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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학교의 급식을 단계적으로 직영 전환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토록 하는 등의 학교급식법 개정이 추진된다. 한나라당 의원 35명은 지난달 28일 ‘학교급식법 중 개정 법률안(대표발의 김영숙 의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위탁급식은 급식업자의 이윤추구행위로 인한 저급한 식자재 사용과 이로 인해 해마다 대규모의 집단식중독이 발생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개정안의 주요 골자를 보면 학생의 건강증진을 고려해 위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를 단계적으로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식재료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체질에 맞는 우수한 식품을 사용하도록 했다. 위탁급식을 실시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또는 자문과 관할 교육감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전환할 경우에 학교급식에 소요되는 시설·설비 등에 필요한 경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했다. 또 급식 경비 조달 등을 위해 학부모와 단체 또는 개인으로 구성되는 학교급식후원회는 폐지토록 하고 학교급식의 시설·설비에 대한 경비와 운영에 대한 경비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되 의무교육대상학교의 경우에는 국가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이밖에 학교급식에 있어서 학교현장의 운영방식과 법에 기술하고 있는 용어 해석상의 혼란이 있어 정의를 새롭게 규정했다. 2003년도 12월말 기준으로 위탁급식학교는 전체급식학교(1만343교)의 18.6%인 1930개교이며 이를 직영급식으로 전환할 경우 1314억4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교육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집단 식중독 사고는 25건이나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환자수는 무려 211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는 12건(환자 1218명)이었다. 김영숙 의원은 “위탁급식은 학교급식의 양적 성장을 위한 편의차원에서 도입됐으나 대규모 집단식중독을 야기하는 사례가 빈번한 실정”이라며 “학생들의 올바른 식문화 조성과 국민식생활 복지향상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승존경은 우리민족의 전통적 정서다. 하지만 오늘날 교원경시풍조는 극한 상황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단적으로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 '교원도 봉급쟁이일 수밖에 없다’, '교실이 붕괴되었다’는 등 교육을 폄하하거나 걱정하는 말들이 서슴없이 통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에서는 학부모나 일반인들이 교원을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경멸해서 빚어지는 사건이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다. 교육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그것도 좋지 않은 쪽으로 변화되고 있는지 돌이켜 짚어보아야 할 대목이다. 물론 어느 한쪽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주요인을 몇 가지로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우선 교육정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과거 특정인의 결론에 무조건 동의하던 방식은 없어졌다. 과거에는 선생님이 흔하지도 않았고 교육을 받을 기회도 적었으니 선생님의 존재는 아마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문자 그대로 '군사부일체’라는 말을 그대로 믿고 살아온 것이다. 현실은 옛날과 정반대이다. 학교에 안 다녀 본 사람이 없다. 수없이 많은 선생님을 대해봤으니 선생님을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세인들이 보고 안다는 선생님은 겉모습만을 보고 안다고 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 교육은 무형일 뿐이다. 그리고 평가는 백년 후라고 선인들이 이미 지적했다. 한 사람의 인생 성공은 많은 요인의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농부가 작물을 가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 농작물이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도 있다. 농사의 결과가 우연일 수는 없다. 같은 맥락에서 교육은 우리 교원들의 보이지 않는 애착과 노력의 결실이다. 교육에서도 우연이란 말은 거리가 멀다. 교원들 중에서도 부실한 교육자가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으나 혹여 논의 잡초를 보고 농사를 버렸다고 호들갑 떠는 것은 무의미한 수다쟁이의 표현일 뿐이다. 교단을 지키는 많은 교원들에게서 미담을 열거해 본다면 얼마나 될까. 어떤 희생을 했더라도 떠들지 않고 큰 희생도 의무쯤으로 여기며 묵묵히 오늘의 교단을 지키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교원들의 현실이다. 교원들의 일상을 겉만 보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을 꾸짖고 싶다. 우매한 이들이 빙산의 일각을 보고 속단하는 편견은 화를 자초하는 격이다. 교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서 교육에 대해 사려 깊은 혜안으로 다가갈 것을 당부해 둔다.
요즘 들어 평가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크게 거론되고 있는 평가에 관한 여론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도교육청평가에서 수석교사 선정 평가, 초빙교장임용평가, 교사·학부모의 다면 평가, 교장 공모제 평가 등 이른바 교원인사제도 혁신방안과 교육개발원의 공청회에서 보여준 평가 찬반론이 교육계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의 교원인사제도 혁신방안을 보더라도 현 교사평가제 개선, 동료교사 다면평가제와 교장평가제 도입 등 현 정부 교육정책이 평가 일변도의 개혁을 내걸고 있는 듯 싶다. 중요한 것은 평가의 정당성을 논하기에 앞서 평가의 대상과 주체 구성이 평가의 내용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교사 승진제도와 교장 승진제도, 초빙교사제, 교장 공모제에 따른 평가를 생각해보자. 다면 평가제도의 큰 틀 속에서 운영위원이나 학부모회, 현장 교사들의 평가를 들고 있다. 말 그대로 다면 측정의 한 방법이라 할 수 있고 단면 평가에 비해 신뢰도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평가의 본래 의도를 벗어날 함정이 없는지 걱정이 된다. 교육청인사와 지역사회인사, 즉 학부모 대표로 구성된 운영위원과 학부모회, 자모회, 동창회, 교사, 시민단체 대표 등 말 그대로 다양한 평가단을 구성한다는 다면평가제에서 큰 오류가 예견되는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닐 것이다. 교사의 근무상황이나 교장의 근무상황은 물론 인격과 실천력을 학부모 대표가 얼마나 잘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몇 장의 체크리스트를 주고 한두 시간에 평가를 마무리한다면 이는 휴지에 불과할 것이다. 교사나 교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본질, 과정, 교육적인 모든 활동을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올바른 교육학적 자질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직업과 학력과 교육적 요구를 담고 있다. 자칫 자기 취향에 맞는 사람, 기분 좋게 하는 사람, 내실보다는 외형에 치우친 사람, 혈연이나 지연에 가까운 사람을 우선할 수 있는 소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어린이우체국’ 운영에 대한 평가의 예를 들어보자. 편지놀이, 집배원 역할놀이 등 단순한 학교활동으로 좌시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어린이우체국을 개설한 학교장의 취지는 컴퓨터 때문에 엉망이 된 아동들의 글씨를 바로잡고 게임이나 채팅, 이메일의 기계적 활동에서 벗어나 감정 교류나 인성교육의 실천 활동으로 삼으려는 것이었다. 이런 교육활동의 취지를 모르고 다면평가에 임한다면 말이 다면이지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소리라 할 것이다. 애써 고생하는 교사, 심혈을 기울여 학교를 경영하는 교장에게 잘못된 평가가 남겨줄 절망과 좌절은 파행을 낳는 소지가 크다. 다면평가가 좋은 이야기임은 틀림없다. 다만 그 다면을 비출 거울이 올바른 사람을 바르게 비춰낼 수 있도록 거울을 잘 맞춰야 할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는 수능방송 강의를 정책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방송강의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강의의 본질적 목표인 공교육의 활성화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강의 내용이 수능시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방송강의 분석을 전담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설 교육기관이 성행하게 돼 사교육비 증가를 부채질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당국에서는 예상되는 이러한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뜨거운 교육열로 국가경쟁력을 고취시켰고 국제적 위상을 높여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치열한 경쟁 체제는 교육에 있어서도 극심한 경쟁을 불러왔다. 특히 과도한 입시 경쟁은 학부모로 하여금 내 자식이 뒤쳐지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부추겼고, 그것은 학교교육을 외면하면서까지 사교육에 의존케 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학교는 학원과 달리 당장 입시에 필요하지 않은 내용도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는 가르쳐야 하며, 교육과정 자체가 학원처럼 입시중심, 지식중심이 아니라 지·덕·체·기가 균형을 이루는 전인적인 인간형성을 목표로 한다. 또한 학교교사는 학원강사와 달리 각종 부수적인 잡무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는 학원보다 학급당 학생수가 훨씬 많고 학원처럼 수준별 반편성이 되어 있지 못하다. 만일 학교교사가 학원강사처럼 지식위주의 입시 교육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할 것이다. 올바른 인격형성 없이 지적 기능만 뛰어난 사람들이 판을 치는 비인간적인 미래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결코 학원강사보다 실력이 모자라 학교교사가 학원처럼 입시중심으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학부모는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교사의 수준이 더 낮은 대다수 선진국에는 없는 사교육이 기행적으로 팽창함에 따라 공교육인 학교교육은 위협받게 됐고 학생들은 학습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나친 사교육비는 학부모들 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고 마침내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의 경황도 모른 채 많은 국민들은 학교의 활력이 떨어진 이유를 학교가 학원보다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류이다. 교대나 사대는 예나 지금이 나 여전히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학교 교사들이 갑자기 실력이 떨어질 이유도 없다. 지금껏 이뤄온 경제발전의 주춧돌이 된 학교 교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내지는 못할망정 사교육 팽창이 학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에 기인한다는 것을 간과한 채 교사를 사교육 증가와 학교붕괴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축 처진 학교교사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것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나 그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급식을 시작하기로 한 하루 전날, 현진이 어머니께서 힘없이 교실에 들어왔다. “현진이 어머니, 무슨 일 있어요? 어디 아프세요?” “선생님, 사실은…. 현진이 급식비를 못낼 것 같아요.” “우리반에 생활수급자가 2명이나 해당되고 무상지급 수요조사가 끝나 이번 기회에는 무상으로 급식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그럼 현진이는 급식을 하지 않을게요.” “우리 현진이를 남겨놓고 어떻게 저만 밥을 먹을 수가 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담임인 제가 자식처럼 생각하고 급식비를 내드릴게요. 그동안 우리반 교통 봉사활동도 많이 도와주시고 했는데 저도 은혜를 갚아야죠. 현진이 공부하는데 지장 없도록 어머니랑 저랑 최선의 노력을 다해봐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현진이의 학습 수준은 책을 읽고, 글을 희미하게 쓰고, 씩씩하나 이해력이 부족했다. 발표를 할 때 다른 친구들은 “나는 자라서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또는 “나는 자라서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발표를 하는데 현진이는 “나는 자라서…” 이 말만 계속하고 있다. “현진아, 무엇이 되겠다고 이야기해봐” 하면 다시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되겠어요”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 아이들이 웃었지만 나는 “웃지 말고 우리 현진이를 다같이 도와주자”고 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현진이는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어?” 하니까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현진아, '나는 자라서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하고 자신있고 똑똑하게 말해봐”했더니 그때서야 “나는 자라서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하고 겨우 유아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한다.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친구들이 박수도 쳐줬다.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 현진이를 보고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저렇게도 맛있게 잘 먹는데…. 몸도 튼튼해지고 열심히 공부하거라.’ 이해가 늦을 경우 스물일곱번이라고 반복하고 기다려주고 귀가 열리게 해줘야겠다, 현진이와 우리 반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사랑을 베풀어 줘야겠다 다짐한다.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대신 머리를 똑바로 들고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해 어지러운 느낌이 가시게 한다. 30대 후반의 영어 담당 P교사(여)는 칠판에 판서를 하던 중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에 고개를 학생들 쪽으로 급하게 돌리는 순간, 머리가 휘청하는 어지러움증을 느꼈다. 갑자기 고개를 돌린 탓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처럼 핑 도는 어지러움증이 잦아지자 빈혈기운이라고 생각하여 몇 달 동안 철분제를 복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친하게 지내던 생물 교사와 대화 도중, 평형감각에 이상이 오면 어지러움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은 P교사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는데,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이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다. 현재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 일상생활은 물론 수업을 할 때도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은 병명이 어려워 심각한 병이 아닐까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뜻을 풀어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양성’은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 '돌발성’은 증상이 갑자기 생기는 것, '체위성’은 특정한 자세에서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귀속에 있는 작은 돌(이석)이 제 위치인 전정기관을 벗어나서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반고리관에 들어가면 이런 어지러움증이 생긴다. 그래서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심해지기 마련이다. P교사와 같이 활동량이 줄어드는 4,50대 중년에 접어드는 사람이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머리를 좌우로 돌릴 때 어지러움증을 느낀다면 귀 이상으로 생기는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증상 자체는 5분을 넘지 않지만, 핑 도는 느낌은 1시간 이상, 심지어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또 구토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대신, 머리를 똑바로 들고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하여 어지러운 느낌이 가시게 한다. 근본적으로 어지러움증으로 오는 생활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는 귀 전문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활동량 부족으로 인한 어지러움증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없어지지만,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은 치료를 하기 전까지 증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방치하다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쉽게 넘어지는 등 위험 부담이 커진다. 양성 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은 '이석 정복술’로 치료하는데, 이는 수술이나 약물이 아닌 일종의 자세 요법이다. 전문의가 귀의 이석 위치를 확인한 후 적절하게 머리를 움직여 이석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을 뜻한다. 하지만 이석의 위치에 따라 자세를 달리해야 하므로 전문의의 도움 없이 치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대신 환자의 90% 이상은 이를 통해 완치되며, 나머지 10%는 이석 외에 복합적인 이유로 생긴 어지러움증인 경우가 많으므로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문의=02-512-6165
전국 교원과 교직원, 교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 및 교직원 미술대전’ 수상작품 전시회가 7월 6일까지 광화문갤러리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총 200여명이 응모, 수묵채색화, 유화, 수채화, 서예 등 4개 부문에서 60점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선규 한국미술창작협회 이사장은 “다른 공모전들과 달리 선생님들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정통 회화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괄목할 만큼 작품 수준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중등 교사로 재직하기도 했던 박 이사장은 “교사들이 창작활동을 활발히 해야 훌륭한 후학을 양성할 수 있다”면서 “후배 교사들이 자기 전공에 대해 일가견을 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화 부문 특선에 오른 이병철 안동공고 교사는 “전공이 건축학이지만 그림을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 “동료 교사들과의 친목도 도모하고 자기계발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선생님들께 미술 동호회 활동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우리 교사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가 살아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에 정부나 교육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 가족으로 대회에 참가한 김명숙(서울 녹번동)씨는 “선생님들의 이런 활동은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대회가 많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상을 차지한 경북 안동초 이면기 교사는 “우리 학교는 전체가 24학급이지만 매년 300여명이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곤 한다”면서 “이런 데서 가르치는 재미를 찾는 것 아니겠냐”고 활짝 웃었다. 교대를 졸업한 후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는 이 교사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실력도 많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면서 “학교업무가 많다 보니 그림을 그리는 동료들이 많진 않지만 앞으로 많은 교사들이 이런 공모전에도 참여해 창작활동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빠가 가르쳐주는 알기 쉬운 과학=물을 사서 먹어야 하는지, 꽃가루병은 왜 생기는지 등 일상적인 문제를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염두에 두고 엮었다. 식생활의 과학, 환경에 대한 이야기, 인체의 과학 등 주제별로 다루고 있다. 다나카 하루오/해나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19세기까지 고전 물리학에서는 모든 자연현상을 기계론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인과법칙에 이의를 제기한 이론이 불확정성 원리. 물리학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덧붙여 설명했다. 츠즈키 타쿠지/홍 ▶조각배 함대=작은 고깃배를 가진 아버지와 바닷가에 살고 있는 나. 제2차 세계대전 때 있었던 실제 구출작전을 통해 전쟁이 빚은 참상과 희망을 담아냈다. '작은 배’의 구출 작전은 작은 것이 때로는 큰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루이즈 보든/문학과지성사 ▶내 이름엔 별이 있다=70년대 격동기 사춘기 소년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잊고 지냈던 꿈과 희망을 다시 환기시켜 주는 성장소설. 저자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삶을 살더라도 꿈을 잃지 않는다면 가슴에 품은 별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박운규/푸른책들 ▶격려의 힘=관심과 격려를 통해 구성원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이면서도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실례와 실용적인 아이디어, 전문가의 충고 등을 통해 리더십 기술, 효율적인 통솔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준다. 제임스 쿠제스 외/에코비즈
친환경 교실 만들기의 기초작업인 학교 실내 환경 실태조사가 지난달 29일 첫 측정학교인 경기 남양주 청학유치원, 별내중을 시작으로 전국 55개 유·초·중·고에 대해 순차적, 동시다발적 측정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연구기관인 고려대 보건과학연구소(소장 손종렬)는 권역별 조사에 나설 7개 측정팀을 꾸렸다. 경기도를 담당한 서울보건대학 측정팀(팀장 최한영·환경보건학과 교수)은 이날 청학유치원, 별내중을 처음으로 2일까지 5개 학교 교실·조리실 등에서 실내종합측정기, PM10샘플러, 개인시료포집기 등 첨단장비를 동원해 오염도를 정밀 측정했다. 측정 항목만도 최근 ‘새학교증후군’ 유발 원인으로 지목된 톨루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해 미세먼지, 총부유세균 등과 소음, 조도, 온습도, 음용수질 등 19항목으로 환경·식품위생 상태를 종합적으로 체크하게 된다. 측정학교인 전국 55개 유초중고는 설립연도 1년 미만, 3년 미만, 5년 미만, 10년 미만 학교로 구분돼 고루 선정됐다. 신·구 학교에 따른 오염수준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또 여름(6, 7월), 가을(9, 10월), 겨울(11, 12월)에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항목을 측정해 계절별 오염도도 측정하게 된다. 연구소는 내년 2월 종합적인 실태와 개선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손종렬 소장은 “기본적인 전국 실태자료를 확보함으로써 학교보건법상 위생기준 항목과 기준치 등을 정비하고 학교 실정에 맞는 개선방안 등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보건법에는 미세먼지(150㎍/㎥ 이하), 이산화탄소(1000ppm 이하)만 기준이 설정돼 있을 뿐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에 대해서는 적용되는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주 생활공간인 학교 건물에 대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토록 의무화하고 오염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이를 시정토록 하는 법·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제16대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이달 26일 실시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전체 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하고 후보 가운데 과반수 득표자가 없거나 최고 득표자가 2명 이상일 경우 28일 결선 투표를 하기로 했다. 오는 9일 시선관위는 선거공고를 하게 되며 후보자들은 16일 후보자등록을 한 후 선거 전날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선거일이 확정됨에 따라 시선관위는 시내 25개 구 선관위에 위법행위를 집중 단속할 것을 시달하는 한편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금품이나 향응제공 관련 위법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5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되는 점을 적극 홍보키로 했다. 현재 예비 교육감 후보는 서울시 교육위원 5명, 현직 교장 3명, 현직 교수 1명 등 총9명. 서울시교육위원 중에서는 공정택(70)·박명기(46)·이순세(57)·임동권(65)·정재량(63)씨가 출마의사를 표명했다. 현직 교장 중에는 이상진(61) 대영고 교장, 이상갑(62) 경복고 교장, 김수형(62) 경기여고 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교수 중에서는 조창섭(64) 서울대 전 사범대 학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도 두 세명이 더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감 선거는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교육감선거관리규칙'에 따라 학교운영위원 간선제로 치러지며 유권자인 시내 각급 학교운영위원은 4월 현재 교원5358명과 학부모 6731명, 지역위원 2840명 등 모두 1만 4929명이다. 한편 이번 선거날짜가 결정되는 데는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다. 임기만료 한 달 전에 치르던 그간의 관례를 깨고 교육청이 8월 9일에 치르자는 의견을 선관위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는 임기만료 한 달 전 날부터 10일전 사이에 치르되 선관위가 교육청 등과 협의해 최종 결정하게 돼 있다. 그런데 유인종 교육감이 당선된 14, 15대 선거 때는 모두 이 기간 중 첫날에 선거를 실시했었다. 이 같은 관행에 따라 교육계는 유 교육감의 임기만료일인 8월 26일의 한 달 전인 7월 26일을 선거일로 예상했지만 교육청이 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교육청은 “선거가 조기과열 되는 것도 예방하고 8월 9일이 한차례 휴가를 다녀와 투표 참여율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또 후임 교육감이 너무 일찍 정해지면 권력 누수 등 조직의 안정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에 교육위원들은 간담회를 열어 7월 26일로 결정해 줄 것을 선관위와 교육감에게 요청하는 등 반발했다. 교육위는 건의서에서 “예상과 달리 8월 9일로 선거일이 결정되면 학교 현장의 학사일정과 교원 연수 및 휴가계획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특히 여름철 휴가의 절정기에 선거를 치르면 많은 운영위원들이 휴가를 떠나 일부 운영위원만 투표에 참여해 교육감의 대표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량 위원은 “권력누수 현상 예방을 이유로 8월 9일로 정했다는 집행부의 변명은 누구를 위한 교육감 투표일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제4회 세계교원단체(EI) 총회가 22∼26일 브라질 포르토알레그레시에서 '세계발전을 위한 교육'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세계교원단체 총회의 주제는 '세계발전을 위한 교육'이며 세부 주제는 △교육; 공적 서비스 혹은 상품 △가르칠 권리, 배울 권리 △적임교사의 임용과 유지다. 이번 총회에서는 주제 토론과 함께 세계 각국에 권고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아울러 2005∼2007년 사업계획 및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이사회를 구성하는 회장, 부회장 4인, 사무총장, 지역위 의원 10인, 오픈 시트 의원 7인을 선출한다.
세계교원단체(EI)는 최근 '세계발전을 위한 교육'을 주제로 브라질 포르토 알레그레시에서 22∼26일 열리는 총회에 앞서 한국교총에 토론 주제에 대한 초안을 보내왔다. 이 초안의 결론은 "모두를 위한 교육은 하나의 도전이다. 교원들에게는 가르칠 권리를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배울 권리를 주는 것도 도전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자질 있는 교원들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것도 도전이다. 민영화하려는 세력을 저지해 교육인 공적인 서비스로 남아있도록 만드는 것도 도전이다"면서 "EI와 회원 단체들은 새로워진 공교육체제 속에서 이러한 도전들에 응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각국의 교원단체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과 지향해야 할 방향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초안에서 밝히고 있는 3개 세부 주제별 내용을 간략히 살펴본다. ◇교육, 공공 서비스인가 상품인가=근래 교육 분야에서의 많은 혁신적인 제안들이 교육을 개혁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교육을 시장경제의 지배하에 두려는 목적으로 제기됐다. 이는 공교육이 공공서비스라는 개념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간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교원단체와 그 회원 단체들은 이러한 논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교육의 기본원리와 가치가 이데올로기나 상업적 이해관계 때문에 버림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교육체제의 구조화는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인본주의자들의 생각이 만나고 자본주의자들과 박애주의자들이 교육을 장려하는 데 힘을 합하면서 이루어졌다. '모두를 위한 교육' 슬로건은 극단으로 치닫는 부정적인 경향들과 상황들을 역전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는 교육의 본질적인 역할을 공교육체제가 가장 잘 감당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상업적인 시설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이다. 우리의 대답은 분명하고 확고하다. 유일한 효과적인 해결책은 새로워진 공교육체제에 있다. 공교육 활동은 보다 낳은 질과 보다 높은 수준의 업적을 성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질'이야 말로 공교육 체제가 긍정적 이미지를 갖도록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다. 교원단체는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공교육체제를 '성공한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수단을 교육이 제공해야 한다. 요즈음 세계 각국이 선거와 관련해 세금 낮추기를 주장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러나 과세액을 줄인다는 것은 교육과 같은 필수불가결한 공공부문의 서비스에 대한 재원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EI는 "우리 사회의 다른 제도들처럼 공교육 체제도 자유 시장 경제논리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국가의 역할은 기본적인 기능들에 한정돼야 하고 모든 국가 활동은 민영화를 통해 거래할만한 영역까지 개방돼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반대한다. ◇가르칠 권리, 배울 권리=요즘 가르칠 권리와 배울 권리를 위협하는 다음과 같은 경향이 있다. 교육재정 부족, 교육정책을 정치적으로 결정, 공교육의 사립화, 교원 신분보장 약화, 학교 이사회와 정부에 의한 교육과정 통제, 학교교육과 교원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공격, 교육개혁에 대한 대중의 비합리적인 기대, 학교 안에서 논의의 여지가 있는 자료에 항의하는 특수이해집단, 교실에서 특정한 형태의 교육내용이나 방법을 사용하기를 요구하는 종교집단이나 정치집단, 자유로운 의견 발표나 예술에 대한 검열, 학교에 대한 조직적인 평가 등이다. 교원단체는 교육과 관련된 모든 면에서의 의사결정에 교원들이 관여하도록 도와야 한다. ◇적임교원의 임용과 유지=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교원들의 보수는 교육비 지출 면에서 가장 큰 단일 항목을 차지한다. 많은 나라에서 교원들의 보수는 국가 전체 교육예산 중 80∼90%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해서 교원들이 보수를 많이 받는 것은 아니다. ILO와 OECD는 자격을 갖춘 다른 전문가 집단과 비교했을 때 교원 집단이 불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부는 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논의할 때 먼저 교원정책을 검토해야 한다. 좋은 교육과 좋은 교원들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0년 유네스코 통계에 따르면 세계에는 약 5900만명의 교원이 있다. 이 들 중 약 90%가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1세기국제교육조사단은 한 국가의 GNP 중 최소한 6%는 교육에 투자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교직의 매력 감소, 교사양성 교육기관의 축소, 높은 이직률 등으로 벨기에,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네델란드, 스웨덴, 영국 등 북서유럽 나라들이 교사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영국 등 몇몇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교사를 수입해오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학급의 크기를 늘리고 근무시간을 더 늘리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십중팔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떤 나라들은 봉급 인상을 통해 교직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의도에서 교원보수 정책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아프리카에 있는 많은 나라들은 몇 해 전부터 학부모·교사위원회에서 정규교사보다 낮은 급료를 받는 '자원봉사 교사' '지역사회 교사' 등을 임용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교사 양성기관을 이수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2주간의 훈련과정을 제공하고 임시계약을 하며 정식교사의 급료보다 훨씬 낮은 급료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교육의 질과 교사의 지위 모두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각국의 교원단체들은 교직에 매력을 느끼도록 만들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I가 지정한 세계교사의 날(10월5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을 교직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한가지 기회가 될 수 있다.
제도를 싫어하고 교육행위의 자유로움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만끽해 오던 영국이 뜬금없이 떠오른 교복 규제의 논쟁으로 지난 2 주일 동안 다양한 의견들을 분출하고 있다. 영국인들의 이러한 교복에 대한 생각의 표현은 지난 80년대 한국의 교복 자율화 논쟁, 30센티 대자를 들고 교문에서 등교하는 여학생의 치마단 높이를 검열하던 선생님, '바리깡' 을 들고 머리에 '고속도로'를 내 버리던 남자고교 선생님 등의 노스탤지어를 가지고 있는 한 이방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6월 21일 영국의 남동부 Suffolk 지방의 Kesgrave 중등학교는 오는 9월 신학기 부터 모든 여학생은 교복치마의 착용을 금지하고 바지로 대체한다고 발표해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러한 학교 측의 결정이 세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이유 중의 하나가 '성차별 금지법' 에 휘말릴 소지를 다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느 때 같으면 '기사거리'도 되지 않을 이러한 한 중등학교의 이야기가 세간의 관심을 끄는 배경에는 최근 고조 되고 있는 이슬람 문화에 대한 관심과 긴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16일에는 Luton 지역 Denbigh 중등학교의 15세 이슬람 소녀가 이슬람 전통의상의 착용을 금지한 학교의 규칙은 인종차별 금지법과 인권보호법에 위배 된다고 제소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사항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여학생의 이슬람 전통복장의 교내착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이웃나라 프랑스의 사례는 유럽인권재판소에서는 어떻게 판결이 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또 한 이 무렵, 영국의 한 중등학교의 여교사가 이슬람 여학생이 머리에 둘러 쓴 두건을 강제로 벗기는 과정에서 머리핀이 목을 긁어 생채기가 나고, 이 사건으로 이 교사는 법원에 고발되고 전국교사윤리심의위원회에서 교사자격증을 박탈한다는 조치를 함으로서 교원노조에서는 강력한 반발을 제기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의 발단은 지극히 단순하다. 치마 착용을 금지한 학교의 교장은 "치마의 길이가 자꾸 짧아져 2년 전에 경고문의 편지를 각 가정에 우송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효과도 잠시 뿐 또다시 치마의 길이가 '적당한 길이'보다 훨씬 짧아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자문과 학운위의 의결을 통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슬람 소녀의 전통의상을 거부한 학교도 '우리는 이슬람교도의 의상이라고해서 금지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남자아이의 터번, 여자아이의 두건, 그리고 또한 전통의상의 바지도 허용하고 있다. 다만 눈과 손을 제외한 모든 신체부위를 감싸고 땅에까지 치렁치렁 끌고다니는 '질밥' 이라는 의상은 달리기를 할 수도 없고 과학실험실에서도 위험하기에 금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학교의 학생 80%가 이슬람 교도이며, 이러한 '과도한' 의상이 신앙심의 깊이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학생들 사이에 그러한 경향이 에스컬레이트가 될 경우 학교로서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라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슬람 여학생의 의상과 학교 교복을 둘러싸고 야기된 인종차별의 논쟁은 모두 학교 측의 주장을 수용하는 경향이고, 영국내 200만 명에 이르는 이슬람 교도측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영국인의 몰이해와 무지 그리고 영국 문화의 편협성을 비판하고 있다. 교복착용을 둘러 싼 각계의 반응도 다양하고 흥미롭다. 엑스터 대학의 Ted Wragg 교수는 "(정장 형태의) 교복을 착용하면 아이들의 행동거지가 올바르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국회 안의 국회의원들 하는 것 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더라" 라고 어른들의 억측을 비꼬았으며, 성차별금지위원회는 “5 년 전 Kent 지방의 한 여학생이 바지 착용을 금지한 학교의 교칙은 성차별 금지법에 위배한다는 주장을 해서 법원에서 승소를 했다. 이번 치마 착용을 금지한 학교의 경우는 그와 반대의 경우인데, 이런 사례가 처음이고 아직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우리가 개입할 단계가 아니다" 라고 입장 표현을 미루고 있다. 전국학교장 협의회 회장 David Hart 씨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 규칙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학교장도 있고 학교운영위원회 그리고 학생위원회 같은 개선창구가 있으니 이러한 것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 그런 통로로서 해결이 안 되면 그냥 잠자코 따라가라. 그런 것이 안 된다고 언론을 이용한다든가 법원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생각은 올바르지 않다"며 학교 문제는 학교 안에서 해결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 교사는 "바보스럽기 짝이 없는 작태이다, 교사들은 수업준비 해야 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빠 그런 작태에 말려들고 할 겨를이 없다" 라며 걸핏하면 고소하고 배상 청구하는 경향을 개탄했다. 현재 영국에서 교복에 관한 규정은 학교 재량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며, 교복을 착용하지 않는다고 정학이나 퇴학을 시킬 수는 없다.
최근 EI에서 소개한 UNESCO, ILO의 범세계적 교사 부족 현상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사들, 그것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고 있다. 이 두 국제기구의 공동 연구 결과는 교사 부족 현상이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990년대의 학령기 아동 수가 교사의 수를 훨씬 능가하고 있으며 이는 개발도상국들에서 교사 1인당 100명 정도의 과밀화된 학급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시에 이 연구는 산업화가 이미 진행된 국가들에서의 열악한 근무 조건과 낮은 임금이 교직에 대한 새로운 취업 창출을 저하시키고 있고 교사 부족을 야기시키며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에 대한 수요가 필요한 때 교육의 질을 저하하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언제부턴가 사교육에 밀려 공교육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공교육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 교육계와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모든 학생들을 위한 질 높고 내실 있는 공교육을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힘쓰고 있다.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교사를 배제할 수 없다. 교직 내부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성의 분포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특정 직종에 따른 성비의 불균형이 어느 곳보다 심한 곳이 교직이다. 특히 초등의 경우는 남자 교원이 여자 교원보다 훨씬 적은 현상은 우리나라나 미국, 다른 나라 역시 모두 비슷한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1985년 이후부터 줄곧 미국 NEA(미국 교육 연합단체)는 올 5월4일 교원의 날을 기념해 교직 사회 내에서의 여교사 편중, 남교원의 부족 현상을 발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단체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약 300만 교사들 중에서 겨우 21% 정도가 남성이다. 또한 남성들의 교직 기피 현상이 지속적으로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남교사 수는 현재 40년째 낮은 수치로 기록되고 있다. 초등교원 중 남교사는 1981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현재 초등 교원의 약 9% 정도만이 남자라고 한다. 중등 내에서도 해가 거듭될수록 남 교원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현재는 전체 약 35% 정도만이 남자 교원인 상황이다. NEA측은 미국 내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는 남자 교원 부족 현상과 교직에 대한 기피현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성에 대한 편견과 상대적으로 낮은 교사의 임금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아이들을 더 잘 양육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적인 편견으로 미국 내 남성들은 초등교원보다는 중등교원을 선호한다. 이렇게 남녀의 역할이 다르다는 통념은 남녀가 담당하는 직종까지 분리시키고 있다. 또한 많은 남자들은 교사의 임금이 가족을 부양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믿고 있으며 퇴직 전까지 가르칠 계획이 없다고 조사 결과가 밝히고 있다. 실제 3분의 1 이상의 중도 퇴직 교사의 경우, 교직을 그만 두는 이유로 낮은 임금을 손꼽았다고 한다. NEA와 같은 미국 내 교원단체들은 남자 교원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주정부마다 다른 임금 격차가 남교원의 수와 관련돼 있어 경제적 지위를 격상시켜야 한다.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주정부내에 남 교원 분포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주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사 임금이 미국 내 직종 5위 안에 들고 있는 미시간 주에서는 남 교원의 수가 37%에 달하여 1위를 차지한 반면 미국 내 주정부 중에서도 49번째로 낮은 교사 임금이 책정된 미시시피 주의 경우에는 남교원이 18%밖에 되지 않다고 한다. 둘째, 예비 남자 교원 부족과 관련하여 중등학교에서의 직업 상담, 대학 예비 과정 수강 기회 등을 확대해야 한다. 우수 교원의 선발, 확대를 위해 이는 시행되어야 하며 젊은 인재들의 교직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셋째, 교사들 스스로 그들이 가르치는 남학생들에게 교직의 우수성 및 장점 등을 적극 홍보하게 한다. 최근 침체돼 있는 공교육 현장으로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도록 NEA와 주정부 산하 교육 협회들이 일찍부터 교사가 될 수 있는 예비 교사들을 겨냥하여 자기 성장 및 개발 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기구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의 적극적인 홍보, 대학교내에선 장학금을 지급, 등록금 보조, 진로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교사들의 행정적인 업무 보조를 위한 프로그램 실시,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모두 교육 현장에 특히 남성들의 관심과 실제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가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표준 수업시수 법제화나 교원 충원으로 인한 과밀 학급 해소, 행정 업무 보조 인력 채용 등이 시급한 현실이다. 몇 해 전 필자는 미국 워싱턴 및 버지니아 주의 한 공립 초, 중학교 현장을 체험 방문했을 때 거의 모든 교사들이 20여명이 채 되지 않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으며 수업시수를 이수한 후 행정 업무가 아닌 실제 교재 연구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았다. 교원이 개인적인 사유로 병가, 연가를 청원하게 되는 경우에도 보결만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보조 교사 인력을 활용해 어느 학급에도 학습에 결손이 없도록 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미국 교사들 또한 부담이 크고 근무 여건 또한 좋지 않다고 근무 여건 개선의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40여명이 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다수의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가르칠 학생 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은 그 나라의 교원들의 그런 불평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과밀 학급 해소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우리 교육계에서도 역시 기초 학력 평가제를 도입해 학습 부진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각 학교에서 이를 지도하고 있는 교사들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매 수업 시간마다 개별화 지도를 용이하지 하게 못하는 교원 부족, 과밀 학급 및 잡무로 여기고 있는 과다한 행정 업무 처리 등이 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진정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사, 학생 모두 교육, 학습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교육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다중지능의 가장 근간이 되는 기념비적인 책은 가드너 교수가 1983년에 출간한 '마음의 틀' (Frames of Mind)이다. 여기에서 그는 기존의 IQ 관점에 도전하면서 다중지능 이론을 주창했다. 가드너는 여기서 지능이 한 가지라는 생각의 한계를 깨달았다고 고백하고 있으며, 기존의 지능 개념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창의력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은 다양한 지능을 동시에 한꺼번에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그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운동을 잘하는 것도 지능이며 사람을 잘 사귀고 자기 자신을 차분하게 반성할 줄 하는 것도 지능으로 본다. 그리고 IQ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지능 중 한 가지만 잘 발휘해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틀 속에 나타난 그의 주장을 간략히 살펴보면 대략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첫째로,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든 인간은 8가지 지능을 모두 갖고 태어난다. 이 8가지 지능이 다양한 방식으로 합쳐져서 한 사람의 인간을 만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여러 분야에 두루 정통한 팔방미인이 있을 수 있고, 축구 선수 안정환처럼 한 가지 지능이 다른 지능에 비해 두드러지게 우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정환이 신체운동지능만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경기를 할 때 상대방 선수의 심리를 읽어 내고 그의 행동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인간친화지능이나 위기에 처하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고 통제할 수 있는 자기성찰지능, 더 나아가 패스나 슈팅에서 속도와 각도를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논리수학지능이 함께 작용한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로 8가지 지능은 따로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한다. 집을 지으려면 먼저 책을 읽고(언어지능) 건축 공부를 해야 하며, 공학적 계산(논리수학지능)을 해야 한다. 관련된 여러 사람과 만나야 하며, 특히 집 짓는 현장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을 잘 이끌어야만(인간친화지능) 한다. 때때로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반성(자기성찰지능)할 때도 있다. 생활과 업무, 운동 경기 등 이러한 예는 수없이 많다. 셋째로, 다중지능 이론은 교육과 훈련 등을 통해 누구나 이 8가지 지능을 일정한 수준까지 계발할 수가 있다고 본다. 교육 환경과 개인적인 노력, 사회적 여건 등이 잘 주어진다면 비교적 높은 수준까지 각 지능을 계발할 수 있다. 넷째로, 지능이 어떤 틀에 박힌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어휘 구사력이 뛰어나고 말은 잘하지만 글은 못 쓰는 경우가 있다. 또한 어려운 수학 문제는 잘 풀면서도 일상생활의 돈 계산에는 약한 경우도 있고,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운동도 싫어하지만 신체를 사용하는 다른 일을 할 때는 전혀 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떤 한 가지 지능을 계발할 때도 다양하고 풍부한 방법을 추구해야 하며, 각 지능이 주고받는 복잡한 상호 작용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다섯째로, 각각의 지능이 가진 특성을 살려 효과적으로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한 지능만을 따로 떼어내서 집중적으로 계발한다는 것은 다중지능 이론의 기본 전제와 어긋나는 것이다.
"아이들은 제 인생에서 훌륭한 선생님이었어요. 절망적 상황에서도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천진한 낙천성은 성숙한 인간의 길과 문학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최근 '내가 만난 아이들'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내한 강연을 가진 일본의 대표적 작가이자 교육자인 하이타니 겐지로(灰谷健次郞ㆍ70)는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교육관과 문학세계를 이렇게 피력했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일거리를 찾아 헤매고, 야간고교를 다녔습니다. 아버지는 노름에 빠져 있었습니다." 가난하고 어두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진솔하게 털어놓은 그는 17년 간 교사생활 중, 그에게 첫 깨달음을 준 '아이'는 초등학교에 부임해 만난 2년 생 사토루라고 말했다. '나는 유치원 때 트럭에 치였다/…전기톱으로 다리를 잘랐다/나는 병원에서 맨날 울기만 했다/퇴원하고는 텔레비전만 봤다/그리고 한참 있다 뼈가 자랐다/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뼈야, 너는 나한테 다리가 있는 줄 알고 자라주었구나' 사토루의 이 시(詩)와 의족을 차고도, 운동회 때 당당하게 다른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을 달리는 모습에서 그는 '어린이의 영혼은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낙천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서조차 생명에 대한 무한한 낙관으로 삶을 꾸며 가는 '아이'를 통해서 그도 딛고 일어설 힘을 찾았다. 가난하고 불행했던 어린 하이타니를 비롯, 그가 만났던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에는 사토루 만큼이나 절망에 부딪친 아이들이 등장한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소년, 아오야마 다카시. "집안에 짐이 하나도 없다/나만 남겨두고 이사를 가버렸다/나만 남겨두고" 그러나 소년은 자신의 점심값으로 받은 200엔으로 빵을 사지 않고 어린 동생에게 줄 장난감을 산다. 배가 고프지만, 나중에 아기가 돌아오면 주기 위해서. 그런 다카시를 보며 하이타니는 "절망 속에서도 동생을 생각하는 상냥함을 잃지 않는 이 아름다운 인간 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고 쓰고 있다. 장애아와 한 반이 된 아이들이 당번을 정해 장애아를 돌보는 이야기 역시 하이타니가 목격한 '희망'의 이야기다. 힘들어 울면서도 친구를 버리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에서, 그는 진정한 상냥함을 배웠다고 말한다. '진정으로 좋은 사람은 자기 안에 다른 사람을 살게 하는 사람'이라는 그의 다른 작품 '태양의 아이'에 나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나는 아이들로부터 생명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하나의 생명을 성립시키기 위해 다른 무수한 생명이 그 생명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상, 내 생명 또한 다른 생명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상이 인간의 성실함을 낳고 상냥함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나의 '생명' 속에는 수많은 '죽음'이 살아 있으며, 온갖 고통과 번민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흙 속의 양분처럼 새로운 생명을 길러내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만큼 색 바랜 경구가 있을까마는 "내 반평생은 회한의 세월이었습니다. 내게 용기라고 할 만한 게 있다면, 나 자신을 응시할 수 있다는 것과 내 고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고백하며 평생 '아이들한데 배우는 삶'을 작품 속에 담아 온 노 교육자, 하이타니의 마지막 한 마디는 바래어진 그 경구에 색을 입히기에 충분하다. "무엇인가 가르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교사의 생명은 끝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숨쉬고 함께 배우려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에서 시작해 부동산 가격 폭등이 주도한 거품경제, 이어진 10년에 걸친 장기 불황 등 좋고 나쁜 여러 경험을 우리보다 앞서 치러낸 일본은 한국의 엘리트들이 여전히 이공계를 선망하던 1980년대 후반에 이미 이공계 기피 현상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이공계 푸대접의 현황과 그 개선책에 대해 쓰고 있는 '이공계 살리기'(사이언스북스)는 최근 같은 고민을 시작한 우리 사회가 참고할 만한 사례와 문제 해결의 힌트들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002년 1월 1일 신년 기획으로 시작해 2003년 4월 26일까지 장기 연재한 '이공계 백서' 시리즈를 묶은 이 책은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주제이지만 신문 연재물 특유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사례들과 짧게 이어지는 쉬운 문장들 덕에 강연을 듣는 듯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읽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비슷한 커트라인 선상에 있는 국립대 이공학부와 인문학부 졸업생의 임금을 분석한 결과 평생소득 격차는 집 한 채 값인 5200만엔(약 5억2000만원)에 이르지만 묘하게도 30세 이전 직장인의 평균 임금은 이공계가 오히려 높다는 통계를 인용, 승진에서 이공계가 밀리는 이유를 분석합니다. 또 청색 발광 다이오드 개발로 연간 1000억 엔의 막대한 매출을 올려줬음에도 개발보상금 20만원과 연봉 1억 원이란 형편없는 대접을 받았던 나카무라 슈지 씨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런 푸대접이 이공계 위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것 등이지요. 지난달 27일 공대교수들이 이공계 기피현상의 가장 큰 책임이 대학에 있음을 통감한다는 일성과 함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맞춤식' 전문 교육기관인 한국고등기술교육원을 설립했습니다. 기획예산처도 지난달 28일 장학금을 지원 받는 이공계 대학생을 올해 1만 명 수준에서 2008년 2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공산당 집행부 전원이 이공계 출신인 중국이나 과학보좌관 제도를 두고 강력한 과학 드라이브 정책을 펴는 미국과 비교하면 '과학 한국'의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기만 합니다. 재정을 지원하는 정책만으로 '이공계 살리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라다 야스오 전 히로시마대 총장의 조언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지 모릅니다. "돈이 있으면 안 되는 연구란 없다. 필요한 것은 호기심,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송기섭 |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 현재 우리의 교육은 당혹스런 사회적 질정(叱正)에 대면해 있다. 그것의 요체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교육을 담당한 사람들은 모두 열악한 교육자로 살아온 가쁜 숨을 잠시 몰아쉬고, 세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볼 일이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키란 말인가. 세상이 바뀌었으니 그에 맞게 교수 방법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죽은 지식을 전수할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써먹을 창의적인 살아있는 내용을 가르치란 것이다. 그리고 구태 의연한 교수 방법을 버리고 교육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세상의 문화 코드에 걸맞게 교수법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지금 모든 교육자들이 함께 하는 생생한 경험은 이러한 변화에의 강요이다. 그리고 이들은 무경쟁과 비효율의 지대에 안주해 있다는, 그리하여 세상의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낙후되어 있다는 질시와 의혹의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교육자가 시대적 존모와 격려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우울한 풍정이 변화에 강박된 시대의 그림자라고 항변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진정 그렇게 우리의 교육과 그것을 담당한 계층들은 변화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어야 하는 것인가. 파괴에의 열정, 저개발의 열등감, 그리고 속도에의 압박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사적 환경을 특징짓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의 것들을 낡은 것이라 하여 파괴해야 한다. 파괴되지 않는 과거의 유제는 문명 주변에 방치된 것으로 저개발의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파괴에의 경쟁에서 자유로운 지역과 사람은 적어도 세계사적 문명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결코 일탈할 수 없는 이 경쟁의 대오에 선 사람들은 보다 더 빠르게 자신에 속한 것들을 스스로 파괴해야만 하는 고약한 속도에 휩쓸려버린다. 사람들은 탄타로스의 갈증에 사로잡혀 무한 질주의 궤도를 살아간다. 간혹 누군가는 느리게 살 것과 욕망을 비울 것을 말하지만, 그것이 피로한 영혼을 치유할 실존의 삶으로 파고들지는 못한다. 시대의 이념이 교육의 목적론적 원천일 터인즉, 이런 시대의 조류를 외면하면 교육계는 존립할 수 없다. 그러니 교육도 변화의 속도를 강요하는 시대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 교육 담당자에게 일차적으로 요구하는 자기 변신에의 요구는 교수 방법이다. 멀티미디어 체제를 이용한 수업 방식은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가장 광범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이미 우리의 교육 영역에 깊고도 광범위하게 산포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매체 활용 교육은 학습 양식, 인지 양식, 집중력, 읽기속도 등의 개인차를 고려한 개별화 학습에 적당할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이해도 측정에 용이하다는 적극적 의의가 부여되고 있다. 매체 환경의 변화가 교육 수요자의 지적 수용과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교수 방식이다. 그러나 모든 교육 영역에 이러한 방식이 적용될 수는 없다. 매체에 의존하는 교육은 오히려 선생과 학생의 소통을 획일화시키고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기능 전수로 전락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가령 전자칠판에 의한 수업을 보면, 선생과 학생은 더 이상 눈을 마주칠 일이 없이 삭막하게 지식을 교환한다. 이러한 매체교육은 무엇보다도 교육의 아우라(Aura)적 권위를 소거해 버린다. 교육은 동일한 내용을 전달하는 장이라 할지라도 선생과 학생의 교감에 의해 무수하게 다른 상황을 연출하면서 이루어진다. 선생과 학생은 서로의 눈과 몸을 보면서 자신의 가장 깊은 마음을 열어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PAGE BREAK]교육에 있어, 교수 방법에 있어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육성언어의 열정적 원리이다. 육성 언어는 생생한 개념과 강력한 신념으로 독립된 개인적 가치를 지니고 전달된다. 이는 어떤 위대한 책이나 암기된 지식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정신력을 지닌다. 말에 의한, 인격에 의한 만남만이 가르침과 배움의 분출하는 정열을 느낄 수 있다. 매체는 육성 언어를 간접화하든지 소통 자체를 차단시킨다. 그것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수업의 상황적 조건을 유연하게 성찰하지 못한다. 그것은 규격화된 내용과 선조적 시간에 선생과 학생을 가두어버린다. 인격이 배제된 이러한 교육은 특수 영역이나 보조적 기능으로 국한되어야지 그것이 교수 방법의 중심이 될 수는 없다. 변해야 할 것은 육성 언어의 열정적 원리가 제대로 작용할 양질의 교육 환경이다. 말이 있어 교육이 비롯되었다. 말은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교감을 불러오고 돌발적인 교실 상황을 자연스럽게 조율한다. 사이버 교육이나 방송교육은 사회교육이나 직업교육 같은 비제도적 교육이나 정규 수업의 보조 수단이어야지, 그것이 학교교육의 주도적 수단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교육은 인격과 인격이 만나, 알려주려는 열정과 알려는 열정이 만나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육성언어의 교육적 힘은 세상에 무수하게 많은 선생님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일깨운다. 그러니 진정으로 교육 담당자가 변해야 할 것은 가르치려는 열정에 몰입하는 것이며, 가르칠 전문 지식을 확충하는 것이며, 그리고 도덕적 인격을 가다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