께 다양한 특색교육을 하는 장 교장의 이러한 노력들은 지방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교가 주민과 하나가 되고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에서 시작됐다. 학교가 중심이 되면 학교의 황폐화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졸업생 수가 3000여 명 정도입니다. 그 중에 저는 20년 가까이 다니고 있으니 제일 오래 다니는 거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되겠죠? 지역 주민들이 모두 선·후배고 제자들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누구나 찾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장 교장은 마지막으로 지방의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전국의 많은 교원들에게 올 한해는 함께 소중한 결실을 맺길 바란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 엄성용 esy@kfta.or.kr
방학식이 있는 날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3학년 여자 어린이들 서너 명을 만났다. 얼굴도 귀엽게 생겼고 공부도 잘하는 리더그룹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교감선생님!” 하고 다가오면서 다정하게 접근해 오는 것이 무슨 부탁이라도 하려는 느낌을 받았다. “교감 선생님! 우리 4학년 때 이○○선생님이 담임하게 해주세요. 네!” “교감선생님! 꼭 부탁해요. 꼭이요.” 하면서 애교까지 부리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였지만 순수한 청탁이라서 부담은 없었다. “ 그래 알았어.” 라고 한 다음 교무실로 들어왔다. 올해 신규 발령을 받아 4학년을 담임했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우리도 초임 때 그랬듯이 신규교사는 대개 4,5학년을 담임을 맡는 것이 보통이고 관행처럼 굳어온 것 같다. 저학년과 6학년 담임을 경력교사로 배치하다보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4,5학년을 맡아왔다. 이○○선생님은 올2월에 공주교대를 나와서 운 좋게 고향에서 경력교사들이 선호하는 농진 지역인 본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키가 6학년아이들 보다도 작아 처음 보는 이들은 선생님인지 몰라보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과 섞여서 놀고 있으면 아이들 같아서 어린이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외모가 앳된 선생님이라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아이들을 잘 다루고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 따르고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 6월에 연구수업을 한다기에 4학년 교실에 들어섰는데 교실환경도 잘 꾸며 놓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았고 선생님과 공부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보였다. 아이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 색다른 감동을 받았다. 한 시간 동안 공개수업을 하는 모습이 신규교사라기 보다는 경력자처럼 자신감에 넘쳐 수업을 이끌어 나갔으며 아이들과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 2학기가 되어 여선생님 한분이 시내학교로 전근을 가고 연세가 드신 선생님이 부임해 오셔서 전근가신 선생님이 맡았던 학예, 도서, 특기적성, 영어교육까지 힘에 벅찰 정도의 일을 맡게 되었는데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경력자도 감당하기 힘든 업무를 별무리 없이 추진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대견스럽게 느꼈다. 각종대회출전과 작품응모도 열심히 하였고, 독서행사추진을 하면서 영어잔치에 학교대표로 나갈 아동들을 정말로 열심히 지도하여 금상1명, 우수상2명, 장려상2명으로 전원수상을 하였으며 여덟 번째 발간하는 학교문집을 만드는데 3개월 동안 원고수집과 편집에 전념하여 수준 높은 문집을 만들어 방학식날 아이들 가정에 배부하였다. 연구부장의 말을 들어보면 학습 부진아 지도도 가장 열심히 하였다고 한다. 학교소식지인 신문도 만들었고 실험실습 위주로 수업을 빼놓지 않고 하여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3학년 아이들이 옆 반에서 선배인 4학년을 가르치는 이 선생님을 내년 4학년담임으로 예약을 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보는 눈이 너무 정확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러다가는 4학년 전문선생님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된다. 학년담임 배정을 교감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의 담임 예약을 받고 보니 걱정도 된다. 이 선생님의 희망도 있을 것이고 학교실정도 감안해야 하는데 예약한 3학년 아이들이 새 학년 담임 발표하는 날 실망을 안겨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학이 끝나면 이 선생님에게 3학년 아이들의 주문을 전해주고 부탁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받아들일 지가 의문이다.
우리학교 교문 왼편에는 약 백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다. 올봄 부임당시 나뭇가지를 많이 잘라내어 덩그러니 서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분명 나무에 이상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사연인즉 은행나무가 고사(枯死)되어가는 증상이 나타나서 지난해 동문회에서 은행나무를 살리기 위한 성금을 모아 나무병원에 의뢰하여 치료를 하였다고 한다. 나무가 병든 원인은 교문담장을 만들기 위해 시멘트콘크리트로 기초를 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나무뿌리에서 맑은 물과 영양분을 빨아드려야 나무가 잘 자랄 텐데 시멘트의 독성이 뿌리를 상하게 하여 뿌리를 살리는 치료를 하고 영양제도 놓았으며 가지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올 여름방학에는 시멘트담장을 헐고 콘크리트기초를 캐내어 새로운 흙을 넣고 자연석을 쌓아 교문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으로 은행나무는 녹색의 잎이 살아나오고 있어 고사 직전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교육도 이 은행나무처럼 시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아무리큰 나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 그중에서도 작은 실뿌리가 수분과 영양분을 빨아드려 공급해주어야만 싱싱한 잎이 나오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법이고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교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려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실뿌리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실뿌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태아에서 세살까지 교육이 이에 해당 될 것이고 가정교육과 기초교육이 뿌리에 해당하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는 이 나라의 교사들도 뿌리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교육현실을 살펴보면 이런 분야보다는 모든 사람이 대학을 가야하고 학생들의 타고난 소질과 꿈은 간과한 채 소위 일류대학에 몇 명을 합격시키느냐에 교육이 정점에 서있고 모든 교육이 지식위주의 입시교육에 맞추어져 있어 지덕체(智德體)의 조화로운 인간을 기르는 균형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땅속에 보이지 않는 뿌리는 무시된 채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꽃과 열매만 따려고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모습에 비유된다. 공교육 보다는 사교육에, 역사교육보다는 컴퓨터교육에, 국어교육보다는 영어교육에 인생을 걸고 외국유학과 어학연수를 보내며 과열경쟁 속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씨앗은 작지 않은가? 그러나 작은 씨앗을 잘 관리하여 튼실한 싹을 틔워야 성장이 잘되고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태교에서부터 세 살까지의 가정교육이 매우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 분야에 대한 교육은 너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유아교육도 성장발달에 알맞은 교육보다는 지나친 교육열에 새싹이 웃자라거나 잘못 자라고 있지 않는지 점검해보아야 하고 기초교육인 초등교육도 정체성을 키우며 조화롭게 이루어지는지 진단해 보아야한다.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은 아이들이 어리다고 소홀히 생각하여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소나무분재도 실뿌리가 나무의 생(生)과 사(死)를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동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육을 고쳐보겠다며 수많은 교육공약을 내세워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왔으나 우리교육이 건강하게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도 비전문가가 교육개혁을 하려했으니 정확한 진단에 기초하지 않은 개혁으로 교육이 지치고 시들어가고 있다면 너무 비관적인 표현일까? 눈에 보이는 한건주의에 빠져 기초 보통 교육보다는 고등교육에 치중하였고 교육일선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보다는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스승의 권위를 심각하게 손상시켰으며 너무 많은 간섭을 하여 학교현장은 안정보다는 불안감을 안고 교단이 흔들리고 있어 공교육이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정권차원에서 교육을 고치려면 현장의 소리를 수용하여 학교현장이 신바람이 나도록 교사의 사기를 올려주는 일(치료)을 해야만 교육의 실뿌리는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고 아름다운 꽃과 알찬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학입시 자격시험이자 고졸학력 인정시험인 매트릭시험(Matric Exam)에서 응시생의 30%가 불합격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교육부가 28일 올해 실시된 매트릭시험 응시자들의 성적을 발표한 결과 12학년(한국학제 고3)생 응시자 52만8천525명 중 66.6%인 35만1천503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5년 넬슨 만델라 대통령 시절 초등학교에 입학, 흑인정권 교육 1세대로 불리는 올해 12학년 학생들은 매트릭 시험 응시생이 지난해에 비해 2만명이 많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만델라 애칭인 마디바를 따서 '마디바 세대'라고도 불리는 수험생들은 그러나 과거에 비해 높은 합격률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매트릭스 합격률은 올해보다 1.7% 높은 68.3%였다. 이와함께 일정 과목에서 전체의 상위 40% 이내에 들어야 하는 대학입학 가능권 학생은 합격생의 24%인 8만5천83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 95년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마디바 어린이'가 모두 166만6천980명이었던 만큼 전체의 5%만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학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웨스턴케이프대학 연구진을 인용해 일간 비즈니스데이가 29일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가장 높은 합격률을 배출한 곳은 케이프타운을 끼고 있는 웨스턴케이프주(州)로 83.7%의 합격률을 기록했으며 다음으로는 요하네스버그가 소재한 수도권 하우텡주(78.3%)와 노던케이프(76.8%) 등의 순이었다. 전체 9개주 가운데 가장 저조한 합격률을 보인 곳은 동북부 지역인 림포포주(55.7%)였으며 이어 이스턴케이프(59.3%) 음푸말랑가(65.3%) 등이 뒤를 이었다. 남아공은 매트릭 시험을 합격한 학생들에게 합격증을 부여하며 이는 취직을 위한 중요한 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