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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시민성의 공간과 지리교육 (조철기 지음, 푸른길 펴냄, 512쪽, 3만원) ‘시민성이 왜 지리적인가?’, ‘시민성이 왜 공간의 문제인가?’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는 책. 지리교육 역시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시민이 되는 것에 기여한다고 믿는 저자는 지리를 통한 시민성 교육의 목적과 가치 설정, 내용 선정과 조직, 교수 및 학습방법 등을 다루며 성숙한 시민을 위한 지리교육의 방향을 모색한다.
학교야, 체육하자 (김건우·김성민·나수진·장미라·최진기 지음, 에듀니티 펴냄, 376쪽, 1만8000원) 중등 체육교사 5명이 체육교사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학교체육의 본질과 방향을 다시 생각하며 짚어보는 책. 4부로 구성됐으며 1부와 2부에서는 체육교사가 된 과정과 체육교사로서의 성장기를 담았다. 3부와 4부는 학교체육의 필요성과 학생들의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위해 현장을 끝까지 지키고 싶은 체육교사로서의 솔직한 마음을 풀어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 (김현수 지음, 덴스토리 펴냄, 232쪽, 1만5000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 단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미친 코로나의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 그들이 ‘떨어지기 전에 붙잡아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구별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나라들 중 하나인 몰도바. 그동안 비자 받기가 까다로워 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쉽게 들어가게 됐다. 몰도바에 가면 누구나 간다는 오르헤이 마을. 많은 사람이 키시나우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곳인데 이틀 밤을 머물게 됐다. 지난 겨울, 다른 사람들처럼 서너 시간 머문 적이 있었는데 동네 사람들이 좋아서 이번엔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었다. 오르헤이 수도원을 오르다 보면 사람 키만 한 십자가를 만난다. 지나는 사람들이 십자가에 손을 올리거나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오늘은 뭉게구름 때문인지 모두가 순례자처럼 보인다. 오르헤이 수도원에 들어섰다. 수도사님 눈에 아시아 사람이 신기했는지 말을 걸어오신다. 손녀가 한국 노래와 한국 언어에 푹 빠져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손녀가 알려준 ‘할아버지’라는 단어도 조금 어눌하지만, 기억을 해내셨다. 이 먼 곳에서 한국을 이야기하게 될 줄이야. 마침 가방 안에 한국 북마크가 있어 손녀에게 전해달라고 수도사님께 건넸다. 수도원에서 강변에 있는 마을로 내려왔다. 강 쪽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를 따라갔다. 마침 어머니 생신을 맞아 대가족이 모여서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이미 분위기는 달아올라 있었고,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을 정겹게 맞아주었다. 음식과 함께 술도 나눠 마셨다. 그리고 시작된 춤판. 우리 강강술래처럼 손에 손을 맞잡고 원을 만들어 뱅뱅 돌았다. 40도 보드카를 연신 들이켜고도 전혀 취하지 않는 모습이 신기했다. 나와 동행들은 한두 잔에 이미 인사불성이 되어 집에 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우리의 힘든 모습을 눈치 챈 생일 주인공. 어머니께서 내일도 날이니 먼저 가서 쉬라며 길을 내주었다. 자리를 뜨려는데 내일 저녁 식사하러 오지 않겠냐는 부부의 제안을 받았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의 집이 있었다.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아이들 무리. 키시나우에서 단체로 오르헤이 구경을 온 학생들이다. 아시아 사람을 처음 보는지 20~30명 되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우리와 사진을 찍었다. 다음 날 저녁 식사 자리에 갔다. 테이블에 빈 곳이 보이지 않을 만큼 음식이 차려졌다.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튀긴 음식이 맛있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자주 먹는 옥수수빵도 있었다. 어디를 가나 노란 옥수수빵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오르헤이 집집마다 걸려 있는 옥수수를 보면 이 지역 사람들의 옥수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온 마음을 다해 손님을 대접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할머니가 자기 집에도 꼭 들렀다가 가라며 부탁을 하신다. 식사를 마치고 할머니 댁에 가보니 정정하신 85세 할아버지와 함께 사셨다. 음식으로 가득 찬 지하 창고를 자랑스럽게 보여주신다. 그리고 오르헤이 포도로 담근 와인도 한 병 주셨다. 이분들도 한 해 동안 농사지은 걸 잘 모아뒀다가 자식들이 오면 하나씩 하나씩 풀어주는 듯해 보였다. 두 분이 드시기에 엄청난 양의 음식들이었다. 오르헤이 수도원만 보고 갔더라면 이 마을 사람들의 정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며칠 머물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여행을 와서 현지인들에게 받은 융숭한 대접만큼이나 추억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다시 몰도바에 오더라도 오르헤이에서는 며칠 머물며 동네 사람들 여행을 할 것 같다.
아이들이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공간 다음으로 살펴봐야 할 공간은 어디일까? 미국 건축가인 프라카쉬 나이르(2018: 61-82)의 Blueprint for Tomorrow: Redesigning School for Student-Centered Learning에서는 ‘복도’라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복도는 교실과 함께 쌍을 이루어 공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형태가 이론 중심의 전통적인 학습방식을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복도가 아이들이 교실에서 교실로 이동하는 통로 역할만 하고 있고, 이것은 아이들이 다양한 공간에서 창의적인 활동을 스스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과 공간의 경직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 있다. “복도가 하루 종일 가르치고 배우기 위해 사용되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학교는 전통적인 교실 디자인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의 마술처럼 20~30% 더 많은 사용 가능한 공간이 추가로 생기게 된다.” (p. 64) 필자는 학교공간의 면적 분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의 학교공간과 해외 학교공간의 면적을 비교해 보았는데, 학생 1인당 연면적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이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그동안 방문했던 수많은 해외 우수학교들의 사진을 분석해 본 결과, 복도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글에서는 적용 가능한 수준의 대안들을 우수사례를 중심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복도를 ‘학습공간’으로 활용하기 첫째로 가장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복도는 학습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림 1의 학교는 설립된 지 약 100년이 된 독일의 학교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학생들이 복도에 블록매트를 깔고 학습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복도공간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을 보여 주는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한 것은 특별한 공간이 아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블록매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블록매트에 담겨진 학교 운영 철학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림 2는 이미 설치되어 있는 연결통로의 벤치에서 토론학습을 수행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그림 1과 다르게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복도에서 학습을 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복도를 효율적인 학습공간으로 재구조화하기 위해서는 복도를 학습공간으로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지 공간 재구조화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복도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학습교구와 가구 배치하기 둘째, 복도에 오랜 시간 동안 머물 수 있도록 ‘학습교구와 가구 배치’를 실시해야 한다. 물론 앞서 제시한 첫 번째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이다. 그림 3은 교실의 주출입구 앞 복도에 설치된 2인용 원형 테이블이다. 교실 내부에서 이론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학생들과 별개로 개별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그림 3과 같은 모습은 첫 번째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림 4는 보다 적극적으로 복도공간을 소프트웨어학습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한 사례이다. 이와 같은 공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모든 교과에서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는 정보검색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실과 복도공간을 연계하기 셋째로 수업시간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하여 ‘교실과 복도공간을 연계’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그림 5와 같이 최근 우리나라의 학교공간혁신사업에서 다양한 사례들이 보여 지고 있다. 그러나 그림 5와 같은 사례들은 교육과정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독립적인 학습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복도공간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도록 그림 6과 같이 시야적으로 개방된 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복도공간은 학습공간이다 그림 7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교실과 복도 융·복합 모형’이다. 복도공간에 조성된 학습공간들을 교실공간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수업시간에도 복도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을 조성하며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닥과 천장의 마감 재료를 다른 복도공간 바닥 마감과 구별되도록 조성하여 ‘학습공간으로의 영역성’을 분명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침실에서 취침 외에 독서·운동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것과 같이 복도가 반드시 통로로만 활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학교에서 학교공간혁신사업을 진행하면서 교실공간에 대한 이름은 정의하지만, 복도공간에 대한 이름을 부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 복도공간에 대한 제한된 사고를 느낄 수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교실공간보다 더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 하는 공간이 복도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공간에 대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인접한 공간이 복도이기 때문이다. 공간은 수업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활용의 변화는 수업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복도공간은 학습공간이다’라는 유연한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서양에 주식투자를 한다고 해서 ‘서학개미’입니다. 일본은 닌자개미라고, 미국은 로빈후드(주식거래 앱 이름이 Robinhood이다)라고 하더군요. 자본시장에 뛰어든 전 세계 개인투자자들의 흥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너는 취업하니? 나는 투자한다!” 뭐라도 하나 투자하고 계신지요? 포털에는 ‘주식투자 안 하면 가난해진다’는 카페가 생겨났고, ‘일주일 열공으로 차트 분석하기’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진짜 공부해서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면, 경제학자들이 큰돈을 벌어야지요). 그래서인지 주식투자 안 하면 뭔가 손해 보는 것 같은 시절입니다. 그런데 이 자본시장의 잔치에는 늘 패턴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금리가 내리고, 유동성이 넘쳐나고, 그래서 특정 자산의 값이 오르고, 대중이 투자에 참여하고, 어떤 회사의 가치가 폭등하고, 더 많은 대중이 투자에 동참하고, 시장이 흥분하고, 그리고 위기가 찾아옵니다. 수많은 대중이 공포에 잠기고 어렵게 번 돈을 잃습니다. 언론의 반성이 이어지고, 정부는 제도를 개선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또 똑같은 드라마가 반복됩니다. 14세기 베니스에서는 채권투기가 성행했습니다. 1351년 정부는 채권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루머를 단속하는 법을 제정합니다. 물론 그 채권의 상당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투자와 흥분 그리고 위기의 역사는 시장경제의 역사입니다. #01 _ 정말 시대는 바뀌었을까? 아니면 그렇게 믿는 것일까? 1999년, 그때도 미국연방준비은행(연준 Fed)은 돈을 참 많이 풀었습니다. 아시아 경제위기 여파를 뚫어야 했고, 무엇보다 인터넷(www)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이 한 방울만 튀어도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10배가 올랐다는데, 그때 퀄컴은 2,500%가 올랐습니다. 1999년 한해 미 증시엔 547개사가 상장열풍에 올라탔습니다. 지난해 미 증시엔 480개 기업이 새로 상장됐습니다. 참 많은 부분이 ‘데자뷔’입니다. 빚내서 하는 주식투자도(미국의 신용거래 잔고는 800조에 육박합니다. 2020년 11월), 버핏지수도(GDP대비 시가총액), 주가이익비율(PER)이 불안불안 한 것도 닮았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최선봉에 선 것도 똑같습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시대가 바뀌었다고 믿는 것입니다. 실제 2000년 이후 굴뚝산업은 온라인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기업이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2000년 3월 주가는 폭락합니다. 미국 증시의 40%, 시총 8조 달러가 날아갔습니다. 그때 미 증시를 상징하던 야후(Yahoo)는 어떻게 됐을까? 지난해 말 전 세계 증시는 테슬라가 SP지수에 편입된다고 축배를 들었습니다. 야후도 99년 SP에 편입됐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20년이 지나 우리는 또 시대가 바뀌고 있다고 믿습니다. 주차장엔 전기차가 등장했고, 식당도 호텔도 죄다 앱으로 찾습니다(에어비앤비의 시가총액이 힐튼과 메리어트를 합친 것보다 훨씬 높다). 지난 분기 미국에선 모델 3가 ‘캠리’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세단이 됐습니다. “석유로 가는 차, 너는 이제 끝이야!” #02 _ 가장 늦게 흥분한 사람이 자본의 제물이 된다 2001년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합니다. 뉴욕이 공격당합니다.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1%까지 끌어내립니다. 돈이 다시 빠르게 풀렸습니다. 그러자 랠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에너지 가격부터 홍콩의 그림시장까지. 이머징 마켓에 불이 붙고, 미국의 주택시장은 활활 타올랐습니다. 그 불은 2006년에야 겨우 불길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얼어붙었습니다. 금융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다우지수는 순식간에 다시 반 토막이 났습니다.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자산가격은 계속 떨어졌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집값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7년 연속 집값이 내렸습니다. 그때 ‘하우스푸어’ 사태로 손실을 본 수많은 한국의 집주인들이 책임을 따진다면 결국 그린스펀이나 아니면 오사마 빈라덴까지 올라갈 것입니다. 자산시장은 이렇게 복잡하게 외부변수에 얽혀있고, 시장은 그래서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러니 자산시장의 내일을 전망하는 것은, 에라토스테네스가 막대기 하나 세워 지구 크기를 측정하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특히 가격예측은 거의 점성술사의 영역입니다. 가격에는 사람의 마음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이유 없이 계속 변합니다. 그러니 오직 분명한 건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시장을 예측하는 사람들은 ‘껍데기’라는 것과 이 잔치가 끝나고 겨울이 찾아오면 가장 늦게 흥분한 사람들이 자본의 제물이 될 것입니다. #03 _ 나도 쉽게 돈 버는 행렬에 함께하고 싶다 이 패턴은 너무 비슷해서 어느 시대의 자산거품이나 위기에 대입해도 거의 일치합니다. 새로운 산업군이 등장하고, 특정 자산에 사람이 몰리고, 큰 수익이 나고, 지나는 사람들이 이를 부러워하고, 새 시대에 대한 거대한 믿음이 생기고, 더 많은 사람이 투자에 뛰어들고, 자산가치는 폭등하고, 그리고 위기가 찾아오고, 언론은 어리석은 시장참여자들을 준엄하게 꾸짖습니다.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상처가 겨우 치유될 무렵 우리는 그것을 또 잊어버립니다. 최근 버블을 우려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바클레이즈의 한 애널리스트가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오케스트라의 위대한 마에스트로가 지휘합니다. 거장이 멈출 때까지 연주는 계속될 것입니다.” 연준(Fed/제롬 파월)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계속된다면 이 랠리는 계속 갈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 초에도 ‘마에스트로’로 불리던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Alan Greenspan)은 1987년 블랙먼데이부터 아시아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습니다. 1999년 2월 뉴욕타임스 커버에는 ‘지구를 살린’ 영웅으로 그린스펀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수백만 채의 주택이 압류됩니다. 집을 잃은 미국인들이 ‘내가 망한 이유’로 그린스펀을 지목합니다. 미국의 주택위기는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집니다. 저금리와 유동성, 재정확대, 새로운 산업의 출현, 대중의 광기와 자산시장의 급등, 그리고 ‘나도 저 쉽게 돈 버는 행렬에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 되풀이됐습니다. 2009년 새해, 뉴욕타임스는 위기를 불러온 주범(원인) 12명(가지)을 꼽았습니다. 그 위기를 불러온 두 번째 주범으로 뉴욕타임스는 ‘그린스펀’을 지목했습니다. 10여 년 전에 자신들이 ‘지구를 구했다’고 표지에 실었던, 바로 그 사나이 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뭘 잘 잊어버립니다.
제주도에 도착해 공항을 나서면서부터 육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따뜻한 휴양지 분위기가 확 끼쳐오는데, 공항 출입문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상록수 후박나무와 야자수들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제주도는 우선 육지, 특히 서울 등 중부지방과는 가로수부터 다르다. 상록 가로수가 많은데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여서 제주도의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데 한몫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나무들이 있을까. ‘제주시 가로수 식재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은 가로수가 왕벚나무(28.6%)다. 이건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과 비슷하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심은 가로수가 왕벚나무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제주시 가로수로 심은 왕벚나무는 유전적으로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는 다른 종자(일본 원산의 왕벚나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는 점차 이 왕벚나무를 제주도에 자생하는 왕벚나무로 바꿔가기로 했다. 왕벚나무 다음부터는 제주만의 독특한 분포를 보인다. 2위 후박나무(14.0%), 3위는 먼나무(10.8%)다. 둘 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상록수 나무들이다. 4위는 배롱나무(8.0%), 5위는 해송(곰솔 6.2%), 6위는 구실잣밤나무(5.4%), 7위는 느티나무(5.0%), 8위는 담팔수(4.7%), 9위는 녹나무(4.0%), 10위는 워싱턴야자(2.8%) 순이다. 남부 수종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름조차 낯선 나무들이 많다. 제주도 분위기 끌어올려주는 후박나무 우선 후박나무는 제주도 분위기를 내는데 1등 공신이다. 제주도에서 보면 줄기가 노란빛을 띠는 회색으로 밝은 편이면서 굵고 튼실하게 올라가는 상록수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나무가 후박나무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반질반질 윤기가 나고 가지를 우산 모양으로 넓게 펼치는 웅장한 수형을 가졌다. 15~20m까지 자란다. 제주공항 출입문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나무 중에서 야자수를 제외한 나무 상당수가 후박나무다. 후박이라는 이름은 잎과 나무껍질이 두텁다는 뜻의 후박(厚朴)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일부에서 일본목련을 후박나무라고 부르는데, 자생종 후박나무가 있으니 일본목련은 그냥 일본목련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도 2000년대 들어 상록수인 후박나무를 가로수로 심기 시작했다. 그래서 2005년 후박나무가 부산 가로수 순위 5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낙동강변 후박나무는 한겨울 건조한 강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집단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박나무 숫자는 계속 줄어 요즘은 8위로까지 밀려나 있다. 부산은 제주도와는 또 다른 기후를 보이는 것이다. 빨간 열매 달린 이 나무는 ‘먼나무’ 겨울에 제주도에 가면 꽃이 핀 것처럼 붉은 열매가 잔뜩 달린 가로수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이게 무슨 나무냐?”고 물어보면 “먼나무”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5~6월에 꽃이 피고 가을과 겨울에 달려 있는 빨간 열매도 보기 좋아 최근 제주도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와 남해안에 자생하는 나무다. 꽃과 열매가 없을 때는 잎 가운데가 살짝 접혀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먼나무에 대한 반응이 좋아 요즘 가로수 심을 곳이 있으면 먼나무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나무는 2015년만 해도 2,000여 그루에 불과했는데 벌써 4,446그루(2019년 말 현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조만간 후박나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구실잣밤나무도 제주도의 독특한 가로수 중 하나다. 봄에 제주도에 가면 가로수나 공원·화단 나무 중에서 노란색으로 밤나무꽃 비슷한 꽃이 피는 상록수를 볼 수 있는데 이 나무가 구실잣밤나무다. 비릿하게 나는 냄새도 밤꽃 냄새와 비슷하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아주 두껍고 질기다. 겨울에 이 나무 아래에 가면 잣 모양의 작은 도토리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담팔수는 국내에선 제주에서만 자라는 나무다. 제주도가 북방한계선인 나무로, 나무 형태가 우산 모양으로 아름답다. 이 나무는 상록성이면서도 일 년 내내 붉은 단풍잎 몇 개씩을 꼭 달고 있어서 다른 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담팔수(膽八樹)라는 이름은 중국 이름을 받아들인 것이지만, 잎 8개 중 하나 정도는 붉은 단풍이 들어서 담팔수라고 기억해도 좋을 것 같다. 녹나무도 제주도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다. 키 40m, 밑동 둘레가 4m 넘게까지 자라는, 매우 덩치가 크게 자라는 나무 중 하나다. 현재 제주도 가로수의 4% 정도를 차지하는데, 나무껍질이 회갈색이고 세로로 갈라지는 나무가 있으면 녹나무라고 봐도 무방하다. 4~6월 연한 녹색의 꽃이 피어서 가을에 지름 1㎝ 정도인 둥글고 까만 열매가 달린다. 녹나무라는 이름은 어린나무의 줄기가 녹색을 띠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서만 자라지만 일본·중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에 녹나무의 파수꾼이란 제목의 소설이 있다. 따뜻한 휴양지 분위기를 내는데 야자수만 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제주시는 도심에 있는 워싱턴야자를 다른 나무로 교체해 가고 있다. 왜 그럴까. 이 나무가 10m 가까이 높게 자라 태풍 때 쓰러지면서 각종 안전사고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키 때문에 전선과 뒤엉켜 정전 사고도 자주 일으키고 있다. 다만 제주시는 제주의 관문인 공항로와 유명 관광지인 함덕해수욕장 일대 워싱턴야자는 제거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 ‘돈’과는 아무 상관없는 동글동글 돈나무 10위권 가로수 명단에는 없지만, 돈나무도 제주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다. 큰길 중앙에 있는 화단에 가로수로 길게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줄기의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지면서 마치 전정을 해놓은 듯 둥글게 자란다. 잎이 주걱같이 생겼는데, 윤기가 나고 동글동글 뒤로 말린 채 모여 달린다. 제주도 등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 주로 분포한다. 돈나무라는 이름은 우리가 쓰는 ‘돈’과는 무관하다. 가을·겨울 열매에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묻어 있어서 온갖 곤충이, 특히 파리가 많이 찾아와서 똥낭이라 부르다 ‘돈나무’로 순화됐다고 한다. 요즘 큰 구슬 같은 열매 사이로 작고 붉은 종자들이 가득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후박나무·먼나무·구실잣밤나무·담팔수·녹나무·돈나무 등 몇 가지 상록 가로수만 기억해 두어도 제주도에 갔을 때 눈이 한결 밝아질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취업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특성화고는 그 충격이 더 커 근래 들어 가장 낮은 취업률을 기록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올 정도다. 그 어느 때보다 슬기로운 취업전략이 필요한 지금, 지방의 한 특성화고등학교가 무려 65%에 이르는 높은 취업률과 함께 공기업 등에 학생들을 대거 취업시켜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948년 개교 이래 대전지역 명문 특성화고로 우뚝 선 대전여자상업고등학교(대전여상)이다. 훌륭한 인성·우수한 학력·뛰어난 직무능력을 고루 갖춘 전문인력양성을 목표로 지난 70여 년간 한결같은 길을 걸어온 대전여상의 저력은 코로나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차별화된 커리큘럼으로 높은 취업률 달성 대전여상은 올 1월 8일 현재 취업희망자 187명 중 122명을 취업시키며, 재학생 취업률 65.2%를 기록했다. 2월 중에는 지난해 취업률 79%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취업이 확정된 3학년 학생 중에는 한국전력기술·국가철도공단·국립공원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국제협력단·KDB산업은행 등의 공공기관과 국가직 9급 공무원 등이 15명으로 취업자의 12.3%를 차지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금융업 및 사무직으로 취업했다. 비결이 뭘까? 우선 대전여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기술인재부분 대통령 단체표창을 지난 2011년과 2017년 두 차례 수상했다. 이어 취업기능강화 최우수학교로 6년 연속(2011년~2016년)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대전광역시 학교평가 최우수학교로 5년 연속 선정되어 교육감 표창을 수상한 기록을 갖고 있다.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성장시킬 수 있는 인재양성이라는 큰 비전 아래, 최고의 업무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창의적인 전문인재 육성을 위한 차별화된 커리큘럼 운영이 원동력이 됐다. 또 하나. 기초가 튼튼한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학년별 직업기초능력강화교육, 전문인을 키우기 위한 직무능력교육, 예비 사회인을 위한 맞춤식 취업지원교육과 3학년 취업준비를 위한 학년별·단계별 맞춤형 진로교육,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공기관 취업 집중 공략 ... 대거 합격 쾌거 대전여상에는 정부 및 공공기관 행정사무원, 총무 및 경영지원사무원, 회계·경리·세무·창구사무원 등을 양성하는 ‘회계융합행정과’와 IT 및 OA 기기활용을 기본으로 일반기업 및 공공기관·금융기관 등에서 회계·인사·총무·비서·세무·사무 행정·IT 사무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IT사무행정과’가 있다. ‘회계융합행정과’는 회계 및 경영관련 사무·행정 쪽으로 전문화되어 있고, ‘IT사무행정과’는 일반사무와 행정을 위해 IT 및 OA 기기 활용에 전문화 되어있다. 두 학과 모두 회계를 기본으로 사무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1학년 때는 진로적성검사·진로상담, 진로포트폴리오작성, 직업체험 및 진로탐색스쿨, 직업인 특강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2학년 때는 산업체 현장체험 및 직무체험, 직업박람회 체험, 미래 비전작성, 비전설계스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비전을 수립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3학년 때는 전문화되고 체계적인 취업준비교육이 이뤄진다. 교내 모의면접대회, 이력서·자기소개서 발표대회, 취업포트폴리오 발표대회, 취업 전 사전교육 이수, 산학맞춤반 운영, 기업체 현장실습 참여 등을 운영한다. 교육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교과에서 직업기초능력과 인성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지도하고 있으며, 전공교과에서는 직무능력과 관련한 기본원리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고, 방과후학교와 무료로 진행되는 다양한 자격증 취득 특강과정, 전공 심화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직무관련 실무능력교육을 진행하고, 금융·증권을 비롯한 고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2020년 2월 졸업생 자격증 취득률은 921%로 1인당 평균 9.2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며, 2021년 1월 현재 3학년 재학생의 자격증 취득률은 1001%로 1인당 평균 10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각없는 성실한 학생들 ... 선취업 후진학도 활발 이와 함께 대전여상은 진로교육을 통해 선취업 후 평생학습을 강조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중장기적인 성장 경로 설정과 비전 수립을 중요하게 지도한다. 실제로 대전여상 졸업생 중 상당수가 취업 후 대전지역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하여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경희대·중앙대·한양대·서울시립대 등 서울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졸업생도 해마다 10여 명 이상이다. 대전여상을 졸업하고 ‘신용보증기금’에 취업하여 직장생활을 하며 ‘재직자특별전형’을 통해 경희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수연(2014년 2월 졸업) 씨는 “학교 교육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고 학과공부에 충실했던 것이 지금의 내 모습을 있게 한 것 같아 늘 대전여상에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력과 함께 인성을 갖춘 인재양성이야말로 대전여상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실제 학교생활은 인성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시간 엄수를 기본으로 질서교육과 예절교육이라는 인성교육 로드맵 아래 전체 교사가 인성교육에 매진하여 전국에서도 모범이 되는 인성을 자랑한다. 교정을 걷다 마주치는 학생들이 한결같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것도 몸에 밴 인성교육 결과다. 졸업생이건 재학생이건 대전여상의 특징을 물으면 주저 없이 3무(無)를 꼽는다. 첫째는 지각생이다. 전교생이 8시 이전에 등교하여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둘째는 교복을 짧게 줄여 입거나 화장·파마·염색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다. 셋째는 교내에서 흡연하는 학생도 없다. 지각생이 없고, 늘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학생들 자체가 대전여상의 큰 자랑거리이며 직업기초능력 및 직무능력 강화교육, 차별화된 맞춤식교육으로 미래지향적이며 창의적인 전문능력을 길러주고 있는 대전여상은 자타가 공인하는 취업명문 특성화고등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중택 대전여상 교장직무대행 취업 잘하는 비결요? …“인사가 만사죠”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대전여상은 여전히 호황이다. 그 어렵다는 공무원과 공기업·금융권에 대거 합격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중택 교장직무대행은 열심히 공부하고 따라준 학생과 헌신과 희생으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한 교사들에게 공을 돌렸다. 흔한 지각 한번 안 하는 학생들, 언제 어디서건 공손하고 바른 인사로 대전여성의 전통을 이어준 학생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올해 교직 35년 차인 그는 취업 잘하는 비결을 묻자 “인사가 만사”라고 답했다. 대전여상 학생들은 정말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인사를 잘한다는 것이다. 각종 예절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바른 인사성을 갖도록 각별한 신경을 쓴 때문이다. 인성만 뛰어난 게 아니다. 실력도 으뜸이다. 학생들 자격증 보유현황만 봐도 한눈에 들어온다. 조교장은 학생 1인당 평균 9개 정도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3년 동안 23개 자격증을 딴 학생도 있다고 귀띔했다. 사원모집에 깐깐한 기업들도 대전여상을 선호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명문이란 소문이 나자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러 온다. 학교를 둘러본 이들은 한결같이 부럽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조 교장은 72년 이어온 전통과 명예를 지키려는 학생들의 자부심이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성공은 최고의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학도 포기한 채 매일 밤 9시가 넘도록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사들. 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대전여상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을지 모른다. 조 교장의 바람은 오직 하나. 모든 학생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자신의 꿈을 피워가는 것이다. 그래서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휩쓸고 간 자리, 텅 빈 교실. 3월엔 그곳에 아이들의 재잘대는 웃음소리 가득할 수 있을까.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학생의 소중함이 그 어느 때 보다 소중했던 나날을 보내고 새 날을 기다린다. 아이들 맞을 준비에 벌써부터 설렌다는 선생님들. 새교육이 마련한 신춘 좌담회에 참석한 선생님들은 “봄꽃처럼 교문이 활짝 열리는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년 끈끈한 동지애로 코로나를 견뎌온 선생님들을 초대, 새학기를 맞는 희망과 교육에 대한 바람, 그리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 다짐을 들어봤다.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김복화 수원율천고 교감, 김여름 안양부흥초 교사, 박경아 수원청천중 수석교사, 한민철 제주도련초 교사(가나다순) 등이 함께했다. 작년 1년 코로나 때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김복화 _ 당황스러웠죠. 갑자기 들이닥친 일이다 보니 원격수업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갖춰지질 않아 답답했습니다. 지금이야 쌍방향수업도 이뤄지고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당시를 생각하며 지금도 아찔합니다. 김여름 _ 개학을 앞두고 교실수업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갑자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려니 처음엔 무척 힘들었죠. 학생들 중에는 수업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를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저작권 문제도 어떻게 되는지 몰라 걱정이 많았고요. 그래도 학년말 즈음에는 원격으로 학급학예회를 열 정도로 발전해 나름 뿌듯했습니다. 한민철 _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한편으로 학교와 교사의 역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감염병 위기 속에서 원격교육 방법론에만 치중 하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된 것이죠. 교문이 닫히자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학교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박경아 _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며 도전하고 성장했던 한해로 기억하고 싶어요. 원격수업에 필요한 새로운 프로그램과 기기들을 익히기 위해 수많은 자료와 동영상들을 찾아보며 공부해야 했고, 빠르게 익히지 못함에 능력 부족을 깨닫고 좌절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러는 동안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기쁨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전면 원격수업은 우리에게 ‘학력 양극화’라는 과제를 던져줬습니다. 학생들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고 학력 중간층이 사라졌다고들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는지요. 김복화 _ 상위권 학생들은 큰 걱정이 없습니다만 중하위권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시간이나 양이 부족해 학력격차가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밀한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여름 _ 교실수업에서는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했는데 원격수업은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학력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고요. 또 예년보다 적은 수업일수와 수행평가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현실적인 여건도 무시할 수 없죠. 한민철 _ 학생 개개인의 교육환경 차이가 학습격차를 벌리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가정에서 돌봄이 가능한지, 또 원격학습 기기 등이 잘 갖춰져 있는지 등에 따라 학습능력을 달라진 거죠. 선생님이 하는 수업을 노트북으로 공부하는 학생과 스마트폰으로 하는 학생과는 학습의 질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원격수업 이후 교직문화도 달라졌다고 들었습니다. 김여름 _ 교육현장에 공유하고 연구하는 문화가 빠르게 정착됐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고 싶어요. 온라인시스템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선배교사들에게 후배들이 도움을 주고 반대로 선배교사들은 그들의 수업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협력과 공유의 분위기가 조성됐죠. 또 처음 해 보는 원격수업이다 보니 콘텐츠를 제작하고 업로드하는 것부터 효과적인 수업방법을 찾아가는 것까지 모든 교사가 서로 배우고 연구하며 1년을 보냈습니다. 박경아 _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교사들은 원격수업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배우고 익혔죠. 수시로 만나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의 변동 상황에 맞게 조정했고요. 이런 점에서 2020년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이 가장 실제적이고 원활하게 이루어진 해라고 할 것입니다. 한민철 _ 불필요한 공문이 많이 줄어들고, 예전엔 반드시 해야만 했던 학교행사들이 많이 폐지되거나 선택사항이 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 바람에 학교는 교육본질에 충실할 수 있었고요. 아울러 자유롭게 수업내용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등 수평적 교직문화가 만들어진 것도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올해부터 2022 교육과정개정이 본격 추진됩니다. 새 교육과정에 꼭 반영됐으면 하는 게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김복화 _ 고교학점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는 교실환경이나 교원 수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게다가 한 명의 교사가 2~3개 과목을 수업하다 보면 교육의 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함께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 시급합니다. 한민철 _ 2015 교육과정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 역량이란 개념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너무 추상적이어서 수업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2022 개정에서는 역량 담론에 좀 더 구체적으로 수행의 의미를 담아 개념을 풀어서 정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박경아 _ 기본개념학습이 충실하게 반영되고, 원격수업과 같은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이 있었습니다만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진술된 경우가 많아 학교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성취기준이 제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여름 _ 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꼽고 싶어요. 학생들 중에는 인터넷 검색조차 서툰 아이들이 많습니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수용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검색능력이나 생산능력을 기르는 교육 또한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육공무직을 교직원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학교구성원이니 만큼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학교판 인국공 사태’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선생님들 생각이 궁금합니다. 김복화 _ 교육공무직 법제화는 양면성이 있어요.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는 면에서는 법제화가 필요하지만, 무조건 교직원으로 인정하는 것은 취업준비생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김여름 _ 저도 반대에요. 고용불안 해소는 필요한 일이지만 공무직을 법제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교육공무직과 공무원은 과정이 달라요. 공무직은 학교마다 각자의 기준으로 선발, 단기계약직인 반면 교직원은 임용시험이란 절차를 거쳐 임용됩니다. 과정이 다른데 어떻게 결과가 같을 수 있겠어요. 올해는 교원승진제도 전반에 걸쳐 변화가 예상됩니다. 승진의 조건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한민철 _ ‘교육과정 리더십’이 첫 번째 덕목 아닐까요. 관리자는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교사가 교육과정을 원활히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교사가 승진하는 목적은 개인의 명예나 영달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대한 경험과 지식으로 학교교육을 정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 있으니까요. 김여름 _ 교직 7년 차라 아직 승진에 깊은 생각을 해보진 않았습니다. 다만 굳이 꼽는다면 인화력이 제일 중요한 가치로 꼽고 싶어요. 학교는 많은 사람이 모여 활동하는 조직이다 보니 부딪힘이 없을 수 없죠. 그럴 때 갈등을 조정하고 하나로 묶는, 그래서 학교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역량 즉, 인화력에 비중을 뒀으면 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가 먼저’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박경아 _ ‘스승다운 스승’이 되고 싶습니다. ‘스승’이라는 의미를 오롯이 지닌, ‘스승’이라고 칭함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 ‘답다’에 담긴 의미처럼 스승의 특성이나 자격을 가진 그런 선생님이고 싶습니다. 학생들이나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저를 떠올릴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선생님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김복화 _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동료교사들과 즐겁게 생활하는 교사, 한 가지라도 배울 점이 있는 교사로 남고 싶습니다. 김여름 _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생님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매년 한 가지씩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도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그래서 원격연수 MC도 보고, 어학시험에 응시하고, 독립영화에도 출연해 봤습니다. 먼 훗날 아이들이 어떤 도전에 직면했을 때 저와 함께했던 1년이 작은 스파크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민철 _ 전 솔직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제가 학급의 주인공이 돼 버린 것 같은 인상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우리 반 아이들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관계설정을 해주는 그런 교사라면 만족합니다. 이제 3월이면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올해는 무사했으면 하는 마음인데 선생님들은 더 간절할 것 같습니다. 한민철 _ 지난해는 원격수업 토대를 갖추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학생들의 교육격차를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의미있고 실질적인 수업설계를 통해 진정한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도록 있는 힘껏 노력해야겠죠. 박경아 _ 전 인성교육을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친구 같은 부모, 친구 같은 선생님’을 표방하면서 예절교육은 권위적이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었습니다. 게다가 학생인권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을 지도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졌습니다. 새해에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협력하고 함께 나누는 그런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여름 _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 때문에 학생들과 제대로 웃고 뛰어놀지 못한 채 1년을 보냈습니다. 당장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학생들이 웃으며 학교에 오는 날이 있겠죠. 그날이 오면 학교를 그리워했을 그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듬뿍 안겨주고 싶습니다. 김복화 _ 2020년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기였습니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더 많이 준비라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습니다. 대한민국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민주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해 자유와 평등이 원칙입니다. 평등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는 것입니다. 지난해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의하면 청년 실업률은 8.1%, 청년 실업자는 33만 1천 명이고, 전체 취업준비생 71만 400명 중 공무원시험 준비생은 21만 9천 명이라고 합니다. 통계를 보면 요즘 청년들의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고용절벽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과연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들이 기회의 평등을 보장받을지도 의문입니다. 작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희망을 박탈한 사건이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사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인국공 사건’입니다. 애써 밤낮을 지새우며 몇 년 동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희망을 앗아 갔습니다. 일자리가 공채가 아닌 특채로 사라졌습니다. 일자리를 구할 기회마저 사라져 청년들은 공황상태가 왔습니다. 청년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회자됩니다. 제2의 인국공 사태, 경남교육청의 방과후실무사 공무직채용 공고 경남교육청의 방과후실무사 공무직채용 공고가 제2의 인국공 사태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방과후교사의 업무를 도와주기 위해 봉사하는 방과후자원봉사자(주 15시간 시간제근로자)를 공채가 아닌 단지 면접으로 방과후실무사 공무직(주 40시간 정규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 정의 관점에서 볼 때 정당한 자기 몫을 특정한 사람이 차지하고, 교육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여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과 공채 준비 수험생들의 일자리를 박탈하는, ‘제2의 인국공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남교육청의 심사 일정과 면접관을 보면 자격 검증이 제대로 될지 지극히 의문스럽습니다. 세 명의 면접관이 하루에 300여 명을 면접하여 옥석을 구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인공지능 면접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경남도교육청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교육주체인 학생·교사(교육행정직 포함)·학부모의 여론 수렴은 물론 전문가와 토론·공청회를 거쳐 사회적 합의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운 좋으면 취직되는 형태는 공정이 아닌 불공정입니다. 공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집니다. 따라서 공공기관인 경남교육청은 반드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공정한 공무직채용을 위해 분야별 서류심사·필기시험·면접 등 채용지침을 만들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보편적 채용기준이 마련되면 각 시·군교육청에 채용 담당자연수를 시행하고, 도시와 농어촌 실정에 맞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해당 시·군교육청에 위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입니다. 공무직과 교직원, 노노갈등 각축장이 된 학교현장 아울러 지난해 12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교육공무직을 학교에 두는 직원에 포함’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역시 ‘현장 정서를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을 안 할 수 없습니다. 이미 교육공무직은 시·도조례와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등 법적으로 충분한 보호를 받고 지위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공무직은 공무원이 아니기에 노동삼권을 가진 단체로 법제화한다면 교육현장에 혼란만 가중될 것입니다. 교육공무직은 이미 노동삼권을 가지고 집회와 시위의 실력행사를 할 만큼 정치세력화되었습니다. 자기들의 권익을 위하여 교직원과 한창 성장해야 할 어린 학생들의 급식까지 볼모로 파업을 강행합니다. 이제 학교현장은 업무를 두고 공무직과 교직원 노조사이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여 노노갈등의 각축장이 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들어와 학교는 혼란의 와중에 있습니다. 공무직을 「초·중등교육법」에 교직원으로 포함하는 법제화보다 공정한 채용을 위한 법제화가 더 시급해 보입니다.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여 제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책무를 법제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어야 공무직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는 실마리를 갖게 될 것입니다. 공무직채용이 단순한 노무직 일자리 창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영역에서 역할과 존재가치를 부여받게 되는 것입니다. 공무직은 능력과 직무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누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업무표준안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무직과 공무원은 서로의 지위와 권익을 요구하며 다투게 됩니다. 학교현장은 가끔 중재자 없는 약육강식의 난장판이 됩니다. 공무직의 채용과정에서 공채가 아닌 특채인 경우가 많았기에 업무능력이 검증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 제구실을 찾지 못한 공무직이 많습니다. 공무원의 업무경감을 위해 공무직을 채용하였으나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공무원인 교사와 교육행정직 업무가 가중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무직을 채용할 때에는 직무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국가 단위의 직무능력표준 시험제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채용과정에서부터 확실히 구별되는 교직원과 공무직 그리고 공무직과 달리 교원과 6급 이하 공무원은 단체행동권 없이 단결권·단체교섭권만 보장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의 단체행동권과 대학교수처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법 개정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육감과 단체교섭에서 여러 교섭단체가 같은 직장에서 담당업무를 가지고 다투는 노노갈등이 발생했을 때, 단체행동권이 있는 공무직이 공무원보다 실력행사를 하는데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공무직과 공무원의 형평성 문제라고 할 수 있으며, 힘없는 교직원이 단체행동권으로 목소리 높여 외치는 이익단체인 공무직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교직원과 공무직은 채용과정에서부터 확실한 구별이 됩니다. 교사는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하고, 행정직원은 국가가 시행하는 공개선발시험을 거쳐 공무원으로 임용됩니다. 이에 반하여 교육공무직원의 선발 및 채용은 국가가 시행하는 공채시험이 없고, 각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십여 년 전에는 지인과 인맥을 통해 학교장이 학부모나 인근에 거주하는 졸업생이나 주민을 채용하여 일하게 된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그들이 현재 교육공무직으로 전환되어 무기계약직으로 직업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육공무원직을 선발하는 기준·시험·노력의 정도·경쟁률은 9급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도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교직원은 권한과 책임, 업무 스트레스가 매우 큰 데 비하여 공무직 업무는 대부분 보조역할이라서 권한과 책임 등 업무강도가 매우 낮습니다. 또한 공무직은 주로 단순 노무직이 많아 짧은 기간의 교육만으로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있으며 필수 요원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 안에서 함께 일 한다고 모두 같은 교직원은 아니다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도 없는데 자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채용해서는 안 됩니다. 교원의 경우 기간제교사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사는 정원이 부족해도 교사를 채용하지 않으면서 공무직은 없는 자리도 만들어 채용을 늘리고 법제화까지 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앞으로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 뻔한데 정규직 공무직을 많이 뽑아 놓으면 나중에 누가 함부로 자를 수 있겠습니까. 이 정부가 인기를 위해 선심을 쓰고 나면 나중에 뒷일은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국가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위정자의 권력남용으로 정말 분별없는 짓입니다. 교육공무원과 공무직은 임용 과정, 하는 일, 권한과 책임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학교 안에서 함께 일을 한다고 해서 모두 같은 교직원으로 법적 지위에 포함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교원과 공무원은 책무에 따른 고유영역이 다름에도 같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 공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육보다 표만 의식한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입법행위에 멍들어가는 교단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코로나 위기는 교육의 위기다. 지난 1년, 교육을 지배했던 전통적 시스템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엉겁결에 앞당겨진 원격수업과 언택트 교육은 이제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지난해는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용납됐던 부분이 이제는 더 이상 ‘양해’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불청객 코로나가 몰고 온 교육의 변화와 과제. 교육계는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대한민국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사진)는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은 파산하고, 공부는 종말의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교육에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올 것이라며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협업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대학의 위기에 주목했다. 앞으로 파산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학위보다는 자격증을 선호하는 시대가 닥칠 것으로 예측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교육환경을 어떻게 달라지고, 교육구성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대학이 사면초가다. 학령인구는 줄고 일부 대학을 제외하곤 미달사태를 빚는다. 대학의 위기를 어떻게 보는가. “가장 큰 문제는 대학에서 배운 내용 중 직장에서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대학은 자신이 아는 것만 가르친다. 그들은 편의성 때문에 교과과정도 잘 바꾸지 않는다. 오늘날 지식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실제로 전 세계 지식의 양은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다. 등록금 상환이 끝나기도 전에 대학교육이 유용성과 필요성을 잃는다는 점이 문제다. 때문에 기업은 실무현장에 적용하는데 관련성이 낮은 졸업장보다는 문제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능력, 상황을 설명하는 능력, 팀 플레이어가 되는 능력, 그리고 재택근무 환경에서 동기가 높은지 등을 살핀다. 즉, 학위보다 적시학습기술을 가진 사람을 고용하려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학위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올 거라고 했는데 같은 맥락인가. “구글(Google)과 MS와 같은 대기업들이 ‘대학졸업장은 더 이상 필요 없고, 기술인증서만 필요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술인증서를 학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취급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기업업무 담당수석 부사장 켄트 워커(Kent Walker)는 트위터를 통해 “직원 채용 시 이 새로운 경력인증서를 4년제 대학학위와 동일하게 취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직 단정하기 이르지만 경향성은 뚜렷하다.” 10년 내 미국 대학의 절반이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이 실시되면서 미국 내 대학들은 수업료를 70~80% 삭감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하버드·예일·스탠퍼드 등 상징적인 일류대학은 살아남겠지만 나머지 대학들은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위기를 맞을 것이다. 4,200여 개 대학 중 중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표준학위를 판매하는 대학들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 명성의 교수나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백, 수천 명을 대상으로 강좌를 개설하는 온라인대학, 거의 무료인 MOOC 대학들의 등장으로 공룡 유통기업이 파산하듯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블룸버그(Bloomberg) 보고서에 따르면 하버드는 이미 4억 1,500만 달러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으며 올해는 7억 1,500만 달러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 대학에서도 온라인수업이 장기화되자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시위를 벌였다.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대학생들은 값비싼 금액을 학비로 지불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온라인 ZOOM에 나오는 강사를 보기 위해 연간 수천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대학은 닥쳐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은 이미 초·중·고등학교부터 폐교 도미노가 시작됐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2040년이 되면 국내 400여 개 대학 중 절반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대학은 이제 학령인구의 학생을 목표로 교육하는 아니라, 50대 이후의 고령인구들에게 평생교육을 실시하는 평생학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장년층은 국내 대학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강하다. 반면 젊은 학생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유학을 가거나 글로벌 기업의 인턴으로 나가려 한다. 중년과 고령층의 교육소비를 대학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생존전략이다.” 언택트가 됐건 콘택트가 됐건 교육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큰 시련을 안겨줬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빠른 원격학습 실험이 시작됐다. 아직 학생들은 원격학습의 장점을 체험하지 못했다. 다만 학생들은 독립적인 학습자가 되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디지털수업이 보편화되는 세상에서 교육의 기회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은 알게 됐다. 아울러 앞으로 교육은 전통적인 학습과 최첨단 디지털학습의 장점을 결합하는 형태로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교사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고 교사와 부모는 멘토와 코치 역할을 하게 된다. 교사가 지식전달자로서 교육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21세기 교육목적에 적합하지 않다. 교사의 역할은 사회공헌자로서 젊은이들의 발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교육의 덕목도 바뀌어야 한다.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는 세계시민교육, 미래의 필수생활교육이 핵심과제이다.” 인공지능교사가 이미 교육현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은 학생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실시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배운 것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없다. 학습속도를 3~4배까지 높일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 아울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행동특성을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는 클래스룸 센서 역할을 하는 지능형 튜터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넘쳐나고 지속적으로 더 많은 정보가 더 빠르게 생겨날 것이다. 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은 인공지능교사라고 본다.” 정부가 초·중등교육에서 AI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조언을 한다면. “모든 학생들이 AI 프로그래밍을 배우거나 언어를 배울 필요는 없다.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AI 교육을 시키는 것은 의미 없다. 교육은 이제 AI를 프로그래밍을 하고 전문가가 될 아이들과 AI를 가지고 다양한 기능을 만들고 배우고 그것을 활용하여 다른 기능을 더 만드는 공부를 해야 할 아이들로 나눠 진행돼야 한다. 다만 AI 로봇시스템과 익숙해지는 것은 바람직 하다. AI 로봇·시리·알렉사 등 음성비서들과의 소통을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펴낸 세계미래보고서 2021에서 공부의 종말이 올 거라고 언급했다. 가능하다고 보나. “2021년에는 일반인들도 the link 즉, 뉴럴링크의 링크라는 칩을 넣을 수 있도록 FDA가 승인한다고 한다. 이미 동물실험과 뇌기능저하 즉, 치매나 간질환자들에게 칩을 넣는 실험을 FDA가 승인한 상황이다. 만약 인간의 지능향상을 위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시점이 되면 지식 정보 전수는 이제 링크가 해결해준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시키면 공부라는 의미가 크게 변한다. 공부라는 개념이 소멸하고 지식은 뇌와 컴퓨터의 연결로 이전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교사·교수·학교·학원이 필요 없어지는 세상이 올수도 있다.” 세계포럼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초등학생의 65%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종에서 일하게 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하는가. “인공지능 환경에서 현명한 학습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못지않은 자기주도 자율학습기능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인공지능의 학습속도와 분량, 정확성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학습하면서 수없이 데이터를 재정비하고 반성하고 고친다. 이는 인간이 가질 수 없는 능력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의 손을 떠나 자기주도 자율학습세계로 진입하고 있다. 미래교육이 자율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도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01 살기가 너무 어렵던 시절이 멀리 있지는 않았다. 내 어릴 적에는 춘궁기에 밥을 못 먹는 사람들이 마을에 더러더러 있었다. 거지들이 집마다 찾아와 밥 한술을 달라고 깡통을 내밀던 장면도 흔하게 있었다. 소꿉놀이하면 으레 밥 구걸하러 오는 거지 장면이 있었다. 일상에서 늘 겪는 결핍과 가난의 생태이었으므로 아이들 소꿉놀이도 그런 현실을 반영했다.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 시절은 국가의 계몽이 과도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국가가 하향의 (Top-down) 방식으로 국민을 계몽하고자 하는 나라, 그래서 구호가 넘쳐나는 나라, 이는 대개 근대에서 볼 수 있었던 나라의 모습이다. 계몽은 가난과 무지에서 그 세를 떨친다. 그런 나라일수록 민주주의는 제대로 꽃을 피울 수 없고, 민주주의가 피지 못하는 근저에는 백성의 궁핍과 가난이 일상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가난 구제를 팽개쳐 두고 민주주의를 피운 나라는 없다. 그런 시절이 그렇게 멀리 있지는 않았다. 계몽의 범람은 흉패 달기에서 나타났다. 그 무렵 학교에 다닐 때는, 무언가를 적은 헝겊 표장을 수시로 가슴에 달고 다니게 했다. 마치 어버이날에 부모님 가슴에 ‘부모님 감사합니다’ 하는 패를 달아드리는 것과 같이, 학생들은 무언가를 가슴에 차고 다녀야 했다. 패에는 대개 ‘불조심 강조 기간’, ‘산림녹화 강조 기간’, ‘충효의 달’, ‘근면 자조 협동’, ‘잊지 말자 6·25’ 등 국가가 강조하는 계몽 구호를 적었다. 인구 증가율이 4%를 넘어서, 나라는 궁핍한데, 장차 먹고 살 일이 국가적 걱정이었을 때는, 마을 부녀회를 중심으로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패를 착용하기도 했다. 대개는 집에 있는 무명천을 오려서 그 위에 붓으로 써서 가슴에 달았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달고 다니던 패가 있었다. 그것은 ‘내핍생활을 하자’라는 구호가 적힌 패였다. 여러 해에 걸쳐서 수시로 가슴에 부착하였지만, 이 구호가 얼른 들어오지 않았던 것은 ‘내핍(耐乏)’이라는 말이 어려웠던 탓이다. ‘내(耐)’는 참는다, 견딘다는 뜻의 한자이다. ‘핍(乏)’은 부족하다, 가난하다, 고달프다 등의 뜻을 지닌 한자이다. 결핍과 고달픔을 참으라는 뜻 아닌가. 결핍밖에는 없는 세상인데, 그 결핍을 무엇으로 메꾼단 말인가. 국가가 백성들 가슴에 패를 달게 하면서까지 내핍을 강조하지 않아도, 내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뾰족한 수가 없는데, 참아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나라가 온통 굶는 사태에 처한 북한이 일찍이 ‘고난의 행군’이니, ‘우리식 사회주의’니 하는 구호에 기대었던 분위기와 흡사했다고나 할까. 학교 선생님은 이 ‘내핍’을 글자로 풀어 설명해 주기보다는 그냥 ‘물자를 아껴서 쓰자’라는 뜻으로 풀이해 주셨다. 어린 마음에도 아껴 쓸 물자가 있어야 아껴 쓰지, 하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글자 뜻대로 ‘가난을 참자’라고 하기에는 오히려 체념의 분위기만 도드라질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내핍’에는 ‘극복과 의지’를 강조하는 의지가 안으로 숨어 있다.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라는 의욕을 전제로 할 때, ‘내핍’은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결핍을 참자’, 잘 사는 미래를 내다보며 지금은 내핍하자. 이렇게 강조했던 것 같다. 02 가난과 결핍을 백성 모두가 겪었던 세월이 있어서, 그래서 ‘결핍(궁핍)’이 문화적 유전자가 된 것일까. 사는 것에 대한 평가기준도 ‘가난과 결핍’ 위주로 인식하였다. 잘 사는 집은 곧 ‘부잣집’이고, 못 사는 집은 곧 ‘가난한 집’으로, 생각하는 통념이 지배한다. 부자일지라도 그 인생을 잘못 사는 사람이 있고, 가난해도 자기 삶을 잘 살아서 마음의 행복과 자존을 누리는 사람이 있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이 물음은 언제나 간단치 않다. 이것처럼 철학적인 물음이 또 어디에 있을까. 뭐가 잘 못 산다는 건데? 진지하게 물으면, 누구도 답하기 어렵다. 그것은 인생의 본질과 가치를 묻는, 매우 깊숙하고도 무한대로 큰 물음이기 때문이다. 결핍을 영어로는 ‘want’라 한다. want는 ‘원하다’라는 뜻 아닌가. 무엇을 원하는가. 결핍된 것 즉, 지금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원한다. 그것을 채우려고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이 ‘want(원하다)’라는 동사이다. want라는 동사를 명사로 쓰면 ‘결핍’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결핍은 해소되지 않는다, 왜? 우리 마음 안에서 원하는 것이 모두 충족되어야 비로소 결핍도 사라지는 법인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충족되었다고 생각하는 그 즉시, 그때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다른 결핍들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이걸 우리는 ‘욕망(want)’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결핍’과 ‘욕망’은 같은 말이다. 매우 가까이 있는 유의어이다. 그 지독한 가난을 벗어난다고 해서 결핍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오히려 결핍은 눈덩이처럼 더 불어난다. 처음에는 물자의 부족만 결핍으로 쳤는데, 나중에는 권력의 결핍, 명예의 결핍, 건강의 결핍 등도 모두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냥 내가 아예 없어서 그걸 갖고자 욕망을 가진다면, 그럴 수 있다. 자동차가 있음에도 옆 사람이 가진 더 좋은 자동차를 못 가지면, 더 견딜 수 없는 결핍감에 빠진다. 이를 두고 자본이 부추기는 왜곡된 욕망이라고 했던가. 현대인들은 자신의 결핍을 곧 자기의 약점으로 여긴다. 약점을 숨기기 위해서, 결핍함에도 결핍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 한다. 이렇게 될수록 욕망은 더욱 맹목적으로 팽창한다. 마음 안으로는 불행감이 들어와 마음을 점거한다. 결핍한 가운데도 (인생의 내면을) 잘 가꾸며 사는 경지란 알 수도 없고, 찾아가지도 못한다. 03 결핍은 몹쓸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인생의 총체로 보면 결핍이 우리를 보이지 않게 돕는다는 것을, 인류의 묵시적 지혜들이 보여준다. 명나라 초의 이름난 선승인 묘협(妙叶)이 지었다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도 그런 암시를 준다. 이는 단순히 청렴결백을 윤리 규범으로 강조하는 것과는 차원이 좀 다르다. 몇 개의 예를 들어본다.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형통함이 온전한 것이라면 곤란함은 결핍에 해당하지 않겠는가. 결핍에도 복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또 말한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건강함이 온전한 것이라면 병이 있는 것은 결핍이다. 그 결핍이 탐욕으로부터 나를 지키게 한다니, 결핍의 미덕을 보게 한다. 또 이렇게도 말한다.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저절로 교만해진다.” 남이 나를 순종하면, 내 지도력(leadership)이 온전한 것인데, 남이 나를 잘 따라오지 않는 것은 내 지도력의 결핍이다. 그런데 그 결핍이 나의 교만을 막아 준다지 않는가. 옛날 불교 수행자들에게 한 말씀이니 현대에서는 지키기 힘들다고 할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결핍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종의 힘을 가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예수의 사도이었던 바울은 자신의 결핍(약함)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달리 방어하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의 약함을 자랑하노라.”(고린도후서 11장) 내 결핍은 신이 주신 은혜라는 믿음이 돋보인다. 그 경지가 부러울 뿐이다. 인터넷에서 나도는 플라톤의 행복론(원래의 출전은 찾지를 못했음)이라는 것이 우리에게는 현실적으로 조금 더 와 닿는다. ‘행복론’이라 했지만 나는 이것이야말로 ‘결핍론’이라 부름이 마땅하다고 본다. 첫째는 기대하는 의식주 생활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한 ‘재산’에 만족하라고 한다. 둘째는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 약간 부족한 ‘용모’를 권한다. 셋째는 세상이 다 알아주는 명예를 구하지 말고, 그저 내 아는 사람들의 절반 정도밖에 알아주지 않는 ‘명예’면 된다는 것이다. 넷째는 겨루어서 한 사람에게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질 정도의 ‘체력’으로 만족하라는 것이고, 끝으로 연설을 듣고서 청중의 절반은 손뼉을 치지 않는, 그런 정도의 ‘말솜씨’면 된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적절한 결핍을 추구할 것을 강조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이 행복론이 널리 퍼지는 것은 ‘결핍에 미덕이 있음’을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뜻이리라. 자본과 욕망 만능의 시대인 것 같아도, 세상이 다 그렇게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결핍의 미덕을 알겠다. 미덕이 되는 결핍이 있음도 알겠다.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 보매, 우리에게 결핍한 것 가운데, 이런 ‘미덕이 되는 결핍’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구나. 그래서 ‘결핍의 결핍’을 화두로 내어놓는다. 언뜻 들으면 극심한 결핍을 강조한 표현 같기도 하고, 결핍을 부정하는 말 같기도 하다. 결핍이 결핍하니(없으니) 풍성함을 나타내는 수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저런 의미의 혼돈을 다 겪고서, 진정한 ‘결핍의 결핍’에 우리 마음의 눈이 가닿았으면 좋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학적 창의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우리 교육방향도 변화되고 있다. 개별교과에서 다루는 ‘단편적 지식습득’보다는 ‘다양한 지식의 융합을 통한 실제 활용’에 중점을 두는 융합형교육과정 운영에 따라 여러 교과내용을 아우르고, 배경지식과 연결 지어 교과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하는 독서교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본교에서는 교과연계독서수업(북케이션)을 개발하여 적용함으로써 독서를 통한 소통과 배움이 있는 수업을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북케이션 프로그램 기획 배경 : 코로나19 시대 그리고 독서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원격수업과 격주등교 등 학교현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학교도서관 역시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어 폐쇄되거나 제한적 이용만 가능하게 되었고, 학생들의 독서활동에 공백이 생겼다. 본교는 2017년부터 사서교사가 정식으로 배치되면서 다양한 독서프로그램 운영으로 해마다 독서량이 늘고, 도서관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웠다. 그래서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독서권(자유롭게 책을 읽을 권리)을 지켜주기 위해 사서교사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북케이션(Bookcation) 교과연계독서수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북케이션(Bookcation)은 책(Boo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책 읽기를 통한 쉼·휴가를 의미한다. 해당 프로그램이 여름방학 동안 가정에서 책 읽기를 시작하여, 개학 후 교과수업으로 연계되기에 북케이션으로 이름 지었다. 여름방학 동안 책 읽기를 통해 건전한 여가시간을 즐기고, 코로나19를 건강하게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북케이션 교과연계독서수업 진행 과정 북케이션 프로그램은 자유학년제로 프로젝트수업 및 주제통합수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활동을 위해 여름방학 전에 1학년 학생들에게 ‘인문독서꾸러미’를 제작·배부하여 방학 동안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개학 후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교과수업과 연계하여 수업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또한 준비-실행-평가단계에서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함께 도서 선정·활동내용·평가방법 등을 충분히 협의하면서 진행하였다. 교과연계독서수업 주제는 ‘나, 너 그리고 우리’, 학습목표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학교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을 기른다’로 잡았다. 교과연계독서수업은 사서교사와 총 4개 교과(국어·사회·미술·기술가정)가 참여했으며, 각 교과별 세부 주제를 잡아 수업을 진행하였다.[PART VIEW] 인문독서꾸러미 제작 올해 계획되었던 독서프로그램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도서관에서 운용할 수 있는 예산에 여유가 있었다. 행정실과 협의 후 가용예산을 모두 모아 북케이션 프로그램을 위한 도서와 독서꾸러미 가방을 구입하였다. 특히 인문독서꾸러미 가방은 이후에도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에코백으로 선택한 후, 미술교사가 직접 디자인하여 본교만의 특별한 가방으로 제작했다. 도서는 문학 1권·인문학 1권으로 총 2권의 책으로 정하고, 남학생과 여학생의 독서성향을 고려하여 문학책은 각각 다른 책으로 선정하였다. 인문독서꾸러미에는 선정도서 2권, 교과별 독후활동지, 독후활동안내장을 넣어 1학년 전체에 배부하였다. 북케이션 교과연계독서수업 과정 교과연계독서수업설계도 ● 수업개요 1) 지도교사 : 미술·기술가정·국어·사회·사서교사 2) 주제 : 나, 너 그리고 우리 3) 수업대상 : 1학년(6학급) ● 학습목표 1) 책을 읽고 인상 깊은 구절과 장면을 캘리그라피와 책갈피로 제작할 수 있다. 2)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학교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을 기른다. ● 학습자료 1) 선정도서 ❶ 공통 : 1등에게 박수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 오찬호 ❷ 남학생 : 몬스터콜스, 패트릭 네스 ❸ 여학생 :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2) 학습활동지 ❶ 국어과 독후활동 활동지 : 주인공 편지쓰기, 책표지·책 띠지 만들기 ❷ 사회과 독후활동 활동지 ❸ 수업활동지 : 국어·사회 모둠토론지 ● 교과연계독서수업 활동내용 교과별 수업전개 수업을 마치며 북케이션 교과연계독서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의 수업활동 소감과 교과교사 평가회를 통해 분석한 수업 총평은 아래와 같다. 첫째, 하나의 텍스트로 여러 교과에서 다양한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에게 새로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고 수업 만족도가 높았다. 둘째, 일반적인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캘리그라피나 책갈피 만들기로 독서내용을 창의적으로 표현했던 것과 글쓰기·토론·발표 등 학습자활동중심수업을 만족스러워했다. 셋째, 북케이션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고, 특히 과제가 아니라 책을 선물 받는 기분이었다는 답변이 많았다. 학교에서 직접 디자인한 가방과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독서자료가 잘 선정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넷째, 선생님들 간 논의에서 북케이션 교과연계수업에 2권의 책을 선정, 국어과와 사회과가 각각 다른 책으로 수업이 진행된 점이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음에 수업을 설계할 때는 모든 교과를 아우르는 융합주제를 정해 책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함을 이야기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패러다임도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 경쟁중심에서 협력중심, 지식중심에서 감성과 실행력을 포함한 통합적 역량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교과연계독서수업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교과연계독서수업은 독서를 통해 개별교과의 학습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하고, 배움이 삶과 사회로 이어지는 통합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북케이션 교과연계독서수업이 학생들이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책을 통해 배우고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예기치 않은 온라인수업이 시작되었다. 전통적인 학교방법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다양한 온라인수업방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면수업을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과제를 내거나 평가할 때, 스토리텔링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방탈출 게임을 응용한 평가 및 학습방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온라인수업에서의 형성평가 목적은 학생 점수가 몇 점인지 확인하는 것보다는 틀린 문제를 다시 공부해서 학습내용을 이해시키는 것에 있다. 방탈출 게임을 형성평가에 잘 이용하면 방을 탈출할 때까지 틀린 문제를 계속 반복해서 학습하게 할 수 있다. 단순히 ‘나는 몇 점짜리 학생이구나’하는 생각보다는 반복해서 문제를 풀고 공부하면서 학습내용을 이해하고 성취감도 맛보게 할 수 있다. 구글설문지의 섹션과 분기를 이용해서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서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수업방법을 개발해 보자. 방탈출 게임 시즌 ❶ · ❷ 구글설문지를 이용하여 만드는 방탈출 게임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방탈출 게임형태를 띠고 있다. 학생들이 지하실에서 시작해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 층씩 위로 올라갈 수 있다. 10층까지 각 층에 제시된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 10층 문제를 해결하면 옥상으로 탈출해서 드디어 이름과 소감을 적고 과제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중간에 문제를 틀리면 지하실로 떨어져서 다시 1층부터 문제를 풀면서 올라와야 한다. 단순히 문제해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층마다 이야기가 추가되면 재미있는 영화나 소설 한 편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며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방탈출 게임을 만들려면 구글설문지의 분기와 섹션 기능을 잘 활용하면 된다. 구글설문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방탈출 게임 시즌 1과 시즌 2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표 1을 참고하면 된다. [PART VIEW] 초간단 방탈출 게임 시즌 ❸ 1학기에 개발하여 보급한 방탈출 게임 시즌 1과 시즌 2는 중단원이나 대단원 마무리 평가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섹션과 문제수가 많아서 미리 오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바로 만들어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2학기에는 실시간 비대면수업을 한 후, 형성평가처럼 본 수업이 끝날 때 바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고 적은 문제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방탈출 게임을 만들게 되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기존에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 봤다면, 너무 쉽게 1차시용 초간단 방탈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방탈출 게임이라기보다는 1차시를 재미있게 정리할 수 있는 사건 해결용 학습문제라고 보면 된다. 그럼 지금부터 매시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초간단 방탈출 게임을 제시해 보려 한다. ● 초간단 방탈출 게임 초간단 방탈출 게임은 교사가 노력을 최소화하면서, 짧은 시간에 쉽게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기존 방탈출 게임은 분기하기 위해 섹션이 10개 이상 필요하지만, 초간단 방탈출 게임은 4개의 섹션만 있으면 된다. 문제도 따로 만들지 않고, 기존에 만들어 두었던 형성평가와 판서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학생들을 몰입하게 하느냐는 것이다. 초간단 방탈출 게임은 4개의 섹션이 필요하며, 자세한 내용은 다음 표 2과 같다. 우선 링크(https://forms.gle/CJgc2okfZbsiMSx9)에 접속해서 학생입장에서 초간단 방탈출 게임 샘플을 해보자. ● 초간단 방탈출 게임 만드는 방법 그냥 문제를 풀게 하면 감흥도 없고, 과제라는 생각에 문제를 풀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다. 그래서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상황으로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 보았다. 1) 첫 번째 섹션 학생을 사건현장으로 초대한 후, 반·번호·이름을 적고 참여하게 한다. 이때는 수업과 관련된 내용으로 사건을 만들어 주면 좋다. 예를 들면 날씨에 대해 수업을 했다면 사건현장에 도착했을 때, ‘날씨와 관련된 사건이 벌어졌네. 그래서 날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자네를 불렀다네. 꼭 좀 도와주게.’ 이런 식으로 학생을 그날 배운 수업내용의 전문가로 취급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그냥 이름만 적는 것보다 문제해결에 더 진지한 자세를 갖게 된다. 2) 두 번째 섹션 형성평가문제를 객관식으로 3~4문제 출제한다. 갑자기 사건현장에 도착했는데 문제를 풀게 하면 생뚱맞을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필요하다. ‘난 자네가 전문가라는 것을 믿는데, 주변 사람들이 자네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네. 아래 간단한 문제를 해결해서 자네의 능력을 입증해 주겠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책을 참고해도 좋다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학생을 오늘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전문가로 만든 다음, 3~4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문제를 다 풀고 나면 맨 밑에 정답을 순서대로 적게 한다. 정규식 표현을 이용하여 1문제라도 틀리면 다음 화면으로 진행할 수 없다. 그러면 학생들은 제시된 3~4문제를 정확하게 풀어야 한다. 하나라도 틀리면 해결하기 위해 다시 복습하게 할 수 있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다음으로 진행이 안 될 때,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제시된 모든 문제를 하나씩 다시 검토해야 하고, 그러면서 완전학습이 가능해진다. 3) 세 번째 섹션 세 번째 섹션이 이 방탈출 게임의 핵심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서술형문제나 정답이 없는 확산형 사고를 할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면 된다. 사건현장에는 용의자가 남긴 단서라면서 문장이나 그림 등 다양한 자료를 제시한다. 그리고 전문가입장에서 이 자료의 오류를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오류를 최대한 많이 찾아 달라고 해야 한다. 그럼 학생은 제시된 자료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서 오류를 찾게 된다. 물론 이곳에 제시되는 자료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럼 배운 내용과 비교해 가면서 탐정 입장에서 오류를 찾게 된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학생은 성취감이 높아진다. 그냥 단순하게 서술형문제를 제시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또 최대한 많이 찾아 달라고 했기 때문에, 제시된 자료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게 하는 효과도 있다. 모둠활동으로 방탈출 게임을 하면서 사건을 해결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토론수업까지 할 수 있다. 그런데 매차시 자료를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필자는 마땅한 자료가 없을 때는 그날 배운 수업내용 판서자료를 용의자가 쓴 원고라고 제시하면서, 원고에서 오류를 찾아 용의자가 전문가가 아니라 범인임을 밝혀 달라고 부탁한다. 원고는 오늘 수업시간에 가르친 판서내용을 원고처럼 쓰면서 중간에 학생들이 잘 실수하는 내용을 일부러 몇 군데 틀리게 적어 주면 된다. 이렇게 했더니, 학생들이 오류뿐만 아니라 바르게 적은 문장도 다시 한 번 검증하면서 공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자료는 시간이 된다면 그림 1처럼 이야기나 그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다. 4) 네 번째 섹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마지막에 소감과 닉네임을 적어 제출하도록 한다. 이때 닉네임을 적게 하는 것은 그동안 개인별로 해 주기 힘들었던 피드백을 해 주기 위한 방법이다. 소감 대신 궁금한 점을 질문하게 하고, 피드백해 줄 때 답변을 해 줘도 좋다. ● 두 번째 섹션에서 단답형 정규식 표현 만드는 방법 객관식문제를 풀고 정답을 순서대로 정확하게 적어야 다음으로 진행하게 하는 방법이다. 단답형 문항을 출제하고 정규식 표현을 이용하면 정해진 답과 일치할 때만 다음으로 진행하게 할 수 있다. 답을 맞힐 때까지 계속 시도하다가 답이 맞으면 다음을 눌러 진행하면 된다. 단답형 정규식 표현으로 만드는 방법은 그림 2와 같다. ● 피드백하기 피드백은 과제 제출이 다 끝난 후, 응답 시트를 읽기 전용(뷰어)으로 공유해 주면 된다. 피드백은 실시간으로 해 줄 수도 있고, 그 다음날 결과 주소를 공개하면서 한꺼번에 해 줄 수도 있다. 방탈출 게임에 답을 한 학생들에게 교사가 피드백해 주면 좋은데, 학생들의 이름과 적은 내용이 동시에 노출되기 때문에, 결과 주소를 함부로 공개할 수가 없다. 잘못 활용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 노출뿐만 아니라, 이상한 답변을 적은 학생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그림 3처럼 닉네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번호와 이름 부분을 숨기기 해서 안 보이게 해 놓으면, 학생들은 결과창에 접속해도 누가 적은 글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글을 적은 학생은 글 내용과 닉네임을 보고 어떤 게 자신이 적은 글인지 알 수 있다. 그럼 그 옆에 교사의 피드백을 보면서, 선생님이 나의 의견에 어떻게 평가해 주셨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교사는 필요할 때 학번과 이름을 보이게 해서 과제 제출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피드백할 때 개별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다 피드백해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공통 정답을 만들어서 공개하고, 질문이나 특별한 의견이 있는 학생들에게만 피드백해 줘도 된다. ‘선생님이 피드백하지 않은 사람은 공통 정답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라고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해 주면 좋다. ● 피드백하기 위해서 결과 스프레드시트 열 감추는 방법 ❶ 열 감추는 방법은 감추고 싶은 열의 제목을 선택하고, 마우스 우측을 눌러 메뉴가 열리면 열감추기를 누르면 된다. ❷ 이렇게 공개해도 학생들이 다운로드하면 감추어 놓은 학번과 이름을 볼 수 있다. 다운로드하지 못하게 공유 설정에 가서 아래 그림처럼 기어 모양의 설정을 누르고, 다른 사용자와 공유 설정 창에서 다운로드 항목 체크를 해제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선생님이 공개한 내용만 볼 수 있고, 학생들의 이름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적용 및 효과 중학교 3학년에 처음 적용했던 방탈출 게임은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 같아 좋았다는 학생도 있고, 그냥 단순하게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가지고 풀게 되었다는 학생도 있다.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포함된 방탈출 게임에서는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방탈출 게임과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면 문제해결을 하면서 실생활과도 연관 지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구글설문지를 이용한 방탈출 게임은 단순히 이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의 손을 거쳐 진화하면서 온라인 학습기간에 교육현장에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들어진 문제를 공유하기 쉽고, 가져다가 수정하기도 쉽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고, 공동제작도 가능하다. 수업과 관련된 다양한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추가되어 학생들이 성취감과 몰입감을 느끼며, 자신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이론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기를 바란다.
숲으로 초대합니다 “너 때문이잖아.”, “왜 나한테 소리 질러?”, “내가 먼저 한다니까.” 교실에서 만난 학생들의 모습은 날카로움 그 자체였다. 친구에게 상처를 주며, 스스로도 상처받고 있었다. 서운한 감정과 속상한 감정은 ‘화’가 되어 분출되었다. 특히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감정을 분노로만 표출했고, 다른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도 여럿 발견되었다.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눈에 들어 온 것이 바로 ‘숲은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이다’라는 문장이었다. 무거운 책도 필요 없다. 숲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교재가 되고 자료가 된다. 땅과 물, 나무와 풀, 곤충과 새 등을 통해 공부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숲에서 자신을 찾고 친구들과 협력하는 과정은 행복한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이 답을 찾게 해 주었다. 학생들은 과도한 학업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으로 불안 증세를 보인다. 이는 강한 공격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여 친구들과 자주 다투거나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여 토라지는 일이 많이 생긴다. 이는 친구관계를 형성하거나 학교생활을 하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해 학생들의 자존감이 낮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스스로를 존중하고, 감정을 조절하여, 자기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또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화 및 소통이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상대방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일방적인 의사 전달만 이뤄지는 대화형태에서는 마음이 전달될 수 없다. 친구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친구와의 갈등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결법을 찾지 못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은 개인적 이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우리나 전체를 생각하지 못한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인가를 먼저 따지고, 나에게 보상이 있을 때만 동기부여가 되는 행동이 나타난다. 공동목표가 제시되었을 때, 쉬운 일을 맡으려고 다투기도 한다. 따라서 민주시민의식과 책임감 향상을 위해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3林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삼림은 나무가 많이 우거진 숲을 뜻하는 말이다. 본 연구에서 삼림은 3林으로 나와 친구 그리고 숲을 향한 마음의 열林, 자연을 향한 감동과 감사의 울林,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바람직한 어울林 실천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3林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숲 안(in)에서 진행하는 교육활동, 숲에 대한(about) 교육활동, 숲을 위한(for) 교육활동을 모두 포함한다.[PART VIEW] 3林 프로젝트 = 열림 + 울림 + 어울림 지향하는 숲 체험활동의 모습은? 숲에서 배웁니다 ● 친구 그리고 숲을 향한 마음의 열林 프로젝트 _ 워크북을 활용한 학교 숲 보물찾기 1) 프로젝트 목표 ● 학교에 있는 식물에 관심 가지고 자세히 관찰하기 ● 학교 정원에 있는 것들을 충분히 관찰하고 느껴서 발견한 것에 호기심 가지기 2) 전략 ● 식물이름 적고 빙고게임 하기, 잎 모양 보고 식물 알아맞히기, 나무 무늬 본 뜨기, 소중한 목록 작성하기 등 스스로 정한 자연물 놀이를 통해 숲 생태계와 친근감 느끼기 3) 활동 내용 ●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식물 모습 관찰하기 - 매일 같은 자리에 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계절 변화에 따라 새롭게 핀 꽃에 관심 가지기 - 제시된 나뭇잎 모양 또는 꽃 모양을 보고 어떤 식물인지 빨리 찾기 ● 스스로 하는 자연물 놀이하기 - 식물 관찰 후 모둠별로 하고 싶은 놀이 정하기 - 놀이 ❶ _ 각기 다른 잎을 여러 장 주워 와서 술래가 내미는 잎과 같으면 점수 얻기 - 놀이 ❷ _ 빙고판에 두 글자 식물, 세 글자 식물, 내가 정한 규칙에 의한 식물이름 적고 빙고게임하기 - 놀이 ❸ _ 나무 무늬 본 뜨기 - 놀이 ❹ _ 학교 정원에 있는 것들 중 소중한 것 목록 작성하기 - 놀이 ❺ _ 자연 속에 숨겨진 색깔 찾기 ● 우리가 정한 규칙 - 나뭇잎이나 꽃잎은 꼭 떨어져 있는 것을 활용한다. - 자연에서 찾은 보물은 꼭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온다. - 식물이름은 이름 팻말이나 도감을 활용해 정확하게 기록한다. 4) 지도할 때 주의사항 ● 의사소통과정을 거쳐 스스로 활동을 계획하고, 자발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도록 한다. ● 자연을 향한 감사의 울林 프로젝트❶ _ 도시 생태하천에 가다 1) 프로젝트 목표 ● 청계천 박물관 관람 및 청계천 탐방을 통해 청계천의 역사적·문화적·생태학적 의미 알기 ● 마을 단위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가지기 2) 전략 ● 도시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청계천 자연탐방 ● 환경평가를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과 애착 가지기 3) 활동 내용 ● 청계천의 역사적·문화적·생태학적 의미 알기 - 청계천과 관련된 전설이나 옛날이야기 듣기 - 옛날의 청계천 모습과 현재의 청계천 모습 비교하기 : 조선시대 개천의 모습 → 한국전쟁 후 청계천과 청계로의 모습 → 청계천 복원사업 모습 → 복원 후 10년 모습을 청계천 박물관에서 살펴보기 - 도시 생태하천으로서의 청계천 역할 알아보기 - 역사구간 : 복원된 광통교·정조반차도 등 서울의 다양한 역사이야기를 배울 수 있음 - 문화구간 : 쇼핑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을 즐길 수 있음 - 자연생태구간 : 도시 가운데 있는 자연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음 ● 청계천 자연탐방하며 환경평가 해보기 - 청계천 탐방로 및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깨끗한가? - 쓰레기를 쌓아 둔 곳은 없는가? -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곳은 없는가? - 땅이 파헤쳐져 있는 곳은 없는가? - 청계천에는 어떤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가? - 청계천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와 꽃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탐험가가 되어 살펴본 청계천의 생태환경을 진단하고 이야기 나누기 - 청계천 환경의 문제점과 쾌적한 환경요소 이야기 나누기 - 쾌적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 토의하고, 실천의지 다지기 4) 활용 TIP ● 환경평가보고서는 우리 마을 환경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 자연을 향한 감사의 울林 프로젝트❷ _ 꽃으로 만드는 행복 어울림 1) 프로젝트 목표 ● 지하철역 근처 버려진 공간에 꽃을 심고 가꾸어 꽃이 있는 거리 만들기 ● 지속가능한 녹색교육 및 민주시민교육 확대 강화 2) 전략 ● 구청 공원녹지과 및 주민센터지원과와 협력체계 구축 ● 마을과 함께 꽃으로 만드는 행복 어울림 한마당 추진 ● 매일 아침 돌보고 가꾸는 활동 전개 3) 활동 내용 ● 학교 주변 담벼락에 무단 투기되는 쓰레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기 - 학교 주변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통해 학교 주변에 버려지는 쓰레기 해결방안 찾기 - 방치된 땅에 꽃을 심어 푸르게 가꾸면, 마을 주민의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는 결론 도출 - 노원구청과 공릉1동주민센터에 문의한 결과 서울시 소유의 땅을 노원구청이 관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노원구청과 협력하여 꽃밭을 조성하기로 결정 - 공릉1동주민센터에서 제라늄을 지원받고, 잔디패랭이 및 거름을 구입하기로 협의 ● 쓰레기 더미가 꽃밭이 되기까지 땀과 열정 모으기 - 버려진 쓰레기 치우고 잡초 뽑기 - 거름 주고 땅 고르기 - 잔디패랭이와 제라늄을 심고 코스모스 씨 뿌리기 - 매일 아침 등교시간에 모여 물을 주고, 꽃을 가꾸는 봉사활동 실시 ● 우리의 지구를 지키는 ‘숲퍼맨 숲퍼우먼’ - 여러 가지 환경문제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현재 자연보호·에너지 절약·산림보호 등을 통해 소중한 지구를 지키자는 의미의 캠페인 활동 계획 - 문구 및 피켓을 만들어 아침마다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지하철역 근처에서 캠페인 활동 전개 ● 인간과 인간의 바람직한 어울林 프로젝트❶ _ 희망둥지상자로 새들에게 새집을 선물해요 1) 프로젝트 목표 ● 숲 보호에 직접 참여했다는 자부심 향상 및 환경감수성 증진 2) 전략 ● 희망둥지상자 만들기 및 새집 달아주기 3) 활동 내용 ● 희망둥지상자를 만들어 숲에 달아주는 활동을 통해 소형 조류에게 번식 장소 제공하기 - 희망둥지상자를 이용하는 새의 종류 알기, 희망둥지상자를 달아 주어야 하는 까닭 알아보기 - 희망둥지상자 만드는 법 배우기 - 나뭇조각을 이용하여 친구들과 협동하고 둥지 만들기 - 탐방로를 살펴보고 샛길에 희망둥지상자 달아주기 ● 인간과 인간의 바람직한 어울林 프로젝트❷ _ 숲은 우리의 놀이터 1) 프로젝트 목표 ●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규칙을 익히고 숲을 친숙한 공간으로 인식하기 ●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인지·사회·신체·정서·예술적 능력 신장 2) 전략 ● 놀이를 통해 놀이과정에 함께 하는 사람을 배려하고 협력하기 3) 활동 내용 ● 놀이 ❶ _ 밧줄놀이 - 밧줄에 오르기 전에 안전교육 실시 -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 및 근육 긴장 풀기 - 추락 시에 대처하는 방법 배우기 - 밧줄에 매달리기, 밧줄을 밟고 가기, 밧줄을 통과하기 등 밧줄을 이용한 놀이하기 ● 놀이 ❷ _ 컬러우드 통과하기 - 숲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대처방법 익히기 - 나무와 가지들 사이에 컬러우드 매달기 - 컬러우드에 몸 닿지 않고 통과하기 - 크기가 다른 컬러우드를 자율적으로 통과해 보기 ● 놀이 ❸ _ 생태계 놀이 - 두 사람이 손을 엇갈려 잡은 상태에서 푸는 연습하기 - 4인·6인·8인으로 참여자 수를 늘려가면서 엇갈려 잡은 손을 풀어 하나의 원을 만드는 연습 - 꼬인 줄을 이용하여 자기 앞의 줄을 잡고 서로 줄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서로 협의하여 하나의 원 만들기 ● 놀이 ❹ _ 막대기 놀이하기 - 손바닥·손등 또는 손가락 위에 막대기를 올리고 균형 잡는 연습하기 - 바닥에 막대기 세워 균형 잡는 연습하기 - 원을 둘러선 상태에서 각자의 막대기 잡고 서기 - 구령에 맞춰 시계반대방향으로 움직여서 세워놓은 옆 사람 막대기 잡기 - 탈락자를 제외하고 계속 반복해보기 숲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체험과 배움의 공간으로 숲을 활용하는 숲 체험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수업을 실시하였다. 숲 체험교육을 바탕으로 지구환경을 위한 나눔실천단계까지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을 맛보았다. 학생들은 자신과 친구, 더 나아가 자연의 위대함을 보는 눈을 갖추고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스스로, 또 함께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1년간의 나와 친구 그리고 숲을 향한 마음의 열林, 자연을 향한 감동과 감사의 울林,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바람직한 어울林 실천 프로젝트를 통해 숲과 함께 성장한 학생들의 기쁨의 함성이 가정·학교·지역사회를 향한 메아리가 되어 더 큰 함성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
교원의 상훈과 징계 공무원인 교원에게는 수행한 업무에 대한 공적을 치하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포상을 통해 국민의 행동규범을 삼으려는 상훈제도가 있다. 반면 공무원의 의무위반에 대하여 공무원 관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가가 사용자로서의 지위에서 과하는 행정상 제재인 징계제도가 있다. 이는 공무원인 교원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행하여지는 당근과 채찍이다. 상훈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로 포상·서훈 등이 있는데, ‘포상’이란 서훈과 표창을 의미하고, ‘서훈’이란 훈장과 포장을 의미하며, ‘상훈’이란 상과 서훈을 동시에 의미한다. 즉, ‘포상’=‘서훈’+‘표창’, ‘서훈’=‘훈장’+‘포장’, ‘상훈’=‘상’+‘서훈’을 의미하고, ‘표창’=‘상’이라면, ‘포상’=‘상훈’=‘서훈(훈장·포장)’+‘표창’이 된다. 따라서 상훈과 포상은 거의 동일한 의미로 파악될 수 있으며,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징계(懲戒)는 공무원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를 의미한다. 즉, 징계는 법령·규칙·명령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뜻한다. 이러한 징계는 공무원으로 하여금 직무를 보다 성실히 수행하도록 하고 행동규범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통제 활동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공무원의 사기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관리 활동이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징계를 동원하는 수단은 사후적·강제적·소극적 유인(불이익 또는 제재)이다. 하지만 징계가 사후적 제재에 의존한다고 해서 그것이 지니는 예방적 기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징계는 공무원이 행동규범을 준수하도록 촉진하는 여러 가지 활동 가운데 하나이며, 마지막으로 의존해야 할 대안이다. 그러므로 징계절차를 발동하기 전에 공무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그들의 자율규제를 촉진하는 활동을 통하여 공무원의 그릇된 행동이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하는데 먼저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교원의 상훈과 징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교원의 상훈 상훈은 「상훈법」, 「상훈법시행령」, 「정부표창규정」, 「모범공무원규정」, 「정부포상업무지침」, 「각 시·도교육감 표창 등에 관한 조례」, 「시·도교육 공적심사위원회 운영 규칙」에 근거하며 교육공무원으로서 장기간 뛰어난 공적을 세운 유공자에 대해 훈장과 포장을 수여하는 경우와 단기간 공적을 세운 유공자에 대해 표창을 수여함으로써 교원으로서의 자긍심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상훈 중 훈장은 12개의 종류가 있으며,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한 나머지 훈장은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래 표는 대표적인 훈장 예시를 나타낸 것이며, 교원의 경우 주로 근정훈장을 받게 된다. 포장은 등급이 나누어져 있지 않으며, 건국포장·국민포장·무공포장·근정포장·보국포장·예비군포장·수교포장·산업포장·새마을포장·문화포장·체육포장·과학기술포장 등 12개의 포장이 있으며, 포장 역시 교원은 주로 근정포장을 받게 된다. [PART VIEW] 표창은 「정부표창규정」 제3조에 따라 공적에 대한 표창(이하 ‘포상(褒賞)’이라 한다)과 성적에 대한 표창(이하 ‘시상(施賞)’이라 한다)으로 나누어지며, 포상의 훈격은 대통령표창·국무총리표창·기관장표창이 있고, 시상의 훈격은 대통령상·국무총리상·기관장상이 있다. 이상의 포상은 재직자와 퇴직교원으로 구분하여 수여하는데, 수여 대상에 따른 필요 경력과 포상 시기 등이 달라진다. 1) 재직자 포상 해당 훈격에 필요한 수공기간은 실근무기간만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임용 전 병역의무 복무기간·휴직기간·군 양성교육기간 등은 제외된다. ① 포상 대상 국가관·사명감·공직관이 투철한 공무원 중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무원, 성실·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업무발전에 기여한 공무원, 불의를 배격하고 친절·봉사행정을 실천하고 남다른 선행 등으로 타의 귀감이 되는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다. ② 포상 시기 재직공무원에 대한 포상은 매년 정기적으로 행하는 우수·모범공무원 포상으로 일원화함을 원칙으로 하되, 별도계획에 의해 실시한다. 교원은 주로 스승의 날 포상과 업무추진 유공 공무원 기관장(교육감·교육장) 포상, 모범공무원 포상이 대표적이다. ③ 포상의 종류 및 경력기간 ④ 재포상 금지기간 정부포상 수상자와 모범공무원 선발자의 경우 다시 정부포상을 받기 위해서는 이미 받은 포상의 훈격에 관계없이 훈장은 7년 이상, 포장은 5년 이상, 대통령표창·국무총리표창은 3년 이상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공적을 쌓아야 하며, 정부포상을 받은 자가 모범공무원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표창에 준하는 새로운 공적을 3년 이상 쌓아야 한다. 하지만 퇴직자 포상 및 정부시상은 재포상 금지기간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2) 퇴직공무원 포상 ① 포상 대상 장기간 재직 중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공·사생활에 흠결이 없이 퇴직하는 교육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원(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교원 포함)으로서 정년·명예·의원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② 포상 시기 정년퇴직 공무원 중 경력직 및 특수경력직은 퇴직일인 6월 말과 12월 말로 하고, 교육공무원은 퇴직일인 2월 말과 8월 말로 하며, 퇴직공무원에 대한 포상추천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퇴직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추천하여야 한다. ③ 포상 훈격 결정 기준 ㉮ 훈장(근정훈장) : 재직기간이 33년 이상인 자에게 수여하며 훈종 및 훈격은 다음과 같다. ㉯ 근정포장 : 재직기간이 30년 이상 33년 미만인 퇴직공무원에게 수여하며, 군인 및 군무원은 보국포장, 기타 공무원은 근정포장을 수여한다. ㉰ 대통령표창 : 재직기간이 28년 이상 30년 미만인 퇴직공무원에게 수여한다. ㉱ 국무총리표창 : 재직기간이 25년 이상 28년 미만인 퇴직공무원에게 수여한다. ㉲ 교육부장관표창 : 재직기간이 15년 이상 25년 미만인 퇴직공무원에게 수여한다. ④ 재직기간 산정 방법 공무원경력, 군인 또는 군무원으로 재직한 기간 및 병역 의무복무기간, 국·공립학교 및 사립학교 교원경력, 공무상질병휴직, 병역휴직, 법률상 의무수행휴직, 노조전임휴직, 고용휴직, 국외유학휴직(휴직기간의 1/2, 최대 1년), 육아휴직(자녀 1명당 1년 이내, 단 둘째 자녀부터는 휴직 전 기간) 등의 경우는 재직기간에 산입하나 직위해제 기간, 연수휴직·가사휴직·해외동반휴직 등의 청원휴직과 임시직 경력 등은 제외한다. ⑤ 재포상 금지기간 재직 중 정부포상을 받아도 퇴직 시 재포상 금지기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재직 중 정부포상을 받은 자는 퇴직 시 동종(同種)·동급(同級) 및 하위 등급의 포상(표창 포함)을 받을 수 없다. 다만 훈종(勳種)이 다른 경우는 포상이 가능하다. 3) 모범공무원 포상 ① 선발 대상 일반직 6급 이하 공무원(직종 제한 없음) 및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교장·교감 제외)을 대상으로 한다. ② 선발 기준 재직기간 5년 이상이며, 국가관·사명감·공직관이 투철한 공무원으로서, 특히 관련 분야의 핵심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공무원 중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다른 공무원의 모범이 되는 자, 국정과제 추진에 노력한 자, 신뢰받는 정부를 위하여 창의성을 발휘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자, 조직 업무달성에 크게 기여한 자를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③ 선발 과정 「정부표창규정」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공적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현지조사와 실제 확인 등을 통하여 대상자의 품성과 능력을 확인한 후, 각 기관별 특성에 맞는 자체 공적심사 기준과 공적서를 첨부하여 장관에게 추천한다. ④ 모범공무원 표장(標章) 및 수당 모범공무원으로 선발된 자에 대해서는 모범공무원 표장 및 모범공무원 증서를 수여하는데, 모범공무원 증서는 국무총리 명의로 수여한다. 모범공무원 수당은 선발된 날이 속하는 다음 달부터 예산범위 안에서 월 5만 원 씩 3년간 지급한다. 단, 질병휴직기간 중에도 모범공무원수당은 지급하나 기타 휴직은 복직한 후에 잔여분을 지급한다. 교원의 징계 징계는 공무원 관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공무원 의무위반에 대해 국가(지방자치단체)가 그의 사용자로서의 지위에서 과하는 행정상 제재를 말하며, 공무원이 징계처분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의무위반 행위가 발생했을 때 부여한다. 즉, 징계사유는 크게 법령위반 행위와 직무상 의무위반 및 직무태만 행위 그리고 직무의 내외를 불문한 체면 또는 위신손상 행위 등이 있다. 위와 같은 징계사유는 과실이 있음으로 충분하고 또한 행위자뿐만 아니라 감독자도 감독의무를 태만히 한 경우 징계책임을 면치 못한다. 아울러 공무원도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형사벌이 따른다. 이와 관련하여 징계벌은 형사벌과는 독자적인 체계로 권력의 기초(공무원 근무관계에서 사용자로서의 권한 vs 국가통치권), 목적(공무원 관계의 질서유지 vs 일반법익 보호), 내용(주로 신분적 이익의 박탈 vs 주로 신체적 자유 및 재산적 이익의 제한), 대상(공무원법상의 의무위반 vs 형사법상 법익위반) 등을 달리하기 때문에 동일비위에 대하여 징계벌과 형사벌을 병과하더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 다만 형사재판 결과 금고 이상의 형 확정(집행유예 등 포함) 등으로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하면 공무원 신분관계가 소멸되므로 공무원 신분관계를 전제로 한 징계벌은 과할 수 없다. 한편 직위해제는 징벌적 제제인 징계와는 그 성질을 달리하나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자는 직무에 종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승급·보수 등에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을 받게 되므로 인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한다. 그리고 직위해제란 직위를 계속 유지시킬 수 없는 사유가 있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징계와는 구별되는 성질의 처분이므로 직위해제 처분 후에 동일한 사유로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는 않는다. 아울러 직권면직은 그 처분의 사유와 효과면에서 징계면직 처분인 파면·해임과 구별되지만, 공무원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국가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공무원의 신분관계를 소멸시킨다는 점에서는 파면·해임과 같기 때문에 직권면직은 공무원 신분보장의 측면에서 보다 신중한 운영이 필요하다. 1) 징계의 대상 모든 공무원이 징계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경력직공무원(일반직·특정직)과 특수경력직공무원 중 별정직공무원이 그 대상이 된다. 또한 교육공무원·법관·검사·경찰·소방·군인·군무원 및 국가정보원 직원 등은 「국가공무원법」과는 다른 징계에 대한 별도의 법령(예, 「교육공무원징계령」 등)이 있다. 2) 징계의 시효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때는 징계의결의 요구를 행하지 못한다. 하지만 금품 및 부동산, 향응 등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공한 경우나 공금 횡령·배임·절도·사기·유용의 경우에는 5년까지 유효하다. 또한 성폭력·성매매·성희롱·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교육공무원법」 제52조에 따라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징계시효기간이 5년인 비위행위를 행한 공무원의 상급자에게 그 감독 소홀을 이유로 책임을 물어 징계하는 경우는 3년까지 유효하다. 3) 징계의 종류와 효력 징계의 종류에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의 6종이 있다. 파면·해임은 공무원 신분을 완전히 해제함을 내용으로 하는 배제 징계이고, 강등·정직·감봉·견책은 공무원의 신분을 보유하면서 신분적 이익의 일부를 제한함을 내용으로 하는 교정 징계이다. 징계의 종류별 효력은 다음과 같다. 4) 징계 절차 ① 징계 신청 학교장은 징계 의결 요구권이 없고, 교육감(교육장)에게 ‘징계 신청’을 할 수 있다. 학교장 → 교육장(교사의 경징계), 교육장(고등학교는 학교장) → 교육감(중징계)에게 징계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첨부하여 징계 신청을 한다. ② 징계 의결 요구 교육감(교육장)이 관할 징계위원회에 통보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중징계와 경징계로 구분하여 요구하며, 혐의자에게 징계의결요구사유서 사본 및 우선심사 신청서를 교부한다. 단, 감사원에서 징계 종류를 지정하여 요구 시는 예외적으로 그 요구를 따라야 한다. ③ 징계 의결 징계 의결 요구는 징계의결요구서를 접수함으로써 징계 의결 요구의 효력이 발생하며,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성 관련 비위는 30일 이내)로 하되,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위원회의 의결로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그리고 징계혐의자의 주장서를 접수하고 사실 조사 및 본인에게 심문 및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징계혐의자에게 출석 통지한다. 이때 징계혐의자가 불응 시 2회 이상 통지 후, 서면심사만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또한 징계 의결 시 위원장을 포함하여 위원 4명 이상의 출석 및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의결서 및 회의록을 작성한다. ④ 징계 의결 통보 징계위원장은 징계의결서 정본을 첨부하여 징계 의결 요구자에게 결과를 지체 없이 통보한다. ⑤ 징계 집행 징계 의결 요구자는 징계의결서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징계혐의자에게 인사발령통지서·징계처분사유설명서·징계의결서 사본을 첨부하여 통보한다. 그리고 징계혐의자에게는 징계처분사유설명서 및 징계의결서 수령증을 징구한다. ⑥ 효력 발생 징계집행(징계처분사유설명서) 통보일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5) 징계 제도 운영상의 유의사항 중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 형사사건 관련 혐의자는 징계위원회의 관할을 달리하는 기관으로 전보나 의원면직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검찰에서 범죄 사실이 통보되어 오면 법원의 확정 판결 전이라도 징계가 가능하다. 한편 징계처분으로 인한 승진·승급 제한 기간 중 국무총리 이상 표창, 모범공무원 선발 등의 경우 제한 기간의 1/2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교원소청심사위원회나 행정소송 등에서 징계처분 무효·취소 확정시에는 인사기록카드를 재작성해야 한다. 징계와는 별도로 행정조치(경고·주의)가 있다. 행정조치는 징계처분이 아니므로 소청심사나 사면 등의 대상이 아니며, 행정조치 결과는 인사기록카드에 기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행정조치 후 징계 사유에 해당함을 알게 되면 동일 사유로 징계를 할 수 있다. 6) 징계 재심 청구 및 행정소송권 교원이 징계처분 및 기타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해 불복할 때에는 그 처분이 있는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교육부에 설치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소청을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다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의결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교원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에 의거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그 결정서의 송달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음 표는 교원소청처리심사 체계도이다.
들어가며 3년마다 돌아오는 정기감사는 학교현장을 긴장하게 만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하곤 합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야근을 해서 수많은 증빙자료를 출력하고 분야별로 분류하여 감사장에 세팅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 교육하려고 교사가 되었지, 이런 행정적인 서류처리하려고 교사가 되었나’하는 푸념을 동료교사들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또 승진을 준비하거나 앞둔 교사들은 바짝 긴장하면서 경고 이상을 처분받지 않으려고 감사기간 동안 마음 졸이며 감사를 받곤 했습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교육청에서도 교육부 감사가 있어 교육전문직을 긴장시키곤 합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감사에서 더 많이 지적을 받는 ‘웃픈 일’이 발생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교육전문직으로서 학교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감사 대비 주안점이나 교육청에서 근무하면서 대비해야 할 감사 주의점 등을 사례를 통해 분야별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의 개념 및 교무학사 분야 주안점 가. 감사의 법적 개념은 무엇인가요? 감사(監査)란 ‘감사대상이 되는 조직 또는 조직구성원의 업무나 행위가 일정한 기준에 부합되는지를 증거자료에 입각해서 조사·점검·확인·분석·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정·개선요구 또는 권고 등을 하는 체계적인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는 ‘감독(監督)하고 검사(檢査)’한다는 뜻으로서,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의미한다(「헌법」제97조). 나. 학업성적 관리 분야의 감사 주안점은 무엇인가요? 1) 수행평가 ‘학업성적 관리규정’과 ‘학업성적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수행평가는 교과협의회에서 각 과목의 교육과정 및 학교·교과의 특성을 감안하여 수행평가의 영역·방법·횟수·세부기준(배점)·반영비율 등과 성적처리 방법 및 결과의 활용 등에 관한 수행평가계획을 수립하여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교과담당교사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각 교과별 수행평가계획과 평가 후 결과를 학생에게 공개하여야 한다. 또한 채점 등 평가결과를 전산처리할 경우, 교과담당교사는 전산처리결과의 이상유무를 철저히 대조·확인하고, 그 결과를 학생 본인에게 공개하여 확인시키며, 이의 신청이 있을 때에는 면밀히 검토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PART VIEW] 2) 지필평가 평가문제는 타당도·신뢰도·객관도·변별도를 높이도록 출제하고, 평가의 영역·내용 등을 포함한 이원목적분류표, 평가기준 등을 작성하여 활용하되 동일 교과담당교사 간 협의회를 통한 공동출제로 학급 간의 성적차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모든 출제의 원안에는 문항별 배점을 표시하되, 평가의 변별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하여 동점자가 생기지 않도록 ▲가급적 100점 만점으로 출제 ▲평가문항 수 증대 ▲문항 당 배점 다양화에 유의하며, 특히 수준별 난이도의 배열에 유념하여야 하고, 난이도(상 20%, 중 50%, 하 30%) 배점에 차등을 두며(역배점 지양), 그에 부합하는 정답이 나올 수 있도록 출제하여야 한다. 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과 관련된 감사 주안점은 무엇인가요? 1)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초·중등교육법」 제25조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선발에 활용되는 중요자료이므로 신뢰성·객관성·정확성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수시로 관찰하여 누가 기록된 행동특성을 바탕으로 총체적으로 학생을 이해할 수 있는 종합의견을 문장으로 입력하고 동일하게 작성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특기사항은 흥미·적성·심리검사 결과, 담임교사·상담교사·교과담당교사의 상담 및 권고한 내용 등 기타 진로지도와 관련된 사항을 종합하여 학년말에 담임교사가 입력하여야 한다. 당해 학년도 이전의 입력자료에 대한 정정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정정내용에 관한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정하여야 한다. 2) 수업일수 수업일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5조의 규정에 따라 학교장이 정한 학년별 학생이 연간 총 출석해야 할 일수를 입력하여야 한다. 감사 사례와 처분 결과 사례1 관내 OO초등학교는 2018학년도와 2019학년도에 의무교육관리위원회 구성 시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외부전문가가 1명도 포함되지 않은 채 내부 교원들만으로 구성하여 취학의무 유예 및 면제 여부를 심의하여 결정함. ● 관련 근거 :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25조의2 제2항 의무교육관리위원회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부전문가가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1. 관할 경찰서에 소속된 경찰공무원 2. 관할 읍·면동사무소에 소속된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3. 지역의 아동보호 전문기관 관계자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2 관내 OO고등학교에서는 장학생 추천 시 특정 학생을 단수 추천하였고, 장학생 선정위원회의 심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회의록도 작성·보관하지 아니하였음 ● 관련 근거 : 교육청 장학생 선정과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요령 장학생 선발 시 반드시 복수로 추천하고, 장학생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이중수혜 방지를 위해 장학생 명부를 지속적으로 작성·보관해야 함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3 OO초 교감 D는 기간제교사 채용을 위해 서류전형과 면접에 대한 어떤 절차 및 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채 단 1회의 공고를 시행한 후, 정년 초과자만 지원했다는 이유로 정년초과자를 기간제교사로 채용함. ● 관련 근거 : ○○교육청 계약제교원 운영지침, Ⅱ. 운영방향 계약제교사는 해당 학교급 교원자격증 소지자를 임용하되 상한 연령은 62세까지이며, 최소 3일 이상 재공고 후에도 지원자가 없는 경우에만 임용권자의 판단으로 학운위 심의를 거친 후 연령 초과자를 임용할 수는 있다. ● 처분 결과 : 경고 사례4 관내 OO초등학교는 휴식, 해외어학연수 등을 사유로 결석한 학생 98명에 대하여 미인정 결석이 아닌 기타 결석으로 처리하고, 그 사유를 전혀 입력하지 아니한 상태로 학교생활기록부를 마감 처리하였음. ● 관련 근거 : 2019 초등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출결상황 중 기타 결석은 다음과 같다. ① 부모 봉양·간병 등 부득이한 개인 사정에 의한 결석임을 학교장이 인정하는 경우 ② 공납금 미납에 의한 결석일 경우 ③ 기타 합당한 사유에 의한 결석임을 학교장이 인정하는 경우 기타결석의 경우 그 사유를 학교생활기록부 출결상황란 특기사항에 1일이라도 반드시 입력하여야 한다. ● 처분 결과 : 경고 사례5 관내 OO고등학교는 2019학년도 1학기 A과목, B과목 수행평가에서 교과 관련 불특정도서를 읽고(가정에서)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A4 3장 분량의 독서감상문을 제출하는 평가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한 사실이 있음. ● 관련 근거 : 2019 중등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수행평가는 과제형(숙제형) 수행평가를 지양하고, 불가피하게 과제형 수행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경우에는 실시 사유, 구체적 운영방법, 성적처리방법을 포함한 평가계획을 수립하여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행하여야 한다. ● 처분 결과 : 경고 사례6 관내 OO고등학교 A과목 담당교사 C는 2019학년도 1학기에 자신이 지도한 2학년 학생 121명 중 84명의 교과학습 발달상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특정 입력 문구를 만들어 동일하게 반복적으로 기재하였음. ● 관련 근거 : 2019 중등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교과학습 발달상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은 학생의 수업참여 태도와 노력, 교과별 성취기준에 따른 학습목표 성취를 위한 자기주도적학습에 의한 변화와 성장정도를 중심으로 기재함. ● 처분 결과 : 경고 사례7 관내 OO고등학교는 2019학년도 2학기 C과목, D과목의 수행평가계획을 변경하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 없이 학교장 내부결재만으로 변경 처리하였고, 평가시행 전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다시 공지하지 아니하였음. ● 관련 근거 : 2019 ○○시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 제9조 제10항 확정된 평가계획이 변경되었을 때에는 평가 시행 전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생과 학부모에게 변경된 사항을 평가 실시 전에 다시 공지하여야 한다. ● 처분 결과 : 경고 사례8 관내 OO유치원은 해당 유치원 규칙에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2이상 출석한 경우 수료 및 졸업으로 인정한다고 되어 있는데도, 출석일수가 수업일수의 3분의 2에 미달되는 유아 47명을 수료 및 졸업으로 인정하고 학적처리하였음. ● 관련 근거 :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15조 원장은 유치원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유치원 유아의 교육과정이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수료 및 졸업을 인정한다.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9 관내 OO고등학교는 학교폭력으로 제1·2·3호 처분을 받은 B 학생의 조치사항기록을 학생이 졸업한 후에도 삭제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음. ● 관련 근거 :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22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조치사항 제 1·2·3·7호 처분 : 졸업과 동시 삭제 제 4·5·6·8호 처분 : 졸업 2년 후 또는 심의 후 졸업과 동시 삭제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10 OO초 교감 A는 2019년 10월 12일부터 12월 30일까지 병가로 담임의 직을 면한 교사 B의 인사기록을 나이스 인사기록시스템에 기재하지 않아 담임수당을 B가 지급받게 한 사실이 있음. ● 관련 근거 :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 별표11 고등학교 이하의 각급 학교에서 학급을 담당하는 교사에게는 담임수당을 지급한다. ※ 각 학교 교(원)감은 담임 등 보직 관리를 담당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11 관내 OO고등학교에서는 2020학년도에 ○○과목의 학교생활기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개별 학생들의 연구보고서 제목을 포함하여 기재함. ● 관련 근거 : 2020 중등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정규 교육과정 수업 중 연구보고서 작성이 가능한 수학과제 탐구·사회문제 탐구 등은 특기할만한 사항이 있는 과목 및 학생에 대하여 연구보고서 제목을 제외하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기재할 수 있음.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12 관내 OO중학교는 테니스부 3학년 ○○○학생이 국어·수학 교과목에서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선수 기초학력 보장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음. ● 관련 근거 :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 제1항 학교장은 학생선수가 일정 수준의 학력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별도의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최저학력기준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처분 결과 : 주의 사례13 관내 OO중학교는 2018학년도에 ‘○○영어 능력 인증제’라는 인증시험제도를 시행한 후 학생들의 인증시험성적을 학교생활기록부 교과학습 발달상황 영어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기재. ● 관련 근거 : 2018 중등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사교육을 유발하는 입학전형 요소 배제의 일환으로 2010학년도 이후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내외 인증시험 등의 참여 사실이나 성적 등은 기재할 수 없음. ● 처분 결과 : 주의 마치며 몇 년 전 광고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은 적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했으니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하라는 의미겠지요. 열심히 일했더니 감사 때 여러 지적을 받거나 경고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열심히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겠지요. 교육전문직으로서 감사 사례를 바탕으로 꼼꼼히 법규나 관련 근거를 숙지하여 감사에서 지적을 받거나 처분을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들어가며 학교혁신과 수업혁신을 위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있을 것입니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교육’과 ‘수업’이라는 같은 일을 하는 동료교원과의 협력과 협업을 통해서 더욱 향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마다 차이가 있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 방안 마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정의하여 사용하는 교육청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교원 사이의 협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협력이 학교업무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수업을 포함한 학생교육활동에 대한 협력을 강조하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서 특정 교과나 교육활동에 관심이 있는 교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보다 체계적·구체적으로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운영의 목적이 있습니다. 교원학습공동체에 관하여 여러 학자에 따른 다양한 정의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이경호(2016)는 교원학습공동체 정의와 속성을 표 1, 표 2와 같이 정리합니다. 위와 같은 목표와 성격을 가진 ‘교원학습공동체’가 원활하게 잘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청 전문직원으로서 지원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충분하게 이해하고, 사업 기획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2021년 2월호에서는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업 기획안 작성을 실습해 보겠습니다. [PART VIEW] 사업 기획안 작성을 위한 자료 탐색(신문 기사 및 교육청 자료 활용) ● 자료 1 한국교육신문의 ‘신문 기사’ 활용 위의 자료 1 신문 기사를 통해 교원학습공동체(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운영사례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위의 내용을 통해서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해서는 ① 교육활동에 도움이 되는 유익성, ② 교사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 ③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시간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이러한 특성에 대해서 충분하게 이해한 후, 사업 기획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교육청에서 사업 기획안을 작성하더라도 교원의 ‘자발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원의 ‘자발성’ 없이 교원학습공동체를 운영한다면 교원학습공동체 운영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업과 비교하여, 더욱 교원의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여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획서와 보고서 제출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하거나, 예산활용에 있어서 구체적인 제약이 많아서 사용하기가 어렵다면 ‘교원학습공동체’를 지원하는 교원의 숫자가 적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자료 2를 통해서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사업 기획안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자료 2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2020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개요’ 2020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개요 교원학습공동체란? ● 학교는 교사·학부모·학생 및 지역사회를 포괄하는 교육공동체 리더이다.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육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공동체, 배움과 돌봄의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공동체, 연구와 나눔을 실천하는 탐구공동체의 역할을 수행하는 교원의 자발적 공동체이다. ● 학교교육의 올바른 가치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수·학습방법을 연구하고 실행한다. 이를 위하여 두 학교 이상의 교원들이 협업하여 운영하는 자발적인 연구공동체가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이다. ● 교육의 전문성 향상을 위하여 교원학습공동체 연구를 기반으로 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 다양한 형식의 수업나눔과 교류, 공동체 간 세미나와 컨퍼런스 등 교육공동체 전체를 아우르는 네트워크 형성과 공유의 가치를 실현한다. ● 교사·학생·학부모 및 지역사회를 포괄하는 공동의 가치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육적인 요구를 충족하는 다양한 연구 주제 및 분야를 발굴하여 전문적 학습공동체(Professional Learning Community)를 지향한다. ● 함께 연구하고 함께 실천하는 협력적 교수·학습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양질의 교육을 지속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의 특성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육전문가인 교원들의 자율성·자발성을 기초로 상호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다. 교원들이 전문지식과 교육실천 경험, 교육과정 운영에서 겪는 어려움 등을 서로 공유하고, 반성적 사고·공동탐구·집단 창의성을 발휘함으로써 개인과 공동체가 동시에 성장하는 집단이다. ‘자발성·동료성·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연구활동 전개 및 연구 결과물에 대한 교육공동체 안에서의 나눔을 실천하여 교육공동체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사·학생·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주제의 연구와 실행을 지향한다.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육부 및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핵심 정책에 관한 주제를 바탕으로 연구한다.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는 수업의 전문성, 현장의 교육적 과제, 지역사회의 현안과 미래지향적 교육활동 등 교육적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활동 전반을 연구 주제로 정할 수 있다. ●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깊이 있는 연구와 수업나눔을 통하여 현장의 좋은 수업방법과 자료를 발굴하고 보급한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연구공동체 육성과 지원을 추구한다. ● 교원의 수업전문성과 연구성과 일반화를 위하여 공동체 구성원 소속학교 일반화 및 공동체 네트워크를 통하여 정보를 공유한다. ● 다양한 방법과 유형의 수업나눔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하여,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및 자율장학의 효율성을 위한 협력적 교육시스템을 구축한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의 운영 방향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원의 전문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미래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시간 확보를 위하여 공문서 감축, 정책사업 정비, 학교공모사업 통합 또는 폐지를 실행하였다. 또한 교사의 협력문화 정착을 위한 토의문화 형성, 교사 고립의 극복, 학습과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심도 있는 토의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의 활동 목표는 다음과 같다. ●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하여 교사·학부모·학생 및 지역사회의 요구에 응하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실천한다. ● 교육의 다양성과 변화에 대한 혁신적 사고를 바탕으로 학교 안과 밖의 연구문화를 정착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하여 나눔을 실천한다. ● 교육공동체의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교사 개인의 전문성을 공동체의 협력적 전문성으로 발전시켜 공동의 가치를 실현한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가치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육과정에 기초한 공동체 교육활동 전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앞장선다. ● 학문적 지식과 교육적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수·학습방법과 전략을 개발하고 보급한다. ● 새로운 교육과정의 개발, 교수·학습기구 및 도구의 발명, 창의적인 수업방법 등을 통하여 최상의 교육기회를 학생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여 운영한다. ● 교사·학생·학부모 및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교육공동체의 요구에 부응하는 목적 실현에 집중해야 한다. 교육공동체 요구를 수용하고,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 역량과 재원을 할애하는 것은 공동체의 연구방향과 활동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교사는 좋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요구에 목마르고, 학생은 보다 나은 학업성취를 경험하고 싶어하며,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교육본질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갈망한다. ●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연구의 실행자로 참여해야 한다. 교원학습공동체의 모든 연구원은 공동체의 연구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 함께 참여하여 연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역할은 분담하나 모든 역할은 연구의 공동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며, 공동체 연구원 모두가 함께 협력하는 과정에서 연구의 가치를 증대할 수 있다. ● 전문적인 연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원의 전문성은 교원의 관심분야에 대한 교육적인 자질과 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교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원의 노력은 공동체의 집단지성을 발휘하면서 빛을 발하게 된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육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최적의 시공간을 제공한다. ●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공동체문화를 정착해야 한다. 공동체는 역할이 분명하고 공동의 수행이 균등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과 수행 효율성은 공동체가 지향하는 목표실현을 앞당기고 가치를 높인다. 연구목표와 방향은 연구원 모두의 합의에 의한 것이며 연구 성과와 소통은 합의된 네트워크와 나눔으로 실현된다.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의 운영이 학교업무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발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동체 운영이 단위 학교의 성과를 보이기 위한 연구로 전락되지 말아야 한다. 개인의 연구성과가 학교의 교육적 발전을 이끌어간다는 명백한 전제는 자발성 가치에 기인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인이나 집단이익 또는 성과를 위한 공동체 운영은 아무리 좋은 연구성과라 할지라도 그 빛을 잃기 마련이다. ● 학교 안 교원학습공동체와 연계하는 자율장학시스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연구과정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자료를 공유하고 온·오프라인을 적극 활용하여 학교 내 교육활동으로 확산하도록 한다.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의 운영 방식 및 일정 ● 여러 학교 및 기관의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여 모두가 함께 공동으로 연구하고 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 참여 인원은 영역에 따라 상이하나 5~15명 내외를 적정 인원으로 권장 - 대부분의 교원학습공동체에는 교원(교사·교감·교장)과 교육전문직원도 참가할 수 있으며, 대학교수나 지역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 가능 - 소속 교육지원청이 다르더라도 관계없으며, 일부 영역은 초·중등교원이 함께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 - 구성원이 변경될 경우 공문으로 명단 수정 제출 ● 영역별 성격 및 활동내용에 따라 공동체 회원 간 토론을 통해 자율적으로 세부 추진 계획 수립 ● 여러 학교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간단한 토의는 온라인(카톡·밴드 등)을 통해 진행하며, 정기모임은 미리 연간 일정을 정해둘 것을 권장 ● 모임 장소를 선정할 때에는 2019부터 중·고등학교에 구축된 ‘수업나눔카페’ 사용을 적극 권장하며, 그 외 스터디카페나 민간 운영 회의실 사용 위의 자료 2에서는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간의 교원학습공동체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의 ‘2020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개요의 일부를 소개하였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서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의 정의·성격·운영방법 등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원학습공동체 운영과 관련하여 서울 이외의 시·도교육청 담당부서 홈페이지에 기본 계획이 공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시·도교육청별로 교원학습공동체 관련 기본 계획을 충분하게 검토하여 본인이 근무하는 시·도교육청의 상황에 알맞게 재구성해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도교육청별로 특색이 다르고 차이가 있기 때문에 타 시·도교육청의 운영사례를 꼼꼼하게 검토한다면,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료 1·2 내용을 참고로 하여 문제에 알맞은 사업 기획안 작성 목적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사례 나눔 및 운영 성과 공유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협의회를 통한 현장 지원 결과 나눔 ● 2020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워크숍 운영 지원으로 교원전문성 향상 구현 근거 ● 2020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지원 계획 및 공모 안내(기획평가부-○○○, 2020.3.○○) ● 2020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온라인 연수 참석 요청 (초등교육지원과-○○○○, 2020.11.○○) 방침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대표 교사 및 희망 교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회의 실시 ● 교원학습공동체 대표 교사 사전회의를 통해 학교현장의 의견 청취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위원 간 정보교류 및 활동 상황 나눔 ●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차년도 지원 계획 수립을 통한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의 내실화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대표 교사 명단(총 14명) 워크숍 내용 ● 일시 : 2021. 2. 9.(화) 15:00~16:30 / 2. 16.(화) 15:00 ~ 16:30 ● 장소 : 온라인 화상 회의(ZOOM)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른 비대면 회의로 운영 ● 대상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대표 교원 총 14명 내외 및 희망 교원 ● 상세 일정 ● 토의주제(예시) 행정 사항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대표 교원 이외의 다른 교사 참여 가능(온라인) ● 온라인 회의 참가 방법(ZOOM)을 공문 및 문자를 통해 사전 안내 예산 계획 ● 예산액 : 총 2,400,000원(총 이백사십만 원) ● 예산항목 : (세부) 교과교육연구회지원 ● 예산내역 기대 효과 ●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한 교실혁신 사례나눔 및 운영성과 공유로 교원전문성 신장 ● 현장 의견을 반영한 차년도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내실화 제고 ● 교원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활성화 문화 확산 마치며 이번 2월호에서는 교원학습공동체(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 기획안 작성을 실습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주제와 관련하여 한 가지 유의사항을 말씀드리면,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원 사이의 활동에 중점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학생 교육활동의 질 향상에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교원학습공동체’는 ‘교원동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교원학습공동체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전문직원은 지나치게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에 대하여 제약하거나 간섭하지 않되, 학생 교육활동과 관련이 있는 교원활동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사업 기획안에도 이러한 내용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반영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어느 시·도교육청이나 항상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사업 기획안 작성에 공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면접은 소통이다 면접이 익숙하고 쉬운 사람은 없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진행하는 위치에 있던 교사들이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할 수 있고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낯선 사람 앞에서 내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고 그래서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매우 어렵다. 면접은 인재를 선발해야 하는 면접관과 그 인재에 내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표현해야 하는 면접자 즉, 사람을 뽑고 뽑혀야 하는 뚜렷한 목적이 상반된 사람이 마주 대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혹여 응시자 중에서 지금까지 면접이란 것이 어떤 문제가 제시되고 내가 그 문제에 대한 답변을 술술 잘 말하는 ‘말하기 대회’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잘못 생각한 것이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앵무새처럼 외운 답변이 아무리 완벽해도 면접관과의 소통 맥락과 맞지 않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드라마에서 발연기를 보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는 있는데 어딘가 진실성이 결여된 것 같아 몰입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교육전문직 면접 장면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면접관이 면접자의 정의적 영역을 평가하기 때문에 주어진 질문을 통해 면접자의 교직관·인성·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식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을 묻는 즉, 문장 그대로 해석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문제보다 정답이 없어서 무엇을 알아보고자 하는지 출제의도가 숨겨져 있는 질문이 출제된다. 교육관이 뚜렷하고 확고한가를 알기 위해 ‘왜 전문직에 응시했느냐’고 물을 수 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성적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알기 위해 ‘평소의 습관이나 교직생활 중 남을 위해 봉사한 내용이 있는가’ 물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본 뉴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나?’라는 질문이 출제되었다면 단순히 뉴스를 정확하게 잘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뉴스에 나오는 내용을 빠짐없이 잘 설명했다고 해서 면접을 잘 보았다고 할 수 없고, 내용 중 몇 가지가 기억의 오류로 전달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좋지 못한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질문의 답변을 통해 면접자의 가치관과 관점, 사회를 보는 시선과 조직에서의 역할, 인성 등등 매우 다양한 모습 중 어느 부분을 평가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답변하는 내용이나 태도를 보고 면접자는 어떤 사람일까를 파악하고 같이 일하면 좋을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에 알맞은 나를 짧은 시간에 최대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그래서 너는 어떤 사람인지 물었을 때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정말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가를 이 기회에 전체적으로 점검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무슨 그런 것을 점검하느냐 쑥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일생을 마치고 또 사후에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마음속에 남아 있다. ‘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나’를 다 합쳐 진정한 나는 어떤 모습인지 모르지 않는가? 더더욱 교육청에서 선발하고자 원하는 인재상과 나의 어떤 부분을 맞춰야 하는지 알아보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확실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장에서는 면접에서 면접 준비의 기본인 내가 누구인가를 점검하고 그것이 나의 지나온 삶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미리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면접에서의 질문에 대비하자. 지나온 내 삶에 답이 있다 교육전문직 면접은 각 시·도교육청에 따라 약간씩 다르긴 하나 대체적으로 2~3가지 질문을 면접자에게 묻고 답변하는 구조이다. 질문 중에는 중요한 교육정책이나 교직관련 내용을 묻기도 하지만 지원 동기나 취미, 교직생활의 경험 등 개인적인 신상·대인관계·장래포부 등 갖가지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질문의 모든 답은 나의 경험·생각·의견들을 요구한다. 이 질문의 답은 지나온 내 삶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예상 질문에 답을 잘하기 위해서는 나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PART VIEW] ‘본인의 성격은 어떠한가?’ 이 질문에 답한다고 해 보자. 질문을 받자마자 몇 문장으로 즉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만, 질문에는 상황과 의도가 숨겨 있다고 했으니까 바로 답한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나’부터 ‘우선 무엇을 원하는 질문이지?’, ‘내가 생각하는 내 성격을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까?’, ‘아니 원래 성격보다 사회생활하면서 다른 모습으로 변한 걸 말해야 할까?’ 등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칠 것이다. 생각해보면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일 텐데 자신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말할 거리가 없어 그때서야 생각해보는 것도 매우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질문에 바로 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한 탐구가 그래서 필요하다. 교사라는 같은 직업에 동일 학교급의 학교에서 근무하고 같은 내용을 가르치고 비슷한 업무를 하는 교사인데 뭐 그리 다르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특별한 활동을 하고 큰 성과물을 얻는 역동적인 삶을 살았다면 자랑거리가 많고 타인과는 뚜렷하게 구분될 수 있겠지만, 본인은 너무 평범한 생활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삶은 생각보다 매우 다채롭다. 무슨 특출한 성과나 경험이 없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상 속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은 다 다르고 다양하다. 그러므로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삶도 자세히 관찰해보면 남과 아주 다르다. 따라서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이나 경험으로도 나의 면면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다. 오히려 작은 일들에서 얻은 깨달음이 면접관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동안 출제되었던 문제들 중 지적인 부분 외에 나를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질문들을 검토해보고 그에 대한 답을 내 삶에서 찾아 말할 거리를 미리 정리해보자. 내 삶이 매우 평범하고 특별하지 않아 별로 할 말이 없다는 사람에게 면접관은 신뢰감을 갖거나 매력을 느낄 수가 없다. 말할 거리가 없다는 것은 준비도 부족하고 합격하고자 하는 의지나 열정도 없다는 것밖에 안 된다. 명사를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내 인생의 그래프’를 그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삶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고 정체되는 기간도 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를 나이대별로 그래프에 나타내 보면서 그 시절에 있었던 일이나 겪은 주변상황, 그리고 그때의 심정이나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시절이 떠오르고 새롭게 자신만이 겪은 사건과 그에 대한 느낌이 내 인생에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를 관찰해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다. 면접을 앞두고 있는 면접자들도 어린 시절부터 나이별로 구구절절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교직을 선택했던 20대부터 나이대별로 또는 근무했던 학교 단위로 구간을 나누어 학교업무상 기억나는 일, 개인적인 일,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내 삶에 영향을 준 것들을 기억나는 대로 생각해서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그 당시의 느낌이나 감정까지 또는 나와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일들이 나에게 미쳤던 영향까지 모두 생각해 보자. 기출문제에 답하며 ‘나’라는 사람 알아보기 Q1.본인의 장단점 말해보기 * 단점을 솔직하게 말하고 합당한 이유와 적극적인 개선의지 표현, 말장난 같은 단점이나 장점 같은 단점이 되지 않도록 한다. Q2. 교직생활 중 가장 열정적으로 일했거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기. Q3. 교직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이고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Q4. 인생의 멘토로 삼을 존경하는 인물이 있는가, 어떤 점을 본받고 싶은가? Q5. 교육전문직에 지원한 동기나 이유는 있는가? Q6. 업무성과와 인간관계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는가, 두 가지를 다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Q7. 업무량이 많을 때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하겠는가? Q8.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혹은 영화)이 있는가, 왜 감명을 받았는가, 줄거리를 말할 수 있나? Q9. 최근 뉴스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기사는 무엇인가? 그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라. Q10.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을 말하고,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위 질문의 답을 내 삶 속에서 찾아 적어보고, 실제 면접장면에서 답변하듯이 3분 정도 분량으로 적어보자. 실제로 거울을 보고 면접관 앞에서 답변하듯이 말해보고, 여러 번 수정하면서 연습할 것을 권장한다. 이론 공부에 지칠 때마다 한 번씩 다시 연습해보면 더욱 좋다. 질문은 포괄적, 답변은 구체적 출제자는 면접을 통해 교육청이 추구하는 교육비전을 학교현장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지원할 능력자를 구별하고자 한다. 지적능력은 이미 기획이나 논술을 통해 검증하고, 면접은 주어진 질문에 대한 면접자의 언어적 응답을 통해 교직관·인성·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앞의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는 왜 교육전문직이 되려고 하는가’, ‘흔들리지 않는 교육관을 확립하고 있는가’,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가’, ‘평소에 긍정적이고 이타적 행동이 습관화되어 있는가’ 등 ‘나’라는 사람을 정리해보자. 면접관의 질문은 포괄적이다. 겨우 2~3가지 질문을 통해 추상적인 영역인 면접자의 정의적 영역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답변하는 면접자도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으로 답하면 면접관은 알아듣기 어렵다. 답변만큼은 구체화해서 눈에 보이듯, 마치 내가 그러한 사람이라고 면접관이 느껴지도록 답변해야 한다. 본인의 장점이 무엇인지 답변할 경우 성실·열정·창의성·끈기·협동심·리더십 등 여러 가지 장점 중 한 두 가지를 선택하고, 그에 대해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그러려면 주장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가 타당하다고 면접관이 믿을 수 있도록 입증해야 한다. 이때의 근거는 나의 지난 경험이다. 즉, 나의 경험이 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만약 ‘열정’을 나의 장점이라고 주장했다면 열정을 발휘해 얻은 결과물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칭찬이나 신뢰가 근거가 된다. 면접에서는 나에 대한 주장과 근거를 내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얼핏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이 점을 잘 활용하면 나의 약점을 스스로 보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전문직원은 학교 교원과 달리 교육행정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교육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부장 경력이 많지 않을 경우에는 경력이 짧지만 경력이 많은 사람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것, 더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를 찾아내면 된다. 짧은 경력일지라도 질 높은 행정업무로 이루어낸 성과를 구체화하여 제시함으로써 면접관에게 확신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연구부나 교무부가 아닌 방과후예능부장을 담당하였더라도 그 해에 학교 전체와 협업을 해야 하는 발표회를 개최하면서 프로세스 전반을 진행한 경험이나 그에 따른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임교사와의 긴밀한 협조, 발표회 개최가 사정에 의해 연기되면서 학교 전체의 학사일정 조정을 위한 노력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학교 행정업무에 깊게 관여하고 결국엔 이루어 낸 경험으로 행정업무를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음을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나의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첫 번째, 주장을 먼저(저는 이러이러한 사람입니다)함으로써 핵심을 전달하고, 두 번째, 근거(예전에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로 경험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그 사건에서의 역할과 대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그때 저는 이렇게 행동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주장을 재확인하거나 강조(그래서 저는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한다. 앞에서 한 내 삶의 그래프나 ‘나’라는 사람 알아보기를 통해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진다면 어떤 유사 질문에도 잘 답변할 수 있다. 먼저 내 안에 있는 나를 찾아보는 것이 나를 상대방에게 소개하기의 첫 번째 단추이다. 너무 평범하고 굴곡이 없어서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굴곡이 있는 사람이라도 모든 답변에 완벽한 삶은 없다. 작고 소소한 경험들이 오히려 인간적이고 상대방을 설득할 좋은 이야기가 된다. 좀 오래된 책이긴 하지만 CNN 부사장이었던 ‘게일 에반스’가 2000년에 쓴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었다가 다시 취업을 하려는 상황에서 ‘여성은 리더십을 발휘할 경력이 부족하고, 경영에 약하다’는 사회적인 편견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게일 에반스가 자신의 가정주부 역할이 최고의 리더십과 경영관리 경험이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멀티로 가정을 꾸리는 것 자체가 최고의 경영수업이고, 리더십 또한 육아 시 동네의 여러 아이들을 함께 유치원이나 학교에 등하교시킬 때 운전하면서 차 안에서 아이들끼리의 다툼이나 요구사항을 아이들 특성에 맞게 대응하고, 요구를 거절하고, 수락하고, 기분 좋게 등하교시키는 그 자체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은 사회 그 어느 곳에서 발휘되는 리더십보다 더 월등하다고…. 경력단절이나 육아경험도 당당하게 자신의 강점을 표현하는 내용이 인상 깊었었다. 당시에는 사회에 진출한 여자들이 극소수이고 임원이나 부사장 같은 직함을 가진 여성은 더욱 적었기에 여성 모두에게 힘을 실어주는 책이었다. 물론 시대가 변하여 지금은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식의 글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가 여성의 본능이고, 이에 대한 오랜 훈련이 어떤 그룹 활동이나 사회에 특별한 공헌을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말했던 위 에피소드는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내 지나온 교직경력에서 작은 경험이라도 오늘의 나를 만들어 낸 소중한 경험치라 생각하자. 큰 성과나 경험이 없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아무 경험도 없어 속수무책으로 무능해 보이는 것은 피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된 내가 되자 지나온 내 삶의 경험이 가장 효과적인 근거라고 앞서 설명했다. 그러나 경험을 전달한다고 해서 단순히 이야기를 늘어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또 너무 오래전 일이거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사례를 설명하는 것은 자칫 지루한 느낌만 남을 수 있다. 3분 이내에 답변이 이루어져야 하는 면접상황에서 스토리텔링은 간결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전달하려고 하면, 정말 정교하게 잘 짜인 스토리가 아닌 이상 쓸데없이 내용만 복잡해지고 말만 길어진다. 그러면 집중력을 떨어뜨려 전달력과 효과 모두 놓치게 된다. 더구나 면접관은 필요 없는 말 혹은 필요 이상의 설명을 듣는 것 자체를 시간낭비로 여기기 때문에 간결한 구성이 좋다. 따라서 최대한 필요한 표현만 선별해 요약해서 말하는 연습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여러 가지를 전달하려는 욕심에 한 가지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여러 가지 강점을 나열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여러 가지를 나열하는 것은 신빙성이 없고 매력이 없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질문은 같더라도 답변이 천편일률적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 면접이다. 면접관으로 참여해 본 적이 있는데 같은 질문에 답변하는 많은 면접자를 대해야 하는 면접관으로서 의외로 천편일률적인 답변을 하는 면접자를 많이 보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돌아보지 못하고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답변을 피상적으로 준비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신규교사 임용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존경하는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주 많은 신규 면접자가 부모님이라고 답변하였다. 처음 몇 번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다가 계속되니까 존경하는 인물이나 닮고 싶은 인물 정도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존경하는 이유조차 나를 낳고 길러주시고 고생하시는 모습으로 답변하는 걸 들으면서 더욱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그중 존경하는 이유가 뚜렷하고 감동을 주는 면접자도 있었다. 이는 뻔한 질문에 자신만이 가진 그렇게 생각하는 계기나 경험담으로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지금부터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 작은 사건들을 전달하는 연습을 하자.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대신 이야기를 간추리면서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말하기 연습이다. 말하기 능력도 직접 해봐야 는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육하원칙에 의한 정보나 사실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특별한 의미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 의미와 그 핵심을 공유하는 수단으로써 이야기를 선택한 것이다. 면접관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도 신선한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스토리텔링 소재는 완벽한 결과물만 해당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탈락했지만 정말 열심히 참여했던 연구보고서, 학생 사안과 관련한 분쟁에서 의도치 않게 어려움을 느꼈던 일, 학교 밖 학생 지도나 봉사활동 중 발생한 어려움 등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그렇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이 떳떳하고 알찼다면 그 소재도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훌륭하다. 오히려 실패한 것 같지만 무엇을 깨달았으며 그로 인해 성장이나 변화가 생겼다면 결과만큼 과정도, 결론만큼 이유도 매우 중요하다.
유네스코(UNESCO, 2020)에 따르면, 전 세계 91.3%의 학생들이 학교가 운영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교육격차와 불평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격차와 불평등에는 물리적·환경적 조건도 포함되지만, 온라인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의 격차, 가정격차에 따른 온라인학습에 있어서의 격차, 문화의 격차 등을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이로 인해 앞으로 배울 수 있는 힘(능력)의 격차 즉, 학력(學力)의 격차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패턴이 이어진다면 학생들의 교육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며, 지금 당장 실효적 대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감당할 사회적 비용은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교육격차에 대비한 전면적이고 선제적인 대응뿐만 아니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해 공교육이 중심을 잡아 나갈 것을 주문한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19라는 강요된 변화 속에서 초래되는 격차와 불평등 문제, 그에 대한 교육의 역할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다가온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차원을 넘어서 앞으로 교육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며, 교육에서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특히 그 안에서 교육의 핵심 의제들이 어떻게 이해되고 실현될 필요가 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논의해 본다. 잠시의 혼란이라 생각했다. 메르스나 사스 때처럼, 공포를 몰고 왔지만 빨리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웠지만, 교육현장의 혼란은 그 어떤 곳보다 컸다. 일시적일 줄 알았던 온라인교육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우려 또한 함께 커졌다. 학력격차에 대한 부분은 많은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중위권이 약화되고, 상위권과 하위권의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예상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 해 고3을 지도했던 입장에서, 코로나19가 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온몸으로 느꼈다. 11년간 준비해왔던 꿈이 예상치 못했던 1년으로 뒤바뀌는 경우를 보며 안타까움이 컸다. 학력격차는 분명히 가시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많은 대책과 방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갑작스레 찾아온 상황이었던 만큼 2020년의 학교는 상황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문제에 대증적으로 대처하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여기에서는 학력이 아닌 영역 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코로나는 우리 삶의 패턴을 급격히 바꿔놓았다. 코로나 이전의 시기와 이후의 시기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에게 더욱 크게 작동한다. 학교급이 바뀌면서 상급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한 번도 제대로 학교를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학년으로 진급을 하고 있다. 대학 신입생들 역시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못한 채 재수를 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문화의 변화로 바로 이어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 원인에서 출발한 것인 만큼 트라우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코로나블루’는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한창 활동적으로 생활해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 큰 문제로 나타날 우려가 크다. 심리적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이 어렵고, 어느 하나의 접근으로만 해결이 어렵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의 노력과 치유 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머지않은 시간 안에 코로나는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남아 있을 트라우마는 크게 남을 것이다. 우리는 20여 년 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세계 경계가 무너지고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었다. 하지만 테러와 경제전쟁으로 얼룩진 현실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상징적인 말로 기술과 혁신이 가득한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갇혀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고통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특히 아이들이 겪게 될 트라우마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종단적이고 광범위한 연구가 당장 시작되어야 한다. 사이버폭력과 생활지도의 문제 대부분의 시간을 가정에서 보내며 학교에서 일어나던 문제들이 온라인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폭력문제는 대면 상황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전수 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는 학교폭력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비율은 감소한 수치로 집계될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폭력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폭력의 비율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게 나올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수업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에 대한 부분도 언론에서 보도된 것 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폭력적인 성향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이 표출될 수 있었던 온라인 상황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온라인수업 상황에서의 사이버폭력은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익명성은 폭력적인 성향을 크게 만든다. 온라인수업에서 아이들의 실명이 공개되지만 온라인 상황에 익숙한 관성으로 인하여 공격적인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이버폭력과 생활지도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를 구성하여 대응 방법과 매뉴얼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반드시 아이들의 문화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도 연구 협력진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이해가 전제될 때 온라인수업에서의 정확한 생활지도가 가능할 수 있다.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형태의 대인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이에 대한 분석과 지도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일부 연구회와 전문적 학습공동체 차원에서 논의되는 쌍방향수업 상황에서의 기술적인 수업기법의 차원을 넘어 훨씬 근본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논의된 결과를 현장의 교사들이 지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야 한다. 영양과 안전에 대한 관리 라면을 끓이려다 화재가 발생해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는 코로나가 빚은 가장 안타까운 단상이었다.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어떤 이유에서건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학교의 현재 여건만으로는 안전 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다. 지역사회와 다른 행정기관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고 역량을 여기에 맞춰야 한다. 코로나의 장기화에 따라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비율도 굉장히 높아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재정난을 겪게 되는 자영업자가 늘고, 실업 문제가 현실화됨에 따라 가정의 안정적인 역할이 부재되는 경우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 역시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의 급식은 체계적인 영양관리의 중요한 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급식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영양 불균형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고, 꾸러미 형태의 식자재 공급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아닌 경우에도 맞벌이 가정의 경우 제대로 관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영양의 중요성은 학력보다 더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 역시 심각히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학교의 정상화를 위하여 지난 한 해는 코로나 상황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학교의 느린 대응이 비판을 받았던 이유는 법률에 얽매여 유연하게 적용시킬 수 없었던 상황과, 학교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당국의 업무추진방식 때문이었다. 수업시수와 일수만 강조한다면 위기상황에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지침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하여 단위 학교의 자율성과 신속한 판단이 제약받지 않도록 한시적으로라도 제약을 풀어주어야 한다. 학교현장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주말에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교육당국의 정책들이었다. 뉴스를 통해 들은 내용을 학부모에게 문의 받는 동안 공문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고, 감감무소식인 상황에서 학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들의 반복이었다. 이러한 일이 앞으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로나로 얼룩진 2020의 교육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정부와 교육당국에서는 연초부터 학력 격차와 교육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견들은 근본대책 없이 학교와 교원의 헌신에 의존하는 선언적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학교현장에 필요한 실제적인 정책의 갈증이 크다. 부디 공허한 말들로만 끝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 학기에도 그리 낙관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능동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인 부분들을 고민하며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