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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이나 소지 금지를 학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 법 통과를 촉구하는 행사가 열렸다. 국회 교육위원회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스마트한 기다림 선포식’을 가졌다. “디지털에서 쉼을, 아이에게 자유를: 교내 스마트폰 제한법 통과 촉구, 부모님과 함께 생활 캠페인!”을 주제로 한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은 ‘스마트한 기다림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우리는 오늘,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한 미래를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잠시 멈추고 기다리기로 결심한다”며 “아이들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스마트한 기다림’ 캠페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이 편리함을 주지만, 아이들의 눈빛·대화·놀이 시간을 빼앗아 아이들이 온전히 자신과 마주할 수 있도록 ‘기다림’이라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선포식에 참석한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현재 교육부 고시에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만을 규정하고 있고, 세부 지침이 없어 학교마다 혼란이 반복돼 교사와 학생에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며 “이제는 학칙이나 고시에만 의존하던 문제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의 디지털 안전을 지키는 정책은 법적 규제, 교육적 접근, 가정과 사회의 참여가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법적 지침을 따르되, 학교 구성원의 합의와 학교장의 재량 속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심각한 상황이다. 교총이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초·중등 교원 55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육활동 중 학생 휴대전화 알람, 벨소리 등으로 수업 끊김, 수업 방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66.5%에 달했다. 또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다 저항, 언쟁, 폭언을 경험한 교원은 34.1%, 상해·폭행까지 당한 교원도 응답자 중 345명(6.2%)였다. 또한 교육활동 중 몰래 녹음, 몰래 촬영을 당할까 걱정된다는 비율도 85.8%였다. 교내 스마트기기 제한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한때 학생 인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나, 2023년 유네스코는 학습과 정서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전 세계 학교에 사용 금지를 권고했으며,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주요국은 모두 교내 휴대전화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강 회장은 “휴대전화 제한은 억압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미래세대를 보호하려는 선의의 배려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자유를 배우는 공간인 학교에서 학생 권리뿐 아니라 교사의 수업권과 모두의 학습권이 존중될 때 교육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내각 구성에 아직 퍼즐이 채워지지 않은 교육부 장관직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명되었다. 그는 중등학교 국어 교사를 거쳐 교육감으로 3선에 이른 풍부한 교육 현장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진보 교원 단체인 전교조의 지부장을 역임한 경력도 있다. 그가 현재로서는 많은 교원 단체와 현장 교사로부터 적임자라는 환영을 받고 있다. 국회의 인사 청문회를 거쳐 공직자로서 그리고 이 나라의 교육부 수장으로서 산적한 교육 현안을 무난하게 처리하며 기대하는 역할을 잘 해 나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는 “만약 내가 대한민국의 교육부 장관이라면”이라는 상상 아래 어떻게 현재의 교육 문제들을 헤쳐 나갈 것인지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잠시 고민에 잠겨 보고자 한다. 여기서 일인칭 지칭으로 변경한 것은 비록 가상이지만 제 삼자의 누구도 아닌 당사자로서 오랜 교직의 경험자로서 실천 의지를 다져보고 특히 교육의 본질 추구에 보다 가깝게 그리고 실감나게 다가가고자 하는 개인적 희망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교육은 늘 논쟁의 중심에 있다. 한쪽에서는 전통의 가치를, 또 다른 쪽에서는 혁신과 평등의 가치를 내세운다. 입시제도, 교육과정, 학제 개편 등 수많은 논의 속에서 때로는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 나라 교육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본질이다. 만약 필자가 대한민국의 교육부 수장이라면, 그 자리를 권한의 상징이 아닌 한 아이의 이름을 지키는 자리로 여기고자 한다. 이는 교육이 정치 논쟁의 도구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철학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 중심의 교육, 그 기본으로 돌아가야 보수 진영은 교육을 질서와 전통의 가치로, 진보 진영은 교육을 해방과 평등의 수단으로 간주한다.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한 사람의 온전한 성장을 위한 두 축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그 중간에서, 이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교육철학을 실현하고자 한다. 지금의 우리 교육은 입시 경쟁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아이들은 점수로 줄 세워지고, 교실은 문제 풀이의 공간으로 변했다. 그 속에서 보수의 명분이었던 ‘실력주의’도, 진보의 가치였던 ‘기회의 평등’도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불행한 교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 첫째, 삶 중심 교육과정으로 나아가겠다. 이는 단지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교과서에 갇힌 지식보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 즉미래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교육을 적극 지향할 것이다. 둘째, 교육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을 키우겠다. 이는 실력 있는 인재가 되도록 하되, 그 실력이 공동체를 위한 책임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자유와 권리를 누리는 동시에 연대와 공감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반영이다. 셋째, 차이를 존중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고졸과 대졸, 특성화 계열(실업계)과 인문계열,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모든 배움의 경로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기회의 평등이며 교육 정의의 시작이라 믿기 때문이다. 넷째,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도록 하겠다. 교사는 교육의 최전선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는 사람이다. 정책은 현장에 정답이 있다. 따라서 실시하고자 하는 정책은 현장을 통해 꽃피워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부는 통제 기관이 아닌 지원과 협력의 동반자가 되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다. 이념 아닌 사람을 위한 교육의 실현을 위해 교육의 변화는 느리지만, 아이들을 위한 진심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보수와 진보의 성향을 의도적으로 구별하여 편가르기 하기보다, 보편적인 배움과 성장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교육부 장관으로서 필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 믿는다. 다시 한번 만약 대한민국의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현재 산적한 수많은 교육 현안들에 단기적인 해법을 내놓음으로써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교육의 가장 근본인 사람의 눈을 맞추는 교육, 아이들의 모든 삶을 품는 다양한 창의성 교육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도록 선도할 것이다. 그것이 보수와 진보를 넘어, 우리가 함께 가야 할 진정한 교육의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2023년 8월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된 중등학생 20만 명 대상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학교와 학원 수업을 제외하면 여유 시간과 수면 시간 일부분까지도 스마트폰 사용에 보내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 박탈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지만, 과의존으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보면 우선, 사회적 관계 형성을 방해한다. 가상공간의 상호작용은 실제 친구와의 대면 활동을 크게 제한해 신체적,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박탈하고 외로움을 증가시킨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아 유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승객 대다수가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일상적인 장면이 된 지 오래다. 둘째, 주의 집중을 어렵게 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성숙의 특징을 의미하는데 스마트폰의 남용이나 수많은 알림 신호는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위력을 발휘한다. 셋째, 수면 부족으로 심리적 장애를 초래한다. 밤에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수면의 질과 양이 떨어져 우울, 불안, 과민, 인지결손, 학습력 저하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넷째, 중독 현상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 과민, 불쾌감 등의 금단증상을 느낄 정도로 손에서 놓지 못한다. 잠자리는 물론이고 화장실이나 욕실에도 들고 온다. 그 밖에도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나 ‘거북목’과 같은 VDT증후군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은 친구와 자유롭게 어울리는 시간을 줄여 건전한 발달을 저해한다. 놀이와 같은 활동은 교우관계를 통한 갈등 해결과 위험을 극복하는 사회적 기술 습득에 필수적이며 모방을 통한 문화 학습에도 긴요하다. 스마트폰 사용은 청소년의 당연한 권리라는 주장도 있다. 또 관심을 공유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중요 정보에 접근하는 수단이자 지기 표현의 공간이 된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 비해서 사회적 관계의 단절로 인한 고독감, 주의 집중 곤란, 우울, 자살 같은 심각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미래 위한 적극적 조치 요구돼 영국은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됐고 미국도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에서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동영상이나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보다 엄격한 조치를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가정에서도 자녀의 스마트폰 남용을 막고 가족간 대화와 여가 선용의 시간을 자주 갖도록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회장 최치수, 한초협)는 13~14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제64회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연수 및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국·공·사립초 교장과 교장 역임 장학(연구)관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초등교육이 미래의 희망이다, AI와 함께 공감과 협력으로!’를 슬로건 삼아 열린 13일 개회식에는 소은주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 이정선 광주교육감, 강기정 광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또 문달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와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가 각각 ‘미래의 희망을 살리는 슬로건’, ‘따듯한 미래와의 연결, AI’를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전국대회에서는 학교 현장의 어려움 해결을 요구하는 자유발언에 이어 교권 보호, 현장체험학습 지침 마련, 아동복지법 개정, 초등교육 질 확보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도 발표했다. 또 학교 관리자에 대한 과도한 책임 전가 시정 요청 및 제도적 환경 마련 촉구 서명도 함께 진행됐다. 14일엔 각 시·도별 계획에 따라 우수 교육기관 및 학교 방문 등의 자체 연수도 가졌다. 한초협은 행사에서 논의된 결과를 정리해 국회와 교육 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다. 최치수 회장은 “이번 연수는 학교장들의 전문성과 학교 경영 역량을 강화해 교육 현장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며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초협 연수는 1956년 시작됐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전국 초등교장을 대상으로 정보 교류를 통한 전문성 신장과 학교 경영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AI’는 자사가 개발한 ‘챗GPT’에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스터디모드’(Study Mode) 기능을 도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무료 이용자는 물론, 챗GPT 플러스와 프로, 팀 등 구독자도 로그인 후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챗GPT 에듀에서도 제공된다. 교사, 과학자, 교육학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스터디모드는 단순히 정답을 제공하지 않고 문제를 단계별로 풀어가며 학습을 돕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이 오픈AI 측 설명이다. 오픈AI는 "챗GPT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학습 도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학생들은 어려운 숙제를 풀거나 시험 준비, 새로운 개념을 탐구할 때 챗GPT를 찾는다"며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AI를 사용할 때 ‘진짜 학습을 도와주는가?’ 아니면 ‘단순히 답만 알려주고 있는가?’라는 중요한 질문도 제기됐다"며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스터디 모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오픈AI 교육 부문 부사장 리아 벨스키는 "챗GPT가 가르치거나 튜터 역할을 하도록 활용되면 학업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순히 정답 기계로만 사용된다면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목표와 실력에 맞춰 조정된 질문과 가이드를 통해 깊이 있는 이해를 쌓을 수 있으며, 숙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더 흥미롭고 적극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픈AI에 따르면 스터디 모드는 인터랙티브(상호 활동) 질문을 통해 정답 대신 사고를 끌어내고, 복잡한 주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단계별로 나눠 제공한다. 이전 대화 기록과 실력 평가 질문을 바탕으로 사용자 수준에 맞게 학습을 조정하고, 퀴즈와 개방형 질문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점검한다. 피드백을 통해서는 응용 능력을 강화한다. 또한 대학생 연령대 이용자 3명 중 1명은 이미 챗GPT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스터디 모드 역시 대학생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다만, 챗GPT에서 학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계로 대화 간 일관성 부족이나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은 주의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오픈AI는 추후 복잡하거나 텍스트가 긴 개념에 대한 시각적 자료 제공, 목표 설정 및 진도 추적, 학생 개개인의 실력과 목표에 맞춘 개인화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AI가 교육의 미래를 극적으로 바꿀 가능성을 제시하며, 스탠퍼드 대학 중퇴자인 자신에 이어 어린 자녀도 대학 진학 대신 AI 교육을 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은 대학이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어 18년 후에는 지금과 매우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교육공약 중 하나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쟁점과 추진 전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현재 서울대 중심의 서열구조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고, 입시경쟁으로 인한 공교육 왜곡 등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역에도 명문대를 고르게 육성해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추진한다는 정책의 취지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목표가 서울대 졸업장을 늘리는 것인지, 지방에도 서울대처럼 좋은 대학을 만드는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배 교수는 단순히 지역 안배만을 고려하거나 거점 국립대 중심으로 선정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선정 기준의 정교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단순한 대학 간판 바꾸기나 기존 서울대의 비효율적인 모습만을 답습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지방사립대의 좌절감이나 수도권 연구중심대학의 상실감 문제 등도 정책 추진 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변화 의지와 실행력, 총장의 철학, 교수진의 태도, 제도적 준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성화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특성화 지원전략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토론을 한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필요가 인정되고 공감도 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라며 “다만 서울대라는 의미가 현재 서울대를 뜻하는 것인지, 서울대만큼 가고싶은 대학을 뜻하는 것인지와 같은 명확한 방향설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서울대가 국립대가 아닌 국립대학법인인만큼 지역 10개 거점국립대로만 제한하지 말고, 먼저 2~3개를 선정한 후 협약 이행과 대학혁신을 평가하며 추가로 선정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4일, 교육부 고시로 학교안전사고 지침이 발표됐다. 그러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조 정의의 내용을 살펴보자. 안전사고의 유형을 일반 상해 사고와 생명 위급사고(응급환자)로 구분하고 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다. 의료인이 판단해야 할 기준을 교사에게 전가하고 있다.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지침이 학교와 교사에게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을까? 부실한 교육부 고시 고시로 발표하는 내용이라면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시 무엇을, 언제, 누가, 어떻게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 줘야 한다. 교육부 고시 제4조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지침에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시·도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는 말이다.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시·도교육감이나 일선 학교에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고시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더라도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진행해도 되는 일이라면 위임을 해도 되지만, 교육부에서 정해줄 것은 정해주어야 한다. 모든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역할 분담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최소한의 예시라도 제시하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시 해설서 형태의 매뉴얼 또는 가이드북 등의 안내서를 제공하거나 영상으로 제작된 연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장체험학습의 안전관리 기준 필요 몇 년 전 속초 현장체험학습에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현장체험학습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교총에서 진행한 현장체험학습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교원이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면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실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현장체험학습이 문제없이 이뤄질 수 있을까? 지침에 명시된 안전관리 기준과 절차를 준수했을 경우 교사들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제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안이 확보돼야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체험학습 시 인솔 교사, 보조 인력, 그리고 학교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안전관리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시·도교육청별 학교별 편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구체적 대처방법 제시해야 학교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살펴보면 모호한 단어들이 등장한다. 제3조 제1항의 1호의 내용에 ‘최초발견자는 가까운 교직원에게 상황을 전달한다’고 돼있다. 가까운 교직원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교직원인지, 심리적으로 가까운 교직원인지 이중적 해석이 가능하다. 2호의 내용도 모호하다. ‘교직원은 간단한 처리를 시행한다’고 되어있다. 간단한 처치는 어떠한 종류가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제시되어있지 않다. 결국,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에 있는 담임교사나 업무 담당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형태다. 시·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이러한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체계적인 안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틀은 구축해줘야 한다. 이런 매뉴얼은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모든 교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해준다. 학교안전사고 지침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사고 발생 시 교원의 역할은 보호자 연락과 응급처치 시행 및 119 신고 등으로 간소화해야 한다.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교육 활동을 하기 위함이며 교사는 의료인이 아니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응급환자의 판단과 책임을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독소조항은 결국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적극적인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5년간 저년차 교사의 퇴직률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지방 저년차 교사의 퇴직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교육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대식 의원(국민의힘)은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시·도별 중도퇴직 교원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중도퇴직 교원 수는 2020년 6704명에서 2024년 7988명으로 약 19.2% 증가했다. 이 가운데 5년 미만 저연차 교원 중도퇴직자는 같은 기간 290명에서 380명으로 34.5% 증가했다. 지역별 전체 교원 중 저연차 퇴직 비율은 ▲충남 0.28% ▲전남 0.27% ▲경북 0.27%로 지방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서울은 같은 기간 0.04%에서 0.10%로, 경기는 0.05%에서 0.12%로 증가했지만 지방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부산은 2023년 779명에서 2024년 343명으로 56.0% 줄었고, 강원은 317명에서 209명, 전북은 233명에서 158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의원실은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일시적 통계 변동에 가까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등 심리적 압박이 심해지는데다 생활지도에 행정업무까지 떠안는 현실이 젊은 교사들이 교직을 외면하게 되는 원인”이라며 “교사의 조기 이탈을 단순한 인력문제가 아니라 공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도 “저년차, 지방 교사들의 퇴직이 높아지는 것은 지역 간 교육격차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소”라며 “교사 존중 풍토, 교권강화, 처우개선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재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고,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 교육 재정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본부장은 발제를 통해 “2005년 대비 학생 수가 초등의 경우 152.7만 명, 중학 67.8만 명, 고등 45.9만 명 감소했지만 다문화 학생, 특수교육 대상자, 기초학력 미달학생 등 고수요(high needs)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진단했다. 또 학생 수 감소와 학교통폐합에도 불구하고 2024년 학교 수는 2005년에 비해 10.7% 증가했으며, 비교과교원도 3배 가량 증가하는 등 단순히 학생 수만을 기준으로 교육재정 축소를 논하기에는 초·중등 교육 환경이 복잡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방교육재정의 변화는 성공적 학교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이 본부장은 더 나은 학교교육 서비스 제공과 학생 성취 보장을 위한 적정 교육비를 산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각 시·도교육청 예산담당자들이 나와 지방 교육재정의 어려움을 전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형남 인천교육청 예산담당서기관은 “반복되는 교부금 감액과 기금 고갈 등으로 교육청의 재정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권과 학습 환경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갈인석 경기교육청 예산담당관도 “수도권 인구 집중화, 신도시 등 택지 개발로 과대학교와 과밀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과밀학급 해소 등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 확충과 교원 증원 등 도교육청의 세출 소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단계별 재정 운용 방향을 제시했다. 김희정 제주교육청 예산재정과장도 “교육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돼 기초학력 프로그램과 체험 중심 교육, 방과후학교 운영 등이 위축되고 있다”며 “제주 지역은 학급당 학생 수가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학급 규모 개선과 교원 정원 유지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편 토론의 좌장을 맡은 송기창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지방교육재정 문제는 시·도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이며, 이제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31년 일간지 기자 생활 대부분을 교육 담당으로 지내다, 현재는 교육 현장에 몸 담고 있는 양영유 단국대 커뮤티케이션학부 교수가 우리나라 교육 문제를 다룬 ‘대한민국 교육의 불편한 진실-이제는 그 실체를 말한다’(단국대출판부)를 최근 출간했다. 저서에는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교육부 장관, 요동치는 입시와 기승을 부리는 사교육, 첨예한 이념 갈등의 현장과 오만한 교육부, 나태한 대학 등 학생의 마음을 다독이고 공감기사를 쓰겠다고 다짐했던 교육기자 시절 목도했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또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따뜻한 저널리스트’를 지향했던 초심이 현실에 묻히고, 고등교육에 대한 호기심이 정점에 다다랐을 때 제2의 인생을 시작했던 대학은 중세의 요새처럼 작은 강의실에 갇혀 글로벌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모습도 그렸다. 3인칭 관찰자에서 1인칭 관찰자로 시점을 넘나들며 초·중·고 교육과 대학 교육의 부조화, 사교육계의 은밀한 마케팅, 대학입시의 두 얼굴, 교육 관료의 보신주의, 대학의 고민,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와 의대 정원파동까지 다양한 주제로 48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옛날 신문을 뒤적이는 느낌으로 읽다보면, 당시 언론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뒷이야기를 만나는 재미와 함께 다양한 통계자료, 도표 등으로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재의 큰 짐을 내려놓으니 현장이 더 잘 보였다”는 저자의 말처럼 예리한 문제 제기는 학생 정책 중심의 정책을 주문하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재정비 등 7대 원칙을 새 정부에 제안했다. 저자는 고려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앙일보에서 교육부장, 정책사회부장, 사회1부장, 사회부국장, 중앙SUNDAY 편집국장 대리, 행정국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초등 수업 중 교사가 혼잣말로 ‘싸가지 없는 XX’라고 말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는 “해당 교사의 발언은 교육적 조치 중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나온 훈계나 혼잣말, 푸념에 가까운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정서적 학대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대해 교총은 11일 ‘정서학대 기준 명확화를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필요성을 확인한 대법원 판결 입장’을 내고 “지난 2023년 9월 대법원이 ‘학부모의 지속적인 담임교체 요구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다’라는 판결에 이어 법적 판단과 함께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의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 판결로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서학대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해 법적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교직 사회의 문제 제기를 대법원이 인정한 사례로 이번 판결이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복지법 개정의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두라는 A교사의 지시에 대해 학생이 짜증을 내며 책상을 내리치자 해당 발언을 한 A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1·2심은 A교사의 행동이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벌금 50만 원에 선고한 바 있다. 교총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에서 명확히 제외하고, 정서학대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는 해당 내용을 담은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교총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 대다수가 무고성 신고임에도 신고자 처벌 규정이 없어 ‘아니면 말고’ 식 신고가 반복되는 현실”이라며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이 무너지고 정당한 지도조차 범죄로 낙인찍히는 현실에서는 교육이 설 자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2건 이상의 교원대상 아동학대 신고가 발생하고 있다. 신고된 사건 중 70%는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교육감의 의견이 제출됐고, 수사 완료된 사건의 95.2%가 불기소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됐다. 교총은 또 이번 사건이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해 발생한 갈등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금지는 이미 교원생활지도고시와 학칙에서 운영 중임에도 불구하고, 학습권과 교육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수업 중 휴대전화 및 디지털기기 사용금지를 위한 초·중등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원이 소신과 열정을 갖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정부, 국회, 사회 모두가 협력해 교원의 권한과 권위를 회복하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올해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더 이상 현장에서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수업의 질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하다. 현장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2~3과목을 담당하면서 수업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여러 과목을 맡으면서 각 과목에 대한 깊이 있는 수업 준비가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 평가에 있어서도 최소성취수준 보장을 위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 잡고자 지난 5일 교총 등 교원3단체가 기자회견을 통해 교원 확충, 미이수제 폐지, 출결 시스템 개선, 학생부 기재 부담 완화 등 해결책을 내놨다. 현장 교사들의 의견인만큼 교육 당국은 이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적 판단과 소신 있는 지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사가 학생 지도 및 평가에 있어 혹시 모를 갈등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칙을 저버린다면 결국 제도는 성공할 수 없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장치 마련이 꼭 선행돼야 한다. 교육 격차 해소도 외면해선 안 된다. 교사와 시설이 충분한 경우에는 그나마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지만, 농어촌이나 소규모 학교, 인사 교류가 경직된 사립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여건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는 지역이나 다니는 학교에 따라 교육의 기회가 달라지는 불평등이 존재한다면 제대로 된 제도라 할 수 없다. 학생 미래를 위해 만든 제도로 인해 학생과 교사 모두가 불행하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시작했으니 차츰 바꿔나가자는 안일함이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부족함을 채우는 적극 행정을 촉구한다.
‘미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교육 정책의 화두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막상 미래 교육이 무엇인지, 언제부터가 미래 교육의 시작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기술 발달 이면에 결핍 증가 대표적인 미래 교육 담론의 핵심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Tech 교육’이다. 기술 발달이 하루가 다르다. AI와 결합된 자율주행이 만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고 있고, 로봇이 일하는 공장도 현실화됐다. 드론이 전쟁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고, ‘무인 전쟁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산업 및 직업 구조의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어서, 이런 변화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움의 직면은 인간에게 불안감을 준다. 고도화로 달려가는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국가 경쟁력뿐만 아니라, 개인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고도화된 Hi-Tech 교육이 주목받는이유다. 반면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취약한 부분도 있다. 바로 ‘관계성’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자 관계적 존재다. 관계를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 인간 본성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관계성 약화로 달려가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비대면이 증가하고, 인구구조 변화는 관계성 약화를 부추긴다. 다문화 가구 및 1인 가구, 이혼율, 맞벌이 가구의 증가 등이 잘 보여주고 있다. 관계성과 관련한 가정의 역할이 축소되고, 사회적 갈등의 심화는 관계의 질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필연적으로 ‘관계 맺음’이 주요 이슈가 된다는 의미다. 벌써 학교 현장에서는 어색한 관계를 어쩌지 못해 급식을 먹으러 못 가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고립·은둔 청년이 전체 청년인구의 5%에 달하는 54만 명으로 추정됐다. 13~18세 사이 고립·은둔 청소년은 약 14만 명이라고 한다. 이미 관계성 문제가 사회 문제로 진입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핵심역량으로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협력적 소통, 공동체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시대의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개별 역량 함양을 넘어 관계성을 기반으로 핵심역량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교육이 필요하게 됐다. 미래 핵심역량의 기저에 관계성을 두는 더 고도화된 Hi-Touch 교육으로의 전환이 중요한 시점이다. 관계성 기반한 역량 교육 중요 생존이 중요했던 시대의 사람들은 관계 때문에 학교를 못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시대의 아이들은 관계가 생존보다 더 중요하게 됐고, 관계를 생존으로 인식하고 있다. 풍요의 시대에 ‘관계 결핍’이라는 새로운 교육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미래교육은 ‘관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과 ‘심산김창숙기념관’에서 각각 홍보활동 중인 대학생 서포터즈 21명은 7월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중국 상하이(상해)와 충칭(중경)에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다. ‘빛나는 발걸음 새로운 길.’ 청년 독립운동가 윤동주 시인의 작품 ‘새로운 길’에서 착안했다는 정부의 광복 80주년 표어에 이보다 더 잘 들어맞는 활동이 있을까. 청년 시절 누구보다 뜻깊은 경험임은 틀림없다. 그 의미 깊은 ‘독립의 길’을 돌아보기로 했다.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육신문 본사(한국교총회관)로 4명을 초대해 좌담을 열었다. 좌담 내내 밝은 표정으로 6일의 여정을 떠올리는 학생들의 표정에는 설렘을 안고 내딛는 첫 발처럼 경쾌함이 묻어나왔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더운 날씨와 싸워야 했고 점차 사라지는 국외 유적지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 무거운 발걸음도 있었지만, 모두가 2025년 7월 여름의 추억으로 남은듯했다. 학생들은 이번 탐방 경험을 바탕으로 3개의 영상을 제작해 이달 2일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총 36개의 유적지를 다니는 와중에도 밤마다 아이디어 회의를 거듭한 끝에 영상들을 완성했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런닝맨’의 형식을 가져오는 등 쉽고 재미있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10분 내외의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알찬 내용이 가득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전공자들의 다양한 시선 덕분에 ‘융합’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일반 국민이 역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귀띔했다. 콘텐츠 제작 후일담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사교육이나 보훈교육 쪽 주제로 흘렀다. 특히 교육과정 속의 역사는 지나치게 고리타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친근하고 흥미 있으면서 교훈적 통찰을 담은 이야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좌담회에 참석한 학생은 ▲김규린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1년 ▲박준용 서울대 역사학부 한국사학 전공 2년 ▲서지원 서강대 사학과 3년 ▲송혜원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1년(가나다순, 이하 성만 기재)이다. ―탐방 다녀온 후 느낀 점이 있다면. 특히 역사교육 콘텐츠와 관련해 할 이야기가 많아졌을 것 같은데. 서 : 사학도로서 탐방을 통해 초심을 되돌아봤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유적지 견학을 계기로 역사를 좋아하게 됐다. 그러나 초·중등 한국사 교과서의 반복적 서술로 그 애정이 잠시 식었다. 한국사 자체의 학문적 진일보를 위해 교과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적극적인 현장 체험 학습은 열쇠가 될 수 있다. 현실성이 낮아 보이긴 하나, 이번 탐방을 통해 진로 계획 수정을 고민하게 됐을 만큼 효과는 좋다고 본다. 송 :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회성 교육보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연간 3회 이상 지속성 있게 이어지는 수업이 좋지 않을까. 학생에게 관심 있는 분야를 조사시킨 뒤 이를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교육도 효과적일 것 같다. 박 : 많은 학생이 역사를 여전히 시험 과목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역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어렵고 추상적인 분야로 느껴지기 쉽다. 역사는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느끼게 하는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선정하는 이달의 독립운동가’ 활동이나, ‘우리 동네 역사문화 공간 찾기’ 등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김 : 이번 탐방 후 독립운동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역사 속 위인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불과 수십 년 전까지 조국을 지킨 선배님 중 한 사람으로 생각이 달려졌다. 역사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또래 중에도 많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한국학과 관련해 효과적인 콘텐츠 제작과 확산이 필요하다고 절감했다. ―이와 관련해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보는가. 박 :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가 역사 콘텐츠에 참 많은 일을 하지만, 운영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재정 문제가 크겠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무관심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콘텐츠, 홍보 방식으로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념사업회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김 : 대부분의 유적지가 보존되지 못하고 있다. 외교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였고, 모든 유적지를 보존하긴 힘들겠지만 간단한 표시라도 설치하는데 집중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이번 탐방은 답사 지역의 사전 조사 활동부터 전문가들의 눈높이 학습까지 나 같은 일반인에게 많은 걸 깨우치게 해줬다. 탐방 내내 또래들이 잘 와닿게 설명해 줘 많은 도움이 됐다. 이런 의미 있는 활동들이 교육사업으로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사라지는 유적지를 보면서 아쉽기는 했다. 앞으로 역사 탐방을 더 가고 싶지 않은가. 서 : 정말 아쉽다. 왜 보존하지 못했나 생각보다 빨리 와보지 못했다는 자책에 가까웠다. 개발로 파괴될 위험에서 치열하게 그 가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계속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는 비교적 덜 알려진 하와이, 남미 지역으로 탐방을 떠나보고 싶다. 거리가 멀수록 주목의 정도가 약한데 그 지역이 어디든 독립운동 자체로 존경받고 기억돼야 한다. 송 : 폭우에 따른 휴관으로 충칭 대한민국임시정부(임정) 청사 내부를 보지 못했다. 현재까지 원형이 유지된 유일한 건물이라는데 다음에 꼭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국내 충남 천안의 아우내장터 3·1운동 만세 장소에도 가고 싶다. 김 : 이번 코스를 재탐방하고 싶다. 역사적 지식이 충분해진 상태에서 더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중근 의사가 의거한 하얼빈 탐방도 하고 싶어 졌다. 박 :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동시에 한국광복군 창설 85주년이기도 하다. 광복군의 역사적 의미나 가치에 비해 관심이 부족한 듯하다. 특히 인도·미얀마 전선에서 영국과 공동으로 직접 대일항전을 펼친 유일한 부대인 인면전구공작대의 발자취를 조명하길 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거나 이 기회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 : 이번에 상하이 임정을 10년 만에 재방문했는데 전시물이 10년 전과 매우 유사했다. 변하지 않는 서사는 유인을 떨어뜨리게 되는 요인이자, 자칫 지루함을 줄 수 있다. 임정 청사의 경우 치장(기강)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남아 있는데, 도시별로 지역적 특색을 살리면 그 흔적을 쫓아 다양한 활동이 나오지 않을까. 박 : 김창숙 선생의 손주이자 김찬기 선생 자녀의 동행으로 겪은 일들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김찬기 선생이 폐병으로 생을 마감했던 곳인 충칭의과대학부속제의원(구 인제병원) 앞을 돌아보는 와중 자녀분들이 눈물을 흘린 일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원 없이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던 복숭아를 잔뜩 사서 우리에게 직접 깎아서 건네주는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교차했다. 이런 경험과 감정들은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이어질 것 같다.
교육부가 공무원 장기재직휴가 시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수업일 중에도 승인할 수 있도록’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개정했다. 당초 행정예고안에는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했었다. 이에 한국교총은 8일 입장에서 “교총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요구가 반영된 중요한 성과”라고 환영하고 “이번 개선을 통해 교원 사기 진작과 권익 신장에 긍정적인 계기가 마련됐으며, 정부의 공무원 사기진작 정책이 교원에게도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교총은 이와 별개로 제도 운영상 우려되는 지점에 대한 보완도 요구했다. 교총은 “학사일정이나 수업일 중 휴가 승인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교육감의 명확한 지침 제시와 함께 교육청 차원의 대체 인력 확보 및 보결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10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에 재충전 기회를 부여하고 공직 사회의 사기를 높이고자 2005년 이후 ‘장기재직휴가’를 부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교원은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라고 못 박았다. 사실상 학기 중 휴가를 쓸 수 없도록 한 것으로 교총은 “교원만 제한 사항을 두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규정짓고 지난달 15일 교육부를 직접 방문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조성철 교총 정책본부장은 “장기재직휴가뿐 아니라 연가 사용, 퇴직준비교육, 자율연수휴직 등에서 교원이 일반 공무원과 비교해 여전히 불합리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이번 개선을 계기로 교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한편, 교원 학습연구년제 대폭 확대 등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근무여건 개선도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교직 18년 차인 40대 중반의 교사입니다. 두 자녀도 잘 자라주고 있고 교사 일을 해오며 나름 교직 생활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제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근을 하면서도 기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막상 학생들을 만나면 웃어주기도 하고 맡은 수업도, 학교에서 맡은 보직들도 다 잘 수행은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쉴 틈이 나면 머리 속이 멍하고 활기를 잃은 것 같아요. 그나마 며칠 전에 방학을 해서 잠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주변 동료들을 보면 적극적으로 연수도 찾아 듣고, 노후 설계도 하고, 외부 활동들도 열심히 하는데 저는 애매하게 나이만 들고 반복적으로 교사 업무만 하고 있을 뿐 아무 발전도 없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40대 중반에 들어선 뒤로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이렇게 매일 반복적으로 살다가 때가 되면 자식들 독립시키고 은퇴하는 삶을 살게되는 건지…저희 부부는 재테크를 잘 하지도 못했고 경제적으로 여유도 없습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덜컥 들어버린 것 같은 생각에 무서운 마음도 듭니다. 한때는 교사라는 직업이 나를 설명해주는 말 같았는데, 지금은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감정이 단순한 피로인지, 아니면 무언가 더 깊은 문제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연자: 이성민(가명) 교사) 긴 시간 교직에 몸 담아 오시며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사로서 또 부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오신 선생님의 지난 시간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교사로서 책임감과 부모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잘 해내오셨기에 지금 느끼는 막막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랜 시간 성실하게 살아온 분들이 중년이 돼 흔히 느끼는 아주 당연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내 삶을 돌아보는 시기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중년기 교사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업무나 역할에 충실히 임해오셨지만 어느 순간 "이것 말고 내 삶에 더 중요한 게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특히 교사라는 직업은 늘 타인을 돌보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정작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거나 돌볼 여유가 적은 편입니다. 레빈슨(Levinson)이라는 학자는 우리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며 계절이 변화하듯 우리 삶의 각 단계도 변화한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현재 경험하고 계신 단계는 “중년 전환기(mid-life trasition)”에 해당됩니다. 이 시기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구축해 온 삶의 구조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재구성할지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전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한 가지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주기로 자신의 삶을 재검토하고 재구성하려는 시기를 맞이한다는 것이죠. 특히 40대 중반 무렵은 그 전환이 두드러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은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은 대체 무엇이지?”라는 질문을 자기 내면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기인거죠. 다만 이 시기 우리가 감지하게 되는 변화의 신호는 희망적이고 마냥 기쁘고 활력이 넘치기 보다는, 혼란, 무기력, 불안함으로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뇌는 그 상태가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낯선 자극은 때로 위협처럼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좋았건 내가 원했건 혹은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느꼈건 선생님께 가장 익숙한 형태였고 안전한 느낌을 주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를 본능적으로 느끼셨고 그 신호가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침체감은 ‘성장의 시작점’ 선생님들께서 많이 접하시는 에릭슨(Erikson)은 이 시기를 '생산성 vs 침체감'의 갈등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때 '생산성'이란 단지 직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다음 세대 혹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침체감'은 내가 어떤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을 때, 나이만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찾아오는 감정입니다. 선생님께서 느끼고 계신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든 것 같다"는 감정은 바로 이 침체감의 정서적 표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감정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전환과 성장의 '시작점'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선생님의 사연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비록 매너리즘이라고 표현하셨지만 매일 반복되는 교사의 업무도 잘 수행하고 계시고, 두 자녀 역시 잘 자라주고 있다는 부분에서 자녀들에게도 많은 애정을 쏟으셨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다만 정작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방향성을 잃은 배 마냥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계신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전까지는 누군가의 딸, 교사, 엄마, 아내라는 역할이 선생님을 설명해주는 단어였다면, 이제는 그 역할과 별개로 ‘나’라는 사람의 삶에 대해 질문할 때가 된 것이지요. 혼자 고민 말고 주변과 나눠야 제가 조심스럽게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부정하거나 억누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선생님께 불안함을 주는 무기력, 혼란함, 방향을 잃은 듯한 느낌은 오히려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둘째, 비교를 멈추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른 동료들이 연수를 듣고, 외부 활동을 하고, 재테크를 한다는 정보는 새로운 영감을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나의 불안과 박탈감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동료들 역시 각자 자기 삶의 전환을 위해 애쓰고 있고 자기 삶의 목표를 향해 살아가는 것일 뿐 그 방향이 나와 같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아주 작고 구체적인 수준에서 탐색해보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새로운 시도를 할 용기도 아이디어도 없다’고 하셨지만, 실제로는 이미 내면에서는 작은 변화의 단서들을 느끼고 계셨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테면, 방학이 되자마자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으신 점은, 현재 자신의 삶에서 여유와 휴식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 동료들의 여러 활동을 보며 동경이나 부러움을 느꼈다면 선생님 내면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넷째, ‘나만의 의미’를 되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많은 교사가 20~30대에는 학생을 위해, 가정을 위해 헌신하다가 중년기에 이르러 문득 자신만의 정체성과 꿈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는 드문 일이 아니라, 매우 흔한 심리적 반응입니다. 그렇기에 이 시점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보고 싶은 일들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꼭 성장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혼자서 감당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이렇게 고민을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중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시기이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오신 분들은 오히려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려워하시기도 합니다. 오늘 고민을 나누고 또 제가 답해드린 이 시간이 작은 시작이 돼 선생님의 삶이 새로운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교육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학교 내 불법촬영 및 딥페이크 성범죄 등 디지털 성폭력 예방 차원에서 ‘포티켓(포토+에티켓) 현장지원단’을 구성하고 전국 초·중·고 100개교를 대상으로 상반기 점검을 마쳤다고 7일 밝혔다. 교육부는 상반기 운영 결과를 검토해 우수사례 공유 및 현장지원단 보수 교육을 거친 뒤 지원 학교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활동으로 학교 전체 만족도 조사에서 96.4점의 호응을 얻어 하반기에는 300개교로 늘릴 예정이다. 교육부는 기존 점검 기기를 이용한 학교 불법 촬영 점검 사업이 실질적인 예방효과를 거두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지역 전문가가 학교 현장을 방문해 컨설팅과 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학교 현장지원단을 지난 6월 발족한 바 있다. ‘포티켓 현장지원단’은 양성평등 분야에 역량을 갖춘 각 시·도의 전문가 100인으로 구성돼 디지털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공간 컨설팅과 올바른 촬영 문화 확산 및 학교 구성원의 인식 개선을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원단은 화장실·탈의실·샤워실 등 학교 안전 취약 공간에 대해 범죄예방 환경설계 전략인 ‘셉티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에 기반해 개발한 체크리스트를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경우 심화 컨설팅을 진행한다. 해당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폭력 예방 및 대응교육을 병행해 디지털 환경에서 지켜야 할 상호 존중 문화 환기, 문제 사안 발생 시 대처방안 등도 제공하고 있다. 배동인 정책기획관은 “디지털 성폭력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교 환경 개선과 구성원 대상 인식 개선 교육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부터 확대되는 ‘포티켓 현장지원단’ 운영에 많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대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도만큼이나 학생들이 겪는 심리적 부담과 정서적 어려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 가족 문제, 미래에 대한 불안 등 학생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요소는 다양하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이른바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이중, 삼중으로 심적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마음 돌봄’이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고는 이에 대해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문적인 심리 지원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많은 학교에 Wee 센터라는 전문 상담실이 존재하지만, 인력이나 운영 방식에 있어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제가 생겼을 때만 찾아가는 공간이 아니라일상적인 감정 상태를 점검하고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안에 충분한 수의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하고, 필요시 폭넓게 외부 전문가와의 연계도 보다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기적인 심리 검진과 감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 발견과 예방 중심의 접근이 강화돼야 한다. 둘째, 교사의 정서적 민감성과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 교사는 학생들의 정서적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교사 자신이 심리적 소진 상태에 있다면 학생의 마음을 돌보기 어렵다. 따라서 교사 대상감정 관리 연수와 정기적인 심리 지원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도록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사가 학습 지도뿐만 아니라, 감정 코치, 삶의 멘토로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문화적 기반이 확충되어야 한다. 셋째, 정서 중심의 교육과정과 학교 문화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성적 중심의 경쟁 구조는 학생들의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감정 표현을 자유롭게 하고,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전반에 정서 교육이 녹아들어야 한다. 예컨대, 국어나 사회 과목에서 문학이나 사회 문제를 통해 감정 공감과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며, 예술 및 체육 활동은 감정을 해소하고 건강한 자기표현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또 ‘마음의 날’, ‘감정 일기 쓰기’ 등 정기적인 마음 돌봄 활동을 학교는 물론 교육청(또는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지원 하에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넷째, 학생 자치와 또래 상담 체계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학생들은 또래와의 관계에 더 큰 위안을 얻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또래 상담 동아리나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지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다섯째, 가정과의 연계 강화를 빼놓을 수 없다. 마음 돌봄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라 가정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학부모 대상의 정서 교육 세미나나 자녀와의 소통법 강좌 등을 통해 가정 내 정서적 지지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학생들의 마음을 돌본다는 것은 그들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학생들은 마음의 건강 없이는 어떤 배움도 지속하기 어렵다. 진정한 교육은 지식 전달을 넘어, 한 사람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어야 한다. 학교가 마음 돌봄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국가의 제도적 지원과 문화적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와 교육은 이렇게 디테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학교, 교육청, 교육부,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교육개혁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20~30대 젊은 교사 중 83.3%는 학교내 경제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53.6%)은 학교 내 경제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교총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한경협은 6월 17일부터 7월 8일까지 20~30대 유·초·중·고 교원 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30 청년 교사 경제·기업가 정신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경제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서 ▲교사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 확대(30.4%) ▲경제 관련 교재 및 자료 개발(29.2%)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기회 확대(22.4%)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는 77.5%가 ‘기업가 정신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으며, 그럼에도 61.8%는 학교에서 기업가 정신과 관련한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업가 정신’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인식해 불확실성을 떠맡는 정신을 말한다.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이 갖춰야 할 능력으로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비판적 사고 능력(26.8%) ▲지속 가능한 학습 태도와 자기 계발 능력(20.6%) ▲협업과 글로벌 소통 능력(17.85) 등을 꼽았다. 교사 본인의 경제 지식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2.2%가 지식수준이 ‘보통 이하’라고 평가했다. ‘매우 높다’는 3.9%였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인식도 질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9.9%에 불과했으며, 60% 정도는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43.3%), ‘전혀 모른다’(16.7%)고 답했다. 정철 한경협 기업가정신발전소장은 “기업가 정신은 저성장 국면에 놓인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학교 현장의 젊은 교사들이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자라나는 세대 역시 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국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기업가 정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교총과 한경협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200여 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협력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과정은 ‘기발한 2030 교사캠프’, ‘기발한 스쿨 CEO 교실’, ‘기발한 경제 교실’, ‘기발한 기업가정신과 리더십 교실’ 등이다. 이중 조규일 진주시장이 ‘한국경제 1세대 창업가들의 K-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해 눈길을 끌었다. 조 시장은 “우리 사회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경제침체 등 중대한 도전과 위기들 앞에 있다. 기업가 정신은 변화의 중심에 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힘”이라며 “인간을 존중하고 공동체 가치에 기반한 진주 K-기업가 정신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이 과감히 도전하고,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때 비로소 새로운 미래도 함께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된 ‘기발한 2030 교사캠프’에는 30여 명의 교사가 참가해 울산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 참석자들은 이후 경제 교수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경제 교육의 질 향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교총, 전교조, 교사노조 등 교원단체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의 전면 개선을 촉구했다. 교총 등 3단체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 과목 선택권 확대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이라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준비되지 않은 졸속 시행으로 학교 현장이 극심한 혼란과 과부화 상태에 빠졌다”며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 단체는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책임교육으로 나아가기는커녕 학교현장 수업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다양한 과목 편성 가능한 교원 증원 ▲미이수 제도와 최소성취수준 보장제도 재검토 ▲출결 시스템 전면 개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부담 완화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원 정원을 개설 과목 수, 학급 수, 학급당 학생 수 상한제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미이수제도 및 최소성취수준 보장제도보다 기초학력 지원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현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비효율적 출결 시스템과 비교육적인 학생부 기록 부담 완화, 현장과 소통할 수 있는 전담조직 구축 등을 통해 학교 중심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3개 교원단체는 7월 15~22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교사 4162명으로 대상으로 공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78.5%가 2개 이상의 과목을 담당하고 있으며, 32.6%는 3과목 이상을 가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과목이 늘어남에 따라 수업 준비가 어려워 수업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교사가 86.4%에 달했으며, 56.2%의 교사는 평가 오류로 인한 민원 발생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46.3%가 학교 여건 내에서 수용 가능한 과목 위주로 편성해 학생 선택권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답해 정책의 본래 취지가 퇴색해졌음을 반영했다.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서도 91.5%의 교사가 교육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형식적 절차 수행에서 오는 회의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으며,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한 학기 동안 과목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구조적 한계(75.6%)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학생기록부작성에 대해서는 79.7%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 분량 축소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68.4%는 교과학습발달 상황 학기말 작성 완료를 요구했다. 학점에 따른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작성 분량의 적정화 요구도 58.5%를 기록했다. 이수·미이수 제도 운영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가 78.0%로 가장 많았으며, 제도는 유지하되 운영방식 개선이 19.0%로 뒤를 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는 현장발언을 통해 “대입을 위해 등급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과목선택은 눈치싸움이 되고, 최소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이 졸업하지 못할까 시험 난이도를 낮추고 수행평가 비율을 늘리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며 ‘제도로 인해 고등학교 교육이 진로 결정과 치열한 경쟁의 굴레에 학생을 몰아넣고, 기초학력 부족 학생에게는 학업성취라는 부담을 안겨주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한다는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현장은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제도의 명분이 아닌 실효성을 기준으로 고교학점제를 다시 한번 돌아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