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54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대학입시는 언뜻 ‘개인’과 ‘대학’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초ㆍ중등교육의 문제이며, 국민 전체의 문제이다. 대학입시 방법과 절차, 전형자료 등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초ㆍ중등교육의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출제 오류 논란을 빚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항을 살펴보자. 출제진이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를 혼동한 영어 25번 문항은 물론 지난해 수능 출제 오류 파동을 몰고 온 세계지리 8번에 이르기까지 이들 문항은 모두 EBS 교재 내용을 근거로 했으며, 교재에도 비슷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출제진이 부실한 EBS 교재 내용에서 문제를 출제하다 보니 오류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수능 70%를 EBS 교재에 의존하는 정책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교총에서도 ‘학교교육이 수능평가의 도구적 기능으로 전락되고, 수능으로 인해 사교육이 조장되는 문제를 국가가 방치한다면, 더 이상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이를 개혁하자고 나섰다.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교육과정이 평가에 휘둘려 변질되는 학교교육으로는 공교육의 정상화를 결코 이룰 수 없다 강조한다. 박근혜 정부의 ‘행복교육’도, ‘비정상의 정상화’ 실현도 그 꼭짓점에 있는 ‘수능’을 혁신해야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수능, 자격시험이라는 본질이 훼손 돼 근본적으로 수능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뽑는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잠재력 있는 학생 선발을 위해 대학과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수능 성적이 아니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능력을 봐야 되는데 수능은 그걸 다루지 못하고 있다. 수능시험은 점수로 줄 세워 서열대로 대학입학을 허가하는 선발고사가 아니다. 일종의 자격시험이다. 하지만 지금의 수능은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 초기 수능은 교과 내용의 시험이 아닌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능력, 논리적 사고력을 중심으로 생각했다. 때문에 처음에는 탈교과적ㆍ범교과적인 출제원칙을 가지고 있었으며, 내용상의 오류 같은 게 나올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그러나 사교육 대책으로 쉬운 수능을 강조하면서 점차 수능의 성격이 많이 변했다. [PART VIEW]공교육 정상화에 수능 성격을 맞추게 되면서 ‘고교 교육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수능에서 안 다루면 고교 교육이 잘 안 된다’는 논리로 모든 교과목을 과목에 넣게 됐다. 그러면서도 그것과 상충될 수밖에 없는 선발고사로서의 성격을 강조하게 되니까 그때그때 수능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험 자체를 아예 문제은행식으로 바꿔야 한다. 문제은행이 만들어지게 되면 지금 같은 출제오류 등 문제는 훨씬 줄어들게 되고, 지금처럼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모의평가처럼 최소한 두세 번의 응시기회를 부여하면서 다양한 점수 활용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입시전형 방법, 사교육 시장 키워 수능 개편을 하려면 입학전형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리는 수능을 통해 대학과 고등학교를 바꾸려고 하니까 수단이 목적을 대치하는 혼돈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의 대학입시는 미흡하나마 대학 특성이나 여건에 따라 나름대로 다양화ㆍ전문화ㆍ특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양한 입시전형방법은 맞춤형 전략을 낳고 이는 다시 생산적이지 않은 사교육시장을 키운다. 엄마의 정보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모습은 진정한 대학입시전형이라 할 수 없지 않을까. 대학수학능력시험, 소위 수능은 아직까지 대학입시결과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199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수능은 우리나라 초ㆍ중등교육의 다양화ㆍ전문화ㆍ특성화가 아닌 초ㆍ중등교육의 획일화ㆍ표준화에 기여했다. 과학고와 외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 자립형 사학, 자율형 사학 등 다양한 설립 목적을 지닌 고등학교도 맥을 못 추게 만드는 것이 바로 수능의 영향력이다. 1년에 하루 실시라는 메커니즘으로 해서 벌어지는 문제도 적지 않다. 현재 수능은 전국적으로 일 년에 한번 시행되고 있고 거의 모든 교과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종합시험이며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 모두가 선택의 여지없이 응시해야 하는 일종의 필수시험이다. 수능 당일 영어듣기 시험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 많은 국내공항들은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는 대소동이 벌어진다. 출근시간도 한 시간 늦춰주지만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불이익을 보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수능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거의 대부분의 초ㆍ중ㆍ고교는 수능 준비에 큰 비중을 두게 된다. 재수를 선택한 학생들의 경우도 물론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교육내용이나 교수ㆍ학습 평가방법이 획일화ㆍ대중화ㆍ표준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초ㆍ중등교육을 다양화ㆍ전문화ㆍ특성화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대입전형자료인 수능부터 바꿔야 한다. 대학입학전형 방법 간소화해야 1969년부터 중학교 무시험 추첨 배정이 시작되고, 1974년부터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이 실시되면서 고등학교 졸업자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학입시경쟁이 과열되고 입시준비를 위한 사교육비가 급증하는 등 대학입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정부는 1981년부터 대학입학전형에서 소위 국ㆍ영ㆍ수 위주의 본고사를 폐지하고, 고등학교 내신 성적 반영에 있어서도 지역 간, 학교 간에 엄연히 존재하는 학력 차이를 무시하고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를 같은 수준으로 취급하도록 했다. 그 후 아직까지 정부는 공식적으로 학교 간 학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본고사 금지 및 기여 입학 금지와 함께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대입관련 ‘3불정책’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학교 간 학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등학교 교육의 다양화ㆍ전문화ㆍ특성화를 지향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성적 우수학생이 많은 외고나 과학고 등의 특목고에서는 내신 성적에서 불리하다는 이유로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기도 한다. 내신 성적이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소위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이러한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교육부나 시ㆍ도교육청에서는 일선 학교나 해당 교사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경위서를 쓰게 하고, 주의ㆍ경고의 징계조치를 취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2014 수능에 이어 2015 수능까지 다시 오류가 발생하자 대대적인 수능 개편 작업에 나섰다. 당연히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수능 체제 도입 이후 19번의 개편이 있었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당초 문과ㆍ이과 칸막이를 없애는 ‘융합형 수능’이 유력하게 논의됐지만,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 수 있고 입시가 너무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현 수능 체제의 골격을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었다. 시간을 가지고 개편에 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겠다. 대학입학전형 방법의 간소화도 수능 개편과 함께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교육부는 작년에 입시에서 대학별로 적용할 수 있는 전형 방법 수를 6개(수시 4개, 정시 2개)로 제한하는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별 전형 방법이 수시 4개, 정시 2개 이내로 제한되었다.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교과·비교과) 위주 △논술 위주 △실기 위주 전형으로 학생을 뽑고,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위주 △실기 위주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교육부는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을 먼저 선발하는 '우선 선발' 방식도 도입하지 못하게 했다. 2017학년도부터는 수능 성적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후 대학에 전달해, 수능 성적을 아예 수시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도 고려되고 있다. 대학, 인재선발을 위한 투자에 나서야 최근 비교적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물수능에 따른 변별력의 한계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실수로 한두 문제의 정답을 맞히지 못해서 가고 싶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재수를 해야 하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근본적 대입 개편 방향은 잠재력 있는 학생 선발을 위한 다양한 체제의 구축이다. 대학의 선발 자율성을 높이는 가치와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논술과 면접, 추천서,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 대학별 전형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바, 이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입학사정관제도 정착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교육부가 대교협 등을 통해 획일적으로 입시문제에 간여하기보다는 대학의 책무성이 강조돼야 한다. 대학이 우수학생 선발을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수능에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기보다는 책임 의식을 갖고 스스로 인재 선발을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대학의 자율성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다. 학생 선발 이후, 고등사고력을 갖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우수 교수진 확보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대학 본령의 책무와 함께 선발과정에서도 제 몫을 다해야 한다. 상대평가의 핵심은 변별력이다 수능 시스템은 수술이 불가피하다. 진영 논리에 따라 자격고사·절대평가 전환 같은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교육부는 ‘수능혁신TF’를 만들어 종합개선안을 내놓겠다고 한다. 단기적으로 서둘러 개편안을 마련하려 들면 고차방정식으로 얽혀 있는 대학입시에 또 하나의 혹을 만들 수 있다. 시스템은 당장 보완하되 종합개선은 3년 예고제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수 교수·교사 인력풀을 만들고 교사도 출제에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 자격고사와 절대평가 전환은 3불(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폐지 논란과 맞물린다. 치열한 논의와 시간이 필요한 핵폭탄이다. 상대평가의 핵심은 변별력이다.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적정 난이도는 필수다. 미국 SAT는 2,400점 만점인데 대학들은 2,250점 이상은 능력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한다. 공정성·객관성·독립성·수용성이 생명인 수능과 대입의 방향은 대학입시 자율화에 방점이 두어져야 한다. 공정한 게임과 잠재력 중심의 인재 선발을 위해서 향후 대학입시는 수능 비중을 차츰 줄여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전형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내신도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완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 우선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한 평가기준, 결과보다 과정을 통해 학생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준을 개발해야 한다. 학생선발기준을 다양화하고 대학들의 입시시스템 수준향상을 위한 전반적인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 대학과 학생의 선택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면서 우리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대입제도가 되어야 한다.
“대학의 건학 이념 및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제도. 기본적인 학업 수행 능력을 갖춘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의 교육 환경, 학습과정, 소질ㆍ적성ㆍ인성ㆍ창의성 및 성장잠재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를 말함.” 입학사정관제의 개념을 설명하는 대교협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제 입학사정관제의 이름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뀐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생활기록부’가 이 전형이 핵심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자기소개서도 개별 서류로 제출되지만 그 자체를 점수로 평가하는 대학은 없다. 결국 학생부의 교과와 비교과 9가지가 관건이 된다. 이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개선해야 할 문제점을 알아본다. [PART VIEW] 입학사정관의 불안정 고용 우선 사정관의 문제다. 대학에서 입학처장은 3D업종이라고 한다. 교수와 교수 위촉 사정관도 입시 전문가는 아니다. 더구나 이분들의 임기는 길어야 2년이다. 결국 당해 대학의 입시 변화와 취지를 가장 잘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사람은 입학사정관들이다. 그러나 이들 사정관이 2년을 주기로 이 대학에서 저 대학으로 떠돌고 있다. 대교협에서 금년 입학전형 최우수대학으로 지정한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8년 차에 들었지만, 대학별로 전임사정관이 별로 많지 않다. 전형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일관성과 사정관제의 고유 취지를 살려 평가할 사정관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사정관제를 불안하게 하는 첫 번째 요인이다. 전형의 정체성 문제 고등교육법을 보자. 34조는 입학전형의 구분을 논하고 있다. ‘일반전형은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교육적 기준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서 대학(원격 대학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교육목적에 적합한 입학전형 기준 및 방법에 따라 공정한 경쟁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개정 2014.4.29.).’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전형은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 등 대학이 제시하는 기준 또는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기준에 의한 전형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서 사회 통념적 가치기준에 적합한 합리적인 입학전형의 기준 및 방법에 따라 공정한 경쟁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개정 2014.4.29.).’라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어떤 전형인가? 당연히 일반전형이다. 공개적으로 시행되어야 하고, ‘차등적 보상’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2015 대입에서 과연 공개적으로 시행되었고, 차등성 없이 진행되었는지 묻고 싶다. 면접과 자기소개서 없이 학생부 하나로 전형할 때 그 차등성 없이, 공개적으로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심화 교과’ 이수자를 선발하는 경우는 더욱 전형의 개념을 흐리게 한다. 이러한 문제는 대교협 정책위 차원에서 정확하게 전형을 살폈어야 했다. 2016 대입에서는 이러한 전형이 실제적으로 바로잡혀야 한다. 이 제도가 개별자료 평가에 의한 방식으로 진행되든, 역량에 의한 종합평가를 하든, 집합체에서 합불평가를 하든 응모자격에 대한 제한적 요소가 걸리는 것은 최대한 억제해야만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문제점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입학사정관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뀌면서 크게 변화된 것은 두 가지이다. 그 첫 번째가 학교생활기록부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동시에 사정관으로부터 교사로 그 무게가 기울고 있다고 하겠다.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해졌고, 그것을 작성하는 주체가 교사이기 때문이다. ● 수상 경력을 위한 공정성 문제 고등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과는 한 학기 8개 과목이다. 5개 학기로 전형의 자료가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40개의 교과 또는 교과별 수상, 경시, 발표 등 대회가 이루어지는 것은 정상이다. 여기에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자율활동, 봉사활동 관련 대회나 경시가 더해진다면 최대 60여 개까지가 그 범위가 확대된다. 고교 현장에서 이 이상의 운영은 분명 과도한 운영이며, 부작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최근 교육부는 ‘교내 학교장상 사전등록제’, ‘수상인원 20% 이내 수상’, ‘10일 전 대회 요강 공개’, ‘학교알리미에 대회 규모 탑재’ 등 교내 상 투명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미 2014년부터 수상 응시인원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에 보도된 바와 같이 암기된 지식으로 수상을 하는 경우, 사교육으로 훈련된 정보로 대회에 임하는 것, 사전 공지를 투명하게 하지 않은 각종 대회를 차단해야 하는 것, 특정 교사가 수상을 결정하는 것 등은 고등학교가 수정할 몫이다. 출제위원회 사전심의, 심사 기준 확정, 채점과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한 방식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사전 체크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3월 학부모총회에서 1년간 진행될 모든 시상 내용을 1장에 요약해 학부모에게 배포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 봉사활동, 체험활동의 구체적 활동 확인의 어려움 학생들은 학교 계획에 의한 봉사활동과 개인 활동의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있다. 물론 하루 8시간 이상은 금지이고 수업이 4시간이면 당일 봉사는 4시간 이내로 제한된다. 봉사시간이 많으면 무조건 좋은 줄 아는 오해로 봉사시간이 수백 시간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행하는 기관은 수없이 많기도 하고, 개인이 떼어오는 봉사활동 확인서를 교사가 무시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체험활동도 마찬가지다. 봉사활동처럼 사전 확인서를 받고 떠나지만 며칠간 그가 활동한 내용은 제출한 보고서가 전부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대비도 분명 필요하다. 봉사활동의 경우 아파트 재개발 조합에서 발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발행 주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체험활동은 해외체험부터 통역 인턴활동까지 사교육에 의한 것이거나 아버지의 능력에 따른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체험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는 않지만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에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역시 가이드가 필요한 부분이다. 제출서류 ● 자기소개서의 애매성 학생들은 1주일 이상 이것에 매달려 고민한다. 자기소개서가 개별 점수화되지도 않고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주된 제출 서류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교육에서도 이것을 이용해 고액 대필이 성행하는 것이다. 2015 대입에서는 공통 3문항, 대학별 1문항, 1,000자 이내 서술 등 지난해보다 간소화되긴 했다. 그러나 글이라는 것이 ‘이야기의 틀’ 없이 한 문장만 주어졌을 때 얼마나 다양하게 해석되는가? 잘 가다듬어진 1번 문항을 보자.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누가 봐도 재수나 중학시절은 제외하고 공부에 대한 자기주도적 경험을 말하고, 그 발전적 경험치를 진술하라는 글이다. 그러나 이 문항이 국문과를 지원한 학생에게 수학 성적을 극복한 이야기가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 학업은 교내 학업만을 말하는지. 학업이 무엇인지 학생들은 혼란스럽다. 더 상세하고 친절한 제시문이 되어야 한다. 문항의 정황을 해설하고, 모범 사례의 글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글 쓰는 방법, 써야 할 내용 등을 친절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전형에서 어학, 수학, 과학 관련 성적과 수상 등을 언급하면 0점 처리됨을 경고했듯이 허위사실 기록이나 대필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는 입학 원천 취소는 물론 재학기간에라도 입학이 취소된다는 것도 강력하게 전달해야 한다. 한 가지 더 강하게 강조할 것이 있다. 2016 자기소개서를 설계하는 중에 문항을 모두 모집단위별, 단과 대학별로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 이것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인성과 학력, 잠재력의 조화를 보고 선발하는 것이 기본 취지다. 모집단위, 단과대학별 기록이 위주가 되는 순간 전공 학력 위주, 전공 스펙 위주, 교수평가 위주로 변질되어 학생부종합전형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 추천서는 ‘교사의 양심’을 걸 수 있어야 2016학년도에는 강원대, 건국대, 경기대, 단국대, 동국대, 숭실대, 한국외대 외에 많은 대학에서 추천서를 없앴다. 경희대의 경우 선택으로 하였다. 추천서가 학생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화되기 쉽고 교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포스텍처럼 교사가 각서를 쓰고 추천서를 쓰기도 쉽지 않다. 인성과 학업에 대한 척도형 평가를 좀 더 세분화하고 책임감 있게 작성하는 기준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추천서는 선택형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의 추천사유가 특별할 수 있을 때 보조 자료로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기타 ● 면접일의 문제 Y대, E대가 수시 논술을 치르는 날이면 신촌의 교통대란이 발생한다. 통신이 마비되고 학생들은 오토바이 택배로 다음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대학별, 지역별 지필, 면접 날짜와 시간도 조정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편리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 발표 날짜의 문제 2015 수학능력시험이 11월 13일에 치러졌다. 그런데 11월 8일(토)까지 면접을 진행한 대학이 3개 대학이나 된다. 11월 7일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대학도 아주 많다. 3배수에 합격하여 면접을 준비하고 기대에 부푼 학생들에게는 수능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주는 일정이다. ● 꿈과 끼가 있는 학생을 반드시 배려하자. 내신 경쟁, 수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교생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그런 와중에도 한 가지 소중한 꿈을 잘 길러온 학생들이 있다. 미래, 직업, 자신의 자질을 잘 계발하는 학생들에게 문호가 점점 닫혀가고 있다. 이 말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내신과 전공 성적, 수상 평가에 너무 크게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14 대입까지 있었던 연세대 창의인재전형, 경희대 창의적 체험활동전형 등이 2015 대입 수시부터 모두 사라졌다. 하물며 의대에서는 아직도 학생부종합전형을 개방하지 않는 대학이 있다. 정책 입안에서부터 다시 살필 일이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는 수능, 논술, 면접, 실기 등의 전형요소와 더불어 매우 중요한 수시 및 정시전형 선발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수시전형에서는 학생부 위주 전형이 강화되고 있다. 학생부에는 학생의 교과 역량과 수상실적, 교과 세부 특기사항, 창의적체험활동, 진로희망사항과 매년 담임교사의 추천서라 할 수 있는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이 기록된다. 즉, 학생들의 학교생활 전반을 담고 있는 신뢰성 높은 기록이며, 학생의 인성과 행동 특성, 교과 역량 등 종합적인 능력을 반영구적으로 보관하는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학생부 기록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존재한다. 불신의 원인은 고등학교 유형에 따라 학력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과 과연 기록 과정에서 공정성이 유지되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즉 논술과 면접시험이 기록에 대한 평가를 보완하는 도구로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논술·면접시험의 의미 서술형ㆍ논술형 문항은 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교 정기고사에서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매년 비율을 높여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필답고사 중에서 객관식 선다형의 한계를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시험마다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흑백논리로 인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평가 방식에 따라 학생들의 역량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5개의 보기 중 하나는 분명한 정답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속도전으로 풀게 될 때도 유의미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깊이 있고 다양한 사고력을 종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PART VIEW]그런 점에서 논술시험은 학생의 논리적ㆍ비판적ㆍ창의적 사고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데 유의미한 도구이다. 면접시험도 서류 내용의 사실 여부나 심층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도구로서 학생 역량을 확인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출제의 방향에 따라 창의적이고 다양한 상황 속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판단하는가를 검증하는 양질의 평가도구가 될 수 있다. 논술과 면접시험은 불신의 대상인가 그동안 논술과 면접 전형은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거나 학생부 교과 성적을 일부 반영하는 형식이었다. 이는 대학 측이 일정 수준의 수능성적 역량을 기본으로 하거나, 일정 부분 교과 성적을 적용하여 논술 역량과 함께 평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정작 논술시험보다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논술 이외의 보조적인 평가 척도가 필요로 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논술시험의 성격상 수능 성적처럼 세분화된 점수를 반영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논술 경쟁률은 다른 수시 전형 지원자보다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답안지를 평가해야 하는 구조적 어려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이 공정성을 해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대학에서는 답안지를 이미지 스캔하여 컴퓨터상으로 채점하고 복수 채점을 통해 신뢰성을 높이는 등 지속적으로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채점 방법이 수능시험에 익숙해져 있어서 다소 주관성이 반영되는 부분까지도 객관성을 요구한다는 데 있다. 입학사정관제도의 도입은 그동안 정량적 평가에 의존했던 방식을 정성적 평가 방법으로 전환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는 평가의 다양성을 통해 다양한 학생들의 역량을 인정하고 장려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정성적 평가란 본질적으로 주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시험의 본질적 속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정성적 평가를 수용하는 데 미흡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수능시험이 만능이라는 생각이 바탕에 존재하는 한 다른 방식의 시험은 항상 신뢰성이 낮고 주관적이어서 공정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면접의 출제 방식도 인성평가와 확인평가, 역량평가 등의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변별력을 갖추려면 학생의 역량을 측정하는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특정한 상황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반응을 확인하거나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서류(학생부, 자소서, 기타 포트폴리오 등) 내용의 진위성과 심화 정도를 판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서류심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도 평가자의 관점과 가치에 따라 평가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평가의 결과 역시 공정성의 관점에서 객관적 근거를 요구한다면 면접시험을 포기하라는 것도 다름없다. 이 역시 면접시험이 갖는 본질적인 한계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에서 논술이나 면접시험이 갖는 본질적인 평가의 성격을 공정성의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문제는 논술이나 면접의 평가문항 오류로 인한 공정하지 못한 평가, 평가지침을 각기 달리 적용하여 발생하는 형평성의 문제, 평가자 임의 판단에 따른 주관적 평가 등이 문제일 것이다. 또는 언론에 등장하는 부정 사례 등은 그 자체로서 공정성 차원의 문제라기보다 위법성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논술과 면접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 ● 복수 평가, 공동 채점 등을 통한 지속적 노력 필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논술, 면접, 서류 평가의 공정성 논란은 정량적 평가에서 정성적 평가로 이동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행 초기보다 현재가 훨씬 더 안정되어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실적으로 문제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시급히 개선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면 평가자가 최적의 상태에서 평가함으로써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공동 채점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충분한 여유를 두고 복수 평가를 통해 오류를 줄이면서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면접시험에서도 평가의 공정성을 위한 평가 척도에 대한 연수가 요구된다. 특히 공교육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발효됨에 따라 대학마다 논술시험에서도 현직 고등학교 교사를 자문 위원 또는 출제위원으로 위촉하여 평가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면접 역시 자문평가 위원으로 고교 현장의 교육과정을 검토하여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고등학교 정상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 논술과 면접시험의 질적 수준 향상을 통한 평가 기능 제고 논술시험이 미래사회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유용한 평가도구라면 사교육 유발을 억제하기 위해서 시험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서는 곤란하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공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평가문항 역시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고교 전 과정을 통해서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자신의 역량을 담아낼 수 있도록 출제 문항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미래 사회에서 국제 경쟁 속에서 뒤지지 않고 앞서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속적으로 출제 문항의 변신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유형의 반복은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를 가져오기 쉽다. 늘 새롭고 신선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는 출제 방법의 변화, 제시문의 변화, 발문의 변화 등 다양한 변인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 바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는데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할 것이다.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어떤 평가요소를 반영할 것인가를 제시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즉 평가하려는 역량을 사전에 제시하고 그 역량을 논술을 통해서 또는 면접을 통해서 평가하면 되는 것이다. 공정성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답이 명료한 문항을 출제하려는 경향도 있다. 정답이 분명한 것은 조건을 부여하거나 발산적 사고를 제한하게 된다. 외적 요인에 의한 평가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그렇다면 단답형이나 객관식과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 사회적 인식의 변화 필요 앞서 말한 평가의 공정성이란 수능시험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평가의 속성에 비추어서 공정성을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자동차의 조향장치는 일정한 정도의 유격을 두고 있다. 정확하게 방향을 작동하려면 미세한 각도까지 반응하게 하여야 하겠지만, 실제 운전에서는 그렇게 하면 운전하기에 오히려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이처럼 일정한 정도의 틈은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마찬가지로 평가 유형에 따라 존재하는 유격(裕隔)은 인정해야 한다. 그 유격이 공정성의 논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동일한 문항이더라도 평가 요소와 반영 비율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이러한 사례는 수능시험에서도 반영비율을 달리 적용하고 내신 등급에 따라서도 차등적으로 배점을 부여하기도 한다. 문제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당장은 일류 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생각하면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풍토가 우리 사회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합리적 대안이 제시될 때까지 참아주고 수용해주는 것도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역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입 수능시험이 시행 21년 만에 최대 시련에 봉착했다. 지난해에 이어 2015학년도 수능에서도 출제 오류로 인한 복수정답이 출현한데다 수학과 영어에서 만점자가 대량으로 쏟아지는 사상 최악의 물수능이란 평가 속에 신뢰와 공정성 측면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출제를 책임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하고 교육부가 담당 실장을 문책하는 등 자체 징계와 함께 수능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 전면적인 체제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교육계는 미봉적 수능 시스템 개편보다는 공교육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 근본적인 대입제도 개편 속에서 수능에 대한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너진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수능을 포함 대입제도 전반의 혁신과 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새교육은 정부의 수능 체제 개선에 맞춰 입시 현장에서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담당해온 장학사와 현직 교사들과 함께 수능 시험의 문제점과 원인, 그리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교육현장에서 바라본 2015 수능의 진단과 개선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 사회 : 2015학년도 수능은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교현장의 시각은 어떤가. ◇ 김순옥(서울 동작고 교사) = 신뢰를 잃은 시험이다. 시험이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정당하고 공정한 평가를 받는 게 목적이다. 단순히 쉽다고 해서 좋은 시험이 아니다. 2015학년도 수능은 누구에게도 공정하지 않았다. ◇ 신동찬(서울 휘문고 교사)= 사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 때 쉬운 수능에 대한 암시는 있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말로 메시지를 줬다. 그 흐름이 9월 모의평가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졌다. 이때 상위권 아이들은 시험이 허접스럽다는 자만심을 가졌고, 중위권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결국 본 수능에서 만점자가 폭주하는 바람에 이 같은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이번 수능은 자만심과 자신감이 공존한 아주 묘한 시험이 됐다. ◇ 송현섭(서울교육연구정보원 장학사)=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를 최소화하라는 교육과정평가원장의 의도가 수능에 반영된 것 같다. 보통 만점자와 1컷 점수가 5점 전후가 돼야 변별력이 있다. ‘물수능’이라고 해도 2~3점 정도인데 이번 수능은 0점이다. 너무 무책임한 사상 초유의 시험이다. “캄캄한 산속에 나침반도 없이 던져진 느낌 받았다” ◇ 박종학(인천 만수고 교사) = 수능이 쉽게 간다는 건 예측했지만 너무 쉽게 나왔다. 지금 수능은 또 요행수가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다. 대표적인 게 제2외국어다. 학생들이 많이 보는 과목이 베트남어나 아랍어 등인데 응시자 비율만 놓고 보면 60%가 넘을 것이다. 실제로 어느 특목고의 경우 130명 학생 중 일어와 중국어는 7명인데 비해 베트남어는 50여 명이 선택했다. 특목고 중국어반 학생들도 중국어를 안 본다고 한다. 베트남어를 정책적으로 제외할 수는 없겠지만 생각해 볼 문제다.[PART VIEW] ◇ 김순옥= 지난 20여 년간 수능을 지켜보면서 이게 과연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과거 학력고사 때는 전 과목 모두를 시험 봤다. 학생들은 어떤 과목이든 열심히 했다. 그런데 수능에 와서는 탐구과목이 계속 줄어들었다. 학생들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였는데 실제로 부담이 줄었는지는 의문이다. 수능이 교육현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박종학= 맞는 말이다. 사탐과목 선생님들은 수능으로 학교 교육과정이 황폐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은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은 과목은 철저히 무시해 버린다.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로서 자괴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 신동찬= 쉬운 수능이 좋다는 건 진보나 보수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쉽다는 기준이 뭐냐’하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쉬운데 상위권 학생들은 좀 걸러 주는 게 쉬운 건지, 아니면 지금처럼 변별력을 갖지 못할 정도로 쉬운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수능 초기에는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문제가 3~4개 정도는 나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2~3개로 줄고, 이제는 하나도 없어져 버렸다. 쉬운 기조는 알겠는데 뭔가 대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학들이 공개를 안 해서 그렇지 눈치작전 때나 있을 법한 황당한 커트라인들이 나오고 있다. 요행수가 통하는 수능시험이 돼 버렸다. 변별력 없는 수능, 사교육비 경감 도움 됐는지 의문 ◇ 박종학 = 난이도 조절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1등급이 3% 이내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과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최상위권 학생들은 재수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송현섭= 그나마 이번 수능에서 국어는 좀 어려워 체면치레는 했다. 평가원 자료를 보니까 국어B 등급 컷이 91점이다. 보통은 94~95점인 것을 감안하면 난이도를 고려한 것 같다. 평가원이 사교육 의존도가 가장 낮은 것을 국어라고 보고 의도적으로 어렵게 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신동찬= 내년에는 수능이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수능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아마도 확 바꿀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물수능과 불수능 중 선택하라면 불수능이 낫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수능이 쉽게 나오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지방 학생들이 득을 본 게 아닌가 싶다. EBS 영향이 컸다는 생각이다. ◇ 사회 = EBS 연계를 놓고 논란이 많은데 개선할 점이 있다면. ◇ 송현섭 = EBS 연계는 재검토돼야 한다. 현재 우리 교육은 2009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EBS 교육과정’이나 다름없다. EBS 교재를 달달 외워서 푸는 애들이 무슨 경쟁력이 있겠는가. ◇ 신동찬 =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확보하고 EBS 연계를 줄이자는 목소리가 많다. 교사들은 교과 수업과 EBS와의 괴리감 때문에 불만이 많다. ◇ 김순옥= 지역은 달라도 나오는 얘기 똑같은 같다. EBS와 수능의 연계를 70%로 하니까 학교 교육과정이 왜곡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영어 지문은 안 보고 해석만 외운다. EBS 교재 내용이 지문도 안 바꾸고 수능에 그대로 나오니까 암기만 하는 것이다. ◇ 신동찬 = 우리 학교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EBS 교재로 안 하면 난리다. 학부모 항의도 엄청 들어온다. 유명 학원들의 현장 강의를 들을 시간이 없으니 뾰족한 수가 없다. EBS 연계, “교육 기회균등 기여” VS “학교는 EBS 교육과정” 엇갈려 ◇ 박종학 = 교육기회 균등 측면에서는 EBS가 공헌한 측면도 인정해야 한다.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거나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겐 EBS 교재가 유일한 돌파구일 수 있다. 꼭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 김순옥 = 물론 공감한다, 그러나 EBS를 수능과 연계를 한다 해도 70%는 과하다. 5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의견 많다. 문제를 풀다 보면 형편없는 문제도 많다. 문제 만드는 사람들이 비슷하다 보니 뽑아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3년 전에 나왔던 문제랑 동일한 문제가 교재에 나오기도 한다. ◇ 사회 = 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박종학 = 출제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 우선 교사가 주가 아니다. 교수들이 출제하고 교사는 검토하는 역할이다 보니 아무래도 난이도의 조절 등에 있어 한계가 있어 보인다. 6월 모의평가까지는 문항 출제가 교사 중심 시스템인데 정작 수능에서는 이 구조가 교수 중심으로 바뀌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 신동찬 = 과목마다 다르겠지만 교사가 문제점을 지적해도 교수가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출제 교사들 말을 들어 보면 이의 제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 박종학 = 검토가 중요한데 지금과 같은 구조 속에서는 검토 단계에서 이상을 발견해도 수정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 김순옥= 검토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출제 본부 내부의 민주적 운영이 더 중요하다. 가령 대학 때 가르쳤던 은사님과 함께 출제에 참여했을 때 “선생님 이거 잘못됐어요”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솔직히 문항 검토할 때 고개 갸웃거리는 부분 있으면 분명히 문제가 발생한다. 그걸 알면서도 차마 말을 못하는 것이다.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출제와 검토를 분리해 운영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 신동찬 = 출제 교사 차출도 짚어볼 대목이다. 수능이 임박해서 교사나 교수를 차출하는데 능력이 있어도 여러 사정으로 못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유능한 교사들은 대개 고3 수업을 맡거나 담임들인데 입시가 코앞이라 학교에서 놔 줄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경험이 적은 1~2학년 담당 교사들이 출제에 들어가는 바람에 변별력을 잃는 등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김순옥 = EBS와 연계를 했을 때 어느 정도 만점자가 나올지 현장에 있는 고3 교사들이 제일 잘 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평가원 출제에 못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수능이 학교현장과 괴리가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사회= 문제은행식 기초학력평가나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안이 될 수 있나. ◇ 송현섭 = 문제은행에 의한 랜덤 방식 출제라는 게 아주 제너럴한 방법이지만 위험성이 있다. 랜덤했을 때 너무 어려운 그룹에서 출제되거나 반대로 쉬운 그룹에서 나올 수 있다. 랜덤이 적절히 섞인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출제는 지금처럼 가는 게 맞다. ◇ 김순옥 = 수능을 자격고사화한다면 대학들이 이걸로 절대 학생을 선발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별 고사를 보자는 이야기가 나올 텐데 그러면 사교육 시장은 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 박종학 =어떤 식으로든 개선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이제는 상대평가 방식과 병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지금은 백분위 점수와 표준점수를 쓰는데 이것이 성적 구조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만점에서부터 시작해서 한 개 틀리면 2점 감점돼 98점이 되지만 쉬운 수능 구조 속에서는 백분위 점수가 98점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금처럼 만점이 4%를 넘어버리면 95점밖에 안 나온다. 이런 왜곡된 점수 구조는 학생들이 대학진학에 커다란 혼란을 준다. 정부 간섭이 더 문제, 수능 ‘삼년대계’라도 지켜져야 ◇ 송현섭 = 현행 수능 체제를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은 위험하다. 기존 골격을 유지하면서 EBS 연계율을 낮추고 난이도를 조절하면 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했으면 한다. 또 하나, 너무 국가가 (수능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평가원에 맡겼으면 그들이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는데 적어도 수능은 ‘삼년대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걸 주관하는 평가원장도 줏대 있게 흔들리지 말고 원칙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 늘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방향을 제시하는 게 우리 교육 정책의 큰 병폐다. ◇ 박종학 = 교육과정에 충실한 수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학교 학생들 보니까 3월부터 계속 1등급 나오던 학생이 수능에서는 수학 3등급 나왔더라. 3개 틀려서 3등급 나온 상황이다. 학생이 철저히 대비 못 한 책임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수능의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 교육과정 충실하게 출제됐으면 좋겠다. ◇ 신동찬= 어쨌든 올해 대입 진학지도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예측이 불가능한 입시이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교사들은 이럴 때 제일 힘들다 ◇ 김선옥 = 말 그대로 깜깜 오리무중이다(웃음). ◇ 송현섭 = 진학지도라는 게 일기예보랑 비슷한 면이 있다. 기상청도 일종의 누적된 경험에 의한 통계로 예측하는 것처럼 입시도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올해 경우는 나 스스로도 경험치를 못 믿겠다. 자신이 없다. 깊은 산 속에서 나침반도 없이 헤매는 느낌이다. ◇ 사회 = 그래도 입시를 앞둔 교사와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송현섭 = 대학이 제시한 국어, 영어, 수학, 탐구의 반영 비율이 중요하다. 문과냐 이과냐에 따라 비율 차이 있다. 결국은 영역별로 쪼개 들어가서 국어를 망쳤다고 해도 높은 비율을 걸어놨으면 그쪽으로 작전을 짜는 게 맞다. ◇ 박종학= 해마다 그랬던 것 같은데 점수 커트라인이 낮은 대학에 떨어져도 반대로 커트라인이 높은 대학 붙는 현상 발생한다. 한번 질러본 아이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요행수가 통하는 것이 불행한 현실이다. 그래서 대학들이 수시에 집착한다. 이런 방식이 아니면 상위권 학생들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 신동찬= 나도 그런 경우를 들었다. 소위 명문 대학 입학 관계자들 만나면 학과별 커트라인 내놓기가 부끄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 결국 학생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해 소신껏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 상담 때 받은 배치점수와 현실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 송현섭= 이쯤에서 대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대학이 많이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무조건 상위권 학생들을 선점하기 위해 입시 설계를 했다. 이제는 대학이 당장의 성적보다 잠재 능력을 보고 학생들을 뽑아서 잘 가르쳤으면 좋겠다. ◇ 박종학= 전적으로 공감한다. 학생들을 다양한 틀에서 뽑아야 한다. 학생을 가르치고 있지만 가르친다고 다 배우는 것은 아니다. 가르치지 않는 곳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은데 대학들이 너무 동질적인 집단만 뽑으려고 한다. 교육 총량적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아이들이 섞여 있을 때 교육 효과는 더 높아지곤 한다. 서울대라고 해서 1등에서 3,000등까지만 뽑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날, 교감 선생님의 훈화 말씀은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깔깔거리고 웃었지만, 20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겐 난생처음 경험하는 훈화 말씀이었다. 그러니까 몇 년 전의 일이다. 학교를 빛낸 자랑스러운 학생들의 수상이 끝나고 오늘은 교장 선생님을 대신하여 교감 선생님께서 훈화를 하시기로 한 모양이다. 텔레비전 화면 가득 교감 선생님의 모습이 잡혔다. 아이들은 ‘와! 교감 선생님이다’하며 처음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그날도 역시 아이들은 이내 자기들이 하던 일을 계속하였다. 그런데 어느새 아이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교감 선생님의 훈화 말씀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렇게 집중해도 되나 싶을 정도…. 화면 속 교감 선생님은 한 손에 빨간 주머니를 들고 계셨다. 아이들의 눈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빨간 주머니에 쏠렸다. “여러분, 이게 뭘까요?” 빨간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바로 큼직한 초코칩이 박혀 있는 먹음직스러운 쿠키였다. “쿠키를 반으로 자른 제임스는 반쪽을 배고픈 강아지에게 주었어요.” “(제임스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자, 이거 먹어. 귀여운 강아지야.” 교감 선생님은 진짜로 쿠키를 반으로 자르고는 강아지 인형에게 건네는 시늉을 하셨다. 그리고 마치 동화 구연을 하듯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익살스럽게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학창 시절까지 포함하면 30년이 훌쩍 넘는 학교생활 속에서 이런 훈화를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오날날(오늘날)~~’로 시작되는 교장 선생님의 중저음 목소리로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적인 내용들만 들어왔을 뿐이었다. 물론 아이들도 그다지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그때서야 ‘그렇지! 너희들은 초등학생들이었지. 이렇게 이야기해 주는 것을 좋아하지!’라며 그동안 아이들의 눈높이를 생각하지 않고 내 방식대로 말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집중 못 하는 아이들에게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해왔던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고, 눈높이를 고려하여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수도 없이 많은 연수를 통해 배웠지만 연수를 받고 나면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곧 잊히곤 했었는데, 교감 선생님의 그날 훈화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한 자극이 되고 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기만 해도 서로의 관계 맺음에 한 걸음은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날 채 5분이 되지 않는 훈화를 위해 빨간 주머니, 과자, 강아지 인형 등 소품을 준비하시고, 아이들 앞에서 망가진 모습도 주저하지 않으며 생동감 넘치는 훈화를 하셨던 그 교감 선생님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정확하게 아셨던 모양이다. 그 이후로도 교감 선생님의 훈화는 몇 번 더 계속되었다. 물론 담임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일부러 주의집중 시킬 필요도 없었다. 교감 선생님께서 화면에 나타나시면 아이들은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교감 선생님의 말씀에 빨려들어 갔다. 이 순간만큼은 우리 학교 모든 학생들의 눈과 귀가 하나로 모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 상대방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는 쪽은 아무래도 교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 번도 선생님이었던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교사를 이해해 달라고 하기보다는 교사가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교사는 이미 학생 지도과 관련하여 전문 기관에서 수많은 교육을 받았고, 또 우리 아이들 또래의 자녀까지 키우고 있으며, 무엇보다 나도 우리 학생들과 같은 그런 시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학교폭력법의 목적 학교폭력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동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의 인권 보호 및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의 육성이다.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한 조치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이 법률의 주요내용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에 불과함을 명확히 하고, 학생이 교육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학생의 인권 보호를 상기시킴과 동시에 아직 미완성의 인격체인 학생으로 하여금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학교의 기본적인 책무를 재확인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개념 동법은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2조). 2008년 개정으로 ‘성폭력’이 학교폭력에 명시적으로 추가되었으나 연혁상 그 취지가 명시하지 않은 비유형적 행위들을 학교폭력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표현상 다소 불명확한 점이 없지 않지만,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 일체를 학교폭력으로 파악하여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에 의한 행위 등을 학교폭력의 행위 유형으로 예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자치위원회 및 공동자치위원회 자치위원회의 설치·운영은 학교폭력법의 핵심내용 중의 하나이다. 동법 제12조에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학교에 자치위원회를 둔다. 다만, 자치위원회 구성에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교육감의 보고를 거쳐 둘 이상의 학교가 공동으로 자치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학교에는 자치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하여야 하고, 학교폭력의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등이 각각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에는 해당학교가 공동자치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2개 학교 이상이 공동자치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만약 각 학교에서 따로 자치위원회를 개최하더라도 해당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에 대해 보호조치 또는 선도조치를 취할 수 없고, 특히 학교 간의 입장이 달라 상호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실관계 파악에도 상당한 애로가 발생할 수 있는바, 동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보다 효율적인 사안처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PART VIEW] 전담기구 학교장은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및 책임교사(학교폭력문제를 담당하는 교사) 등으로 학교폭력문제를 담당하는 ‘전담기구’를 구성하며,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여야 한다(동법 제14조 제3항). 전담기구는 학교폭력에 대한 실태조사와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구성·실시하며, 피해학생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도 피해사실 확인을 위하여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동조 제4항, 제5항). 전담기구는 학교장 및 자치위원회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가해 및 피해사실 확인결과, 실태조사결과 등 활동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동조 제4항, 동법 시행령 제16조). 한편, 전담기구의 조사결과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안이 경미 또는 쌍방 합의하여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전담기구에서 사안을 종결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으나, 학교폭력에 대한 사실 확인 조사 및 보고를 전담기구의 주된 기능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전담기구에 사안 종결권한을 정면으로 인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피해학생에 대한 긴급보호조치 학교장은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긴급하다고 인정하거나 피해학생이 긴급보호의 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자치위원회의 요청 전에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기타 보호조치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자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야 한다(동법 제16조 제1항). 원칙적으로 자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학교장이 보호조치를 하여야 하나 긴급한 경우 먼저 보호조치를 한 후 자치위원회에 사후보고를 하도록 하여 학교장에게 긴급조치권을 인정하고 있는바, 이를 학교장의 긴급보호조치라고 한다. 학교장의 ‘긴급조치권’에는 피해학생에 대한 ‘긴급보호조치’와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선도조치’가 있다.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선도조치 학교장은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가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우선 동법 제17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제5호 및 제6호의 조치를 할 수 있으며, 제5호와 제6호는 병과조치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 추인을 받아야 한다(동조 제4항). 또한 학교장은 긴급선도조치를 한 때에는 가해학생과 그 보호자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하며, 가해학생이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때에는 초·중등교육법 제18조에 따라 징계하여야 한다(동조 제7항). 특히, 학교장은 ①2명 이상의 학생이 고의적·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②학교폭력을 행사하여 전치 2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경우, ③학교폭력에 대한 신고, 진술, 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④학교장이 피해학생을 가해학생으로부터 긴급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가해학생에 대해 긴급조치로 출석정지 조치를 할 수 있고, 이때 학교장이 출석정지 조치를 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학생 또는 보호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학교의 장이 해당 학생 또는 보호자의 의견을 들으려 하였으나 이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동법 시행령 제21조).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조치의 경우도 원칙적으로 자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학교장이 하게 되나, 긴급한 경우에는 학교장이 일정한 선도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한 후 자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 추인을 받도록 하여 학교장에게 긴급조치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를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선도조치라고 한다. 재심제도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 및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조치에 대한 재심제도는 2012년 개정을 통하여 처음 도입되었는데 재심청구권자가 피해학생인지 가해학생인지에 따라 이원적으로 규율하고 있다. 피해학생의 재심절차는 동법 제18조 제1항에, 가해학생의 재심절차는 동조 제2항에 각 근거하여, 청구대상이 되는 조치, 심사기관, 절차규정 등을 달리 규정하고 있다. 피해학생(또는 그 보호자)의 재심절차의 경우, 자신에 대한 보호조치 및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조치 양자에 대하여 이의가 있으면 그 조치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그 조치가 있음을 안 날부터 10일 이내에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이하 ‘지역위원회’라고 함)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재심청구를 받은 지역위원회는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결정하여 청구인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이 결정에 이의가 있는 청구인은 그 통보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피해학생 측의 재심청구, 지역위원회의 심사절차 및 결정통보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동조 제1항, 제3항 내지 제5항). 가해학생(또는 그 보호자)의 재심절차의 경우, 자신에 대한 선도조치 중 전학 및 퇴학처분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는데, 그 조치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그 조치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재심청구를 받은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는 30일 이내에 심사·결정하여 청구인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심사결정에 이의가 있는 청구인은 통보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재심청구, 심사절차, 결정통보 등에 필요한 사항은 초·중등교육법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동조 제2항, 제6항,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2 제2항 내지 제4항). 한편,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조치에 대해 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피해학생(또는 그 보호자)에게 재심청구를 널리 허용하고 있다는 점, 재심절차 및 담당기관을 이원적으로 규율하고 있다는 점, 각 절차에서 재심청구 상대방의 절차참여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하여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조치를 대상으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쌍방이 재심청구를 한 경우 양 절차에서 모순된 결정이 내려질 수 있으며 나아가 이 결정에 대해 쌍방이 다시 다툴 여지도 배제할 수 없고, 또한 어느 일방이 재심이 아닌 행정심판 등을 청구한다면 각각의 관계 및 효력 문제 등 매우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입법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비밀누설금지 등 동법에 따라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행하였던 자는 그 직무로 인하여 알게 된 비밀 또는 가해학생·피해학생 및 학교폭력 신고자·고발자와 관련된 자료를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말하는 비밀의 범위는 ①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개인 및 가족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등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 ②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심의·의결과 관련된 개인별 발언 내용, ③그 밖에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 등을 말한다(동법 제21조, 동법 시행령 제33조). 이를 위반하여 비밀을 누설한 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동법 제22조). ■
얼마 전 우리들의 ‘영원한 공주’인 김자옥이 폐암으로 별세했다. 그녀는 대장암 전이로 폐암이 되었지만 우리는 흔히 폐암하면 흡연을 떠올린다. 그만큼 흡연은 폐암과 관련이 높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률이 3~4배 높고 사망률 역시 40%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흡연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많은 피해를 준다. 담배를 피우는 남편과 같이 사는 부인은 폐암 발생률이 높고, 부모가 흡연하는 경우 어린이는 천식, 기침, 중이염 등의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폐 기능도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흡연학생은 부모도 함께 금연교육 실시 보건복지부는 흡연율 저하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하고 담뱃값 인상으로 조성되는 기금의 일정 부분을 금연 및 흡연자 지원에 사용하는 등의 ‘금연사업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흡연자 책임을 강조하는 단편적 금연정책에서 벗어나 흡연의 원인, 금연 실패 이유 등 근거에 입각한 종합적 금연 정책을 추진한다. 청소년 흡연예방을 위해 담배를 구하거나 피우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흡연학생의 금연교육ㆍ상담, 금연 유도 및 치료 병행과 동시에 부모도 함께 금연교육을 실시하도록 한다. 둘째, 금연치료에 대한 보험 급여화로 인해『흡연예방』↔『금연지원』↔『금연치료』간의 생애주기별 금연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영유아 대상의 조기교육 및 초ㆍ중ㆍ고 대상 흡연예방교육 실시, 학교밖청소년ㆍ학생ㆍ군의경ㆍ여성 대상 상담 및 금연지원서비스, 장기 흡연자 대상의 단기금연캠프 운영 등 의료기관을 이용한 전문적 금연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원칙적으로 중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금연사업은 지역 실정에 적합하게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도록 유도한다.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은 가까운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 방문하면 전문가의 금연상담과 함께 금연보조제를 제공받을 수 있고, 직접 방문이 어렵다면 금연상담전화(1544-9030)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PART VIEW] 넷째, 학계ㆍ전문가 등이 대상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보건소ㆍ교육청이 지역실정에 맞는 자체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담당자 교육, 프로그램 및 전문가 지원 등 정책을 지원한다. 금연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선 자신의 니코틴 의존도와 흡연 습관 등을 자가 진단으로 알아보고, 자신에게 적절한 금연 방법(단연법ㆍ감연법, 인지행동요법, 니코틴대체요법, 약물요법 등)을 선택하고 금연 시작일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의 금연결심을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한다. 본격적인 금연 실천 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겪게 될 금단증상, 절주 관리, 스트레스 관리, 금연 후의 체중 증가 등에 대한 대처 방법들도 미리 확인해 둔다. 혼자서 실천하기 힘들다면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이나 온라인 금연콜센터(금연상담전화서비스) 등 도움 받을 수 있는 자원들을 찾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국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는 금연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금연상담, 금연보조제 및 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금연상담전화서비스(1544-9030)는 일반인 누구에게나 금연과 흡연예방을 위한 정보제공은 물론 전문 금연상담사가 흡연자에 대하여 금연의지확인, 금연결심, 금연실천, 금연유지 등의 단계별 금연상담프로그램을 1년간 제공하고 있으며 SMS 문자서비스, 이메일 서비스 등 다양한 상담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금연길라잡이(http://www.nosmokeguide.or.kr)는 흡연 통계자료, 흡연 바로알기, 금연정책, 금연방법 및 도움 기관에 대한 자세한 안내 및 설명 등이 나와 있어 금연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금연정책으로 인해 흡연자들의 흡연 장소와 기회는 점점 줄어가고 있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한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생각한다면 이젠 금연을 실천해야 할 때이다. 금연은 ‘내 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말로만 내 몸을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해 보길 바란다. 지금 바로!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2015년 3월 신학기부터 오전 9시 등교를 추진 중입니다. 그는 학교별로 토론을 거쳐 참여 여부를 결정하라는 입장입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을 50% 반영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했습니다. 9시 등교를 먼저 시행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틈만 나면 “아이들이 너무 만족스러워 한다”고 강조하는 터여서 서울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지난달 3일 조 교육감은 서울 영등포구 한 웨딩홀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100명과 9시 등교 관련 대토론회를 벌였습니다. 교육감이 주관한 자리여서 여론조성용 행사인가 싶었지만 결과는 딴 판이었습니다. 토론 시작 전 조 교육감은 “서울과 경기도 간 학생의 이동이 있어서 서울도 결정을 내려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종의 학교 국민투표를 통해 9시 등교를 결정하자”며 가능한 모든 찬반 논점을 논의해보자고 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초ㆍ중ㆍ고 학생, 학부모, 교사별 9개 그룹으로 나눠 50분간 원탁 토론을 벌였습니다. 참석자 중엔 휴가를 내고 온 직장맘들도 있었습니다. 토론에서 모인 의견을 그룹별 대표가 발표했는데,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질 것 같다는 초등학생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8개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중학생 그룹에선 “아침 식사 여부는 개인차가 많아서 밥 때문에 9시 등교를 하자는 건 무리”라며 “정말 아침 식사를 하게 하려면 학교에서 조식 급식을 하며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늦게 등교하면 맞벌이 부모님의 걱정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고교생 발표자는 “경기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특성화고 학생은 9시 등교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반대가 더 많았다”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초ㆍ중ㆍ고 학생이 같은 시간에 등교하면 버스ㆍ지하철이 복잡해져 안전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또 수능 시간과의 불일치를 고쳐야 할 텐데 수능 연계 EBS 강의 시간까지 바꿔야 하는 등 너무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학업에 흥미를 잃은 학생이 과연 9시 등교를 한다고 학업 관심도가 높아지겠느냐고도 반문했습니다. 학교의 지리적 특성이나 성향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도 학생들이 냈습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맞벌이 부부의 걱정을 없애려면 도서관 개방이나 돌봄교실 이용은 물론이고 아침 시간 활용 프로그램이 철저하게 준비돼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아침 체육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옷이 땀범벅일 텐데 그런 상태로 종일 지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학생 학부모들은 “아침 프로그램이 다양해져 상당수가 일찍 오면 어차피 9시 등교가 무의미해진다”며 “그런 프로그램에는 주로 외부 강사가 투입될 텐데 출석 체크나 관리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습니다. 아침 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수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고교생 자녀 둘을 한국 학교에 보내는 외국인 직장맘은 “오전 6시 30분에 집에서 나가는데 아침에 다정하게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은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사들의 고민은 더 깊었습니다. 학생 교육과 관련해 9시 등교가 놓칠 수 있는 대목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초등 교사 그룹은 “현재 오전 8시 40분 등교여서 20분 늦추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그런데도 도입하면서 치러야 하는 사회적 혼란이 너무 크다”고 조언했습니다. 학교 돌봄서비스가 강화돼야 할 텐데 현 교육 재정상 예산을 배정할 수 있겠느냐는 한계도 거론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지적은 진보교육감들이 특히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중학교 교사들은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선 맞벌이 부부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 학생이 방임되는 시간이 특히 많은데 9시 등교가 되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고교 교사들은 지금도 특목고 등에 비해 열세인 일반고가 더 뒤처질 수 있어 조 교육감이 추진하는 ‘일반고 살리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조 교육감이 학생의 건강권과 가족관계 회복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시기상조이고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다른 지역이 한다고 빨리 갈 게 아니라 일부 학교에서 시행해보며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토론 후 조 교육감은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반대 논리를 많이 들었다”며 “집단 지성의 힘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 논리가 너무 많이 나와 조 교육감은 내심 당황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강조한 대로 학생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만큼 직접적인 대상자들이 쏟아낸 의견을 잘 새겼으면 합니다.
“오징어 나라에 다리가 부족한 친구가 있어요. 우리가 어떻게 협동해서 도와줄까요” 아이들이 왁자지껄 오징어 다리를 메우는 동안 자연스럽게 숫자 10을 가르고 모으는 개념을 놀듯이 배우면서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어떻게 도와주는지 인성도 덤으로 배우는 학교. 올해 인성교육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아산남성초등학교의 수업은 조금 특별하다. 교사는 수업 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성도 배울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아산남성초등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소위 ‘문제아’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반별로 한 명씩 선정하여, 그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어떻게 변해 가는지 관찰하는 ‘학생일기’도 매일 작성한다. 교사들은 매주 모여 그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과정과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논의도 하고 피드백도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벤트나 일회성 인성교육은 지양해야 아산남성초등학교는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 교직원들이 아이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 단순히 이벤트나 일회성으로 인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다. 아산남성초등학교 교사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인성과 교과과정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단원을 재구성하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 내용을 채택한다. 인성교육과 함께 진행하는 교과 수업은 어김없이 ‘놀이와 게임, 토론식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방법을 접목시킨 수업 내용으로 재탄생된다. 아산남성초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문영금 교사는 “1~2학년은 바른 생활, 즐거운 생활, 3~4학년은 도덕, 음악, 체육 수업을, 5~6학년은 국어, 수학, 영어, 창의적 체험활동 과목을 선정하여 교과과목과 인성교육을 함께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남성초등학교 교사들은 정규 교과과정에서 필수로 배워야 할 것도 빼놓지 않고 지도할 뿐만 아니라 인성과 연계된 과목은 매번 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놀이와 게임 등 준비할 것도 많지만 어느 한 교사도 이러한 번거롭고 까다로운 수업 준비 과정에 힘들어하거나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교사들 간에 서로 배운다는 마음가짐이 더욱 크다고. 이러한 교사들의 노력은 금방 아이들에게 나타났다. 아이들은 공부를 놀듯이 하며, 덤으로 인성도 함께 배우고 있다. 현재 6학년에 재학 중인 윤아현(13)양은 인성이라는 거창한 말은 잘 모르지만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자신들이 무척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낀단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무섭고 어렵다고 하지만 저희는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 없어요. 모든 선생님들이 따뜻하게 잘 대해주세요. 학교 다니면서 선·후배 관계나 교우 관계에 어려움도 느껴 본 적이 없어요. 모두들 학년이 달라도 사이좋게 지내는 편이에요.” 윤 양은 다른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나 욕설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 폭력을 휘두르거나 욕설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진혜영 학부모는 “학교에서 모든 선생님들이 애정을 가지고 아이 한 명 한명과 눈맞춤을 해주고 인성의 중요성도 잘 가르쳐줘 아이들이 모두 밝고 착하다”며 “옛날에는 아이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반 아이들이 전부 착해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고움·베풂·이끎의 3선’ 활동 ‘고움·베풂·이끎의 3선’으로 착한 품성을 키우고 있는 아산남성초등학교는 고운 마음과 선한 마음을 갖기위한 고울 선(鮮), 배려와 베풂의 생활화를 위한 베풀 선(宣), 미래를 이끄는 힘을 키우기 위한 나아갈 선(先) 등 ‘3선’이라는 큰 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인성도서 활용 문예대회, 힐링 동아리, 인성 키움 동아리 활동, 가족과 함께 즐거운 체험활동을 하는 행복 키움가족 체험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교사와 함께 하는 스마일 인사, 가족과 함께 하는 밥상머리 교육, 사랑의 편지쓰기, 바른 언어 사용 서약식, 찾아가는 법교육, 칭찬메아리 등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연간 1학급 1특색 바른 인성교육 및 고운 말 아름다운 언어 사용 프로그램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학부모 상담주간 및 1교사 1학생 결연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각종 봉사활동으로는 아침 환경정화 봉사활동과 나눔, 채움의 날 의류 수거 활동, RCY 경로당 봉사활동, 사랑의 동전 모으기 활동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만들기, 욕설 없 는 학교 만들기 등의 교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도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교사 봉사동아리 사제동행 해피투게더는 4년째 이어오고 있다. 미니 인터뷰 아산남성초등학교 윤은진 교장 “인성이 곧 실력입니다” “미래의 인재는 반드시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 혼자만 생각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함께’ 더불어 일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 미래 핵심인재입니다.” 아산남성초등학교가 2014년 최우수 인성학교로 선정되기까지 뒤에서 묵묵히 교사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숨은 조력자인 윤은진 교장. 아산교육지원청 장학사 출신이었던 윤은진 교장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초기 계획을 담당했을 만큼 교육복지와 인연이 깊다. 그런 그가 아산남성초등학교에 공모교장으로 부임했을 당시에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이 바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였다. 그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학력위주의 교육이 아닌 인성위주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들에게도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고 지도해주라고 강조한다. 또한 윤은진 교장은 교사들에게 절대적인 믿음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문영금 교사는 “교장선생님께서 저희 일선 교사들에게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전적으로 100% 믿는다’와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마음껏 교육 활동을 펼치라’는 것”이라고 말 한다. 윤은진 교장은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며 학교에서 교사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을미년 새해 교육계에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개선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일부 정책의 경우 ‘개악’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좋은 부분을 활성화하고, 나쁜 부분은 과감히 도려낼 수 있도록 교육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인성교육진흥법 발효 = 한국교총과 인실련의 인성교육 활성화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12월 29일 인성교육진흥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는 독립된 법으로 인성교육을 명시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시행령을 마련하고 7월부터 국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는 인성교육 의무를 부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교육부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차관과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인성교육진흥위원회를 구성해 하반기까지 5개년 계획을 세운다. 5년마다 세우는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시·도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은 개별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게 된다. ■시간선택제 교사 등장 =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대책에 따라 학교 현장에도 시간선택제 교사(시간제교사)가 등장하게 된다. 기존 교사 중 각 시·도교육청이 정한 기준에 따라 시간제교사로 전환이 가능하다. 당초 정부는 시간제교사를 신규 임용하도록 할 방침이었으나, 교총을 포함해 교육계 전반에서 이를 강하게 반대하자 한발 물러서 이 같이 정했다. 시간제교사는 매주 2~3일 근무로 학생 생활지도나 담임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수련활동이나 각종 행사에서도 활용하기 어려울 뿐더러 관련 업무는 다른 정규교사들이 책임져야 하는 등 우려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지정 취소 교육부장관 동의 필요 = 시·도교육감이 특성화중,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교(자사고)를 지정하거나 지정 취소할 때 교육부장관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종전 초·중등교육법에서는 ‘사전협의’를 해야 한다고 명시됐었으나 이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름에 따라 지난해 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이 같이 변경됐다. 개정안에서는 이외에도 ‘특목고 등 지정위원회’를 설치해 특성화중, 특목고, 자사고의 지정 또는 취소에 관한 교육부 장관의 자문에 응하도록 했다. 또 이들 학교를 지정취소하려면 입시전형 책임자 등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감사 결과 중징계 이상의 처분요구를 받은 경우 등 요건을 구체화했다. ■교내상 사전등록제 시행 = 교내상이 올해부터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자교 학생 스펙을 위한 교내상 남발이 급증하자 교육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교내상’ 제도의 투명 운영을 위해 ‘학교장상 사전 등록제’, ‘수상인원 적정 비율제’, 대회 실시 전(全) 과정의 투명한 운영, 각종 경시(경진)대회 및 공인인증시험과 유사한 대회 등 공교육정상화법에 저촉되는 대회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중·고교 교내상 지침’을 17개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그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수상경력’에 있어 ‘교외상’은 2011년도부터 사교육 유발 등의 방지를 위해 일절 기재하지 못하게 했으나 ‘교내상’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 시행 = 모든 국·공립학교의 신입생(현재 초6, 중3)은 배정받은 학교에서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 학교가 입찰 등을 통해 교복 공급업자를 선정하고 교복 구매를 직접 주관하는 방식인 ‘학교 주관구매 제도’를 통해 신입생은 교복 구입대금을 학교에 납부하고 학교에서 선정한 교복 업체로부터 교복을 공급받게 된다. 교복 착용 여부와 구매 일정, 착용 시기 등 세부사항은 신입생 배정 발표 이후 해당 학교의 안내를 통해 확인하면 되며, ‘교복 물려 입기’(중고) 등의 사유로 ‘학교주관 구매’에 참여를 희망하지 않는 경우에는 신입생 배정 학교의 안내에 따라 별도로 사전 신청해 교복을 구하면 된다. ■초등돌봄교실 혜택 범위 축소 = 초등 1∼2학년 학생 중 원하는 누구나 신청 가능했던 초등돌봄교실이 올해부터는 1∼2학년 맞벌이, 한부모, 저소득층 가정 등 정상적인 양육이 힘든 가정으로 그 범위를 줄이기로 했다. 1∼2학년 학생 중 시·도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일시적 실직, 경력단절 등으로 구직 중인 가정에 한해 담임이 추천하면 수용 가능하고, 3학년 이상의 경우도 학교 규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다. 3∼4학년 학생은 학년 특성을 반영해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을 운영하게 된다. 또 실당 운영비 기준 단가가 지난해 대비 25%p 상향 조정됐다. 이밖에도 ▲초·중·고 방학 다양화 ▲중학교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 ▲한국형 토익 ‘NEAT’ 폐지 ▲국·공립대 기성회비 수업료에 통합 ▲대학등록금 분할납부 개선 ▲담뱃값 부가 지방교육세 인상 등이 올해 바뀌는 부분이다.
법령에 실제 사례 적용해 사건 발생 후 대처법 제시 “학폭은 사회 문제의 하나 예방책만으로 막기 어려워” “학교폭력은 이제 일부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사건이 아닙니다. 교사의 역량 부족으로 발생하는 건 더욱 아니에요. 과도한 경쟁 추구와 인성 부족 등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 현상의 하나입니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숙제죠.” 학교폭력 문제를 맞닥뜨린 교원의 대다수는 막막함을 느낀다. 한 단어나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사건의 양상이 다양하고 정답처럼 명쾌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교사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설마…’하는 생각에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점도 그렇다. 최근 학교폭력 사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돕는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학교폭력 대처법’이 발간됐다. 전직 교사 출신 변호사가 직접 접한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법령과 대처 방법을 제시한다. 책을 펴낸 주인공은 학교폭력·소년보호 전문 변호사 이보람(사진) 씨다. 그는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면서 각종 예방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학부모와 교사가 많았다”고 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를 자주 접했습니다. 문제 해결의 초점이 학생에게 맞춰지지 않아 사건이 확대되거나 교육적인 측면이 간과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사전에 예방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주목했죠.” 이 씨는 어려서부터 교사를 꿈꿨다. 사범대에 진학한 후 2005년부터 4년간 고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법과 사회’ 과목을 가르치면서다. 변호사로서 여러 사건을 맡았지만 특히 마음이 갔던 건 학교폭력과 소년보호 사건이었다. 담임을 하면서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들 앞에 놓인 여러 가지 문제를 직시했던 게 영향을 미쳤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를 돕고 가해 학생이 반성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여러 학급의 학생 6~7명이 한 학생을 수개월 동안 괴롭힌 사례를 꼽았다. 학생 A는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고 신고했다. 가해 학생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학교폭력에 가담하지 않았던 학생 B도 처분을 받게 됐다. 피해 학생도 아닌 학부모가 학생 B를 가해자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부당함을 느낀 B가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했다.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정확한 실태조사가 어려워요. 그래서 학생 B가 부당한 처분을 받았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서 B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게 할 수는 없었을까, 씁쓸했어요.” 더 많은 학부모와 교사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블로그(hecounsel.tistory.com)도 운영하고 있다. 상황별 대처법을 소개하고 게시판을 통해 상담도 진행한다. 그는 “학교폭력 관련 지침과 법령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부대끼며 함께 자랍니다. 때문에 학교폭력은 가해 학생, 피해 학생뿐 아니라 주변 학생에게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교사도 예외는 아니에요. 교육자로서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학생들과의 유대가 약해지면서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예방이 불가능하다면 현명한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그래야 학교폭력으로 생긴 상처가 잘 아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말이죠.”
유현진 서울월정초 교사(왼쪽)가 2014년 행정고시(5급 공채) 교육행정 분야에 합격했다. 유 교사는 서울 세화여고,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교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 8월 서울교대를 졸업한 오은경 씨도 행정고시(교육행정 분야)에 합격했다. 오 씨는 대전 둔산여고를 졸업했다.
교과별연구회 구성…1년 준비 교수‧학습과정, 관련이론 망라 “매년 자료집 발간‧공유할 것”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교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정기적이거나 일회성으로 운영되는 인성교육만으로는 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본지가 실시한 ‘인성교육에 대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92.4%가 ‘교과 수업시간에 인성교육을 접목해 가르쳐야 한다’는데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과정에 녹아들 수 있는 인성교육 방안을 안내하기 위해 수석교사들이 교과별로 인성중심 수업을 연구하고 자료를 직접 개발해 화제다.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회장 한금식)는23일 ‘인성중심 수업 길라잡이’를 발간하고 전국 교원들에게 배포했다. 자료집은 국어․영어․수학 등 9개 교과에 창의적체험활동, 유치원 분야를 더한 11권으로 수석교사들이 각 전공교과별로 연구회를 만들어 지난 1년간 수업현장에서 적용했던 이론과 실천 사례들을 담아냈다. 교재개발에 참여한 수석교사만 120여 명에 달하며 자료 또한 자체 회비로 제작돼 그 의미를 더했다. 한금식 회장은 “학력․입시 위주의 풍토 속에서 교육과정에 인성을 반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막상 하려 해도 방법을 몰라 막연해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수석교사들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담아 인성과 교과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각 교과별 교재에는 수석교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적용했던 인성중심 교수․학습과정안과 관련 이론, 지도 시 유의해야할 점, 발전방향 등이 상세히 안내됐다. 예를 들어 국어과의 경우 ‘주제통합 시 쓰기를 통한 창의인성 수업’, ‘국어교과 성찰협력형 수업’과 같이 각 교과의 수업 내용에 창의인성 요소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형이 소개됐다. 한 회장은 “시범수업 공개, 교내 연수, 수업컨설팅 등 각종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각자 연구한 수업을 검증하고 일반화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하는 작업을 거쳤다”며 “현장에서 널리 활용돼 신나는 수업, 학생들의 창의적사고가 향상되고 인성이 중시되는 수업이 엮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석교사회는 올해에도 수업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번에 개발한 교재는 에듀넷(www.edunet.net)과 각 시도교육청 교수학습 지원센터에 탑재해 누구나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17개 시도교육청에도 교재와 CD를 보내고 각급 학교에 배포해 줄 것을 요청해둔 상태다.
덜컥 겁이 나는 것은 왜일까? 처음 몇 년은 열심히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내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대하고,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모습을 봤다. 비로소 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됐다.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함을 알게 된 몇 년이었다. ‘참 좋은 개그맨 선생님.’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이다. 좀 길지만 수업이 재미있는 선생님, 원칙을 지키면서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들이 “와, 우리 선생님은 진짜 웃겨요. 제가 약속을 안 지킬 때는 무섭지만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잘 하고 있는 것도 같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운 것을 보면 교직이 천직이긴 한가 보다. 진희를 가만히 떠올려 본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에게도 ‘진희’는 있다. 지면을 통해 펜에 옮겨 놓았을 뿐이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다만, 조금 느리게 자라고 다르게 자라는 꽃이 있을 뿐이다. 모든 꽃이 조화를 이룰 때 더 아름다운 꽃밭이 만들어질 것이다. 느림과 다름을 인정해 주면 더 행복한 학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상자 발표 날 병원에 있었다. 가슴 아픈 일과 기쁜 일이 한꺼번에 찾아온 날이었다. 새벽녘 잠이 안와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있던 내게 따뜻한 물을 건네던 엄마, 몸을 보호해야 한다며 정성들여 보약을 달여 주신 아빠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늘 정신적인 지지가 돼주는 가족, 사랑과 격려로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셨던 선후배 선생님들, 거름이 돼 주신 광주교대 교육대학원 교수님과 동기들, 장흥초 교장, 교감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꽃처럼 예쁘게 피어날 나의 아이들! 우주만큼 사랑합니다.
“선생님, 어디 계신데요? 시골 내려와서 뭐 좀 가져가시오.” “아니에요. 아버님,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요. 물질적인 선물은 받지 않습니다.” “그거 놔둘 곳도 없어서 옮겨야 한디 그럼 어쩌라구요. 내가 만든거라 싫소? 난 모르겄응께, 오늘 공설운동장 앞 김 사장님 찾아서 받아가시오.” 작년 2월 방학.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진희(가명)아빠가 대뜸 뭐 좀 만들어놨으니 가져가라신다. 막무가내로 화를 내는 목소리에 행여나 오해하실까 진희 얼굴도 볼 겸 공설운동장으로 출발했다. 찻길의 나무들은 다 헐벗어 속살을 드러내고 있지만 히터의 열기 때문인지 그 모습마저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한 시간을 달려 그 곳에 도착했다. 문득, 1년 전 그 날이 생각난다. “선생님, 진희 아직도 학교 안 왔어요.” 2013년 3월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됐을 무렵, 창가에서 주차장을 향해 목을 빼고 있던 같은 반 친구 윤서가 내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달려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윤서야, 아직 학교 올 시간이 아니잖아. 독서하고 있어야지. 위험하니까 주차장에 나와 있으면 안돼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 눈은 시계를 향하고 있었다. 아침에 전화로 깨웠으니, 지금쯤이면 학교에 와야 하는 시간이었다. “어머니 진희는 일어났나요? 지금이 7시 30분이니, 이제 씻고 학교로 출발하세요.” 한 달째, 등교 전까지 꽤 여러 통의 전화를 하고 있었다. 개학 첫날. 도움반에 배정된 아이는 7명이었다. 누구 하나 손길이 안가는 아이는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2학년 때 들어와 벌써 6학년이 된 진희가 유난히 마음에 들어왔다. 하얗고 큰 눈으로 터덜터덜 남자같이 뛰어다니던 아이. 늘 배고파하며, 음식에 집착하고 “잘 몰라요”라는 말을 작은 소리로 말하곤 했었다. 다른 친구들보다 느리게 자라는 아이, 진희는 또래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2교시에 등교를 하기도 하고, 학교 내를 배회하는 등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통합학급 내에서도 친구들과의 관계나 공부를 힘들어하며, 적응을 못하고 자꾸 겉돌았다. 진희의 등교가 또 늦어지던 날,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께서는 “나는 몰라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는 말씀만 연신하시더니, 아빠랑 이야기하라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아버님께 전화를 드리고 면담을 청했다. 점심시간 잠깐 시간을 내서 오셨는지, 공사장 먼지를 뒤집어쓰고 빨간 코로 나타나신 아버님께서는 “진희엄마가 많이 아파요. 누가 챙겨줄 사람도 없고, 나도 돈 벌어야 한께, 어쩐다요. 나도 힘들어 죽겄소”라며 마른세수만 하셨다. 진희 어머님은 지적장애가 있고, 아버님도 일용직 노동에 알콜 의존증으로 보살펴 줄 어른이 없었다. 진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함께 해줄 어른이었다. 난 그런 진희를 위해 ‘학교는 즐거운 곳이다’를 아는 것과 ‘기본생활습관 형성’에 교육 목표를 뒀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전제돼야 했다. 일단 시계를 못 보시는 어머님을 대신해 매일 아침 전화로 진희와 어머님을 깨웠다. 등하교는 어머님과 함께 하도록 했다. 어머님께는 시계를 보여드리며, 큰바늘이 숫자 3에 오면 학교로 다시 진희를 데리러 오시라 말씀드리고, 집에 가서 해야 할 집안일도 구체적으로 알려드렸다. 진희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또 진희와 진희아버님께는 자녀 양육교육 및 성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진희 우리가 지켜요. 너무 예쁜 아이예요. 아버님 친구 분들 집에 오지 못하게 해주세요.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어머님과 동행시켜주세요. 진희 혼자 집에 두지 말아주세요. 아버님도 술 그만 드시고 진희 돌보셔야죠. 아버님이 건강하셔야 됩니다. 약주 그만하시고 집에 들어가세요.” 아버님께 전화 드리면 술에 취해 계시기 일쑤였지만, 전화와 가정방문으로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했다. 학교를 성실히 나오면서 진희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 때문인지, 학습에도 부쩍 자신감을 보였다. 진희는 숫자 1부터 10을 순서대로 세지 못하고, 수 개념이 형성돼 있지 않았었다. 진희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학습지를 제작해 풀기도 하고, 게임이나 놀이로 학습을 진행했다. 어느 정도 수세기가 가능해지니, 어느덧 세 자리 수 덧셈까지 가능해졌다. “넌 수학을 잘하니까 우리 반 수학부장이야” “선생님, 진희, 수학박사 맞죠?” 진희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여기저기 자랑하기 바빴다.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요. 또 공부할래요.” 학교에 오자마자 수학학습지를 풀고 있는 모습을 2학기가 끝날 때까지 봤다. 국어는 한글을 겨우 읽었지만 읽고도 내용파악이 안되고, 쓰기 또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학기 초 제작한 받아쓰기 등급표를 통해 쉬운 글자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100점 맞고 싶은 욕심에 집에 가서도 숙제하고 예습하곤 했다. 읽기는 진희가 좋아하는 만화나 짧은 동화책을 함께 읽으며 진행했다. 진희에게는 학습능력의 향상보다는 자신감 회복이 먼저였는데, 공부를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음을 알 수 있었다. 중학교 배정원서를 쓰던 날, 이제 더 이상 나 혼자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님께 장애인 등록 의향을 여쭤 보니, 병원에 다니기 귀찮고 힘들어서 못했다고 하셨다. 그 길로 광주 병원에 장애인등록을 위한 검사 및 상담을 예약했다. 아이를 데리고 광주에 나온 날 맛있는 것도 먹이고 싶고, 평소 생각하던 속옷 입는 법도 알려줘야겠다 싶어 집에서 하루 자기로 했다. 속옷가게에 들러 진희에게 직접 골라보라 했더니 “이거 진짜 진희 거예요?” 들뜬 목소리로 몇 번을 확인했다. 우리 집에서 같이 잠들던 밤. “선생님, 선생님 집에 또 오면 안돼요? 이렇게 예쁜 속옷은 처음이에요.” 진희는 꿈꾸는 것 같다며 쉽게 잠들지 못했다. 선생님 집에 온 건 다른 친구들에게는 비밀이라고 손가락 걸며 약속했더니, 나를 볼 때마다 두 눈을 끔벅이며 “선생님 딸 잘 있어요?”라고 둘만의 비밀에 즐거워했다. 병원 재검진을 위해 다시 집에 와서 자던 날, 온 몸을 씻겨주니, 어색해서 어쩔 줄을 몰라 “제가 할게요”라고 수줍어하면서도 연신 예쁜 웃음을 보여줬다. 그날의 목욕이 얼마나 개운했던지. 묵은 때 다 벗기고 옷도 깨끗이 빨아 다음날 같이 등교하는데,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졸업식날 진희를 보는데 알 수 없는 눈물이 났다. 진희는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들끼리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혹시나 꽃다발하나 없을까봐 전날 만들어둔 꽃다발을 건네고 힘껏 안아줬다. 부디 잘 이겨내길, 이 웃음 잘 지켜내길 기도했다. 1시간을 걸려 아버님이 말씀하신 장소에 도착했다. “뭔 일인가 몰라! 좋은 것이라고 기분 좋은 일에 쓸 거라고. 7년 동안 정성스럽게 말려놓은 나무를 몇 달 전부터 저녁에 일 끝나고 와서 못 하나 안 쓰고 정성을 다해 만듭디다. 조금 부족해보여도 가져다 쓰셔야 되겠어요. 진희아빠가 고생했어요. 잘 쓰세요.” 보관하고 계시던 아저씨가 탁자를 내어 주셨다. “이건 너무 과분해요. 정말 대단하셔요. 이런 작품을 어떻게 만드셨어요. 아까워서 못 가져가겠어요.” 송구한 마음에 진희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별건 아닌데 내 실력이 시골에서 썩기는 아까워라. 헤헤헤. 집에 놔두면 집이 빛 나분께 가서 놔두고 쓰란 말이요. 일 년 뒤에 옻칠해야 한께 내가 연락하믄 다시 가지고 내려오시오.” 배시시한 웃음기를 띈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마음까지 전해졌다. 도저히 그냥 오지 못해 그 큰 탁자를 싣고 오는데, 그냥 눈물이 흘렀다. 거실에 놓인 탁자를 볼 때마다 마음의 무게가 느껴진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아빠의 한숨 가득한 망치질소리에 함께 들려온다. 마음뿐만 아니라 진정한 나무장이 목수로서의 자부심마저 전해오는 것 같다. 좋은 나무를 골라 7년을 말리고, 하나하나 틈을 내 맞춰 가구를 만드는 목수처럼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는 천천히 서로에게 적응해가며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긴 시간 인내와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로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줄 아는 좋은 선생님이 되라고 이렇게 고운 탁자를 주셨나 보다.
남진의 ‘님과 함께’가 흘러나오자 어르신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손녀 같은 학생의 구성진 노랫소리에 어르신들은 흥에 겨워 춤추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30일 경기여고(교장 이옥란) 학생들은 의미 있는 방학식을 가졌다. 지역의 65세 이상 어르신들을모시고 방학식을 대신하는 경로잔치를 연 것이다. 학생들은 학년별로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교사와 학부모는 음식을 준비해 행사장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했다. 양경순(77) 할머니는 “경로잔치에 온지 몇 년이 됐다. 올해도 손녀 같은 아이들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준 무대들이 큰 선물이 된 것 같다”라며 “학생들과 학교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경기여고 경로잔치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노력이 빛났다. 춤, 노래,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이 아닌 어르신들과 함께 손도 잡고 안아드리며 춤추고 노래하는 흥겨운 잔치를 만든 것에 더 의미가 있다. 이 학교 2학년 김지윤 학생은 “교장 선생님이 늘 ‘효’를 강조하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을 공경하게 되고 이제는 어르신들에게 해드리는 잔치가 아니라 우리도 같이 즐기는 축제의 잔치가 된 것 같아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됐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지금 공경, 사랑, 배려라는 의미 있는 방학식을 가진 경기여고 학생들이 주목된다.
춘천교총, 연탄 2000장 기부 춘천교총(회장 류재숙)은 지난달 23일 춘천연탄은행을 방문해 연탄 2000장을 기부했다. 정해창 춘천연탄은행 대표는 “보통 겨울에만 연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독거노인들은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난방이 필요하다”면서 “500원이면 연탄 1장을 후원할 수 있는 만큼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춘천교총 회원들이 건넨 나눔의 손길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했다. 울산교총 분회장 연수 울산교총(회장 오학섭)은 지난달 19일 분회장 연수회를 개최했다. 분회장 9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연수회에서는 ▲주요 사업 활동 보고 ▲2015년도 사업계획 보고 ▲회원 복지 현황 및 업무 협약 보고 ▲언론 및 방송기관 활동 보고 등이 진행됐다. 공무원 연금법 투쟁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고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 우수 분회와 우수 동아리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대구교총, 정책 현안 설명회 대구교총(회장 이종목)은 지난달 15일 롯데시네마 대구관에서 정책 현안 설명회 및 영화 관람 행사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에는 대구교총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 회원 340여 명과 분회장이 참석했다. 공무원 연금법 개악 저지 관련 동영상 시청과 한국교총의 정책 현안 설명 후 영화 ‘인터스텔라’ 상영이 이어졌다. 학기 말 업무에 지친 교사들이 정책 현안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영화도 관람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한편 지난달 17일에는 연말을 맞아 저소득층 청소년 가정 세 곳을 방문해 격려금도 전달했다. 배드민턴 직무연수 개강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5일 ‘동계 배드민턴 직무연수’ 개강식을 개최했다. 이번 직무연수는 생활체육 활동으로 학생의 몸과 마음을 길러줄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도내 교원을 대상으로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진행됐다. 연수 참가자들에게는 2학점이 부여된다.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지난달 29일 도교육청 4·16홀에서 경기도교육청과 ‘2014년도 교섭·협의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조인식에는 장병문 경기교총 회장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한 양측 교섭위원이 참석, 총 20개조 24개항으로 구성된 교섭·협의서에 서명했다. 교원 인사 및 임용제도 개선을 위해 ▲특구역 학교장의 전보내신 기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축소 조정 ▲학교(원)장 관내 전보시 전보내신자의 희망사항 반영 ▲독서·보건교육 전문 직원 배치와 사서·영양교사 정원 확보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비교과 교사들의 특수성 반영한 성과급 평정기준(예시)안 마련 ▲학교장에게 학교 지방 공무원의 나이스 인사기록 열람 권한 부여 ▲1일 2식 이상 급식학교의 추가 인력을 수익자 부담 경비로 지원 등 교원 복지와 근무 여건 개선에도 합의했다. 장병문 회장은 “합의사항이 학교 현장에 반영됐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총(회장 이승우)과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26일 도교육청 정책협의실에서 ‘2014년도 교섭·협의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양측 대표는 총 34개 조항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하고 함께 교육 현안과 교원 사기 진작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합의서는 교권 보호 및 인사 제도 개선 1개항, 교원의 근무 조건 및 복지 후생 26개항, 전문직 교원단체의 활동 보장 3개항 등으로 구성됐다. ▲전문직 임용후보자 선발 공개 전형 실시 ▲교무실무사 추가 배치 기준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 ▲수석교사의 역할 규정을 통한 제도 안착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승우 전북교총 회장은 “앞으로도 도교육청과 협력해 현장 교육 지원에 앞장설 것”이라면서 “전북교육이 활성화되고 교원의 권익 신장과 교육 여건이 개선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교총은 각급 학교 현장 교원들의 의견 수렴과 정책연구위원회(T/F) 운영을 통해 교육 현장의 고충을 파악, 지난해 10월 2일 도교육청에 교섭협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실무 협의와 과별 교섭을 거쳐 최종 교섭·협의를 이끌었다.
이태석 경북 약동초 교장이 제45대 경북교총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경북교총은 내일(6일) 경산 컨벤션웨딩 D·E홀에서 신임 회장 취임식을 연다. 제45대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된 이 신임 회장은 칠곡군과 경주시, 고령군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왜관동부초 교감, 경북칠곡교육지원청 장학사, 가산초 교장을 거쳐 현재 약동초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경북초등교장협의회 사무국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정년을 3년 앞두고 후배 교원들을 위해 봉사할 기회로 삼겠다”면서 “교사가 행복해야 교단이 행복해진다는 일념으로 강한 교총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신임 회장은 ‘행복한 교단! 실천하는 교총!’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교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북 교권 119’ 가동 ▲회비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회원 체감형 복지 등을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공무원 연금 개악과 각종 교권 침해 사건 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교원이 많은 현실”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교사와 교총 회원들이 조직력을 발휘해 강한 교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세 확장과 회원 복지를 위해 발로 뛰는 회장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