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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작은 산골 분교의 교실마다 아이들의 작은 짐들이 주인을 따라 학교에 왔습니다. 자기 책가방보다 더 큰 살림 보따리들이 토론방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알고보니 오늘은 아이들이 자치 활동 시간에 정한 '아나바다 시장'이 열리는 날입니다. 키가 커서 못 입게 된 옷은 깨끗이 세탁을 하고 손질을 해서 차곡차곡 개어서 보낸 얌전한 진우 엄마의 솜씨가 돋보입니다. 동생들의 장낭감도 나오고 작은 인형, 새 공책들도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서로 물건을 바꾸어 쓰며 물건 주인의 정성과 사랑도 함께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16명이 일 주일에 한 번씩 자치활동 시간을 통하여 규칙을 정하고 지켜가는 모습을 보며 먼 후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보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자기들이 정한 규칙을 지키기 위해 점심 시간에 음식을 남기는 일도 없고, 수업 시간에 연필을 깎는 일도 삼가하는 모습, 죄측 통행을 한다며 90도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화장실을 출입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도 나옵니다. 오히려 어른들인 우리 선생님들보다 더 깍듯이 질서를 지키는 모습 앞에서는 작은 부끄러움마저 갖습니다. 착한 행동을 한 아이를 찾아서 칭찬해 주는 모습, 잘못을 한 친구를 고치게 하면서도 마음 다치지 않게 충고하는 모습, 나이 어린 후배들을 어리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고 참아주고 배려하는 형들의 모습을 보며 전교생이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에 안도하게 됩니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는 것은 작은 학교만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살뜰하게 챙겨주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고자 함이 교육이 추구하는 본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직한 가치를 향해, 혼자만이 아닌 어울려 살아가며 함께 그 가치를 공유하는 모습은 학교 교육이 지향점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만의 개성있는 꽃을 피우면서도 함께 무리지어 피어나는 어울림을 자연스럽게 익혀가는 16명의 공동체가 자랑스럽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처럼 서로 아끼고 다독이며 아픔과 힘듦도 함께 나누는 따스한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이미 나무들은 옷을 다 벗어버리고 시원스레 서서 겨울 노래를 부릅니다. 바깥 공기는 차가워도 '아나바다 시장'을 열어 마음을 나누는 아이들의 체온은 참 따스하답니다.
이틀 앞으로 대입 수능시험이 다가왔다. 그 동안 학교에서 배운 실력을 100% 발휘해볼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고3수험생들은 초조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정당당하게 시험에 임한다면 별 일이 없겠지만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하여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이 시간에도 부정한 방법을 생각하는 수험생이 있다면 자신의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다. 관계당국에서는 부정행위 예방을 위해 수많은 묘안을 짜서 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첨단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 근절은 어디까지인지 우리 모두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학생들의 생리적인 현상을 무시되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피해를 본다든지 인권을 침해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수많은 방법을 강구하기에 앞서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거꾸로 가는 방법만을 택하고 있지 않은지 교육당국과 학부모 단체들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꼭 대학을 졸업해야 출세의 길이 열린다는 사회적 구조를 과감히 개혁하지 않고 엉뚱한데 교육력을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양성만이 살 길이라는 사실도 상기하며 30년 동안 최고의 교육정책이라고 자부하는 고교 평준화제도를 고수하면서 수월성 교육을 병행하려는 이중적인 의도가 오늘의 한국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정당한 노력에 의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학생, 학부모들의 의식변화 없이는 부정행위는 끝이 없을 것이다. 과정을 무시하며 결과만 중시하는 이 나라의 교육정책은 너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교육현장의 일부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대단히 강조하고, 또한 쪽에서는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고, 아울러 인권교육도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모두 다 일리가 있고 타당한 말씀이다. 위와 같은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방법을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추진해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학교에서 시도하는 무시험 감독제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시행에 따른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평가결과에 대한 지나친 학생과 학부모의 과잉대처와 학교당국이 1회성 평가결과를 모든 성적의 기준으로 삼는 일을 탈피해야 한다. 평가내용도 그렇다. 지나친 객관식으로 학생들의 컨닝 때문에 무감독 시험이 어렵다고 한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옆 사람과 사이 경계막을 이용하는 사례들이 학생들의 인성을 망쳐버리는 일이 되고 있다. 무감독 시험 평가제를 정착하기 위해 평가내용은 선택형과 단답형 출제를 금지시키고 서술형과 논술형으로 문항이 작성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1+1=0,1,2,3…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답이 되는 경우의 수 0일 때, 1일 때, 2일 때, 3일 때의 각각 이야기를 만들어 보거나 우리 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한다면 학생들의 창의력과 실생활 적용 능력 등 고도의 상상력을 평가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또 평가대상자의 능력에 따라(수준), 기본, 보충, 심화형 등 수준별 문항에 상당히 포함된다면 더욱 평가내용이 알차게 될 것이다. 채점기준도 학생의 수준에 따라 다양하게 제작하여 사용한다면 학생들끼리 서로 보지도 않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평가문항 작성 연구는 교사들의 몫이다. 지역 실정이나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평가하는 방법이 모색될 때 평가 부정행위는 근절되고 올바른 평가가 정착되리라 생각된다.
자식 교육을 위한 어느 저명한 교수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오래 전에 들었다. 많은 교육자들이 한번쯤은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꽤 오래된 실화라고 하는데 그 이야기의 줄거리를 대충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어느 저명한 생물학 교수의 아들이 선생님을 테스트해 보려고 했는지 이상하게 생긴 식물을 가지고와서 선생님에게 묻자 담임선생님은 잘 모르겠다며 책에서 찾아보겠다고 하였단다. 너의 아버지가 생물학자 이니까 아버지께 여쭤보라고 하며 아이를 돌려보냈다. 집에 돌아온 이 아이는 그 식물을 들고 아버지에게 여쭤보았다. “글쎄, 이것은 나도 잘 모르는 식물이다” 하며 책에서 찾아보아야겠다고 시치미를 떼고 너희 선생님에게 여쭤 보는 게 좋겠다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하여 그 식물에 대하여 자세히 알려주었다고 한다. 다음날 담임선생님은 그 아이를 조용히 불러 어제 질문한 식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생물학 박사이신 아버지도 잘 모르는 것을 우리 선생님이 잘 알고 설명을 해 주시는 것을 보고 아버지보다 실력이 있는 훌륭한 선생님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존경심을 더 갖게 되었으며 더욱 우러러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생물학 교수인 학부모가 아들의 질문을 받고 자기 자신의 권위를 생각하고 아들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그 식물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선생님의 권위는 떨어졌을 것이고 아이는 선생님을 실력이 없다고 깔보며 가르침에 열중하지 않았을 것이며 수업시간에 딴청이나 피우는 아이가 되었을 것이다. 즉 자식교육에 도움보다는 해(害)가 되었을 것이 아닌가? 그러나 현명한 교수는 자식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지혜로운 학부모였다. 아버지의 권위 보다는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권위를 더 가치 있게 생각하고 자신을 낮추며 자식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실력 있는 선생님으로 믿을 수 있도록 현명하게 교육적으로 대처한 부분이 더 우러러 보이지 않는가? 즉 선생님의 권위도 세워주었고 자식교육을 올바르게 한 두 마리의 토끼를 다잡은 지혜는 오늘날의 학부모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이야기이다. 학생들 앞에 서는 선생님의 권위는 학생들에게 절대적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선생님 자신이 아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도록 부단한 노력과 언행의 솔선수범이 있어야 한다. 가르치는 교사의 권위는 학부모가 세워주어야 올바른 자식교육이 되는 것이다. 학부모가 자식 앞에서 교사를 험담하거나 약점을 들추어 권위를 짓밟는 것은 결국 자식교육에 어떤 악영향을 줄까를 생각하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우를 범하는 것이다. 교사의 권위는 학교의 관리자인 교장, 교감과 동료 교직원이 세워주어야 한다. 학생들 앞에서 존칭어를 사용해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생님들끼리 언쟁을 하거나 친하다고 하여 아무렇게 대해서도 안 될 것이다. 권위주의적인 학교장이 학생 앞에서 교사를 나무라는 일도 선생님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또한 교사의 권위는 장학사를 비롯한 교육청에서도 상급기관이지만 학생들 앞에서는 교사의 권위를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현장교원의 권위는 교육부에 근무하는 장관이하 모든 분들이 세워주어야 한다. 교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정책을 펴서 현장교원들의 어깨가 축 늘어지게 하면 그 나라의 교육은 암울한 것이다. 그러나 현장교원이 신바람이 나서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좋은 교육정책을 펼치면 그 나라의 교육은 잘 될 것이고 비전이 있는 것이다. 교사의 권위는 언론을 비롯한 사회 각층에서도 지켜주어야 한다. 선생님도 인간인지라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마치 전체 교원이 그런 것처럼 침소봉대하여 신문이나 방송에서 다룬다면 온 국민과 학생들 앞에서 교권은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이다. 교원의 권위를 세워주는 문제는 교원만 보호하자는 뜻이 아니라 이 나라의 희망이요 미래가 달려있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고 크게 보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어느 생물학 교수의 현명한 지혜에서 자신을 낮추면서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선생님의 권위를 지켜준 깊은 뜻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교육관이 아주 혼란스럽다. 특히 학교 교육의 보편적인 기준과 가치가 무너져 교육 현장이 매우 흔들리고 있다. 가정교육은 더욱 그렇다. 한마디로 자기만 손해 보지 않고 얻으려고만 하는 가치관이 확산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분명 아닌데', '그렇게 해서는 곤란한데'하는 소리는 차츰 줄어들고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런 걸 가지고 말을 해', '왜 무엇이 잘못되었는데'하는 쪽으로 목소리가 기울고 있다. 입시 교육, 출세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한 가지만 잘하면 살아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밀고 나갔던 특기 ․ 적성 교육! 희생과 봉사 정신을 기르겠다고 시도한 봉사활동 등이 보충수업으로 전락되어 버렸는가 하면, 진정한 봉사활동은 줄어들고 거짓 봉사활동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개혁을 하고 있는데도 학교 교육에 만족할 수 없다고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학교 교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교원에 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다.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자 교육부는 전문적 지식이나 철학적 바탕이 없는 사람들의 이말 저말을 듣고 해결을 한다는 것이 미숙하고 졸렬한 대안을 내어놓고 있다. 교원평가제가 바로 그 중의 하나다. 국민적 합의도 안 된 대안을 강행하려다 교원들의 반대에 부딪치자 학부모의 의견을 내세워 시범운영을 강행하고 있다. 교육이 왕도를 찾아가야 하는데 패도로 밀어붙이려 한다. 대다수 교원들이 교원평가제를 보는 눈은 일선 학교에서 힘들게 시행하고 있는 특기․적성 교육처럼 소리만 요란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변질되어 허지 부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며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초 ․ 중등학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사이버 교육의 발달, 정보화 사회의 급속한 진행은 학교 밖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학교가 필요 없다고까지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학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교육 재정이 부족하고 새로운 교수-학습 기법이나 학교 경영 기법을 소홀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책임은 교육 당국과 학교 경영자, 교사들이 함께 져야 한다. 사회 일각에서는 일부 교직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 학교 교육이 부실하게 된 원인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생각으로 경영을 강화하려 한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교장의 뜻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아이들에게 교원들이 스스로 다가서야 한다. 아이가 선생님 보다 더 앞서가고 있는데 새로운 경영 기법을 개발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만족하는 교육을 할 수 없다. 교육은 지식을 축적하여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쓸모 있는 지식을 찾아가게 하는 일이다. 학부모가 학교 교육에서 바라는 것은 지식, 입시, 취업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래서 인성교육에는 관심이 멀어지고 자녀 성적 향상에만 목적을 두기에 학교가 학원보다 못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막대한 비중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다 보니 당연하게 나오는 소리라고 본다.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도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라 하지 않는가? 오늘날 초 ․ 중등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어른들의 아이들에 대한 꿈이 욕심으로 변해 추하고 탐욕에 젖어 있다. '내가 얻으면 남은 잃는다'는 원리를 모르고 있다.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교육부가 잘해 보려고 하는 개혁안들이 현실을 무시한 채 외국 제도를 검증도 없이 마구 받아들이는 바람에 우리의 여건과 정서에 맞지 않아 오히려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다. 셋째, 급작스런 정년 단축, 교사의 지위 변동, 기간제 교사의 등장, 외부 강사의 학교 출입 등 학교 현장이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교육을 보는 시각이 너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하여 교육 현장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혼란스러워 져서 적당주의 기회주의로 흐르고 있다. 넷째, 정보 통신 수단의 발달은 학생들의 가치관을 급속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은 아이들은 공동체 의식이 결여되고 자기중심적인 인간,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학생들은 컴퓨터와 휴대폰을 이용하여 채팅을 하고 문자를 보내며 클럽을 만들고 블록을 만들어 의사소통을 하며 그들만의 만남을 만들고 있다. 다섯째, 교육 재정이 열악한 관계로 학교가 사교육 기관보다 시설과 기자재가 뒤떨어져 있다. 그리고 교사들은 잡무에 시달리고 교수-학습에 대한 연구와 투자 시간이 부족하여 교사로서의 자질을 업그레이드할 여유가 별로 없다.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인간 교육을 강화하는 학교가 자신을 간섭하고 구속하는 귀찮은 존재로 여기며, 학원은 오히려 자신들을 잘 이해하여 주는 고마운 곳으로 생각한다. 여섯째, 학교 교육을 하는 목적이 자신의 출세, 진학 중심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교원평가를 시행하는 목적이 학부모가 소위 말하는 잘 가르치는 교사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착각하고 있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 인간을 가르치는 교사, 어떤 교사가 더 훌륭한 스승일까? 교육부가 교육을 보는 눈이 잘못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교육은 다양한 방법과 능력으로 교육을 이끌어 가야지 획일적인 제도와 틀로는 미래 교육을 바로 이끌어 갈 수 없다. 일곱째, 인간답지 못한 사람이 요행과 요령으로 앞서가지 못하도록 인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 바르지 못한 사람이 앞서가면 어느 집단이나 신바람이 나지 않고 분위기가 다운되며 집단의 효율성과 능률성을 떨어지게 한다. 여덟째,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나 모든 경영자들이 도덕성, 책임성, 준법성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저질 문화를 보면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우리는 어쩔 수 없으니 너희들은 잘하라고 하면 되는 건가? 아이들은 기성세대들의 경험 위에 한 수를 더하여 살아간다. 위에 제시한 제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학교 교육이 내실화를 기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너무 단순하게 보고 교원평가라는 카드를 들고 나와 공교육 문제를 해결하려 하니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유치원 교육, 초 ․ 중등 교육, 대학 교육을 충실하게 하여 국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일은 교육부의 책무요 역할이다. 서두르지 말고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개선하여 나갔으면 한다. 초 ․ 중등학교 교원들은 어려운 사회 여건 속에서도 바른 교육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교원도 있지마는 그들을 교화하고 동참하게 하게 하는 일은 당국과 경영자의 책임이고 능력이다. 이를 여론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며 그렇게 하면 할수록 교육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폭력 교사, 무능한 교사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아이들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교원들을 격하하려 하지 말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며 존경하고 우대하는 풍토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시대가 변하여 요즈음 학교에서 아이들 다루기가 매우 힘든다. 아이들 앞에 직접 서 보지도 않고 이러쿵저러쿵 말을 많이 하는데 말이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불언지교라 하지 않는가? 밤거리에서 일탈을 행하는 청소년들을 지도해본 경험이 있는가? 대부분의 어른들은 봉변이 두려워 못 본 척 지나가 버리는 세태가 아닌가. 잘못을 보고도 어른들이 이를 묵인해 버리면 아이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아니 법을 어겨가며 아이들의 탈선을 유도하고 부추기는 어른들도 수두룩하니 말이다. 착한 사마리안 법을 도입하고 싶다. 교육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고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줄 때 아이들은 따라 행한다. 교육부, 교육감, 장학사, 교장이 바른 언행의 모범을 보여줄 때 교사가 바르게 행동하고 아이들은 바르게 자란다. 힘없는 교사들이 공교육 부실의 책임을 진다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다. 이 나라 교육을 걱정하거든 아무 소리 말고 아이들과 더불어 며칠만이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과 같이 생활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재미있고 보람을 느끼겠지만 몇 시간만 지나면 지도 방법에 한계를 느끼며 교육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비담임 교사나 교감, 교장도 요즈음 아이들의 지도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학년 담임이 아니고서는 진학 지도를 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노련한 교사의 연륜이 만들어낸 고귀한 내면적 가치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비뚤어진 심성을 바로잡아 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에 감화를 받은 아이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게 된다. 학원과 학교, 강사와 교사는 비교할 대상도 아니고 비교해서도 안 되는데 이를 단순하게 비교하려는 논리가 교육부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있는 것 같다. 설립 목적과 교육 내용이 분명하게 다른데 이를 단순하게 비교하려 하는 논리는 우리 교육의 장래를 어둡게 한다. 검증되지도 않았으며 평가 방법과 항목도 제대로 만들지 않은 교원평가를 강행하는 교육부의 처사가 불안하고 답답하다. 시범학교 운영결과가 내년 8월에 나오겠지만 제발 적당하게 거짓된 보고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 시범학교에서 교원평가제가 실시되면 교원들은 거기에 따른 발 빠른 대응과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잘 보이기 위해, 인기를 얻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기존의 교원, 학생, 학부모의 인간관계를 멀어지게 하기나 않을까 두렵다. 경쟁의 관계, 불신의 관계, 경계의 관계로 변할 것은 뻔한 이치이고 학교 현장은 신바람이 나지 않고 눈치를 보며 늘 불안한 심리와 스트레스에 쌓이게 될 것 같다. 교원평가제가 꼭 필요하다면 시간을 두고 몇몇 학교를 운영해 보고 효과가 있다면 이를 권장할 일이다. 왜 억지로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강행을 서둘러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 더 많이 생긴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현행 교원 평정제도를 수정 보완 개선하여야 한다. 교장이 되기 위해 교사들이 동분서주 뛰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참다운 아이들 교육에 있을까? 교육혁신위원회에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고 있다니 기대를 하여 본다. 생존을 위한 개혁이 생존을 위협하는 개혁이 되지 않아야 한다. 개혁의 명분으로 학생과 교사를 실험 대상으로 삼지 말았으면 한다. 그동안 수많은 개혁으로 아이들과 교사들은 너무 힘들어했으며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많아 모두가 속상해 하였다. 당국은 그 책임을 통감하고 제발 본질에 바탕을 둔 참신한 개혁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공교육 부실의 책임은 학교 ․ 가정 ․ 사회가 함께 져야 한다. 그래서 리포터는 '가장 공정하고 아름다운 평가 기준', '신상필벌', '학제 감축'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먼저 어른들의 가치관을 바꾸자. 남이야 어떻게 되건 알바 아니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상에는 내 것이란 하나도 없다. 잠시 간직했다가 버리고 가는 인생이다. 선하고 착하게 태어난 아이들이 어른들의 바른 언행을 따라 배우도록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애라 모르겠다', '잘해 보라'는 식으로 교원들이 돌아서지 않도록 교육부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개혁은 오히려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오는 23일 치러지는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가 20일 전국 시도교육청 수능 관리본부로 전해졌다. 21일 인천지역 문제지가 인천시교육청에 도착 경찰의 삼엄한 보안 속에 교육청 직원들에 의해 문제지가 관리본부로 옮겨지고 있다.
이제 중학교 졸업 예정자들이 어느 고교로 지원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학부모 면담을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학생과 가정의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실업계 고교 진학은 오히려 권장할 만한 장점이 많다. 지난 2005년 6월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업계 고교에 진학한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취업률과 대학진학률에서 아주 실속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도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취업 희망자 1만234명 중 9907명이 취업, 96.8%의 취업률을 보였다. 조건이 안 맞아 포기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희망자 대부분이 취업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일류 기업 취업률을 보아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5년 2월 졸업자 중 취업한 조사 대상자 총 9907명 중 삼성그룹 138명, LG그룹 175명, 현대그룹 78명 등을 비롯해 한국전력 등 유명기업에도 많은 학생들이 취업했다. 이것은 일반 고교 졸업생에게는 꿈도 꾸기 어려운 수치일 것이다. 취업 학생들의 급여 조건을 보면, 2005년 2월 취업자 중 4.9%인 485명이 2000만원 이상을 받고, 2800만원 이상 연봉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취업자의 77.7%가 14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어, 전문대 졸업자와의 임금 격차가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새내기 취업자의 나이를 감안하고, 앞으로 누적되는 근무 연수를 고려한다면 대졸자 못지않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실업계 고교 졸업생의 4년제 대학 진학 비율도 일반 고교와 큰 차이가 없다. 2004년도에 2527명이 진학했고, 2005년도에는 3217명이 진학했다. 서울 소재 대학 1607명(50%), 수도권 대학 766명(23.8%), 지방대학 826명(25.7%)으로 전체 졸업생 2만3316명 중 13.2%에 해당한다. 특히 연세대(66명), 고려대(8명), 서강대(16명), 숙명여대(27명), 경희대(55명) 등 유명 대학에도 많은 수의 학생들이 진학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절반 정도는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이 중하위권(40% 이상) 학생들이었다. 이들 학생들은 실업계 고교로 진학해 고등학교 내신성적을 상위권으로 향상시킴으로써 대학에 입학하는 데 유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교 석차가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자격증·특기적성 등 대학별 특별 전형에 의하여 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2005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실업계 고교생에게 유리한 점이 더 많다. 학교 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이 크게 높아져 상대적으로 내신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2004학년도부터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 정원 외 3% 특별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과 대학진학에서 실업계 고교의 장점이 많은 만큼 중학교 졸업 예정자들은 실업계 고교 진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밀쳐 놓았던 비닐 봉지가 눈에 뜁니다. 딱딱하게 식어 굳어 버린 붕어빵 뭉칩니다. '버려야 하나? 먹어야 하나?' 망설여집니다. 온전히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 것도 있고, 배가 터져 검붉은 앙꼬가 밖으로 새어 나온 붕어도 있고, 너무 구워져 시커먼 것도 있습니다.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 나는 이 붕어빵을 어찌해야 하나요? 준 사람을 생각하면 버려선 안될것 같고, 다 식어 빠진 걸 먹자니 맘이 내키지 않습니다. '도대체 몇 개야?' 풀어서 세어보니 열 개가 넘습니다. 우리 반 아이 기복이는 학교가 파해도 여엉 집에 갈 줄을 모릅니다. 토요일 오후 3시가 넘었는데도 운동장에서 맴돕니다. 그러다가 일이 있어 남아 있던 내 눈에 띄었던 거지요. 기복이를 교실로 불러 들여 글을 한 장 쓰게 하고 있는데, 기복이 엄마가 기복이를 찾아 교실로 들어 오셨습니다. 시내 장에 갔다가 혹시 기복이가 학교에 있나 해서 들어 온 것이랍니다. 그래도 방금 불러 들였으니 하던 일마저 끝내고 보내주려고 잠시 앉아 계시라고 했습니다. 기복이는 보고 쓰는 건 빨리 잘하나 자기가 읽고 쓰는 건 아직 못 깨우친 아이입니다. 그래서 받아쓰기 할 때도 아직도 보고 씁니다. 몇 줄 안되는 글을 쓰고 그림까지 후딱 잘 그렸습니다. 둘이 오손도손 공부하고 있는 걸 보고 기복이 엄마는 고마움의 표시로 부시럭부시럭거리더니 붕어빵 뭉치를 내놓았던 것입니다. 그것도 기복이 안보게 몰래 줍니다. 그래서 받은 것입니다. 얼른 풀어서 같이 먹으려 하니 "여기 또 있어요" 하며 기복이를 데리고 가고 말았습니다. 기복이는 외할머니와 엄마와 기복이 셋이서 삽니다. 엄마는 심신이 온전치 못합니다. 그러니까 외할머니가 딸과 외손자를 거두고 있는 셈이지요. 기복이네 동네는 네 가구가 있는데 초등학생이라곤 기복이 뿐입니다. 그래서 집을 나서면 갈 곳이 학교 밖에 없습니다. 꽤나 먼 거리를 산모퉁이를 돌아 놀러 나옵니다. 학교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예전엔 운동장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노는 아이들이 항상 있었으나 학생수가 두 자리수로 줄어든 2000년대의 농촌 학교는 동네 애들 서너 명이 전부입니다. 더운 여름이야 퇴근시간이 넘게까지 놀고 있어도 걱정이 되지 않았었지요. 허나 요즘엔 많이도 쌀쌀해진 날씨 땜에 집에 가길 권해도 소나무 뒤에 숨었다가 또 나타나서 놀곤 하는 기복이가 걱정이 됩니다. 학교 끝나면 학원차가 와서 데려가지만 통 갈 생각이 없는게 기복이 마음입니다. 학원이 끝나면 집에 까지 데려다 준다는데 그것도 빠지고 그냥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게 제일 좋은 가 봐요. 맨발로 뛰어 다니기도 하고 놀이 기구를 몇 차례나 돌고 돌아서 노는 게 진력이 나련만 캄캄해 지도록 집에 갈 생각을 않습니다. 그러니 기복이 엄마는 기복이 찾으러 다니는게 일이지요. 자기 몸도 온전치 못한 기복이 엄마는 기복이 가방을 메고 그 위에 기복이까지 들쳐 업고 갑니다. 자식에 대한 애착이 그렇게도 강한건가요? 일요일날도 등교 시간에 맞춰 학교에 와서 놉니다. 밥은 언제 먹었는지도 모릅니다. 할머니는 일가시고 엄마는 침 맞으러 시내 나가시니 기복이 혼자서 집에 있는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기복이 엄마는 직장에 다니듯이 침 맞으러 다니는 게 하루 일과랍니다. 이젠 기복이가 학원 빼먹고 운동장에서 배회하는 것이 보기 싫습니다. 아예 교실에 붙들어 앉혀 놓아야겠어요. 동화책도 읽고 물건 정리도 하고 그림도 그리게 해야겠어요. 그리고 이 붕어빵은 내일 전자 레인지에 데워서 우유 마시는 시간에 아이들과 같이 나눠 먹어야겠어요. 기복이가 한 턱 내는거라고요.
토요일이나 일요일 결혼예식장 주변에는 많은 차량들로 붐빈다. 결혼식이 주말이나 주일에 집중되고 있어 많은 하객들이 일시에 몰려오기 때문이다. 예식장 소속 주차장은 대부분이 만차라서 주차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예식장의 주차장은 절대적으로 주차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공 장소에는 적정 수준의 주차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복잡한 도심지에 있는 예식장에게는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한꺼번에 몰리는 차량들의 주차를 감당할 수 없다. 물론 공공시설물을 조성할 때는 교통 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인허가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통 대란으로까지 확산된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은 물론 골목골목까지 온통 주차장이 된다. 그야말로 주차하기가 너무 어렵다. 지난 주일에는 ○○예식장에 갔다. 거의 다 도착하여 예식장의 주차장으로 찾아가는데 ◇◇◇의 야외 주차장에는 차량 몇 대만이 주차되어 있었다. 수백 대의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는 대형 주차장이었다. ‘이렇게 넒은 주차장을 바로 옆에 두고 복잡한 주차장에 주차해야 할까!’ 약간은 불만스러우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가다 서다를 반복 좀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주차하려는 차량들의 뒤를 따라갔다. 간신히 기다린 보람이 있어 지하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피로연 식사 장소에서 밖에 훤히 보이는 ◇◇◇의 주차장을 보았다. 꽤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주차장은 옆을 지나칠 때보다 훨씬 넓어 보였다. 아직도 차량 몇 대만이 주차되어 있었다. 텅 빈 그 넓은 공간을 보면서 참으로 아깝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나 주일의 낮 시간 동안에는 ◇◇◇에 출입하는 고객들이 오후 저녁 시간보다는 적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낮의 결혼식이 가장 많이 열리는 시간 대만이라도 예식장 하객들이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식장 사업자들도 하객들의 어려운 주차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하객 및 인근 주민들의 불편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근 ◇◇◇ 관계자와 협의하여 결혼식 피크타임 만이라도 주차장을 사용 가능하도록 조처했어야 할 것이다. 천당과 지옥의 차이를 ‘저승에서는 팔 길이보다 더 긴 수저로 밥을 먹어야 되는데 천당에서는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서로 떠 넣어 주면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지옥은 그 긴 수저로 밥을 혼자 먹으려 하니 밥이 입속으로 들어가지 않아 굶주리면서 사는 점’ 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었다. 천당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지혜롭게 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악어와 악어새, 개미와 진딧물처럼 공생관계를 맺으면서 잘 살아가고 있는 생물이 많다. 인간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그 관계는 상호이익의 관계, 윈-윈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상호간에 잘 조화를 이루면서 협력할 때 사회의 발전이 앞당겨질 수 있으며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와 예식장도 이런 생각으로 고객과 하객의 편의를 도모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양측 모두의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가을이 깊어가고 입동이 지난 요즘이지만 아직은 가을의 냄새가 나는 우리집 주변이다. 주변에 심어진 단풍은 아직도 남은 며칠이라도 마지막 봉사를 하려는 듯 찬바람에도 색채를 잊지 않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우리 집에서는 이런 가을을 뒤늦게나마 맞아들이기로 하였다. 나는 보통 국화보다 항상 늦게 피는 설국-그것도 송이가 아주 작고 많이 달린 황색 설국-을 매우 좋아한다. 이 설국 화분 몇 개를 구해 다가 현관입구에 진열을 하였더니 7가구 15명의 식구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하여 주었다. 이 설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내가 고향을 떠나와서 경기도에 전입을 하였던 1979년 가을에 이 설국을 가꾸어서 유난히 많은 송이를 달고 있는 설국에 취한 적이 있었다. 이 후로 이 설국을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가꾸었으나, 너무 잦은 학교 이동으로 그만 어디선가 이것을 잃어버리고는 다시 구해서 가꾸다가 또 옮기면서 두고 오곤 하다가 그만 몇 년째 이 설국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1986년 가을에 우리 교실에는 이 설국 화분이 두 개 선물로 들어 왔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여서 교실 유리창 앞에서 꽃이 피고, 오이 덩굴이 자라서 오이가 열린 것을 아이들과 함께 따먹는 파티를 열기도 하였기 때문에 학부모님이 국화 화분을 보내주신 것이었다. 이 국화꽃이 거의 시들어 가려고 할 무렵에 나는 아까운 국화를 그냥 버릴 수 없어서 송이를 모두 따서 깨끗이 씻어서 소주 한 됫 병에 국화 30여 송이씩 두 병의 국화주를 담갔다. 거의 석 주가 지난 어느 날 학교 직원들의 친목 체육대회가 있었다. 나는 이 국화주를 내놓았다. 물론 술병과 함께 아직 시들지 않은 설국 화분에서 따서 씻어서 물기를 말린 국화송이를 준비했다. 술 한잔을 따르고 국화향이 그윽한 그 술잔에 설국 한 송이가 띄워져서 권해진 것이다. "햐아, 이 향기! 그리고 이 동동 뜬 국화 한 송이 내 평생이 잊을 수 없는 멋진 술잔이로구나!" 감탄사를 연발하는 선배님 덕분에 아주 조그만 정성이 유난히 돋보이고 좋은 추억거리가 되기도 하였던 설국이기에 더욱 정이 가는 지 모른다. 화분을 가져다 둔지 며칠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그만 날씨가 상당히 추워지고 말았다. 화분을 계단 한쪽에 놓인 다른 화분의 사이사이에 배치를 하였다. 각 층마다 두 개씩 나누어 배치를 하여 두었더니 집안 가득 국화향이 퍼져서 현관문을 열면 집안까지 향기가 스며든다. 아래층의 할머니께서 너무 향기가 좋다고 하시면서 "향기는 너무 좋은데 이렇게 이쁜 꽃들만 사와서 돈이 많이 들었겠어요. 우리는 보니까 좋긴 하지만..."하시면서 미안해하신다. '온 집안 퍼지는 국화 향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살면 되지 국화 화분 값이 얼마나 된다고.....' 혼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은 한없이 흐뭇하고 풍요로운 것 같다.
날마다 해가 뜨고 지고 하지만 어느 날이나 누구에게는 특별한 날일 수가 있다. 모두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하루를 특별한 뜻을 부여하며 기념하고 기억하는 것은 그것이 그 사람에게는 그만큼 가치가 있는 날이거나, 기억 할만한 날이어서 일 것이다. 그렇다.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날이다. 오늘은 나에게 D-100일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무엇에 대해서 D-100일인가? 내가 교직에 발 들여놓은 지 42년. 그 긴 세월을 마감하고 정년을 맞기 100일 전이라는 말이다. 정년이라는 것은 이제 맡아 왔던 일을 끝내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날이기도 하다. 나는 아주 어린 중학교 1학년부터 '스승'이라는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제 만 49년을 살아온 셈이 된다. 사범학교 병설중학교를 입학하자 모자에는 스승 '師'자를 모표로 달고 다녀야 했다. 그래서 시내 어디를 가도 비록 중학생이지만 항상 사범학교 학생 취급을 당했다. "장차 선생이 될 사람이 그러면 쓰나?" "선생이 되겠다는 학생이 당연히 그래야지." 잘못하면 스승사[師]자 때문에 더 호된 꾸중이 날아오고, 잘해도 칭찬보다는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스승의 길]을 걸어 온 셈이다. 중학교 3년, 사범학교 3년의 중, 고등학교 6년에다가 사범학교 막내인데 교대 1회생과 함께 배출되어서 발령이 1년 늦게 났으므로 도합 7년은 선생도 아니면서 선생처럼 몸조심을 하며 살아온 시간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나는 엄밀히 따져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한 1957년 4월7일부터 언제 어디를 가도 따라 다니는 스승 師를 머리에 새기고 다녀야만 하였으니 49년이다. 반 백년을 몸 담아온 교직을 이제 100일이 지나면 그만두고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런 나에게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교장선생님 착잡하고 걱정이 되시지 않으셔요?"하고 묻곤 한다. 그러면 나는 "무슨 소리야. 이제 떠날 때가 되어서 떠나는 게 무엇이 섭섭해. 난 50년이란 세월을 선생이라는 굴레를 쓰고 살아온 셈인데 이제 그 굴레를 벗어 던지고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어서 얼마나 기대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하곤 한다. 그러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긴 교장선생님은 정년을 하시면 더 바빠지실 것 같아요." 하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40년 이상 해오시던 일을 그만 둔다는 것이 쉽지 않지 않겠어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해본다. 내가 교직생활 42년 동안에 직접 담임을 했던 27년 동안에 가르친 제자가 약 1,000명이 되고, 관리직으로 다니는 동안 몇 천 명을 배출하였다. 그 많은 제자들 중에서 나에게서 어떤 행동 때문에 또는 잘 못한 말 한 마디에 상처를 입었던 제자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리고 나를 마음속으로나마 '스승'으로 여겨줄 제자는 몇 명이나 될 것인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 속담에 '만 날 해봐야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만 날(10,000일)은 27년하고도 몇 개월이나 되는 긴 세월이다. 나는 이미 15,000날이 225일이나 더 지나고 있다. 그 많은 세월 동안 나름대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꽤 부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 왔다고 생각은 되지만 그래도 과연 무엇을 남겼는지 찾을 길이 없다. 다만 큰 죄 짓지 않고 무사히 정년을 맡게 된 것만도 다행이다싶을 뿐이다. 앞으로 100일 후 나는 그러니까 1만5325일 동안 교직 생활을 하게되는 셈이다. 그래서 내가 그 동안 교직생활에서 겪은 일, 느낀 일, 건의할 일들을 경향 각지의 신문이나 잡지, 사이버상에 발표한 글을 모아서 작은 책자를 만들어 볼까 한다. 1만5325일. 어쩌면 엄청난 긴 세월이다. 아니 내 일생에서 스승 [師] 자를 달고 살아온 날을 계산한다면 거의 18,000일이다. 퇴직을 한다고 선생이었다는 굴레가 완전히 벗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100일 후에 정년을 하고도 결코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D-100일을 보낸다.
지난 10월, 교육부에서는 내년도 초·중·고등학교의 주5일제 수업을 월2회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같은달 25일에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겠다고 했었다. 그로부터 한 달 여가 지난 지금, 아직까지 교육부에서는 이렇다 할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예정대로 실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올해처럼 월 1회로 가는 것인지, 답답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11월 중순이면 일선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내년도 학사일정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년도 계획을 세우게 된다. 우리학교도 이미 내년도 학사일정 짜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주5일수업제와 관련한 내용의 발표가 미루어지면서 학사일정을 짜면서도 다시 짜야 하는 것은 아닌지, 찜찜할 뿐이다. 실제로 올해에도 월 1회 주5일제 수업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선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월 1회 휴업일을 정했었다. 그런데 학기가 시작될 즈음에 '모든 학교는 월 1회 토요휴업일을 매월 마지막주로 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뒤늦게 학사일정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데,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실제로 내년도 학사일정을 제대로 짜기 위해서는 최소한 11월 이전에 내년도의 모든 계획이 나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껏 아무 발표가 없는 교육부에서는 이러한 일선학교의 상황을 알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일선학교에서의 어려움은 토요일 휴업을 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즉 보통 전일제 계발활동을 어느시점에 넣을 것인가와 통상 이루어진 토요일의 학교행사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요일별 수업시수 계산등 고려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토요휴업일을 언제 어떻게 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또 1회와 2회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계획을 세우는데에는 많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더 큰 문제는 일정을 이미 다 짜놓은 상태에서 그것을 바꾸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작업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교육부에서는 조속히 입장을 정리하여 결과를 알려주어야 한다. 물론 교육부에서도 여러가지 여건상 조속한 결론을 내기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일선학교를 생각할 때는 최대한 빠른 정리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모든 물가가 오르기만 하고 국립대 조차 등록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는 시대에 오히려 등록금을 절반으로 인하한 사립대학이 있어 화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전문가 육성을 특성화 한 강원도 동해시 한중대학교는 2006년도 신입생 전원에게 4년간 등록금의 40∼50%를 감면, 국립대보다 더 낮추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50% 감면 대상자는 이 대학과 교육교류협정을 체결한 고교출신, 직장인, 만학도, 기혼여성, 가족 가운데 2인 이상이 입학하는 신입생 등이고 나머지는 40%를 감면받게 된다. 이럴 경우 올해 등록금 기준으로 4년간 등록금은 공학계열(1천328만원)과 체육계열(1천161만원), 예능계열(1천328만원)은 강원도내 소재 국립대보다 최고 300만원 가량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사회계열과 이학계열의 경우도 저렴하긴 마찬가지다. 이밖에 올해 기준으로 한 신입생 등록금의 경우도 사립대학의 훨씬 비싼 입학금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학계열(190만원선)과 체육계열(169만원선), 예능계열(190만원선)은 국립대보다 최고 30만원 가량 저렴하다. 인문사회계열(160만원선)과 이학계열(190만원선)은 국립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학생 부족으로 지방 사립대학이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립대보다 낮거나 거의 비슷한 수준의 파격적인 등록금까지 제시하고 있는 한중대가 지방 사립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개 학부, 23개 전공에 모두 85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한중대는 또 내년 신입생 뿐 아니라 재학생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동헌 총장직무대행은 "학비 부담을 대폭 덜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4년간 등록금 40∼50% 감면이라는 특단을 조치를 마련했다"며 "등록금은 인하하지만 오히려 교육환경에 대한 예산은 대폭 증액해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중대는 지난 7월 기존의 동해대학교에서 '중국 전문가를 기르는 대학, 중국에서 유학오는 대학'으로 이름을 바꿔 출범한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사립대학이다.
내년도 경기도 평준화 적용지역 5개학군(수원권.성남권.안양권.부천권.고양권) 가운데 수원.부천.고양 등 3개 학군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도(道)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경기도내 일반계 고교 신입생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도내 5개 평준화 적용지역은 5만2천435명 모집에 5만2천72명이 응시, 평균 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정원 9천660명인 성남권에 9천831명, 모집정원 1만605명 안양권에 1만752명이 지원, 각각 171명과 147명이 탈락하게 됐다. 그러나 나머지 3개 학군 가운데 수원권(모집정원 1만2천60명)은 110명, 부천권(1만150명) 70명, 고양권(9천960명) 501명이 정원에 미달됐다. 이와함께 167개교가 4만8천771명을 모집하는 도내 평준화 비적용지역에도 정원보다 597명이 부족한 4만8천174명이 지원, 평균 0.9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평준화 비적용지역의 64개 고교 지원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평준화 적용지역의 경우 성남권을 제외한 4개 학군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된 가운데 평균 0.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평준화 비적용지역에서는 78개교가 미달된 가운데 평균 0.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사람들은 지하철을 싫어할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다'고 한다. 그 이유로 첫 번째는 사고 악몽, 두 번째는 탁한 공기를 들고 있다. 3년 전 지하철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많은 사람들은 그 이후 한 번도 지하철을 타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악몽을 떠올리기 싫어서. 막상 타려고 하니 아직은 두렵다"고 한다. 극단적인 애기일지 모르지만 대구시민들의 보편적인 정서일 것이다. 지하철 사고의 악몽은 두려움뿐만 아니라, 대구의 아픔이다. "1995년 4월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2003년 2월 중앙로역 지하철 방화 대형 참사, 2005년 10월 달성터널 미사일 화재 사건 등 대형 참사는 앞으로도 지울 수 없는 대구의 아픔"이다. 대구지하철 2호선은 1997년 1월 첫 삽을 뜬 지 8년9개월만에, 지난 10월18일 전동차 3편성(18량)이 다사읍 문양역에서 수성구 사월역까지 26개 역을 거치는 총연장 29㎞. 2조3천33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어 지하철 2개 노선이 운행되게 되어, 대구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지하철 시대를 맞게 되었다. 만성 교통체증 구간인 달구벌대로인 동서 방면을 완전히 관통할 지하철 2호선은,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총 312회 운행되고, 전 구간 소요시간이 49분에 불과해 출 · 퇴근길 승용차(약 80분)에 비해 통행시간이 31분이나 단축돼 대구의 교통체계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고, 지하철 역세권 활성화는 물론, 시민 생활 패턴과 도심 상권 변화 등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쪽 지하철'에 그친 지하철 1호선은 환승 효과로 하루 승객이 14만명에서 22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대구지하철 2호선은 기존 1호선과 더불어 지하철 이용승객이 하루 43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전동차와 역사내 마감재가 불연재 또는 극난연재로 설비됐고,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와 연기가 전동차와 터널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수막 및 제연설비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갖춰져 있고, 노약자 및 장애인들을 위한 에스컬레이터 설치 및 역사출입구 음향유도기, 젖먹이를 위한 수유공간 등 국제적 수준의 안전시설과 편의시설도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 19일 오후 대구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30대 남자가 불을 지르려다 고교생 3명과 격투 끝에 붙잡인 방화미수사건이 발생했다. 용감한 고등학생 3명이 그 자리에 없었으면 또 한 번 대구지하철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19일 오후 1시18분께 대구지하철 2호선의 제2135 열차가 다사 문양에서 수성구 사월 방향으로 운행하던 중, 모 병원역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때에 전체 6량 중 5번째 객차 안에 타고 있던 이 모씨가, 객차 통로에 서서 인화성 물질이 든 스프레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승객들을 향해 "다 죽여버리겠다"고 외쳤다. 때마침 대구시내에서 학교 계발활동인 영화감상을 끝내고 귀가하던 대구 영남공고 3학년 김 형석(19.화공과). 최 고영(19.화공과).주 세별(19.섬유과)군 등 3명은 불꽃이 발생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단숨에 격투를 벌여, 이 남자에게서 인화성 물질이 든 스프레이와 라이터를 빼앗아 제압했다. 객차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은 다른 칸으로 가거나 내릴 준비만 했을 뿐, 이 남자의 행동을 말리거나 중단시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를 떠올린 김 군과 그 친구들은 신속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학생의 이름 그대로 이 시대의 최고(최고영)이며, 별(주세별)이고, 반석(김형석)이다. 하지만 나머지 승객들은 한참 후에야 객차 안 비상전화와 휴대전화로 기관사와 112에 신고를 했다고 하니 얼마나 무관심하고, 안전불감증이며, 가슴 답답한 이야기가 아닌가? 타고 있던 승객들은 서로가 눈치만 보고 있었을 뿐 아무런 행동을 안했다고 생각하니, 정말로 가슴이 답답하고 분통이 터진다. 2003년의 대구지하철 대형 참사를 한 번 생각해보라! 아직도 채 아물지 않은 끔직했던 악몽의 순간들을! 사랑하는 제자을 잃은 슬픔 등.....이루말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들을 벌써 잊고 있는가? 사건 당시 해당 객차 안에는 50여명 정도의 승객이 있었으나, 다행히 전동차 내부의 의자나 내벽 등으로 옮겨 붙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하니 정말 천만다행이다. 호텔리어가 꿈인 김 군은 "사상 최악의 지하철 참사가 있었던 대구지하철에서, 용감한 행동을 했다고 주변에 있던 시민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니 아직은 얼떨떨하다"며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것을 함께 막아주었던 내 친구들이 더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이지만 얼마나 겸손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말인가? 한편 지난 서울 지하철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0월 24일 저녁 8시쯤 사당역에서 동작역 방향으로 달리는 서울지하철 4호선 열차 안에서 임 모씨가 갖고 있던 일회용라이터로 수차례 신문에 불을 붙인 사건이 있었다. 이 때에 임 씨는 당시 만취 상태였으나, 옆에 있던 어떤 건장한 남자들은 임 씨를 말리지도 않았다고 하니 얼마나 상반된 이야기인가? 불을 붙이려 한 사람도 나쁘지만, 이를 보고도 외면한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지 않는가? 말이다. 그래도 이름 그대로 이 시대의 최고이며, 별이고, 반석의 장한 고등학생들이 있으니, 이 지구는 돌아가고 살맛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40만 교사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무작정 시도하려는 교원평가가 진통을 겪고 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교사들은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그저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고 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할 말이 있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이 얽혀 있는 난맥상이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검증되지 않은 교원평가, 자칫하면 교육공황 불러올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는 일부 선진국들에서 실시하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교원평가를 시대적인 열망이라는 미명하에 도입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일본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원평가는 여전히 진통 과정에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교직을 지원하는 사람이 너무 적어 다른 나라로부터 교사들을 수입하는 실정에 있기도 하다. 그런 사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단지 몇몇 학부모들의 열망과 일부 교육행정가들의 선택으로 교육현장으로 끌어들인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최근 십년 간 우리 교육계는 엄청난 진통을 겪었다. 열린교육이다, 수행평가다 해서 일부 선진국에서 완전히 실패한 정책들을 들여와 우리 교육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수시로 변하는 입시 정책 때문에 우리 학부모들은 더한 고통을 받고 있다. 사교육비가 줄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과연 이런 정책의 실패에 대한 아무런 책임도 그리고 언급도 없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무능하고 잘못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 교원평가는 일부 선진국에서 성공한 교육정책도 아니며, 또한 그 진행과정 또한 순조롭지 못하다. 특히 교직에의 이탈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현재 우리와 같이 우수한 인재들이 교직에 많이 진출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자칫 검증되지 않은 섣부른 교원평가는 그야말로 우리 교육계를 돌이킬 수 없는 공황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의 장이 정말로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부 교육정책 개발과 진행 과정 정말 문제 없나? 교육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교육행정은 여전히 후진국의 수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여전히 위에서 아래로의 일방적인 전달 방식에 그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일선 학교 현장 경험이 일천한 교육행정가들이 일부 선진국에서 가져온 정책들은 우리 교육 토대와의 아무런 상호 교감 없이 실시해 왔다. 그런 실정이니 우리 교육현실과는 요원한 정책들이 때로는 심각한 교육문제를 일으켜 왔다. 교육정책을 개발하고 결정하는 과정은 무엇보다 우리 현장 교육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야 한다. 우리 교육현장을 외면한 교육정책은 그야말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교육에는 실패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한 번은 실패는 곧 한 인간, 나아가 그 정책에 영향을 받은 수많은 학습자들이 평생 지울 수 없는 멍에를 안겨 준다. 따라서 교육 정책의 결정과 시행 과정에 신중과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다름 아닌 이런 부분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무엇보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제 교육현장의 모습을 담아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정책의 결정과 시행의 모습은 어떠한가. 여전히 학교 현장은 무시된 채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하향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장 경험이 전무한 몇몇 교육행정가들이 어떻게 우리의 교육현장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들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겠는가. 천부당만부당 한 일일 것이다. 교사 외면하는 교육부, 차라리 문닫는 것이 낫다! 교원평가를 대다수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 정책 결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파급 효과를 따져 보고 시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교사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으로 교원평가를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언론과 학부모들을 이용해 전면적으로 교사들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일선 학교 현장으로로 치자면 학교행정실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다. 학생과 교사들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일선 학교 현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주요한 학교정책 결정은 일선 학교 현장 경험이 전무한 교육부의 몇몇 교육행정가들이 대부분 다 결정하며, 실제로 그런 정책을 실행하는 곳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다. 여기에서 이론과 실제의 간격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나라의 대부분의 교사들도 변화의 물결을 감지하고 있다. 그리고 온 몸으로 다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교육정책의 실패로 우리 교육을 혼란의 장으로 만드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열린교육과 수행평가에서 그 실패의 참담함을 경험했고, 지금도 그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았다. 교원평가를 실시하려는 교육부가 다시 한 번 40만 교사들의 진심을 잘 파악했으면 한다. 몇 십 년을 오직 아이들을 바라보면 진정으로 살아오신 수많은 이 땅의 스승들의 눈에서 서글픔과 아픔의 눈물을 더 이상 자아내지 않았으면 한다. 교사들을 외면한 채 교원평가를 무조건 강행하겠다는 교육부 수장의 말은 다름 아닌 이 시대 40만 교사들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로밖에는 볼 수 없다. 이 땅의 수많은 진실한 선생님들의 마음속에 더 이상 교육부를 향한 불신의 벽이 생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발 다종족 통합국인 요·금·청 고구려에 관심 표명 말갈, 거란 등 족속과 문화 포괄 제국적 면모 보이기도 고대국가 태동, 문화표준 정립 한국고대사 진원지, 만주 한국 및 동북아고대사 시각 교차시켜 다각적 접근 필요 2005년 11월 12일,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한지 불과 1시간 30분 만에 흔히 만주라 불리는 중국 동북지방의 관문 선양공항(瀋陽空港)에 도착했다. 공항 문을 나서자 싸늘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체감온도가 서울보다 10도 이상 낮은 것 같았다. 만주 땅을 처음 밟는다는 대학원생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어리둥절해 한다. 광활한 대평원, 그 너머로 펼쳐지는 지평선에 넋을 빼앗긴 듯했다. 지난여름 동안 풀숲에 가려있었을 고구려 유적을 답사하기 위해 낙엽이 떨어진 청명한 가을날을 골라 만주 땅을 찾았는데,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한반도와는 사뭇 다른 날씨와 지형을 마주한 것이다. 그렇지만 일정이 워낙 빡빡해 공항 주변의 이국적인 풍광을 마음껏 즐길 겨를이 없었다. 필자와 대학원생을 태운 차량은 곧장 고구려의 발흥지인 환런(桓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20분쯤 달리자 구릉이 하나 둘 나타났다 사라지더니 제법 높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달리자 8년 전에 답사했던 고구려 변우산성(邊牛山城)이 둥근 자태를 뽐내며 차창을 스쳐 지나갔다. 조금 더 달리자 고구려시기에 ‘부경(桴京)’이라 불렸던 다락창고가 눈에 뛰기 시작했다. 압록강 지류인 훈강(渾江) 유역으로 들어서자 산세가 조금 완만해지면서 들판은 더욱 넓어졌다. 어느 마을을 가나 옥수수를 가득 채운 부경이 눈에 뛰었다. 바로 이곳이 고구려 발흥지임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옆에 앉은 대학원생도 한반도와 너무나 흡사한 지형에 놀랐는지, “선생님, 제 고향 홍성과 너무 비슷한데요”라고 말한다. 고구려 발흥지인 훈강유역의 환런분지 전경. 오른쪽 마을이 하고성자고성, 뒤쪽 산이 오녀산성이다. 그렇다. 우리는 만주라고 하면 흔히 광활한 대평원을 떠올린다. 고구려라고 하면, 중무장한 기마병들이 광활한 만주 곳곳을 누비던 모습을 떠올리고. 만주 서북쪽에는 따싱안링(大興安嶺) 산맥이 기다랗게 뻗어 내리며 몽골초원과 경계를 이룬다. 동북쪽에는 샤오싱안링(小興安嶺) 산맥이 뻗어 내리며 시베리아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 남쪽에는 장백산맥이 동서로 기다랗게 놓여 있으면서 한반도와 경계를 이룬다. 지리적인 의미에서 만주는 이들 세 산맥으로 둘러싸인 지역을 가리킨다. 이들 산맥 사이에는 랴오허(遼河)와 쑹화강(松花江)이라는 큰 강이 흐르고 있다. 두 강 사이에는 높다란 산줄기가 없고 한반도보다 더 긴 평야가 펼쳐져 있다. 만주를 광활한 대평원이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필자와 동행했던 대학원생이 선양공항에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잠시 넋을 잃은 것도 이 대평원에 내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주에 광활한 대평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랴오허와 쑹화강 본류 좌우로는 광활한 대평원이 펼쳐져 있지만, 그밖에 다른 지역에는 크고 작은 산맥들이 종횡으로 뻗어 있다. 그 사이로는 랴오허나 쑹화강의 지류 그리고 압록강 지류를 따라 산으로 둘러싸인 구릉성 평지나 하곡평지가 펼쳐져 있다. 일찍부터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곳도 주로 이러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신석기시대나 청동기시대 유적은 이를 잘 말해준다. 고조선이나 부여, 고구려도 이러한 지역에서 발흥했다. 고조선 초기의 중심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거대한 고인돌이 집중 분포하는 천산산맥 서북쪽의 구릉지대로 추정된다. 부여의 중심지는 쑹화강 중류의 지린(吉林) 지역인데, 동남으로는 비교적 높은 산지가 이어지고 서북으로는 구릉성 평지가 펼쳐진다. 고구려가 발흥했던 훈강(渾江) 유역도 장백산맥이 뻗어 내린 산간지대이다. 그래서 이곳을 찾으면 만주가 아니라 마치 한반도의 평야지대나 산간지대를 온 듯 착각이 든다. 필자와 동행했던 대학원생이 번시를 지나 환런에 들어섰을 무렵 마음이 편안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신석기시대 이래 한반도와 자연지형이 비슷한 만주 중남부의 구릉지대나 산간지대 곳곳의 들판을 배경으로 농사지으며 생활을 영위했다. 이를테면 농경족이었던 셈이다. 중국 사람들은 만주 중남부에서 한반도 북부에 걸쳐 농사지으며 생활하던 우리 조상들을 예맥족이라 불렀다. 그렇지만 만주에 농사짓기 좋은 땅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주의 서쪽 지역은 비가 적게 오기 때문에 초원이나 사막이 많다. 그리하여 이곳 사람들은 수풀에서 짐승을 사냥하는 한편 말이나 양을 방목하며 생활했다. 반렵반목(半獵半牧)의 생활을 영위했는데, 역사적으로 동호(東胡), 선비(鮮卑), 거란(契丹) 등으로 불린 족속이 이에 속한다. 이에 비해 만주의 동쪽 지역은 날씨가 춥고 산림이 우거져 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사냥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살았다. 수렵민이었던 셈인데, 지금 만주족의 조상으로 읍루(挹婁), 물길(勿吉), 말갈(靺鞨), 여진(女眞) 등으로 불렸다. 만주에는 농경민인 예맥족뿐 아니라 유목민과 산림족 등 여러 족속이 이웃하며 살았던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족속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서로 문화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활발히 교류하기도 했다. 더욱이 만주 서북쪽을 통해 일찍부터 우수한 청동기문화가 전파되었고, 서기전 4~3세기경에는 중국의 전국(戰國) 연나라가 요동으로 진출함에 따라 철기문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되었다. 만주지역은 한반도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문화가 보급되던 선진지역이었던 셈이다. 이 가운데 고조선은 우수한 청동기문화를 바탕으로 고대국가로 성장했고, 부여나 고구려는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고대국가로 발흥했다. 그리고 이들이 이룩한 선진문화는 초창기에는 주로 정치적 격변에 따른 유이민 파동을 따라 한반도 중남부로 전파되었다. 삼국의 건국설화는 이러한 양상을 잘 보여준다. 고구려의 건국설화에 따르면 시조 주몽(朱蒙)은 고구려보다 한발 앞서 선진문화를 수용했던 부여에서 남하했다고 한다. 종래 부여와 고구려의 무덤양식이 전혀 달라 주몽의 남하설을 부정하기도 했지만, 최근 환런의 망강루(望江樓) 고분군에서 부여 계통의 유물이 다량 출토됨에 따라 그 역사성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또한 백제의 시조 온조는 고구려에서 남하했다고 하는데, 서울 석촌동의 거대한 돌무지무덤은 이를 잘 보여준다. 신라 역시 고조선 유민들에 의해 건국되었다고 하는데, 경주지역에서 발견되는 초기 철기유적은 이를 잘 보여준다. 만주는 고대국가들이 태동하고, 또 그들이 이룩한 선진문화를 한반도 중남부로 전해주던 한국고대사의 진원지였던 셈이다. 다만 고구려 이전에는 이러한 역사 전개과정이 단속적(斷續的)으로 이루어졌다. 고조선이나 부여가 예맥족 전체를 포괄하는 고대국가로 성장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당시 한반도 중남부에 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만한 정치체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고구려의 역사적 위상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구려는 만주와 한반도에 걸쳐 있는 압록강 중류유역에서 발흥했다. 고구려는 이러한 입지조건을 적극 활용하여 한반도 북부지역으로 진출하는 한편, 부여의 중심지였던 쑹화강유역과 고조선이 발흥했던 요동지역까지 석권하여 만주 중남부와 한반도 북부에 걸쳐 흥기했던 예맥족 전체를 통합했다. 이로써 고조선 이래 흥기했던 예맥족의 여러 주민집단은 고구려라는 용광로로 용해되어 하나의 역사체로 거듭 태어나게 되었다. 고구려는 예맥족을 통합하여 민족사의 근간을 마련한 존재인 것이다. 더욱이 비슷한 시기에 한반도 중남부에도 정치적 통합이 진행되어 백제와 신라가 고대국가로 발돋움했다. 이들은 고구려와 대립과 교류를 반복하며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이에 따라 삼국은 시간적 선후를 달리하며 비슷한 역사적 전개과정을 밟아 나갔는데, 대체로 백제나 신라가 고구려를 뒤쫓는 형국이었다. 가령 고구려의 정치체제는 1~3세기에 부체제(部體制), 4~6세기 중반에 중앙집권체제, 6세기 중반~7세기 후반에 귀족연립체제 등으로 전개되었는데, 백제나 신라도 1~2세기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또한 고구려는 4세기부터 각지에 성곽을 축조하고 군사적 성격이 강한 지방제도를 정비했는데, 백제는 5세기, 신라는 6세기경에 고구려와 유사한 지방제도를 정비했다. 한국 성곽문화의 근간을 이룬 고구려 석축성벽인 고검지산성 북벽. 이러한 양상은 문화적 측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돌을 이용하여 성벽을 정교하게 축조하는 고구려의 축성술은 백제나 신라뿐 아니라 고려를 이어 조선시기까지 면면히 이어졌다. 또한 무덤 양식도 삼국 초기에는 고구려는 돌무지무덤, 백제는 토광묘와 돌무지무덤, 신라는 돌무지덧널무덤 등으로 각기 달랐지만, 고구려 지역에서 먼저 돌방흙무덤으로 전환되더니 백제나 신라도 이를 뒤쫓아 갔다. 이처럼 고구려에서 확립된 정치체제나 선진문화는 일정한 시차를 두며 백제나 신라로 전승되어 삼국문화의 표준으로 정립되었다. 고구려는 백제나 신라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면서도 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문화적 동질성이나 역사적 유대감을 강화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삼국 후반기에 이르면 중국인들도 삼국을 ‘해동삼국(海東三國)’이라 부르며 동일한 역사적 범주로 인식하기에 이른다. 그렇다고 고구려의 역사적 위상을 우리 민족사의 범주 안으로만 가두려 해서는 안 된다. 고구려의 외연은 5세기 이후에도 끊임없이 확장되었다. 그리하여 고구려는 예맥족뿐 아니라 말갈(만주족의 조상) 나아가 만주 서부의 거란의 일부까지 포괄했다. 이들 가운데 말갈의 일부는 고구려인으로 동화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생활양태가 달라 고구려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이종족으로 남아 있었다. 고구려는 예맥족을 중심으로 여러 족속을 포괄했던 만주 최초의 다종족 통합국가였던 셈이다. 고구려나 발해 이후 만주에서 흥기했던 요(遼), 금(金), 청(淸) 등이 고구려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고구려사는 한국고대사의 범주뿐 아니라 동북아 고대사라는 보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은 주민의 대다수가 말갈족으로 이루어진 발해사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이 경우 고구려사나 발해사를 주도했던 주체가 우리 조상이었던 예맥족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현재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계승한 역사체는 한민족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된다. 고구려인들이 즐겨먹던 된장과 김치, 그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주던 온돌은 한민족의 삶 속에서만 살아 숨 쉬고 있다. 동그스름하며 바닥이 평평한 고구려 토기는 동글동글한 백제·신라 토기를 밀어내고 한민족 질그릇의 주류를 형성했다. 이처럼 지금 만주는 육로로는 가기 힘든 타국에 속해 있지만, 불과 천 수백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고대국가들이 태동하고 고대문화의 표준이 정립되던 한국고대사의 진원지이자 중심지였다. 또한 예맥족 전체를 통합한 고구려나 이를 계승한 발해는 민족사의 근간을 형성하는 한편, 말갈이나 거란 등 다양한 족속과 문화를 포괄하며 제국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만주 그리고 그곳에서 발흥했던 국가체의 성격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고대사라는 범주와 동북아고대사라는 시각을 교차시키며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다음 회는 피터 윤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의 ‘이민족 왕조, 왜 만주에서 나왔을까’ 입니다. 필자소개여호규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
조급한 만장일치 잘못된 지각 교정 효과적 의사결정이 집단사고 배제 지난 호에서는 집단사고의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반대되는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바로 피그만 침공에 뒤이은 쿠바해상 봉쇄사건입니다. 1962년 10월 13일은 전 세계가 일촉즉발의 핵 재앙 위기 속에 놓여 있었다. 소련은 미국의 쿠바침공이 실패로 끝나기는 했으나, 피그만 침공사건으로 위협을 느껴 쿠바에 핵미사일기지를 설치하여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미사일기지가 완성되면 8천만의 미국인이 사정권 안에 들게 되었다. 이 위기를 해결하고자 케네디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집행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이들은 5일 동안 이 문제를 생각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토의한 끝에 쿠바에 이르는 모든 해상을 봉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소련은 이 행위를 해적행위라 비난했으나, 결국 핵무기를 적재한 선박은 소련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쿠바 미사일위기는 소련이 미사일발사대를 해체하는 대신 미국은 쿠바에 대한 불가침약속을 하여 해결되었다. 이 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피그만 침공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은 멍청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 러스크 국무장관, 맥나마라 국방장관, 딜런 재무장관, 번디 국방담당 특별보좌관, CIA 국장과 부국장, 그리고 로버트 케네디 등 백악관 참모들이 이 계획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머리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집단사고가 일어나게 되었을까요? 집단사고가 일어나는 원인들 중 하나는 조급하게 만장일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집단에는 동조압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집단사고의 경우 이 압력은 더욱 뚜렷해지고 압도적으로 됩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이의가 허용되지 않으며, 반대자에겐 상당히 가혹한 조치가 취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집단에 부정적인 정보는 차단됩니다. 집단의 신념을 보호하기 위해 파괴적인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로 케네디도 피그만 침공작전에서 몇 명의 구성원으로부터 반대의 메모를 받았으나 회의에서는 그 메모를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집단사고의 또 하나의 이유는 착각입니다. 피그만 침공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들이 완전무결하며 도덕성 높은 집단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카스트로는 멍청한 인물이며, 1,400명만을 파견해도 카스트로의 정규군을 격파할 수 있으리라는 ‘엉뚱한’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년 6개월 후의 쿠바해상 봉쇄는 집단사고를 배제한 결정이었습니다. 피그만 침공과 쿠바해상 봉쇄의 두 결정을 비교해 보면, 두 결정 모두 같은 지도자 밑에서 거의 같은 사람들, 같은 장소, 같은 시간 압력 하에서 이루어졌고, 같은 지역에서 충돌하여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같았습니다. 이러한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위원회에서는 이전의 결정과는 다른 결정을 내놓았습니다. 위원들은 다양한 행동 대안을 철저히 분석했고, 그들이 내릴 조치가 갖는 부담들을 신중히 검토했으며, 해상봉쇄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2차 계획도 구체적으로 수립했습니다. 케네디 또한 회의분위기를 바꾸고 위원 개개인의 생각을 북돋우며 상호간 의사소통을 증진시켰습니다. 즉 조급한 만장일치의 억제, 집단성원들의 잘못된 지각의 교정, 효과적인 의사결정기법이 집단사고를 배제한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어느 시험에서든지 분명히 아는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수능 당일이 되면 초조함과 긴장감 때문에 한두 문제를 실수로 틀리는 수험생이 꼭 있다. 흔히들 이런 실수를 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말한다. 1∼2점이 대학의 당락을 결정하는 수능에서 이런 실수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제 수능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을 입시평가기관인 유웨이중앙교육이 영역별로 5개씩 짚어보았다. ◇ 언어 영역 ① 너무 똑똑하면 틀린다 = 언어 영역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나 지문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시사적인 내용이나 최근에 이슈가 됐던 소재를 다룬 지문에서 내용이 일치하는 문제가 나오면 수험생 자신의 배경 지식에 기대어 일치ㆍ불일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오답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이라도 반드시 지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② 너무 머리를 써도 틀린다 = 쉬운 문제를 풀 때 처음에 읽은 답지 ①이 정답이라고 판단되면 '아니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어'라고 생각한 뒤 고심한 끝에 다른 답지를 골라 틀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고난도 문항의 경우에도 ①이나 ⑤를 피해 중간의 ②∼④중에서 답을 고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엉뚱하게 머리를 쓰게 되면 오히려 틀릴 수 있다. 정직하게 자신이 답이라고 판단한 답지를 정답으로 선택해야 한다. ③ 번지수를 잘못 찾으면 낭패 = 언어 영역에서는 세트마다 지문의 ㉠, ㉡, ㉢ 혹은 ⓐ, ⓑ, ⓒ에 대해 묻는 문제가 있다. 이 때 ㉠을 보고 풀어야 하는 문제에서 ㉡을 보고 푼다든가, ㉠이 아닌 ⓐ를 보고 풀어서 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문과 문제에 같은 문자끼리 구별해서 표시해 두는 것(㉠에는 ○, ㉡에는 △표시 등)이 좋다. ④ 함정에 빠지지 말자 = 출제자가 의도적으로 함정을 파기도 하고 출제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수험생이 보면 함정인 문두(問頭)나 답지가 있다. 답지의 경우에도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엉뚱한 어휘를 넣어 함정을 파는 경우가 있으므로 문두와 답지를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⑤ 막판에 답을 바꾸면 틀린다 = 문제를 다 풀고 남는 시간에는 '정답을 찍었던' 문제들을 다시 풀게 되는데 이 때 답지 번호를 바꾸었더니 틀렸다는 수험생이 많다. 답을 바꿀 때에는 지문에 명확하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면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면 안된다. ◇ 수리 영역 ① 단지 부등호의 방향만 틀렸을 뿐인데 =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부등식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사실 부등식 그 자체가 어려운 계산은 아니다. 따라서 단순한 실수로 답이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부등식의 양변에 음수를 곱하거나 나누거나 양변에 역수를 취할 때 부등호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계산에 급급한 나머지 이를 잊는 경우가 있다. ② 처음 조건을 무시하지 마라 = 주어진 식을 만족하는 근의 개수를 묻는 문제 등 우리에게 익숙한 문제를 풀 때 종종 하는 실수는 처음에 제시된 조건을 간과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 구하는 수의 범위를 양수, 자연수 등 으로 제한한 문제의 경우 찾아낸 수들이 처음 조건을 만족하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무리방정식의 계산에서는 계산 과정의 끝에 무연근을 제외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③ "행렬과 합성함수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아요" = 흔히 다항식의 곱셈 공식에서 너무나 익숙한 교환법칙이 행렬과 합성함수에서는 성립하지 않음을 헷갈려서 틀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옳은 것을 고르는 보기 문항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를 이용한 곱셈 공식도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④ "얘에서 쟤를 빼나? 쟤에서 얘를 빼나?" =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공식을 암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암기한 공식이 막상 문제를 풀 때 헷갈린다면 곤혹스러울 뿐 아니라 문제를 틀릴 수도 있다. 특히 정규분포의 표준화 공식의 경우에는 분자가 (Χ-m)인지, (m-Χ)인지 헷갈리는 것중 하나이다. ⑤ "밑이 같은 로그의 합은 진수의 곱으로 나타낸다(예 log a +log b = log ab) " = 이 공식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공식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어처구니없게도 로그의 덧셈을 진수의 합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즉 덧셈으로 되어 있는 식이니까 막연하게 합으로 계산을 해 버리는 것이다. 로그함수는 지수함수의 역함수로 지수법칙과 일맥상통한다. ◇ 외국어 영역 ① 듣고 푸는 문제를 풀 때는 듣기 문제에만 집중하라 = 독해 문제의 풀이 시간이 부족할 것을 염려한 나머지 듣기 문제를 푸는 중간 중간에 읽기 문제를 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결정적인 정답의 단서가 되는 녹음 내용을 순간적으로 놓치기 쉽게 된다. 따라서 듣기 문제를 풀 때에는 듣고 푸는 문제만을 집중해야 한다. ② 듣기 문제에서 남자와 여자를 혼동하지 마라 = 대화에서 남자에 관한 사항을 묻고 있는지, 여자에 관한 사항을 묻고 있는지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듣기 문제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로 전혀 엉뚱한 것을 정답으로 고르는 결과를 가져 온다. 따라서 듣기 문제의 발문을 정확히 인식하고 문제 풀이를 해야 하며 선택지에서도 남자에 대한 설명인지, 여자에 대한 설명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③ 기존의 지식을 버려라 = 독해를 할 때는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을 버리고 지문의 내용만을 근거로 정답을 골라야 한다. 친숙한 주제가 나왔다고 해서 과거에 독해한 지문의 내용을 근거로 정답을 골라서는 안된다. 이런 일은 주로 지문의 전반부만을 보고 정답을 미리 짐작하는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글을 끝까지 읽은 후 정답을 판단해야 한다. ④ 다의어에 주의하라 = 다양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많이 있다. 평소에 단어의 의미를 암기할 때 한가지의 의미만을 주로 암기했다면 독해를 할 때 단어의 한 가지 의미만을 계속 떠올리게 되고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단어가 특히 선택지에 등장했을 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글의 분위기 파악, 심경 추론, 필자의 어조 판단, 빈칸 추론 등의 문제의 경우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 중에서 critical(중요한, 결정적인), nervous(불안한, 신경질적인), desperate(필사적인, 절망적인), appreciate(감사하다, 감상하다), positive(긍정적인, 적극적인) 등이 그것이다. ⑤ 부정어에 주의하라 = 설명하고 있는 대상을 고르는 유형이나 글의 내용과의 일치 여부 판단 유형에서는 부정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can't, don't, 부정어 + 부정사/동명사, 부분 부정과 전체 부정 등의 표현이 들어 있는 문장에 주의해야 한다. 이로 인해서 정답을 잘못 고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문제의 발문 또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치하는 것을 묻고 있는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묻고 있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지문을 해석해야 한다. ◇ 사회탐구 영역 ①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항은 선지의 진위 파악에 보다 심사숙고하자 =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라는 것은 정답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여러 개 있다는 것으로, 자칫 생각을 잘못하면 정답이 아닌 것을 고르기 쉽다. 우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시문의 출처나 연도가 힌트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유의해야 한다. ② 복합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은 발문을 충실히 읽어라 = 지문을 읽다가 제시된 지문의 입장에 해당하는 선택지를 무의식적으로 고르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제시된 지문을 특정 논리로 비판하라고 할 경우 저지르기 쉬운 실수이다. 이런 유형의 문항은 발문이 중의적인 경우도 있으므로 발문을 보다 충실히 읽어야 한다. ③ 여러 개의 개념이나 사실을 한꺼번에 묻는 문항은 시간 배분에 신경쓰라 = 제시문 몇 군데에 밑줄을 긋고 각각을 ㉠∼㉤(가∼마)으로 구분한 뒤 선택지의 ㉠∼㉤에 대한 서술이 잘못된 것이나 옳은 것을 고르라는 문항은 단원간 통합 문항의 성격이 강하다. 하나의 문항에서 여러개의 개념이나 사실을 한꺼번에 질문했을 때 전반적인 교과의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어렵게 느낄 것이다. 이런 유형의 문항은 각각의 개념과 관련된 진술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시간 배분에 신경써야 한다. ④ "의 ㄱ∼ㅁ을 불규칙적으로 짝짓는 문항에서 속단은 금물" = 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항, 특히 선택지에 나열된 ㄱ∼ㄹ(ㅁ)의 개수가 선택지마다 동일하지 않은 문제의 경우에는 정답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면 선택지가 이런 형태(① ㄱ ② ㄱ, ㄴ ③ ㄱ, ㄷ ④ ㄱ, ㄴ, ㄹ ⑤ ㄱ, ㄷ, ㄹ )로 나왔을 때가 이에 해당된다. 이런 문항은 에 언급된 내용 하나하나의 타당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정답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의 선택지 모두가 답이 되는 문항도 최근에 출제되고 있으므로 속단은 금물이다. ⑤ 통계 자료의 활용 빈도가 낮은 과목에서 통계 관련 문항에 당황하지 말자 = 통계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자주 출제되지 않는 심화 선택과목에서 통계 관련 문항이 나왔을 때 수험생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윤리 교과군, 역사 교과군에서는 문항의 소재로 통계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드물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문항이 출제될 경우 수험생들이 간혹 당황하거나 문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제시되는 통계 자료는 사실 확인 수준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무슨 통계 자료인지를 파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 과학탐구 영역 ① "이론적으로 옳은 개념은 항상 답이다?" = 개념상으로는 옳더라도 주어진 자료로부터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인 경우 답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자신이 개념상 옳다고 알고 있는 답지를 무조건 답으로 찾기보다는 문제에서 제시된 자료를 꼼꼼히 분석, 자료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나 결론을 찾아야 한다. ② "문제에서 제시되는 그래프의 가로축과 세로축은 정해져 있다?" = 물리의 경우 그래프를 분석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데 이 때 습관적으로 익히 봐왔던 형식으로 가로축과 세로축의 물리량을 인식하고 풀다보면 틀리기 쉽다. 문제에서는 가로축과 세로축의 물리량을 바꿔서 제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③ "A물질이 B라는 반응을 하면 B라는 반응을 하는 물질은 무조건 A이다?" = 화학의 경우 탄소 화합물 단원은 여러 작용기나 물질의 종류별로 개념이 정리돼 있다. 각 물질에 대한 각각의 반응이나 성질만을 암기하다 보면 전체적인 공통점이나 차이점, 다양하고 복잡한 화학식을 혼동하기 쉽다. ④ "일반적인 자연 현상은 불변의 법칙이다?" = 생물의 경우 대부분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을 다루지만 간혹 예외적인 현상에 관해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서는 안된다. ⑤ "천체 관측은 항상 지구에서만 한다?" = 지구과학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지구에서 관측한 달이나 행성에 대해서 묻는 문제가 출제되지만 경우에 따라 달이나 행성에서 지구를 관측할 때 나타나는 천문 현상을 묻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관측하는 관점이 달라지므로 깊이 있는 사고력과 주의력이 필요하다.
충북도내 과밀학급이 크게 줄어 수업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도내 초.중.고교 학급수는 7천866학급으로 이 가운데 소위 학급당 학생수가 40명 이상인 과밀학급의 비율은 1%(78학급)에 그쳤다. 이는 3년전인 2002년의 수치(16.8%)보다 17배 가량, 2000년(38.8%)에 비해서는 39배 가량 각각 감소한 것이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교의 경우 4천277학급 중 40명을 넘는 학급의 비율이 1.5%(64학급)로 나타났고 중학교는 0.2%에 불과했다. 특히 실업계고는 619학급 중 과밀학급이 한곳도 없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전남, 경북에 이어 3번째로 과밀학급 비율이 적은 것"이라며 "2002년 이후 초등 11개교, 중학교 6개교, 고교 3개교를 신설하는 등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EBS는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23일 지상파TV와 케이블ㆍ위성TV 수능전문채널, EBS FM(104.5㎒), EBSi(www.ebsi.co.kr)를 통해 특별방송을 마련한다고 21일 밝혔다. 지상파TV는 오전 8시30분부터 2006학년도 수능시험 출제위원장의 기자회견을 30분간 생중계한다. 오전 10시에는 특별생방송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부를 편성, 지난해와 올해 수능의 차이점을 짚어보고 언어영역의 출제경향을 분석한다. 오후 1시40분에는 대수능 관련 속보를 내보내며 2교시 출제경향을 짚어본다. 이어지는 특별생방송 2부에서는 수능 이후 주요 입시일정을 소개하고 논술과 심층면접 대비법을 알아본다. 3교시와 4교시 출제경향은 각각 오후 3시30분과 오후 5시50분에 방송되며 오후 8시55분부터는 수능에 대한 평가와 수험생 소감을 들어본다. 오후 10시 방송되는 특별생방송 3부에서는 경향과 난이도, 새로운 출제유형을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EBS는 연합뉴스와 함께 22-23일 방송시간 내내 수능 난이도, 출제경향, 속보 등을 자막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수능전문채널 EBS플러스1은 23일 오후 7시50분부터 24일 오전 2시30분까지 약 7시간 동안 언어ㆍ수리ㆍ외국어영역 문제풀이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EBS FM는 23-24일 오후 8시30분에 특집 '고교영어듣기'를, 25-26일 오후 8시30분에 '고교국어듣기'를 편성해 수능에 출제된 듣기문제를 집중 풀이한다. EBSi는 오후 6시까지 언어ㆍ수리ㆍ외국어 문제풀이 프로그램을 올릴 예정이다. 사회ㆍ과학탐구영역 문제풀이는 자정 전에, 제2외국어와 직업탐구 문제풀이는 수능 다음날인 24일에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