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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그동안 결석한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수기로 받던 결석계 처리방식이 온라인으로 바뀐다. 이는 한국교총이 그동안 학교 행정업무 경감의 일환으로 요구해 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를 활용한 출결관리 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교육부는 2일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릍 통해 초·중·고에 재학 중인 자녀의 결석신고와 증빙서류 첨부가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개통된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는 학교 정보 제공, 자녀 성적 및 학교생활기록부 조회, 교외체험학습 신청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다. 이번에 추가된 기능으로 학부모는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의 ‘자녀 지원’ 메뉴에서 ‘결석 신고서’를 선택해 내용을 기재하고 관련 자료를 첨부하면 신고가 접수된다. 결석 신고는 담임교사가 내용을 확인해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결재를 하면 절차가 완료되는 구조다. 기존에는 학부모가 직접 수기로 작성한 결석신고서(결석계)에 증빙 서류를 첨부하면 담임교사가 수기 결재를 거쳐 문서로 보관해 왔다. 교총은 이 같은 필수불가결하지만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업무의 경우 디지털 기반 학교지원시스템 구축, 활용을 통해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2022년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의 상견례부터 교원행정업무 경감방안을 요청해 공감을 이끌어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교육정책연구소와 교육부가 행정업무 경감 방안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 보고서를 성안해 제안한 바 있다. 온라인 출결시스템 구축은 이 보고서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또 전국 교원 대상 의견수렴을 통해 교원행정업무 이관·폐지 종합방안을 마련 지난해말 교육부에 요구했으며 그 결과 5월 교육부의 학교 행정업무 경감 및 효율화 방안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장승혁 교총 교원정책국장은 “이번 온라인 출결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교총은 직접 제출 방식의 최소화를 위한 학부모 안내강화, 출결처리를 둘러싼 갈등과 민원 해결을 위한 보완책 마련을 추가로 요구할 것”이라며 “교총이 집대성해 제안하고, 교육부가 바꾸겠다고 한 수많은 행정업무 경감·이관 과제를 끝까지 관철하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엔 각종 모임도 많다. 향우회, 친목회를 비롯해 동문회, 동(반)창회, 취미 동아리 등. 연말연시에는 그 모임이 잦다. 그런데 놀이문화 프로그램이 없다. 있다면 술 마시고 식사하고 끝이다. 술 좌석에서는 ‘위하여!’만 외친다. 졸업 45주년 모임에 포크댄스지도 요청 얼마 전, 대학 2년 후배 모임에 참석했다. 몇 달 전부터의 약속이었다. 동기 모임에 와서 포크댄스를 지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나도 퇴직하고 후배들도 모두 퇴직한 상태다. 행사명은 경인교대 16회 졸업 45주년 동기 모임. 깜짝 놀랐다. 대개 대학 동기 모임은 모여서 식사하고 술 한잔하고 정보 공유랍시고 세상 이야기 수다 떠는 모임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포크댄스를 한다고? 31일 토요일 오후, 모교 경기캠퍼스 학생문화관에 도착했다. 몇몇 남자가 종이 명찰을 달고 복도를 다닌다. 학교 교직원인 줄 알았다. 행사장에 내려가니 등록부가 있고 참석 예정자 종이 명찰이 보인다. 아마도 아까 만난 남성들, 행사에 참석한 후배들이다. 초대한 후배가 2년 선배인 나를 소개하니 깍듯이 인사를 한다. 포크댄스 강사 자격으로 참석했기에 장소를 살펴보았다. 작은 홀에는 악기가 설치되어 있어 댄스가 어렵고, 야외는 불볕더위라 불가능하다. 결국 실내 갤러리에서 하기로 했다. 재학 중 미술과 교수였던 정문규(鄭文圭 1934∼2021)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덕분에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식전행사로 다함께 포크댄스, 포크댄스 배우며 즐기기를 하였다. 퇴직은 했지만 역시 선생님이었다. 남녀 각각 8명씩 16명이 미국의 포크댄스 ‘굿 나잇 왈츠’를 배우는데 주의집중하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학습자의 배우는 기쁨이 강사에게도 전해 온다. 이럴 때 강사는 신바람이 난다. 분습법으로 구분동작 연속동작 전체동작 익히니 금방 익숙해진다. 음악에 맞추어 예술적 품격을 높이면 된다. 재학 때 보컬이 아직도 모여 연습한다고? 행사장인 지누e음 KB홀에 들어갔다. 극장식 작은 홀이다. 무대엔 악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기타 3개, 드럼 2개, 색소폰 2개, 트럼펫 1개, 트럼본 1개. 이게 무슨 일? 여기에서 공연을 한다고? 지금 60대 중반인데 이런 악기 연주가 가능하다고? 또 대학 재학 당시인 1977, 1978년도에 결성된 모임이 지금도 정기적으로 모인다고? 알고 보니 보컬 그룹 이름이 DSF(Double Seven Forever). ‘77학번 영원하라’는 의미란다. 재학 당시 그룹 이름은 블랙스타라고 알려준다. 대학 졸업한 지가 45년이 지났는데 음악이라는 끈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물론 이름도 바뀌고 멤버도 일부 바뀌었지만 이건 톱 뉴스감이다. 음악을 통한 결속력을 보았다. 지금도 월 1회 인천 소재 연습장에 모여 연습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오늘 모인 동기생 총인원이 33명인데 밴드 멤버(남5, 여5)만 모여도 3분의 1이 모인 것이다. 이들이 다루는 곡은 무엇일까? 서부영화 주제가 ‘장고’ ‘체리핑크’ 연주다. 우리 가요 ‘물보라’ ‘연인’은 노래를 부른다. 특별출연도 있다. ‘긴 머리 소녀’를 부른다. 학창시절 21세 나이로 돌아간 것이다. 학급문집 만들 듯이 졸업동기 문집 만들어 후배들은 이번 모임을 위해 경인교대 16회 ’길,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문집을 만들었다. 무려 327페이지 분량이다. 산문 16편, 시(詩) 5편, 동시 1편, 우리들의 인생2막 다큐멘터리 13편, 영하대본 1편, 사진 부록 5편이 실렸다. 우간다 쿠마 대학 총장인 홍세기 후배는 ‘아프리카에서 부르는 바람의 노래’라는 책을 보내왔다. 해외에 있는 홍세기 후배와 조00후배는 이번 모임에 축하 영상을 보내왔다. 교육장을 역임한 심00후배는 ‘45년을 초월한 동기 12명의 필리핀 여행기'(영상 배경)를 낭송한다. 또 다른 사람은 ‘크리스마스 가족 음악회를 기다리며’ 시를 낭송한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눈에는 신비하게 보였다. ‘2년 후배들인데 아직 청춘이 살아 있구나!' 모임 프로그램에 문화를 접목시킨 것. 모임에 음악, 댄스, 문학을 접목시키는 것을 보고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의 모임은 생산적이고 교육적이다. 역시 선생님이다. 이들은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단결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후배에게 물었다. “밴드부 역할이 크다. 그 인원만 10명이니 대세를 이룬다”고 한다. 또 개인 점조직을 통한 총력 동원의 힘을 손꼽는다. 70세 모임엔 더 인원을 모으겠다고 한다. 2029년엔 졸업 50주년 모임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2년 후배들이지만 그들의 꿈과 실천력이 야무지다. 아니, 부럽기만 하다.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전북교총(회장 오준영)은 왜곡된 아동학대 신고와 악의적인 민원을 반복 제기해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판정된 사안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피해 교사들과 함께 2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전북교총은 또 5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사진)을 갖고 교육활동 침해 학부모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오준영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송은 단순히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학교 교육력을 훼손하는 일부 학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 교육권을 보장하고, 선생님들이 교육에 대한 의지를 회복해 학교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은 사과 지도를 했다고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건과 3년 전 학폭 처리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내용이다. 해당 학부모들은 아동학대 신고 외에도 공무 방해, 무고, 명예훼손, 업무방해, 불법정보 유통행위, 민원 반복 제기 등의 이유로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 의결을 받은 상태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전북교총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형사 책임을 묻는 법·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교권위원회가 학부모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가 약하다 보니 악성 민원 남발을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무죄, 무혐의 결정이 나는 수준의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은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에 연필을 쥐고 글씨를 쓰는 것보다 손끝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게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입학 후 연필을 바르게 잡고 힘 주어 선을 긋는 것도 힘들어하는 신입생이 적지 않다. 디지털 시대, 손 글씨의 중요성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학교생활과 학습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서울 충암초(교장 박영숙)는 1학년을 위한 특색교육 프로그램, ‘한글 쓰기 교육’으로 유명하다. 충암초만의 한글 쓰기 지도법을 개발해 수십 년에 걸쳐 선배 교사로부터 후배 교사에게로 전수됐고, 현재 학교를 대표하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4년에는 ‘충암체 글씨본’과 ‘충암체 폰트’를 개발했다. 연구부장 한상희 교사는 “개교 이래 선배 선생님들이 지도해 온 한글 쓰기 지도법을 쉽게 활용하기 위해서 후배 선생님들이 의기투합해 쓰기 교재와 폰트까지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충암초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첫 3주간 학교 적응 교육을 받는다.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학습을 위한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데 집중한다. ‘색연필 바르게 잡기’도 그중 하나. 손에 힘이 부족하고 소근육 발달이 더딘 1학년생들을 위한 지도법이다. 한 교사는 “이때 연필이 아니라 색연필을 사용한다”면서 “색연필로 도안 꼼꼼히 색칠하기, 줄 긋기, 곡선 그리기 등을 연습한 후 4주 차에 비로소 연필을 잡고 한글 쓰기 수업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충암초의 한글 쓰기 교육은 ‘사방그림’ 익히기부터 시작한다. 정사각형 모양의 칸 안에 열 십자(十) 모양의 보조선(점선)을 그린 형태다.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한 1학년 학생들이 초성, 중성, 종성 등 낱자의 크기와 위치 등을 어림하기 어려워 글씨를 비뚤게 쓰는 데서 착안했다. 한 교사는 “사방그림을 떠올리면서 글자를 쓰면 낱자의 위치와 크기 등을 어림하기 쉬워지고 균형감 있게 글씨를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충암체의 핵심은 글자의 형태별로 일관된 규칙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받침의 유무와 모음의 위치에 따라 4가지 형태로 구분되고, 4가지 형태별로 일관된 규칙을 적용해 글씨 쓰기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쉽게 익힐 수 있다. 한글날 무렵에는 ‘한글바로쓰기 대회’도 연다. 초등 저학년 시기, 왜 한글 쓰기 교육이 중요할까. 한 교사는 “기본적인 학습을 위한 첫 단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 손 글씨를 예전처럼 강조하지는 않지만, 학생의 발달 단계를 비춰 보면 글씨 쓰기는 저학년일수록 학교생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저학년 시기는 손의 기능이 완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이기도 하고요. 쓰기 교육은 손 기능을 정교하게 훈련하는 효과가 있어요. 도안 꼼꼼히 색칠하기, 색종이 반듯하게 접기, 젓가락 사용 올바르게 하기 등 숙련된 손동작을 할 수 있게 하고, 이는 곧 학습과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심어주죠.” 충암초의 한글 쓰기 교육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 높다. 한 교사는 “3월 말에는 1학년 학부모님들을 모시고 공개 수업까지 진행한다”면서 “부모님의 필체마저 충암체로 바뀐 사례도 있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고 귀띔했다. 이어 “앞으로 글씨를 쓰는 기능에만 치우치지 않고 한글이 지닌 아름다움과 한글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기도록 순우리말 캘리그라피 쓰기, 우리말로 동시 쓰기, 한글 디자인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까지 새교육 교육전문직 길라잡이 코너에서 ‘집단면접’에 관해 6회에 걸쳐 글을 썼다. ‘집단면접’에 대해 3회 정도로 압축한 원고를 요청해서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최소 2회에 걸친 내용을 1회로 요약한 원고를 작성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면접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부자’가 되려면 가진 것이 많아야 한다. 가진 것이 많아야 어떤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같은 주제로 요약한 정도의 원고라서 같은 내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대한 집단면접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 및 실전단계에서 핵심적인 내용들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고자 한다. 교육전문직원 업무를 수행하려면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러나 교육전문직원이 근무하는 교육청(지원청·직속기관 포함)은 여러 과와 팀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여러 이해관계와 얽혀 있는 다양한 업무로 인해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 심층면접이 개인의 인성과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평가하는 측면이 강하다면 집단면접은 소통하는 능력과 관계성을 통한 문제해결력을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2024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집단면접 형태로 교육전문직원을 선발하는 곳은 경기·인천·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이다. 공통적으로 시·도교육청의 정책 이해 및 적용, 논리적 사고력, 발표력, 경청능력과 함께 상호작용을 통한 문제해결력을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암기한 내용을 구술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의 문제를 개선할 위기관리능력과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경험한 바로는 1~2명의 개인 역량이 뛰어난 조보다 토의·토론과정에서 협업과 소통이 원활하고 갈등상황 속에서도 협력방안을 모색한 조에서 합격자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토의·토론내용도 단순히 교육정책과 특정 사업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기보다는 미래교육 문화 확산, 교육과정 지원역량, 학교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학교 지원 리더십을 폭 넓게 다루고 있다. [PART VIEW] 2024년 시·도교육청별 집단면접 분석 위의 지역별 집단면접 핵심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정책 이해·적용, 논리적 사고력, 발표력, 경청능력 • 문제해결력(논리적 해결방안), 위기관리능력(개선의지) • 주제에 대한 교육적 접근(인지능력), 전문성, 업무수행능력 • 협업 및 공동체역량(토론과정 및 태도, 갈등상황 속 소통·협력 방안모색) • 학교 지원 리더십, 교육관, 책임감, 사명감, 긍정적 사고와 태도 • 장학역량, 교육과정 지원(맞춤형 학력향상) 역량 • 미래교육 문화 확산(학교 교육력 제고) 역량 • 학생·학교 중심의 현장성, 학교 문제점 진단 및 합리적 조정 ‘면접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산 자신이 속한 시·도별 집단면접의 평가내용을 잘 이해했다면 이제 ‘면접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산에 대해 알아보자. ‘부자’도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부자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먼저 집단면접의 준비와 실전에 관한 핵심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면접 부자’가 되는 왼쪽 주머니에 준비 핵심 자산 5개, 오른쪽 주머니에 실전 핵심 자산 5개를 꼭 챙겨서 가도록 하자. ● 집단면접 준비 핵심 5가지! 첫째, 교사가 아닌 교육전문직이라는 자세로 교육현안에 대한 소양을 높인다. 둘째, 토의·토론준비를 위한 스터디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모인다. 셋째, 교육계획, 주요업무계획, 보도자료 등으로 예상문제를 만든다. 넷째, 다양한 토의·토론의 절차와 방법을 익혀야 한다. 다섯째, 예시 답안을 작성하여 ‘녹음 → 반복청취 → 입으로 암기’ 한다. ● 집단면접 실전 핵심 5가지! 첫째, 스터디를 통해 다양한 문제(기출·예상)로 실전연습을 많이 한다. 둘째, 녹음파일과 동영상을 활용한 개인연습을 정기적으로 한다. 셋째, 집단면접 실전능력 향상을 위해 어떻게 말할지를 계속 고민하고 연습한다. 넷째, 정확한 답변을 위해 자료분석능력과 문제이해도를 높인다. 다섯째, 교육전문직의 관점에서 연습하고 답변하는 것을 연습한다. ● 효과적인 집단면접 준비방법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효과적인 집단면접 준비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교육전문직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항상 시간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한 가지를 하더라도 다른 것과 연계하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먼저 논술 대비 자료 수집 및 공부 시 집단면접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집단면접은 입으로 하는 논술이라고 할 수 있다. 논술을 위해 모은 자료를 핵심 키워드로 정리해서 메모카드에 작성해 두면 집단면접에 활용하기가 좋다. 우선 특정 주제에 대한 논술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면서 알게 된 핵심 키워드를 아래의 표처럼 간단하게 적는다. 이렇게 여러 기획과 논술 연습에서 다루었던 주제에 따라 핵심 키워드를 정리하면 기획안 작성, 정책논술, 집단면접, 개인심층면접에서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사항들을 누락시키지 않고 답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획·논술 주제에 따른 토의·토론 핵심 키워드 그리고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토의·토론 메모카드 형식(주제-문제-답변)에 맞게 정리하면 토의·토론을 준비하는 매우 효과적이다. 토의·토론 메모카드 예시 ● 다음으로 좋은 예상문제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알아보자. 첫째, 1~2월 또는 학기 초에 학교로 온 시·도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 관련 공문을 검색한다. 그 계획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그 정책으로 인한 학교현장의 변화와 학교에서 시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여 해결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주요정책 관련 직속기관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나 연수에 참여하거나 교육청 관련 소식지와 책자에 게재된 기사 등을 검색하여 읽는다. 주요정책에 관련된 법이나 규정, 교육청 지침이나 행정사항 등도 같이 찾아보면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 셋째, 토의·토론을 할 때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타 시·도교육청과 비교하여 논거를 제시하면 유리하다. 따라서 홈페이지나 다른 교육자료 등을 통해서 소속 교육청과 비슷한 정책이 다른 교육청에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추진하는지 찾아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보도자료(언론기사)를 자주 검색하여 교육현안 이슈와 문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교육전문직은 현장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잘 대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집단면접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문제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문제 속에 들어 있는 용어의 개념과 조건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가 요구하는 방안에 대해 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 속에 있는 답을 찾아야 한다. 바로 문항 속에 같이 제시하고 있는 자료가 그 답이다. 문제와 제시문 속에 답변의 중요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문제상황이나 자료 속의 내용을 언급하거나 고려하면서 답변해야 한다. 교육전문직 면접문항은 자료의 조건을 분석한 후 그에 대한 견해나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평가하기 위한 유형으로 많이 출제된다. 따라서 자료를 제시하는 문항의 경우 자료 속에 답이 있으며, 그 자료에 근거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출제자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전문직이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전문직이 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논술과 기획, 면접을 대비하여 예상문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출제자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출제할 때 고려할 사항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 ‘이 영역 또는 주제를 출제할 가능성이 있을까?’ • ‘이 주제로 문제가 나온다면 어떤 방향의 질문이 적당할까?’ • ‘해당 주제 안에서 어느 정도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야 할까?’ • ‘중요한 개념과 내용에 대해 어떻게 제시해야 할까?’ • ‘단순 암기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닐까?’ • ‘최근 기출문제와 유사한 내용은 아닐까?’ • ‘이슈가 되다가 흐지부지된 내용은 아닌가?’ • ‘답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데 채점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까?’ 이러한 출제자 마인드로 집단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불필요한 것들에 시간을 덜 빼앗기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평소 교육현안 문제와 이슈들에 대한 자료를 탐색할 때 출제자 마인드로 꾸준히 연습할 것을 추천한다. 이번 호에서는 ‘면접 부자’가 되기 위해 집단면접의 알고리즘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준비’와 ‘실전’의 큰 주머니를 마련했다. ‘준비’ 주머니에 시·도교육청별 평가내용 분석, 효과적인 집단면접 준비방법(토의·토론 메모카드, 예상문제 만들기), 집단면접 능력 향상 방법(문제이해도 높이기, 출제자 마인드 갖기)을 채웠다. 다음 호에서는 ‘실전’ 주머니에 넣을 집단면접 실전 스킬에 대해 알아보자. 무더운 날씨다. 힘들고 지치기 쉽다. 전문직시험 준비는 긴 레이스이다. 건강을 챙기면서 무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농부가 인내와 수고로 씨를 뿌리듯 ‘면접 부자’가 되기 위해 투자하는 땀과 노력은 큰 수확으로 이어질 것이다. 힘을 내자!
기획과 질문 의문은 호기심이고. 질문은 호기심을 지혜로 바꿔 준다. 질문은 본질을 찾아내기 위한 내·외적 물음이다. 질문이 없다면 본질을 찾아낼 수 없다. 질문은 목표에 생명을 불어넣는 창조적 활동이다. 서울대 배철현 교수는 ‘질문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문지방이며, 미지의 세계로 진입하게 해주는 안내자다. 질문은 지금껏 매달려 온 신념이나 편견을 넘어 낯선 시간과 장소에서 마주하는 진실한 자신을 찾기 위해 통과해야만 하는 문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획은 단순히 논리나 형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추려내고 가려내는 과정이다. 기획에서 질문은 본질적 의미를 찾아내거나 다른 의미를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한다. 기획의 본질은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해 불필요한 것은 골라내고 버리는 데 있다. 기획은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한 하나의 질문을 찾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하나의 올바른 질문은 목표에 도달하게 만드는 나침반이 되어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되며, 올바른 질문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고,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알게 해준다. 가장 핵심적인 단순한 요소들을 결합한 질문은 가장 창조적인 질문으로 진화한다. 강력한 질문이 되기 위해서는 쉽고 직접적인 문장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해석해야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질문의 질이 높아질수록 대답의 질도 함께 높아진다. 질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문장, 다르게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이 그것이다. 관점의 전환이란 보는 시각을 다양화한다는 의미이다. 어떤 사물을 360도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관점의 전환이다. 관점은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다면적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 주어진 상황이나 현상에 대하여 ‘왜’라는 의문을 던질 때 사고는 유연해진다. ‘왜’는 내면에 숨어 있는 본질을 묻고 다른 관점을 갖게 해준다. 기획이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설계를 하는 것이다. 창조는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획자는 파괴자가 되어야 한다. 기획안의 핵심적인 질문은 무엇인가? 기획안의 질문은 프로젝트의 정체성과 목표를 담고 있는가? 질문은 강력한 힘을 가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문제이고, 저것도 문제’라며 끊임없이 문제를 토로하는 사람에게 ‘그래서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외부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내면의 관점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관점의 전환을 통해 생각하게 될 때 그 사람에게는 강력한 질문이 된다. 반면에 관점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 질문은 그저 스쳐 가는 질문이 되기 쉽다. [PART VIEW] 기획에서 중시되는 질문은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구조화 질문으로, 서로 다른 성질의 요소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로 구조화할 때 사용된다. 기획안에 자료와 데이터를 추가할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이 없다면 의미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자료와 데이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그것에 대한 이유나 근거를 묻는 질문이거나, 왜 그런지 생각을 계속 연결하여 구조화기 위해 묻는 질문,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의도 등을 묻는 질문들은 올바른 논리를 토대로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화 질문’이 된다. 두 번째는 적용이나 실행과 관련한 질문으로, 아이디어나 생각을 실천하고 적용하기 위해 제기된다. 외부에서 얻은 자료나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어떻게 구체화하여 발전적으로 나아갈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대체로 if를 활용한 가정 질문, how를 묻는 실천 질문, what을 찾기 위한 판단 질문 등으로 표현된다. 세 번째는 생각의 확장을 위한 질문으로, 최고 수준의 사고력이 요구된다. 이는 새로운 영역이나 방향으로 확장-연결-융합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질문으로, 방향·관점·행동에서 기존의 방식과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는지, 기존의 것들을 어떻게 완전히 새롭고 다르게 연결하여 융합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에 해당한다. 기획에서 질문은 우선 주어진 과제의 속성을 묻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속성의 본질을 꿰뚫고 긍정의 질문을 던질 때 성공을 끌어당기는 힘이 발휘된다. 긍정의 질문이란 ‘할 수 있고,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질문이다. 기획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므로 당연히 긍정의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질문의 방향에 따라 해답도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긍정의 질문은 숨은 잠재력과 통찰력을 깨치는 촉매제가 된다. 본질을 묻는 질문의 예로는, ‘나의 제안은 무엇인가? 나의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과제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이며, 이 일을 왜 하는가? 제안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등이다. 올바른 방향(전략)을 묻는 질문의 예로는, ‘해결책이 무엇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선순위는 어떻게?’ 등이다. 알찬 기획의 핵심 요소 기획을 하는 사람은 기획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먼저 기획의 명확한 이유와 목적을 파악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파악한 ‘왜’, 즉 목적에 따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해야 하지?’, ‘왜 이 기획을 해야 하지?’와 같은 왜(why)를 토대로 한 생각은 기획의 목적과 본질에 접근하여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최선인가?’ 등의 사고를 이끌어 내고, 결국 무엇(what)에서 시작하는 사고와는 다르게 차별화된 해결책을 만들어 낸다. 기획할 경우 ‘문제가 뭔데?’라는 질문을 받으면 ‘문제는 목표와 현재 수준과의 차이이며, 현상 속에 진짜 문제가 있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가 왜 중요한데?’라는 질문에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라고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해결이란 어떤 조치의 결과인 것이지,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저절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행위나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문제해결은 내가 발견하고 정의한 문제와 해결책을 시행 가능한 ‘방법’으로 변환하여 실행에 옮겨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알찬 기획은 논리성·합리성·객관성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 추가되어야 한다. 상상력이 빠진 기획안은 죽은 기획안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기획은 생각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형상화는 세계를 재창조한다. 기획은 현상을 보는 눈을 가질 때 가능한데, 본다는 것은 한자어로 견(見)과 관(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견’은 이미지를 자동적·무의식적으로 인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관’은 의식적이고 신중하며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내면의 본질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둘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가 왜 중요한지를 파악하게 해준다. 보고 생각하는 것은 요리와 같아서, 같은 재료라 할지라도 어떤 재료를 어떻게 혼합하였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요리가 만들어진다. 재료의 혼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관점’이다. 관점은 관찰의 시작이다. 기획자의 관점은 ‘핵심 가치’로 구성된다.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실천방법은 무엇인지’ 등이 기획안의 방향을 결정해 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핵심 가치가 된다. 기획은 전적으로 사실 판단을 근거로 해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추정, 사실에 근거하는 논리, 사실에 근거한 문제 제기, 사실에 근거한 실천방법 등 모든 것은 사실을 바탕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기획의 종류로 사업기획·전략기획·제품(서비스)기획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업기획의 핵심은 ‘왜(why)’와 ‘누구(who)’가 된다. ‘왜’는 사업의 목적과 비전이며, ‘누구’는 사업을 이끌어가는 주체다. 사업기획을 평가할 때 ‘무엇’을 하는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사업을 하는가이다. 사업기획은 사업의 목적과 수행 주체를 중심으로 계획을 기술하는 것이다. 전략기획의 핵심은 ‘어디서(where)와 ’언제(when)’이다. 전략기획의 핵심은 시간과 장소에 관련된 것인데. ‘왜’나 ‘누구’에 관한 질문을 하면 회의를 준비 없이 들어온 것이고, ‘무엇(what)’과 ‘어떻게(how)’를 묻는다면 회의의 목적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전략기획은 기획을 바탕으로 타깃(target)과 시간(timing)을 결정하는 것이다. 알차고 좋은 기획은 실행 단계에서의 위험을 미리 예상하고, 피할 수 있어야 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뇌는 어떤 정보가 입력되면 시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정리하려 한다. 말이나 글로 제시된 정보보다 그림으로 제시된 정보가 더 쉽게 이해되고, 한 장의 이미지는 열 마디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따라서 알찬 기획안도 프레젠테이션하듯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야 이해도를 높이고 설득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교육정책의 이해는 교육기획 시 고려해야 할 중점 내용을 정리하고, 기획안 작성 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핵심개념이나 단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번 호에는 서울시교육청의 2024년 주요업무계획 중 ‘생태전환교육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생태전환교육은 미래지향교육의 중요한 방향인데, 구체적인 프로젝트의 검토·분석을 통하여 생태전환교육에 관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개념 및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소개하는 기획안에서 고딕으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기획안 작성 시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 업무 계획 주제: 생태전환교육 강화 1. 생태전환교육 지원 내실화 _ 지속가능한 미래,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생태시민 육성 •생태문명을 지향하는 학교교육과정 전환 - 교육과정 연계 생태전환교육 강화: 학교교육계획에 생태전환교육 반영(7시간 이상 편성 권장), 교육과정 내 생태전환교육 운영, 생태전환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 환경 지원 -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학교문화 조성: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 강화, 자원재활용 및 자원순환경제교육 - 생태전환교육 연구학교 운영 •생태전환교육 실천 역량 제고 - 생태전환교육 교원역량강화를 위한 연수 운영·지원 - 생태전환교육 실천지원단 운영 - 교육과정 연계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 및 자료 개발·보급 - 기관 연계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원 -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내·국제 공동수업 운영 •기후위기 대응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 - 교사 기후행동 365, 학생 기후행동 365, 학부모·시민 기후행동 365 운영 - 서울교육시스템의 생태적 전환 - 환경부·서울시·민간 환경단체 등과의 협력체제 구축 2. 생태전환 활동 활성화 _ 생태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고 앎-삶-함의 연속성 확보 •흙을 밟는 도시아이들 농촌유학 운영 - 생태감수성을 기르는 농촌유학 운영(강원특별자치도·전라남도·전라북도) - 생태체험교육 교류 학교 운영 •기후행동을 실천하고 제안하는 ‘학생 기후행동 365’ 운영 - 학교 단위, 교육(지원)청 단위 ‘학생 기후행동 365’ 운영 - 청소년 대상 정책 모니터링 및 참여 지원을 위한 운영위원회 운영 3. 먹거리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_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저탄소 먹거리 생태전환교육 실천문화 확산 •먹거리 생태전환교육 지원 -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먹거리 생태전환 교육과정 운영 지원 - 먹거리 생태전환 학생 홍보대사 활동 지원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실천문화 확산 - 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선도학교 운영 지원 - 지구환경보호 실천 확산을 위한 동아리활동 지원 •지구사랑 빈그릇 운동 추진 - 지구사랑 빈그릇 운동 시범학교 운영 지원 - 학교급식 불용 식재료 및 잔식 활용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시스템 구축
지난 호에서는 징계 절차, 징계 양정, 징계의 감경, 징계 기록의 말소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7월, 공무원의 업무집중 및 가정친화적인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개정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른 복무 관련 변경사항에 대해 살펴보면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의 공무원의 연가와 특별휴가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Ⅰ. 「국가공무원복무규정」 개정(2024.7.2. 시행) 1. 개정목적 육아시간 제도 대상 및 기간, 저연차 공무원의 연가일수 확대 등 복무제도를 개선하여 공무원의 업무집중 여건 및 일과 육아가 병행 가능한 가정친화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자 함. 2. 주요내용 • 육아시간 대상 및 기간 확대 • 재직기간 1년 이상 4년 미만 공무원의 연가일수 확대 • 가족돌봄휴가 유급일수 확대 • 형제·자매 사망 시 경조사휴가 일수 확대 가. 육아시간 대상 및 기간 확대(제20조 제5항 및 [별표 3]) 1)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공무원은 36개월의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육아시간의 대상 및 기간을 확대 ※ 교육공무원의 육아시간 사용 기준 및 절차 등에 대해서는 수업 등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로, 자녀를 돌보는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반영 협의 예정 2) 사용대상: ‘만 9세가 되는 날(생일)의 전날’ 또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날(해당 학년 3월 1일)의 전날’ 두 가지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사용 가능함. [PART VIEW] 3) 사용기간: 시행일(2024.7.2.) 이후 36개월에서 종전에 이미 사용한 육아시간만큼을 뺀 기간만큼 사용 가능함. Q A Q1. 만 10세 자녀가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인 경우 육아시간 사용이 가능할까요? A1. 사용 가능함(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날(해당 학년 3월 1일)의 전날까지 사용 가능). Q2. 현재 자녀가 만 7세이고 육아시간을 종전에 이미 19개월 사용한 경우, 시행일(2024.7.2.) 이후 육아시간 사용가능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2. 시행일 이후 확대된 36개월에서 기존 사용한 기간 19개월 차감하고 남은 17개월을 8세 또는 초2 이하까지 추가로 사용 가능함. 나. 재직기간 1년 이상 4년 미만 공무원 연가일수 확대(제15조 제1항) 1) 저연차 공무원의 사기진작 및 휴식권 보장을 위한 연가일수 확대 2) 시행일(2024.7.2.)부터 개인별 재직기간에 따라 연가일수가 추가 부여됨. ※ 만약 시행일 이전에 내년도 연가일수를 당겨쓴 경우 해당 일수만큼 내년도 연가일수에서 차감하고, 이번 개정으로 추가 부여되는 연가일수는 이와 별개로 시행일 이후 추가 부여됨. 다. 가족돌봄휴가 유급일수 확대(제20조 제15항) 1) 종전 최대 3일이던 유급일수를 자녀수에 비례하여 부여하도록 확대 ※ 장애인인 자녀가 있거나, 한부모가정은 1일 추가 부여 2) 자녀(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 미성년인 자녀, 장애인인 자녀)를 돌보기 위한 경우 자녀수에 1을 더한 일수의 범위(연간 최대 10일)에서 유급으로 사용 가능함. ※ 장애인인 자녀가 있거나 한부모 공무원은 유급 1일을 추가 사용 가능 ▶ 미성년 자녀가 2명인 한부모 공무원: 유급휴가 최대 4일 ▶ 미성년 자녀 4명 중 장애인 자녀가 있는 공무원: 유급휴가 최대 6일 라. 형제·자매 사망 시 경조사휴가 확대(제20조 제1항 관련 [별표2]) - 형제·자매 사망 시 경조사 참여를 위해 부여하는 휴가일수를 3일로 확대 Ⅱ. 교원의 휴가 1. 휴가의 실시 원칙 가. 교원의 휴가는 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로 구분함. 나. 학교장은 휴가를 허가함에 있어서 소속 교원이 원하는 시기에 법정휴가일수가 보장되도록 하되,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함. 다. 학교장은 휴가로 인한 수업 결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 2. 휴가 등의 허가권자 및 절차 가. 휴가·지각·조퇴·외출과 근무지 내 출장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허가권자에게 미리 신청하여 사유 발생 전까지 허가를 받아야 함. 다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당일 정오까지 필요한 절차를 취하여야 하며, 다른 교원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음. 나. 정해진 시간까지 출근할 수 없을 때에는 소속기관에 미리 신고하여야 함. 3. 휴가일수의 계산 가. 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는 별개의 요건에 따라 운영. 휴가일수의 계산은 휴가 종류별로 따로 계산함. 나. 휴가기간 중의 토요일 또는 공휴일은 그 휴가일수에 산입하지 않음. 다만 연가를 제외한 휴가일수가 30일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그 휴가일수에 토요일 또는 공휴일을 산입함. 다. 법정휴가일수를 초과한 휴가는 결근으로 처리(결근일수가 해당 공무원의 연가일수를 초과한 경우 봉급 일액을 감함). Ⅲ. 교원의 연가 1. 재직기간별 연가일수(「국가공무원복무규정」) 2. 연가계획 및 실시 가. 연가의 사유: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고 실시하여야 하며, 수업일 중 연가를 쓰고자 하는 교원은 아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학교 업무 및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가 실시 ※ 수업일 연가 사유 [제1호]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일 [제2호]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기일 [제3호]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질병·부상 등으로 일시적인 간호 또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4호] 병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계속 요양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제5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석 수업 및 일반대학원 시험에 참석하는 경우 [제6호] 본인 및 배우자 부모의 형제·자매 장례식 [제7호] 본인 및 배우자 형제·자매의 배우자 장례식 [제8호] 본인 자녀의 입영일 [제9호]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나. 제9호 사유의 경우 학교장이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유 및 비고란에 ‘제9호’를 선택한 후 제9호에 해당하는 사유를 기재함. 다. 반일연가는 반일단위(근무시간 4시간 기준)로도 허가할 수 있음. 라. 조퇴·외출·지각의 경우 사유를 기재하여 NEIS 결재를 받도록 하되, 구체적인 사유 기재를 강요하지 않음. 마. 다음 연도 연가 사용 1) 교원(연도 중 휴직·퇴직예정자 제외)에게 연가일수가 없는 경우 또는 당해 재직기간의 잔여 연가일수를 초과하는 휴가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다음 재직기간의 연가일수를 다음 표에 따라 미리 사용하게 할 수 있음. 2) 미리 사용한 연가일수는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일수에서 뺌. 3) 재직기간의 연가일수를 미리 사용한 이후에 당해연도에 휴직·퇴직하는 경우 등에는 사용한 연가일수(복무규정 제16조의 제6항에 따라 미리 사용한 연가일수 포함)를 보유한 연가일수에서 차감하되, 이를 초과하여 연가를 사용한 경우는 결근으로 처리함. 바. 연가일수의 가산 1) 당해 연도에 결근·휴직·정직·강등 및 직위해제 사실이 없는 교원으로서 ‘병가일수가 1일 미만인 교원’과 ‘연가실시일수가 3일 미만인 교원’은 다음해 연가일수에 각각 1일(합계 2일)을 가산함. 다만 공무상병가만 사용한 경우 연가 가산 대상에 해당함. 2) 지참·외출·조퇴·반일연가 누계가 8시간 미만은 1일 미만이므로 연가 가산함. 3) 연가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단위로 계산하며, 미사용 연가는 다음 해로 이월 불가함. 사. 연가일수의 공제 1) 결근·정직·직위해제 일수 및 강등처분으로 인하여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일수가 있는 연도에는 이를 당해 연도의 잔여연가 일수에서 공제함(단, 휴직은 법령에 의한 의무수행이나 공무상질병(부상)으로 휴직한 경우를 제외한 휴직). 2) 해당연도 중 실제 근무하지 아니한 기간은 월로 환산하여 계산하되, 15일 이상은 1월로 계산하고 15일 미만은 이를 산입하지 아니하며, 산식에 의하여 산출된 소수점 이하의 일수는 반올림함. 3)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19조의 4에 따른 시간선택제 전환교사의 연가는 다음의 산식에 따라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시간단위로 실시함(시간선택제 교사제도 인사 운영 매뉴얼, 2023). 4) 지참·조퇴·외출·반일연가는 구분 없이 누계 8시간을 1일로 계산하여 공제함. Ⅲ. 교원의 특별휴가 ※ 특별휴가는 같은 날짜에 2가지 종류의 특별휴가를 함께 실시할 수 없음. 1. 경조사휴가 가. 경조사별 휴가일수 나. 경조사휴가의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날을 포함하여 전후에 연속하여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경조사휴가는 토요일·공휴일로 인해 분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분할하여 사용할 수 없음. 다. 다만 수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본인 결혼 및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0일 이내의 범위에서 사용 가능함(이 경우 휴가 사용 시 마지막 날이 30일 범위 내에 있어야 함). 라. 결혼휴가는 실제 혼인일(결혼식)과 혼인신고일 중 먼저 발생한 것을 사유로 봄이 바람직함. 마. 사망으로 인한 경조사휴가의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날 또는 그다음 날에 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 바. 경조사휴가기간 중에 공휴일 및 토요일은 휴가일수에 산입하지 않음. 다만 연가를 제외한 휴가일수가 30일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그 휴가일수에 토요일 또는 공휴일을 산입함. 사. 직계혈족 또는 법률상 가족관계로 등록된 경우에 사용이 가능함. 따라서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 그 자녀의 가족관계증명을 통해 경조사휴가를 부여할 수 있으나, 가족관계로 등록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부모님 등 가족에 대한 경조사휴가는 부여할 수 없음. 2. 출산휴가 가. 임신·출산한 교원에 대하여 출산의 전후를 통하여 90일의 출산 휴가를 허가할 수 있으며, 출산 전 기간이 45일을 초과할 수 없음(출산 후 45일 이상 확보). - 다만 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120일의 출산휴가를 허가할 수 있으며, 출산 후의 휴가기간이 60일 이상이 되게 함. - 휴가기간의 배치는 의료기관의 진단서에 의한 출산예정일을 기준으로 하되, 조산의 우려 등 특별한 경우는 예외 인정함. - 출산 전에 육아휴직 중인 경우에는 출산예정일을 기준으로 사전에 복직신청을 하고 출산휴가 신청에 대한 의사를 표해야 함. 나. 다음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출산 전 어느 때라도 최장 44일(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59일)의 범위에서 출산휴가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 - 임신 중인 공무원이 유산·사산의 경험이 있는 경우(인공 임신중절 제외) - 임신 중인 공무원이 출산휴가를 신청할 당시 연령이 만 40세 이상인 경우 - 임신 중인 공무원이 유산·사산 또는 조산의 위험이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한 경우 ※ 단, 유산·사산의 위험이 있다는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제출한 경우, 해당 여성 공무원은 병가 및 출산휴가 신청 가능 다. 임신 이후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로서 교원이 신청하는 때에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유산·사산휴가를 주어야 함. 다만 인공임신중절수술에 의한 유산의 경우에는 휴가를 부여하지 않음. 라.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3일, 1회에 한하여 분할사용 가능 마. 출산 및 유산·사산휴가는 산모의 건강을 고려하여 일정기간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며, 임신 중에 심한 입덧이나 부작용 또는 안정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에는 일반병가를 허가할 수 있음. 3. 난임치료시술휴가 가. 인공수정 등 시술을 받는 경우: 총 2일(시술 당일에 1일과 시술일 전날, 시술일 후 2일 이내이거나 시술 관련 진료일 중에 1일) 나. 동결 보존된 배아를 이식하는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경우: 총 3일(시술 당일에 1일과 시술일 전날, 시술일 후 2일 이내이거나 시술 관련 진료일 중에 2일) 다. 난자 채취를 하여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경우: 총 4일(난자 채취일에 1일, 시술 당일에 1일과 시술일 전날, 난자 채취일 전날, 시술일 후 2일 이내, 난자 채취일 후 2일 이내이거나 시술 관련 진료일 중에 2일) 라. 남성공무원: 정자 채취일에 1일 4. 여성보건휴가 가. 여성공무원은 생리기간 중 휴식을 위하여 매월 1일의 여성보건휴가를 받을 수 있음. 나. 이 경우 여성보건휴가는 무급 5. 모성보호시간 가. 임신 중인 여성공무원은 1일 2시간 범위에서 휴식·병원진료 등을 위한 모성보호시간을 받을 수 있음. 나. 근무시간 중의 적절한 시간을 선택하여 신청할 수 있으며, 승인 대상 여부는 병원에서 발급한 증빙서류(진단서·임신확인서·산모수첩 등)로 확인함. 다. 허가권자는 수업 등 학생지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판단하여 허가할 수 있음. 단, 육아시간과 중복하여 사용 불가함. 라. 모성보호시간 사용 시, 1일 최소 근무시간은 4시간 이상이 되어야 하며, 최소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연가로 처리함. ※ 예) 日 8시간 근무기준 • 모성보호시간 2시간, 연가 3시간 사용 시 → 연가 5시간 사용으로 처리 • 모성보호시간 2시간, 병가 4시간 사용 시 → 연가 2시간, 병가 4시간 사용으로 처리 6. 육아시간 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가진 공무원은 36개월의 범위에서 1일 2시간의 육아시간을 받을 수 있으며, 허가대상 여부는 병원의 출생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으로 확인함. 나. 육아시간은 본인의 신청에 따라 수업 등 학생지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근무시간 중의 적절한 시간을 선택함. 단, 모성보호시간과 중복 사용 불가함. 다. 36개월은 월(月) 단위로 지정하되, 사용에 대한 신청·승인은 일(日) 또는 주(週) 단위로 1일 2시간 범위 내에서 할 수 있음. 사용한 날(日)을 기준으로 1일을 공제하며, 2시간 미만의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1일을 사용한 것으로 봄. 라. 자녀가 만 9세에 달한 날(日),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날 남아있는 육아시간은 소멸되며, 만 8세 이하와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자녀 1인당 각각 사용할 수 있으나, 동일한 날(日)에 중복하여 사용할 수 없음. 마. 육아시간 사용 시 일(日) 최소 근무시간은 4시간 이상이 되어야 하며, 최소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못한 육아시간 사용은 연가로 처리함. 바. 月 단위 이상 연속하여 사용한 경우는 합산하여 해당 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계산함. ※ (예①_ 4.1.∼5.30.까지 사용한 경우 2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봄. ※ (예② _ 2월이 28일인 경우 30일이 안 되더라도 1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봄. 사. 月 단위 이상 연속하여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사용일수를 합산하여 20일마다 1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계산함. 7. 수업휴가 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재학 중인 교원의 출석수업 참가를 위하여 연가일수를 초과하는 출석수업에 대하여 수업일수를 얻을 수 있음. 나. 법정연가를 먼저 사용한 후 부족한 일수에 한하여 인정함. 8. 재해구호휴가 가. 수해·화재·붕괴·폭발 등의 재해 또는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교원과 재해 또는 재난 발생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교원은 5일 이내의 휴가 가능함. 나. 대규모 재난 피해를 입은 교원은 10일 휴가 가능함. 9. 포상휴가 가. 국가 또는 당해 기관(학교)의 주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탁월한 성과와 공로가 인정되는 교원에게 10일 이내의 포상휴가를 승인할 수 있음. 나. 기관장(학교장)은 포상휴가제의 취지를 감안, 이를 신중하게 승인하여야 함. 10. 가족돌봄휴가 가. 자녀·배우자·부모(배우자의 부모 포함)·조부모·손자녀 돌봄을 위하여 연간 10일 이내 가족돌봄휴가를 받을 수 있음. 나. 자녀돌봄 사유는 유급휴가로 연간 2일(16시간)의 범위에서 자녀돌봄휴가를 시간단위로 사용할 수 있음. 자녀수에 1을 더한 일수의 범위로 가능함. 다만 장애인인 경우 또는 교원이 「한부모가족지원법」 제4조의 모 또는 부에 해당되는 경우는 연 3일 가능함. ※ 장애인 자녀가 있거나 한부모 공무원은 유급 1일을 추가하여 사용 가능함. 다. 자녀돌봄 사유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 및 「초·중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주최하는 행사(입학식·졸업식·학예회·운동회·참여수업 등), 교사와의 상담, 자녀의 병원진료(예방접종 포함), 어린이집(학교) 휴원(교), 질병, 사고 등 11. 임신검진휴가 가. 여성교원의 임신검진을 위해 임신기간 동안 10일 이내 임신검진 휴가 부여 나. 반일 또는 하루 단위 신청 가능. 3일 이상 연속사용 시 증빙자료 제출 12.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휴가 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5조에 따른 교육활동 침해의 피해를 받은 교원 나. 피해교원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5일의 범위에서 특별휴가를 부여할 수 있음.
들어가며 ‘윌드클레스’란 체육 분야에서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갖춘 선수를 말한다. 유명 축구선수의 어린 팬들에 대한 친절, 후배 피겨스케이터들을 위한 기부 등 세계적인 실력에 아름다운 인성 스토리가 누적될 때 ‘세계 최상급’이라 칭한다. 이처럼 월드클레스인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나라의 최대 역량은 ‘인성’이다. 촉법소년 문제와 갑질 논쟁,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등 일련의 사건들은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였다. 경제성장과 빠른 사회변화에 대한 가정과 학교의 부적응 결과다. 소비 과잉, 경쟁 가열, 획일적 입시교육, 가족 내 역할 변화 등은 가정과 학교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인성교육을 소홀하게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 사회의 존립과 유지의 기본이 되는 인성역량은 선천적인 요인 이외에 후천적인 학습과 환경에 따라 변화도 가능하다. 따라서 교육으로 성장이 가능한 인성역량 강화를 위해 가정과 학교의 역할 재조명이 필요하다. 관계 중심 인성교육은 나와 타자와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철학적 접근이며, 실천적 방안이다. 이번 호에서는 인성교육을 공동체적 관점(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살펴본다. 공동체 속에서의 관계 맺음과 관계 유지를 위한 갈등해결과정 등을 통해 인성교육의 실천적 내실화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인성교육의 개념 및 목표 인성은 성격·성품, 도덕적 사회적 관계를 넘어 감성적인 행동 특성까지 다양하게 포괄한 개념이다. 인성교육이란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1이다. 즉 사회에서 잘 어울리고, 갈등 조절을 잘하며, 잘 협력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다. 현대의 인성역량은 핵심 가치 및 덕목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공감·의사소통능력이나 갈등해결능력 등이 통합된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학교급별 인성교육 목표를 제시하였다. 자신·타인·민주시민 등 관계적 확장과 일상생활에서 진로에 이르는 공간적 확장을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였다. [PART VIEW] 인성교육의 문제점 및 관계 중심 인성교육의 필요성 가. 현행 인성교육의 문제점 인성교육이 강조되면서 필요성은 커졌으나 정작 인성교육은 소홀해졌다. 전통적으로 이루어졌던 학교·가정·지역이 행하던 인성교육의 관점과 요구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의 어려운 점과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성교육은 규정보다 광범위하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 핵심 가치를 8가지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바른 것, 인간다운 품성에 해당되는 것이라면 모두 인성교육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통념이며, 규격화하기 어렵다. 둘째, 인성교육의 주체 간 협력이 어렵다. 학생의 생활권은 가정·학교·지역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은 학생이 있는 모든 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가정과 지역은 학교에서, 학교는 가정에서 주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셋째, 인성교육 책무성 환경이 악화되었다. 예방적 인성교육은 학급 단위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인성교육이 정말 필요한 경우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절차나 명분이 부족한 경우 ‘아동학대’로 몰릴 우려가 있다. 넷째, 인성교육 교육과정의 체계가 부족하다. 학력은 인성교육에 비해 우선시되었다. 이에 비해 인성교육은 수업과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 연계로 부분적으로 진행되었을 뿐 수업의 중심을 이루지 못한다. 나. 관계 중심 인성교육의 필요성 관계 중심이란 인성이 발휘되는 대상과 관계에 집중한다. 관계 중심 인성교육은 자신·타인·공동체·자연 등과 주고받는 관계를 통한 상황에서 협력을 통한 실천적 인성교육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계 중심 인성교육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이해를 확장한다. 관계의 출발은 자신에서 시작한다.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과 관계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철학적 물음과 성찰을 통한 자신의 이해는 자살 등 위기상황을 예방한다. 둘째, 사람 간 관계의 원리를 이해한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사람 사이에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성교육의 덕목은 같다. 대인관계 상황을 구체적 상황으로 학습하면 원리를 이해하기 쉽다. 셋째,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회적 협력이 가능하다.2 공동체인식은 가정·학교·지역에서 다수의 일원으로 협력하면서 가능하다. 공동체 속에서 주고받는 관계를 통해 협력적 인성교육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넷째, 자연과의 관계를 통한 힐링이 가능하다.3 인성교육은 문제해결과 협력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과정에 갈등 조정을 위한 감정조절은 매 순간 진행되며 치유가 필요하다. 자연과 편안한 관계는 힐링을 수반한다. 인성교육 종합계획 정책 현황 및 방향 교육부장관은 인성교육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야 한다.4 교육부는 2016년 제1차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2021년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하였다. 가. 인성교육 종합계획 정책의 변화 인성교육 종합계획 정책은 수립 당시의 사회적 요구와 학교 현장성을 반영한다. 두 차례에 걸쳐 수립된 인성교육 종합계획 정책의 주요 흐름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 내 교육 관련성을 강조하였다. 일회성 행사나 체험프로그램 중심에서 인권교육·양성평등교육·민주시민교육 등 관련성을 가지고 구성하였다. 둘째,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명시하였다. 학교와 교원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 산발적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기관별 역할을 체계화하였다. 셋째, 추진과제를 간소화하고 온라인 환경 등 변화하는 사회를 반영하였다. 유사 중복과제를 통합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필요한 내용을 추가하였다. 넷째, 학교에 지원사항을 명료화하였다. 중앙부처 등 정책수립 및 지원부서는 학교교육과정 편성 시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내용을 사전에 안내한다. 나.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5의 운영 방향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은 정책 인식을 제고하고 효과성에 대한 고민에서 수립되었다. 추진 성과에 대한 평가 신뢰도 및 현장 적합성 등을 통해 인성교육을 구현하고자 수립하였으며 구체적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성교육 비전은 ‘미래 사회를 주도할 인성역량을 갖춘 민주시민 육성’으로 정하고 시민적 인성과 도덕적 인성 함양을 목표로 하였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각각 네트워크 운영 등으로 지원체제를 구축한다. 둘째, 인성교육 친화적 학교환경을 조성한다.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 및 가정·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교육을 추구한다. 가족친화적 사회·환경조성은 전 부처 공동의 협업이 필요한 분야이다. 셋째, 학교교육과정 내 인성교육을 안착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주제별 인성교육을 체계화하였다. 교육과정 시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부 주도로 해당 부서와 협업을 통해 체육·예술교육·인문소양교육·미디어리터러시교육·환경교육 등 관련성 높은 교육정책을 연관성을 가지고 제안하였다. 넷째, 인성교육 역량을 강화한다. 인성교육 관련 연수의 법제화, 인성교육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운영, 교사연구회와 학습동아리 운영 등으로 교원 네트워크 구축,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인증제 등을 지원한다. 관계 중심 인성교육 내실화 방안 관계 중심 인성교육은 관계적 확장과 공간적 확장에서 시작한다. 관계적 확장은 나 자신에서 시작하여 두 사람 간, 다수 간으로 인원의 확장을 통한 인성교육을 말한다. 공간적 확장은 가정·학교·지역으로 확장을 의미한다. 또한 인성교육은 타 교육정책과 연결되어 있으며 관계 중심 내실화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 이해 및 긍정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지각과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고 조절하는 자기이해지능(Intrapersonal Intelligence)은 주체적·객체적 자기를 잘 알게 한다. 자기 이해는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감정을 가졌고,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등 이해하는 능력이다.6 자기이해지능을 높이기 위한 인성교육으로 꾸준한 명상, 생각과 감정을 성찰한 일기 쓰기, 1인 1악기 교육 및 예술교육, 체육활동 등이 있다. 둘째, 타인 존중 및 언어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타인과의 관계는 언어로 시작한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언어를 통한 소통으로 표현된다. 좋은 관계를 위해 경청·공감·존중·감사·정직·관찰 등 여러 덕목이 필요하다. 일상적 교육은 가정에서 이론적 철학적 접근과 실천은 학교에서 효과적이다. 이러한 타인 존중 및 언어 인성교육을 위해 바르고 고운 말 사용하기, 경청하기, 존중어 사용하기, 친구사랑의 날 편지 쓰기, 갈등이 생겼을 때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등이 있다. 셋째, 협력적 민주시민을 위한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사회생활은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의 과정이다. 각자가 지닌 재능과 인품을 서로 맞추는 집단지성을 통해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초연결사회가 되면서 신뢰의 가치, 공동체의 일원으로 협력하는 역량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러한 인성교육을 위해 학급규칙 및 책임 규약 정하기, 단체 체육활동, 토의·토론학습, 협력학습, 봉사활동 등 여러 사람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통해 인성 덕목이 내면화되도록 한다. 넷째, 자연 친화적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정서적 안정과 감수성 함양은 자연을 통해 일어난다.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 산업사회의 발달은 기후위기를 초래하였다. 인간이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순응하는 인성교육은 미래 생존과 관련된다. 전 세계적인 문제를 직접 실천하는 능력은 자발성과 더불어 인성이 필요하다. 에너지 소비 감축, 대중교통 이용, 분리수거, 식단개선, 신재생 에너지 이용 등 활동은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통해 인간을 보호하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다섯째, 가정·학교·지역의 공감대 형성 및 지원체제를 견고히 한다. 인성교육은 미래세대의 인성을 위해 삼 주체가 함께 진행해야 한다. 다만 그 방법과 명분이 정당하여야 한다. 인성교육 지원을 위해 학부모교육과 지역주민에 대한 교육, 인성교육에 대한 교사 역량 강화,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교육지원청의 역할 등이 필요하다. 마치며 이상 관계 중심 인성교육 내실화 방안에 대해 제안하였다. 관계 중심 인성교육은 개인에서 다수로 진행되는 관계적 확장과 성장하면서 넓어지는 공간적 확장을 바탕으로 한다. 관계 중심 인성교육 내실화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 이해 및 긍정적 사고를 위한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둘째, 타인 존중 및 소통을 위한 언어 기반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셋째, 협력적 민주시민을 위한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넷째, 자연 친화적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다섯째, 가정·학교·지역의 공감대 형성 및 지원체제를 견고히 한다. 조벽 교수는 ‘인성이 실력이다’라며 글로벌 창조 시대 인성교육을 강조하였다.7 빠른 사회의 변화로 가정과 학교가 삶의 방법과 인식의 변화에 대응이 늦어 생긴 결과가 인성교육의 어려움이다.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 이론처럼 물질적 풍요에 따라 생리적·본능적 욕구는 충족되었으나, 현대는 존중과 사랑, 소속감 등의 결여로 인성교육이 강하게 요구된다. 앞으로 미래는 신뢰와 인성의 사회로서 더불어 살아갈 때 행복감과 자존감이 살아날 것이다.
독서하지 않는 아이들, 독서교육의 필요성 현재 우리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기기를 접하여 알파세대라고 칭해진다. 알파세대들은 기술에 능통하며, 주의집중시간이 짧고, 영상과 이미지를 선호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및 대응 전략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국어성적과 문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학생들이 인쇄매체보다 영상매체를 접하는 비율이 증가한 점이 문해력 저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문해력 향상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이다. 하지만 독서습관이 없는 학생들은 책이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학생들이 독서를 즐기고, 읽고, 말하고, 쓰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독서를 통한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독서에 흥미를 느끼고, 몰입감 있는 독서를 통한 문해력 향상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왜 인공지능-독서 융합 프로그램인가? 제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수동적인 삶이 아닌 주체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초 소양에 디지털 소양이 들어간 것처럼 디지털 기반 교육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에 잠식되는 존재가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도구로써 활용하고, 인공지능을 능가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미래핵심역량을 함양해야 한다. 미래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이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는 교사 주도의 전달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문제상황 속에서 해결방법을 찾는 방식의 수업이 필요하다. 미래 인재에게는 다양한 문제상황에서 협력적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능력을 키우고, 단순 암기 위주의 지식 처리에서 벗어나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PART VIEW] 이에 필자는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책과 함께하는 인공지능 융합 메이킹 교육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책을 통해 문해력과 감수성을 함양하면서 다양한 공학적 도구와 메이킹 수업을 통해 창의적인 학습결과물을 내는 노벨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미래핵심역량을 키워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학습주제에 맞는 책(Novel)을 선정하여 책 속에서 찾은 문제를 다양한 공학적 도구(Engineering)들을 활용하여 해결하는 ‘노벨 엔지니어링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핵심역량을 길러주는 프로젝트형 수업을 개발하였다. 노벨 엔지니어링(Novel Engineering: NE) 교육이란? 노벨 엔지니어링은(Novel Engineering: NE) 미국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의 센터 CEEO에서 오랫동안 연구해 온 공학 교육방법으로 소설(Novel)과 공학(Engineering)이 융합된 수업모형이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 문제를 이해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설계하여 공학적인 설계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동시에 문해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활동을 주로 실행한다.1 노벨 엔지니어링은 연구자와 단체에 따라 다양한 절차가 제시되었다. 제시한 단계별 수업모형은 다음과 같다. 단계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학생들은 책을 읽은 후 스스로 문제를 찾고, 공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자신의 해결방안을 썼을 때 책 속의 이야기가 어떻게 바뀌겠는지 예상하여 이야기를 다시 쓰는 활동을 한다는 공통점을 도출할 수 있다. 본 수업에서는 이러한 단계를 초등 수준에 맞게 문제상황 확인, 해결방법 찾기, 창작물 만들기, 이야기 재구성하기의 4단계로 재구성하여 S.T.E.P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S.T.E.P 프로그램이란? 본 수업은 책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읽고 아동인권문제에 대해 인식하여 그 문제를 해결해 보는 수업이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한국 학생이 장래희망이 화가라는 이야기를 할 때, 다른 나라 아이들은 기본적인 아동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야기를 하자 ‘거짓말이지?’라는 말에 ‘아니 거짓말 같은 우리의 진짜 이야기란다’라는 대사로 책이 마무리된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읽고 멍한 눈빛을 보였다. 실제로 아이들의 머릿속에도 ‘거짓말이지?’라는 말이 차지하는 것 같았다. 마침 학교에서도 아동인권교육에 대해 수업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이들과 이 책을 읽고 아동인권보장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하였다. UN 아동인권선언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아동인권문제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우리 반은 아동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홍보를 위해 효과적인 홍보 노래를 만들기로 하였다. 학생들은 아동인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탐구하며,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몰입감 있는 독서와 더불어 실천적인 문제해결능력과 사회적 책임감을 기를 수 있었다. 아동인권 노래 만들기 문제해결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공학적 도구로 활용한다. 아동인권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사와 노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작사와 작곡을 직접 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작사·작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려준 후 수업에 적용할 수 있게 하였다. 먼저 작사는 ‘뤼튼’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뤼튼’을 통해 아동인권에 대한 작곡을 해주도록 생성형 AI에 페르소나4를 부여한다. 학생들이 아동인권 노래에 들어갔으면 하는 내용을 생성형 AI에 넣으면 이를 기반으로 원하는 가사를 생성할 수 있다. 이때 유의할 점은 학생들에게 생성형 AI가 산출한 가사를 그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생성형 AI는 문제해결 도구로써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체성은 학생이 가지고 가야 한다. 가사를 만든 이후에는 ‘suno AI’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 프로그램은 원하는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작곡해 주며, 그 노래의 가사에 맞추어 노래도 함께 불러준다. ‘suno AI’ 역시 교사의 지도하에 사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노래를 다 만든 후에는 동학년 친구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아동인권에 대한 홍보를 한다. 이후에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뒷이야기를 바꾸어 써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은 ‘아동인권 노래 만들기’ 수업과정에서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얻게 되며, 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AI와 예술이 결합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아동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책 속에서 찾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실천적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아동인권 노래의 홍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세상에 닿을 수 있다는 희망감을 가질 수 있다. ● 1단계 _ 책 속에서 문제 찾기: 책을 읽고 문제 찾기(1~2차시) • 거짓말 같은 이야기 책 읽기 • 책 속에서 문제 찾아보기 거짓말 같은 이야기 책을 읽고 학생들은 책의 제목·표지·삽화를 보고 내용을 예상해 본다. 책을 읽으며 짐작한 내용과 실제 내용을 비교하고, 가장 가슴에 와닿는 부분을 소리 내어 읽어본다. 학생들은 빈 의자 기법을 통해 주인공의 감정에 공감하고, 책 속 주인공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책 속의 아이들이 겪는 문제가 현재 우리와 함께 사는 시대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하며, 아동권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 2단계 _ 문제해결방법 찾기: 문제해결방법 찾아보기(3~4차시) • 아동인권의 중요성 알아보기 • 국제아동권리협약 이해하기 • 문제해결방법 생각하기 아이들은 문제해결방법을 찾기 전에 아동인권의 중요성을 학습한다. UN 아동권리협약을 이해하고, 아직 세계에는 아동권리가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아동인권 삼각책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아동권리보장을 위한 마음을 다진다. 문제해결을 위해 모둠별 토의를 진행하고, 아동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홍보방법을 논의하며, 공유한다. ● 3단계 _ 문제해결하기: 아동인권 홍보 노래 만들기(5~6차시) • 아동인권 노래에 들어갈 내용 협의하기 • 아동인권 노래 작사하기 • 아동인권 노래 작곡하기 학생들은 문제해결방법으로 채택된 아동권리 홍보 노래를 만들기 위해 작사와 작곡을 한다. 작사는 교사가 제시한 작사 프로그램을 통해 모둠에서 원하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무조건 생성형 AI에 의지하여 작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은 사전에 우리의 노래에 어떤 내용과 분위기가 들어가면 좋을지 충분히 상의한다. 이때 지난 학습 때 했던 아동권리협약 내용을 참고하여 아동이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들의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AI를 통해 생성된 가사를 확인하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수정한 후 학급 패들렛에 제출하도록 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지만 창작의 주체성은 아이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은 패들렛에 올라온 다른 모둠의 가사를 함께 보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 수정해 나간다. 작사가 완료되면 suno AI를 통해 아동권리 홍보 노래를 작곡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은 가사를 보며 본인들의 노래가 어떤 분위기면 좋을지 작성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교사는 AI를 활용하여 곡을 생성해 준다. 모둠별로 여러 개의 곡을 제안하고 그중에 원하는 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모둠별로 완성된 노래를 가지고 아동권리 노래 음악회를 열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노래를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협력적 의사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창작활동을 통해 아동인권의 중요성을 홍보할 수 있다. ● 4단계 _ 이야기 고쳐쓰기: 뒷이야기 고쳐쓰기(7차시) • 아동인권 홍보 노래 홍보 후 뒷이야기 생각하기 • 뒷이야기 바꿔쓰기 음악회가 끝난 후, 학생들은 아동권리 홍보 노래 음악회를 한 후의 느낌을 이야기하며 감상을 나눈다. 이러한 실천적 문제해결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뒷이야기를 바꿔 쓰도록 한다. 이때 글쓰기 AI 코스웨어를 활용하여 학생들은 맞춤법검사를 통해 정제된 문장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 교사가 원한다면 AI 글쓰기 작성 도움을 통해 학생들이 더 풍부한 내용의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은 아동인권보호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마지막 뒷이야기 바꿔쓰기를 통해 학생들은 프로젝트 활동의 내용들을 되돌아보고 배운 내용을 내면화하면서 몰입감 있는 독서와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다.
수학적 모델링이란? 수학적 모델링은 수학을 사용하여 표현하고 분석하고 예측하거나, 실세계 현상에 통찰력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수·학습방법으로서 수학적 모델링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생활 주변이나 사회 및 자연현상 등 다양한 맥락에서 파악된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학적 개념·원리·법칙을 탐구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실생활 문항들이 실제 세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수학의 유용성을 실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수업목표를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를 수학적 절차를 거쳐 해결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교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어떤 문제를 제시할 것인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를 선택할 때, 단순한 수식 계산을 넘어선 실제적이고 자연스러운 문제해결과정을 포함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환경·경제·기술 등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면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좋다. 또한 문제해결과정에서 수학적 원리와 개념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최신 기술 트렌드나 사회적 이슈와 연결된 문제를 제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 수학적 절차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문제를 제시한 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되, 필요한 경우 교사가 적절히 개입하여 학생들이 수학적 절차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스캐폴딩 기법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질문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가정을 세워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또한 평가기준과 연결되는 발문을 통해 학생들이 수학적 사고과정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게 한다. [PART VIEW] ● 학생들의 몰입감을 높일 방법은 무엇인가? 고등학교 학생 중 상당수는 수능형 문제가 아니라면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실세계의 문제라 할지라도 당장 자신에게 필요한 문제가 아니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문제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제와 관련된 사전 영상을 시청하거나, 충분한 사전 설명 시간을 통해 문제의 중요성과 관련성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문제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참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 ● 한 번의 수업으로 끝날 것인가? 대다수 학생은 수학적 모델링의 경험이 부족하다.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수학 관련 활동은 대부분 자료조사나 어려운 문제해결과 같은 단편적인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본 수업에서 수학적 모델링 감각을 기른 학생들이라면, 이후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학생들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으며, 문제해결능력과 창의성을 배양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지속적인 학습과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수학의 유용성과 실용성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교수·학습 흐름도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학생마다 큰 편차가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활동을 진행할 때는 팀을 구성하여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팀을 구성할 때는 수학적 능력뿐만 아니라 수업 참여의 적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문제해결과는 달리, 이 과정에서는 의견교환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므로 학생들의 적극성이 문제해결의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수학적 절차를 통한 문제해결은 두 차시에 걸쳐 이루어지며, 많은 학생이 값을 도출한 후 문제해결이 완료되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도출된 값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며, 교사는 이를 유도하기 위해 적절한 질문을 제시해야 한다. 교수·학습흐름도에서는 교사가 제시한 문제를 해결한 후 프로젝트 수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사전에 다양한 문제해결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좋다. 실세계 문제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유형의 문제를 경험하게 하면 추후 프로젝트 수업의 성과가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적절한 문제를 선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올바른 접근을 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학생들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수학적 모델링 문제 수학적 모델링 문제는 다음과 같이 문제상황과 단계별 해결과제를 제시하였다. 학생들은 문제상황을 접한 뒤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 단계의 질문을 제시한다. 곧바로 ‘철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문제해결의 단계를 세분화하여 제시함으로써 수학적 접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이 문제는 흔히 알려져 있는 철로 설계에 관한 문제이다. 단, 문제상황에서는 최소한의 조건만을 제시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세부조건에 대한 가정을 세워야 한다. 더 풍부한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철로를 놓기 위한 도시를 직접 선택하고 해당 도시에 관한 데이터(연교차, 철로 구획의 길이 등)를 스스로 조사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수업을 진행하는 이유 학생들은 종종 “선생님, 이거 어차피 나중에 안 쓰잖아요”라는 불만을 제기하곤 한다. 아무리 수학의 유용성을 설명해도, 학생들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문이 실제 사회에서나 일상생활에서 어떤 도움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싶었다. 이 수업을 진행한 후, 학생들은 처음으로 “수학을 왜 배우는지 알겠어요”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이러한 경험은 교사로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해준다. 이후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다양한 주제들이 학생들로부터 제시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의 자습실 공간 개선’, ‘개인 선호도에 따른 자리 추천 시스템’, ‘급식실까지 가는 효율적인 경로 탐색’ 등과 같은 실제적이고 의미 있는 문제들이 다루어졌다. 이는 학생들이 수학을 단순히 이론적인 학문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업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 전달 이상의 의미를 제공하며, 그들이 수학적 사고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수학이 단지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닌, 실생활에서의 문제해결에 필수적인 도구임을 깨닫게 된다.
도서관 활용수업의 목적은 무엇일까? 도서관 활용수업은 교실이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의 정서적인 환기, 책과 가까운 환경으로 독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함도 있겠으나, 이는 본질적인 목적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정보센터로서 다양한 정보자료를 제공하여 교과서 밖의 폭넓은 지식을 탐험하는 교육활동을 지원한다. 정보 전문가인 사서교사가 있다면 도서관 안팎에 존재하는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며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다양한 탐구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본 사례는 2023년 2학기 동안 인문계고등학교 1학년 5개 반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합사회과목과 사서교사의 협력수업이다. 수업주제는 ‘사회현상을 나타내는 AI 주제 사진전’으로, 통합사회의 학습영역 중 세계화·국제 갈등·인구문제·미래 사회의 4개 단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개 주제당 4차시, 약 15차시 동안 학생들은 정보를 탐색하며, 교과내용을 학습하고, 이를 표현하는 사진을 생성형 AI로 제작했다. 통합사회는 세상을 읽는 눈을 길러주는 과목으로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때문에 실제적인 경험이 중요한 교과라고 생각하지만, 입시와 평가 부담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시간 강의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의식 수업의 이점도 분명히 있으나, 현 교육계의 기조는 학생 활동 중심의 자기주도적인 탐구학습을 통한 내재적인 발현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의 활발한 수업 참여와 내실 있는 탐구활동에 대한 고민으로 본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생성형 AI로 사회교과와 정보활용교육 융합하기 그렇다면 요즘 정보활용 분야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바로 생성형 AI 기술이다. 무엇이든 대답해 주는 챗GPT부터 그림·문학·영상·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 생성형 AI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인간을 불필요한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도구에서 멈출지, 아니면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적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에 대한 개인적 선호는 차치하고,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활용은 메타인지능력과 연결된다.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깨닫고,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프로그램의 이해 수준에 맞게 질문을 생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헌정보학에서 정보활용교육의 주된 교육목표는 이러한 질문, 즉 자신의 정보 요구를 잘 파악하고 질문을 잘 설계하여 원하는 정보를 잘 찾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있다. 따라서 본 수업은 사회교과와 정보활용교육, 두 측면의 교육목표를 융합하여 설계하였다. [PART VIEW] 우선 사회교과에서는 학생들이 해당 단원의 교과지식을 주체적으로 습득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표현함으로써 보다 실제적이고 내실 있게 학습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정보활용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이해 수준과 정보 요구를 메타적으로 파악하여 질문하는 힘을 기르고, 다양한 정보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는 목표를 가진다. 두 가지가 융합하여 다양한 정보자원을 활용해 교과지식을 학습하고, 학습한 내용을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표현하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수업의 실제 활동은 총 4단계로 진행되며, 모든 시간에 교과교사와 사서교사 2명이 함께 들어가 진행했다. ● 1단계 _ 교과서를 통한 주제 학습 단계 학생들은 교과교사와 함께 교과서를 통해 해당 단원의 지식을 일차적으로 학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해당 주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내용과 더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생각한다. ● 2단계 _ 주제 관련 읽기자료를 통한 예비 탐색 단계 학생들은 사서교사가 준비한 주제 관련 읽기자료를 훑어보며 더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확실히 정하게 된다. 주제 관련 읽기자료란 교과 내 주제를 보다 폭넓게 다룬 책으로 한 시간 내에 읽을 수 있게 다양한 주제를 한 챕터 정도 분량으로 준비했다. 이때 읽기자료는 사서교사에 의해 1차 선정되고, 교과교사의 검토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우선 사서교사는 주제 관련 읽기자료의 목록을 목차 형태의 한 페이지로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학생들은 목차를 보고 관심 가는 주제를 골라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하고 해당 주제에 대한 추가 탐구 여부를 결정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주제를 본다. 이때 정하는 주제로 사진을 제작하게 된다. 주제 관련 읽기자료의 예시와 활동지는 다음과 같다. •주제 관련 읽기자료 - 교과: 통합사회2 - 자료: 활동 1 ‘세계화와 평화’ 단원 읽기자료 안내 - 활동 가이드 1) 제시된 읽기자료 목록을 살펴본다. 2) 내가 해볼 만한, 마음에 드는 자료를 가져간다. 3) 너무 쉽거나 어려우면 다른 자료를 가져간다. 4) 읽으면서 활동지를 수행한다. 5) 다 읽은 후 옆 모둠과 서로 자료를 돌려본다. - 읽기자료 안내 ● 3단계 _ 온라인을 통한 확장 탐색 단계 학생들은 이전 차시동안 더 탐구할 주제를 정했다. 우선 해당 주제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을 적어보고 검색 키워드를 정리한다. 사서교사는 검색 키워드 만드는 법을 교육하고, 학생들이 작성한 내용을 검토한다. 또한 해당 주제를 검색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사이트와 검색 전략을 안내하고, 정보의 질적 평가기준을 통해 적합한 정보만 수집하도록 활동지를 제공한다. 교과교사는 학생들이 정한 추가 탐구주제가 교과단원에 적합한지, 조사한 내용이 정확한지를 검토하고 피드백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이미지로 표현할 주제를 확정하고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주제를 설명하는 글을 작성한다. ● 4단계 _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제작 단계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선택한 주제와 사회현상을 표현하는 사진을 만든다. 이때 무료로 사용이 가능한 bing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활용했다. 우선 학생들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상상하며 활동지에 AI에게 요구할 명령어를 작성한다. 사서교사는 AI가 명령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구조를 알려주고 학생들이 작성한 명령어를 검토 및 피드백한다. 이후 사진을 제작하는데 학생들은 현재까지 조사한 자료를 정리하고 이에 대한 자기 생각을 덧붙여 사진에 대한 설명자료를 제작한다. 여기에는 사진을 제작한 이유, 주제에 대한 설명, 이에 대한 자기 생각과 참고자료의 출처가 포함된다. 패들렛에 사진과 설명자료를 업로드하면 활동은 끝난다. 교과교사는 학생들이 제작한 이미지와 설명자료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피드백한다. 수업의 의의 해당 활동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이 졸지 않고 모든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모든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직접 골라 원하는 만큼 조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율성이 학생들의 참여 의지를 돋우고 내실 있는 학습결과를 만들어냈다. 물론 수행평가로 운영되어 점수도 고려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수업과정에서 주제 선정과 탐구활동에 호기심과 적극성을 보였다. 둘째, 교사 2인 체제의 학생 활동형 수업으로 학생들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이 이뤄졌다. 교사가 계속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수행을 관찰하는 형태로, 학생들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교사에게 질문했으며, 2명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보다 효과적인 피드백이 가능했다. 교사가 전 과정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방향만 제시하고 활동하게 하려면 수업설계 단계에서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혼란에 빠지거나 중간에 포기하지 않게끔 잡아줄 수 있어 적극적인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지필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전 차시 학생 활동형으로 운영했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에서는 지필과목의 경우 이러한 활동형 수업은 수행평가 시, 4차시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시험 진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활동형 수업이 이벤트성이 아닌, 충분히 교과목표에 맞는 지식 습득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 시험 진도에 대한 부담 없이 원활하게 운영되었다. 다만 전 주제의 제작물이 수행평가였던 탓에 추후 평가해야 할 결과물이 500개가 넘어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넷째, 교과교사의 수업 부담을 경감하였다. 학생 활동 중심이라는 낯선 도전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함께 하는 수업설계와 진행으로 인해 실제적인 운영에서의 부담이 많이 줄었으며 내실 있는 세특 작성이 가능했다. 교사에게 있어 생활기록부 작성은 항상 고충인데, 학생들 모두 활동내용이 풍부해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다섯째, 학생들은 탐구활동을 위한 다양한 정보자료와 탐색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 고등학교의 경우 자율탐구활동이 많은데, 학생들은 주제 선정과 정보탐색방법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활동에 놓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해당 수업을 통해 생성형 AI에게 질문하는 법, 빅카인즈·지식백과 등 신뢰도 높은 검색 사이트, 목차를 활용한 발췌독 방법, 출처 작성법 등을 익힐 수 있었으며 추후 다른 교과에서의 탐구활동에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는 감상을 남겨주었다. 현재 사서교사의 배치율은 전국 초·중·고를 합쳐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학교도서관과의 협력수업은 학생들에게도, 교과교사에게도 많은 이점을 남김에도 불구하고 사서교사의 부재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서교사가 있더라도 교육현장에는 여전히 낯선 존재라 수업이 성사되기 다소 어렵다. 하지만 한 번 경험한 사람들은 계속한다.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특히 사서교사와의 협력수업은 학생에게 개별화된 맞춤형교육과 활동 중심의 탐구학습, 미래지향적인 지식정보처리역량을 강조하는 본 교육의 흐름에 맞춘 최고의 활동이라 자부한다.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역할에 대한 인식과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길 희망한다.
“학교는 좋은 삶의 루틴을 만드는 곳” “당신이 뭘 먹는지 알려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샤브랭의 말이다. 이 말은 이렇게도 바꿀 수 있을 듯싶다. “당신 일상의 루틴을 알려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일러주겠다.” 삶은 결국 매일 거듭되는 일상이 쌓여 만들어진다. 직장인에게는 직장인의 루틴이, 프리랜서에게는 프리랜서 나름의 루틴이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좋은 삶의 루틴’을 갖추도록 돕는 곳이다.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시간 맞추어 오기만 해도,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함을 갖추게 될 터다. 시간에 맞추어 꼬박꼬박 급식을 먹는다면 규칙적인 식사습관이 몸에 밴다. 나아가 학교일과에 꾸준히 참여하여 성실하게 활동을 거듭한다면 튼실한 몸과 풍성한 교양을 갖추게 될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일상이 무너졌던 상황을 떠올려 보라. 학교는 ‘좋은 삶의 루틴을 갖추게 하는 곳’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듯싶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좋은 일상 루틴에 익숙해지도록 돕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정작 선생님들은 어떨까? 학교의 루틴이 거듭될수록 교사의 삶도 훌륭하고 바람직하게 바뀌어 갈까?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란 쉽지 않다. 반복되는 일 탓에 나날이 소진되어 가는 분들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불행한 교사가 행복하고 건강한 교육을 펼치기란 쉽지 않다. 선생님 스스로 자기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건강한 일상의 루틴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연수가 효과 없는 이유” 이 물음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22)는 답을 준다. 그는 습관(hexis)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철학자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이렇게 말한다. “제비 한 마리가 날아왔다고 봄이 오지는 않는다. 또한 하루아침에 여름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인간이 진정 행복해지는 것도 하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말을 곱씹어 보라. 교원의 그 많은 좋은 연수 강의들이 왜 효과가 없었는지 다가올 테다. 머리로 깨달았다고 내 삶이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 행복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꾸준히 나를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 학교의 일과는 쳇바퀴 돌 듯 반복된다. 익숙해지면 무슨 일이건 심드렁해진다. 가슴 뛰는 일, 부푼 기대에 달뜨게 하는 상황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다 보면 어느덧, 교실과 교무실에서 그냥 하루를 버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다. 즐겁지 않은 일과가 ‘만성통증(?)’으로 굳어져, 아예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 셈이다. 운동 방식이 잘못되었을 때는 몸을 움직일수록 상태가 더 안 좋아진다. 삶의 루틴도 그러하다. 학교의 일과는 건강하고 바람직한 삶을 살도록 꾸려져 있다. 그러나 안 좋은 습관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무기력하고 어두워지지 않던가. 선생님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무미건조해져 버린 일상의 루틴을 바꾸지 않는다면, 내 교직생활의 미래가 좋아질 리 없다. “뛰어남을 갖추려 노력하는 일상을 살라.” “진정 선하고 나무랄 데 없이 곧은 사람은 삶의 여러 변화를 고상하고 품격 있게 이겨낸다. 그리하여 그들은 평생 행복할 것이다. …(중략)… 선하고 현명한 사람은 인생에 걸친 모든 변화를 훌륭하게 겪어 나가며, 또 언제나 자기 처지를 잘 이용한다. 신발을 잘 만드는 장인은 자신이 어떤 가죽을 갖고 있어도 가장 좋은 신발을 만들 듯이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교사인 우리는 어떤 가죽을 갖고 있어도 좋은 신발을 만드는 장인 같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사인 우리는 살아지는 데로 살아서는 안 된다. 살아져야 하는 대로 우리를 다독이며 만들어 가야 한다. 교사로서의 ‘뛰어남(德, aretē)’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학교의 매일 매일은 비슷해 보인다. 그렇지만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면 힘겨운 여러 문제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허둥거리며 문제 하나하나에 매달리지 말라. 이는 나의 체력과 정신을 소진하는 지름길이다. 배의 엔진이 움직이며 흔들린다고 있다고 해서 제대로 항해하고 있다 할 수는 없다. 제대로 뱃길을 헤쳐 가는 배는 방향을 잡고 나아간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매일, 매번 닥치는 고난과 어려움에 휘둘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고통이 나를 더 뛰어난 선생님으로 만드는 성장통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음의 물음을 언제나 거듭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번 어려움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우고 느끼며 더 좋은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될까?” 교과의 교육과정은 나선형 상승구조로 설계되곤 한다. 비슷한 수준의 과제를 다루면서도 난이도와 깊이가 조금씩 깊어지면서 학생의 실력이 자라나게 한다는 뜻이다. 선생님에게 주어지는 학교의 거듭되는 상황들을 내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여겨 보자. 지금 닥친 현실이 너무나 버거울 수 있다. 그렇지만 교실에서도, 교무실에서도 나는 이와 같은 어려움을 이미 겪은 바가 있을 터다. 그때에 견주면 나는 어떤 점에서 얼마나 더 나아졌는가? 더 좋은 선생님이 되려면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은 방향을 잃은 교직생활을 다잡아 주는 나침판이 된다. “양극단을 피하고 중용을 찾으라.”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적인 조언을 주는 철학자다. 그는 공허한 논의보다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안겨 준다. 일상이 버겁고, 생각이 많다면 고민하기보다 일단 움직여 보라. “집을 지어봐야 건축가가 되고, 악기를 연주해 봐야 연주가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올곧게 행동해 봐야 올곧은 사람이 되고, 절제 있게 행동해야 절제 있는 사람이 되며, 용감한 행동을 해봐야 용감하게 된다.” 삶은 누구에게나 딱 부러지는 답이 없는 문제다. 학교에서 마주하는 상황들도 그렇다. 강하게 처벌해야 하는지 눈 감고 용서해야 하는지, 결연하게 법규와 절차를 따져야 하는지 너그럽고 유연하게 넘어가야 하는지 등등으로 고민이 깊어지는 경우가 한 둘이던가.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는 머리를 싸매고 있어 봐야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마땅한 때에, 마땅한 일에 대하여, 마땅한 태도로 행동하라.’ 현대 심리학의 용어로 바꾸자면, 그는 ‘암묵지(tacit knowledge)’를 쌓으라며 권하는 듯싶다. 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도, 오랜 체험을 통해 몸에 밴 지혜를 말한다. 어찌 보면 인공지능에서 말하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도 결이 통한다. 상황을 피하지 말고, 거듭 겪으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러면서 자신이 ‘마땅한 때에, 마땅한 일에 대하여, 마땅한 태도로 행동하고’ 있는지 계속 곱씹어 보라. 물음에 대한 답을 계속 찾으며 생활을 다듬을 때, 흐트러지던 나의 일상 루틴 또한 제대로 성장과 발전의 방향으로 중심축을 잡아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마땅한 때에, 마땅한 일에 대하여, 마땅한 태도로 행동’하는 게 무엇인지는 여전히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계속해서 현실적인 조언을 안긴다. ‘양극단을 피하고 ‘중용(mesotēs)’을 찾으라.’ 예컨대 용기란 비겁과 만용 사이에 있다. 절제는 인색과 낭비 사이에 있다. 이 사이에 어디가 제대로 된 ‘중용’인지를 찾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이를 ‘실천지(智)’라 부른다. “나는 더 훌륭한, 뛰어난 선생님으로 거듭날 수 있다.” 9월은 학년도의 절반 이상이 흐른 시점이다. 아이들의 문제, 교실의 한계가 뚜렷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학기 초라면 바로잡으려 나섰겠지만, 이제는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몸도 마음도 지쳤을뿐더러, 애쓴다고 해서 더 나아지리라는 확신도 흐려진 상태다. 물론 아이도, 교실도, 교무실 분위기도 바뀌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인 나는 이 상황을 겪으며 더 훌륭한, 뛰어난 선생님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니 ‘마땅한 때에, 마땅한 일에 대하여, 마땅한 태도로 행동하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좋은 교사라면 당연히 꾸릴 법한 일상 루틴과 행동을 떠올려 보라. 그리고 부단히 자신을 가다듬어 갈 일이다. 2학기 무르익는 가을의 초엽, 선생님들께 응원을 보낸다.
2024년 5월 스승의 날에 생성 AI 시대 최고의 교수법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생성 AI가 교육발전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는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효과는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향후 몇 번의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생성 AI를 수업 중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찬반론을 바탕으로 초·중·고에서의 수업 중 사용에 대한 내 생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들어가며 생성 AI가 학교교육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교사들에게는 수업준비, 학생평가, 생활지도 및 학부모 경영을 포함한 제반 학급경영, 학교행정업무 등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점점 많은 학생이 생성 AI에 의존하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등 기대 효과보다 활용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미국의 절반에 가까운 교육구에서는 학교 기기와 네트워크에서 AI 및 기타 다중모드 대규모 언어모델(LLM)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시애틀 교육구 대변인 팀 로빈슨(Tim Robinson)은 ChatGPT-4를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서 ‘학생들이 기계에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 독창적인 작업과 사고를 하기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호주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에세이 작성에 챗봇을 사용한 것이 적발되자, 펜과 종이로 시험을 치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물론 뉴욕교육청처럼 사용금지령을 내렸다가 이를 해제한 경우도 있다. 이 글은 네이처 리서치 커스텀 미디어(Nature Research Custom Media, 2023)가 정리한 ‘ChatGPT가 교육에 줄 수 있는 교훈’에서 얻은 전문가 견해에, 내 생각을 더하여 정리한 것이다. 이하 내용의 핵심 부분은 에듀프레스(박남기, 2023.10.15.)에 정리하여 싣기도 했다. 사용 옹호론 학교에서 사용을 금지하더라도 학생들의 개인적 사용까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교육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타마라 테이트(Tamara Tate)가 강조하는 AI 활용 효과의 하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즉각적인 학습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계가 제시한 답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답을 평가하도록 하는 등의 활동을 시킨다면 학생들의 분석력·비판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언급되고 있다. 수업 중 사용하는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과 다문화 학생들 교육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 테이트의 주장이다. ChatGPT-4는 실생활에 사용되는 어휘를 적절하게 구사하고 문장 구성력도 뛰어나, 기본 어휘력과 문장 생성력이 미흡한 외국인 학생들의 학습에 크게 보탬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실에서 사용하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많다. 한국어로 질문하면 영어로 번역하여 답을 영어로 한 후, 이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여 제시하다 보니, 오역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문맥이나 사용하는 단어 역시 부적합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더라도 다문화 학생들 입장에서는 크게 보탬이 될 것 같다. 다만 ChatGPT는 학생들의 의존성을 높이는 속성이 있으므로 실력이 향상되면 차츰 활용 빈도를 줄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어 역량 강화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테이트와 다른 전문가들은 생성 AI가 제시하는 답에는 오류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관련된 정보검색을 통해 제시된 답을 평가해 보고, 학생들의 생각을 더 해 제시된 답을 수정·보완하게 하면 분석력과 비판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생성 AI를 활용하여 질문을 만들어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도록 교사가 가르칠 수 있다면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I를 활용하여 수업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교육적 성장 결과 비교 분석, 학생 특성별 효과 비교 분석 등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하지 않은 채 단순히 기대하는 효과만 믿고 수업에 활용한다면 생성 AI가 가지고 있는 중독성과 의존성으로 인해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예외가 있다. 지적으로 뛰어나며 자기통제력도 강한 학생들의 경우 의존성과 중독성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숙지시키면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면 긍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 중에, 그리고 과제를 수행할 때 어떻게 사용하면 생성 AI가 ‘아이언 맨 슈트’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를 가르치고 연습기회를 제공한다면, 이들은 더욱 뛰어난 인재로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용 신중론 생성 AI가 제시한 답에는 오류가 섞여 있을 수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카비어(Kabir 등, 2024)의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래밍 요청에 대한 답변 중 절반 이상(52%)에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잘못된 답이 포함되어 있을 비율이 생각보다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생성 AI가 제시한 답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도록 학생들을 연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후속 질문을 할 수 있는 역량도 함께 길러줄 필요가 있다. 신중론을 펼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의존성과 중독성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급역량이 제대로 길러지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생성 AI에 노출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중독성과 의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 프로그램이 성공적임이 입증될 때까지는 제한된 범위에서 소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학습동기가 낮은 학생, 그리고 기초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은 굳이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대신 생성 AI가 제시한 답에 의존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서 오히려 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미 상당수 학생은 프로젝트를 비롯한 글쓰기 과제가 제시되면,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자료를 검색한 후 이를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생성 AI 시대의 학생들은 검색과 복붙 과정마저 필요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및 학습기술 부교수인 파울로 블릭스타인(Paulo Blikstein)도 학생들이 손쉬운 길을 택할 위험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일부 AI 전문가들은 이를 스테로이드 혹은 마약에 비유하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늘 우리를 유혹하는 값싼 패스트푸드에 비유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패스트푸드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아이들은 비만뿐만이 아니라 소아당뇨·고혈압 등 다양한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이 패스트푸드에 접근할 수 없게 하기 어렵다면, 그 위험성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야채 등 비가공식품과 함께 섭취해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가공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식품 과다 때문에 모든 사람이 비만인 것은 아니다. 충분한 음식이 제공되는 상황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어린이가 스스로 입에 달라붙는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기는 어렵다. 학교에서의 교육과 함께 가정에서 부모의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생성 AI 활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도 부모가 그러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학생과 교사만이 아니라 부모에게도 ‘디지털기기 및 생성 AI 활용 기대 효과’와 더불어 ‘활용 시에 나타날 부작용’과 ‘비의존적 활용역량’ 강화 연수를 실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수업 중 사용은 보수적으로 교육자들은 ChatGPT를 비롯한 생성 AI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교육계에서는 생성 AI를 활용한 수업사례를 공유하면서 수업 중 활용을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수업 중 사용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로서는 학생들이 ChatGPT를 비롯한 생성 AI를 활용한 과제 수행을 막을 방법이 없다.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AI가 나와 있기는 하지만, 신빙성이 떨어져 미국 피츠버그대학을 비롯한 많은 대학에서는 교수들에게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과제를 집에서 해오도록 할 경우, 제출한 보고서를 철저히 검증하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최근 교사들의 업무가 증가하고 삶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학생들이 제출한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시간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이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서 어떻게 자료를 수집했는지, 특정 문단의 내용을 왜 포함시켰는지, 전체 주장의 핵심은 무엇인지 등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구두평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 주제를 잘 이해하고 있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도 잘 해낸다면, ChatGPT 도움을 받으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공부한 것을 문제 삼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론 ChatGPT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제 교사들은 생성 AI에 대해 더 많은 연수를 해야 하고, 기술발전 상황에 부합하는 평가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성 AI의 답변에 아직은 오류가 많고, 학생들의 의존과 중독 가능성 또한 높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중학교 이하 단계에서는 수업 중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ChatGPT 회사가 13세 이하 아동의 가입을 금하는 이유도 그러한 문제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도 굳이 사용하고 싶다면 5학년 이상에서 ‘모의실험 기반 학습’ 등 극히 제한적 범위에서만 사용하길 권한다. 물론 교사의 지도 및 감독 역량, 과목의 특성에 따라 사용 학년에는 융통성이 있을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수업 중에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문제점을 충분히 알리고,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적인 훈련을 시키면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대학에서는 관련 문제를 적시하고, 학생들이 그러한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함을 알리면서,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활용 효과와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관련 연구가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교수자들은 이 점을 명심하며 수업 중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 바란다.
벌써 39년이 지났습니다. 뽀송뽀송했던 햇병아리가 중후한 백발로 변신하여 어색한 몸짓으로 인생 3막의 경로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인생 2막의 종착역에 언젠가 도착할 거라는 생각을 막연히 갖고 있었지만, 막상 코앞에 다가오니 참으로 민망합니다. 교대를 졸업하고 조금 늦은 1985년 9월 1일에 서울 변두리 지역의 형편이 어려운 학교에 발령을 받아 오직 초등교육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왔기에 더 어색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처음 선생님이 되어 어린 학생들과 대면하는 일에 설렘 반 긴장감 반으로 정신없이 첫 출근하여 일하던 장면입니다. 너무 쑥스럽고 부끄러워 심장은 마구 뛰고 인사말은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지금의 능청스럽고 뻔뻔한 모습과 대비해 보면 호모 사피엔스의 진정한 후계자로서 그동안 현실에 잘 적응하며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요즘과 비교하면 기절할 정도의 수준으로 근무했던 날들 39년 동안의 교직을 되돌아보니 학교와 구성원들이 과거에 비해 너무나 크게 변해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앞만 보고 달려와서 그런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되돌아보면 첫 학교에서는 철이 없어서 그런지 비교적 무탈하게 지낸 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평범하지 않고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정치적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고, 교육계에도 선생님들의 대량 해직으로 큰 변고가 있었습니다. 지금과 비교해 보면 39년 전은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초등학교라 부르지 않고 국민학교라고 불렀으며, 학교교육과정도 4차 시기에서 5차 시기로 전환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때까지 만해도 교육과정 개정은 거의 10년 주기로 이루어졌는데 이후 5년마다 개정하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수시 변경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반 직장이 주5일제 근무라 학교도 토요일 오전 4교시까지 수업을 했고, 담임교사는 혼자서 주당 32시간을 어떤 지원도 없이 전 교과목 수업을 담당했었습니다. 교과전담교사와 각종 강사의 지원이 있는 요즘과 비교하면 기절할 정도의 수준으로 근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 힘들었던 점은 4지 선다형 중심 전 교과목 시험을 학기별로 중간·기말 두 차례 시험을 치렀고, 학급당 학생수가 대략 50~60명 정도 이상이다 보니 시험지를 채점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려 손가락이 매우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시험문제는 매번 동학년 선생님들이 교과목을 나누어 직접 출제하였고, 당시 ◯◯전과나 ◯◯수련장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유물로서나 만날 것 같은 추억 돋는 수업기자재 발령 첫해는 소위 땜방 역할을 하는 증치교사를 하면서 병가나 출장 가신 선생님을 대신하여 임시 담임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2년 차 때 처음으로 5학년 학급 담임을 맡았는데 당시 학교 요청으로 외부 선생님들께도 공개하는 갑종수업을 신규교사로서 하였고, 수업지도안 배포를 위해 기름종이에 철핀으로 긁어 등사(소위 가리방)하는 일도 직접 하였습니다. 그리고 평소 수업은 분필과 맨손 중심의 수업을 하였는데 간혹 전지 크기의 괘도나, 사진 슬라이드나, 필름을 확대하여 비추어주는 환등기나, OHP를 자주 사용하였습니다. 괘도·슬라이드·OHP 필름은 선생님들이 각자 직접 제작하였고, 완성되면 동학년과 무조건 함께 사용하였습니다. 요즘은 컴퓨터와 연동된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는 전자칠판이나 빔프로젝트를 활용하거나 개인 PC인 태블릿 등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어 괘도 등의 과거 시청각 기자재는 유물로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32시간의 수업 이외에도 큰 덩어리의 학교업무도 맡아서 처리했습니다. 시청각계·방송계·보이스카우트·육상부·친목회 등의 업무를 주로 방과후에 추진하였는데 교재연구 시간이 부족하여 매주 경영록은 옆 반 선생님의 것을 카피하여 제출하곤 했습니다. 이런 형태의 학교생활에 대해 불만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동료 선후배 선생님들이 항상 말없이 도와주거나 자신의 일처럼 자발적으로 협조하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학교는 동료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서로 모르는 척하지 않고, 나의 일과 남의 일을 가리지 않고 함께 하는 소위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매년 가을대운동회가 개최되는데 체육부장이 사전에 알려준 대로 각자의 역할을 알아서 수행하고, 행사가 모두 끝나면 거의 한 명도 빠짐없이 회식에 참여하여 평가회 겸 격려의 자리를 갖곤 했습니다. 요즘처럼 보직교사나 학교업무를 경쟁적으로 거부하거나 회식도 함께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와는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친목회나 동문회도 가입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참으로 건조한 분위기라 생각됩니다. 최근의 교권침해 사례와 비교되는 학부모의 무한 신뢰 학생들도 당시는 사교육의 비중이 높지 않아 대부분 학교생활에 집중하였으며, 선생님들의 지도에 대해 매우 수용적이었습니다. 학생들 간 사소한 다툼이나 갈등은 수시로 발생하였지만, 선생님이나 학교가 개입하여 조정하면 대개 잘 수긍하고 따라왔습니다. 아이들 다툼에 학부모가 개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대게는 선생님이나 학교에서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이는 얼마 전까지 대가족제도 속에서 생활해 왔던 풍습과 충효·예의범절 등 인성을 강조하는 유교적 영향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선생님들의 판단과 결정에 대해 무조건 신뢰하고 따르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심한 경우 자녀가 학교에서 억울하게 혼났거나 다쳐서 와도 오히려 선생님의 입장을 먼저 두둔하면서 자녀를 더 야단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아마도 선생님들이 자녀를 잘 되게 하려고 혼내셨다고 생각하고, 먼저 가정에서 부모가 잘못 키워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최근의 교권침해 사례와 비교하면 너무나 큰 인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후배들이 겪게 될 교육현실, 선배교사의 해법 고민 최근의 우울한 교육뉴스들을 들으면서 인생 2막 커튼콜에 서 있는 입장에서 교육의 앞날이 암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작년 서이초 사건 이후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교권침해 사례 등을 보면서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 교육이라는 것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교육환경이나 교육구성원들의 복지는 39년 전에 비해 엄청 좋아진 것은 사실인데 교육현실은 왜 이렇게까지 반대로 어렵게 되었을까? 이런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보았습니다. 첫째, 우리 사회가 전산화·정보화 등으로 너무 지나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변화해 왔고, 교육환경이나 교육과정 내용이나 방법 또한 너무 빠르게 변해 와서 보통의 사람들은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AI를 활용한 디지털교과서도 내년에 도입한다고 하는데 염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면 조금 늦추거나 잠시 중지해서 긴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경우 인성이 어느 정도 갖추어질 때까지 인간적 사랑과 친환경적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합니다. 둘째, 최근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정서·행동상의 문제를 가진 경우가 점차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핵가족화와 맞벌이가정의 증가, 미디어에 대한 과다 조기 노출 등으로 인성의 90%가 형성되는 만 5세 이전에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는 양육환경에서 성장한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가정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부모교육이 필요하며, 범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셋째, 교육은 상호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 최우선 교육주체 간의 신뢰와 존경 풍토를 먼저 조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교육 관련 문제를 통제와 처벌 위주의 법제화를 통해 완성시키려는 노력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교육의 근본적인 원리를 망각해서 나타난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구성원 간의 노력이 먼저 선행되면서 제도나 정책이 정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수한 민족이기에 어떤 어려움과 역경도 잘 이겨왔고, 교육 또한 교육입국이라 칭찬할 만큼 훌륭하게 그 역할을 잘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있고 수많은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와 도전 속에서 중요한 흐름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여 교육도 선제적으로 과제를 설정하고, 장기적인 구체적 실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교육당국을 비롯한 교육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동참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특정한 기관이나 사람에게만 미룰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K-에듀 최고!
서울 서초구 청계산 자락 내곡중학교. 강남에 자리 잡은 학교지만 수려한 경관과 어울려 전원의 정취가 물씬하다. 이 학교에 요즘 고민이 하나 생겼다. 자꾸만 학생들이 몰려온다. 학급당 학생수가 30명대에 육박하는데도 오겠다는 학생들이 는다. 기존 교실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어 모듈러교실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줘도 먹히지 않는다. 이제 개교한 지 갓 7년째를 맞는 학교인데 교육열 까다롭기로 소문난 강남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유가 뭘까? 먼저 내곡중은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마을결합형학교다. 마을결합형학교란 학생과 지역주민이 하나의 교육공동체 속에서 어울리고, 지역(마을)의 인적·물적자원 및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평생학습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 내에는 지역주민과 학생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체 교육시설과 도서관 등이 설치되어 있다. 도서관 2층에는 ‘열린소통 도서관’이 들어서 각종 자료실과 자유열람실·다목적교실이 만들어지고, 3층은 ‘커뮤니티 KID'S 도서관’으로 어린이 종합자료실과 시니어 다운카페, 토론방 등이 설치돼 각종 동아리와 학생모임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내곡중은 이미 학교와 마을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교육의 대표적 모델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교육 앞서가는 미래형 학교 이 학교는 또 미래세대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한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내곡중은 디지털교육이 일상화된 학교다. 모든 수업이 디지털화돼 있다고 보면 딱 맞는 설명이다. 모든 학생에게 크롬북이 지급되고 수업부터 과제, 교사의 피드백까지 이뤄진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AI 디지털교과서 수업도 이미 준비 완료다. 내곡중의 디지털교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몰려오던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부터 이미 가상현실(VR) 원격 실시간 교육플랫폼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학교에 적용되는 가상현실(VR) 원격 실시간 교육플랫폼을 통해 아바타 기반 가상현실(VR) 가상모임 서비스를 수업에 활용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수업 플랫폼을 교육과정에 들여와 사용하는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전교생이 구글 클래스룸에 일괄 가입, 구글 클래스룸 활용 영상 탑재, 교과학습방·학생자치방·‘집콕’생활교육방·미디어리터러시 교육방 개설, 크롬북 대여, 구글 공유드라이브에 자료 공유, 구글 클래스룸 활용방법 교사연수 등을 추진하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다. 심지어 자유학기제 수업에서도 디지털기기와 AI를 활용한 수업이 진행됐다. 디지털역량이 뛰어난 학교로 소문이 나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내곡중을 찾는다. 버스를 대절해 학교를 찾아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서 교육당국 담당자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김학경 교장은 “그들 역시 디지털을 활용한 교육을 추구하고 있지만, 맘처럼 쉽지 않은 탓인지 부러움 반 호기심 반으로 찾아온다”면서 “디지털이 일상화된 우리학교 모습에 매우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지구를 지켜라’ 생태교육도 열심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은 또 있다. 내곡중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생태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교과와 연계하여 생태감수성을 함양시킬 수 있도록 하고, 교과융합 생태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환경위기 극복을 위한 살아있는 교육을 한다. 또 동아리활동을 통해 스스로 텃밭을 관리하고 수확한 작물을 급식으로 먹어보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학생들은 친환경 급식 실천을 통해 우리가 사는 환경과 생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다진다. 학생 친화적 학교공간도 자랑이다. 이 학교에는 7개의 광장이 있다. 1층의 별마당과 만남광장, 2층의 아카데미 광장과 文·藝·香 광장, 3층의 내곡아고라와 Digital Contents 광장, 4층의 Arte 광장 등이 그것이다. 학생들에게 심신의 안정을 주는 것과 더불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꿈과 끼를 발산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공간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학교가 민주주의와 문화를 꽃피우는 소중한 삶의 공간임을 체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공간은 학생의 편의성과 안전을 고려하여 만들어졌다. 2층 중앙 나무계단(文·藝·香 광장)에서는 ‘꿈꾸는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3층 학생자치실 앞 공간(내곡아고라)에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견과 다양한 학생회 활동 결과물들이 게시된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개교 7년 만에 서울 강남·서초지역 손꼽히는 학교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사들의 열정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이 학교에는 자발성과 동료성을 기초로 모인 교원학습공동체가 활발하다. 학년별·교과별로 학습공동체가 운영되고 있는데 개수가 워낙 많다 보니 교사들조차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모를 정도다. 미래교육·IB교육·생태교육·인문학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학교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IB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은 배낭여행 하다시피 일본의 IB학교들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했다. 이런 분위기는 학교가 처음 문을 열 때부터 만들어졌다. 누구 할 것 없이 보다 나은 수업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한다. 박윤주 교감은 “교사들 각자가 수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교사가 365일 수업공개를 하는 등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보여주기 위한 수업공개가 아니라 보다 나은 수업을 하려는 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의 발로”라고 설명했다. 과학부장을 맡고 있는 장효순 교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교사들의 노력이 아이들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열정 가득한 교사들 … 우리가 꿈꾸는 학교 학교분위기가 이쯤 되다보니 학부모들의 신뢰도 전폭적이다. 민원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김 교장의 민원대응법도 독특하다. 한번은 학교급식에 대한 이런저런 민원이 있었다. 그는 해당 학부모를 학교로 초청해 학교급식으로 점심을 함께했다. 조리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음식을 식판에 담아 점심을 먹은 학부모는 그날 이후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 학생자치활동이 활발한 내곡중은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교원평가 등에서 평균 4점 이상은 거뜬히 넘는다. 실제 교장실이 있는 복도 벽면에는 학생들이 A4용지 한 장에 한 글자씩 적은 감사들의 글이 붙어있다. 여기에는 “교장선생님 덕분에 배우는 즐거움, 나누는 삶, 성장하는 우리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란 내용이 적혀 있다. 지난 5월 스승의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붙여놓은 것이라고 했다. 김 교장은 “떼어내야 하는데…”라면서도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율리 교무부장은 “학생들 입에서는 ‘내곡이어서 너무 좋아요’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터져 나온다”며 “젊은 시절 꿈꿨던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할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지난 2024년 5월, 한 민원인이 전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전교 임원선거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는 보도가 화제가 되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정보공개청구가 180만 2,099건 있었는데, 이중 상위 10명의 민원인이 청구한 건수가 57만 9,594건으로 전체의 32%를 웃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실무에서 학교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관련된 자문을 하다 보면 민원인이 정말 정보 자체가 필요한 것이 맞는지, 학교에 대한 불만이나 괴롭힘의 목적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일들을 경험하곤 했다. 그러나 정보가 힘인 시대에서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자료를 투명하게 제공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참여를 보장하는 정보공개제도의 취지,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적절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이 간다. 문제를 축소하거나 은폐한다며 학교행정에 대한 불신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역시 투명한 정보공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보공개제도에 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 규정하고 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학교에 대한 민원인의 정보공개청구가 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자료인 ‘부존재’ 처리의 예시와 방법을, 다음 호에서는 ‘비공개 대상 정보’의 처리 예시와 방법을 살펴본다. 공개 대상이 되는 ‘정보’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학교로 특정한 통계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들이 다수 있다. 학교는 학생의 교육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러한 자료들에 근거한 통계를 산출해 제공해달라는 것이다. 이 중에는 학교가 상급기관에 보고·관리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서 보유하고 있는 자료도 있지만, 개별서류들만 보유하고 있을 뿐 별도의 통계자료를 만들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렇게 별도의 통계자료가 없음에도 민원인이 이에 대해 공개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별자료들을 취합해서 통계자료를 만들어서 제공해야 할까?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는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문서(전자문서 포함) 및 모든 형태의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말한다. 또한 ‘공개’란 이렇게 만들어져있는 문서 등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사본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정보공개법」 제2조). 따라서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제도는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정보를 그 상태대로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2.11. 선고 2009두6001 판결 참조). 또 공개의 대상이 되는 정보는 학교의 개별 구성원들이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정보가 아니고, 매체에 기록된 사항에 한정된다(대법원 2013.1.24. 선고 2010두18918 판결 참조). 즉 학교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범위에서 공개하는 것이지 없는 자료를 만들어서까지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통계자료를 만들어서 제공해달라고 하는 것은 애초에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가 아니다. 이 경우는 ‘부존재’로 처리할 수 있다. ‘부존재’ 처리의 예시와 방법 「정보공개법」은 이렇게 공개 청구된 정보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지 않는 정보인 경우, 공개 청구의 내용이 정보에 대한 공개 요청이 아니라 진정이나 질의 등인 경우에는 민원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정보공개법」 제11조 제5항). 이에 대한 시행령은 정보공개청구에 따를 수 없는 사유와 민원으로 처리함에 따른 처리결과를 통지하라고 한다(「정보공개법 시행령」 제6조 제4항). 구체적인 서식은 「정보공개법 시행규칙」에 [별지 제4호의2 서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결국 이 서식에 구체적인 내용을 어떻게 채워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고, 업무담당자의 어려움이 생긴다. 아래에서는 특히 ‘부존재’의 유형과 작성 예시를 나누어 설명하도록 한다. 가.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 가장 ‘부존재’의 본래 의미에 가깝다. 학교에서 보존하는 기록물과 업무관리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자료, 애초부터 학교의 소관 업무와 관계없는 자료 등이다. 민원인이 공개를 요청하면서 학교가 해당 자료를 보존하고 있다고 볼 근거를 제공하는 예도 있는데, 이때에는 다소 뜬금없는 요청으로 보이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 예시① 1. 부존재하는 정보: 교원 자녀의 대학 재학 현황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교원 자녀의 대학 재학 현황’은 학교의 소관 업무와 무관하여 별도로 생산·접수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나. 정보를 취합·가공해야 하는 경우 먼저 예시로 들었던 학교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통계자료도 이에 해당한다. 다만 학교가 별도로 만들어둔 통계자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개의 기초정보가 모두 입력되어 있어 간단한 전산처리를 통해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경우라면 ‘취합’이나 ‘가공’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공개의 대상이 되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 예시② 1. 부존재하는 정보: ○○○에 관한 통계자료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에 관한 통계자료’에 대하여 우리 학교는 이에 관한 개별서류 자체만을 보유·관리하고 있을 뿐 귀하께서 청구하신 통계를 별도로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존기간이 경과하여 폐기된 경우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접수한 기록물에 대하여 공공기관이 기록물의 보존기간, 공개 여부, 비밀 여부 및 접근 권한 등을 분류하여 관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기록물관리법」 제19조 제1항). 이에 근거하여 각 시·도교육청은 ‘기록물관리기준표’ 등을 통하여 보유 기록물의 보유기간을 설정하는데, 예를 들어 학교생활기록부는 준영구 보존, 출장이나 초과근무 등의 교직원 복무관리에 관한 사항은 5년 보존이 일반적이다. ●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의 보존 연한 경과로 폐기된 경우 1. 부존재하는 정보: 2010년 발생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료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2010년 발생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료’에 대하여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존기간이 10년으로 보존연한 경과 등으로 폐기되었습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라. 정보를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청구한 경우 학교 외부인은 학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서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에 관한 자료 일체’와 같이 포괄적으로 청구해 오는 일이 많다. 청구된 내용에 따른 정보의 양이 많지 않아 제공에 어려움이 없다면 포괄적인 청구에도 응할 수 있지만, 공개량이 지나치게 과다하거나 범위의 확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처리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판례는 청구대상정보를 기재함에 있어서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청구대상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함을 요한다고 한다(대법원 2007.6.1. 선고 2007두2555 판결 참조). 이런 때에는 민원인에게 원하는 정보의 내용이나 청구의 취지에 대해 문의하여 학교에서 보유하는 개괄적인 자료의 종류를 소개하고, 이에 대해 특정하도록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그럼에도 이에 응하지 않거나 여전히 특정되지 않는다면 부존재로 처리한다. ● 정보를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청구한 경우 1. 부존재하는 정보: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자녀에 관한 서류 일체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자녀에 관한 서류 일체’는 청구내용과 범위가 포괄적이고 특정이 되지 않아 청구의 대상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비공개 대상 정보 민원인이 요청하는 자료가 학교에서 보유하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정보공개법」은 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교육행정지원시스템인 나이스에서 공문을 기안할 때 표시하는 제1호~제8호 체크박스가 이에 근거하는 것으로, 사실 교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 중 하나이다. 다음 호에서는 비공개 사유를 잘 익히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난감한 개별 청구에 대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물병자리(Aquarius)는 황도 12궁의 11번째 별자리로, 염소자리와 물고기자리 사이에 있다. 이웃한 독수리자리(Aquila)는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소년을 낚아챈 독수리의 별자리다. 그리스신화에서 물병자리는 독수리 혹은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에게 납치된 트로이 왕자 가니메데의 별자리다. 성인 제우스에 의한 미소년 가니메데의 납치는 현대의 가치관으로 보면 매우 불편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성인 남성과 소년 간의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승인된 문화였다. 여성은 열등한 존재였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은 정신적으로 통하는 남자들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물병자리에 얽힌 신화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물병자리는 황도 12궁의 11번째 별자리로, 염소자리와 물고기자리 사이에 있다. 2세기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립한 48개의 별자리 중 하나였으며, 국제천문연맹(IAU)이 정리한 88개의 별자리에 속한다. 가을 밤하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페가수스자리의 페가수스 사각형 남쪽으로 희미하게 반짝이는 작은 별들의 무리가 물병자리다([그림 2]). 알파별은 사달메리크로 ‘왕의 행운’, 베타별은 사달수드로 ‘행운 중의 행운’, 감마별은 사다크비아로 ‘은둔자의 행운’이라는 뜻이다. 서양 별자리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듯 별들의 이름도 아랍어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것이 많다. 이웃한 독수리자리(Aquila)는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소년을 낚아챈 독수리의 별자리다. 제우스에게 납치된 미소년 가니메데의 별자리, 물병자리 그리스신화에서 물병자리는 독수리 혹은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에게 납치된 트로이 왕자 가니메데의 별자리다. 그리스인들은 이 별자리를 물병을 들고 있는 가니메데의 모습으로 상상했다. 가니메데는 이다산에서 트로이의 양 떼를 돌보는 미소년이었다. 제우스는 어떤 아름다운 소녀보다도 더 예쁜 가니메데의 외모에 한눈에 반했다. 원래 제우스와 헤라의 딸이자 청춘의 여신인 헤베가 신의 음료인 넥타르와 신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가니메데를 데려와 대신 시중을 들게 했다. 제우스는 그에게 영원한 젊음과 생명의 음료 넥타르를 신들에게 따라주는 일을 맡긴다. 물병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남쪽물고기자리의 입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모양새이지만([그림 3]), 신화로 보면 물병이 아니라 사실은 술병인 셈이다. 물병자리에는 메시에 2(Messier 2)와 메시에 72 등의 구상성단이 위치해 있다. 구상성단(globular cluster)은 구형의 항성모임(성단)으로, 중력에 의해 단단히 묶여 구형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찍은 이들 구상성단의 모습은 천상의 보석들이 대규모로 우주에 흩어져 있는 듯한 환상적인 광경을 보여준다. 지름이 175광년인 이 성단은 우리에게 알려진 가장 큰 구상성단 중 하나로, 지구에서 약 55,000광년 떨어져 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밝다. 또한 물병자리에는 행성상성운(planetary nebula)인 토성성운과 나선성운과 같은 아름다운 천체가 위치하고 있다. 행성상성운은 행성 모양의 성운이란 뜻으로, 별의 일생에서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이 남기는 잔해들이다. 수명이 다한 중앙의 별이 이온화한 가스를 바깥으로 분출해 고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토성성운은 형태가 태양계의 6번째 행성인 토성의 형태와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성운은 장엄하고 아름다운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빛나며 어둠 속에서 거품처럼 나타난다. 나선성운은 지구에서 가장 밝고 가까운 행성상성운으로 ‘신의 눈동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편 물병자리에서는 아주 화려한 에타 유성우를 볼 수 있다. 유성우는 혜성이나 소행성 같은 소천체들이 지구 공전궤도 근처를 지나면서 남긴 잔해물에 의해 생긴다. 에타 유성우는 4월 21일부터 5월 12일까지 보이는데, 마치 물병자리에서 방사되는 것처럼 보인다([그림 1] 참조). 특히 5월 5일 밤부터 기다리면 5월 6일 새벽 4시경에 밤하늘에서 최대의 에타 유성우를 볼 수 있다. 상황이 좋으면 시간당 최대 50개의 유성을 보기도 한다. 일반 유성우가 생성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치다. 동성애 코드로 그려진 가니메데 그림들 제우스에 의한 가니메데의 납치는 수 세기 동안 회화와 문학작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 중 하나였다. 시각예술에서는 신의 구애에 깜짝 놀라는 척하지만, 사실은 행복해 보이는 미소년부터 거대한 새에게 낚아 채여 곧 잡아먹힐 순간에 겁에 질려 울부짖는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은 남성의 육체미와 동성애 코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체로 가니메데는 날씬한 몸매, 아름다운 얼굴, 금발의 곱슬머리 소년 혹은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르네상스부터는 도상학적으로 붉은색 망토가 추가되었다. 가브리엘 페리에(Gabriel Ferrier, 1847~1914)의 그림에서는 가니메데가 여리고 여성스러운 몸매의 청년 모습이다. 화관을 쓴 청년이 오른팔을 독수리의 목에 얹고 왼팔로는 날개를 껴안은 채 그 품에서 평화롭게 잠들어 있다. 같은 주제의 그림 중 가장 ‘납치 같지 않은 납치’ 장면일 것이다. 독수리 역시 맹금류라기보다는 백조같이 우아하게 날개를 펼치고 잠에 빠진 아름다운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본다. 배경도 환한 햇살이 가득 차 있어 밝고 경쾌한 분위기라 폭력적인 강탈의 주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독일화가 피터 에드워드 스토일링(Peter Edward Stroehling, 1768~1826)의 그림에서는 좀 더 깊숙한 사적 공간에서 내밀한 욕망이 야릇하게 분출되고 있다. 한 손에 술병을 들어 소년이 가니메데임을 암시하지만, 화가는 올림포스의 연회가 아닌 동굴 속의 허니문 장면으로 연출하고 있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외진 동굴 속 부드러운 불빛이 서로 애무하고 있는 듯한 제우스와 가니메데를 비추고 있다. 동굴 밖 밤이 내린 숲에서는 잔잔한 냇물이 보름달을 비추며 고요히 잠들어 있고, 안으로 스며든 교교한 달빛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다음 두 작품은 제우스가 어린 소년 가니메데와 함께 있는 모습을 묘사한다. 미성년자와의 성적관계, 혹은 소아성애를 암시하는 그림들이다. 현대의 가치관으로 보면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사회인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매우 달랐다. 고대 그리스에서 성인 남성과 소년 간의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승인된 문화였다. 동성애는 아테네·스파르타·테베·크레타 등 거의 그리스 전 지역에서 통용되었다. 특히 크레타에서는 소년을 납치하는 풍속이 만연했다. 귀족 남성이 점찍은 소년의 부모와 사전 협상한 후 납치해 성적인 관계를 맺고 소년의 후견인이 되었다.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 인식되어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필요했고, 진정한 사랑은 정신적으로 통하는 남자들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소아 혹은 미성년자 성 착취를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로 보는 오늘날의 법체계에서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 문화다. 안톤 라파엘 멩스(Anton Raphael Mengs, 1728~1779)는 독일 화가다. 로마에 가서 라파엘의 데생과 구성, 티치아노의 색채를 배워 자신의 독창적인 신고전주의 양식을 창조했고, 당대의 가장 위대한 화가로 명성을 떨쳤다. 그림에서는 곱슬머리와 검은 수염을 가진 제우스가 왕좌에 앉아 있다. 그의 어두운 피부색, 근육질 체격과 대조적으로 가니메데의 몸은 여리고 창백한 색채로 묘사해 두 캐릭터의 연령차를 강조한다. 멩스는 하늘을 배경으로 독수리가 가니메데를 강탈하는 진부한 전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 손으로 소년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프란체스코 알바니(Francesco Albani, 1590~1660)는 17세기 이탈리아 볼로냐 출신 화가다. 안나발레 카라치의 조수로 많은 종교 제단화와 신화를 소재로 한 우화를 그렸는데, 우아하고 서정적인 화풍으로 인해 회화의 시인이라고 불렸다. 알바니는 납치 직후 제우스가 변장을 벗고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후 가니메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욕망을 고백하는 장면을 그렸다. 알바니 역시 멩스와 마찬가지로, 아마도 한 손으로 소년의 얼굴을 떠받쳐 들고 키스하려는 순간을 묘사한다.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에서는 소년 납치에 대한 일화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제우스와 가니메데 이야기뿐 아니라 펠롭스를 납치한 포세이돈, 아폴론과 히아킨토스의 동성애 이야기도 있다. 신화 속에는 그 시대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신화는 고대인의 삶과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은 젊은 남자의 육체를 아름다움의 전형으로 받아들였다. 성인 남성은 소년의 육체적 아름다움을 취하면서 그를 최고의 남자로 교육하고 후원하는 것이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남성 동성애는 공공연하게 이루어졌을뿐더러 사회적으로 장려되고 찬양되기까지 했다. 고대 로마에서도 소년과 성인 간의 동성애에 대해 특별한 탄압을 하지 않았으나, 313년 밀라노칙령을 통해 로마제국에서 기독교가 허용되고부터는 동성애에 대한 처벌이 입법화되었다. 이제 동성애는 교회에 의해 죄악으로 간주되었다. 이후 현재까지 동성애자는 대체로 편견과 차별, 집단괴롭힘, 증오범죄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나 19세기 말부터는 동성애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법적 권익에 대한 논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종교계에서는 여전히 동성애를 비정상적으로 생각하고 죄악시하지만, 생물학자들은 이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한 시대와 사회가 성을 어떻게 보고 규정하느냐에 따라 성 윤리와 규범도 달라지는 게 아닐까?
들어가며 19세기 말, 당시의 주요 운송수단은 말(horse)이었다. 1872년에는 지독한 말 독감이 유행했고, 1880년에는 뉴욕시에서 1만 5천 마리의 말 사체가 길거리를 덮을 정도로 사회적 문제였다. 말 배설물의 역겨운 냄새와 가스로 인해 19세기 말에는 ‘말똥 대위기’가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1912년의 뉴욕에는 차량이 말보다 더 많아졌고, 1917년에는 뉴욕의 말 트램이 말 운송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2차 산업혁명 시기에 말이 자동차에 밀려났듯이 인간도 기계에 밀려나지 않을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기술적 실업’1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러한 위기를 알렸다. 이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고, 인간의 노동력이 불필요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직업과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적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 사전에서 인류 자존심에 상처를 준 세 가지 사건을 이야기한다. 다윈의 ‘진화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그것이다. 만약 AI에게 인간이 진다면 또 한 번의 상처를 주지 않을까? 베르베르의 관점에서 보면, 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의 자아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며,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발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우리는 융통성 있게 변화에 대응하고,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직업교육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중등단계 직업교육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으로 인해 자녀의 학습능력·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 진학을 기본으로 인식하는 사회가 되었지만, 직업계고는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학교수·학급수·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직업계고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업계고는 로봇·반도체·AI 등 신기술을 제대로 가르칠 교사를 양성하지 않은 채, 신입생 유치를 위해 무분별한 학과개편만 진행하고 있다. 쏟아지는 업무로 인해 신기술 변화를 따라잡을 교과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연찬의 기회마저 얻기 힘든 교사들이 신기술 학습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체의 요구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초학력 부족 상태에서 입학한 직업계고 학생들은 기초학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요 과목에 대한 학습의욕을 잃는 경우가 많다. 전공 분야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아 전공 관련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졸업하지만, 전공과 무관한 업체에 취업하여 직업계고에서 배운 업무와는 상관없는 단순업무에 지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학력 차별로 힘들어하며 잦은 직장 이동을 하거나, 대학 진학을 선택하기도 한다. 대학 진학 후에는 기초학력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무늬만 대학생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패배감을 느끼기도 한다. 직업계고를 바라보는 참혹한 외부의 시선 직업계고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더욱 참혹하다. 직업계고를 졸업하고 일터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직업계고 출신 작가들이 출판한 책에서 직업계고 출신 직장인이 겪는 편견과 무시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 소설이나 만화에서도 이십 대는 다 대학생이었고, 직장인은 모두 양복을 입고 있었다. 작업복을 입고 공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구전으로나 전해지는 동화 같았다. 누군가의 경험담으로 가늠해 보는 게 최선이었고, 그마저도 모호하고 비어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 들어왔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사망사고, 2017년 제주 현장 실습생 사망사고,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비극적 사건을 통해서야 그들의 삶은 겨우 신문과 뉴스에 파편화되어 흩어지는 정보로 남았다. - 허태준,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 2020. 직업계고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 대개의 편견이 그러하듯 ‘잘 모름’에서 생겨나고, 그러한 편견은 ‘접촉 없음’으로 강화된다. 현장실습을 나간 직업계고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직업계고에 다녔다는 것, 자살했다는 것, 두 가지 사실로 사람들은 간편하게 시나리오를 썼다. 가난하고 불행한 환경에서 자랐을 것이고, 부모와 사이가 안 좋았을 것이며, 어둡고 심약한 아이였을 것이라는 말들을 무심히 해댔다. 푸릇한 나이에 왜 죽어야만 했나 질문하지 않고 이래서 죽었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 은유,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2020.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직업계고 정책 제안 교육부는 2027년까지 현재 54개인 산업수요맞춤형고(마이스터고)를 65개로 늘리고, 협약형 특성화고 35개를 지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마이스터고와 협약형 특성화고를 통해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산업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협약형 특성화고로 지정되면 마이스터고 수준의 지원(학교당 최대 45억)을 받게 된다. 그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통해 직업계고와 산업체 연결을 쉽게 하는 정책도 진행 중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한 직업계고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 첫째, 직업계고 적정화 정책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하여 연차적으로 직업계고 학교수·학급수·학급당 학생수 감축 정책이 필요하다. 다만 학급수 감축으로 소규모학교가 되었을 때, 교육과정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학급수 감축에 앞서 학급당 학생수 감축부터 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한 직업계고의 적정 학급당 학생수는 16명 정도로 생각한다. 노동시장의 특성, 산업 및 지역 여건, 학교 여건 등을 다각도로 고려하여 효과적인 직업교육이 가능할 수 있도록 거대 학급을 8~10학급 정도의 적정 학급으로 감축해야 하며, 단순 학급 감축이 아니라 노동시장 유연성을 고려하여 탄력적인 학급수 증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지속해서 현저하게 신입생 충원율이 떨어지는 공립 직업계고부터 연차적으로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학교수를 감축해야 한다. 통폐합으로 생긴 유휴학교는 중학교의 진로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상시적인 진로체험이 가능한 곳, 직업계고 학점제 시행으로 필요한 공동실습소, 노동인권교육 등 직업계고 교사의 재교육 공간 또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좀 더 문턱을 낮춰, 유휴공간을 노동자 재교육 차원의 평생교육 공간, 학교 밖 청소년의 대안 직업교육기관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둘째, 신입생 선발 정책 현재의 직업계고 입학전형인 미래인재전형(특별전형) 정책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별전형은 중학교 내신성적과 무관하게 선발한다. 본인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선발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서열화된 직업계고 상위학교에 지원하여 떨어지면 다음 단계의 학교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마이스터고와 전통적인 명문 특성화고도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인재전형은 소수의 우수 직업계고를 살리기 위해 다수의 직업계고를 황폐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역의 직업계고는 외국인 학생 유치를 통해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신입생 모집이 힘든 직업계고 중 한 곳을 ‘국제직업고’로 전환하여 외국인 학생들이 직업교육을 배우고,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의 인구 증대와 노동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머지않아 수도권의 직업계고에서도 외국인 신입생 모집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을 중등단계 직업교육 대상으로 확대하기 전에 법적·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해 취업진로직업센터의 기능을 확대 개편하고, 졸업 후 취업정책과 더불어 신입생 유치정책도 강화되어야 한다. 단위학교에서 진로지도란 명목의 중학교 홍보활동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며, 다수 교사의 출장으로 인해 2학기 교육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청 차원에서 중학교 단계의 진로지도를 강화하고, 취업진로직업센터에 신입생 모집을 전담할 별도의 조직을 두어 단위학교에서 하는 비교육적인 홍보활동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 ● 셋째, 직업계고 교원정책 현재 직업계고는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명예퇴직을 고민하는 베이비붐세대와 40대 이하 교사 비율이 아주 높다.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교사 부족, 특히 남교사 부족은 직업계고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심각하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40대 후반 50대 초반 교사들은 각종 업무로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이다. 향후 1~2년간 베이비붐세대가 퇴직하는 자리는 대부분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교사들이 채울 것이다. 결혼과 출산에 따른 휴가·휴직으로 지금도 기간제교사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 디자인·서비스 계열 등의 직업계고는 이미 기간제교사의 비율이 50%를 넘긴 학교도 있다. 신규교사의 여성화와 더불어 이들의 성장 환경은 직업계고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생활환경과 괴리감도 커지고 있다. 2023학년도 서울의 신규 중등교사 대상 교직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신규교사들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긍지가 0%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교직을 선택한 이유는 배우고 가르치는 일(35.3%)이 좋거나 학생과의 만남(35.3%)이 좋아서였다.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월급 때문에 교직을 선택한 교사들도 29.4%였다. 월급 받는 안정적인 직장인 교사와 여러 가지 상황으로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늦게 등교하거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일찍 하교해야만 하는 학생 사이의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을 보듬어 줄 수 없는 교사, 교사들을 적대시하는 학생이 만들어내는 직업계고는 단절되고 파편화된 불통의 공간이 돼 버렸다. 직업계고 교사는 직업계고에 진학하는 학생에 대한 이해, 그들의 부모에 대한 이해, 졸업하고 취업할 산업체의 이해,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이해, 미래 기술혁신 사회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 등을 바탕으로 미래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는 전문성 신장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인권교육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청에서는 노동인권교육을 강조하지만, 교육청에서 보내온 각종 노동인권교육 수업자료들은 배부되지도 않고 교무실 쓰레기통 주변에서 뒹굴다 결국 폐기되는 경우도 많다. 애써 만든 노동인권 관련 수업자료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청이 수업료의 50~80%를 지원하는 혁신 전공 대학원, AI 대학원처럼 노동인권 대학원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2022년부터 모든 직업계고에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었지만, 단위학교의 현실은 시설 등 인프라 부족, 교사들의 이해 부족, 다(多)교과지도에 따른 교사들의 노동 강도 심화와 그에 따른 수업의 질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교사들은 직업계고 학점제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을 지원할 수 있는 교사 수급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다교과수업으로부터 교사의 노동 강도를 완화하고 수업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교원자격이라는 높은 문턱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 넷째, 취업정책 모라벡의 역설2에 기반한 취업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급진적 기술진보에 따른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중간 숙련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다. 다수의 졸업생은 저숙련 플랫폼 노동시장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미래가 곧 다가올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저임금·저숙련,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회적 대우 등 직업계고 직업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고부가가치·고기능 중심의 직업교육을 통해 인식 개선을 도모하며, 우수 신입생 확보라는 선순환의 틀로 전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미래 신산업의 고숙련 일자리에 적응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직업계고를 개편하는 것’은 희망 고문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전환은 노동시장 전반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회적 대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없이 무한경쟁사회에 직업계고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최고로 발달한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배관공·전기공 등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취업 지원 인력의 확충과 그들의 노동 안정성 강화 정책도 필요하다. 서울 지역의 경우, 그간 서울시가 지원했던 직업계고 취업지원인력사업이 2023년에 종료됨에 따라 더 이상 예산지원이 없다. 학생들에 대한 취업정보 제공 및 현장실습 등의 행정업무 보조 인력지원이 하던 행정업무를 취업업무 담당부서에 배정된 교사들이 수업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면서 동시에 취업전문가의 역할을 해야 하는 과도한 업무부담을 겪고 있다. 취업 지원 인력을 주무관으로 채용하여 재학생의 진로개척과 졸업생의 유지 취업률을 증가시키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취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경기도교육청은 2023년, 취업전문교사 73명을 선발하여 배치함). 정부와 민간의 취업지원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우선 정확한 취업률 및 진학률에 관한 DB 구축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직업계고 취업장려정책이 수립되어야 하고, 민간에게 예측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을 통해 민간의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신입생 모집을 위한 홍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직업계고 졸업 후 성공적인 모델을 많이 창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내는 것이다. 누적되고 관리된 직업계고 취업 성공사례는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개선으로 이어지고, 신입생들과 그들의 부모가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업계고 졸업 후 체계적인 커리어 관리가 가능한 다양한 경로의 개발과 이를 대국민에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대졸과 고졸의 임금 격차 해소, 노동시장에서 보이지 않지만 강하게 존재하는 학력과 성별 앞에 놓인 유리천장을 없애 학력과 성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승진되고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문화적 감수성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업계고 졸업자 고용의 양과 질은 결국 민간의 협력에서 나온다. 고졸 취업 장려는민간의 선의만으로 이루어낼 수 없다. 고졸 채용으로 얻는 기대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이 뒤따라야 한다. 나오며 직업계고 입학자의 60% 이상이 대학 진학을 전제로 직업계고에 진학한다는 사실은 직업계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이다. 그러나 한동안 직업계고는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선취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취업률과 학교 재정이 연동되는 시기도 있었으며, 현장실습업체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무시하며 ‘다음 소희’를 양성하는 데 일조했을 수도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로봇·AI·IoT·빅데이터·반도체 등 고부가가치와 고기능 중심의 직업교육을 위해 많은 학교가 신산업 분야의 학과 재구조화, 융합학과 교육과정의 변화,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인재양성을 위한 미래역량강화사업 추진, 혁신직업교육지구 참여 등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산업 분야의 교육은 고등학교 교육과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미래 먹거리 산업분야의 전문 기능인을 양성하기 위해 산업수요맞춤형고(마이스터고)가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직업계고를 선택한 학생 중 상당수는 대학에서 계속 학습을 희망한다. 선취업만을 강요하는 교육과정만으로는 직업계고의 적정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현재 마이스터고의 취업우선정책은 재고되어야 하며, 평생학습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잠재적 학습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직업계고 적정화와 함께 직업계고 졸업 후 진로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선취업의 틀에 갇히지 않고 진학·창업·취업 등 다양한 진로를 차별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미래 기술 변화와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미래인재를 길러내는 방향이 필요하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서울지역 대학에서도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신설하여 직업계고 학생들이 우수 취업처 취업과 대학 공부를 함께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소설가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60년대 산업화·도시화의 비가역성을 다루는 소설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만들어 놓을 인류의 앞날도 비가역적일 수밖에 없다. 노동해방의 풍요로운 유토피아일지 아니면 노동 종말의 어떤 곳일지… 두렵다. 그래서 무진기행 소설 속 여주인공 인숙이처럼 그저 지금이 답답하다. 무진의 안개처럼 직업계고를 둘러싼 안개들이 자욱하기 때문이다.
중등직업교육의 위기 중등직업교육이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 중등직업교육 입학자는 2002년 약 12만 명에서 2012년 약 11만 1,000명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약 5만 9,00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최근 10년 동안 약 47%의 입학자 수 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학령인구 변화가 약 32%였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중등직업교육의 입학자 수 감소는 학령인구 변화 요인 이외에 다른 요인도 상당히 작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등직업교육이 교육수요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증거는 졸업생의 노동시장 진출에 관한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자료1에 의하면 소규모 특성화고 졸업자 가운데 취업자 비율은 68.5%에서 2021년 52.1%로 낮아졌으며, 무직자나 진로를 알 수 없는 졸업생 비율은 같은 기간 12.0%에서 24.5%로 2배가 되었다. 또한 2023년 교육부가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특성화고 졸업생 중에서 취업자는 27.1%이었으며, 47.7%가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이들 특성화고 졸업생이 1년간 유지한 취업률은 64.4%에 불과하여 특성화고 취업자의 직장 정착비율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처가 대졸자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한국의 중등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급변하는 중등직업교육 환경 향후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환경변화도 중등직업교육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변화는 역시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학령인구(6~21세)는 2022년 750만 명에서 2040년까지 337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0년 이내에 지금까지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학령인구가 변화하면 기존의 중등직업교육은 불가피하게 대폭적인 축소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변화도 인구구조 변화 못지않게 드라마틱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지하다시피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변화와 이에 따른 작업장에서의 직무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양상은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 따라 학교교육을 통해 습득한 기술과 기능의 노동시장에서의 유효기간은 점점 단축될 것이며, 현장과 학교교육 간의 질적 미스매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학령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중등직업교육 입학자 수의 감소는 현장과 학교교육 간의 미스매치 확대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현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평가 중등직업교육의 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으나, 이러한 위기에 대응한 종합적인 대책을 제대로 시행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2023년 8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등직업교육 발전방안’을 내놓았는데, 만시지탄이나 중등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종합대책은 ①현장이 원하는 학교 100개 육성(협약형 특성화고 35개 도입 포함), ②학생 기초역량 제고, ③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통한 현장성 높은 교육 제공, ④학령인구 감소 대비 직업계고 체제 정비 및 학습자원 발굴, ⑤학교 내 기업 유치 등 실질적 산학협력 추진, ⑥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졸업 후 1년간 취업 및 진로설계 지원, ⑦기술인재로의 성장경로 다양화, ⑧국가와 지자체의 직업교육 책무성 강화 등 8대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하나의 과제가 전문가 의견수렴과 포럼 및 토론회, 그리고 현장방문 및 관계기관 간담회 등을 통해 도출되어 큰 방향성에 있어서는 중등직업교육 발전에 필요한 모든 사항이 망라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필자는 이번 대책에서 다음의 두 가지 과제에 주목한다. 첫째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정부 정책방향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향후 15~20년 동안은 과거에 비해 더욱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이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는 당연히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여 직업교육기관의 수량적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2040년까지 학령인구 감소가 약 55%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니, 학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기관의 숫자도 이에 비례하여 축소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좀 더 냉정하게 자원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현재의 중등직업교육 졸업자의 낮은 노동시장 성과를 고려할 때, 학령인구 감소 비율보다도 더 높은 비율로 중등직업교육기관을 축소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방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중등직업교육기관의 축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 주도의 인위적 구조조정이라는 수단 대신 ▲종합고 및 소규모학교를 캠퍼스형 등 다양한 거점 특성화고 모델로 전환을 유도하고, ▲일반고 희망자 대상 직업교육 위탁과정 확대, ▲지역주민 대상 직업프로그램 운영 확대,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직업교육 기회 제공, ▲특수교육 대상자 직업교육 확대 등 다양한 직업교육 자원 확대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문제를 돌파한다는 정책을 세워놓고 있다. 교육기관에 대한 인위적인 수량 조절이 지역 내에 미칠 사회적·정치적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방향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정책방향이라고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새로운 교육자원 확대와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인지, 이러한 노력에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중등직업교육기관의 과잉현상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추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필자가 주목하는 두 번째 정책과제는 이른바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에 관한 정책이다. 지역 기반 산업인재를 위한 소수 정예 학교를 도입하여 집중투자함으로써 중등직업교육이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 정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책방향으로 보인다. 특히 특성화고 졸업생은 졸업 후 지역정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을 통한 지역기반 산업인재 양성 내실화는 지역부흥에도 일정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 정책은 기본적으로 지역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특히 지역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양성 정책에 있어서는 제도적으로나 관행적으로 중앙정부 주도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제대로 된 지역 거버넌스의 작동이 매우 어렵다. 더구나 산업계의 경우 인력양성에 있어서 책임 있는 거버넌스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 거버넌스와의 협약을 통한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2027년까지 35개로 계획된 협약형 특성화고 도입의 양적 목표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지역 거버넌스의 원활한 작동 여부, 특히 산업계의 적극적 참여 여부와 졸업생의 노동시장 성과 등을 냉정하게 평가하여 정책을 집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맺음말 중등직업교육의 활성화·선진화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런 점에서 현 정부 들어와 중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여 시행하고자 하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중등직업교육의 문제는 교육전반의 문제, 노동시장 제도와 관행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초등교육단계에서의 진로교육 문제, 과도한 학벌주의 문제, 직업훈련·평생교육체계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중등직업교육 문제와 얽히고설켜 있다. 따라서 중등직업교육 개혁은 연관된 사회정책 분야에서의 개혁과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부는 추후 좀 더 포괄적·종합적 시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인력정책의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 중등직업교육의 진정한 발전은 교육현장에서 매일매일 학생들과 고락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의 헌신과 노력에 기반을 둔다. 그런데 앞으로의 환경변화는 선생님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요구한다. 지식·기술·기능을 잘 가르치는 역량은 기본이고, 이제는 더 나아가 산업체와 지자체 등과의 협업능력, 노동시장에서의 기술과 직무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교육실무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역량 등이 새로이 요구된다. 교사들의 역량개발에도 더욱 효과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고교 직업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70년에 거의 절반에 달했던 직업계 고교생의 비중(46.6%)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2023년 현재 14.8%에 불과하다. 직업계 고교생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중학교 졸업생들이 직업계고등학교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업계고등학교 중 특히 특성화고의 미충원 문제가 심각하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미충원 문제가 크지 않았던 서울시의 경우에도(2016년 충원율 99.4%) 2022년에는 79.4%라는 충격적인 충원율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다시 충원율이 96.9%로 급격히 상승했지만, 이는 모집정원을 2022년 대비 2,200명(2022년 모집정원의 18%에 해당)이나 줄인 영향이 크다. 만약 모집정원이 그대로였다면 충원율은 79.3%로 여전히 2022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직업계고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학생들이 직업계고를 선호하지 않는 것에는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다. 2023년 현재 고졸자의 임금수준은 4년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66% 수준에 불과하다. 고용률의 격차도 커서 고졸자는 63.3%로 4년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77.1%에 비해 14%P 가까이 낮다. 또한 50% 이상의 직업계고 졸업생들이 전공과 관계없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30%대에 불과한 4년제 대졸자에 비해 20%P 이상 높은 상황이다. 대학을 가야 자기 전공에 부합하는 일을 하고, 취업할 가능성도 높으며, 훨씬 더 많은 임금을 받는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직업계고에 진학할 유인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직업계고에 진학한 경우에도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취업한 학생보다 훨씬 많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절반이 졸업 후 진학하고 있는 반면, 취업자 비율은 졸업생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직업계고에 대한 선호도 감소가 직업계고 교육을 더욱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이다. 신입생 확보를 위해 많은 직업계고에서 학생 선호도를 고려한 학과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학생 선호도가 높은 전공이 반드시 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연계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생 선호도가 높아 최근 정원이 늘고 있는 미용·관광·레저·음식조리·식품가공 등의 분야는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일자리로 연결되는 전공이 아니다. 학과 조정의 더 큰 문제는 교사와 교과목 간의 미스매칭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학교에서 새로운 학과의 전문교과를 그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정규직 교사가 담당하거나, 해당 분야를 전공한 기간제교사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심지어 어떤 사립학교는 전문교과교사들 전부가 기간제교사로 구성되어 있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담당선생님이 이해가 잘 되게 정확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프로그램밍같은 경우는 책 보고 컴퓨터로 실습하는데 책 내용이 도움이 안 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제대로 가르쳐 주시지 않는다”, “단순하게 글만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심화과정을 배우는 데 힘이 들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선생님들도 잘 모르고 있을 때가 있다”는 등 교사의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필자가 방문했던 직업계고의 교실풍경을 보면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것을 전부 학생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닌 것이다. 보통교과 경시로 기초학력미달학생 증가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미달 문제도 우려할 만하다. 당장의 실무능력 배양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보통교과가 경시되고 있는 탓이 크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경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제외된 대신 직업기초능력평가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보통교과 경시 경향이 더욱 심화되었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조사(PISA) 자료를 보면([표 1] 참조), 우리나라 직업계고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은 2006년의 7%에서 2015년 15%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독일의 2%, 일본의 4%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 고등학교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 벤치마킹했던 독일의 경우 수학 수업시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기초학력미달학생의 비율이 줄고 있지만, 한국은 보통교과의 수업시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대조를 이루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최소한의 학습능력이 요구되는 급변하는 미래 평생학습사회에서 직업계고 졸업생들의 낙오가 우려되는 지점이다. 직업계고등학교는 정규교육의 최종 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기초학습능력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간 누적되어 온 학습결손을 학교교육을 통해 보완해 줄 수 있는 최후의 기회인 것이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교육여건 격차와 차별 고교 직업교육과 고등교육과의 연계 부족 문제도 우리 고교 직업교육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다. 전문대학 입학생 중 직업계고 출신은 22%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전문대학에서의 직업교육이 고교단계의 직업교육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헤어·미용에 대한 사례 연구결과를 보면, 전문대학에서 직업계고 교육과정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국가적으로도 매우 낭비적인 상황이다. 같은 직업계고 내에서 격차와 차별이 존재한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고교 직업교육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고교 유형 간의 교육여건 격차가 매우 크다([표 2] 참조). 2017년 기준 학교홈페이지에 제시된 학교예산으로 계산했을 때, 전체 직업계고 학생의 9% 정도를 차지하는 마이스터고의 경우 학생 1인당 교육비가 783만 원에 달하지만, 학생수의 90% 이상을 점하는 특성화고의 경우 577만 원에 불과해서 200만 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교사 1인당 학생수도 특성화고는 10.7명인데 반하여 마이스터고등학교는 6.9명으로 훨씬 적어서 기본적인 교육여건에 차이가 있다. 고교 직업교육, 양적 확대보다 질적 제고에 초점을 이렇게 고교 직업교육이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일각에서는 고교 직업교육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OECD 평균으로 직업계고 비중이 45.7%에 달하고 있음에 비해 우리는 OECD 평균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현재와 같이 직업계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수를 늘리게 되면 문제만 더 악화할 뿐이다. 또한 중저도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줄고, 고도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늘어나며, 보다 높은 수준의 스킬과 교육수준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미래 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교 직업교육을 늘리는 것은 미래 사회의 변화 방향과 배치될 수도 있다. 물론 고교 직업교육 이수 후 대학에 진학하는 경로의 활성화를 통해 미래의 고숙련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이 고교 직업교육과 고등교육의 연계가 미흡한 상황에서는 낭비적 요소가 적지 않다. 따라서 우선은 양적 확대보다 질적 제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고교단계 직업교육과 고등교육·평생교육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질적 제고를 위해 오히려 양적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질적 제고가 달성되면 양적 확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특성화고의 절반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 내의 산업 수요 충족과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성화고 일부를 적극적으로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것이다. 나머지 특성화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되, 일반고 학생 중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주변 마이스터고나 전문대학 등에서 직업계고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하면 추가 예산 소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성화고 절반을 일반고로 전환할 시 재원 절감 효과가 있고, 그 재원을 나머지 절반 특성화고의 마이스터고 전환 재원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시설 장비, 전문교과 교원 등은 마이스터고로 배치하거나 고교학점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 등에서 활용 가능하므로, 시설 장비나 교원의 유휴화 문제도 크지 않을 것이다. 한편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고교에서는 IB-CP(International Baccalaureate-Career-related Programme)를 적극 도입하도록 한다. IB-CP는 인문교육과 직업교육을 통합하고 직업교육의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고안되었으므로, 우리나라 직업계고의 현재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직업교육도 잘 시키고 기초학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어 대학진학과 평생학습시대에도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IB-CP는 IB에 대한 일반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롭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층이 진학하는 직업계고등학교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이므로 ‘귀족학교’라는 프레이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IB-CP에서 가장 비중이 큰 CRS(Career-Related Studies)는 학교자율운영(물론 외부평가 있겠지만)이므로 교육과정 사대주의에 대한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또한 취업 강조 프로그램이고, 대학 진학 시에도 직업계고 출신은 정시가 아닌 별도전형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입시제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입시제도의 혁신적 변화가 아직 쉽지 않은 우리 교육현실에서도 충분히 확대 여지가 있다.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해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면서 고교 직업교육의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 서야만 고교 직업교육의 진정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