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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언주 | 한국영재학회장·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흑백논리보다는 상록수의 잎갈이 같이 암울했던 1980년대의 군부정권 하에서도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사람이 있었고, 그들의 노력은 마침내 우리나라를 ‘대통령도 대놓고 비판할 수 있는 개방사회’로 발전시켰다. 아무리 사회제도가 나빠도 모든 사람이 그 제도에 순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제도의 모순점을 이겨내는 진정한 의미의 불의에 저항하는 선각자적 영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선각자적 영재성을 발휘한 분(사회제도 개혁 면에서의 영재)들의 노력 덕분으로 우리는 오늘의 민주사회를 만끽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한편, 우리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고교평준화정책을 ‘수월성 말살정책’으로 서슴없이 매도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현재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 중, 20·30대와 40대 중반 이전은 평준화 세대들이다. 그리고 40대 중반 이후부터 50~60대들이 비평준화세대들이다. 과연 이 평준화세대들이 비평준화세대들에 비해 수월성이 떨어지는가? 오늘날 중국의 계림에서도, 북경에서도, 상하이에서도 ‘쿵따리 샤바라’의 노랫소리를 듣게 만든 세대는 누가인가? 한류 열풍은 누가 만들었는가? 욘 사마는 누구이며, ‘움직이는 1인 기업’ 보아라는 가수는 어느 세대인가? 오늘날의 한국을 IT 강국으로 급부상시킨 그룹들은 어느 세대인가? 항상 외국 영화의 쿼터를 걱정하던 세상에서 1000만 명 돌파의 국산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어느 세대인가? 이들이 바로 평준화세대들이다. 평준화세대의 교육을 받았지만, 저마다의 타고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각 분야에서 창조적 영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너무 ‘평균화정책=엘리트 말살정책’으로만 매도하지 말자. 평준화정책의 장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교육정책을 생각해보자. 그것이 순리이다. 우리가 흔히 범하는 잘못 중 하나가 흑백논리(黑白論理)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다. 흑백논리에 빠지면, 과거를 전부 부정하거나 전부 찬성하는 식의 극단적 사고를 할 위험성이 높다. 오늘은 항상 어제를 근거로 태동하는 것이며, 오늘은 내일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과거를 완전 부정하지 말자. 교육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나무를 생각해 보아라. 소나무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상록수라고 한다. 그런데, 그 소나무 밑을 가 보자. 그곳에는 누런 솔잎이 수북이 쌓여 있다. 즉 항상 푸름을 간직하지만 끊임없이 잎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나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다. 교육정책은 모름지기 이런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항상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향해 개선해 나갈 때, 학생과 학부모와 국가가 희망적으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평준화정책의 좋은 점도 인정하면서 논의를 시작하자. 수월성교육은 시대 요구이며 미래 위한 투자 교육은 사회변화와 밀접히 관련된다. 이를테면, 과거 조선왕조 때는 양반 자제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소위 말해서 계급사회에서는 특수계층에 해당하는 엘리트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해방과 더불어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로 급격히 변화되었고 이에 따라 산업사회의 필요에 부합하는 민주시민양성교육이 최우선 교육목적으로 추구되어 왔다. 이러한 정신이 반영된 것이 고교평준화정책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기반 정보화사회로 발전해 가고 있다. 따라서 교육의 목적 자체가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여 변할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민주시민양성이라는 절대가치는 그대로 추구하되, 개성교육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교육목적이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맞춤식 개성교육을 강조하는 각 분야의 수월성교육 정책이 대두되는 것이다. 수월성교육 정책이 출현한 근본 동기가 과거 계급사회의 엘리트 교육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현재 추구하고자 하는 수월성교육은 각 분야에서 재능 있는 학생을 발굴하여 조기부터 그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만일 계급 사회적 엘리트교육이 된다면 당연히 배척되어야 할 정책이다. 교육정책이 입안되어 적용될 때는 반드시 ‘교육기회의 공평성(educational equity)’과 ‘교육의 수월성(educational excellence)’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교육 받을 기회 면에서는 공평해야 한다. 이것은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이다. 또한 보통교육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기능, 지식을 반드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국가가 정한 교육목적과 교육목표에 관한한 모든 학생은 공평하게 교육을 받아야 하며 받을 권리가 있다. 한편, 모든 학생에게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잠재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국가의 책무이다. 수월성교육이란 상위 몇 %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기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가능성 중에서 자신의 재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여 그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은 수월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면에서 공평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같은 분야(예컨대, 과학, 예술, 정보, 인문 분야 등)에서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과학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은 과학 분야에서, 언어 분야에서 재능 있는 학생은 언어 분야에서 각기 자기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 진정한 교육기회의 공평성이다. 베토벤에게 물리학 분야의 재능을 계발하는 기회를 부여하기보다는 음악적 재능을 계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수월성교육 정책은 현 정부의 최고 정책 수월성교육은 21세기 교육패러다임에도 부합된다. 20세기 산업사회의 교육목적이 지식전수에 있었다면, 21세기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의 교육목적은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공유에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땅에서 걸을 수도 있고, 물에서 수영할 수 있고, 급하면 조금은 날 수도 있는 오리형 인재양성이 주된 목적이었다. 반면에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서는 돌고래같이 수영을 잘하거나, 타조같이 잘 달리거나, 독수리같이 잘 날 수 있는 반(反)오리형 인재양성이 주된 목적이다. 우리가 오리형 인재양성을 통해 1만 불 국민소득을 올렸다면, 반 오리형 인재양성을 통해 2만 불 소득을 추구해야 한다. 영화 분야에서, 신약(新藥) 분야에서, IT 분야에서, BT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먼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길만이 우리가 세계 속의 선진국과의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화이자 제약회사는 비아그라를 개발함으로써 연간 수억 달러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고, 퀄콤 회사는 휴대전화의 핵심기술로 천문학적 로열티를 우리나라에서 받아가고 있으며, 빌게이츠는 윈도우 소프트웨어를 팔아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국가적 목적의 달성 여부는 인재양성에 있으며,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수월성교육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찍이 중국의 덩샤오핑(登小平)은 복권되면서 제일 먼저 중국 전역에서 1000명의 초상아(超常兒, 우리말로는 영재아)를 선발하여 세계 각국으로 유학을 보냈으며, 그 세력들이 현재 중국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세대들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의 진위(眞僞)를 떠나, 국가(혹은 국가의 지도자)가 선견지명을 갖고 국가의 번영을 위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국가에서 수월성교육을 천명한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본다. 수월성교육은 사교육비를 부추긴다? 일부에서는 수월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반대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반대하는 측은 ‘지나친 입시경쟁풍토가 조성될 것이고, 학력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이로 인해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고, 국민혈세 2000억을 소수 학생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공평성의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면서 수월성교육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수월성정책을 입안하고 적용하는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되, 그들의 비판이 얼마나 타당한지도 깊게 생각해야 한다. 우선 사교육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증가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사교육비 증가에는 허약해진 공교육이 한 몫을 했다. 공교육의 경쟁력이 약화된 데에는 물론 정부의 정책이 주원인이 된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연 사교육비의 책임이 정부에게만 있는 것일까? 이 책임에서 학교와 교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사교육비 경감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의 사명감과 소명감, 신념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정부 정책이나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치 않게 만들겠다는 우리 교사들의 적극적 참여가 가장 필수조건이라 본다. 따라서 수월성교육정책으로 인해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적다. 흔희들, 평준화정책을 깨뜨리면 마치 사교육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증가할 것 같이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면 반문을 해보자. 평준화정책이 실시된 이후 사교육비는 줄었는가 아니면 정말로 천문적인 숫자로 늘어났는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지출되고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현 부모들의 경제력과 부모의 욕심이 사교육비의 증감을 좌우하는 제 1요인일 것이다. 오히려, 제도는 제도로서 당위성을 갖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제도는 시대의 조류와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도입되고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수월성교육은 대학진학과는 철저히 무관하게 운영돼야 한다. 수월성교육정책과 대학입시는 결코 연결시키지 말자 수월성교육의 한 방안으로서, 영재교육 대상을 현 2만5000명에서 2010년에는 8만 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정책을 내 놓았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상류계층 출신이 명문대 입학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어 ‘학력 대물림 현상’이 고착될 것”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한 많은 언론들은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와 수월성교육정책의 관계를 우려하면서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에 대한 평가를 대학입시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정책보좌관은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와 함께 각 대학에 도입을 권장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되면 대학별로 영재교육 등 수월성교육을 받은 우수인재들을 선발하는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재교육을 대학입시와 결부시킨다면 영재교육은 해서는 안 된다. 수월성교육을 받는 것이 상급학교 진학, 특히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보장권(?) 혹은 특허권(?)이 된다면, 당연히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을 수월성교육을 받는 상위 5% 안에 넣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 만일 이처럼 수월성교육을 받는 것이 상급학교 진학에 어떤 형태로든지 혜택으로 작용한다면, 수월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모든 부모들은 들고 일어나서 이 제도를 반대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특정 집단 자녀의 대학진학 보장권 내지 특허권 취득비로 사용하도록 놔두어서는 결코 안 된다. 교육부는 수월성교육정책, 특히 영재교육정책은 대학입시와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철저히 대학진학과 무관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진정으로 과학에 재능 있고 재미있어서 과학영재교육을 받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학생이 그 교육의 영향으로 대학을 가든 못가든 그것은 순전히 그 학생의 문제이다. 창의성 중심으로 영재교육을 받는 것이 오히려 대학진학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수월성교육 그 자체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단, 대학진학 후에도 영재교육을 연계시키려는 노력은 각 대학에 권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학에 입학한 후의 일이다. 우리 사회가 아주 잘못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무언가 혜택을 받으면 그것을 이용하여 다음의 무엇을 보장하라는 아주 이기적인 주장을 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하여 그곳에서 훌륭한 과학영재교육을 받았으면 국민의 혈세로 좋은 교육을 받은 것 그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과학영재학교를 다녔으니 KAIST 진학을 보장하라고 요구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다. 이런 억지 주장이 어디에 있는가? 과학영재학교에 자발적으로 왔으면, 그리고 그곳에서 타 학생들이 받지 못하는 교육적 혜택을 받았으면 그 자체로 감사하고, 스스로 노력해서 그 다음 단계의 진학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일이지, 왜 그 학교에 다니는 것이 특혜의 조건이 되어야 하는가! 이런 식의 정책운영은 반드시 타파되어야 한다. 그런 식의 주장을 하는 학생은 선발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얼마든지 훌륭한 과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이 많으며, 그런 학생을 국가에서 기르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다. 이기적인 영재를 길러봐야 나중에는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할 뿐, 국가를 위한 애국심은 기대하기 힘들다. 아무리 능력 있는 영재라 해도, 국가에 해가 되는(예를 들어, 핵심기술이나 몰래 팔아먹는) 영재양성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영재교육의 기본과목으로 애국심, 향토애, 민족혼을 심어주어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하나는 진정한 의미의 창의력을 배양하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공부를 더 잘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전자를 일러 ‘영재교육(英才敎育)’이라 한다면, 후자는 ‘수재교육(秀才敎育)’이라 부른다. 만일 우리가 수재교육형 영재교육을 추구한다면, 그리하여 대학진학에 도움이 되는 교육으로 운영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사교육비의 폭발적인 증가는 물론이요, 수월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부모들로부터의 저항이 엄청나게 될 것이며, 마침내 그런 류의 수월성교육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마땅히 문을 닫아야 한다. 수월성교육을 받은 학생을 대학에서 받아들이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에 일임할 문제이다. 예를 들어, 2003년도 미국의 하버드대학 지원자는 2만 986명이었는데, 이들 중 재학하던 고등학교에서 수석으로 졸업한 학생이 3100명이었고, SAT I 시험(우리나라의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도 수두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56명만이 합격하고, 나머지 1만8930명은 탈락했다. 이처럼 비슷한 학생들이 몰리는 경쟁에서 어떤 기준으로 합격자가 결정되었을까? 이런 경우, 학업적인 요인보다는 학업 외적인 요인을 통해 합격생을 결정한다. 부연하면, 일차적으로는 학업적 능력으로 배수 정도를 선발한 후, 학생 개개인에 관한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즉, 현재의 성취수준보다는 앞으로의 성취 가능성을 더 중요시한다. 영재 판별과 선발은 one-shot test로 이뤄져선 안돼-전문적·장기적 관찰을 기초로 이뤄져야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또 다른 사교육을 시킬 것이라는 견해는 매우 타당하다. 영재교육을 받을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선수학습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영재성을 판별하여 사교육과는 거의 무관하게 선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영재교육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 동시에 책무라고 본다. 단순히, 성적이 좋다거나 한 번의 지필검사나 변변치 못한 캠프를 차려놓고 단순·단기·단번 평가나 관찰에 의한 영재 선발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전 학년 과정에서 영재선발전문가가 개입되어야 하고, 모든 학년, 모든 선생님의 전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관찰과 기록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학생기록을 철저히 잘한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는 제도도 도입되어야 한다).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이러한 여러 교사 및 전문가들의 장기간에 걸친 관찰과 기록, 그리고 평가 자료가 우선시 되어 영재학생의 선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영재교육의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을 갖추자 영재교육의 내적 3대 조건이란 영재판별, 영재교육과정, 영재교사양성을 가리킨다. 외적 조건이란 영재교육을 포함한 수월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영재판별은 전문적·장기적인 관찰에 근거해야 함을 언급했다. 영재교육과정은 영재의 특성을 계발하는 프로그램과 영재의 품성을 계발하는 프로그램으로 구분될 수 있다. 특성계발 프로그램이란 창조적 사고력, 도전정신, 논리적 사고력, 탐구력, 협동학습능력, 질문능력, 정보이해능력 등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품성계발 프로그램이란 애국심, 양보심, 자신감, 행복감, 정의감, 도덕성 등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현재의 영재 프로그램은 주로 교과와 관련된 문제해결력 배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서 언급된 제반 특성과 품성계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애국심과 같은 품성교육 프로그램을 정규교육과정으로 설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영재교수(교사)는 전액 국비로 양성되어야 하며, 기존의 초·중등 교사개념을 넘어선 전문적 영재교육 담당교수(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기존 초·중·고 교사의 재교육을 통한 영재교사양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영재교육을 담당할 교사는 기존의 초·중등 교사개념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각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 연구소 연구원, 직업 외교관, 국방 관련 전문가, 일반 과학자 등을 영재교사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자격증제도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각 분야에서 영재교육을 전공자를 교수 급으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아·맹아·정신지체아 등의 특수교육을 위해 특수교육 전문가가 교사로 임용되듯이, 영재교육도 특수교육임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 중등학교에서 기존 교사를 재교육하여 상담교사로 활용한 경험이 있다. 그러한 프로그램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영재교육의 선진국에서 영재교육 전문교사를 초빙하여 활용하는 것도 초기 단계에서는 고려해 볼 만하다. 수월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내적 조건을 준비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 국민 대다수가 수월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대의적으로 판단하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그런 면에서 언론의 수월성교육에 대한 역할과 책무를 기대한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수월성교육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원활하게 할 것이다. 수월성교육비는 현 교육부 예산으로 충당하지 말고, 대통령/국무총리 사업비로 확보해야 한다 전교조는 “축복받은 상위 5%를 위한 영재교육보다는 95%를 위한 보편교육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며, 국민혈세 2천억 원을 들여 교육차별 심화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국민혈세 2천 억(2005~2010년 : 6년간 총경비) 원을 들여 상위 5%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교육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일리 있는 비판이다. 이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부는 수월성교육을 위한 특별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부예산에서 영재교육비를 떼어내려 하지 말고,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영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피해가 가는 것은 안 되기 때문이다. 교육부 예산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 우선이다. 또한 앞으로 과학영재, 예술영재, 정보영재, 언어영재 등의 양성을 위해서는 국방부, 문체부, 과기부, 정통부 등의 재정적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종합적·장기적으로는 영재교육을 위한 재원은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산하의 재원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월성교육은 국가의 제 1정책으로 추진하고, 교육부 사업이 아닌, 대통령사업/국무총리사업으로 승격시켜 예산과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사실상,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수월성 교육대상자수는 약 112만 명(‘05-’06: 32만 명, ‘07-’08: 40만 명, ‘09-’10: 40만 명)이다. 이들을 위한 총 교육비를 2079억 원으로 잡고 있다. 학생 1인당 영재교육비는 약 18만6000원이다. 직접교육비 1232억 원만을 고려한다면, 학생 1인당 영재교육을 위한 직접경비는 11만 원이다. 이 정도 금액을 갖고 수월성 교육이 과연 가능한가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수월성교육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도 특별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자.
김희대 | 서울 중대부고 교사 1. 들어가며 정부는 지난 12월 22일에 발표한 수월성교육 대책이 현행 평준화제도 하에서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를 발굴·양성할 수 있어 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이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찮다. 개혁을 표방하며 발표된 수많은 교육정책들이 학교 현장의 적합성 문제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면서 흐지부지하게 된 전례 때문이다. 이번 수월성교육 대책도 교육현장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부구조가 취약하고, 입시와 학벌위주의 사회구조 하에서 과연 계획대로 실현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발표된 수월성교육의 핵심은 전체 중등학교의 절반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되는 수준별 이동수업에 있다고 판단된다. 즉,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하여 현행 고교평준화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함으로써 학교교육을 내실화하여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본고는 대학입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문계 고교 교사의 시각에서 수월성교육 대책과 그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 학교현장의 적합성 분석을 통해 부작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수월성교육의 개선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2. 학교현장의 적합성 분석 수월성교육 대책에서 제시된 수월성교육 프로그램에 목표, 방향, 실현 내용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재정 지원조건 등을 명시함으로써 수월성교육에 대한 정부의 정책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수월성교육 희망자를 겨냥한 대규모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큰 데다, 우열반 편성에 따른 학내 갈등, 관련 전문교사나 교과담당 교사의 부족으로 인한 교육부실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의문이다. 다음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 영재교육이 초등학교 이전의 유아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쳐 수월성교육을 대비한 각종 과외가 성행할 수 있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수월성교육 대상자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번 대책은 기존의 영재교육에 관심이 없던 부모마저 관심을 갖게 하였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초등학생부터 선행학습이 이뤄지는 등 사교육의 폐해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수월성교육을 대비한 또다른 과외가 성행할 것이 예상된다. 둘째, 수준별 이동수업이 우열반 편성으로 변질될 가능성과 수월반 대상이 되기 위한 또다른 사교육을 조장하여 사교육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수월성교육 하에서의 수준별 이동수업은 곧 우열반 편성을 뜻한다. 우열반에 들어가려는 학생들간의 경쟁은 서열화를 더욱 고착시키고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고 치맛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이의 실시를 통해 얻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나타나 학교교육을 더욱 파행케 하여 위기적 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셋째, 교육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자란 계층의 자녀들이 수월성교육의 수혜자의 대부분이 되고 상대적으로 빈곤층 자녀들은 교육적으로 더욱 소외될 소지를 낳을 수 있다. 현 교육체제에서도 빈곤층 자녀들의 교육적 소외가 심각한데, 수월성 교육을 위한 사교육이 횡행하고 관심이 고조된다면 그에 적합한 대폭적인 지원을 받은 부유층 자녀들이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반면에 빈곤층 자녀들의 교육적 소외를 더욱 깊게 할 소지가 크다. 넷째, 일반학교에서 수준별 이동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교사, 수업내용, 수업평가, 수업환경지원조건 개선 등이 필수적인데 이와 관련된 대책이 미흡하다. 이는 교사와 학교가 수준별 이동수업의 효과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의 강력한 권고에 의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실시를 하고, 계획하고 있는 게 있는 학교 현실로 그 만큼 학교현장이 수월성교육 실시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트래킹 제도, 집중이수과정, AP제도 등의 미국식 교육제도가 교육 인프라와 과열입시 등의 한국적 교육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될 때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트레킹 제도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수준에 따른 적절한 서로 다른 과목을 학습하게 되고, 학습한 과목의 내용을 평가받게 된다. 교사들은 외부에서 개발된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서로 다른 교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의 성적을 상대적 석차로 파악하는 것은 복잡하고 매우 어렵다. 여섯째, 2008년 대학입시는 전적으로 학교내신을 바탕으로 선발하는 제도인데 수월성교육과 대학입시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이다. 치열한 입시경쟁구조에서 일반고에서는 학교내신이 부풀려지고, 특목고 학생들이 내신의 불리 때문에 일반고로 전입하고, 검정고시 등으로 진로를 바꾸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외국으로 유학 가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개선 방향과 과제 첫째, 수월성교육의 성패는 훌륭한 교사자원의 확보와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지원체제의 확보에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학생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 교사의 전문적인 지도능력(교과지도 능력, 진로지도 능력 등)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의 수월성은 결국 학교에서 교사의 전문성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교사의 사명감 고취와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는 교사지원과 평가체제가 확대되어야 하겠다. 둘째, 수월성교육을 지원하고 가능하게 하는 학교의 시설이나 환경 등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고 조성되어야 한다. 수준별 수업의 경우 여유 교실이 확보되어 분반의 수준을 세분화할 때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 교실의 크기가 획일화되어 있어, 학습능력에 따라 필요한 수만큼 소집단을 구성하여 수업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일률적인 크기의 교실이 아닌 학습단위의 수를 조정하여 수업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교실 설치가 요구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셋째, 학교 내 진로 상담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학교가 학생들의 특기나 적성, 그리고 학업수준에 적합한 진로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된 진로선택으로 인해 학생 개인과 국가의 교육력 손실은 엄청난 것이다. 학생들을 단기적인 입시가 아닌 일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진로지도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수월성교육에서 소외가 예상되는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이 자신의 재능을 사장시키지 않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수월성 향상 지원대책을 강구하여, 부모의 경제적 지위로 인한 교육불평등 현상이 완화될 수 있는 장치가 요구된다. 넷째, 단위학교 운영의 내실화도 학교 수월성을 보장하는 또 다른 측면이다. 학교 내적인 요인 중에서 수월성을 저하시키는 교원갈등, 교원고충, 교수-학습 개선, 교사평가, 학교평가 등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단위학교의 교육력을 증가시키는 컨설팅 장학체제가 적극 도입되어야 한다. 다섯째, 수준별교육의 실시를 저해하는 입시위주의 풍토, 대학서열화와 학벌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현재 학벌화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문화, 서열화되어 있는 대학구조, 입시위주의 경쟁적 학습풍토, 진로지도가 소홀한 학교실정, 학부모의 대학지상주의에 따른 교육열 등을 고려할 때 입시와 무관한 교육정책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라도 입시와 관련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이 우리교육의 현실이다. 이를 위해 대학을 특성화하고 학벌보다 실력, 능력에 의해 인재가 등용될 수 있고, 나아가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4. 나가며 우수한 인재의 발굴과 육성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과제다. 수월성교육은 그 기본방향 수립과 운영에 있어서 기본 철학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면 아주 많은 폐해를 양산할 수 있는 제도로 인식된다. ‘누구를 위한 수월성교육인가?’ 수월성교육의 기본적 관점은 부모의 욕심이나 국가적 엘리트의 조직적 양산을 위한 이익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수월성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 바탕을 두고 교육의 수월성을 제고하고, 고교평준화 제도에서 야기된 학업성취도의 하향평준화를 보완하는 대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라도 교육현장의 적합성과 거리가 먼 섣부른 정책 발표와 강행이 학교교육을 불신하게 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를 떠나게 해 학교교육위기를 초래한 주요 요인임은 지난날 교육개혁정책 실패가 주는 교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육이 국가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백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에 많은 시간과 노력, 경비의 투여가 이루어져야 함을 뜻하는 것이다.
구본준 | 충남 천안성정초 교사 대망의 2005학년도 시작과 더불어 우리 교육의 화두는 ‘수월성교육’인 듯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말 현행 평준화제도 하에서 학교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한 ‘수월성교육 종합대책’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존재하였던 수월성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래도록 교과서도 교실 수업도 그들을 외면해 왔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수월성교육의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많은 염려들이 앞선다. 과연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월성교육이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에서 올바르게 좌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수월성교육 성패 여부 논의는 수월성교육 자체 논의만으로 불충분하다. 수월성교육 논의는 우리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다양한 교육 정책·시책들과 원활한 상호 소통 가능성과 협동 가능성을 생각하며 시작해야 한다. 수월성교육의 필요성, 범위, 시기, 교육기관, 주요 운영 내용, 지도교사 양성, 예산 계획 등 자기논리 개발은 수월성교육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지 결단코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교육정책 그렇다면 수월성교육은 왜 가능하고 왜 불가능할 수 있을까? 우선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살피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월성교육을 논한다면 수월성교육의 성공은 가능하다. 왜 그럴까? 첫째,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과 그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교교육은 분명 문제가 있는 듯하다. 다인수학급에서 교사들의 강의 눈높이는 중간 수준 학생들이다. 이 중간층들을 보듬어 수업해 나아가기도 버거운 게 일선 교육의 현 주소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은 상위권과 최상위권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교육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월성교육 대상자의 존재와 그들의 요구, 이를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많은 교사들이 있기에 수월성교육의 성공은 가능할 수 있다. 둘째, 상위 1%의 최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재교육은 특히 더 성공한다. 분명히 존재하는 최상위 1%의 어떤 부모가 영재교육 수혜를 마다할 것인가? 게다가 영재학교, 영재교육원 등 기존 학교환경보다 우월한 교육과정과 교육 기자재를 통한 교육이기에 이 수혜집단의 갈채 속에 1% 초상위권 영재교육은 호황을 누릴 것이다. 셋째, 역설적이고 우회적이긴 하지만 ‘수월성교육 종합대책’으로 영재교육은 분명 활성화된다. 1%의 최상위 수월성교육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나머지 5%의 상위 수월성교육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사설학원들을 통한 영재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다. 수월성교육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 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교육지도 속에서 수월성교육을 살핀다면 수월성교육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수월성교육이 일선 현장에 또하나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교육은 포화용액 상태를 넘어 이미 과포화 용액 상태에 도달해 있다. 오래도록 우리 교육은 버림은 없고 얻음과 추가만으로 일관되어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시·도교육청 수장이 바뀌었다. 곧바로 시·도교육청 교육지표와 중점시책 등이 바뀐다. 하부 교육청과 일선 학교도 이러한 변화에 걸맞게 교육과정을 재편한다. 별도의 부록 교육과정이 추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구도 이전의 교육과정을 제거하지 못한다. 새로운 수장도 이를 단칼에 단죄하지 못한다. 예컨대, 이전 수장이 인성교육을 강조하였는데 새로운 수장이 인성교육 나쁘니 하지 말라고 말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 나라의 교육과정은 이렇게 몸집을 부풀려 왔다. 버림 없이 오로지 추가하는 교육과정으로 일관하여 왔다. 구체적 예로서, 수준별 교육, 수행평가, 학습부진아 지도, 통합교육 등의 교육시책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중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 연계하여 규모를 축소하고 통합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들의 부재가 문제인 것이다. 또한 새로운 교육시책을 운용할 수 있는 인적·물리적·운영적 환경의 열악함이 문제인 것이다. 추가의 추가로 일관하는 교육과정의 문제점, 이를 다시 비유로 빗대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 486컴퓨터가 있다. 이 컴퓨터를 통해 학습도 하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고, 통신도 하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TV도 보고 싶다. 다 보겠다는 욕심으로 프로그램을 하나씩 설치한다. 하드 용량이 다 찼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또 무리를 한다. 컴퓨터가 다운된다. 지금 일선 현장은 다운되는 486 컴퓨터 모양과 흡사하다. 다시 제7차 수준별교육의 한 시간 수업 상황의 예를 살펴보자. 수준별교육이란 가능한 학생 개개인의 목표 도달 정도(개별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에 대한 알맞은 수준별학습 과제를 부여하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제7차 수준별교육을 시도할수록 성취감보다는 좌절감이 앞서게 된다. 왜 그럴까? 여기 서너 개의 학습 내용이 있는 한 시간 수업이 있다. 수준별 정신에 부합하려면 교사는 서너 개의 학습 내용을 30명 이상 학생들이 ‘이해하나, 이해하지 못하나’를 파악해야 한다. 가능할까? 산술적으로 교사는 한 시간에 4(학습 내용)×2(이해함, 이해못함)×30(학생수)= 240가지의 학생 수준을 파악해 내야 한다. 교사가 파악할 변인은 더 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태도를 일일이 살펴야 하며, 어떤 학생은 쉽게 또 어떤 학생은 느리게 문제를 해결한 학생의 수준을 어떻게 가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교사가 파악해야 할 학습 상황은 대개가 확정인이 아니라 변인들이기 때문에 고차원적 사고를 요구한다. 비유하면 교사에게 486이 아닌 팬티엄급의 프로세서 상황을 요구한다. 수준별교육을 추구할수록 교사는 다운된다. 실제로 수준별 교육과정 도입과 함께 일선 초등 교사들의 공통된 인식은 제6차 교육과정 이전보다 학생 수준 파악은 더 안 되고 있음을 느낀다. 가능한 학생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후행 수준별학습을 하자는 제7차 수준별교육 정신과 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최종 결과보고서인 학생생활기록부를 진술할 때 더 느낀다. 6차에 비해 가르친 것과 시행한 것은 더 많은데 개별 학생 수준 파악이 덜 된다. 그래서 쓸 내용이 없다. 과부하로 인한 다운 현상 때문인 것이다. 산소결핍증에 시달리는 학교 구성원들 ‘수준별교육’과 동일한 일들이 ‘학습부진아’, ‘수행평가’, ‘통합교육’ 등의 교육 시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학습부진아의 경우 해마다 구제되고 있는 듯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산술적 조작과 허위 운영 결과물들 투성이다. 수행평가 역시 실적을 보여 달라면 방대한 규모의 실적물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인상주의 평가가 앞서고, 수행평가의 과정과 결과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의심스럽다. 통합교육 역시 선진교육의 교육지표일 수 있지만, 많은 일선 학교 교사들은 그 효용성에 회의적이다. 특수교육 학생들을 맡은 담임으로서 이래도 될까 하는 자괴감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수월성교육 정책 역시 수준별교육, 학습부진아, 수행평가, 통합교육 등의 교육정책과 동일한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유의할 일이다. 학생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수준별학습을 할 수 있는 학교, 학습부진아가 없는 학교, 문제풀이만의 머리 큰 학생들이 아닌 움직이고, 만들고, 조작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행형 학생들이 있는 학교, 팔다리가 없어도, 지능이 떨어져도 행복하게 놀고 공부할 수 있고 친구와 교류할 수 있는 학교를 꿈꾸는 이는 그 누구보다도 교사들이다. 또한 뛰어난 학습능력과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갖춘 영재아들에게 알맞은 교육을 누구보다도 교사들이 소망하면서도, 현실 안착이 더딤에 대한 살핌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문제는 과부하이고, 용량 과다 투입이다. 486 용량의 교육환경 속에서 팬티엄급에서 돌아갈 프로그램을 선별 없이 투입한 들 그 운용이 가능하겠는가? 일선 학교는 이미 비대해진 교육과정의 과부하로 신음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은 가르칠 무엇이 없어서 가르치지는 못하는 게 아니다. 다만 적절한 선택과 배제 원리가 적용되지 않은 채 턱까지 차올라 숨 막히는 교육환경을 조성시키는 끊임 없는 교육정책의 펼침이 문제인 것이다. 학교와 교사가 숨 쉴 틈을 주자! 이러한 여유로움으로 가르치고, 해야 할 그 무엇을 차근차근 꼼꼼하게 수행하게 만들자! 선택과 배제의 원리, 버림의 미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제 교육은 체질을 개선하고 체중을 줄일 때인 것이다. 국정감사 자료 요구 때문에 도교육청 자료가 트럭으로 운송되었다고 한다. 질보다 양, 내용보다는 형식의 소통방식으로 쌍방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였단다. 이러한 과시적이고, 문서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교육평가가 학생과 학교교육을 ‘교육 없음’으로 몰고 간다. 여유를 갖고 학생 눈을 마주 대할 때, 학습 부진아가 보이고, 영재아도 보이며, 그 수준에 맞는 수준별교육도 가능한 것이다. 밀어붙이기 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일이 없음은 우리 교사들에게는 매우 상식적인 경험적 지식이 아닐 수 없다. ‘수월성교육’의 시행으로 우선 염려되는 점은 영재기관에 맡겨지는 1%의 영재교육이 아니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나머지 4%의 영재교육이다. 과부하에 걸린 일선 학교는 운영 교사의 부재, 운영 교재의 부재, 운영 프로그램의 부재, 운영 여력의 부재로 시작부터 그 추진동력 확보가 쉽지 않음을 주지할 일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2003학년도 도지정 영재교육 연구학교 업무를 시행한 바 있다. 1년 동안 최선을 다해 운영하였지만 연구학교가 끝난 뒤 영재교육 강좌는 자동 폐쇄되었다. 영재교육 마인드로 무장한 학교가 이런 상황일진데 지원과 인센티브 없이 영재교육에 역량을 투입할 학교는 현재 없는 듯하다. 또한 1년간 영재교육을 받은 본교 학생들이 시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 입학시험에 응시하였으나 전원 탈락하였다. 본교가 지도한 프로그램이 문제인지, 영재교육 선발 방식이 문제인지 검증도 없었고, 알 수도 없었다.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사실 하나는 8학군이라 불리는 특정 지역 학교의 학생들이 대다수 선발되었다는 씁쓸한 결과뿐이다. 누군가가 “영재교육 어떻게 할까” 물어온다면 “1%의 영재교육 수혜자가 되려면 경시대회처럼 준비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버리는 교육과정’ 필요한 때 이러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수월성교육은 시행될 것이다. 하지만 ‘수월성교육 성공’의 키워드는 ‘버림의 미학’임을 명심할 일이다. 이제는 교육정책의 나열이 아니라 각 정책의 체계화, 소통화, 최적화가 필요할 때이다. 교육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과정은 지난한 여정이며, 따라서 시간과 기간을 필요로 한다. 목표(정책)가 많아지면 여정이 줄고 과정이 축소된다. 반대로 목표가 줄면 여정이 늘고 과정이 충실해진다. 따라서 부득이 추가된 새로운 교육정책 ‘수월성교육’이 일선 교육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자기논리 개발에 앞서 이미 만연된 일선 현장의 과부하와 다운 현상을 최소화·최적화 하는, ‘버리는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와 결단과 적용이 시급히 요구된다. 과학뿐 아니라 교육에서 ‘에너지 총량 법칙’은 여전히 유효한 법칙이 아닐 수 없다.
정혜손 |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유치원 공교육화를 향한 국민 염원의 산물인 유아교육법이 7년여를 표류하다가 2004년 1월 8일에 통과되었다. 그런데 유아교육법이 통과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발표되지 못하고 있어 유감이다. 그 이유는 거대한 공룡 같은 이익집단의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년 내내 국회에서, 더욱이 매서운 겨울 추위를 온몸으로 막아가며 여의도에서 토해냈던 우리의 함성은, 결국 우리나라 유아들의 교육과 국가인적자원 개발이라는 앞날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어렵게 이뤄낸 유아교육법을 가로 막고 있는 집단 이기주의에 대해 우려와 분노를 금치 못한다. 유아들을 위한 진정한 공교육과 보육은 우리가 끝까지 지켜내야 할 과제인 동시에 우리의 임무이다. “만 5세아 무상교육비를 학원에도 지원하라”는 주장은 일반인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시간을 끌어 유아교육계를 흔들어 놓고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며,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기본은 유아교육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 이유를 열거해 본다. 첫째, 교육은 이익을 남기는 장사가 아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을 빙자한 이익집단이 돈벌이에 눈이 먼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때이다. 둘째, 저소득층 유아일수록 유치원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원측에서 말하는 바와는 달리 저소득층의 유아들은 비싼 학원비를 내며 기능교육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환경이 우수하고 질적 수준이 높은 국공립유치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만 5세아 73% 이상이 유치원과 보육시설에 다니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실태 조사에서 나온 사실이다. 셋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원칙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 교육부, 정부가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국가 법 체계상 유치원은 학교이며 유아교육법에 의해 운영되는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모법에도 없는 학원 지원 관련 조항을 넣고 싶어 안달하는 일부 국회의원들, 눈치만 보는 교육부 관계자들, 사교육비 경감을 부르짖던 정부 관료들은 지금 도대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넷째, 학부모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부모에게 가장 소중한 자식들을 더 이상 학원으로, 과외로, 학습지로 내몰아 기계적인 아이들로, 똑같은 물건처럼 계속 찍어 낼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국민의 혈세로 사설학원의 배를 채워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답지 않은 교육은 설 자리가 없도록 감시하고, 지적하고, 건의해서 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 모두가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 때이다. 다섯째, 제대로 된 교육시설을 늘려야 한다. 만 5세아 23%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우리가 찾아주어야 한다. 왜 정부는 이처럼 유치원교육을 방치해 왔는가. 학원들이 몇 십만 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단 말인가. 지방의 어려운 공립유치원은 지역별로 한 곳에 모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 체제를 마련하고, 대도시에는 학부모들이 그토록 원하는 공립유치원을 지금이라도 계획적으로 세워나가는 방법을 연구한다면, 사교육비는 유치원에서부터 바로 잡혀 몇 년 안에 유아교육은 물론 대학교육까지도 정상화될 것이다. 여섯째, 평가시스템이 필요하다. 평가인정제를 과감하게 도입하여 교육의 질이 높은 유치원은 살아남고, 그런 유치원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길만이 우리 아이들이 세계에 나가 뒤지지 않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일곱째, 종일반 교사를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들의 증가 추세로 가정에서 담당하던 교육과 보육은 이미 유치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공립유치원에서는 ‘Edu-Care’라는 이름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종일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기대로 잘 운영되고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다수 지방의 공립유치원 교사들은 종일반을 혼자 담당하고 있다. 이는 유아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없다. 종일반 교사를 반드시 배치하여 부모에 버금가는 사랑으로 질 높은 교육과 보호를 제공토록 해야 한다. 여성의 권리를 위해 일한다는 여성부는 유치원 교사 대부분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권리를 짓밟으려는 의도를 밝히기 바란다. 학부모는 안심하고 유아들을 유치원에 맡기고 사회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고, 유아들은 제대로 된 교육과 보호를 받으며, 유치원 교사는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종일반 배치기준은 반드시 원안대로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는 참여정부답게 전임 교육부장관이 잘못된 약속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사과하고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이 정책의 기본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해서, 학부모들을 위해서, 제대로 교육하기를 열망하는 교원들을 위해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당당하게 나서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한다.
이창희 | 서울 강현중 교사 현대는 전문성의 시대이다. 시대에 맞게 여러 분야의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각 분야의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출 때 국가 경쟁력 상승은 물론, 개인의 경쟁력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나라는 국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전문성을 갖춘 개인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전문성이 강조되는 큰 이유이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일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 분야 역시 교육경쟁력 향상과 개인의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전문성 신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교원의 전문성이야말로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부분이다. 교원의 전문성이 신장될 때 교육의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고, 무너지는 공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시되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부응하기 위해, 일선학교 교원들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대학원 진학, 수업방법 연구, 학생지도방법 연구, 각종 연수 참여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 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다. 물론 학교교육에 도움 되는 실질적인 연수를 받게 된다. 특히, 방학 중에는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교원의 대부분이 각종 연수를 받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시간과 노력의 투자뿐 아니다. 연수에 필요한 제반비용을 자비로 충당하면서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IMF 한파가 몰아치기 이전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원이 연수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IMF를 기점으로 각종 교원연수기관의 난립과 함께 대부분의 교원연수가 자비연수 체제로 변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교원들은 결코 연수에 소홀하지 않았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연수를 받으면서 전문성 신장을 꾀한 결과인지, 최근에는 일부의 연수과정에서 연수비의 일정 부분을 시·도교육청에서 보상해 주는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연수에서 모든 교원들이 연수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상받을 수 있는 연수는 한정되어 있고, 전액 보상을 받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즉, 시·도교육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정식으로 지정된 연수기관에서 연수를 받을 경우에 한하여 대략 70% 전후의 연수비를 지원받고 있다. 문제는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 받는 연수는 인가된 연수기관에서의 연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 현재 지정된 연수기관의 연수과정만으로는 교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원들은 전문성 신장을 위해 때로는 학원 수강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인가되지 않은 연수기관(각종 연구회 등)에서 어쩔 수 없이 연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의 연수비는 고스란히 연수자 개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연수의 실효성에서는 도리어 인가받은 연수기관에서의 연수보다 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통한 연수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에도 연수비를 전액 본인이 부담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인가받지 않은 기관에서의 연수 비용도 지원해 줘야 옳다고 본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연수의 최대 목적으로 본다면, 연수기관으로 등록된 기관에서 받는 연수만이 전문성 신장에 기여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원의 전문성 신장 노력에 부응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물론, 연수비 전액을 연수대상 교원 모두에게 지원해 준다면 가장 좋은 방안이 되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의 보상을 위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교원의 연수비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현재 교원의 대학 및 대학원 학비 전액을 연말에 소득공제해 주고 있다. 대학원 진학이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각종연수도 분명한 전문성 신장의 방법이므로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학원의 등록금은 전액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켜 주면서 자비로 부담하는 각종 연수비는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분명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대학원 진학 형편이 못되는 교원들은 어쩔 수 없이 연수라는 방법으로 전문성 신장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말 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줘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자비연수의 경우는 출장비가 지급 되지 않는다. 수업은 수업대로 다하고 연수를 받기 위한 출장임에도 불구하고 출장비가 지급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자비연수가 아닐 경우는 출장비를 지급받는다. 자비연수에 출장비가 지급되지 않고, 무료로 받는 연수는 출장비가 지급된다는 것은 커다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자비연수를 받는 교원들은 이중으로 금전적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이것 역시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최소한의 혜택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자비연수비에 대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옳다고 본다. 물론, 연수를 받음으로써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소득을 얻는 것이 분명하고, 이런 전문성 신장을 금전적인 척도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형평성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작은 것부터 교원들을 위해 배려하는 것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돕기 위한 첫걸음이 아닌가 싶다.
강인수 | 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수원대 교육대학원장 현행 교원평가제는 학교교육력 향상 측면에서 정보 제공 경로가 막혀 있어서 조직의 발전은 물론 개인의 능력 개발이나 전문성 신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교원평가결과가 학교 교육조직의 효과성 증진을 통한 교육의 질적 개선에 활용되기보다 승진이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일부교원에게만 결과가 사용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교장과 교감이 교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경력, 승진서열 등에 따라 평가함으로써 교사들이 평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함으로써 평가관이 왜곡되어 건전한 학교풍토 조성에 장애요인이 되어 왔다. Ⅰ. 교원평가제도의 문제점 한국의 교사근무성적평정제도의 문제점을 기존 연구인 박영숙(1992), 최희선·권기욱·전제상(1999, 2000, 2001), 정수현(2000), 박종필(2002), 강인수(2003) 등의 논문과 한국교육개발원 등 정책연구보고서 등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한다. 1. 전문성 발달을 위한 교원평가체제로서 미흡 현재의 교원근무성적평가의 목적과 기능은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서 ‘인사행정의 공정을 기할 목적’으로(제1조), ‘평정의 결과를 전보·포상 등 인사관리에 반영하기 위한(제27조) 데에 한정되어 있다. 교사개인의 전문성 개발과 학교교육의 효과성 측면을 고려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승진과 전보·포상 등 인사관리를 위한 자료수집도 평가의 한 목표이고 기능이지만, 현재의 교사평가제도는 교사의 자질 향상과 수업개선 및 전문적 능력 신장을 위한 자료수집 기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승진연령이 안 된 젊은 교사들과 사립학교 교사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이들의 경우 교사평가는 유명무실하게 되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근무평가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하게 되고, 평가에 무관심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1) 또한 최근에 평가결과를 성과급 지급 근거자료의 활용한다는 방침에 대하여 교원들의 불만을 야기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우수한 교원을 발굴·유지하거나 교원 개인의 자질을 계발하는 등 다른 용도로는 활용되지 못하며, 특히 교원평가 결과가 승진에 결정적으로 작용되면서 평가는 곧 승진에만 필요한 것이란 인식을 주고 있다. 2. 평가대상의 제한성 교원근무성적평정의 대상은 학교교육 구성원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행 평가에 대한 규정에 의하면 교장에 대한 평가규정이 없고, 특히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는 승진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자체적 노력으로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는 교사의 근무성적평가가 소홀히 되고 있다. 3. 평가내용의 추상성·획일성 가. 평정요소의 미흡 현행 승진규정상의 평정내용은 자질 및 태도, 근무실적 및 근무수행능력 등 2개의 평정사항과 교육자로서의 품성, 공직자로서의 자세, 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육연구 및 담당업무등 5개의 평정요소에 각 요소마다 4개의 평정내용으로 총 20개의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과 기준은 교사의 근무평정을 위해서 부족하다고 본다. 이들 평가영역 및 내용 외에 학급경영(업무처리, 사회·심리적, 물리적 환경조성), 특별활동 지도(학급자치회, 특별활동 지도), 학부모관계, 지역사회관계, 일반교양, 교직교양, 학교방침과 각종 법규준수 등의 영역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최희선 외, 1999: 전제상, 2000). 나. 획일적 평정기준 평정요소와 평정내용을 지역, 학교규모, 학교급별, 유형, 교원의 직급, 담당업무를 고려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모든 교사에게 획일적인 평가내용과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점이 문제이다. 다. 평정내용의 기준이 추상적 구체적 기준 미흡으로 인한 평정의 곤란과 주먹구구식 평정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라. 교사의 자질·태도에 치우친 평정내용 평정내용에서 교사의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사의 자질·태도영역이 비중이 적지 않게 되어 있다. 학습지도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의 텍사스 주 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사평가기준을 보면 총 8개 영역에서 5개 영역이 학습지도와 학생의 성취도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2) 이는 교사의 업무 중 학생지도의 비중이 50%를 넘고 있는 여러 주의 교사평가기준의 한 예이다. 4. 서열화 목적의 상대평가 방식 교원근무성적의 평정방법이 강제배분방식으로 되어 있어 지역과 학교급별, 학교규모, 교과특성, 담당업무 등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여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 5. 평가요소별 가중치 부적절 교원 근무성적평정에서 평가기준 및 요소에 대한 가중치가 부적절하다. 평가준거별 가중치는 교원의 업무성취에 대한 평가영역의 상대적인 중요도에 근거하여 타당하게 주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하다. 6. 평가관리의 전문성 및 신뢰성 부족 평정자와 확인자 등 평가자가 자격연수나 직무연수에서, 또는 평가를 위한 특별 훈련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은 결과 평가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온정주의 풍토로 인한 정실과 주관에 의한 평가, 인상의 오류 등 여러 가지 평가의 오류가 범해지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이러한 결과로 평가에 대한 평가자의 책임의식 또한 결여되고 있어 교원들이 평가의 결과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7. 평가결과의 제한적 활용 및 비공개 가. 승진자료로만 활용 현행 평가제도는 승진예정자 결정 자료로만 활용되고 자질계발 등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승진직전 2년의 평정결과만 활용되기 때문에 해당교사외의 대부분의 교사들은 평가에 대해 무관심한 실정이다. 이는 현재 대학의 교수업적평가에서 평가결과에 따른 보수결정을 하지 않는 대학에서도 교수들은 강의, 연구실적, 사회봉사 등에 대한 업적평가에 상당한 긴장과 노력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평가의 목적과 결과활용방안의 개선이 필요함을 말해 준다. 나. 평가결과의 비공개 현행 승진 규정에서 경력평정과 연수성적평정은 본인이 요구하면 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근무성적평정 결과는 비공개로 규정하고 있다. 그것은 경력평정과 연수성적은 본인이 산출결과를 알고 있고, 객관적으로 계산되는 점에 비해 근무성적은 평가자의 평가와 피평가자의 기대가 차이가 날 경우의 불만과 항의, 그리고 이에 따른 행정의 혼란을 막자는 관료주의적 사고와 풍토가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평가기준의 명확하지 않고 강제적 배분방식에 의한 상대평가의 결과 개인이 가질 불만을 제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평가과정에서 본인과의 협의 절차를 갖고, 평가결과를 알려줄 수 있도록 기준의 구체화, 평가방법의 신뢰도, 객관도의 확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피드백 부재 평가과정에서 피평가자와의 협의절차가 없고, 평가결과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교사 개인은 자신의 전문성 수준, 수업기술과 방법에서의 자신의 능력 등에 대하여 객관적 평가결과를 알 수 없고, 능력이 부족한 교사의 경우 지도나 연수과정을 통한 전문성 향상 기회도 가질 수 없다. 8. 법적 체제 미흡과 행정체제의 부실 가. 법제의 미흡 교원근무평정은 교사 개인의 능력개발 및 전문성 향상과 교직의 질 관리를 통하여 학교조직의 효과성에 가장 중요한 인사행정의 한 영역이다. 그런데 현행 교사근무평정제도는 승진임용에서 인사행정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경력평정, 연수성적평정과 함께 승진후보자 순위명부작성의 한 영역으로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 포함되어 있고 독립적인 별도의 법령으로 제정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교원연수에 관한 법령이 대통령령으로 별도로 제정되어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교원근무성적평정이 교원정책과 행정에서 중요하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결과라고 본다. 나. 행정체제의 부실 1) 평가업무담당부서 및 업무의 부재 그리고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및 시·군 교육청, 학교단위에서 교원평가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나 부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업무자체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 교원근무평가에 대한 전문연구기관의 부재 교원근무평가에 대한 연구기관이 없고 교육관련 연구기관에서도 교육청 및 학교평가 담당부서와 업무는 있으나 교원평가 부서나 업무는 없는 실정이다. 3) 직무설명서나 직무수행기준의 미개발 교원근무평정제도의 실시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교원직무에 대한설명서나 직무수행기준이 규정되어 있어야 함에도 이러한 것이 개발되거나 규정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것은 교원근무평정에 대한 행정체제의 부실이라고 할 수 있다. 교원근무평정에 대한 법제의 미흡이나 행정체제의 부실은 교육행정의 관료적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박영숙: 1992. 103-105). 즉,관료적인 구조하에서 평가자에게는 명령과 감독의 기능이 강요되고, 피평가자에게는 조직이 정한 규율과 명령에 복종하거나 순종할 것만이 강요된다. 그리고 관료적인 구조하에서의 평가에 관한 정책결정자들은 교사평가의 목적에 비추어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성화하고 개선하려하기 보다 행정상의 편의에 치중하는 측면이 강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Ⅱ. 교원평가제도의 방향 1. 교원평가의 목적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교원평가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교원평가제도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하기로 한다. 가. 교사의 수업전문성 및 관리자의 학교경영·관리 전문성 향상 및 능력개발 계기 제공 교사의 교육활동의 가장 핵심적인 수업활동의 전문성과 관리자의 전문적 관리능력을 개발하고 신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나. 교원의 수업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제 구축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니고 전문가로서의 교원이 계속 발달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지원체제로서의 평가 체제를 구축한다. 다. 전문직으로서 교원의 전문성 수준에 대한 자체적 평가체제 구축 교원의 수업 전문성 심화를 통한 수업의 질 향상과 교수-학습지원체제 구축으로 학교교육의 전반적 질을 높인다. 라. 학교의 수업의 질 향상을 통하여 공교육의 내실화 도모 전문직인 교원이 스스로의 평가체제를 구축하여 전문가적 지위를 확보하게 한다. 마. 학교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및 학교교육 정상화 도모 교원의 자질과 능력 및 수업활동에 대한 전문적 소양에 대한 사회와 국민의 이해를 높임으로써 학교교육을 신뢰하고 협력, 지원하는 풍토를 조성하여 학교교육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한다. 2. 기본방향 이상의 기본적인 방향에 따라 새로운 교원평가제도 수립의 기본원칙을 다음과 정한다. 가. 전문화 1) 교원의 전문적 성장을 지향하기 위한 평가체제를 구축한다. 2) 평가의 목적이 교원의 수업능력 및 학교관리 대한 전문성 향상에 있으므로 평가의 결과를 승진, 성과급 등과 연계하지 않는다. 3) 평가의 결과는 본인에게만 알리고 자기능력 개발 및 수업활동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 4) 평가에 관한 연수를 통하여 교원의 평가관련 전문성을 높이고, 전문가에 의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5) 새로운 평가제도의 실시를 위하여 시·도 교육청에 평가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이를 위한 평가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나. 민주화 1) 교원평가에 대한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이해와 협력방향을 모색한다. 2) 단위학교 평가관리기구를 통한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평가체제를 구축한다. 3) 평가과정에서 학교공동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기회를 보장한다. 즉 관리자,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등 이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4) 단위학교별 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소규모 학교는 업무의 과중, 관리기구 설치의 어려움이 있을 경우 교육청의 평가관리기구에서 업무를 지원한다. 5) 평가의 기준은 기본모형만 제시하고 시·도별 교육청의 평가관리기구에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게 하고, 학교별 평가관리기구에서 학교의 규모, 지역형편 등의 사정에 맞추어 자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한다. 6) 학교공동체 구성원 및 교직단체, 학부모단체 등 각계의 여론 수렴과정을 통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한다. 다. 다양화 1) 학교급별, 종별, 규모별, 그리고 교원의 직급별, 교과별, 직무담당별(담임, 비담임, 보직), 등 다양한 특성을 반영한다. 2) 평가과정에 참여하는 학교공동체 구성원 즉 관리자,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등 참여자의 역할을 학교급별에 따라 다양화 한다. 라. 점진적 적용 1) 새로운 평가제도는 현행 교원근무평정제도와는 별개의 전문성 심화를 위한 평가로 운영한다. 2) 새로운 평가제도의 실시는 시범적용-계속연구-수정보완 단계를 거쳐, 희망학교를 우선으로 연차적으로,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한다. 3. 연구의 범위 및 수행과정 이 연구의 일환으로 2회의 토론회 과정에서 있었던 질의, 토론 내용을 기술한다. 첫째, 이 연구의 범위는 교원의 인사행정 전반을 다루거나, 현행 교원근무평정제도를 대체하는 제도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고, 수업전문성을 평가하여 교원의 능력개발을 도와주는 장학적 기능의 수업평가이다. 교원 양성, 연수, 승진, 근무조건, 사회·경제적 지위향상 등의 인사행정 각 영역은 정부의 정책수립과 집행에서 횡적인 연계를 가지고 통합적인 모색이 필요함은 마땅하다. 그러나 모든 영역의 연구를 하나의 과제로 수행하기란 어렵다. 본 학회가 위탁받은 연구과제는 교원평가에 관한 연구이다. 또한 현행 교원근무평정제도의 대체적인 제도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현행 교원근무평정제도의 현황과 문제를 분석한 것은 현행 교원평가제도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이다. 이 분석의 결과 교원의 가장 중요한 수업전문성과 학교관리자의 관리전문성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근무평정요소 중 전문성에 관한 능력개발을 위한 평가방안만을 제안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앞에서 진술한 것처럼 이 평가방안은 교원의 모든 교육활동인 수업, 학교·학급관리, 생활지도, 지역사회관계 등의 요소는 연구대상이 아니므로 이 평가결과는 교원의 전반적인 근무평정제도와 구별된다. 성과급이나 승진 등의 자료가 되는 교원근무평정제도는 앞으로 연구되어야할 과제이다. 둘째, 이 연구에서는 부적격교원의 문제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부적격교원 평가와 인사관리 문제는 교원정원과 예산 등이 수반되는 별도의 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단체는 부적격교원평가에 관심과 주장이 많지만 이 연구는 열심히 노력하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도와주고, 스스로 능력개발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무능력 또는 부적격 교원의 문제와는 다르다. 무능력 또는 비도덕적인 부적격 교원의 문제는 현행 법령의 충실한 집행으로 관리가 가능하며, 새로운 제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연구수행방법과 과정은 토론회와 공청회, 전문가 협의회 및 세미나 등을 통하여 현장 학교와 교원·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연구내용은 각 영역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회의 토론회에서 토론자와 방청인사께서 제안한 방안들도 연구진이 충분히 검토한 내용들이 개진되어서 이러한 방안을 재검토하고 수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첫째, 교사평가방안의 체크리스트와 기술식의 활용문제에서 기술식을 충분히 활용하고, 필요한 경우 체크리스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제안하고 있는 수업활동평가, 학급운영평가, 교육관료평가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체크리스트와 같은 내용과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둘째, 교원평가에서 원자료를 원하는 본인에게 공개를 하는 방안도 처음부터 검토되었으며 이를 수렴하고 있다.
조흥순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정책본부장 1. 들어가는 말 최근 교원평가제 논의과정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시원한 해답을 구하지 못했다. 특히, 제시된 방안이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정말 기여할 수 있을까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확신하기 어렵다. 이런 생각은 그동안 논의과정에 참여한 다수 교원, 학부모들도 함께 느끼는 답답함이었다. 이런 전제 위에서, 먼저 교원정책적 관점에서 교원평가제가 갖는 역사 맥락적 의미 그리고 그 배경으로 어떤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제시된 방안에 관한 입장을 피력하고자 한다. 2. 교원평가제의 정책적 맥락과 배경논리 분석 가. 교원평가제의 정책적 맥락 사람의 행동, 태도를 변화시키고자하는 정책은, 그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 당사자들의 반응과 감정에 정책의 성공과 실패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생들이 교원의 지도방식이나 태도에 불만을 갖게 될 때,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움과 같다. 교원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원 정책에는 두가지 상반된 접근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정적(포지티브)인 접근과 부적(네거티브)인 접근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 이후 대부분의 교원정책이 네거티브적 정책의 흐름을 갖고 있다. 교원의 전문성과 열의를 인정하고, 더 잘하도록 지원하고 촉진하는 포지티브한 정책은 거의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촌지, 체벌, 정년단축, 학생의 담임선택제, 교직 유연화 등 소위 ‘회초리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교직은 존경, 자아실현, 성취, 인정, 책임 등 정신적 가치와 만족을 강하게 추구하며, 자존감과 긍지를 중시하는 직업이므로 이러한 교원을 불신하고 단죄하는 정책은 교직사회에 강한 거부적 정서와 상실감을 형성하게 된다. 최근의 교직사회에 회피와 냉소주의가 이런 상황 속에서 생겨난다고 본다. 이제 교육과 교원정책 접근방식에 있어 전환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의 만 15세 학생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는 우리 교육과 교원에 있어 상당한 강점이 있음을 말해준다. 약점을 찾아 비판하고 처벌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강점을 발굴하고 그것을 고무하는 방식으로 접근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우리 교육은 마치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보는 자학적 교육관, 그리고 외국제도의 무비판적 모방과 이식의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교원평가제는 네거티브적 교원정책의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다. 부적격교사 퇴출기제로서의 평가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 교육부 장관들의 평가제를 통한 무능교사 퇴출 발언 등 평가제 도입 논의의 맥락에서 볼 때도 그러하고, 장점 발굴과 이에 대한 인정과 격려보다는, 약점 노출과 이에 대한 비판과 책임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평가의 본질적 속성에 비추어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교원의 전문성과 자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이것을 통제하기 위한 네거티브적 교원정책의 흐름 속에 제기된 교원평가제는 필경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교원의 수준을 인정하고 잘하는 점을 부각시켜 더 잘하도록 격려하는 포지티브 정책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나. 교원평가제 도입 배경 논리와 그 문제점 1) 포플리즘적 접근방식의 문제다. 최근의 교원정책이 여론을 동원한 교단반발 제압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교원평가제의 제기방식도 언론을 동원한 것이고, 국민 다수가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도 예전 형태와 똑 같다. 이 때, 교원들의 여론은 아예 무시한다. 교원정책을 교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외곽 때리기식으로 추진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2) 교원에 대한 공교육 부실 책임론이다. 교육문제에 관해 교원의 책임을 도외시할 수 없지만, 네거티브적 교원 때리기식 정책은 마치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가 교원의 잘못인양 호도시키는 면이 있다. 때문에 교육정책 주도자로서의 행정관료와 정책 입안자에 대한 책임도 따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3) 교육수요자론과 교원불신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수요자라는 입장에서 교원을 직접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995년 ‘5.31교육개혁’ 추진에서 가장 잘못된 것이 왜곡된 시장경쟁 논리의 유입인데, 교육 수요자론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교육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계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대위권, 교사의 교육권, 국가의 교육권 등의 조화적 권리관계로 파악되어야 하며, 교원의 전문적 교육권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교사가 있다 해도 학부모나 학생이 직접 평가를 통해 걸러내겠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4) 교직도 경쟁을 해야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경쟁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경쟁 논리가 아니라 교육적 논리에 기초한 경쟁이어야 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3. 교원평가제 방안에 관한 입장 가. 총론적 입장 1) 기존 교원평가제 논의과정을 무시하고 조급하게 서두르고 있다. 현행 근무평정제와의 관계 정립, 새 교원평가제의 필요성 등 선행되어야 할 논의가 생략되고 있다. 지난 해 교육개발원을 중심으로 한 교원인사제도혁신협의회의 논의 결과를 무시하고 있다. 결국 부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순으로 밖에 볼 수 없다. 2)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려면, 교원직무 수행기준의 설정과 그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논의와 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 교원들이 수행하는 본질적 업무와 비본질적 업무, 불필요한 잡무, 업무의 중요도 등이 본격 논의되어야 하며, 교원들이 본질적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교원잡무 등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3) 종전, 교원정책 수립에 있어 외국제도의 무비판적 모방과 이식의 관행 그리고 제도가 갖는 역사와 맥락, 문화적 요인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제도의 성패는 기술적 합리성보다 역사적 경로와 맥락, 문화, 권력관계 등에 더 크게 좌우됨은 우리 교육정책사에서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 4) 문제의 제기와 대안이 일치하지 않는다. 기조강연에서 새 평가제 도입의 배경으로 현행 근무평정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고 있는데, 현행 근무평정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새 평가제가 어떤 면에서 그러한 문제점을 해소해 줄 수 있는지 불명확하다. 5)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한 성찰이 미흡하다. 6) 학교현장의 업무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평가의 형식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7) 평가시행 사항의 상당 부분이 학교단위 자율결정으로 위임되어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결정과정상의 혼란과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나. 영역별 입장 1) 평가의 목적은 차라리 교사수업평가로 명확히 함이 타당하다. 수업만 강조한 나머지 생활지도 또는 학교업무의 기피 또는 경시로 교육을 왜곡시킬 수 있다. 2) 평가자 및 평가방법에 있어서는 첫째, 자기평가서의 활용이 불명확하여 형식화되기 쉽다. 둘째, 동료평가를 위한 공개수업 및 참관은 본질적 수업의 소홀, 과열경쟁시 동료 간 불신과 반목이 나타날 수 있다. 교감, 교장은 전체 평가자의 일부일 뿐, 학교장학, 학교경영 책임자로서의 영향력 약화로 학교단위 책무성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수업 등에 있어서의 여론수렴과 판단은 교사의 자율권에 맡겨야 한다. 학부모의 수업참관과 평가 참여는 고교의 경우, 입시위주 교육을 부채질할 수 있다. 학부모의 권리는 교사 개개인에 대한 책무성 요구 차원이 아니라 학교 전체 차원의 책무성 요구로 행사되어야 하고, 제한적 범위에서라도 학교선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 넷째, 공개수업은 전시수업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진정한 수업평가가 되기 어렵다. 3) 단위학교 및 교육청 단위 교사평가관리위원회 설치·운영해야 한다. 위원회의 설치와 그 역할, 평가위원 수와 비율, 위원장 선출 등 상당부분이 학교 자율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결정 주체 및 학교장의 역할 모호 등 결정 과정에 상당한 혼란과 갈등이 예상된다. 평가의 구체적 목적, 평가관리자, 평가기준 및 절차, 결과활용 등은 전문적 지식을 요하고 구성원들의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등 학교 단위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내용이며, 교원잡무의 증가, 소규모 농어촌 학교 실정 등을 감안하면, 평가업무의 추진 애로와 업무가중이 평가의 형식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4) 평가영역별 평가요소, 평가지표 및 자료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피평가자와 평가자간 평가기준 등에 관한 협의과정이 없는 상황에서, 가치판단이 서로 다르다고 인식할 때, 피평가자가 동료교사의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가가 수업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평가보다 장학협의가 더 중요함은 이 때문이다. 5) 평가결과를 유용히 활용해야 한다. 첫째, 평가관리위원회가 평가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려 드느냐에 따라 학교현장의 갈등이 예상된다. 둘째, 교원의 순환근무제 등을 감안할 때 평가자의 익명성이 보장될 수 있을까 의문시된다. 평가자별 평가결과가 공개되면 교사 간의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6) 교장, 교감 평가방안 첫째, 현실적으로 교장의 직무와 역할에 대한 이해와 평가의 전문성이 없는 전 교원과 직원, 10%의 학부모가 평가자로 들어가면 인기투표가 될 수 밖에 없다. 교장의 소신있는 학교행정은 불가능해지고, 입시위주 교육의 압력 등을 교장이 거부하고 정상적 교육과정 운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소속 단체의 집단이해가 맞물리는 상황이 되면, 교장, 교감 평가는 ‘집단행동 차원의 비교육적 정치평가’로 변질될 수 있다. 학교현장의 심각한 분열과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다. 소결론 1) 위원회 구성, 다양한 평가절차와 세부 계획의 수립, 자기평가서는 물론 많은 동료교원에 대한 평가서 작성 등 평가 관련 업무가 학교현장에 새로운 업무가중 요인이 될 수 있고, 평가를 둘러싼 교단의 불신과 갈등이 초래될 우려가 높음에 비해, 2) 평가의 가치기준이 다를 수 있는 교사 개인별 전시적 공개수업 참관을 통해 내린 학교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평가결과를 교사 개인이 얼마나 가치 있게 인정하고, 자신의 수업 전문성 제고에 활용할지 의문시된다. 더욱이 그 활용이 개인의 피드백 차원 이상의 의미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형식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3) 따라서 이러한 평가를 통한 교원의 수업 전문성 제고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며, 학교 장학협의회의 활성화, 동료장학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학부모나 학생의 의견 반영은 교사 개인의 자율 사항으로 권장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대안 가. 교원이 교직생애 기간 동안 전문성을 심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성장 트랙(track)을 제도화해야 한다. 다른 직업에 비해 보람과 가치, 성취를 중시하는 직업인 반면 성취동기를 유발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제가 절대 부족하다. 일반 기업체나 공무원 조직의 다양한 조직체계와도 다르다. 어느 정도의 경력단계를 감안, 교원 각자가 목표를 정해 도전하여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전문성 향상의 발전 모형을 제도화하고, 이에 걸 맞는 적절한 보상체계를 강구하는 등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수교원의확보및전문성신장을위한특별법(가칭)을 제정하고, 이것을 근거로 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 추진하여야 한다. 연수이수 학점화 제도의 정비, 수석교사제를 포함한 교원자격의 전문성 심화단계 설정, 국가 책임하의 교원연수의 체계화 및 강화, 연구년제의 도입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노력하지 않는 교사는 스스로 부담을 느끼게 되고, 부적격 교사들이 스스로 교단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교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나. 동료장학 활성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시로 학년단위(초등), 교과단위(중등)로 장학협의회를 갖도록 하고, 학기말 또는 학년말에는 장학평가회 개최를 의무화하며, 그 결과를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이 보고서는 다음 학기 및 다음 해의 교육활동 개선자료로 활용한다. 이를 위한 경비 지원과 시설 등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학기말 또는 학년말 장학평가회에서는 교사 각자가 장학보고서를 제출케 하고, 이를 토대로 종합장학평가회를 개최한 다음 그 결과를 학년별, 교과별로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하도록 한다. 이것을 다음 학기 또는 학년의 교육활동 개선자료로 활용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 학년별, 교과별 장학협의실을 설치하고, 협의회 운영과 보고서 작성 경비를 지원함은 물론 학년별, 교과별로 교원들의 추천에 의해, 장학 우수자를 표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장학평가회에는 학부모대표를 참여시킬 수 있게 한다. 다. 학부모와 학생의 설문조사는 교사 각자가 자율적으로 문항을 작성하여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그 결과는 학기말 또는 학년말, 학년별, 교과별로 개최되는 교사장학평가회에 제출하는 개인별 장학보고서에 포함하도록 한다. 라. 교원들이 수업 등 본질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 조성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학년별(10학급 기준) 교무행정 요원 1인 이상 배치, 각종 불요불급한 보고 자료의 감축방안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마. 법정정원의 조속한 확보, 초등의 수업부담 완화 및 형평 제고 등 후진적인 교육환경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2004년 현재 정원확보율은 89.2%며 부족교원이 3만5905명에 이른다. 초등 고학년의 경우 30시간 이상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교원평가를 실시한들 수업 개선이 될 리 만무하다. 바. 학부모와 일반국민이 교원평가에 동조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일부 부적격 교원의 처리 문제라고 본다. ‘부적격 교원 문제’는 교직사회의 아킬레스 건 같은 존재로서 교원 전체에 누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교원단체의 입장에서 이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교원평가를 통해 부적격 교원이 걸러질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부적격 교원의 통제장치로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선량한 다수의 교원들을 싸잡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결과가 되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된다. 한국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수년전부터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모토로 삼고, 교원의 전문성과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명확히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교원은 회원이라 해도 배척하고, 교원 윤리강령과 실천수칙을 재정비하며, 광범한 실천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이런 과정에, 학부모단체 등도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한다. 5. 맺는 말 우리 교육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나치게 우리의 교육을 비관하는 자학적 교육관과 이에 터한 교육개혁의 강박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과 교원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이것을 더 빛나도록 만드는 쪽으로 개혁의 초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부적 접근방식으로 일관해 온 교원정책 방향도 정적 접근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교원의 자존감과 긍지가 손상되지 않게 하면서, 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격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원들이 서로 협동하여 교육활동에 전문성 향상을 기할 수 있도록 동료장학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교원평가제는 그동안의 교원정책적 맥락 또는 제기된 배경 논리로 볼 때나, 평가제가 갖는 경쟁적, 비판적 속성에 비추어, 교원의 수업 전문성 향상이라는 목적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학교현장에 많은 부담과 갈등을 줄 가능성도 크다. 무리한 교원평가제 도입으로 또다시 학교가 혼란에 빠지고 교원들이 서로 분열되고 갈등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회와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황충일 | 문학평론가·인천학익여고 교사 갑신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대학 동기들의 세밑 모임이 있어 경기도 일산에 들른 적이 있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다보니 모처럼 오붓하게 다섯 쌍의 부부가 모여 그동안의 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 그 중에는 이미 불황의 피해자로 사오정을 맞은 친구도 있었고, 자의로 직장을 떠나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을 거둔 친구도 있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느끼는 아쉬움은 비단 나만의 감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느 새 사십대 중반을 힘겹게 넘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영화라도 한 편 보려고 예약을 해 둔 상태였다. 누구보다 경쟁이 치열한 베이비 붐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딱히 문화적 세례를 받은 적 없이 G.I. 문화의 후폭풍과 시위 문화, 캠페인 문화에 에둘려 대학 시절을 보낸 관계로 그날의 모임은 나름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날의 거리에서는 세밑이라고는 하나 어느 곳을 보아도 도회의 황량함만이 옷깃을 스칠 뿐, 인정이 모여 이루는 따뜻함은 찾을 길이 없었다. 차라리 어려웠지만 인간미가 넘치던 시골 장터가 그리워짐은 왜일까? 마치 절해고도에서 화톳불을 끼고 옹송그린 표류자처럼 우리는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오페라의 유령〉과 마주하였다. 실로 2004년 한 해, 우리는 우리의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는 온갖 망령의 그늘에 휩싸여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없는 경제 추락으로 인한 생계형 자살이 잇따랐고, 이라크 파병과 김선일씨 피살, 엽기적인 연쇄 살인, 십대들의 집단 성폭력,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 파문, 동남아를 강타한 지진과 해일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속속 그 실체를 드러낸 한 해였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알 수 없는 이 불안과 공포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아직도 우리가 합리적 이성과 인과율을 토대로 자행되는 근대의 부정적 자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 있을 터이다. 영화관 화면에는 팬텀이 호수를 건너면서 “내 검은 절망의 지하 감옥으로 가자. 내 마음의 감옥으로 가자. 지옥과도 같이 깊은 어둠의 행로를 따라 가자. 그대는 왜 그 음침한 곳에 내가 매여 있는지를 묻지 않는가” “누구에게서나 쫓김을 당하고, 어디서나 증오를 당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측은함을 느껴주는 곳 없었으니”라고 절규한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은 “불쌍한 어둠의 창조물이여, 그대는 어떠한 삶을 아는가? 신이여, 이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용기를 주소서…….”라는 화답과 함께 팬텀의 얼굴에 키스로 응대함으로써 극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하 미로를 거쳐 소용돌이치는 안개,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배, 그리고 거대한 거울, 중세적 이미지를 습용한 팬텀이 20세기를 거쳐 21세기의 일상적인 풍경 속에 갑자기 뛰어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분명 르루의 1905년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집착과 광기로 오페라 극장 2층의 5번 박스 석을 어슬렁거리는 팬텀을 목도한다. 그곳은 선천적인 기형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지하 감옥과 쇠사슬, 그리고 모욕으로 점철된 트로마(Trauma)의 공간이요, 미와 추, 선과 악,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법적 대립을 인간의 집단무의식 속에 통합시키는 신화적 진실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은 광기를 예찬한다. 그것은 이성을 비추는 거울이자 폭로의 기능을 갖고 있으며, 삶의 열정과 진실, 그리고 사회적 인간과 도덕적 진실 사이의 직접적인 모순을 드러내 준다. 왜냐하면 팬텀은 더 이상 무대 한 옆에 서 있는 우스꽝스러운 보조 인물이 아니라 이미 무서운 진실을 말하는 전언자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난 세기 광기에 대해서 타자를 선언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것이 부르주아적 질서의 경계선을 넘어서서 그 윤리의 성스러운 한계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광기가 근대 부르주아지의 노동과 근면 이데올로기에 상치되기 때문이었음을 또한 기억한다. 따라서 오늘날 광기는 더 이상 이성의 결여가 아니라 여전히 상상의 초월적 현존으로서 세속적인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신비한 미지의 세계를 상징한다. 근대적 이성을 담보로 한 에피스테메는 단지 지식과 결탁한 권력의 총체적 전략이며 타자를 분리하고 격리시키는 소외의 담론에 지나지 않는다. 팬텀을 응시하는 크리스틴의 시선 어디에서 상대를 대상화하고 소외시키는 타자의 시선을 볼 수 있으며, 오만한 지배 계층의 싸늘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겠는가? 한 사회의 건강성은 단순히 물리적 조건의 충족이나 정치적 구호로 확립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성의 구조 속에 내포된 현실을 강압하는 합리화 과정, 경제적 제도나 관료 제도 등 객관화와 체계화를 통해 타자를 동일자로 환원하려는 메타설화는 더욱 아니다. 그것은 이질적이며 복수화 된 사회에서 자기의 고유성을 지닌 동시에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대와 책임을 통해 진정한 윤리적 평등과 형제애를 실현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화와 전설이 사라진 오늘날, 유령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실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