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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해마다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둔다. 어떤 아이는 ‘학교의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떠나고, 어떤 아이는 ‘편하게 살고 싶다’며 학교 밖으로 나간다. 이제는 필수 코스가 된 학업중단숙려제를 시행하고, 프로그램에 참여시켜도 한번 결심한 아이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런 아이들은 부모님조차 고개를 가로젓는 경우가 많고,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학교 밖 청소년이다보니 학업중단숙려제의 최소 상담 횟수 3번을 채우는 것도 힘들 때가 많다.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에 다른 학교의 노하우를 듣기 위해 각종 회의와 연수를 찾아다녀 보지만 들리는 것은 선생님들의 ‘한숨’이요, 보이는 것은 비슷한 수치의 학업중단율이다. 너무 쉽게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도대체 아이들은 왜 학교를 그만두려고 할까? 가끔 선생님은 말한다. “학교 다니고 싶은 애들이 어디 있어, 다 참으면서 다니는 거지. 괜히 다니기 싫으니까 이런저런 핑계나 대고 말이야. 봐 주면 더 떼를 부린다니까.” 맞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싫어 온갖 핑계를 갖다 붙인다. 그렇다면 10명 중 9명이 다니기 싫은 학교를 꾹꾹 참으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왜 그중 1명은 참지 못하는 걸까? 학교를 그만두면 어떡하려고 그러는 걸까? 중단 이유_ 경제적 독립을 가능하게 하는 아르바이트 고등학생이 되면 아이들은 손쉽게 경제활동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지역과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남학생의 경우 한 달에 230만 원까지 벌기도 하고, 여학생도 학교에 다니면서 오후에만 아르바이트할 경우 80여만 원, 학교를 빠지고 온종일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면 180만 원까지 번다. ‘먹고 살려면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이해될 리 없다. 오히려 학교를 안 다니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어차피 공부도 못하고, 무단결석도 많은 자신은 번듯한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적으니 졸업장이 있으나 없으나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겠느냐며 반문한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투자한다. 그래서 이 아이들의 돈 씀씀이는 교사보다 스케일이 크다. 먹고, 놀고, 쇼핑하고…. 그들은 아르바이트가 주는 경제적 풍요로움을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학교를 그만두고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더 신나게 먹고, 놀고, 쇼핑하고 싶어 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있는 시간이 그저 아깝고, 의미 없을 뿐이다. [PART VIEW] 중단 이유_ 적응하기 싫은 엄격한 규율과 빡빡한 학교 일정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은 달은 5월과 9월이다. 겨우겨우 버티다 결국 포기한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중학교 때는 학교에 나가기만 해도 선생님들이 맛있는 것 사주면서 칭찬해줬는데, 고등학교에서는 신경도 안 써준다”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학교에 온 것이 뭐가 그리 장한 일이라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출석 안 해도 했다고 하면 되지, 학교가 그렇게 융통성이 없냐. 출석 일수 모자라게 해서 나를 내쫓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며 항변하기도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교육 목적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생활지도에서 교사들의 태도나 지도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중학교에서는 아직 어리다는 생각과 함께 고등학교에 가서 철이 들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다독거리며 진급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이제 다 컸고’, ‘이제 곧 사회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다. 또한 학교 일정 역시 빡빡하게 돌아간다. 일반계고의 경우 진학을 위해서, 특성화고는 취업을 위해 방과후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을 하며 공부를 시킨다. 공부하기 싫고, 해도 알아줄 사람 없는 아이들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시스템이 힘들기만 하다. 게다가 잔소리, 지적, 벌점, 한심해 보이는 자신 등 학교에 오면 짜증 나는 일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힘듦과 짜증남’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학교를 그만둔다. 중단 이유 ? _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는 왕따 경험과 ‘혼족’ 문화 고등학교에는 ‘왕따 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다. 초·중학교 9년을 거쳤으니 한 반에 5~6명 정도 찾기란 어렵지 않다. 20%에 달하는 숫자이다. 물론 이중 심하게 겪은 아이는 1~2명 정도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가벼운 수준이다. 고등학생이 되면 심하게 왕따를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아직 트라우마가 있는 학생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 대부분은 고등학교에 와서는 절대 ‘왕따’를 당하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그리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하지만 효율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치열하게 노력하다가 결국 실패하거나 더 큰 상처를 받는다. 아이들은 말한다. “여기서 이렇게 상처받느니 그냥 집에서 행복하게 있고 싶어요. 여긴 지옥인데, 아무도 없는 집은 너무 좋아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대인관계로 상처받은 아이들에겐 가족들이 모두 출근·등교한 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대인관계 부담 없이 온종일 누워서 스마트폰만 하고 있으면 지상낙원에 온 것 같으리라. 게다가 요즘엔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카(혼자 카페 가기), 혼쇼(혼자 쇼핑하기), 혼피(혼자 PC방 가기), 혼창(혼자 노래방 가기), 혼술(혼자 술 먹기)과 같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혼족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꾸 숨으려고 한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편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말이다. 중단 이유 ? _ 확장된 학교 울타리, 적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 한동네에서 살면서 놀이터에서 함께 놀던 아이들은 이사를 하지 않는 한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에 간다. 무려 10여 년을 함께 생활한 탓에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다. 나의 희로애락을 다 보며 살았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내 표정·행동·말투만 들어도 친구들은 내 마음을 훤히 알아준다. 그런데 고등학교는 다르다. 일반계고등학교를 제외하면 많게는 수십 개의 중학교 학생들이 섞여 있다. 학교 울타리가 확장된 것이다. 중학교가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학교문화는 확연히 다르다. 아마 선생님들도 경험할 것이다. 적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당황하고 머뭇거리는 동안 이미 학급은 공부하는 아이들 모임, 심하게 노는 아이들 모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이들 모임 등으로 판이 짜인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친구도 없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도 힘겹다. 자꾸 중학교 때가 그립다. 그러면 그럴수록 새로운 학교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곤 결국 중학교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며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한다. 중단 이유 ? _ 특성화고는 학과 부적응도 큰 이유 특성화고등학교의 경우 학과 부적응도 자퇴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제대로 된 진로 고민 없이 친구 따라서, 교복이 예뻐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드라마 주인공 직업이 멋져 보여서 등 즉흥적으로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학년 때까지는 성적이 좋고, 적응을 잘하던 아이들도 전공과목이 많아지고 심화되는 2학년이 되면 힘겨워한다. 전공수업은 수행평가만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의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아이들은 좌절하며 결국 포기하게 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잘 버티고 극복할 수 있는 힘’ 학업중단 위기에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가정환경이 열악하고, 대인관계는 원만하지 못하며, 문제해결력 역시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버티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결과를 위해 거쳐야 할 힘든 과정을 건너뛰고 싶어 하고, 쉽게 포기하며, 별다른 대안 없이 성급하게 학교를 그만둔다. 상담할 때는 학교에 잘 다닐 거라고 손가락 걸고 다짐하지만, 저녁에 친구들과 놀다 보면 결심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 내린다. 아이들의 마음을 다잡아줄 지지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학기 초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이 많은 예산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했다(올해 우리 학교는 학업중단집중지원학교 790만 원, 학업중단예방지원 300만 원 총 1,090만 원의 학업중단예방 예산을 지원받았다). 고민 끝에 프로그램 방향을 세 가지로 잡았다. 첫째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즐거운 추억거리를 쌓도록 하자. 둘째는 아이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고, 주변 지지세력 없이도 스스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키워주자. 셋째는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주자. 많은 프로그램을 하기보다는 굵직굵직한 3~4개 프로그램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에서 실시한 대표적인 학업중단예방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 _ ‘애썼다! 고맙다! 졸업하자!’ ‘특별한 일과’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한다. 시험이 끝나는 날, 고생한 아이들을 위해 담임교사가 ‘삼겹살 회식’을 제안한다면, 학기가 끝나는 12월엔 “잘 버텨줘서 고맙다. 애쓴 너희들을 위해 오늘 선생님이 한턱 쏜다”고 한다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담임교사와 아이들이 굳이 뭘 하지 않고 그냥 ‘학교 생활하느라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한턱 쏠 수 있도록 ‘회식비’를 지원했다. 선생님들께 복잡한 계획서나 보고서도 받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과 신나게 먹고 놀고 ‘영수증’만 꼭 챙겨 오시라고 주문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담임교사들이 건넨 말은 거의 비슷했다. “애들이 너무 행복해했어요. 그리고 저도.” 상담실에서 만난 아이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고생했다고 삼겹살 사줬어요. 완전 멋있죠? 학교에 다닌 보람이 있네요.” 학생 상담은 때와 장소가 따로 없다. 교무실에서 이뤄지는 진지한 상담보다 생활밀착형일 때 효과가 배가 된다. 먹고 놀면서 슬쩍 건네는 “요즘 어때? 잘 버텨줘서 고맙다”라는 한 마디가 훨씬 가슴을 울릴 수 있다. 프로그램 ? _ ‘내면의 나와 만나다’ 통합예술치료 학업중단위기 학생 중 그나마 늦게라도, 혹은 간간이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 14명을 모아서 통합예술치료를 했다. 총 2시간씩 16회기로 구성했으며 마지막 회기에는 발표회를 했다. 6월 초에 시작해서 11월 초에 마쳤으니 거의 반년 동안 운영된 셈이다. 효과적인 집단상담을 위해서는 적어도 10회기 이상이 필요하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초·중학생에 비해 자기개방 정도가 낮아 자신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회기가 짧으면 오히려 집단상담이 ‘독’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문제만 잔뜩 끄집어내놓고 문제해결방법은 찾지 못한 채 마무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단이 너무 커도 비효율적이다. 7~8명의 소집단으로 형성해야 효과가 크다. 우리 학교의 경우 7명씩 두 집단으로 구성했다. 하나의 집단은 ‘우울감’으로 인한 무기력으로 장기무단결석 중인 학생 집단, 다른 집단은 학교 규칙에 대한 불만이나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찾지 못해 자퇴를 생각하는 학생 집단으로 설계했다. 강사의 질 역시 매우 중요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집단상담의 질은 강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 여러 전문 업체를 만나 계획서를 받아보고,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꼼꼼하게 살펴본 후 선정해야 한다. 프로그램 운영은 학부모 동의서를 받아 3·4교시에 진행했다. 학업중단위기 학생들은 방과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참여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늦게라도 나와서 집단상담하고, 밥 먹고 조금 버티다가 집에 가자”는 나의 말을 아이들은 잘 따라줬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아이들이 회기가 진행될수록 집단상담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를 나오는 기특함을 보였다. 상담에 참여할 때 이미 무단결석일수가 40일 넘은 학생들이었지만 상담이 진행되면서 후반기에는 결석 없이 학교에 다녔다. 그리고 모두 3학년으로 진급했다. 집단상담의 최대 장점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문제해결을 저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저런 말과 행동이 좋게 혹은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하면서,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자기 수정을 다짐할 수 있다. 집단상담 후 아이들은 교사의 잔소리를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아주 조금씩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 _ ‘또 다른 대안을 찾아주마’ 진로탐색프로그램 학교를 떠나려는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사는 게 재미없어요.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사는 게 한심하다는 거, 저도 아는데,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직 본격적으로 해본 것이 없으니 뭘 잘하는지 알 수 없고, 누가 옆에서 차근차근 가르쳐준 적이 없으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건 당연한 것 아닐까? 그나마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뭔가 길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학교생활을 버티지만, 공부라면 얼굴부터 찡그리는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잠자는 것 이외에 할 것이 없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 보니 무기력한 생활이 이어지고, 의미 없는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단결석이 많아지고,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래서 다양한 진로체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계발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청소년 수련관과 연계하여 총 16차시에 걸쳐 4개 영역의 직업체험을 하였다. 직업체험영역 선정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후, 네일아트·피부관리·캘리그라피·건강관리사로 결정했다. 강사로는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거나, 현재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위촉했다. 아이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아이들은 수업하는 동안, 수업이 끝난 후 강사들에게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직업에 관해 물어보는 관심을 보였다. 참여한 대부분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10명 중 3명의 학생이 학원 수강을 통해 계속해서 자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프로그램 마무리는 봉사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아이들에게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맨 마지막 직업체험이었던 건강마사지 시간에 어르신을 위한 손 마사지와 어깨·다리 마사지를 배운 후, 인근에 있는 석계 1동 노인정으로 봉사활동을 나갔다. 처음에 수줍어하고 하기 싫다고 투덜거렸지만 1시간 동안 어르신들의 손과 어깨를 주무르면서 말벗이 되어 준 아이들은 손녀딸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어르신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동했다. 나중에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 봉사활동을 꼽기도 했다. 올해 학업중단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27명은 무사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 어쩌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진급에 필요한 출석 일수는 아슬아슬하게 채우면서 다닐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달라졌다. 이런저런 정보를 묻기도 하고, 그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절차를 궁금해 한다. 매일 ‘가부키 화장’을 하던 아이가 메이크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선생님들에게도 욕을 하며 벌점이 180점에 육박하던 아이가 캘리그라피에 빠져 예쁜 글씨를 쓰고 있다. 봄에 씨앗 하나를 심었다고 다음날 열매가 맺어 있지는 않다. 땅속에서 여러 날 지난 후에야 비로소 싹이 트고, 비바람을 견뎌야 줄기가 굵어지고, 마침내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지금 아이들은 씨앗 하나를 심었을 뿐이다.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도록 옆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창의성 실종된 창의적 체험활동 어떤 것이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선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도 마찬가지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편성·운영하는 교사가 여러 가지 구체적인 영역과 내용을 기억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을 어떻게 편성·운영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돼 있다면 어떤 영역을 운영하더라도 그 본질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어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 중심의 교육활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서도 총론과 마찬가지로 6가지 핵심 역량을 길러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역량 함양에 대한 교사들의 깊은 인식 전환 없이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 때와 다를 바 없이 분절적인 내용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창의적 체험활동이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다하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도입 취지에 비추어 본질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PART VIEW]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창의성’을 강조한다. 즉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창의성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 활동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체험하는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말 그대로 ‘체험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수행능력을 강조한다. 학교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실제 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수행능력을 갖추도록 운영해야 한다. 셋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체험 중심의 실천 활동을 통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역량을 형성하도록 한다. 넷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 실정에 부합하는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융통성을 부여하였다. 다섯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 교육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창의적 체험활동은 체험 중심의 실천 활동으로 학생들이 주체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야 한다는 대 전제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체험 중심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성을 기르고, 일상생활에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부족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교사의 인식 전환 및 마인드 제고를 도모할 수 있는 형태의 연수 및 워크숍 등이 부재한 실정이다. 매년 학교 교육과정 담당 부장 대상의 연수는 물론 교육연수원 연수 협력학교에서 개설한 교육과정 편성 연수도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보다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연수에 참석한 교육과정 담당 부장 및 교사들은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많은 내용을 학습했으나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지 못한 채 연수를 마치게 된다. 교육과정 담당 부장의 입장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있어 챙겨야 할 일이 수없이 많다. 경위야 어찌됐든 학사일정 및 학교행사 등을 챙기다 보면 창의적 체험활동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학년부장이나 담임교사 대부분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니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 편성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창의성을 기르는 체험 중심 내용으로 편성하기보다는 범교과 학습 주제를 단편적, 나열식으로 편성하기 일쑤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의 학년 간 연계 등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고, 학교 밖 체험활동에 대한 절차의 복잡성 및 학생 안전사고를 우려, 소극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 일부 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생이 주체가 되는 자치활동 운영을 시도하고, 그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으나 아직도 학생이 주체가 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실시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미흡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보다는 일반 교과 수업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학생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폭넓게 활용해야 하지만 지역사회 시설·프로그램 여건이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한 학교의 교육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또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을 희망하는 인적자원이 부족하여 학교에서는 학년·학급 단위의 현장체험학습이나 공문으로 안내되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취사선택하여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물적·인적 지원으로 창의 융합인재 육성해야 따라서 단위학교에서는 학습공동체를 운영하여 교원 간 활발한 토론으로 체험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인식개선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에 접근하는 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청 차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수 및 워크숍을 기획·운영하여 연수를 받은 교사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단위학교 차원에서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체험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 교원 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창의적 체험활동의 실질적인 수행 의지를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학교장의 교육과정 리터러시(literacy)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리더십이 발휘되도록 하며,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이 체험 중심 운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전 학년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개발함으로써 학년 군, 학년 간 연계로 학생들이 폭넓은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둘째, 창의적 체험활동 연간 운영 절차에 따라 계획 수립→실행→평가 및 환류→차년도 기획 등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도록 하여 학생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방안을 강구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임을 인식하고, 학생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구성 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학생들에게 활동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여 학생의 참여를 촉진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실시한다. 학생 참여를 촉진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방법으로는 교과와 연계하여 노작 학습, 자원 인사 등 전문강사를 활용한 체험수업,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을 활용한 체험학습, 토의·토론?탐구로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프로젝트 학습 등이 있다. 학생 주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수업방법은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이므로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시 강의법이나 범 교과학습 주제의 해결을 위한 학습지 형태의 수업을 지양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에 환경교육 10시간 편성하였을 경우에 교사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학생이 주체가 되는 체험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학급의 경우 1차시에서 10차시까지 프로젝트 학습 형태로 운영한다. 1차시에는 학생들과 활동주제명을 정하고 어떻게 10차시를 운영해 갈지 함께 토의하고 결정하여 학생들이 주도하는 체험중심 활동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학급의 경우 ‘환이랑 경이랑’ 교재를 공부하거나 환경 동영상 시청 후 학습지를 푸는 형태로 10차시를 분절적으로 운영하는 잘못된 사례가 발생한다. 셋째, 지역사회와 연계해 인적·물적 자원 활용 방안을 강구한다. 지역사회 및 타 기관 시설을 조사하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 활용할 수 있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확보하여 체험활동 학습의 장을 구축한다. 또한 창의?인성 교육넷의 창의체험자원지도(CRM)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며, 교육청에서는 MOU 체결을 맺은 유관기관 정보를 학교에 제공하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 적극 활용하게 하고, 학부모, 전문기관 인사 등 인적자원 인프라를 구축, 활용하도록 예산을 지원한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체험활동을 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함께 전인적 성장을 하는 창의융합 인재로 자라게 될 것이다.
최근 웰빙이라는 시대적 조류와 함께 개개인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뉴스포츠가 활발하다. 학교 체육과 생활체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뉴스포츠의 중요성은 이미 학교 체육 현장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뉴스포츠 프로그램 중 하나가 저글링(Juggling)이다. 저글링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물체를 교대로 공중으로 던지고 잡으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궤적이나 몸동작을 만드는 행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즐겼던 콩주머니 놀이나 자치기, 공기놀이 등을 연상하면 쉽다. 서커스 공연 등에서 외발자전거 묘기를 보여주거나 곤봉 서너 개를 양손으로 돌리는 모습에서도 저글링을 접하게 된다. 저글링에는 주로 공, 클럽, 링 등이 사용되며, 이 밖에도 막대의 무게중심을 이용하는 데블 스틱(Devil stick), 줄의 탄성과 회전력을 이용하는 디아볼로(Diabolo), 시가 박스(Cigar box), 포이(Poi), 모자, 컵, 스태프 저글링(Staff juggling) 등이 있다. 집중력·도전정신 기르는 데 효과적 이런 저글링이 학생들의 두뇌발달과 순발력, 평형감각 등 신체 건강 증진 및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교육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시내 초·중등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저글링 직무연수 현장에서 만난 오성균 교사(서울 방송고)는 “저글링은 한 개 이상의 사물을 던지거나 회전시켜 지속적으로 다양한 변화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집중력과 도전정신, 자신감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초·중등저글링교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 교사는 “동작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학생들 간 서로 주고받는 저글링을 통해 소통이 활발해지는 등 교육적으로도 유익하다”면서 “무엇보다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우산이나 배드민턴 라켓, 냄비 뚜껑을 비롯하여 사과나 귤 같은 과일을 가지고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오 교사는 입시와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중압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처음 연수를 시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번 겨울에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PART VIEW] 연수에 참여한 박성진 교사(서울 연촌초)는 “학생들과 즐거운 수업을 해보고 싶어 연수를 신청했다”며 “오색 공을 이용한 공중묘기 기술을 익혀 새 학기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저글링 교육 3년 차인 성찬섭 교사(서초고)는 “학생들이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 건전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동료 교사들에게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문 서초고, 전교생 저글링 교육 저글링을 아예 전교생에게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 서울 강남의 신흥 명문으로 자리 잡은 서초고등학교. 이 학교는 전교생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저글링 교육을 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균형적인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매주 한 시간씩 정규수업시간에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는 저글링 교육 이후 학생들의 자아정체성이 확립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으면서 대학 진학 등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 것도 성과로 꼽힌다. 저글링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로부터 절대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경로당 등을 방문하여 어른신들에게 저글링를 가르치면서 가정에서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저글링 배구 등 생활체육 활성화 기대 저글링 하면 흔히 서커스 공연에서 둥둥거리는 북장단에 맞춰 곤봉을 돌리는 어릿광대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연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고구려·신라시대부터 내려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라 시대에 최치원이 당시 경주 인근에서 행해지던 가면 무희를 내용으로 지은 향악잡영오수(鄕樂雜詠五首) 금환(金丸) 편에 이런 기록이 나온다. “몸을 돌리고 팔 휘두르며 금환을 희롱하니, 달이 구르고 별이 흐르는 듯 눈에 가득 신기롭다. 좋은 동료 있다 한들 이보다 더 좋으리, 넓은 세상 태평한 줄 이제사 알겠구나(한국고전용어사전,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당시 제천 행사의 하나로 금환이란 의식이 행해졌는데 이것이 오늘날 저글링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또 고구려인의 생활상을 담은 수산리 벽화에서도 공을 던지며 노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 교사는 “유구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저글링이 사람들에게 서커스와 같은 ‘쇼’로 인식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그동안 연구된 지식과 기술을 재능기부 등을 통해 교육현장과 지역사회의 건강한 여가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생각”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특히 저글링을 통한 시민 문화 교육과 저글링 배구를 학교 현장에 정착시켜 명실공히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서울초·중등저글링교육연구회에는 올해 현재 약 50여 명의 전·현직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학부모 민원의 대부분은 자신의 자녀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여기는 경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민원 당사자로부터 충분한 사과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 불친절과 인격적 무시를 당했다고 여길 경우에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학부모의 민원이 많은 분야는 학교의 성적 처리 관련 민원과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처벌 수위에 대한 불복으로 인한 행정심판 및 소송의 민원이 많은 편이다. 이 밖에도 학기 중 담임교체 요구, 교사 중심의 주입식 수업에 대한 불만 민원, 급식 관련 민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불만 민원, 교사의 편애에 대한 불만, 교사가 수업시간에 교과 내용과 관련 없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민원, 학교폭력 가해학생 부모와 피해 학생 부모의 갈등으로 인한 민원 등 학교의 여건과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민감한 성적 민원... 산정 기준 명확해야 2016년 12월 초에 전국적으로 독감(법정 전염병)이 유행하는 바람에 기말고사(2차 지필평가)에 결시한 학생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업성적관리규정관리 지침에 따라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 결과를 100% 인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규정에 따라 입력하면 NEIS에서 성적 산출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난이도 차이가 크면 중간고사 때 점수보다 산출 결과가 낮게 나올 수 있다. 가령, A 학생이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90점 받았고 기말고사 기간에 독감에 걸려서 수학시험을 치르지 않았다고 한다. 중간고사에서 비교적 쉽게 출제되어 수학의 학급 평균이 70점이었고, 기말고사 때는 어렵게 출제되어 수학의 학급 평균이 50점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는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90점 받았으니까, 당연히 기말고사에서도 100% 인정되면 90점인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난이도 차이가 20점이므로 NEIS에서 자동 계산한 성적은 기말고사 85점이 나왔다. 이에 대해서 학부모가 학교에 강력히 항의하고, 상급기관이 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PART VIEW] 이런 민원은 학교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난이도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비슷하게 맞춰서 출제하였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항 출제를 공동으로 하고, 교과협의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 출제가 되어야할 뿐 아니라 교직원 연수, 전문적 학습공동체 협의,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사전 교육 및 연수,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충분히 이런 내용을 숙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성폭력 민원, 재발 방지 약속 분명해야 C 고교의 2학년 학생 중에 남녀가 과도한 애정 표현을 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었던 한 쌍이 있었다. 그러다가 3학년이 되어서 학급이 갈라지고 소원해졌고, 남학생은 새로운 학급의 여학생과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그러자 헤어진 여자 친구가 이 남학생을 성추행 혐의로 학교폭력 담당 경찰관에게 신고를 하였다. 평소에 이 남학생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욕설 등도 문제 삼아 다른 여자 친구들의 진술도 함께 첨부했다. 결국, 남학생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전학 조치 되었다. 이때, D 교장은 여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이러한 성추행, 성희롱 사안이 학교에서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달라는 집단 민원을 받았다. 이에 학교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곧바로 학부모회를 소집하여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였다. 남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거친 욕설을 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였다. 학교 배정 불만 민원엔 겸손하고 진정성 있게 대응을 2000년대 초반, 고교평준화 지역인 A 시의 변방에 신설 C 고교가 설립되었다. A 시에 속한 신도시 거주 학생들이 대거 통학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한 C 고교에 배정되었다. 처음부터 민원 발생이 예고된 학교였다. 배정 발표 직후부터 C 고교에 배정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도교육청 정문 앞을 점거하고 밤낮으로 농성을 계속하였다. 배정 발표가 있는 날, 신설학교 설립을 주관했던 D 고교 체육관에서는 화난 학부모들이 교육청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당시, 시설 최고 책임자인 E 국장의 이야기를 듣고 학부모들은 오히려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겸손하지 못한 답변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시설 책임자인 그는 “3월 4일 입학식 때는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 돼 공부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때까지는 모든 공사가 완료됩니다. 안심하십시오!”라고 자신감이 넘치는 발언을 하였다가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운동장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공사자재, 아직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어떻게 믿습니까?”라는 고함이 터져나왔고 그때부터 학부모들이 대표를 뽑고 조직적으로 대응하였다. 결국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부분의 민원을 수용하는데서 마무리가 되었다. ‘배정학교에 일단 입학 한 후, 원하는 학생들은 곧바로 전학 조치하겠다’는 결정을 통해 마침내 민원이 종료되었다. 신설학교 배정 불만의 학부모 민원은 집단성을 띠며, 자칫 자제력을 잃고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대처와 겸손한 태도로 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담임교사 교체 민원... 3자 개입보다 결자해지 우선을 N 교장은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학부모의 집단 민원을 받았다. 불만의 핵심 내용은 수업을 소홀히 한다는 것과 학생을 차별 대우하고 폭언 등 언어폭력과 담임교사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를 문제 삼았다. 학생과 학부모의 누적된 불만 내용들이 한꺼번에 표출된 사안으로 판단한 학교장은 고심 끝에 이렇게 학부모들과 약속하였다. 첫째,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담임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게 하되, 끝까지 고수할 경우에는 학교에서 취할 상황을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하였다. 둘째, 학교장은 학부모(민원인)들과 집단 또는 개별적인 면담을 통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장의 의지와 앞으로 실천 계획을 진솔하게 약속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셋째, 교감을 중심으로 사태 수습팀을 구성하여 학부모들의 민원 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학교가 적극적인 자세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넷째, 학교장이 핵심 인물(학생)을 중심으로 해당 학급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학급 상황을 피드백 하였다. 다섯째,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안이 재발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바람직한 교사상 정립에 노력할 것을 약속하고, 학부모들과 수시로 만나서 소통하였다. 학부모들도 학교 측의 입장과 N 교장의 진솔하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을 높이 평가해서 그 뒤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교육계 인사 일수록 민원 까다롭고 위압적 학교에서 겪는 다양한 민원 중에서 민원인이 교육가족(교사, 교육행정직 등)인 학부모의 민원이 가장 까다롭고 학교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P 고교에서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문학 수행평가를 마친 상태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수행평가를 실시해야 할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때는 기말고사 시험을 2일 앞둔 민감한 시기였다. 문학 수행평가를 다시 실시한다고 하니까, 학생들의 불만이 꽤 많았다. 그중에 한 명의 학생이 집에 가서 불평을 하였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 사실을 알고, 학부모가 직접 교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당장, 수행평가를 중단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교장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느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리고 수행평가를 연기하지 않으면 교육청에 민원을 넣겠다고 하였다. 무례한 태도의 전화에 교장은 기분이 상하고 불쾌했지만, 최대한 상대를 존중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담당 교사들과 협의해서 수행평가 계획을 연기하였다. 나중에 교장이 알아보니까, 그렇게 전화를 걸었던 학부모가 바로 교육공무원이었다. 학교의 내부 사정을 훤히 알고, 무엇이 학교의 약점인가를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민원을 교장실로 직접 제기한 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학부모 민원 예방 안내 학부모 민원, 예방이 우선이다 학생의 교권침해 행위(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대한 징계 절차의 준수 1) 가해 학생의 반성 및 이성적 행동 유도, 학칙 및 학교생활인권규정에 따라 처리 2) 학생 및 학부모 반발 시, 교무회의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를 통한 해결 방안 모색 3) 미해결 시 상급기관 지원 요청 및 심각한 피해 발생의 경우 보상 요구 4) 민원 제기에 대해서는 근거자료에 입각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당당하게 임함 안전사고 발생 시 최적의 대응으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 1) 사고에 대하여 경험 있는 자(전문가, 학교안전공제회 등)와 협의하여 처리 2) 사고 발생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증인 확보 및 관련 기록 확보(사고 현장 사진, 주위에 함께 있던 학생 등) 3) 사고 진행 과정을 발생부터 종결 시까지 자세히 기록 4) 피해자로 하여금 학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모든 조치 강구(학교관리자, 사건 관계자 등의 병원 방문, 성의 있는 언행, 감동을 주는 조치 등) 5) 가급적 피해자의 입장에서(성적, 출석처리 등) 문제를 생각하고 처리 6) 사고처리 과정에서 학교 측의 창구를 단일화하여 대처(사고 담당자 지정) 7) 잘못된 사실 관계가 언론 등에 공표되지 않도록 보안 유지 8) 학교안전사고가 소송으로 비화 시 고문 변호사 및 법률 지원 요청 학업성적관리의 공정성, 신뢰성, 객관성, 타당성 확보를 통한 학부모 신뢰 구축 1)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철저하게 공동출제 및 문항 검토 철저 2) 교과협의회 및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활성화를 통한 학업성적관리의 신뢰성 확보 3) 규정 준수 및 매뉴얼에 의한 과정과 절차 준수, 원칙에 입각하여 성적관리 4) 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수행평가 확대 등 과정 중심 평가 체제로 전환 5) 난이도 조절, 수행평가 비중 확대,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신뢰성 확보 노력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예방 활동 강화 1) 회복적 생활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자존감 높이기 적극 추진 2) 또래 멘토링 활동 활성화(친구 맺기, 학년별 선후배 모임 활성화) 3)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교과 내 인성교육, 진로교육의 내면화 실천 4) 자존감 회복 및 상담활동 강화 프로그램 적극 도입·운영 5) 학생자치회 활동 활성화 및 학생자치능력의 신장 노력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학교의 대책 가. 열린 경영, 바른 경영으로 신뢰받는 학교 운영을 통해 학교가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신뢰의 구축 나. 학교 구성원(교원, 학생, 학부모)의 학교 경영에 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노력 다. 교육활동,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 사항이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 노력 라. 학교에서 수시로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학부모들이 알 수 있도록 SNS 문자 보내기, 가정통신문,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홍보 마. 인화를 중시하고 사랑이 넘치는 학교 경영, 학부모 공개 수업, 학부모회 총회 등을 통하여 학부모와 소통 확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기는 생후 첫 18개월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발달상의 변화로 오는 신체적·정서적인 혼돈 속에서 학교에서의 생활 패턴이 달라진다. 학업 난이도가 상승하고, 학습량이 증가하며, 새로운 환경(교과별로 달라지는 교사·교과별로 이루어지는 수행평가·지필평가·교과교실제·자유학기제 등)에 대한 적응을 위해 에너지의 소모가 많아진다. 이 시기의 학생들을 만나서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랑 관계가 좋았는데 지금은 좀 먼 거 같아요.” “공부가 걱정 돼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어요.” “수학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수학에) 영어는 없었잖아요. 올라오니 a, b, x, z, y와 같이 용어가 많아서 헷갈려요. 수학에 왜 영어가 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 보통 이러한 고민은 중학생이라면 모두가 겪고 지나가는 것이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로 취급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도움을 받지 못해서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그리고 이 시기가 향후 중·고등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라면 문제는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작되는 전환기 실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학생들을 따라가면서 시기별로 특성 변화를 분석해 보았다. 그림 1과 같이 학교급이 전환되는 시점에서 수학과 영어 교과에 대한 태도(교과에 대한 흥미·과제 가치감·학습의지) 및 학교행복감(교사관계와 학습활동에 대한 즐거움)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첫째, 한번 낮아진 교과태도와 학교행복감은 이후에도 크게 반등하지 않는다는 점과 둘째, 실제 중학교 생활을 접하기 이전(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직후)부터 전환기 학생들의 특성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학교에서의 첫 시험으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자), ‘영포자?(영어를 포기하는 자)가 결정된다고 해요”라고 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터뷰 내용과 맥락을 같이 했으며, “중학교 가면 어렵다며? 시험도 본다며? 그걸 점수로 준다며? 발표를 한다며? 성적표가 온다며? 너 중학교 가면 어려워져. 이렇게 해선 안 돼”라는 이야기를 가족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다는 학생들의 하소연을 떠올리게 했다. 전환기 학생들은 이렇듯 실제 중학생이 되기 이전부터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누군가는 이 시기를 사교육 시장의 대목이라고까지 표현한다. 학습의 불안감을 조성하여 사교육을 시작하게 되면 향후 6년간의 고객이 된다는 것이다. 사교육 시장 통해 도움 받는 학생과 학부모 중학교 1학년을 막 경험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중학교 생활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첫 번째는 ‘시간 관리법’이었으며, 두 번째는 ‘교과목별 공부하는 방법’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헐떡이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직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공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이 시기의 학생들을 충분히 지원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봐야 할 문제이다. 우선 초·중학교 학생들은 전환기를 겪지만, 초·중학교 교사에게는 전환기가 없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87.2%, 중학교 교사들의 82.9%가 상대방 학교급 교사와 교류할 기회가 전혀 없다고 응답하였다. 분수의 사칙연산은 초·중학교 수학 시간에 모두 다룸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분수의 사칙연산이 쉽지 않다. 초·중학교 교실 수업을 비교해 보니, ‘중학교에서도 또 배우게 되니까…’가 되고,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다 배우고 왔지?’가 된다. 또한 교육과정은 연계되어 있지만, 교과서를 들여다보면 초·중학교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두 번째는 초·중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 자체가 구분되어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발달상의 차이를 전제로 학습의 단계에 대해 배우는 교대와 교과별 전문성이 강조되는 사대는 엄연히 다른 교사를 양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문제를 크게 생각하면 끝이 없다. 어쩌면 모든 교육 시스템을 뒤흔들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아주 작은 실천에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리 가 보는 중학교’라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6학년 한 학급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인근 중학교를 방문했다. 수업시간에도 들어가 보고,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도 해보았다. 반대로 ‘중학교 수업 맛보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학교 선생님들을 초등학교에 모셔 와서 수업해달라고 부탁했다. 초등학생들의 질문이 빗발쳤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실제 중학교 생활을 시작했을 때,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때 우리 학교에 오셨던 선생님을 보니 너무 반가웠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중학교 선생님들은 “그때 초등학교에서 만났던 손 잘 들고 대답 잘했던 학생들을 다시 보니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거창한 게 아니다 낯선 곳에 도착하여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숙소 주변의 식당 정보와 구경거리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자료, 그리고 언제든 나를 도와줄 것 같은 숙소 주인의 배려와 친절함이다. 전환기의 학생들이 원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낯선 장소에 첫발을 들인 학생들은 대부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주변 친구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곁눈질하고, 자신의 행동이 너무 튀지는 않을지, 친구들은 많이 사귈 수 있을지, 매시간 바뀌는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벌점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벌점을 피할 수 있을지, 과목별로 수행평가가 많다는데 수행평가를 잘 받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전환기 학생들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선생님이 질문할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해도 좀처럼 손을 들어 질문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중학교 학생들과 인터뷰를 할 때의 일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 중간 수준의 학생, 못하는 학생 모두가 “영어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영어 선생님은 끝까지 가르쳐 주기 때문이란다. 무슨 의미일까? “끝까지 가르쳐 주는 게 뭔데?”라고 묻자, 학생이 답했다. “음…. 그러니까 제가 대충 알겠다고 해도 선생님은 ‘너, 사실 모르지? 이리로 와 봐. 다시 설명해 줄게’ 이러시거든요.” 전환기 학생 위한 자료, ‘중학교 생활’을 부탁해! 2년간 수행했던 연구 기간에 비해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들이 원하는 도움이 무엇인지 쉽게 찾아졌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긍정적인 경험’, ‘겁주지 않기’, ‘친절하게 안내해주기’, ‘끝까지 가르쳐주기’였다. 그래서 학생들의 원하는 자료를 개발한 것이 ‘중학교 생활’을 부탁해!이다. 이 자료는 초·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을 조사하고, 현직 초·중학교 교사들과의 협동 작업을 통해 전환기 학생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주요 내용은 표 1과 같다. 이 밖에도 중학교 생활을 부탁해!에는 수학과 영어 학습 지원 자료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표 2 참조). 2016년 현재 세계 196개국이 지키기로 약속한 유엔아동권리협약*(1989년 11월 20일)에는 아동의 권리로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특히 이 학생들의 발달권 즉, 성장함에 있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며, 신체적·정신적·도덕적·사회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종류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참여권 즉,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고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는 어른들의 민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적 학교 교육 제도와 역사를 같이 하는 교원전보는 현재 시·도교육청별 여건과 상황에 따라 교육감이나 교육감의 위임을 받은 교육장이 시행하고 있다. 임용권자는 지리적 요건과 문화시설 보급 등을 고려하여 매년 전보 발령 6개월 전에 새로운 전보기준을 만들어 공개하고 그에 따라 전보를 시행해야 한다.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교원전보제도의 취지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교원전보는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자는 취지이다.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교육주체인 교원들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통한 교원의 질 관리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교원전보를 통해 교원들이 교육활동 시 장기 근무로 인한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학교 간 교류로 학교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새로운 학교 환경과 교직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으로 교원들의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고, 학교는 체제를 일신하며 새 출발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원전보는 교원들에게 안정적인 근무여건을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교원들이 가능하면 근거리 학교와 선호하는 학교에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특성상 가정형편이나 거주지 이전 등의 새로운 전보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와 농·산·어촌이 혼재된 시·도교육청의 경우 전보제도를 통한 순환근무제로 개별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얼핏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라는 두 가지 전보제도의 취지는 서로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은 사기진작과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고, 결국 개별 교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평안함을 주어 학교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측면에서 교원전보의 두 가지 취지는 양극단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신뢰와 공정, 인사원칙은 지켜지고 있는가?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라는 두 가지 전보 취지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둘 중 어느 것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교육제도의 존재 이유라는 측면에서 ‘학교 교육력 제고’가 좀 더 본질적인 취지라고 볼 수 있겠으나, 전보에 대한 대다수 교원의 반응 패턴은 ‘학교 교육력 제고’보다는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을 우선시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이렇듯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에 대한 우선순위 다툼은 여전히 교원전보 관련 논쟁의 중심에 있다. 학교 현장의 교육구성원과 전문가들에게 제기되는 교원전보제도의 논쟁점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PART VIEW] 첫째, 적시·적재·적소라는 인사의 세 가지 기본 원칙을 지키는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이상적인 전보는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교원을 필요한 학교에 발령하는 것이다. 근래 교원전보는 출퇴근 편의를 고려한 근거리 배정 원칙이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인식되고 있고, 대부분의 교원도 이에 찬성하고 있다. 여건이 어려운 학교의 교육력 제고를 위하여 그 분야에 능력 있는 교원을 우선 배치하여 그 학교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적재·적소의 인사이다. 교원전보에서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능력 중심의 인사기준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주장이 있다. 전보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이유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도입한 전산 전보가 적재·적소라는 인사의 기본원칙을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둘째, 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고려한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단위학교의 자율책임경영제를 지원하는 전보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 경영상 필요한 초빙교원과 전입요청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여 단위학교가 책무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는데 애로점이 많다는 의견이 있다. 소규모 학교나 여건이 열악한 비선호 지역의 학교가 학교 발전을 위해 능력 있는 교원을 초빙 혹은 전입 요청하려고 해도 제한 규정 때문에 우수한 교원을 충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순환근무 제도의 근간을 흔든다는 이유로 초빙교원과 전입요청의 비율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전보기준이 공정성과 타당성을 확보한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여기서 언급한 공정성과 타당성은 교원, 학교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교원 측면에서는 거주지·근무성적평정·교육경력·가산점 등이 공정하고 타당한지가 문제가 될 것이고, 학교 측면에서는 구역(급지) 구분, 교원 초빙이나 전입요청 등의 규정이 학교 간에 공정하고 타당한지가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서울시교육청* 초등 전보기준에는 본인의 희망·거주지 및 거주 기간·보직교사 경력·서울시 근무 경력 등이 있으나, 전산전보 배정에서는 ‘거주지 및 거주기간’이 전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달리 경기도교육청* 등 시·도교육청은 전보기준을 학교급지(특·갑·을·병)에 따라 점수화한 후 ‘희망지별 전보 순위 명부’에 따라 전보하며, 특구역 만기 근무자 전보는 근무성적평정점 순으로 희망지별 전보 순위 명부를 작성하여 전보하고 있다. 충청북도교육청**도 교사전보 시 최근 2년간의 근무성적평정점도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개별 교사의 근무상황을 점수화하여 학교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기본적으로 경쟁적 전보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와 학생 측면에서는 수요자의 요구 반영이 공정하고 타당한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현재의 전보기준은 교원과 학교의 입장은 고려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넷째, 학생 교육을 담당한 모든 교원에게 동등하게 개방된 전보인가의 문제이다. 학교는 설립 주체에 따라 국립·공립·사립의 3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초등은 대부분이 국·공립학교이나, 중등의 경우 중학교는 20%가, 일반고등학교는 42%가 사립법인*이다. 공립과 똑같이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지만, 사립법인 소속 중등교원은 한 학교에서만 근무하고 정년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간 교류가 제한되어 있고, 사립학교 간 전보는 불가능하다. 임용권자가 다른 공립과 사립의 교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막혀 있다. 또한 다른 사립법인 소속의 사립학교 간 전보도 불가능하여, 법인이 소유한 학교가 한 곳뿐인 단설 중·고교는 자신의 전공이 아닌 과목까지 가르쳐야 하는 상치 교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사립법인의 이러한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교원전보제도로 인하여 오랜 기간 학교를 떠나지 않은 일부 교사들이 타성에 젖어 자기계발에 소홀한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교 교육력 우선하는 전보제도 마련을 현행 전보제도는 사회적·교육적 환경 변화를 상당 부분 반영하여 만들었고, ‘학교 교육력 제고’를 주목적으로 교사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감안한 전보 원칙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보와 관련하여 개선의 목소리가 많다. 전보제도의 취지에 맞는 변화와 개선의 방향을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무엇보다도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하는 전보가 좀 더 강화되어야 한다. 다양한 교원전보 변인과 요구가 있지만, 시·도교육청이 전보 계획을 수립할 때는 반드시 전보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교원전보에서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과 함께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능력 중심의 적재·적소 인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근래 정상적인 학사운영과 교원 거주지 이전 등에 불편함이 없도록 매년 2월 초 이전에 전보를 실시하려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노력은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서울 초등 전보와 같이 교원 수의 증가에 따른 편의성 차원의 전산전보는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 기본에 충실한 전보라고 인정받기 어렵다. 개별 교원의 거주지 및 거주기간, 경력 등 단순한 몇 가지 변인으로 그야말로 ‘우연적인’ 전보를 시행하는 것은 학교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을 가질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불가피하게 전산 전보를 활용하더라도 각 학교 및 교원의 여건을 고려하여 적재·적소 배치의 원칙을 위한 수작업 전보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각 학교의 교육 여건에 적합한 능력 있는 교원이 원하는 학교에 가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보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단위학교의 교원전보 관련 권한 및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의 다양화·분권화·자율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지금까지 학교교육활동과 관련하여 대다수 교원의 기대와 소망은 ‘최소한의 정부와 최대한의 학교’이다. 정부와 교육청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는 학교교육의 자양분을 마르게 하고, 결국 학교 교육력을 저하시킨다. 학교 교육의 질 개선과 신뢰 형성을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의 보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교원전보도 시·도교육청의 인위적 규제보다는 단위학교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어려운 학교뿐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도 학교 운영상 필요한 경우, 학교 구성원과 협의하여 초빙과 전입요청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초빙과 전입요청으로 충원되는 교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교감의 전보도 학교 구성원의 요청과 필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전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원전보가 공정하고 타당하게 이루어지려면, 교육공동체인 교원·학부모·학생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전보가 시행되어야 한다. 교원들만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는 전보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교원이 교육적으로나 인격적으로 학생들을 잘 지도할 때, 학부모는 자녀의 성장에 대한 안정감과 학교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다. 학생지도를 잘하는 교사가 전보 제도로 근무 학교를 옮기게 된다면, 학부모는 그 상실감과 아쉬움이 매우 클 수 있다. 이때 학부모나 학생이 원하면 우수한 교원은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후 전보유예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이런 교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공모교장은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최소한 교장·교감·일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자 요구 전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넷째, 국·공립과 사립 간 전보와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교류를 통해 새로운 교원들을 중심으로 학교의 구태의연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새 바람을 일으켜 긍정적인 학교문화 조성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립학교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공립학교와 사학 간 교류를 활성화한다면 공교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학법인도 교원 임용을 교육청에 위탁하여 선발하거나 사학법인 간 임용시험 공동관리 등을 통해 교원 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명백하게 확보해 주기 바란다. 또한 사학법인의 교원 교류가 이뤄지면 상치 교사 해소, 지방 소규모 학교 과원 교사 해소, 교원들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한 의도적인 다양한 경험 제공 등의 순기능이 있으므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교류를 위해 관련자의 의견수렴, 법적인 문제점 검토 등을 거쳐 부작용 예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교원 교류 확대로 사립교원 공립 근무 허용해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한다. 학교조직도 예외는 아니어서, 교원 인사가 학교교육의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다수 교원의 인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전보는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학교 조직의 정상적인 운영과 학교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 교원전보제도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점검하고 보완·개선해 나가야 한다. 어렵지만 교원전보의 두 축인 ‘학교 교육력 제고’와 ‘교원에 대한 안정적 근무여건 제공’이라는 취지에 모두 부합하는 최선의 전보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교원전보에서 교육공동체이자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전보 대상자인 교원만큼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교육수요자의 교원전보에 대한 참여는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이고, 이는 학교 교육력 제고라는 전보 취지와도 부합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사의 전보제도를 운용함에 있어 학교 안팎의 요구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교원의 역량을 학교 교육에 마음껏 쏟아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와 학교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타당한 전보제도를 운용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불리지만, 내가 처음 다녔던 학교는 국민학교였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입학식을 하러 갔던 날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나는 남학생 여학생 통틀어 우리 반에서 키가 가장 큰 아이였다. 학부모들은 운동장 뒤쪽에 와글와글 모여 있었고, 키 순서대로 맨 뒤에 서 있던 나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낙서를 하거나 옆에 있는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뒤를 돌아보면서 제 어머니를 찾아 울먹이는 아이들이 좀 모자라고 우습게 보였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연년생인 바로 위 언니가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그 위로도 언니가 둘이나 더 있었다. 학교라는 곳이 어떤 곳이고, 선생님이란 어떤 존재이며, 학교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언니들이 선생님이 되고 나는 하나뿐인 학생이 되어야 하는 ‘학교 놀이’를 통해, 한글도 떼고 덧셈 뺄셈도 웬만큼 배웠다. 나에게 학교는 전혀 새로울 게 없는 곳이었다. 키 큰 미운 오리 새끼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학교에 대한 나의 자신감은 산산이 부서졌다. 70년대 초,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힘입어 그 무렵 봉제공장을 경영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급격하게 번창했다. 그 덕분에 나는 꽤 비싼 수업료를 내는 사립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처음 그 학교 교실로 쭈뼛거리며 들어갔을 때 문화적 충격을 잊지 못한다. 교실 바닥이 윤기 나는 돌로 된 현대식 건물과 반질반질한 책상들도 놀라웠지만, 아이들이 죄다 하얀 티셔츠에 짙은 감색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고동색 점퍼에 남색 체크무늬 바지를 입고 있던 나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기분이었다. 금테 안경을 낀 무뚝뚝해 보이는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전학생인 나를 소개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교복을 입을지 말지를 학생 스스로 결정하도록 교칙이 바뀌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선생님은 홀로 교복을 입지 않은 내가 당황하고 있음을 눈치채고 나름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자식이 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바라며 공립학교에서 사립학교로 전학을 보냈던 나의 어머니는, 굳이 입지 않아도 되는 교복까지 사 줄 생각은 없었다. 나는 서너 달 동안 그 교실에서 교복을 입지 않은 거의 유일한 학생으로 지내야 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교복을 입지 않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나도 낯선 학교에 서서히 적응해 갔다. 반장 선거의 씁쓸한 기억 여름 방학이 끝난 뒤 2학기가 시작되고 며칠 지나고 나서 반장 선거를 했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반장으로 적당한 사람을 후보로 추천해 보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손을 들고 자기와 가장 친한 친구를 추천했다.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말하면, 그 보답이라도 하듯, 자기를 추천한 사람을 다시 추천하는 일도 벌어졌다. 나도 손을 들었다. 그리고 우리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했던 여자애의 이름을 말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아이와 친해지고 싶었고 그래서 주의를 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아이가 다시 나를 추천했다. 나는 그 아이가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게 설레고 기뻤다. 예닐곱 명의 후보 이름을 칠판에 적은 뒤, 선생님이 투표용지를 나눠 주었다. 하얗고 네모난 쪽지에 그 아이의 이름을 적었다. 그 아이도 내 이름을 적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흐뭇했다. 개표가 시작되었다. 칠판에 쓰인 이름들 옆에 바를 정(正)자가 천천히 완성되고 있었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려 애쓰며 내 이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워낙 후보가 많아서 표가 많이 몰리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남자아이가 반장이 되었다. 내가 추천했던 여자애가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내 이름 옆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나를 찍지 않았고 나를 추천한 그 아이도 나를 찍지 않았으므로 나는 0표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얼굴이 불타는 것처럼 뜨거웠고, 천근만근 무거워진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의 조용하고도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이 아까 우리 반을 위해 일을 잘할 것 같은 사람을 추천하라고 했지? 자기가 추천한 사람을 찍지 않을 거면 처음부터 추천하지 말았어야지. 반장을 뽑는 일은 장난이 아니고, 자기가 누구랑 친한지 자랑하고 보여주는 일도 아니란 말이다.”
충남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2017년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간 신학년도 교육계획 수립과 교직원 상호간의 친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전교직원을 대상으로 동계 연수를 실시했다. 목적지는 군산으로 서천국립생태원, 근현대사박물관, 진포해양테마공원과 기타 군산 시내투어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흔적들을 살펴보며 일본의 만행을 되새겼다.
결성계기 전국에 있는 초중고 교사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자라나는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심어주는 가교역할을 하기 위해 결성됐다. 첫번째 목표는 나라사랑 선양과 국가 유공자의 정신을 이어받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진작시켜 청소년, 학부모, 교사들에게 호국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것이다. 둘째는 국민 통합과 화합을 위한 올바른 국가관 확립에 기여하며 교육연수와 연구 활동을 통해 교원들의 자질 향상과 지도력을 배양하며 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나라사랑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을 통해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의 정신을 드높이고 청소년과 학부모, 교원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확립시키는 것은 물론 일선학교에서 나라사랑 교육의 선봉자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규모 경기지역 17개 지회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30개 지회에서 경기지역을 비롯한 경남·광주·울산 등 전국 11개 시·도에 근무 중인 교사 820여 명이 연구회에 소속돼 있다. 성격 나라사랑 교육연구회는 보훈교육연구원이 실시하고 있는 나라사랑 선양교육 특수직무연수에 참가한 교원들이 해외 연수 이후 연속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발족 의지가 모아졌다. 또한 전국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연구회란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학생·학부모·동료 교사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줄 수 있는 교과목별·학년별·계층별 학습 자료를 공유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 2016년 1월 22일 88명이 참석한 발기인대회에서 36명의 창립준비 위원을 선정했고, 2월 22일 수원에 위치한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2016년 6월 25일 6. 25를 맞이해 제1차 워크숍이 수원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열렸다. 전국에 있는 총 600여명의 초중고 교사가 가입신청을 했고, 1차 워크숍에 400명이 참석해 나라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2차 워크숍은 7월 2일부터 3일까지 열렸으며 전국에서 200여명의 교사가 참석했다. 2016년 8월 국가보훈처로부터 법인 허가를 받았고 단위학교 또는 지역별로 나라사랑에 대한 열정이 있는 교사들이 지역별 워크숍과 단위학교 별 나라사랑 수업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2016년 12월 3일(토)에는 3차 워크숍이 있었다. 향후 활동 계획 애국정신과 안보의식 함양을 위한 연수 및 국가관 고취를 위한 프로그램개발, 교사의 국내외 교류와 수련 활동 등을 전개하고 나라사랑 교육과 관련된 워크숍,직무연수와 사적지 탐방을 진행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교사 선발, 학과성적만이 만능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최근에 대학입시 추세를 들여다 보았다. 어느 과에 지망하는 학생이 많은지, 어느 학과가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지, 여학생이라면 여러 교육 계통과 간호학과를 들 수 있고, 남학생이면 의예과와 전자공학과를 외면할 수 없다. 그리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선호하는 학과는 연극영화학과가 아닌지. 좀 더 구체적으로 평가내용을 살펴보면 사범대와 교육대에서도 여느 다른 대학의 학과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특별한 봉사활동이 필요하다거나 교사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특별한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된다든가 하는 절대 조건도 없다. 아주 높은 점수에, 최상위에 가까운 등급을 획득해 면접을 통과하면 합격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범대나 교육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재원들이 학교 현장에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학부모로부터 존경받고 학생으로부터 사랑받는 엘리트 졸업생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가? 선생님은 우수한데 학생들이 따르지 못하기에 학교 현장은 언론에 단골 메뉴처럼 보도 대상이 되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어디에 있을까? 어떤 요인이 충족되지 못했기에 오늘의 교사들이 핍박받는 신세가 됐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아우성치면서 사교육 기관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와 사교육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야 하나? 아니면 의사를 찾아 곪아터진 부분을 잘라내도록 의뢰라도 해야만 할까? 정말 저 맑고 푸른 겨울 하늘을 쳐다보며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말한다. 이 문제는 나라가 할 일이라고. 현장의 교사는 그냥 따라만 가면 된다고. 답을 찾을 수 없는 답답한 심정에서 나온 말이라 추리할 수도 있다. 우수한 교사가 현장에 투입되어 가르치고 이끌어 가는데 왜 오장풍 교사가 나와야 하고, 지성인으로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이 청소년과 성문제로 교단을 들끓게 하는 것일까? 교사의 인성 부족이라고 매도해야 하나? 아니면 우수한 교사가 자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몸부림일까? 인터넷이 보편화된 오늘날 학생들은 수시로 사이버 공간에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우수한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자구책을 누가 마련해 주어야 하나? 1차적으로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다. 교사는 학생과 소통에 고통스럽지만 인내심으로 이끌어 가야 하고, 교사들은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관리자는 지시와 개입이 아닌 지원을 통해서 현실에 맞는 참다운 교육을 이끌어 가는 마인드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교육대학 학생 선발엔 사범대와 달릴 특별한 요구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학과에 최우수 학생이 지원하고, 중고생을 가르치는 사범대에 지원하는 학생이 우수 학생이라면 무언가 아이러니하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데 그렇게 최우수 교사가 필요할까? 이들이 졸업 후 현장에서 겪는 만족감은 극에 달할까? 더 많은 정성, 더 많은 잔일, 만족하지 못하는 보수 등등이 이들의 마음에 내재되어 나타나는 결과는 무엇이겠는가? 티 없이 맑은 아이들, 생각 없이 마구 뛰는 아이들,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재활원에 있는 아이를 돌보듯 자신을 희생하는 정성과 스스로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으로 가득한 교사를 선발해야 현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인성과 리더십 그리고 책임감으로 차가운 겨울을 동여맬 수 있는 그런 교사가 초등학교엔 필요하다. 성적만능으로 뽑는 교육대학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이제 명실공히 새해가 되었다. 음력의 새해도 열렸다. 새해 새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야겠다. 연휴의 휴유증도 날려보내고 속히 안정을 찾아야겠다. 설날의 연휴가 주는 유익이 많다.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배워야 하겠다. 자식 위해 온갖 좋은 음식 직접 장만하신다. 자식에게 주는 것 하나도 아깝지 않다. 부모님 사랑을 자녀에게 흘러가게 해야겠다. 교육은 사랑이다. 부모님 사랑처럼 해보자. 부모님의 기다림을 배워야겠다. 부모님은 자녀들이 오기 전부터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달력에 표시를 해가며 기다렸을 것이다. 교육은 기다림이다. 제자들이 참사람 될 때까지 기다리시는 선생님. 부모님과 같다. 부모님의 준비를 배워야 하겠다. 부모님은 자녀를 위해 얼마를 준비하는지 모른다. 하루이틀이 아니다. 오직 자녀를 위해 준비한다. 교육은 준비다. 준비하는 선생님 하루하루가 즐겁다. 부모님의 다 주시는 넉넉함을 배워야 하겠다. 자식이 돌아갈 때면 차가 넘치도록 가득 채워준다. 선생님의 무한한 지식을 제자들에게 아낌없이 다 주는 부모님 같은 선생님 되어보자.
전주는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다. 정유년 새해를 맞이하여 전주를 찾았다. 열차를 타고 가는 길목에는 눈 쌓인 모습들이 겨울 정취를 더했다. 도착하면 한옥 양식의전주역사가 맨 처음 방문객을 맞아준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국의 전통 건축인 한옥이 집단을 이뤄 선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여 준다. 설날을 맞이하여 한복차림의 가족 단위 관광객도 눈에 띈다. 한복 체험을 담기 위해 한복 대여점도 눈에 띈다. 부근에는 조선왕조의 상징인 경기전을 둘러 볼 수 있다. 경기전 정전과 전주사고 하마비, 그리고 예종대왕 태실 및 비가 있으며, 2010년에는 어진박물관을 개관했다. 한옥마을 가까이 전동성당이 자리잡고 있어 천주교의 박해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주변에는 선운사, 고창읍성 등 역사문화탐방 코스가 있어 언제든 여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여행 10선' 중 한 곳이라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가 일어나 윤지충과 권상현이 처형당한 순교지이다.
초등학교 교단의 여초 현상이 계속 심화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초등학교 교사의 여성 비율은 2011년 85.7%에서 지난해 87.42%로 5년 새 1.72% 포인트 더 늘었다. 여성 교사 비율은 2012년 86.08%, 2013년 86.17%, 2014년 86.94%에서 2015년 87.03%로 오르는 등 꾸준한 증가세다. 여교사의 증가 추세는 단지 요즘 일만은 아니다. 교사는 타 직업에 비해 남녀 차별이 적고 직업 특성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뿐만 아니라 공무원으로서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요즘과 같이 공무원의 인기가 치솥는 상황에서 교사의 인기는 이미 교대나 사대의 입학부터가 어렵고 졸업 후의 임용시험 또한 고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여초 문제는 교대나 사대의 입학부터 성비가 불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남학생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군면제의 유인책도 없고, 교대에 입학할 정도의 수준이면 다른 좋은 대학도 넘쳐난다. 또한 신규 교사를 뽑는 교사 임용 시험에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해 성비 제한을 두지 않고 있고, 군생활 등으로 인해 여성보다 공부할 시간적 여유도 적어 합격에 불리하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지금으로서는 남교사 비율을 높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초등 교사 10명 중 8.7명이 여성인 상황에서 초등학교 재학 6년 내내 여성 담임교사만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해 학부모 민원도 쏟아진다. 그래서 한 학교 최소 한 남교사 이상 배치를 원칙으로 하지만 때론 남교사 부족으로 이 원칙을 못 지킬 때도 일어나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선생님을 보면서 성 역할을 배우는 경우가 많고 이해의 폭도 넓어질 것 같아 한 번쯤은 남교사를 경험해봤으면 한다. 특히 농산어촌보다 대도시의 여초 현상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교사의 성별 쏠림 현상은 건강한 학생교육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으나 당장 그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이를 인위적으로 성비를 맞추려면 새로운 문제점이 다시 도출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남교사의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를 맞이해 지인들이 카톡으로 인사를 보낸다. 내용은 간단하지만, 다양한 사진과 그림으로 연하장 형식을 띠고 있다. 멀리 바닷가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 힘이 솟는 닭 그림, 한껏 멋 부리고 쓴 글씨까지 누가 만들었는지 탐나는 사진들이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반갑지 않다. 왜 유독 ‘복’자만 한자로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글로 써도 되는 ‘복’자를 큼지막하게 한자로 썼다. 복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랬나. 나로서는 마음이 상한다.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는 모습도 돌이켜봐야 할 것이 많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 둘러놓은 병풍을 보면 한문뿐이다. 후손들이 병풍의 글 내용을 알고 있을까. 지방도 그렇다. ‘顯祖考(현조고), 顯祖妣(현조비)’로 시작해, ‘學生(학생), 孺人(유인)’을 쓰고 있다. 이는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과거의 문화다. 벼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쓴다. 물론 공무원을 했다면, 이 자리에 퇴직 때의 직급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 경우는 일부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學生(학생), 孺人(유인)’을 쓴다. 이를 보고 어린 학생들은 할아버지가 자기들과 같은 ‘학생’인 줄 안다. 지방에 쓰인 한자를 모르다보니, 결국 받드는 제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절을 한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한글 지방을 쓰는 집안도 많다. ‘할아버지 000 신위, 할머니 000 신위’라고 적어놓고 절을 한다. 제사 모시는 분이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쉽게 안다. 이렇게 한글로 적어놓고 절을 하다 보니 후손으로 정성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집안에 어른이 돌아가시면 부고를 하는 인습은 이제 없다. 그런데도 제법 돈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집안은 신문 광고란에 부고를 낸다. 이때도 가관이다. ‘대인(大人), 대부인(大夫人)’으로 시작해서 온통 알 수 없는 한자로 채운다. 돌아가신 날짜와 시간조차 한자로 표기해 숫자로 옮겨 써봐야 알 수 있다. 부고는 돌아가신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로 써 놓으면 누가 돌아가셨는지도 모른다. 그냥 한글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기다가 미망인(未亡人)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또한 시대에 뒤떨어진 표현이다. 문화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새로 만들어지고 성장하고 노화돼 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전통문화란 무턱대고 지키는 것이 아니다. 세월에 따라 변하지 못한 형태로 남아 있다면 고리타분한 인습으로 남는다. 문화는 시대에 맞게 만들어가고 지킬 때 생명력을 얻는다. 공자님도 예를 마음이라고 했다. 형식으로 하는 예보다 정성스러운 마음이 중요하다. 제사 지낼 때 ‘할아버지 000 신위, 할머니 000 신위’라고 적어놓고 절을 한다면 마음이 따뜻하게 만들어진다. 부고도 결국은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글이다. 주위 사람들을 위해 쉽게 써야 한다. 우리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말과 글이 일치되는 생활을 하게 됐다. 한때 사대문화와 지배층의 잘못된 의식 때문에 냉대를 받았지만 한글은 우리 민족의 글로 생명력을 이어왔다. 주시경 선생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글이라 하여 ‘한글’이라 이름을 붙이고,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에도 한글은 핍박을 이겨내고 빛났다. 광복과 함께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이 위기를 빠른 기간 내에 극복한 것도 배우기 쉬운 한글 때문이다. 누구나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한글은 교육 효과가 높았고,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가 빨리 발전해서 우리가 큰 나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 문자라는 것은 세계적인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도 한글의 과학성을 극찬했다. 이런 한글을 저버리고 한자를 쓰는 습관은 외국인도 이해하지 못한다. 한류 바람을 타고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만날 수 있게 됐고,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많아졌다. 이런 마당에 뜻도 모르는 한자를 쓰는 문화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우리에게 좋은 말과 여기에 딱 들어맞는 우수한 글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물론 학문을 하거나 기타 특별한 상황에서 한자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필요 없는 상황에서는 한자를 버려야 한다. 한글을 살려 쓰면 우리의 정신도 건강해지고 나라도 튼튼해진다. 한글의 올바른 사용, 한글이 빛나고, 우리 민족도 빛나는 일이다. 이것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명이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저 하늘 저산아래 아득한 천리/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꿈에 본 내 고향이 마냥 그리워// 고향을 떠나온 지 몇 몇 해 더냐/ 타관 땅 돌고 돌아 헤매는 이 몸/내 부모 내 형제를 그 언제나 만나리/ 꿈에 본 내 고향을 차마 못 잊어 이 노래는 우리의 선배들이 불렀던 ‘꿈에 본 내 고향’이란 가요의 가사다. 나의 고향은 수원인지라 또 지금 수원에 살고 있어 이 가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노래는 결혼하고 나서 장인께서 즐겨 부르시던 노래다. 고향이 황해도인 장인은 술 한 잔 하시거나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를 때면 으레 이 노래를 부르곤 하셨다. 1948년 스무 살 때 혈혈단신 사선을 넘어 남으로 오셨다. 남한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셨다. 자식으로 4남4녀를 두셨다. 첫째 딸은 대사관 직원, 둘째 딸은 통일부 공무원, 셋째와 넷째 딸은 교육공무원이다. 첫째 아들은 의사, 둘째 아들은 축산업, 셋째 아들은 운수업, 넷째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고생을 하면서도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운 것이다. 장인께서는 작년 1월, 89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이번 설을 맞이하여 자식들이 산소에 모였다. 선영은 경기도 파주의 동화경모공원이다. 여기에 세워진 비석에 태어나신 곳이 명시되어 있다. ‘황해도 봉산군 초와면 은파리 191번지’다. 비석에는 자식 이름은 물론 며느리와 사위, 손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공원의 특징은 실향민들이 묻혀 있다는 것. 그러니까 고향이 황해도, 함경도, 평안도이거나 지금은 북한 땅이어서 갈 수 없는 경기도, 강원도 실향민들이 생을 마치고 이곳에서 영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고향이 그리우면 죽어서까지 고향 가까이에 가고자 했겠는가? 실향민의 아픔과 고통은 아마도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수원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자가용으로 두 시간 거리다. 아내는 제사에 올릴 음식 장만으로 바쁘게 지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아들과 딸들이 음식을 분담했다. 아내는 동태전, 호박전, 나물, 과일을 맡았다. 떡국을 맡은 딸도 있고 각종 떡을 맡은 아들도 있다. 내가 볼 때 심성이 착하고 효심이 남달라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다. 시간이 있어 공원을 잠시 둘러보았다. 실향민 가족이 얼마나 많은지 성묘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조화를 파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성묘객들은 산소 앞에 꽂아 두는 두 개의 꽃병에 정성을 담아 새로운 꽃을 꽂아 놓는다. 꽃을 파는 상인들은 그야말로 명절이 한 때다. 이곳 이 맘 때 자주 들렀던 사람은 임시로 세울 텐트를 준비한다. 바람이 불고 기온이 차가우니 잠시 머물 곳을 마련하는 것이다. 묘소를 살펴보니 크기가 크지 않다. 2.2평, 2.7평, 3.0평 규모다. 부부가 합장해 들어갈 수도 있다. 이북5도민들에게는 회원권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권은 1000만 원이 넘는다. 실향민들은 본인이 살아 있을 때 미리 준비한다고 한다. 당시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생활력이 강하다고 한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란 말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찾는 후손들은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가족 단위로 성묘하는 인원 수가 대부대다. 오늘 우리가 찾은 장인 성묘 인원수만하여도 20명이 넘는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이 변치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모가 자식들 손을 잡고 성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곳은 단순한 묘원이 아니다. 단순히 성묘를 하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이북도민들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망향의 한을 위로하는 곳이다. 후손들은 이곳을 방문하면서 조상들의 인고의 삶을 생각하면서 그들이 남긴 발자취와 정신적 유산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세대들이 할 일이다.
정유년 설날을 맞았다. 이번 설에도 일종의 귀소본능처럼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밤을 지새우면서 고속도로를 달려 고향을 찾았다. 한마디로 민족의 대이동이다. 이는 고향에 그리움이 있고 설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명절에 고향을 찾는다는 것은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리움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반응이리라! 귀성길은 대설주의보 속에 벌써 정체가 되고 있다는 뉴스보도가 TV에서 나오고있다. 그러나 이 기간 꼭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행복한 길이 되기 위해서다.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아직도 상당수는 자동차를 이용하다. 이런 풍속도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운전이다. 차간 거리유지가 필요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는 운전중에도 서로간 배려가 필요하다. 내 앞을 지나는 자동차가 운전이 서툴 수 있다. 이럴 경우에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화가 날 수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여 보면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개구리가 올챙이 서절을 잊듯이 자신은 처음부터 운전박사였던 것 처럼 행동하기에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이제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선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출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다른 차선이 빠른 것 같으면 금방 그 길을 따라간다. 그러나 그 길은 곧 같아지고 만다는 사실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신년들어 운전에 관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기억해 두면 좋을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운전면허시험이 강화됐다. 이같은 조치는 늦었지만 천만 다행이다. 그 배경은 2011년 6월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교통사고 위험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미 그때도 문제점을 제기하였지만 이같은 정책을 밀어부쳐 추진한 것이다. 이처럼 안전에 관한 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이 졸속하게 이뤄졌다. 그 결과‘물면허’라 불리는 운전면허시험 제도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다시 이를 강화하여 운전면허시험은 필기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으로 나눠 치러진다. 개선된 운전면허시험은 학과시험의 경우 문제은행 문항 수가 730개에서 1000개로 확대되고 40문항이 출제된다고 한다. 보복운전과 같이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항들과 이에 대한 법령을 반영한 문제들이 추가된다. 장내시험의 개선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2개 평가 항목에 운전 활용도가 높고 주행능력을 향상시키는 ①경사로 ② 좌·우회전 ③ 전진(가속) ④ 신호교차로 ⑤ 직각 주차를 추가해 7개 평가항목으로 확대했다. 전체 주행거리도 기존의 50m에서 300m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점수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적응하는 연수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왜냐하면 시험은 규격화 된 코스이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폭 넓게 보는 시야와 운동 감각이 요구된다. 필자는 한국 면허증을 가지고 일본에 가서 현지 적응을 위하여 도로 주행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느낀 소감은 아주 비싼 수업료는 물론이거니와 철저하게 확인하는 학원 강사의 지도는 엄격하기 그지 없었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는 단순한 자신만의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잘못하면 남을 헤치는 무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전은 사람의 생존과 생활, 인간의 모든 것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설 귀성객들의 운전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피로도는 가중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방심하지 말고 다소 긴장감을 가지고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보기 쉽다. 모처럼의 고향을 오고가는 길이 화내는 길이 아닌 행복한 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안전운전을 습관화하고 운전관련 법규를 잘 지키는 것만이 최상의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블로그를 하고 있다. 국어 교육 관련 글을 올린다. 교육 관련해서도 사회 현상 관련해서도 칼럼을 쓰면 이곳에 올린다. 그리고 블로그 글은 페이스북에 연동되도록 했다. 블로그 글이 페이스북에도 노출되도록 한 것은 독자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블로그에 접근 하지 못하는 사람도 페이스북에서 읽는다. 특히 페이스북은 휴대 전화로 접속이 가능해서 언제 어디서나 글을 읽을 수 있다. 자연히 독자가 많아지고 내 블로그 방문자 수도 는다. 이 시스템을 두고 동료가 인정 욕구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글을 쓰고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하는 것은 결국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한다. 페이스북에서 내 글을 자주 읽는다며 한 말이다. 아니 인정 욕구라고 젊잖게 말했을 뿐이지, 말의 의도를 세밀히 살피면 내가 자랑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평가가 담겼다. 그도 그럴 것이 블로그에 강의 다녀온 이야기나, 한 해 동안 업적(?)을 기록해 놓은 것을 언급할 때 말끝에 가시가 묻어 있음을 느꼈다. 내가 인정 욕구가 있다는 평에는 크게 탓잡고 싶지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에게 인정을 받으면 기분이 좋은 경험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쓰고, 블로그를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인정 욕구하고 상관이 없다. 강의를 다녀오고, 기타 나름대로 성과를 보이는 일을 한 것을 소소히 올려 두는 것 역시 자랑과 거리가 멀다. 글을 쓰고,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을 간직하기 위한 것이다. 컴퓨터가 병에 걸린 적이 있다. 그때 모아놓은 글을 모두 잃었다. 관리를 잘못해서 보물 창고를 몽땅 날린 느낌이었다. 돈을 잃었다면 다시 벌면 되는 것인데, 이것은 다시 찾을 수 없었던 것이어서 충격이 컸다. 그때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은 무너지지 않는 저장 창고를 만드는 꼴이었다. 블로그에 글을 이유는 간단하지만 어쨌거나 내게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강의 다녀온 느낌을 기록하고, 각종 글쓰기 심사 경험, 교육 관련 단체에서 자문 위원 역할 등을 올리는 것도 자랑이라고 단정 지으면 억울하다. 그것은 내 삶에 의미 있는 단상들을 영원히 기록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제법 나이를 먹다보니 지나간 시간이 기억에서 멀어진다. 내 딴에 힘겹게 삶을 이겨내 왔는데 막연하게 과거의 우물에 희미하게 남는다.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어떻게 계획을 하고 실천했는지 떠올리고 싶지만, 기록 한 줄도 없는 기억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래서 비록 화려하지도 않지만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유혹이 있었다. 블로그에 ‘내가 걸어온 길’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런 기록들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내 삶을 위한 것이다. 삶의 현장에서 내가 잘 버티고 있다는 증거다. 그것은 실력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이룩한 것이어서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그 느낌과 감정을 잘 보관하고 싶다. 그것을 회고하면서 내면에 힘을 얻고 창조적인 내일을 계획한다.자주 이야기했지만 글쓰기는 영혼의 갈증을 푸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외로운 영혼을 만난다. 영혼의 산책길을 걸으면서 삶을 성찰한다. 홀로 걸으면서 불안과 쓸데없는 것을 비운다. 나는 생각하고, 사색의 힘으로 나만의 관점과 시선을 다시 채운다. 나이 먹어가면서도 퇴화되지 않고, 교실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깨어나게 하는 마음을 쏟을 수 있는 것도 이 힘에서 나온다.칼럼을 쓰는 일도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내용은 없고 형식만 정형화된다. 내 감성과 지성이 없다면 삶의 그물은 자극적인 형식에 금세 엉키고 만다. 글을 쓰면서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다. 세상을 깊게 보면서 질문을 하고, 의미를 찾는다. 질문을 통해, 의미를 찾을 때 삶과 세계에서 친밀함을 갖는다.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자신의 몸 관리에 신경을 쓴다. 내가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삶의 단상을 정리하는 것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몸 관리를 하면서 좋은 몸매를 유지하는 것처럼,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길이다.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이라는 선물이 오고, 창조적인 기쁨이 만들어진다. 블로그에 남기는 일상이 그 출발이다. 내가 인정받고 혹은 자랑하고 싶은 것이 굳이 있다면 이것이 될 수 있다. 일상의 힘으로 기쁨과 행복을 얻고, 그로 인해 내가 꽃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작금의 정치적인 혼란 속에서도 학부모들에게 공통점은 있다. 자녀의 대학 진학이 최우선이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다. 아니 관심사 이전에 숙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어떻게 어느 곳으로 보내느냐가 중년 학부모들의 미래의 삶이기도 하다. 원하는 만큼 달성이 안되면 삶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나는 점심을 굶어도 학원비는 낸다는 학부들의 이야기는 모든 학부모들이 동병상련(同病相憐)을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좋은대학의 기준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 경험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 있는대학,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학, 남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소위 '와~'라는 감탄사를 받을 정도의 대학이 어쩌면 이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들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대학보다 취업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느 수준 이상의 학생들만 진학이 가능한 대학이기 때문에 대학의 질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이런 기준들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어떤 대학이 좋은 대학이냐고 물어보면 학부모라면 몇 개 대학 정도는 손까락으로 쉽게 꼽는다. 왜 그 대학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대학이 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 대학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쳤기 때문이기 보다는 기본적인 인적자원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도 우수한 학생들이었다. 이들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서 교육을 시켰더니 그 대학은 항상 우수하고 좋은 대학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근본적으로 그 대학은 우수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다가 훌륭한 교육을 시켜 더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는 대학들도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원래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다가 현상만 유지해도 그 대학은 우수대학인 것이다. 기본이 잘 갖추어진 학생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지도가 쉬울 뿐 아니라 발전시키기도 쉽다는 이야기이다. 우수한 학생들 데려다가 교육해서 원래 우수한 만큼으로만 배출해도 그 대학이 우수한 대학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말로 그 대학이 우수대학인지 살펴볼 때는 이름만이 아니고 어떤 학생들을 데려다가 어떻게 변화를 시켜 어떤 결과를 얻어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원래부터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와서 교육시키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중, 고등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조금만 지도를 해도 훨씬 더 성장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우수한 학생들 만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도 입학생에 대한 졸업후의 결과를 따져 보아야 한다. 수능점수 등급이나 내신등급을 비교하여 입학때보다 더 많은 발전을 시킨 학교들이 우대받아야 하는 것이다. 부진학생들을 지도하여 해당학생의 성적을 많이 끌어올렸다면 그 지도는 제대로 된 지도라는 이야기이다. 입학성적은 떨어지더라도 입학후 교육을 통해서 졸업성적을 높이는 학교들이 실제로 좋은 대학들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노력이 대세인 현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대학의 입학과 졸업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교육을 잘 시킨 대학을 쉽게 찾아낼수도 있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충분히 가능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보다 미래의 비젼을 잘 갖추고 있는 대학을 찾아내어 집중적인 육성을 할 수 있는 육성책을 찾아야 한다. 원래부터 잘하는 학생들은 계속 잘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입학시기부터 결과가 정해지는 현재의 대학교육구조 보다는 어떤 대학에서 실질적인 노력을 더 했는지 따져보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만 방법론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현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4차 혁명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기술을 비롯해 로봇공학 및 바이오공학 등의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의 파고는 이미 주위에 시작됐다.리처드 서스킨드와 대니얼 서스킨드가 쓴'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에 따르면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한 약국에서는 로봇 약사가 홀로 일하며 지금까지 200만 건 이상의 처방전을 실수 없이 조제했다. 영국 기업의 세무신고를 처리하는 딜로이트(Deloitte)사의 세무시스템은 250명이 넘는 세무 전문가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정제해, 혼자 일하는 개인 세무 전문가보다 우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은 전략 문서를 탐색하고, 회의에서 나눈 대화를 듣고 요약하며, 경영조언을 하며 ‘최고위 임원 조언자’ 역할을 한다. 또한 왓슨은 의료 부문에서는 암 진단을 돕고 치료계획을 제시하며, 21초마다 출간되는 의학 논문의 흐름을 읽고 의학계 최신 동향을 따라잡는다. 정말 놀라울 정도의 변화다. 인간이 하던 업무를 수 백 배 수 천 배의 빠르고 정확하다. 그야말로 인간의 생각과 능력을 초월할 정도인 신의 경지까지 이른 변화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어떻게 변화할까? 많은 미래학자들은 말한다.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50%가 없어지고 30년 이내 인간의 노동력은 80%이상 기계로 대체될 것이란 예견이 나오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인간의 능력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엄습해 온다. 당장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직종 중에서도 '전문직'이라고 일컫는 직종 중에서도 의사,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기자, 건축가 등 소위 엘리트 전문직이 가장 큰 타격의 대상이다. 소위 전문지식과 특별한 훈련 및 일정한 자격을 바탕으로, 그 어느 직종보다 자신의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와 독점권을 누려왔던 전성기가 끝난 것이다. 바로 온라인 기반으로 지식의 빅데이터화로 대중화되고, 첨단기술이 인간의 기교와 기술을 대체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우리 교육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무엇보다 교육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준비하는 교육을 해야 미래를 능동적으로 통제하면 살아갈 수 있지 않는가. 인간의 기술은 노동력 거래 방식이나 시장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서비스도 글로벌 거래가 이루어지며, 새로운 상품화 구조를 낳는다. 물론 아직은 크게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모두가 글로벌화로 지금보다 직구로 물건을 사고 팔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진 전문직의 활용도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활용은 우리 산업 전반의 변화를 예고하며 동시에 큰 충격일 수 있다. 이에 대한 준비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희망직업 1순위가 ‘교사’로 조사되었지만 교사 역시 알파고가 대신할지도 모른다. 이는 이미 구글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하는 감성교육이나 개별화 교육부분까지도 연구를 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일반직종은 물론이거니와 전문직에게도 평생직장이 극히 드물어질 것이며, 직업 안정성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빠르게 배우고 발전하며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실용적 전문성은 대부분 기계와 온라인 시스템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시스템까지 직접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 첫 아침을 맞는 설날 아침이다. 삼국시대 때 처음 설맞이를 행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설은 여전히 한민족의 대표 명절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설에 그동안 보고 싶은 사람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정남진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어둠은 태워버리고 빛을 발하는 생기를 받아가시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