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7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내년부터 재생용지로 만들어진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 처음으로 보급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학교 현장에 적용하고 자원절약 효과를 거두기 위해 내년부터 사용될 중ㆍ고교의 새 교과서를 폐지가 30% 이상 섞인 재생용지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교과서에 재생용지가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과부는 1990년대 말부터 교과서에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인체 유해성 논란 등으로 추진하지 못하다가 최근 실시한 정책연구 결과 유해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나 재생용지 교과서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교과부 정책연구와 별도로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상임대표 최미숙)이 자체 실시한 검사 결과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제지업체의 기술이 많이 발달해 일반용지와 재생용지 간에 품질 차이가 거의 없어 육안으로 구별되지 않을 정도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재생용지가 사용될 교과서는 2007년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 3월 신학기부터 새로 공급될 중ㆍ고교용 교과서이며 초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경우 중ㆍ고교의 사용 결과를 평가해 2013학년도 이후부터 재생 교과서를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아직 사용 연한이 남아있는 교과서와 아트지를 사용하는 미술 교과서, 사회과부도 등은 지금처럼 일반 용지로 계속 제작하게 된다. 교과부는 재생용지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이 제정한 우수 재활제품 규격인 'GR 품질규격'을 따르도록 했으며 재생용지를 사용한 교과서 표지에는 품질인증(GR마크)을 표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유해성 논란도 해소됐고 품질 차이도 없기 때문에 재생용지 교과서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재생용지를 사용하면 1년간 30년생 나무 24만3천380그루를 절약하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려 속에서 단행된 서울, 경기교육청 9월 교육전문직 인사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두 지역 모두 측근인사, 지역편중 등이 문제다. 서울의 경우 발령 6개월 만에 평생교육국장에서 교육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재환 장학관이 논란의 핵심이다. 외형상 수평이동이지만 업무영역상 영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임갑섭 서울시교육위원회의장의 4촌 매제이기도 한 김 국장은 재산신고 누락 및 금품수수 혐의로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이번 전보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위 의장의 인척으로 승진사유가 있어도 심사숙고해야 할 인물이 물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탁된 배경에 대해 의혹의 시선이 가고 있다. 또 중학교에서 1년 만에 이른바 선호 고교 교장으로 전격 발탁된 김 국장의 아내이며 임 의장이 사촌동생인 임 모 교장의 인사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위에서 처남이 질의하면 매제가 답하는 상황이 생기게 됐다고 한마디씩 한다”면서 “결국 식구끼리 좋은 자리 챙기는 인상을 줘 보기에 안좋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불법, 비리 의혹 인물들의 요직 배치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교육장을 지낸 강남 모 고교 교장은 교장 재직 시 금품수수 혐의가 있어 좌천이 예상됐지만 모교인 C여고 교장으로 사실상 영전을 했으며, 모 교육장은 교장 재직 시 금품수수 혐의로 교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 교육감 시절부터 이어오던 지역편중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당초 내년 선거와 교육감 임기 등을 고려, 1년 이상 교육장이 교체 대상이었으나 부임 1년 된 교육장 중 4명 중 2명만 교체돼 형평성에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교체된 2명의 교육장은 강원과 충청 출신인데 반해, 교육장에 그대로 남은 2명은 모두 호남이어서 지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지역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초등의 기획예산담당관실 모 장학사, 중등출신으로 홍보기획장학관으로 발탁된 인사와 학교정책과 등이 모두 특정지역 학교 출신이다. 또 공모제로 임용된 이천교육장과 광주․하남교육장의 경우 김상곤 교육감의 선거를 지원했던 정치권의 인사가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지역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또 전 교육감과 친분이 있는 인물은 사실상 좌천돼 보복성 인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교총은 “지난 일반직 인사 때 불공정인사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해결책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직 인사마저 지역주의와 정실주의로 인사가 이뤄졌다”며 “정치권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지역주의, 지역감정 조장 등이 가장 공명해야 할 교육계에서 자행됐다”고 평했다. 이어 경기교총은 “주민직선 이후 고질적 병폐가 고쳐질 줄 알았지만 이번 인사에서도 또 다시 일어났다”며 “갈등과 불행을 자초하고 경기교육 경쟁력을 저해하는 이 같은 인사는 되풀이돼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일 아침을 단동에서 맞이했다. 늦게 잤지만 모닝콜 시간보다 30분 이른 5시에 일어났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커피까지 마시고 식당으로 갔다. 어금니를 치료받다 여행 온 게 탈이었다. 치통이 심해 부드러운 빵 몇 조각 먹는 것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아파 고생하는 게 처음이라 신경 쓰이는데 옆자리의 중국인들은 수저를 놓자 담배부터 피워댄다. 그러고 보니 4성급 호텔의 테이블 위에 재떨이가 놓여있다. 이틀째 처음 찾아가는 곳은 1시간 거리의 호산장성이다. 단동역을 지나는데 역전에 모택동의 대형 동상이 서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모택동과 등소평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이 확연히 다르다. 잘사는 사람들은 개방정책을 펼친 등소평을 존경하고, 못사는 시골 사람들은 없이 살았어도 생활수준이 비슷하던 모택동 시절을 그리워한다. 한국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된 것도 근래의 일이다. 한국의 실정을 거꾸로 알린 정책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못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중수교, 한국의 올림픽 개최, 조선족들의 왕래가 한국 사람들의 부유한 생활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압록강에 만들어진 섬들은 월량도를 제외하고 모두 북한 땅이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 빌미를 만들어준 게 위화도 회군이다. 위화도와 북한 건물들이 차창 밖으로 길게 이어진다. 아침부터 고기를 잡는 중국인과 강 가운데 떠있는 북한의 모래채취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국과 북한의 경계선이 없는 압록강을 바라보며 같은 민족끼리 철조망을 쳐놓은 휴전선을 떠올린다. 생활습관이 달라 중국인 마을과 조선족 마을은 쉽게 구분이 된다. 집 색깔이 붉은색이면 중국인 마을이고 집 색깔이 회색이면 조선족 마을이다. 말을 키우고 오리가 많으면 중국인 마을이고 소를 키우고 닭이 많으면 조선족 마을이다. 중국인들은 닭이 파드득 거리는 것을 싫어하고 조선족은 오리의 느린 행동을 싫어한다. 동북쪽의 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을 통틀어 동북3성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국경선과 가까운 동북3성에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200만 명 중 150만 명이 살고 있다. 이곳 동북3성이 바로 2002년부터 동북쪽 변경지역의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과 우리의 찬란했던 역사가 대립하는 곳이다. 그래도 한국과 왕래가 이뤄지며 조선족의 생활수준이 중상위 그룹으로 높아진 것이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은 이곳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한 달 과외비가 30-40만원 지출될 정도로 과외 열풍이 불고 있어 학교에서 주 5일제 수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과외 받느라 쉴 틈이 없다. 교육열이 조선족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니 다행이기도 하다. 단동시내에서 압록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30km 정도에 위치한 호산장성에 도착해 바로 옆에 있는 '일보과(一步跨)'부터 들렸다. 압록강의 하중도인 우적도(북한)와 개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한 발짝만 건너뛰면 북한 땅이다. 바로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순찰하던 북한 경비병에게 중국인이 말을 걸자 대꾸를 한다. 중국과 북한이 이렇게 가깝게 살고 있다는 것과 분단의 한을 실감하는 현장이다. 앞에 있는 중국의 나룻배를 타면 초소에서 접근하는 북한 병사를 만나 악수를 할 수 있다는 곳이기도 하다. 호산장성은 비사성과 이어진 천리장성의 일부로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략에 대비해 고구려가 세운 박작산성으로 추정되는 성곽이다. 하지만 1990년대 만리장성을 닮은 중국성벽 형태로 복원하였고, 세계유산인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곳으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며 중국에서 만리장성의 동단이라 주장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중요 장소이다. 최고봉이 146m에 불과하지만 삼면이 강으로 둘러 싸여 있고 산 형세가 마치 호랑이가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호산장성으로 부른다. 단동쪽 방향을 방어하기 위해 호산의 서쪽 지형으로 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곽의 모양이 동녘을 방어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 게 안타깝다. 누가 심었는지 호산장성 입구에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어 느낌이 남다르다. 성안에 남아있다는 고구려의 옛 우물 유적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온 것도 아쉽다. 기독교 신자인 아내가 산성 아래 마을에 있는 십자가를 보고 반가워한다. 중국은 공산당이 실권을 쥐고 있지만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나라다. 도교 신자가 가장 많고 불교와 기독교 신자도 늘어나고 있다. 여러 명이 빗자루로 주차장을 쓸고 있는 모습이 우리가 예전에 했던 새마을운동을 닮았다. 호산장성에서 나와 집안으로 한참을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춰 선다. 중국에서 도로공사는 국가의 중요사업이고 중국 사람들은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랬다고 도로공사 현장을 만나 집안으로 가야 할 차가 환인으로 향하며 2일째 일정과 4일째 일정을 맞바꾼다. 단동에서 환인까지는 2차선 국도를 4시간 달려야 한다. 교통량이 적어 오가는 차량들을 가끔 한 대씩 만난다. 이곳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게 온통 옥수수 밭이다. 냇가에서 배터리로 고기 잡는 모습 등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 재미있다. 중국의 많은 인구 중 한족이 92%를 차지한다. 나머지 55개의 소수민족이 8%에 불과해 대학입학 시험 등에 8%의 가산점을 주며 소수민족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한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소수민족 중 제일 잘살고 대학입학률도 1위라니 반가운 소식이다. 인구 30만 명의 30%가 만주족 사람들인 만주족 자치구 환인에 들어섰다. 환인은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기후가 좋아 농작물의 품질이 우수하다. 이곳에서 회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어 회강, 흙강으로 불리는 비루수(혼강)를 만난다. 압록강으로 흘러가는 비루수를 바라보며 부여의 금와왕과 유화부인 사이에 태어난 주몽이 부여를 떠나 고구려를 건국하던 과정을 생각해본다. 점심을 먹고 환인시에서 8km 떨어진 오녀산성으로 향한다. 환인의 지명도를 크게 높인 것은 고구려의 첫 수도 졸본성의 터로 추정되는 오녀산성으로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에 등재되었다. 자연의 성벽에 둘러싸여 있는 오녀산성(五女山城)이라는 이름은 오랜 옛날 이곳에 살며 산과 마을을 수호해 주던 다섯 명의 여신이 흑룡과 싸우다가 전사한 것을 기려 붙여졌다. 오녀산성을 멀리서 보면 800m의 높이에 윗부분은 바위덩어리를 반듯하게 자른 듯 100여m의 직벽으로 되어있어 신비롭다. 산성에 오르려면 입구의 발전소를 지난 후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이곳을 오르내리는 셔틀버스는 아찔하게 느껴질 만큼 과속을 일삼으며 크랙숀을 눌러대 만만디로 살아가는 중국 사람들과 다르다. 힘이 들지만 1,000여개의 계단이나 편평한 돌을 끼워 맞춘 18구비의 옛길 십팔반(十八盘)을 이용해 정상에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입구에 가마가 대기하고 있어 노인이나 환자도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데 이용비를 80,000원이나 요구한다. 암벽사이에 계단길이 있는 천창문(天昌門)을 지나면 오녀산성을 만난다. 오녀산성은 밑에서 볼 때와 달리 동서 200-300m, 남북 1500m 넓이로 사람이 많이 살 수 있을 만큼 편평하다. AD 3년 유리왕이 국내성으로 천도할 때까지 40년 간 수도였던 곳이라 고구려 졸본성의 흔적이 많다. 성터, 궁궐터, 곡식창고, 대형 맷돌, 집단숙소, 물이 나는 천지(天池), 왕이 사용하던 목욕간 등이 남아있다. 특히 전쟁을 지휘하던 점장대에서 바라보는 댐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환인에서 통화까지는 2시간 거리지만 굽이를 돌고 산비탈을 오르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해 지루하다. 단동에서 통화까지의 도로확포장 공사 현장을 수시로 만나 먼지 폴폴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정신없이 달려야 한다. 그래도 같은 모습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길 막고 느릿느릿 걸어가는 소, 외지에 나가 일하던 사람들이 큰 짐 보따리를 들고 차에서 내리는 풍경들이 지루함을 달래준다. 차로 먼 길을 달리는 대장정이라 가로등이 불을 훤히 밝힌 후에야 통화에 도착했다. 길림성의 통화는 백두산 천지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하룻밤 묵는 코스다. 인구 60만의 통화시는 강철, 포도주, 제약공장이 있어 알부자 동네로 소문나있다. 저녁에는 실컷 먹을 수 있을 만큼 삼겹살이 나왔다. 하지만 치통으로 고생하는 판에 입맛이 있을 리 만무했다. 앓던 이 쏙 빠지는 기분을 맛보고 싶지만 이곳에는 치과가 없다. 통화로 오는 길에 가이드가 차를 세우고 신문지로 꼬깃꼬깃 싼 진통제를 사줬는데 효과가 없다. 신경 쓰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내가 겪어보니 여행지에서 몸 아파 고생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겠다. 일행들이 마사지를 받는 동안 밖에서 소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더니 치통이 덧날까봐 아내가 깜짝 놀란다. 내일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천지와 만나는 날이다. 천지가 맑은 모습으로 문을 여는 시간에 오르기 위해 모닝콜이 5시에 약속되었고, 치통이 멎어 둘째 날 밤을 편안히 맞이했다.
드디어 백두산 천지를 만나는 12일이다. 일찍 일어나 창밖의 날씨부터 살폈다. 안개 속 통화시내의 아침 풍경이 우중충하다. 오늘도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다. 통화에서 백두산 입구까지 관광버스로 3시간 30분, 입구에서 5호 경계비 주차장까지 셔틀버스로 40여분 이동해야 한다. 다시 주차장에서 약 30분 동안 1,236개의 계단을 올라야 천지를 만난다. 무척 피곤한 일정인데 일행들은 가이드의 요구대로 잘 따라주며 천지를 만날 설렘에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시내의 도로변에서 만난 중국 군인들의 모습이 왠지 태만해 보인다. 중국에서는 고위관료들의 자식이라야 군에 간다. 입대하면 월 1,500위안(한화 30만원) 정도의 봉급을 받아 공부하기 싫어하는 말썽꾸러기 자식의 도피처로 안성맞춤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됨됨이가 올바른 사람을 만들려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어느 나라나 농촌에서는 총각신세 면하기 어려운가 보다. 중국의 농촌 여성들이 도회지나 외국으로 나가면서 결혼 못하는 농촌 총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선족 총각들은 문화가 같고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탈북 북한여성들을 원하는데 결혼 후 아기를 낳지 않으려고 해 갈등을 일으킨다. 중국에는 어렵게 국경선을 넘어온 탈북자들이 무척 많다. 탈북하게 된 사연도 가지각색이고 살아가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북한에서는 부모가 죄를 짓고 도피하면 18세 되는 해부터 자녀가 부모 대신 벌을 받아야한다. 18세 되기 전에 탈북 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의 학교에 다닐 수 없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런가하면 중국에서 열심히 일해 국적도 취득하고, 북한의 자식이 잘살게 돈을 보내는 부모도 있다. 세계 최고의 요리가 중국의 곰발바닥 요리다. 백두산에 반달곰 야식지가 있고 중국에서 최우량 곰이 백두산 곰이다. 눈에 넣으면 핏기가 금방 없어질 정도로 진짜 곰쓸개는 약효가 좋다. 최명 가이드로부터 중국과 북한의 실상에 관해 들은 후 백두산에 관한 비디오를 감상했다. 통화를 출발할 때 안개가 잔뜩 끼어 걱정했는데 눈이 부실 정도로 날씨가 맑다. 국경선의 변방이라 한적할 줄 알았는데 오가는 차량들이 많다. 차가 터널을 한참 달린다. 터널에서 차량들이 전조등을 이용해 차선을 양보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곳의 터널들은 불빛이 없어 미로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터널을 오가는 차량들은 모두 전조등을 켠다. 어제 통화로 들어설 때 해바라기들이 반기더니 송강하로 가는 길가에 키가 작은 코스모스들이 많다. 통화에서 출발한지 2시간 정도 되었다. 백두산 부근의 중국 사람들이 한국보다 30년 정도 뒤진 생활을 하고 있다더니 소가 짐수레를 끄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이곳의 결혼식 풍습도 우리와 비슷한가보다. 신랑신부가 탈 차에 풍선을 많이 매단 모습이 우습다. 축하객들이 타고 온 차량인지 길가에 낡고 작은 차들이 여러 대 서있다. 낯선 사람들이지만 결혼하는 부부가 백년해로하길 빌었다. 화장실에 들를 겸 조선족이 운영하는 고구려휴게소에서 인삼, 산나물, 꿀 등을 눈요기 했다. 시원한 지하수로 손을 씻었더니 금방 피로가 풀린다. 한국의 식당에서 일해 벌어온 돈으로 차린 휴게소라 주인이 우리나라 실정을 잘 안다. 백두산 아래 동네인 송강하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일행들과 하루 종일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하며 백두산 입구로 향했다. 백두산 여행은 천지를 중심으로 산세가 험준해 전문트레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북파와 완만한 고산지대라 일반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서파로 코스가 나뉜다. 우리 일행은 서파 코스로 천지에 올라간다.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은 화산활동을 하던 사화산으로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자리 잡고 있다. 전체 면적 중 1/3은 중국, 2/3는 북한의 영토에 속하고 연중 눈비가 내리는 날이 200여일에 달한다. 백두산은 경치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동북호랑이를 비롯한 희귀 야생동물과 야생식물들도 많다. 말 그대로 '흰 머리 산'이라는 뜻의 백두산은 한국 사람들만 부르는 이름일 뿐 이곳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말이 아니다. 정상 부근이 눈 때문에 희게 보이고 줄기가 길게 이어진 산이라서 중국이나 북한 사람들은 장백산이라고 부른다. 침엽수림이 울창한 1,000m 높이의 백두산 입구 매표소도 장백산이라고 써있다. 5호경계비 주차장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에 올랐다. 베테랑 운전자들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지 무척 빠른 속도로 올라 하늘로 붕 떠오르는 느낌이다. 굽이를 돌때마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천지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1,500m 이상에는 이끼만 있는데 이곳에 고산토끼와 쥐가 산다. 해발 1800~2400m의 고산화원은 6월에야 봄이 찾아와 1,800여종의 들꽃으로 야생화 천국을 만든다. 고산화원은 완만한 구릉지라 가지각색의 야생화 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이드의 얘기로는 백두산은 흡연금지 구역이다. 꽃 한 송이도 꺾을 수 없다. 태극기도 가지고 갈 수 없다. 비디오 촬영도 제한한다. 숲에서 소변을 봐도 돈을 요구한다. 우천 시에는 번개 때문에 우산대신 우비를 입는 것이 좋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모자 날아가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백두산 정상 주변의 장사꾼들은 중국 정부에 세금을 많이 낸다. 물건 값이 비싸고 토비(산적)에 비유할 만큼 상술이 고래심줄같이 질기다. 천지의 날씨는 수시로 변한다. 그래서 여자의 마음에 비유한다. 누가 지어냈는지 백두산 정상에 올랐지만 천지를 못보고 간 사람이 천지라 천지라고 한다는 얘기가 재미있다. 5호 경계비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 1년에 하루밖에 없는 날씨처럼 맑고 파란 하늘이라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맑은 날씨를 보자 평소 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만 온 것 같다며 가이드가 더 좋아한다. 아이들 마냥 가이드를 졸라 이곳에서 2시간을 머물기로 했다. 천지 오르는 길에는 나무가 없다. 날씨가 좋아 땡볕이지만 천지만 제대로 보면 된다. 높이에 비해 걷기 편한 1,236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며 주변의 풍경과 야생화를 감상했다. 보이는 풍경이 모두가 장관이다. 날씨가 좋아 신이 난 가마꾼들도 "가마타요. 힘들어요. 싸요."를 크게 외친다. 오르내리는 관광객들 사이로 2,470m 높이에 있는 5호경계비와 총을 들고 서있는 중국군 병사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표석 5호경계비의 양면에 '中國5'와 '조선5'가 써있다. 이 표석이 바로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구분하기 위한 경계비이다. 백두산 천지의 2/5는 중국이, 3/5은 북한이 관할하고 있는데 북쪽 땅은 왠지 황량해 보인다. 와! 천지다. 불규칙한 기후, 거센 바람, 폭풍우로 아름다운 광경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는 천지가 하늘의 문을 활짝 열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내 눈앞에, 내 발아래 천지가 아름다운 세상을 펼쳐놓았다. 지금까지 이렇게 가슴 벅찬 감동을 몇 번이나 경험했던가? 천지의 감격적인 모습에 여기저기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백두산 풍경 중 최고로 꼽히는 천지는 화산의 분화구(칼데라호)로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 위치한다. 11월에 얼어붙었다 6월이 되어야 녹는데 식수로 사용할 만큼 수질이 깨끗하다. 해발 2,200m, 전체 면적 10㎢, 호수 주위 길이 13㎞, 평균수심 204m인 천지가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의 발원지이다. 천지를 둘러싸고 백두산의 16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백두산의 최고봉은 2,744m의 장군봉이다. 장군봉을 필두로 향도봉(2,712m), 쌍무지개봉(2,626m), 청석봉(2,662m), 백운봉(2,691m), 천문봉(2650m)이 한눈에 들어온다. 5호경계비와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맥주를 두 캔이나 마셨다. 똑같은 장면인데 보고 있을수록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난시라 쉽게 피로를 느끼는 눈이건만 천지를 보고 또 보고,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도 피곤하지 않다. 감동의 물결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어느새 1시간이 지나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상술이 고래심줄이라더니 중국인 사진사가 4만원에 천지를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 12장을 CD에 담아주겠다며 끈질기게 따라다닌다. 날씨가 좋아 값도 깎아주겠다고 유혹하는데 사진은 잘 찍는다. 내려오는 길에 천지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서너 모금 마셨더니 속이 시원하다. 집에 가져가 아이들 먹게 하려고 PT병에 물도 받았다. 자세히 보니 물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다. 백두산 관광객의 80%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서글퍼진다. 중국은 백두산을 10대 명산으로 지정했다. 이곳을 다녀간 중국인들에게 백두산이 자기네 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동북공정을 완수하려는 술수가 숨어있다. 중국에서 관광 다니는 사람들은 상류층이고 그들이 중국의 정책을 좌지우지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천지에서 북한 군인을 찾아볼 수 없다. 5호경계비 옆 중국과 북한의 경계선에 서있는 4명의 군인은 모두 중국 군인이다. 휴전선에는 철조망을 쳐 논 채 총부리를 남쪽으로 겨누고 있으면서 중국 군인들이 북쪽 땅에 넘어와 있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한심스럽다. 북한 정권이 흔들렸을 때 백두산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된다. 셔틀버스에 올라 계단 모양의 소협곡 제자하로 갔다. 제자하는 제운봉 양측에서 발원한 물이 흐르는 작은 협곡으로 바닥은 현무암이다. 층층으로 나누어 보이는 모습이 계단을 닮았는데 횡단면의 위는 좁고 아래는 넓다. 물이 지하 깊숙이 스며들어 흐르고 일부는 물 흐르는 소리만 들려 지하하(地下河)로도 불린다. 백두산의 관광지 치고는 볼거리가 없는 게 흠이다. 대협곡은 백두산의 용암이 분출할 때 만들어진 V자 형태의 협곡으로 폭 200m, 깊이 100m, 길이 70km 규모로 웅장하다. 기암괴석과 가파른 경사면 아래로 맑은 물이 유유히 흘러 동양의 그랜드캐년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풍경을 연출한다. 연리지 모습의 나무, 가족처럼 자라는 나무 등 특이한 나무들이 많고 천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숲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삼림욕을 하며 피로를 풀고 스트레스도 해소했다. 셔틀버스에 올라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입구로 갔다. 저녁을 먹은 후 오던 길을 되짚어 통화로 향했다. 숙소인 회풍호텔까지는 3시간 30분 거리인데 가로등이 없어 창밖이 암흑세계다. 눈을 감고 천지에서 본 풍경과 감동을 떠올렸다. 하루 종일 어금니 아픈 것을 모르고 지낸 것도 활짝 문을 열고 반긴 천지 덕이다.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해 여정을 정리하고 셋째 날을 마무리했다.
수시로 떠나는 여행인데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만나러 가는 여행길은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혹여 돌발 상황이 여행을 방해할까 8월 10일 새벽 4시 20분경 집을 나섰다. 떠날 때는 늘 즐거운 게 여행이다. 청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를 모는 동안 아내와 인생살이를 얘기하며 오붓하게 시간을 보냈다. 길이 막히는 곳이 없어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3층 약속장소에서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달러(USD)와 위안(CNY)을 환전하고 7시 40분경 같이 여행 떠나는 사람들을 만났다. 지루하게 기다렸는데 한교투어 김재훈 가이드를 만나면서 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점을 돌아봤다. 서민들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라 눈요기만 하는데 사람을 꼭 빼닮은 마네킹이 아이쇼핑을 즐겁게 한다. "**님과 @@님, $$로 가는 &&편의 마지막 손님이니 빨리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출발시간 직전까지 탑승하지 않은 손님을 찾는 멘트가 재미있다. 조금 더 너그러우면 급박하게 시간을 다투는 공항에서도 이렇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예정된 시간에 맞춰 9시 40분경 대련(大連)으로 가는 아시아나비행기가 이륙했다. 날씨가 맑아 서해의 작은 섬들이 가깝게 보인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우리 국토가 자랑스럽다. 인천에서 대련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5분, 여객선으로 16시간 거리이다. 기내식을 먹고 책 몇 장 읽었는데 같은 모양의 주택이 많은 대련시내가 보인다. 늦는 것을 당연시 하는 나라지만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이라 정시에 도착했다. 맑은 대련의 날씨가 즐거운 여행을 예고한다. 신종인플루엔자 등 각종 전염병 때문에 검역소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입국수속을 밟는 한국여행객들에게 우리말로 '한국전화'를 외치며 검역서에 자택 전화번호를 쓰게 한다. 성해광장으로 가는 차안에서 최명 현지가이드에게 중국과 대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보다 한 시간 뒤에 가고 있어 중국 사람들은 공짜로 1시간을 더 산다는 얘기가 재미있다. 중국이 차이나가 된 이유도 그럴듯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 일어나는 나라, 다른 나라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중국이다. 즉 다른 나라와 차이가 많이 나는 나라다. 대련은 삼면이 바다인 요동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항구, 공업, 관광 도시이다. 인구가 560만 명이나 되고 서울에 버금갈 정도로 생활수준이 높은 중국 동부의 하와이다. 녹화사업이 잘된 산중턱에 지은 건물이 오르막길을 만들어 자전거를 이용하는 다른 도시와 달리 자가용이나 도시버스가 주 교통수단이다. 패션과 맥주축제가 열리는 성해광장은 아시아 최고의 광장이다. 롤러블레이드 연습장을 닮은 조형물 광장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바닷가의 해안선과 도시의 고층빌딩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광장에서 보고 있노라면 이곳의 땅값이 서울의 강남보다 훨씬 비싸다는 얘기가 실감난다. 도시의 개방성과 100년 동안 변화한 대련의 역사를 커다란 책을 펼쳐 놓은 모습으로 상징한 조형물과 1세의 어린 아기부터 100세 노인의 발자국까지 100쌍의 발자국을 새긴 길을 시간에 쫓겨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고 비사성 주차장으로 갔다. 비사성이 있는 높이 663m의 대흑산까지는 1인당 3,000원인 봉고차로 이동해야 한다. 먼저 대흑산 중턱의 석고사에 들렸다. 대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사찰의 경치가 아름답다. 사찰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기암절벽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사찰에서 관우를 모시는 것도 특이하다. 고구려 때 축조한 비사성은 대흑산 주위의 석회암으로 쌓은 석성으로 천리장성의 시작점이자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략을 막던 최전선이었다. 천혜의 요새이자 군사적 요충지였던 비사성은 대부분 헐린 채 성벽의 일부만 남아있고 그나마 동북공정과 맞물려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당나라에서 세웠다는 전망대 아래에 옥황상재를 모시고 있어 의아스럽다. 비사성에서 내려와 단동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시내 뒤편 능선으로 등산로가 보이는데 천리장성의 일부분이다. 대련에서 단동까지는 버스로 4시간 거리다. 고속도로 좌우로 옥수수 밭이 끝없이 이어진다. 사료와 식용유로 사용하는 옥수수가 중국에서는 고소득 작물이다. 알을 수확하는 방법도 말린 옥수수 두 개를 비비는 수작업이다.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1년 전에 쌓아놓은 옥수수 대도 보인다. 최명 가이드가 전하는 중국 사람들의 생활상도 재미있다. 중국은 전체 인구의 3/4이 농촌에 살고 있다. 땅이 넓은데 비해 인구가 많다보니 모든 농사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사람들의 일거리를 빼앗지 않는 정책을 펼쳐 특별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기계화를 추진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토지세 감면, 경작비 보상, 경작비 무이자 대출 등 혜택이 많아져 농민들의 생활이 윤택해졌다. 차창 밖 도로변에 묘가 보이지 않는다. 모택동 시절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중요하다는 실용주의를 주장하며 화장을 지시했다. 사망 후 바로 화장해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루며 중국에서 유교가 사라졌다. 하지만 조선족의 장례풍습은 3, 7일장 후 화장한다. 중국에 정착한지 오래 되었지만 식습관, 생활습관이 달라 조선족은 중국인(한족)과 동화되기 어렵다. 고추장과 된장을 좋아하고, 일을 빨리 처리하고, 남자를 우대하는 조선족과 달리 중국인은 기름기를 좋아하고, 행동이 느리고, 여자가 더 우대받는다. 호미질도 조선족은 앉아서 빨리하고 중국인은 서서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한다. 중국의 신랑들은 집과 살림살이 장만은 물론 젖을 먹여 키운 것에 대한 사례로 신부 어머니에게 거금을 지불한다. 결혼 후에도 맞벌이하는 신부를 위해 주방 일은 신랑이 도맡아하고, 부부 싸움이라도 하는 날에는 부인의 화가 풀릴 때까지 문밖으로 쫓겨난다. 그러니 여자가 남자에게 순종하는 한국의 드라마를 중국 남자들이 즐겨 시청하고, 조선족 남자와 중국 여자가 결혼하면 대부분 이혼하는 것도 당연하다. 해가 넘어갈 무렵 중국 최대의 변경도시이자 최북단의 연해도시 단동시내에 들어섰다. 45만 인구 중 조선족 5만 명과 북한에서 온 무역상 2만 명이 살고 있는 단동(丹東)은 모든 생활환경이 한국보다 15년 정도 뒤진 곳이지만 해가 뜨는 동방의 붉은 도시답게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현대적 건물이 급속한 발전을 엿보게 한다. 단동은 오랜 역사를 지닌 문화유적들이 많고 북한의 신의주가 압록강 건너편에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관광명소다. 압록강에는 두 개의 철교 '중조우의교'와 '단교'가 있다. 북한에서 '조중친선다리'로 부르는 '중조우의교'는 단동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교통로이고, 관광지로 개발된 '단교'는 일부 교각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단교는 남북분단의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애처롭다. 일제 강점기 만주 진출의 야심을 품은 조선 총독부에 의해 1911년 완공되었고, 한국전쟁당시 중공군의 개입을 막으려고 미군이 B29로 폭격해 북한쪽의 다리가 끊어졌다. 저녁을 먹고 압록강을 다시 돌아봤다. 인구 30만의 신의주나 북한 땅 유화도는 암흑세계인대 비해 단동시내나 5성급 호텔을 짓고 있는 중국 땅 월량도는 불빛으로 화려하다. 길옆의 광장은 부채와 천을 들고 춤을 추거나 태극권을 연마하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열린 공간에서 남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참여문화가 만들어낸 풍경이다. 단동은 국경지역이라 몸조심, 돈조심 해야 한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 압록강의 야경을 감상하는데 낯선 남자가 단교의 역사를 말해준다며 접근한다. 거들떠보지 않아도 한참동안 내 주위를 맴돌며 눈치를 살핀다. 늦은 시간 숙소인 압록강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짧게나마 여행과정을 정리하고 사진을 편집하다 백두산으로 가는 첫째 날을 마무리했다.
35명산을 자랑하는 괴산! 푸른 산과 어우러지는 계곡이 많아 어느 곳이든 풍경이 아름답다. 그중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있어 풍경과 역사가 함께하는 체험학습지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다. 이왕이면 풍경 속에 숨어있는 역사까지 아는 여행이어야 한다. 화양구곡의 아름다운 경관 속에 재미있는 역사들이 숨어있다. 청천에 있는 우암의 묘소와 신도비, 화양구곡의 우암과 관련된 얘깃거리들, 중국의 무이구곡처럼 화양동의 구곡에 이름을 붙인 사람이 우암이었다는 것까지 알았으면 ‘띠띠~ 빵빵~’ 청천으로 떠나보자. 화양구곡이나 선유구곡을 오가는 32번 국도변의 청천파출소 앞에 ‘우암 송시열의 묘’를 알리는 팻말이 있다. 90여m만 가면 정조의 어필로 알려진 송우암 신도비(충북기념물 제10호)가 나타난다. 신도비 옆에 수령 370년, 높이 16m의 은행나무(괴산군보호수)가 있고 신도비를 왼쪽으로 돌아서면 매봉산 중턱의 묘소까지 계단길이 이어진다. 우암의 묘소는 수원의 무봉산에서 이곳으로 이장했다. 청천소재지에서 화양구곡까지는 달천이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놓는다. 화양1교를 건너면 깎아지른 층암절벽이 하늘을 떠받치듯 높이 솟아있는 제1곡 경천벽을 만난다. 무성한 나뭇잎이 가려 대부분 그냥 지나친다. 화양구곡의 진수를 만끽하려면 천천히 걸어야 한다. 구름의 그림자가 물에 비치는 제2곡 운영담을 지나면 길가에 돌기둥 두 개가 마주보고 서있다.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하는 하마소(下馬所)다. 이곳을 그냥 지나치던 흥선대원군이 화양서원의 유생들에게 봉변당한 화풀이로 서원철폐령을 내려 화양서원은 오랫동안 폐허상태로 방치됐었다. 화양서원 앞 냇가의 제3곡 읍궁암은 암반 위에 구멍이 많은 넓적한 바위로 효종이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시자 우암이 매일 새벽 한양을 향하여 엎드려 통곡했다는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도 그냥 지나치기 쉽다. 금싸라기 모래가 있던 제4곡 금사담 옆에 우암이 정계에서 은퇴한 후 반석위에 지은 암서재(충북유형문화재 제175호)가 있다. 우암이 학문을 닦고 제자들을 가르쳤던 곳이라 화양구곡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뚝 치솟은 높이가 수십m이고 평평한 큰 바위가 첩첩이 겹친 제5곡 첨성대는 화양3교 옆 도명산 기슭에 있다. 우측의 도명산 등산로를 따라 산길로 가면 암벽에 충신의 절개는 꺾일 수 없다는 만절필동(萬折必東)이 암각 되어 있고, 그 옆에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닮은 침니가 있다. 제6곡 능운대는 무성한 나무들에 가려있다. 채운사 방향의 산길로 접어들어 만나는 민가의 너른 마당바위 끝이 능운대 정상이다. 제7곡 와룡암은 길이가 열 길이나 되는 암석의 생김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듯하다. 제8곡 학소대는 오랜 세월 풍상을 이겨낸 기암절벽과 낙락장송이 우뚝 서있는데 백학이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는 곳이다. 화양구곡에 하나뿐인 구름다리가 학소대 옆에 있다. 다리 난간의 돌에 써있는 시도 읽어보고 구름다리 위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며 추억남기기를 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 장소인 제9곡 파천은 학소대에서 송면 방향의 냇가에 있다. 파천은 화양구곡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절경지로 오랜 풍상을 겪으며 씻기고 갈린 반석위로 흐르는 물결이 마치 '용의 비늘을 꿰어 놓은 것'처럼 보여 파천이라 한다. 신선들이 이곳에서 술잔을 나누었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청천에 5일 장이 서는 날이면 더 좋다. 5, 10일에 열리는 장날에는 골목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시골장의 정취까지 맛볼 수 있다.
‘교육수요자 상담지원법(안)’ 제시…인력·시설 규정 “효과적 대응위해 교사 상주·명확한 위상 정립 필요” 학교 폭력, 학업 중단, 자살 등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상담역량 강화가 필수적. 이를 위해 전문 상담교사제도가 시행됐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실정이고 법규 미비로 종합적인 서비스체계도 부실한 형편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김진표 의원과 한국교총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학교상담 활성화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가칭 ‘교육수요자 상담지원법(안)’의 입법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학교상담의 활성화와 전문성 확립을 위해 명확한 법적 근거 규정 마련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교육수요자 상담지원법(안)을 제시한 이재규 공주대 교수는 “기존 학교상담 관련 법과 제도는 학교폭력과 같은 사태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져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상담요구를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며 “이같은 욕구를 해결하고 국가인력과 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시된 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학교상담전문교사는 학교구성원인 학생·학부모·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조사와 보고활동, 상담활동 등을 담당하는데 학생에 대한 상담 뿐만아니라 학부모에 대한 자문과 교육, 담임교사와 학교관리자에 대한 자문 및 생활지도 프로그램 개발도 담당하게 된다. 인력 배치와 관련해서는 초등학교의 경우 36학급 이상은 2명, 이하는 전문상담교사 1명을 배치하도록 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18학급을 그 기준으로 했다. 안은 학교상담 지원시설의 배치도 규정하고 있는데 학교에는 학교상담실, 시·군·구에는 학교상담지원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광역시와 시·도에는 대통령령으로 학생상담지원학교를 설치해 부적응 혹은 비행 정도가 심각한 학생들이 기숙하면서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에 학교상담진흥원을 설치해 학교상담정책, 상담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을 담당토록했다. 이규미 아주대교수는 “학교상담은 단순히 문제가 있는 일부 학생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우수아, 학습부진아, 학교 적응이 어려운 학생 등 모든 학생을 위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전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애초 기대와 달리 전문상담교사의 학교배치가 현재 멈춰있는 실정이며 이에 따라 학교상담활성화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기우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하고 학교상담활성화를 위해 법제화, 전문인력 양성 및 확보, 한국형 학교상담모형 구축 등을 요구했다. 학교전문상담교사제도가 전문성 확보와 임용과정상의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 김재근 수원북중 전문상담교사는 “학교전문상담교사의 기존 배치 법령이 학교폭력과 관련한 입법사항에 의존하고 있어 마치 학교폭력 전담인 것처럼 오해가 있다”며 전문상담교사의 임무와 역할 재정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교사는 이밖에 ▲최소한 전문상담교사 1교 1인 배치 ▲학교상담실 설치 및 현대화 기준 마련 ▲상담교사의 지위와 임무에 대한 법적 명시 등을 요구했다. 노현경 인천시교위 부의장도 전문상담교사의 확대 배치 및 위상 정립을 요구했다. 노 부의장은 “현실적으로 상담교사에게 일반 수업을 지도하게 하는 학교들이 있고 상담실이 없어 아이들이 찾아오면 운동장이나 벤치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한 뒤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할 수 있는 위상 및 시설을 요청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도 “학교폭력이 발생하게 되면 교사나 학교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결국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를 막고 피해학생의 심리적 상처를 최기에 발견 치유하기 위해 전문성이 담보된 상담교사의 학교 상주를 희망했다. 안명수 교과부 학교운영지원과장은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가족 부적응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과 학교가 문제의 조기발견과 예방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도 “법제화를 통한 학교상담 구조와 시스템의 체계화 논의는 교사 중심보다는 교육기능 체계로 살피고 정부 차원의 상담 서비스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 과장은 또 “상담교사 양성기관의 커리큘럼, 상담 내실화 방안, 상담 만족도 평가 등 보다 큰 내용을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재갑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장은 “제도 도입 10년이 지났지만 법률적 한계로 상담교사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불명확한 직무 규정으로 인한 업무 효율성 저하와 심각한 직무 스트레스를 지적했다. 한 소장은 안의 세부내용과 관련 “전문상담교사의 비치 기준과 직무의 법적 명확화는 필요하지만 담임교사와의 역할 관계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실질적 상담보다 보고 중심의 업무를 면하기 어렵게 되어 있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7일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선 학교에 신중한 대처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오전 신종플루 감염자 1명이 발생한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를 방문,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하고 "신종플루의 특징은 감염이 쉽고 치사율이 낮다는 것이다. 우선 예방이 중요하지만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백신이 빠르면 10월 중순이나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비교적 면역력이 약하고 집단생활을 하는 모든 학생이 먼저 백신을 맞도록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손 씻기, 손수건 갖고 다니기, 체온 검사 등 기본적인 사항을 잘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학교들에 대한 추가 재정지원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종플루 감염 학생에 대한 조치 상황을 상세히 물으면서 "감염 환자는 교육적으로 오히려 많은 것을 얻은 학생이라고 볼 수 있다"며 등교하는 학생이 상처입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써 달라고 요청했다. 안 장관은 가을 수학여행이나 소풍, 운동회 등 단체행사를 가급적 자제해 2차 감염을 방지해줄 것과 사전에 작성한 휴교나 개학 연기에 따른 수업 결손 보충 대책도 마련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 밖에도 학교건물 출입구 등에 설치된 손 세척제와 체온계를 체험하며 학교의 방역대책 추진 상황도 직접 점검했다. 한편 교과부는 일선 학교들이 손 세척제와 체온계 등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 추가 재정지원 방안을 강구토록 지침을 내렸으며 서울시교육청은 5억원의 예비비를 긴급편성해 일선 학교에 지원했다.
한국교총은 26일 만3~5세 유아 공교육화와 장관 산하 ‘잡무특위’ 설치 등 36개 항의 2009 상․하반기 교섭요구안을 교과부에 제안했다. 지난 4월부터 회원 대상 공모절차를 거쳐 마련된 이번 교섭안에서는 최근 저출산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의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는 유아 공교육화가 비중 있게 제시됐다. 교총은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전환하고 만3~5세 무상의무교육을 위한 관계 법령 개정을 교과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예산, 정원 문제와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교과부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합리적 교원평가 마련의 전제 조건인 교원잡무 경감, 교원연수 국가책임제 도입도 요구했다. 장관 자문기구로 잡무경감특위를 설치하고, 교무실에 행정지원용원을 배치할 것을 제시했다. 또 교원연구년제를 2010년부터 도입하고, 수석교사제 법제화도 2010년에 마무리할 것을 강조했다. 2007년 합의한 주5일 수업제를 위해 수업일수 조정, 교육과정 개정, 학생 보호대책 마련을 추진하고 2011년까지는 도입할 것도 요구했다. 이밖에 중등에 비해 불합리한 초등 보직교사 배치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교감 업무추진비와 영양교사 수당 신설도 촉구했다. 교총은 교섭과는 별도로 교원 처우 개선 예산이 국회에 반영되도록 대국회 활동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고교-대학 간 유기적 연계를 통해 공교육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교육협력위원회’에 정작 고교 교사들의 참여가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교협은 26일 제1차 교육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대교협 회장인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을 교육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대교협은 앞서 중요한 교육적 현안을 이 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교육협력위원회 위원은 이배용 총장을 비롯해 서거석 전북대 총장, 공정택 서울교육감, 김성열 교육과정평가원장, 권성 언론중재위원장, 권영빈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명무 한양대 교수, 신금봉 부산시민사회교육연합 상임대표, 이주호 교과부 차관 등 대학, 법조계, 언론계, 정부 측 인사 18명이다. 초·중등교육계를 대표해서는 이옥식 한가람고등학교 교장과 전병식 서울 전곡초등학교 교장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협력위는 첫 회의에서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하고, 입학사정관제도로 학생 선발 시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가진 학생’이 존중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제반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교육협력실무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고교-대학간 협의체 구성을 요구해 온 한국교총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장 교사와 교원단체 추천 인사 등의 참여가 배제돼 이 위원회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위원의 재구성을 요구했다. 교총은 “학업성취와 잠재력, 소질, 환경 등 개별 학생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가장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고,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고교 현장 교사와 교육기본법상의 최대 교원단체로 다수 교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교총 추천 인사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특히 “1차 회의에서 입학사정관제의 안정적 정착 과제를 논의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육협력위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대입제도 개선”이라며 “교육과정 및 학생의 다양한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현장 교사가 위원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야 함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교협의 관계자는 “교육협력위는 큰 틀의 의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교육감,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다만 실무위원회에는 고교 교사 1명을 포함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학생 수가 적은 농어촌, 도시 소규모 유치원과 초중고교 500곳을 2012년까지 통폐합․이전하는 정책이 추진돼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26일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방안’을 내놓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육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3년 계획으로 소규모 학교를 정비하고, 해당 학교에 대한 예산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교과부는 학생수 60명 이하의 농산어촌(읍․면․도서벽지) 소규모 학교 1765개 중 350곳을 3년간 통폐합할 계획이다. 복식수업, 상치수업, 빈약한 방과 후 교육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판단이다. 한층 강화된 당근책도 제시했다. 통폐합된 본교는 전원학교로 지정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본교폐지 10억원→20억원, 분교폐지 3억원→10억원, 분교장 개편 2천만원→1억원 등 재정적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이상진 교육복지국장은 “통폐합 기준은 시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20~30명으로 기준을 설정한 바 있다. 신도시 개발에 기인한 도시 200명 이하 학교에 대해서도 3년간 50개교를 통폐합하기로 하고, 이들 학교에는 연간 학교 운영비의 3배 내외(60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도심 개발지역으로 학교를 이전하는 경우에도 학교 신설에 준해 재정 지원을 함으로써 2012년까지 50개 학교를 이전,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97곳인 초ㆍ중ㆍ고교 과정 통합운영학교도 3년간 50곳을 추가 육성하고, 해당 학교 모두를 자율학교로 지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교과부의 이 같은 통폐합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만을 좇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과부 내부에서도 “1982년부터 추진돼 온 정책이지만 통폐합 후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고 향상됐는지, 그리고 ‘돌아오는 농산어촌’이 실현됐는지에 대해 아무런 연구도 한바가 없다”고 시인할 정도다. 전북 김제 모 초등교감은 “1개 면의 3개 초등교를 통합해 처음엔 100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인근 도시로 계속 빠져 나가 결국 40명 정도만 남았다”며 “학생들은 통학버스 시각에 맞추느라 아침과 방과 후 활동도 제대로 못해 되레 학습권을 침해 받고 교통사고 위험도 늘 상존한다”고 비판했다. 학생수가 감소하면 학교가 통폐합되고,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이 공동화되는 악순환만 되풀이되는 셈이다. 교과부는 전원학교 지정으로 돌아오는 학교, 돌아오는 농산어촌을 만들겠다는 취지지만 자신이 없다. 한 관계자는 “사실 농산어촌 균형발전까지 고려한 정책은 아니다. 농산어촌 4972개 학교 중 전원학교를 460개 지정하는 만큼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교총은 27일 낸 입장에서 “학교 통폐합으로 농촌교육은 경쟁력을 갖기는커녕 되레 격차만 벌어지고 있다”며 “폐교보다는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 따르면 농산어촌 읍면 지역 학생의 41%가 도시에 나가 공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교과부는 농산어촌 소규모 병설 유치원도 적정 규모로 통합․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농산어촌 공립유치원의 90%가 1학급 병설이고, 이 중 51.6%(1079개원)가 원아 수 10명 이하인 열악함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교과부는 5학급 이상 통합 편제가 가능한 경우는 단설유치원, 4학급 이하로 편제되는 경우는 통합병설유치원, 통합이 어려우면 지역연계유치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유아교육지원과 담당자는 “유치원은 통합이 되더라도 통학거리를 30분 이내에서 조정할 것”이라며 “단설유치원 설립 등 시도별 통폐합 계획이 곧 수합되면 10월 중에는 3개년 병설유치원 통합운영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보건 선생님과 함께 하는 전교생 손 씻기 교육 - 서림초등학교(학교장 조충호)는 8월 25일(화)부터 26일까지 전교생 864명을 대상으로 신종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 교육을 오연자 보건 선생님이 각 반 담임 선생님과 함께 실시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전교생 대상 예방교육은 신종인플루엔자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학기 개학을 맞이하면서 학교 전염병에 대한 철저한 대응차원에서 학교가 개인위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생 및 지역사회 전반에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전염병 예방 확산에 치중하자는 의도로 마련되었으며, 특히 서림초는 개학을 앞둔 지난 8월 21일 학교 청결을 위해 어머니회 회원 132명과 교직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 대청소 및 교사 내외의 소독을 실시 개학을 위한 준비 활동을 가졌다. 화요일 1교시에 각반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들로부터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수칙 등에 대한 교육이 있은 후 각 학년별로 지정된 시간에 수돗가에서 전교생이 보건선생님의 지도하에 손 씻기 및 개인 위생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날 예방 교육을 주관한 조교장은 “학교처럼 많은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장소에서 신종인플루엔자가 발병하고 확산 될 가능성이 높아 개학 전 교사내외 청결과 소독 작업을 실시하였고 개학 후 전교생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실시 학생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자 하였다”며 예방교육을 위해 애쓴 교원들의 노고를 격려하였다.
신종플루로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교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40곳을 훨씬 넘어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5일 오후 3시 현재 개학 연기 또는 휴교를 결정한 학교가 총 46개교로 전날보다 8곳이 늘었다고 밝혔다. 46개교에서 확인된 학생 환자 수는 총 8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46곳 가운데 개학을 늦춘 학교가 27곳, 휴교한 학교가 19곳이었으며,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가 22곳, 중학교 20곳, 초등학교 3곳, 기타(국제학교) 1곳이었다. 추가로 개학 연기, 휴교를 하기로 한 8곳 가운데 부산 H고는 5명의 학생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30일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갔으며, 대구 S초등학교는 1명의 환자가 발생해 26일이던 개학일을 28일로 미뤘다. 경남 P고교는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 학교 1~2학년 학생 35명이 최근 중국 자매학교를 방문하고 돌아온 것으로 파악돼 개학일을 30일로 연기했다. 이밖에 경북 S고와 C고, 광주 W중, 경기 K고, 충남 Y초 등도 개학 연기 또는 휴교 대열에 동참했다. 교육당국은 서울 등의 경우 대부분의 초등학교 개학이 26일로 예정돼 있어 26일 이후 개학 연기 또는 휴교 조치를 하는 학교가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종플루로 인해 개학을 연기하거나 학교 문을 닫는 등의 사례가 초ㆍ중ㆍ고교를 넘어 대학과 유치원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청주대와 목원대가 다음달 1일이었던 2학기 개강일을 각각 7일로 늦췄고, 배제대는 이달 31일 개강을 다음달 14일로 2주 미뤘다. 김해시내 한 유치원은 원생 2명과 교사 1명 등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인돼 이날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앞서 대구시 한 유치원에서도 지난 22일 원생 8명이 집단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30일까지 휴원키로 했다.
한국교총과 유아교육계가 수년 째 요구해 온 유치원의 ‘유아학교’ 전환이 첫 발을 내디뎠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최근 유치원의 명칭을 유아학교로 바꾸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교육기본법에서 유치원은 분명히 학교로 규정돼 있다”며 “더욱이 유치원이란 명칭은 일제 잔재라는 면에서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치원(幼稚園)은 1897년 일본이 부산에 체류하고 있던 일본인의 유아기 자녀들을 교육하기 위한 기관을 유치원이라고 명명한 데서 유래했다. 독일식 유치원 표기인 ‘Kindergarten(어린이들의 정원)’을 일본식 조어방식에 맞게 ‘유치원’으로 사용한 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제 잔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혜손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일재 잔재인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뀐 것처럼 유치원도 유아학교로 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이 유아학교가 되면 유아학교의 장(長)은 ‘원장’이 아닌 ‘교장’이 되며 유아학교-초등교-중학교-고교-대학교로 연계되는 공교육 체계가 완성되는 의미를 지닌다. 유아학교가 단순히 명칭 변경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교육기본법과 유아교육법상 명실상부한 ‘학교’로서 유치원이 공교육의 보조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이젠 의무교육 기간학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관련 교총은 24일 환영논평을 내고 “유아학교 전환은 만3~5세 무상의무교육화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올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꼭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유아교육 관련 교육자·학부모 연합단체인 유아교육대표자연대도 “유아학교는 초등 입학에 앞서 학부모들의 선택적 교육이 아니라 필수적인 교육을 위한 기관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사교육비 해소를 위해서라도 만3~5세 무상의무교육 실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요구를 반영한 진일보한 법안도 준비 중이다. 같은 당 임해규 의원은 현재 공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유아학교로 전환하고 만3∼5세 유아가 1일 3시간, 주당 15시간의 무상교육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어린이집에서도 유치원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뽑아 일정 시간 유아교육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유아학교 전환의 최대 걸림돌인 보육계, 즉 어린이집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2004년 유아교육법 제정 당시 ‘유아학교’로 명칭변경을 시도했지만 어린이집연합회 등 보육계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유치원만 ‘학교’가 될 경우, 어린이집의 원아모집이 어려워질 거란 이유였다. 또 연령당 2조원이 소요되는 무상교육 예산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읍면지역을 시작으로 만3~5세 무상교육을 점차 중소도시, 대도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 의원 측은 “의무교육으로 설정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 연차 도입에 따른 예산 소요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공청회를 거쳐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최근 유치원이라는 용어를 유아학교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의원 측은 "개정법률안은 유아대상 교육기관을 학교로 규정한 '교육기본법'의 취지를 살리고 초ㆍ중ㆍ고 및 대학교와 교육체제를 맞추는 한편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정두언 의원 등 다른 의원 10명이 발의자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도 같은 당 임해규 의원이 만 3∼5세 유아의 무상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유치원의 명칭 변경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아동을 보육하고 교육하는 유치원이라는 용어는 과거 일본학자들이 외래어인 '킨더가텐'(Kindergarten)을 '유치원'(幼稚園)으로 번역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일제강점기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유아교육대표자연대는 이에 대해 논평을 내고 "유아교육법이 확고히 자리 잡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유아들에 대한 무상의무교육도 하루빨리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서울지역의 상당수 유치원과 초ㆍ중등학교 건물에서 빗물이 새 보강공사를 하는 등 학교 부실시공 문제와 관리실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서울시의회의 이주수 의원실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빗물 새는 학교' 자료에 따르면 2007∼2009년 현재까지 서울지역 공립학교 1천57곳 중 494곳(누적집계)에서 빗물이 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2007년에는 121개교의 시설보완에 약 84억원의 예산이 집행됐고, 작년에는 243개에서 180억원의 시설공사비가 들었다. 이 의원실은 "올해 7∼8월 집중호우 때에만 시교육청 집계에 잡히지 않은 학교들까지 합쳐 최대 40여 곳에서 빗물이 샜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확인한 빗물 새는 학교 중에는 신축한 지 10년도 안 된 곳도 상당수였다고 이 의원측은 전했다. 특히 2002년 신축한 성북교육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실 18곳에서 천장누수가 발생했고, 강서와 성동교육청의 2003년도 신축 초등학교에서도 교실과 복도에서 누수현상이 확인됐다. 이 의원은 "노후학교에서 빗물이 새는 것은 그렇다쳐도 신축한지 10년도 안된 학교에서 빗물이 새는 것은 큰 문제다. 신축 당시에 관리감독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초등학생 자녀의 등ㆍ하교 여부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등하교 SMS서비스'가 시범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에게 자녀의 등ㆍ하교 여부를 SMS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포함한 '세이프웨이 프로젝트' 사업을 서울 면동초등학교 등 전국 40개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범운영 학교는 1∼3학년 학생이 전자카드, 지문 인식 등의 방법으로 교문에 설치된 중계기에 등ㆍ하교 여부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가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로 실시간 통보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또 학부모 및 '실버 티처'(퇴직 교원) 등을 중심으로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맞벌이 부모를 둔 저학년 학생과 등ㆍ하교길을 동행하는 '등하교 도우미제'도 함께 운영한다. 하교 때에는 학원, 집 등 학부모가 원하는 곳까지 자원봉사자가 학생을 안전하게 인솔하게 된다. 자원봉사자는 학교로부터 인솔에 드는 교통비와 식대 등 최소한의 경비를 지원받는다. 시범운영 대상인 40개 초교는 맞벌이ㆍ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교육청과 시ㆍ도교육청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교과부 담당자는 "유괴ㆍ납치 등 초등학생 대상 범죄와 학교폭력을 줄이고 자녀의 등하교를 염려하는 학부모의 궁금증을 없애고자 SMS 사업을 준비했다. 특별한 문제점이 없으면 시범운영이 끝나는 내년 6월부터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교육평가는 교육목적 또는 교육목표의 달성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학습자의 교육목적 달성도 평가, 교사 자신의 학습지도 방법 평가, 교육목표 설정의 적절성 평가, 학습 내용 선정 및 조직의 타당성 평가, 교수-학습과정 전개의 효율성 평가 등 매우 포괄적이다. 또한, 교육평가는 교육목적 달성도 파악, 학습 진단 및 치료, 학생의 진로 지도를 위한 자료, 학습 촉진, 교수-학습과정 평가 등 제반 교육활동에 관한 효과성 파악이 목적이기 때문에, 개인의 상대적 비교보다는 교육목표 즉, 준거에 비추어 개인의 학업성취 수준이 지식 획득의 연속선상에서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지 절대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교육은 기초 교육, 기본 교육을 강조하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공통적인 내용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따라서, 초등학생 학력평가도 학교에서 단위 시간에 배운 교육목표를 기준으로 통과했느냐, 통과하지 못 했느냐 두 가지 관점 중에서 통과하지 못했다면 해당 학생의 부진 영역을 치료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교사 스스로 잘못된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이 학력평가의 가장 큰 목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초등학교 현장을 보면 3학년 이상 학교 단위 시험 연 4회, 시도 교육청 차원 1회, 국가 수준 1회 등 총 6회 정도로 많은 횟수의 학력평가를 실시함으로써 학력평가의 근본 취지에는 맞지 않은 것 같다. 만약 국가차원에서 학력을 평가하고 싶다면 학교 단위 시험이나 시도교육청 차원의 시험을 모두 폐지하고 국가 차원의 시험 중 3월에 실시하는 진단평가, 1학기 말 평가, 2학기 말 평가로 세 차례의 평가만 실시해도 교육평가의 근본 취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진단평가를 통해 교사는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알수 있기 때문에, 그 학생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초등학교 3학년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 초등학교 6학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4, 5학년 초등학생 학력손실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교육평가와 측정은 매우 다르다. 측정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점수와 수량화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자신의 성적이 전체 집단 속에서 어느 정도 위치하고 있는지 서열화하는 경향이 많다. 즉, 측정은 개인의 성취 수준 및 측정치를 비교 집단의 규준에 비춰 상대적 서열에 의해 판단하는 상대평가를 강조한다. 만약, 초등학교 6학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여 학교별로 3등급 비율(보통학력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을 학교홈페이지에 공시한다면 학교간 비교, 학급간 비교, 학생간 비교 등 서로 위화감을 조성하고 경쟁심만 유발시킬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학교홈페이지에 학력 비율을 공개해서는 절대로 안 되며, 학습자는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영역을 알 수 있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성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NEIS와 연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교과부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지원 대책으로 학력향상 중점 학교를 선정하여 교당 5천만원에서 1억원 예산을 지원한다고 하였는데, 학교 차원의 지원보다는 국가 차원의 진단평가, 학력평가 등을 통해 기초학력이 미달되는 학생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인원이 비슷한 것이 아니라, 매우 큰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해당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지원 및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도하는 학부모나 교사에게 학력이 향상되면 보상차원의 일환으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학력평가 방법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는 교과별로 20-25문제를 제시하여 학생들이 네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선다형 또는 정답이 있는 단답형 평가로 이루어졌지만, 각 교과별로 국어교과는 지문이 많기 때문에 8문항, 수학은 계산 능력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12문항 등 교과별로 문항 수도 차별화 시킬 필요도 있고, 문제 양식도 수렴적인 사고만을 요구하는 선다형이나 단답형이 아닌, 확산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한 논술형이나 논문형 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초ㆍ중ㆍ고생의 13% 가량은 정서나 행동에 문제가 있어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아 23일 내놓은 학생 정신건강 검진 시범운영 사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45개 초ㆍ중ㆍ고생 7만4천38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한 결과 12.9%(9천588명)가 정밀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7만4천380명은 우리나라 전체 초ㆍ중ㆍ고생의 약 1%에 해당하는 숫자로 초등학교 1ㆍ4학년, 중ㆍ고교 1학년이 이번 조사에 참여했다.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은 우울, 불안, 자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음주, 흡연, 약물, 비행 및 폭력, 인터넷 중독, 성행동 장애, 섭식장애 등 정서나 행동에 문제 경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밀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학생을 학년별로 보면 초등 1학년이 766명(7.4%), 초등 4학년이 1천405명(11.3%), 중 1학년 3천258명(13.5%), 고 1학년 4천159명(15.1%)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았다. 성별로는 남학생 5천196명(13.0%), 여학생 4천392명(12.7%)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학년별로 봤을 때 초등학생은 1ㆍ4학년 모두 남학생이, 중학생은 여학생이 최대 6% 포인트 가까이 높게 나왔다. 교과부는 학생 정신건강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2007년 처음 96개 학교에서 학생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데 이어 지난해 대상 학교를 245개교로 늘렸으며, 올해 480개 학교, 2010년에는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의원 측은 그러나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이 여전한 상황에서 학생이 자발적으로 검진을 받도록 해야지 모든 학교에서 집단으로 실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감 선거를 현행 주민 직선제에서 교육관계자 직선제로 바꾸고 일반 자치단체장 선거와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숙명여대 송기창 교수는 경남도 교육위와 교육단체협의회가 21일 오후 경남 창원 명곡초등학교에서 마련한 '올바른 교육 자치실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송 교수는 "교육위를 독립형 의결기구 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교육감과 교육위원 주민 직선제는 학부모와 교직원, 교육청 직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사립학교 재단이사장·이사 등 '교육관계자' 직선제로 바꾸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육의 자주성 보장을 위해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를 일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선거와 분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송 교수는 이어 교육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경력 기준을 5년에서 10년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것과 교육감과 교육위원 후보에게도 무소속 시·도지사 수준의 후원회를 허용하되 실명 기부만 허용하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교육위원회의 경우 독립형 의결기구로 규정하는 것이 지방교육 자치의 취지를 살리는 최선의 길이지만 차선책으로 현행 위임형 의결기구로 유지하면서 시·도 교육관련 상임위를 폐지하고 교육위를 거친 안건을 시·도 의회 본회의에 직접 부치는 방안 등도 제시했다. 송 교수는 이 밖에도 교육감과 교육위원 주민소환제 도입과 선거 시 정당 추천 후보로 오인되는 것을 막고자 후보자 기호배정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발표 후에는 인제대 오세희 교수와 토월초교 윤태웅 교장, 경남 교총 김규원 회장, 참교육학부모회 심언봉 부지부장, 경남교육위원회 옥정호 부의장 등이 나서 토론을 벌였다.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올바른 교육 자치 실현과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1천만 명 서명운동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