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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도서관으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책을 읽기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과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이 학습 자료를 찾아보거나 정신적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소중한 공간이랍니다. 도서관은 교실이 있는 본관 건물과 체육관이 있는 식당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리포터도 점심식사를 마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도서관에 들른답니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독서삼매경 속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기 때문입니다. 마침 서가 사이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회 선생님을 발견했습니다. 책읽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선생님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독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독서관련 전문가들 가운데는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독서량이 떨어진다고 걱정하고 있지만,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독서삼매경에 빠진 학생들 곁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이 계시니까요.
추석 명절이 다가오자 연일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 전화가 걸러와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어떤 제자는 문자 메시지로 온갖 문구를 써서 보내기도 하며 또 어떤 때는 온갖 아바타가 그려진 이메일을 보내는 제자가 있어 가끔은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가끔은 이름은 알겠는데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때면 지나간 졸업 앨범 사진을 뒤척이며 얼굴을 확인하곤 한다. 제자들은 애교 섞인 말로 찾아뵙지 못함을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기 전에 다음에 꼭 찾아뵙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전화를 하지 않는 제자들도 많은데 그나마 전화라도 해주는 제자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맙기만 하다. 이 모든 것들이 교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그런데 문안을 하는 제자의 공통점이 있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 하고 행동 또한 모범생인 학생들로부터 안부 전화나 편지를 받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나마 연락을 취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말썽을 많이 피워 학생과를 자주 드나들던 학생들이다. 선생님 또한 그런 제자들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저녁 퇴근 무렵. 주머니 있던 휴대전화의 벨이 울렸다. 발신 전화번호가 낯설었다. 전화를 받자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울러 나왔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몇 O회 졸업생 OOO입니다. 기억나십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름과 얼굴 생김새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특히 졸업을 한 지 십 년이 넘어 제자의 얼굴을 떠올리기까지는 한참이나 걸렸다. “맞다. 너였구나. 정말 오랜만이구나. 그래, 잘 지냈니?” 그제야 제자는 내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는지 말을 계속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제야 전화를 드려서 말입니다. 건강하시죠? 저 때문에 병이라도 나지 않았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원, 별 소리를 다하는 구나. 그래, 요즘 뭐 하고 있니?” “예, 서울에서 자그마한 벤처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 네가 성공을 했구나.” “선생님, 조만간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사물함 깊숙이 묻어 둔 10년 전의 교무수첩을 꺼내 보았다. 누렇게 퇴색된 종이 위에 제자의 흑백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교사로서 노하우가 없었던 초임시절 오직 왕성한 혈기만 가지고 아이들을 다루었다. 유난히 문제가 많았던 우리 반은 모든 선생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루라도 사건이 나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다. 온갖 방법으로 아이들을 다루어 보았지만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제일 내 말을 듣지 않은 녀석이 오늘 전화를 한 제자였다. 지각 내지는 결석, 싸움질, 금품갈취, 흡연 등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떠 맡아서 하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나로부터 매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심한 말까지 들어야만 했다. 하물며 교사로서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말까지 했으니 말이다. “네가 졸업하여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하기에 간신히 졸업은 시켰다. 졸업을 한 후, 이 녀석은 연락 한 번 하지 않았으며 나 또한 이 녀석에게 질려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전화를 한 제자는 내 생각과 정반대의 상황이 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가? 문제아가 사회에 나가서도 문제아가 된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학창 시절 일그러진 영웅이었던 그 녀석이 당당하게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며칠 전 학교시험문제도 저작권 인정한다는 보도는 현재 학교 교사에게는 큰 기쁨인 동시에 경고성 있는 의도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각 학교에서 교사들은 문제집에 있는 문항을 약간 변형시키거나 그대로 출제해 학생을 평가하는 데만 사용한 것이 보편화된 사실이다. 허나 그것조차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한다. 저작권이란 그 한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는 법규에 규정돼 있다고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교사는 학생들의 평가에만 쓰기 위해 모 문제집의 좋은 문항을 일부 표절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학원으로 새어가 학생들에게 판매될 경우 교사의 징계는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대학, 이 삼각관계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한국의 교육인적자원부가 안고 있는 과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오랫동안 공부를 시키면 학원에서는 학생의 건강, 교사의 무성의 감독, 학문의 자율권 문제 등등을 들고 나와 학교에 압박을 가하고, 또 학원으로 학생들이 몰려가면 학생들의 불법타락, 학원의 상업화로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 문제, 음성과외 등으로 여론이 끊고, 대학수능시험이 어려우면 학원으로 학생을 몰아낼 것이냐고 야단이고, 시험이 쉬우면 학생의 평가기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야단이다. 이처럼 한국 교육의 흐름을 잘 이끌어가는 것은 대학 진학에 대한 정책을 학원과 학교의 입맛에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것에 달려 있다. 학교의 학생통제는 학생들을 평가하는 시험과 생활지도로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자녀 시험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성의는 학교에 대한 관심보다도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학교가 성역으로 그나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학교가 안고 있는 정규교과 과정의 인증서를 발행하는 곳으로 못 박혀 있기 때문이다. 시험으로 인해 학생들의 등급을 매기는 현 입시 체제에서 학생들을 평가하는 교사 개개인은 독창적인 지식의 발로에서 창의적인 문항을 만들어내지 않고 문제집의 문항을 변형시켜 출제되었을 때 그 시험 문제가 학원으로 들어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는 궁극적으로 그 결과는 학교 교사에게 부메랑이 되고 만다. 시험 문항이 문제집 표절이라는 시비로 말려들 수 있는 소지도 다분히 안고 있기 때문에 이제 교사 자신도 전문 교과에 대한 응용지식으로까지 발돋움하는 연구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언제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전문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불거져 나온 학교시험문제는 그 동안 학교에서 안이하게 대처하고 평가했던 시험문제에 대한 법적 단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성 있는 법원 판결에 교사 자신은 교과에 대한 응용지식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변화되어 가는 우리 사회의 한 축이요, 시대의 흐름인 듯 하다. 이번 판결문으로 인해 학교에서 교사 자신들이 처해야 하는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지는 동시에 교과 연구와 학생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종례시간. 벌써 아이들의 마음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로 마음이 들떠 있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바라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선생님이기에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표정으로 보아 종례 시간이 길어지면 왠지 짜증을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즐거운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한 마디만 하고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올 추석 연휴는 워낙 짧아 아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는 조금 부족한 듯하나 이 기간 동안이나마 입시의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기를 바랬다. 교실 문 앞에 서서 가방을 챙겨 나가는 아이들 하나 하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아이들 또한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답례를 해주었다. 오늘따라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아이는 한 명뿐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도무지 집에 갈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얼굴이 시무룩해져 있었다. 그래서 다가가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OO아, 집에 안가니? 어디 아픈 거니?” “------” 그 아이는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창문만 바라보았다. 무언가에 심보가 났는지 잔뜩 불만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아이의 입에서 불쑥 나온 말이 있었다. “추석이 싫어요. 정말이지 짜증이 나요.” “그게 무슨 말이니? 집에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니?” 그 아이는 명절 때마다 있었던 이야기를 묻지도 않았는데 지금까지의 불만을 성토하였다. 많은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항상 도마 위에 오른 사람은 본인이었다고 하였다. 같은 또래의 사촌들은 모두가 학교 성적이 좋아 주위 친척들로부터 칭찬을 받는데 본인은 늘 찬밥 신세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존심이 상해 어떤 때는 하루종일 방에 틀에 박혀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하였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추석에도 그런 일을 겪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가오는 추석이 싫었던 모양이었다. 간신히 달래어 집으로 돌려보내기는 했으나 왠지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말 한 마디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3학년이기에 더 염려가 되었다. 다만 그 아이가 이번 추석을 잘 보내 앞으로 얼마 남지 수능시험에 나쁜 영향을 받지 않기만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화요일에는 예전처럼 웃는 얼굴로 보게 되기를 빌어본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한가위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등 정겨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교실은 오히려 정적만이 감돌 뿐입니다. 정규수업이 끝나자 평소와는 다르게 1, 2학년 학생들은 곧바로 집으로 귀가하고 3학년 학생들 가운데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은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하여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학생들이 교실에 가득 찼으나 귀향길에 나선 학생들로 인하여 중간중간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집이 가까운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한가위 명절의 흥겨운 분위기도 즐길 여유가 없는 듯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가장 큰 한가위 선물은 바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제일이겠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삼매경에 빠져있는 전국의 모든 고3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고3 화이팅!!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의 수시 2학기 원서접수가 이번주를 고비로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내신성적과 각종 실적을 토대로 담임교사와 함께 상담을 거쳐 맞춤식 지원 전략을 수립한 수험생들은 이젠 대학별 고사라는 관문을 남겨놓게 되었다.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수십 대 일에 달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기 위해서는 지원 대학의 전형 방법과 일정을 참고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1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하여 실패의 쓴 맛을 경험했던 학생들은 이번 만큼은 반드시 합격한다는 자세로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교시를 끝내고 우유를 가지러 가던 6학년 재성이가 급하게 나를 불렀습니다. "선생님, 새가 죽었는데 어떻게 하죠?" "그래? 안 됐구나. 어떻게 하면 좋겠니?" "글쎄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하지?" "예, 땅에 묻어요." "땅에 묻어주면 참 좋겠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 그렇게 해서 재성이는 화단을 파고 새를 묻어주기로 했습니다. 날마다 학교의 교정에서 울던 새일 것입니다. 아마 가족인 새들과 함께 날다가 유리창에 부딪쳐서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새의 눈이 감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보고 슬퍼할까봐 재성이와 둘이서 화단을 파고 묻어준 뒤 아이들이 밟지 않도록 떨어진 꽃무릇을 주워다가 하트 모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꼬마들이 달려와서 죽어서라도 행복하라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 줍니다. 사람이든 한 마리 새이든지 그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측은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죽은 새이니 함부로 하거나 그냥 버리는 것은 아이들의 감성을 상하게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매 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교육적인 지를 늘 생각해야 하는 선생님의 자리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예쁜 돌을 주워다 새 무덤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슬픈 추억이지만 어렴풋이나마 죽음의 의미까지 간접 체험을 할 것입니다. 한 마리 새의 죽음을 통해 한층 성숙해졌을 재성이와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철따라 피어난 꽃들이 새 무덤을 방문할 것을 생각하니, 내 가슴에 따스한 기운이 지나갑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커다란 것이 아닌 작은 것들임을 생각하며 추석을 앞두고 만들어 준 새 무덤을 어른이 된 뒤에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별 관심없이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을 그렇게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 고민해 주는 재성이의 따스한 마음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실험실의 불은 밤늦도록 꺼지지 않습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확대되면서 과학 한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래부터 이공계 쪽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힘들게 공부한 만큼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공계의 열악한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공계 대학 진학에 망설이는 경향이 있느나 최근들어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몇몇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에 자극받아서 그런지 점차 이공계와 순수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과학선생님들도 퇴근을 미룬 채 학생지도에 여념이 없답니다.
아침부터 연곡분교의 주방장이신 홍맹례 여사님의 손길이 매우 바쁩니다. 전체 점심 식사를 혼자서 다 책임지면서도 선생님들이 원하는 특별 메뉴를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추석맞이 송편 빚기 체험학습'을 하는 날입니다. 시골이어도 생업에 바쁜 학부모님들이 집에서 송편을 빚는 집이 거의 없어서 송편을 빚어볼 기회를 갖지 못하니 학교에서라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송편은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재미있는 이야기 꽃을 피우며 덕담을 나누는, 참 아름다운 우리네 삶의 모습인데도 바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아니면 차례상에 놓을 송편만 떡집에서 사서 쓰는 풍조가 널리 퍼진 까닭입니다. 대화를 나눌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하고 오랜 동안 만나지 못한 친척들끼리 둘러 앉아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풍경이니, 농경 사회의 풍속이지만 오히려 요즈음처럼 각박한 사회에서만은 한가위에 꼭 해야 할 음식이 아닌가 합니다. 쌀가루를 빻아서 익반죽(뜨거운 물로 반죽)을 하여 준비해 놓고 깨를 볶아 학년 별로 그릇에 담아 누구누가 제일 예쁜 송편을 빚나 내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방앗간에서 쌀을 곱게 해주지 않는 바람에 반죽이 잘 안 되어,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송편이 터진다며 선생님을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지점토나 찰흙놀이를 참 좋아합니다. 어쩌면 그 부드러운 촉감에서 모성을 그리는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송편을 빚으면서도 한없이 주무르고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신나는 모습을 보며 어른들도 같이 행복했습니다. 유치원 꼬마들도 진지하게 선배들과 함께 송편을 빚으며 어울려 살아감을 배웁니다. 서로 자기 송편이 제일 예쁘다고 급식실이 떠들썩합니다. 5, 6학년은 실과 시간을 겸하고 유치원생들도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학생 수가 적어서 체험하지 못하는 가사 실습을 하게 했으니 선생님들도 기뻐하십니다. 날마다 새 날이듯, 학교 생활도 아이들에게는 신기함의 연속이면 더 좋겠지요? 집에서 송편을 빚게 하지 못 하는 부모님들이 더 좋아하십니다. 어렸을 때 행복한 기억이 많아야 어른이 되었을 때 더 풍요로워짐을 생각한다면, 무엇이 먼저인지 늘 생각해야 함을! 지금보다 더 가난했던 시절에는 오히려 사랑과 나눔과 감사로 지금보다 더 따스한 명절을 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집 저집 서로 송편을 나누고 누구네 집 송편이 예쁘다고 품평을 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할머니 댁에 사는 아이들도, 결손 가정인 아이들도 송편을 빚으며 터진 속을 잘 매만지듯 그들의 아픔과 좌절까지 잘 꿰매어 한 아이도 아픔을 잊고 밝은 모습으로 추석을 맞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같은 장소를 1년 열두 달을 다녀도 똑같은 장면은 볼 수 없지요. 변화무쌍한 날씨와 산(산맥)과 마을과 들판이 시시때때로 멋진 풍경화를 보여줍니다. '조금 있다 찍어야지' 하다가 맘에 드는 풍경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요즘 비가 오고 난후 청명한 가을날씨 덕분에 일찍 출근하는 맛이 납니다.청양에서 대천 쪽으로 구봉산의 여주재를 넘다보면 산 저쪽과 이쪽의 날씨가 확실히 다른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주재를 넘자 마자 이름없는 산맥과 산맥 사이에 하얀 구름이 학이 춤을 추듯 느리게 움직이며 깔려 있습니다. 1년중 몇 번밖에 볼 수 없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발아래 익어가는 들판과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출근일랑 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길게 난 마을길로 따라 들어갈까요? 아담한 동네를 뚫고 나아가면 하얀 구름에 파묻힌 또 다른 마을이 있을텐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이른 아침의 멋진 풍경에 나그네는 넋을 잃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적인 운동보다 정적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이는 인터넷의 급속한 파급 효과의 탓도 있지만 아이들을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사회 여건과 교육정책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우리 나라 초등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만의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아마도 그건 운동 부족에서 오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 등의 서구식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것도 큰 요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물며 초등학교 학생들 중 일부는 아직까지 김치를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본교는 학생 개개인의 체력 수준을 진단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학생 체력의 증진을 유도하며 체력에 대한 국민 의식 고취 및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 제공의 차원에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아이들의 체력 검사를 실시하였다. 총 7가지의 검사 종목(50M 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팔굽혀펴기, 팔굽혀매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오래달리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평소 체력을 측정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매 종목마다 아이들은 좋은 등급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였으나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이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 익숙해져 있고 특히 매일 반복되는 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해 지쳐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좋은 기록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고작 일주일에 2시간 정도 하는 체육시간만으로 아이들의 체력 향상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평소의 운동량이 체력을 좌우하는 만큼 아이들의 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라도 일선 학교에서는 좀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운동(줄넘기, 배드민턴 등)을 적극 권장하여 생활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교실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요가, 기 체조 등) 몇 가지를 습득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좋다. 학교 급식 또한 칼로리와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고려하여 아이들이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의 건강은 즐겁고 명랑한 학교를 만드는데 있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건강하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름달처럼 늘 밝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 아들 녀석의 공부방에 들어가 본 일이 있다. 마침 컴퓨터를 켜놓고 친구에게서 온 메일을 확인하고 있었다. 무심결에 화면에 떠 있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예전처럼 종이 위에 온갖 정성을 기울여 쓴 편지가 아니라 별로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도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의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말 파괴가 심각한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들은 성인들이 주고받는 통신용어를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멜 잘 받았어. 글구 너 모하냐? 나 아까 학교에서 너 봐따. 멜 만뉘만뉘 보내조. 그럼 빠2빠2.” 몇 개 안 되는 짧은 문장 어느 곳에서도 우리말 사용의 원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맘때면 한창 올바르게 우리말을 익히고, 사용해야 마땅할 터이나,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엉터리 같은 말을 배웠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 일부 네티즌들의 그릇된 의식이 빚어낸 기형화된 통신언어로 인하여 우리말의 본뜻이 왜곡되고, 동심마저 멍들어 가고 있다. 사이버상에서 ‘번개(온라인에서 벗어난 오프라인 모임)’, 잠수(대화 중 자리를 비울 때 쓰는 표현)’, ‘당근(당연하다)’, ‘담탱이(담임 선생님)’, ‘어솨(어서오세요)’, ‘짱나(짜증나)’, ‘니마(님)’ 등과 같이 소중한 우리말을 마음대로 변형시킨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웃는 얼굴(^-^)’, ‘반가운 표정(*^^*)’, ‘윙크(^.~)’. ‘황당함(?.?)’ 등 컴퓨터 자판의 기호나 숫자 등을 조합해 개인적인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하는 이모티콘이 인터넷 언어로 무분별하게 사용됨으로써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예도 허다하다. 말과 글이 사람의 생각을 좌우하듯, 올바른 언어는 건강한 정신세계를 가꾸는 힘이다. 이처럼 사람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언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올바른 우리말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개인을 떠나 민족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의사가 자유롭게 교환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 사용은 그만큼 신중하면서도 교육적 의미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싶어하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귀중한 우리말을 파괴해,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올바른 통신언어 사용에 앞장서야 한다.
목화가 지난 봄부터 온갖 몸살 다하면서도 잘 자라서 꽃을 피우고 탐스런 열매가 열렸다. 때로는 물이 말라서 때로는 비료의 독성 때문에 천신만고를 겪으면서도 꽃이 피더니 드디어 ‘솜’이 열렸다. 학생들이 잘 다니지 않는 뒤뜰에서 가꾸다가 어제 현관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20여 개의 화분에는 탐스럽고 부드러운 ‘솜’이 매달려 있다. “와! 솜이 열렸다.” 학생들이 바라보면서 신기하다는 듯이 재잘거린다. 손으로 만져도 보고 입으로 불어도 보고 아직 피지 않은 목화다래를 따려고도 한다. 처음으로 보는 “솜‘나무야말로 신기할 뿐이다. 도대체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일까? 오늘 아침 교사들에게 목화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나라, 문익점, 붓두껍, 무명, 물레, 씨아 등 목화를 보면서 생동감 있는 학습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중학교 다닐 때다.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닐 때가 있었다. 집 앞 텃밭에는 200여 평의 목화밭이 있었다. 해마다 목화를 따서 시집갈 누나들의 솜이불을 만들기 위해서 경작했었다. 나는 몰래몰래 달착지근한 목화다래를 따먹었다. 그때는 집에서나 마을에서나 학교 근처에서도 군것질을 별로 할 수 없던 때였다. 하루 세 번 끼니를 먹는 것만으로는 배고픈 때가 많았었다. 그래서 다래와 같은 먹을 수 있었던 것들은 어른들에게 혼나면서도 몰래몰래 따먹었던 것이다. 그렇게 흔하던 목화였는데……. 이젠 화분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물이 되었다.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재배하지 않는다. 필요한 양을 거의 다 수입에 의존하고 지금은 재배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께서 목화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르시어 작년에도 올해도 몇 개월씩 손수 정성들여 가꾸셔서 ‘솜‘이 피게 된 것이다. 목화의 솜처럼 부드럽고 하얀 마음씨를 지니고,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할 줄 아는 바른 인격을 지닌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목화를 바라보고 떠들어 대는 학생들을 지켜보았다.
인천시교육청은 송도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과 계속해서 늘어가는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방공무원을 공개 채용한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7년까지 28개의 학교가 신설되고 평생학습관 개관에 따른 정원 소요 등 계속적인 행정수요 증가가 예상되므로 2003년 이후 2년만에 공개채용하는 것으로 채용인원은 지방공무원은 교육행정 9급 260명(장애인13명포함)과 사서 9급 12명(장애인1명포함), 전산 9급 15명(장애인1인포함), 기계 9급 4명 등 총 291명이다. 시험과목은 교육행정직의 경우 국어, 영어, 한국사, 교육학개론, 행정법총론 등 5과목이며, 사서직은 사회, 자료조직개론 등 2과목, 전산직은 수학, 컴퓨터일반, 프로그래밍언어론 등 3과목, 기계직은 물리, 기계일반, 기계설계 등 3과목이다. 응시연령은 교육행정직과, 사서직은 18세부터 28세, 전산직과 기계직은 18세부터 40세까지 이며 거주지는 인천광역시로 제한된다. 응시원서 교부 및 접수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하며 시험은 11월 6일 치러지고, 12월 12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운동회날입니다. 학생수가 적어 단체경기는 학부모와 같이 하고 달리기도 2명씩 달립니다. 프로그램도 하루를 버티기에는 다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전에는 마당놀이를 시작으로 달리기와 저헉년 위주의 경기를 합니다. 마당놀이중 풍선을 불어서 짝꿍을 껴안고 터치는 게임이 있습니다. 운동회나 야유회 때 단골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영진이와 유정이는 오늘 마음껏 껴안아 봅니다. 둘이는 착하고, 귀엽고, 부지런한 모범생들이랍니다.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님과 선생님은 행복합니다.
출산율 저하 등 급변하는 사회적 요인으로 인하여 학생수가 대학 정원에도 훨씬 못 미치자 대학마다 신입생 확보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특히 정원이 미달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국고 지원을 줄이고 구조조정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학은 차치하고라도 학과마다 살아남기 위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하는 등 가히 홍보 전쟁이라 불릴 만큼 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합니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맡고 있는 고3 담임들에게 자신의 학과를 소개하는 메일이나 편지를 보내는 것은 이젠 고전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학지도로 눈코뜰 사이 없는 고3 담임들에게 수많은 교수님들로부터 학과를 소개하는 홍보물과 편지가 답지하다보니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그대로 휴지통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의 인근에 위치한 모 대학의 경우, 교수님들이 직접 고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학과를 홍보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이 방문하는 시각은 주로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에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교수님들도 낮에는 강의하느라 시간이 여의치 않고 그래서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한 듯 싶습니다. 사실 대학 교수님들은 강의와 학문 연구가 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학과에 좀더 유능한 학생을 유치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미달만이라도 막아보기 위하여 연구실을 벗어나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씁쓸할 뒷맛을 지울 수 없었답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는 운동회날입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3, 4, 5, 6학년이 펼치는 훌라후프를 이용한 무용이 시작되었을 때 내빈석에서 누군가 뛰쳐나와 리듬을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도 그 분을 끌어내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본교 선생님 한 분이 재빨리 훌라후프를 갖다 드렸습니다. 그 분은 흥겹게 곁눈질을 하며 따라하는데 양말 발인 그 분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흥겨운 리듬에 자기도 학생들과 한 몸이고 싶었을 뿐입니다. 옷차림은 후줄근했지만 연습 한 번 안했는데 어쩌면 그리도 잘하는지 보는이들이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손뼉으로 박자를 맞춰 주었고 그 분은 끝까지 학생들을 따라 다니며 끝을 보았습니다. 누구 아빠인지 궁금했는데 학교 다니는 자녀가 없는 홀로 사는 혼기 놓친 나이 많은 농촌 총각이었답니다. 이렇게 우리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이 모두 모여 흥겨운 한마당 잔치를 벌였습니다.
어제도 지정 녹색학교 시범학교인 수일여중 운영보고회에 참석하였다. 눈에 익은 많은 선생님들이 눈에 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덕담이 오고 간다. 학교 현장의 애로 사항도 주된 화제거리다. 교감 강습 동기들은 더욱 반갑게 만나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수원의 G교감, 화성의 H교감 두 분을 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때론 가족 이야기도 나온다. 먼저 그 분들이 덕담을 건넨다. "이 교감 선생님, 이젠 더 큰데(?)로 가셔야죠?" "네, 아직 교장 강습도 받지 않은 걸요. 아직 덕이 부족하고 이미지 관리를 못해서…." "이미지 관리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 아닙니다. 우리 형님처럼 덕을 베풀고 인자해야 하는데 저는 아직 날카로움이 남아 있어서요." "형님도 날카로움이 있어요. 다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거나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죠." "저의 형님의 성격을 어떻게 잘 아시죠? "몇 년간 같이 근무했는데 왜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교직사회, 참으로 좁다. 어느 한 지역을 중심으로 근무하다보니, 그 주변에서 맴돌다보니 어떤 선생님은 세 번씩이나 함께 근무하였다고 한다. 한 학교 5년이면 15년 가까이 된다. 성격뿐 아니라 집안 내막 속속까지 꿰차고 있을 정도다. 그 두 분의 교감도 우리 형님(A시 모 고등학교 교장)과 몇 차례 함께 근무한 것이었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 한다. 나의 모난 성격, 형님과 주위의 좋은 분들이 많이도 감싸주었다. 그리고 이끌어 주셨다. 주위의 분들이 오늘의 이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새삼 그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교직사회는 참으로 좁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더 잘해주고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작은 힘이지만 일조를 해보리라 다짐해 본다. 때론 나의 본래 성격이 나올 지도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노력하면 습관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교직사회, 정말 좁다. 오늘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2∼3일 내에 경기도 전역에 퍼진다. 좋은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눈물이 감도는 이야기, 교육사랑에 대한 이야기, 화기애애한 이야기가 멀리멀리 퍼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기본학제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즉 6·3·3·4제이다. 지난 1951년 이후 유지되어온 기본학제이다. 이에 대해 OECD는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간의 교육 과정은 대학입시만을 위한 과정이라 할 만큼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하여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여 뭔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언급이 OECD의 지적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내부적으로 학제개편을 검토해 온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단 개편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수년 전부터 학제개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7차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국민공통기본교과를 고등학교 1학년에까지 적용하면서 학제개편의 필요성은 그 강도가 더해졌다. 그러나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학제를 개편하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고 그동안 오랫동안의 관념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개편을 한다고 해도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고 검토하겠지만 쉽게 결론내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재의 틀을 유지하고 외국처럼 학제를 좀더 다양화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학제를 도입하여 현행 학제의 틀에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즉, 빠른 지식사회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시대변화에 맞는 학제 개편과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OECD 전문가들도 주장하였듯이 현재의 단선형 학제를 복선형 학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쨌든 현재의 경직된 학제의 개편은 필요하다. 그러나 전면적인 개편보다는 외국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학제의 개편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외국에서 성공하고 있다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특성에 맞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학제 개편은 필요하나 개편 과정에서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 가운데 해외유학을 떠났다가 다시 국내 학교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해외 유학을 떠났다가 인천지역 학교로 편입한 초중고교 학생은 지난 2002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초등학생1247명과, 중학생 268명, 고등학생 145명 등 16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초·중·고생의 유학 형태는 조기유학 붐에 의한 단독 유학이거나 부모의 유학, 파견근무, 이민에 따른 동행 유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유학 중 국내 학교 유턴 학생들은 2002년 410명, 2003년 486명, 지난해 523명으로 늘어났으며, 올 상반기에만 241명에 이르러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체 학생의 75%에 달하는 1247명이 달하는 초등학생들이 조기 유학 후 현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되돌아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이러한 국내 학교 편입학 학생들을 위해 내년에 인천대 국제교류센터와 연계해 방과 후 국내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