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61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직문 아래서 글 읽던 우리가 늙어 가듯 / 가을 들어 연잎도 한철이 지나누나!(早學雕龍稷下林 霜荷皺似舊靑襟)" - 유득공 '부용산 중에서 옛 생각에 잠겨(芙蓉山中話舊述懷)'중에서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이서구. 이 네 분이 펴낸 "사가시선(四家詩選)"(여강출판사)이라는 시집이 있습니다. 이 시집에는 그들이 서로 어울려 지내며 지은 시들이 많은데, '부용산 중에서 옛 생각에 잠겨'도 그런 시중의 하나입니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서리 내린 연잎은 그 푸르렀던 빛을 따라 주름져 갑니다. 연잎이 주름지고 또 시든다고 하더라도 한때 그 푸르렀던 말들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그처럼 푸르렀던 말은 무엇입니까. 내 안에 많은 빛이 숨어 있음을 일깨워 주던 말. 그런 말들이 있기에 삶은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지러진 보름달이 흰 구름과 숨바꼭질을 한다. 푸른 달빛이 구름 사이로 봉평 들판 메밀밭에 부드럽게 쏟아지고 물레방앗간 옆 막 피기 시작한 하얀 메밀은 달빛을 받아 소금을 뿌린 듯 아름답다. 메밀밭 중간쯤에 허 생원과 비슷한 연배의 아버지가 동이 또래의 아들 어깨를 감싸고 정담을 나눈다. 산꼭대기에서 뜬 달이 중천에 솟을 때까지 아버지와 아들은 흐뭇한 달빛을 받으며 그렇게 하염없이 서 있다. 달빛이 스며들어 더 하얀 물줄기는 쉼 없이 물레방아를 돌리고….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무대인 강원도 봉평은 지금 소설 속 장면처럼 메밀꽃이 한창입니다. 물레방앗간과 이효석 생가 주변 7 만여 평에 펼쳐진 메밀꽃은 정말 소금을 뿌린 듯 달빛을 받아 숨막히게 아름답더군요. 양사언이 평창 군수 재직 시 수려한 경치에 반해 시상을 떠올리던 흥정천의 팔석정 기암괴석은 예전에도 저 모습 그대로였을까요. 허 생원은 아마 달빛이 쏟아지는 밤 이곳에서 성서방네 처녀를 그리워하며 가슴을 숯처럼 시커멓게 태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효석 생가 터 가는 길목 야산에 '효석 문학관'이 7일 개관했습니다.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썼다는 작가 이효석. 봉평중학교 앞 '가산 문학비'는 그를 이렇게 기리고 있더군요. "효석의 인생은 짧았지만 그 짧은 인생 속에 남긴 문학은 조선의 언어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가녀린 붉은 줄기에 매달린 하얀 메밀꽃이 바람이 불 때마다 흐느끼듯 흔들립니다. 바람에 일렁이는 꽃을 따라 메밀꽃 향기와 함께 문학의 향기 그윽하게 묻어나는 봉평. 이 가을 문턱에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은 어린이에 대한 억압에 있다. 교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어린이의 인권을 억압하는 가해자일 수도 있다. 물론 이 주장에는 비판도 많다. 현장에 서면 체벌이 왜 불가피한 줄을 알게 될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그러나 나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한다" 고 주장한다. - 본문 중에서 "국가가 교육을 맡아서는 안 된다!" 그렇게 위험천만한 발상을? 그러나 '국가의 권위에 복종하는 신민(臣民)'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으로 여겨졌던 19세기 말 절대왕정사회에서 나온 말이라면 수긍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서머힐'을 설립한 A. S. 닐 보다 한 세대나 앞서 자유교육을 주창 실천한 프란시스코 페레(1859∼1909)의 평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1부에서는 박홍규(영남대 법대 학장) 교수가 그의 사상과 생애를 소개했고, 2부에는 페레가 직접 쓴 '모던스쿨의 기원과 이상'을 번역 전재했다. 페레가 고국 스페인에 세운 자유학교인 '모던스쿨'은 아동의 자치를 강조하는 서머힐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아동의 자유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 당대 가장 선구적인 자유학교였다. 권위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격체의 양성에 목적을 둔 페레의 교육철학은 닐 외에 슈타이너, 돈 보스코 등 많은 자유교육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다양성 존중, 인격 존중의 그의 교육은 도중에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군사반란 배후조종'이란 어마어마한 누명을 쓴 채 50세의 나이로 처형됐기 때문이다. 세계사에서 유일한 교육 순교자다. 모던스쿨은 학습방법, 학교운영 등에서 기존 학교와 차이를 보였다. 교재는 유럽 각지 지식인에게 의뢰해 만들었다. 예를 들어 '비망록’과 ‘식민지화와 애국심’이라는 교재는 애국심과 전쟁의 공포, 정복의 사악함을 비판하고 있다. 수업은 공장 작업장 실험실에서도 이루어졌고 지리는 여행을 통해 익히도록 했다. 생물은 식물 채집과 관찰이 주된 학습 방법이었다. 모던스쿨은 남녀공학을 택했다. 당시 스페인 도시에는 공학이 드물었다. 그는 여성이라고 가정에 묶여서는 안되며 양과 질에서 남성과 같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가톨릭의 영향 하에 남성 중심주의가 지배적이던 당시에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유능한 아동과 무능한 아동을 구별해서는 안 된다며 상벌을 두지 않았고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기계적으로 암기토록 한다는 이유로 시험도 부정했다. 나아가 피억압자인 노동자가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하며 직접 돈을 모아 학교를 세우고 자녀들을 그 학교에 보내 국가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19세기말과 20세기 초, 공화정과 입헌 군주정이 교차한 정치적 격변기의 스페인. 권력에만 몰두해 고위직 쟁탈에만 혈안이 된 위선적 혁명가들과 공교육을 장악한 강고한 카톨릭 교회가 민중을 착취하고 있을 때 페레는 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다 목숨을 잃었다. 한 세기쯤 지난 오늘, 한국인의 시각에서 쓴 이 페레의 평전은 ‘자유교육’의 기본이념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바로잡고, 척박한 한국사회의 교육풍토를 돌아보게 한다. 페레는 "아이 자체가 가진 능력을 키워주는 것 이외의 목적이 교육에 개입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국가에 이로운 국민이 될 수 있는가'라는 잣대로 유능한 아동과 무능한 아동을 구별짓지 말라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이다. 현대 국가교육의 '서열화'가 비인간적인 경쟁과 배타심을 유발한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페레로 돌아가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어떠한 명분도 ‘권위에 의한 억압’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교사와 부모 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책무는 “아이들을 가르쳐 키우는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니까. 100년 만에 부활한 페레는 우리에게 이 명백한 진리를 다시 일깨우고 있다.
노벨상 메달의 앞면에는 알프레드 노벨의 초상이 담겨 있다. 그러나 뒷면이 부문별로 다른 상징적 모습을 가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물리학상과 화학상의 메달엔 자연을 상징하는 이시스 여신이 풍요의 뿔을 들고 구름에서 솟아난다. 옆에선 과학의 신이 그녀의 차갑고 엄격한 얼굴을 가리던 베일을 들어올리고 있다.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만든 생리학·의학상 메달은 무릎에 책을 펼쳐놓은 의학의 신이 소녀 환자의 갈증을 달래주려고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릇에 받는 모습을 담았다. 스웨덴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문학상 메달에선 한 젊은이가 월계수 아래 앉아 뮤즈의 노래를 받아 적는다. 스웨덴에서 만든 이 메달들에는 모두 ‘그리고 새로 발견한 지배로 지상에서의 삶을 더 낫게 만든 그들’(Inventas vitam juvat excoluisse per artes)이라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아스’에 나오는 라틴어 구절이 들어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만든 평화상은 서로 팔을 내밀어 어깨를 굳게 잡은 세 사람이 형제애를 보여주는 장면이다.‘민족들 사이의 평화와 우애를 위해’(Pro pace et fraternitatet gentium)라고 쓴 것도 조각의 의미와 통한다. 한편 스웨덴은행이 1968년 신설한 경제학상 메달의 뒷면엔 스웨덴왕립아카데미의 상징문양이 들어 있다.
'20세기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노벨상이 올해로 101주년을 맞았다. 세월에 빛이 바랠 만도 하건만 노벨상은 여전히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평생을 한 나라에 정착하지도, 결혼하지도 않았던 알프레드 노벨. 1896년 사망하면서 그가 남긴 유언은 막대한 유산을 다투던 친척들을 황망하게 만들었다. “인류에 최대의 공헌을 한 5분야의 사람들을 위해 상을 만들어라.” 1901년 제1회 수상자들의 상금은 당시 대학교수 평균연봉의 20배인 15만 크로네였다. 현재는 1천만 크로네(약 12억5000만원)로 올랐지만 화폐가치로 따지면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 종교분야의 템플턴상을 빼고는 최대 상금이다. 이 엄청난 상금이 노벨상의 명성에 한몫 했음도 물론이다. 노벨상은 학계의 가장 큰 상인만큼 논란의 소지 또한 많았다. 6개 분야 중에서 평화상과 문학상이 가장 자주 도마에 오른다. '베트남 전의 주역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은 탔지만 간디는 못 탄 상', 평화상의 맹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중동, 북아일랜드 등 지구촌 곳곳의 분쟁에 연루된 사람들도 수상자의 반열에 올 라 평화상의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평화상은 지난 100년 동안 16번이나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문학상으로 가면 ‘처칠이 탔지만 톨스토이는 못 탄 상’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가장 위대한 작가들로 꼽히고 있는 브레히트, 카프카, 체 홉, 조이스 등은 물론 노르웨이인 입센도 상을 받지 못했다. 과학·경제 분야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노벨위원회가 원하는 수준의 업적을 쌓은 경륜이 있는 노학자에게 상이 돌아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년퇴임상'이라는 소리도 있다. 학자들 사이에 ‘노벨상이 창조력의 죽음에 보내는 키스’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많게는 수백 명이 참여하는 공동연구가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수상자를 최대 3명으로 제한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벨상 중 평화상만 예외로 단체 수상을 인정한다. 물리학의 경우 이론물리학보다는 실험물리학, 경제학에선 실제가 아닌 경제이론에 상이 돌아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수여된다는 점도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은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세기가 노벨상으로 인해 변했던 것처럼 21세기 역시 노벨상의 영향권을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노벨상 타는 것이 꿈이에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계속 존재하는 한…. 올해의 노벨상 시상식 역시 예년과 같이 노벨의 기일(忌日)인 12월 10일 열린다.
노벨상 제정 101주년. 알프레드 노벨의 사망 5주기인 1901년 12월10일 프랑스의 쉴리 프뤼돔(문학상), 독일의 뢴트겐(물리학상) 등에게 첫 시상한 뒤 700여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벨상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대규모 기념 전 두 개가 동시에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호암재단이 개최하는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11월3일 태평로 로댕갤러리)과 헤르만 헤세 박물관건립위원회가 주최하는 '노벨 문학상 101년과 영화전'(11월30일 서울정도 600년 기념관)을 통해 노벨상의 높은 문턱에 바짝 다가가 보자. 노벨 만찬장 세팅 1991년 만찬 테이블 세팅을 재현했다. 기본테마는 ‘4’로 스웨덴에서 수여하는 네 가지 상,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상을 상징한다. 다소 전위적인 디자인의 접시 등 식기가 인상적이다. '노벨상…'전은 노벨재단이 지난해 기획한 세계 순회전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한국을 거쳐 내년 미국과 독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주제는 '창조성의 문화-개인과 환경'. 전시회는 입구에 설치된 핀란드 조각가 힐레나 히데타난의 ‘네트워크’로 시작된다. 은빛 광섬유 안쪽에서 반짝거리는 꼬마 전구들이 노벨상의 권위를 상징하는 듯하다. ‘돈을 바꿀 수 있는 나머지 모든 유산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야한다….’는 내용의 노벨의 유언장과 안경, 나이프·포크까지 챙겨 다닌 여행용 가방, 서재에 꽂은 책 등과 각 노벨상에 따른 메달의 종류와 의미가 흥미롭다. 초기 시상식의 부대행사에서 점차 ‘축제’로 변한 노벨 만찬장의 테이블세팅도 눈여겨볼 만하다. 만찬장에서는 수상자들의 연설 영상물도 볼 수 있다. 영상관도 설치되어 있다. 역대 수상자중 뢴트겐, 만델라(남아공 평화상), 소잉카(나이지리아 문학상) 등 32명의 창조적 사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레둑토(베트남), 테레사 수녀(인도), 달라이 라마(티베트), 아웅산 수치(미얀마), 김대중 대통령(한국) 등 아시아지역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조명하는 방도 따로 꾸며져 있다. (02)2259-7781 '노벨문학상…'전은 말 그대로 역대 문학상 수상자 98명의 작품과 희귀 서적 미술작품 친필문 사진 유품 등 1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제는 노벨 문학상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나라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배출을 희망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는 전시회는 사르트르, 카뮈, 헤밍웨이, 토마스 만, 예이츠, 펄 벅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대문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특히‘헤르만 헤세와 쿨트 지트의 방’이라는 특별관은 헤세의 친필편지와 수채그림, 타이프라이터(사진), 쿨트 지트의 그림 등을 전시해 세계 대전시 헤세와 쿨트 지트와의 특별한 우정을 보여준다. 문학상 후보로 공식 추천됐던 우리나라 작가는 김은국(미국 거주·69 년), 김지하(75년), 김동리(작고·81년), 서정주(90, 94, 95년), 최인훈 (92년), 한말숙(93년), 구상(99, 2000년) 등 6명. 이외에 황순원(작고), 박경리, 조정래, 황석영, 이문열, 고은 등도 개인 또는 단체 차원에서 후보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한국 문학 특별전’코너를 통해 이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영상관 대형 스크린에서는‘닥터 지바고’‘일 포스티노’‘파리대왕’등 영화화된 수상작 및 다큐멘터리를 하루 5편 정도 관람할 수 있다. 내가 읽은 수상작이 몇 권이나 되나를 꼽아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전시회 관람은 백 마디 말보다 독서교육에 효과적이 아닐까. '노벨문학상 101년과 영화전' 관람객은 역사박물관도 함께 볼 수 있다고 하니 최근 복원된 경희궁 산책로와 전시회장, 역사박물관을 묶으면 '책가방 없는 날' 하루코스로도 손색없다. (02)737-4001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달중 도입을 추진중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대해 반대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교육정보시스템에 대한 교사와 운영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시스템이 불안정해 잦은 에러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도입시기를 연기하고 보완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총이 지난달말 전국 교원 31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보완후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91.1%는 잦은 에러발생을 이유로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고 대답했고 94.9%는 이 시스템으로 인해 개인정보 및 사생활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응답했다.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80.9%가 '내년 3월'이라고 답했고 이어 26.9%는 '내년 9월', 7.8%는 '보완 즉시'라고 응답했다. 시스템의 도입과 시행을 위한 연수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83.2%가 '미흡했다'고 답했고 77.2%는 기존시스템을 새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예산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수익이 연 20% 정도는 넘어야 '꽤 짭짤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강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 상승률이 연평균 40%선.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니 목돈이 웬만큼 있는 사람이면 너나없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나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경우 대출에 따르는 비용은 요즘 얼마나 들까. 최근 은행의 가계 대출 금리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 올해 초와 별 다름없는 수준이다. 9월 2일 현재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은 3개월 단위 CD 연동 변동금리로 연 6.67∼6.82%. 국내 은행에서 웬만한 거래고객에게는 다들 붙여주는 '우대고객' 지위로는 물론 금리를 할인 받지 못한다. 2000만원을 3년 기한으로 빌렸다가 1년 만에 갚는다면 비용이 얼마 들까. 우선 담보조사수수료로 4만원 내고, 담보설정 등기비나 조기상환수수료 중 어느 한 명목으로 약 25∼3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이자와 수수료를 합하면 2000만 원 빌려 쓰는 데 180만원쯤 든다. 실질 연율로는 약 9%다. 결국 은행에 집 맡기고 빌린 돈으로 투자한다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최소한 연 15% 정도는 남겨야 실익이 있다. 대출비용과는 별도로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투자수익이 연 20% 정도는 넘어야 '꽤 짭짤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평소도 그렇지만 최근 증시에서는 개미투자자가 연 20%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강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 상승률이 연평균 40%는 된다.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세가 후끈 달아올라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반기에는 실질이율로 연 10%는 너끈히 될 것이다. 하지만 큰 폭으로는 오르지 못한다. 해외 여건이 안 좋고 기업부문 수출 부진과 경상수지 적자가 거시경제 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에서도 비싼 것들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투기 안정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 같다.
인권운동사랑방은 7일부터 매달 하루 두 차례씩 서울 신문로 아트큐브에서 인권영화 정기상영회를 마련한다. '반딧불'이란 이름으로 펼쳐질 정기상영회의 첫 작품은 지난 6월 제6회 인권영화제에서 소개된 스위스의 다큐멘터리영화 '전쟁사진작가'. 지난 20년간 전세계의 분쟁지역을 누비며 생생한 참상을 카메라에 담았던 미국 사진작가 제임스 나츠웨이의 전기물로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상영시간은 오후 3시와 6시. 10월 17일 '아티카의 유령들', 11월 14일 '신의 아이들', 12월 7일 '붉은 대기' 등을 상영할 예정이다. 02)2002-7777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강원도내 학교 및 교육시설 70곳이 침수 또는 파손돼 52억2천500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조사됐으며 이에 대한 복구비는 77억3천790여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강릉지역 26개 초.중.고교가 침수 및 훼손된 것을 비롯해 삼척 12개교, 속초 11개교, 동해 8개교, 정선 5개교, 영월과 평창 각 1개교 등 모두 54개 학교가 태풍 피해를 입었다. 또 이번 폭우로 강릉 소금강 야영장과 양양 학생수련원 등 6개의 교육시설이 훼손됐으며 초등학생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이번 태풍 피해로 3일 현재 65개 초.중.고교가 휴교중이며 수해지역 7개 시.군지역 23개 학교에서 이재민 1천600여명을 수용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로 및 통신 두절로 피해 조사가 제대로 안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역별 실정에 따라 휴업조치중인 학교는 응급 복구 및 방역소독을 실시한 후 개교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한국어의 국제화에 발맞춰 국어교육학과교수직을 외국인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 국어교육학과는 3일 '대학원 과목인 '한국어교육론연구'를 강의할 외국인 교수를 모집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교수가 채용되면 1년간 대학원 강의와 함께 학부 강의도 맡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국어교육과의 외국인 교수 채용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내 다른 대학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외국 국적을 소지하고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했거나 해외 대학의 한국어 교육관련 학과나 연구기관 등에서 전임 교원으로 2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으면 외국인 교수직에 응시할 수 있다. 또 한국어교육 관련 교재나 학술논문을 집필한 경력이 있어도 자격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 학교측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한국어의 국제화에 맞춰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가르치는 국어수업도 학생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타계했다. 연예계의 큰 별이 졌다는 것 말고도 그의 죽음의 원인이 지속적인 흡연으로 인한 폐암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의미를 던지고 있다. 작년 말 폐암에 걸린 그의 소식이 전해지고 올 초 텔레비전을 통해 "일 년 전에만 담배를 끊었더라면..."하던 그의 간절한 이야기가 나간 후 금연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표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매우 강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금연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담배가 갖는 중독성은 생각보다 심하여, 도움 없이 혼자서 끊고자 하는 경우 성공 가능성은 1% 이하이다. 이렇게 끊기 어려운 담배를 청소년 시기에 시작한 경우가 생각 외로 높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흡연률(남자 청소년15∼19세 기준)은 1위인 오스트리아(29%)에 이어 세계 2위(28.7%)를 차지할 정도로 높으며 이 수치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의 흡연률은 세계 1위로 41.6% 수준이다. 청소년 시기는 육체적으로 완전한 성장을 이룬 시기가 아니기에 담배로 인한 부작용은 성인에 비해 치명적일 정도로 심하다. 18세 이하의 시기에 배운 담배는 유전인자에 영구적인 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담배를 끊어도 암 발생 위험은 그대로 지속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의 흡연은 저산소증을 유발시켜 두뇌 활동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사고 능력과 일상생활에 대한 관심과 의욕을 감퇴시키게 하며, 장기적으로는 청소년 비행과도 상관이 높아서 또 다른 사회 문제도 유발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흡연 예방 및 금연 교육은 적게 이루어졌다. 최근 공포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내년부터 학교가 금연 시설로 지정되어 학교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금하고 있다. 늦게라도 이런 강제 규정을 통해 청소년들의 흡연을 줄여 보려는 정부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청소년들의 흡연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으로 흡연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하는 예방 교육과 담배를 피우는 학생의 개별적인 상황에 대한 상담을 통한 금연 교육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학교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것은 담배 피우는 장소만 바꾸게 하거나 불법 행위만 더 조장하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교과와 인성 교육으로 많은 부담을 갖는 교사들이 흡연과 관련된 교육과 상담을 담당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면에서 각 학교에서 활동하는 상담자원봉사자들로 부터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한 학교에 6명 내외로 활동하는 이들은 교직 경력이 있거나 상담학이나 교육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했고 청소년 또래의 자녀를 둔 학부모라는 점에서, 흡연 청소년에게 모성을 가지고 교육과 상담을 동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도록 하여 담배와 같은 것의 도움 없이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자아 존중감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또래 집단 중 흡연률이 가장 높은 실업계 고등학생들을 위해서는 '자아 발견을 위한 프로그램'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 담배 연기에 찌든 아이들에게 먼저 해주어야 할 일은,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표어를 내 걸고 열광했던 월드컵 때의 우리 젊은이들이 오늘도 푸르고 밝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다. 법적인 규제에 앞서 강한 사랑과 지원으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고 그것을 실현하도록 돕는 일, 그래서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신을 사랑하도록 하는 일(I Love "I")이 금연 및 흡연예방 교육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내년부터 1㏊ 미만 농가 자녀 중 인문계 고교에 다니는 5만3000여 명의 학생이 입학금과 수업료를 전액 면제받게 된다. 농림부는 2일 "농가소득 안정과 생활향상을 위해 교육부와의 협의를 거쳐 인문계 학생에게까지 학자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하고 소요예산 177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학자금 지원은 현재 농가 실업계 고교생 5만 2000명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인문계 학생 5만 3000명에게까지 확대되면 총 수혜자는 10만 5000명으로 증가된다. 내년도 소요예산은 실업계 고교생 학자금 지원 85억 원, 인문계 92억 원을 포함 177억 원으로 확대돼 반영됐다. 또 농촌 출신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융자 대상을 연간 2만 명에서 3만 명으로 늘리고 지원한도도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한편 농림부는 2학기부터 기초생활보장 대상 농가의 고교생 자녀에게 학기당 2만원의 학용품비도 추가 지급키로 했다.
한국 근현대사 검정교과서 파문이 김성동 전원장의 사직으로 비화하면서 일파만파를 몰고오고 있다. 김 전원장은 교육부의 대책문건을 야당에 유출한 혐의를 받아왔고 이 과정 뿐 아니라 개인의 행적까지 경찰의 수사대상이 되자 지난 달 23일, 관할기관인 총리실 인문사회연구회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전원장은 26일 오전 간단한 이임식을 갖고 평가원을 떠났다. 지난해 1월 공모절차에 의해 평가원장에 취임했으나 잔여임기 1년 4개월을 남겨두고 중도하차한 셈이다. 김 전원장은 재임기간 동안 2002학년도 수능시험 난이도 조정 실패, 교육청 연합학력평가 채점오류 소동,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파문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다 급기야 낙마하는 '불운'을 겪게됐다. 정부는 곧바로 평가원장 공모 공고를 내 이 문제를 조기에 봉합하는 발빠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정부의 보복인사로 규정, 당차원의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밝혀 정치쟁점으로까지 비화하는 모습이다. 김 전원장 파문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정치적 희생양이 되고있다는 동정론이고 다른 하나는 그 동안의 행적에 대한 사필귀정이란 책임론이다. 본인이 누차 밝인 것처럼 내부문건 유출은 소속기관의 장으로 국회에 대해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인데 그것이 문책의 사유가 되느냐하는 지적이다. 사필귀정이라고 보는 쪽은 김 전원장의 그간의 행보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전원장은 잘 알려진 것처럼 교육부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진주사범과 서울교대를 나와 초등교원 생활을 하다 고시에 합격, 관료의 길로 접어들었다. 40대의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오하이오대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후 교육부 내에서 주요 국·과장 보직을 거친 후 YS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비서를 지낸 뒤 교육부로 돌아와 기획관리실장을 3년이나 맡았었다. 그 때만 해도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차관 승진후보 1순위자로 꼽혔다. 그러나 YS정부 말기와 '국민의 정부'에 접어들면서 그의 야심은 번번히 무산되었다. 급기야 교원징계재심위 위원장으로 물러난 뒤 얼마있지 않아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무원 옷을 벗고 평가원장 자리에 나앉게 되었다. 이 과정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자못 동정적이었으나 그 자신은 여전히 '야심'을 접지 앉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였다. 권토중래를 꿈꾸며 교육부로의 금의환향을 고대하면서 그는 암암리에 야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해 왔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김 전원장이 겪고있는 시련은 단순한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그 동안의 그의 행적에 대한 사필귀정이란 풀이다. 김 전원장의 이 번 행보를 바라보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정권교체기만 되면 예외 없이 재연되는 공직사회의 정치권 줄대기의 또 한면을 보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관전평이다.
경기 북부지역의 교육행정 수요를 담당할 제2교육청 신설이 추진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7일, 경기 북부지역을 관장할 제2교육청 설치를 교육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경기 북부지역의 교육규모가 크게 늘어나 행정서비스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고 도내 지역간 교육발전의 형평성을 위해 제2교육청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윤옥기 교육감의 선거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해 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조직진단에서도 한수 이북을 관할하는 제2경기교육청 설치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으며 2000년 국정감사와 2001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교육청 북부출장소 설치문제가 구체화된 바 있다. 도교육청의 계획에 따르면 제2교육청 설립예정지는 의정부시 녹양동 일원이며, 한수 이북 10개 시·군(의정부, 동두천, 고양, 구리, 남양주, 파주시, 양주, 연천, 포천, 가평군)을 관장한다는 것. 본청은 도 전체업무의 기획, 조정, 평가기능과 한수 이남지역의 교육지원 및 집행기능을 수행하고 제2교육청은 한수 이북지역의 지원 및 집행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2·3급의 부교육감을 증원 배치하고 그 아래 2국 11과 및 담당관을 두며 231명(국가직 54, 지방직 177)의 정원을 배치하되 현재의 도교육청 직원을 감축 조정해 순수 신규정원162명을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제2교육청이 신설될 경우 담당할 교육수요는 도내 전체인구의 24%인 233만명, 전체학교의 27%인 3324교, 전체학생의 24%인 43만명, 전체교직원의 26%인 8만 2000명, 지역교육청의 33%인 8개 교육청을 관장하게 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92년부터 제2청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청의 전례로 봐도 설치 필요성이 인정돼나 정부의 '작은 정부'원칙과 상충돼 실현성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와 함께 도내 고양, 남양주, 용인, 안산 등 4개 지역교육청의 기구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이들 교육청은 '인구수 50만명, 학생수 8만명'인 기구확대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기구가 확대되면 학무국과 관리국 등 2개국이 신설되고 학무국 아래 초등, 중등교육과를, 관리국 아래 관리, 재무, 평생교육, 시설과 등을 두게 된다. 도교육청은 특히 통합교육청인 안산교육청의 경우 인구수 97만, 학생수 16만으로 교육규모가 지나치게 크다고 보고 이를 안산교육청과 시흥교육청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8월 22일 한국교총은 한나라당과 교육정책에 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러한 토론회는 중대한 교육정책 수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단의 교육철학과 실천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넉 달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고 있는 정당들이 각 당의 교육정책에 대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집단과 토론회를 갖는 것은 필요하고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이 제시한 '한국교육의 발전을 위한 추진방안'에 대한 33과제는 그 동안 교육계에서 제기해 왔던 교육 문제를 모두 망라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사안들이 모두 실현만 된다면 우리 교육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전례들에서 보면 정당들이 대선 전에는 그럴듯하게 청사진들을 내어놓지만 막상 대선이 끝나면 그 청사진은 금방 빛이 바래기 일쑤였다. 이번 방안들도 모양은 그럴 듯 하지만 실천에 있어서는 쉽게 신뢰하기가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나 국가경영 최고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전혀 불가능한 방안도 아니기 때문에 기대해 보면서 그 실천을 지켜보고 싶다. 만약 정당이 진정으로 일정 기간 내에 획기적으로 한국교육을 발전시킬 의지가 있다면 발전에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두 가지 핵심요소에 실천의지를 집중해야 한다. 교육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육재정과 교원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재정만 어느 정도 확보되면 교육발전을 저해하는 대부분의 교육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리고 학교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교원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동시에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이 두 면에서 선명한 비젼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강한 실천의지를 천명하는 일이다. 이번 정책토론에서 한나라당이 '교육재정 GDP 7% 확보'와 '교원정년 65세 환원'을 당론으로 확정했다는 점과 이의 실천의지를 표명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특히 교원지위향상을 위해 교총 입장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약속도 환영할 만 하다. 교원의 지위 향상은 경제적 지위향상에 힘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실천의지를 약속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에 토론회에서 제시된 한나라당의 교육발전 방안들에 기대를 걸면서 아무쪼록 실효성 있게 실천되어 교육발전을 열망하는 교원들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서울대의 지역할당제는 입시개혁의 출발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우리 대학입시는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에 충실한 학생보다 사설학원이나 과외와 같이 사교육시장에 의존하는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왜곡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학은 모든 것을 잘하는 학생을 요구하고 있어 여기에 부응한 학생은 실력보다 대학 간판에 의해 보상받는 학벌주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입시구조는 창의적인 교육을 어렵게 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입시개혁에 있어 시급한 것은 다양화, 특성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성적순이 아니라 잠재력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가 발표한 입시방안에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과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중 하나만을 선택하게 하는 이른바 3+1 체제를 요구하고 있는 등 개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대다수의 학생을 제대로 선발하는 입시개혁에 소극적인 서울대가 지역할당제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기술적인 어려움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역할당제 해당 학생을 지금과 같은 입시기준으로 선발한다면 전국 각 지역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서울대가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결국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지역할당제의 취지는 무색해진다. 따라서 지역할당제로 배정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치밀한 선발기준의 개발과 사회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컨대 학교장을 통해서 추천을 받을 경우 적절한 배정 기준을 만드는 것은 결코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 입시경쟁이 워낙 극심해 조금의 편법이나 특혜도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야 한다. 섣부른 기준의 적용은 입시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른 교육문제와 마찬가지로 지역할당제 역시 여론이나 정치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할당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채 발표되기도 전에 교육부 장관과 서울시교육감이 나서서 지지 운운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역할당제에 대한 부작용의 피해자는 교육부장관이나 서울대 총장이 아니라 학부모와 국민이기 때문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를 설익은 정책의 실험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울대의 입시제도는 그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라는 명분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또 다른 입시 혼란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역사교과서 수정보완 방안에서 현정부도 포함 기술하겠다는 기조를 밝히자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교육부 방안에 따르면 현정부에 관한 것은 연표나 자료로 제시하거나 현정부의 출범 사실과 국정지표 정도만 기술하되 구체적인 방법은 출판사와 저자가 교과서 집필방향에 따라 자체적으로 정해 수정토록 했다. 또 광복 이후 각 정권별 기술내용이나 삽화, 사진 등의 내용 역시 재검토해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학계의 평가가 분분하거나 연구성과가 미흡한 분야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직접다루기 보다 각주나 학습자료난을 통해 소개하고 다양한 학설을 병기하도록 했다. 이 같은 방침이 결정됨에 따라 해당 출판사는 곧바로 수정작업에 착수한 뒤 9월중 수정본을 교육부에 제출하게 된다. 교육부도 9월 말까지 역사교육 전문가, 현장교원 들과 함께 '한국근·현대사'교과서 4책의 내용을 검토해 부분 수정 및 보완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10월 초 내용을 확정한 뒤 10월중 선택을 위한 전시과정을 학교별로 마친 뒤에 내년 3월초까지 학교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근·현대사'교과서의 수정·보완 방안은 재검정에 출원한 교과서 뿐 아니라 국정'국사'교과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전원 사퇴한 검정위원의 후임자들을 새로 위촉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9월 1일자 인사에서 국장급인 교원정책심의관에 전문직을 임명했다. 이는 그 동안 한국교총을 비롯한 일선 교육계가 시·도 부교육감 인사를 포함해 교육행정기관의 전문직 보임 확대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서 교육부 본부내 국장급 보직중 유일하게 전문직자리가 하나 마련된 셈이다. 신임 이영만 심의관은 서울사대를 나와 일선학교 교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부터 교육부 학교정책기획팀장을 맡아왔다. 전문직과 일반직이 복수보임될 수 있는 유일한 자리인 교원정책심의관은 96년 박찬봉씨(현 경남 김해교육장)를 끝으로 김광조, 김정기, 우형식, 박경재씨 등 일반직이 연이어 맡아왔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주중 박경재 전교원정책심의관을 비롯 10명 내외의 국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 주 사학연금관리공단 이사자리에 내정되었던 경제부처 출신의 박 모씨가 고사해 교육부 국장급 고참인사가 내정된 상태다. 현재 지방국립대 사무국장 직위에 있는 송 모씨 역시 이번 주 중 의면전직 절차를 거쳐 사학연금관리공단 이사에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