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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교무실 칠판은 희비가 교차한다. 또 이별의 아쉬움과 만남의 설렘이 섞여 있다. 바로 발령 때문이다. 내신을 하여 원하는 곳에 발령이 난 선생님과 미발령 또는 원하지 않는 곳에 난 선생님. 그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과 새로 부임한 선생님. 누가 그랬던가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고. 또,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모두 다 소중한 인연이다. 얼마 전 정년 퇴임식을 앞둔 교장선생님의 편지를 받았다. 교육청에 근무할 때 장학관으로서 지도를 하여 주신 분이다. 그 분은 우리가 인생에서 한 번 만나는 인연을 이렇게 말한다. "지구의 어느 한 곳에 바늘을 꽂아놓고, 달에서 좁쌀을 떨어뜨려 그 바늘에 좁쌀이 맞는 확률이다."라고. 그렇다면 우리 선생님들이 한 학교에서 2년 내지 3년간 동고동락하며 근무하는 인연은 도대체 어떤 인연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하찮은 일 갖고 얼굴을 붉힌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좀 더 큰 그릇이 되자." "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선생님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자." "새학년도엔 물심 양면으로 베풀어 보자." 교무실 칠판에 붙은 '부임 환영' 챠트를 보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아내가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나를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런데 아내의 표정은 평소와는 달리 진지해 보였다. "무슨 이야기인데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고 그래요?" 아내는 내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누군가를 의식하기라도 하듯 조금 열린 안방 문틈으로 거실의 동향을 살피는 것이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엿듣기라도 할까봐 안방 문을 꼭 잠그기까지 했다. 아내의 그런 행동이 내 궁금증을 더 자아내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여보, 이제부터 제 이야기 잘 들어야 해요." "아니, 무슨 이야기인데?" "OO이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어요." "초등학교 5학년이면 당연한 일 아니겠소?" "그런데 이것 좀 보세요?" 아내는 서랍에서 수첩 하나를 꺼내들더니 내게 보여주었다. 수첩을 펼쳐보니 막내 녀석과 여자 친구가 주고받은 편지 내용이 깨알 같은 글씨 크기로 날짜별로 적혀져 있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서로 우정을 확인이라도 하듯 편지의 각 장마다 "OO ♡ OO"와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물며 어떤 페이지에는 유명한 시인의 '연애시'까지 적혀져 있어 두 사람의 우정이 얼마나 돈독한지를 엿볼 수도 있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교환 일기를 다 읽고 난 뒤 내 입가에는 왠지 모를 미소가 지어졌다. 내 반응이 시큰둥하자 아내는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내는 내가 그 내용에 무척 놀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여보, 아이들 심각하죠? 그렇죠?" "이 녀석들, 멋있지 않소? 요즘 대부분의 아이가 이메일이나 채팅으로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데 말이요." "그리고 당신 OO이 방에 들어갈 때 꼭 노크하고 들어가세요." "왜? 무슨 일이 있었소?" 내 말이 끝나자 아내는 노크도 하지 않고 막내 녀석의 방에 들어갔다가 호된 소리를 들었다는 며칠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무척 짜증을 많이 낸다는 이야기와 몇 시간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야기로 보아 사춘기에 접어든 것이 분명했다. "아무튼, 녀석에게 사춘기가 왔나 보오." "사춘기요? 설마?" "내 짐작이 맞을 거요. 그러니 당신도 녀석에게 지나친 간섭을 하지 말아요. 특히 사생활 침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네. 알았어요." 아내는 막내 녀석의 수첩을 몰래 가지고 온 것이 미안하다는 듯이 계속해서 수첩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아내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내의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무엇보다 늘 철부지로만 알았던 녀석이 이성에 눈을 떠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숙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그 날밤. 아내와 나는 잠이 든 녀석을 바라보면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야 할 이 시기를 현명하게 잘 대처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학업에 짓눌려 ‘분재’처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 분재를 보며 아는 집에 갔더니, 분재 자랑에 침을 튀긴다. 이렇게 잘 가꾼 솔 분재는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부르는 것이 값이라며…… 분명 생화인데 생화 같지 않은, 정일품 소나무를 백분의 일로 줄여놓은 듯한 참으로 훌륭한 작품! 이 정도면 키웠다기보다는 만든 것 “왼쪽으로, 아니 약간 오른쪽으로 구부려---” “가운데 가지는 조금 뒤틀리게 하고---” 철사에 의해 움직이고 고정되는 나뭇가지 도무지 자연스럽게 숨쉬도록 놔두지를 않는다. 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하라는 대로 하는 것 먹으라는 대로 먹고, 크라는 대로 크고, 뻗으라는 대로 뻗고, 보라는 대로 보고…… 한 발짝 다가가 분재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우리에 갇힌 야수의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본다. 그 숨 막히는 눈빛 속에서 나는 들었다. 좀 내버려 달라는 우리 아이들의 하늘빛 아우성을! 무조건 뛰어나야 대접받는 세상 옷에다 사람을 끼워 넣는 교육…… 장자와 루소가 흘리는 눈물 때문인지 창밖에는 때 아닌 비가 내리고 있었다. --- 시 : 김형태 분재(盆栽)의 사전적 의미는 ‘수목(樹木)을 분(盆)에 심어 아름답게 가꾸어가며 생활 속에서 보고 즐기기 위한 원예기술의 한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분재를 예술의 경지로까지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전에 분재에 조예가 깊다는 분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분으로부터 ‘분재학 강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분에 따르면 “분재는 자연의 초목을 분중(盆中)에 재배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를 표현하는 예술의 한 장르요, 자연적이 아니면서도 자연의 미를 추구하여 자연을 잃지 않고 인고로 극히 자연스럽게 자연경관을 창작하는 조형예술, 아니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이루어지는 생명예술”이라고 하였습니다. 유난히 ‘자연’을 강조하더군요. 정말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도 탐스럽고 기품 있고 아름답고 신기한 자태의 분재들이었습니다. 견물생심이라고 저도 집에다 이런 분재 하나 키워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분재는 나무와 화분과 공간의 조화가 이루는 종합예술”이라는 그분의 말씀에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이놈처럼 줄기가 곧게 자란 것은 직간(直幹)이라고 하고, 저놈처럼 나무줄기가 휘어져 있는 것은 곡간(曲幹)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것도 곡간이겠네요?” 제가 나무줄기가 마치 용트림하듯 구불구불 구부러져 올라간 분재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아, 그렇게 심하게 구부러진 것은 반간(蟠幹)이라고 합니다. 반간형의 나무는 고색창연한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강한 생명력까지 느끼게 하지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할 수 있나요?” “아, 그거야 철사걸기를 하면 되지요.” 그러고 보니, 그 솔 분재는 온몸에 칭칭 철사를 감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갑자기 그 나무가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보는 사람 즐겁자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분재들은 과연 행복할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더군요.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추어 주어도 동물원의 동물이 행복하지 못하듯, 아마 이 분재들도 행복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과연 이 분재들이 행복할까요?” 저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는지 잠깐 머뭇거리던 그분은 “그럼요. 때 맞춰 물주고, 영양제 주고, 소독하고, 분갈이하고… 행복에 겨운 나무지요. 세상에 어떤 나무가 이런 후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겠어요. 그러나… 그래도… 어디 자연에서만 하겠어요? 하면서 말끝을 흐리더군요. 그 분도 모르지는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분재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아이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뜨겁다 못해, 지나친 부모들의 교육열로 인해, 오늘도 꼭두각시처럼 오로지 공부에 올인해야만 하는 우리 아이들, 방학 중임에도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진 채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해야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얼마 전, 과도한 학원수강에 힘들어하던 초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중·고생들이 매년 크게 늘고 있어 안타까운 마당에, 초등학생까지 학업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니 소식은 참으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와 전교조 보건위원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초중고 학생 건강상태와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2.9%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자살의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19.4%가 ‘성적’을 꼽아, 지나친 학업 부담이 초·중·고 학생들을 극단으로 몰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한해 동안 자살한 초·중·고생은 모두 101명으로 지난 98년 이후 매년 80~2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은 세 번째로 많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행복하지 못한 원인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 하나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이요, 또 하나가 부모와 아이들을 멍들게 하는 교육문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입니다. 부모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아이들은 그것을 욕심이라고 말합니다. 어쨌든 그 뜨거운 교육열 덕분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교육열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까지 불행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번 보십시오. 집집마다 교육비 부담으로 등이 휠 정도입니다. 과외나 학원 수강을 하지 않는 초·중·고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이미 과외공화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입시를 위한 과외는 말할 것도 없고, 예체능까지 과외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갈수록 전국이 학원의 숲으로 뒤덮여가고 있는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분명 우리나라는 잘 살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데, 못살래야 못살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과연 행복한 나라가 될까? 라는 질문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살맛나는 나라, 웃음이 넘치는 나라, 곧 행복한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오마이뉴스와 서울방송(SBS)에도 송고합니다.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위원장 설동근)는 21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교원정책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백복순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이 교장임용 및 교원승진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초라 각급 학교에서 인사 문제로, 교무 분장으로 방학이지만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와 부서장 그리고 관리자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특히 담임을 배정 받고자 하는 교사와 배정 받지 않으려는 교사를 놓고 관리자들은 갈등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보편적인 입장에서 생각할 때 교사라면 담임이라는 직책이 있어야 그래도 교사다운 면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더 많아 보이는데. 담임을 맡지 않으면 특히 작은 학교에서는 소수의 교사만을 제외하고는 다 담임을 맡고 있기에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거대 학교에서는 담임을 맡고 있지 않은 교사도 상당하기에 크게 소외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문제는 왜 교사가 담임을 맡지 않으려고 하느냐에 있다. 교사는 진급을 하려고 하면 담임의 경력은 진급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담임을 맡아 문제를 야기하는 것 보다는 편안하게 교직 생활을 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 담임을 하면 담임으로서의 자부심과 교사로서의 떳떳함은 졸업 후 찾아오는 제자들을 대할 때 느끼게 되는 보람이 바로 담임으로서의 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것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담임을 하면 늦게까지 남아 자율 학습 감독도 해야 하고 학급에 대한 자잘한 업무도 수행해야 하는 등등의 구차스런 일을 하기 싫어하는 교사들이 늘어난다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담임으로서의 수당이 교사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아파트 건설 현장의 일용노동자 3일 정도의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교사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은 담임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길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담임의 경력도 교감으로 승진하는 데 경력 점수를 과감하게 부여하는 새로운 멜티 영상으로 교사들의 내면에 비춰지도록 해야 한다. 담임의 경력을 10년으로 하되 반드시 그 기간에 80% 이상은 “우” 이상의 평점을 받는 자에게 승진에 유효권을 주는 방안이 고려된다면 담임에 대한 기피 현상이 여전히 일어날까? 또 담임으로서의 바른 자세도 필요하지만 담임의 업무를 탁월하게 수행한 교사에게 주는 담임 표창 제도도 고려되어야 한다. 담임이 학생들에게 다정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상담에 임하는 모습이 보일 때 각 학급에서는 언제나 웃음 띤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나이가 들고 직업에 대한 무사안일주의로 빠지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담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고려된 것도 교장초빙제에서 교사 끌어가기가 나온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수한 교사를 선발하는 취지도 있지만 현재 우려하는 것은 정실주의에 빠질 우려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담임은 가정에서 어머니와 같은 역할이요, 아버지와 같은 입장이다. 교사에게 보람을, 학생에게 꿈을, 학부모에게 만족 줄 수 있는 학교가 되자고 백 번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교사로서 떳떳하게 살아가는 길을 터 주어야 한다. 물질적으로 보상이 어려우면 교사를 뽑는 데도 교사 고시제를 도입하여 교사의 위상이 사회 어느 계층보다 존경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보람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만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과 즐거운 생활을 하고자 하는 교사가 늘어날 것이다. 갈수록 살벌해져 가는 학교의 현장은 이제는 교사를 존경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학부모의 감시의 대상에서 학생들의 따가운 눈초리에서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도 부정할 자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부터 학교 교사들의 돈봉투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부터 이제는 교사들의 능력 문제를 들고 나와 학교 교사 칭호를 “선생님”에서 “교사”로 다운시켜 명명하고 있음을 느낀다. 학원의 교사를 교사로 여겼던 과거가 이제는 학교의 선생님도 “교사”라는 언어적 위축으로 싸늘하게 받는 것도 점점 피부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 개개인은 자기의 전문적인 소양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학교 현장이 언제까지 파고에 흔들리고 있을 것인지 그것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EBS가 논술교육을 대폭 강화한다. EBS 권영만 사장은 21일 봄편성 및 정책 설명회를 갖고 “양질의 논술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지역간, 계층간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BS는 향후 3년간 총 68억을 투자해 ‘통합교과형 논술 커리큘럼’을 개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하고 흥미 있는 콘텐츠를, 고등학생은 적응력 위주의 강의형 콘텐츠를 활용하게 된다. 특히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은 단기 처방책으로 방과 후 학교를 통해 EBS 논술 강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배경지식 등은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고 교실수업은 교사의 첨삭지도, 토론 위주로 운영하게 하는 것. 박사급 강사를 지역순회교사로 운영하고 교과별로 ‘논술 접목수업 핸드북’을 개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EBS는 우선 3월에 고등학생용 및 교사용 논술교재를 각각 내놓는다. EBS 관계자는 “사교육 시장에 난립한 논술교재와는 차별화된,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 논술교육을 펼 것”이라면서 “현장 교사들이 학생을 일대일로 지도할 수 있는 교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에는 초등학교 1~6학년별 논술교재를 제작하고 내년 3월에는 중학생용 논술교재가 제작될 예정이다. EBS는 현재 인터넷 수능사이트(www.ebsi.co.kr)를 통해 운영중인 논술방 자료를 대폭 강화해 3월 중순에는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EBS는 봄편성을 통해 ‘방과 후 학교’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방과 후 반가운 시간’(월~금 오후 2:00~2:20)은 초등학교 때부터 기승을 부리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월요일은 요리와 과학을 주제로 한 ‘요리쿡! 사이쿡!’을, 화요일은 ‘상상공상 미술방’, 수·목요일은 ‘뻔뻔한 영어’, 금요일은 ‘한자지존 도로롱’ 등 요일별로 주제를 다르게 배치했다. EBS측은 “학교 현장에서 방과 후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면서 “앞으로 논술이나 외국어 분야 콘텐츠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옛날부터 현재까지 교과서 속에 담긴 지식을 다시 살펴보고 재미있게 검증한 ‘지식 다락방’(월 오후 8:05~8:55), 40여명의 고교생 앞에서 도올 김용옥이 강의를 펼치는 ‘논술세대를 위한 철학교실’(월·화 오후 10:05~10:55) 등도 새롭게 선보인다.
늘그막까지 고우시던 친구엄마 치매 7년째 혼잣말 길게 이어진다. 풍골만큼 인자하던 약국집아저씨 자식 친구 못 알아보고 천정만 바라본다. 우스갯소리 잘하던 부산아저씨 정신 놓느라 말끝마다 웃음만 짓는다. 명절이라고 고향 찾은 우리엄마 뜨럭 오르내리며 한숨 길게 내쉰다. 고향 더 그리운 나이 되었는데 반겨주던 사람들 하나, 둘 세상을 떠난다. 어린시절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빛바랜 추억 자꾸 망각의 강을 건넌다. 작년 구정 때 친구 몇이 어울려 마을 어른들께 세배를 다녔다. 그날 가는 세월을 거역하지 못한 채 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내 기억 속에는 아직도 어른들의 건강했던 젊은 시절 모습이 많이 남아 있기에 더 안타까웠다. ‘고향유감 2’라는 짧은 글로 아쉬움을 달랬다. 풍골만큼이나 인자하시던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올 구정 때는 병환이 더 심하다고 해 인사를 못 드린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직에 오래 근무하셨고, 자식을 의사로 키운 덕망 있는 분이지만 5년여를 병환으로 고생하셨으니 이제 좋은 곳으로 편안하게 영면하셨으리라 믿는다. 장지가 마침 어린시절 우리들의 놀이터였던 고향 뒷산이라 오랜만에 고향냄새에 흠뻑 젖었다. 무더운 여름에는 풀 뜯기던 소를 말뚝에 매어 놓은 채 나무사이를 뛰어다니며 총싸움을 하고,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면 어지럽게 널려있던 동물들의 발자국을 쫓아 토끼몰이를 하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서 뛰놀던 때가 벌써 40여 년 전의 일이다. 장지 옆에 차려진 술상에서 옛 추억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고우시던 친구엄마가 병환으로 고생하신 게 벌써 15년째라는 것도 알았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간병하는 자식들은 지치기 마련이다. 병 수발을 하느라 고생이 많으면서도 내색을 하지 않는 친구의 형에게 소주잔을 건넸다. 장지와 가까운 산길에서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마을의 구석구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추억 찾기를 했다. 통장 일을 보며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가 자기네 집에서 소주 한잔하고 가라며 손을 잡아끈다. 자리만 옮겼을 뿐 몸 아픈 고향 어른들 걱정, 살포시 숨어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고향의 옛 이야기가 또 이어졌다. 닭 한 마리 잡아달라는 농담을 던졌더니 친구는 집에서 키우고 있는 토종닭을 한 마리 자루에 담아 내차에 실어준다. 술에 잔뜩 취한 것이 고향냄새와 고향의 정 때문이었다고 핑계를 대도 될 만큼 고향을 가슴으로 느낀 날이다. 한편 ‘요즘 아이들은 고향이라는 말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까?’가 궁금했다. 고향을 알게 하는, 고향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이 바로 나라사랑교육의 밑받침이 아닐까?
충남 태안의 한 어촌 주민들이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서 마을 초등학교를 지키기 위해 기존 어촌 주민들의 관행적 권리인 입어권(入漁權.공동어업권자의 어장에서 공동어업을 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기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주민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전입해올 경우 곧바로 입어권을 부여하고 입어금도 받지 않기로 했다. 이 마을의 경우 어촌계원으로 가입한 뒤 5년이 지나고 300만원을 내야 어업권을 부여받을 수 있으나 이를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이는 마을에 위치한 파도초등학교 학생수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파도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총 30명에서 지난 17일 6명이 졸업함으로써 도교육청이 제시한 통폐합 마지노선인 30명 미만으로 줄었다. 이대로 간다면 마을 주민 대부분의 모교인 파도초등학교는 조만간 인근 학교로 통폐합될 상황이다. 파도초등학교는 지난해 3월 통폐합 대상으로 꼽혔다가 4월에 한명이 전학와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으나 이번에 6명이 졸업하면서 다시 통폐합 위기에 직면했다. 김필문 어촌계장은 "주민 대부분의 모교를 살리고 우리 자녀들이 불편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기로 했다"며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초등생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많이 우리 마을로 전입, 초등학교를 지켜내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파도리 마을 전입을 희망하는 초등생 학부모는 파도초등학교 지키기 총무를 맡고 있는 박병철(☎ 017-421-9254)씨에게 문의하면 된다.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고 교육 대상 연령을 만 3세~5세로 명확히 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제출될 예정이다. 한나라당 이군현(교육위원) 의원은 “유아교육법이 제정됐지만 여전히 영유아보육법이 적용 대상과 중복돼 혼란이 있고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앞당기기 위해 법안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유아교육법 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현행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고, 원장은 교장, 원감은 교감, 원아는 유아, 원무는 교무로 각각 수정하도록 했다. 아울러 유아의 범위를 만 3세부터 초등교 취학 전까지가 아닌 만 5세까지로 규정하고, 유아학교 만5세에 대해서는 무상교육을 분명히 했다. 또 유아학교 종일반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의무화했다. 이 의원의 이번 법안은 유아교육을 학교의 틀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의 반발을 살 전망이다. 같은 연령대의 아이를 놓고 유치원과 경쟁을 벌이는 구조 속에서 보육시설 측은 유치원이 ‘학교’가 될 경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이를 반대하고 있다. 또 유아교육 대상을 만 5세까지로 못 박은 것은 초등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려는 최근의 학제개편 논의를 겨냥한 것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초등 교사와 학부모라면 ‘교과서 만화’를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만화 교과서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현행 교과서를 만화로 옮긴 ‘만화교과서’는 ‘교과서’란 이름 때문에 만화책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 교사나 학부모도 꺼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장에 ‘초등학교 교사’가 저자로 참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그 인기와 높은 관심을 짐작케 한다. ‘똑똑한 만화 교과서’의 저자인 서울 금양초 최미연 교사는 만화 교과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우선 “교과서를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00% 만화로만 구성된 것들은 흥미위주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학습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루는 영역도 교과목 뿐 아니라 속담·고사 성어 등 다양해
'올바른 우리 말글살이'를 시작하며 "'어제'라는 말도 한글이고, '오늘'도 한글인데 '내일'만 한자(來日)로 되어 있는 거 알아?" "그렇지. 근데?" "그래서 우리는 내일이 없는 민족이래." 어렸을 때 들었던 우스개 소리 아닌 우스개 소리를 또 들었다. 예전에는 이 말을 심각하게 받아 들여 무척 우울했었는데, 나이 먹고 들으니 아무렇지도 않다. 그래서 그랬는지 나 역시 무척 여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그 대신 '모레'가 있잖아."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우스개 소리입니다. "아니, 그러는 일본 지네들은 오로지 '내일'(아시따/아스)만 있다면서? 그래서 '내일' 가지고 그렇게 따졌나? '어제'와 '오늘'도 자국어로 못 가진 우리보다 더 한심한 민족 주제에 당최 주제 파악을 못해요~." 이것은 한 누리꾼의 감정 섞인 댓글입니다. 어제와 오늘을 가리키는 우리말은 존재하지만 내일이란 우리말은 없어서 오늘까지도 우리는 한자어 '내일(來日)'을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점심'(點心)을 뜻하는 우리말도 없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우리에게 내일과 점심이란 고유의 말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기막힌 사연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하루에 두 끼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할 정도로 가난했으며 오늘 하루 허덕이며 살기도 벅찼기에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오직 눈물겹게 헤쳐 나온 어제와 또 다시 뚫고 나아가지 않을 수 없는 가난한 오늘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런 세월을 오래 보내다 보니 그간 형편이 많이 나아져서 하루 세끼에 참까지 먹으면서 점심과 내일이란 남의 말을 쓰게 된지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 민족은 여전히 과거지향적인 것입니다. 내일을 향한 시선이 결여 되어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 사이에도 한 번 틀어지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구원(舊怨)으로부터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이 땅의 정치지도자들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것도 역시 같은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목사님의 글입니다. 일제의 식민사관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입니다. 일본이 우리 민족을 비하시키려고 한 말을 아직까지 신주단지 모시듯 앵무새처럼 따라하지를 않나, 일부 많이 배웠다는 분들 중에서는 한술 더 뜨니 말입니다. 역시 이름난 대면 알만한, 대학교수와 장관까지 지낸 분께서도 이것을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우리 민족은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당장 지금만을 즐기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정말 이분들 말마따나 우리는 정말 '내일'이 없는(었던) 민족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엄지, 집게, 가운데, ( ? ), 새끼손가락' 등 손가락을 가리키는 우리말 중에, 네 번째 손가락을 가리키는 고유어가 없습니다. 그럼 처음부터 없었을까요? 분명히 예전에는 네 번째 손가락에 대한 명칭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네 번째 손가락을 가리키는 '고유어'보다 '한자어'를 더 선호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사라지고, 지금은 약지(藥指)라는 한자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내일에 해당하는 우리 고유어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가볍게 여기고 한자를 더 귀하게 여기는 사이 없어진 것이지요. '토박이말 사전'에서 '내일'에 해당하는 낱말로 '올제', '하제', '후제' 등의 순우리말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올제 : 오늘의 바로 다음 날. 즉 `내일`을 뜻하는 토박이 말. 최초의 기록은 고려 때의 문헌인 에 '명일왈할재(明日曰轄載)'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내일에 대응되는 '할재(轄載)'의 소리값을 '하제, 올제, 후제' 등 사람마다 다르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백기완 님은 '올제'로, 진태하 님은 '하제'로, 천소영 님은 '후제'로 추정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볼 수도 없고, 고려 사람들은'할제(轄載)'을 과연 뭐라고 발음했을까요? 조선광문회의 광문회사전 원고본에는'내일'을 설명하며 '명일, 밝는 날, 낼, 흘제' 등의 명칭도 보이고, 송강 정철의 '가사와 태산집요 언해' 등에는 '후제'라는 명칭이 보입니다. 이러한 기록들을 통해 내일에 해당하는 순우리말이 있었음이 확실해졌습니다. 또한 외국인 로스는 1877년 우리말의 어휘를 모으며 '후체'라는 명칭을 사용했는데, 이로 보아 조선후기 사람들은 '흐제', '후제'라고 발음했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는 본디 우리말로는 '내일'이 아니고 '낼'이었다고 합니다. 그 근거로 '낼'의 본디 모습이 사투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지요. "사돈, 언제가 장날여?" "낼이 장날여" "응, 그려어. 그라문 낼 장에서 만나." 위의 대화에서 보듯이 '낼'이 본디 우리말이라는 것입니다. 이 '낼'은 쓰임에 따라 '낼이', '낼은', '낼이여' 따위로 바뀐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쓰이던 '낼'이 한자의 영향 때문에, 한자말인 명일과는 달리 소리 값이 비슷한 '내일(來日)'로 굳어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마치 '새·하늬·마·높'이라는 본디 우리말이 지배 집단의 오랜 한문 숭상 때문에 '동·서·남·북'으로 바뀐 거와 같다는 것이지요. 이미 있어 온 우리말을 밀어내고 한자말을 주로 쓰게 한 그릇된 말글살이 정책 때문에 '낼'이 '내일'로 바뀌게 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사랑은 움직인다'는 말처럼 "언어도 생물"입니다. 우리는 외래종 황소개구리로 인해 토종 참개구리의 숫자가 적어지자, 한동안 황소개구리를 잡자며 법석을 떨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다 참개구리를 다 잃고 나면 '황새 복원 작업'처럼 또 난리를 치를까요? 우리의 말글은 우리 겨레의 얼이자 원형질입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누가 소중히 여겨주겠습니까? 요즘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영어공용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중심은 "우리 말과 글"입니다. 만주족은 중원을 차지했으나 그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그들의 말과 글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영어 등 외국어를 배우느라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애를 먹고 있습니다. 물론 영어든 한자든 부지런히 배우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다만 그것을 배우는 열정 이상으로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애정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영향력 있는 매체마다 '우리말 바로 알고 바로 쓰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저도 앞으로 이곳을 통해 을 연재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국어를 전공했지만, 그럼에도 다시 배우는 자세로 우리말글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틀린 표현을 고쳐 드리는 등 한글학회와 국립국어원(구 국립국어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우리 겨레의 얼을 지켜나가는데 조그만 힘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내일에 해당하는 낱말 하나를 잃어버려 '내일이 없는 민족'이라고 조롱은 조롱대로 당하고, 뒤늦게야 부랴부랴 사라진 순우리말을 찾겠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어리석음을 다시는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우리는 결코 내일이 없는 민족이 아닙니다. 어제도 있고 오늘도 있고, 한자어, 일본어, 영어에는 없는 '그저께', '그그저께', '모레', '글피', '그글피'까지 있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저력 있는 민족이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우리말글 바로 알고 바로 쓰기 운동'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누가 소중히 여겨주겠습니까? "
이 맘 때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 하여 크게 낙심하는 학생들을 봅니다. 또한 소망하는 직장에 취업이 되지 않았다 하여 고개를 떨구고 있는 젊은이들도 보게 됩니다. 그들의 모습이 마치 거센 눈보라 속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한 그루 겨울나무 같아 안쓰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한두 번 실패했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이번에 얻지 못했다고 해서 마치 인생을 다 산 것처럼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허탈하고 자존심 상하고 아프고 쓰라린 마음을 어디에 견주겠습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눈물을 딛고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안으로 웅크리고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엄동설한과 소리없이 맞서 싸우고 있는 저 겨울나무들의 속내를 한번 마음의 눈으로 읽어보기 바랍니다. 동시에 마음의 귀로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기 바랍니다. 그러면 아마 여러분의 생각이, 아니 인생이 달라질 것입니다. 자연은 늘 우리의 위대한 스승입니다. 달려가면 언제나 반겨주는 고향집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저도 오늘 밖에 나가 겨울나무를 한참동안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그에게서 한 수 배웠습니다. 핏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남루하고 지친 표정의 거무튀튀한 나뭇가지, 말라붙을 대로 말라붙어 꼭 죽어 있는 것만 같은 겨울나무, 마치 저승길을 며칠 앞둔 병자의 얼굴 같았습니다. 겉보기엔 분명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낙오자, 실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하기야, 지난 가을 그토록 아끼던 잎새들과 열매들을 다 잃어버린 빈털터리에게 무슨 소망이 남아 있으리오? 그냥 콱 죽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습만 그럴 뿐이었습니다. 얼음장 밑 물고기처럼 이 북풍한설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숨을 내쉬는 것은 그나마 겨울나무에게도 희망이라는 피가 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겨우내 쿨쿨 잠만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러나 나무는 결코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겉눈을 감았으나 속눈은 뜨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센 눈보라 속에서 호흡이 멈춘 줄 알았는데, 적어도 그렇게 보였는데,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무는 춥고 긴 겨울 동안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묵언정진하고 있었습니다. 가부좌를 튼 채 장기 금식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나무는 추위 속에서도 새봄을 잉태하여 몸 안에 키우고 있었습니다. 나무를 한번 자세히 보기 바랍니다. 어디에서 움이 트나요? 가장 여리고 약한 가지 끝에서 새순이 돋습니다. 그럼 어디에서 꽃이 피나요? 역시 가지의 가장 연약한 부분에서 꽃이 핍니다. 그리고 열매는 어디에서 맺히나요? 꽃잎이 떨어져나간 바로 그 아프고 쓰라린 자리,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그곳에서 열매가 맺힙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는 성경말씀처럼, '부드러움의 미학', '위대한 연약함의 역설'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결코 튼튼해 보이는 둥치, 단단해 보이는 줄기에서 움이 돋고 잎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게 아닙니다. 항상 가장 힘없고 나약하고 연약한, 그래서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하고 온유하여 남을 섬기는 자세가 된 가지에게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기꺼이 희생하며 생명을 키워낼 수 있는, 선택된 여린 가지에서 움이 돋고 잎에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것입니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노랫말처럼, 우리네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어쩌면 가장 약할 때가 가장 강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겨울나무처럼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 가장 빛나는 희망을 만들어내는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저는 지금 다듬어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어떤 모양으로 다듬어지게 될지 그건 주님께서 아실 겁니다. 지금은 아프고 힘들지만, 모난 부분을 깎고 다듬고 나면 난 훌륭한 하나님의 작품이 되어 있을 겁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있겠죠? 그래서 참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이겨내기로 했습니다."(리포터가 다니고 있는 교회의 주보에서 옮긴 글) 이 글처럼 여러분도 단련 중이라고 생각하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으니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는 성구(욥기 23장 10절)가 떠오릅니다. 다시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봅니다. 나무는 알몸으로 새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린 나뭇가지마다 용솟는 꽃망울이 마치 여인의 젖가슴 같습니다. 지난해 가을….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무성한 잎새와 탐스러운 열매들을 모두 떨어버리고 하얀 된바람에 속절없이 눈물 흘렸을 겨울나무…. 그러나 나무에게는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이미 몸 안에는 새로운 희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알몸으로 혹독한 겨울을 넉넉히 이겨낸 것도 어쩌면 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희망이라는 끈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새 봄을 준비하고 있는 겨울나무를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음과 동시에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나는 얼마나 나무와 닮은꼴일까? 겨우내 나무는 뼛속 깊이 밀려드는 추위를 알몸으로 맞서며 목숨 건 한판 싸움을 힘겹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무릎을 꿇었으나 아주 무릎을 꿇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멋진 한판 승부, 곧 무혈혁명, 명예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 이제 멀지 않아 겨울을 밟고 일어선 나무들의 환희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오랜 고행 끝에 터지는 파안대소요? 백일기도를 끝내고 나오는 수도자의 얼굴이 아닐까요? 나무는 겨우내 와신상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박박 이를 갈지는 않았습니다. 성급하게 서둘지도 않았습니다. 조용히 때를 기다렸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기회를 놓치지도 않을 것입니다. 때가 되면, 보란 듯이 봄 햇살과 함께 터져 오르는 봄꽃의 함성을 보게 될 것입니다.
졸업식이라는 것은 일정한 과업을 끝내었다는 것을 기념하여 가지는 의식이다. 우리가 일생을 사는 동안에 유치원, 초, 중, 고, 대학교, 그리고 남자들은 군 훈련소, 직장에서의 연수원 등 등 수많은 졸업식(일부는 수료식이긴 하지만)을 거치게 된다. 그 중에서 초등학교 졸업식이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있는 유일한 졸업식이던 시절이 있었다. 1960년 말까지 만 하여도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이 70%에 육박하였으니까, 그 전이야 물을 것도 없었다. 1969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평준화 정책이 시작되어서 1971년 전국에서 중학교 입학시험이 사라질 때까지는 전국에서 중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이 50%를 훨씬 넘는 정도이었다. 그럴 즈음에는 국민학교 졸업식장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졸업식 노래를 부르다가 모두들 목이 매어서 울음이 시작되고 졸업식 노래를 끝맺지 못한 채 훌쩍이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것은 이제 이것으로 학교라는 곳을 더 이상 다니지도 못할 형편이니 마지막 교문을 떠나는 슬픔이 그만큼 컸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중학교 평준화 정책이 생겨서 누구나 중학교에 가는 시대가 되자 점점 졸업식장에서 우는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이제는 졸업이 학교 생활을 끝내는 의식이 아닌 중학교로 가는 일종의 통과 의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즈음에는 유난히 정이 많은 어린이들이 선생님과의 헤어짐이 슬퍼서 울음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울음을 우는 것이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한 때 졸업식이 끝나면 시원하다고 생각한 일부 학교생활에는 취미가 없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을 하던 밀가루 뒤집어씌우기, 교복이나 교모 찢기 등의 야릇한 풍습이 생기기도 하였다.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어른들의 탓으로 이런 풍습도 차차로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는 요즘이다. 2006년 2월 16일 ! 내가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마지막 졸업식을 끝냈다. 아직도 초임 발령을 받고 학교를 찾아가면서 가슴 두근거리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42년이란 세월이 흘러서 정년을 맞아 학교에서 물러나야 한다니 참으로 세월은 빠르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 졸업식장에서 우리 졸업생 56명 하나하나에게 각각 따로 만든 그들의 꿈을 꼭 이루어 훌륭한 사람이 되어 달라는 시를 지어 바쳤다. 과학자, 의사, 연예인이 6명씩, 법조인 5명, 교사, 디자이너, 프로게이머, 예술인, 운동선수가 각각 4명씩이었고, 그 외에 요리사, 사업가, 파티쉐, 경찰을 희망하는 사람도 2명씩이었으며, 동물 조련사, 스튜어디스, 군 장교를 희망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각자의 꿈을 이루어서 장차 이 나라 제일의 일꾼이 되어 달라는 당부와 희망을 실어 주는 시를 만들어 준 것이다. 올해로 5년째 이렇게 잘 되어 달라는 꿈을 이루기를 빌어주는 시를 만들어 주었지만, 이것도 금년으로 마지막이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든다.
누구나 만나면 헤어지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게 인생살이다. 임명권자의 발령장에 의해 근무지가 결정되는 공무원들에게는 그런 일이 더 자주 있다. 3월 1일자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아침 조회시간에 아이들에게 이임인사를 했다. 담임의 전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우리 반 아이들이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조회대 위까지 들려온다. 하교 시간이었다. 평소 같으면 인사를 마치자마자 쏜살같이 밖으로 내달았을 아이들이 쭈뼛쭈뼛 내 주위를 맴돈다. 자기들끼리 답을 주고받느라 갑자기 교실이 소란스럽다. “왜 가요?” “아마, 우리들이 싫어서겠지요?” “아냐. 집이 멀어서야.” 여자 아이들 몇이 눈물을 감추느라 연필을 꾹꾹 눌러 사랑이 가득담긴 편지를 쓰고 있는데 개구쟁이 남자 아이들은 다시는 나를 안볼 것마냥 불만을 털어놓는다. “선생님, 빨리 가요.” “가는 마당이라고 선생님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이제 다른 학교 선생님이잖아요." “야, 너희들이나 빨리 가” 남자들은 가라는데도 내 주변을 맴돌며 괜히 농담을 건넨다. 남자들의 속마음을 담임인 나는 안다. 태연한 척 애써 웃음 짓는 담임의 마음도 아이들이 안다. 창 밖에서 한참을 서 있다 ‘선생님’을 힘차게 부르고는 손을 흔들며 담임의 전근을 아쉬워 하는 아이도 있다. 남자보다 여자의 감정이 더 예민하다. 짐 정리를 하는데 옆 반의 여자 아이들 몇 명이 교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고마웠어요.” “건강하세요.” 1년 동안 사회수업을 했지만 쪽지까지 받을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반이 아니라고 그동안 정을 많이 주지 못한 게 이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가르치는 내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인생살이를 배운다. ‘떠날 때는 말 없이’라지만 1년 동안 진짜 우리 반(5학년 2반) 아이들을 무척 사랑했다. 아이들과 생활하며 배운 게 무척 많아서 더 행복한 나날이었다. 강외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배운 사랑을 부임하는 문의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듬뿍 주겠다는 다짐을 한다.
2월은 선생님들에게 많은 설렘과 변화가 오는 달이다. 벌써 다른 학교로 전출하는 선생님들의 명단이 신문의 한 면을 가득 채우며 새로운 터전을 향한 선생님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렘을 지나 가슴이 텅빈듯한 마음으로 교단을 떠나는 선생님들도 계신다. 평생을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바치고 이제 교단을 내려서는 그 발길의 무거움을 누가 알랴. 돌아보는 발자취에는 보람뿐만 아니라 후회와 허무도 있으리라. 떠나는 이들의 평생이 그것으로 보상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국가에 대한 헌신의 공로를 기려 봉직 연수에 따라 각종 훈장과 표창장이 주어진다.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사람의 생각이나 당시의 사회 정서로는 그것이 아마 스승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시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로는 이 수상이 말 그대로 명예와 긍지의 표시라고 생각되어지지 않는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비록 나라에서 주는 훈장이나 표창일지라도 선생을 선생으로 존경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으로 주는 이 훈장이나 표창을 받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것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액자에 넣어 벽면을 장식하더라도 그저 융통성이 없어 교사로 오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덕에 절로 얻은 훈장의 의미를 뛰어 넘을 수 없다고 하면 너무 자조의 한탄일지 모르겠다. 현직에 있는 젊은 선생님들에게는 아직도 교단을 지켜야하는 많은 세월이 있고 그 세월동안에 그런 사람들이 주는 상이라도 자신의 신분에 관계되도록 법이 정해져 있으니, 정작 외면하거나 거절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터이다. 하지만 이제 교단을 떠나는 사람들에게야 엄밀하게 말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일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 서훈이나 표창에 자신의 명예를 얹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받아서 주위나 후손들에게 보이고 가르치는 자료로 삼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들이 주는 서훈이나 표창을 사유를 밝혀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웬일인지 모르겠다. 특히 지금의 총리는 교육의 수장으로 있을 때 교사들로 하여금 스승일 수 없게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지금도 그것을 자신의 제일 치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며 그를 가장 유능한 사람이라고 발을 맞추는 대통령의 이름으로 주는 훈장이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서훈이나 표창은 받는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에 따르는 것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참 외람 되고 그 분들에게 누가 될지 걱정도 되지만 그저 꿈처럼 스쳐가는 개인적인 소망을 한 번 이야기 해본다.
2006학년도 수시2학기 대입전형에서 논술 가이드라인을 위반해 '본고사형' 시험을 치렀다는 교육부 발표에 대해 해당 대학들은 지침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도 상당수는 '자율성 침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은 "교육부에서 개선 요구가 나온 이상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며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성실하게 협의해 더 나은 논술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중 중앙대 입학처장은 "심의위 결정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대학으로서는 따르지 않을 방법이 없다"며 "논술고사 중 수리적 사고를 요구했던 부분이 문제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불변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적합한 답과 부적합한 답은 있을 수 있다"며 "자연계 지원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전형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찾기가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최선을 다해 심의기준에 맞추려 했는데 이러한 결과가 나와 답답할 따름"이라며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교육부와 협의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형욱 한국외국어대 입학처장은 "당시 어학특기자 전형에 한해 언어별로 논술을 실시했다"고 설명하고 "교육부의 지적에 대해 검토는 해야겠지만 외국어 특성화 대학으로서 적절한 평가방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은봉 이화여대 입학부처장은 "교육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일단 심의에서 지적됐으니 교육부와 협력해 나가겠다"며 "하지만 교육부도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식 평가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좀 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인적성검사를 점수화했다는 지적을 받은 한양대의 안종길 입학홍보팀장은 "인적성 검사에 대해서는 3∼4년 전부터 교육부에서 개선 지시가 내려왔고 이번이 3번째"라며 "그 때마다 고쳤고 이번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영성 홍익대 홍보주임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이 지난해 8월 발표됐는데 우리는 봄에 이미 입시요강을 공지했고 7월에는 일선고교에 자료집을 배포했기 때문에 인적성 검사의 점수화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교육부의 계획을 어기려 했던 것은 절대 아니며 2007학년도 입시에는 점수화하지 않도록 이미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것으로 판정된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수리 및 과학 분야 내용을 논술에 포함한 대학들이 주로 적발된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는 "교육부가 대학들에 대해 논술고사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판정하고 제재 조치를 취한다는 것 자체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정부가 대학의 입학과 학사 등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며 "대학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려면 평균교육이 아닌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지 않느냐. 정부는 국내 모든 대학에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총이 주최하는 2007~2008년 현장교육연구대회의 주제는 ‘기초·기본 교육 강화를 통한 교육력 제고’로 결정됐다. 따라서 연구자는 기초교육 혹은 기본교육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창안해 낼 것인가, 그리고 그 방법이 효과적임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한다. 박부권 동국대 교수의 현장교육연구대회 ‘대 주제 해설’을 통해 2007~2008년 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알아본다. 현장연구의 의미=현장 연구는 종속변수와 독립변수의 관계를 밝히는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도 아니고, 엄격한 통제가 요구되는 실험연구도 아니다. 또한 그것은 과학적 진보를 담보하는 사실, 법칙, 원리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기초연구도 기초연구결과의 실용을 목적으로 하는 응용연구도 아니다. 기초·기본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현장연구다. 기초교육과 기본교육=‘기초교육’은 원리, 관계적인 것으로 각 교과의 구조 속에서 보다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면, ‘기본교육’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것으로 특정 공동체라는 구체적 맥락 속에 그 의미가 보다 분명해지는 것으로 양자는 서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수학과 물리학은 기본교육보다 기초교육이 자연스럽고, 도덕은 기초보다는 기본이 더 자연스러우며 국민 기초교육보다는 국민 기본교육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이 그 예다. 기초교육과 기본교육의 이런 차이가 있지만, 연구대회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은 차이에 개의할 필요 없이 양자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교육의 내용과 범위가 국가에 의해서 규정되고 있다. 그 내용과 범위는 학문원리에서 보면 각 교과의 기초개념, 원리, 법칙이 되지만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국민이 예외 없이 배워야 할 공통필수로, 국민 기본 교육의 내용과 범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초교육과 기본교육은 구분이 어려울 뿐 아니라 그 구분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기초·기본 교육의 현장연구 예=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공교육의 강제성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은 무엇인가, 내재적 학습동기를 기초로 하는 수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과정과 구체적 교육프로그램들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명실상부한 기초·기본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학교의 평가체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 가 등이다. 개선책 탐구 이전 단계로서 현 교육제도와 관행 중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어떤 방식으로 기초·기본 교육에 장애가 되고 있는 지, 장애원인을 현장경험 분석을 통해 입증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사로서 나는 왜 기초·기본 교육을 할 수 없었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분석은 그 원인 규명만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또 국가적 차원에서 초·중등교육에서 어떤 교과를 기초·기본교과로 할 것인가에 대한 탐구도 의미 있는 주제다. 영국은 이미 모국어인 영어와 함께 수학과 과학을 핵심 국가교육과정으로 규정하고 이 교과의 확대심화를 국가 교육과정의 기본 축으로 하고 있다. 좀 더 미시적인 접근으로 연구자가 맡은 교과에서 기초·기본 혹은 구조는 무엇인가를 규정하고 그 규정의 타당성을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연구주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이 규정한 기초·기본 원리와 법칙의 교육 방법과 과정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 이때 한 교과전체가 분석의 단위가 될 수도 있고, 한 단원 혹은 한 차시의 수업이 분석의 단위가 될 수도 있다. 연구자들의 연구는 현장연구인 만큼 이론적인 궁구보다는 자신의 현장체험과 경험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연구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장’ 없는 현장연구는 학문발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기초·기본 교육을 위한 현장 개선에도 의미 있는 시사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부권 동국대 교수
전북 지역에서 학교 생활중 발생한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북도 학교안전공제회가 지급하는 보상 기금이 고갈 상태에 빠져 공제회측이 올해 처음으로 자체 수익사업에 뛰어들었다. 21일 전북도 교육청과 전북도 학교안전공제회에 따르면 공제회측에 접수된 교내 안전사고는 2001년 862건, 2002년 990건, 2003년 1천46건, 2004년 1천579건, 2005년 1천532건(잠정)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제회가 부상하거나 사망한 학생에게 지급한 보상금이 2001년 5억3천200만원, 2002년 4억100만원, 2003년 4억1천300만원, 2004년 7억8천만원, 2005년 7억2천900만원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보상 기금 규모도 2001년 4억4천600만원, 2002년 6억3천900만원에 이르다가 2003년 1억3천4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04년 5억2천400만원, 2005년 5억2천900만원으로 적자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제회측은 이에 따라 지난 17일 소방안전 관리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받고 오는 3월부터 교내 소방안전 점검을 대행해주는 수익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비 징수 대상도 기존 유치원과 초.중.고교 입학생에서 전교생으로 확대했으며 회비 규모도 초등생의 경우 기존 1천원에서 1천200원으로 늘렸다. 안전공제회 관계자는 "기금 잠식 상태가 심화되면서 자립 재정 기반을 갖추기 위해 민간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올해 2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소방안전 관리 사업을 수주, 2억여원의 순수익을 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 4월 개설 예정이던 전문상담교사 2급 양성과정이 5월로 늦춰질 전망이다. 당초 교육부는 2월 말까지 이수학점과 과목 등을 규정한 교원자격검정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3월 중 개설 대학 선정 및 대학별 이수자 선발을 마쳐 4월부터 양성과정을 개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정령에 대한 규제심사가 지연되면서 전체 일정이 한 달 정도 뒤로 밀리게 됐다. 이수학점을 정하는 것 자체가 규제의 생성이라는 점에서 해당 규제가 필요한 규제인지를 심사,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김운종 연구사는 “3월 중순에나 법령개정이 완료될 듯하다”며 곧바로 대학들로부터 신청을 받아도 준비기간이 필요해 양성대학 심사, 선정은 4월에나 가능하고 이수 대상자 선발까지 고려하면 5월에나 개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2007학년도 임용시험부터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김 연구사는 “42학점이면 6개월에 이수가 가능하다”며 “실제로 대학으로부터 신청을 받을 때 11월까지 양성과정을 마칠 수 있는 곳만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유치원 정교사 2급 자격 소지자를 이수 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는 유아교육법과 시행령에 전문상담교사를 둘 근거 자체가 없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관계자는 “유치원 원아에 대한 상담교사의 필요성이 현장에서는 높다”며 “법을 고쳐서라도 할 일이지 이를 이유로 못한다는 것은 소극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16일 “점차 저연령화 돼 가는 학교폭력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인성이 대부분 완성되는 유아기 때 체계적인 상담과 예방교육이 절실하다”며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교육부는 부정적인 의견이다. 교원양성연수과 관계자는 “유아교육지원과에서 전문상담교사의 필요성에 합의하고 배치계획을 세워 요청하면 우리 과에서 법률 개정작업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은데 우리가 먼저 양성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아교육지원과 관계자는 “원감, 종일반 교사도 다 배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담교사를 양성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신학기가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며칠의 여유가 있으나, 고3으로 진급하는 학생들은 사실상 고3이나 다름없습니다. 봄방학 기간이지만 정상적으로 등교해서 자율학습에 임하고 있으니 기나긴 입시 전쟁은 또다시 막이 오른 셈이지요. 졸업식 날,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담기 위해 사진을 촬영했던 교실에는 어느새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와서 공부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교실은 늘 그대로고 아이들은 해마다 새롭게 바뀐다는 점에서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