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23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앞서 출간한 저서와의 연속성을 고려했다는 저자의 설명이 돌아왔다. 수업을 의인화 해 기다리다 만나 행복했고, 이제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 ‘수업? 너를 기다리는 동안’, ‘수업, 너를 만나 행복해’에 이은 김영호 대구교동초 교장의 세 번째 수업 에세이 ‘수업. 너 나하고 결혼해’ 이야기다. 김 교장은 “교사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수업에 대한 고민과 수업에서 찾은 행복을 나누고 싶었다”면서 “교사, 장학사로 근무할 때 틈틈이 기록하고 정리한 내용을 엮었다”고 말했다. 이번 에세이는 수업에서 행복 찾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사가 수업에서 행복을 느끼려면 네 가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사용 역량, 수업철학 역량, 수업행복 역량, 수업문 역량이 그것. 역사용은 역지사지(易地思之), 사랑, 용기의 첫 글자를 따왔다. 교사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다. 수업철학 역량은 수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갖는 걸 말한다. 스스로 ‘나는 왜 수업을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행복 역량은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비롯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교사가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역량을 의미한다. 마지막 수업문 역량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자신의 수업을 나눌 수 있는 역량이다. 김 교장은 “역사용 역량을 바탕으로 수업철학, 수업행복 역량이 갖춰지면 수업문 역량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 수업철학은 ‘절차탁마’입니다. 옥이 보석으로서 가치 있으려면 수많은 손길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학교 수업이 그렇습니다. 교직 경력이 쌓인다고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선생님 개개인이 의식적으로 연습하고 노력해야 하죠. 시인 김춘수의 작품 ‘꽃’을 좋아합니다. 한 시간의 수업은 꽃과 다르지 않거든요.” 이 책은 교사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게 특징. 거창한 수업 이론이나 방법 대신 선·후배, 동료 교사들과 수업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가감 없이 담았다. 대구에서 운영된 협력학습 우수 학교 사례도 소개한다. 김 교장은 “아이들과 거리감이 있을 때는 역사용 역량 부분을, 수업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땐 수업철학, 수업이 힘들 때는 수업행복, 자신의 수업에 자신이 없을 땐 수업문 역량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우리가 하는 일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편하거나 대단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아니지만, 그 어떤 일보다 값어치 있는 길입니다. 긍지와 자부심을 우지하게 만드는 건 전문성, 바로 수업입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교육에 있어 경험은 특히 중요하다. 교과서에 담긴 내용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여러 교과를 융합해 새로운 수업을 구성하는 이유다.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를 화첩에 담다-화첩기행’은 현장감 있는 수업을 기획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살필 수 있다. 전국 곳곳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은 그 곳에 가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먼저 떠나 볼 지역은 충남 청양. 청양하면 고추를 떠올리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충남의 대표적인 산간 지방으로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이 위치한다.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품고 있는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1973년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칠갑산 도립공원 명소로 아흔아홉골, 칠갑산장, 천장호, 장곡사 등이 꼽힌다. 특히 농경지 관개용 저수지 천장호는 안개와 구름이 내려앉고 걷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경북 영주에는 무섬마을이 있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에 안긴 듯한 물속의 섬. 처음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고 해서 물섬마을이라 불렸다. 이곳은 양반과 평민이 함께 공부하던 조용한 선비의 마을로 알려진다. 경북 북부지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 모양의 전통가옥이 늘어선 모습도 볼 수 있다. 마을 내 고택과 정자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이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충북 단양 ▲충남 태안 ▲충북 괴산 ▲충북 보은 ▲전남 광양 ▲전남 해남 ▲전남 장흥 ▲전남 보성 ▲경북 울진 ▲경남 밀양 ▲강원 태백 ▲경기 남양주 등 전국 30곳을 소개한다. 다채로운 수업을 구성하는 데 활용하고 덤으로 자연을 통한 힐링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연수다. 연수 신청은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 홈페이지(www.education.or.kr) 참고. 문의 02-572-8300
본격 ‘자사고 죽이기’ 우려 1인 시위·릴레이 단식농성 학부모 “평가지표 재검토해야” 교육청 “지표수정 없다” 강경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이재정 교육감님! 평가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해줄 것을 간청 드립니다. 재지정 취소가 목적인 불공정한 평가지표에 반대합니다.” 21일 오전 8시 경기도교육청 앞. 경기 안산동산고의 한 학부모가 1인 시위에 나섰다. 올해 이뤄지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학부모들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15일부터 릴레이 단식농성을 하면서 이재정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전국 42개 자사고 중 24곳에서 재지정 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각 시‧도교육청이 평가 기준점 및 평가 지표를 일방적으로 상향조정해 논란이다. 이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의 시위 및 소송 예고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올해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통과 기준점을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조정했다. 현 정부의 교육기조에 더해 진보교육감들의 이른바 ‘자사고 죽이기’ 정책이 본격 시동을 걸면서 자사고 취소 결정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사고는 5년마다 학교운영 평가를 통해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될 때 법령에 따라 지정 취소가 가능하다. 학교가 자체평가보고서를 제출하면 도교육청이 현장평가를 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조규철 안산동산고 교장은 “5년 전 기준에 맞춰 대비하고 있었는데 지난 1월 교육청이 지표와 기준점을 수정해 통보한 후 3월에 평가한다고 했다”며 “새 기준에 맞춘 평가를 준비할 시간도 없고 이대로 진행되면 기준점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6개 주요항목 중 ‘교육감 재량평가’ 부분이다. 감사 등 지적사례에 따라 12점까지 감점이 가능하도록 한 것인데 경기도의 경우 이를 5점에서 12점으로 대폭 늘린 것이다.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인남희 학부모 비대위원장은 “타 시도의 경우 ‘주의’ 0.3, ‘경고’ 0.5점인데 비해 경기도는 ‘주의’ 1점, ‘경고’ 2점으로 점수차가 크다”며 “공정성‧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학부모들은 어떤 근거와 기준으로 이러한 지표를 정했는지 묻고 수긍할 수 있는 답변을 들은 후 평가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경기도교육청이 지금과 같은 방안을 고수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재지정 취소 커트라인을 타 시‧도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전북 상산고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평가 계획이 본래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 자사고 폐지를 위한 수단으로 남용될 소지가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교육청이 합리성과 적법성이 결여된 기준과 지표를 바로잡지 않고 강행할 경우 이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결과에 대해 법적구제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상산고는 또 “타 시‧도 자사고와의 형평성 문제, 법적 근거 취약성, 자사고 운영의 자율권 침해 등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평가 자체를 거부해야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교육기관으로서 행정 절차는 준수해야 한다는 점과 평가 거부에 따른 법적 분쟁 소지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점에서 우선 운영성과 보고서는 22일까지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 상산고 총동창회‧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19~21일 전북도청, 전주 종합경기장 등에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으로 15일에는 전국 1000여 명 규모의 총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을 비롯한 김관영, 유성엽, 이용호, 김종회, 김중로, 임재훈 의원 등은 20일 “평가기준 80점은 30개 평가지표에서 평균 우수등급을 받아야 하고 감점도 없어야만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는 사실상 자사고를 평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취소하기 위한 평가기준을 전북교육청 독단으로 정해놓은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질의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드리고 학교방문도 하면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지표 수정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도 “자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평가 기준과 지표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수정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총은 “자사고 정책은 시‧도교육감에 의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된다”며 “‘고교체제’라는 거시적 관점을 갖고 국가차원에서 검토‧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를 도외시하고 교육청에 따라 재지정 평가기준과 방법을 조정‧변경해 달리하는 것은 교육법정주의와 정책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며 ‘폐지 수순’이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산 동산고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소속 학무모가 21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정문에서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를 목적으로 한 평가지표를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하며17일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성주군 벽진초등학교(교장 권영석)는 학생들의 바른 인성함양을 위하여 3월 14일 3-6학년을 대상으로 가야산국립공원에서 숲속 체험학습을 실시하였다. 이번 숲속 체험학습은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 가야산국립공원의 다양한 자연자원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환경보전 및 올바른 인성을 갖춘 차세대 녹색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가야산국립공원에서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학생들은 가야산 나들이를 통해 숲과 인사나누기, 내 친구 나무 찾아 이름 지어주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숲속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숲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며, 친구들과 숲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협동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자유한국당 김무성·정진석 국회의원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등 사학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이 사학 관련 규제 법안을 무더기로 발의하고 교육부와 진보교육감들의 ‘사학 때리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이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두 의원은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육 현안과 사학의 미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두 의원이 지난해부터 개최하고 있는 ‘열린 토론, 미래:대안찾기’ 제23차 순서로 진행됐다. 김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나라 인재양성의 요람인 사학을,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사회주의식 국가 통제정책을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이 정부의 교육 인사들은 평등교육을 실현한다고 사학 파괴 정책, 하향평등교육을 만들지 말고 교육경쟁력을 높일 방법에 대해서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번영을 만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적 가치관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되는 기본”이라며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등 사회주의 정책을 펼치더니, 이제는 교육 정책에까지 사회주의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부와 진보교육감들이 진행하고 있는 사립유치원 규제, 자사고 폐지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최근 교육부 장관이 주재한 사립유치원 관련 대책 회의에는 경찰청장,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까지 참석시켰는데 갈등을 조율해 풀어나가는 문제 해결력은 보여준 적이 없고 ‘수사해서 감옥 보낸다’는 식으로 위협을 주는 대책”이라며 “자사고는 정부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도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펼쳐 학생·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은데 왜 적폐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도 같은 시각의 발언을 이어갔다. 선진국에 비해 교육 분야의 자유로운 경쟁이 사라지고, 획일화·평준화된 교육으로 인해 학업성취능력이 떨어져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사학마다 건학이념과 특수성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현 정부의 의식에는 모든 학교가 똑같아야 하고, 이를 국가가 통제해야 한다는 사회주의 의식이 깔려 있다”며 “일부 사학의 작은 비리를 전체 사학의 비리로 일반화하고 있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충치 몇 개 때문에 치아 전체를 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두 의원 외에도 교육위원회 소속 김한표 간사, 김현아·전희경 등을 포함한 10여 명의 자유한국당 의원이 참석해 사학 규제 관련 법 개정,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는데 힘을 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간사는 “그동안 우리 당이 먹고사는 문제와 국가안보를 챙기느라 교육 분야에 소홀했다”면서 “교육현장의 여러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이경균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법정부담금 납부 강요에 따른 폐해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 위탁 강제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법인 해산 퇴로 마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입장 등을 발표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대다수 교원이 미세먼지에 대한 학교단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공기 질 관리 대책이 필요한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은 11~18일 전국 초등교원 1414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관련 초등 교원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모바일 조사로 진행한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2.61포인트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학생·교직원 건강과 학교 수업의 지장 정도를 묻는 질문에 90.6%가 ‘심각하다’(매우 심각 55.7%, 심각 34.9%)고 답했다. 학교가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해 겪은 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체육수업 취소 또는 실내 활동으로 대체’했다는 응답이 9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교 밖 체험활동과 학교행사 취소 또는 실내 활동 대체가 86.1%였다. 미세먼지로 인한 휴업 또는 단축수업은 ‘없다’는 대답이 92.6%였다.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달 15일 이후에 수차례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시행되고 4일에는 인천·경기에서 시·도지사가 휴업 또는 단축수업을 권고했지만 개학식 등을 사유로 당일 실제로 휴업한 학교는 없었다. 미세먼지 특별법의 휴업 권고 조치는 이처럼 수업일수와 학사일정 등으로 단축수업, 휴업을 하기 어려운 현장의 현실과 괴리된 탁상공론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학교에서 조치하는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응답(3개까지 복수 응답)으로는 ▲교실 밖 활동 자제(체육관 활용 수업 등) 92% ▲공기청정기 구입 및 가동 71.9% ▲학생 마스크 착용 71.6% 등 세 가지 방법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시키는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선생님이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학교 미세먼지 대책’을 묻는 주관식 질문에 대한 응답에도 반영됐다. ‘학교의 조치에는 한계가 있으며, 국가 차원의 공기 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이어졌다. 교원들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미세먼지가 잔뜩 있는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대처(마스크, 물 마시기 등 교육, 공기청정기 가동)뿐’, ‘학교에서는 겨우 바깥 활동 자제와 마스크 착용이니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함’, ‘단순히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미세먼지 저감 노력’ 등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학교 건물 내 공기청정기 설치와 필터 관리 강화 △실내체육 가능 공간 확충(강당, 다목적실) △아동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 지속적인 매뉴얼 제작 등 대책을 제안했다. 교총은 이에 대해 “미세먼지로 인한 수업 지장이 ‘심각’하고, 학교 단위 대응은 한계가 있다는 교원들의 답변이 많은 만큼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국가차원의 공기 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씨와 함께 단어의 뜻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어 감수성‧이해력‧표현력‧창의력 쑥쑥 자라나는 학생들 그림 실력 말고 좋은 아이디어를 칭찬해 북돋아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영어교과에 있어 가장 기초이자 필수는 단어 학습이다. 엄청난 양의 단어를 무작정 달달 외우기만 하는 학생들…. 많은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차츰 잃어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알파벳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더해 생명을 불어넣는다면 어떨까. 애착과 함께 단어에 대한 기억력 또한 향상될 것이다. 오정화 전북 청웅중 교사는 이런 생각에서 ‘타이포셔너리(Typotionary)’와 ‘비주얼씽킹(Visual thinking)’을 활용한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타이포셔너리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와 딕셔너리(Dictionary)의 합성어다. 문자에 생각이나 의도를 표현하는 시각 디자인 기법으로 ‘문자도’라고도 부른다. 글자의 의미와 관련된 그림을 글자 속에 넣음으로써 보는 사람이 글씨와 함께 단어의 뜻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주얼씽킹도 비슷한 개념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과 이미지 등을 통해 체계화하고 기억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시각적 사고 방법으로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누는 것을 통칭한다. 비주얼씽킹의 장점은 정보를 직관적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교사는 “사람들에게 오늘 보고 들은 정보들을 3일 후에 기억하게 할 경우, 들은 정보는 10% 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본 정보는 65%를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각적 기억력은 더 오래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이포셔너리와 비주얼씽킹의 좋은 점으로 감수성, 이해력, 창의력, 표현력 향상을 꼽았다.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고 생각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게 하는 등 이미지로 많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이 수업의 주인공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수업을 시작하고부터 아이들이 굉장히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참여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 강의식 수업은 오래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었거든요. 주로 모둠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결과물을 내면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프로세스로 이어지다보니 오히려 교사의 설명이 필요 없어지더라고요.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 입장에서도 한결 수월해진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오 교사는 “모든 것을 학생들 손에 맡기고 나니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창의적인 결과물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며 전북 금구중 학생들과 작업했던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물에 잠긴다는 뜻의 ‘drown’이라는 단어의 경우 o모양을 튜브 모양으로 그리고 물방물 그림 등을 더해 물 밑으로 가라앉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딱딱한 문법도 표현 할 수 있어요. 관계부사에서 the reason why, the place where, the time when 등은 같이 쓰일 수 있지만 the way와 how는 함께 쓸 수 없잖아요. 이 점을 아이들이 많이 헷갈려 하죠. 동일한 의미의 부사가 중복되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한 학생이 이 둘의 관계를 만날 수 없는 견우와 직녀에 비유해 표현해 놓았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배운 내용이라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겠죠?” 그는 학생들이 배운 단어들을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전교생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으로 초대해 학생들의 결과물을 동영상으로 제작, 공유하고 있다. 수업에서 나왔던 중요한 내용들도 요약해서 올리는 등 카카오톡 채팅방을 잘만 활용하면 수업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 교사는 또 학생들이 노트에다 그림을 그리게 하기 보다는 다양한 형태와 모양의 색지를 제공하고 단원별로 중요한 단어나 문법을 스스로 정리하게 한 뒤 결과물을 단원 당 10페이지 정도의 책으로 제작해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그림에 자신 없는 학생들이 주눅 들지는 않을까. 오 교사는 타이포셔너리와 비주얼씽킹 수업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그림을 칭찬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각을 이미지로 표현하려다 보니 그림을 잘 그리려고 애를 쓴다는 것. 그럴 때마다 오 교사는 ‘그림을 잘 그렸다’, ‘그림이 예쁘다’라는 표현은 하지 않고 그림은 다소 엉성하더라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에 폭풍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러다보면 학생들도 자연스레 그림을 못 그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더 쉽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된다고. 그는 “사람을 유치원생처럼 졸라맨 모양으로 그려도 상관없고,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 그림을 강아지 그림이라고 해도 스스로 고양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우기면 되는 일이지 그림 실력에 부담 갖지 말라고 학생들을 자주 북돋워준다”고 덧붙였다. 타이포셔너리와 비주얼씽킹 수업은 교사로서의 자존감도 되찾아줬다. “사실 저희 세대가 배운 영어는 독해와 해석, 문법 위주의 강의식 수업이었잖아요.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영어 실력도 천차만별이고, 영상위주의 세대여서 강의식 수업에는 금방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모로 수업에 한계를 느끼던 참이었습니다. 제 수업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명예퇴직을 해야 하나 생각도 했습니다. 자괴감이 컸죠. 그런데 이 방법을 도입하고부터는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아이들이 영어시간을 지루해하지 않는 게 보이고 수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하니까 그런 에너지가 제게도 전달됐습니다. 수업에 대한 부담도 많이 덜었고요.” 올해 전교생 13명의 소규모 학교 전남 청웅중으로 옮긴 오 교사는 수업방식에 새로운 숙제를 받아들었다. 한 학년에 한명인 경우도 있어 더 이상 모둠 활동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학기를 맞은 요즘 이미지를 활용한 영어 수업을 어떻게 하면 소규모 학급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든 응용 방법을 찾든 수업방법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죠. 그러나 이 또한 제 타이포셔너리, 비주얼씽킹 수업에 대한 경험치를 높이고 보다 폭 넓고 다양한 수업연구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수업이 또 기대되는 이유죠.”
순심고등학교(교장 김봉규)는 3월 14일 목요일 3시20분 , 학교 내 성당에서 개강미사를 열렸다. 순심중,고등학생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인하여 실내가 가득 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회는 이종호 요나 수사님이 매끄러운 진행을 해주셨으며 환영미사의 시작을 최정규 요옐 신부님께서 부드럽게 시작해 주셨다. 순심중,고등학생들이 경건하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신부님께서 놀라시며 학생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모습도 보였다. 개강미사인 만큼 신부님께서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가짐과 나눔의 아름다움을 말해주셨고 올해 취임하신 김봉규 교장선생님께서 역시 환영의 인사와 따스한 격려를 학생들에게 선사해 주셨다. 또한 올해 부임하신 유지은 수녀님 역시 유쾌한 인사를 해주셨다. 사랑이 가득한 미사시간 이였다. 학생들이 올해의 시작을 소중한 미사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음속에 꽃봉오리가 피어올랐음을 확신하며 앞으로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기를 기도하며 확신한다. .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차관보 직위 부활을 포함해 9명 증원을 승인받았다. 국가교육위원회와 시·도교육청에 업무 이양을 추진하면서 조직 확대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17일 최근 행전안전부가 차관보를 포함해 인력 9명을 증원하는 요청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차관보 직위는 2001년 교육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하면서 신설됐다. 그러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로 부처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폐지됐다. 이후 교육부는 차관보 부활을 요구해왔다. 교육부는 문재인정부의 ‘포용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복지·고용·교육 등을 포괄하는 사회부총리 역할이 중요해진만큼 이를 보좌하는 사회정책협력관실의 역할을 차관보에게 맡겨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유·초·중등 교육 정책은 시·도교육감에, 교육과정·대학입시·중장기계획은 국가교육위원회에 이양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상황과는 상충하는 증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의 역할이 대학‧직업‧평생교육으로 축소되는데 조직은 확대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18일 “교육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유‧초‧중등 교육의 전면 시·도 이양을 추진하면서 반대로 조직은 키우겠다면 이를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정립과 논란 해소부터 하고, 이후 그에 걸맞은 기구 개편을 논의,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계는 그간 교육의 국가책무성 강화 차원에서 과도하고 전면적인 유·초·중등 교육 이양을 우려해왔다”며 “교육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도가 아닌 학교로 권한 이양 등을 바탕으로 교육부 역할 정립과 조직 개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35차 원내대책회의에서 "학생 수는 감소추세이고, 교육부 업무를 교육위원회에 이관하겠다면서도, 교육부의 공무원을 증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조희연 교육감도 SNS를 통해 “교육부 상층 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정책 흐름에 역행하며 국민 동의를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차관보 신설을 거둬들이고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시도교육청의 조화로운 권한 구조를 짜는데 전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도 소프트웨어(SW) 교육 선도학교'로 전국 1832개교를 선정·발표했다. 이들 선도학교는 연구결과·우수사례·노하우 전파와 일반화로 지역 내 SW교육 거점학교 역할을 담당한다.기존에 운영해 오던 학교와 이번에 새로 선정된 학교를 합한 선도학교 수는 초등학교 1081개교, 중학교 461개교, 고등학교 279개교, 특수학교 11개교로, 올해는 우수 사례 확산을 위해 작년보다 191교가 늘었다. 시·도별로는 서울 165교, 부산 88교, 대구 100교, 인천 79교, 고아주 48교, 대전 46교, 울산 30교, 세종 6교, 경기 404교, 강원 97교, 충북 69교, 충남 95교, 전북 111교, 전남 162교, 경북 132교, 경남 173교, 제주 27교 등 총 1832교이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소프트웨어 교육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고자 지난 2015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공동으로 선정·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5년차를 맞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에 따라 초등학교는 올해부터 제5~6학년군 '실과' 교과에서 17시간 이상을 각각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중학교는 지난해부터 '정보' 교과에서 연간 34시간 이상을 이수하고 있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의 현장 안착 및 활성화를 위해 2016년 '소프트웨어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시·도교육청 협력을 통해 교원 확보 및 연수, 예비 교원 역량 강화, 물적 기반 확충, 교사 연구회·학생 동아리 운영, 교재·콘텐츠 개발·보급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를 위한 물적, 인적 기반 조성을 위해서 노력해 온 것이다. 교육부는 2017년 과학·수학·정보교육 진흥법을 전면 개정해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교육부는 모든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역량인 창의력,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다양한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교육은 2015 개정교육과정의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 인간상을 구현하고자 한다. 아울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래 인재인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기르고자 하는 자기관리 역량, 지식 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도 함양하고자 한다. 이런 6가지 핵심 역량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역량들이 상호 연계적으로 기능을 하고 길러진다는 사실이다. 즉 지식 정보처리 역량이 뒷받침돼야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도 키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는 의사소통 역량도 길러진다. 소프트웨어 교육 강조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의 기반이 된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코딩교육과 연계돼 학생들이 컴퓨터 프로그램과 컴퓨팅 언어 이해과 적용, 응용 등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오는 4월 전국을 6개 권역별로 SW선도학교들을교원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연다. SW교육 관련 정책과 사업 전반을 안내하고, 우수한 성과 사례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양한 연구 결과와 계획을 공유하고 보다 내실 있는 운영을 모색할 계획이다.이번 교육부와 과기정통부의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 선정 확대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 참여를 강조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나아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같은 창의직무 위주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 기대되는 전망에서소프트웨어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기본소양으로 체득해 학교 교육, 학습을 수행하고 나아가 미래 일자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시간, 장소, 여건에 구애됨이 없이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선도학교 확대 등 양적 팽창에 치중하지 말고, 선도학교의 질적 관리와 질적 운영에도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한국교총과 한국폴리텍대전국교수협의회는 7일 오전 국회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실을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폴리텍대 교수 정년 65세 환원 및 4월에 개최될 국회정책 포럼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하윤수 교총 회장과 정동섭 사무총장, 윤희중 한국폴리텍대전국교수협의회 총회장과 장학규 부회장, 최재윤 사무총장이 참석해 한국폴리텍대학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 단체는 먼저 임용시기와 연동해 차별을 두고 있는 한국폴리텍대 교원의 정년을 65세로 환원해줄 것을 촉구했다. 교육공무원법 47조에 따르면 국‧공립대 교원의 정년을 65세로 규정하고 있고 사립학교법에도 교원의 근무기간을 국‧공립대 교원에 적용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텍대의 경우에는 정관으로 정년을 60세로 한정하고 있어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윤희중 총회장은 “일반대학 교수정년 65세에 비해 폴리텍대 교원의 정년은 60세로 신기술 수요를 반영한 우수 신규교원의 확보가 어렵다”며 “대학운영의 정체성 위기 및 인력양성의 질적 저하의 원인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및 학교법인 정관 등 관련법 개정에 국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교총 회장도 “현행 폴리텍대 정관은 ‘합리적 이유 없는 정년 차별 행위’로 판단된다”며 “교원의 정년은 교원지위 법정주의의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인 판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4월 10일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폴리텍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국회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2019 직업교육훈련 정책포럼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폴리텍대의 공공직업 교육기관으로서의 과거 50년을 돌아보고 미래 50년을 설계함에 있어 시대상황에 맞는 직업교육시스템 비전 제시 및 4차 산업혁명 선도대학으로서의 역할강화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에 이찬열 위원장은 “폴리텍대 교수들의 정년 차별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동감한다”며 “오는 4월 포럼을 비롯해 국회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화답했다.
좋은 수업, 더 나은 수업을 고민하는 교원이 적지 않다. 관심사가 같은 동료들과 연구회를 조 직하고, 자신만의 수업을 개발하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수업 트렌드와 학교 현장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본지는 새 학기를 맞아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과 ‘사제동행, 교직에 전문성 더하기’ 시리즈를 운영한다. 교원들의 니즈와 교육 환경을 반영한 신규 원격연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코너로, 교직의 전문성을 키우는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편집자 주 최근 학교 현장의 화두는 교권과 학생 인권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야간 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강제 금지, 복장 및 두발 단속 금지 등 학생의 기본권을 강조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 시행하면서 교권과 충돌하는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서 학생 생활지도와 학습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원이 적지 않다. 교권 침해 사건에 휘말리는 교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교권과 학생 인권,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교권, 학생인권과 상생을 모색하다’는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다. 학생인권과 헌법 규정의 연관성, 교권의 개념·정의·실태, 교권과 학생인권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 등을 알아보고 학교 현장에서 교권과 학생인권이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길연 호크마법률사무소 교권 전문변호사가 강사로 나선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교권(敎權)은 교원의 권위(權威)를 지칭하거나 교원의 교육권(敎育權)을 압축한 것을 의미하지만, ‘학생을 교육할 법적인 권리와 스승 또는 전문직으로서 윤리적·사회적 의미에 따른 전문적·기술적 권위의 복합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교권 침해의 양상이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심각해지고, 특히 교원의 권위 자체에 대한 침해는 물론 교원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도 빈번한 실정인 만큼 실효적이고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원·학생들은 교권과 학생인권이 서로 충돌하는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교원에 대한 예우, 학생징계, 수업권, 수업평가권, 학생생활지도권 등 영역별로 나눠 합리적인 갈등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발생한 사례 30건을 중심으로 소개해 현장감을 높였다. 교권과 학생인권 사이에서 고민하는 교원들을 위한 강의. 강의는 총 30차시로 구성됐고, 수강생은 직무연수 2학점을 인정받는다. 수강을 원하는 교원은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www.education.or.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2-572-8300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상호)는 3월 15일(금) 4교시에 본관 2층 소강당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이렇게 알고 대응해요!’ 교육을 실시했다. 본교 박선희 보건교사를 교육강사로 선정하여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미세먼지 예보제와 경보제, 미세먼지 행동 및 대응 요령을 교육하고 실습했다. 특히, 미세먼지와 머리카락의 크기를 비교하고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때 학생들은 저마다의 탄식을 지르며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녕초등학교에서는 미세먼지 예보제와 경보제를 위해 미세먼지 알림 깃대 및 깃발을 자체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위해성을 알리고 미세먼지 나쁨이나 매우 나쁨 시 대응요령을 학생들에게 안내하여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박상호 교장선생님은 “본교에서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농도 단계에 따른 수업 조치 및 단계별 대응 요령을 전교직원이 숙지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다”라고 말했다.
시골 교사로 재직한 지 벌써 10년.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 학교를 떠난다. 무슨 기구한 운명이었는지 한 학교에 10년을 머물렀다. 지난 10년이라는 세월은 나에게 어떤 성장과 숙제를 던져 준 것일까? 30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서른 살에 처음 이 학교에 왔던 그 날을 곱씹으며 지난 10년이 준 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전교생이 100명 남짓 한 경기도 소외 지역 외딴 시골 초등학교에 한 선생님이 전근 왔다. 그는 키가 크고 덩치가 있었으며, 안경을 쓰고 다니면서 온화한 미소로 사람을 마주하는 평범한 듯 하면서도 단단한 사람으로 보였다. 이전 학교의 열악한 여건을 피해 전근을 희망했던 그였지만, 더 깊숙한 산골 외딴 지역으로 덜커덩 발령이나 단단해 보이는 그 사람도 우울한 그늘을 피할 순 없었다. 그래도 시골이 주는 소박함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으로 자위하면서 2009년 3월 때묻지 않은 119명의 학생과 마주하며 제 2의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영어가 특기인 그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명물이 되었다. 마치 ‘웰컴투더 동막골’ 영화처럼 혀 꼬부라지는 말로 외국인과 대화하고 영어로 수업하는 것이 시골 아이들에게 깨나 인상적이었나 보다. 한 주 한 주 시간이 가면서 아이들은 그 선생님에게 동화되어 갔다. 영어가 신기해서도 그랬겠지만, 그 영어 선생님이 좋아서 아이들은 아침마다 그 선생님 출근 길 주차장에 마중 나오기까지 했다. 어쩌다 늦게 출근하게 되면 이 아이들 때문에 여지없이 교장 선생님께 지각한 것을 들키곤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눈 마주치며 하루를 시작하고 따스함과 정겨움으로 1교시를 시작할 수 있어 그 선생님은 행복했다. 어느덧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래포와 이 시골의 서정성에 흠뻑 빠져들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마음으로, 그런 자세로 한 해 한 해 영어 전담교사로 시골 아이들에게 단어를, 문장을 그리고 말하기를 해마다 꾸준히 가르쳐 아이들의 큰 성장을 손수 일궈 냈다. 나중에 이것은 세계비교교육학회에도 발표가 돼 시골학교에서도 학원을 다니지 않고 얼마든지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불어 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3년쯤 지나고 나니, 이 학교의 아이들이 이젠 제법 선생님처럼 혀 꼬부라지는 말로 외국인과 노는 모습이 왕왕 목격되곤 하였다. 2011년 졸업한 20명의 학생들 중 과반수 정도가 영어선생님을 장래희망으로 생각할 정도여서 그 선생님은 기쁘기도 하면서 경각심을 갖기도 하였다. “선생님이 이렇게 위대할 수 있구나!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그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으니 좋은 사표와 모델이 되어야 하겠구나!” 그 선생님은 시골학교 온 지 3년 만에 ‘작은 학교가 주는 가치와 감동’에 대해 깊이 깨닫고 이 시골학교에 공모교사로 재임용을 신청하면서 최대 5년 근무할 수 있는 재직 연한을 2배로 늘려 이곳에 몸과 마음의 닻을 내리게 되었다. 아마 이때부터 그 선생님은 교육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던 거 같다. 아이들에게 꿈의 씨앗을 심어 주는 시골 농부교사로…. 4년 차 때 일이다. 담벼락 하나를 두고 학교 옆에 살고 있는 할머니가 강아지와 함께 매일 아침 인사를 나오다 그만 둔 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는지, 안부를 여쭈러 할머니 집에 들렸지만 할머니는 뵐 수 없었고, 슬픈 소식만 아이들 가슴을 후려쳤다. 폐렴으로 돌아가셨다는 고독사를 아이들은 경험한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라 서럽게 울었던 아이들 모습에 그 선생님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 아이가 고독사를 보고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 슬프다고 했다. 그 말 한 마디가 그 선생님 인생을 바꾸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한 번 해 보자!’라는 말로 마을의 소외계층을 돕는 교육활동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한두 명의 아이들이 부리나케 대답하더니, 이내 대다수가 방방 뛰며 서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이 작은 시골학교는 살아 숨쉬는 교육활동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있던 영어 동아리를 확장하여 아이들의 꿈을 담아 낼 수 있는 진로 동아리와 그들의 삶과 앎을 담아 내는 영화 동아리까지 생겼다. 이 세 가지 동아리가 결합하여 하나의 창의적인 교육활동이 생겼는데, 이것이 자신이 속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M.O.V.I.E. 프로젝트’였다. ‘Make Our Video In Education’의 이니셜을 모아 우리가 배운 공부 내용에서 우리의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자신의 꿈을 마을에서 탐색하고, 꿈 멘토와 함께 인터뷰를 한 후,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유사한 금빛 승부차기 챌린지를 통해 소외계층을 돕는 영상을 꿈 멘토와 함께 찍는 것이다. 영상을 활용한 이 활동은 마을 중소기업의 후원을 받아 성금을 모금, 연말에 독거 어르신, 장애가족, 다문화 가정 및 홀로 지내는 소외계층에게 이불, 쌀, 김치, 고무장갑 등을 전달하는 봉사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이것은 또한 영어로 자막을 생성하여 UCC를 제작하고 SNS에 올려 해외에 있는 수십 개의 학교와 소통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기도 하였다. 시골 작은 학교에서 일궈낸 교육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교육활동은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 인사들과 교육청, 나아가 TV, 라디오, 신문사 등에도 전달되어 시골학교의 존재감과 교육력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이런 교육을 그 선생님은 어언 5년간 했다. 자신이 잘 하는 영어교육을 중심으로 시골에 사는 아이들에게 꿈을 주겠다는 다짐에 아이들 삶 속에 일어나는 현장감 있는 소재를 결합한 것이다. 그는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교육으로 학생들이 행복하고 스스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을 키워 주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학교 교육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인근 다른 학교 학생들도 참여하게 되어 마을의 거점학교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13개의 초·중학교에서 총 34명의 학생들이 창의융합형 교육을 배우기 위해 매주 월요일 저녁에 영어영화 야학에 참석하고 있다. 또한 졸업생들이 모교로 돌아와 학교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후배들을 가르쳐 주는 재능기부도 솔선하는 선순환의 모습도 연출되었다. 이제는 학교 단위가 아니라 마을 단위, 나아가 더 큰 타 시·도와 연결된 교육생태계가 생동감있게 그려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은 학교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은 확연하게 보여졌고, 스스로 시민다운 모습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자치력도 발휘되었다. 나아가 교육공동체라는 거대한 거버넌스가 형성되어 이제 이 곳은 교육을 논하는 것을 뛰어 넘어 삶의 무늬를 그려내는 아름다운 배움의 터가 되었다. 꼭 10년이 걸려 만들어진 결과였다. 그 선생님은 이런 활동을 ‘드림샤워’라고 부르고 싶어했다. 꿈꾸는 소나기! 아이들이 ‘소’통하고 ‘나’누면 ‘기’쁨이 찾아온다는 꿈꾸는 소나기는 정말 외딴 시골 마을의 메마른 땅을 단비처럼 적셔 주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그 선생님은 이제 10년을 채우고 올해 이 학교를 떠나야 한다. 서른 살에 와서 딱 마흔 살에 떠나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선생님은 말한다. 지난 10년은 이 선생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청춘이다. 교사로서 주어진 소명을 부끄럽지 않게 실천하며 아이들과 행복의 무늬를 그려냈던 30대의 청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운 가치이자 소산이 아닐까! 그 선생님은 넌지시 소회를 밝힌다. “제 2의 고향이죠!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지난 10년이 제 삶에도 아름다운 무늬를 수놓았어요. 참 행복합니다. 학생의 학생이 되어 보낸 이 작은 학교에서의 교직 생활을 전 잊지 않을 거예요. 학생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자 수상 소감 -10년에 걸쳐 쓴 교직 생활 일기 2009년 시골 학교에 처음 부임하였을 때, 한 시간이 넘는 출퇴근 거리에 불만 가득했던 그 해 봄 내 모습이 떠오른다. 작은 학교 전담교사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미약함 속에 빠져있던 내 모습은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해를 거듭하면서 아이들과의 눈 마주침이 좋아졌고, 학부모와 함께 학생의 성장을 지원해 나갔으며, 동료 교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교육의 무늬를 그려 나갔다. 몇 번의 변곡점을 통해 나도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러한 10년 교직 생활의 발자취를 이번 교단 수기 공모에 쏟아냈다. ‘학생의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교육철학으로 “학교에 오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라는 말을 학생에게 수시로 했던 나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러한 경험과 소회를 일기 쓰듯이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것 뿐인데, 생각지 않게 큰 상을 주셔서 어리둥절하다. 그저 먼저 일기 숙제를 마쳤던 것 뿐, 이 글을 읽는 현장 교사 누구라도 자신이 경험한 삶의 모습을 담담히 적어 보길 권한다. 수상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시골 학교 10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사택에서도 살면서 그저 덤덤히 내 뒤를 챙겨주고 응원해 준 아내의 역할이 컸다. 함께 작은 학교 운동장을 거닐며 미래를 그려갔던 아내에게 이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골 학교 10년을 보내면서 함께 고민하고 역경을 헤쳐나갔던 여섯 분의 교장 선생님과 늦은 밤까지, 때로는 주말에도 함께 교육을 궁리했던 선생님들께도 역시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것은 분명히 똥 냄새였다. 교실에 퍼지던 불쾌한 냄새를 두고 아이들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일렀고, 나도 이내 그 냄새를 인지했다. 하지만 시골학교에서 나는 똥 냄새는 그럴 만하다고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아이들도 더 이상 냄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습지를 검사받기 위해 영균(가명)이가 내 앞에 왔을 때, 그 냄새가 매우 가까워짐을 느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균이 엉덩이 가까이 코를 갖다 대었고, 냄새의 원인을 확신했다. 영균이를 조용히 화장실로 보냈다. 아이들에게 조용히 공부하라고 당부한 후 화장실로 따라갔다. 문을 걸어잠그고, 바지를 내려 보게 했더니 속옷과 엉덩이에 똥이 짓이겨져 있었다. 언제 쌌는지, 왜 그랬는지, 왜 선생님에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봤지만 영균이의 대답은 전부 ‘모르겠다’였다. 영균이를 다시 샤워실로 데려다놓고, 청소용 고무장갑을 찾아 꼈다. 바지를 전부 벗기고 샤워기로 똥을 씻어낸 후, 비누를 묻혀 다리와 가랑이를 일일이 씻겼다. 유치원 선생님께 부탁하여 여벌의 바지를 구했고, 발목이 전부 드러나는 작은 원복을 입혔다. 똥이 묻은 속옷과 바지를 비닐봉지에 담아 영균이 가방이 넣었다. 영균이는 불안함도, 당황함도, 안도의 눈빛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 어떤 말도 없었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어라, 그러면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것이다.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그러면 평생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감지 못해 늘 기름져있던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영균이의 눈빛은 초점이 없었다. 질문이나 대화도, 웃음도 없었고, 희망과 행복을 읽을 수도 없었다. 탈무드의 격언처럼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도 급했다. 그전에 아이가 굶어 죽을 것만 같았다. 단 한 순간의 행복도 맛보지 못할 것만 같았다. 2009년 9월 경상남도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11명의 3학년 첫 제자들을 만났다. 젊은 남자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은 나를 참 좋아해주었다. 나에게 온갖 시시콜콜한 질문들을 쏟아내었고, 기대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재잘대었다. 그러나 영균이 만큼은 내게 오지 않았다. 질문도, 대화도, 웃음도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스스로 씻는 방법을 알려주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대화하며 먼저 마음의 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고, 덧셈을 하지 못했고, 한글을 잘 읽지 못했기에 시간을 내어 정성스럽게 가르쳤다. 하지만 변화를 찾을 수 없었고 나는 그 원인을 아이에게서 찾고자 하였다. 다그치고 달래기를 반복했다. 한글 쓰기 숙제를 잔뜩 내고 문제를 풀렸다가 화를 내고,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그 후에도 영균이는 여러 차례 더 똥을 쌌다. 소풍을 다녀오던 날에도, 학예회 날에도, 수업을 하다가도 영균이는 바지에 똥을 쌌고, 내가 발견하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샤워실에서 아이를 씻기고, 유치원에서 옷을 빌리는 일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아무리 가르쳐도 변하지 않는 영균이에게 점점 짜증이 밀려왔다. 신규 교사였던 나는 아이가 싼 똥을 치우는 일에 점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발령받은 지 한 달쯤 된 어느 날, 교무부장 선생님과 함께 읍내를 돌아다니며 한 아이를 찾게 되었다. 영균이의 형 정균(가명)이는 벌써 여러 차례 가출을 했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길에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살펴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정균이의 소식은 며칠 후 경찰서에서 온 공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인적이 없는 새벽시간, 다른 학교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들의 문을 열어 천 원짜리 몇 장과 담배를 훔치다 잡힌 것이었다. 교무부장 선생님의 노력으로 다시 학교에 나오게 되었지만 정균이는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찾아 부산으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가출했다. 이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영균이를 특수교육 대상자로 신청해야겠다고 하셨고, 부모의 동의를 얻기 위해 함께 영균이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께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를 대접받았다. 공사 현장에서 팔이 골절되어 일을 쉬고 계신 아버지께서 교무부장 선생님의 설명을 전부 들은 후 동의서에 서명을 하셨고,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한참을 멍하니 생각했다. 충격적이었던 영균이의 집안 모습과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기력한 할머니와 아버지, 가난을 이기지 못해 3형제를 버리고 떠난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찾아 집을 나선 그의 형과 어머니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영균이와 어린 동생. 또래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보살핌에 대한 안도와 부모의 사랑을 통해 얻는 작은 행복과 사랑을 모른 채 초점 없는 눈빛으로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어린 영균이에게 나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무엇을 위해 교육해야 할까? 어쩌면 지금의 영균이에게 한글을 바로 읽고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구구단을 외워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은 오히려 영균이에게 교육과 사랑이 아니라 고통일 것 같았다. 한 없이 작은 그 아이에게 절망을 더하고, 무기력을 주고, 자존감을 빼앗는 일일 것 같았다. 토요일 수업을 마친 후, 영균이를 읍내 중국집으로 데려갔다. 그 언젠가 엄마를 만났을 때 짜장면을 먹어본 후로 한 번도 짜장면을 먹어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햄버거나 피자, 치킨 혹은 짜장면이 가장 맛있다고 말할 때 침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일 연필과 지우개가 없어 멍하니 앉아있던 영균이에게 왜 필통을 가지고 다니지 않느냐며 화를 냈던 내 행동을, 마음 속 깊이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며 필기구들을 사주었다. 집으로 데려다 주던 길, 영균이는 처음으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다. 다음 해 나는 영어와 체육 전담을 맡았고, 여전히 나의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또 다음해 5학년이 되던 아이들의 담임을 다시 맡았다. 영균이는 더 이상 똥을 싸지도 않았고, 친구들과 조금씩 대화를 시작했다. 여전히 나는 다른 아이들 모르게 가끔 읍내로 데리고 나가 먹고 싶은 음식을 사주거나 필요한 용품들을 사주었다. 그때마다 영균이는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지만 나는 오히려 미안한 감정이 더욱 커졌다. 그 해 나는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키우며 기저귀를 갈아주고, 때마다 분유를 타 먹이고,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며,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아내와 사진을 찍으며 기뻐했다. 서툴지만 그렇게 부모가 되어 가는 나에게 영균이는 여전히, 아니 점점 더 아픈 손가락이고, 안쓰러운 내 아들이었다. 여러 선생님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다시 6학년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갔다. 3년 간 담임을 맡는 것을 우려한 교장선생님께 영균이 만큼은 초등학교 졸업까지 꼭 책임지고 싶다는 말씀으로 설득했다. 영균이도 나에게 안심의 눈빛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체육담당 선생님과 특수 선생님의 노력으로 영균이는 그해 열린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남자초등부 T20 100, 200m에서 우승하며 2관왕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의 가정 상황을 알게 된 여러 단체에서 격려와 함께 장학금을 전달하였고, 비로소 영균이의 수줍은 미소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감이 생겼고, 미소를 지었으며 친구들 앞에 조금 더 당당해지려 했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고, 작은 행복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학력평가가 한참이었던 그 시절, 특수교육 대상이었음에도 영균이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말 공부를 위해 학교에 나왔고, 가을 배구대회 준비 기간에는 주전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자신의 역할이 공을 주워주거나 서브 연습이 전부였음에도 역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훈련에 참가했다. 3년의 담임, 4년의 동행을 마치던 날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향이 있는 타시도로 전출 발령이 났기에, 이제 서로 만나기가 어렵게 된 사실을 알고 있던 제자들도 함께 울었지만 영균이는 이를 꽉 물고 눈물을 참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정리가 끝난 후, 영균이가 교실에 홀로 앉아 있던 나를 조용히 찾아왔다. 그때서야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선생님, 감사했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허리를 깊이 숙여 절을 했다. 그런 영균이를 부둥켜안고 다시 한참을 함께 울었다. 어쩌면 영균이를 향한 내 마음은 성숙하지 못한 교사의 판단이었을지 모른다. 쓰러져 가는 아이의 집과 언제 어떻게 쓰러질지 몰라 불안한 영균이에 대한 연민의 정이었을지 모른다. 젊은 혈기에 다해주고 싶었던 마음은 오히려 자만심일수도 있었다. 추운 날조차 발목이 훤히 드러나는 얇은 옷을 입던 영균이의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았어야 함이 분명함에도 할머니와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깊이마저 가벼이 여겼고, 자녀에 대한 그 안타까움을 헤아리지 못했다. 아이가 가진 상처에 쉽게 접근했으며, 내가 감히 그 폭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영균이의 삶과 희망에 대한 의지를 쉽게 단정했다. 다만 변명이라면 언젠가 스스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게 해주더라도, 지금 당장 작은 기쁨과 만족만이라도 알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작은 생채기를 즉시 치유해주어야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 같았고, 그 작은 기쁨과 만족이 더 큰 행복을 갈망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던 영균이의 마지막 모습은 큰 여운으로 남았다. 나의 자만심일 수도 있었던, 측은했던 사랑이었음에도 영균이는 스스로 성장했고, 스스로 희망과 용기를 찾았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그렇게 부모가 되어갔던 것처럼, 서툴고 오만하게 판단했음에도 그렇게 내가 교사가 되어가고 있음을 오히려 영균이가 깨우쳐준 것이다. 아직까지 초심을 잃지 않도록 매일 다짐을 새로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사랑을 베푸는 꿈을 꾸고 희망을 찾는 일 모두 영균이에게 배웠다. 이제 성인이 되어 마음의 온도가 더욱 따뜻해졌을 영균이를 꼭 다시 만나 이 감사함을 고백하고 싶다. 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교사가 되어간다고,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이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금상 수상자 수상 소감 -짊어져야 할 책임감에 눈 떠 초임 시절, 영균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아프게 하던 아이였습니다. 뜨거웠던 열정과 미숙하고 서툴렀던 교육 방법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했고, 좌절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완벽하지 못했던 그 경험들 속에서 앞으로 짊어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조금은 눈 뜰 수 있었습니다. 이 미안함과 감사함을 덤덤하게 고백해보고자 했던 수기가 금상으로 선정되어 큰 기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10년의 교직생활을 모두 6학급 이하의 시골학교에서만 보냈습니다. 매년 만나는 아이들 중 누군가는 상처를 지니고 있었고, 그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사랑을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용기와 웃음을 주는 일,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일보다는 그 아이들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만을 생각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꺼내기 쉽지 않았던 영균이 이야기를 망설임 끝에 세상 밖에 내놓으며, 늘 곁에 있어 든든하고 따뜻한 교사로 성장하겠다던 처음의 그 마음 다시 한 번 다잡아봅니다. 그리고 꾸준히 안부를 전해주며 큰 힘과 용기를 주는 사랑스러운 제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2014년 3월 1일 아직 겨울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날, 자천초 보현분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전교생 3명(1학년 2명, 2학년 1명)에 교사 1명인, 소규모 학교 중에서도 소규모 학교…. 발령지로 가는 발걸음은 설레임 반, 걱정 반이었다. 사실 저학년은 처음 가르치는 것이었고, 전교생이 다문화 아이들인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며칠 간의 적응이 끝나고 아이들의 등하교길이 먼 것이 걱정돼 출퇴근을 같이 하기로 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저학년답게 호기심도 많고 할 말도 정말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학교도 어린이집처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것과 자기들은 베트남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1학년 수업’을 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배웠던 애국가인데, 정말 꼼꼼하게 그렸던 태극기 인데, 베트남 사람이라니. 너무 당황스러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엄마도 베트남 사람이고 자기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베트남 사람과 더 많이 닮았으며, 어린이집에서 친구들도 자신들을 베트남 사람이라고 계속 불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수습할 방법이 필요했다. 일단 아이들에게 우리는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말했다. 모두 우리나라에 살고 있으니 그렇다는 궁색한 변명 같은 설명을 하고 말았다. 그때부터 많은 생각과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베트남 말을 전혀 모르는 아빠와 한국말을 조금 알고 있는 엄마 사이에서 아이들의 언어 발달은 같은 또래의 1학년들보다 뒤처지고 있었다. 언어 습득은 모방과 조건화에 의해 이루어진다는데 아이들이 처한 환경은 이것과는 멀기만 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사회성의 부족이었다. 아이들은 학구 내 각각 다른 마을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 마을에 어린이라고는 혼자뿐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는 동질성 부족, 그리고 남을 위한 배려나 양보에 익숙해질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이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고 우리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우리나라’ 사람임을 느끼게 하는 정체성 교육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과 부모님,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성 기르기 project’, ‘자연과 하나 되는 우리’, ‘우리 마을 사람들 보현별빛가족’ 활동을 구상했다. 먼저, ‘사회성 기르기 project’를 수행하기 위해 동물 돌보기와 공동교육과정을 계획했다. 동물 돌보기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유기동물 입양 앱(APP)을 활용해 학교에서 키우기 적합한 동물을 함께 찾고 아이들의 공동명의로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유정란과 조류부화기를 활용해 직접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돌보기로 했다. 우리가 입양하기로 한 강아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스에 담긴 채 도로 위에 버려졌다고 했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온통 검은색이라 저학년답게 검둥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검둥이의 슬픈 사연을 듣더니 이제 검둥이 언니, 오빠는 자기들이라며 세심히 돌보고 함께 놀아주는 사이가 됐다. 조류부화기 속의 유정란에는 태어날 병아리들에게 각자 지어주고 싶은 이름과 예쁘게 그린 그림으로 꾸며주고 병아리들이 나올 날만 기다렸다. 또 하나의 과제인 공동교육과정은 합주, 체험활동, 교육과정 중 단체 활동이 필요한 과정을 적절히 안배해 주1회 본교에서 진행하기로 협의하고 아이들에게 적용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우리 마을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진행한 ‘자연과 하나 되는 우리’ 활동은 넓은 분교장 유휴지를 활용해 텃밭 가꾸기 활동과 학교 앞 보현천 정화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진행했다. 시골 아이들이라 익숙한 식물을 가꾸는 것에 대해 둔감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각자 키우는 열매나 채소에 많은 관심과 정성을 기울였다. 보현천 정화 활동을 하겠다고 했을 때 학교나 가정에서 그다지 반기지는 않았다. 안전사고 우려와 가정에서도 험한 일을 시키지 않는데 꼭 그걸 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을 뒤로 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 옆 마을 회관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는 줄 아시고 구경까지 나오셨다. 예상치 못한 일도 생겼다. 아이들의 활동 횟수가 점점 늘어나자 구경하던 어르신들께서 도와주신다고 함께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우리들만의 활동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우리 모두 같은 마을 사람, 같은 나라 사람임을 느끼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 학부모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안내하고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다문화 한울동아리 활동에 응모했다. 작은 힘들이 모이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우리 마을 사람들 보현별빛가족’ 동아리는 다문화 한울동아리에 선정됐고 학생, 교사, 다문화 학부모, 일반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함께하는 활동을 실시했다. 오랫동안 교편을 잡다가 정년퇴임 후 귀촌하신 권숙희 선생님은 흔쾌히 아이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글과 우리 문화를 가르쳐 주셨고 틈틈이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아이들은 이웃 할머니가 학교에 오셔서 함께 책도 읽어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신다고 마냥 좋아했다. 자양면에 유일한 경찰인 조재호(경위) 치안센터장님은 아이들에게 들를 때 마다 요구르트를 사다주시면서 학교폭력의 나쁜 점, 긴급 상황 시 대처법 등을 알려주셨다. 아이들은 요구르트 경찰 아저씨가 왔다며 항상 반겼다. 영천시 청소년상담센터의 청소년 동반자 권정숙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존감 향상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운영, 학부모님에게는 화목한 가정을 위한 가족 상담을 진행해 주셨다. 또 본교 학부모이신 윤선우 학부모님은 미술 전공을 살려 아이들에게 미술 지도를 해주셨다. 덕분에 우리 장현이는 영천시 재해방지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대회에서 받은 상패는 지금까지 장현이의 보물 1호다. 교장 선생님은 부모님들이 서로의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베트남-한국어/한국어-베트남 회화책과 사전을, 아이들에게는 고운 한복을 선물해 주셨다. 아이들은 이 한복을 정말 좋아한다. 국제교류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해 대만으로 갔을 때, 아이들은 이 한복을 대만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몇 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행용 트렁크에 넣어 갔다. 그리고 대만 친구들에게 고운 빛깔의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 마을 사람들 보현별빛가족’ 다문화 한울동아리는 월별로 진행되는 간담회와 정기적인 봉사활동, 문화 교류 활동, 다문화 이해 활동, 한국어 교육활동을 통해 지역과 하나 되는 우리 마을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주고받고 성숙해 질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2015년 장현이 동생, 소영이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이제 우리는 전교생이 무려 4명이다. 새해가 되어도 우리는 지난해와 변함없이 우리가 하던 활동들을 꾸준히 했다. 검둥이와 갈둥이 돌보기, 이제는 큰 닭이 된 병아리들 모이주기, 텃밭가꾸기, 보현천 정화하기, 동아리 활동하기 등 분교장의 하루는 정말 빨리 지나갔다. 이러한 활동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주변의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다양한 곳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보내줬다. 덕분에 아이들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아이들은 검둥이와 함께 TV 방송에 나왔던 장면을 쑥스러워하면서도 다시 볼 때 마다 뿌듯해 한다. 2년 동안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는 시험 치듯 조목조목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분교장에서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는 검둥이와 병아리들을 동생처럼 돌봐주어야 한다는 사실, 본교에서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에 우리가 빠지면 공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어떤 작물이든지 우리 마을에서는 잘 자란다는 ‘청정 자양’에 대한 자긍심,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마을을 깨끗하게 하는 즐거움, 함께 공부하고, 함께 놀아주는 지역 어른들은 우리의 소중한 인연이라는 사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우리 엄마도 영천이 고향인 이장님도 모두 우리 마을 사람이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제 학교는 매일매일 가고 싶은 곳, 내가 사는 곳은 사랑하는 나의 고장, 나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우리 아이들은 자신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금상수상자 수상 소감 -모두의 꿈과 삶이 풍족한 학교가 되길 기대하며… 선생님이 되기 전 영화 ‘선생, 김봉두’를 본 적 있습니다. 한 명의 선생님과 아이들 몇 명만 있는 학교, 이리 저리 충돌하며 성장하는 선생님… 영화에 나올 법한 환경이 선생님이 되고 십여 년이 지난 후 나에게도 다가왔습니다. 홀로 분교에서 생활하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간단한 일이지만 매 순간 분교 전체의 일들을 혼자서 결정해야 했고 수업과 행정,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의 중요성도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직에서 연륜의 중요성과 교장, 교감 선생님의 큰 역할도 느꼈습니다. 돌이켜 보면 무엇보다 크게 깨달은 것은 뻔한 이야기지만 ‘교육은 결코 교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마을 어른들 모두가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고 힘을 합칠 때 학교는 아이들에게는 오고 싶은 곳, 부모님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역의 미래를 키우는 곳, 그리고 선생님에게는 아이들과 즐겁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교직 생애에서 다시 없을 것 같은 매우 값진 경험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오늘따라 무슨 일이든지 침착하게 차근차근 풀어가는 장현이, 새침 떼기 가은이, 표현력 대장 예진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소영이 그리고 보현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 검둥이와 갈둥이 모두가 많이 보고 싶어지는 하루입니다. 교단을 떠나는 날까지 모두의 꿈과 삶이 풍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수원수목원이 조성될 일월공원. 이 공원엔 일월호수(율천동, 구운동 일원)가 있다. 지금도 인근 주민들의 산책과 휴식공간으로 환영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원의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일월호수엔 봄이 얼마큼 왔을까?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우리 아파트에선 아직도 겨울 느낌이 든다. 그러나 오늘 보니 수양버들이 연두색을 띄기 시작했다. 가지에 물이 오르기 시작한 것. 일월호수로 나가 본다.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 것은 입구의 노오란 산수유꽃. 산수유꽃은 봄의 전령사라 할 만하다. 꽃봉오리가 맺혀 있다. 그리고 봄바람. 아직 차갑지만 어제의 그 바람이 아니다. 몸을 웅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펴게 한다. 호수를 거쳐 오는 바람은 시원하기까지 하다. 산책객들의 봄은 옷차림에서부터 온다. 겨울옷이 더워 보인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어린이들이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산책로 주변의 밭을 보았다. 부지런한 농부들은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이미 밭을 일구어 놓았다. 땅을 파서 갈아엎고 이랑과 고랑을 만들어 놓았다. 이제 좀 있으면 파종을 하고 모종을 옮겨 심을 것이다. 여기에 오이, 토마토, 고구마, 감자, 가지 등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농부들은 일 년을 내다본다. 농사처럼 시기가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잡초를 막기 위해 비닐을 덮어 놓은 밭도 보인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 비닐, 농약, 비료를 쓰지 않을 수는 없을까? 성균관대학교에서 사용한 물이 정화되어 유입하는 다리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우와, 여기는 물 반, 고기 반이다” 팔뚝만한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 순간, ‘사람이 주는 새우깡이 물고기 생존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호수에선 오리, 물닭이 유영하고 해오라기, 왜가리,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뿔논병아리. 민물가마우지를 보았다. 야외공연장에 도착했다. 나무에 핀 하얀 꽃이 눈부시다. 매화꽃이다. 아내는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란다. 남쪽 지방에는 이 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이다. 수원은 이제 매화꽃이 피기 시작했다. 만개한 꽃보다 꽃봉오리가 더 귀엽게 보인다. 벌들이 꿀을 찾아 꽃에 모여든다. 호수를 배경으로 기록사진을 남겨본다. 매화꽃을 보며 열매인 매실을 떠올려 본다. 잠시 후 눈부신 장관이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 비탈 언덕에 큰개불알꽃이 군락을 이루었다. 누가 이것을 옮겨 심었을까? 아니다. 자생한 것이다. 작년보다 군락 면적이 다섯 배 정도는 늘었다. 이 꽃은 명칭이 특이해 이름을 외우고 있다. 아내는 꽃의 이름이 명칭 때문에 ‘봄까치꽃’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꽃의 크기는 너무도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던가? 이 꽃을 자세히 보려면 엎드려야 한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열중하니 지나가는 산책객이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 이 꽃의 군락을 보고는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핸드폰을 꺼낸다. 꽃을 촬영하는 어느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이 군락에서 공생하는 꽃이 있다. 노란 민들레꽃이다. 꽃 색깔이 진하다. 민들레꽃 형제도 있고 삼형제도 있다. 의좋게 피어 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민들레꽃이다. 인근 논둑으로 갔다. ‘봄’하면 그래도 냉이다. 어렸을 적에는 누나 여동생과 냉이를 캐러 다녔다. 겨울을 이겨낸 지금의 냉이가 향내가 진하다고 들었다. 나도 몰래 노래가 흘러나온다. “푸른 잔디 풀 위로 봄바람은 불고 아지랑이 잔잔히 끼인 어떤 날, 나물 캐는 처녀는 언덕으로 다니며 고운 나물 찾나니” 이상하게 ‘봄 처녀’는 귀에 익은데 ‘봄 총각’은 낯설다. 아내에게 퀴즈도 낸다. “여보, 조금 나왔는데 많이 나왔다고 하는 것은?” “쑥!”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배수구를 지나 둑 아래로 왔다. 일월 행복 텃밭이다. 여기에선 도시농부가 꽃과 농작물을 가꿀 것이다. 목련이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울 준비를 했다. 카메라로 목련과 푸른 하늘, 흰 구름을 잡아본다. 마치 한편의 그림 같다. 오늘 일월호수에서 봄을 찾아보았다. 봄은 우리 곁에 벌써 와 있었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 자연을 함께할 수 있어 시민들을 행복을 느낀다. 일월호수는 우리를 언제나 반겨준다. 오늘 봄을 보았다.
행복이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하며, 불행의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모 방송프로그램 방영된 ‘세상에서 가장 험한 등굣길’을 시청해보면, 세계에서 위험하고 험한 등굣길을 소개해주면서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기위해 새벽이 일어나 배를 타거나 강을 건너는 등 그야말로 철인3종 경기나 다름없는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기꺼이 학교에 다다른다. 이처럼, 위험한 등굣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움에 대한 열망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지혜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현실은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학교가 있을 정도로 집에서 학교가 가까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발표되는 행복과 관련된 수치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2018 UN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나라별 행복도 순위에서 1위 핀란드, 2위 노르웨이, 3위 덴마크, 한국은 57위였다. 또한,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기대수명은 높지만, 사회관계나 사회적 자율성(선택의 자유) 항목에서 하위권을 차지했다. 즉, 한국은 사회관계와 선택의 자유측면에서 행복을 제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며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성격이 강하다. 어떤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학생들은 성적이 향상되거나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칭찬을 받았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학교생활에서의 행복의 바탕에는 교사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기본으로 깔려 있는 셈이다. 그럼,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행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까? 무엇보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의 인격, 교사의 수업,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야 된다. 현실은 어떨까? 초, 중, 고에서 2015개정교육과정의 도입·적용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교육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고3이 되는 순간 막막한 입시 현실을 개탄스럽게 한탄하게 된다. 교육과정과 따로 별도의 암기위주와 EBS연계출제인 수능위주의 입시를 준비해야만 한다. 수시 위주인 학생부종합전형 등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며 상위권 학생들만 본인이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형편이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상급학교 진학만이 행복은 아니다.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추억을 만들거나 구성원들과 좋은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여건이면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학교를 바라보는 교사는 어떨까? 교사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학교는 행정업무가 없으며, 법정수업시수가 적어진다면, 오로지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을 위해 연구하고 배움을 삶과 연계시켜 학생들이 살아가는 인생이 기쁨과 만족감으로 여물게 할 것이다. 학생들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하루 종일 마주하게 되는 교사는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교사가 학교 내에서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생들은 담임교사, 교과교사의 역량에 영향을 받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학교에서 경험하고 행복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물론, 행복한 학교를 위해 학부모의 역할도 너무나도 중요하다. 자녀가 어떤 경우 학부모는 행복을 느끼는지 물어보면 “내 자녀가 성적이 남들보다 탁월하거나 우수하면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학교가기 좋아하고 다녀온 이야기 보따리를 펼칠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행복은 저 멀리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의 차이가 상대적인 정의를 지닌다. 가령, 학생이 성적이 우수하여 성적우수상을 받거나, 학부모가 학부모총회에서 임원으로 선출되거나, 교사가 스승의 날 표창을 받는 경우만 행복하지는 않는다. 여지껏 우리는 교육에 존재하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해 소홀히 생각했다. 학생이나 교사는 서로 바라보고 눈만 마주치더라도 ‘씨익’ 웃을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끼며, 학부모는 학교와 소통이 자연스러울 때 학교에 대한 불신에서 믿음으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행복한 학교는 ‘소확행’에서 시작하자. 작은 행복이 쌓여 태산 같은 행복이 된다.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 소중한 인격체로 존재하는 학생들이 살아가는 인생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학생에게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인 자존감과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정체성을 높여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그동안 꾸준히 상승했던 고졸 취업률이 하락하고 있다. 최저점을 찍었던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직업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중·장기 계획 수립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본지는 직업교육 현장 교원들과 전문가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좌담회를 2회에 걸쳐 진행한다. 1차 좌담회에는 이병욱 충남대 기계금속공학교육과 교수, 이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배동윤 부산 대광발명과학고 교감, 최문구 서울 영등포공고 교사가 참여했다. ―정권 교체 시 정책 전환에 따른 혼선이 문제다. 배동윤 = 하나의 정책이 시행되면 그 준비 단계부터 정책 발표, 학교현장의 적용 과정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문제점 보완 등 많은 시간과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학생, 학부모들과 연관된 정책인 경우 꼭 지켜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년을 거쳐 겨우 정착해가고 있는 정책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고 바뀐다면 부작용의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기업 등에 전가된다. 정책의 변화는 충분한 시간과 연구, 분석을 통해 신중에 신중을 거쳐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최문구 =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한 국가 기간산업에 참여하는 노동인구 확대 전략과 청년취업 및 창업을 위한 활성화 방안 등 전략 아래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장의 업무가 늘고 있다. 성과 위주로 변질 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리고 현재 어떤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한 뒤 여기에 다른 정책이 추가됐을 때 어떤 문제가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병욱 = 직업계고의 정책은 비교적 지속성을 가지고 계속 유지·발전해 온 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참여 정부 때 만들어진 정부부처들 간 직업계고 지원 사업, MB정부 때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의 한 구성 요소였던 마이스터고 정책, 글로벌 현장학습 지원 사업, 전 정부 때 국가직무능력 표준(NCS)에 기반한 교육과정 도입, 일학습병행제의 중등단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제도가 그것이다. 현장실습에 나간 직업계고 학생을 학습자로 볼 것인지, 근로자로 볼 것인지, 학습과 근로를 병행하는 학습근로자로 봐야 하는지 등 관점에 따라 정책이 수정 변화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래도 다른 교육정책에 비해 직업계고와 관련된 정책은 지속성과 일관성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최근 교육자치 확대로 인해 시·도교육감들의 직업교육에 대한 시각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수정 = 일반계고 정책은 학생들의 대학 진학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직업계고 정책은 ‘school to work’의 이행을 지원하는 정책이므로 보다 많은 시간과 지원을 요구한다. 즉 현장에서 충분히 이해되고 정착되기도 전에 여러 정책이 혼재돼 소개되다 보니 점진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백화점식 사업화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어 혼선을 초래한 면이 없지 않다. 새로운 직업계고 정책이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와 경제변화, 정권 변화에 따른 교육목표 설정에 따른 직업계고 정체성과 인재양성 비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 간의 역할과 행정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그리고 이후 학교와 기업의 역할과 책임 설정하고, 교사 또는 기업·현장교사 연수 또는 교육을 진행해 하나의 정책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돼야 한다. ―끝까지 지속되길 바라는 정책을 꼽는다면. 배동윤 = 중등 직업계고 학생 비중 확대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직업계고 입학 정원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직업계고 학생 비중을 2015년 19%에서 2022년까지 30% 수준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현재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 사업’으로 명칭이 바뀌어 진행 중이다. 최문구 =‘선취업 후학습’과 ‘일학습병행제’는 아주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단순히 직업계고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 경제적인 도움과 자존감 고양에 큰 도움이 된다. 이병욱 =‘직업계고 비중확대 정책’,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 사업’, ‘마이스터고’, 그리고 참여정부 때 나온 각 정부부처가 소관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지원 사업 등은 어느 정권이라고 하더라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줄 필요가 있다. 이수정 = 직업계고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기초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계고’와 같은 사업, 그리고 학생들이 학점제 도입으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정책의 내실을 기한다면 좋을 것이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마이스터고 정책 등은 지속돼야 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선취업 후학습 경로를 개발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꾸준히 지원해줘야 한다. ―그 정책을 꼽은 이유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배동윤 = OECD 평균 직업계고 학생 비중이 47%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중등 직업계고 학생 비중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수년 내 우리나라 산업 분야의 기능 인력 부족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전문 기능 인력 양성을 위한 로드맵과 정책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가 현저히 떨어지고 전국적으로 신입생 미달 현상이 팽배한 상황에서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산업 기능 인력 양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로 개편하는 것은 향후 균형적인 인력 양성에 문제가 생길 여기가 크다. 그 문제를 깨달을 때는 이미 늦고 개선하기에는 또다시 많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차원의 필요한 기능 인력 양성 및 유지를 위해서 OECD 평균을 따라갈 수 있는 직업계고 학생 비중의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문구 = 일반계고 진학을 고려하던 학부모들이 직업계고로 선회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선취언 후학습’으로 진학해 등록금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학습병행’으로 기업의 인력양성과 안정적인 노동 인력확보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좋다. 이병욱 = 교육의 지방자치는 마을공동체화를 통한 다양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및 지역 주민의 참여에 의한 교육의 질제고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직업교육은 국가 산업 정책과 발전 전략, 각 산업 부문 인력의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 안정적 양성과 배분, 활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가차원에서의 인적자원 개발과 관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수정 = 직업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어 학교와 그 외의 다양한 기관에서 병행돼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의 학습과 산업체에서의 훈련은 직업교육에서 중요한 두 가지 축이 될 수 있다. 각각의 특징이 명확하고 장점이 있어 유기적으로 이뤄질 때 학생과 기업이 ‘윈-윈’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숙련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직업계고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키우고 숙련자로 성장시키는 등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다양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좋은 정책의 지속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배동윤 =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시행 단계에서 문제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즉시 개선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최문구 = 이전 정권에서 진행됐던 정책에 대한 객관적이고 비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 직능원 등 연구기관의 자료를 분석해 수정 보완하는 쪽으로 정책을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방법도 매우 좋다고 본다. 도제학교의 경우 장점이 분명하기에 담당교사들의 과중한 현장 출장업무, 기업 발굴 등을 개선한다면 아주 좋은 정책으로 정착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현장교사와 기업들로부터 잘 듣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병욱 = 학생, 산업체, 국가 모두가 편익을 얻을 수 있도록 각 주체들이 참여한 정책의 발굴이 이뤄져야 하며, 현장 착근을 위한 지원 가능한 수단 확보와 배분도 중요하다. 특히 국가정책을 학교 현장으로 전달하는 ‘전달 체계’의 역할 재정립과 전문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직업교육은 산업체와 학교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매개 조직이 필요하나 한국의 실정에서는 이러한 매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산업이나 협회가 부족하다. 선진국에 비해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그 역할은 미비하다라고 볼 수 있다. 이 역할 가운데 중 하나인 시·도교육청의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 이수정 = 정부부처·학교·유관기관 등 직업교육 거버넌스가 체계적으로 설정돼야 한다. 각 주체의 역할과 지원 사항이 명확히 제시돼야 어떤 부분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할 때 그 원인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이 때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가 구축될 필요도 있다. 그동안 직업교육 뿐 아니라 많은 정책들이 개념적으로만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실행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직업계고 정책의 경우 여러 부처 또는 유관기관이 협력 하에 이뤄져야 하는 정책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시행 상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노력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책 지속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