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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윤태정 | 서울 삼선초 교사 책장을 정리하다 해묵은 책 다섯 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조심스레 꺼내보니 ‘七言絶句’, ‘五言絶句’라 쓰여진 두보(杜甫)의 시선(詩選)으로 증조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자주 읽으시던 것이다. 누렇게 빛이 바랜 책을 펼치니 메케한 향내가 콧속으로 폴폴 들어온다. 어릴 적 고향의 사랑채에서 맡던 바로 그 냄새가 방안 가득 쏟아져 나온다. 나는 파아란 하늘가에 단풍든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가슴에 묻어나는 어머니의 젖내음마냥 고향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 고향의 하늘가에 그리운 얼굴 하나가 맴돈다. 증조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린 내게 천자문을 가르치셨다. 사랑방에서 동네 또래들과 천자문을 목청 높여 읽었다. 할아버지는 꾀를 내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하면 벽장 깊숙한 곳에서 눈깔사탕을 꺼내주셨고, 놋주발에 담긴 따끈한 약식을 내주기도 하셨다. 천자문을 떼고 책거리를 할 때면 어머니들은 할아버지께 술과 고기를 대접해 드리고, 우리에게는 팥시루떡을 해주셨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떡을 들고 행여 고물이 떨어질세라 조심스럽게 먹던 어린 가슴에는 뿌듯한 기운이 몽실몽실 피어났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한시 읊기를 좋아하셨고, 가끔 구성진 시조창도 하셨다. 식구들은 낭랑한 목소리로 한시를 읊으시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으로 아침을 열었다. 나는 사랑채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뜻 모를 한시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다. 긴 담뱃대를 화롯가에 탕탕 두드리는 소리도 경건하게만 들려왔다. 할아버지는 특별한 의술도 가지셨던 분이다. 독사에 물려 새파랗게 죽어 가는 사람에게 침 한 방과 약 한 첩으로 핏기를 돌게 하였고, 급체하여 숨이 넘어가는 사람도 침 한 방으로 살려내는 신통함을 보이셨다. 사랑채는 약을 짓거나 침을 맞는 사람들의 도란거리는 말소리로 늘 따뜻하기만 했다. 병이 낫게 된 사람들은 반드시 과일이나 술을 가지고 다시 찾아왔다. 의술이야 동의보감의 허준에 비길 바 아닐지라도 인술을 펼치는 할아버지의 자세만은 일맥상통하리라는 뿌듯함으로 할아버지를 존경했다. 가끔 머리를 감으실 때 망건을 풀어놓으신 모습이 참 신기했다. 여자처럼 길게 풀어진 머리를 위로 틀어 올리기 위해 거울을 보고 단장하실 때면 으레 옆에서 망건을 붙잡아 드려야 했다. 동네 아저씨로부터 할아버지의 상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는데 단발령이 일어났을 때 마당으로 들이닥친 일본군을 불호령으로 내쫓으셨단다. 일본인이 나타날 적마다 매번 무섭게 호통을 쳐 돌려보내셨다니 과연 할아버지의 위엄은 대단하셨던 것 같다. 할아버지는 대단한 유교 사상을 갖고 계신 분이셨다. 아무리 추워도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양반의 체통을 언제나 지키셨고, 아무리 바빠도 뛰지 않는다는 양반의 철칙을 몸소 그대로 지키셨던 분이다. 여름에도 의관을 바로 갖추고 한결같은 낯빛으로 군자의 도리에 대해 말씀하기를 좋아하셨다. “예로부터 군자는 싫고 좋음을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다고 했느니, 한결같은 낯빛을 지녀야 속 깊은 사람이라 할 수 있느니라.” 진정한 선비 정신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고 그것을 자랑으로 여기신 분이다. 하루는 행랑채에서 놀다가 아래채 식솔들의 점심 때가 되어 새참으로 나온 칼국수를 얻어먹게 되었다. 나중에 그 사실이 들통나 눈물이 쏙 빠지도록 종아리를 맞아야 했다. 영문도 모른 채 꾸중을 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제서야 겨우 그 뜻을 깨닫게 되었다. 비록 어린아이일지라도 체면을 소중히 지키면서 넙죽넙죽 함부로 받지 않는 법을 가르치신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자기의 분수를 중히 여기고 처지에 맞게 행동하라는 걱정이셨을 것이다. 체면없이 자신의 이익만 탐하여 아무 일에나 덤비는 사람들, 체통을 버리고 자신의 쾌락에만 들떠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 때의 일이 떠오르곤 한다. [PAGE BREAK]약장을 정리하고 골패를 두는 것 외에는 오로지 책 읽기에만 전념하셨던 할아버지! 아흔이 넘어서도 담장을 넘길 정도로 목소리가 우렁차셨던 분이 세월의 섭리 앞에서는 꼼짝을 못하셨다. 언제까지나 꼿꼿한 자세로 살아가실 것만 같던 분께 불어닥친 노환은 혹독한 시련이었고, 매서운 바람이었다. 의관을 단정히 하고 목청 높여 한시를 읊던 분이 걷잡을 수 없이 기억력이 쇠퇴하여 주위 사람들을 안스럽게 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변해 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서럽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할아버지께서 꽃상여를 타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로 가시던 날, 허수아비는 논마다 서성대고 황금들녘도 숨을 죽였다. 커다란 소나무 밑 양지바른 자리에 하관식을 하고 내려오는데 그 맑던 하늘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요란했다. 갑자기 주룩주룩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좋은 길 가시는 거라며, 생전에 그렇게 착하게 사셨는데 당연한 일이라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생전에 쓰시던 유품들이 안마당으로 수북하게 쌓였다. 수 십 년을 함께 했던 닳아빠진 골패갑과 담뱃대, 겨울밤 훈기를 돌게 하던 화로, 밤늦도록 불 밝히던 등잔, 조그만 놋요강, 따끈한 약식을 담아 두던 놋주발, 셀 수도 없이 많은 한문 책, 때묻은 약장, 얼룩덜룩 찌든 병풍. 그 숱한 것들 중 유독 나의 시선을 잡아끈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친지들이 골동품이다 장식품이다 하여 챙겨가고 난 후 책더미를 뒤지다 유난히 낡고 허름한 두보의 시선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의 기상이 담긴 이 책으로나마 그 분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랴. 마음에 우후죽순처럼 자라나는 욕심으로 숨이 차 헐떡이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신다면 뭐라 하실까. 살기에 급급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양반 의식을 고집하시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케케묵어 얼룩덜룩한 책을 보니 할아버지를 대한 듯 숙연해진다. 쩌렁쩌렁 담장을 넘기시던 그 목소리가 책갈피 사이사이로 들려오는 듯하다. 이 책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내 삶을 차분하게 다독여 주는 그분의 숨결이다. 살기에 급급하여 정신없이 뛰어가는 나 자신을 향하여 태연한 발걸음 하라는 그 분의 소중한 말씀이다.
천세영 | 충남대 교수·교육학 1. 지방대학 위기의 정체 지방대학 위기는 지방대학경영자의 위기와 지방대학 학생의 위기가 합쳐진 현상이다. 지방대학의 위기가 곧 지방대학생의 위기라고 할 수도 있으나 꼭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다. 그동안 지방대학의 위기는 오히려 지방대학경영자의 위기 측면이 더 부각되어 온 경향이 많았다. 만약 경영자의 입장이 아니라 정작 지방대학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지방대학생의 입장에서 지방대학의 위기를 다시 생각해보면 사태는 제법 달라진다. 오히려 지방대학의 위기는 경영자의 입장보다는 학생의 입장을 우선 고려하는 해법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지방대학의 위기 해소 해법을 찾아나가는 첩경으로서 지방대학생의 입장에서 문제를 먼저 인식하는 일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그것은 ‘서러운 지방대학생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보는 일이며, 그 ‘서러움’을 달래주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일이다. 2. 서러운 지방대학생 이야기 지방대학생은 서럽다. 여러 가지로 서럽다. 서러운 것을 열거할라치면 이루 헤아릴 수 없겠지만 세 가지만 들어보기로 한다. 지방대학생들은 화가 나고 슬프고 속은 기분이 자꾸만 든다고 한다. 우선 지방대학생들은 화난다. “공부도 못 하던 같은 반 친구들 중에 ‘서울대학(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애들을 보면 화가 난다. 나도 서울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이 분명히 되었지만 난 서울대학보다는 지방대학을 택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서울대학에 진학하려면 돈이 정말 많이 든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들 만큼 좋은 대학도 아닌 것이 서울대학이다. 지방대학의 값어치가 돈에 비하면 훨씬 좋은 편이다. 좋은 대학과 나쁜 대학에 가고 못 가는 것은 분명히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고 안 했는가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학교선생님들께 들었고 나도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내가 공부할 때 놀기만 하고 성적도 나보단 못한 친구들이 무슨 이유인지 서울대학에 진학을 하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어느 새인가 그 친구들은 나에게 와서 뽐내기 시작하고, 뽐내다 지치면 나를 무시하기 시작한다. 어느 새인가 나는 그 친구보다 공부 못한 아이가 되어버린다.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정말 화가 나는 일이다.”[PAGE BREAK]다음으로 지방대학생들은 슬프다. “가끔 서울에 가보면 정말 슬프다. 서울 대학생들은 대학만 다니는 것이 아니고 시내 영화관과 연극장, 오페라 극장과 멋진 카페를 드나들고 화려한 쇼핑가를 다닌다.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때 공부하느라 한번도 못 가본 연예인 쇼에도 서울 대학생들은 쉽게 가고,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의 고급 레스토랑과 심지어는 길거리에서도 연예인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다. 정말 부럽다. 그리고는 슬퍼진다. 대학에 가면 캠퍼스에서 멋과 낭만을 느끼고 훌륭한 교수님의 명강의를 듣는 일들에 대해 생각했는데 대학생활은 대학밖에 더 큰 것들이 있었던 사실은 몰랐던 것이다. 지방대학에도 훌륭한 교수가 있고 캠퍼스는 더 아름답기까지 한데 지방대학을 품고 있는 지방도시는 정말 서울에 비하면 보잘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왜 이렇게 슬퍼지는 걸까?” 끝으로 지방대학생들은 속았다. “그래 속은거다. 부모님께서 날 속였고 선생님께서 날 속였다. 세상이 날 속인 것이다. 물론 속은 나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분명한 것은 속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서울대학에 갔어야 했다. 엄마 아빠를 졸라서라도 가야 했고 선생님께 우겨서라도 가야 했고 재수를 해서라도 가야했다. 정말 속은 것이고 쉽게도 포기해 버린 나의 잘못이 정말 크다. 더구나 공부도 못하던 그 친구들이 이제 어엿한 서울 대학생들이 되고 4년이 지나 졸업할 때가 되면 어딘지 모르게 나보다 훌쩍 커버린 것을 볼 때 속았다는 생각은 현실이 되어 버린다. 그들은 그렇게 서울에서 풍요롭게 자신있게 대학생활을 보내고 보다 좋은 조건에서 나보다 좋은 직장을 찾아 나갈 것만 같은 나의 불안감은 어느덧 사회에 대한 배신감으로 자라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들 지방대학생들의 서러움을 어떻게 달래주어야 할까? 어떻게 보면 이야기는 비교적 간단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속이지 말고 모두 서울대학으로 진학시켜 주어야 한다. 돈이 모자라면 장학금을 지원해야 하고 숙소가 모자라면 기숙사를 지어주어야 한다. 예부터 사람은 나서 서울로 보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면 지방대학들이 다 망한다고 한다. 도대체 지방대학이 망할까 두려워 지방대학생들의 서러움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러면 지방대학을 모두 서울대학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서울에 있는 좋은 연극장과 음악관과 멋진 식당들을 지방대학촌에 건설해 주어야 한다. 그러지도 못하면서 어줍잖은 지방대학살리기 정책들을 잊어 버릴만 하면 내뱉고는 금방 또 감추어버리는 속임수는 더 이상 쓰지 말아야 한다. 이제 꼭 짚어져야 할 몇 가지 정부 차원의 정책 어젠다를 생각해보자. 3. 지방대학들은 왜 서울 대학보다 못한가? 지방대학들은 서울 대학에 비해 정말 못한가? 많은 지방대학생들은 속았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안 그래 보였는데 막상 입학하고 나면 그 차이가 실로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우선 지방대학의 현실부터 좀 짚어볼 필요가 있다.[PAGE BREAK]지방대학이 낙후되는 원인은 뭐니뭐니 해도 재정 능력의 부재에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방대학 위기의 원인은 수도권에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절대지배적이다. 이외에 교육부의 정책 잘못이나 자구노력 부족 등도 지적되고 있으나 지방의 자원부족이 가장 큰 이유임에는 분명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방대학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수도권에 집중된 인적·물적 자원을 지방으로 이관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적 귀결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논리적 함정이다. 말하자면 수도권에 집중된 인적·물적 자원이 지방으로 이관되면 자연히 지방대학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순환론적 오류에 빠져 능동적 대책을 세워서 상황을 바꿔놓기보다는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제 논리를 뒤엎어야 한다. 즉, 지방대학의 위기가 인적·물적 자원의 수도권 집중을 야기하는 원인이라는 인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방대학을 살리지 않고는 이와 같은 집중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지방대학을 살림으로써 새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생각을 바꾸어서 지방대학의 교육과 연구시설이 미비했기 때문에 지방대학의 위기가 가속되었고 그 결과 다시 수도권집중이라는 모순을 낳았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지방대학의 미비한 교육과 연구여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지방대학만이 안고 있는 재정문제에 대한 생생하고 정확한 정보 자체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나라 대학이 안고 있는 재정의 전체적 구조로부터 추정해낼 수밖에 없다. 물론 이와 같이 전체 대학의 상황을 지방대학의 것으로 환원하여 볼 수 있는가의 문제가 남는다. 그런데 이는 두 가지 점에서 반박할 수 있다. 첫째 지방대학의 상황은 전국 평균에 비해 최소한 더 낫지는 않다는 점이다. 민관 연구비 배정이나 각종 정부재정지원금, 특히 최근에 부쩍 늘어난 각종 대학평가에 연계된 재정지원사업들에 있어서도 지방대학은 서울대학에 비해 늘 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둘째로 수도권의 대학이나 지방대학의 사정이나 다 똑 같은데 새삼스럽게 지방대학만 문제삼을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대학은 외딴 섬이 아니다. 즉 대학의 교육과 연구 여건은 단순히 대학 캠퍼스 내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문화적인 여건과 자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수도권의 대학들은 자체 캠퍼스 내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각종 교육 및 여건들을 수도권에 온통 집중된 사회 인프라를 충분히 동원할 수 있으나, 지방의 경우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 대학의 전체 수준으로부터 훨씬 아래에 놓여 있다고 추정되는 현장이 지방대학이라는 가설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우리는 우리 나라의 고등교육 재정이 선진제국의 그것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총 GDP 중 고등교육비의 비중은 고작 0.4% 수준으로 OECD 평균 1%의 절반에 불과하고 미국의 1.4%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한 총교육비 중에서 차지하고 있는 고등교육재정의 비중도 OECD 평균이 20%를 상회하고 있지만 우리는 10% 미만에 불과한 수준이다. 결국 한국의 고등교육재정 전체 구조 자체가 원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국내적으로는 수도권 대학들에 다시 치이는 현상이 우리의 지방대학이 안고 있는 현실이다.[PAGE BREAK]대학의 교육 및 연구 여건을 위한 재정은 어디로부터 와야 하는가? 또 그 동안 우리 나라의 대학들은 이러한 재정을 어떻게 확보하여 왔는가? 그리고 대학들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가? 대학의 재정구조를 형태별·설립별로 살펴 본 결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요컨대 대학의 재원은 75% 이상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의 돈을 교직원 인건비에 지출하고 있다. 물론 국립대학의 경우는 등록금 의존도가 45%로서 비교적 덜한 편이나 사립 비중이 훨씬 큰 전문대학의 경우는 거의 90%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추론되는 우리 나라 대학들의 재정구조상의 문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지나치게 높은 학생등록금 의존도는 대학재원의 불안정성을 의미한다. 참고로 미국의 공립대학들은 학생등록금 의존도가 20% 미만이며 사립대학의 경우도 40% 수준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정부지원금이 약 1/3, 그리고 R&D 재원이 1/3정도로 구성된다. 이렇게 하여 미국대학들은 학생수의 증감에 의해 대학재정이 휘청거리는 일은 없다. 그러나 우리 대학들은 학생수의 감소가 곧바로 대학의 위기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국립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최근의 학생감소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는 사실이 바로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학생모집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 사립대학들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할지는 불문곡지의 사실인 것이다. 둘째 우리의 지방대학들은 틀림없이 재원의 대부분을 인건비에 쓰고 나면 실제로 교육 및 연구여건의 개선에 쓸 돈은 거의 없게 마련이고, 다시 대학의 경쟁력 악화와 연이은 학생 모집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을 것이다는 점이다. 4. 지방대학생들의 서러움을 달래주는 길 지방대학생들의 서러움은 달래주어야 한다. 다시 한번 지방대학생들이 왜 서러워 했는지 생각해보자. 다른 말로 하면 지방대학들이 왜 죽어가고 있는가 다시 생각해보자. 그것은 이미 앞에서 논의한 바대로 수도권에 집중된 사회적 인프라 때문이다. 지방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지방대학에게만 자구책을 구하라는 것은 논리 모순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수도권에 집중된 대학들은 지방의 인재와 교육재원을 다시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흡착기제로 확립되어 버린 지 오래인 것이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무엇보다도 지방의 가난한 천재들이 갈 곳을 잃게 되고 급기야는 아까운 재능을 썩혀 버림으로써 궁극에는 국가적 자원을 손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물론 지방대학의 소멸과 수도권에의 종속은 지방의 소멸과 수도권 종속을 그 동안도 초래해 왔듯이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며 급기야는 수도권의 폭발로 인한 국가적 재난을 초래하고야 말 것이다. 이제야말로 보다 구체적인 방책을 생각해야 할 때다. 듣기 좋은 말의 나열이 아닌 자기 희생을 전제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몇 가지 대책을 생각해보자.[PAGE BREAK]첫째는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GDP 6%의 공교육재정을 확보하고 그로 인해 추가로 확보된 재원 중의 최소한 1/3을 지방대학에 투자한다는 정책 방향을 정립하고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할 것이다. 고등교육교부금법의 책정이나 지방대학교부금법의 책정 과제는 이런 측면에서 바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 추진되고 있는 누리(NURI) 사업은 일견 획기적인 지방대학발전의 촉진제가 될 것 같지만 그 내용을 알고 보면 그 전망이 썩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누리 사업에 대해 심각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긴급 진단과제로서 말미에 누리 사업의 기대와 우려에 대해 보론적으로 재검토해 보고자 한다. 둘째는 지방의 국립대학 및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원칙적으로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그로 인한 대학의 재정 누실을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이 경우 정부는 대학에 대한 직접 재정지원 방식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며 지방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 대한 대폭적인 장학금 지원 방식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도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방의 경우 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이제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사립대학의 등록금 부담을 둘러싼 분쟁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으며, 국민가계의 경제규모를 생각해볼 때 현재의 등록금 규모도 이미 한도를 넘어서고 있다. 셋째로 대학간 통폐합 모델을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미래에는 외국 자본들이 대학 부문으로 들어오고야 말 것이며, 그 대상은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이며, 당연히 지방대학들은 또 한번 외국 대학들과의 싸움터에 나서야만 한다. 그러므로 하루 속히 대외적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대학간 협력라인을 구축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방대학간 또는 수도권대학과의 M&A 모델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넷째는 지방대학생들을 위한 대단위 기숙사 단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지방대학생들의 학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수도권 학생들 못지 않게 숙식경비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나서서 대단위 기숙사 단지를 조성하고 저렴한 값으로 학생들의 숙식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기숙사 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 재정만 투자하기보다는 민간 재원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투자 사업은 건설투자 부양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누리사업에 대한 보론적 긴급 진단 2004년에 이르러 누리사업이 지방대학생들의 서러움을 일거에 덜어줄 만병통치약처럼 선전이 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약장사’의 감언이설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얘기를 잘 들어보아야 한다. 누리사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당초 참여정부는 지방대학발전을 중요한 선거공약으로 선언하였다. 이 과제는 국가균형발전의 맥락 안에서 취급되었고, 2003~2004년 내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방대학들은 지역혁신체계(RIS: Regional Innovation System)로 이름 붙여진 지방과 대학의 공동운명체적 발전에 신경을 곤두세워 왔다.[PAGE BREAK]그렇지만 정부 각 부처간에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면서 일년 내내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았고 2004년초에 이르러서야 교육인적자원부가 주도하는 독자적인 사업인 NURI(New University for Regional Innovation)가 탄생하였다. 그리고 최근 각 지방대학들은 총 2200억여 원 규모의 사업비를 나눠 갖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국민의 정부 초기에는 BK21이라는 사업 때문에 온 나라 대학들이 한 바탕 홍역을 치뤘는데 이번에는 누리 사업으로 또 한 번의 홍역을 치루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우리 나라의 대학경쟁력을 제고하고 나아가 21세기 국가번영의 기틀을 놓는데 기여할 것으로 믿으면서도 어딘지 모를 찜찜함이 자꾸만 뒷꼭지를 잡아챈다. 아마도 bk21사업이 초기부터 있었던 비판들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았던 일과 이제 5년이 지나가는 마당에 애초의 화려했던 목표들이 조금씩 그 빛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 갖게 되는 기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의미를 짚어 보고 만에 하나 있을 또 하나의 국가자원 낭비를 예방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 첫째 누리 사업은 그나마 부족한 정부의 고등교육예산을 매우 비합리적으로 배분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당초 누리 사업은 범정부적인 RIS 틀 내에서 교육예산을 넘어서는 대규모의 재정투자가 기대되었다. 그러나 현재 상태는 교육부가 마련한 2200억원 규모의 재정만 투입되고 있을 뿐이다. 실상 이 재원은 그동안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투입되어 오던 고등교육관련 예산들을 한데로 묶고 나서 상징적 수준의 추가 투자만이 합쳐진 것일 뿐이다. 누리 사업은 기존 사업들의 희생을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그 동안 비효율적으로 투자되던 재원을 재배분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사업이 추진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신문지상에 보도되고 있는 누리 사업 신청사례들을 보면 대체로 산업현장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학문 분야들, 예컨대 생명공학이나 나노공학 등의 공업관련 분야와 벤처경영학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응용학 분야가 인문학이나 기초과학 등으로 배분될 수 있었던 재정을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누리 사업은 지방대학을 직업훈련기관으로 전락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 대학은 교육기관이다. 그런데 누리 사업의 최대 강조점은 지역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양성이다. 말하자면 대학은 이제 지역 기업들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지 않는 한 재정지원도 받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학은 교육하는 곳이며 교육은 임시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기초가 튼튼한 인재를 기르는 일이다. 물론 기술자양성도 필요하며 우리 나라 대학의 교육프로그램이 일부 기업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부적합한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일에 필요한 재정은 교육예산으로 지원되기보다는 산업자원부나 재정경제부 등과 같은 보다 직접적인 목적을 가진 정부 부처의 노력과 예산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 사업은 기초학문을 육성하고 폭넓은 안목과 인격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일에 쓸 돈을 모두 직업기술훈련에 돌려쓰는 우를 범하고 있다.[PAGE BREAK]누리 사업은 이미 활시위를 떠났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심각하게 재점검해야 한다. 보다 더 큰 재원과 규모로 RIS가 가동되고 그 안에서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방대학들이 교육기관 고유의 역할을 훼손 받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현재처럼 그나마 작디작은 교육예산을 ‘누리’에 톨톨 털어주고 누리에 참여하지 못한 학문 분야와 대학들은 맨손만 빨아먹게 하는 화를 정말 경계해야 한다.
김성국 | 이화여대 교수·경제학 Ⅰ. 위기의 지방대학 : 그 본질과 원인 오늘날 지방대 위기의 본질은 수도권과 지역의 개발 불균형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발전은 지방 인재들의 유출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방대 위기 문제는 교육 문제이자 동시에 국가 균형 발전의 문제이며, 이 점에서 지방대학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분야뿐만 아니라 범정부적인 차원의 통합된 노력이 요청되는 것이다. 참여의 정부 출범 이후 신행정수도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지방대학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주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으나, 이 문제가 하루아침에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해결도 신행정수도로만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방대학들, 특히 지방사립대학들이 거의 예외 없이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게 된 데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잘못된 대학 정책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1997년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설립 인가제를 폐지하고 ‘대학설립준칙제도’를 만들어 설립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대학을 세울 수 있도록 한 1996년 이후 지방대의 난립이 조장되었다. 고등교육 취학인구의 점차적 감소와 지역 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외국 명문대학의 국내진출 등 지방대학에 불리한 환경변화가 가속화될 경우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사립 전문대와 사립 대학, 경쟁력이 없는 사립 대학 및 도립 전문대들은 2003년 이후 생존에 문제를 실제로 야기시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방대의 미충원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3학년도 지방대 미충원율은 18.3%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3개 대학교는 충원율이 50%에도 못 미쳤다. 지방대의 높은 미충원율은 일부 학과의 폐과,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인해 대학 재정 압박으로 인한 교육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 대학교수의 실업 증가는 지역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대학원 지원 감소로 인한 대학 연구력 퇴보는 곧바로 박사학위 취득자의 교수 취업률 저조, 대학원 진학 유인가 하락, 해당 교수 연구력 저하라는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 지방대학의 몰락은 지역주민의 고등교육기회 상실 또는 고등교육비 부담 증가를 초래하여 폐교 시설의 재활용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고급 노동인력 감소로 인한 지역 발전 침체와 국가발전의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결국 지방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지방대 스스로의 자구 노력에 달려 있다. 이제 지방대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 대책을 살펴보기로 한다.[PAGE BREAK]Ⅱ. 지방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 1 신입생 유치와 모집정원 감축 노력 일부 지방대는 미충원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신입생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입생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거나(부산외국어대, 대구대), 최신형 휴대전화를 신입생 전원에게 선물하는 대학도 있고(동명정보대), 상당 금액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신라대, 부산외국어대, 대전대 등). 타 지역에서 진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년에 상관없이 입주할 수 있는 기숙사 시설을 확충하는 대학도 많다(동신대, 원광대, 동주대 등). 통학버스를 광역으로 운영하여 타 지역 학생들의 등교를 지원하는 대학도 있다(원광대 등). 이러한 신입생 유치 노력에 병행하여 일부 지방 사립대학들은 최근 모집인원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배재대는 2003년에 모집정원을 2762명에서 2005년에는 2519명으로 감축했으며, 전북 군산에 있는 호원대는 현행 2280명에서 2005년부터는 1450명으로 무려 830명(36.4%)을 줄이기로 했다. 이밖에도 한남대, 전주대, 우석대 등이 입학정원을 100∼300명 가량 줄이기로 했다. 2. 산학 협력 강화 지방대학을 벤처창업 육성의 메카로 삼는다는 계획은 이미 1999년 3월에 발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발전 5개년 계획 (시안)’에 들어 있다. 호서대는 일찌감치 벤처 분야를 특성화 종목으로 정해 각광을 받고 있다. 호서대의 벤처 기술·벤처 경영은 두뇌한국(BK)21 사업 특화 분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 년 전부터 산학협동 및 벤처 관련 교수진 수십 명을 확보했고, 벤처대학원 전용건물과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용기숙사 신설을 추진하였다. 이 대학 벤처 학부에서는 천안 지역 4000여 개 중소기업을 포함, 전국적인 벤처기업 인력을 양성해 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최근 디지털 및 정보통신 분야의 무한한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지방대학 입장에서는 이 분야에 있어서 산학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지리적 제약이 완화되면서 중앙과 지방 간의 차별이 희석되고 중심부(metropolis)와 주변부(periphery)간 구별이 희미해지고 있다. 기업의 입지(location)도 제조업과 같이 수도권이나 대도시 인근을 고집하지도 않고 정보통신기술을 응용한 원격근무(tele-working), 원격교육(tele-education)이 일상화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창업지원, 기술개발 등 부대조건을 달거나 유능한 인재 추천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러한 성공적인 산학협력은 반드시 정보통신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도 부천시와 금형산업협동조합이 ‘인재양성’이라는 목표 하에 충남 보령시 대천대학 금형학과(금형 설계 및 제작 전공) 교수진을 부천 시내로 초빙해 2년제 금형학과를 신설하였다. 이 학과에서는 6개월 이상 된 중소기업 근무자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3번씩 첨단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학생들이 대천대학에 내려가 1박2일 현장실습을 한다. 이 경우 산학협력 하에 기존 사원의 재교육을 대학이 담당하여 재교육을 통해 인력난을 해결하는 사례이다.[PAGE BREAK]자동차 부품업체인 (주)만도가 2004년 초에 신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경북대와 ‘경북대-만도 트랙’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일자리 창출, 이공계 살리기, 지방대학 활성화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잘 개발하면 위기에 빠진 지방대를 살릴 수 있는 해법이 나올 수 있다. 3. 지방대의 국제 전문인력 양성 지방대가 살아남는 길은 국내의 중앙만을 쳐다보기보다는 역설적으로, 해외로 눈길을 돌려 교육의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해 다시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면 결국 지방도 살고, 세계화도 달성된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글로벌(globalization)과 지방(local)을 합친‘세방화(世邦化)’, 즉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이라 부른다. 지방대가 수도권대학보다 국제화를 더 열심히 추진하고 해외 인턴십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북대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경북대는 몇 년 전부터 학생들의 해외 인턴십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해외 인터뷰 시험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 인터뷰 전문 외국인까지 채용하여 학생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해외 인턴십의 목적은 해외 연수를 통해 학생들에게 세계에 대한 눈을 뜨게 하고 실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경북대는 미국의 벤처기업과 합작연구소도 곧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지방대학이 학제와 조직 개편 등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국제화에 앞장설 때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며, 지방대학 특성화 지원사업 가운데 국제전문 실무인력양성 사업은 이러한 의미에서 좀 더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4. 지방대간 협력강화 및 통·폐합 최근 국립 창원대와 경상대가 21일 대학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함에 따라 다른 유사한 상황에 있는 지방대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북 지역의 경우 충주대와 청주과학대가 학교 통합에 합의한 데 이어 충북대, 한국교원대, 청주교육대 등 3개 대학과도 통합을 추진 중이다.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부산교대 등 부산 지역 4개 대학도 임의단체로 있던 통합 및 연합추진위원회를 상반기 중 사단법인화하고 통합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연합대학체제 구축을 선언한 광주·전남지역 5개 대학(전남대, 여수대, 순천대, 목포대, 목포해양대)도 총장협의회에서 1개 대학 다캠퍼스, 계절학기 공동운영 등의 사업안을 마련하고 대학별 교수 및 학생 공청회를 거쳐 시행키로 했다. 대구대, 대구카톨릭대, 대구한의대 등 대구 지역 3개 사립대학도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협상중이다. 강원대, 강릉대, 삼척대, 춘천교대 등 강원지역 4개 대학도 최근 기획처장 회의를 열어 연합대학 구축방안을 논의했다.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들이 지식기반사회의 국가와 세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주민의 고등교육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합대학(university systems)을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우선 지방 대학들간 협력프로그램의 수행을 통해 협력분위기를 조성하고 결과에 따라 연합대학(university systems) 구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PAGE BREAK]연합대학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 시스템(University of California System), 캘리포니아 주립대 시스템(California State University System), 일리노이 대 시스템(University of Illinois System), 위스콘신 대 시스템(University of Wisconsin System)과 같이 연합대학 총장이 연합대학 학사평의회(university board)와의 협의 하에 각 지역 캠퍼스를 관할하여 교육, 연구, 학·연·산 협동, 평생교육 분야에 있어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고(강한 결속력), 일본 동경의 5개 대학(히토쓰바시 대학, 도쿄 공업대학, 도쿄 외국어대학, 도쿄 의치과대학, 도쿄 예술대학) 연합체제 구축사례와 같이 교양과정 공동운영, 편입학 상호허용, 일부 첨단분야 공동연구와 같이 형식(느슨한 결속력)으로 운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합대학 체제가 구축되면 기능의 분담, 대학간 학과, 학부의 통폐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연합대학 체제가 구축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 본 궤도에 오르면 외국의 사례를 참고할 때,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다. - 예산 편성 및 배분의 통합 - 교수 및 직원 인사의 통합관리 - 학과(부)의 설치 및 폐지, 정원 조정 - 교과과정의 편성 및 운영 협력 - 학위수여 업무의 통합 - 협력 연구체제 구축 - 입시제도의 통합운영 - 대학부설 연구소의 통·폐합 물론 연합대학 체제가 우리나라 지방대학에서 시행되려면 관계법령의 정비,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문제가 필연적으로 해결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검토하고 준비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두 대학이 하나로 합쳐지면 비용 절감과 함께 인적·물적 자원이 재배치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지방대의 인수합병(M&A)은 인원감축 등 대학 내부의 희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루어지기는 쉽지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5. 인기 교육기관의 지방 설치 전국에 있는 한의과 대학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한의과 대학에는 전국 최고수준의 수재들이 지역에 상관없이 몰리고 있다. 사회적인 수요가 폭발하는 전공영역의 인재를 지방대가 키워낼 수 있다면 지방대에는 전국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우선 새로 신설되는 전문대학원이나 과학기술대학원들을 우선적으로 지방에 설치하게 되면 우수인재의 지방유치 효과는 대단히 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PAGE BREAK]결국 우수인재의 지방유치를 위해 지방대학이 우수인재가 몰릴 수 있는 인센티브를 지방대학이 줄 수 있어야 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신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학 및 치의학 전문대학원은 물론이고, 법률가 양성을 목적으로 신설되는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MBA과정), 중등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원전문대학원 도입이 결정되고 설치원칙에 있어서도 ‘지역인구비례’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권역별로 지방대학에 인기 전문대학원이 속속 신설되어 전국의 우수인재지도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지방의 우수학생들은 굳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선진국형 지역발전 구도가 우리 나라에도 정착될 것이다. 6. ‘맞춤교육’으로 취업률 제고 충남 논산의 건양대는 ‘맞춤식 교육’으로 취업난을 극복하고 있다. 이 대학은 2004학년도부터 경영학부에 군수학(軍需學) 전공과정을 신설하고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 과정은 2006년 부산의 군수사령부가 대전으로 이전하는 것을 겨냥 군용물자에 대한 조달, 관리, 수송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군수 관련 장교나 군무원으로 배출, 취업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대구 영진전문대도 기업수요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여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대학은 맞춤교육으로 2003년까지 10년 연속 90% 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디지털전기정보계열 등 졸업생 150여 명 대부분이 매년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영진전문대는 산업체와 공동으로 교재를 개발하고 과감한 시설투자를 통해서 기업실무와 거의 차이가 없는 양질의 기업 주문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정규수업의 일환으로 산업체와 연계된 프로젝트를 상당수 수행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의 한국산업기술대도 산학협력을 통한 취업교육으로 최근 3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학은 시화·반월 공단의 1300여 개 중소기업들과 산학협력을 제휴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요구하는 수요에 맞춰 해마다 교육과정을 개편함으로써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Ⅲ. 맺음말 세계를 둘러보면 세계적인 명문대학 가운데에는 지방대학이 많이 있다. 미국의 하버드, 스탠퍼드 대학, 영국의 옥스퍼드, 캠브리지 대학 등 기라성 같은 대학들은 모두 중앙정부로부터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지역의 균형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며, 중앙과 지방이 함께 협력하는 국가는 학문의 수월성과 국가발전을 함께 이루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케 해 준다. 지방에 묻혀 있는 인적자원의 잠재력을 현실의 에너지로 전환시켜 국제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는 일은 21세기를 대비하는 우리 모두의 당면 과제이며, 또한 지방대학이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이를 위해서 정책 당국의 지원도 있어야 하겠지만, 지방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교육과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개별 대학 차원에서의 자구노력과 지방대학간 연합과 협력체제 구축 등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홍덕률 | 대구대 교수·사회학 1. 바빠지는 대학구조조정 발걸음 대학가에 구조조정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구조조정은 부실 기업이나 부실 은행, 부실 공기업 등에만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대학들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말에는 경남의 두 국립대학인 경상대와 창원대가 통합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전에도 광주·전남, 대구·경북, 충청, 강원권별로 국립대학간 연합대학 체제 구축 계획이 발표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과거에 발표된 계획들이 대부분 교육부 눈치를 본 원론적인 선언이었지만, 창원대와 경상대간 통합 계획에는 진정성이 엿보인다. 과거의 예들이 대부분 흐지부지됐지만 이번에 발표된 경남의 두 국립대 통합계획안은 실제로 추진될 것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최근에는 신입생 정원을 확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서울대까지 2005학년도 학부생 입학 정원을 14.6% 감축한다고 발표하였다. 신입생 정원 감축을 놓고 고민해 오던 많은 대학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학벌구조 타파’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불거진 서울대학교 학부 폐지론도 대학가의 구조조정을 부추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구조조정은 국립대학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구조조정은 사립대학들에서 더 절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몇 년째 정원 미달을 겪고 있는 지방 사립대학들에게 구조조정은 사실상 발등의 불이다. 이미 대학간 통폐합이라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사례도 있다. 같은 재단의 대학이긴 하지만 4년제인 영산대와 2년제인 부산의 성심외국어대 2003년에 통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 외에도 조선대를 비롯한 광주·전남의 16개 사립대학들은 ‘학과 등의 구조조정 협약’을 체결한 상태며, 대구대를 비롯한 대구권의 3개 사립대학은 연합컨소시엄 형성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대학간의 거대 프로젝트는 사실 성사되기가 쉽지가 않다. 이미 중도에 포기된 사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크고 작은 구조조정 노력들은 많은 대학에서 시도되고 있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위 비인기 학과들을 아예 폐지하고 학생이 몰리는 학과 중심으로 통폐합하는 경우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교수에 대한 업적 평가는 대부분 대학들에서 사실상 정착되었다. 평가 결과는 당연히 승진 심사와 성과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수직은 더 이상 철밥통이 아니게 변했다. 강의 노트 한 권으로 10년을 우려먹는 지적 태만도 발붙일 수 없게 되었다. 교수 봉급을 줄이거나 명예퇴직을 확대하는 대학들도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학생수가 적다고 집단으로 권고사직 시키는 대학도 있다. 교수를 1년 계약직으로 돌리고 매학기 줄여 가는 대학들도 있다. 봉급도 깎여 생계의 위협에 허덕이는 교수들도 많다.[PAGE BREAK]교수들은 지금 심한 자괴감과 신분 불안의 공포에 떨고 있을 정도다. 이것이 과연 대학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대학은 지금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2. 대학 구조조정의 배경 그와 같은 구조조정이 대학가에 몰아치게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신입생 충원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전국의 대학들이 일렬로 순위가 매겨져 있는 상황에서 고등학교 졸업생 수의 급감은 하순위 대학들부터 차례로 입학정원 미달이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았다. 정원 미달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문만 열어 놓으면 학생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던 것이 우리 나라 대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을 설립하고 학생 정원을 늘려서 인가받는 것이 모든 대학들의 거의 최고 경영목표일 정도였다. 정원을 늘려 인가받는 대학이 능력있는 대학으로 치부되었다. 교육부는 대학설립 인가권과 대학정원 조정권만으로도 모든 대학의 흥망을 틀어쥔 하늘같은 상전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다. 대학 서열의 끄트머리에 있는 지방의 전문대학들은 이미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지방마다 몇 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전문대학 리스트가 떠돈다. 지방의 4년제 사립대학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대학들이 존폐의 위기에 직면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비밀리에 매각하겠다고 내놓은 학교들도 있다. 지방의 명문 사립대학과 국립대학들도 몇몇 비인기 학과의 경우는 존폐를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대입에서 4년제 지방대학의 신입생 미충원률은 18.3%에 달했으며, 지방 전문대는 무려 26.3%에 달했다.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곳이 4년제 대학은 7%인 13개대, 전문대는 10%인 16개 대에 달했다. 이와 같은 신입생 충원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의 저출산 추세가 계속되는 한 고교 졸업생 수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원 미달은 곧바로 대학의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사립대학들은 재정의 절대 비중을 학생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뼈를 깎는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의 구조조정을 촉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정원 미달에서 비롯된 재정위기인 것이다. 3.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점 사실 대학의 구조조정은 비단 재정 위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학교육의 정상화와 그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절실한 과제였다. 대학들마다 조직이 방만한 데다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대 모델을 쫓아 전국의 대부분 대학들이 백화점식 학과 편제를 갖춘 것은 애당초 잘못된 것이었다. 지역사회의 요구나 사정과는 전혀 상관없이 대학의 재정 확보수단으로 학과가 만들어지고 교수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이 짜여졌던 것도 문제였다. 워낙 대학이란 것이 별다른 고민이나 혁신 노력 없이도 장사가 잘됐던 업종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과 교수들조차도 도덕적 해이와 지적 태만에 빠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PAGE BREAK]그런 식으로 수십 년을 지내온 결과 우리 나라 대학은 부실과 낮은 경쟁력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에서도 조사 대상 60여 개 국가 중 우리 나라의 대학 경쟁력이 거의 꼴찌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도 기업들은 대학 졸업생들이 대부분 불량품이라고 불만이다. 대학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발전이나 대학의 학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대학의 특성화와 구조조정은 꼭 필요한 조치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에는 그러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지 않다. 오로지 사상 초유의 학생 미달 사태에 쫓겨 허겁지겁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경비 절감’의 관점, ‘재정 효율성’에 대한 고려가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과 방법과 절차를 지배하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일선에서 대학 구조조정의 칼을 쥐고 흔들어 대는 사학 재단과 대학 본부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서 ‘대학교육의 질’과 ‘지역 혁신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 성장 과정도 지극히 천민적이었지만 지금 와서 학생이 부족하다고 허둥지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모습 또한 천박하기가 이를 데 없다. 당연히 이렇게 교수 신분이 불안해서는 양질의 연구가 불가능하다. 교수들을 엉뚱한 학과에 배치시켜 전공하지도 않은 과목을 강의하게 해서는 양질의 교육도 이루어질 수 없다. 대졸 신규 취업자의 초임 연봉에도 못 미치는 봉급을 받는 교수들이 질높은 연구와 강의에 매진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넌센스다. 대학 교육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최소한의 연구 여건은 고사하고 최저생계비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교수들을 그대로 두고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대학, 신분불안과 생계위협에 시달리는 교수들, 2∼3년이 멀다 하고 자기가 속한 학과가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학생들, 이래서야 연구든 교육이든 제대로 될까 걱정이 크다. 정원 미달 사태를 재정 위기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 대학교육 초미의 과제였던 대학교육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정원 미달 사태를, 학생 대 교수 비율의 축소를 통해 대학교육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로 사고하지 않는 상상력의 결여와 교육철학의 부재야말로 대학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팔짱끼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금의 대학 재정위기는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불과 10여 년 전에 지금의 결과를 내다보지 못하고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도입해 결과적으로 대학의 난립을 초래한 것, 대학에 대한 예산 투입을 늘리지 않은 채 대학에 대한 통제만 유지해 온 것, 부도덕한 사학 재단의 부실경영을 눈감아 주거나 심지어는 그들과 유착해 대학의 경쟁력 추락을 초래한 것 등 모두가 교육인적자원부의 책임인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인적자원부는 작금의 대학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책임을 대학에, 대학은 다시 교수들에게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당연히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PAGE BREAK]대학의 경쟁력이 지역의 경쟁력이고 국가경쟁력이라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늘리고 관심을 높여 가는 것이 먼저이기도 하다. 아울러 경비 절감을 위해서라면 재단 전입금을 늘리거나 행정의 낭비 요인을 줄이는 시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노력들 없이 시장의 요구에 따라 대학의 조직과 학문 편제를 그때그때 뜯어고치는 것은 사실 학문과 고등교육이 갖는 공적 역할과 국가백년대계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4. 대학 구조조정의 바람직한 방향 바람직하기는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 재단과 교수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자기 책임을 다하면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논의의 초점은 마땅히 재정 위기의 타개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것과 지역사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것에 모아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대학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데 기여하는 구조조정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인적자원과 기술을 개발해 지역혁신과 지역발전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방식으로의 구조조정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먼저 교육인적자원부는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대학교육의 최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이 관료적 판단에 의해 주도되어서는 곤란하다. 사학 재단과 전국의 교수단체들도 대학교육의 최저 기준을 마련하는데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들은 퇴출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열악한 연구 여건과 부실한 교육 환경을 유지한 채 학생을 모집하는 것은 학생은 물론 지역사회나 국가를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퇴출되는 대학의 공적 자산이 사장(死藏)되지 않도록 인근 대학과의 인수합병을 유도하고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물론 교육의 일정 기준을 충족시키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교육의 질 제고에 힘쓰는 대학들에 대해서는 특단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교육인적자원부는 지금의 대학 위기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위기극복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을 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가 “대학이 자체적인 통·폐합 등을 할 경우 재정 감축액의 2∼3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약속하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교수들의 신분 불안을 최소화하고 대학이 재정 감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어야 대학 통폐합 시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대학들 역시 스스로를 혁신하고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지역혁신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단지 경영 효율과 재정 절감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기획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로지 경영과 재정 수입을 위해 학과를 만들고 정원을 늘리는데 몰두해 온 재단들이야말로 지금의 대학위기를 초래한 책임자임을 인정하고 솔선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대학경영의 낭비 요인을 줄이고 재단 전입금을 늘려야 한다. 그리고 대학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부패 요인도 척결해 가야 한다. 밖으로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교육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각종 부도덕한 방법으로 교비를 빼돌려 사욕을 채우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PAGE BREAK] 사립대학 재단과 행정본부가 대학 구조조정의 배타적 주체여서도 곤란하다. 학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학 교육이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재편하기 위한 고민이 구조조정의 원칙으로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교수와 교수단체가 구조조정의 중요한 주체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나 교수단체도 반성하고 혁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교수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기주의를 척결해야 한다. 대학 구조조정의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학과 이기주의도 극복해야 한다. 학문과 대학과 지역사회와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공적 문제의식이 요구되는 것이다. 밥그릇 챙기기와 영역 다툼으로 일관해서는 대학 구조조정의 주체로 설 수 없으며, 그래서는 대학 구조조정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갈 수 없다. 그것은 교수 자신을 위해서도 비극이지만 우리 나라의 학문발전과 지역혁신 그리고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비극일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도 지역혁신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대학의 조직과 편제를 구조조정하려는 대학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의 대학들끼리 역할 분담을 모색하고 인력과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상생의 틀을 구축해 갈 수 있도록 측면 지원도 해야 한다. 지역의 NGO나 기업계도 지역 대학의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의거해 광역자치단체별로 지역의 NGO와 기업계를 포함해 각계 혁신 주체들이 참여하는 지역혁신협의회가 출범했는데, 그곳에서 그와 같은 논의와 대학간 연계 노력의 틀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대학 구조조정은 재정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학문의 발전과 지역혁신, 그리고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매우 절박한 과제다. 하지만 지금의 구조조정 노력들은 지나치게 재정적 관점, 경영 효율성 관점에 경사(傾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나아가 대학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적·생산적 구조조정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교육인적자원부와 지방정부, 대학 재단과 교수 그리고 지역사회 혁신주체들 모두의 지혜를 모아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한 구조조정으로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정영섭 | 건국대 교수·경제학 1. 지방대 졸업생의 진로 장애 실태 기업의 2/4분기 채용계획 “이태백”이란 말이 유행어가 된 현실에서 청년실업, 특히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채용전문기관인 코리아 리크루트가 금년 4월말에 조사한 ‘2/4분기 신입사원채용 현황 및 계획’에 따르면, 조사대상 100개 기업 중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은 30개 기업이고 이 가운데 인원을 확정한 기업은 단 10개(약 565명)에 불과하다. 그 동안 탄핵정국과 뒤를 이은 여론분열 등에 의해 정치·사회적인 불안이 확산되며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고용계획 역시 불확실해진 경향은 있다. 불안한 고용전망 속에 서울대는 취업진로센터를 설치하여 졸업생의 취업에 적극적이고, 연세대 역시 두 팔 걷어 붙였으나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소위 SKY 대학들이 이러한 우려를 발설한다면 지방에 위치한 ‘지방대’의 경우는 어떨까? 전체 졸업자 중 지방대생은 75%에 달하고 있다. 지방대의 취업실태 및 5중고 지방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순수취업률은 50∼60% 수준,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과장된 것이라 분석한다. 리크루트는 자체 조사를 통해 지방대 졸업생들의 순수취업률을 35∼4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취업률이 64%라고 발표한 한 지방대학 취업담당자는 “이것은 인턴 같은 임시직이나 포장마차 운영 등도 포함시킨 것이며 정규직 취업은 30% 수준일 것”이라 했다. 지방대 출신의 수도권취업률도 꾸준히 감소하여 2000년대에는 10% 수준이다. 유수 기업들 중에는 지방대에 채용공고를 보내지 않고 지방대 출신의 서류는 심사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대출신의 25%가 직종과 연봉에 상관없이 어디든 취업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지방대는 이렇게 취업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낮은 취업률을 보고 대학지원자들이 기피하여 신입생이 입학정원에 미달하고, 재학생들은 전망 없는 지방대를 떠나 가능한 한 서울소재 대학으로 편입, 이탈하고 있다. 서울로 이탈하는 것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학생수의 감소로 특히 사립대학의 재정은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이런 지방사립대의 교정은 심리적인 소외, 위축, 박탈, 패배의 검은 안개에 덮여 있다[PAGE BREAK]오늘 한국의 지방 사립대는 이와 같이 미달난, 이탈난, 취업난, 재정난, 심리난이란 5중고에 시달리는 참으로 큰일난 상태에 있다. 정부의 대책안 지방대학의 문제는 대학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런데 중앙집권체제 하에서 지방은 서울에 종속되어 그 어느 분야에서도 자생력과 자기유지능력이 발휘될 수가 없다. 더구나 중앙집중이 계속되고 지방 전체가 공동화(空洞化)되는 대세 속에 지방대도 존립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문제가 이렇게 전국적으로 확대, 심화되자 늘 그렇듯 뒷북치는 정부관료들이 각종 대책 안들을 급조하여 내놓았다. ①지방대학육성특별법 제정 ②지방대학육성기금 조성 ③지역경제 중심기관으로 지방대학을 육성 ④육성정책 통합적·체계적 추진 ⑤‘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대학들의 전문성 있는 다양화·특성화 지원 ⑥대학설립 및 정원자율화 정책 재고 ⑦대학의 구조조정, 통폐합 독려 ⑧경쟁력 없는 대학의 자진퇴출 유도 ⑨고위공직자의 채용과 국가고시합격자의 수를 각 지방에 안배, 할당 ⑩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지방이전 촉진 ⑪이들 기관의 지방대출신 채용 ⑫여타 기업들도 입사원서의 출신대학란 삭제 ⑬사원채용에 지방대생 차별을 금지 ⑭직무능력표준제도 ⑮능력중심으로 인사관리하는 기업 표창 ?기능인 우대 ?국립대학의 공익법인화 내지 민영화 검토 등등이다. 이러한 광대무변한 대책들의 집합의 미로 속에 지방대생 당사자는 물론 국민 모두와 이들을 발표하는 정부관료들조차 아리송하여 헷갈릴 수밖에 없다. 2. 지방대 졸업생의 진로 장애 원인 국립/사립의 이원화된 대학제도 문제는 이러한 대책안들이 실질적으로 지방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방대위기와 미취업 사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제도적·구조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이라 함은 건국 후 반세기 동안 누적되어 온 것이고, 구조적이라 함은 정부관료들이 만들어 논 대학제도를 말한다. 해방 직후 절대 빈곤 하에서 대학교육은 국민, 즉 민간 차원에서 충분하게 공급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국가가 국립대학을 세워 저렴한 등록금으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유의미하였다. 서울의 서울대를 비롯하여 각 지방의 지방거점 국립대학들이 당시에 유능한 인재들을 배출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후 경제와 함께 국민의 역량이 신장하여 사립대학들을 설립하기에 이르렀고 현재는 대학교육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대학은 지금까지 ‘국립’의 국가적 기능과 영향에 대한 심도있는 평가나 분석 없이 오늘까지 존속하며 사립대학과 동일한 교과과정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원칙 없이 국립-사립으로 이원화된 대학제도가 지방사립대의 몰락과 졸업생 진로장애의 근본원인이자 재앙의 불씨이다. 이 작아 보이는 불씨가 반세기 동안 권력과 금력이 서울로 집중되는 대세 속에 전국으로 확산되어 한국교육을 불태우고 나라를 망치는 초대형 재난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 이유와 재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PAGE BREAK] 재난의 이유 국립대는 사립대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단지 ‘국립’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국고지원을 받고 있다. 대학의 시설비, 운영비를 국가가 정례적, 기계적으로 지불하고 등록금은 사립대의 1/2 수준이다. 당연히 국립대가 사립대에 경쟁우위를 점하게 됨은 자명하다. 경쟁우위라 함은 이러한 등록금 덤핑으로 지원자들을 선점하는 것이다. 현재의 전형제도에서는 수능점수의 전국석차 상위권 지원자들을 거저 확보하고 있다. 이 구조 속에 전국적으로 국립서울대를, 각 지방에는 지방거점 국립대를 정점으로 하는 경직된 대학서열체계가 반세기 동안 고착되어 왔다. 이 서열체계 하에서 중등교육은 더 높은 수능점수를 획득하기 위한 입시준비과정으로 전락하였다. 공교육은 실종되었고, 합법·불법적인 사교육은 창궐하여 사교육비의 부담은 모든 국민, 특히 서민과 저소득층일수록 큰 고통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파행적인 중등교육은 비교육적·비인간적이어서 우리 청소년의 인권이 유린되고 적성이 무시되며 참다운 재능이 말살되고 있다. 단지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추구하는 무특징의, 부유한 평균두뇌가 높은 점수를 얻어 득세하고 있다. 이 서열체계 하에서는 대학간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 학문의 내용과 교육의 질 경쟁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미 ①국립이라는 위상과 ②서울이라는 입지조건에 따라 지원하는 입학생 수능석차에 의해 대학의 경쟁력(?)과 서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 나라 대학 전반의 참다운 경쟁력이 향상될 리가 없다. 사립대, 특히 지방의 사립대는 아무리 특성화를 이루고 교육의 질을 높여도 지원자들이 기피하여 노력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항상 퇴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반면에 국립대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우수(?)한 지원자들이 자동적으로 몰려오고 국고의 자동적인 유입으로 존속이 완전 보장되어 퇴출의 위험이 전혀 없다. 교육의 질을 높일 아무런 제도적·기능적 장치도 없고 스스로 노력할 필요도 없다. 서울대 역시 가만히 있어도 항상 일등이다. 그러나 노벨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단지 예산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국립대는 국가기관으로서 손익계산서도 작성하지 않으므로 국고를 아무리 낭비하고 아무리 비효율적으로 운영해도 표출되지 않는다. 세계 60개 국가를 조사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4년 세계경쟁력연감>이 한국의 교육분야 경쟁력이 44위, 대학교육경쟁력은 59위라 한 것은 오판이 아니다. 이 서열체계에 의해 졸업생의 진출 역시 좌우되고 있다. 서열 상위일수록 취직 등 사회적 진출이 유리하고 여기서 형성된 학벌의 위력으로 그 후의 승진도 보장되어 있다.[PAGE BREAK]그 결과 서울대 출신이 한국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을 석권하였고, 결국 국립 + 서울대 학벌이 우리 나라의 독점적 지배학벌로 등극하여 현재 성공의 필요, 충분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사립 + 지방대의 학벌은 제도적으로 영원한 피지배학벌로 낙인찍혀 졸업생의 취업과 승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 학벌의 독점지배는 비효율적이고 망국적이다. 비효율적이라 함은 사회 각 분야에서 지배학벌과 피지배학벌 간에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적 정서가 전자를 선호하는 중에 후자는 전자에 의하여 의식, 무의식적으로 소외, 배척되기 때문이다. 지배학벌 내의 경쟁 역시 공정할 수가 없다. 연고주의적 한국풍토에서 이미 친숙한 선후배, 동문간에 다양성, 객관성, 참신성, 창의성, 정직성, 준엄성 등 공정경쟁의 기본요소들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계약 및 재판은 무대 위의 연출이고, 실질적인 것은 막후에서 동문간의 흥정으로 결정된다. 4·15 총선으로 143명의 여야 국회의원을 확보한 서울대 총동문회는 4월 29일 자축연에서 “실질적으로 서울대당이 만들어진 것이며 어떤 법안도 발의하고 통과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망국적이라 함은 이러한 집단의 이해관계가 국가의 이해관계로 둔갑하여 관철되는 것이다. 기득권수호를 위해 살인 등 온갖 불법을 자행했던 역대의 집권당들 그리고 북한의 공산당이 그 예가 된다. 3. 지방대 졸업생의 진로 활성화 방안 지방 사립대의 회생과 졸업생 진출의 활성화는 위에 나열된 대책들이 모두 실현된다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각 처방들의 특성과 부작용을 검토한 장·단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위의 정부안들을 몇 개 군(群)으로 정리하면, A군: ①∼⑤ 지방대육성, B군: ⑥∼⑧ 대학관리, C군: ⑨∼⑬ 취업지원, D군: ⑭∼? 인사관리 그리고 E군: ?, ?대학제도에 관한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A군의 지방대육성책과 B군의 대학관리는 본질적으로는 불필요한 것이고, 또 불필요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대학은 정부관리들이 나서서 육성시켜야 육성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관리대상도 아니다. 오히려 관리들의 통제에 의해 지금까지처럼 더욱 왜곡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지 대학이 자유롭게 발전하며 변신할 수 있도록 제도적 조건만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집권체제 하에서 불거진 현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것이 대증적(對症的)인 요법에 불과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근본적으로는 중앙집권의 완화, 지방자치의 실현, 국토의 균형발전 등을 이룩해야 한다. C군의 취업지원정책도 원칙적으로는 자유민주적 시장경제에서 생각할 수도 없는 조치들이다. 정책적인 할당, 이전, 삭제, 금지 등은 항상 그 기준이 결코 합리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역차별에 의한 비효율, 강제에 따른 반발 내지 종속 및 책임전가, 공식적 기준을 초월하는 편법의 조장 등을 반드시 수반하여 정책의 유익보다 더 큰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假死)상태의 지방 사립대가 회생하기까지는 역시 한시적, 제한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대증요법에 속하는 것이다.[PAGE BREAK]D군의 인사관리는 비단 지방 사립대생의 사회진출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기능을 우대하는 능력사회의 구현을 위한 기본적이고 항시적인 정책이기도 하다. 비록 지방대의 육성을 위하여 제안된 것이나 이 기회에 사회 전반에 정착될 필요가 있다. E군의 대학제도정책, 즉 국립대학의 공익법인화 내지 민영화는 대책안 중에서 유일하게 병인(病因)에 대한 근원적인 처방이다. 왜냐하면 위에 지적한 것처럼 원칙 없이 이원화된 국/사립의 대학제도가 온갖 재난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국립대학이 부당한 경쟁우위에서가 아니라 사립대학과 공정한 조건하에서 운영될 때, 교육의 질의 경쟁이 가능하고 참다운 경쟁력에 따른 유동적인 서열체계가 성립할 수 있다. 이 속에서 지방대학들도 노력하는 만큼 발전하며 졸업생의 사회적 진출도 활발해 질 수 있다. 물론 이 안이 당장 실현되어도 그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A, B, C군의 정책들을 절제 있게 실행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국립대 구성원과 일부 여론이 국립대의 환속(還俗)(?)을 교육의 공공성을 내세워 거세게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립대의 위상변화로 인해 국가의 교육적 책무가 경감되거나, 따라서 공공성이 저해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훼손되었던 진정한 교육의 공공성과 효율성이 회복되는 것이다. 이 때에 지방대 교정의 검은 안개와 온 나라의 재난이 사라지고, 우리 민족의 양심과 슬기가 웃으며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이태백’도 훼손된 자기 명예가 회복되어 한반도의 밝은 달에서 흥겨운 춤을 출 것이다.
박종은
신수범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선임연구원 1. 서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교수자와 학습자 상호간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지 않고도 교육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학, 기업교육 분야에서 이미 활성화되었으며, 교육 분야에서도 보다 광범위하게 확대되어 가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교수-학습의 형태로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교원연수 분야에서는 ‘원격연수’라는 키워드를 사용하며 2000년부터 연수기관이 확대 운영되고 있다. 2004년 4월 현재 총 53개 기관의 교원원격교육연수원(이하, 원격연수원)이 운영되고 있다. 원격연수원의 교원연수과정은 시·도 교육청에서 인증되어 오프라인 연수를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유네스코 자료에 의하면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가의 많은 나라에서도 이미 교원연수를 원격으로 실시하고 있어 국내외에서의 교원연수 상당 부분이 원격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원격연수원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원격연수원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어 현장 교사에 대한 홍보 및 연수내용, 지원인력 등의 정비가 필요하며 원격연수의 질 관리 방안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원격연수원의 운영 실태를 분석하고 원격연수원의 콘텐츠 및 교육과정 개발 전략과 운영진 관리 전략에 대한 주요 내용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원격교육 운영 실태 1) 국내외 원격연수 운영 현황 개요 원격연수원 설립 이전 교원연수는 16개 시·도 교육연수원과 서울대학교와 교원대학교연수원을 통해서 이수가 가능하였지만, 원격연수체제 이후에 연수기관에 폭넓게 확대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원격연수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00년 12월에 최초 원격연수원 인허가를 수행하여 2004년 4월 현재 53개의 원격연수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의 원격교원연수과정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정부 수준, 대학 수준, 민간기관 수준에서 원격교원연수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주정부 수준으로 우수 실천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원격연수 사례는 텍사스 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Brazos-Sabine Connection(www.brazos-sa bine.org) 기관이다. 텍사스 주 교사를 대상으로 ICT 활용, 리더십 교육, 교육 CEO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텍사스 주와 연방정부에서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대학수준 우수원격연수 실시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관은 오레곤 주립 대학이다. 오레곤 주립대의 원격 교원전문성 신장 프로그램 과정(oregonstate.edu/dept/pte/profdev.htm)은 오레곤 주의 표준 교원전문성 기준을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이며 유료이다. 민간기관으로서는 특히, ICT 활용 분야에서 Intel의 Teach to the Future, Apple사의 Apple Classroom of Tomorrow와 그 이외에 IBM, Cisco 등 회사의 원격연수과정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2) 교원 원격교육과정 분석 (1) 원격연수원 교육과정 운영 현황 분석 2002년 12월 기준으로 51개의 원격연수원이 인허가를 받았다. 앞 는 원격교원연수원 인허가 현황을 보여준다. 연간 교육과정 수, 연간 과정 운영횟수, 1회당 연수인원 모두 일반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원격교원연수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AGE BREAK](2) 콘텐츠 및 교육과정 51개의 원격교원연수원에서 제공하는 교육용 콘텐츠는 대략 400여 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용 콘텐츠는 각각의 원격교원연수원마다 그 내용이 중복되고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 실제 현장 교원들에게는 그 종류가 미흡하다 할 수 있다. 우선 전국의 시·도 교육청, 대학교, 사기업 등 원격교원연수자격을 허가받은 기관의 원격교원연수원에서 제공하는 교육용 콘텐츠를 전체 영역별로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에서 볼 수 있듯이 원격연수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교육용 콘텐츠는 그 영역을 분류하면 ‘컴퓨터’, ‘교과지도’, ‘교육과정 및 교육학’, ‘상담 및 생활지도’, ‘자격 및 직무연수’, ‘기타’등 6개의 영역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하다고 볼 수 없으며, 그 중 ‘컴퓨터’ 영역에 대해서는 과반수(49.5%)에 가까운 수가 개설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원격교원연수의 경우에는 정보화교육에 관련한 강좌가 많이 개설되어 있으나 현직에 있는 교원들은 교직, 전공과목 모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원격교원연수가 시행되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전공교과, 정보화연수, 일반교양, 생활지도 순으로 강좌가 개설되기를 희망하고 있어 정보화연수보다 전공교과 및 생활지도에 대한 전문화연수 욕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 원격교육연수원 발전 방안 1) 콘텐츠 및 교육과정 개발 전략 (1) 명확한 목표와 대상 설정 원격연수의 콘텐츠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개발된 일반적인 교재나 멀티미디어 CD타이틀도 아니다. 원격연수 콘텐츠는 일정한 시간 동안 정해진 목표가 있으며, 분명한 학습자도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콘텐츠 개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따라서 콘텐츠 개발 전에 최소한 연수에 참여하는 교수자의 명단과 최소한의 인물 약평이 필요하다. 최소한 위와 같은 내용을 파악한 후에 콘텐츠 개발을 할 경우, 해당 내용을 반영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개발자는 특히, 정보소양 능력, 네트워크 속도와 접속 장소에 따른 제약사항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콘텐츠 개발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강의주제와 목표가 동일하여 외부 콘텐츠를 도입하여 원격연수과정을 운영할 수도 있지만, 학습자의 심리상태 및 학습수준이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그대로 도입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기 개발된 콘텐츠의 경우에라도 연수생의 특성에 따라 유지 보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원격연수에서는 같은 연수과정일지라도 그대로 도입이 어려운 것은 학습자 변수에 기인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연수의 경제성을 위해 콘텐츠를 그대로 재사용할 수도 있지만, 연수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재구성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2) 역동적인 교수-학습 활동 전개 전략 사이버 교수-학습활동은 교수자의 직접적인 통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학습자에게 즉각적이며 직접적인 학습활동을 지시하며 학습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는 없다. 사전에 계획된 교수-학습 전략을 구상하여 콘텐츠를 학습자에게 제공해 준다. 그런데, 원격연수원이나 e-Training 과정의 대부분의 콘텐츠는 간단한 마우스 클릭, 간단한 숫자 또는 글자 입력 등의 교육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간단한 학습자 활동을 유도하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교육과정 내용 및 콘텐츠 운영 전략은 사이버 교수-학습활동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며 학습의 소극적인 태도를 유도해낼 가능성이 높다. 학습자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해야 한다. (3) 학교 교육과정 적용 전략 교원연수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학교교육 개선이다. 어떤 훌륭한 교원연수과정도 이와 같은 측면을 만족시켜주지 못할 경우 그 가치는 떨어진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교원연수 교육과정을 계획하더라도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콘텐츠 개발에 이와 같은 변수를 고려하여 착수할 필요가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라 함은 해당 교과과정이나 행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디지털 자료 제공, 학습자 활동 소재 제공, 학습지, 질의응답 내용 및 전략 등이 포함된 내용이다. [PAGE BREAK]모든 교과내용에 대하여 모든 교수-학습 자료 및 정보를 제공해 줄 필요는 없으나, 교사에게 일차적으로 이와 같은 내용이 제공된다면 성공적인 연수와 연수 만족도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교직 특징 적용 교사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교수-학습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 학생의 학교활동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 등의 실천능력이다. 원격교원연수에서는 교사가 이와 같은 실천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구성해야 한다. 즉, 궁극적으로 원격연수원에서 최종 목표로 해야 할 내용은 교육내용 전달의 극대화를 넘어선 교육 내용을 어떻게 재구성하여 연수생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공하는 액션 플랜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콘텐츠 개발과 연수 목표의 설정은 역시 성공적인 연수와 교사의 만족도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운영진 콘텐츠 개발 참여 방향 결정 콘텐츠는 해당 연수과정 교수자의 의도가 삽입되고 표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수자는 연수일정에 따라서 콘텐츠를 학습자에게 제공하며 학습자와의 상호작용을 수행하게 된다. 교수자가 콘텐츠를 직접 조작하며 학습자와의 상호작용 하는 과정은 교수자가 최소한 콘텐츠 항해 및 서버접속에 능숙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교수자의 일련의 활동을 위해 콘텐츠 개발에서는 교수자가 직접 콘텐츠 개발을 하는 것과 상관없이 콘텐츠 개발과정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참여하여 교수자의 의도가 맞게 표현되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수자의 ICT 소양 능력 수준을 체크하여 교수자가 원활하게 강의를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서버 및 시스템 사양 고려 콘텐츠는 서버에 탑재되어 전송된다. 따라서 서버의 메모리 및 하드웨어 환경을 고려하여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 콘텐츠는 학습자가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사양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 제작시 평균 동시접속자 수를 체크하여 서버 부하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콘텐츠 개발자는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하드웨어 환경은 사용자의 상호작용 증대 및 흥미도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서버시스템의 에러시 차선 콘텐츠 전달 방법을 수립하여 긴급 상황 발생시 이를 조치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에 대해서는 해당 콘텐츠와 서버 접속을 위해 필요한 권장 하드웨어 기준을 제시하여 학습자가 사전에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운영진(Faculty) 관리 전략 (1) 교수활동 참여 극대화 촉진 전략 사이버 교수-학습과정은 학습자의 변화양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자의 학습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은 교수자에게 24시간 오픈되어 있으며, 사이버 교육 시스템과 다양한 의사소통 경로를 이용하여 학습실태 및 사용자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즉, 학습자의 학습상황과 학습심리 파악은 대단히 어려운 상태이지만, 그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상태이다. 이에 사이버 교수-학습체제에서 학습실태는 교수자의 적극적인 노력여하에 따라서 언제든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사이버 교수-학습체제는 24시간 질의응답체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학습자의 질의는 일정한 시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산발적이며 광범위한 시간에 걸쳐 나타나고 음성언어 기반이 아니라 문자언어 기반이라 정규 학교교육의 응답체제에 비하여 두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자는 신속하고 정확한 응답을 기다리게 된다. 이에따라 교수자는 다양하며 신속한 교수활동을 통해서 이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지연되는 답변, 방화벽이나 시스템 버전 등의 문제로 인한 특정 어플리케이션의 오동작 등은 학습 촉진의 방해요소이다. 그러므로 사이버 교수-학습체제에서 교수자는 많은 시간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이버 교육체제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는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장애요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교수자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교수자의 적극적인 자세 촉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는 교수자의 적극적인 교수활동 참여를 위해 필요한 내용을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으로 나누어 우선순위가 높은 순서로 제시한 것이다. [PAGE BREAK]관리자는 교수진이 적극적인 교수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에 나타난 동기유발 요소를 제공하고, 교수진은 사이버 교수-학습활동이 집합교육에서와 같이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이루어진다는 기존 관점을 지양해야 한다. (2) 교수자 인력 운영의 유연성 지향 사이버 교수활동은 특히, 장소를 초월하며 나타나기 때문에 교수자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연수생 모집방식에 따라서 연수생 숫자도 대단히 유동적이다. 즉, 사이버 교수활동은 장소를 초월할 수 있는 반면에, 유동적인 연수생 수에 대비한 정책이 필요하다. 적정한 인원으로 효과적인 교수활동에 참여할 경우에 사이버 학교 운영의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다. 이는 보조 교수자를 포함하는 교수자 개인적인 역량과 적극성도 필요한 요소이지만, 근본적으로 사이버 교육에 참여하는 교수자의 근무방식과 인원수를 유동적으로 운영해야 원격교육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며 활성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근무방식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교수자 인력 운영을 상근(Onground)-전일제(Full-Time) 교수자, 상근-시간제(Part-Time) 교수자, 재택(Online)-전일제 교수자, 재택-시간제 교수자 4가지 종류로 분류하여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근무방식, 근무시간과 활동내역 등의 상관관계에 따라서 적합한 보상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4) 학습자 활동 촉진 전략 (1) 사이버 학습활동 활성화 전략 제시 사이버 학습체제에서 교수자와 학습자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 다른 장소에 위치하여 있음으로써 교수자는 집합교육에서보다 학습자에 대한 통제권이 약해지게 된다. 또한 교수-학습 주요변수에 대한 파악이 매우 어렵고 제약이 뒤따른다. 기본적으로 상호 관찰이 불가능하고 비실시간 교수-학습 특성으로 인하여 학습자의 상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교수-학습에 책임감을 갖고 교수-학습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의 학습주제에 대한 질문, 반응, 토론에 의무적인 참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면대면 수업에서 연수생은 교수자의 직접적인 통제에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학습이 가능하였다. 반면에 직접적 통제가 불가능한 가상공간을 이용해 학습할 경우에는 최소한의 학습을 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주제에 대하여 필수적으로 반응하며 관련한 질문과 실시간, 비실시간 토론에 참여해야 과정이수가 가능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원격교육은 교수자와 연수생을 연계하는 매체가 필요하고, 그것은 최소한 컴퓨터와 인터넷이 필요하며 이를 운영하기 위한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습자는 학습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 기능과 새로운 학습 프로세스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간단한 텍스트 자료 안내 이상의 내용을 필요로 하고 학습자의 변화된 학습활동을 유도하고자 할 경우에는 사이버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교수자 업무 경감을 위해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변화한 학습환경에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사이버 학습활동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2) 공동체 의식 고취 사이버 세계는 물리적인 공간을 통해 만나지 않으며 기존 소속기관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소속감을 상실할 수 있다. 또한 교수-학습에서 학습자의 지적 수준, 심리상태 및 학습 선호도, 생활환경 등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하지만, 원격연수체제에서 이와 같은 교수-학습 주요변수에 대한 파악이 매우 어렵고 제약이 뒤따른다. 기본적으로 상호 관찰이 불가능하고 비실시간 교수-학습 특성으로 인하여 학습자의 상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 개최, 학습내용과 관련이 없는 일상생활 및 취미활동에 대해 빈번한 대화가 필요하다.[PAGE BREAK]4. 결론 및 제언 전통적으로 국내 교원재교육기관은 16개 시·도 교육청 연수원과 2개 대학 연수원에 한정되어 왔다. 2000년 이후 교원연수기관이 대학과 민간기관까지 확대되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기반 교원연수체제, 사이버 연수보다 집합연수가 효율성이 보다 효과적이란 인식, 연수 프로그램의 효율성 측면, 원격교육체제 운영의 미숙함 등으로 원격연수원의 어려운 측면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가 가지고 있는 유연성, 확장성은 언제든지 기존 집합연수를 대체·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현 업무에 지장을 최소화하며 원하는 내용을 수강할 수 있는 체제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원격연수원의 역할이 보다 확대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가 충족될 필요가 있다. 연수원의 활성화에 가장 필요한 요소로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은 원격연수에 대한 인식 개선, 단기적으로는 현장교사가 필요로 하고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연수 프로그램의 지속적 확장, 인증체제의 확대 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학과 시·도 교육청 원격연수원에서는 교수자와 튜터의 적극성이 상당히 필요하다. 훌륭한 콘텐츠는 연수의 중요한 성공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콘텐츠는 상호 작용적인 교재수준이며 양질의 콘텐츠 자체가 학습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콘텐츠와 함께 교수자의 적극성은 상당히 중요하다. 대학과 시·도 교육청 소속 원격연수원의 교수자 및 튜터의 적극성과 조직운영체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효과적으로 교수자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원격연수가 집합연수에 비하여 보다 효과적이며 경제적임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민간기관에서는 연수생의 여론에 쉽게 흔들려 연수효과의 본질이 흐트러질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원격연수원의 중대한 결함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애요소 극복을 통해 원격연수원은 집합교육의 장점을 모두 수용하고 사이버의 편리성을 추구하여 진일보한 교원연수체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홍생표 |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실장 한국교총은 1947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의 교원단체이다. 한국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를 표방하며 설립 이후 다양한 교원강습과 연구대회, 그리고 교원연수를 통해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원격교원연수는 2002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 인가를 받아 새롭게 진행하고 있는 연수로서 일선 교원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래서 다른 연수원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최고의 연수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 연수운영의 기본방향 한국교총이 원격연수를 새로 시작하면서 내부적으로 몇 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는 최고수준의 교원연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교원연수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콘텐츠의 수준에서부터 운영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력과 시도를 하였고, 그 결과 다른 연수원에서도 유사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둘째는 선생님들의 연수비 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정부에서 연수비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라 다른 연수원보다 저렴한 수강료로 운영함으로써 전반적인 연수비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즉, 교총 회원 할인혜택과 단체수강 할인 등 다양한 가격정책을 통해 연수비 부담을 완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셋째는 교직사회 전반적으로 정보화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직무연수의 경우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교원들이 많이 수강하는 점을 고려하여 가급적 부담감없이 온라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전자도서관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양한 인터넷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04년도부터는 선생님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3개 강좌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2. 교육과정 교총 원격교육연수원에서 제공하는 연수 프로그램은 크게 3종류로 구분된다. 연수과정 현황 직무연수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운영하는 과정으로서 현재 20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은 60시간으로 편성되어 있고, 이수하면 4학점이 인정되며 연수성적을 반영할 수 있는 연수과정이다. 현재 운영중인 연수과정은 다음과 같다. 1) PC기초에서 인터넷까지 2) 포토샵 기초에서 활용까지 3) 학교에서 엑셀/파워포인트 활용하기 4) 수업활용을 위한 멀티미디어 홈페이지 제작 5) 즐거운 수업을 위한 ICT 활용교육 6) 역동적 홈페이지 제작을 위한 플래시 기초에서 활용까지 7) 학생지도를 위한 성교육 상담 과정 8) 학생지도를 위한 인터넷 중독 상담 과정 9) 어린이 경제교육 지도 [PAGE BREAK]10) 즐거운 독서교실 11) 학습장애 상담 12) 학생 인성지도의 이론과 실제 13) 학생상담 기본 14) 청소년 문제유형별 상담 15)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 16) 워드프로세서 3급 자격증 17) 컴퓨터 활용능력 2급 자격증 18) 컴퓨터 활용능력 3급 자격증 19) 쉽게 배우는 내 컴퓨터 유지관리 20) 인터넷 정보검색사 자격증 자율연수는 연수성적이나 학점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를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하여 교총 연수원에서는 레크리에이션이나 마술 등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지원하기 위한 과정들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 관련 과정도 운영체제부터 웹 프로그래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리고 영어회화, TOEIC, 일본어, 중국어 등 어학강좌도 개설되어 있다. 무료강좌는 선생님들을 위해 특별히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한글2002, 인터넷 기초 활용, PC 정비사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3. 연수 진행 과정 원격연수 진행과정은 크게 수강자와 운영자 측면에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수강자 입장에서 연수 진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원격 직무연수를 받으려면 우선 본인이 원하는 과정이 어느 연수원에서 제공되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연수원이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샘플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해당 연수원 사이트에 접속하여 살펴보고, 주변에 해당과정을 학습한 선생님들의 의견도 참고하도록 한다. 특히, 과정 선택도 중요하지만 연수원의 평판이나 공신력도 신중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수강신청은 온라인으로 하게 되며, 수강료 결제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총 연수원은 시험고사장 선택, 교재 발송지 선택 등도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하며 그 결과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강신청이 끝났으면 학교장 추천서를 작성하여 연수원으로 송부해야 한다. 직무연수는 반드시 인사권자의 추천 또는 지명절차가 필요한데, 과거에는 교육감 지명이 일반적이었지만 현재는 전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학교장 추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강신청이 완료되었으면 개강일부터 원격강의를 수강하면 된다. 강의를 듣는 도중에 의문사항이 있으면 게시판을 통해 질문을 올리거나 지정된 연락처로 전화를 하면 첨삭지도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학사진행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므로 공지사항을 잘 확인해야 한다. 원격 직무연수는 보통 5∼6주 과정으로 운영되는데 중간에 온라인 평가와 과제물 제출을 하게 된다. 지정된 기일을 엄수하는 것이 중요하고, 궁금한 사항은 반드시 문의하여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연수 마지막 단계는 출석고사이다. 자신의 시험 볼 고사장을 확인하고 수험표를 비롯한 준비물을 꼭 챙겨가도록 한다. 출석고사장은 각 연수원마다 다르지만 가급적 고사장을 전국적으로 많이 배치하는 연수원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교총 원격연수원은 매 기수별로 약 20개의 고사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강생이 원하는 고사장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AGE BREAK]출석시험이 끝났으면 연수원이 공지하는 답안과 대조 확인을 하도록 한다. 교총 연수원에서는 답안 공지 후 이의신청 기간을 두어 출제나 채점상의 오류를 방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무연수 최종 점수산정은 상대평가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본인의 연수점수를 확인해두고, 추후 배송되는 이수증과 대조하여 이상 유무를 확인하여 인사기록에 등재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종료된다. 연수를 운영하는 측에서는 연수생이 무리없이 소정의 연수과정을 이수하도록 학사운영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물적·인적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시스템 면에서는 수강생 수를 고려하여 적정규모의 서버와 회선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LMS(Learning Managerment System)를 잘 설계 운영해야 하는데 이것을 통해 모든 학사운영이 진행되게 된다. 다음은 교육과정 개발 절차로서 요구조사 등을 통해 대상과정을 선정하고 이에 따라 강사와 튜터진을 구성한다. 기본 원고가 나오면 이를 기초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연수교재도 집필된다. 콘텐츠 개발과 제작은 다양한 기법과 절차를 통해 진행되며 최종 검수가 끝나면 LMS에 탑재되어 학사일정에 따라 강의가 서비스 된다. 교총 원격연수원은 1년 동안 6기에 걸쳐 직무연수를 운영한다. 보통 12월로 들어가기 전에 다음 연도 연수운영 계획을 확정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학교의 학사일정이다. 직무연수의 경우 학사일정에 따라 수강생의 규모가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전반적인 운영계획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매 기수별로 연수를 진행하는데 있어 1차로 진행되는 절차는 각 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연수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홍보를 하는 것이다. 홍보는 보통 신문광고와 이메일, 그리고 단문메시지서비스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강신청기간이 종료되면 학교장 추천서를 수합하여 내용을 확인하고 각 교육청이 지정하는 절차에 따라 교육감 지명을 의뢰하거나 수강생 명부를 송부하게 된다. 다음으로 교재를 발송하고 수강인원에 따라 튜터진을 배치하게 된다. 개강을 앞두고는 탑재된 콘텐츠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수강 안내 메일을 모든 연수생에게 발송하여 학습절차를 안내하게 된다. 그 후 개강이 되면 약 3일 정도는 운영진이 문의전화를 응대하느라 무척 분주한 시기가 된다. 왜냐하면 새로 수강하는 연수생의 경우 학습방법에 익숙하지 못하고, 컴퓨터 상태에 따라 강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개강 이후에는 평가에 관련된 업무가 진행된다. 온라인 평가, 과제물 평가 등이 진행되고, 출석고사장 섭외 및 감독관을 선정하게 된다. 그리고 연수 중반이 되면 출석고사 문제 출제에 들어간다. 출석고사는 각 과정별로 문제은행이 구축되어 있지만 매 기수별로 신규문제를 보완하여 출제하고 있다. 강사진이 출제한 문제는 운영진에서 검수를 통해 문제의 난이도와 타당성 등을 검토하며, 최종 완성된 문제는 출석고사일에 임박하여 지정인쇄소에서 관리자 입회 하에 인쇄가 된다. 각 고사장에서 문제지와 답안지가 회수되면 명부와 대조하고, 주관식 문제에 대한 채점에 들어간다. 주관식 점수 채점이 끝나면 OMR 카드를 판독하여 그 결과를 LMS로 보내게 된다. LMS는 이것을 수강생 각 개인이 본인이 작성한 답안과 정답 유무를 온라인 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OMR카드 채점 시스템과 온라인 문제은행 시스템은 교총 원격연수원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이것을 통해 대규모 수강인원에 대한 학사업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있다. 채점 결과에 따른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즉각 이메일을 통해 답변이 주어지며, 주관식 부분점수나 중복답안 인정 여부는 수 차례의 협의회를 통해 결정되게 된다. 그리고 채점은 최소 3차례 이상의 재검과정을 거치게 되며, 연수원 운영협의회를 소집하여 모든 결과처리를 보고하고 확인을 받은 후에 최종 점수를 확정짓게 된다. 규정상 연수 종료 후 10일 이내에 결과를 각 교육청으로 보고하도록 되어 있어 성적처리기간에는 운영진이 심야까지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 개인별로 이수증과 성적표를 인쇄하여 발송하고, 연수에 대한 평가의견을 검토하는 것으로 연수가 종료된다. [PAGE BREAK]4. 향후 과제 교총 원격연수원은 1기에 최소 2천 명에서 많게는 5천여 명이 동시에 직무연수를 받고 있다. 연수 종료 후 수강생의 의견을 들어보면 오프라인 연수보다 원격연수가 학습효과가 높고 편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통계를 분석해보면 선생님들은 원격연수를 크게 각 개인의 전문성 향상과 연수 성적 및 학점취득이라는 두 가지 목적에서 수강하고 있다. 1년에 여러 강좌를 수강하거나 자율연수를 자주 이용하는 수강생은 전문성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경우이다. 반면에 만족스럽지 못한 연수성적이 나온 경우 유사강좌를 돌아가며 수강하시는 선생님도 다수 있다. 어떤 경우 등 여러 차례 연수를 듣다보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연수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정부나 각 연수원이 공동으로 노력을 해야 할 부분이다. 온라인 강의는 콘텐츠 개발과 관련하여 초기에 많은 투자비용을 동반하게 된다. 그러나 적정규모의 수강생이 확보되지 못하면 운영상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연수원 입장에서는 신규과정 개발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은 학습여건의 조성이다. 학습 패턴을 분석해보면 학교업무가 분주하기 때문에 심야나 이른 새벽에 학습을 하는 경우가 이외로 많다. 그리고 방학기간에도 개인일정 이외에도 수련회나 연수 등 여러 학교활동으로 연수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약 10% 정도가 중간에 연수를 포기하는데 이것은 결코 적은 비율이 아니다. 또한, 전국 주요지점에 출석고사장을 배치하고 있고, 토요일 오후에 시험을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출석고사에 많은 불편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결론 삼아 덧붙이자면 원격연수는 교원들에게 연수기회를 확대하고, 편리성과 학습효율 면에서 바람직한 요소가 많아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이 지니고 있는 한계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이며, 교육과 학사운영의 질을 어떻게 더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교조 주축 교육시민단체, 교육운동과 색깔을 달리하며 교육의 공공선 추구 등을 모토로 한 새로운 시민단체 ‘교육과 시민사회’가 29일 출범했다. 교육과 시민사회는 창립선언문에서 “교육을 사적 이익의 도구로 이해하는 논리와 직업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교육발전을 위한 합리적이고 건강한 비판과 개혁활동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제도와 정책 및 운동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정립해 교육정론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창립의미를 밝혔다. 단체는 강태중(중앙대 교수·경실련 교육위원장)·이기우(인하대 교수)·윤지희(전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공동대표와 강지원 변호사, 최현섭 전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공동대표, 김동춘 참여연대 위원, 송인수 좋은교사모임 총무 등 학부모, 교사, 교수, 시민운동가 31명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교육과 시민사회는 창립선언문에 담긴 의미와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볼 때 기존의 전교조 중심 교육운동과 일정거리를 두며 균형적 대안 모색과 정책 연구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강태중 공동대표는 “그동안 전교조 중심의 교육시민운동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보면 된다. 다소 노동운동과 같이 계급적 이해 관철에 치중하는 교육운동의 요소는 시민사회가 견제하고 정화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집단적인 이익보다는 보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시민사회를 응집시킬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7차 교육과정의 존폐 여부와 수석교사제, 교사평가제 도입 여부와 관련해 교육연대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지만 한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한쪽의 의견이 묵살됐고, 이것이 또 다른 교육시민단체 태동의 발단이 됐다. 송인수 총무는 “직업적 이해관계에서 보면 교사평가는 절대 도입할 수 없겠지만 반대로 교사평가는 전체 교육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교사에게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을 수 있다”며 이해관계에 얽힌 교육담론을 경계했다. 나아가 교육과 시민사회는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매달 한 번씩 교육현안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해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정론 만들기에 힘쓸 계획이다. △교육에서의 평등과 다양성 △교원정책 △대학입시제도 및 학벌 타파 △교육자치 △사립학교법 개정 등이 주제가 될 예정이다. 또 교사와 학부모, (예비)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교육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갖도록 하는 아카데미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한 학기 포럼을 구성해 시범운영한 뒤 6개월 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편 교육과 시민사회는 이날 ‘시민사회와 교육정론’이라는 주제로 창립포럼을 열었다.
기독교계 학교인 서울 D고의 한 고3생이 종교의식 강요에 반발하며 1인 시위를 벌이다 강제 전학조치 되면서 그간 종교계 학교에서 실시돼 온 전교생 대상 종교의식이 ‘기본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종교적인 건학이념에 따라 학생들에게 일정 시간의 종교수업과 의식에 참여시키는 건 당연한 권리라는 사학 측과 학교 선택권이 없는 중등학교 현실에서 모든 학생에게 특정 종교를 가르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종교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학생들의 오랜 불만이 공식적인 충돌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전국 사립 중·고 중 종교계 학교에 대한 현황은 교육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국이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중·고교 중 종교재단 설립학교와 종교과목 개설학교 현황을 조사했지만 이마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서울의 경우 종교재단 설립(종교과목 개설) 학교가 중·고교 각각 30(30), 52(50)개교, 경기도는 중학교 6(6), 고교 17(14)로 전국적으로는 수백개 학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종교계 중등학교들은 매주 특정 종교 과목을 수업하고 종교의식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학교의 전통과 학풍을 이어가는 면에서 인정할 부분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많은 학교가 종교적 신념이 다른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 하지 않는 점이다. 서울 D고 강의석(18) 군이 지난달 16일부터 열흘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비기독교인이라도 매일 아침 학급예배 때는 번호순으로 돌아가며 기도를 해야 한다. 또 매주 수요일 전교생 예배 때도 찬송가를 부르고 사도신경을 외워야 한다. 1학년 때는 음악 수행평가로 주기도송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뺑뺑이로 학교에 배정되는 상황에서 특정 종교만을 강요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군이 서명운동을 벌이는 인터넷 카페(cafe.daum.net/whdrytkfkd)에도 강제적인 종교의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T중에 다닌다는 학생은 “아침자습시간 강압적인 예배가 이뤄지고 다른 행동을 하면 맞기까지 한다. 또 매주 성경시간에는 듣기 싫은 사람까지 억지로 가르치고 시험까지 본다”고 토로했다. 서울 Y여고 졸업생은 “담임이 독실한 신자일 경우 매일 조종례 시간에 학생들이 돌아가며 기도했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건 각 반마다 돌아가면서 예배시간에 찬송가 합창을 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일주일동안 계속 찬송가를 불러야 했다”고 말했다. 대구 S여고에 다녔다는 학생도 “첫 예배 전에 누가 예배가기 싫음 어떡해요 물었더니 그럼 운동장 풀뽑으라고 하시더군요. 지나가는 말씀이었겠지만 무척 놀랐다”고 회상했다. 종교계 학교의 이런 운영방식은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지침과도 어긋난다. 교육부가 고시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제1997-15호)과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편성운영지침'에 따르면 '학교가 종교과목을 부과(개설)할 때는 종교 이외 과목을 포함, 복수로 과목을 편성해 학생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돼 있다. 또 각 시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 등에 따르면 '교양교과는 과목명, 이수단위, 이수여부를 입력한다' '정규교과 외의 활동은 희망 학생에 한해 실시해야 한다'로 규정돼 있다. 서울시교육청 담당자는 “종교 등 교양과목은 학생 선택이 원칙이고 시험을 치르거나 성적을 낼 수도 없으며 예배 등 정규교과 외의 활동도 희망학생에 한해야 한다”며 “이를 준수하지 않는 학교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여 시정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독일 등 서유럽 등의 경우는 복수과목 개설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계 학교의 입장은 다르다. D고 교장은 “성경과 예배 등 종교 교육은 철학적 차원에서 이뤄지며 시험이나 강요는 없어 문제가 아니다. 다만 예배나 성경 과목을 완전 자율선택으로 하는 것은 기독교 학교의 건학 이념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는 종단이 결정할 문제다. 한 학생이 이를 거부한다고 해서 건학이념을 바꿀 수는 없으므로 현재로서는 학생이 전학 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당국은 희망하는 종교계 학교에 대해 선지원후추첨 제도를 적용하는 등 배정제도를 개선해 사학의 특성을 살려주고 근본적인 갈등요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평준화 상황에서 학생 배정에 종교를 우선 반영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종교계 학교에 대해 제재조치를 가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 서울 시내 종교계 학교 중 다른 선택과목을 개설한 학교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 학생 단체들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성명을 속속 내놓고 있고 강 군도 조만간 강제종교의식반대모임을 만들어 국가인권위 진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제기에 나서기로 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가인권위는 지난 1월 이화여대 졸업반 오 모씨가 교내 채플 의무 수강에 반발해 제기한 진정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미 이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1998년 '채플 학점 의무규정을 둔 학칙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를 제기한 숭실대생에 대해 “사립대학의 장은 헌법상 보장된 대학자치권에 근거해 학생들의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채플을 의무화할 수 있으며 현재 대학의 채플은 종교인 양성이 목적이 아니라 보편적인 교양인 양성을 목표로 하기에 채플을 졸업요건으로 규정할 수 있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었다. 그러나 대학과는 달리 중고교는 학교 선택권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데다 이에 대한 진정도 없고 판례도 없었기 때문에 인권위가 진정이 제기됐을 때 어떻게 결정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