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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교육에 힘을 실어 주고 교권을 지켜줄 ‘교육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지 학교 현장의 관심이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슈가 된 교육 공약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지난달 22일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비교분석’을 통해 3개 정당 대선 후보자들의 주요 교육 공약을 살펴본다. ◆교육환경 위기 따른 ‘대전환’ 정책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여파로 학력 양극화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결손이 심화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교육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의무교육단계에 기본학력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빅데이터·AI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학습관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초등 단계에서 자율적으로 기본학습역량 진단을 시행하고 결과에 기반한 다양한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기본학력 전담교사를 채용해 기본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에 우선 배치하고 개별지도하겠다며 채용에 400억 원을 투입하고 기본학력 진단개발비 100억 원,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에 43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목표, 내용, 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AI교육혁명, 학교교육 바로세우기, 지방대 및 초일류대학 육성, 배움-일자리-삶이 선순환하는 평생학습사회 구축을 제시했다. 또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해 교육희망사다리를 복원하고 AI 환경 여건 및 학습활동 제공을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공약 실현을 위해 2년간 1000억 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해 국가 차원의 디지털 교육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코로나19 원격 초·중·고 교실 혁명을 위해 학급당 20명의 미래형 학교, 미래형 교육과정-수업-평가,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해 국가가 책임지는 미래형 맞춤교육을 제안했다. ◆미래교육을 위한 거버넌스 체제 확립 중장기적 교육 방향을 설계-합의하고 미래교육 거버넌스 체제를 재설계하는 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7월 출범한다. 이재명 후보는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교육청의 역할 조정 및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컨트롤타워를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교육지원청의 권한을 강화하고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학부모회·학생회·교직원회의 법제화를 통해 학교자치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역할을 검토한 후 업무 재조정 및 업무 설정을 명료화하겠다”고 했다. 또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위원회가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전문가 위원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조의 정권 친화적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비 경감 및 대입제도 개선 대책 대입제도 공정성은 이번 정부에서 큰 화두였다. 수시전형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정시모집 인원이 일부 확대되고 수능 문제 출제 오류 논란 등 대입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 28만9000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EBS 온라인 학교 전환 및 온라인 탑재, 취약계층 교재 무료 제공 확대”를 약속했다. 또 중·고교 시험을 교과서 밖에서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양질의 방과후 학교 확대를 통해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교육부 산하 ‘사교육대책위원회’ 설치·운영, 영재고·과학고 입시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모든 학생의 특성과 학력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맞춤형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며 첨단 에듀테크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의 특성과 학력 진단,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으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을 통해 충족할 수 있는 경로를 열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학급당 20명, 1수업 2교사제 등 핀란드식 중층 기본학력 보장 시스템과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한 대학서열 완화 조치를 내걸었다. ◆유보통합 및 돌봄정책 확대 우리나라는 누리과정은 시행됐으나 유보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영유아기 사회적 돌봄과 관련한 요구가 높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아 및 보육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리부처를 통합하고 재원확보 및 법률 제·개정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유보통합위원회를 구성해 단계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국공립-사립 유치원 교사를 동등 처우하기 위해 노력하고 초등 돌봄교실을 확대해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권역별 긴급돌봄센터를 설치해 야간 및 토요일에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 저학년의 3시 하교를 도입해 별도의 지역교육과정 도입을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도 “공정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존 돌봄중심 운영에서 탈피해 ‘1인1기’ 특기 및 적성교육을 강화하고 지역돌봄 인프라를 개선해 돌봄교실과의 연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도 유보통합 찬성 입장은 물론 국공립 유치원 확충과 만 3~5세 유아 무상의무교육 실시를 제시했다. 또 학교 돌봄교실을 확충하고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방과후 돌봄학교장을 공모하고 돌봄전담사 전일제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한강을 바라보며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아침 출근길은 언제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바쁜 아침 출근에 운전대를 잡고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면 기분 좋게 한숨 돌릴 수 있다. 세월이 부단히 흘러 벌써 내 나이 60이 되고 선생님이 된 지 37년을 넘었지만, 출근길은 여전히 설레고 상쾌하다.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나를 "선생님" 하며 따른다. 그런 나 또한 수많은 선생님들의 가르침 속에 배우고 성장했다. 서울에 사는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조그마한 시골에서 자취까지 하며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일이다. 그때 부모님보다 더 나를 챙겨주시고 격려해주신 오석채 선생님. 선생님을 떠올리면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 몰려 온다. 내 고향은 면 소재지에서도 한 시간을 걸어야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오지와도 같은 시골이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학교에 갈 때면 시냇가가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을 끝없이 걸었다. 그때는 시험을 쳐야 원하는 고등학교를 들어갈 수 있는 입시제도가 있었다. 내가 가고자 했던 학교는 이리시 (지금은 익산시)에 있는 이리여자고등학교였다. 내가 다니는 시골 학급에선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야 원서라도 쓸 수 있었다. 자그마한 키에 다부지고도 강단 있는 모습의 수학 선생님이셨던 오 선생님을 담임 선생님으로 만난 것은 그 중요한 중학교 3학년 때다. 고등학교 입시는 다가오고, 집에서 학교까지는 얼마나 멀었는지 결국 나는 친구와 함께 자취하게 됐다. 친구와 한방에서 둘이 생활하고, 사촌지간인 친구 두 명이 한방을 썼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어린 시절에 자취하고 밥을 해서 먹었는지 대견하기까지 하다. 부모님들은 농사짓느라 바쁘셔서 자취방에 찾아오시지도 못하고 우리끼리 공부를 하면서 학교생활을 했다. 오석채 선생님은 그런 우리가 걱정되셨는지 가끔 들르셔서 안전하게 잘 지내는지 확인하고 가시곤 했다. 또 사과나 귤을 손에 들고 찾아오셔서 열심히 공부하라며 격려해 주셨다. 꼭 자상하신 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다.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살펴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우리는 안전하게 열심히 생활할 수 있었고 부모님께서도 바쁜 농사일에 전념하실 수 있었다. 어머니는 그렇게 자녀를 타지에 보내시고 걱정 없이 생활하신 것은 담임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였다고 언젠가 세월이 많이 흐른 후에 말씀하셨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선생님의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하다. 오석채 선생님은 내가 다닌 중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을에 사셨다. 어느 날은 선생님 댁에서 잔치가 있어 친구들과 같이 갔다. 선생님은 그때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우리를 초대해 챙겨주시려 했던 것 같다. 우리는 평소 잘 먹지 못했던 떡, 잡채, 고기 등 잔치 음식들을 배불리 먹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선생님 댁은 궁궐처럼 크게 느껴졌고, 환대받으며 사모님이 챙겨주시는 음식을 맛있게 먹던 기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추억이다. 선생님은 이리여자고등학교에 가고 싶은 내 간절한 마음을 헤아리시고는 입시 성적에 반영되는 체력장도 허투루 넘기지 않으셨다. 어느 날 밤 선생님께서는 검은 비닐 봉투에 운동화를 사 가지고 자취방에 있는 우리를 찾아오셨다. 희고 반듯한 운동화를 받아 들던 순간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제대로 된 운동화를 신어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가난했던 시절, 부모님께서는 학교를 열심히 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셨다. 시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내 마음 한구석엔 지긋지긋한 시골을 벗어나고픈 고집도 있었다. 그런 내게 체력장에 신을 운동화를 사 들고 오셔서 "만 점 받아야지" 하셨던 정 많은 선생님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순전히 그 운동화 덕분인지 나는 체력장에서 당당히 만점을 받았다. 고등학교 입시에도 합격했다. 아쉬운 건 정든 중학교를 떠나는 것, 1년 동안 정들었던 담임선생님인 오석채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다. 언젠가 다시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면 소재지 중학교를 떠나 고등학교가 있는 이리 시로 향했다. 그런데 신기한 인연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오석채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내가 다닌 여고는 바로 옆에 여중이 붙어 있었는데 그 중학교로 선생님이 발령을 받아 오신 것이다. 자취했던 친구 중 두 명도 같은 고등학교에 온 터라 우리는 오석채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다시 뵙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땐 특별한 감사 표시도 못하고 마음으로만 좋아서 콩닥콩닥했던 기억이 난다. 가을이 되었다. 그 시절 여고의 가을 축제는 아주 멋지고 화려했다. 우리 반 핸드볼 선수였던 나는 예선전을 거쳐 준결승, 결승까지 오르며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응원의 함성 가운데 골키퍼인 난 바짝 긴장해 집중했다. 그런데 오석채 선생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관람석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계셨다. 선생님 앞이라 어린 마음에 괜히 부끄럽기도 했지만, 선생님이 보신다고 생각하니 더 잘하고 싶어졌다. 결과는 우리 반의 우승! 선생님과의 인연이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연결되어 옆에 계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했다. 체육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퍼레이드였다. 각 나라의 의상을 입고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우리 반은 스페인이었다. 단짝 친구와 나는 한 팀으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교실로 들어오는데 오석채 선생님이 중학교 교실에서 창문으로 얼굴을 빼꼼히 내미시더니 "미희야, 의상 멋지다." 하셨다. 수줍은 많은 여고생이던 나는 면사포까지 쓰고 드레스를 만들어 입은 어리숙한 모습이 창피해서 얼굴을 붉히고 아무 대답도 못 한 채 교실로 뛰어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다시 선생님을 찾아뵌 건 고3에 올라가서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나는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께서는 "미희야, 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잘 맞을 것 같구나." 하셨다. 나 역시 오석채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나는 전주에 있는 교육대학에 들어갔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항상 오석채 선생님의 인자하신 모습과 따뜻한 마음을 떠올리곤 했다. 내가 중학생 때 오석채 선생님께 느꼈던 선생님의 모습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오석채 선생님을 다시 뵌 건 그 후로 30여 년이 흐른 뒤였다. 친구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정년퇴직을 하고 익산시에서 사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계셨다. 방학 때 친구와 함께 선생님을 찾아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선생님께 드릴 홍삼 세트와 사모님께 드릴 화장품을 사고 꽃다발을 준비했다. 어느덧 우리가 선생님이 되어 선생님 댁을 다시 찾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는 자녀들이 다 자라 독립하고 선생님과 사모님 두 분이 생활하고 계신 아담한 주택을 찾아갔다. 선생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세월의 흔적만큼 주름이 파인 얼굴이지만 여전히 인자하신 모습 그대로셨다. 사모님도 전과 다름없는 환한 미소로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선생님께선 교직 생활에 대해 물으셨다. 선생님 덕분에 선택한 교사의 길을 잘 견뎌내며 직장인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댁에서 준비해 주신 다과를 먹고 있자니 중학생 시절의 어린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듯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은사님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 모습을 보니 참 다행이었다. 또 세월이 흘러, 내 생활이 바쁘다고 고향에 갈 일도 없이 잊고 살던 요즘. 선생님의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니 오석채 선생님이 가슴 밑바닥에서 그리움으로 떠오른다. 어린 시절 그 따뜻했던 보살핌, 부모님처럼 챙겨주셨던 마음. 지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오석채 선생님이 주셨던 그 마음만큼의 마음을 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선생님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고향에 있는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연락을 드려보아야겠다. -------------------------------------------------------------------------------------------------- [수상 소감] 바래지 않는 기억 선생님과의 추억을 담은 글에 생각지도 못한 수상의 영광을 안겨 주셔서 감사하다. 옛 은사에 대한 감사, 추억 등이 담긴 사연을 기다린다는 교단 수기 공모를 본 순간, 내가 간직했던 오석채 선생님과의 일들이 하나씩 떠오르며 글을 쓰기 전부터도 마음이 들떴다.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시골에서의 중학교 시절. 하염없이 걸으며 친구들과 수다로 채웠던 등굣길도, 3학년이 되자 자취방을 얻어 생활한 아담한 양옥집도 내겐 여전히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이다. 그런데 몇 년 전, 다시 고향을 찾아 중학교를 둘러보았을 때다. 학교 가는 길은 차로 채 10분도 되지 않았다.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그 옛날의 길이 이렇게나 가까웠던가? 이름 모를 꽃들이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피어 있던 시골길은 이제 반듯하게 넓어져 있었다. 순간 아쉬움이 밀려왔다. 더는 내가 기억하는 고향의 모습이 아니었다. 세월이 그만큼 흘렀으니 당연했다. 반면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고향 풍경은 앞으로도 계속 변해가겠지만, 그 시절 오석채 선생님이 내게 주신 따뜻한 마음은 그 모습 그대로 간직되어 가슴 깊이 남았다. 소중한 것들은 이토록 생생하게 남아 변하지 않나 보다. 이제 교직을 마감하는 시기, 오랜 시간 혼자 간직하고 있던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한국교육신문 지면을 빌어 표현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글을 쓰는 동안, 바래지 않은 기억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아 행복했다.
지난 학기,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 초대를 받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코로나로 들쭉날쭉한 등교 일정이었고, 마스크를 쓴 채였지만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채우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지역 강사의 안내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서 전통놀이를 하고 있었다. 마을교육의 활성화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자기들끼리만…" 가시 돋친 반응 얼마 후, 예전부터 여러 학교에 통일안보교육을 지원하던 지역 인사를 만났다. 학교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을교육이 활성화돼서 더 바쁘시겠어요?”라고 안부 겸 근황을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싸늘했다. “어차피 자기들끼리만 신나서 하는 걸요….” 평소 온화한 성품과는 거리가 있는 가시 돋친 말에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어떤 문제 때문일까? 지역교육과 학교교육을 연계하려는 노력은 최근 더욱 활발하다. 학교의 제한된 자원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영역을 지역과 함께 풀어감으로써 아이들에게 풍부한 경험 요소를 제공하고, 지역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선,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살핀 사례처럼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고루 활용하기보다는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투명한 사업자 선정을 통해 공정하게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음을 심각히 생각해봐야 한다.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새로운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문제다. 지역과 학교의 연계는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 사실, 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구의 학교 체계에서 이러한 모델은 설립 초기부터 있었다. 우리 역시 2000년대 초부터 거버넌스 개념을 강조하면서 지역과 학교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교육감들이 마치 새로운 공동체 활동처럼 선전에 활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한 청소년 활동 진흥 형태로 이미 이루어지고 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정 단체의 색채 너무 짙어 지역사회 연계 교육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체제 개편에 맞춰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국가교육회의 주관으로 지난 1월 진행된 토론에서 발제한 주체만 보더라도 특정 단체의 색채가 너무도 짙다. 발제 내용 중 전체 교육과정의 20%를 대체하겠다는 주장은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이상적 담론 수준을 넘지 못했다. 고교학점제와 자유학기제에 지역교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언뜻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교원 정원과 자격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가장 먼저 실시한 특별 감사에서 비위가 포착돼 고발조치 된 대상이 지역 연계 사업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마을교육이 진정한 의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잘못된 점들은 분명히 짚고 가야 할 것이다.
서울교총(회장 김성일)이 21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교원의 돌봄업무 배제와 돌봄업무의 지자체 이관을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 서울교총을 대표해 참석한 석승하 서울조원초 교장은 정부가 범부처 차원의 돌봄 정책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철저히 초등돌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장 교원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돌봄전담사 파업 등으로 교육구성원 간 갈등을 양산하는 현장의 어려움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교총은 23일성명을 통해 “돌봄은 엄연히 보육과 복지의 영역이며, 돌봄업무가 학교에 전가되는 상황에서는 공교육은 공교육대로, 돌봄은 돌봄대로 질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교사와 관리직을 불문하고 교육 본연의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돌봄은 반드시 지자체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돌봄업무의 완전한 지자체로의 이관 선언 및 지자체 중심의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 △돌봄전담사의 학교 돌봄업무전담 및 지역교육지원청과 협력 시행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지정(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노력을 서울시교육청에 촉구했다. 김 회장은 “교육과 보육·복지의 완전한 분리를 위해 돌봄업무의 지자체 이관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학교가 ‘교육’의 영역을, 지자체가 ‘보육’의 영역을 담당하며 교육과 돌봄 모두 윈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듀테크 NOW] ⑭ 아이보다 미술교육은 지역 간, 소득 간 격차가 큰 분야로 꼽힌다. 특히 전문 교육자를 구하기 힘든 농산어촌 지역 학생들은 접할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아이보다(대표 김선아 한양대 교수)는 이 문제 해소에 적합한 온라인 미술교육 플랫폼이다. 미술학습·성향 분석부터 실시간 화상 수업, 그리고 가상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전시회로 이어지는 구조다. 우선 '아이보다 크리틱'은 학생의 미술 역량 수준과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적 분석 서비스다. 작품 3점을 온라인에 업로드하고 관련 질문에 답하면, 예술가·미술교사·예비교사·교수·예술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평가단의 비평에 빅데이터 분석을 더해 100여 개 항목에 이르는 자세한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관찰·감상·발상·실험·설계·시각화의 6개 미술 평가영역에 기반한 체계적 분석과 학생이 선호하는 주제, 표현 방식, 수준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제시하므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 교사의 지도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생 입장에서도 자신의 실력과 성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기회다. 권장 대상은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다. 교육프로그램은 미술 수업에 참고·활용할 수 있도록 짧게 편집된 '모듈형 영상'과 전문 창작 선생님이 직접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가 있다. 교사의 방침에 따라 둘 중 하나만 선택해 활용할 수도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나 학생이 선택한 교육 콘텐츠와 선호도를 고려해 매칭한 전공자가 진행한다. 수업 참여 인원이 많은 경우 복수의 전공자를 배치해 소그룹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 미술영재교육을 담당하는 한양대 미술영재교육원의 검증된 프로그램이므로 신뢰할만하다. 수업에서 창작한 작품은 온라인 가상 갤러리에 전시할 수 있다. 개인전과 그룹전 모두 가능하다. 요즘 흔한 일반 가상 갤러리와 달리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작품에 대한 설명과 키워드를 달고 가족, 동료와 소통할 수 있다. 전문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다. 참고로 개인 이용 시 '아이보다 크리틱'의 가격은 4만9000원, 2회차로 구성된 '나의 미술작품 포트폴리오 만들기'는 9만5000원이다. 그러나 공교육 기관은 참여 인원이나 수업 형태, 학교 예산 사정 등에 따라 할인되며, 여러 콘텐츠 중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에서 이용을 원할 경우 홈페이지에서 '기관 가입' 후 글을 남기면 상담받을 수 있다.
’3인 음악회‘와 ’3인을 위한 음악회‘는 어떻게 다를까? ’3인 음악회‘는 출연자가 3인이다. 3인의 연주자가 출연하는 것이다. ’3인을 위한 음악회‘는 관람객이 3인이다. 관객 3인이 음악을 즐기는 것이다. 코로나 19 펜데믹 시대, 신풍속이다. 연주자와 즉흥 대화를 나눈다. 관객으로서는 호사(好事) 중의 호사다. 얼마 전 수원 장안구 한 건물 3층에선 ’3인을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연주자는 1인이고 관람객은 오직 3명이다. 넓은 홀안에 3명이 마스크를 쓰고 넓게 떨어져 앉았다. 무려 80분 동안 연주자의 해설을 곁들인 수준 높은 연주를 감상했다. 연주자는 연주를 하고 사이사이에 음악, 악기, 여행, 인생 이야기를 한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 귀 쫑긋 세우고 듣는다. 귀에 쏙쏙 들어온다. 오늘의 연주자는 우근식(71)전 동수원중학교 교장이다. 중앙대학교 음대 기악과 출신이다. 대학에선 트럼펫을 전공했다. 교육경력은 총 35년이다. 2014년 2월 정년퇴직했다. 색소폰 잡은 지는 10년 정도.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관내 교장으로서 여러 번 만났다. 각종 연수회 땐 연주 재능기부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실력이 그 당시 수준이 아니다. 매일 2시간씩 연습한다고 한다. 기량이 늘었다고 자타가 공인한다. 관객은 필자와 초등에서 전직한 중등 교장 출신 지인이다. 모두 60대다. 두 명 전공은 국어이고 한 분은 상업 전공이다. 교육대학을 나왔기에,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기에 음악에 대한 기초소양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한다. 음악을 즐길 기회가 있으면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오늘이 바로 그런 기회다. 힐링의 시간이다. 음악회 시작 전 연주자의 행동을 유심히 보았다. 테너 색소폰 악기를 난방기 바람에 덥힌다. 그 이유를 물으니 악기가 차가우면 반음 정도 내려가 연주가 어렵다고 한다. 오늘 준비한 리코오더, 오카리나, 단소도 덥힌다. 악기 최적 연주의 가장 좋은 온도는 우리 신체온도라고 한다. 그래서 작은 악기는 연주 전에 가슴에 품는다고 한다. 첫곡 악기와 연주곡이 궁금하다. 리코오더 연주인데 김인배 작곡 ’석양‘ ’내 사랑‘이다. 김인배는 당시 TBS 악단장인데 트럼펫 연주자다. 감미로운 멜로디가 귀를 부드럽게 해 준다. 음악회 분위기를 잡아준다. 우 교장은 김 단장 지휘를 받았다. 1970년대 중반 명동 유토피아에서 트럼펫 주자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야간 4시간 연주하며 월 16만원을 받아 대학 등록금과 하숙비로 썼다. 그의 교직 첫 봉급은 10만원. 다음은 색소폰 연주자라면 누구나 도전해 보는 ’대니 보이‘. 학창시절 ’아, 목동아‘로 익숙한 곡이다. 그동안 평화로운 목장을 연상했는데 그게 아니다.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슬픈 곡이라 한다. 오카리나 연주로 이수인 곡 ’내 마음의 강물‘을 들려준다. 우 교장은 쿠바 여행 중 오카리나 하나 갖고 음악을 좋아하는 그곳 연주자, 주민들과 즉흥 연주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우 교장은 트리오 로스 판초스의 ’제비‘를 원어로 부른다. 음악 전공이라선지 약기만 잘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어서 ’칠갑산‘을 단소로 연주한다. 테너색소폰으로 ’데낄라‘를 연주하며 ’애드리브‘와 ’카텐짜‘의 차이를 설명한다. 우리 가요 ’그 겨울의 찻집‘이 나오고 ’엘콘도 파사(철새는 날아가고)‘ 오카리나 연주다. 팬플륫, 파이프 오르간, 쳄발로 높낮이 소리 원리를 설명한다. 피아노의 원래 이름은 ’피아노 포르테‘라고 한다. 우리말로 하면 ’약하게 강하게‘. 다음엔 관객 신청곡을 받는다. 반주기엔 5만 곡이 저장되어 있으니 염려말라고 한다. ’바위 섬‘은 색소폰과 오카리나로, ’추풍령‘과 ’로라‘는 색소폰으로 연주한다. ’로라‘는 색소폰의 거장 에이스 캐논 연주로 유명하다. 우 교장은 이미 불어 보았다는 듯 능숙하게 연주하는데 그 수준이 경이롭다. 4분의 5박자곡 ’테이크 파이브‘와 ’넬라 판타지아‘로 대미를 장식했다. 우 교장은 “코로나 시대 초청해 주어 의도적으로 연습했다”며 “세 분의 호응이 좋아 마치 3천 명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기분이었다”라고 했다. 지인 관객 한 분은 “좋은 음악 셋이서 듣기에는 너무 아까웠다”며 “연주를 들으며 우주가 만들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에 의해서도 우주는 창조되고 그 우주는 이 세상 어딘가에 가서 살고 있을 거라는 상상도 했다. 앞으로 섬 여름음악회를 개최해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NOW] ⑬아티피셜 소사이어티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문자보다는 영상 매체에 익숙한 어린 세대에 대한 걱정이 많다. 교육 현장에서 "문제도 이해 못하는데 어떻게 풀겠어요"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올 정도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아티피셜 소사이어티의 '레서'는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문해력 진단·향상 서비스다. 의학과 기술, 교육을 접목해 학생의 문해력을 진단하고 개선을 유도한다. 주 이용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이다. 주목할 점은 시선 추적 기술이다. 난독증 클리닉 등에서 활용되는 의학적 방법론에 스마트 기기의 전면 카메라를 활용한 시선 추적 기술을 더해 사용자가 글 읽는 패턴을 체크한다. 글을 순서대로 똑바로 읽는지, 오락가락하며 읽는지, 집중하는지 등을 진단해 결과를 보여주고 개선을 유도한다. 아티피셜 소사이어티의 '모바일 시선 추적을 통한 난독증 진단(Diagnosis of Dyslexia by Mobile Gaze Tracking)' 연구 논문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의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의료 이미지 워크샵'에 채택되기도 했다. 독해 연습과 진단을 위한 예문은 인문, 예술, 과학 등 5개 분야로 나눠 제공한다. 하루 3편씩 최신 정보와 관련한 내용을 자체적으로 작성해 문제와 함께 제시해 독해 연습은 물론, 시사·상식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어의 다양성과 문장 길이 등에 따라 예문 난이도를 5단계로 구분해 AI가 학습자의 역량에 맞춰 제시하므로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귀여운 '래서 판다' 캐릭터가 들어간 삽화는 글 읽기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주는 요소다. 학습 결과는 AI를 통해 분석한다. 글의 분야나 유형별 독해력과 어휘력을 분석해 읽기속도, 작업기억, 주의집중력, 일반인지력, 시각인지력, 정답률을 그래프로 제공한다. 또래 학생들의 평균 측정값을 함께 보여주므로 자신의 글 읽기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부족한 어휘력과 인지력을 보완할 수 있는 간단한 퀴즈와 게임도 제공한다. '레서'는 이달 중 iOS 버전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버전과 함께 정식 출시되는 6월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톡 '레서 독해력 연구실' 채널을 구독하면 독해력 연습 콘텐츠를 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다. 일주일에 세 번 지문과 문제, 단어장이 제공되며, 공유도 가능하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총이 15일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을 방문해 수석교사 정원 법제화를 위한 법안 발의 추진을 요청했다. 현재 수석교사 정원 관련 규정은 입법 위임을 했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입법부작위’ 상태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수석교사가 법제화 됐음에도 불구하고국회가 위임한 정원배치 기준을 정부가 임의 삭제한 후 현재까지도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의 숙원과제였던 수석교사제는 2011년 초중등교육법 제19조 개정을 통해 법제화됐으며 정원에 대한 기준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동법 시행령은 수석교사의 배치기준으로 1학교 당 1명의 수석교사를 두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규정을 한 번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1년 4개월 만에 관련 규정을 삭제했고 현재까지 초중등교육법에서 시행령으로 위임한 정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교총은 “교장, 교감, 교사등의 경우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직급별 정원이 마련돼 있으나 수석교사 정원에 대해서는 빠져 있다”며 “이 같은 법제의 미비로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는 수석교사를 일반교사 정원의 범위에서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안정적인 충원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수석교사 임용 인원이 급감하고 수석교사들의 근무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존 수석교사들조차 스스로 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885명이 수석교사직을 포기하거나 퇴직했다. 교총은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해 수석교사 정원 규정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 회장은 “초중등교육법 19조에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를 둔다’는 의무 조항이 있음에도 지켜지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며 “예비교사 멘토 등 수석교사들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켜 교육부가 수석교사 선발을 더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前 부산교대 총장)과 인천교총(회장 이대형)은 수업 중인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부모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의 A학부모는 지난해 11월 학교폭력 사건 처리과정에 불만을 품고, 인천의 B초등학교 교실에 들어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C교사를 복도로 끌어내면서 욕을 하고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이 A학부모를 지난달 경찰에 형사 고발 조치했다. 해당 학부모는 C교사를 아동학대로 맞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총은 16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교권 침해를 넘어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행위이자 공무집행방해죄, 폭행죄에 해당하는 만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천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은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고발조치까지 사건 발생 이후 다소 시일이 걸려 아쉽지만 교원지위법에 근거해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을 당한 교사는 물론 이를 지켜본 학생들에게 큰 충격과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수업 중인 교사 폭언‧폭행이야말로 용납될 수 없는 범죄 행위임을 사회에 알리는 사법당국의 엄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 인천교육청 교권 전담 변호사가 공석인 점을 지적하고 실질적인 교권 보호와 교권 안전망 구축을 위해 조속한 임용을 강조했다. 한편,교총은 코로나 확산 위기 속에서 새 학기 방역과 학생 교육에 많은 고충이 예상된다며 “특히 학기 초 교권 침해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예방 활동과 함께 교권 사건에 대한 신속 대응을 통해 교원 보호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 회장(오른쪽)과 안규완 한국중등수석교사 회장(가운데)이 15일 오후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 교육위원에게 수석교사 정원 법제화를 위한초·중등교육법 및유아교육법개정 요청을 하고 있다.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 회장(오른쪽)과 안규완 한국중등수석교사 회장(가운데)이 15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정경희 국민의힘 교육위원에게 '수석교사 정원 법제화를 위한초·중등교육법 및유아교육법개정 요청' 건의서를 전달 하고 있다.
서울 지역 초·중·고등학교는 3월 새 학기에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이 학년·학급을 기준으로 15%가 넘으면 등교수업을 축소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오미크론 대응 1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초·중·고는 ▲확진 비율이 전교생의 3% 내외일 때 ▲학년 또는 학급 내 확진·격리 등 등교중지 학생이 15% 내외일 때 대면 교육활동이나 등교수업을 축소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가 등교 유형 결정 지표로 제시한 ▲전교생 3% 확진 ▲전교생 15% 등교중지와 달리 학급·학년을 기준으로 제시한 점이 다르다. 예외는 있다. 유치원과 초등 1·2학년, 특수학교·급, 전교생 300명 이하 또는 400명 이하이면서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는 매일 등교가 원칙이다. 학부모가 원하면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해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다. 초등학교는 법정 수업일수(190일)의 20% 이하인 38일까지, 중·고등학교는 학교 학칙에 따라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가정학습 신청을 허용하게 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 방식도 다양화를 추진한다. 유·초등학교에서 5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거나 중·고교에서 1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이동식 PCR 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교육청이 집계한 지난 한주(7~13일) 서울 유·초·중·고등학생 확진자 수는 5764명이다. 같은 기간 교직원 확진자는 568명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평생직장, 평생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된 국내 직업 수는 1만 6800여 개로, 10년 전보다 70%가량 증가했고, 2016년 세계경제포럼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세계 7세 아동의 65%는 미래에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게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저자들은 “직업 다변화, 직업 전문화, 세분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로 교육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진로를 개척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능력인 ‘진로 개발 역량’과 함께 진로 관련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인 ‘진로탄력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10년 이상 초등 진로 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한 수석교사 3인이 진로 수업에 대해 알려준다. 교과통합이나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만나는 행복한 진로 수업, 아이들에게 질문과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하브루타로 묻는 나의 진로, 아이들이 쉽고 즐겁게 진로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열어가는 나의 진로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제시한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오미크론 대응 신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한 학교 자체 방역체계 도입과 교사자격 미소지자 강사 투입 방안에 대해 교원 10명 중 9명 이상이 우려‧반대했다. 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前 부산교대 총장)가 11~12일 전국 초‧중‧고 교원 2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서 ±1.59%)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교내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학교가 실시하도록 한 것에 대해 응답 교원의 93.3%가 우려‧반대했다. ‘의학 전문성이 없는 교직원에게 접촉자 분류 등 자체조사를 맡기는 것은 안전 담보 불가’ 답변이 58.8%, ‘구체적 기준이 주어지면 자체조사를 할 수는 있지만 교직원 업무 과부하 등 교육활동 심각한 방해 우려’가 34.5%로 나타났다. ‘협조 가능’ 답변은 6.6%에 불과했다. 또한 교원 대다수는 확진‧격리자 규모에 따른 등교-원격수업 적용과 관련해 ‘학교자율’보다는 ‘구체적 지침’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학사 운영 유형과 핵심 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율성보다는 세부적이고 촘촘한 지표 제시 중요’(53.1%), ‘자율성 주더라도 학교급, 규모 등을 감안해 충분한 적용 예시 필요’(37.6%)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지표를 토대로 지역 및 학교 자율성에 따라 결정 가능’ 답변은 9.4%에 그쳤다. 학생 확진, 격리가 일정 비율 발생해도 원격수업보다는 대면수업을 유지하도록 한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학력, 심리‧정서 문제 방치할 수 없으므로 대면수업 방향 찬성’(44.6%)보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원격수업 활성화 필요’(53.2%)가 높았다. 특히 초등교보다 중학교와 고교에서 원격수업 활성화에 대한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교원 확진‧격리 시 대체교원 확보 방안으로 제시된 ‘교사자격증 미소지자 강사 채용 확대’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반대했다. 교원들은 ‘끊임없이 시도되는 정부의 교원자격체계 흔들기의 일환이자, 학생 안전과 교육력 저하와 직결되는 조치로서 반대’(92.9%)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육회복 추진 상, 교과 보충의 대표적 방법으로 제시한 ‘교‧사대생 튜터링’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대학생 인력풀에 대한 지역격차 심각 예상’(79.6%), ‘수업 지원이 아닌 수업 외 비본질적 방식에 대한 대규모 예산 지원의 효과 회의적’(87.2%), ‘도움이 절실한 취약계층 위주의 프로그램 진행 가능성 의문’(85.6%)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 인력풀에 대한 지역 격차의 심각성에 대해 대도시보다 농산어촌과 중소도시의 우려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학교 코로나19 역학조사와 진단검사는 보건당국이 실시해 달라”며 “의학적 전문성이 없는 교직원에게 과도한 방역 업무를 떠넘겨서는 학생 안전과 교육 모두를 담보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학생‧교직원에 대해서는 코로나 진단‧검사를 신속히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학생 확진‧격리 규모에 따른 촘촘한 기준을 마련해 학교에 따라 등교 규모나 학사 운영이 달라져 발생하는 감염 확산, 학사 혼란과 민원을 방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원 등의 확진·격리 시 수업과 학교운영 공백이 없도록 대체 인력풀을 충분히 구축해 지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윤수 회장은 “진정 학생의 건강을 보호하고 학습‧정서 결손을 회복하려면 교원이 학생 교육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나라도 업무를 덜어주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16일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 추가 지원사항’을 발표하고 유·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약 692만 명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도구(키트)를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당초 교육부는 주 2회 신속항원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한 뒤 등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교총 등 교육계가 반발하자 한발 물러서 ‘적극 권고’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학부모 등의 반발을 의식한 ‘적극 권고’가 학교에는 업무 부담 가중과 혼란, 민원을 더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며 “역학조사, 신속항원검사 업무 등 방역은 보건당국과 방역지원인력 등이 전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동형 PCR검사소 18곳 운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동형 검사소 대폭 확충과 함께 지역 내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 학생‧교직원이 신속하게 신속항원검사‧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별도 창구 개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 노원구 서울중현초등학교(교장 김병영)는 9일 오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급식실 학년별 시차 배식 및 지정좌석제 운영을 위해 교사들이 지정좌석을 설치하고 있다. 서울중현초 2학년 학생들이 9일 오전 학생 이름이 적힌지정된 좌석에서 급식을 먹고 있다.
[에듀테크 NOW] ⑫ 플랭 '플랭'은 AI를 활용한 영어 회화 앱이다. 개인의 어휘력과 문장 길이 소화능력, 발음정확도를 분석해 수준에 맞는 문장을 반복 학습하도록 지원한다. 음절은 물론 음소까지 세세하게 분석해 정확한 발음을 유도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영어 교과 '교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관리에 필요한 기능을 탑재한 공교육 버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성인 수준에 맞춘 일반 버전과 달리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 표현이나 문법과 관련된 문장을 제시한다. 단순히 텍스트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해당 표현이 들어 있는 유튜브 영상을 함께 제공해 동기를 유발하고 대화의 맥락 이해를 돕는다. 학습은 동영상을 통해 상황을 이해한 후 해당 표현을 직접 영작해보고 발음을 분석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따라하기에서는 동영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빙해볼 수 있어 성우가 되어보는 재미도 있다. 사용자 수준에 맞는 단어만으로 표현 가능한 적당한 길이의 문장이 제시되므로 영작에 대한 부담도 적다. 학습 후에는 3단계 복습이 이어진다. 1단계에서는 한글 문장을 보고 주어진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어 보고, 2단계에서는 한글 문장을 가린 채 주어진 단어를 조합해 본다. 마지막 3단계는 한글 문장이나 예시 단어 없이 동영상만 보며 영작해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상황만 보고도 저절로 영어 표현이 튀어나온다는 설명이다. 플랭은 교사의 학생 세특 관리에 필요한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학생별로 알고 있는 단어 수, 말할 수 있는 문장 길이, 수행평가 진행 상황 및 점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생에게 추천된 문장과 영상, 상세 발음 점수, 학생의 영작 변화, 음성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정보를 분석해 학생이 어려움을 겪는 학습 단계와 학습 패턴, 적절한 지도 방법과 조언도 제공한다. 학급별 학습 진도 현황과 수행평가 점수 등도 확인 가능하다. 학생용 대시보드에는 수행평가 기준, 수행 현황, 발음 정확도, 복습 트레이닝 성공률, 영작 유사도 등의 정보가 나온다. 수행평가 점수가 없는 초등학생이나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는 점수 대신 도전 과제 성취에 따른 트로피 등을 제공해 동기를 부여한다. 플랭에 대한 현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진행한 체험 서비스에 참여한 일선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호평이다. 스타트업이라 마땅한 홍보 수단이 없는 가운데서 진행한 체험 서비스 모집에도 일주일만에 50개 학교가 참여했다. 이용을 원하는 학교는 이메일(julie@plang.ai)로 신청 가능하다. 강민규 플랭 대표는 "여러 학생이 함께 듣는 수업 시간에는 충분한 영어 말하기 연습이 어렵고, 선생님들의 세특 관리도 힘들 수밖에 없다"며 "플랭을 이용하면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반복 연습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학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장관 한정애)와 (사)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종)가 진행하는 ‘푸름이 이동환경교실(수도권역)‘의 2022년도 상반기 교육이 시작된다. 푸름이 이동환경교실은 환경교육 콘텐츠가 갖춰진 이동환경교육차량(버스)이 교육 수요기관으로 직접 방문해 주제별 환경교육을 진행하는 국가환경교육사업이다.이 사업은 6개 권역으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한국환경교육협회는 2020년부터 수도권역의 푸름이 이동환경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환경부지원으로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초등학교의 경우 생태계, 미세먼지, 환경안전, 기후변환, 비점오염원을 주제로 한 8개 프로그램 중 1가지, 중등학교는 7개 프로그램 중 1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대면교육으로 진행되며 코로나19 상황 및 교육기관 여건에 따라 프로그램별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교육도 가능하다. 2022년 상반기 푸름이 이동환경교실의 신청기간은 2월 8일 오후 2시부터 2월 15일 16:00까지다. 초등학교 및 초등교육기관은 환경교육포털(www.keep.go.kr), 중등학교 및 중등교육기관은 진로체험사이트 꿈길(www.ggoomgil.go.kr)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문을 참조하거나 푸름이 이동환경교실 수도권역을 운영중인 (사)한국환경교육협회(02-571-1195)로 문의하면 된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초‧중‧고 교과교사 정원 감축 계획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행안부는 지난 4일 교과교사 정원을 1098명(초등 216명, 중등 882명) 줄이는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교총은 7일 행안부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고 “학생 수 감소를 열악한 교실 환경의 획기적 개선 계기로 삼자는 교육계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28명 이상 과밀학급은 4만 개다. 특히 수도권은 학급당 26명 이상 학급이 4만8804개(48.1%)에 달한다. 이 때문에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거리두기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교과교사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교실 환경 개선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감염병 대응과 개별화 교육을 위해서는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을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변경해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기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상 학급은 총 16만6509개(76.7%)다. 이어 교과교사 정원 감축은 현 정부가 강조하는 교육정책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개별화교육과 고교학점제 등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금보다 교사가 수만 명 이상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교총은 “행안부에 따르면 이번 교원 감축방안에 대해 교육부도 합의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수 감축, 고교학점제 추진 등을 반영한 교원 수급방안을 앞으로 마련하겠다는 교육부 발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입법 추진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금요일이었던 4일부터 월요일인 7일까지 주말을 포함한 단 4일간만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원단체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조문별 제·개정이유서'의 '입법추진과정에서 논의된 주요내용, 입법효과, 그 밖의 참고사항'란에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명시한 것은 "여론을 묵살하는 상식 이하의 입법예고 행태"라고 비판했다. 하윤수 회장은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논리에 입각해 교원을 줄이겠다는 것은 열악한 학생 교육 여건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라며 “개별화 미래교육 실현과 안전한 교실 구축, 고교학점제 등 정책 수요를 반영하려면 정규교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육과정 재구성 어떻게 할까? 2월이면 학교마다 신학기 준비에 바쁘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2월 중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의 차원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것으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과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시기, 지역, 학교, 학습자 수준 등의 교육여건을 고려해 재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과서 활용 성취기준 중심 단원 재구성 방법,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 이해 중심 단원 설계 재구성 방법을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교육과정 재구성은 쉽지 않은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우선 교사가 교육과정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기초로 하는 것이어서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교육내용을 재조직하고 교과 간 협력과 융합을 이루면서 성취수준을 적절히 조정하는 것은 높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학생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학생들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고, 장단점은 무엇이며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사의 역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시행을 앞두고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이번 호는 교실 수업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교육과정 재구성을 다뤄 본다. 초·중·고 학교급별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 모형을 살펴보고 어떤 재구성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모색해 본다. 초등학교는 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블렌디드 수업에 필요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현장 적용 방안을 탐색했다. 중학교는 주제 중심 교육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교육과정 재구성 현장 사례를 살펴본다.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비,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평가와 연계한 실질적인 피드백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는 과정을 다룬다. 다양한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을 통해 보다 나은 교실 수업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교육과정 개발로! 지난 2021년 11월 24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방향이 발표되었다. 그중 하나가 ‘현장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촉진하는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강화’이다. 즉, 현행 교육과정보다 단위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자율시간 도입, 시도별 지역 교육과정 근거 마련 등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미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자율과정, 충북교육청의 자율탐구과정, 전북교육청의 학교 교과목 개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21년 1월 초·중·고 교육과정을 개정 고시하면서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초·중·고 교육과정에 학교자율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지성·감성·시민성을 조화롭게 갖추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교과(군)별 기준 수업 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감축한 시수를 활용하여 창의적으로 학생 주도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과 재량권을 확대하기 위해 교과목 1단위 수업량 17회 중 1회를 단위학교에서 학생의 진로‧적성, 학습 수준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자율과정과 충북교육청의 자율탐구과정이 교육과정 재구성에 초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면 전북교육청의 학교 교과목 개발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학교장이 선택과목을 개설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서울 창덕여중에선 ‘짝토론’ 과목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고, 충북 청원고에서도 체인지 메이커 교과서를 개발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이란 기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습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시기·지역·학교·학습자 수준 등의 교육여건을 고려하여 재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국가 교육과정을 교사가 학교와 교실에서 수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배움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구성해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교육과정 개발(curriculum development)이란 교육목적과 교육내용의 체계,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교육방법, 교육평가, 교육운영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담긴 문서를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김대현, 김석우, 1996).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의 계획과 설계, 그리고 그러한 계획과 설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말한다(소경희, 2000). 교육과정 개발은 특정한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중앙집권형 교육 제도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 개발은 주로 국가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자치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역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성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역 교육과정 개발, 학교 교육과정 개발, 교사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이란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육과정 개발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원래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이다. 디자인은 우리말로 계획·구상·설계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교육과정 디자인이란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서 교육과정 개발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은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즉, 국가 교육과정을 교사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나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김현섭 외, 2019). 이번 글에서는 교육과정 재구성과 개발을 포함한 교육과정 디자인을 통해 학교 교육과정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다.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의 단계 먼저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과정의 단계를 숙의적 교육과정 개발 모델에 근거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박승열 외, 2018; 김현섭 외, 2019). 질문 기반 교육과정 디자인의 단계 교과 내 재구성이나 범교과적 재구성(융합 수업 등) 시 핵심 질문 기반 디자인의 단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김현섭 외, 2019). ※교육과정 개발의 경우 ‘기존 교육과정 분석’과 ‘교육과정 재구성 유형 결정’ 대신 ‘주제 및 교육목표 선정’으로 진행하면 된다. 이는 ‘주제(과목명)를 정하고, 교육 목표를 집단 지성을 기반으로 선정하기’를 말한다. 질문 기반 교육과정 디자인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교육과정 디자인 시 유의사항 첫째, 교육과정 디자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 자체로만 스스로 만족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실제 어떤 학교에서 생태 프로젝트 수업을 2년 연속 진행했는데, 2년 동안 생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왜냐하면 수업 내용상 작년 수업과 큰 차이가 없었고, 교과 수업마다 수준이 제각각이어서 학생들이 생태 수업에 잘 집중하기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의 목적은 학생의 배움을 증진하고 교육 주체의 교육 만족으로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교사의 교육과정 디자인 역량은 실천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간다. 대개 교육과정 디자인 단계는 교과 내 교육과정 재구성 ⇒ 범교과적인 재구성(융합수업) ⇒ 교육과정 개발 순서로 진행된다. 첫 시도에서는 거칠고 짜깁기 수준에서 진행되겠지만 실천과 반성, 피드백 과정을 통해 교육과정 디자인 역량이 증진될 수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 시 자신이 없을 때는 외부 교육과정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셋째,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개발의 주제를 선정할 때 학교 철학, 학교 특성, 교육 삼주체의 요구와 필요 등을 고려해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학교에서 학교 철학과 교육과정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관통하고 연결하는 것이 바로 학교 철학이다. 어떤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수요를 조사했는데, 교사는 마을, 학부모는 공부(학습코칭), 학생은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학교 차원에서 실천한 교육과정 재구성 주제는 생태였고, 모든 학년이 발달 단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주제로 생태를 다루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졌다. 넷째, 범교과적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융합 수업 시 중심 교과를 선정하여 진행하면 좋다. 예컨대, 뮤지컬 프로젝트 수업이라면 음악과가 중점 과목이 될 수 있고, 코로나 수업이라면 보건과나 과학과에서 중점 과목을 담당하면 좋다. 해당 주제에 따라 중점 교과를 정하여 운영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다섯째, 교육과정 디자인이 잘 이루어지려면 전문적학습공동체가 뒷받침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개발의 경우 특정 교과나 특정 교사가 개인 지성에 기반하여 진행하면 교사의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정기적인 인사 등으로 인해 담당 교사가 바뀌면 수업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학년 차원에서 뜻있는 교사들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개발하고 공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창덕여중의 경우 동학년 차원에서 관심 있는 교사 4명이 한 팀을 이루어 ‘짝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섯째, 교육과정 디자인을 할 때 관련 성취기준들을 잘 도출해 이를 재구조화하여 서술하고, 그에 맞는 평가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수업과 평가가 분리되면 온전한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성장(과정) 중심 평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교육과정 특성과 수업 전략에 맞는 평가 유형과 방법이 결정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행평가 채점기준표(루브릭)를 잘 작성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1. 프로젝트 수업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기 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담임 교사제라는 것. 대부분의 교과를 담임 교사가 가르치기에 가장 폭넓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교과를 함께 넣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려니 혹시 무엇인가 빠진 것은 없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처음 시작할 때는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교과서를 살펴보며 환경에 관한 단원을 모아본다. 과학, 실과, 사회, 도덕 등에서 관련된 단원을 찾을 수 있다. 미술에서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찾은 단원을 적절하게 배치해 보면 된다. 세계의 환경 문제를 아는 것(사회)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환경 생태계 구성(과학)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다. 프로젝트 수업은 같은 기간에 이루어져야 하니 비슷한 시기에 그 단원의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단원의 순서를 바꾼다. 이렇게 하나의 주제를 가진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교육과정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2. 이리저리 선 긋기(feat. 국어)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교과서의 단원을 모으고 나면 조금 더 긴밀한 관계의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더불어 이런 수업을 할 시간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될 것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선 긋기다. 선 긋기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방법 중심의 단원과 연결하는 의미의 선 긋기이고 두 번째는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활동을 삭제하는 의미의 선 긋기다. 방법 중심 단원의 선 긋기에는 주로 국어 교과가 활용된다.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찾은 부분과 함께 하면 좋은 단원을 찾아 연결해 본다. 예를 들어 세계의 환경 문제 알아보기와 국어의 뉴스 단원을 연결하면 뉴스를 보며 세계의 환경 문제를 알아보고, 알아낸 것을 뉴스로 제작하는 교과 통합 수업이 탄생하며, 동시에 사회과 한 단원과 국어과 한 단원만큼의 넉넉한 시간(차시)이 생긴다. 이렇게 하고도 프로젝트 수업을 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을 때 혹은 진도 나가느라 교육과정 재구성은 생각도 하지 못할 때는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활동을 삭제하는 선 긋기를 진행한다. 지도서의 단원 개관을 편 후 해당 단원의 성취기준과 차시별 목표를 비교한다. 차시를 채우기 위해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활동이 있다면? 과감하게 삭제한다. 예를 들어 6학년 1학기 국어 ‘6. 내용을 추론해요’ 단원의 경우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알리고 싶은 내용을 영상 광고로 만들 수 있다’가 계획되어 있다. 이에 관한 내용은 ‘[6국 01-05] 매체 자료를 활용해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표한다.’라는 성취기준으로 다른 단원에서도 구현되니 삭제해도 괜찮다. 중복된 성취기준으로 이루어진 단원이 있다면 과감하게 합쳐도 좋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교육과정 재구성이 되며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3. 주제와 방향을 결정하는 학급운영관 한 스푼 일단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했으나 프로젝트의 주제나 목표,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학급운영관이다. 1년을 아우르는 멋진 철학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만약 아직 어떤 학급운영관을 가졌는지 알 수 없다면? 다음 질문에 답을 생각해보자. “나와 함께 1년을 지낸 아이들의 마음에 딱 하나를 남겨야 한다면 어떤 것을 남기고 싶은가?” 즉, 1년 동안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나에게서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떠올려 본다. 그것은 다름, 존중, 예의 같은 가치일 수도 있고 다양한 글쓰기 같은 경험일 수도 있다. 이것이 교육과정 재구성과 만나면 우리 반만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 탄생한다. 프로젝트 수업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 똑같은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다름’에 가치를 둔 교사는 다양한 생명체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데 초점을 맞출 테고, ‘만들기’가 중요한 경험인 교사는 새 활용품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할 것이다. 체험이 중요한 경우에는 실제 현장에 나가서 플로깅을 하는 활동을 프로젝트 내에 배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해 보면 교육과정 재구성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4. 3월 교육과정 재구성만! 나머지는 아이들과 함께! 어느 정도 교육과정 재구성을 시작했을 때 문득 걱정이 든다. ‘우리 반 아이들이 과연 내 마음처럼 해줄까?’ 사실 2월의 교육과정 재구성은 아이들을 만나기 전 상황이기에 교육과정의 가장 큰 핵심인 아이들에 따라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그럴 때는 일단 하나의 3월 프로젝트만 준비해 두고 아이들과 만나 다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3월 학급세우기 주간과 연계해 ‘나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드라마, 웹툰 유미의 세포들, 그림책 짖어봐 조지야 등을 활용해 많은 예시를 보여준 후 나의 머릿속, 마음속에는 어떤 것이 사는지를 표현하고 서로 얼마나 다른지 인식하는 프로젝트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3월 첫 주 자기소개는 물론이고 우리 학급 운영관인 ‘다름’에 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 반의 학생 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의 실마리를 찾는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의 머릿속을 통해 민정이가 방탄소년단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소현이가 명심보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 제재 대신 방탄소년단의 노래나 명심보감의 구절로 수업을 꾸려 보는 등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학생 주도성 성장’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교육과정 재구성을 진행하고 싶다면? 하나의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이 수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차시, 다른 단원, 다른 과목을 찾아오라고 한다. 만약 그 부분을 찾아온다면 선생님이 그 수업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주면 아주 열심히 찾는다. 아이들이 찾아온 내용이 성취기준 차원에서 문제가 없다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그 단원 목차에서 그 부분을 지워 버리거나 교과서 페이지를 접어 표시한다. 선 긋기의 경험을 아이들도 함께 해보는 것이다. 이후 하나의 통합 주제를 주고 교과서에서 관련 단원이나 차시를 찾아보게 하고, 찾아온 교과와 단원, 차시를 적절히 배치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위해 어떤 자료를 활용하면 좋을지 찾아오게 한다면? 아이들의 눈높이, 흥미에 맞는 자료로 좋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혼자 하기보다 훨씬 쉬울 뿐 아니라 함께 주인인 교실을 만들 수 있다. Tip. 블렌디드 수업, 교육과정에 미리 적용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3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 이제 우리는 언제든 원격 수업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에 어떻게 미리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2월에 원격 수업에 대한 학년의 기준을 마련한다. 쌍방향 원격 수업 등 반별 수업을 할 수도 있을 테고, e학습터 등을 활용해 학년이 함께 수업을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이에 대해 먼저 논의한다. 그 후 학년이 원격 수업이 가능한 단원과 차시를 뽑는다. 원격 수업의 장점은 가정에서 진행된다는 것,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충분히 활동할 시간이 있다는 것, 자신의 개인 컴퓨터 등의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있다. 이 장점에 맞는 내용을 골라낸다. 예를 들면 컴퓨터로 검색하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는 활동, 글쓰기, 만들기, 그리기 등 자신의 속도에 맞춰 진행하면 좋은 활동, 인터넷, 휴대전화, 컴퓨터 사용 자체가 주된 학습 내용이 되는 단원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교실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원격 수업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런 단원을 뽑아 미리 원격 수업 때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필요한 학습 자료도 미리 만들고 준비물도 챙겨 둔다. 그 후 3월에 이에 관해 안내하고 가정에 꾸러미를 보내 두면 갑작스러운 원격 수업에서 교과서 없이도 바로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다행히 원격 수업 전환이 없다면? 학기 말에 가장 마지막 단원으로 진행하면 되겠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내용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나면 교실 수업이 훨씬 즐거울 테고, 즐거운 경험은 자연스럽게 다음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나만의 교육과정, 콘텐츠도 생기게 된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2학년도를 늘 랜선 옆 반에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