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56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권치순 서울교대 명예교수가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제13대 회장으로 지난달 29일 취임했다. 권 회장은 서울 인창고와 홍익고 교사, 한국교육개발원 과학교육연구실장, 서울교대 교수를 지냈다.
대구교총(회장 이종목·사진 오른쪽)은 대구교육청(교육감 우동기)과 20일 시교육청 본관에서 ‘2016 정기 교섭·협의 조인식’을 가졌다. 주요 합의 내용은 △자율연수비 지원 △교권침해 예방 △성과평가제 개선 △유치원·학교 보건 인력 배치 및 증강 △영양교사 업무 경감 등 총 21개항이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 한재덕 교사가 12월 27일 충청남도교육청 김지철 교육감으로부터 교육감 표창을 수상했다. 한 교사 그동안 충청남도교육청 모니터단 요원으로 교육정책의 비판적 감시자이자 충실한 점검자로서 충남교육발전에 기여한 공이 인정되어 이번에 표창을 받았다. 모니터 요원은 교육정책과 학교생활을 모니터링하고 개선사항과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으며,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충남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오랜 교직 생활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야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지만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은 주로 학부모와의 관계였다. 학생 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 그러니까 교권이 어느 정도 살아 있을 때는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교사의 말 한 마디가 영향력이 있었기에 교사의 지시나 훈육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는 한 술 더 떠서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 심지어 1학년인 어린 아이들까지 자기주장은 분명히 한다. 요즈음 날씨가 추워서 교실 출입문을 열어 놓으면 신경이 많이 쓰인다. 아이들은 꼬리가 길어서 대부분 일단 밖에 나가면 문을 다시 닫는 경우가 드믈다. 오죽하면 ‘반드시 뒷문으로만 다닙니다’, ‘문을 꼭 닫아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를 크게 붙여놓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며칠 전에는 문을 열고 가는 아이에게 “문 좀 닫아줄래”라고 얘기했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선생님, 왜 그걸 제가 닫아야 해요?” 우리 반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아이였는데 창문 바로 옆에 앉아 있길래 부탁들 했더니 자기가 열어 놓은 것도 아닌데 왜 자신이 닫아야 하냐며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거절을 하고 말았다. 하도 기가 막혀 나이 어린 아이와 얘기하는 것이 좀 그래서 당장 아이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다. “00어머니, 제가 오늘 이런 일이 있었네요. 좀 당황스러웠어요. 저도 지도하겠지만 가정에서도 꼭 인성교육에 신경을 써주세요.” 전화를 끊고 나니 느낌이 별로였다. 아이 어머니의 반응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휴, 죄송합니다. 제가 잘 지도할게요”라는 반응을 기대했는데 유쾌하지 않은 목소리에 얼른 전화를 끊었으면 하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만큼 아이도 되는 것 같다. 가정에서의 올바른 가정교육이 정말 중요한데 요즈음 신세대 부모들은 훈육에 인색한 것 같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주어야 하는데 상당수의 부모들이 마냥 사랑으로 감싸는 '익애(pampering)'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교사가 늘 학생에게 긍정적인 피드백만 해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다양한 교육현장 상황에서 그럴 수 없다. 때로는 훈계도 필요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그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지도하려고 하면 문제를 삼는 학부모들이 있기에 단위학교에서 적극적인 생활지도를 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남편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에게 자꾸만 자녀 교육을 미루고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를 다른 아이들에게 기죽이지 않으려고 훈계를 하는 데 소홀한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고 있다.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올바른 행동을 하기 때문에 교사의 입장에서도 교육하기에 부담이 없고 정이 간다. 솔직히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정에서 제대로 양육하지 않고 담임교사가 문제 행동을 지적하면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교사를 코너를 몰아넣어 힘들게 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오랫동안 학교폭력 업무를 맡아 왔기에 그런 상활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사실 나도 ‘좋은 교사’가 되고 싶은데...... 새해에는 대한민국의 많은 학부모님들이 좀 더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특별히 인성 교육에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웃어른께 인사를 잘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강박적으로라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것 이다. 가령 아파트에서 뛰는 행동, 지하철이나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행동, 아무 곳에나 휴지를 버리는 행동 등 사소한 것 같은 그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꼭 알려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도 그것이 잘못된 행동인지 분간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이 삼위일체가 되어 서로 협력하고 도와주고 가르치며 배우는 그러한 교육 현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 제29회 동문들이 조직한 '아름다운 장학회'가 12월 28일 모교에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김대중 동문과 조희일 동문은 한승택 교장선생님을 찾아 모교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을 전달했다. '아름다운 장학회'는 해마다 모교의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장학금을 기부하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서령고 한승택 교장은 “동문들의 장학금 기탁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후배들이 선배님들과 같은 사랑과 희생의 정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교육부가 충실한 새학기 준비를 위해 교육청 별로 현행 3월 1일자 인사 발령을 2월 1일자로 앞당겨 실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일선 교육청들은 유보적 입장이어서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교육청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제주와 세종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가 당분간 2월 1일 인사 발령을 도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세종시는 신설 도시의 특성상 일방전입이 많아 다른 교육청과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시·도들이 시행 의지가 없고 교육부도 뚜렷한 지원 계획을 내놓지 않아 2018년 시행도 어려운 상태다. 제주도교육청은 2018년부터 2월 1일자 인사발령을 시행하는 것을 잠정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돌입했다. 최근 모든 일선학교에 ‘2017학년도 학사일정을 2018년 1월까지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수립하고, 2월에는 전 교직원이 출근하는 교육계획 수립 주간을 운영하라’는 내용의 안내공문을 보냈다. 또한 2017년 3월 1일자로 인사 이동이 예정된 교원에 대해서는 2월 한 달 간 기존학교와 부임 예정 학교에서 겸임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생활지도는 기존 학교에서, 교육계획 수립과 관련한 업무는 부임 예정 학교에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해당 교원에게는 이동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장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2월 1일자 인사 발령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2월 중에 새 학기 학교 운영계획을 확실히 수립할 수 있도록 교원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청들은 큰 제도적 정비 없이 현 상태에서 2월 1일자로 발령을 내는 것은 실익보다 혼란이 클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월 1일자 발령을 하려면 모든 일선 학교의 학사일정이 그 전에 끝나야 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고, 교장 임용제청 절차 등 인사 시스템과 관련 법령 등 개정사항이 많아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가 해결돼도 2월에 교사가 타 학교로 자리를 옮기면 한 달 간 학생 생활지도에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충북, 전북 등 다른 교육청 관계자들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3월 1일자 발령 사항을 교원들에게 조기에 알려줄 수 있도록 지침을 일찍 정해달라는 게 교육청의 요구였는데, 교육부가 발령일자 자체를 앞당기는 방안을 공표해 당혹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A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회의에서 교육청 담당자들이 요청한 건 발표를 일찍 할 수 있도록 관련 사항을 일찍 확정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교육부가 한 발 더 나가 인사 발령 자체를 앞당기겠다는 안을 들고 나왔다"며 "그 때도 교육청 담당자 중에는 반대 의견을 낸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발로 보도가 나간 후 올해부터 당장 시행되는 것이냐는 문의가 많다"며 "좀 더 신중히 추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현장 교원들 간에도 조기 인사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달 21일부터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약식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110명 중 52명(47.2%)은 '발표만 조기 시행', 40명(36.3%)은 '조기 발령'을 선택했다. '현행 유지'를 선택한 교원은 18명(16.3%)이었다. 경기 B초 교사는 "교원들이 바라는 건 자기가 근무할 학교를 일찍 파악해 학교 분위기를 알아보고, 이사 문제 등도 해결하는 것"이라며 "발령일자만 앞당기는 건 생활지도나 자율연수에 되레 방해만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충북 C초 교감은 "조기 종·졸업식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12월이나 1월 초에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등 모든 업무가 완전히 끝나야 한다"며 "학교마다 사정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시행하려면 연말 업무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2월 1일자 발령을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기 D초 교장은 "그동안은 새로 전입할 교사들을 1주정도 먼저 불러 신학기 준비를 했지만, 근거가 미약해 교사들이 출장비도 못 받고 두 학교를 오가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며 "2월 1일자 발령이 나면 좀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새 학기 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서울 E중 교사는 "지난해 1월 졸업식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업무 부담이 크지 않았고 2월 수업 결손도 줄일 수 있어 좋았다"며 "2월 인사도 시행한다면 새 학기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전 F고 교사는 "인사 발표 시기를 너무 앞당기면 선생님들이 기존 학교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질 수 있고, 발령 시기를 2월로 하면 변화에 따른 학교의 부담이 너무 클 것 같다"며 현행 유지 의견을 냈다.'정기 인사를 2월 1일로 앞당긴다'는 표현을 '발령'이 아닌 '발표'로 오인한 데 따른 혼란도 많다. 강원 G초 교사는 "매년 2월 중순이후에 발표되던 것을 2월 초로 당긴다는 의미로 알았다. 주변 선생님들도 다들 그렇게 알고 있다"며 "그래서 해당 기사에 교육부를 칭찬하는 댓글까지 남겼는데 발령일자 자체를 옮기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을 발표를 일찍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처음엔 찬성 의견이 절대적이었는데, 요즘은 반대 의견도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특히 방학 중 자율 연수 단절, 담임·보직 수당 지급 여부, 종업식 이후 수업료 책정 등에 관한 우려 섞인 문의가 많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인사 시기 조정은 교육청이 자율로 정할 사항"이라며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의 근평 기간을 조정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법령 개정도 필요 없는 만큼 상반기 중 관련 사항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에 축제와 동아리발표대회를 결합한 새로운 축제가 정착되고 있어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산 서령고가 제29회 ‘서령제 및 동아리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손상훈 총학생회장은 모시는 말씀에서 "2016년의 끝자락에 올라서서 한 해를 돌이켜보니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한 끼와 열정을 구체화 하는 학생들의 노력을 떠올리며 수고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 뒤, "그간 땀 흘리며 준비해온 여러분의 열정을 이번 동아리 발표대회를 통해 발휘될 것이라 믿으며 아울러 함께 개최되는 축제에선 학생들의 다양한 끼와 재능을 선보이는 자리가 되어줄 것이라 여기며 학업으로 인해 지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을 만들자"고 했다. 동아리전시회와 동아리발표대회에 이어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 오후 행사에서는 관악부 연주, 서령방송영상, 기타노래듀엣, 랩솔로, 성대모사, 1·2학년 랩대결, 퍼포먼스, 서산여고 FID댄스 순으로 진행됐다. 서령인의 끼와 재능을 맘껏 발휘한 시간이었다. 이어 진행된 폐회 및 뒷정리에서도 깔끔한 모습을 보여 한결 진화되고 성숙한 서령인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이번 서령제는 12월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번 축제는 동아리발표대회와 함께 진행되어 더욱 뜻이 깊다.
그동안 많은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있던 국정 역사 교과서의 미래가 드디어 결정됐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핵심은 '1년 유예'와 '국·검정 혼용'이다. 미지근한 결정이라는 비난이 도처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 차원에서는 장고 끝의 난산이긴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따른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현재의 어수선한 시국 정세 속에서 단일 '국정교과서 추진 강행'으로 밀어붙이기와 현 정부 내에서 '폐기'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이 뿐이기 때문이다. 원래 교육부가 국정 역사 교과서를 전면 적용하기로 대국민 약속을 한 기한은 2017학년도 3월부터 전면 적용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 이후 국정화 동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당장 내년 3월 국정교과서의 전면 적용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된 것은 사실이다. 대국민 약속을 했지만, 교육부로서는 숙고와 숙고를 거듭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빠진 것은 명약관화하다. 교육부는 시민단체, 국회, 교육청, 교육감, 교직원, 학부모 등 전 국민들의 의견과 여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것이다. 교육부가 애초 국정화 강행 입장에서 절충안으로 선회한 것은 국가 정책이라는 게 행정적 절차에 따라서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여타 많은 부수적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교육부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살릴 수 있는 '1년 유예'와 '국·검정 혼용'라는 교묘한 '출구전략'을 내놨지만 자칫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서 우려스럽다. 이번 교육의 조치로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교사와 학생들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내년 3월 국정 역사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 교과서를 주 교재로 사용하도록 하고, 2018학년도 3월부터 국·검정 교과서 중 원하는 교과서를 골라 쓸 수 있도록 하는 정부 방안이 학교현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내년에 수능을 치르는 현재 고2학생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국·검정 혼용에 따라 두 교과서를 모두 공부해야 하는 등 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느 한쪽 교과서 내용에 편중된 문제가 나올 경우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학교 교육이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과정으로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 교육은 교과서대로 이뤄지는 관행이 있어서 한국사 과목에서 무더기 복수 정답이 나올 우려도 없지 않다. 벌써 이번 조치에 대해서 진보 관련 학자, 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명쾌하게 '철회'를 선언하지 않은 교육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오히려 국민의 성난 민심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뜨거운 불깡통’을 돌리다가 임시로 상대방에게 맡긴 격이 된 것이다. 정치권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번 발표 당일 일부 시민단체들이 세종 정부청사 교육부 앞에서 대대적으로 시위를 한 바 있다. 특히 야권은 '1년 유예'는 사실상 강행을 위한 꼼수라고 강력 비판했다. 아울러 교육부가 1년 유예안을 선택해 공을 학교로 떠넘겼다는 비판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또 국·검정 혼용을 위해 검정교과서를 1년만에 다시 집필하라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검정 교과서의 졸속 집필을 방관하고자 한다는 비난이다. 물론 국정 역사교과서는 표면적으로 1년 유예로 결정됐지만 후일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내년 1년동안 연구학교에서만 시범 운영한다고 하지만 학계와 교육계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아 연구학교를 희망하는 비율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교육계에서는 연구학교를 시행할 학교가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연구학교 시행 여부는 각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교장 등 교원, 학부모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된다. 다만 현재 여론은 연구학교 지정을 논의하는 주체인 각 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위원, 교원들과 학부모 등 대부분이 현재 국정교과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다. 당장 연구학교로 지정될 경우 일반 학교와는 다른 교육방식으로 역사 수업이 진행될 수 있어 특히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를 중심으로 부담이 크다. 또한 국검정 혼용이 시행되는 2018년학년도는 사실상 차기 정부 체제여서 교육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국정 교과서 정책과 내용의 부담을 차기 정부에 떠넘긴 꼴이 되는 것이다. 국검정이 시작되는 2018학년도는 실질적으로 다음 정부의 교육정책을 따르게 돼 정책 변화도 불가피하다. 차시 신 정부에서 교육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교과서 사용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다시 한 번 국정 교과서 문제가 요동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수능 시험에는 지장에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연구학교와 일반 학교가 다른 역사교과서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구학교는 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조건과 방법을 달리하여 그 결과를 비교하는 것인데, 출발부터 다른 교과서로 배운다면 문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 연구학교 지정이 시행되면, 현재 국정교과서를 찬성하는 3개 시·도교육청 내 학교나 일부 사립학교를 중심으로만 제한적으로 지정되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교육계 전망이다. 교육부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23일까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웹 공개 의견을 수렴한 결과에서는 국정교과서 내용 오류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 내년 교과서를 사용한다고 해도 수정된 내용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현장 검토본에서 논란이 된 박정희 대통령과 새망을 운동의 공과, 1948년 대학민국 수립과 정부수립 논란, 친일파 미화 문제 등이 좀 더 가다듬어져야 할 것이다. 사실 역사 교과서는 국정이냐, 검정이냐는 발행체제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사실(史實)에 기초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이다. 그리고 역사 교과서는 더 이상 정치권이 정치적으로 아전인수식으로 악용하거나, 이념화해서는 안 된다. 이번 교육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의 '1년 유예'와 '국·검정 혼용'이 고육지책이지만, 첨예한 갈등을 잠시 접고 차분히 재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는 2018학년도에 다른 교과와 함께 역사교과서에도 새 교육과정을 적용하게 됨으로써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교육부는 국정 교과서 전면 적용 시기를 1년 미룬 만큼, 새 학기 검정 역사교과서 선택과 수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조속한 고시 수정 등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발표에서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지정·운영하고 국·검정 혼용 체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서 절충안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차기 정부에 정책과 부담을 넘긴 것이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가 정책 결정의 정도(正道)는 절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론이 분열된 어수선한 시국에서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살리고 우리 미래 세대인 학생들에게 반듯한 역사를 가르치고 오롯이 역사 인식이 함양된 ‘속이 꽉 찬 꿈동이’를 기르는데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정치인들과 정치권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교육의 논리와 문제를 정치이념의 논리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분명히 국정 역사교과서 '1년 유예', 고육지책 그 뒤에는 한국사의 정체성을 살린 토대 위에서 국민 모두가 함께 열어가는 희망찬 대한민국이 있어야 한다.
강원도 영동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아침부터 쉼없이 함박눈이 퍼붓고 있다. 겨울방학을 앞둔 학교는 조기방학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교원들은 교권보호를 위해 법률 전문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국교총과 일본교육연맹은 27일 서울 한국교총회관에서 ‘교권실태와 교권보호제도’를 주제로 제31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를 개최해 양국의 교권 실태와 보호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대표로 주제보고에 나선 박승란 인천 신광초 교장은 교육활동과 관련된 분쟁 조정을 위한 법률 지원단 구성을 법으로 제정할 것을 주장했다. 박 교장은 “정부에서 2012년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교권 침해 사건과 학교를 둘러싼 소송은 갈수록 증가하고 교권침해 행위의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권침해에 대해 관할 교육청이 취해야 하는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규정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도교육청 차원의 교권 보호 활동은 상담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권침해 발생 시 교원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변호사와 공동으로 법률적 지원을 하고 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교장은 또 “한국교총이 제안한 대로 교권 침해에 대한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지 않은 학부모에 대한 처벌 규정 등을 마련해 법적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교원들은 학교 변호사제 확대를 주장했다. 치기라 야스시 도쿄도 타이토구립 쿠로몬초 교장은 “학부모의 불합리한 민원이나 학생의 등교 거부, 심각한 폭력과 비행, 학교 내 사고 등 다양한 법적 문제를 수반하는 분쟁에 대응하느라 심신 모두 지친 교장이나 교사가 드물지 않다”며 “법률전문가인 학교 변호사의 지원을 바라는 교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오사카시, 사카이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 변호사제에 대한 연구를 문부과학성이 2017년도에 실시하기 위한 예산을 요구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치기라 교장은 또 담임교체, 학교 내 사고에 대한 위자료 요구 등 학부모 민원에 대한 교원들의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학부모가 하는 말의 사실여부, 위자료 요구 등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말고 불안한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라”며 “그런 뒤에 구체적인 제안이나 재발 방지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일교육연구발표회는 지난 1980년 2월 한국교총과 일본교육연맹 간에 체결된 교육약정서에 따라 양 단체가 교대로 주관해 개최하고 있다.
교총이 교육부와 단체협약을 통해 상한점을 축소하기로 한 학폭가산점이 기존 2점에서 1점으로 축소된다. 연구학교 가산점도 상한점이 1.25점에서 1점, 재외국민교육기관 가산점은 0.75점에서 0.5점으로 조정된다. 교육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령안이 통과된다고 26일 밝혔다. 승진가산점이 과도해 교원 간 경쟁을 부추기고 갈등을 초래한다는 현장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공통가산점 총점이 5점에서 3.5점으로 낮아진다. 다만 연구학교와 재외국민교육기관 근무 가산점은 기존 공통가산점 취득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5년간 유예기간을 둬 2022년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교총과 교육부는 2015년 교섭을 통해 학폭가산점 축소에 합의했고, 올 4월 24일 승진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2015년 12월 개선된 교원평가제 후속조치 차원으로 다면평가자와 다면평가관리위원회의 구성 기준도 명료화했다. 다면평가관리위원회는 학년 초 분야별 대표성이 있는 3~7명의 동료교사로 구성하고, 다면평가자는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학교 여건을 고려해 동료교사 중 3명 이상으로 구성하게 했다. 정량평가 지표도 개선해 다문화학생지원,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등 기피업무 담당 교원이 우대받도록 했다. 다면평가 관련 개정 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하되, 시행일 당시 진행 중인 다면평가의 경우는 종전 규정을 따를 수 있도록 경과조치를 설정했다.
“10년 째 교사로 근무 중인데 얼마 전 호봉을 확인하니 초임 때 담당자의 실수로 경력을 절반 밖에 인정받지 못했더군요. 호봉을 정정해도 급여는 3년치만 소급해 받을 수 있다는 데 사실인가요?” 호봉 정정 시 지난 급여를 어디까지 정산 받을 수 있는지를 두고 학교 현장은 종종 혼란을 겪는다. 행정실 공무원조차 3년, 5년, 전 기간 등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최근 인사혁신처와 교육부에 호봉 정정 시 급여정산기간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해 '호봉 획정이 잘못된 때부터 정정 시점까지 모든 급여에 대해 정산을 하는 것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답변서를 통해 "잘못 획정된 호봉에 따라 과다·과소 지급된 봉급에 대한 청구나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호봉획정권자인 임용권자 등이 호봉을 정정해 효력이 발생하는 때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하며, 급여정산 기간은 전 기간이 된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 같은 내용은 인사혁신처의 '2016년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 지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봉 정정의 절차와 방법을 규정한 지침 51쪽에는 '(호봉을) 당초의 잘못된 호봉발령일자로 소급해 정정한다. 호봉정정에 따른 급여정산도 호봉발령일자로 소급해 정산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럼에도 혼란이 있는 것은 최근까지 정부 기관 간에도 다른 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호봉정정에 따른 급여환수 처분의 취소를 요구한 사건에서 "호봉 정정의 부수적 효과로 발생한 과지급 급여에 대한 환수청구는 국가와 개인 간의 금전채권에 불과해 국가재정법 제95조에 의한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며 호봉 정정일로부터 과거 5년이 지난 금액은 환수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소청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당시 결정이 법령에 위배된다는 관계부처의 의견을 심의에 반영해 전 기간을 정산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이와 관련된 과거 결정문은 홈페이지 등에서 삭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호봉 정정에 따른 정산 기간에 대해 서로 달랐던 관계부처의 해석이 ‘전 기간’으로 통일된 것이다. 이에 따라 만약 교원이 초임 발령 때부터 1호봉 낮게 획정된 것을 10년 후에 발견해 정정했다면, 10년 간 1호봉씩 적게 지급된 전체 봉급을 모두 지급 받는 것이 맞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규정이 교원의 귀책사유 없이 담당 공무원 등의 실수로 호봉이 잘못 획정된 것을 바로 잡는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점이다. 초임호봉 획정 시 반영되지 않았던 경력 입증 자료를 교원이 나중에 제출한 경우는 안 된다. 또한 자격·학력·직명의 변동, 호봉획정 방법의 변경에 따라 재획정할 때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다. 과다 지급도 전 기간에 대해 정산이 이뤄진다. 예컨대, 1호봉 높게 책정된 것을 10년 후에 발견해 정정한다면, 10년 간 더 지급받은 만큼 반납해야 한다. 게다가 과다 지급에 따라 더 많이 납부한 소득세는 국세기본법에 따라 5년치밖에 돌려받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2년 당시 주무부처였던 행정안전부에 “호봉 정정 등에 따른 급여정산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라”는 권고를 했지만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2016년 12월 26일 성일종 국회의원을 초청해 송파수련관에서 특강을 실시했다. '변화를 지배하는 주인공이 되라'라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성일종 의원은 서산과 태안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상상력이 미래를 만든다고 주장하며 나만의 창의적인 꿈을 갖고 매사에 열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임하는 사람이 되라고 역설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승택 교장은 "공무에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 주신 성일종 의원님께 감사드리며 오늘 특강이 학생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불우한 가정형편 탓에 학교에서 마음 문을 굳게 닫고 수업에서 잠만 자던 제자를 변화시켜 산업일꾼으로 성장하게 도와준 특성화고 선생님의 사연이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교육부가 2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개최한 ‘제5회 고졸취업 성공수기 공모전 시상식’ 일반부 금상(최우수)을 수상한 홍성건(41) 경기 수원공고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홍 교사는 8년 전 수업시간에 항상 엎드려 자는데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던 제자 한만은(가명) 군의 아픔을 다독여 꿈을 꾸게 한 일화, 그리고 그 제자가 지금 어엿한 산업일꾼이 되고 화목한 가정까지 이룬 이야기를 ‘미약한 과거에서 창대한 현재로’ 제목의 수기로 옮겼다. 당시 고교 2학년 담임을 맡았던 홍 교사는 한 군에게 어떤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상담한 결과 딱한 사정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초등 4학년 때부터 어머니와 단 둘이 지내온 한 군은 사업 실패 후 알코올중독자가 된 어머니에게 늘 얻어맞기 일쑤였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허리디스크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홍 교사는 “한 군은 ‘어머니로부터 도망가고 싶다’면서 많은 것을 눈물로 털어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한 군의 사정은 당시 경력 4년차 초임교사였던 내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도 이런 부분을 감당하는 것이 교사가 된 사명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홍 교사는 즉시 여기저기에 연락하고 알아본 끝에 학비지원을 신청하고 어머니를 경기 알코올센터에 의뢰할 수 있었다. 학비는 여러 증거자료를 찾아 담임추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심각했던 어머니의 알코올중독 문제는 센터 도우미가 가정방문을 통해 계속 치료하도록 약속을 받아냈고, 디스크 치료도 센터에서 진행하도록 이끌었다. 선생님의 정성으로 한 군의 고민은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이후 한 군은 기적처럼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수업시간에 무기력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찌들어 있던 인상도 활짝 펴지는 등 학교생활 전체가 매우 좋아졌다. 학업에도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런 한 군은 3학년 진학 후에는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당시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고 거의 동시에 대학진학도 하게 됐다. 홍 교사는 “졸업한지 석 달 후 한 군이 찾아와 대학생이 됐다면서 더 멋진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한 군의 인생역전 사례는 내 교직생활에도 일대 전환점을 가져다줬다”고 털어놨다. 주경야독하며 병역특례(산업수요기능인력) 혜택까지 받은 한 군은 이제 회사에서 인정받는 중견 사원으로 성장했다. 홍 교사는 한 군에게 일어난 기적에 대해 정부의 특성화고 지원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더 늘어나야 할 이런 지원책이 오히려 ‘도돌이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걱정이다. 홍 교사는 “이번에 수기에 공모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업에 병역혜택까지 줘야 고졸취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데 벌써 뒷걸음쳐선 안 된다”며 “2년 연속 고입업무담당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펜을 든 이유는 이런 사례를 알려 제도를 더 활성화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졸 취업생은 국가 경제발전에 일조하고, 가정도 일찍 꾸려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우리나라의 진정한 보배들”이라면서 “앞으로도 아이들이 기술현장에 나갈 준비를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어제 우리 아이들 외가 친척 모임이 있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장모님마저 병원에 계시니 외가 모임 인원수가 그리 많지 않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고 활발히 활동하실 때는 그 분들을 구심점으로 단합이 잘 된다. 그러나 부모님이 돌아기시면 자식들마저 그 모임 횟수가 잦지 않은 것이 보통이다. 어제는 처형의 중앙부처 서기관 승진, 생일 기념 모임이었다. 모인 사람은 모두 8명. 아내와 처형, 처제가 안산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지극히 간병한다. 의식조차 없지만 1시간 이상 손을 잡고 귓속 대화를 나눈다. 온 몸을 쓰다듬으며 어머니의 체온을 느낀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 했거늘 아름다운 모습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처형, 처제 그리고 우리 식구 3명이 우리 집에 모여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차 한 잔을 마셨다. 이야기의 화제가 과거로 돌아갔다. 우리 딸이 초등학교 시절 길 잃어버린 이야기를 하는데 진지하기만 하다. 안산 00초교에 다니던 우리 딸이 교육청에 근무하는 아빠를 만나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다가 트럭을 얻어 타고 수원집에 도착한 사건이다. 10년이 넘은 이 사건, 당사자인 우리 딸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아빠와 교육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주차장에 아빠 자가용이 안 보여 사무실에 갔더니 만나지 못했다는 것. 교육청 현관에서 몇 시간 기다려도 아무 소식이 없고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거니 받지 않았다고. 혼자 수원 집으로 걸어가기로 하고 가다보니 인도가 끊겨 대형마트 주차장에 들어가 트럭을 얻어 타고 집에 도착했다는 것. 딸에게 물었다. 초등학교 몇 학년 때냐고? 그리고 어느 계절이냐고? 초등학교 2학년인지 3학년인지 확실히 모른다. 계절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딸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빠인 나는 딸을 버리고 떠난 나쁜 아버지로 기억되고 있었다. 과연 나는 사랑하는 딸과의 약속을 저버린 무정한 아빠란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사건이다. 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단 말인가?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는 나의 다이어리를 보니 10대 뉴스에 빠져 있다. 아마도 당시 해프닝으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날 밤, 아내는 남편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딸과 아들방을 뒤진다. 자식들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찾기 위해서다. 한참 만에 드디어 찾았다. 객관적인 자료만이 우리 부모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나 보다. 아들의 일기장을 먼저 찾았다. 사건의 개요가 잡힌다. 2000년 12월 2일 토요일. 아들의 00초교 2학년 일기장에는 ‘단무지 장수’라는 제목 하에 “아빠와 나는 약속장소에서 4∼5시간 기다렸는데 누나가 안 와서 집으로 갔는데 집에 누나가 있었다. 단무지 장수 아저씨가 트럭에 태워 주셨다고 했다”라고 써 있었다. “약아도 헛 약았네” 아빠의 말씀. “내가 몇 시간 기다렸는데 누나는 미안하지도 않나?” 다음은 딸의 일기장 요약이다. 제목은 ‘단무지 사건’이다. “친구 집에서 놀다가 4시에 아빠와 만나기로 했는데 첫째 토요일은 교육청 내에 주차가 안 되었다. 나는 그것을 모르고 아빠가 가신 줄 알고 무작정 걷다가 홈플러스까지 갔다. 주차장에서 친절한 아저씨를 만나 집에 오게 되었다. 아저씨에게 감사드린다. 참 인생공부를 한 셈이다. 아빠,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우리의 기억, 어찌 보면 분명하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않다. 세월이 지나면 더욱 희미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당시 자신의 잘못은 기억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을 크게 기억한다. 자식의 경우, 부모의 극진한 사랑은 기억하지 않고 섭섭했던 장면을 오래 기억한다. 아무래도 부모는 자식에게 억울할 수밖에 없다. 아내는 딸의 일기장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전송한다. 딸의 오해를 풀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딸이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속히 거두었으면 한다.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는 국민은 선진국민이다. 기록은 사람을 정확하게 만든다. ‘정확한 기억보다 희미한 기록이 오래 간다’라는 말도 있다.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일기 검사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하여 일제히 중단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일기검사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고 일기쓰기를 생애의 기록과 인성교육 측면에서 접근했어야 옳았다. 우리 국민이 일기를 쓰면서 하루 기록을 남기고 ‘1일 3성(一日三省)’을 하였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성숙한 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기억보다 기록을 믿는다.
“입은 사랑을 전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이 대사 한 마디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부산정보고(교장 배도균) 연극부 ‘영우’가 ‘2016 청소년연극제 안녕! 우리말(이하 청소년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인 으뜸상을 거머쥐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총이 주관한 청소년연극제 시상식이 20일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전국 중·고교 연극동아리 등 51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본선 진출 10개 팀에게 으뜸·버금·보람상을 수여했다. 으뜸상을 받은 부산정보고 연극부 영우는 시상식 후 수상작인 ‘사랑을 속삭이는 입’을 축하공연으로 선보였다. 심사위원 박재련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의 말처럼 탄탄한 이야기 구성, 고른 연기력이 돋보였고, 현실에 가까운 교실모습을 그대로 담아 공감을 얻었다. 욕설, 비속어, 정체불명의 줄임말이 난무하는 교실에서 왕세종은 특히 반 분위기를 더욱 험악하게 몰고 가는 ‘문제아’다. 새로 전학 온 이슬비는 그런 세종에게 관심을 보이고, 결국 세종의 착했던 어린 시절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결국 바른말을 쓰게 된 세종으로 인해 교실 분위기도 바뀌게 된다. 자리한 700여명의 중·고생 관객들은 50분 간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친숙한 욕설, 비속어 등이 등장하면 공감대의 탄성을 터뜨리며 웃다가도 진지하게 반성하는 대목에선 함께 숙연해지기도 했다. 연극부 영우를 이끈 박세환 교사는 공연 내내 긴장된 표정으로 조명, 음향 담당에게 신호를 보내고 무대 앞으로 이동해 연기하는 학생들에게 수신호로 지휘하는 등 바빴다. 하지만 막이 내린 후에는 이내 환한 웃음으로 학생들을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다독였다. 박 교사는 지도교사상을, 왕세종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정민영(3학년)은 연기상을 수상했다. 박 교사는 “한 해 동안 학교폭력 예방, 봉사활동 차원의 공연 등으로 바빴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해 기쁘다”며 “다른 팀도 다 잘했는데 우리가 참석한 팀 중 가장 멀리서 왔다고 준 것 같다”고 겸손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연기상을 공동수상한 정민영 군은 올해 처음 연극반에 들어왔지만 배우 못지않은 실력과 훤칠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정 군은 “원래 운동(축구)을 했는데 6개월 전 연극반에 들어왔다”면서 “연극반 아이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상을 받았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서울공연예술고 공연예술단 ‘SOPA Dream’의 식전공연, 시상식 축하공연을 펼쳐 참석 학생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실용무용과의 댄스공연,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3위에 오른 박혜원 양의 무대, 뮤지컬팀의 갈라쇼 등 화려한 무대가 이어지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기성 연예인들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언어가 보다 바르고 성숙하게 순화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더욱 노력하겠다”며 “본선 진출 작품들이 학교 현장에서 교육자료로 활용돼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이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상자 명단=△으뜸상(최우수) 부산정보고 영우 △버금상(우수) 강원 강릉여고 꿈별, 인천 사리울중 라온, 충남 합덕여고 blah-blah-blah, 서울방송고 글고운 △보람상(장려) 충남외고 Illusory, 경기 덕산고 액팅스쿨, 경기 정왕고 KARMA, 대구여상 난강연극반, 경기 함양중·함양여중·안의여중 The 말랑 △개인상(연기상) 충남외고 차진, 부산정보고 정민영, 경기 덕산고 송승연, 강원 강릉여고 김민경, 경기 정왕고 이동현, 대구여상 강유리, 인천 사리울중 박주연, 경남 함양여중 정은주, 충남 합덕여고 허수빈, 서울방송고 박예은 △지도교사상 박세환 부산정보고 교사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덩달아 우편함이 손님맞이로 바빠졌다. 평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증정 책들이 오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동인지들이 몰려 있어서다. 오늘도 동인지 한 권과 개인 저서를 받았다. 절로 반가운 마음이 일지만, 한편으론 불쾌감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개인 저서를 받는 기분이 그럴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라고 한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서다. 대개는 친필로 ‘○○○님 혜존’과 함께 날짜, 저자명이 앞표지 다음 간지에 적혀 있기마련이다. 그것은 증정하는 이의 정성과 수고로움이 오롯하게 전해지는 일종의 정표이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 책에 대한 살가운 애정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렇게 사인하며 증정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수고를 내야 가능한 일이 책 증정이다. 저자에 따라 수하를 시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고는 덜지 몰라도 그 정성이야 직접 쓰는 저자에 비해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 첨단시대에 좀 고루할지 몰라도 43권의 책을 펴내고 증정하면서 철저히 지켜온 원칙이라 할까. 그런데 오늘 받아본 책에는 아무런 사인도 없다. 동인지 같은 잡지야 그럴 수 있다. 딱히 ‘○○○님 혜존’이라 적을 간지 없이 만드는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앞표지 다음에 간지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개인 저서하고 다르니 오히려 그것이 동인지의 당연한 증정 방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비단 오늘 받아본 책만 그런 것이 아니다. 종종 출판사에 의뢰해 수고를 덜고 편리를 추구한 증정이 있다. 특히 저자의 연배가 40~50대 등 아직 젊은 층인 경우도 있어 이맛살을 찌뿌리게 한다. 연로한 문인들도 직접 써서 증정하는 것과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예절 잃은 증정의 그런 책들은 책장에 소중히 보관하지 않는 원칙을 나름 정했다. 딱부러지게 실천도 하고 있다. 애써 낸 책을 여러 문인이나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야 가상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막 뿌려대는 ‘찌라시’ 같은 느낌을 떨쳐낼 수 없어서다. 사실은 출판사에 의뢰해 일괄 증정하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예절을 갖출 수 있다. 받는 사람 이름까지 일일이 쓸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혜존’과 함께 ‘○○○ 드림’ 정도는 라벨지든 또 다른 별지든 뭐든 이용하여 정성껏 보낼 수 있어서 하는 말이다. 지난 해 회갑기념 출판기념회에 온 하객들에게 그런 증정을 해봤다. 같은 책을 두 번이나 받는 것은 어이없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지난 봄 책 발행일 무렵에 받은 책인데 가을 다시 온 것이다. 심지어 1~2년 전 증정받은 책이 다시 오는 경우도 있다. 보냈는지 몰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난감한 건 사실이다. 결국 그 중 한 권은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책 한 권 내기는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십중팔구 기백 만 원에 이르는 출판비용 등은 다 그만두자. 원고지 수백 장 넘는 글을 써낸 그 세월에 겪는 창작의 고통은 어땠는지, 그런 걸 생각하면 책 한 권 펴내는 것이야말로 오싹 소름끼치는 일이다.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렇게 어렵사리 세상과 만난 책을 ‘처치’하려니, 그게 또 일이다. 평소에 글을 쓰면서 일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책으로 나오면 달라진다. 그걸 증정하려면 ‘책 내는 것도 일’이란 탄식이 절로 터져나오니 말이다. 거기에 증정예절까지 운운해대니 좀 언짢게 생각할 문인들도 여럿 있을 것 같다. 그럴망정 책 증정에도 예절이 있어야겠다는 나의 생각엔 변함없다. 받는 이가 반갑게 미소지으며 덥썩 받아 주지 않는 책 증정은 또 다른 공해일 수 있다. 그야말로 책들의 홍수시대인 지금이다. 당신의 소중한 저서를 이메일이나 휴대폰 메시지로 오는 스팸 같은 그런 것으로 남게 하겠는가.
시절은 동지(冬至)를 지나고 있다. 동지는 어둠이 가장 깊고 가장 길고 가장 무겁게 드리운 밤이 방문하고, 어둠 속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며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팥죽 속에 새알을 건져 먹고 있다. 이 밤이 지나면 악귀 같은 어둠은 토끼꼬리 만큼씩 물러설 것이다. 야금야금 빛은 어둠을 살라먹고 조금씩 조금씩 빛을 더 많이 우리 곁으로 가져올 것이다. 팥죽을 먹으며 어둠과 빛은 계속해서 ‘영원회귀(永遠回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밀란 쿤테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은 니체의 ‘영원회귀’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릭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9P이 소설에서는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 가벼움과 니체의 철학에 등장하는 영원회귀(永遠回歸)의 무거움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자신을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를 부담스러워하며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는 가벼움을 상징하는 외과의사 토마시, 그를 끝까지 믿는 무거운 여자 테레자가 등장한다. 토마스의 연인이었던 사비나는 토마시처럼 구속받지 않는 개인주의를 신봉하는 예술가이다. 그녀 역시 가벼움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의 연인 대학교수인 프란츠. 이 네 사람에게 가벼움과 무거움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 체코의 정치적 상황과 함께 잘 드러난다. 사랑이 역사와 이데올로기 속에서 끝없는 갈등을 통해 거듭된다는 사실과 이것을 알기에는 오랜 시간의 방황이 필요하다는 것을 세월이 지난 뒤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체코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이다. 특히 ‘프라하의 봄’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자유화운동이다. 이 운동을 막기 위하여 불법 침략한 소련군의 군사개입사건을 포함하여 '체코사태'라고도 한다. 이렇게 무거운 정치 상황 속에서 가볍고자 하나, 가벼울 수 없는 외과의사 토마시는 자신을 운명적 사랑이라 믿는 여종업원 테레자와의 만남이 부담스럽지만 결국 무거움과 가벼움 속에서 그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의 운명이다.소설을 읽으며 니체에게서 느껴지는 영원회귀(永遠回歸) 사상이 밀란 쿤테라의 글에서는 온전하게 발현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서구적 시간의 화살, 한시성이 더 잘 드러나 보인다. 곳곳에 매력적 은유가 힘을 잃지 않는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다. 특히, 토마시가 느낀 테레자에 대한 느낌이 압권이었으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마치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넣어져 강물에 버려졌다가 건져 올려졌다가 그의 침대 머리맡에 건져 올려진 아이처럼 보였다. 15P그의 곁에 있는 그녀의 존재가 참을 수 없는 우연으로 비쳤던 것이다. 도대체 그녀는 왜 그의 곁에 있는 것일까? 그리도 왜 그녀는 토마시의 침대라는 강변에 접안했던 것일까? 왜 하필이면 다른 여자도 아닌 그녀였을까?/364P가벼움과 무거움이 교차되는 경계를 넘나들며 사는 네 사람의 삶과 사랑을 생각하였다. 내 삶에서 가벼움과 무거움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을 가진 밤과 마주한다. 동지의 밤은 깊고 어둡고 춥지만, 이것은 봄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어둠이 짙으면 밝아오는 아침은 더 찬란한 것이기에.『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테라(이재룡 옮김). 민음사, 1999
올해도 서서히 저물어 간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지식 올림픽인 노벨 과학상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창의성을 길러주지 못하는 주입식 교육과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인한 기초연구 분야의 우수인력 절대 부족, 기초과학 연구 홀대 등을 꼽고 있다. 또, 지식의 생태계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바탕은 유치원에서부터 초등, 중등교육에서 대학까지 이르는 시스템이다. 노벨상은 단 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교육, 문화의 틀 속에서 이뤄진다. 대학 수준에서 외국 교수들은 한국 학생에 대해 "뛰어나고 성실하지만 스스로 시작하기보단 지시를 기다린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손에 이끌려 부모님이 이끄는 대로만 하던 습관이 배어 있어 자율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할 기회를 주면 우투커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영재들은 타고난 영재라기보다는 기획된 영재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수시 모집 결과가 나오면서 중학교 3년을 지켜 본 학생들 중 일부 학생들의 대학이 결정됐다. 광양여중에서 휠체어를 타고 힘들게 3년간 학교를 다닌 한 학생이 서울대 역사관련 계열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소식을 듣고 그때 가르쳤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린 결론은 선생님이 성실하게 잘 지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론은 "학생 스스로 독서를 잘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사의 가르침, 학원의 가르침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얼마나 잘 가르쳤는가를 따지는 평가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의성은 많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잘 가르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 가운데 자신이 어느 하나를 선택하거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집중해 해결해내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일을 50년 이상 반복해야 가능하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나이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안풀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궁해내는 의지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길을 가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이제 선생님과 우리 부모님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많은 것을 학교에서 선생님이 많이 가르치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학생들의 재능은 생각하지도 않고 부모님의 기대치에 맞춰 교육을 시키다 보니 아이들이 쉽게 지치고 흥미를 잃게 된다. 그 결과 학교에서는 오후 시간이 되면 쉬는 시간인데 그 시간 마저도 엎드려 잠을 청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같은 모습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피곤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보내고 세상이 외치는 유혹에 이끌려 가게 될 것이다. 창조는 과거의 언어가 아니라 미래의 언어이다. 부모님의 가치관에 의해 주조된 두뇌로는 미래를 개척하기에 힘이 든다.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대하고 너무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식의 생명이 짧아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스스로가 정하고 배우는 방법을 습득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꼭 교사가 가르친 방법이 영원히 최고는 아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바라는 법관, 의사가 되기를 원하기보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탐구를 통해 길을 가도록 지켜보는 인내가 요구된다. 때로는 이 과정에 실패가 따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배움으로의 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의 길을 가도록 지켜 보면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현대오일뱅크 장학사업회(이사장 문종박)는 12월 22 오전 충남 서령고를 방문, 1, 2학년 학생 10명에게 총 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번 장학금은 품행이 바르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면학분위기를 더욱 장려하기 위해 제공한 것이다. 이날 문종박 이사장을 대신해 장학증서를 전달한 김기문 부장은 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성실한 자세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높이 치하하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해줄 것을 주문하며 명문 서령인의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서령고 한승택 교장은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을 위해 현대오일뱅크에서 흔쾌히 장학금을 기탁해 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장학금 기탁은 기업과 학교가 서로 협력하여 공생하는 길을 찾는 동시에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참고로 현대오일뱅크 장학사업회는 해마다 서산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쾌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