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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 교육공동체가 함께하여 학교교육과정 계획을 2개월 먼저 발표 - 부석초등학교(학교장 채규웅)는 2008. 1. 22일(화) 학교의 영어체험실에서 지역사회인사, 학부모 및 교원 42명이 함께하는 ‘2008부석교육과정운영계획발표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학교교육과정은 ‘학습자에게 학습 경험을 선정하고 조직하여 교육 경험의 질을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단위학교 교육의 기본설계도’라 할 수 있는 것인데 부석초는 2008학교의 브랜드로 선정한 ‘Ready Buseok’의 구현과 더 나은 교육을 펼치기 위해 다른 학교들보다 2개월여 먼저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하는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 발표회를 가진 것이다. 특히 부석초등학교의 2008 학교교육과정에는 학교경영자인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수업실천자인 교사들의 중지, 교육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하여 급변하는 시대․사회상의 조류와 현대사회의 학문과 진리의 행보를 담았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해서 행복한 배움터를 창출하고자 하는 이상(理想)을 담아서 편성하였다는 것이 편성업무를 주관한 한희경 연구부장의 설명이었다. 부석초 채교장은 “국가의 동량지재를 길러내는 산실인 단위학교에서 학교구성원 모두의 뜻이 담긴 잘 짜여진 학교교육과정은 교육의 질제고를 담보하여 더 나은 교육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며 이를 통해 공교육기관의 위상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학교교육과정 편성을 위해 방학도 반납하고 애써주신 선생님들과 바쁜 와중에도 교육과정 발표회에 참석 고견을 들려준 학부모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였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례 간사단 회의에서 ‘당초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을 통합해 인재과학부로 정했던 명칭을 교육계와 한나라당의 강력한 의견 제시가 있어서 교육과학부로 변경키로 했다’고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이 밝혔다. 연합뉴스는 교육과학부로의 명칭 변경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정부 부처 명에 ‘교육’이라는 단어가 빠진데 대해 최근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 강력하게 반발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지난 1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육은 단순한 사전적 용어가 아니라 정부 수립 이후 국민의 사고와 일상을 지배하는 사실상의 관습 용어이며, 인재는 엘리트주의적 용어로서 전 국민을 교육 대상으로 해야 할 이름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인수위를 항의 방문해 교육계의 입장을 전달한 것도 주요하게 다뤘다. 한나라당도 28일로 예정된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 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기 위해 현행 18부 4처의 중앙 행정조직 가운데 통일부, 해양수산부, 정보통신부, 여성부, 과학기술부를 축소 조정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개편 안을 21일 국회에 제출했다. 물론 ‘인재과학부’의 명칭은 ‘교육과학부’로 수정했다. 이번 명칭변경의 해프닝은 말로는 교육을 살리겠다면서 ‘교육’이라는 말을 빼 논란을 만든 인수위원들의 잘못이다.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들이 ‘교육’을 살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 교육계의 반발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빨리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 안에서 보듯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더 잘살게 해준다는데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미래가 암울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다보니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아무리 얘기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 교육계라고 예외일수도 없다. 얌전하거나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을 때도 많지만 답답할 때도 있다. 누가 해줄 때를 바라거나, 홍시 떨어질 때를 기다리고 있을 만큼 한가한 세상도 아니다. 미래를 내다보기 어려운 과도기이거나 회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일이 많을수록 교직단체의 힘이 필요하다. 이번 ‘교육과학부’로의 명칭 변경에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명칭변경을 위해 노심초사 고민하며 발 빠르게 대처한 이원희 회장 등 한국교총의 관계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직단체의 역할을 더 많은 교직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교직단체에 가입하고, 교권을 찾는 일에 동참하는 것도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다. 무임승차보다는 교직단체에 가입해 누구에게나 소중한 권리를 떳떳하게 주장하고보호받는 게 훨씬 의미있는 일이다.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영국사와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천태산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산팔경과 함께 영동을 대표하고 있는 한천팔경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적다. 황간에서 서북방으로 2Km 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가 월류봉이고 그 일대의 절묘한 산수가 한천팔경이다. 한천팔경은 1경 월류봉, 2경 화헌악, 3경 용언동, 4경 산양벽, 5경 청학굴, 6경 법존암, 7경 사군봉, 8경 냉천정인데 그중 1경인 월류봉의 풍경이 으뜸이다.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돌고 있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월류봉의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고 있는 듯 아름답고 수려하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곳에서는 달님도 쉬어간다. 월류봉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높이 솟은 봉우리에 달이 걸려 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취가 풍긴다. 한천정사쪽에서 보면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달이 계속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음력 보름을 전후하여 이곳을 찾는 게 좋다.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하천에 널려있는 암석과 하얀 얼음을 뚫고 흐르는 계곡물이 어우러지며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놨다. 오른쪽의 바위를 뚫어 만든 길은 승용차 한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데 그 끝에 개인 소유의 별천지가 있고 산책로가 냇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한천팔경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고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지정될 만큼 유서 깊고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대문을 성의 없이 각목으로 보수한 채 마루에서 푸성귀를 말리고 있는 한천정사나 주변에 건축자재들이 지저분하게 쌓여 있는 우암 유허비가 왠지 볼썽사납다. 문화재도 세월이 흐르면 낡아지고 퇴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동행한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와 문화재와 관광지를 제대로 보호하고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했다. 송태호 대표는 무계획적으로 세운 정자를 정비하고, 한천팔경을 돌아볼 수 있는 산행코스 개발이 절실하다는 얘기도 했다. [교통안내] 1. 경부고속도로 황간 IC - IC 삼거리(추풍령, 김천 방향 우회전) - 황간 소재지 전 마산삼거리(좌회전) - 원촌교 건너 - 원촌리 월류정 2. 경부고속도로 영동 IC - IC 사거리(용산 방향 좌회전) - 용산 훼밀리마트 앞(황간 방향 우회전) - 용암 삼거리(황간 방향 우회전) - 원촌교 건너기 전 - 원촌리 월류봉
2008년 무자년 쥐의 해가 밝았다. 작년에는 60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황금돼지띠해라서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는 재물운이 있어 평생 편하게 산다’는 루머성 속설에 너도나도 아기를 갖겠다고 요란법석이더니 올해는 월트디즈니사의 상징인 미키마우스 탄생 80주년이라며 온통 미키마우스 특수로 떠들썩하다. 발빠르게 홈플러스에서는 미키마우스 탄생 80주년을 맞아 최고 80%까지 ‘미키마우스캐릭터상품 파격할인 행사’를 한다고 하니 집집마다 쥐와 관련된 물건 하나쯤은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 또한 워낙 유행이라던지 주위의 들뜸에 무신경하게 사는 성격이라 누구나 하나쯤은 구비한 유행용품이 없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하나쯤은 구입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의 아침잠을 깨워주던 알람시계가 고장난 것을 핑계로 이왕 살거면 그래도 쥐의 해니까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시계를 사야지하고 맘먹고 있는 탓이다. 올해 80살이나 되어 할머니라고 불러야 마땅할 생쥐 미키마우스! 미키마우스는 1928년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증기선월리’를 통해 태어난 캐릭터이다. 미국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키마우스가 ‘10대 수익 캐릭터’에서 1위를 차지해 연간 6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한다. 대구시의 일년 예산과 맞먹는 돈이라고 하니 미키마우스의 존재가치는 국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톰과 제리’의 주인공인 생쥐 제리 또한 마찬가지다. 1940년대에 극장용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해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캐릭터이다. 아카데미상을 7번이나 수상하고 동토의 땅인 북한에서도 방영될 정도라고 하니 우리에겐 철벽같은 휴전선도 이 귀여운 생쥐 앞에서는 흐물거리는 모양이다. 자기보다 덩치 큰 고양이 톰을 골탕먹이는 귀여운 생쥐 제리! 얄밉지만 얄밉지 않게 다가오는 생쥐 제리와 비슷한 캐릭터가 우리나라 옛이야기에도 존재했었다. 쥐띠가 생겨난 설화에 보면 제리와 너무도 닮은 얄미운 쥐가 등장한다. 아득한 옛날에 하늘님이 뭇짐승을 모아놓고 말하였다. ‘정월초하루에 제일 먼저 하늘의 문에 도달하는 자에게 최고의 지위를 주겠노라’ 우직한 소는 자기 걸음이 느린 것을 알고 미리 그믐날밤에 길을 떠났다. 이 사실을 안 약삭빠른 쥐는 소의 등에 몰래 올라탔다. 그것도 모른채 뚜벅이 소는 밤새 쉬지않고 걸어 드디어 하늘문 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일등으로 도착한 소가 기쁨에 들떠 있을 때에 쥐가 잽싸게 뛰어내려 하늘문을 먼저 밟고 말았다. 그래서 쥐가 12동물 중에 첫째가 되고 소는 둘째가 되었다는 얘기다. 자기보다 몇십배 큰 고양이 톰을 늘 이겨먹는 서양쥐 제리나, 그보다 몇백배는 더 큰 소를 이용하여 1등을 한 동양쥐의 이미지는 같게 다가온다. 쥐는 동물의 왕국에서는 약자이고, 영리하지 않으면 부지런하지 않으면 재빠르지 않으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던 까닭에 이런 설화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진 거라곤 쥐뿔도 없다 쥐 코 조림 같다 부정적인 속담이 먹히는 해이기 보다는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다 쥐띠는 밤에 나면 잘 산다 긍정적인 속담이 먹히는 무자년이 되어 우리 국민 모두 부지런한 쥐처럼 먹고사는 걱정없이 풍요로운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쥐가 드나드는 지저분한 창고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던 월트디즈니에게 생쥐가 미키마우스의 모티브를 선물한 것처럼, 올해 우리나라도 쥐로 인해 인생이 역전되는 디즈니 같은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더불어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애니메이션 산업이 번창하여 우리의 쥐 설화를 재탄생시킨 생쥐 쥐돌이 캐릭터가 세계를 주름잡을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다복의 상징인 쥐돌아, 올해는 우리 국민만 부자 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 땅덩이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선진부자가 되게 해주렴.
“선생님 방학 하셨지요? 원고 기다리다가 눈빠집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독서록 문제 다 내주시는 것 알고 계시죠?” “이 해가 가기 전까지는 아이들 권장도서 마무리 해주셔야 해요.” 빚쟁이처럼 여기저기서 독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일이라 보수가 없는 일임에도 선뜻 해주마고 약속했지만 도저히 학기 중에는 짬이 나지 않아 방학으로 밀쳐놓았던 일이었다. 그래서 방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일주일 정도 바짝 매달리면 충분히 해낼 분량이었기에.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방학하자마자 크리스마스 뒷날부터 연속 사흘을 직원연수로 잡아놓은 탓이었다. 그나마 연수지가 서울이라면 퇴근 후의 반쪽자리 시간이라도 소유할 수 있었을텐데, 집과는 거리가 먼 충남 대천의 합숙연수라 아예 개인 일은 포기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 방학을 하면 우선 첫째날은 아무 일도 안하고 푹 쉬고, 그 다음날부터는 내 개인적으로 밀린 원고 빚 독촉부터 갚아주고, 그렇게 한숨 돌리고 난 다음에야 정말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분야의 공부를 해볼려고 맘먹었었는데 연수라는 통고를 받고 보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왔다. 기분에 살고 죽는다는데 왜 하필이면 방학한 바로 뒷날이란 말인가? 하고많은 날 놔두고 왜 모임도 많고 마무리해야할 일이 잔뜩 밀려있는 연말 시즌이란 말인가? 늘 당하는 일이지만, 방학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건만은 되물리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겨울방학 기간 36일 중에 교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쉬는 빨간색의 일요일 7일 직원연수 3일 일직 2일 근무조 4일 6학년 졸업여행 4일 그리고 학년말 통지표 및 각종 업무 건 등등으로 학교에 들락날락 하다 보면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는 날은 며칠 안 된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교사들처럼 편한 직종이 어디 있냐교, 방학 중이라도 학교에 나가 일하는건 당연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건 사정이 다르다. 아이들이 없는 교실은 그야말로 페허와 다름없다. 먼지만 켜켜이 쌓인 교실에 쭈그리고 앉아 난방기가 들어올리는 매캐한 먼지를 들이마시던지, 그게 싫으면 난방기 끄고 추위와 사투를 벌이든지, 그것도 싫으면 교무실에 가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든지 해야 한다. 교무실은 쾌적하지만 교사가 일을 할 환경 조성이 되어있지 않아서 접대용 맨트만 남발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잡히지 않아 하릴없이 교실로 교무실로 왔다갔다 하다가 시시껄렁하게 하루를 보내다 오는 게 방학 중 근무의 실태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들의 방학이 이렇게 매칼없이 흘러갈 때는 정말이지 분통터진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 좋은 연수기관도 많고, 연수의 종목도 다양해 교사들이 맘만 먹으면 방학 내내 연수받을 꺼리가 널려있다. 연수현장에 직접 가보면 정말이지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이고,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배우러 온 연수이기에 진지함은 기본이다. 하루 웬종일 꼼짝마랏해도 즐겁게 눈빛을 반짝이며 강의를 듣는다. 그러면 윈윈이라고 옆사람도 덩달아 열혈 연수생으로 변한다. 그렇게 뼈빠지게 공부하고 나면 자그마하던 내 자신이 많이 커진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자가 연수 다시 말해 교외연수의 장점이다. 하지만 교내에서 하는 직원연수는 생각의 크기도 지식의 폭도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모이는 형편이라 결론은 뻔하고 매냥 똑같은 소리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를 수십채나 짓고도 남을 정도의 장황한 말이 오가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허당일 때가 많다. 겉보기야 일거리를 싸들고 지방까지 내려가 사흘동안 합숙을 받는 일이 폼나보이고 대외홍보하기에 그럴듯해 보이지만 한마디로 속빈강정이다. 좀 더 시간을 주고 방학동안 자기연찬을 하게 내버려두었다가 연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생각이 크기가 커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지금처럼 그 나물에 그 밥인 내용으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발 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자기가 배우고 싶은 분야의 연수를 기분좋게 배울수 있도록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가서 하는 단체연수 타령은 고만 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학교에 붙잡아두지 못해 안달하는 구태의연함은 이제 고만 했으면 좋겠다. 학교에 코빼기도 뵈지 않는다고 눈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는다고 도대체가 뭐하고 있는 거냐고 뒷담화나 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합리적이고 알차게 쓸 수 있도록 교사들의 개성을 존중하여 자기연찬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얼굴내보이기 타령은 이제 그만...
겨울방학식을 하는 날 오후 2시에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가 있었다. 방학식날이라 일찌감치 아이들을 하교시킨 뒤였고, 교사들도 자율퇴근이라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갑자기 예기치 못한 사안이 생겨 그 건을 처리해놓고 가느라 점심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택시정류장 앞에 간단하게 허기를 면케 해줄 포장마차의 군것질거리가 있었지만 먹고 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행여나 나 하나 때문에 열네명이나 되는 심사위원을 기다리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탓이었다. 다행히 길은 막히지 않아 약속시간 5분 전에 심사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꼴찌는 아니었지만 꼴찌나 다름 없는 도착이었다. 심사위원진은 동화 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분들, 그리고 현장에서 동화구연 지도자로 활약하시는 분들, 대학에서 그 분야의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런 대단한 분들 속에 변변찮은 내가 끼었다는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했다. 바로 심사 기준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고, 한반에 세 명의 심사위원이 배정되어 다섯 개의 시험장으로 향했다. 빈강의실은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를 보러온 후보자들의 맹연습장이었다. 벽을 보고 연습하는 사람, 교탁 앞에서 실전처럼 리허설을 하는 사람, 원고를 보고 외우는 사람 등등 각양각색이었다.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모습이 내게로 전이되어 나도 덩달아 초조해졌다. 심사장인 강의실은 정말이지 썰렁했다. 칠판에는 주최측의 로고가 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바닥에는 후보자가 설 자리가 그려져 있었으며, 그 정면에는 카메라가 돌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카메라는 동점자가 나왔을 때나 당락의 여부를 다시 재고할 때에 필요한 장치였다. 동화구연하는 후보자들을 찍는 카메라인데도 괜시리 신경이 쓰였다.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바로 1번 후보자가 들어왔다. 첫 후보자라 긴장했는지 얼굴표정이 많이 굳어있었다. 그래서 웃는 상황의 구연을 하는데도 우는 표정이 되어 보는 내가 어색할 정도였다. 말의 속도도 빨라지고 톤도 높아져서 편안하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만일 저 자리에 있었다면 저렇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애처롭고 안스러운 후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에 들어선 후보자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연극배우를 해도 될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데다가 실력 또한 수준급이었다. 이 아가씨는 너무도 능수능란하게 심사위원이 마치 아이들인 것처럼 설정하고 동화구연을 했다. 자신만만함에서 나오는 검증된 실력이었다. 나는 아예 펜을 놓고 그녀의 동화구연에 빠져들었다. 펜은 심사 기준의 항목에서 못미칠때 체크하는 방식이라서 굳이 펜을 놀릴 필요가 없었다. 100점의 점수를 줘도 될만큼 완벽한 동화구연이었다. 얼굴도 예쁜데다가 실력도 좋으니 금상첨화라는 말은 이럴때 쓰이라고 있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도 이색적이어서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후보자들도 있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의 60세가 넘는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 분이 들어왔을때는 나이가 많음에 한번 놀랐고, 몇차례 떨어지고 또 다시 도전하는 열혈 지망생이라는데에 두 번 놀랐고,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너무도 감칠맛나게 동화구연을 잘해서 세 번 놀랬다. 자신의 약점인 강릉사투리를 완전히 고친 그 열정에 박수라도 크게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마지막 50번이 끝날 때까지 남자후보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는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동화구연은 왜 꼭 여자만 해야하는지에 의문이 갔다. 누군가 용감한 선구자에 의해 동화구연가도 금남의 벽이 깨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3시간 20분 동안, 장장 200분 동안, 꼼짝도 못하고 심사를 하고 나니 눈이 팽글팽글 돌았다. 그것도 평소에는 입지 않는 정장 차림으로 불편한 의자에 앉아있으려니 다리에 쥐가 나고 온몸이 뻐근했다. 하지만 후보자 개인에게는 당락의 운명이 걸린 것이라 쉽게 몸과 마음을 흐트러트릴 수는 없었다. 고된 심사가 끝나고서야 비로소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흐뭇했다. 생얼로 자신만만하게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에 응했던 할머니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 환갑이 넘은 할머니의 도전정신에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질리우스의 잠언이 떠올랐다.
충북 영동군에 중부권 최대규모의 인공 빙벽장이 있다. 풍광이 뛰어나고 빙질이 좋은 이 송천빙벽장에서 ‘그대 오르라 뜨거운 가슴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9, 20일 양일간 제1회 충청북도지사배 전국빙벽등반경기대회가 열렸다. 차가운 얼음덩이가 빙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일이 많아 아이스클라이밍은 보통 3개월 이상의 암벽등반 훈련을 받아야 초급 코스를 밟을 수 있다. 최근 겨울스포츠로 각광 받는 빙벽등반을 즐기려면 헬멧(낙빙, 낙석방지모자), 아이스바일(빙벽용 도끼)과 크람폰(아이젠), 케신(안전벨트) 등의 클라이밍 장비와 안전장비를 갖춰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고 싶어 한다. 높은 곳을 향한 욕망도 끝이 없다. 그래서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한다. 한 가닥 로프에 몸을 맡긴 채 깎아지른 얼음절벽을 한 발짝씩 위로 오르는 사람들은 어떤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까? 얼음덩어리가 후드득 아래로 떨어질 때면 구경하는 사람도 아찔하건만 빙벽에 매달린 클라이머는 더 힘차게 얼음벽을 찍으며 한발 한발 정상으로 향한다. 송천빙벽장은 초ㆍ중ㆍ상급자용 빙벽, 암벽과 빙벽이 함께하는 믹스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빙벽장도 갖춰져 있다. 겨우내 볕이 들지 않아 3월 중순까지 클라이밍을 할 수 있을 만큼 천혜의 조건도 갖추고 있다. 송천빙벽장에 대해 영동군 문화관광(http://tour.yd21.go.kr/intro/intro_06_06.html)에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빙벽장 등반허가는 예약 없이 현장에 도착하여 서약서 작성 후 등반할 수 있고 개장시간은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주말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클라이머들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나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즐길 거리도 있다. 농산물 판매장에서 영동의 특산품도 싸게 구입하고, 빙벽장 아래를 흐르고 있는 초강천에서 무료로 뗏목 체험도 하고, 얼음판에서 얼음 썰매를 타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행사도 추진되고 있다. [교통안내] 1. 경부고속도로 영동 IC - IC사거리 직진 - 금강주유소 - 송천가든 - 박달주유소.가든(송천교 건너지 말고 구 도로로 우회전) - 송천빙벽장 2. 호남고속도로 - 서대전분기점 -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 영동 IC - IC사거리 직진 - 금강주유소 - 송천가든 - 박달주유소.가든(송천교 건너지 말고 구 도로로 우회전) - 송천빙벽장 3. 대진고속도로 무주IC - 신설 19번 국도 영동방면 - 학산면 오거리(영동방면 직진) - 영동읍 통과 - 영동대학교 - 송천교 앞에서 좌회전 - 구 송천교에서 죄회전 - 송천빙벽장
새내기 교사들을 회원으로 유치하기 위한 시·도교총의 다양한 활동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충남교총(회장 김승태)은 임용고사를 치르는 예비 교사들을 위해 직접 시험장에 나가 합격떡을 나눠주며 응시생들을 응원했다. 충남교총이 임용고사 때 직접 예비 교사들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인 2003년부터. 시험장에서 응시생들에게 합격기원 엿을 돌리는 활동을 해온 충남교총은 “올해는 떡으로 종목을 바꿨는데 응시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전했다. 간혹 급한 마음에 필기구를 빠뜨린 응시생들을 위해 따로 필기구도 챙겨주고 있다. 예비 교사들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은 면접시험 때에도 계속된다. 응시생들은 면접 때에 인사기록카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충남교총은 미리 인사기록카드를 준비, 면접장에서 나눠주고 있다. 충남교총은 새로 발령을 받는 새내기 교사들은 물론 해당 학교의 교장 선생님에게도 우편물을 보내 교총의 활동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군교총 차원에서 간담회도 가지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충남교총의 신규교원 회원 가입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충남교총은 “초등의 경우 80% 이상이 교총에 가입하고 있고 중등도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회원들에게는 결혼축의금은 물론 출산할 경우 아이옷과 직접 쓴 카드까지 손수 챙겨보낼 정도로 애프터서비스가 철저하다. 올해부터는 신규로 회원 가입하는 선생님과 가입을 권유한 선생님들에게 작은 기념품을 증정하기 위한 예산도 잡아놓은 상태다. 경북교총(회장 김동극)도 충남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새내기 교사 회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북교총은 임용시험 면접 때 차와 찹쌀떡 등을 나눠주며 응시생들을 격려했다. 경북교총은 “작은 준비지만 예비 교사들이 교총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북교총은 다음달 14일에 예정된 초·중등 오리엔테이션에서도 기념품을 나눠주며 회원가입을 독려할 예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인재과학부’로 개편하겠다는 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발표 직후 교육계의 거센 반발과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교총이 즉각 성명을 내고 “교육은 헌법이 규정한 국가의 책무 사항”이라며 부처명에 ‘교육’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한데 이어 한국교육학회(회장 윤정일)와 초등교육학회, 교육평가학회, 교육과정학회, 영재교육학회 등 산하 19개 교육전문학회도 18일 5천여 회원들의 뜻을 담은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정부의 조직 명칭에는 그 조직의 대상이나 기능을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인 정부 조직의 명칭에서 교육을 뺀 것은 국가의 주요 기능인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육학회는 미국, 독일, 핀란드 등은 교육관련 정부 조직의 명칭에 ‘교육’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영국도 ‘학교’, ‘대학’ 등 교육행정의 대상을 명시하고 있으며 일본도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문부’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초 인수위가 검토했던 안대로 ‘교육과학부’로 환원시키라고 촉구했다. 교육학회는 또 “교육에 대한 중앙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간섭을 철폐해 지방교육자치를 활성화하고 대학자율을 확대하겠다면서 정작 정부 조직 명칭에서 ‘교육’이라는 용어를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은 교육에 대한 정부의 본심을 의심케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인재과학부’라는 생소한 부처 명칭을 내세운 이면에는 교육을 경제의 수단으로 보는 인식이 깔려있어 더욱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뉴라이트교사연합, 자유교원조합,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뉴라이트계열 단체도 공동 성명을 내놨다. 이들 단체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생소한 명칭으로, 그것도 단 하루만에 공개적 논의도 없이 정부기관의 이름을 바꾸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기필코 교육이라는 말을 떼어내는 모습에서 교육계 전체를 부정하는 인상마저 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수위에 이번 사태를 사과하고 엉뚱한 이름을 거둬들이라고 촉구했다. 경북교육공동체시민연합(상임대표 장주환)과 대구교육공동체시민연합(상임대표 서경돈)도 성명을 통해 “교육의 주체는 학생과 교원”이라며 “교육이란 용어를 살려서 ‘교육과학부’로 명명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냈다. 교육계 원로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회장 김하준)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교육 책임부처에 ‘교육’이 빠진 것은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국민에 대한 교육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인수위의 보고는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학생들의 체력 향상을 위하여 후쿠시마현 교육위원회와 후쿠시마 대학이 공동 개발한 초등 학생 프로그램이 호평이다. 현내의 전공립 초등학교에서 체육의 수업시간에 10분간 도입해 아동의 75%가「운동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라고 대답하고 있으며,「운동이 즐거워졌다」라고 하는 소리도 들린다. 최근 초등 학생의 체력 저하가 지적되고 있는 것을 계기로, 오가와 히로시·준교수(체육 철학) 와 후쿠시마대의 연구자 3명과 초등학교 교사 7명이 고안한 것으로 평상시 별로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게 하는 것과 능숙한가 서투른가는 관계없이, 전원이 같은 운동량이 되도록 궁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활동은 위로 향해 양손,다리로 걷는「거미 걸음」, 옆쪽으로 달리는「게 걸음」, 볼의「벽 맞추기」 등 운동은 약 30 종류로, 저·중·고학년 마다 조합할 수 있다고 한다. 7교가 시험 도입 후, 재작년 9월부터 현내 535교에 확산되었다.후쿠시마 대학은 도입 1년을 기회로 전교의 체육 주임 등과 5, 6 학년의 일부 합계 약 19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달 정리했다. 교사의 95%는「체력·운동 능력이 향상되었다」 등과 효과를 인정해 아동으로부터도「발이 빨라졌다」,「피곤하지 않게 되었다」등의 소리가 전해졌다. 현 교육위원회는 체력 측정의 결과로부터, 이번 봄에도 효과를 수치로 검증할 예정이다. 오가와 준교수는「몸 만들기를 하면, 운동이 즐거워진다고 하는 효과가 나와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음벼, 문부과학성 스포츠·청소년국 기획·체육과도「체력 향상 목적의 운동을 현 전체에서 매시간 체육 수업에 도입하고 있는 것은 드물다」는 것이다. 이같이 교육위원회와 대학이 연계하여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모습이 건강한 사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형편없는 독서 수준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지난 해 책의 날을 맞아 문화일보(2006. 4. 22)가 통계청의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하루 책 읽는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았다. 이는 영화ㆍTV관람, 인터넷게임 등에 하루 평균 5시간 22분을 쓰는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또한 문화관광부와 한국출판연구소가 1993년부터 10년 동안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23.7%가 한해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한해 독서량은 11권으로 월 평균 1권을 넘지 못했다. ‘체력은 국력’처럼 ‘독서는 국력’이라는 구호가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한 독서현실이다. 그것이 옛날의 통계인 점을 감안, 최근 것을 살펴봐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문화일보(2007. 8. 14)가 미국 여론조사기관 NOP월드의 ‘세계각국 미디어 접촉 시간에 관한 보고서’를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1주일당 독서시간은 3.1시간으로 조사 대상 30개 국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책만이 아니라 신문ㆍ잡지 등 활자매체를 읽는데 소비한 시간을 조사한 것이긴 하지만, 주당 세계 평균 독서시간인 6.6시간에 훨씬 못미치는 수치이다. 그 조사에서 다소 의아스러운 것은 인도의 1위와 태국ㆍ중국ㆍ필리핀ㆍ이집트 등 비교적 경제수준이 낮은 나라들의 2~5위 차지이다. 이런 통계자료에서 확인되는 것은 한국인의 독서수준이 형편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낮은 도서구입비와도 무관치 않다. 서울신문(2006. 1. 4)이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2005년 3ㆍ4분기 전국 가구의 서적ㆍ인쇄물에 대한 지출액은 가구당 월 1만 397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월 평균 소비지출액인 204만 8902원의 0.5%수준에 불과하다. 도서를 구입하는데 인색하다보니 그 것을 읽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반면 외모를 꾸미기 위한 이미용ㆍ장신구비는 서적ㆍ인쇄물 구입비의 5.7배, 외식비는 월 평균 24만 5807원으로 무려 23.6배에 달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명언이, 적어도 한국인에겐 케케묵은 진리임을 확인케하는 대목인 것이다. 한편 한국출판연구소가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과 초ㆍ중ㆍ고 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국민도서실태조사’(문화일보 2007. 8. 14)에 따르면 초ㆍ중ㆍ고생 독서시간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줄어들었다. 10년 전에 비해 5분의 1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노소 불문하고 책을 읽지 않는 한국인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독서의 산실이라 할 학교도서관 실태는 어떠한가?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의 허실 지난 9월 우리 학교도 오랜 숙원사업 하나를 해결한 바 있다. 도서실 리모델링이 그 것이다. 도교육청으로부터 4900만원을 지원받아 이루어진 도서실 현대화다. 시 지역이라 농ㆍ산ㆍ어촌 학교에 밀리곤 했는데, 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그리 되었다. 전문계(옛 실업계) 고교 차별을 역설해서 따낸 리모델링인 지도 모르겠다. 우리 학교 도서실 리모델링은 교육부가 2003년부터 시작한 ‘학교도서관 활성화사업’의 하나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교육부는 2003~2006년 동안 2400억 원을 들여 5336개의 초ㆍ중ㆍ고 학교 도서관을 새로 만들거나 고쳐 짓도록 했다. 올해는 605억 원을 들여 1210개의 학교에 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부의 도서관 활성화사업에도 불구하고 시설뿐인 도서실이 수두룩하다. 경향신문(2006. 7. 3)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해 강원도를 빼고 전국 15개 시ㆍ도 교육청 관내에서 개교한 초ㆍ중ㆍ고는 221개이다. 그런데 이들 학교 대부분은 도서관 시설만 있을 뿐 실질적인 운영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충남의 한 고교의 경우 60평의 도서관을 만들었지만, 서가는 물론 책, PC, 열람대 등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비품들이 없어 텅 빈 채 문을 꽁꽁 잠궈 놓고 있다. 아무개 교장은 “개교 경비로 과학실ㆍ어학실ㆍ가사실 등을 설치하다보니 도서관을 꾸미지 못했다”며 예산부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이와 달리 공간이 부족해 본관 건물 뒤 컨테이너 박스를 도서실로 쓰고 있는 학교도 있다. 조선일보(2007. 3. 5) 기사에 따르면 인천 만수동 동부 초등학교가 그렇다. “컨테이너 10개를 이어 만든 건물 창문들에는 전부 쇠창살이 덧대 있고, 전력선 연결 파이프가 외벽에 흉하게 드러나 있다. 도서실에 들어간 아이들은 흡사 감옥에라도 갇힌 듯하다”는 것이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다. 다 아다시피 컨테이너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데다 낮에도 어두워 늘 불을 켜야 한다. 또 여름이면 찜통으로 변해 도무지 도서실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 하긴 책이 구비되어 있고 쾌적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하더라도 학교 도서관이 제대로 구실을 다하는지는 의문이다. 한겨레(2007. 3. 6)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교가 일과 시간에만 문을 열고, 수업이 끝나면 문을 닫고 있다. 따라서 방과 뒤나 주말 등에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례로 서울 ㄱ초등학교의 경우 개방시간이 낮 12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고작 4시간 반밖에 되지 않는다. 또 경기도의 한 고교는 컴퓨터, 프로젝터 등 디지털 기기들이 도서관에 많이 들어오면서 담당 교사가 없으면 아예 문을 걸어잠가 놓고 있다. 하긴 애써 신문보도에 기댈 것도 없다. 당장 내가 근무하는 학교만 하더라도 신문기사가 ‘사실보도’임을 확인케 해준다. 아침 자율학습시간ㆍ점심시간ㆍ청소시간에 한해 열람 및 대출을 할 수 있는게 비단 우리학교만의 현상은 아닌 것이다. 방학이 시작되면 학교 도서관은 아예 ‘창고’로 전락하기 일쑤이다. 일례로 세계일보(2007. 7. 24)가 보도한 전주시 교육청의 ‘전주지역 초ㆍ중학교 도서관개방여부 실태조사’를 살펴보자. 먼저 초등학교의 경우다. 63개 초등학교 가운데 20일 이상 도서관 문을 여는 학교는 44%인 28개 교로 나타났다. 19개 교는 방학때 아예 문을 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의 경우는 초등학교에 비해 더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 35개 가운데 34%인 12개 교만 20일 이상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방학중 하루 이틀 열거나 아예 열지 않는 학교도 11개 교나 됐다. 객관적 자료는 미처 접하지 못했지만, 고교는 초ㆍ중학교보다 더 심한 경우로 보면 무방하다. 일반계고는 학교 문을 열지만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을 하기에 골몰하고, 전문계고는 그야말로 ‘오리지널 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관건은 사서 교사 확보 각 시ㆍ도별로는 수십 억, 전국적으로 수천 억 원을 들인 학교도서관 활성화사업 실태가 이런 정도라면 예산낭비도 그런 예산낭비가 없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각종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게 하는, 그리하여 큰 감명과 교훈을 통해 각자 인생에서 결정적 어떤 계기나 전환을 갖게 하는 학교 도서관 본래의 기능과 관련해서라면 이대로 안된다는 위기감이 절로 솟구친다. 문제가 심각하지만, 그러나 각급 학교 탓만 할 수 없다는데 더 큰 고민이 있다. 중ㆍ고의 경우 도서실 업무는 국어교사들이 맡길 꺼려하는 ‘3D 업종’중 하나이다. 사실은 국어교사들만의 고유업무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도서실 일이 국어과에 배당되는게 전국적으로 공통된 현실이다. 그러나 국어를 비롯한 문학ㆍ독서ㆍ작문ㆍ화법ㆍ국어생활 등 어느 국어교과를 봐도 도서관 관리 등에 대한 내용은 없다. 요컨대 단순히 독서=국어과라는 등식으로 비전공자인 국어 교사들에게 도서실 업무가 거의 강제에 의해 맡겨지는 것이다. 사서교사가 절실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덕주 서울 송곡여고 사서교사는 “리모델링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사서교사 한 명만 있으면 신간구매, 이용하기 편한 서가배열, 이용 프로그램 개발 등 도서관 활성화는 저절로 된다”(한겨레, 2007. 3. 6)고 말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바로 앞의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ㆍ중ㆍ고의 정규직 사서교사는 424명에 지나지 않는다. 참고로 교육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위탁해 올 4월 1일 기준으로 조사한 ‘2007년 유ㆍ초ㆍ중등 교육기본통계’ (한국교직원신문, 2007.9.24)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교 수는 유치원 포함 1만 9,241개로 2000년보다 792개 늘었다. 유치원을 빼더라도 턱없이 모자라는 사서교사임을 알 수 있다. 사서교사 1인 1교 배치가 정답이지만, 그에 따른 수많은 재원 등이 현실적인 문제이다. 그렇다고 예산타령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도서실 담당교사에게 가산점 부여, 특별수당지급 같은 인센티브를 우선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교사는 성직이니 하교후나 방학중에도 군말 없이 도서실 문을 열라고 해서 그리 되는 세상은 이미 아니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사교육에게 덜미를 잡힌 상황에서 학교 도서관 활성화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교육부는 겉만 번지르하게 꾸민 학교 도서관 활성화사업의 계량적 성과에만 만족하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학교 도서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서교사 충원 예산확보에 진력해야 한다. 그 예산타령과 별도로 학교운영비의 3%가 도서구입비로 쓰이는지, 도서실 담당교사에 대한 우대책을 마련해 제대로 시행하는지 등을 꼼꼼히 챙겨 학교 도서관 활성화사업이라는 정책의 단호한 의지가 전 학교, 전 교원에게 전파 각인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과 별도로 자체적인 학교 도서관 활용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지난 해부터 우리 학교가 실시해본 것이기도 한데, 우수독후감 대회, 다독자 및 다독학급 시상, 독서퍼즐, 책제목 3행시짓기, 독서쿠폰 발행 등이다. 약간의 이벤트성을 가미한 이런 행사에 의의로 학생들 호응이 높은 건 많은 시사점을 준다.
내가 교육대학교를 졸업하는 해는 유류파동이 엄청나게 몰아쳤던 1973년도였다. 교육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은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상태였기에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교육대학교 2학년 과정을 마치면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이 되기 때문에 교직이외의 사회생활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을 한 나는 서울로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할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떠나볼 작정이었다. 젊음과 패기로 그냥 사회의 현실과 맞부닥뜨려 볼 양으로 겨울옷을 챙기고 내게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용품만 커다란 군청색 가방에 넣어 가지고 떠나는 것이다. 옷을 챙기는 모습을 본 어머니는 앞치마로 눈물을 훔치면서 “이 추운 겨울에 연고지도 연락 없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연신 불안하여 “제발 가지 마라”고 하였지만 한 번 결심한 내 의지를 꺾지는 못하였다. 이왕 고생을 하러 가는 것이기에 돈도 서울 가는 완행열차 여비 정도만 가지고 출발하였다. 완행열차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짐을 올려놓는 선반위에도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열차 안은 사람들의 온기로 후텁하였지만, 밖은 칼바람의 매서운 바람소리와 멀리서 가까이 다가오는 산야는 눈으로 휩싸여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었다. 나는 가끔 동화책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서울에 가면 멋진 세계가 펼쳐지리라는 상상을 하며, 희망과 꿈을 안고 자신감으로 충만하였다.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되면 교사로 임용이 될 때까지 열심히 하여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여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서울역에서 내린 나는 남대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무조건 큰 건물을 찾아서 들어갔다. 그리고는 사무실 앞에서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일하던 사람들이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들어오는 시골촌놈을 보고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창가에 앉아있는 예쁘장한 여 사무원한테 “혹시 여기 일하는 사람 필요하지 않나요?, 일을 하려고 시골서 올라 왔는데요.” 하는 이야기를 듣고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모두 자기 일하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여 사무원은 “여기는 일하는 사람을 구하지 않습니다.” 눈길도 주지 않고 싸늘한 말 한 마디를 내뱉는 것이다. 사람이 와도 모두가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이 기분이 나빴고, 사무적으로 톡 쏘아 붙이는 말소리가 주눅을 들게 하였다. 뒤돌아 나오는 뒷모습이 무척 부끄러웠다. 남대문을 지나 동대문 쪽으로 가면서 두어 군데를 더 알아보았지만 똑 같은 대답만 듣고 나왔다. 아까부터 뱃속에서는 꼬로록 꼬로록 하는 소리가 들리며 배도 고파오기 시작하였다.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당장 먹고 잘 일이 문제였다. 배도 고프기도 하였지만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다니다 보니 이제 다리도 천근만근 늘어져서 더 걸을 수도 없었다. 자꾸만 나의 꿈과 희망이 잘못되고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겨울 해는 짧아서 인지 벌써 몇 군데의 가게에는 네온사인이 들어오기 시작을 한다. 가까운 곳을 보니 직업소개소가 있다. 들어갈까 생각을 하였지만 한 번 더 찾아보기로 하고 계속하여 걸어갔다. 동대문이 보였다. 동대문 옆 이스턴 호텔 있는 쪽으로 접어들었다. 동대문 시장이 있어서 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받으며 벌써 젊은 청년들이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 눈망울이 똘방똘방하고 머리칼은 장발로 기른 얼굴이 하얗게 생긴 깍쟁이 같은 아이가 접근해 왔다. 가까운 곳에 술집이 있는데 분위기가 좋다며 한 잔 하라며 권유를 하는 것이다. “얘, 음식도 파냐?”하며 넌지시 물었더니, “예!, 원하시면 무엇이든지 다 해 드릴수가 있어요.”한다. 나는 무조건 따라 갔다. 배도 고팠지만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밥 한 그릇 얻어먹고 몸으로 때울 심산이었다. 호객을 하는 아이는 신이 나서 힐끗힐끗 뒤를 돌아봐 가며 히죽히죽 웃으며 시장골목을 지나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간판아래 지하실을 가르친다. 간판을 보니 ‘000탑 싸롱’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들어서니 "어서 오십시오."하며 구십도 절을 하는 젊은이를 보며 무엇이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곳은 음식점이 아니라 술집으로 음식은 일체 팔지를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체념하고 층계를 따라 어두컴컴한 지하실로 따라 들어가서 문을 열자마자 우렁찬 밴드소리와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실내 장식이 붉은 색으로 위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무대장치가 호화스럽고 여기저기 테이블에서는 젊은 남녀들이 술을 먹는 모습을 드문드문 볼 수 있었다. 자꾸만 무엇이 잘 못되어 간다는 것을 느낄 즈음 하얀 가운을 입은 멋쟁이 신사가 메뉴판을 들고 앉으라며 의자를 가리킨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위축이 되어 “저~, 실은 술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구하러 왔는데….” 끝까지 말을 잇지를 못했다. 머리를 숙이고 조금 있으니까 잠바를 입은 인상이 별로 좋지 않은 건장한 젊은 남자가 와서 아래 위를 살펴보더니 내 바로 앞에 앉는다. 유심히 살펴보던 건장한 남자는 “야! 일자리 구하러 왔냐?, 요즈음 얼마나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지 모르는 가 보구나. 지금은 있는 사람도 떼어낼 판인데, 뭘 몰라도 한참 모르고 있구먼.” 한마디 던지고는 그냥 나가 버리는 것이다. 젊은 종업원이 따라 오라며 뒤쪽으로 데리고 간곳은 주방이었다. 주방 한쪽 귀퉁이에 사물을 넣어 놓을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고 한다. 와이셔츠에 조끼만 걸치고 나왔다. 주방에서 일하는 아이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형. 배고프지요? 이것 먹어 보세요.”하며 내미는 것은 도루묵 구은 것이었다. 눈물이 벌컥 쏟아져 내렸다. 나는 그 아이를 볼 수 없어서 외면하고 한 참 서 있다가 한 손으로 받고는 “밥은 없냐?” 눈치를 보며 간신히 입을 열었더니, “여기는 밥 같은 것은 없어요. 안주하고 남은 것을 조금 있다가 줄게요.” 한다. 웨이터가 빨리 따라 오라고 하기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따라 나갔다. 영업장 안에 손님이 없으니 빨리 손님들을 모시고 와야 한다며 지금 부사장이 무척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한다. 배도 고프고 춥기도 하였지만, 따라 나갔다. 자라목처럼 목을 최대한 웅크리고 가게 앞에 서 있었다. 웨이터는 먼저 시범을 보일 테니 따라서 해보라고 한다. 술이 조금 취한 듯한 30대 중반의 아저씨들이 둘이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가는 앞으로 가더니“어서 옵쇼. 예쁜 아가씨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술값은 저렴하고 안주는 공짜로 드립니다. 술 한 잔 하고 가십시오.”하면서 90도 인사를 한다. 그러나 “야! 임마, 필요 없어 꺼져.” 소리치며 지나갔지만,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을 향해 같은 방법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다. 한 참 후 내 앞으로 오더니 씩 웃는다. “이렇게 하는 거야, 잘 봤지?”하면서 한 번 해보라고 한다. 그러나 영 용기가 나질 않아서 피식 웃고 말았다. 호객 행위를 하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 앞에 섰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아 “안녕하세요?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벌써 사람들은 지나가고 말았다. 공연히 멋 적어서 뒤통수만 만지며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밤이 깊어 갈수록 온 몸이 덜덜 떨렸다. 주방에 심부름 하는 아이가 빨리 들어오라고 한다. 주방에 따라 갔더니 플라스틱 양동이와 걸레를 주며 홀에 물을 훔쳐서 양동이에 퍼 담아서 버려야 한다고 한다. 이 홀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방수처리가 잘 되어 있질 않아서 물이 새어 나오는 것이다. 그래도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위에 밖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것 보다는 나았다. 한 쪽 대기실 테이블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아가씨들 사이를 기어 다니며 걸레질을 하면서 물을 훔쳐냈다. 그 와중에 담배를 태우는 술집 아가씨들을 보며 신기해하였고, 너무나 예쁜 아가씨들이 이런 곳에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속상하기도 하였다. 아가씨들이 담배 사오라는 심부름도 하며 활동을 하다 보니 거의 12시가 되어 갔다. 영업시간을 마치는 시간이 된 것이다. 그때에만 하여도 통행금지 시간이 있었기에 영업을 12시 이전에 마쳐야만 하는 것이다. 모두들 돌아간 영업장은 한판 전쟁을 치루고 난 전쟁터 같았다. 널브러져 있는 의자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빈 맥주병과 그릇을 치우고 닦은 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그때에야 주방에서는 국수를 삶는 것이다. 남아 있는 사람은 부사장과 영업부장 주방에서 심부름 하는 아이와 웨이터 한 명이 남아서 국수를 먹고 이곳에서 잠을 자게 되는 것이다. 잠자리는 방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의자를 모아놓고 잠을 자는 것이다. 너무 피곤하고 추위에 떨었던 탓인지 그냥 쓰러져 잠을 청했다. 오늘 하루가 십년은 지나가는 듯하였다.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인지?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그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로지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대처해 살아갈 뿐 다른 방책이란 아무것도 없다. 아! 졸려 어서 자야지.
‘인재과학부’의 명칭 유감 국민들에게 가장 밀접한 관련과 초미의 관심의 대상은 단연 ‘경제’와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경제정책은 당장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좋은 교육정책은 미래의 삶과 국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모들은 지금 당장 사는 게 어렵더라도 빚을 내서라도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 좋은 인재를 만들어서, 좋은 직업을 갖고 충분한 경제적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허리띠를 졸라 매고 교육을 시켰다. 그 결과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정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폐합하여 ‘인재과학부’를 만든단다. 사전적 의미로 ‘교육’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주는 것’이고, ‘인재’는 ‘학식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재’는 ‘교육’에 의해 육성되어지는 결과일 뿐이다. 인재는 교육의 한 목적일 수는 있어도 교육자체일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은 인재만을 위해서 존재할 수는 없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개성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다. 수학 능력도 다르고 교육의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교육한 결과 평범한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고 비범한 능력을 가진 훌륭한 인재가 될 수도 있다. 당연한 결과이다.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고 교육이 헛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럴수록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인재육성만을 전제로 하는 교육은 보편성을 무시하고 대다수 개인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육은 어느 누구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비록 인재가 될 수 없는 둔재에게도……. 교육에 의해 학식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처럼 우수한 두뇌 하나로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국익을 도모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도 교육을 통해서 그런 우수한 인재가 많이 출현되기를 바란다. 수월성교육이나 영재교육 등도 바로 그런 점에서 매우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이 꼭 그런 능력 있는 인재만을 기르려 한다면 교육 본래의 의미인 모든 인간의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주는 것에 소홀해 질 것이다. 교육은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다. 자녀를 두고 있는 모든 부모들은 더더욱 그렇다. 교육도 경쟁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교육정책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교육의 광풍에 빠져들기도 한다. 정부가 달라지고 장관이 달라질 때마다 교육정책이 변한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은 두려운 존재일 뿐이다. 새정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직과 기능을 더욱 합리적으로 강화하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수립하기를 원했지만, 이미 ‘인재과학부’로 ‘과학기술부’와 통폐합하기로 해버렸다. 기존 교육부 본연의 기능을 축소 왜곡하여 시행착오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부처 명칭도 ‘엘리트’ 교육 위주만을 생각할 수 있는 협의의 ‘인재’를 쓰지 말고, 보다 폭넓고, 철학적 가치가 담겨져 있고, 전인적 인간육성을 최고 가치로 하는 ‘교육’을 쓰기를 희망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시류에 영합하는 교육정책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일본 오사카부 가토시내 초등학교에 국내 최대 규모의 교육단체「TOSS」의 수업 기량 검정에서 최고 단위를 취득한 “수업의 명인”이 있다. 이 사람은 시립요네다초등학교의 다니교사(43세)다. 인터넷상에 20가지 이상의 창작 교재를 발표하여 효고현내의 교사와 효과적인 수업법을 연구하는 서클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실시하는 것은「공동으로 수업력, 교사력 향상으로 연결시키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TOSS는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수업을 지향하는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만명에 가까운 교사가 참가해서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법이나 교재를 연구하여, 홈페이지에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다니교사는 교사가 된 약 20년 전부터 TOSS의 전신 단체에 참가해 왔고, 수업력을 평가하는 검정에서 전국에서 두 명이라고하는 최고 단위의 7단을 작년에 취득했다. 대표적인 창작 교재는 역사 연호를 A4판 용지에 써넣는「연호 매트릭스」이다. 용지를 16칸으로 칸을 쳐서 중요한 사건과 연호를 써넣는 것 뿐인데「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이 교사는 이야기했다. 「일본 역사의 흐름과 포인트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라고 아동들의 평판도 매우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한가지는 도도부현을 외우는 퍼즐 형식의 교재다. 인터넷상의「TOSS랜드」라는 사이트에 등록되어,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다. 각 도도부현이 조각으로 된 퍼즐의 완성 시간을 경쟁한다. 무의식 중에 각 현의 위치와 이름, 형태를 외울 수 있어서 다니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4학년들도 학습하는데 정신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니교사는 지역교사들과 써클을 결성하여 교재 만들기와 수업의 상호평가를 계속하고 있다.「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교재도 중요하지만 주의 깊고 세심하게 학습장을 정리하게 하는 지도도 불가결하다. 양쪽을 잘 이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균형잡힌 수업을 강조했다. 우리의 경우 인터넷을 활용한 수업이 활발해지면서 학습장 정리를 소홀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한다.
일본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 이후 많은 학교에서 학급 명부와 졸업생 명부가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명부가 있어도 졸업생조차도 이 법을 이유로 열람을 거절당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게제를 거부한 사람을 삭제하면 배포는 문제없다고 하지만 학부형간, 졸업생간의 관계가 점차 희박해져 가고 있다. 아이치현에서 자영업을 하는 여성(48세)은 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이 2년 전에 같은 학급 남학생이 나뭇가지로 찔러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집에 돌아왔다. 상대방의 부무로부터 연락도 없었다. 1개월 후에 슈퍼에서 그 남학생의 어머니를 우연히 만났을 때야 사과를 받았다. 뒤늦게 사과를 받은 이유는 학급에는 명부가 없고, 그 어머니는 담임 선생님께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지만「개인정보 보호법이 있기때문에」라고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여성은「그 때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도 불쾌한 마음을 가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이야기했따. 와카야마현의 주부(45세)의 경험은 그 정 반대이다. 중학교 3학년 큰 딸이 소풍 때 집합 장소에 갈 때, 동급생의 어머니가 차로 태워다 주었다. 그러나 명부에 자택 전화번호가 없어서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학부형간의 교류나 의사소통이 옛날보다 희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가 연하장을 우송할 수 없게 되어 불편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야마나시현의 주부(42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차남은 신정 연휴가 끝나고 유치원에 가는 날 연하장을 가지고 가서, 선생님이 알림장에 끼워서 다시 한 사람 한 사람씩 나누어 주었다. 중학교 2학년인 장남은 친한 학교 친구들 약 30명에게 학교에서 직접 건네주려고 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없다고 투덜거렸다고 한다. 학부형의 요청으로 명부를 배부하는 학교도 있다. 쓰쿠바대 부속중학교에서는 PTA가 학년 명부를 작성하고 있는데, 명부 표지에 학생명을 기재하여 매년 학년말에 회수하고 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졸업생 명부도 없어져가고 있다. 3년에 한 번 동창회 명부를 발행하고 있던 기후현립고교는 게재를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나서 작년을 마자막으로 발행을 그만두고 있다. 게오대에서도 졸업생명부 작성을 3년전부터 그만두고 있다. 와세다대는 이전에 도서관에서 장서로써 관람이 가능했던 졸업생명부를 철거했다. 개인정보호법의 고조로 취직활동을 할 때 OB방문을 하기 어렵게 되었다. 조치대에 의하면 기업으로부터 보내오는 졸업생의 재적부서 등의 명부가 이 법의 시행 이후에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오카야마시의 주부(35세)는 올 해, 유치원 정원에 묻어 둔 타임 캡슐을 파내는 모임을 개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 선생님께 당시의 원아 약 30명의 명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이 만들어지기 전이였으면 괜찮았는데….」라고 거절당했다. 「이름만이라도 알면 연줄을 찾아서 연락처를 조사할 수 있는데」라고 주부는 애석해 했다. 타임캡슐은 지금도 묻힌 채 그대로다. 이처럼 개인정보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 사회 전반에서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 발생시 학부모에게 연락을 할 수 있는 연락망 등 학생들의 주소 파악, 지진이나 재해시 노약자를 대피시키기 위한 명부가 필요하지만 정녕 이러한 명부를 가질 수 있는 행정 기관마저도 갖지 못하고 있으며, 개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거의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되어가고 있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 것이 몇 년 만에 있는 일인 것 같다.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아직 버스는 동막골 모퉁이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동네 앞 냇가에 얼음은 꽁꽁 얼었지만 아이들은 워낙 추운 날씨 때문인지 보이지는 않고, 냇가에 서 있는 미루나무 가지가 활시위처럼 늘어지며 쇠를 자르는 듯 바람 소리 요란하다. 황량한 들판 사이로 하얗게 언 실개천만 황간 월류봉 쪽으로 이어 놓은 듯 온 산천이 발가벗고 매서운 북풍의 칼바람이 추풍령 골바람이 되어 온 산하를 도려내는 듯하다. 발이 시려워 동동 구르기도 하고 펄쩍펄쩍 뛰어도 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런 때 쉴 수 있는 움막집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고스란히 찬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지루한 시간은 차라리 고통이었다. 눈이 빠져라 기다리다 지쳤을 즈음 연두색의 완행버스가 얼굴을 삐죽이 내밀며 다가오고 있다. 기다림에 지쳤지만 그래도 반가움에 버스가 달려오는 저 먼발치에서 손을 높이 번쩍 들었다. 혹시 그냥 지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버스 바퀴에는 시커먼 얼음덩어리가 사정없이 매달려 있고, 앞 범퍼에도 시커먼 얼음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상태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섰다. 버스 안은 대만원이었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앞서서 버스 한대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타고 간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버스 안에서 밀고 당기며 간신히 들어갔지만 내가 손잡이를 잡고 몸을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틈 사이에서 그냥 밀려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앞쪽에 있던 조수는 다음 동네에서도 손님이 타야하니까 안으로 들어가라며 사람을 짐짝 다루듯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였다. 밀려들어가는 순간에 얼핏 보니 황간에 살고 있는 친구의 형이 타고 있었다. 나는 반가움에 “형 어디가요?” 하였더니 “응, 너 이번에 김천고등학교 시험 봤지?, 거기에 가 보려고.”한다. 그 형은 이번에 같이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보게 된 친구의 형이다. 워낙 버스에 탄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밀려서 서로가 더 이상 말을 잇질 못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온 몸이 춥고 발이 시려서 쩔쩔 맸는데, 이번에는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버스 안에서 추위는 잊을 수 있었지만 서있는 내 몸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내 것이 아니었다. 추풍령을 지나 봉산면을 지날 즈음에는 아예 기다리는 사람들을 태우지 못할 정도였다. 그 당시만 하여도 버스 한 대에 남자 조수와 여자 안내양이 함께 타고 다녔다. 복잡한 가운데에서 안내양은 버스비를 받으려고 사람들을 밀치고 다녀야 했으니 버스 안이 어떠했으리라는 점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거의 김천고등학교에 다다를 즈음 얼핏 보니 버스에서 내리는 친구의 형을 보게 되었다. ‘왜?, 여기서 내리지?’궁금하였지만 무심히 지나갔다. 이제 목적지인 김천고등학교 입구에 다다르니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은 김천고등학교 입학시험 합격자 발표를 하는 날이다. 교문 입구에는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또 김천에서 운행을 하는 버스들은 시외버스보다 조금 작은 시내버스들이 두어 대가 정차도 하고 있었고, 출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교문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우리 또래의 몇 명이 나를 매섭게 쳐다보더니 한 놈이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한다. 아마 옷차림이나 걸어가는 폼이 시골서 처음 나온 촌놈이라는 것을 간파한 것이리라. 내가 따라가지 않으려고 하니까 여러 놈들은 나를 둘러싸고 싸움하는 형태로 서게 되었다. 순간 한 놈이 뛰어 오면서 발로 얼굴 쪽을 차는 것을 나도 모르게 피했다. 피하는 것을 보고 다른 놈들도 주먹을 쥐고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아무 잘못도 없이 왜 싸워야하는지 난감한 순간이었다. 또 어떻게 이 자리를 피해야 할지?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이때 멀리서 우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소리치며 오는 사람이 있었다. 아까 먼저 내렸던 친구의 형이었다. 순간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구세주를 만난 듯하였다. 그 형은 영동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는데 조금은 건달 끼가 있는 형이었다. 머리에는 시커먼 벙거지를 쓰고 가죽잠바를 입고 다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눈에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외모였다. 그 형이 가까이 왔다. “야! 너희들 이리가까이 와 봐. 이 새끼들아 얘가 내 동생인데, 너희들 뭣 하는 거야, 응!”하면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는 것을 보고, 둘러섰던 놈들은 기가 죽어서 “형!, 우리가 모르고 그랬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이소.”한다. 친구의 형은 “앞으로는 조심해서 사람 잘 보고 다뤄라 알았나?” 하니까 놈들은 뒤통수를 긁으며 잘못했노라며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그 형을 만난 것이 천운이었다. 잘못 하였으면 엄청난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나는 친구의 형이 내 친형인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며, “형 고마워요. 형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하며 아까부터 궁금하였던 물어 보았다. “형 아까 왜 학교 앞까지 오지 않고 미리 버스에서 내렸어요?”하고 물어보니 너무 버스 안이 복잡해서 미리 내려서 걸어왔다고 한다. 교문에서 고등학교 건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넓으면서도 늙은 고목 벚나무들이 양쪽으로 서 있는 것이 꽤나 전통이 있는 학교로 보였다. 고등학교의 건물도 내가 다니던 시골의 조그마한 중학교의 건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특히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문 붉은 벽돌로 건축된 여러 개의 건물들이 특색이 있었다. 황악산을 배경으로 하여 고목나무와 소나무 사이로 건물이 멋지게 배치되어 참 아름다운 학교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를 하는 중에 합격자 발표하는 장소에 도착하였다. 붉은 벽돌 건물에 가로로 길게 붓으로 써서 붙인 합격자 명단에 수험 번호가 보인다. 가슴이 북을 치듯이 두근거렸다. 처음에는 너무 다급하여 제대로 글씨가 눈에 잡히질 않았다. 한 참을 두리번두리번 거린 후에야 내 수험 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 너무나 좋아서 하늘을 나를 것만 같았다. 그런데 같이 온 형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네 명이나 고등학교 시험을 보러 왔었다. 그런데 모두 다 떨어지고 나만 합격을 하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만 하여도 김천고등학교는 지방의 명문 고등학교로 이름이 나 있었다. 김천고등학교는 4학급 240명을 선발을 하게 되는데, 김천중학교 6학급 360명 중에서 120여 명을 나머지 120여 명은 경북 북부지역에 있는 중학교와 충북 남부지역 전라도 무주 쪽에서도 오기 때문에 한 학교에서 한두 명 정도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험 보는 날은 점심을 사먹을 수 있도록 고등학교 본관 건물과 도서관 건물 사이와 교문 쪽으로는 간이음식점이 즐비하게 있었다. 간이 음식점이라야 좌판을 벌여 놓고 나지막하고 긴 의자에 여럿이 쪼그리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먼 친척집에서 잠을 자고 시험을 보러 왔기 때문에 점심을 사 먹게 되었다. 내가 사 먹은 음식은 미역국에 수제비가 들어있는 것을 사 먹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험 보는 날 미역국을 다 사 먹느냐며 숙덕거리며 흉을 보았지만 괘념치 않았다. 나중에야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서 미끄러진다는 불합격의 금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합격의 소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니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시던 어머니는 내가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지금도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 후 어머니는 손자들이 입학시험을 치룰 때 엿이나 찹쌀떡, 포커, 화장지, 거울 등을 사주어야 시험을 잘 치룬 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야!, 수용이는 입학시험 보는 날 미역국 먹고도 합격만 잘했다. 다 소용없는 일이라”며 큰소리치시곤 하셨다.
일본에서 18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는 「어린이 권리조약」을 전혀 모른다」라고 대답한 수치는 어른의 40.83%, 어린이도 54.03%이다. 한편,「이름도 내용도 알고 있다」는 어른 14.72%, 어린이 12.63%로 소수파에 그쳤다. 이처럼 유엔의 「어린이 권리조약」에 대해서「전혀 모른다」가 어른은 4할, 어린이는 5할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일본이 1994년에 비준한「어린이 권리 조약」이 아직 현장에 침투되고 있지 않은 실상이 조사 보고되었다. 와세다대 기타교수(58세)는 「지역에서 어린이들의 권리를 지키는 조례가 필요하다」라고호소했다. 이같은 조사는 히로시마변호사회에 소속한 변호사들이 6~7월에 행하여, 히로시마시내의 초등학교 6학년~고교 3학년까지의 「어린이」373명과 회사원과 주부들 「어른」360명으로부터 회답을 얻은 것이다. 어린이에게 필요한 권리를 복수 회답으로 물어 본 결과, 「폭력이나 말, 태도에 의해서 마음이나 몸이 상처를 입지않는다」는 어른 75.28%, 어린이 57.37%로 가장 높았다.「가족과 함께 사이좋게 지낸다」는 어른 37.22%, 어린이 43.16%였다. 「푹 쉬거나 자유롭게 논다」는 어른 7.5%에 비해 어린이가 39.41%로 권리를 둘러 싼 생각의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심포지움에서는 히로시마 변호사회 변호사들이「어린이 권리 조례」모델안을 공표하였다. 그 내용은 ,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 등의 권리와 권리가 침해를 당했을 때 상담을 받고 지원하는「어린이 보호기관」설치 등을 포함하였다. 조례는 가와사키시가 2000년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하고, 현재 8개 시구정에서 제정되어 있다. 주고쿠지방에서는 히로시마가 내년도의 제정을 앞두고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와세다대 키타교수는 「어린이 권리조약 네트워크」의 대표로도 있으며, 가와사키시 등의 조례 만들기에 관여하였다. 강연 내용을 소개하면, 따돌림을 못 견딘 아동.학생의 자살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를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어린이들의 고민의 상담 대상은 친구들이 가장 많고, 교사는 대상에 속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구조가 지역에서 필요하고, 자치단체야말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제정에 의해서, 어린이의 권리 침해에 대해서 상담, 구제를 하는 기관의 설치와 시책을「어린이의 권리 옹호」의 시점에세 검증이 시작되었다. 조례가 지금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비행, 따돌림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자기 멋대로이니까」,「응석을 받아 주니까」라고 엄벌주의가 강해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괜찮은 것인가.「자기 멋대로」는 「자기 있는 그대로」라고 쓰는데, 문제 행동을 한 아이들은「자기가 없는 그대로」처럼 비친다. 자기 불신에 의한 폭력이나, 자기를 통제할 수 없는 자기 부재에 의한 사건, 자기 부정의 자살 등「자기가 좋다」라든지, 「받아들여지고 있다」라고 하는 자기 긍정감이 저하되고 있다. 아이들은 사랑받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 어른으로부터 상냥하게 대접받지 않으면 상냥하게 할 수 없다. 무엇인가 하려고 하는 능동적인 활동에도 자기 긍정감이 필요하다. 어린이 권리 조례는 어린이를 존중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어른의 이상상이나 가치관을 밀어부치지 않고 어린이의 의지와 욕구를 용인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 교원들로 구성된 카운슬러협의회(회장 이병룡인천시교육청 교육국장) 동계연찬회가 1.15-16일까지 강화도 온수리에 있는 로얄호텔에서 20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아 실현을 도와주는 카운슬러 활동”이라는 대주제로 열렸다. 15일 개회식에 이어 국제 뇌교육종합대학 곽윤정교수의 ‘뇌교육의 의미와 적용’이라는 주제강연이 있었고, 이어 교사들이 많이 겪고 있는 허리 통증에 대해 좋은 치료법에 대하여 인천자연치유연구소 심원기소장의 ‘허리 통증과 연관된 효과 좋은 근육 테이핑 요법’에 대한 건강 특강이 이어졌다. 이어 저녁 시간에는 학교 현장 상담 사례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이어져 교육현장에서 서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에는 이병룡회장의 ‘교직에서의 자아실현’이라는 강연이 있었는데 이회장은 “긍정적인 교직관의 확립이 우선되어야 하며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전문 능력을 신장하는 전문직의 교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겪고 체험한 진로교육 우수 실천 사례로 마전초등학교 채희은교사의 ‘내 인생의 등불이 되어준 멘토와의 소중한 만남’에 이어 서운중학교 이원호교사의 ‘하지마! 하지마! 체험 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중학생의 진로의식 함양’이라는 주제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이어 인천기계공고 손영배교사의 ‘전문계고 학교 기업 내 창업동아리 활동 프로그램 구안, 적용을 통한 창업 실무능력 신장 방안’, 검단고등학교 구수옥교사의 ‘나의 비전 만들기 프로그램 실천을 통한 진로 성숙도 향상’ 등을 발표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알찬 내용의 진로교육 모델링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한편 인천카운슬러협회 회원들은 2007년도 사업 경과와 결산 보고에 이어 2008년도 주요 사업 계획안 논의와 함께 보람과 만족을 느끼는 전문적인 카운슬링으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근무랄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아동 비만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교육 당국이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학생까지 '뱃살빼기'를 위한 본격 관리작업에 들어간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초등학교에 이어 올해 중학교 50개교를 '비만중점학교'로 선정해 학생들의 건강관리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별로 각각 초등학교 2개교씩을 선정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역시 25개 자치구별로 2개교씩 중학교 50개교를 비만중점학교로 추가 선정한다. 관리 대상은 각 학교에 있는 '경도비만' 이상의 학생들로 식이요법과 운동처방을 제시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체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신장에서 100을 뺀 수치에 0.9를 곱해 나온 표준체중보다 몸무게가 21∼30% 초과하면 '경도 비만', 31∼50% 초과하면 '중등도 비만', 50%를 넘으면 '고도 비만'에 해당한다. 이처럼 시교육청이 비만아동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날로 심각해지는 비만아동 문제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2005년 기준으로 초등학교 11.25%(7만9천308명), 중학교 10.67%(4만155명), 고등학교 15.87%(5만5천43명)가 경도비만 이상이었다. 비만 정도별로 경도비만이 전체 초ㆍ중ㆍ고 학생의 6.25%에 달했고 중등도비만 4.77%, 고도비만 1.20% 등이었다. 비만아동 프로젝트는 초등학교의 경우 식이요법과 함께 방과후 학교를 이용해 체지방을 낮출 수 있는 체육활동 등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음악 줄넘기 대회 등을 통해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중학교는 관리 대상 학생들을 한곳에 모으는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방과후 학교를 이용한 단체활동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개별활동을 권장할 계획이다. 우선 1학기에는 체성분 검사를 시작으로 8주에 걸쳐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학기에는 초등학교의 음악 줄넘기와 같은 임무를 부여해 스스로 개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각 학교는 지역자치구 보건소 및 생활체육협의회 등과 연계해 혈액검사와 운동강사 등을 지원받거나 시교육청의 경비지원을 받아 운동강사를 채용할 수도 있다. 시교육청은 복지부에서 비만아동관리를 위해 지난해 도입한 '바우처제도'를 병행하고 있으며 매년 여름 '튼튼이 캠프' 등을 통해 비만아동을 관리해 왔다. kaka@yna.co.kr (끝)
(인천=연합뉴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14일 오후 계양구 계산동 경인교대에서 500여 교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참교육 실천사례 발표대회'를 갖는다. 이번 대회에서 국어와 영어, 기술, 음악, 역사 등 중등교과 교사들이 각 과목별 수업 연구사례를 발표하고 교육연극과 환경교육, 학교도서관, 교육풍물, 노동실업, 학교 정책연구 등 동아리 활동이나 특기적성 분야의 실천사례도 공개된다. 또 크리스마스 카드, 솟대, 나무곤충목걸이, 책갈피 등의 만들기와 염색, 타악기 연주 등 초등학생을 방과후 활동 사례도 발표, 전시된다. 아울러 학부모 초청 그림자극 공연 및 교사 악기연주, 영화 '화려한 휴가'의 감독 김지훈씨의 강연, '인도에 미치다'의 저자 이옥순씨 강연 등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