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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교육의 단위가 학교가 아닌 개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점이다. 소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초·중·고 원격수업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EBS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발전적 방향을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현장 교사들은 EBS 원격수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EBS 스스로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이동 금지,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전국적인 온라인 교육 전 세계는 2020년, 코로나19라 불리는 대유행의 전염병 사태를 겪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는 강력한 이동 금지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는 힘든 상황이 발생하였다. 경제분야에서는 생산과 소비활동이 위축되었고, 문화계에서는 여러 행사·공연·전시 등이 멈춰 섰으며,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마저 연기되었다. 교육분야 역시 집단 감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국의 초·중등학교를 휴업시키고 개학을 연기하는 등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다. 5월 말 즈음, 어느 정도 진정국면이라고 판단한 교육부는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개학을 시작했으며, 6월 8일부터는 초·중·고 전 학년의 등교수업을 실시했다. 아직은 3분의 2~3분의 1 등교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어쨌든 학교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체제로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유행은 앞으로도 다시 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 코로나19를 겪은 현시점에서 교육분야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온라인 수업, 앞으로는 일상적인 교육방법 중 하나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월 말, 개학 연기는 학생들을 포함한 국민 건강을 위한 당연한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개학은 2차·3차 연기로 이어졌다. 계속되는 개학 연기에 학생·학부모·교사들은 차츰 피로감이 쌓여갔다. 시간이 흘러 결국 대안으로 결정한 방법은 온라인 개학이었다. 물론 온라인 개학은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선택이었으며,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시작한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현장은 적잖은 부담과 혼란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자면, 온라인 개학으로 시작된 온라인 수업은 이미 어느 정도 이뤄져 있어야 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던 2016년 당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교육분야에서도 온라인 수업과 개인별 맞춤 수업과 같은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자동차가 완성 단계에 가까이 와 있는 현시점까지도 우리 학교 교육은 온라인 수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비록 온라인 수업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안적인 선택지로 채택되었지만, 앞으로는 학교 교육에서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수업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온라인 수업 이후, 학교 교육에 빠른 변화가 나타날 것 온라인 수업이 정착된 이후부터 학교 교육은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일상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학생들은 학교라는 제한된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수업을 들으며 공부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학교라는 공간을 더 이상 ‘오프라인에 집합하는 공간’으로만 국한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학교 교사 역시 인식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 교육기법과 교육 콘텐츠를 연구하고 활용하여 학습자와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의 교수·학습모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번 온라인 개학을 통해 충분히 경험하고 느꼈겠지만, 앞으로 더욱더 많은 대비책을 강구하고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온라인 수업활용을 위한 제반 인프라 정비 및 지원을 통해 그동안 정체된 정보통신 교육환경을 개선하여 더욱 수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은 더욱 선진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교 교육은 문제해결능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갈 것 학교 교육은 어떤 변화가 더 일어날까? 아마도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바뀔 것이고, 이를 넘어 교육패러다임에서도 여러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가르치고 있는 ‘지식 내용’에 대한 관점이 바뀔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지식 내용보다는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주도학습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보다 중요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교과’ 구분은 약화되고, 여러 교과지식을 융·복합적으로 문제해결에 사용하는 실용성을 좀 더 중시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학교 교육과정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게 되는데, 예를 들어 국어·수학·사회·과학 등의 분과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용적이고 융합적인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도록 재편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번에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 교육은 기존의 ‘지식 내용 습득’에서 ‘문제해결능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위기에서 기회로 나아가야 ‘위기의 또 다른 모습은 기회’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교육은 이번 위기를 보다 발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바람직한 변화를 도모하여 발돋움해야 할 것이다. 변화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얻는 것도 없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가 우리 학교 교육을 한층 더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교육의 단위가 학교가 아닌 개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점이다. 소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초·중·고 원격수업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EBS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발전적 방향을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현장 교사들은 EBS 원격수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EBS 스스로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EBS를 아십니까? 일명 교육방송. 방송사이자 동시에 종합 에듀테크의 선도적 공기업입니다. 방송과 교육, IT 분야에서 전설적 기록을 갖고 있죠. 지난 1975년 12월 컬러방송을 최초로 성공했으니 올해로 47년째네요. 불모지나 다름없던 온라인교육도 보란 듯이 살려냈습니다. 2004년 처음으로 인터넷 수능 온라인시대를 열었죠. 단 몇 개월 만에 당시로선 세계가 놀랄 20만 명 동시접속이란 기록도 세웠고요. 그 유명한 EBSi 수능사이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젠 우리나라 교육분야에서는 가장 대규모에 속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뿐 인가요.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히자 모두가 우리를 보더군요.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 학교 가고 싶어 하는 학생,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도전했죠. 겁나진 않았어요. 수백여 명의 스태프가 동원되고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그리고 국내 유수의 IT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라이브 특강, 온라인 클래스 등 획기적 작품을 내놓으며 세계가 놀랄 K-에듀를 창출했습니다. 앞으로 뭘 할 거냐고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이번엔 AI와 손잡고 또 한 번 일을 내 볼 생각입니다.” 그곳은 또 다른 전쟁터였다 초 5~6과 중 1학년이 등교하면서 순차 등교가 마무리되던 6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위치한 EBS 방송센터. 코로나 원격수업 상황실은 여전히 분주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모니터 화면은 바삐 움직였다. 현재 접속자 수 65,437명. 눈 깜빡할 사이 숫자가 몇 차례 바뀐다. 시시각각 사용자 수와 접속현황을 그린 그래프가 빠른 비트의 악보처럼 역동적이다. EBS 원격수업 초창기엔 순간 사용자가 200만명에 근접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김광범 EBS 학교 교육본부장. 그는 이곳의 총 사령탑이다. 지난 4월부터 야전침대 생활을 하며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을 총괄 지휘했다. 코로나로 교문이 닫히자 EBS는 유일한 대안이 됐다. 자칫 전국 모든 초·중·고생이 유급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긴박한 순간, EBS는 40여 년의 공력을 끌어 모았다. 이내 전국의 모든 교실과 학생들에게 빛의 속도로 학습망이 깔렸다. PD 경력만 30년인 김 본부장은 “부모의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시간만 좀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한 지금 후회는 없다고 했다. 앞으로 더욱 안정되고 더욱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 원격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 개학 초기만 해도 EBS가 제대로 해낼까 의구심이 많았다. 이젠 외신도 칭찬할 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처음엔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마음 아팠고,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아빠, 왜 이렇게 안 돼? 친구들도 짜증 내’라고 말할 땐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먹통’ 논란은 곧 해결됐고 이후부턴 안정기에 들어설 수 있었다. 도전하고 무엇이든 성취해 낼 수 있다는 EBS만의 DNA가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 원격수업을 하는 매 순간순간이 전쟁이었을 거 같다. “두렵지 않았다. 우리는 지난 40여 년간 축적된 우수한 강사진, 콘텐츠 제작 능력, 뛰어난 제작기술과 스태프를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생방송인 라이브 특강과 온라인 클래스(온클)가 별 탈 없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내공 덕분이다.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실패할 수가 없더라. 우리는 모험을 한 게 아니라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온라인 클래스 접속지연에 마음고생 심해 가장 많이 활용된 게 온라인 클래스 아닐까 싶다. “온라인 클래스는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무모하게 만들거나 시도한 것이 아니다. 평상시 연평균 3억 건의 이용 건수를 기록하는 초등·중학·고교MATH(수학)·영어·SW(소프트웨어) 등, EBS의 주요 6개 학습사이트가 있는데 그것의 이름이 ‘이솦(Ebs SOftware Platform)’이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설비만 뒷받침되면 무한확장이 가능했고, 또 기존 동영상 탑재뿐만 아니라 이미지·텍스트·OX퀴즈 등 8가지에 이른다. 이미 5천 명이 넘는 전국의 선생님들이 이솦 플랫폼에서 개별 ‘클래스’를 개설해 이용 경험을 쌓았었다. 학교수업에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의 많은 기능을 제거해 단순화하고 대량 접속이 가능하도록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도 접속 지연 등 불편 사례들이 나오고 있는데. “동시접속 2,000명 수준으로 최적화 설계된 것을 300만 명 이상 접속이 가능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좀 있었다. 접속지연 등 불편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선 1개 사이트당(서버) 2,000명(이솦 플랫폼 1개 용량)을 3만 명 수준으로 동시 접속이용자를 늘리는 작업을 했고 이를 다시 100개의 플랫폼으로 증설,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을 거쳐 극복했다. 그럼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은 기술적인 수준 문제라기보다, 대량 접속 대응 운영경험 부족에서 온 것들이었다. 우리나라 IT 역사상 대규모 동시접속은 150만 명 정도가 최대치였기에 참고할 만한 시스템도 그리 많지 않았다.” 시스템 불안 지적도 여전하다. 특히 완강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볼멘소리를 한다. 4~5회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를 1.5~2배속으로 듣는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가 제대로 수업을 안 들은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우리는 시간상 대략 67% 이상을 들어야 완강으로 보는데 수치가 그 밑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좀 더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서 더 이상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효과성을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등교수업보다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있고, 집중 안 되고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대책이 있다면. “원격수업은 학생들의 학업결손을 막아야 한다는 고심 끝에 나온 결과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그 효과성에 대한 어떤 평가를 내릴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교육의 목적이 단지 지식전달에만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관점이나 학생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안정성에 비중을 두는 관점 등, 어느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동영상 제작 참여해준 교사들 존경 교사들이 제작해 올리는 온라인 수업 콘텐츠가 한 달에 약 수백만 건이라고 한다. 질적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지난 5월 한 달 동안 온라인 클래스에 텍스트와 동영상 포함 약 300만 건 정도의 콘텐츠가 올라왔다. 평소 동영상 제작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았을 텐데 정말 놀라운 숫자이다. 저처럼 30년 경력의 훈련된 프로듀서도 매번 콘텐츠를 만들 때는 긴장을 떨칠 수 없다. 때문에 동영상을 만든 선생님들의 부담이 어느 정도 일지 충분히 짐작한다. 스킬과 같은 질적 수준을 논하기 이전에 수업에 대한 선생님들의 열정과 도전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교육현장의 모습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온라인 수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많은 변화들이 예측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의 온라인 수업이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좋든 아니든 경험이 되었기에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병행을 통해 온라인에서는 지식 관련 학습을, 등교수업에서는 내재화와 소통능력을 결합하는 장점을 제대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질은 달라질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 교사들의 역할이 줄어들어 정원감축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 목소리도 나오는데. “교육정책 전문가가 아니기에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클래스를 운영해 본 교육계 종사자와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의 의견을 낸다면, 온라인 수업은 수업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교사의 역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만일 지식전달 영역이 온라인으로 가능해지고 교사는 학생들과의 소통과 개별적인 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면 모든 선생님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교육도 가능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EBS를 학습에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지 학생과 학부모에게 팁을 준다면. “EBS에는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이 있다. 그리고 사용자에 따라 익숙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존재한다. 방송·사이트·모바일 그리고 교재·콘텐츠 등이다.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EBS의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질 높은 교육을 이용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주목하는 K-에듀 선봉에 EBS가 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EBS는 사실 선진국에서 빌려온 차관으로 만들어졌다. 아마 한 20년 정도 걸려 모두 갚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외국에서 우리의 교육방송 시스템을 배우러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교육방송도 말 그대로 원조 받는 나라가 이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실제 베트남이나 남미 콜롬비아 등에 교육방송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 교육강국이 되는 길에 EBS도 함께할 것이라 자신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교육의 단위가 학교가 아닌 개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점이다. 소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초·중·고 원격수업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EBS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발전적 방향을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현장 교사들은 EBS 원격수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EBS 스스로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지난 3월 말, 교육부는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유행하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고, 전국의 모든 초·중등학교에서는 원격수업이 진행되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학교의 학년도는 3월 1일부터 시작하여 다음 해 2월 말일까지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개학을 4월로 연기한 것은 그 당시 코로나바이러스가 매우 심각했음을 의미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심각하여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원격수업을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원격수업을 헌신적으로 준비한 현장교사와 자녀교육을 지원한 학부모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격수업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것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24시간 근무체제로 돌아선 EBS가 있었기 때문이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개학이 연기되자마자 3월 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온라인 클래스는 2만 8천여 개의 초·중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1일 최대 200만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최근 3개월간 구글 트랜드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그림 참조), EBS 온라인 클래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위세를 떨칠 때에 사용자 수가 크게 증가하여, 이번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원격수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가 지속적으로 공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에는 사용자 폭주로 인해 서버가 중단되거나, 학습 진도율이 정확하게 체크되지 않았다. 이것은 EBS 온라인 클래스가 전국의 모든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원격수업을 대비한 ‘상시적 시스템’이 아니라, 갑작스런 위기에 ‘급조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는 한창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위기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EBS 온라인 클래스가 지속적으로 공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수 있는 브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면서 많은 학교가 학년별 또는 학급별로 원격수업을 격주로 진행하고 있어 현장교사들의 수업부담과 업무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실에서 이뤄지는 등교수업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그것을 집에서 자유롭게 들을 수 있어야 하며,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에 의한 출결관리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하고, 그 결과를 바로 NEIS와 연계함으로써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원격수업의 특징을 살린 교육용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EBS 콘텐츠는 TV 방송이나 위성방송을 위해 제작한 콘텐츠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재생시간이 실제 수업시간과 동일한 40분 이상이다. 하루 종일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지루하고 힘든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이상적인 원격수업용 콘텐츠는 20분 내외가 적절하다. 핵심개념만 간단히 설명하고, 나머지는 현장교사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거나, 개인 또는 그룹별로 과제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EBS는 다양한 원격수업의 유형과 특징을 반영한 교육용 콘텐츠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비상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어차피 등교하면 수업을 다시 들어야 한다는 볼멘소리를 많이 했고,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원격수업에 대한 보강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부담과 불만이 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정서적 불안과 바이러스에 의한 신체적·정신적 불안으로 인해 학생들은 제대로 학습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초기에는 원격수업시스템이 불안하여 접속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을 평상시처럼 운영한 것은 학생들의 건강을 무시한 처사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조정하고 그에 따라 각종 시험도 조정해야 한다. 넷째,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온라인 평가체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행평가를 위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 1회 이상 등교해야만 한다. 학생들의 건강과 수행평가 중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평가체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온라인 평가에 적합한 서술형 평가가 도입되고, 토론·토의수업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한 참여도 평가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평상시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교사의 평가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다섯째, 교육목적으로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저작권 확보가 필요하다. EBS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개발한 콘텐츠는 교육목적으로 공유하더라도 저작권법시행령에 따라 반드시 ‘접근제한 조치’와 ‘복제방지 조치’, ‘보상금산정 조치’를 해야만 한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메신저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위법소지가 크다. 따라서 교육목적이라면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저작권료를 지불하거나, 저작권자를 표시한다면 누구든지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앞으로도 코로나와 같은 국가재난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상시적인 원격수업체제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는 EBS 온라인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원격수업용 콘텐츠가 전혀 확보되지 않은 교과를 중심으로 콘텐츠 개발이 지속되어야 한다. 더 이상 EBS 온라인 클래스 운영을 경제적 가치나 효율성을 따져서는 안 된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국가재난상황에서도 ‘무중단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방역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교육의 단위가 학교가 아닌 개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점이다. 소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초·중·고 원격수업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EBS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발전적 방향을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현장 교사들은 EBS 원격수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EBS 스스로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만약 EBS의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이 없었다면, 온라인 개학과 수업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라는 소리가 교육계에서 들려오고 있다. 공영교육방송인 EBS가 코로나19 이전부터 꾸준히 만들어놓은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이 있었기에, 교사들도 과감하게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에 뛰어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방비상태로 다가온 온라인 개학, 효자 노릇 톡톡히 한 EBS 무방비상태로 다가온 온라인 개학으로 교육현장의 교사들은 멘붕(멘탈 붕괴)에 빠져버렸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고, 변수 또한 워낙 많아서 일선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 학생들 출결관리, 수시로 변화는 학사일정, 업무량 증가 등으로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 개학과 수업을 대하는 태도는 두려움과 불안의 연장선에 함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멈출 수 없기에’,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과 수업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에듀테크에 대한 배움에 돌입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집단지성과 동료성을 발휘하여 실시간 온라인 화상연수를 교육부·교육청·일선학교 교사들이 힘을 모아 개설하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차츰 자신에게 맞는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기기(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리터러시 능력을 배양하기 시작했으며, 학교별로 다양한 전문적학습공동체 교사역량연수가 치밀하게 진행이 됐다. 그리고 그 중심축에 존재한 것이 바로 EBS 온라인 클래스와 EBS 방송채널, EBS 라이브방송이었다. 펜데믹 사태 속에서 학습 공백을 메워준 EBS 플랫폼 온라인 개학과 수업은 교사들에게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었다. 걱정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호기심도 있었다. 좌충우돌하며 상황을 극복해가는 모습은 우리 미래교육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교사로서의 책무성과 당위성’이었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부딪힌 첫 번째 고민은 ‘과연 어떤 플랫폼을 채택해야 준비하는 교사는 물론 우리 학생들에게도 편리하고 유리할까?’였다. 학교마다, 혹은 교사마다 선택한 플랫폼은 똑같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자유롭게 채택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러 번 고민 끝에 ‘EBS 온라인 클래스’를 선택했다. 물론 EBS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보다 월등히 뛰어나거나,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라는 점, ▲기존 수업방식과 유사성이 높다는 점, ▲수업과 관련된 EBS 방송 강의 탑재가 편리하다는 점, ▲각종 초상권과 저작권에서 자유롭다는 점, ▲학생들의 가입이 쉽다는 점 등이 EBS 플랫폼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즉, EBS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수업과 비슷한 강의를 여러 번 반복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드디어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고, 담임과 중·고교 수업을 담당하는 필자는 조·종례, 교과담당수업, 창의적체험활동 등은 원격화상연결프로그램(ZOOM) 또는 EBS 온라인 클래스 출결관리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그동안의 걱정을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초기에는 수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으로 ‘갑자기 찾아온 펜데믹 사태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수업은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면대면 수업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했으며, 학생들은 디지털 영상자료를 활용하여 참여와 의견제시 등을 통해 쌍방향 수업의 소통과 공감이 가능했다. 따라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한 학교 단위의 원격교육 시스템을 보완·개선한다면 미래교육을 교사의 힘으로 더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따뜻한 감수성을 무장한 EBS가 되길 하지만 미래교육을 최첨단 에듀테크로 장착하는 것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삶과 앎을 학습과 연계하여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롭게 제작한 콘텐츠들과 기존에 제작된 콘텐츠들은 교육과정에서의 수업 진도를 맞출 수는 있었지만,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측면에서 배움을 전달하는 콘텐츠는 부족했다. 따라서 EBS는 앞으로 학습 관련 콘텐츠는 물론 자라나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감·소통·협력·상생·인성·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여 미래교육의 영원한 동반자이면서 보완재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온라인 수업이 두세 달 지속되면서 학생들은 조·종례와 수업을 듣느라 하루 6~7시간, 수업과 관련된 과제해결을 위해 3~4시간 등 거의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지내고 있다. 또한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제한적 소통으로 불안하고 우울하고 힘든 시간을 지내면서 마음의 병이나 상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EBS에서 학생·교사·학부모의 마음까지 살펴줄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애써주었으면 한다. 이와 더불어 EBS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공영교육방송인 EBS가 학교밖청소년, 특수교육 학생, 다문화 학생, 새터민, 중도입국 학생, 기초학력미달 학생 등을 위한 배려있는 프로그램 제작 및 보급에 나선다면 교육소외계층을 위로하고, 치유하며, 교육하는 ‘힐링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방송을 추구하는 콘텐츠는 많다. 학생들의 성적과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역시 많다. 하지만 사춘기로 성장통을 심하게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예민한 감수성과 고민을 다루는 콘텐츠는 찾아보기 어렵다. EBS가 청소년들의 따뜻한 힐링 파트너가 되어 ‘학습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을 모두 어루만져주는 ‘진정한 교육방송’이 되어 주기를 희망해 본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교사] 광주 학생들이 지난 총선에서 졸업생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를 권유한 중학교 교사를 고발했다. 고발인 김 모군은 2일 오후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 전국학생수호연합(이하 학수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광주 모 중학교에 근무하는 A교사가 총선 전날인 4월 14일 카카오톡 메시지와 SNS를 통해 투표권을 가진 고3 제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 투표하도록 권유한 사실을 폭로하고 A교사를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김 군에 따르면 A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거쳐간 졸업생 중 선거권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번 총선에서의 답을 알려준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을 투표할 것을 카카오톡으로 지시했다. 제자들은 A 교사가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 등 정치적 목적의 집회에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제보도 했다. A교사는 이전에도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여러 집회, 행사, 방송 등에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반미와 대선불복을 주장하는 등의 발언을 해왔다. 이 때문에 대법원에서 명예훼손으로 벌금 300만원을 최종 선고 받은 바도 있다. 정치편향 발언으로 큰 처벌을 받았음에도 배제 징계를 받지 않은 그는 2010년에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취임식 사회도 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 군과 학수연은 광주시교육청에 A교사에 대한 파면도 별도로 요구할 계획이다. A교사는 제자들의 고발에 대해“관종(관심 종자)들이 하는 일에 대해 일일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선거법 개정으로 지난 총선부터 선거일 이전 출생한 고3 학생들의 투표가 가능해지면서 한국교총은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를 계속 제기해왔다. 이번 사건으로 교총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에게 억울함 성추행 누명을 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송경진 교사 유족의 소송에 대한 항소 포기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전북도교육감은 양심이 남아있다면 송 교사 두번 죽이는 항소 포기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김승환 교육감, 참 양심도 없다"면서 "전북교육청으로부터 성추행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은 고 송경진 교사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순직 판결 내렸는데도 뻔뻔하게 항소에 참여한다고 하고유가족에게 아무런 사과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아 "억울하게 죽은 송 교사를 교육감이 두번 죽이고 있다"면서"교육청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나 인간적 양심마저 저버린 행동"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김 교육감에게 조금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항소 운운하는 대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인사혁신처도 송 교사 사건에 대한 항소 그만둬야 한다"면서 "30년간 교육에 헌신한 송 교사의 명예와 유가족들의 상처에 더는 재를 뿌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6월 “패소판결에 대한 정부 항소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면서"대통령 지시마저 어기고 송 교사 사건에 대한 항소 강행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하 의원은 이에 앞선 2일에도“결백한 송교사 주홍글씨 새겨 죽음으로 몰고간 전북교육감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그는 SNS를 통해“송 교사의 죽음은 넓은 의미의 타살”이라면서“경찰이 죄 없다고 했는데도 전북교육청이 성추행범으로 몰아 징계 강행해서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했다. 이어“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아놓고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궤변으로 고인에 대한 2차 가해까지 가하고 있다”면서 “교육청 수장으로서의 자격미달”이라고 하고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그간 왜곡된 페미니즘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 사례에 대한 발언을 지속해왔다.
광주교총 등 광주 교육단체들이 부인의 금품 수수와 처조카 인사 비리 의혹이 제기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사퇴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광주교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래교육포럼 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등 광주 지역의 15개 교육·시민단체는 2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2018년 지방선거 때 한유총과의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는 제보가 있어 광주 시민·교육단체들이 성명서를 내어 이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면서 “당시 시교육청은 소명 대신 이들 단체에 대해 명예훼손 및 무고혐의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오히려 겁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드러난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단체 주장대로 장 교육감의 부인은 실제로 한유총 전 광주지화장으로부터 8회에 걸쳐 4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바 있다. 그런데도 장 교육감은 이를 뒤늦게 알았고, 시교육청 청탁방지담당관에 신고해서 처리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들은 “이는 명백히 현행 부정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려 했겠지만 그것으로 광주교육의 수장이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고 했다. 장 교육감의 처조카 인사 비리 의혹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전남에서 광주로 전입을 희망하는 사례가 광주에서 전남으로 전입보다 훨씬 많기에 처조카의 광주 전입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그런데도 교육감은 ‘전혀 몰랐다’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육감 부인이 한유총 광주지회의 지원을 받아 소속유치원을 돌며 원장과 교사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지난달 30일의 보도도 언급했다. 이들은 “장 교육감이 교육청의 피감기관인 사립유치원과 손을 잡고 불법 선거를 한 셈”이라면서 “장 교육감은 이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법이라며 법이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변명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장 교육감의 사과문 발표 태도도 지적했다. 장 교육감이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고 기자들에게 자료를 나눠주는 형식을 취한 데다 금품수수만 언급하면서 그조차도 사법적 문제는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이런 모든 의혹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면서 “더 이상 광주교육을 맡길 수 없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보수와 진보를 넘은 교육단체들이 참석했지만, 특정 교사노조는 참석하지 않았다.
법원이 억울한 성추행 누명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한 가운데 한국교총이 지난달 수업 중 사망한 기간제 교사에 대해서도 순직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교총은 지난달 25일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에 이같은 내용의 건의를 했다. 지난달 11일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故 김은희(60) 교사는 수업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날 사망했다. 김 교사는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수술 중 대동맥 박리로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김 교사가 3개 학년의 과학 수업을 동시에 맡아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평소 업무가 과중하고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비 공무원의 경우에조차 공무 중 사망한 경우 순직 처리가 된 사례를 들며 공무중 사망한 김 교사의 산업재해 인정과 공무수행사망자 인정을 요청했다. 교총은 그간 코로나19 관련 교육당국의 지침이 학생 감염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교원의 건강 보호 대책이 부족해 교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과 한국교원대(총장 김종우)는 1일 한국교원대 대학본부 교무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우수 교육자료 발굴·확대와 교원양성대학 발전방안 모색을 통한 미래 지향적인 교원 양성, 교육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실물교육자료 전시대회인 전국교육자료전 개최를 위해 협력·지원할 계획이다. 협약식에서 하윤수 교총 회장은 “전국교육자료전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대회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건 한국교원대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주효했다”면서 그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교원대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창의적·실천적인 우리 교육의 미래와 양 기관의 앞날을 함께 그려나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은 “이번 MOU를 계기로 두 기관이 협력하고 소통하다 보면,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서 “협약서에 담지 못한 내용은 향후 협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아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과 강성주 부총장, 권민재 기획처장, 유지완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사필귀정은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근본 이치다. 처음에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해 잘못된 길로 가다 결국에는 올바른 길로 돌아가야 사회가 유지되고 억울한 이가 없기 때문이다. 3년 전에 억울하게 스쿨 미투 교사로 몰려 징계를 받게 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송경진 교사의 한이 풀린 것도 당연한 순리다. 6월 19일, 서울행정법원은 유족들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 유족 급여 지급 소송에서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고 송 교사와 유가족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넋을 다소나마 달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 많은 교훈을 준다. 무엇보다 당국은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 비위는 당연히 엄중하게 처벌해야겠지만 결론을 이미 내놓고 여론재판 식으로 몰아 억울한 희생을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균형 잡힌 인권의식도 요구된다. 판결문 내용처럼 경찰의 내사종결과 관련 학생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와 징계 착수는 고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학생의 인권이 소중한 만큼 교사의 인권과 교권도 존중했더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김승환 교육감이 사과를 거부하고 되레 항소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법원판결을 존중해야 할 헌법학자이자 교육수장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다. 8월 4일이면 고 송 교사 사망 3주기다. 고인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홀어머니의 냉장고에 과일과 고기를 가득 채워 놓았다 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을까, 가늠조차 쉽지 않다. 다시는 이러한 아픔과 억울함이 교단에 없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바로 김승환 교육감의 진심 어린 사과일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성추행 누명에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소송을 지원한 한국교총과 전북교총은 전북도교육청의 무리한 조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승환 교육감은 되레 항소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25일 제자 성추행 누명을 쓰고 교육청의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한 故 송경진 교사의 유족에게 법원의 판결문이 송달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가 지난달 19일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 유족 급여 지급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송 교사는 2017년 4월 한 학부모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면서 성추행범으로 몰렸다.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이 추행이 아니라고 밝혀 경찰에서는 내사 종결 처분을 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직권조사를 계속 진행했다. 8월 4일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받은 송 교사는 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총은 2017년 사건 발생 이후 전폭적인 대응 활동을 펴 이번 판결을 끌어냈다. 교총은 사건 직후 도의회와 교육부에 감사를 촉구하고 하 회장 등 한국교총-전북교총 대표단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항의 방문했다. 이후 교권사건 전문 변호사를 연결하고 소송비 전액을 지원했다. 교총은 이와 함께 유가족에 대해 위로 방문은 물론 위로금과 유자녀 장학금 지급 등의 지원 활동도 해왔다. 그래픽 참조 이번 판결에 대해 교총은 29일 “뒤늦게나마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고 명예를 회복한 사필귀정의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하윤수 회장은 “도교육청과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 징계 착수가 고인의 죽음에 중요한 원인으로 확인된 만큼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학생인권옹호관의 막강한 직권조사 권한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총이 29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재판부는송 교사와 유가족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판결문에는 ‘망인의 자살은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 결과 수업 지도를 위해 한 행위들이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로 평가돼 30년간 쌓아온 교육자의 자긍심이 부정되고, 충분한 소명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애초 피해를 호소한 학생들의 경찰 조사 진술과 교육청에 제출한 탄원서에 ‘망인이 칭찬해주거나 다리 떠는 것을 지적하거나 수업 잘 들으라고 한 행동도 모두 만졌다고 적었으나, 망인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법원은 ‘그럼에도 학생인권교육센터는 피해 여학생들을 면담해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초기 진술서만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했다. 전국중등교사노조도 1일 입장문을 발표해“이번 판결로 인해 뒤늦게나마 고인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렸기를 바란다”면서 “전북교육청의 책임 있는 모습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과 교총 등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김 교육감은 오히려 사과 대신 항소 요청을 했다. 김 교육감은 2일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 문제에서 성추행 혐의가 없다 하더라도 징계법상 징계 사유는 똑같이 존재한다”면서 “무리한 조사가 있었다면 직권남용으로 기소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사혁신처에 고등법원 항소를 요청했다”면서 “인사혁신처가 항소하는 경우 전북도교육청도 보조로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날 김 교육감의 항소 의사에 대해 “교사의 억울한 죽음을 끝까지 외면하고 법원의 판결까지 부정한 김 교육감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사과 거부와 판결 부정 행위는 또다시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가족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하 회장은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북교총과 함께 소송지원 등 투쟁을 끝까지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수 기자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북 무주가 코로나19 사태에서 교총 활성화를 위한 ‘기초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주교총(회장 임상철)은 지난달 24일 올해 전북교총(회장 이기종) 내에서 첫 시·군·구 행사로 임원 및 분회장 회의(사진)를 열었다. 오는 11일에는 무주 태권도원에서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가 개최된다. 무주 태권도원은 조만간 힐링을 테마로 교원 특수분야 직무연수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무주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정지역’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북의 대표적인 벽지라 규모 면에서는 ‘막내 격’이지만 감염병 사태에서 새로운 발판으로의 역할이 돋보이고 있다. 24일 무주교총 행사에서는 무주교총 임상철 회장(무주중 교장)과 송가은 사무국장(무주중 교사)은 물론, 전북교총 이기종 회장, 2030청년위원회 박지웅 위원장(안천초), 정책연구위원회 오준영 위원장(설천초) 등이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난 만큼 마음이 들뜰 법도 했지만 아직 감염병 사태가 진행 중인 만큼 조심스럽게 회의를 진행했다. 한국교총 상반기 주요활동과 교총 소식 공유 인증샷 이벤트 안내 등이 공지됐고, 고충 사항 발표 등이 이어졌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무주교총 임상철 회장은 전북 첫 행사를 열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다. 임 회장은 “교총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고 했다. 박충서 한국교총 조직본부장은 “풀뿌리 조직인 시·군·구가 활성화돼야 교총이 살아난다는 측면에서 이번 무주교총 임원 및 분회장 회의 재개는 의미가 있다”며 “시·군·구 행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교총과 무주교총은 11일 열릴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개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북교총 오한섭 사무총장은 “청정지역이자 국토 중앙인 무주가 요즘 전국적 행사를 갖기에 좋은 곳”이라며 “무주에서 시작된 작은 발걸음이 큰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온라인 개학과 함께 학생들의 사이버 활동이 늘어났다. 사이버 활동 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사이버폭력 중 하나인 ‘악성댓글(악플)’ 문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교원들도 악플의 대상이 됐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교사의 영상을 캡처하거나 사진을 불법 유포하고 외모에 대한 지적부터 수업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까지, 도를 넘어서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의 악플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유명 연예인의 이야기는 이제 남 일이 아니다. 악플 피해를 경험한 교원들은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특히 악플을 남긴 사람이 가르치는 학생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끼리 개설한 단톡방도 예외는 아니다. 온라인 수업을 두고 학교와 교사를 비교하거나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사들은 “갑작스러운 온라인 수업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교사마다 교육철학과 교수 방법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나은 수업을 위한 발판이 되지만, 도를 넘은 악플이나 평가는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다. 한편, 사이버폭력의 양상은 다양해졌다. ‘사이버불링’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괴롭힘도 등장했다. 사이버상에서 특정인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동이나 그런 현상을 말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메신저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상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형태다. 단체 채팅방 등에 피해대상을 초대해 단체로 욕을 퍼붓는 ‘떼카’, 피해대상을 대화방으로 끊임없이 초대하는 ‘카톡 감옥’, 피해대상을 단체방에 초대한 뒤 한꺼번에 나가 혼자만 남겨두는 ‘방폭’ 등이 있다. 교사들은 “악플이나 사이버불링을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샘TV-악플의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그맨 현병수 씨와 박정현·김희진 교사가 출연한다. (QR코드 스캔) ----------------------------------------------------------------------------------------------- 샘TV는 한국교총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생생한 학교현장 이야기와 샘(선생님)들의 니즈 맞춤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학생 면마스크 240만장을 구입(60억 원 규모)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거래내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따르면 시교육청이 학생용 무상 면 마스크를 구입하는 공모 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발견돼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즉시 해명자료를 냈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방송은 시교육청이 60억 원을 들여 240만장의 마스크를 구입하는데 있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한 것부터 공모기간을 휴일 이틀 포함 4일만 둔 것, 그리고 공모에 참여한 두 업체 가운데 더 우수한 품질의 마스크 제공이 예상되는 업체를 놔두고 마스크 생산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컴퓨터 부품업체를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해 더 비싼 값을 준 것, 당초 구입하려던 사회적 협동조합이 아니라는 부분 등이 수상한 점이자 수사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는 긴급복구가 필요한 재난 등 행정안전부령에 따른 재난복구 등의 경우 지방계약법시행령 제25조제1항제2호에 따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며 “당시 학교 개학일자(4월 6일)에 맞춰 시급히 지원해야 할 긴급한 상황으로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었고, 공모기간 역시 시급한 상황이라 부득이 4일간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왜 전국에서 서울시교육청만 이런 식으로 계약했는지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우선협상대상 선정 업체도 교장, 보건교사, 행정실장, 학부모 등 11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라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이 역시 의혹투성이다. 객관적 점수와 주관적 점수를 50점씩 동등하게 배정한 것부터 이상하다.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생산한 적이 없는 컴퓨터 부품업체와 계약했는지에 대해서는 시교육청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단가도500원이 더 비쌌다. 실제 시민들은 베트남 산 면 마스크 치고는 매우 비싼 단가가 책정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마스크 파동이 일었던 당시였다 해도 베트남 산 면 마스크에 필터까지 포함해도 장당 2500원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학부모 박 모씨는 “국산 면 마스크도 장당 1000원대에 구입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교권수호 기동대를 발족하고 1일 전·현직 교원 26명 대원으로 위촉했다. 교권 수호 기동대는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출동해 피해 교원을 보호하고 대응·지원하는 원스톱 시스템이다. 교육 당국이 설치한 교권보호센터 등은 피해 교원이 문을 두드리기에는 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 상급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가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교권 수호 기동대는 학교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현직 교원들이 대원으로 활동한다. 피해 교원의 편에서 사건에 대응하고 정서적인 지원도 병행한다. 진만성 기동대장(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은 “교권수호를 위해 뭉친 만큼 그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권수호 기동대의 임기는 1년이다.
두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무척 짜릿하고 보람찬 일이다. 사람은 필요에 의해 혹은 즐거움을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창조하며 표현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을 메이커(maker)라 부르며, 메이커의 영역은 생활용품을 비롯하여 로보틱스, 전기 전자, 컴퓨터 등 어떤 분야나 범주에 구애받지 않는다. 메이킹(making)은 이러한 만들기 활동들을 폭넓게 아우르는 것으로, 문제 해결과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서의 메이커 교육 많은 학교에서 활동 중심의 메이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때 학생들에게 첨단기술이나 원리를 활용해 화려하고 거창한 것을 만들게 하기보다는, 부재(不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필요성을 인식했을 때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메이커 정신을 길러 줘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새롭게 창조한다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 자체를 의미 있게 여기고 스스로 창조한 결과물에 대해 뿌듯함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메이커로서 주제와 디자인, 재료 등을 모두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메이킹 전 과정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갖게 해야 한다. 학생들이 유연하고 독창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떠올리면서 해낼 수 있도록 교사나 부모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열린 마음과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메이커 정신과 미래 인재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상상이 터무니없다고 말한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디어는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구체화 되지만 가능과 불가능에 대해서는 생각만으로 결론지을 수 없다. 일단 만들어 봐야 한다. 원하는 것을 반영해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 내적으로 구상한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즉, 부족한 점을 마주하고 보완점을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간 아이디어는 현실로 이어진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탐색하며 도전하고 실천하는 일련의 과정은 서로 다른 사고(思考)를 잇는 다리가 되고,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를 갖게 한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안을 탐색하고 발견하며 그중에서 최선의 것을 택하는 것은 탁월한 능력이다. 하지만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선택지에서 아쉬움과 불만족을 느꼈을 때, 자신만의 것을 창조해 세상에 내놓는 것도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 중 하나이다. 떠오른 생각이나 의견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실존적이고 개성 있는 아웃풋을 생산해 내는 능력이 곧 메이킹의 연장선이다. 메이커는 무엇인가를 물리적, 실제로 만듦으로써 자기 생각을 직접 전달하고 주장하며 표현한다. 일단 만들어 보자’ 같은 의지와 열정, 그 시도는 곧 사고의 표현이며 가치있는 것이다.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네’라는 생각이 생각으로 그치지 않도록, 어떤 형태로든 아이디어를 세상에 표현하고 남기고 만들어 가는 메이커(maker)가 되었으면 한다. 만들고, 창조하고, 나누고, 표현하는 것이 즐거운 놀이가 되길 바란다.
학교현장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기존의 학교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바람과 미래를 대비하는 곳으로 학교현장을 주목하면서 교육의 방향, 환경 등 많은 부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학교 교육이 온라인 기반의 환경으로 변했고, 배움의 공간도 학교에서 가정으로 확대됐다. 교육 환경도 재탄생하고 있다. 교실을 교육과 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기존의 서책 중심 수업에서 태블릿PC, 클라우드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에듀테크 기반 수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학교 교육이 미래 사회의 중심이 될 아이들에게 직업을 선택할 충분한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직업 탐색의 기회 제공해야 학창 시절, 필자는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질지’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남들에게 지기 싫은 마음에 ‘의자왕’이라는 별명을 얻어가며 열심히 공부했고, 부모님의 권유로 교대에 입학해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중·고등학교 때와 다르게 대학 생활은 내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했다. 교과목은 너무 어려웠고, 피아노, 발레 등을 수강하면서 이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원래 가고 싶었던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다시 입시 준비를 했고 안타깝게도 의대는 입학하지 못한 채 약학대학에 합격했다. 하지만 원하는 길이 아니었기에 흥미가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은 과외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재미를 찾았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었고 점차 나아지는 학생들의 성적과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생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교대로 돌아와 현재 초등학교에서 15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할 학교와 학과에 입학했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직업을 정하기에는 무서움이 컸던 것 같다. 당시 약사라는 직업이 미래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직업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겼다. 이런 직업에 대한 고민을 20대 초가 돼서야 하게 됐다. 초·중·고등학교 때 내가 어떤 부분에 재미와 흥미를 느꼈는지 알 기회가 있었더라면 직업과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속적인 소통·경험이 중요 4차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코딩 교육도 새롭게 등장했다. 언플러그드, EPL, 피지컬 컴퓨팅 등 생소한 코딩 교육이 학교현장에 도입됐고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크리에이터, 데이터 리터러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개념을 교육에 접목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미래 사회를 대비해 아이들이 새로운 교육을 경험하고 그에 따른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코딩, 인공지능 등도 그 핵심은 대상과 소통하는 것이다. 개정 교육과정과 미래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이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이다.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무언가를 완성해 가는 경험이 미래 사회에 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들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업을 듣고 그 내용을 동료, 컴퓨터 또는 인공지능 등의 대상들과 소통을 통해 더 발전시켜보고 이러한 경험을 미래의 직업과 연계하여 활용해 본다면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매우 유의미한 교육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부분에 흥미가 있고 또한 재미를 느끼는지 알아간다면, 그리고 이러한 기회가 학교 교육에서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 대비 교육이 아닐까.
여야의 제21대 국회 원 구성 결렬로 여당이 전 상임위 위원장을 독점하는 사태 속에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원만한 합의로 원 구성도 못하는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 제21대 국회의 전도가 험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임기 내내 여야의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지탄 받은 20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21대 국회는 여야가 협치(協治)와 소통으로 상생해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 국민들의 기대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21대 국회는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 특히 교육위는 다음과 같은 교육 선량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첫째, 여야 협치와 상생의 생산적 상임위 활동을 기대한다. 협치는 대화와 타협, 상생은 소통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교육위는 국가 백년지대계 정책과 입법을 다루는 상임위로 정파·이념·진영 등을 떠나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리민복과 미래 한국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둘째, 교육 본질 회복에 정책과 입법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릇 정치의 근간은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민생에 터한 일하는 교육 국회상을 정립해주기를 기대한다. 교육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고 교육이 안정돼야 국가가 발전한다. 특히 교육과 학교를 흔드는 실험정책, 교육 현실과 유리된 입법 등을 지양해야 한다. 셋째, 교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행복한 교육 조성에 입법 지원을 기대한다. 교원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학습권이 함께 오롯이 보장되는 교육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끝으로, 국가 미래의 근간인 교육의 토대를 튼튼하게 다지도록 뒷받침해 주기 바란다. 대학 등록금 반환, 대입제도 개편, 국제중·자사고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고교학점제 등 우리 교육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교육 현안·난제를 국민적 합의로 슬기롭게 해결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민주주의 퇴행과 헌정사의 오점이라는 비난을 극복해 조속히 정상화되고 특히 교육위는 올곧은 정책·입법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기대한다.
학대·가난·병… 아동이 절실한 도움 필요할 때 만나는 곳 안전권·주거권·놀이권 등 아동 권리 향상 위한 옹호기관 법률상 부모 ‘징계권’ 폐지 추진… 체벌 없는 훈육 필요 코로나발 사각지대 우려…학생 관찰 통한 학대신고 기대 인성교육 효과 큰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많은 참여 당부 “힘이 들 때 내가 너의 우산이 돼줄게” 우리는 종종 자신을 우산에 비유한다. 우산은 단순히 비를 막는 도구를 넘어 어려움과 난관으로부터 상대를 지켜주고 보호하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 아동옹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우산’도 같은 의미다. 둥근 우산은 비바람 등 위기로부터 모든 어린이를 보호하고 감싸 안는 ‘포용력’을, 우산대는 언제 어디서나 어린이들을 지지하고 꿈을 펼쳐준다는 뜻이다. 2010년 부임한 이제훈 회장은 재단 명칭을 기존 어린이재단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 바꾸고 이후 10년 동안 12만6000명이었던 정기후원자를 51만 명으로, 600억 원에 못 미치던 기금 규모를 1천700억 원대로, 3~4%였던 해외 사업 비중을 12%로 4배 이상 끌어 올렸다. 취임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23일 서울 무교동 재단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재단의 규모와 인지도를 ‘폭풍 성장’시킨 공과에 대해 그는 “뜻에 힘을 합쳐준 직원 여러분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도와준 후원자들 덕분”이라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재단이 설립된 지 70년이 넘었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대의 아동복지재단이지만 아직 학교 현장에는 재단을 모르는 선생님, 학생들도 있는 것 같다. 간략히 소개해 달라. “아동학대 피해를 받거나 갑작스러운 병으로 아프거나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 재능은 있는데 도움받을 곳이 없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아동 등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순간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다. 어린이재단은 1948년 CCF(기독교아동복리회) 한국지부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 국내 163만여 명, 해외 75만여 명의 아이들에게 직간접적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아동의 안전권, 주거권, 놀이권 등 권리 향상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옹호 활동을 펼치며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결손아동 돕기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 같다. “설립 초기에는 빈곤 아동 돕기가 주 사업이었지만 정부 재정상태가 좋아지면서 그런 역할은 점점 정부가 맡고 우리는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쪽으로도 눈을 돌렸다. 아동옹호 기관으로 목표를 정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 캠페인을 통해 지역에 놀이터를 마련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든 지자체가 상당히 많다. 최근 “아이들에게 파란 하늘을 돌려주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캠페인도 비슷한 맥락이다.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다.” -최근 경악스러운 아동학대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해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재단은 2011년 ‘조두순 사건’을 이후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캠페인을 전개, 35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전달한 결과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자의 공소시효 폐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2016년부터는 ‘STOP!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인식개선에 앞장서오고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 재단은 현재 부모의 자녀에 대한 징계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률상 ‘징계권’이라는 표현이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학대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원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벌 없이 훈육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아동학대 근절에 현장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코로나19로 개학이 계속 미뤄지고 온라인 교육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교직원의 아동학대 신고가 1분기 632건이었지만 올해는 169건으로 73.3%가 줄었다. 선생님들이야말로 아이들의 상태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평소와 달리 우울해 보인다든지, 갑자기 학교에 안 나온다든지 등 이상 징후를 가장 빨리 감지하고 학대 여부를 신고할 수 있는 존재다. 앞으로 코로나발 사각지대에 대한 여러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정폭력, 아동학대 신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정황들을 빠르게 알기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또 아동의 경우 스스로 자신의 상황이 학대라고 판단 내릴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스스로 학대라고 판단 될 경우 선생님을 통해 신고할 수 있는 안전한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전국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이 올해 5회를 맞았다. 교총도 후원을 하고 있는데, 인성교육에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어떤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인가. “학교에서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이기에 더욱 존경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교육 정상화 차원이라고 할까. 학생들이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이 존경받는 풍토가 생기면 학교는 더 달라질 것이다. 교사의 정당한 훈육도 못 참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교권침해가 심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선 공교육이 있을 수 없다. 적어도 학교 안에서는 선생님이 더 책임을 지고 교육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감사편지 쓰기가 이런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선생님 또한 얼마나 감동을 받겠나. 선생님이 존경받는 만큼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살뜰히 보살필 수 있을 것이다.” -재단이 활동을 넓히기 위해선 무엇보다 후원금 모집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정의연 사태 등으로 공익단체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기부문화 발전을 위해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리 같은 NGO 단체들은 후원금을 얼마나, 제대로, 올바르게 썼느냐, 즉 회계 투명성이 생명 같은 것이다. 정의연 사태는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로는 회계가 투명하지 않은 것이 가장 문제다. 불투명한 회계에 대한 불신과 일부 단체들의 일탈행위들이 선량한 NGO 단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후원자들도 자신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좀 더 관심갖고 지켜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오랜 시간 재임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2011년 중국집 배달일을 하며 매달 70만 원의 월급 중 10만 원을 기부했던 ‘철가방 우수씨’ 이야기가 기억난다. 고아로 자라 어려운 생활을 하다 결국 범죄로 감옥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어린이재단에서 발행하는 잡지를 보고 본인처럼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돕는 이야기를 보고 감동받아 출소 후 재단을 찾아와 아이들을 돕겠다고 했다. 본인은 고시원 쪽방에서 지내면서도 아이들 후원만큼은 꾸준히 했던 분인데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연고가 없는 분이라 재단에서 그분의 장례를 치렀는데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대통령 영부인을 비롯해 국회의원, 시민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빈소를 찾아왔다. 이밖에도 일생 동안 김밥 장사를 하며 모은 돈 3억 원을 기부하고 본인 사후에 남는 5000만 원의 전세보증금도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을 남긴 박춘자 할머니 등 감동적인 사연들이 정말 많다.” -교총도 장학안경 기증, 고려인 후손 돕기, 탈북청소년 쌀 기증 등 사회적 배려계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 희망사다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양 단체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은데. “교총과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 어린이재단이 하는 일이 아이들을 올바르고 건강하게 키우는 일인 만큼 선생님의 도움이 절실하다.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도 인성 함양 차원에서 하는 대표적인 사업인데,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도 많이 신경 쓰고 노력하는 부분이지 않나. 우리 같은 NGO 단체에서 선생님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깨닫게 하고 다양한 사연을 수집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 교총도 이런 캠페인을 학교 현장에 잘 알리고 참여를 독려했으면 좋겠다. 이밖에도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환경 악화에 대한 교육을 함께했으면 한다. 지금 같은 방식이면 10년 20년 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얼마나 비극적이겠나.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 결국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 현장에서 이런 교육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재단에서 하는 캠페인에 관심 갖고 함께 활동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학교 현장이 매우 혼란스럽다. 끝으로 일선 선생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의 등교가 줄어들면서 선생님들도 교실의 빈자리를 느끼는 것만큼 학부모와 학생들도 선생님의 빈자리를 크게 느낄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온라인 수업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가장 큰 변화를 몸소 겪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대한민국 아동과 청소년들의 인성을 책임지는 최전선에 계신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어려운 시국이지만 코로나19 극복을 통해 일상을 되찾고 학생은 선생님에게, 선생님은 학생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따뜻한 학교생활이 우리 앞으로 다가올 날을 기대한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과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더불어 7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전국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에 많은 참여와 홍보를 부탁드린다.” 이제훈 회장 △1940년 출생 △서울대 사학과 졸업 △중앙일보 편집국장 △중앙일보 사장 △한국 BBB운동 회장 △한국자원봉사포럼 회장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이사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등 인터뷰=이재곤 편집국장 정리=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교원들이 피하는 업무 중 하나가 학교폭력(학폭)이다. 학폭 담당교사는 사안이 발생하면 업무 과중과 함께 각종 분쟁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학폭위 심의 건수는 1만 7749건, 2018년에는 3만 2632건으로 집계돼 5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다. 한국교총은 이런 교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3월부터 ▲단위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심의위원회)로 이관하고 ▲학교장 자체해결제를 도입한 개정 학교폭력예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박노종 충북 중앙초 교감은 교총의 최근 성과 가운데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학폭위를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로 이관한 것만으로도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으론, 각종 정책 성과를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다. 박 교감은 “교원단체 가입을 권하다 ‘교총이 해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했다. “순간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돌아서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각종 수당 인상, 성과급 지급 방법 개선, 교원 능력개발평가 방법 개선 등 무척 많았습니다. 정책 성과는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잖아요. 최근 안내 책자를 배포한 것처럼 현장에서 교총의 활동을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선생님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법도 고민했으면 합니다.” 박 교감은 우리 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교원단체에 가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원들이 목소리를하나로 모아야 교원에 대한 인식과 처우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1교사 1교원단체 가입은 책무”라고 했다. “지난해 교감이 됐어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죠. 권위적인 관리자는 옛말이에요. 시간이 나면 교실로 찾아가 소통하고 도울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그의 관심과 배려는 이제 막 교단에 선 신규교사들에게 특히 큰 인상을 줬다. 선배 교사의 마음이 전해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0명이 박 교감을 좇아 교총 회원이 됐다. 요즘 그의 관심은 ‘공정’이다. 교원승진제도만큼은 공정하게 운영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시행하더니 교감까지 공모제로 뽑겠다는 움직임에 분통을 터뜨렸다. 교직 경력을 바탕으로 학교운영을 위한 자격·능력을 갖춘 교사에게 열려있던 승진 기회가 코드인사의 수단으로 쓰인다는 건, 말 그대로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감은 “공모제는 학교현장에서 헌신한 교원들의 노력을 무너뜨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전체 교원 중 절반 정도가 교원단체에 가입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공모제 같은 불공정한 제도를 바로잡으려면 이제라도 힘을 모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