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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재일 /두레생태기행 회장 명창 이날치 선생 떠오르는 익산 땅 금강 하구의 탐조는 강경에서 시작하면 좋다. 금강을 따라 군산으로 내려가다 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해안의 고깃배들이 오르내리던 포구들을 만난다. 그러나 하구둑이 생겨 담수화가 진행되면서 이래저래 '물먹은' 마을들이다. 23번 국도를 타고 강경읍내를 빠져 나오면 전라도 익산 땅이다. 금강에 탐조를 올 때마다 조선말 명창 이날치(李捺致) 선생의 일화가 떠오른다. 한때 이날치는 강경에서 자동차로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익산 심곡사에 머물며 노래를 했다. 특히 온갖 새들의 울음소리를 내는 새타령을 듣기 위해 많은 이들이 심곡사를 찾았다. 그의 새타령을 듣고 임규라는 시인이 "이날치의 새소리를 듣고 온갖 잡새가 날아들어 함께 울었다"는 글을 남겼다. 새 울음소리를 아무리 그럴싸하게 내도 새와 하나가 되는 자연합일의 경지에 있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강경읍에서 10여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난포리는 부곡천이 금강 본류와 만나는 합수지역이다. 전에는 강변 농경지에 기러기들이 많이 내려앉았으나 언제부턴가 발길이 둑 끊어지고 이 고장에서 태어난 옛 시인의 노래만 남아있다. "내리는 사람만 있고 /오르는 이 하나 없는 /보름 장날 막버스 /차창밖에 꽂히는 기러기 떼 /기러기 떼를 보아라 /아, 어느 강마을 /잔광(殘光) 부신 그곳에 /떨어지는가" 난포리 갈대 숲 너머 하중도 모래밭에 청둥오리가 모여서 졸고 물닭 몇 마리는 그 갈대 숲 앞에서 자맥질을 하고 있다. 물닭은 부리와 이마만 희고 전체가 까만 씨암탉처럼 생긴 물새이다. 잠수성 조류인 물닭 주변에 이따금 오리류들이 빙빙 도는 것은 물닭이 잠수를 해서 뜯어오는 수초들을 얻어먹기 위해서이다. 물닭은 때로 수십 마리씩 떼를 짓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봄이 되어도 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 땅에서 비비적거리는 물닭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성리마을을 지나면 다시 금강을 만난다. 갈대 숲으로 뒤덮인 강변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곳곳에서 탐조가 가능한 지역이다. 찻길로 자동차들이 쌩쌩 달려도 멀리 도망을 가지 않는다. 새들은 대체적으로 자동차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다만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무서워할 뿐이다. 따라서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여유 있게 탐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운 좋은 날이면 가창오리 볼 수 있어 웅포는 금강하구에서 탐조하기 좋은 곳 가운데 하나이다. 운수 좋은 날이면 이곳에서 하늘을 시커멓게 뒤덮는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펼치는 군무를 볼 수 있다. 운수 좋은 날은 주로 1월중에 찾아온다. 천수만에서 놀던 가창오리가 해남까지 내려갔다가 북상하는 길에 금강하구에 떼지어 내려앉기 때문이다. 가창오리는 전세계적으로 약 10만 마리가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에서만 월동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때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를 즐겨 찾았는데 주민들이 호숫가의 갈대밭에 불을 지르는 등 노골적으로 미워하는 바람에 발걸음을 뚝 끊었다. 낮에는 주로 물위에 앉아 쉬고 아침과 저녁에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기 때문에 조우하기가 쉽지 않다. 가창오리는 수컷의 얼굴에 태극 모양이 있어서 북한에서는 태극오리라고 부른다. 웅포대교 아래쪽 하중도에 갈대가 숲을 이루며 덮고 있다. 갈대 숲은 금강의 매력 가운데 하나이다. 갈대 숲이 없어지면 금강의 수질도 나빠지고 경관적 가치도 훨씬 떨어질 것이다. 하중도 주변으로 고니들이 무리지어 떠있다. 고니류는 얕은 물 속에서 수초나 갈대의 어린뿌리를 뜯어먹는다. 물 속에 머리를 박고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세운 우물나무서기는 아무래도 우스꽝스럽다. 웅포에서 강변을 따라 서포까지 둑방도로들이 새로 생겨났다. 서포에 이르면 충남과 전북을 잇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금강대교를 지나간다. 서포지역은 본래 바닷물과 민물이 오르락내리락하던 기수지역으로 특수한 생태계를 보여왔다. 하구둑 건설로 수위가 높아지고 곳곳에 둑방이 생기면서 예전에 보이던 마도요·학도요·큰뒷부리도요·알락꼬리마도요·개꿩·흰물떼새·댕기물떼새·민물도요와 같은 해양성 조류들이 많이 사라졌다. 게다가 수위가 올라가면서부터 고랭이와 같은 키 작은 수생식물들을 누르고 갈대가 뒤덮이기 시작하자 개리와 고니들도 자리를 옮겨버렸다. 지금은 몇 종류의 오리류만 보이고 있다. 그나마 갈대 숲 너머 강 한가운데 모여있다.[PAGE BREAK]'검은머리갈매기'는 한반도가 주무대 강을 끼고 5분 정도 내려오면 하구둑을 만난다. 하구둑 건설로 금강은 이제 하구 없는 강이 되어 버렸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역의 특징적 생태계가 사라진 것이다. 하구둑 가운데 서서 좌우를 살펴보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둑 오른쪽은 민물이며 왼쪽은 바닷물이다. 민물쪽은 간만이 없지만 바닷물 쪽은 간만의 차가 심하여 썰물 때는 갯벌이 시커멓게 드러난다. 그래서 둑을 경계로 이쪽 저쪽에 사는 철새들의 종류가 많이 다르다. 둑 오른쪽으로는 흰뺨검둥오리·청둥오리·쇠오리 등이 텃세를 하고 있는 반면 둑 왼쪽은 개리와 갈매기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오리류는 약 8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본격적인 분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다른 조류들과는 달리 알에서 부화되자마자 곧바로 어미를 따라 물로 뛰어들어 헤엄을 치고 먹이를 찾게된 조성적(早成的) 특성도 그 무렵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의 흰뺨검둥오리들은 북에서 내려온 철새와 이곳에서 번식한 텃새가 섞여있다. 외모로 봐서는 구별할 길이 없다. 흰뺨검둥오리 역시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어미를 따라 물로 뛰어드는 천상 물새이다. 전체적으로 흑갈색을 띄며 부리 끝은 노랗고 뺨쪽은 밝은 상아색을 하고 있다. 오리류 가운데는 덩지가 좋은 편이다. 개리는 기러기와 비슷하게 생겨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부리가 검고 목 앞이 흰색인 것이 다르다. 그리고 기러기가 주로 농경지를 좋아하는 데 비해 개리는 강의 하구 갯벌을 좋아한다. 기러기보다 목이 길어서 강가 개펄 속 깊이 머리를 박고는 수생식물의 풀뿌리나 무척추동물을 잡아먹고 밀물이 들어오면 물위에 떠다니면서 수초 등을 뜯어먹기도 한다. 금강하구에서 노는 겨울 갈매기 가운데 진객은 역시 검은머리갈매기이다. 갈매기류 가운데서는 비교적 덩지가 작으며 주로 조간대 갯벌에서 먹이를 취한다. 전세계적으로 4000여 마리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 새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동하는 곳이 한반도이다. 금강 하구를 비롯하여 주로 서해안 갯벌지역에 살면서 갯벌에서 먹이를 취한다. 하늘을 바람처럼 부드럽게 유영하다가 매가 꿩 채듯이 갑자기 급강하여 게나 갯지렁이 등을 잡는 1급 사냥꾼이다. 섭금류들은 염전 있는 갯벌만 찾아 "月落寒潮靜(달 지자 찬 물결 고요하고) /帆開宿雁呼(돛 달자 잠자던 기러기 우짖네) /朦朧烟霧岸(몽롱한 안개 자욱한 언덕) /已過酒家無(벌써 지났는가 술집 보이지 않네)" 배경적 분위기가 딱 금강하구인 조선조 시인인 조신준(曺臣俊)의 시이다. 기러기는 예로부터 '안서(雁書)'라 하여 기쁜 소식을 주는 새로 인식되어 왔다. 또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했다. 특히 갈대와 함께 그리는 노안도(蘆雁圖)는 단골소재였다. 노안은 노안(老安)을 의미한다고 해서 사랑방에 흔히 걸어두었다. 그 그림에 시제(詩題)가 없을 수 없다. 큰기러기보다 몸집이 작은 쇠기러기는 앞이마가 흰색이기 때문에 먼눈으로도 쉽게 구별이 된다. 큰기러기는 검은 부리 끝의 주황색 띠가 특징적이다. 물때에 맞추어 도요새와 물떼새들이 갯벌에 날아든다. 도요새와 물떼새는 물가를 걸어다니는 새들이라고 해서 섭금류라고 한다. 섭금류들은 거의 대부분 나그네새들인데 겨울에 보이는 섭금류들은 남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예 겨울을 이곳에서 날 작정으로 주저앉은 녀석들이다. 섭금류들은 밀물을 따라 들어오고 썰물을 따라 나간다. 물이 많이 들어오는 사리 때에는 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다. 밀물이 갯가에 그득 찼을 때는 가까운 염전 등지에서 시간을 보낸다. 섭금류들은 염전이 가까이에 없는 갯벌은 찾지 않는다. 그래서 제철에는 금강 주변보다는 옥구 염전지역으로 가야 많이 볼 수 있다. 도요새류와 물떼새류는 구분하기가 좀 모호한 데가 있다. 대부분 도요새들은 부리가 길고 물떼새 종류는 비교적 부리가 짧은 편이다. 도요새는 갯펄 구멍을 쑤셔서 먹이를 취하는데 비해 물떼새는 숨죽이고 있다가 먹이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 달려가 먹이를 잡는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 패류, 갑각류, 수서곤충류 등이다. 갈대밭에 숨어사는 갈게와 참방게들도 그들이 즐겨하는 메뉴이다. 마도요는 도요새 가운데 몸집이 가장 좋다. 원래 '마(馬)'자가 들어간 것들은 몸집이 좋다. 아래로 굽은 부리도 가장 길다. 그것으로 갯펄의 구멍 깊숙이 넣어서 먹이를 잡아낸다. 깝작도요는 앉아있을 때 가끔씩 몸을 깝작깝작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대표적인 나그네새이지만 간혹 무리에서 떨어져 여름이나 겨울을 나기도 한다. 서울 한강 난지도 강변에서도 관찰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 길러줘야" "10여 년 전 교감으로 있을 때였습니다. 학교식당에서 나오는 오·폐수가 남한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강가에 붕어 등 물고기 떼가 죽어있는 거예요. 물론 학교 때문은 아니겠지만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장가에 40여 평의 연못을 파고 물옥잠, 옥잠화 등 정화작용이 뛰어난 식물을 심었습니다. 학교에서 나오는 모든 물은 이 연못을 통해 남한강으로 흘러들게 만들었지요" 권영정 교장(충주 야동초)은 이 후부터 본격적으로 생태환경 보존에 관심을 갖게됐다. 학교를 옮기면 연못부터 만들었다. 연못 만드는 일은 돈이 많이 들거나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저 포크레인으로 아이들 무릎높이만큼 땅을 파고 몇 가지 수생식물을 심으면 된다. 수생식물은 번식력이 뛰어나 금새 연못을 가득 채운다. 연못은 수질을 정화하고 아이들에게는 둘도 없는 생태학습장이 된다. 물론 겨울에는 이중 비닐 막을 쳐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여름한철은 그만이다. "아이들이 자연과 접해 공부하면 실증을 내지 않습니다. 도시 아이들은 물이 조금만 튀어도 싸우는데 연못이나 냇가에서 물을 튀기면 서로 웃고 즐거워합니다. 인성교육, 정서순화교육이 바로 자연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연의 신비를 관찰하면 인지발달, 다중지능개발이 저절로 됩니다" 권 교장은 94년부터 새마을지도자, 이장, 교원, 대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의하는가 하면 충주 남한강변 폐기물처리장 입주 저지 운동에 참여, '충주 녹색상'을 받기도 했다. 97년에는 음료수 캔을 활용한 지면(地面) 포장재를 개발해 충북과학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들풀 탐구 관찰 지도' '물 소비량(증산량) 발견 지도' '무인도 용섬 탐사 지도' '우주토마토 재배 탐구 지도' '하천 오염지도 만들기' '쌍떡잎의 오염세포 발견 지도' '수세미의 일상관찰 지도' 등 환경보존 및 연구에 탁월한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1월과 8월에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주최한 전국 교원 생태환경 살리기 기행연수에 강사로 참여해 '자연물을 소재로 한 물감들이기·생태연못의 탐구보고서 작성·무소독 고추 따기 대회·제초제를 안 쓰는 학교 사례·무소독으로 재배한 벼 관찰' 등을 지도, 연수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 내용은 KBS-TV '현장다큐 선생님' 코너에서 방영하기도 했다. 이제 권 교장은 지난해 창설한 '자연생태환경체험탐구대회'를 국제대회로 격상시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이 대회는 권 교장이 사비 6000만원을 들여 충주시 달천동 논에 자연생태학습장(600여 평 규모)을 조성하고 학생과 일반인 누구나 무료로 견학·탐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는 갈대, 부들, 보풀, 물옥잠, 꽃창포, 여뀌 등의 수생식물과 소금쟁이, 장구애비, 물방개, 물벼룩 등의 수서곤충이 자라고 있다. 우렁이, 메기, 미꾸라지 등도 있다. 학습장이 문을 연 이후 5000여명이 다녀갔으며 지난해 이곳에서 실시된 첫 탐구대회에는 전국 50개 학교에서 추천된 초·중학생 136명이 참가했다. 권 교장은 '자연생태환경체험탐구대회'가 인재양성, 생태보존, 남북화해를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권 교장은 올해 개최되는 제2회 탐구대회에 북한의 어린이를 초청할 계획이다. 남·북한 어린이가 자연 속에서 마음을 열고 생태를 관찰하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관계부처에서도 북한 어린이 초청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와 대한교과서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아름다운학교를 찾습니다' 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 특별상을 받기도 한 권 교장은 '사람은 스스로를 위해 자연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인간도 살 수 없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세를 길러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육의 몫입니다" 권 교장의 환경보존 예찬론이다. /이낙진 기자 leenj@kfta.or.kr
-교육위원회의 위상과 관련해 최대 과제는 역시 '독립형 의결기구화' 라고 봐야합니까? "교육위원회의 위상을 정립하고 헌법에서 보장한 교육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위임형 심의·의결기구인 교육위원회를 독립형 의결기구로 전환해야 합니다. 교육위원회가 독립형 의결기구가 되고 교육과 학예에 관한 전문성을 지닌 교육위원들이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는 한편 조례를 제·개정하거나 행정사무감사와 조사를 하도록 해야 진정한 교육자치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 헌법 제31조 제4항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 것입니다. 이는 교육위원회의 위상보다 교육자치 본질을 위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교육위원회의 독립형 의결기구화는 반드시 이뤄야할 문제입니다." -회장님은 오랫동안 '전국시·도교육위원회지방교육자치법개정특별위원회(이하 교육자치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는데 아직까지 성과가 없다면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교육자치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의 숙원인 독립형 의결기구화는 이루지 못했지만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을 개정하도록 하여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인단을 학교운영위원 전원으로 확대하는 등 선거의 투명성과 교육감·교육위원회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는 교육자치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독립형 의결기구화는 계속해서 추진할 문제이고 곧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교육위원회가 독립된 의결권을 갖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1991년 9월 민선으로 새롭게 출범한 지방교육자치제도가 어느덧 1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진정한 의미의 지방교육자치제도는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시·도 교육위원회에서 의결된 사항이 지방의회에서 수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육위원회가 의결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상실하고 있으며 행정사무감사에 있어서도 교육위원회와 지방의회에서 중복감사를 실시하고 있어 매년 하반기만 되면 수감준비에 많은 행정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어 일선 교단지원 업무 수행에 막대한 지장과 행·재정적 낭비가 심각한 실정입니다. 이것이 독립형 의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중심의와 중복감사로 인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올바른 지방교육자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우리는 교육위원회가 독립형 의결기구가 되도록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의 개정을 위하여 여러 가지 대응방법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지방교육자치제도 발전을 위하여 가동시켜온 교육자치특위의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여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전국 교육위원들을 통하여 전체 학교운영위원과 학부모·교사들에게 교육자치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여론을 주도하고 교육행정학자들을 통한 이론적 연구를 통하여 학술토론과 공청회 등으로 공감대를 확산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이밖에 각 정당의 대표와 정책입안자들을 수시로 접촉하여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으며 갈등관계에 있는 지방의회와의 대화를 강화하여 신뢰구조를 쌓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충실히 실행하여 독립형 의결기구를 관철시킬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아예 교위를 시·도의회와 통합하거나 심지어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데. "저도 그런 주장을 들어보았습니다. 또한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교육자치와 일반행정자치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수 없이 제기되었으나 그 때마다 교육자치를 지지하는 교육가족 모두의 노력으로 일반행정자치로의 통합을 막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주요 정당에서는 시·도의회와의 연계차원에서 교육위원회와 시·도의회가 상호 독립성을 인정하며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가칭 '준 독립형 교육위원회'안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준 독립형 교육위원회'안은 독립형 의결기구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시·도의회에 교육관련 상임위원회를 두지 않고 교육위원회가 의결한 예산안 등 주요안건이 본회의에 바로 상정되는 제도입니다. 통합이나 폐지 주장은 역사의 흐름을 뒤집는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교육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은 더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PAGE BREAK] -의결권도 중요하지만 교위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교육위원의 신분이 '무보수 명예직'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현재 교육위원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 전원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급직으로의 개선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위원회에 속한 교육위원들은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이 남다른 분들입니다. 교육위원들의 보수 문제는 교육위원회의 역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제도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위가 우리 교육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3대 교육위원회에서도 우리의 교육을 새롭게 바꿔 보고자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진단·분석하고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쉴새없이 활동하여 왔습니다만 아직도 개선할 점이 많이 있으며 미진한 부분은 조속히 개선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교육위원회는 교육자치특위 활동을 통하여 지방교육자치법의 졸속적인 개정을 저지하고 지방교육자치의 정착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교육부에서는 최근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개정안의 입법예고를 통하여 지방교육자치의 주요 골격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교육감·교육위원 선거제도 등 부분적인 개정만을 하기로 하여 그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지방의회로의 통·폐합 기도를 저지시켰으며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출에 있어서 종전의 학교별 1명씩이던 것을 학교운영위원 전원으로 확대하여 주민의 대표성을 강화하여 교육위원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제도적인 것 이외에 학교위탁급식시 학부모가 부담하던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학교급식의 단가를 낮추고 그 질이 향상되도록 하였고 지방교육재정확보를 위하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통하여 매년 약1조 5000억원의 지방교육재정을 확보하였으며 교원명예퇴직수당을 국가부담으로 전환시켜 지방교육재정의 부담을 덜게 하는 등 교육재정의 건전화에 기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교원들은 교위의 활동이나 역할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쓸데없는 자료요구로 귀찮게만 하는 존재로 알기도 합니다. "제4대 교육위원회 출범이후 일부 교육위원들의 자료요구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해 9월 2일 개원 이후 행정사무감사가 바로 예정되어 있어 초선위원이 많은 서울시교위의 경우도 다른 때보다 자료요구가 많았습니다. 일선의 불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는 의욕이 넘친 교육위원들이 단기간에 업무를 파악하고 현장 지원을 위해 무엇을 할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측면이 많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는 교육위원 사전협의 및 교육위원 자체 연수 등을 통해 일선학교 현장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교육위원협의회에서 각 후보에게 요구한 사항을 보면 '민주적인 교육자치법 제정'이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어떤 법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지난해 10월 교육위원협의회에서는 무너져 가는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자치를 정착시키기 위해 크게 7가지 요구사항을 의결하고 교육부를 비롯한 주요 정당에 이를 전달했습니다. 요구사항을 △교육위원회를 독립형 의결기구화하여 올바른 교육자치를 실현하라 △교육여건과 학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교육재정을 GDP 7% 수준으로 확보하라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교원 법정정원을 확보하라 △농어촌 학교 교육정상화를 위한 농어촌 교육발전특별법을 제정·시행하라 △단위학교의 자율권을 신장하고 학교장 책임경영을 지원할 정책을 마련하라 △교육자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도 기획관리실장, 교육지원국장(기획관리국장)을 지방직화 하라 △최상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복지국가 건설'을 대통령의 핵심 시책과제로 설정하여 추진하라 등입니다." -시·도 부교육감, 기획관리실장, 교육지원국장(기획관리국장) 인사권을 교육감에게 달라는 것은 오히려 교육감이 요구해야할 사항 아닌가요? "제4대 교육위원회가 개원하면서 제3대에 발족시킨 교육자치특위와 교육재정특위 외에 교육행정제도개선특위를 출범시켰습니다. 교육행정제도개선특위에서는 지방교육자치 정책에 장애요인이 되고 지방교육에 대한 중앙행정부처의 지나친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시·도교육청 주요 보직에 대한 지방직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는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PAGE BREAK] -회장님은 서울시교위의장으로써 전국 시·도교위의장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계신데 교육자치의 양 수레바퀴인 교위와 집행부(교육감)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육감과 교육위원회의 관계는 집행기관과 심의·의결기관으로서 교육을 발전시키고 21세기 우리의 미래요, 희망인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집행부는 선진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올바른 정책의 추진에 힘써야 하고 교육위원회는 꼭 필요한 곳에 교육예산이 집행되는지 철저한 감시·감독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또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서울시교위를 포함해 제4대 교육위원들의 연령이나 성향이 이전보다 개혁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제4대 서울시교육위원과 전국시·도교육위원들의 평균 연령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 동안 비교적 보수적으로 운영되던 교육위원회가 교육주체인 학생, 교원, 학부모 앞에 가까이 다가가 보다 피부로 느끼는 활동을 전개하리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물론 일부 교육위원들의 지나친 열정이 교육주체간의 갈등과 이해관계에 따라 불협화음을 연출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학생을 위한 양질의 교육서비스와 교육력 극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슬기롭게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집행부나 일선 학교, 교육가족들에게 당부말씀이 있으면 주시지요. "집행부의 교육감이나 교육청 직원은 일선학교 현장을 위해 존재합니다. 학교현장을 지원하는 행정체제 구축과 일선학교의 선생님들이 보다 자율권을 갖고 신명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교육주체간, 교원상호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은 교육력 극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주장만을 강조하기에 앞서 이제 모두 한 발 물러서서 양보하고 절충하고 타협하며 우리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원은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학생은 선생님을 존중하고 따르며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협력할 때 우리 모두가 바라는 튼튼한 교육공동체가 구축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낙진 기자 leenj@kfta.or.kr
김병철 /서울고 교장·한국중등영어교육연구회 회장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빠른 속도로 하나의 지구촌 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며 개방화의 물결 속에 1일 생활권이 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터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거대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제어인 영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이 되고 있다. 영어가 국가 사회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교육적 목표가 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영어교육 활성화에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언어 중 과학·기술의 각종 정보가 대부분 영어로 전달되고 있다. 카플란(Kaplan)에 의하면 1982년 기준으로 세계 정보의 85%가 영어로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영어교육 활성화는 '국경 없는 하나의 사회' 속에서 영어권 외의 모든 국가가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가장 효율적인 영어수업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Teaching English Through English)'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영어로 영어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유창한 회화 능력,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이 조화를 이뤄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 나라는 제4차 교육과정부터 '살아있는 생활영어'를 강조했고 제5차 교육과정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의 배양'에 중점을 두었다. 제6차 교육과정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의 양성'이라는데 기초를 두었다. 수준별 교수-학습을 강조하는 제7차 교육과정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7차 교육과정에 담긴 영어교육의 기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여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에서 기초적인 생활영어를 익히고 선택중심 수준별 교육과정에서는 수준 높은 언어 능력과 실무영어 구사능력이 균형 있게 신장 될 수 있도록 생활영어와 실용영어에 중점을 두었다. 둘째, 유창한 언어사용 능력을 배양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 동안 우리의 영어교육은 문법 중심에서 독해력 중심으로, 독해력 중심에서 듣기·말하기 중심으로 변천해왔다. 셋째, 체험학습 교육과정을 통하여 살아있는 언어 구사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초등학교에서는 노래·게임·놀이 등 활동중심의 수업을 통해 자신과 흥미를 갖고 자연스럽게 익히는데 중점을 두고 중·고교는 다양한 의사소통활동과 수준 있는 구사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었다. 넷째,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단계별 수준에 따른 성취기준을 명료화하였다. 성취기준의 수는 330개로 의사소통 예시문과 기본어휘 수를 크게 늘려 학생들에게 풍부한 학습자료를 제공하여 다양한 표현을 익히게 하였다. 다섯째, 심화·보충형 교육과정, 단계형 교육과정, 선택형 교육과정 등 수준별 교육과정을 적용함으로써 영어라는 언어도구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하고 기초부터 높은 수준까지 다양한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이상에서 보듯이 7차 교육과정은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영어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오늘의 우리 영어교육 현실은 아직도 인적, 시설·재정적 측면에서 그 토대가 매우 빈약하다. 자격 있는 원어민 교사의 확보가 쉽지 않고 영어교사의 영어구사력 또한 만족스럽지 못하다. 필자는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처음 시작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쉬운 영역부터 점차 단계별로 높여 나간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둘째,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내외로 과감히 줄여야 한다. 셋째, 학생 중심의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 경우 말하기 능력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넷째, 교과서 편제를 말하기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현재의 교과서 구성체제로서는 말하기·듣기 영역이 빈약할 뿐만 아니라 특히 말하기 영역은 극히 초보적인 단계이다. 다섯째, 영어교사의 해외연수는 최소한 6개월 이상으로 해야 한다. 단기 연수로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여섯째, 국내 연수의 경우는 특별 프로그램 의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예로써 'English Zone' 'English Town' 등과 같은 시설을 만들어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고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형태로 운영한다면 저렴한 경비로 해외연수와 같은 목적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 정부는 '영어가 국제 경쟁력이다'라는 구호 속에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교육을 하고 있으며 9학년(한국의 중학교 3학년 해당)을 마치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조금도 지장을 받지 않는다. 우리 나라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러시아는 유치원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백기영 /광주 수창초 교사 오늘날 환경문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고통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을 저해할 정도로 악화되었으며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우리 인간의 생존을 위협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는 그 동안 경제성장 우선 논리와 개발 우선 정책에 밀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던 탓이다. 과학문명과 산업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을 어느 정도 편리하게 한 반면 인간에게 가장 가깝고 소중한 자연환경을 파괴해 가고 있다. 그 결과 이제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더 많은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환경친화적인 가치관을 정립하여 현재는 물론 미래 세대에까지 쾌적한 환경에서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고전적 개념을 새로운 인식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환경에 대한 고전적(사전적) 개념은 환경을 인간에게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간을 위한 존재쯤으로 생각하는 지극히 인간 중심적 사고이다. 즉 인간의 편리를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무한히 개척, 정복, 개조, 착취, 고문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요 의무라고까지 생각해 왔던 사고이다. 여기에서 환경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인간의 자기 중심적 사고와 이기주의의 팽배로 무차별한 개발은 계속되고 환경은 더욱 더 피폐되어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반하여 환경의 새로운(철학적) 인식은 환경은 단순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은 생명체(인간 포함) 곧 그것이다. 따라서 환경을 개발, 이용, 변형하는 것은 인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환경도 함께 배려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한적 사고이며 환경친화적인 이 시대의 바람직한 가치관이다. 자연환경과 인간은 따로가 아닌 하나(身土不二)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초목은 인간의 체모와, 지표는 피부와, 암석은 골격과, 지하수는 혈액과, 지맥은 신경과, 지열은 체온과 같으며 자연과 인간 모두가 수분(물)을 70% 정도 함유하고 있다는 것도 자연과 인간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점이다. 따라서 환경을 위한다는 것은 곧 인간 자신을 위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이기적인 인간중심 사고가 아닌 환경중심의 환경친화적 가치관으로 삶을 출발할 때 지속적으로 쾌적한 환경은 보전될 것이며 삶의 질도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환경친화적 가치관 부재에서 접근했던 우리 나라의 개발정책 예로서는 시화호 문제, 동강댐 문제, 새만금 간척지 문제 등 많은 실패 정책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을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네덜란드의 환경친화적인 개발정책의 한 예에서 경이로운 시사점을 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산업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증폭되어 새로운 화력발전소 건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에 필요한 재정적 예산과 부지 등을 확보하고 세부적인 발전소 건립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쪽에서 발생되었다. 즉 화석 연료를 사용해서 전력을 생산하게 되면 거기서 발생하는 CO2 등 배출가스의 처리문제가 그것이다.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CO2 등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를 줄이려면 상당량의 수목 조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국토가 좁은 네덜란드에서 그만한 조림지를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심 끝에 이웃 나라 체코슬로바키아의 황무지를 임대하여 그 땅에 새로 건설될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CO2를 상쇄 시킬만한 수목 조림을 하기로 하고 발전소 건설 공사와 동시에 황무지 조림사업도 함께 착수하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접근했던 개발 정책과는 사뭇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환경 선진국의 정책 결정자는 물론 국민 대다수가 환경문제에 대한 높은 환경친화적 의식 수준으로 환경문제에 대해서 쉽게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 고전적 개념에서 출발하는, 환경을 무시한 일상생활은 생활 자체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시키는 것이라면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출발하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일상생활은 생활하면서 환경보전도 함께 배려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연친화적, 환경친화적인 환경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 교육과 교육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으로 환경친화적 가치관 정립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접근 방법이 있겠으나 우선 교육적 접근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지속적, 일상적, 미래지향적, 가치지향적, 균형적, 통합적 차원에서 구성되고 이것이 다양한 체험중심, 실천중심으로 투입되었을 때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은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쾌적한 환경보전과 우리의 안락한 삶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교육에 관심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