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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서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에 대비하자는 목소리가 한창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컴퓨팅을 구현하는 것으로 생활공간이 정보공간으로 변화됨을 의미한다. 이는 교육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서의 교육의 미래 모습’ 연구에 나타난 미래 학교와 가정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 2020년 김미래 군의 하루 서기 2020년. 초등학교 5학년인 김미래 군은 세수를 하면서 지능형 거울을 통해 오늘의 날씨와 학교 숙제 등을 확인한다. 에이전트 로봇이 어제 밤에 부탁한 과학 실험에 대한 정보를 요약, 내 전자북에 전송해 준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도착. 전자칩이 부착된 신분증이 등교시간과 출석을 자동으로 체크한다. 수업이 시작되면 선생님은 전자칠판을 통해 강의를 하고 학생들은 전자북을 통해 학습한다. 오늘 과학시간에는 시골에 있는 A학교와의 공동 실험이 있는 날. 지능형 테이블이 실험방법을 소개해주고 영상화면을 통해 실험내용에 대해 토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집에 돌아오니 부모님이 남긴 메모를 로봇이 전달해준다. 친구들과 화상으로 내일의 과제에 대해 역할을 분담하고 토론을 한다. 미국에 있는 사이트에 접속해 그곳 아이들의 수업에도 참여한다. 저녁을 먹고 B시에 있는 친구와 가상 도시건설 게임을 한 시간쯤 한 후 잠자리에 든다. ■ 교과서도 분필도 없는 교실 유비쿼터스 환경이 갖춰지면 대형 전자칠판이 분필가루 날리는 현재의 칠판을 대체한다. 이 칠판은 센서가 부착돼 제스처만으로 화면을 이동시키거나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가능해진다. 학생들은 책으로 만든 교과서 대신 전자북을 활용한다. 전자북은 전자수첩 기능 및 교육과 관련된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다. 교사의 화면과 동일하게 인터페이스가 유지돼 학생들이 별도의 유인물 없이도 교육내용을 전달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별도의 필기도 필요없게 된다. 자동적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저장 및 녹음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실 내에는 고속 무선네트워크가 구비되고 학생들 간의 대용량 파일교환 및 공동작업 수행이 가능해진다. 각각의 교구에는 REID 태그가 부착돼 학생들의 교구이용 현황에 대한 정보가 자동적으로 체크된다. 학생들의 반응, 학습태도 등을 관찰해 교실 내 조도 및 온도 등의 환경을 조절해 학습 효과도 배가 시킨다. 체육시간에는 티셔츠나 운동화에 태그가 부착돼 운동량을 측정하고 이를 중앙의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한다. 이에 따라 학생별로 운동 부족 정도를 계측하고 개개인별로 필요한 운동량의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운동기구에는 칩이 내장돼 각각의 운동방법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주의 사항 등 정보도 제공하게 된다. 과학시간에는 3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관련 내용을 실감나는 영상으로 재현해준다. 음악실에서는 전통적인 악기 이외에도 마우스 등에 음원 칩을 이식해 다양한 소리가 구현된다. 집에서는 학습지도를 도와주는 컴퓨터 및 로봇이 있어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숙제 등을 알려주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습과 복습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성과를 학부모에게 피드백한다. 로봇은 도서 데이터베이스와 접속이 가능해 유아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관련 화면도 표시해 준다. 엄마의 영상 메모 등을 통해 정보 전달 및 의사소통을 하기도 한다. ■ 장기적 마스터플랜 필요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도입은 편리성과 교육성과가 높아질 수 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않을 경우 겪게 될 문제점도 크다. 교육의 본질 중 하나인 인성의 개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정보 노출 확대로 인한 사생활 침해, 정보 남용으로 인한 피해 등의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또 디지털 정보격차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 김재윤 수석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교육의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가 필요하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부서간의 협력체제 구축,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규 강화, 정보격차에 대한 대책 등 국가차원에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진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u-러닝 연구학교가 운영되는 등 관련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며 “e-러닝 분야에서 국제적인 선두를 달리듯 u-러닝 분야에서도 우선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u-러닝 연구학교를 선정하는 등 유키쿼터스 컴퓨팅 기술을 학교교육에 도입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u-러닝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서의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학습자별로 맞춤형 학습서비스를 제공해 수월성 교육과 보충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습경험 기회를 확대하게 된다. 서울 신학초등교 등 18개 학교가 연구학교로 지정됐고 지난달 25일에는 합동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 학교에는 학교당 2000만원씩이 지원되고 태블릿 PC, PDA, 무선네트워크 구성용 인프라 일체가 지원된다.
지구 반대편 거대한 섬 대륙, 한국과는 계절마저 거꾸로 순환하는 호주도 두 달간의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았다. 새 학기 첫날,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새 교복, 새 모자, 새 가방에, 머리까지 노란 초등학교 1학년 꼬마들의 모습이 그야말로 햇병아리 같았다. 매년 이맘때면 지금은 11학년(한국의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우리 집 맏이가 10년 전, 처음 학교에 들어가던 날이 생각나 슬그머니 혼자서 웃음짓곤 한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 몇 시까지 등교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는 식이 시작되기 전에 기념삼아 미리 사진이라도 찍어줄 요량으로 조금 일찍 학교에 갔다. 교정에서 사진도 몇 장 찍고, 운동장 한켠의 놀이터에서 제 동생과 잠시 노는 사이 시간이 거의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아이와 함께 입학식을 치를 또래 꼬마들과 선생님, 학부형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운동장은 여전히 휑하니 비어있었다. 맞은편 1학년 교실에는 벌써 수업을 시작한 것처럼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앉았고, 뒤이어 드문드문 한 명씩 차례로 교실로 들어서며 합류를 하는 모습도 의아했다. 입학식 날짜나 시간을 잘못 알았나 어리둥절해 있는데 마침 교직원이 다가와서는 아이의 이름을 확인하고 우리를 교장실로 안내했다. 기다렸던 듯 일어서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 교장 선생님은 나와 아이를 맞은편에 앉게 한 후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의견도 듣고 짧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교장 선생님의 무릎에는 미리 제출한 아이의 신상명세서와 취미나 특기, 성격, 기호, 건강상태 등이 적혀 있는 입학 서류가 놓여있었다. 대화한 지 10분가량이 지났을까. 교장 선생님은 우리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입학을 축하한다,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서 우리 아이가 배정된 반과 담임선생님 이름을 알려주면서 바로 교실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전교생을 운동장에 모은 후 단에 올라가 훈시를 하고, 여러 선생님을 신입생들에게 소개하는 내 기억속의 입학식이 호주에는 없었던 것이다. 대신에 첫 등교일,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신입생 하나하나를 교장 선생님이 직접 만나 이름도 익히고, 얼굴도 보고, 성격 등을 대략이라도 파악하는 '일대일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다. 이 첫 면담을 위해 신입생 하나하나에게 약 10분 간격을 두고 따로따로 등교시간을 할당했던 것이며, 교실에 이미 와있던 아이들은 우리보다 앞서서 시간배정을 받았던 듯했다. 가슴의 흰 손수건, ‘앞으로 나란히’를 하며 줄을 맞추던 코흘리개 초등학교 입학식에 대한 추억을 가진 나로서는 호주의 학교 첫날 풍경이 싱겁고 아쉽게도 느껴졌지만,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학교 측의 정성과 배려가 고맙고 한편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의 호주 학교생활 중에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담임교사뿐 아니라, 다른 반 선생님과 교장, 교감 선생님, 심지어 사무를 보는 직원들까지 적지 않은 재학생들의 이름을 대부분 기억磯募?것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 대한 친근함의 표현은 물론이고 학생들 각자의 개성을 그만큼 존중하고 어린 나이일지라도 인격적인 존재로 대한다는 뜻이 전달되면서 절로 흐뭇해지곤 한다. 이후 둘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큰 아이가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에도 형식보다 마음을 담아 아이들을 보듬는 학교 분위기를 통해 그 밑받침이 되고 있는 이 나라의 교육제도에 따스한 온기마저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사진첩에 남길만한 엄숙하고 진지한 입학식은 없었을망정 먼 훗날, 개구쟁이 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작은 손아귀에 흔적처럼 남아있는 교장 선생님의 따스한 손길과 다정하게 호명하던 음성만은 귓바퀴에 아련히 남아있을 것이다.
지난달 24일 영국 노동당 정부는 97년 집권 이래 5번째의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안은 ‘학교교육 기간 내 이수하는 자격증의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과거 어느 교육법 개혁안 보다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중요한 ‘폐지되어야 될 대상’은 고스란히 그대로 둔 채 하나 마나 한 내용들만 묶은탓에 과거 어느 개혁안들보다 낙담스러웠던 개혁안이기도 하다. 97년 노동당 집권이후, ‘고등교육법 2004년’ 을 제외하면 학교부문의 교육법은 4번째가 된다. 이번 법안은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졸업장’ 에 비준하는 ‘자격증' 을 통폐합 하는 것으로서 모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영국의 교육법입안 절차를 보면, 먼저 법안의 청사진을 그리는 단계로서 교수나 연구자들로 구성된 커미티에서 1~2년간의 연구기간이 주어지고, 그 연구 결과 ‘리포트'라는 형태로 출판물이 나온다. 이 리포트는 교육부에 들어가 정부와 이해 관계자들간에 조율 또는 공청회를 거쳐 ’백서(white paper)'라는 형태로 출판된다. 그리고 이 백서는 법제관계자들의 검토와 법 조항으로 만드는 작업을 거쳐 ‘법안'(청서, green paper)으로 만들어진 후 국회에 상정이 된다. 이 청서가 국회에서 가결되면 ’교육법'으로 공포된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법안'이라는 것은 국회에 상정되기 이전의 ’백서' 이다. 하지만 백서의 내용은 커다란 수정없이 정해진 수순에 따라 ‘법령'으로 나타나기에 백서의 단계에서 법령이 담을 골자의 내용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법안이 개혁하고자 시도했던 내용은 과거 50년 동안 지속되어 왔던 ‘학력 자격증의 통폐합'이다. 이를 추진해야 하는 원인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한국의 경우 ‘학력 증명서'는 ’졸업장' 형태로서 중졸이나 고졸 이라는 ‘수학 기간'을 나타내지만, 영국의 경우는 ’무슨 과목을 공부했으며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학력 자격증' 제도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구인 광고도 ‘무슨 과목 몇 등급 이상'이라고 지원자격이 표시되며, 대학도 마찬가지로 통상 3 과목 ’몇 등급 이상 지원 가' 라고 표시된다. 다시 말하면, 16세에 의무교육기간이 끝나더라도 이러한 학력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면 학교를 떠날 때 손에 쥐는 아무런 증서가 없다는 것이다. 매년 약 4%의 청소년이 아무런 '수학 증서'가 없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로서는 이러한 학력의 평가와 학력자격증 발급이 '어워딩 보디'라는 민간법인체에 의해 실시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법인체는 정부지원을 받지 아니하므로 학교, 또는, 수험자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통상 중등학교 하나가 수험료로 일년에 지불하는 액수는 약 1 억원정도이다. 이것은 학교 지출 단일 명목 중에 교원의 월급 다음을 차지하는 명목이다. 세 번째 문제는 학생들이 학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졸업생의 학과목 별 지식의 편중치가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학이나 영어 과목을 싫어한 학생은 '아트', 'ICT' 이런 몇 개의 과목 학력자격증만 가지고 노동시장에 나오게 된다. 물론 위와 같은 학력 자격증만 가지고 졸업한다고 하더라도 읽기, 쓰기와 셈하기에 어려움 없이 될 정도라면 그렇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학교(11학년) 졸업시험에서 영어 수학과목의 합격선인 C 등급(6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2003년 전체 졸업생의 52%(영어)와 49%(수학) 이다. 마지막 네 번째 문제로 인문계와 실업계 학과목 간의 골이 너무 깊고 실업계 학력 자격증을 시회적으로 경시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영국의 CBI 는 제조업의 공동화에 대한 경고를 과거 20년 동안 줄기차게 해 오고 있지만 학교는 이런 경고에 관심이 없다. 결과적으로 기술직의 임금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01년 임금 조사표에서, 23세 배관공 1급 자격증의 소지자 평균임금이 23세 교사 초봉과 비슷하지만 10년이 지난 경우, 교사의 연봉은 5000만원에 머무른 반면 배관공은 1억원이었다. 따라서 실업계 직종의 자격증 코스 회피 현상은 노동시장에서 보수의 문제가 아닌 학교에서의 ‘홀대'에 비롯된 것으로 풀이 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한꺼번에 풀어내고자 하는 시도로서 한국의 졸업장 제도와 비슷한 '디플로마'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법안 작성 기초 연구로서 톰린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게 의뢰가 주어져 18개월간의 연구결과 ‘톰린슨 리포트' 가 지난해 10월 출판 되었다. 이 보고서의 골자는 과거 50년 동안 지속되어 온 중등학교 학력평가시험인 GCSE 와 대입학력평가시험인 A level 시험을 철폐하고, 영어와 수학을 현재보다 한층 보강하고, 인문계 교과목과 실업계 교과목을 균형있게 편재하고, 16세에 실시되는 직업교육형 교과목을 14세로 끌어내리는 방안, 그리고 학력자격증을 졸업장 제도로 바꾸어 '합격', '실패' 에 관계없이 개별 학생의 성취도를 11세에서 19세까지4 단계에 나누어 등급별로 기록할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이 '리포트' 는 단기간에 걸친 통폐합하는 것 보다는 10년간의 기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수정 유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는 제안까지 덧붙였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톰린슨 리포트'에 대해 지방교육청, 대학, 교사, 교장, 학부모 등 교육관련 종사자 모두가 환영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얼굴 없는 보수층 기득권 세력은 '아카데믹 골든 트레이트 마크' 인 GCSE 와 A level의 철폐에 난색을 표시했다.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였던 토니 블레어 수상도 그 리포트의 제의에 난색을 표시했으며,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클라크씨는 '아직 10 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하자' 라는 식으로 결정을 유보 해 왔다. 하지만 그 클라크 장관도, 지난해 말 갑작스런 내부무 장관의 사임으로 내각조정이 되면서 내무부 장관으로 갔고, 후임으로, 역대 장관 중에 최연소 여성부 장관으로 루스 켈리(36)씨가 12월에 임명되어 왔다. 정책결정자의 교육받은 이력이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면 옥스포드대학을 졸업한 블레어 수상이나, 일류 사립학교와 옥스포드대학, 런던대 정경대 석사, 초일류 엘리트 코스를 거쳐 과속 승진한 켈리 장관에 의해 이미 '톰린슨 리포트'의 제안은 좌절될 운명이었다. 그녀가 교육부 장관으로서 만든 첫 작품, '2005년 교육 개혁법'에서 가장 개혁되어야 될 '알맹이'는 빼고,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수학과 영어의 능력을 고양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20년동안 역대 교육부 장관들은 그러한 필요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회 있을때마다 수학영어 기초교육 강화니, 직업교육 중점지원이니 역설하면서 강조 해왔다. 영국 교육개혁의 기회는 또 한 번, 보수세력의 로비에 의해 물 건너 간 셈이다.
중국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어문독본 교재 안에 진융(金庸)의 무협소설 천룡팔부(天龍八部)가 처음으로 추가된 것을 보고 신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중경만보(重慶晩報)는 1일 인민교육출판사가 지난해 11월 처음 출판한 전국 고등학교 2학년 필수과목인 어문독본 교재 제6과에 진융의 무협소설 천룡팔부가 실렸다고 보도했다. 이 교재의 편저자는 "진융은 무협소설을 집대성한 작가로 강호의 전기와 역사 풍운, 인생철학, 민족문화전통을 하나의 그릇에 녹여 무협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문화적 품위를 높였다"고 말했다. 한윈보(韓雲波) 중국 시난(西南)사범대학 문학과 교수는 "무협소설 안에 포함된 중국의 전통문화적 요소와 강직한 기운은 중국문화 심저에 있는 꿈이며 국민인격 형성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진융이 집필한 `사조영웅전'과 `의천도룡기', `영웅문' 등 무협소설들은 해적판을 포함해 전세계에 수억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로 지난 1980년대 한국 출판계에 무협소설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전국 각급학교가 2, 3일 입학식을 개최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저마다 독특한 행사를 열어 학생들이 희망찬 학교생활을 꾸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구 화남초등교(교장 이동원)는 교내 시청각실에서 교사들이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사랑의 세족(洗足) 입학식'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장이 미래의 주역이 될 신입생들의 입학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결손가정 어린이를 중심으로 각 학급 1명씩 모두 6명의 발을 직접 씻어줬다. 이어 각 반 담임교사들도 이날 생년월일이 가장 빠른 남녀 어린이 2명의 발을 손수 씻어줬다. 학교 측은 앞으로도 매주 월요일 조회시간을 이용해 제자들에게 두루 발 씻어주기 사랑을 베풀도록 할 계획이다. 이 교장은 "신입생들이 선생님이 부모님과 다름없이 사랑으로 키워주시는 분이라는 인식을 갖게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며 "교장과 교사들도 제자들에 대한 사랑의 교육을 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충남 소원초등교(교장 강지용) 총동문회는 3일 초등학교 입학생 11명 전원에게 5만원짜리 통장을 장학금으로 선물, 입학식을 훈훈하게 했다. 총동문회는 이들 신입생이 통장에 든 돈을 졸업 때가지 출금할 수 없도록 모두 학교장 명의로 만들어 6학년까지 스스로 저축운동에 참여하도록 했다. 게다가 총동문회는 이들 신입생 중 6학년 졸업 때가지 제일 많이 저축한 ‘어린이 저축왕’에게는 순금 10돈을 졸업선물로 주기로 약속했다. 신입생 김현호군은 “입학식 날 통장으로 장학금을 받아서 신나는 학교생활을 하게 됐다”며 “용돈을 아껴서 통장을 살찌우고 싶다"고 기뻐했다. 주홍철 회장(63·가정의원)은 “후배들에게 목표지향적인 인생관을 심어주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하게 됐다”며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이 사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에서도 색다른 입학식이 선보였다. 덕성초등교(교장 박창규)는 신입생 전원에게 입학 축하 기념품으로 학교명과 반, 이름이 새겨진 수저를 증정했다. 또 6학년 학생들이 만든 사탕목걸이를 목에 걸어주고, 신입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6학년 언니와 1학년 동생들이 비눗방울을 함께 불어 하늘로 날려 보내는 행사도 가졌다. 신진초등교(교장 공규헌)는 6학년 언니들이 신입생에게 왕관을 씌어주고 사랑의 편지를 전달한 뒤 함께 시루떡을 자르는 행사를 가졌고 안민초등교(교장 김군영)는 신입생을 위한 태권도시범, 어린이 고전무용 공연, 노래공연 등 축제를 마련한다. 또 운송초등교(교장 조영신)는 학교가 부모님 품처럼 포근하며 꿀처럼 달콤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신입생 모두에게 꿀을 맛보게 했고 전교생이 55명인 도시 속 미니 산골학교인 금성초등교(교장 이수원)는 학교장이 1년치 학습용품과 준비물을 신입생에게 입학선물로 전달했다.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공석 중인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사장을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사장 후보자는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목동 방송위원회 대외협력부(02-3219-5113)에 지원서 혹은 추천서 1부와 직무수행 계획서 1부를 제출해야 한다. 새로 임명될 사장은 고석만 전임 사장의 잔여임기인 2006년 7월 22일까지 EBS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르면 사장은 방송위원장이 방송위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고 임원의 결원이 있는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보궐임원을 임명해야 한다.
3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라는 옛 간판을 공식적으로 내리는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윤덕홍)은 연구소 신·증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2일 발표했다. 이날 이사회를 통과한 조직개편 핵심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소 설치. 윤덕홍 원장은 "달라진 사회적 요구를 감안하고, 그에 부응하는 연구를 (연구원이) 주도하기 위해 이달 중 10개 안팎의 연구소를 설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소는 연구원의 역할 수행에 필수적인 역사·사상·고전학·문화 분야 등을 망라하되 교수들의 제안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이들 연구소는 1년 간의 사업 수행 후 그 결과에 따라 집중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폐지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연구소는 생존을 위해 치열한 외부 사업 유치에 나서게 됐다. 이미 운영이 시작됐거나 확정 단계에 접어든 연구소로는 ▲고전학연구소 ▲생활사연구소 ▲지혜와 가치 연구소 ▲세종국가경영연구소 ▲가족문화연구소 ▲문화와 놀이 연구소 ▲현대사연구소 ▲한민족공동체연구소 ▲종교문화연구소 ▲동북아고대사연구소 ▲기초한국학연구소 등이 있다. 한국학 기초자료의 발굴과 현대화, 대중화를 통한 인문학 위기 타개책 차원에서 장서각에는 장서각연구실과 국학자료관리팀을 별도로 두어 장서각 소장 자료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학술적 연구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해 올해 중으로 '영문 한국문화백과사전' 전 5책을 간행하며 외국인을 위한 한국사, 한국문화, 한국사 기초교재 간행도 추진할 예정이다. 윤 원장은 "그동안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사회의 변화와 다소 무관했다고 할 수 있다면 새로 출범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세상의 변화를 읽고, 그에 대처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기관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용기를 내어 이겨내고 후배들을 도와주던 선배님의 모습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배님들 앞날에 행복을 빌어드립니다." "어리고 부족하기만 했던 저희들이었는데 이렇게 바르고 건강한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사랑과 정성으로 지도해 주신 부모님,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착한 후배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보령정심학교(교장 권호선) 2004학년도 졸업식에서 이선희 학생과 김지필 학생의 송·답사문이다. 보령정심학교 초등부 제28회·중등부 제15회·고등부 제5회 2004학년도 졸업식이 지난달 22일 오전 보령학사 내 성문교회에서 학부모, 교직원, 지역민, 학생 등 200여명의 축하와 격려속에 열렸다. 졸업식은 졸업장·상장수여, 재학생 및 졸업생 송·답사, 졸업가 및 교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초등부 10명, 중등부 9명, 고등부 12명 등 모두 31명이 해당 과정을 마치고 영광의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졸업생들에게는 상장이 골고루 주어졌다. 권호선 교장은 졸업장과 함께 축하의 꽃을 전해 주면서 졸업생들을 격려하고 학생들을 지도했던 재활교사들은 참석하지 못한 부모를 대신해 종이 꽃다발을 정성껏 만들어 제자에게 건네주며 격려하는 등 사랑을 전했다. 권 교장은 축사를 통해 "6년, 9년, 12년 동안의 학교 생활을 마치고 졸업하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마음이 꽉 차 오는 느낌을 받는다"며 "함께 먹고 자면서 생활을 같이해 준 교사, 젖먹이 시절부터 남모를 어려움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만큼 자랑스럽게 키워준 학부모님 등 모두의 수고로움의 결과가 오늘 이 영광된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눈사람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990년 교사임용 명부에 올랐지만 헌재의 ‘국립사대생 우선 임용조항 위헌 판결’로 임용기회를 잃었던 국립사대 졸업생 7000여명 중 1200명이 내년부터 교단에 서게 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군미추를 제외한 미임용자를 대상으로 임용고사를 실시해 2006년부터 한 해 500명씩 2년간 1000명을 별도 정원으로 선발하는 내용의 ‘국립사대졸업자중교원미임용자임용등에관한특별법전부개정법률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임용자들은 중등 임용고사에 응시하거나 교대 특별편입을 위해 법 시행일로부터 1개월 안에 1990년 당시 임용후보자로 이름이 올랐던 시도에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지난해 교대 편입을 위해 미임용자 등록을 마친 국립사대 졸업생 2250여명은 다시 신청할 필요는 없다. 미임용자 등록이 끝나면 교육부는 이들의 수 등을 따져 각 시도별 채용인원을 배정하고, 시도는 교원 수급여건 등을 고려해 이들 만을 대상으로 채용 예정 교과, 교과별 채용예정 인원을 법 시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공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교원수급 여건상 과목을 바꿔 임용고사를 봐야 할 미임용 등록자를 위해 최소 30학점 이상의 부전공 연수가 연내에 진행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부전공 과정과 교육기관을 지정·운영해야 하며 연수 인원, 이수 방법 등 세부 사항은 시행령에 마련할 예정이다. 특별 채용될 1000명은 한 번에 가려내지 않고 2006학년도 중등임용고사에서 500명, 2007학년도 임용고사에서 500명을 각각 선발하게 된다. 법안은 법 시행일 이후 임용고사에 응시하면 교대에 편입할 수 없고, 교대 편입학 특별전형에 응시한 자도 공개전형에 응시할 수 없도록 중복지원을 제한했다. 단 법 시행 전인 지난해 교대 편입 전형에 응시해 합격한 720명에 대해서는 그대로 교대에 편입하거나, 편입 후 30일 전에 자퇴하고 임용고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한편 미임용자 중 군 복무로 피해를 본 국립사대 졸업자 200여명, 즉 군미추도 자질 심사만을 거쳐 정원 내에서 임용하는 내용의 ‘병역의무이행관련교원미임용자채용에관한특별법안’이 같은 날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이들은 임용고사 없이 시도별 ‘특별채용심의위원회’로부터 교직 전문성 및 자질 검사만 통과하면 ‘병역 관련 미임용자임을 확인받은 날’로부터 1년 내에 특별채용 된다. 단, 교원수급 상 부전공이 필요할 경우에는 부전공 이수 후 1년 내에 채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미발추법 통과에 대해 사대생은 물론 미발추도 즉각 반발했다. 미발추는 “어떠한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망연자실해 했고 한국사범대학학생연합측은 “미발추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위헌소송은 물론 수업거부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더욱이 두 법안은 2일 법사위에서 미처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다시 상임위로 회송됨으로써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때까지 또 한번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새롭고 편안한 분위기의 토론'을 표방한 EBS의 '생방송 토론까페'가 4일 첫방송을 시작한다. 실제 카페 분위기를 내기 위해 토론장 옆에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패널들이 동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것처럼 한 명씩 순서대로 등장해 토론을 벌이는 등 다른 토론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첫 방송에서는 '2005, 친일논쟁' 주제 아래 조영남(가수, '맞아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 저자)과 전여옥(한나라당 의원, '일본은 없다' 저자), 김삼웅 (독립기념관 관장),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씨가 패널로 출연해 한국사회에 뿌리박힌 일본의 모습, 현재와 미래의 한일관계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2월 8일 구정이다. 미국에 머물지만 떡국은 먹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벼르고 있었다. 전날에 근처에 사는 젊은 엄마가 집에서 장만하였다고 빈대떡, 고기야채전, 만두, 수정과를 나누어주었다. 나이가 먹은 사람이 주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저녁에 아이들 세배돈을 종이에 싸서 새해 인사를 넣어 보냈다. 급한 마음이라 글씨도 비뚤고 종이도 이쁘게 접어지지 않은 채 보내 성의 없어 보일까봐 걱정이 조금 되었다. 저녁에는 성당에서 설날 위령미사가 있다고 지난 주일 미사에서 안내를 하였기 때문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참여하겠다고 하였지만 아이녀석은 운동을 가겠다고 하여 "그래라"고 쉽게 응낙을 하다가 다시 생각하니 단순한 미사 참례가 아니라 제사라는 생각이 들어 아들을 참례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에 참여하여야 한다고 하니 반발한다. 아침에는 운동하라고 하였다가 저녁에는 미사를 가라고 한다고 야단한다. 미사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함과 동시에 반드시 참례해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다. 잠시 생각하더니 운동을 함께 하려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이행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순순이 따라 나섰다. 성당에 도착하니 제사상 차리기가 분주하였다. 홍동백서니 좌포우혜니 등의 격식을 차리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상이 마련되었다. 미사를 시작하기 전에 '선조를 기억하는 차례 예식'을 나누어 주었다. 예전에 한국의 한 성당에서 신부님이 추석에 서양식의 둥근 금속 향통에 향을 피우는 것을 본적이 있으나 한국식 제사를 도입한 것은 몰랐다. 신부님 말씀이 제2차 바티칸 공회에서 각국의 문화를 존중할 것을 선포하였다고 한다. 종교의 역할이 내세의 안녕과 평화에만 중점을 두기보다 현세의 생활에도 관심을 보여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변화가 대단히 반가웠다. 미사를 드리고 나서 신부님이 제사상 앞에 두 번 절을 하셨다. 다음으로 신자들이 돌아가며 절을 하는데 어린 아이들은 까불며 노는 듯 엎어졌다 일어나고, 좀 큰 아이들은 진중하게 절을 하였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에게 제사 의식은 낯설은 것일지도 모른다. 신부님은 미국에서 미국 시민으로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의식과 언어, 문화를 이어가는 것이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모여 한 국가를 이루고 사는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주는 역할도 함과 동시에 미국사회에 뿌리를 내리두기 위해서도 동질한 언어와 문화를 키워가는 것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앞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며, 모국에도 기여하는 길이라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전달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특별 주문하셨다. 나는 본래 어린시절부터 제사를 보아왔으므로 제사의식에 별다른 감회가 없으나 미국에서 20년, 30년 사는 동안 잊고 살았던 기억의 저편을 떠올리며 조상님께 이국 땅에서 사는 후손들의 안녕과 번영을 부탁하고 그 간의 힘들었을 여정을 되돌아 보는 분도 계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즈음은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모이는 경우가 적으나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 두해 동안 우리집 딸들은 제사에 모두 모였다. 아들들은 어리고 아버님은 혼자 계셔서 제사상을 차려야하기 때문에 딸들이 모두 왔었다. 아들 뿐 아니라 딸들도 제사에 참여하였고, 제사 끝난 후에 돌아가신 분이 아닌 좀 떨어진 곳에 계신분께 전화하듯 '엄마, 잘 지내고 있어? 이번에 oo가 학교 졸업을 하는데 많이 컸지? 뚱뚱해지니까 밤에 너무 많이 먹지 마. 그리고 oo가 딸만 있다고 시어른이 걱정 하시쟎아 그러니까 아들낳도록 함께 기도해줘.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그 곳에서는 재미나게 잘 지내' 등 버릇없이 일상의 말로 안부를 묻고 당부도 하였다. 그리고는 잿밥을 먹으며 꿈에 엄마가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왔었다, 예전에 엄마는 이 소파에서 이렇게 누워있는 것을 좋아했다, 밖에 계단 맨 위에 앉아 아버지가 오시기를 기다리셨다는 등등 옛날을 떠올렸다. 내 조상이신데 후손이 궁금하실 것이고, 진정으로 걱정을 해주실 것이다. 미국이라서 특별해 보였던 설날맞이 행사였으며 간소하면서도 내용이 있는 설날이었다.
지난해 12월 한국을 출발해 미주리세인트 루이스 대학(University of Missouri at Saint Louis)에 교환교수로 왔다. 2005년도 말까지 미국 교수들과 연구도 함께 하고, 전공인 유아교육에 관한 현장교육도 살펴보며 동시에 생활 속에서 미국 사람들과 미국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큰 목적이다. 두 달 가까이 지내는 동안 여러 교수들과 친근해졌다. 그 중에서 Dr. Cochran은 이집트와 터어키에서 교환교수를 지낸 분으로 타국에 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루는 코크란 교수가 자신의 집으로 저녁 초대를 하겠다고 하였다. 저녁에 집으로 가서 준비한 만찬을 먹고 난 후 서로 각자의 관심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코크란 교수가 자신이 이사로 있는 로타리클럽에 와서 한국에 대해 연설을 해주겠냐고 물었다. 로타리클럽은 그 지역사회의 리더에 속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흔쾌하게 요청을 받아들였다.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는 말도 전했다. 미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한국에 관한 정보가 어느 정도인가를 주변의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대체로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일본에 관해서는 거의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관한 것들을 활발하게 알리고 다닌다. 내 집 근처의 도서관에서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주일에 이틀을 일본에 관한 소개를 하고 있다. 하루는 일본 문화에 관한 설명이고, 하루는 일본의 춤을 알려준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시작했다. 인사말의 내용이 'peace and good wealth' 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5000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국가로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단군신화를 배우고 자란다고 소개하고 단군의 석상 그림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고유한 언어인 한글을 소개하고 세종대왕의 모습과 한글로고타입도 보여줬다. 백성들이 어려운 한문을 알지못하는 까닭으로 쉬운 한글을 창제하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다음으로 한국의 지리적 위치를 소개했다. 거대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바다건너 일본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나라 거기에 더하여 분단되어 있는 지도를 보여주었다. 내가 알리고자 했던 것은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세계 제 12위에 속하는 경제대국이며, 5000년이란 긴 세월동안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 온 강한 민족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세계 제 12위의 경제대국이라는 것도 약간의 불만이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정체된 시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부분에 가서는 건물, 음식, 옷, 의식 등을 소개하였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된 종묘나 창덕궁, 화려한 폐백음식, 종묘에서 행하는 제사 의식, 전통 혼례와 성인식을 소개하고, 한옥마을을 보여주었다. 분단된 현실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휴전선과 군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JSA'의 내용을 설명하여 분단된 한국의 현실과 고민 전달했다. 미국의 남북전쟁시 한 가족, 한 이웃이 남군과 북군으로 나뉘어서 싸워야 했던 가슴아픈 일이 지금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아버지가 없는 집안에 형이 자신을 희생하여 동생을 지성껏 키웠는데 형은 북한 군인이 되고 아우는 남한 군인이 되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이보다 더한 비극적 사건이 있는가 물었다. 그리고 나는 정치학자는 아니지만 북한이 붕괴되면 중국이 소유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공부에 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가를 보여주기 위해 고사장 주변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올 때 까지 기다리는 부모, 선생님들과 후배들의 사진과 대학 입시 설명회 때 몰려든 학부모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한국의 기술들 즉 Plasma TV, 휴대폰, 차, 반도체, 조선, 철강 산업을 사진을 통해 전달하고 한국 기업 LG, 삼성, 포스코, 현대 등을 언급하였다. 더 많은 세계적 기업이 나오기를 바랬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학생들과 연수자들이 그 비용으로 2004년 한 해 51억4800만달러정도를 쓰고 있다는 무역연구소의 추정치를 들려주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세계 일류의 교육을 배우러 오는 것은 다른 시각으로 보면 미래를 위한 투자일 수 있으나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었다. 로타리 클럽회원들은 보기에 40대 중반부터 5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연세가 높은 분부터 30대처럼 보이는 연령층도 보였고, 거의 백인의 중후한 신사들이었으며, 여성들도 몇 명 있었다. 매우 진지하게 들어주고, 한국은 언제 통일이 될 것 같은가? 분단이전에 수도는 서울, 평양 중 어디였는가? 내가 입고 있는 한복이 매우 아름답다며 특별한 날에만 입는 의상인가? 등 질문도 많았다. 잠깐 동안의 만남이었으나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입장을 설명하면 상호간의 오해와 불신이 줄어들 것이다. 남을 통해서만 듣던 미국을 생활 속에서 체험하고 배우는 중이다. 자기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편견없이 상대를 바라보며, 나를 설명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이 생길 것이다. 서로에게 모두 주어진 현실이 있고, 고민이 있으므로 100% 같은 결과를 내놓을 수는 없으나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넓어져 문제의 해결이 보다 원할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귀중한 체험을 한 하루였다.
충북도교육청(교육감 김천호)은 올해부터 청소년단체의 활성화를 위해 도내 12개 청소년단체를 지정, 지도교사에게 연 0.048점(상한점 0.24점)의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도교육청이 승진 가산점 부여 대상으로 지정한 12단체는 ▲한국스카우트충북연맹 ▲한국걸스카우트충북연맹 ▲한국청소년충북연맹 ▲한국해양소년단충북연맹 ▲대한적십자사충북지사 ▲한국우주정보소년단충북지방본부 ▲대한청소년충효단연맹 ▲파라미타청소년협회충북지부 ▲한국청소년지도자협회충북지부 ▲한국청소년화랑단육성연맹 ▲한국B·B·S충북연맹 ▲충북4-H후원회 등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들 단체에서 3년 이상 지도경력이 있는 교사로서 봉사실적이 100시간 이상인 교사는 단위학교 급별 청소년단체 가입 학생수에 따라 가산점을 인정받게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청소년단체 활동 지도교사에게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이들 단체의 청소년 활동이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日 전후배상 문제 흐지부지된 국내·외적 원인 서술中 중화인민공화국사, 근·현대사의 절반 이상 차지 일본의 패졀?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동아시아 사회는 ‘식민체제’에서 ‘냉전체제’로 바뀌게 되었다. 그 결과 전후(戰後)처리 문제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상식적인 의미에서의 전후처리 문제는 식민모국(母國)이었던 일본이 패전과 더불어 피식민지 국가들에게 가한 고통과 피해에 대해 응분의 배상과 보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냉전체제가 등장하면서 두 주역인 미국과 소련은 전후배상 문제보다는 각자의 진영을 굳건히 해서 체제를 유지・확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동아시아의 각국도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귀속되었다. 냉전체제의 등장과 미・소의 동아시아 냉전정책은 분명 일본으로 하여금 전후배상의 멍에를 벗어버릴 수 있게 해주었고, 일본인으로 하여금 침략전쟁에 대한 뼈아픈 반성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주었다. 유럽에서의 독일과 달리, 일본은 배상 대상국인 중국과 한국이 아니라 제3자인 미국과 소련에 의해 직접적으로 패망한 결과, 배상 대상국에 대한 종래의 경멸적 인식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고 배상과 보상 문제도 외면해왔다. 상술한 이유로 동아시아의 전후처리 문제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 결과 ‘과거’문제로 발목이 잡혀있는 동아시아 사회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わたしたちの中學社會 東京: 日本書籍, 平成 14년(2002) 205쪽 일본 정부에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고 재판을 열게 만든, 정신대 출신 한국인 김학순 할머니. 과거청산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전후처리’라는 칼럼을 따로 설정해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서 미국이 일본에게 배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다른 나라들을 설득했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방침을 따랐다는 점, ㉡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이 방침에 반발하자, 배상을 요구하는 나라들은 일본과 교섭을 통해 배상협정을 체결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미얀마・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에게 배상을 했다는 점, ㉢소련은 1956년의 ‘일・소 공동선언’에서, 중국은 1972년의 ‘일・중 공동선언’에서 각각 배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 ㉣한국도 1965년의 ‘일・한 기본조약’에서 배상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일본정부가 경제 원조를 하기로 했다는 점 등을 열거함으로써, “일본정부는 배상 등의 전후처리 문제가 기본적으로 끝났다는 입장에 서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즉 ㉠일본에는 “일본한테 피해를 입은 개인이 보상을 요구하는 권리까지 빼앗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 ㉡실제로 강제 연행된 사람들, 위안부 여성, 남경대학살 희생자들이 일본정부의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고 잇따라 재판을 열고 있다는 점, ㉢이 문제 때문에 일본과 아시아 각국 사이에서는 ‘역사인식’이 커다란 외교문제로 되고 있다는 점, ㉣전후 일본정부는 만주사변 이후 일련의 전쟁이 ‘침략전쟁’이었다는 것을 명확한 형태로 인정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일본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이 남아있다는 점, 그래서 ㉤1995년 무라야마 일본수상이 전후 50주년 담화에서 “‘침략’에 의해 아시아 여러 나라가 많은 손해와 고통을 당했다”는 점을 밝혔지만, 일본 국내에는 과거의 전쟁을 ‘침략전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 그 결과 ㉧‘역사인식’의 문제는 지금까지도 커다란 논쟁거리로 될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다른 교과서에서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라는 칼럼을 따로 만들어 과거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즉 “일본은 21세기에 들어서 과거를 반성하고 동시에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생각도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그러한 예로 2002년의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사실과 1998년 일본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내용(“과거의 역사인식 문제를 일단락 짓고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열어나가자!”)을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교과서에서도 일본의 전쟁책임 문제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결국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전후배상 문제가 흐지부지된 국내외적 원인을 차분하게 서술함으로써, 왜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동아시아의 ‘화두’가 되고 있는지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는 일본 교과서처럼 직접적으로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그 대신 별도의 문답 형식을 통해 ‘일본의 패전과 중국의 항전(抗戰)승리에 대한 역사적 의의’에 관한 ‘해방일보’의 사설을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이 그 문제에 대해 사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즉 “반세기 이래 우리 중국인민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억압을 받을 대로 받아왔다… 일본 침략자는 대규모로 중국에 대한 침략전쟁을 벌여 우리 국토를 유린하였고 우리 동포를 학살하였다…지금 악으로 가득 찬 적들이 중국・소련・미국・영국의 연합세력에 의해 타도되었다… 반세기 이래 우리 중화민족이 받아오던 크나큰 치욕을 씻고 피맺힌 원한을 갚게 되었다.”라는 사설을 제시한 뒤, “무엇 때문에 항일전쟁의 승리를 백년 이래 중화민족에게 있어본 적이 없던 큰 일”이라고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중국 교과서에서는 일본이 중국민족에게 끼친 손실과 치욕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일본의 패망으로 치욕을 씻고 원한을 갚았다는 점을 역설함으로써 일본의 중국침략으로 야기된 과거사 문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1972년의 “중・일 공동선언”에서 일본의 배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 교과서에서는 사회주의 건설과정과 개혁 개방 이후의 급속한 발전모습을 보여주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자연스럽게 사회주의 체제의 업적과 당위성, 국가발전방향의 타당성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체제 이완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과거사 문제보다도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홍보하고 정당화시키는 문제가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사 서술 부분이 근현대사 교과서 지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중국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과거사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것 역시 1965년의 ‘한・일 기본조약’에서 한국이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점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아니면 과거문제에 매달리기보다는 현재의 당면과제인 남북통일과 경제발전 문제에서 일본의 협조가 필요하고 한・일 공동의 번영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경제재건 비용이 필요했던 한국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받아내는 청구권 자금을 늘리기 위해 피해 보상액을 제시했을 뿐, 실제로는 국민 개개인이 가진 민간 청구권을 국가가 대행해 행사하고 사실상 포기했다”(문화일보 2005. 1. 17, 6면)는 한일협정 외교문서 관련 신문기사가 보여주듯이, 과거사 문제를 잘못 처리해왔던 우리정부의 원초적 잘못과 비뚤어진 인식에서 기인하는지도 모른다. 과거사 문제는 무조건 덮어두기보다는, 과거사 문제가 우리 사회의 당면문제들과 어떤 관련성을 맺고 있는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할 때 초래될 수 있는 득실(得失)이 무엇인지, 한・일 양국과 동아시아의 공동번영을 추구하기 위해서도 이 문제의 올바른 해결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역사 교과서의 또 다른 특징은, 현대사를 중시하는 중국 교과서와는 대조적으로, 근현대사 부분을 지나치게 소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우리의 처지와 직결된 ‘현대사’를 ‘과거 역사를 위한 장식물’처럼 취급하고 있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통로이다. 또한 과거를 뛰어넘어 미래로 갈 수는 없다. 그렇다고 현재를 도외시하고 과거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우리의 미래는 현재의 모습을 직시하고 당면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지혜를 짜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것이 과거에 안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한국 교과서에서는 현대사를 등한시해서인지 국가의 청사진 역시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청사진과 관련해서는 정권의 슬로건을 간략하게 소개했을 뿐이다. 한국의 중학교 학생들이 역사 교과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그들은 노무현 정부가 표방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 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아 시대”라는, 추상적인 슬로건을 통해 청사진을 엿볼 수밖에 없다. 한국 교과서에는 한국의 당면과제가 무엇이고 그 해법이 무엇이며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에 비해 일본 교과서에서는 ‘세계 속의 일본’이라는 장을 따로 설정해서 전쟁포기와 군사력의 미(未)보유를 특징으로 한 일본헌법의 개정 움직임과 자위대의 해외파병 등 일본의 ‘우경화’를 둘러싼 국내외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일본이 세계평화에 어떤 형태로 기여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국가의 목표로 여성의 지위향상, 자연환경과 자원의 보존, 인권과 민주주의의 추구, 전쟁포기를 선언한 일본헌법 9조와 핵3원칙의 준수, 세계평화와 세계 모든 국가와의 평등한 관계의 추구, 세계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학생들은 역사 교과서를 보면 일본의 당면문제가 무엇인지, 일본인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고민해야 할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국가의 근본목표로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이를 위한 실천방향으로 ‘중국적 특색을 지닌 사회주의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외교’라는 독립된 장을 설정해서 중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즉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외교방침으로 패권주의와 강권(强權)정치의 반대, 세계평화의 수호, 독립 자주적 외교,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 중시, 주변국가와의 친선관계 강화와 평화적인 주변 환경의 건설, 대외 개방정책의 견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 교과서는 국가의 당면과제와 목표를 학생들에게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일국사(一國史)적이고 과거 지향적인 역사 서술방식은 학생들의 세계인식을 우물 안에 가두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은 ‘과거’보다도 ‘현재’와 ‘미래’를 더 고민해야 할 때다! /윤휘탁 고구려 연구재단 연구위원 * 다음 회는 ‘한·중·일 3국 교과서 비교’의 필자 이찬휘, 윤휘탁, 임상선 3인의 좌담입니다.
지난 호에서 인상을 형성하는 단서와, 인상은 정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주 제한되고 단편적인 정보, 특히 외모와 옷차림에 근거해 인상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외에도 인상을 왜곡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학생 A: 지적이고 근면하고 강인하고 비판력이 있고 말이 많고 질투심이 많은 학생 학생 B: 질투심이 많고 말이 많고 비판력이 있고 강인하고 근면하고 지적인 학생 A와 B 두 학생 중 누가 더 호감이 가는 사람입니까. 물론 두 학생의 성격특성을 똑같습니다. 순서만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A에게 더 호감을 갖게 됩니다. 어떤 사람에 대한 상반되는 정보가 시간간격을 두고 주어진다면 앞의 정보가 뒤의 정보보다 인상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이 초두효과입니다. 초두효과는 우리가 일관성 있게 지각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전의 인상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가 들어오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를 바꾸거나 제한합니다. 두 번째 요인은 후광효과입니다. 이것은 어떤 사람에 대해 ‘좋은’ ‘호감이 가는’ 인상이 형성되고 나면, 그 사람은 또한 매력적이고, 지적이고, 관대한 사람으로 보게 됩니다. 즉 한 특성이 좋으면 다른 특성도 좋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집니다. 하나가 나쁘면 모두가 나빠 보입니다. ‘빽’이라든가 학부형의 직업에 따라 학생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이것 때문입니다. 후광효과는 특히 겉으로 다른 사람의 인상을 형성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얼짱’이나 ‘몸짱’에 열을 올리는 것들도 후광효과가 사회적으로 널리 퍼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요인은 마이너스 효과입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이 좋은 특성과 나쁜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은 중간으로 되지 않고 나쁜 쪽으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학생 A: 이 학생은 말을 잘하고 공부를 잘하고 잘생겼고 가끔 사기를 칩니다. 학생 A는 좋은 특성이 나쁜 특성보다 많지만 A에 대한 인상은 사기꾼으로 들립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 평가에 더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먼저 주의가 집중되고 또 자기가 그 사람으로부터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부정적인 평가에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우리는 인상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것은 한번 형성된 인상은 일관성이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인상이 형성되고 나면 웬만해서 바뀌지 않습니다. 복잡한 존재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상형성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이긴 하지만, 그 사람을 깊이 알게 될 즈음에는 인상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상은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난 초기에 주로 영향을 끼치니까요. 때문에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떠나보낸 지금,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지만 인간미가 줄줄 흐르던, 공부 못 하던 ‘그 녀석’을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른다면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까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이 아닐까. 올해는 좀 더 체계적이고 나은 수업을 할 수는 없을지를 고민하는 교사들이라면 오은순 KICE 연구위원이 제안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개발센터를 활용한 수업디자인’을 참고해 보면 어떨까. 오 연구위원은 수업디자인을 10단계로 나누고,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개발센터(KICE-TLC)에서 개발·제공하고 있는 교수·학습 자료를 예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1. 수업목표 설정을 위한 요구사정=수업설계의 첫 단계는 수업을 마쳤을 때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교육과정 목표 중에서 뽑아낼 수도 있고, 학생들의 요구를 조사할 수도 있다. 혹은 학생들이 학습에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가를 경험적으로 파악, 목표에 반영할 수도 있다. KICE-TLC에서 제공되는 교육과정실 자료와 장학지원실 수업운영 자료를 참고할 수 있다.(교육과정>교육과정일반>평가기준·성취기준, 장학지원>수업운영>교수Tips) 2. 수업분석=목표 설정 후 학생과 교사가 하게 될 일을 단계별로 분석해야한다. 수업분석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학생들이 수업을 시작할 수 있기 위해 어떤 출발점 행동(entry behaviors)이 요구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확인된 모든 요소들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하나의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KICE-TLC의 교과별 교수·학습 자료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중등수학>참고자료 >마인드맵>삼각함수) 3. 학생과 환경 분석=효과적 수업설계를 위해 수업목표 분석과 병행해 수업의 주인공인 학생과 학습 환경 혹은 학습상황을 분석해야 한다. 학생과 환경을 분석할 때는 그들이 학습하고 그것을 활용하게 될 맥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각 기능이 실제 어떤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학생의 학술기술 정도를 평가하는 검사(교육평가>학습기술검사>학습기술검사중학생용)와 체육시간 특정 운동 기술을 가르치고자 할 때의 수업환경을 소개한 부분을 참고할 수 있다.(교육평가>학습기술검사>학습기술검사(중학생용), 중등체육> NEW 프로그램> 바운드 볼의 소개 글과 동영상) 4. 학습목표 설정=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게 될 때 무엇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지를 명료하게 진술해 놓아야 한다. 수업분석 결과로 확인된 기능, 지식, 태도들을 진술해 놓는 것은 학습해야할 구체적 목표들이 어떤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학습목표는 KICE-TLC의 수업자료 대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중등>과학>교수학습자료 >중1>Ⅲ. 지각의 물질> 2. 암석의 특징과 생성 과정) 5. 평가도구 개발=수업·학습목표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수행해야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 이때 평가와 목표는 반드시 연관 지어야 한다. 평가 전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자료가 KICE-TLC에는 개발, 보급되어 있다.(교육평가>문항제작/검토>문항제작 원리) 6. 수업방법 개발=수업방법에는 수업 전 활동, 내용제시, 연습과 피드백, 테스트, 전체적으로 지속하는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유의할 점은 최근의 학습이론과 연구결과들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는 것. 더불어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수업이 되도록 전달매체와 수업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KICE-TLC에는 교과별 수업기법들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중등>사회>교수학습 길잡이>교수학습방법>웹기반 사회과 수업, 초등>교수기법>초등 교수기법) 7. 교수·학습자료 개발 및 선정=수업방법을 활용할 때 필요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선정해야 한다. 새로운 자료를 개발하건 아니면 이미 개발된 자료를 활용하건 우수 자료에 대한 교수·학습자료 기준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KICE-TLC는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거나 선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우수 자료 선정 기준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추천자료실>국민공통기본교과자료>자료평가기준) 8. 형성평가 설계 및 실행=형성평가에는 일대일 평가, 소집단 평가, 현장평가 등이 있다. 먼저, 일대일 평가로 수업설계자가 개별 학습자와 직접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들의 반응을 확인한다. 일대일 평가로 확인할 수 없었던 학습자들의 문제점은 소집단 평가를 통해 찾아내야 한다. 끝으로 수업설계가 처음 의도한 맥락에서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현장평가를 통해 확인한다. KICE-TLC의 수업관찰과 수업평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장학지원>수업장학>수업관찰) 9. 수업 수정·보완=형성평가 결과 수집된 데이터를 요약하고 해석해야 한다. 형성평가 결과는 수업설계의 각 단계에서 수행했던 이전 단계의 설계 내용이 타당한지를 확인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타당성을 확인하면 수업설계의 어느 부분을 수정·보완해야할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이런 과정을 거쳐 효과적인 수업 설계는 완성된다. KICE-TLC의 초등학교방에는 수업안 클리닉 메뉴에서 수업의 전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분석해, 그 결과를 기초로 수업을 수정·보완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초등학교>교수학습 길잡이>수업안 클리닉) 10. 총괄평가 설계 및 실행=총괄평가는 수업설계자에 의해 이루어지기 보다는 해당 수업과 관련 없는 외부인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에 수업설계에 포함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수업을 최종적으로 수정, 실행해 본 후 다시 평가해 보고 그 결과를 다른 수업 설계에 반영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외부인 평가의 경우는 형성평가에서 사용했던 수업관찰이나 수업평가를 기초로 평가도구를 개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외부인 평가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에는 KICE-TLC의 장학지원실에 준비된 자기수업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평가해 볼 수 있다.(장학지원실>수업장학>자기수업진단)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미발추·군미추법을 통과시키기에 앞서 교원법정정원 확보, 교원양성체제 개편을 김진표 교육부총리에게 주문했다. 이날 회의장 밖에서 법안 반대를 외친 사대생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아가 향후 교원수급과 관련한 근원적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은 “국가의 실패한 정책 때문에 15년간 권리를 박탈당한 미발추 회원 7000여명이 모두 구제돼야 마땅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상황으로 1000명만이 권리를 회복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법의 통과에 대해 사대생, 임용고사 준비생들의 우려와 걱정이 많다”며 “미발추 특별채용 인원은 별도 정원이어야 하며 나아가 중등교원에 대한 획기적인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범대 임용률이 20%도 안 되는 등 양성임용체제에 문제가 많다”며 “교원양성자격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발추 법안을 발의한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도 “미발추법 통과에 따른 세부적인 후속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중등교원의 정원을 확대해 수급을 원활히 하고 교원양성체제를 개선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아예 김 부총리에게 매년 2%씩 중등교원의 법정정원을 높여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현재 중등교원의 법정정원 확보율은 80% 대에 불과하다”며 “1000여명의 미임용자를 임용하는 것과 별도로 정부와 교육부는 매년 2퍼센트씩 법정정원 확보율을 높여나가는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며 부총리의 약속을 촉구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법안의 내용대로 미임용자들의 채용은 일반 중등교원의 정원과는 별도 정원으로 이뤄지며 최소한 최근 2년간의 중등교원 정원 증원 규모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80퍼센트를 겨우 넘는 법정정원 확보율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최대한 높여나가기 위해 행자부, 기획예산처를 설득하는 등 노력할 것이며 교육위원들께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재 교원양성체제 개편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며 “3월 중에 이를 발표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교육부에 의하면 2004년도 초중등교원의 법정정원 확보율은 89.2%로 2003년 90.6%, 2002년 89.6%, 2001년 90.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교육부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동안 매년 초등 4000명, 중학 1만 500명, 고교 9500명 등 2만 4000명씩 총 9만 6000명의 교사를 늘려 2008년 교원법정정원확보율을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지난해 3월 발표한 계획을 무색하게 한다. 이 계획을 감안하면 매년 2%씩 법정정원을 끌어올리는 데는 약 1만 9200여명의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지난달 18일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교육재정 GDP 6% 확보 계획을 6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발언한 부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원정원 증원이 교육재정 확충에 가장 큰 요인인 만큼 교육부의 계획에 법정정원 확보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국교총 조흥순 교권정책본부장은 “교총은 올해 초등수업시수 경감과 교원법정정원 확보를 핵심 목표, 교섭과제로 정하고 국회 등을 통한 활동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우리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준경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경제연구팀장은 ‘계간감사’ 신년호에서 “올해 국내경제의 최대도전은 양극화 현상이고 양극화의 근본원인은 90년대 이후 진행된 급속한 세계화와 기술진보로 산업구조가 정보기술(I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경제주체들과 그렇지 못한 경제주체들 사이에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 팀장은 “새로운 경제 환경에 대한 이른바 ‘적응기회’는 ‘교육기회’나 ‘성장산업에 대한 접근기회’에 의해 대부분 결정되지만 이 역시 경제주체들 간에 불평등하게 분포돼 있어 양극화 해소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적응기회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 팀장은 “2000년 기준 소득 최상위 10%가 지출한 교육비는 최하위 10%보다 6배가 많고 특히 사교육비의 경우엔 9배가 많았으며 대기업 근로자와 중소기업 근로자들 간 교육훈련 기회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기회의 불평등 심화→국가적 인적자본 축적의 저해→경제적 지위 상승의 통로가 막히면서 심화되는 사회 불안→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기업투자 위축→양극화 심화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영국과 미국 등 앞서 양극화 문제를 겪은 선진 자본주의국가들은 ‘교육을 통한 재분배’로 양극화를 대폭 완화했다”며 “정부가 ‘성장 촉진형 재분배’ 정책을 하루속히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일 “평준화 교육정책은 표면적인 형평성에만 집착해 오히려 소득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위험 관리와 중장기 재정지출구조 개선’이란 보고서에서 우천식 KDI 연구위원은 “사교육의 지나친 확대와 공교육의 부실화는 평준화 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경제 체제에선 사교육 기회가 소득계층에 따라 불평등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저소득층은 부실화된 공교육을 받는데 그친다는 것. 특히 사교육 근절을 위해 대학교육까지 평준화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우 연구위원은 평가했다. 우 연구위원은 “국민들의 교육열에 비춰볼 때 대학을 평준화하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고교의 사교육이 대학으로 옮겨가 성행하게 될 것”이라며 평준화 보완대책으로 교육 수요자들의 학교선택권 확대를 제안했다. 우 연구위원은 “△선지원 후추첨 제도 도입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확대 △교원 인센티브제도 개선 △사교육 대체제(EBS 수능강의 등) 공급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육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집중투자가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짚고 있다. 국내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연간 5000달러 수준으로 초·중등 교육비(2000~3000달러대)에 비해 많지만 초·중등 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66, 67%인 반면 대학교육비는 47%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