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24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올 한 해도 참으로 어수선한 일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지금의 정국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 한 가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저 출산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다. 지금 시골에 있는학교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전남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이위기 극복의 출발점은 바로 가정이다. 가정은 농토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와 같은 곳이다. 그런데 이 가정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회식 자리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아이는 몇 살인가요?” 붙임성 좋은 팀장의 질문에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었다. 직장 모임의 경직된 분위기를 풀고자 신입사원의 사생활로 화제를 돌린 게 실수였다. 어색한 웃음이 오간 뒤 34세 새내기는 대답했다. “결혼도 안 했어요”라고..... 요즘 동년배들은 거의 퇴직을 하고 물러나 가끔 모임을 가지면서 자녀 결혼에 관한 얘기를 묻는 게 더 조심스러워진다. 겉으로 드러난 세월의 흔적은 읽어도, 혼인 여부까지 알아채기는 힘들다. 결혼 적령기라는 개념이 많이 흐려져 자칫하다간 큰 실례를 범하기 십상이다. 졸업, 취직, 결혼, 출산 순으로 이뤄지던 생애 단계별 과업은 이제 아득하기만 한 낡은 관습으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다.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 사항이 되었다. 결혼을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요즘 청년들의 대세인지도 모른다. 한국의 혼인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1~9월 결혼한 부부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2011년 32만9000건이던 혼인이 올해는 28만~29만 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30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은 높은 청년 실업률, 치솟는 주택비용 등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하나를 넘으면 다음 고비가 있는 산 넘어 산, 홀로 서기도 벅찬 시대에 가정까지 돌보며 살 자신이 없다고 미혼은 얘기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뼈저리게 느끼는 건 지독한 삶의 외로움이다. 현실이 고될수록 더욱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인생의 힘든 과정에서 가족의 지원, 가정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재기가 가능했다는 이야기는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다른 동물보다 오감이 둔한 인류가 어떻게 지구를 지배했을까. 혹자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예부터 ‘나’는 약하고 위험했으나 ‘우리’는 강하고 안전했다. 확실히 하나는 불안하지만 여럿은 안정감을 준다. 무리지어 힘을 키울 수 있고, 집단이 클수록 상호 도움을 받으며 협동과 역할 분담의 효율성을 가졌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기본 단위인 가정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사랑과 신뢰로 연결돼 혈연을 맺고 사회적, 법률적 약속 아래 책임을 다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연인, 동반자, 부모의 역할로 겪는 무수한 경험은 성장과 성숙의 연속이다. 가족을 통해 느끼는 것, 깨닫는 것, 기억과 추억 등 모든 에피소드가 생에 활기와 온기를 불어넣으며 새로운 목표를 만든다. 또한 농밀하고 특별하게 이어진 관계는 자아실현에도 큰 도움을 준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그 밑천을 전부 내보이는 것은 사랑 앞에 가능하다.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결혼을 포기함으로써 잃는 가치는 값으로 헤아릴 수 없다. 당장의 어려움으로 셈하는 대가와 비용은 평생을 함께할 가족의 따스한 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막연한 불편과 두려움으로 삶의 진정한 행복을 놓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젊고 건강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만큼 젊음이라는 자산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시편 기자는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곧 100세를 앞둔 노학자 김형석 교수는“사랑이 없는 인생은 고해와 같지만, 사랑이 있는 인생은 행복하다”는 행복론은 전한 바 있다. 사랑이 있는 가정은 행복을 이룰 수 있는 근원이다. 나 역시 그의 말에 공감한다. 더 많은 청춘이 아낌없이 사랑하고, 이를 통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교총 등의 반발을 산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이하 교육공무직법)'이 폐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17일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 발의된 교육공무직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교육공무직법으로 인해 교육계의 우려가 대단히 높았다"며 "특히 부칙 제2조 제4항은 교직의 근간을 흔든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로 인해 교육계의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부칙을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반발이 이어지자 법안 자체를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유 의원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지 못했던 한계도 분명히 있었다"며 "부칙만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타 조항에 대한 충분한 재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법은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법안을 발의한 유 의원은 부칙 제2조 제 4항에 ‘교육공무직원 중 교사 자격을 갖춘 직원은 관계 법령을 준수해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거센 반발을 샀다. 교총도 공무직에 대한 과도한 혜택, 예비·계약제 교원과의 역차별 등을 지적하며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법안 폐기는 공동발의한 국회의원의 동의, 국회사무처 서류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1주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최근 신학기 학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매년 3∼4월쯤이던 각종 지침, 사업계획 전달 시기를 향후 전년도 12월까지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또 3월1일자 교원인사 발령도 내년부터 2월1일자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간 3월 교원인사와 함께 짧은 신학기 준비로 교사들의 불만이 높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기존교사와 달리 전입교사들은 1주일 정도 전입학교에 출근해 신학기 교육과정 작성과 교실환경 정비에 분주했지만 전출학교 교무업무 마무리, 복무처리 등 행정적 혼란으로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 3월 신학기는 교사와 학생이 처음 만나고 새로운 교육이 시작되는 중요한 달이다. 교수활동은 물론 학급운영 설계를 위한 학생 이해, 교육환경이나 지역실정 파악 등 학생지도를 위해 꼼꼼히 파악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다. 따라서 2월1일자 인사발령은 그런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어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 또 전입교사들의 새 학교 증후군을 완화하고, 원거리 인사이동에 따른 이주 관련 문제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2월 교원인사 발령이 안착되려면 준비할 것이 많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가 신학기 업무지침과 각종 주요계획 시달 시기를 앞당기고 특별교부금을 매년 10월 보통교부금 예정교부 때 함께 교부해 교육청이 본예산 편성시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은 1차적인 걸림돌을 제거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학교행정 및 학사업무 조정이 수반돼야 한다. 먼저 학년말은 2월 한 주 정도의 교육과정을 1월초로 옮겨 모든 학사일정과 교무행정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처럼 발령 후 2월말까지 전임학교에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신임학교에 가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행정시스템도 함께 보완돼야 한다. 시·도교육청의 충분한 현장 여론 수렴과 적극적 실천계획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교육청이 내년에 (가칭)‘경기 꿈의 대학’을 개설한다. 야간 자율학습의 대안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자기주도적 교육과 진로 체험을 주 내용으로 한다. 교육청은 원활한 추진을 위해 조례 제정 등으로 사업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수도권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그러나 학생, 학부모 등 교육 현장은 걱정이 많다. 우선 당장 내년 4월부터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막연하게 예비 대학이라고만 했지, 정작 필요한 교육과정과 교육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깜깜하다. 대학 교육과정 자체에도 정규 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대학들이 예비 대학에 양질의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우수 강사를 투입할지도 의문이다.꿈의 대학은 야간 자율학습 자율화와 고교 교육 정상화가 목표다. 그렇다면 이것도 논점을 비켜간 정책이다. 현재 고교 자율학습은 ‘자율’로 정착했다. 전체 학생 중 20% 정도만 희망에 따라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고교 교육 정상화가 목적이라면 학교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학생부 종합전형에 필요한 새로운 스펙으로 부각돼 입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학생 안전을 위해 교사들을 밤에 해당 대학으로 파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교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정규 교육과정을 끝낸 학생들이 무거운 가방을 들로 다시 대학으로 떠돌아야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형태인지 의문이다. 학교가 외진 곳에 있는 경우는 물리적으로 참여도 어렵다. 도심에 있는 학교라도 강의 수강 후 밤늦게 귀가하는 경우 안전 문제가 걱정이다. 이래저래 꿈의 대학은 걱정이 많다.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충분히 연구‧검토한 후 시행해야 한다. 억지로 강행할 일이 아니다.
교육부가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영재고와 과학고 학생들이 졸업 후 의과대 학으로 진학하는 것을 막기로 방침을 정했다. 교육부는 영재고, 과학고 설립 취지를 바로 세우는 차원이라는 주장이지만, 향후 큰 논란이 야기될 우려가 농후하다. 이번 교육부의 방침은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 때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에 영재고 8개교, 과학고 20개교 등 총 28개교가 있다. 영재고와 과학고는 둘 다 우수한 이공계 인력 양성이 목표지만,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목적고(특목고)이고, 영재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고다. 영재고는 영재 발굴과 영재 교육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중학생이면 학년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교육과정도 과학고보다 더 자유롭게 운영된다. 교육부는 앞으로 전국의 영재고와 과학고의 신입생 입학 요강에 '과학고·영재고는 의대 진학에 부적합한 학교'라는 점을 명시하도록 하고, 각 학교가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에 대한 자체 제재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단위 학교에서 자체적 제재 방안으로 의대에 진학할 경우 고교에서 받은 장학금·지원금 회수, 의대 입학 시 학교장 추천서 미발급, 입학 당시 의대에 안 간다는 서약서 쓰기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과학고와 영재고는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투입해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데,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어 논란이 많다고 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지금까지는 각 학교에 의대 진학 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해왔지만,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사실 영재고와 과학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란과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영재고 졸업생 총 1829명 가운데 8%(154명)가 의학 계열 대학에 진학했다. 과학고는 이 같은 기간 전체 졸업생의 약 3%가 의대에 진학했다. 특히 2009년 과학고에서 영재고로 전환한 서울과학고는 지난해 졸업생 중 약 20%가 의대에 갔다. 영재고인 경기과학고와 대구과학고는 작년 졸업생의 10%가 의학 계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2017학년도 서울대의 특목고 출신자 합격자 비율이 작년 21.5%서 올해 24.6%로 늘었고, 서울 지역 특목고 합격자는 36.8%로 나타났다. 과학고와 영재고에는 일반고 예산의 2~4배가 지원된다. 아울러 각종 특혜를 주어 이공계 영재를 육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입학할 때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영재고나 과학고에 오지만, 2~3학년이 되면 학부모들이 의대를 원해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전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의대 진학'을 막는 적극적인 방법을 써왔다. 즉 학교에 따라 고교 입학 시 학생과 학부모에게 '의·약학 계열 등 이공 계열 외의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에 페널티를 감수한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또 졸업 시 포상에서 제외하고, 학교 예산으로 지원된 모든 비용을 회수한다는 내용 등도 추가했다. 의대 진학 시 장학금과 교육비 등 환수 조치도 강행한 학교도 있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의 영재고, 과학고 출신자의 의대 진학 통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심각하게 재고돼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교육부가 영재고, 과학고 출신들의 의대 진학을 막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할 우려가 있다. 즉 실제 이 방침이 실행되면 학생·학부모들이 행정심판, 위헌심판 등을 제기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특히 현재까지 아무런 제재(制裁)를 않던 교육부가 갑자기 이런 방침을 강행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아울러, 가정 형편, 진로 희망이 바뀔 수도 있고 의대에 진학하더라도 얼마든지 과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데, 의대 진학을 통제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왜 특히 의대만 못가게 하느냐는 이의도 제기될 수 있다. 둘째, 우리는 이번 교육부의 영재고, 과학고 출신자의 의대 진학 통제 방침 발표에 즈음해 우리 교육 체제에 대한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봐야 한다. 무조건 장학금, 교육비를 일반 고교에 비해 4~5배 더 지원했으니 졸업 후 반드시 의무적으로 이공계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행정편의주의가 아니라, 영재고, 과학고 졸업자들이 스스로 이공계 대학에 진학해 일생을 불사르도록 교육적 유인책과 체제(system)를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좋은 대학 진학, 방향이 있어도 ‘나는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자존감과 자아효능감을 심어주도록 한국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한 교육 시스템 혁신이 이뤄지면, 노벨과학상 상도 앞당겨지고 영재고, 과학고 출신자들이 이공계 대학이 스스로 진학하여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책무를 다할 것이다. 환언하면, 영재고, 과학고 출신자들이 억지로 의대 진학을 못하도록 강제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공계 대학에 진학토록 교육 체제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셋째, 이번 교육부의 방침 발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중요한 교육 방침 개혁에는 장기간에 걸친 국민 여론 수렴이 전제돼야 한다. 즉 공청회, 포럼, 세미나 등 핵심 주제에 대한 전문가, 학생, 학부모, 교원 등을 포함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의사결정의 기본 방침인데, 이를 외면하고 어느 날 갑자기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권위주의적 행정의 표본으로 국민적 공감을 얻기가 어려운 일 처리다. 끝으로 차제에 영재고, 과학고 등 특목고의 체제(體制) 혁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조기 졸업제도도 손봐야 하고, 예산 지원, 교육과정 운영 등도 분석해야 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이들 고교들이 교육과정 자율화라는 명목으로 일부 교과목, 영역의 교육과정 편중을 한다는 얘기라 돌고 있다. 이와 같은 인프라와 체제 혁신이 전제된 후에 영재고, 과학고 출신들이 스스로 이공계 대학에 진학토록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오늘날 교육부와 교육청의 역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영재고, 과학고 출신자의 의대 진학 통제를 교육부가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진일보한 것이지만, 법령으로 의대 진학 시 제재할 수 있도록 상위법령으로 법령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결국 교육부의 영재고, 과학 출신자의 의대 진학 통제 방침은 총론적으로는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겠지만, 각론적이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면, 시행 시기와 방법상의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 아울러, 장기간의 국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후, 국민이 납득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준 후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억지로 의대 못 가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 이공계 대학 가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말로는 교육의 ‘백년지대계’ 운운하면서 이와 같은 중요한 교육 체제 변경을 어느 날 갑자기 위에서 아래로 밀어붙이는 교육행정보다는 모두가 동의하는 바람직한 방향을 집단지성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진부한 얘기지만,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교육행정은 교육의 한 꼭지다.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이 눈에 띈다.세월이 빠르게 흘러감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그 가운데서 나를 둘러싼 만남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누군가에게 서운하게 한 적은 없었는가를 비롯해, 눈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들도 그려본다. 그런 가운데 며칠 전 수능결과가 나오면서 대학에 합격한 제자들의 소식이 카톡을 타고 들어온다. 약 3년 전에 순천여중을 다닌 학생인데 학생회 대표로 연수단이 돼 일본에 함께 간 적이 있다. 이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만남 가운데 이처럼 좋은 결과를 알려주는 일은 나의 뇌에 엔돌핀을 선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합격 축하 밥을 사겠다고 전했다. 우리 나라 젊은이들에게 고교 3년간은 정말 힘든 시간이다. 그래서 가끔 카톡으로 공부하는데 힘들진 않은지 안부를 물었다. 이 학생은 "여러 가지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드려요. 덕분에 학교생활을 잘 했고 이번에 서울대에 합격했어요. 통화 가능하실 때 문자 남겨주시면 연락드릴께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처럼 좋은 일이 생겨 서로 기쁨을 나누는 일이나 궂은 일 만나 함께 걱정하는 마음이야말로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아니겠는가? 요즘은 대통령을 둘러싼사회적 문제가 확산되어 관련 서적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 학생이 오늘날 처럼 혼탁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인물이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물이 되는 노력을 해주길 기도할 뿐이다. 한 여인의 국정 농단으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급물살을 타자 헌법을 소개하고 의미를 찾는 ‘지금 다시, 헌법’을 비롯해 사회 문제에 맞서 싸우라고 호소한 ‘분노하라’,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한 ‘한국이 싫어서’ 등의 판매가 껑충 뛰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순수한 앎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변화하는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공부가 나쁜 게 아니다. 이 학생이 바라는 외교관의 꿈을 꼭 이루기 바란다. 이제 자기 목표를 정했으니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고 공부하기를 소망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자신만의 출세를 위한 이기적인 공부를 강요하는 게 문제다. 그런 시각이 확장되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커진다. 이런 경향은 소위 ‘가방 끈이 긴’ 사람이나 각종 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에게서나타나는 것 같다. 요즈음 권력이 너무 커서 국민의 세금으로 밥을 줘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높은 권력을 이용해 단지 나와 내 가족만 잘 사는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가 결코 아니다. 이 세상 사는 모든 사람들이 존중받고 배려하면서 법이 잘 지켜지고 정의롭게 사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큰 인물이 되어달라는 내 소망을 한 학생의 가슴에 전하고 싶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2017 수시모집 전형이 오늘(16일) 수도권 주요 대학과 교육대학의 최종 합격자발표로 모두 끝났다. 통계 결과, 한 학급 기준 80% 이상의 학생이 수시모집에 합격(전문대 포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학급의 경우, 재적 학생(32명) 90% 이상이 수시모집에 합격해 담임교사가 정시에 대한 적지 않은 부담을 떨쳐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합격하리라 예상했던 아이가 낙방해 여러 선생님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더군다나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을 맞추지 못해 예비 합격에도 들지 못한 아이들은 울먹이기도 했다. 1차 발표에는 합격하지 못했으나 예비후보 순위가 빠른 아이들은 그나마 2차 발표에 기대를 걸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리고 수시모집 2개 이상의 대학에 합격한 아이들은 최종 대학 선택을 앞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럴 때일수록 담임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년 대학 입시가 끝난 뒤, 입시 결과를 비관하여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마치 대학이 인생 전부라고 생각하는 일부 아이들의 지나친 강박관념도 있겠지만, 현행 우리나라 대학 입시 제도의 잘못도 있지 않나 싶다. 따라서 담임교사는 수시 모집에 모두 불합격한 학생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 아직 정시모집이 남아 있는 만큼, 아이들의 수능성적을 철저히 분석하여 수준에 맞는 대학과 학과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시는 수시(6회)와 달리 지원 기회가 세 번(가군, 나군, 다군)뿐이라 대학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아이들은 대학에서 주최하는 입시설명회와 담임과의 주기적인 진학상담을 통해 대학 입시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전문대 포함)들은 등록(2016.12.19.~12.21.)과 관계없이 반드시 합격한 대학 중 한 곳에 등록을 마쳐야 하며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줄 필요가 있다. 매년 이 규정을 어겨 불합격한 사례가 더러 있다. 예비 합격자로 등록된 학생들은 몇 차례 실시되는 대학의 충원 합격자 발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더욱이 충원 합격자의 예치금 등록 기간이 짧아, 기간 내 등록이 이뤄지지 않으면 합격이 취소되는 만큼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간혹, 이 기회를 놓쳐 후회하는 학생들을 볼 때도 있다.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의 자료는 차년도 대학입시 진학지도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불·합격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데이터(면접 후기, 자기소개서, 추천서, 성적분석 등)를 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자료는 시중 입시학원의 정보보다 더 정확하고 신빙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합격을 예상했던 아이가 불합격한 경우, 의구심만 갖지 말고 그 사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여건이 된다면, 대학의 관계자를 직접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교는 고3 선배들의 대학 입시 결과와 이러한 자료를 1·2후배들에게 널리 홍보해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특히 1·2학년 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 방학 때까지 자칫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기간을 활용, 선·후배 간 만남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입시 관련 좋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수시 모집 전형이 모두 끝난 일선 학교 고3 교무실은 수시 모집에 불합격한 학생들을 위해 오늘(16일)부터 정시모집 체제로 돌입했다. 그리고 고3 담임들은 학급 아이들이 최종 합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 파이팅을 외쳤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한 고교의 저스틴 심슨 교사는 수질 관리 프로젝트를 주제로 한 수업을 앞두고 기술 코치인 타미 랭커를 찾았다. 그는 심슨이 알지 못했던 다양한 앱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수업 방법에 대해 제안했다. 그리고 직접 수업시간에 들어와 심슨의 수업 진행을 도왔다. #.텍사스주 알링턴시의 한 초교에서 기술 코치로 일하고 있는 미셸 제클은 매일 이 교실, 저 교실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하루는 유치원 읽기 수업, 초등 1학년 수학 수업, 국어 수업, 2학년 사회 수업에 이어 방과 후 교사 연수까지 참여해야 했다. 종이 매체에서 아이패드나 컴퓨터 등을 활용하는 수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교육전문지 에듀케이션 위크는 최근 미국에서 교사들의 첨단 기술 활용 수업을 돕기 위해 교육공학 전문가나 기술 코치(Tech Coach)를 고용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소프트웨어정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미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 디지털 장비에 투자한 예산은 83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앱과 첨단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익히고 이를 수업에 완벽히 적용시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듀케이션 위크가 지난 4월 700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기술 활용 교육에 대한 자신감 정도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3%가 ‘매우 높다’, 36%가 ‘높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응답자의 6%는 ‘매우 낮다’, 54%는 ‘낮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교육자치구나 학교 차원에서 기술의 교육적 활용을 도울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 학교 밖에서 정기적인 교원 연수 등을 통해 디지털 기술 활용을 도왔던 전문가들을 학교 안으로 적극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들은 디지털 도구 이용에 대한 안내부터 수업 계획 단계, 실제 수업 관찰, 협력 수업 등에도 투입돼 교사들의 수업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기술 코치의 역할은 교육자치구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국제교육기술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Technology in Education, ISTE)가 제시한 미래지향적 리더십 발휘, 교수 학습 및 평가 영역, 디지털 시대의 학습 환경 조성, 연수 및 프로그램 평가, 디지털 시민의식 고양, 전문성 신장 등 여섯 가지 영역에 대해 지원을 한다. 2만7000명의 학생을 관리하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리치랜드 교육구는 36명의 정규직 기술 코치를 고용하고 있다. 이 지역의 교사들은 기술 코치의 도움으로 자기 개발은 물론 새로운 기술을 수업에 적용하면서 학생과 협동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아리조나 주의 플래그스태프 교육구는 교사와 기술 코치 간의 파트너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술 코치들은 교사들과 협동 수업을 하거나 개별화된 교육, 수업 지원 등을 맡고 있다는 평가다. 985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는 이 교육구는 아이패드가 출시된 2013년에 기술코치를 33명, 2015년에는 11명 고용했다. 교직 경력 25년의 마리아 데오라조 에빙던 초교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새로운 기기에 적응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이같은 도구를 잘 활용하면 긍정적인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사들도 새로운 기술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연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기술 코치를 체계적으로 확대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전문가 헤더 제글러 박사는 “교사들은 수업 때 기술적인 어려움을 돕고 수업의 효과를 높여주는 테크 코치의 역할에 만족한다”며 “코치의 도움 없이 새로운 기술을 수업에 적용했다가 실패할 경우 교사들은 다시 시도하는 것을 꺼려하는 만큼 초기에 코치가 투입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 간 다문화교육은 학교현장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질적·양적으로 성장했다. 다문화학생은 10년 새 열 배가 늘어 10만 명에 육박하고, 그만큼 다양한 다문화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정책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 변화에 발맞춰 교육 내용과 방식이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012년부터 다문화교육 연구학교, 예비학교 등을 운영하며 느낀 과제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학교급 따른 체계적 교육과정 필요 대부분의 학교는 세계 여러 나라 옷, 음식, 놀이 등을 체험하는 국제이해교육을 다문화교육으로 이해하고 있다. 초·중·고 학교급과 학생 수준에 상관없이 똑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초등 1학년도, 고교 1학년도 똑같이 ‘중국 음식 체험’을 하는 것이다. 물론 다문화교육에 대한 저변이 없는 상황에서 국제이해교육의 필요성은 있으나 이는 본래 다문화교육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단순한 국제이해교육을 넘어 학생들에게 문화 이해, 협력·공존, 반편견, 평등성, 다양성 등의 가치를 고루 배울 수 있도록 학교급과 성장 단계에 맞는 체계적인 다문화교육과정이 필요하다.OECD의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으로 ‘도구적 상호작용적 이용’, ‘이질적인 집단 내에서의 상호작용’, ‘자율적으로 행동하기’를 꼽는다. 좀 더 포괄적으로 보면 다른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능력, 나와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을 사귀는 문화이해와 반편견,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정체성 등 모든 것이 다문화교육이 아닐까 생각한다.과거 잘못된 사업으로 다문화학생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역차별이라고 생각하게 된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중도입국으로 기초학력 부진을 겪으며 학교생활을 어려워하는 다문화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과연 역차별일까? 한국어능력, 기초학습능력이 떨어지는 다문화학생들이 일반학생과 동일한 출발점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부처 간 유사‧중복 사업 통합·정리해야 교사들은 수업, 학생 생활지도, 상담, 공문 처리 등으로 매우 바쁘다. 또 대부분의 학교들은 다문화교육이 중요한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문화학생이 없는 학급에서는 ‘다문화학생이 없는데 왜 해야 하지?’라는 인식을 가질 수도 있다. 반면 학교 밖에서는 시대적 요구와 상황에 따라 다문화 관련 사업이 늘어나고 현장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사항도 많아져 업무체감지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교육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쏟아지는 다문화관련 사업과 유사 프로그램들에 대한 통합,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이런 다양한 부처의 사업들을 학교 특성에 맞게 활용하는 학교도 많아 장단점을 고려한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또 교육부 및 교육청의 정책도 실적과 결과처리 중심에서 다문화사회에 대비하는 노력의 과정과 예방중심으로 더 전환돼야 한다.다문화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교사들은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인재양성은 물론 민족과 국가 장벽을 넘어 개방과 협력을 통한 공존의 시대로 나아갈 열쇠이기도 하다. 다문화교육 10년의 성과와 부작용을 성찰하면서 행사가 아닌 수업 속에 녹아드는 진정한 교육 변화를 기대한다.
2016년 12월 16일(금) 2017고입선발고사가 전국적으로 일제히 실시되었다. 이번 선발고사는 1교시 국어(30), 사회(24), 미술(10) 2교시 영어(26), 과학(26), 음악(10) 3교시 도덕(12), 수학(26), 기술.가정(16) 등이다.영하 5도의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한16일 오전 8시 50분. 1교시를 시작으로 오후 13시 20분까지 총 240분에 걸쳐 실시됐다. 합격자 발표는 12월 중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진행된다.
한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설계해야 시기다. 누군가 말했다. 세월의 빠르기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올해 회갑을 맞이했으니 시속 60km로 인생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공직에서 은퇴하고 나면 시간의 여유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여전히 시간에 쫒기고 마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이제 좀 있으면 각종 언론과 단체에서는 국내외 10대 뉴스가 쏟아질 것이다. 하도 사건이 많아 올해도 역시 다사다난이란 말이 어울린다. 올해의 10대 뉴스에는 어떤 것이 선정될까? 국내 뉴스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박근혜 대통령 탄핵, 광화문 촛불물결, 김영란법 시행, 제20대 총선 결과, 주한미군 사드배치 논란, 경북 경주 지진 등을 꼽아 본다. 그렇다면 올해의 나의 10대 뉴스는? 다이어리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주요 뉴스를 간추려 보니 무려 30여개가 나온다. 이 중에서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강한 인상을 준 것을 꼽아보았다. 이렇게 하면서 올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설계하는 것이다. 2017년 다이어리는 이미 준비해 주요 사항은 기록하고 있다. 1. 교직생활 39년 마치고 은퇴 1977년 3월 교직에 들어와 지난 2월 명예퇴직을 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중학교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 장학관, 원로교사 등을 두루 거쳤다. 퇴임식에는 초임지 학교 제자가 찾아와 선물과 꽃다발을 전해주었다. 2. 방송통신대학교 관광학과 1학년 입학 은퇴 후 평생학습으로 제2인생의 출발점을 삼았다. 오리엔테이션, 입학식, 방송 강의 시청, 스터디 모임, MT, 출석수업과 시험, 과제물 제출, 기말시험, 전국네트워크, 승마체험, 싱록 대동제, 여행동아리 바람개비 답사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3. 일월공원 텃밭 분양 받아 운영 텃밭을 분양받아 꿈에 그리던 도시농부가 되었다. 고추, 가지, 방울토마토, 대추토마토, 옥수수, 들깨, 배추농사를 지었다. 내 땅을 갖고 조그맣게 농사짓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인지 미처 몰랐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풍성해졌다. 4. 동유럽·발칸반도 해외여행 아내와 누님과 함께 한 해외여행이다. 12박 13일 패키지 여행으로 폴란드(1)-체코(1)-오스트리아(1)-헝가리(1)-크로아티아(3)-슬로베니아(1)-이탈리아(2) 등을 둘러보며 견문을 넓혔다. 2012년 누님의 스페인 여행에 대한 답례여행이기도 했다. 5. 국내·국외 통일리더캠프 참가 대학생의 자격으로 국내 통일리더캠프(1박2일)와 국외 통일리더캠프(6박7일)를 다녀왔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주관한 프로그램으로 우리 역사 유적지인 중국의 연길-용정-하얼빈-대련을 탐방하면서 통일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통일 미래 리더로서의 의지를 다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6. 청룡문화제 가요제 은상 수상 음악을 노래를 좋아하기에 가요제까지 출연하게 되었다. 방송통신대 경기지역대학 대동제 가요제에서는 ‘남자라는 이유로’를 불러 학창시절의 추억을 남겼다. 구운동 청룡가요제에서는 ‘무조건’을 불러 영예의 은상을 수상하였다. 7. 제19기 수원예술학교 수료 수원예총이 주관하는 수원예술학교에 들어가 3달 동안 총 12개의 강의를 들었다. 문학, 사진과 영화, 음악, 미술, 오페라, 민요, 가요, 연극, 한국무용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 강의를 들으며 예술에 기초입문을 하였다. 8.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취재 ‘2016 수원 방문의 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는 소식이다.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 및 정조대완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 역시 성공적이었다. e수원뉴스 시민기자로서 창덕궁 출발부터 능행차 취재를 맡아 보도를 하였다. 9. e리포터, 시민기자, 홍보단 활동 초창기부터 활동한 한교닷컴 e리포터, e수원뉴스 시민기자를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경인일보 시민기자 활동은 3년차이다. 새롭게 추가된 것은 방송대 제8기 홍보단으로서 온라인 리포터 활동을 하고 있다. 10. 시민참여예산제·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 활동 e수원뉴스 시민기자 이외에도 시민참여예산제 수원시 위원,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원시민배심법정 배심원으로 선정되었으나 활동사항이 아직은 없고 내년 활동을 기다리고 있다.
순천시는 인문학 강좌로 매월 시민을 대상으로 문화강좌를 개최하고 있다.역사는 미래학이며, 거울이다. 잘 못된 것을 알면 지우고 지나가야 한다. 역사가 우리의 시대를 말한다. 12월의 마지막 강좌는15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역사학자 이덕일이 강단에 섰다. 그의 저서는 '칼날 위의 역사'다. 이 책은 이덕일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인사 등 사회 각 분야별 현안에 대해 역사 속에서 건져 올린 생생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역사는 인류가, 우리 선조들이 살아왔던 길의 집합이자 삶의 총체이다. 따라서 온갖 퇴행이 판을 치는 ‘헬조선’에서 빠져나오려면 역사가 주는 여러 선택지를 확인해보고 수정해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저자는 노비와 비정규직, 광해군과 불통, 왕의 시간과 대통령의 시간, 군적수포제와 담뱃값 인상, 류성룡과 총리 잔혹사 등 조선과 대한민국을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역사의 데자뷔를 실감케 함으로써 역사가 ‘살아 있는 오늘의 반영’임을 알려준다. 또 이를 통해 용렬한 군주의 초상에서는 반면교사를, 강직하고 오로지 백성만 생각한 신하들의 모습에서는 우리 시대의 멘토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간다. 강의 중 강조한 주요 사항은 '식민사관'을극복하는 과제이다. 지금까지 한국사학계에는 식민사관의 뿌리가 깊게 남아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체제 자체가 비정상이다. 대통령이 검찰을 임명하는 시스템에서는 대통령의 권력형 부정부패를 막을 길이 없다.조선의 국가 시스템보다 현재 인사시스템이 창피한 요소가 많다.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이 대통령의 비선 측근 때문에 옷을 벗었다면 원칙과 규율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소문이 퍼진 것만으로도 정부는 도덕성과 신뢰를 잃은 것이다. 국가통치에서 유학사상의 근본은 하늘이 백성을 통치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제도적으로 천명을 받은 왕이결코 혼자서 통치를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군신관계를 통하여 공동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조선을봉건시대라고 과거의 통치조직으로 간단하게 규정하지만 구조적으로 권력의 견제구도가 엄격하게 자리잡고 있다. 조선은 사헌부와 사간원으로 구성한 양사와 홍문관을 포함한 삼사가 왕의 횡포를 막는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월호 사건 발생 당시 '대통령의 7시간'에 관한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왜 이런 문제들이 일어나게 됐는가를 우리 역사에서 찾아보면 답은 간단하다. 사관 2명이 있어 왕의 일정을 모두 기록하면서 국정을 처리했듯이 만일 대통령의 일상을 기록했더라면 결코 이같은 답답한청문회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조선시대 왕의 독대는 금지됐으며, 승지와 사관의 배석과 기록이 필수였다. 유명한 독대로는 기해독대와 정유독대가 전하여지고 있다.정유독대에 대한 기록으로 "독대는 상하가 서로 잘못한 일입니다. 전하께서는 어찌 상국(정승)을 사인(私人)으로 삼을 수 있으며 대신(이이명) 또한 어찌 여러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지위로써 임금의 사신(私臣)이 될 수 있습니까?(숙종실록 43년 7월 28일)"라고 기록되어 있다.우리가 기억하여야 할 것은 선비들이 가진 선비정신이다. 선비정신이란 도에 뜻을 둔 사람으로, 낡은 옷과 거친 밥을 부끄럽게 여기는 자는 더불어 도를 논의할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역사교과서를 통하여 배운 율곡의 '10만 양병론'이나 송시열의 북벌 주장 같은 사안들은 역사상 자료를 망원경과 현미경이라는 도구를 갖지 않고 본 기술의 오류이다. 역사문제는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어느 것이 실제이고 타당한가를 끈질기게 묻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찾게 된다. 그런데 국정교과서를 통해 단지 하나의 이론만을 교육시키는 것은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교육계의 반성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논란이 된 국정교과서 문제는 교육을 담당하는 관료들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를 만드는 것으로 시대에 매우 역행하는 것이다. 다음 강의는 2017년 1월 19일에 황교익(작가, 맛칼럼니스트)의 '본능의 맛, 문명의 맛, 인문의 맛'이 개최될 예정이다.
광주 광일고등학교(교장 조영운)의 교내 대안교실인 나래교실이 14일 겨울철을 맞아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가졌다.나래교실 학생들과 담당교사, 교육복지사 등이 함께한 이번 행사는 그동안 학생들이 직접 모종을 심고 정성들여 가꾼 배추 수확에서 김장까지 일련의 활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날 함께 담근 김장김치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임곡동주민센터와 지역농협 등에 전달됐다.이번 행사에 참여한 2학년 한 학생은 “처음 만들어보는 김장김치여서 서툴고 힘들었지만 모두들 칭찬하시고 고마워하셔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나래교실은 지난해까지 반일제로 운영되다 호응이 높아져 올해는 등교에서 하교까지 학년통합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학기 초 류세현 상담전문교사에 의해 계획·운영되는 프로그램인 나래교실은 학생과 학부모의 자발적 신청자에 한해 진행되고 있으며 요일별, 시간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편성돼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하다.이외에도 남도투어, 대학·기업 탐방 등 다양한 사제동행 프로그램 활동은 학생들의 학교적응력을 높이고 나아가 진로를 고민하며 개척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다져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담당교사는 “앞으로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작은 목소리에도 관심을 갖고 길을 터 줌으로써 진로와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지도해나갈 방침이다”고 전했다.
홍영숙 서울용마초 교사가 동화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에요’를 펴냈다. 38년 교직생활 동안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뒤돌아보며 숱한 이야기 속에서 기쁨, 슬픔, 보람으로 남은 추억들을 아홉 편의 옴니버스 동화로 엮어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홍 교사는 동화작가로도 활동하며 세계동화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홍 교사는 “물질 만능과 경쟁 위주의 사회에서 멍들어 가는 동심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이야기”라면서 “이 동화를 읽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우정을 나누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아동문예. 1만1000원.
충북교총(회장직무대행 한관희) 제36대 회장에 김진균(54) 청주교육지원청 체육평생건강과장이 당선됐다. 임기는 2017년 1월1일부터 2019년 12월31일까지 3년간이다. 충북교총은 13일 제114회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김 신임회장에게 당선증을 교부하며 당선을 선포했다. 부회장은 안인혁 청남초 교장(초등), 임명은 보은여고 교장(중등), 김영식 한국교원대 교수(대학)가 맡는다. 김 당선자는 “임기동안 선생님이 존중받는 문화정착, 교원의 전문성 신장, 충북교총 회원의 품격과 복지향상,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며 신뢰받는 충북교총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당선자는 청주공고, 충북대, 충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충북 중·고태권도연맹 부회장, 충북 교직원테니스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오늘 우리 앞에 처음 맞는 바람이 불어오고, 앞이 안 보이는 더 험한 날이 찾아올지라도 친구, 너와 함께 걷고 있다면’ -박노해, 2008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친구와 아픔을 나누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준 교사와 학생들의 사연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제5회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에서 홍보UCC 부문을 수상한 이정미 서울 가락고 교사와 여학생 학교스포츠클럽 ‘발모아’ 학생들의 이야기다.가락고 ‘발모아는’ 창단 4개월 만에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 있는 팀이다. 이 교사 역시 15년 이상 아마추어 축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체육인으로 이들은 2014년부터 매월 1회 뇌성마비 장애인 선수로 구성된 ‘곰두리축구단’과 합동훈련을 통해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을 나누면서 조금 느려도 함께하는 법을 배운다”며 “운동 후 환하게 웃으며 행복해하는 장애인 친구들에게 힘을 얻어 3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그런 발모아의 활동은 지난 6월 같은 학교 친구인 서범석(3학년) 군이 운동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뇌경색 판정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평소 활동적이고 누구보다 축구를 좋아했던 학생이기에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서 군은 현재까지 재활치료를 하며 사투를 벌여이고 있다. 처음에는 오른쪽 팔과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축구 사랑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이 교사와 발모아는 범석이를 사랑하는 모임 ‘범사모’를 만들어 서 군이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이 교사는 “친구들 5~6명이 우르르 병문안을 간 후 차츰 방문이 끊기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순번을 정해 병문안을 갔고 매일 방문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특히 구체적인 재활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과거 축구 할 때 찍었던 사진, 응원카드 등을 꾸준히 보냈다. 응원판에는 ‘빨리 쾌유하길 바라’, ‘얼른 나아서 계속 축구하자’ 등 친구‧후배들의 메시지가 가득했고 서 군은 응원판을 침대 옆에 놓고 보면서 힘을 냈다. 서 군의 어머니도 숟가락으로 밥 먹는 모습, 처음 일어나 걷는 모습 등 회복 과정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전했다. 서 군은 “갑작스러운 변화로 속상하고 괴로 짜증부리고 싶어도 혀에 감각이 없어 소리를 낼 수 조차 없는 절망적인 시간이었다”며 “선생님과 친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서 군은 마침내 지팡이를 짚고 조금씩 걷게 됐다. 처음 학교에 오던 날 서 군은 5분이면 오던 학교를 30분 만에 도착했다. 이날 서 군은 운동장에서 발모아팀과 장애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보다 훨씬 힘들어 보이는 장애인들이 공을 차며 치열하게 뛰는 모습에 운동장에 가만히 서 있는 한이 있더라도 축구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서 군은 “비록 뛰지는 못해도 미드필더 자리에서 친구들이 보내준 공을 힘껏 차려고 노력했다”며 “선생님과 학교의 교육기부를 통해 많은 희망을 얻었고 재활치료를 더욱 열심히 해서 장애인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1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이 교사와 서 군이 함께했다. 이 교사는 서 군과 발모아 팀의 교육기부 이야기를 UCC로 제작했고 서 군도 자신의 이야기를 수기로 풀어 나란히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 교사는 “발모아는 앞으로도 더디게 걷는 사람들과 발을 맞출 것”이라며 “자신의 재능이 누군가에게는 금빛 같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 봉사는 받는 이보다 하는 이에게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고 많은 사람들이 ‘더딘 걸음’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컴오피스가 경기도교육청 표준 업무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지 약 6개월이 지났지만, 도입 당시부터 제기된 호환성 문제가 별로 나아지지 않아 개선 요구가 높다. 특히 연말 교원평가 등 행정업무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에 사용하던 엑셀 파일에 오류가 발생해 교육청이 한시적으로 MS오피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일선 교원들은 "외국 독점 기업의 영향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에 도움을 주고, 예산 절감 효과도 있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불편을 감내할 수는 있지만, 요즘처럼 바쁜 시기에 프로그램 문제로 불편을 겪는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A초에 근무하는 한 30대 교사는 "문제가 생기면 교육청이 대처 방법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심각한 일은 없었지만, 자잘한 오류로 인해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특히 관리자나 고경력 교사 중에는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B고 교감은 "교육청에 국한된 업무는 문제가 없지만, 교육청 외에 교육부, 지자체, 대학 등은 엑셀을 쓰고 있어 불편할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수업 중 프리젠테이션 파일이 정상 구동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일도 적지 않다. C초 교사는 "학부모 공개수업을 위해 집에서 MS 파워포인트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왔는데, 교실 컴퓨터에서 재생하니 일부 내용이 생략되고 글꼴도 깨져 나와 수업을 망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이 수행평가나 발표수업, 조별과제를 위해 준비한 자료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업에 지장을 겪고, 교사가 개인 컴퓨터로 내용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일도 있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은 지나치게 특정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잘못된 기존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한글은 물론 MS오피스도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한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것만 쓰다 보니 종속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풍토는 학생 교육 측면에서 볼 때 소프트웨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채택된 한글오피스도 계속 쓰는 게 아니라 주기적 입찰을 통해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으로 바꿔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컴을 대체할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한 호환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지적되는 오류에 대해서는 "한컴오피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MS오피스에서만 쓰는 일부 고유 매크로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같은 MS오피스 간에도 버전이 다르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크로는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에 원래 쓰지 않는 게 맞지만 그동안 업무효율 명목으로 허용돼온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 새 양식을 일선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수업 중 발생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9월 '경기도교육청 상용클라우드서비스 지원시스템(cloud.goe.go.kr)'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MS오피스365와 한컴의 넷피스24를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도내 교원과 학생은 누구나 무료로 가입해 기존 오피스제품과 거의 동일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학교는 물론 집에서도 접속 가능하다. 단, 내부 정보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업무에는 이용이 제한된다. 도교육청은 이 클라우드 지원시스템을 통해 수업 중 불편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2월 기준 가입자 수는 약 1만2000명으로 도내 전체 교원과 학생 수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 교직은 없어질 직업일까?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므로 학습을 돕는 일 즉,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 혹은 기계는 계속 필요할 것이다. 이 질문은 기계교사가 주로 그 일을 담당할지, 아니면 인간교사의 역할이 계속 중요할 지에 관한 것이다. 인간교사의 필요성 정도는 기계교사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 적극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의 기계교사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뿐만 아니라 직접 대면하지 않고 기계의 힘을 빌려 교수행위를 하는 ‘인강’(인터넷강의)까지를 포함한다. 교직이 살아남는 직업이 되려면 그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그리고 새로운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과 교수법은 무엇일까? ‘기계와의 경쟁’에서 브린욜프슨과 메카피는 머지않은 미래에 교수, 법률가 등 많은 화이트칼라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과거 18세기의 제1차 기계 혁명에서는 기계들이 인간의 팔다리를 대체함으로써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2차 기계 혁명에서는 기계가 인간의 두뇌까지 대체함에 따라 화이트칼라 노동자도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 소위 감정노동자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감정을 읽고, 적절하고 합당한 조치를 신속하게 해줄 사람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미래학자들이 없어질 직업이라고 말하는 교직은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직업으로서의 교직이다. 각 분야별로 아주 뛰어난 몇몇의 교사(교수)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아주 효과적으로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므로 교사가 별로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한다. 실비아 브라운이 ‘대예언’에서 2020년이 되면 중등학교 교사는 교실이 아니라 컴퓨터 네드워크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강의하게 될 것이라고 한 예언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고등교육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크(MOOC), 우리나라에서 번성하고 있는 인강 등을 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인강이 보편화되고 있음에도 중‧고등학생 대상 학원은 없어지지는 않고 있다. 어떤 학원이 인강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가를 살펴보면 미래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살아남게 될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인간교사와 달리 인강과 같은 ‘기계교사’가 아직 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다. 그 것은 학습 동기를 북돋우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습 의욕과 동기를 갖고 있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도 터득하고 있을 때는 ‘기계교사’를 통해 배울 수 있지만 동기가 부족하거나 공부법을 터득하지 못한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현실 속의 많은 학생들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방법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 나아가 이를 알고 있어도 배워야 할 내용을 인내를 갖고 공부하는 훈련이 돼 있지 않아 지속하기 어렵다.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교수법을 활용해 학습을 돕고,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등의 역할은 아직 인간교사만이 할 수 있다.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공부 습관도 잘 길러지지 않은 중학생이 부모 손에 이끌려 억지로 학원을 두어 번 다니더니 재미를 붙여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아이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아이도 그렇다고 해서 그 학원 강사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 찾아가 만났다. 그 학원 강사는 새로운 아이가 한 명 들어오면 그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그 아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했다. 그가 말한 몇 가지 노하우 중에는 ‘또래집단’ 활용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도 함께 먹도록 함으로써 서로 친해지게 하면 아이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기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담임이 이렇게까지 하기 어렵지만 학원에서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학생이 자신을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 자기가 싸온 점심을 함께 먹기도 하는 등 인간관계 형성에 초점을 둔다고 했다. 학원강사들이 공부만 잘 가르치는 기계교사가 아니라 인간교사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 미술교사라고 얘기도 못해요. 평소 작품 한 점 하지 않는데 어떻게 떳떳하게 미술교사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미술교사들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어요.”미술교사로 정년퇴임을 앞둔 동료교사의 말이 떠오른다. 순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미술을 가르쳐 온 내게도 늘 꼬리처럼 따라다니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실기능력 향상 위해 유인책 필요 미술은 어느 교과보다 실기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실기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새내기 미술교사들은 상당한 실력을 겸비해 교육현장에 투입되지만 교직의 시작과 함께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포기하고 만다. 수업진행을 위한 수업설계, 수업방법연구, 학급운영, 성적처리, 행정처리, 교육과정 연구만으로도 교사들은 바쁘다. 이런 것만 잘 해도 미술교사로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데 굳이 작품 활동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미술교사들은 1년에 작품 한 점조차 제작하지 않는다. 시도별로 중등교원미전이 있지만 참여율이 너무나 저조한 게 현실이다. 설령 출품한다 해도 신작이 아니라 수년 내지 10년도 넘은 작품일 경우가 있고 매년 같은 작품을 반복해 내기도 한다. 심지어 40대, 50대 중반의 교사가 20대 대학생 때 그렸던 작품을 출품하는 모습도 봤다.미술과 1정 연수의 커리큘럼도 문제다. 실기시간은 극소수를 차지하고 대부분이 컴퓨터, 학급관리,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구성된다. 여타 연수는 학교에서도 이뤄지고 각종 연수기관에서도 수시로 개설되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미술실기는 1정 연수 때가 아니면 남은 교직 생활동안 접하기 힘들다. 간혹 미술과에서 실시하는 연수가 있으나 1주일 미만이고 그 수준도 기초과정에 불과다. 또 수업사례를 보여주는 식이어서 전문성 신장보다는 경험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반면 미술대학 교수들은 결코 실기를 배척하지 않는다. 연구실에서 항상 실기연찬을 하고 그런 교수가 학생들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다. 대학에서는 실기 활동이 지속되지 않으면 재임용에서 탈락되기에 자의든 타의든 주기적으로 전시를 해야 한다. 임용과정에서 모든 전시경력이 점수화 돼 신규채용과 승진체계에도 반영된다. 전시‧수상실적 승진점수 반영하자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중등 미술교사의 승진체계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미술교과의 특수성과 자기연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전시(개인전과 그룹전의 차등 적용), 전국 규모의 공모전 수상실적, 전국 규모의 심사경력 등을 점수화 해 승진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는 실기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연찬에 큰 유인책이 될 것이다.미술교사의 자긍심은 누가 대신해 살려주거나 높여주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고 이뤄 가는 것이다.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이 바라보는 이상적인 미술교사상은 바로 ‘작가활동을 하는 미술교사’라고 어느 연구논문의 설문결과에서 본 적이 있다.미술은 무궁무진한 창작성으로 인공지능시대의 미래를 선도할 생존력 있는 교과다. 미술교사들이 학생들 앞에 당당히 서고 미래 교육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실기능력을 부단히 연마하고 차원 높은 미술교육에 나서야 한다.
8월 3일 긴 일정의 마지막 날 오전 7시 30분 첫 일정인 메릴랜드주의 주도 애나폴리스의 세인트존슨 대학으로 향한다. 이 학교는 사립대학으로 4년 동안 100권의 고전을 읽어야 하는 특별한 교육과정과 미합중국의 가사를 쓴 사람을 배출한 곳이다. 가는 도중 워싱턴 D.C를 지나야 하므로 교통 체증이 다소 있다. 꼬리를 무는 자동차의 행렬의 번호판도 각양각색이다. 미국의 자동차 번호판의 종류는 워싱턴 D.C를 포함해 모두 51종류이다. 메릴랜드주로 접어든다. 이주는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으며 애나폴리스엔 해군사관학교가 있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세월의 이끼를 덮어쓴 고풍스러운 모습의 석조 건물이 푸름 속에서 손을 내민다. 먼저 학교를 순회하며 설명을 듣는다. 세인트존슨 칼리지의 교육과정은 서양사와 인문학이다. 도서목록은 학년별로 정해져 있으며 모든 학생이 같은 과정을 공부한다. 전공분야는 따로 없고 졸업하면 인문학사 자격이 주어지고 상위대학으로 가서 더 공부한다. 교수 1인당 학생은 9명이며 교수라고 지칭하기보다 조력자로 통한다. 모든 수업은 토의 토론으로 진행되며 교육목표는 호기심이 많고 큰 비전을 갖고 장래를 준비하는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인류의 보편적 원칙인 고전을 읽고 토론하며 에세이를 통해 인생을 알고 생각과 마인드를 넓힌다. 정오경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모든 일정을 접고 오래된 참나무가 품어내는 푸른 그늘 밑에서 하늘 구름 바람이 여유로운 편안한 여름날을 본다. 이제 본격적인 워싱턴 D.C 체험을 위해 이동한다. 삼십 여분 달린 후 국회의사당 앞에 내린다. 이 건물은 53㏊ 넓이의 공원 가운데 서 있다.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본 곳을 직접 거닐어 보니 과히 풍광과 규모가 압권이다. 짧은 시간 파일 검색처럼 각 부처의 석조건물을 보며 백악관으로 걸음을 옮긴다. 맑은 날씨에 백악관 앞쪽 대로에는 인파로 가득하다. 그 무리 중에는 곡을 연주하고 난타도 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바쁜 일정상 걸음을 재촉하며 분수와 석조 건축물, 잔디가 조화로운 백악관 외곽을 한 바퀴 돈다. 아마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혼재하는 곳이 이곳인 아닌가 한다. 팍팍한 다리를 두드리며 백악관을 뒤로 링컨기념관에 인접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으로 이동한다. 이 기념관은 1995년 김영삼 대통령 때 만들어졌다.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600만 명의 미군을 추모하며 19명의 한국전 참전용사상이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리고 벽면은 우리의 산수화를 배경으로 전쟁의 메모리얼 조각이 보는 위치에 따라 나타나고 사라지는 기법이 사용됐으며, 그 입구에는 “Freedom is not Free”란 말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자기 나라 땅도 아닌 먼 이국땅에서 전쟁으로 숨진 사람들의 혼을 추스르는 곳이다. 그래서 유모차, 반려동물, 음주가 금지된 곳이며 특히 바닥에 새겨진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 문구는 절대 밟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의미를 모르는 관광객들은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다시 링컨 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헨리 베이컨이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떠 설계한 이 기념관은 높이 13.4m로 콜로라도산 대리석으로 만든 36개의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는 링컨 시대에 미국 연방을 이루었던 36개 주를 상징한다. 그리고 기둥 안쪽엔 조지아산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 테네시산 대리석 대좌에 앉혀놓은 높이 5.8m의 링컨 좌상이 기념관 내부를 위압하면서 연못 너머 169m 오벨리스크 모양인 워싱턴 기념탑과 국회의사당이 있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또한, 기념관 남쪽 벽에는 그 유명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이 새겨져 있고 북쪽 벽에는 그의 재임 취임사가 새겨져 있다. 링컨은 추남이었고 부인은 악처였다 한다. 하지만 대통령 재임 시절 스스로 구두를 닦아 신은 겸손함과 노예해방, 미연방을 하나로 모으고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니 추앙받을 만하다. 링컨 기념관 돌아 나와 서니 호수와 기념탑, 국회의사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득 중학생 시절 우연히 이 장소의 모습이 담긴 사진엽서를 보고 실제로 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서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다시 기념관 계단을 내려오면서 미국이 강대국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을 모아본다. 각기 특성을 가진 50개 주가 하나의 연방정부 아래 힘을 모으면 그 파워란 엄청난 것이다. 3억1500만의 인구와 43번째 대통령, 흰머리 독수리가 상징이며 4300명의 히스패닉과 4000만의 흑인이 공존하는 다양성의 나라에서 뿜어내는 공동의 파워가 미국중심의 세계질서를 만든 게 아닐까 한다. 오후 5시 30분 미국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위해 워싱턴 D.C를 빠져나온다. 현대 욕망의 빅뱅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맨해튼, 독립선언서를 든 자유의 여신상, 유유히 흐르는 포토맥 강에서 오늘의 미국은 거대한 뚜껑이 닫힌 자본주의 호의 잠수함이라고 정의하면 어떨까? 일행들과 아쉬움의 건배를 하며 그동안 힘들었던 일정을 생각하니 추억이란 단순히 쌓이는 것이 아니라 화인처럼 찍혀 내 몸에 간직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제 남은 일은 걱정되는 14시간의 비행이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이곳의 일은 되새김 되어 더 깊은 맛을 우려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