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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e-learning은 말 그대로 전자적인 기술(e)과 교육(Learning)이 합쳐진 것으로 기술기반(Technology) 교육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인터넷과 같이 최근에 등장한 개념으로서 일반적으로 온라인 교육, 사이버 교육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e-learning은 인터넷을 통해 교육자와 피교육자, 교육관리자, 컨텐츠 및 교육서비스 제공자가 연결되는 네트워크 기반의 교육으로서 교육과정의 설계, 컨텐츠 개발, 교육실행 등 일련의 과정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온라인 교육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으며, 교육비용이 저렴하고 획일적 교육에서 탈피해 개인의 수준과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교육은 교육적 차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e-learning을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이를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산업으로 중점 육성하려 하고 있다. 국내에서 온라인 교육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국내에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996년부터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나, 관련 인프라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1999년 이후 교육기관과 기업의 인터넷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고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 확산으로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교육은 초기에 IT, 어학, 자격증 등 자기개발에 필요한 성인대상 교육에서 시작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업체의 직원 교육에까지 확산되는 추세이다. 국내 e-learning 시장은 2001년 한해 시장규모가 1조 2천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정확한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e-learning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왔으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많다. 이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술표준의 확립 문제다. 현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각자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컨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상호호환성이 부족하고 컨텐츠의 재사용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e-learning 기술표준을 제정하려는 시도가 행해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AICC, IMS 등 몇 개의 기준들을 통합한 차세대 기술표준 'SCORM'이 준비중이며 앞으로는 이 표준에 의해 e-learning이 발전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기술표준안 마련을 준비 중인데 이것 역시 SCORM 표준을 따르게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SCORM 표준을 충족시키는 e-learning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가 없으며, 드림교육이 개발하고 있는 부산과학영재학교 원격교육시스템이 국내 최초의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은 11월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으로, 몇 달간의 테스트를 거친 후에 교총 정보화사업 시스템에 도입될 계획이다. 또한 산업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e-learning 표준화 프로젝트에는 메디오피아 테크날러지가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교총이 추진하는 교육정보화 사업에는 국내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무리 기술발전이 이루어져도 학교가 지니고 있는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IT의 발전은 학교교육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사업의 바탕에는 새로운 21세기 교육모델과 학교교육체제를 구안해 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IT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며, 초·중등교육도 외국에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시대의 교육은 우리가 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이번 교육IT사업의 의의는. A 사회변화에 따라 교육부문에서도 IT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왔지만, 주로 정부나 민간업체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돼 왔다. 교육정보화가 정부 중심이 될 경우, 최근 교육행정전산망 사업에서 드러나듯이 획일성, 예산집행의 효율성 등이 문제로 제기된다. 반면 민간업체가 중심이 되면 영리에 치중해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사교육비가 증가된다. 이번 사업처럼 공익성을 지닌 교원단체와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민간업체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민간업체 없이 교총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나. A IT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다. 컨텐츠 개발, 사이트 운영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영역의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교총은 이러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공익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해 나갈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모든 시설을 새로 구축하고 컨텐츠 대부분을 신규로 제작하고 있는 까닭에 기존업체보다 투자비용의 추가분이 매우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교총은 이 사업의 공공성을 강조했고, 참여업체들 역시 이를 충분히 수용하고 존중키로 했다. 앞으로도 서비스 이용료는 저렴하게 하고 많은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정당한 비용지출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사항들만 유료화할 것이다. Q 왜 대기업이 아닌 벤처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하는가. A IT분야는 대기업보다 벤처기업의 기술력이 우수하다. 참여하는 업체는 특정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로서 이들이 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하면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단지 교총의 이름을 빌려 사업을 추진하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컨소시엄은 교총이 실질적인 운영주체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교총이 운영주체가 됨으로써 보다 교육적인 차원에서 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회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Q 기존 업체와의 차별성은. A 첫째는 공익성을 고려해 사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사를 비롯한 교육주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케 한다는 것이다. 컨텐츠 기획이나 교육과정 운영, 커뮤니티 활동 등에 이들을 직접 참여토록 할 것이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의 질과 내용을 최고 수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최고의 업체들이 참여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Q 향후 교육IT사업의 방향은. A 올해는 우선 원격교원연수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9개 과정에 대한 수강신청을 받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강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교원 커뮤니티를 통한 교과연구회 활동도 이뤄지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학교교육지원센터 사업이 본격화된다. 현재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데 회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우선 순위를 정할 계획이다. 교총의 기본적인 방침은 학교교육에 필요한, 그리고 회원들이 원하는 모든 사항들에 대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원격연수와 관련, 회원들을 대상으로 e-mail을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차 조사는 8월에, 2차 조사는 11월에 진행됐으며 총 8389명이 응답해 교총 원격연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교총은 원격연수에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앞으로도 설문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설문에 응한 교원 중 원격직무연수를 수강한 경험이 있는 교원은 38.2%, 직무연수는 아니지만 원격강의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교원이 9.1%였으며, 경험이 전혀 없는 교원은 52.1%였다. 원격교육을 받지 않은 이유로는 '수강여건 미비'(16.7%), '필요한 강의가 없어서'(13.0%), '컴퓨터나 인터넷 활용이 부담스러워서'(9.6%),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8.6%), '효과가 의심스러워서'(7.9%) 순으로 나타났다. 교총의 원격연수에 참여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16.1%, '시간 등 여건이 허락되면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75.8%로 나타나 응답자 대부분이 교총 원격연수에 참여할 의사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격연수를 선택할 때 가정 먼저 고려하게 되는 선택의 기준은 '내게 필요한 내용'(86.7%)이 가장 높았고 '강사의 신뢰도'(6.2%)가 뒤를 이었다. 강의 진행형태로는 '동영상 중심 강의'(54.6%)와 '애니메이션 활용 강의'(26.9%)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이 높은 관심을 가지는 정보화 활용과정(중복답변 가능)으로는 '교실에서의 인터넷 활용'(41.3%), '멀티미디어 교수-학습자료 제작'(39.23%), '웹기반 교육의 설계 및 교수매체 제작'(38.7%), '학교에서 파워포인트 활용하기'(30.4%)등이 꼽혔다. 또한 포토샵(42.9%), 플래시(35.8%), 웹에디터(26.2%), 프리미어(21.5%) 등에 높은 관심을 보여 교원들이 단순한 프로그램 학습보다는 교수-학습활동에 활용 가능한 연수를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원격연수는 교육정보화와 관련된 과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교원들은 이외에도 교과 관련(37.6%), 자격증(30.9%), 교양(21.3%), 어학(10.0%) 등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이 추가로 제공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수과정에 대한 선호도는 '60시간 4학점 연수'가 72.0%, '30시간 2학점 연수'가 15.5%, '학점과 관계없는 자율연수'가 12.6%로 나타났으며, 60시간 연수에서는 8주 과정(32.6%)보다 6주 과정(67.4%)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원격연수시 반드시 필요한 출석수업에 대해서는 일요일(37.4%)보다 토요일 오후(63.6%) 시행을 원하는 교원들이 많았다. 연수 희망 강사로는 관계전문가(66.1%), 전문성 있는 동료교사(23.8%), 해당 전공 대학교수(10.0%) 순으로 나타나 교원들은 실무에 밝은 현직종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원격교육연수원 관계자는 "OA 등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교원들이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활용, 보다 다양한 학습자료를 제작하려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후보의 교육공약은 당선된 후에 우리나라의 교육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를 제시하는 비전이며 청사진이다. 교육공약은 각 후보마다 우리 교육에 대해서 어떠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집권 후에 교육정책을 어떠한 방향으로 설정해 집행할 것인가를 가름해 볼 수 있는 좋은 잣대이기도 하다. 우리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역대 정권에서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던 문제를 나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리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맞아 반드시 추진하지 않으면 안될 시급한 정책과제는 무엇이며 또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후보들의 개혁적 의지와 실현 가능한 대안이 교육공약을 통해서 선명하게 제시돼야 한다. 대통령 후보의 교육공약은 교육부의 일상적인 정책 집행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의 수준을 훨씬 벗어나는 큰 그림이어야 한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화려한(?) 개혁과제들을 동시다발로 일거에 시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며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 모든 것을 다 개혁하겠다는 것은 아무 것도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교육공약은 우리의 교육위기를 타개할 수 있으며, 전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적인 개혁과제와 이를 실천하는데 필요한 소요재정 확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 대학입시를 포함한 대학의 경쟁력 문제가 대학에 자율을 대폭 허용해 주는 것만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매년 수능시험의 난이도 때문에 울고 웃는 코미디를 연출하지 말고, 엄청난 돈이 들겠지만 이제는 미국의 ETS나 ACT와 같은 출제전담기관을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 고교평준화의 30년 묵은 이질집단의 수업 문제도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자율학교의 수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교원정년환원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교원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자존심 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교원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GDP 대비 6∼7%의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는 정책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어떻게 이 많은 돈을 확보할 것이며 또 무엇을 위해 이 돈을 사용하여 우리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공약은 이미 역대 정권에서 지키지 못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구체안이 제시돼야 한다. 한편, 공교육 붕괴로 학교교육이 황폐화 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며 희망을 줄 수 있는 별다른 종합 구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공약은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급조돼 발표되는 듯한 인상이다. 또 마치 깜짝 쇼를 하듯 어느 날 갑자기 획기적인 교육공약이 발표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려면 교육공약은 충분한 연구·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수준까지 공약내용이 준비돼야 하고, 정권을 잡게 되면 바로 추진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교육공약은 치밀하게 설계된 교육개혁 프로그램의 대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낙오자 없는 교육(No Child Left Behind)'이라는 방대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준비 없이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모든 후보들이 교육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지만,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황폐화된 우리 교육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종합적인 개혁프로그램을 내 놓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교육공약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나 민원 해결식 공약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교육공약들은 교육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저해요인이 되며, 임기 내내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기도 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려다가 엄청난 반발과 혼란만 자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육공약은 전문가들에 의해서 사전에 철저하게 검증될 필요가 있다. 우선 공약들이 얼마나 타당성 있게 설정되었으며 또 그 실현가능성은 어떠한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의 제시 없이 '무엇 무엇을 개선·검토·지원하겠다'는 공약은 자칫 공약(空約)이 되기 쉬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도 우리는 발표된 교육공약을 통해서 누군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최근 몇 년간 되풀이되는 수험생의 성적비관 자살. 2003년도 대입수능에서도 예외 없이 학생을 자살로까지 몰고 간 수험생들의 학력저하 현상은 교육정책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까, 아니면 고등교육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국가의 지적 파탄을 예고하는 불길한 전주곡일까. # 대중 영합’교육이 도쿄대를 망쳤다 ‘도쿄와 삿포로 사이의 직선 거리(831㎞)’가 100㎞ 이하? ‘지구 둘레(4만㎞)’가 6000㎞에서 1만㎞? 농담이 아니다. 일본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도쿄대, 그것도 이과 학생의 일상 추정치라면, 저자가 이들을 ‘바보’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 저널리스트이자 문화평론가인 다치바나 다카시 씨는 뉴턴의 역학도 모른 채 기계공학을 전공하려 하고, 의사지망생 중엔 고교시절 생물과목을 배우지 않아 중학생 수준의 생물지식을 지닌 경우도 있다고 폭로한다. 저자는 이것이 문부성 탓이라고 진단한다. 1980년대 이후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분으로 '융통성 있는 교육'을 실시한 것이 심각한 학력저하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고교 이수과목을 줄이고 대입수험과목을 대학별 학과별로 자율화했으니 고교생들이 폭넓은 지식을 쌓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일본교육의 본질에 있다고 지적한다. 국가 주도의 획일적, 암기식 교육을 실시하다 보니 창조성 결여, 강자에게 허리를 굽히는 나약함, 법률·전례 만능주의 등 폐해를 불러왔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서울대가 망해야 나라가 산다'고 했던가. 어쩌면 이리도 우리의 현실과 붕어빵처럼 닮아 있을까. # 교양부터 쌓아라 대학의 본분은 ‘스페셜리스트’배출을 넘어, 전반적 지적 능력이 높은 ‘제너럴리스트’를 키워내는 것이지만 도쿄대는 이에 실패하고 있다. 이처럼 교양 교육이 무너지게 된 주 이유는 취득 학점 축소(서울대도 1996년 이수학점이 150에서 140으로 줄었다)와 대형 강의(한국의 어떤 대학이나 그렇다)가 주범이라고 결론짓는다. 대학 교육 개혁을 위해 저자는 제비뽑기로 학생을 선발하자는 기발한 주장을 내놓는다. 기존 방식으로 3/1, 특정 과목에 강한 학생을 3/1, 그리고 제비뽑기로 3/1을 뽑아 선발 채널을 넓힌 뒤 엄격한 학사 관리로 졸업생의 질을 높이자는 것. 또 시험장에 사전과 컴퓨터 등을 지참하도록 허용할 것, 중·고교 과정을 5년으로 통합하고 교양 과정 3년·전문 스쿨 3년으로 대학의 학제를 개편하자는 획기적인 주장도 내놓았다. 그러나 그가 주장하는 근본 해결책은 '자신의 머리를 가진 수재'를 키우는 교양교육에 있다. 교양이란 현대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며 이런 현대 교양은 상식백과 등 책 한 권을 독파하는 것으론 얻을 수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결국 '사람이 알아야 할 것'이란 부제로 지난해 출간되어 눈길을 끌었던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교양'과 같은 서적으론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 처방은 그럼 무엇일까 그는 현행 일본식 교육은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선진국과 경쟁할 단계에 이르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 문부성이 이끄는 '지적(知的) 망국'의 길을 걷다가는 일본은 앞으로 반세기 정도는 죽을힘을 다해 선두 그룹을 따라잡아야 하는 비참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바른 글 쓰기 실력과 허위와 오류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을 갖춘‘교양인’을 키워내야 그 사회에 미래가 있다고 다카시는 결론짓는다.‘교육 개혁’이란 이름으로 지난 몇 년간 흡사한 과정을 밟아온 우리에게 이 책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새겨 볼만하다.
1974년 7월 소설가 폴 오스터는 친구에게 1962산 타자기를 헐값에 샀습니다. 그때부터 쥐색 몸통의 수동타자기는 오스터가 두드리는 모든 단어들을 종이에 찍어나갔지요. 일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지만 고장 하나 없었다네요. 청소하려고 가게에 들고 간 횟수는 대통령 선거를 한 횟수보다도 적었고요.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가 나왔을 땐 친구들이 손가락 한번 잘못 눌러 원고를 몽땅 날려버린 끔찍한 사연을 들려주었답니다. 기계치인 오스터는 당연히 타자기를 고수했지요. 80년대가 가고, 90년대를 지나면서 친구들은 그를 고집쟁이 늙은 염소라고 놀린답니다. 이제 타자기는 절멸 위기에 처한 희귀종이며, 20세기의 마지막 인공기념물이 되었으니까요. 도구였을 뿐인 녀석에게 이젠 각별한 애정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녀석의 종말을 감지한 오스터는 수소문 끝에 타자기 리본 50개를 구입했습니다. 마지막이란 생각에 쓰기도 조심스러워 잉크가 다 닳아 종이에 글자가 잘 안보일 때까지 타이핑을 한답니다. 타자기를 사랑한 작가는 많지만 오스터 만한 매니아도 드물지 않을까요. '빵 굽는 타자기'에 이어 '나의 타자기 이야기'까지, 타자기를 소재로 한 책을 두 권이나 내었으니 말입니다. 타자기는 어디를 가든 오스터를 따라 다녔습니다. 수 백 자루 연필과 펜을 잃어버리고, 또 버렸지만, 타자기는 여전히 그의 곁에 건재합니다. 함께 지낸 9400 날을 회상하는 순간조차 타지기는 오스터 앞에 앉아 있으니까요. 타자기에 손을 얹어 글자를 찍을 때, 녀석은 그가 글 쓰는 걸 바라봅니다. 그 속에서 지나온 세월과 흘러갈 시간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낡았어도 버리지 못하는, 당신과 기억을 공유하는 물건 하나쯤 가지고 계시겠지요. 나를 속속들이 알고있는 오래된 그 무엇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또 한 해를 세월 속에 묻어야 하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한 여자가 빨간 원피스를 입은 채 사진을 찍는다. 사진사는 "뭐 오늘 특별한 날이라도 되는가"라고 묻지만 여자는 그저 사진이 없어서 찍는다고 대답한다. 꽃무늬 빛깔의 화사한 배경을 뒤로한 채, 여자는 소리 없이 울다 웃는다. 한 남자를 사랑했고 문득 그를 떠나보냈으며 가정을 벗어나 싸구려 음식과 시간제 일자리로 생계를 연명한다는 여자. 채 물기가 마르지 않은 여자의 뺨 위로 빛이 쏟아진다. 홀로 찍는 가족사진 한 장과 함께 그녀는 혼자 시작할 것이다. 결혼이란 제도에 발이 묶인 채, 무심하게 천천히 늙어갈 일만 남은 우리의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유일한 불씨, 언제나 매혹적인 위반에 대한 충동. 그것을 우리는 '불륜'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이젠 너무 흔해서 새롭지도 않은 '불륜'이라는 재료로 요리한 영화. 전경린의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을 원작으로 한 변영주 감독의 '밀애' 역시 그렇게, 그저그런 메뉴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격정 멜로'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맛을 보고 나니, '불륜 영화'라기보다는 '여성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여성이 자신을 정의하고, 자신의 세계를 깨뜨리며, 다른 세계로 날아가려는 욕망을 담아낸, 철저한 여성영화 말입니다.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에 불쑥 들이밀어진 남편의 외도. 미흔(김윤진)은 그 날 이후 깨질 듯한 두통에 시달리며 허공만 응시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당신, 죽어버리지 그랬어. 그럼 나도 따라죽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젠 안 돼. 옛날로 돌아갈 수가 없어… 삶이 참 하찮아… 너무나 하찮아…" 라고. 남편 효경은 이제 그녀에게 '하찮은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미 그전에 미흔이, 효경에게 '하찮아'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충만으로 가득 했던, 아니 그렇게 생각했던, 그녀의 세계는 텅 비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비어버린 구멍사이로 '불륜'이라 불리는 사랑, 인규(이종원)라는 격랑이 파고듭니다. 도덕에 대한 강박관념, 수치심, 사람들의 추문이 그녀를 에워싸지만 이미 뜨거워진 몸은 주체할 수 없습니다. 파국(破局)이 자명하더라도 브레이크 없는 욕망이라는 전차에 올라탄 그녀는 멈춰 설 수 없습니다. 그녀가 애초에 불온했기 때문에? 아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구멍을 적당히 땜질하며 사는 대부분의 우리와는 달리, 그녀는 다만 그 구멍을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었을 뿐입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어금니를 통해 심장까지 이어진 울음을 삼키며, 사진을 찍던 미흔. 혹자는 그녀가 '그 특별한 날'의 대가로 서른 셋 이후의 삶을 싸구려 음식과 시간제 일자리에 저당 잡힌 것이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의 뺨 위로 쏟아지던 빛은, 텅 비어 버렸던 미흔의 세계가, 그녀의 빈 구멍이, 빛으로 다시 채워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낯선 거리를 혼자 걷고, 낯선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낯선 상점에 홀로 들를 그녀. 그녀가 혼자 울지 않기를, 두통으로 새벽 두시까지 방안을 밝히지 말기를… 그리고, 절대로 돌아보지 말기를….
“그거 아세요? 오럴 섹스를 하는 부부들이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훨씬 덜 싸운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요. … 광고업자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성적 이미지를 끼워 파는 지 모르시죠. 아니, 노골적이라는 말이 더 맞겠네요. 먹는다, 빤다, 탄다, 한다…” 극단 산울림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무한히 원하지만 숨기는 것이 미덕이라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소심증을 가차 없이 비웃는 이 연극은 한마디로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자 그 뿌리에 놓인 사랑의 통증을 철저히 해부하고 치료하는 과정이다. 김형경씨의 원작 소설을 전옥란 씨가 각색했고, 섬세한 여성심리 묘사에 특히 뛰어난 사실주의 원로연출가 임영웅 씨가 연출을 맡았다. 성불능인 남편과 이혼한 후 여러 남자를 거치며 육체의 감각을 소진하는 인혜(박지오), 그리고 대학시절 성폭행의 기억 때문에 남자에게 문을 걸어 닫은 세진(이항나). 인혜가 '폭식증'이라면 세진은 '거식증'이다. 두 여자는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갈등하다 진실한 사랑을 찾아 한국을 떠난다. “남성들은 여성들이 느끼는 사소한 상처를 못 느낄 거에요. 여성이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상처를 갖고 시작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여성들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려는 바로 그 순간 심리학적으로 의식보다 무의식이 먼저 움직입니다"라는 김형경씨의 말처럼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지 않으려 방어의 벽을 치던 세진이 점차 상처의 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관객의 가슴에 퇴적된 사랑의 울화도 녹여내는 것만 같다. 세진을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의 한 마디 가슴에 꽂힌다. "왜 자기 자신을 위해 분노하지 않느냐?” 12월29일까지 화·목·금요일 오후 7시30분, 수·토요일·공휴일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월요일 쉼). 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02-334-5915)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편견을 확고히 믿는 경우가 꽤있다. 보는 것만큼 확실한 게 없다는 것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이 우리에게 후한 점수를 받아온 것도 바로 그 믿음 때문이다. 기계로 대상을 촬영하니 사실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전달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있다. 사진은 생각만큼 진실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사진은 촬영에서 인화에 이르기까지 촬영자의 개입에 따른 여러 편집 과정을 거친다. 결국 우리는 보게끔 의도된 것만 보는 것이다. 현대 사진은 사진에 대한 기왕의 이런 고정관념과 ‘미신’을 깨는 데서 그 동력을 얻었다. 그 현장을 생생히 전해주는 전시가 ‘미국현대사진 1970-2000’전이다. 이 전시의 출품작가들은 인형이나 미니어처를 동원해 촬영하기도 하고, 사진작가 스스로 배우가 되어 상황을 연출해 촬영하기도 한다. 혹은 광고나 미디어의 이미지를 ‘재활용’해 촬영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들은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의도를 드러낸다. 12월 18일 오후 3시, 사진작가 구본창과 함께 하는 전시장 투어를 비롯 12월 29일까지 전시를 관람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사진공모작품 접수, 중등학교 사진반 지도교사 대상 워크숍(1월16~17일 선착순 50명 마감) 등 이벤트도 갖는다. 호암갤러리에서 내년 2월2일까지 열리며, 일반 4000원, 초중고생 관람료는 2000원이다.(월요일 휴관) 문의= 02-771-2381
한국교총은 19일 창립 55돌 기념식 및 회장 취임식전에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에게 감사패와 행운의 열쇠를 전달했다. 이연택 회장은 1983∼1989년 교총 회관 건립 당시 총리실 총괄조정관과 청와대 행정수석으로 재임하면서 부지 마련과 회관 완공 후 부족 분에 대한 정부 예산 배정에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감사패 전달에 앞서 현 교원복지회관은 전체 공사비용 중 60% 정도가 전국교원들의 특별회비와 구 회관 매각 대금이고 40% 정도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연택 회장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연택 회장은 답례 인사말에서 "김상협 총리 때 교총 유형진 회장 등 교육계 인사들이 총리를 방문한 자리에 총괄조정관으로 배석한게 인연이 됐다"며 "당시 교원복지회관 부지 마련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서울시와 협의해 현 회관 부지를 알선하는 심부름을 한 후 한참 잊고 있었는데 회관 건립 공사를 전후해 노태우 대통령 때 청와대 행정수석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며 회고하고 "청와대 행정수석으로서 기획예산처에 교원복지회관 건립 보조금 배정을 요청하는 등 당연한 심부름을 한 것뿐인데 큰상을 주어 한편으론 면구스럽고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교총 창립 55주년 기념 및 회장 취임식이 19일 정부·정치권·사회 각계인사와 교총 조직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 날 기념·취임사와 축사를 통해 이군현 교총 회장, 이상주 교육부총리, 현승종 전 총리(24대 교총회장), 김정숙 한나라당 최고위원, 이재정 새천년민주당 교육위원장,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 류명수 한교조 위원장은 한결같이 교직사회의 갈등·반목 상황을 우려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이 먼저 기념·취임사를 통해 "교직사회의 화합을 위해 교원단체교섭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교원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안식년제, 수석교사제, 정년 환원 △교육여건 개선·학급당 학생수 감축 △교육의 수월성 증대를 위해 평준화 제도 개선, 교원 법정정원 확보, 수업시수 법제화, 유아교육 공교육화, 실업교육 개선 △국가 교육위원회 구성 △고등교육의 질 개선 △각 당의 교육공약과 교육정책 평가 △교총의 위상 확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주 부총리는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로 교총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전제 "교육주체가 힘 모아 스스로 자존심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교직사회의 분열로 인한 폐해를 우려하고 "단합해 움직여 나가야 교육발전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현승종 전 총리는 "교원단체가 제 기능을 다해 다소 혼란스런 상황을 타개하고 교원이 제대로 대접받도록 해 교육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숙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한국교총은 국내 최대 교원단체로 교육계는 물론 한국사에 크게 기여했으며 공교육 위기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며 "교직사회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화합·통합으로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정 민주당 교육위원장은 "교육자가 주체가 되고 학교현장에 기반을 두는 개혁을 하겠다"고 밝혀 이를 위해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단일화돼야 함을 시사했다.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은 "교직단체의 정통을 이어 온 한국교총 55주년을 축하한다"면서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교육현장에서 함께 노력하는 단체로서 서로의 장점을 살려 크게 하나 되어 교단을 살리고 교사의 권리와 교육을 발전시키는 일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류명수 한교조 위원장은 "교원단체가 힘 모아 무너진 교원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자"고 말했다. 이날 식장에는 박규선 교총 부회장 등 조직 인사 외에 김민하 평통수석부의장(28대 교총회장), 김종철 전 전주우석대 총장, 유기섭 중대 명예교수 등 교육계 원로와 김춘강 대한어머니중앙연합회장 그리고 유관기관에서는 김학천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조선제 교원공제회 이사장, 이종재 한국교육개발원장, 이재상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권이종 한국청소년개발원장,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 등이, 학계에서는 이택휘 서울교대총장, 김재복 인천교대 총장, 박명수 중앙대 총장, 정완호 교원대 총장, 이익환 연세대 언어정보개발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선생님의 꿈과 희망을 대변하고 관철해 온 한국교총이 23일 창립 55돌을 맞았다. 교총 55년 역사는 교권 확립과 교육입국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로 점철돼 있다. 선생님들과 함께 걸어 온 교총 55년의 발자취를 문답식으로 정리해 본다. #문-교총은 언제 어떤 계기로 태동했나. 답-해방이후 교육계는 교육발전의 주도세력으로 교원단체의 설립을 소망했다. 1947년 11월 23일 100여 명의 교육자가 모여 '조선교육연합회'를 발족, 이듬해 대한교육연합회로 개칭했다. 6·25전쟁 중인 52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를 창시했고 52년 8월 창립된 세계교직단체총연합(WCOTP, 현 EI-education international의 전신)의 발기단체로 참여했다. 53년 피폐된 교육의 재건을 위해 교육주간 행사와 교육공로자 표창제도를 도입했으며 58년 '교원윤리강령', 59년에는 '교련강령'을 채택해 전문직 단체로서의 윤리와 조직활동의 목표를 정비했다. #문-전문직 통합단체로서의 교총은 60년대 교원노조 파동으로 한차례 체질 개선을 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당시 벌인 대표적인 활동을 든다면. 답-60년대 태동한 교원노조, 60년대 중반 불거진 학교급별 간의 불화와 갈등은 교총의 분열 위기로 이어졌으나 교총은 대의원, 임직원에 평교사의 참여 폭을 넓혀 학교급별 갈등 조정과 조직강화를 기해 나갔다. 5·16 군사쿠데타 하루전인 1961년 5월 15일 새한신문(현 한국교육신문)을 창간하고 66년에는 제15차 WCOTP 총회를 유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군사정권 초기에는 교원정년 원상 회복과 교육자치제 복원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68년에는 '600만 어린이를 입시지옥에서 구출하자'는 슬로건으로 캠페인과 정책건의 활동을 벌여 중학교 무시험제를 실현시켰다. #문-유신정권에 이은 제5공화국 시절 교원단체 활동은. 답-1972∼1987년을 교원단체 시련기로 부른다. 72년 유신체제 출범, 79년 10.26사건과 12.12사건으로 태동한 군사정권이 '교직단체정비지침' 등의 수용을 강제함으로써 타율과 외압에 의해 조직 활동이 위축되고 시련을 겪었으나 교총은 나름대로 조직의 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81년 교원보수 우대 등을 법제화해 준 국회의원 6명에게 감사 표시로 준 저가의 돗자리 선물이 한 국회의원의 과장 왜곡 폭로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지만 대검 특수부 수사결과 무혐의 처리됐다. 또 86년 4·13 호헌지지 성명을 요구하는 권력의 외압에도 불구하고 교총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교총이 호헌지지 성명을 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교총은 73년 사립학교교원연금법 제정 실현, 74년에서 76년까지 '교원제자리찾기운동'을 통한 교직사회의 위상 제고, 81년 교육세법 제정, 82년 완전한 초중등 단일호봉제 실현 등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문-88년 이후 사회 각계 민주화와 함께 교총은 또 한차례 환골탈태의 전기를 맞게되는데. 답-전문직 단체에서 전문직 이익단체로 거듭나게 된다. 교원 권익 신장을 위한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는 의미다. 89년 단체 명칭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 변경했고, 90년 전국 각급학교 분회장과 교육계 대표들이 참여하는 전국교육자대회를 개최하고 한국교육신문을 30만부 발행함으로써 조직의 활성화와 대외 역량 강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91년 5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교육부와의 교섭권을 갖게됐고 94년 교총 부설연수원 개원, 정부 예산에서 누락된 담임수당을 국회활동을 통해 신설, 96∼98년 교육재정 GNP 5% 확보, 98년 '교육공황 부른 이해찬 교육부장관 퇴진 서명운동' 전개, 체력단련비 부활, 2000년 교원예우규정의 대통령령 격상, 제5회 동아시아교육회의 개최, 소규모학교 교감직 배치, 2001년 임용전 군경력 100% 인정, 지방교육재정교부율 인상,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대회 및 1천만 서명운동 전개, 올해는 교원 정치활동 강화와 함께 원격연수원 체제 출범 등을 통해 전문직 이익단체로서 성장 발전해가고 있다. #문-교총 조직 구성은. 답-지역조직으로 16개 시·도교총, 176개 시·군·구교총, 1만 738개 학교분회가 있고, 직능조직 5개, 전공별단체 16개, 학교급별 직위별, 남녀별, 설립별 단체 10개로 구성돼 있다. 회원 수는 1947년 창립 당시 1만 명이었으나 1957년 6만 명, 1967년 12만 명, 1977년 18만 명, 1987년 25만 명에 이어 1998년에는 26만 명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정년단축과 교원노조 신설, 단체 활동 기피 교원 증가 등 여파로 현재 20만 명 선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4700여 명의 교원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교총에 대한 교원들의 기대와 참여 열기는 높다. #문-교총 회장은 어떻게 선출하나. 답-2000년 제29대 김학준 회장부터 전국 1만1천여 학교 분회장, 대의원, 시·군·구교총 회장을 선거인단으로 한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선출했다. 그 이전에는 대의원회에서 선출했다. 2005년 선거부터는 대표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전 회원 직선제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역대 교총 회장 중 최장수 회장은. 답-교총 사상 3대에 걸쳐 연임한 회장은 7∼9대 유진오, 10∼12대 임영신, 13∼15대 박동묘 회장이고, 2대 연임 회장은 최규남, 정범석, 윤형섭, 이영덕 회장과 이군현 현 회장이다. 3대 연임 회장들의 경우 1960년 9월부터 1976년 3월까지 차례로 바톤을 이어받았는데 당시는 회장 임기가 2년이고 중도에 사퇴하기도 해 재임 기간은 각각 다르다. 임 영신 회장이 1965년부터 1971년 12월까지 6년 1개월간 역임해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유진오 회장은 5년 1개월, 박동묘 회장은 4년 2개월 재임했다. #문-이젠 초·중등 평교사 출신이 회장을 맡을 때가 됐다는 소리도 있는데. 답-교총은 전문직 통합단체이다. 교원노조와 같이 원천적으로 대학교수와 초·중등 관리직의 회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학교급별 직위별로 회장 입후보를 제한할 수 없고 제한해서도 안된다. 교총의 이상과 목표가 교원들의 단합된 의지로 교권을 확립하고 교육입국을 이룩하자는 것이므로 대학교수와 관리직을 배제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현행 선거제도에서 평교사 출신이 반드시 불리한 것도 아니다. 이미 시·도교총 단위에서는 평교사와 관리직이 번갈아 회장에 당선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어느 학교급 어느 직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 회원의 지지를 받는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교총은 교원들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활동을 어떻게 벌여왔나. 답-91년 말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이 제정되고 92년부터 대 정부 교섭을 시작하기 전에는 대 정부·국회를 상대로 한 건의·로비 활동이 거의 전부였다. 90년 이후에는 대규모 집회와 서명 운동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교원들의 의사를 알리고 관철시켜 나가는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92년부터는 대선과 총선이 있는 해에 대통령 후보와 각 정당 대표를 전국교육자대회와 토론회에 초청해 교원들의 요구사항을 공약에 반영토록 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적 기본권 신장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문-교원들의 여망을 수렴해 교육정책을 선도하려면 목소리만 커서 될 일이 아니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대안을 개발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보는데. 답-교총은 1964년 '중학입시 개선 방안' 보고서 제1집을 시작으로 올 9월 '10년 단체교섭 분석 연구'에 이르기까지 112집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리고 정책자료집으로 1966년 '의무교육 통계자료'를 펴낸 이후 올 7월 '실업계 고교 활성화 방안'까지 71집을 펴냈다. 교총이 발간하는 연구보고서와 정책자료집은 모두 그때그때 교육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전문가와 현장교원들이 팀을 이뤄 공동 작업한 결과물이다. 교총은 교육 현안에 대한 해결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의 하나로 교육정책토론회도 수시로 개최한다. 1989년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이래 12월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과 이 달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후보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41회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처럼 심도 있는 정책 연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교총의 대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사회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작성돼 정책화 가능성이 큰 특징이 있다.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억제하고 규제할 대상이 아니라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정서자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교육열을 다양하게 수용하고 자원화하는 제도·정책을 펴야 사교육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강원대 교육연구소(소장 이종각·강원대 교육학과 교수)가 22, 23일 주최한 '교육열의 진단·해부·대책' 국제학술회의에서 이종각 교수는 정서자본으로서의 교육열을 역설한 '교육열과 정책에 대한 7가지 신사고'를 발표했다. "입시지옥은 교육열이 낳은 것이 아니라 교육열에 대해 한국의 교육제도와 정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전제한 이 교수는 "우선 교육열을 사회악이 아닌 교육발전과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정서자본으로 인식하고 이를 자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열을 다양하게 수용하고 자본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열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교재의 선택, 교육방식, 평가방식, 피교육자 선정방법, 교육비 요구 등에 대한 교육기관과 교육자의 자유확대가 강조될 것이고 교육서비스 내용에 대한 피교육자의 선택의 자유확대가 강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평준화 해제 문제, 특목고 문제, 과외금지의 위헌 결정에 따른 혼란, 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둘러싼 갈등 등의 배후에는 학부모의 교육열이 있으며 표면에는 교육정책의 부적절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심각한 교육경쟁을 해소하려면 이를 억제하는 정책보다는 교육을 다양화하여 교육요구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교육열의 시각에서 본 김대중 정부의 사교육비 정책'을 발표한 이수광 송호대 교수도 "사교육 문제, 특히 과열과외 문제의 핵심은 교육열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교육열을 어떻게 수용하고 유인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현 정부의 사교육 대책은 주로 억제와 통제수단을 동원한 잠재우기식 처방이어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장기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욕구와 배우겠다는 의지를 적극 수용하면서 사교육을 줄이는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학교유형의 다양화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국가 통제하의 표준화된 학교는 교육수요자의 교육욕구를 특정 내용으로 변형시키고 해소 방법도 동질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자율학교나 특성화학교, 자립형사립고의 확대는 물론 '자유학교'의 도입까지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국가의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해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대학입시에 관한 결정권을 해당 대학에 일임하는 입시자율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폐쇄적인 학력주의가 아니라 개방된 능력주의에 기초한 사회운영 기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최근 제11회 전국교육용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역학 가상실험실'과 '나도 작곡가' 등 두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인천 계산중 윤제한·양동현 교사가 개발한 '역학 가상실험실(cont111.edunet4u.net/2002/nlmok/)은 생활 속에서 역학법칙들이 적용되는 내용위주로 구성돼 학생들이 쉽고 친근하게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경기 소래중 박경준·김기현 교사가 CD타이틀 형태로 개발한 음악 소프트웨어 '나도 작곡가'는 음악이론과 기악, 창작, 감상 등 음악 핵심분야의 문제를 학생 스스로 해결하면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교육용 소프트웨어공모전에는 교사와 예비교원의 작품 3417편이 출품됐으며 예선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657편을 심사한 결과 대상 2편을 포함, 1등급 104편, 2등급 214편, 3등급 321편 등 모두 639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퓨쳐시스템(www.future.co.kr)은 20일부터 전국 초·중·고교 1000곳에 PC보안 제품 '세이세이프'(Saysafe)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세이세이프스쿨(eSafeSchool)'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교육계 전반의 정보보호 마인드를 고취시키고 실질적인 해킹방지 대책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를 원하는 학교에서는 캠페인 웹사이트(www.eSafeSchool.net)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퓨쳐시스템은 신청 건별로 적절한 확인 작업을 거쳐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이후 지속적인 제품 업데이트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세이세이프는 보안마법사(www.securewiz.net)와 공동으로 개발한 개인 PC보안 제품으로, 방화벽과 바이러스 치료 기능을 통합해 내·외부의 불법 접근과 바이러스로부터 PC를 지켜준다.
학벌문화 해결방안 제시 ◇서울대가 없어져야 나라가 산다=그동안 학벌 문제에 대해 꾸준히 천착해온 저자가 문제의식을 담은 책. 학벌문화의 3가지 역사적, 이념적 기반에 대해 탐구하고 학벌사회가 만들어내는 엽기적인 사회현상들을 풍자하고 있다. 또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는 교육관련 논쟁점들을 살펴보고 학벌문화의 타파를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실천적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김동훈. 더북 대학생 학력 저하 문제 비판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학생들의 학력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가 여러 잡지에 대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와 현대적 교육의 문제에 대해 기고한 글과 대담을 담고 있다. 특히 일본 최고의 명문이라는 도쿄대학을 날카롭게 비판해 출간 당시 일본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엄청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시사적 의미도 크다. 다치바나 다카시. 청어람미디어 어린이를 위한 서양 미술 통사 ◇만화 서양미술사=원시 미술에서 20세기 현대 미술까지 미술사의 전 시대와 전 분야를 만화와 해설로 구성한 서양 미술 통사. 어린이와 청소년 뿐만 아니라 미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즐겨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유익하다. 중요 미술 작품의 컬러 도판 750여 컷과 미술사 연표를 수록했고 각 시대의 미술 양식이나 작품의 제작 기법도 설명하고 있다. 다카시나 수지 外. 다빈치 만화로 보는 미국과 영어이야기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영어 학습에 매달리면서도 미국에 대한 지식에는 등한시한 틈새를 메워주는 책. 50개 각 주의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했고 그 특징과 역사 등 미국이란 나라를 좀더 정확하게 이해시켜 영어학습을 더욱 효율적으로 지원해준다. 중간 중간에 만화로 구성한 영어 이야기, 콩글리쉬가 만든 단어들, 알아둬야 할 영어상표명 등 유용한 학습정보를 제공한다. 이원복. 김영사 동시에 자연의 소리 곁들인 음반 ◇백창우 동시에 붙인 노래들=아이들을 위한 음반이 만지고 있지만 영어나 컴필레이션 음만, 혹은 전자악기를 이용한 음반이 많다. 자연 악기의 연주와 꾸밈없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통해 요즘 아이들의 음악감각으로 담아낸 작품. 밥그릇, 숟가락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 벌레소리나 물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사용해 현장감을 더하고 있다. 백창우. 보림
교육부가 추진하는 내년 교육정보화 예산 중 일부 주요사업에 대한 국고 지원이 전액 또는 대폭 삭감돼 일선 학교의 어려움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올해 200억7000만원을 투입한 전산보조원채용사업은 내년도 국고지원을 전액 삭감하고 이를 지방비로 충당키로 했다. 또 그동안 주요 사업으로 추진돼온 민간개발SW 구입비 지원사업 예산도 올해 38억500만원에서 16억1900만원으로 58%나 대폭 삭감해 일선학교의 교육용SW 구입에 큰 차질이 빚어질 상황이다. 특히 전국단위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가동으로 사용이 중단되는 기존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의 재활용에도 국고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각 시·도교육청에 이를 위임해 사실상 재활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간개발 SW 구입비 지원=일선학교의 교수학습용 SW도입을 돕자는 취지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국고와 지방비 비율이 2대 8인 이른바 매칭 펀드(matching fund) 방식으로 추진중이다. 그러나 기준이 되는 국고예산을 올해의 절반 이하인 16억1900만원으로 책정(2002년 38억500만원)해 지방비를 포함한 전체예산 규모도 훨씬 감액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SW 구입비용이 부족한 일선학교 입장에서 관련SW구매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될 것은 물론, 교육용SW 업체들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는 게 교육계 주장이다. 그동안 교육계에서는 대략 학교당 100만원 안팎의 구입비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바램이 컸었는데 오히려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재활용=교육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에 따라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추진에 따른 예산 낭비(1470억원)가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학교 자체적인 재활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관련예산을 지방비로 충당케 하고 재활용여부는 각 시·도교육청이 알아서 처리하도록 위임했다. 그러나 국고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시·도교육청이 관련예산을 적정수준으로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재활용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 프로그램을 구입할 예산상 뒷받침이 없거나 적기에 적절한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장될 우려가 농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활용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방재정교부금에 포함된 정보화관련 예산 일정부분을 재활용분야에 활용토록 유도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매칭펀드 방식으로 일정부분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산보조원 채용=이 사업은 일선학교의 전산업무를 보조하고 청년층 실업구제를 목적으로 추진됐으며 올해 3637명이 일선 학교에 배치됐다. 하지만 전산보조원들에 대한 대우와 보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가운데 이제는 예산마저 전액 삭감돼 대우 문제 해결은커녕 사업 자체가 어렵게 됐다. 결국 전산보조원을 채용하려는 학교는 내년부터 각 시·도교육청이 확보한 지방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고 자연히 올해 수준의 예산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경력이 쌓임에 따라 승진하고자 하는 욕구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교장, 교감은 전체 교원의 약 7%에도 미치지 못해 교원들의 승진 노력이 치열한 현실이다. 교육부는 지금껏 승진과 관련된 일부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를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인사제도의 특성으로 인해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여러 가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교원노조에서 요구한 '교원승진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승진제도개선위의 성격에 대해 일부의 오해가 있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이 위원회는 교원노조와 합의된 바대로 우리 교직사회의 승진과 관련된 개선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자문기구의 하나다. 교원문제는 사회 내부에서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다양한 논의나 의견수렴 없이 되풀이되는 주장을 교직사회 내부로 끌어들여야 교직사회의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승진제도개선위 구성에 동의하게 된 것이다. 현행 승진제도의 개선안은 교직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부는 바람직한 교원승진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교원노조 뿐만 아니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학부모단체 등은 물론 교직 관련 전문가 등과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할 계획이다.
12∼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아시아유럽재단의 주최로 열린 아시아·유럽 교육전문가 회의에 다녀왔다. 18개국에서 23명의 교육전문가가 참여한 이번 회의는 초·중등학교 교환 프로그램, 가상 학급, 다문화와 지역 특성, 아시아와 유럽의 교육 조화 등 네 가지 하위 주제로 열렸다. 나는 그 중 '아시아와 유럽의 교육 조화' 모색을 위한 브레인 스토밍 집단에 참여했다. 회의 결과 아시아와 유럽의 상호 이해 및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2003년에 아시아 유럽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름 캠프를 스페인의 마졸카 섬에서 한 달간 개최키로 했다. 또 아시아 유럽 교사 및 그 가족 교환 프로그램, 세계시민 의식 고양을 위한 교사 교육 프로그램, 아시아 유럽 초중등 교육과정 담당자 회의, 초중등학생이 직접 자기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여러 언어로 제작한 후, 이를 인터넷에 탑재해 수업 중에 활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등 총 15가지 안이 채택돼는 성과가 있었다. 한편 이번 회의를 주최한 아시아유럽재단(www.asef.org)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초·중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많다. 25개 회원국을 주축으로 1997년에 발족한 재단은 갈수록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중등학급 단위의 교류 프로그램으로는 '문화 캡슐'이라는 것이 있다. 국내 초·중등학교 어느 학급이든지 희망할 경우 외국 학교의 학급과 교류가 가능하다. 대표 학생의 학급 소개 영문 편지글, 학급 사진, 학생들의 이메일 주소록, 학교생활기록 비디오 테이프 등 다른 나라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은 내용을 박스에 담아 재단으로 보내면 2, 3주일 내에 다른 나라 초·중등학교 학급으로부터 그 학급을 알리는 박스를 받아볼 수 있다. 이를 출발점으로 유럽 다른 나라 학급과 자매 학급이 되어 활동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asefuan.org)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또한 아시아 유럽에서 1년에 2회, 2주간 운영되는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도 유익하다. 여기에 가입하면 재단의 지원을 받아 외국 대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내용은 홈페이지(www.asef.org/asef-uni)를 참고하면 된다. 아쉬운 것은 이 같은 재단 활동에 아시아보다 유럽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재단을 통해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적인 안목을 기르고 우리 교육계는 유럽과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반 아이 중에 매일 지각하는 학생이 있다. 여러 번 주의를 주었지만 소용이 없다. 참다못해 하루는 조용히 불러 타일렀다. "네가 늦게 오면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본단다. 네가 할 일을 누군가가 대신해야 되기 때문이야." 그러나 타이를 때 뿐, 지각하는 버릇은 여전했다. 다른 아이들 보기에도 미안하고 참으로 난감했다. 하는 수 없이 상담실로 불러 따끔한 꾸중과 함께 종아리를 때렸다. 녀석은 맞으면서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하고 언짢았다. 다음 날부터 녀석과 눈 마주치는 것이 거북스러웠다. 평소 화를 내지 않고 잘 대해주던 선생님이 종아리를 쳤으니, 제 딴에는 꽤나 서운했던 모양이다. 좀더 설득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체벌부터 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도 그 녀석을 피하게 됐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그러던 중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난 그만 감기에 걸리게 됐다. 편도선이 부어 목이 몹시 아파 수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아파도 진도는 나가야 되기 때문에 힘들게 수업을 하며 그렇게 며칠째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 날도 여느 날처럼 지친 몸으로 늦게까지 남아 잡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녀석이 불쑥 교무실로 들어왔다. 손에는 하얀 봉지가 들려있었다. 녀석은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더니 "선생님, 죄송합니다. 약 드세요!" 퉁명스럽게 말하곤 꾸벅 인사를 한 뒤 달아났다. 책상 위에 놓여진 약봉지를 보는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소위 교사라는 사람의 생각이 아이만도 못하다니…. 녀석은 나와 먼저 사과하기 위해 이 밤에 약까지 사온 것이었다.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약병을 들고 한참이나 그대로 앉아있었다. 세 살 먹은 어린아이에게도 배운다더니 오늘은 정말 부끄러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