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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장세진 | 전주공고 교사, 문학평론가 어머님! 이렇게 불러보기는 처음입니다. 살아 계실 때는 ‘엄마’나 ‘어머니’로 불렀으니까요. 이렇듯 어머님께 편지를 써보는 것도 51년 만에 처음이지 싶습니다. 아, 아니군요. 대입에 실패하고 돈번다고 무작정 상경하여 대책 없이 살 때 돈 좀 보내달라며 한두 번쯤 편지를 쓴 것 같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화가 흔한 시절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 어떻게 지내세요? 불현듯 어머님 생각이 간절히 솟구쳐 헤아려보니 우리 곁을 떠나신지 벌써 3년이나 지났군요. 그렇게 훌쩍 떠나실 것을 왜 그렇게 여유롭게 사시질 못하셨습니까? 나들이하실 때 택시도 타시고, 화려한 옷에 맛난 음식도 사자시라고 용돈을 넉넉히 드렸는데도 말이에요. 일흔 셋이라는, 아직은 ‘새파랗게’ 젊은 연세에 딱 한번의 발병으로 그렇듯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이 혹 그런 고생 때문은 아니었나요? 아, 아니에요. 서른일곱에 청상과부가 되시어 우리 형제를 키우느라 몸에 밴 고생이 더 큰 연원이라 생각하니 그 죄를 씻을 길이 없습니다. 아들들 장성하여 웬만큼 먹고 살 만해져 어머님 편히 사시게 해드린다고 저희들 깜냥으로는 자부했는데, 그렇듯 허망하게 가실 줄 어찌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정말이지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하고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는 성현의 옛 글이 이렇듯 가슴을 파고들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답니다. “나무가 가만히 있으려 해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모시려 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씀을 조금만 일찍 깨우치고 실천에 옮겼더라면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인도한 그 발병은 아예 얼씬거리지도 못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니, 더욱 스산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머님! 지난 추석 때 형네와 함께 외할머니와 이모를 찾아뵈었습니다. 어머님도 아시죠? 저수지 확장공사로 인해 외가 마을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산소를 이곳으로 옮겨 온지도 어느덧 이태가 되었답니다. 그 후 외가엔 설날에만 세배 드리러 갔는데, 이번엔 형이 굳이 가자고 했습니다. 외할머니는 예전 같지 않으십니다. 아직도 막걸리쯤은 거뜬히 자신다는데, 저를 금방 못 알아 보시더라구요. 외숙은 옛집 옆에 큰집을 지어 작년에 이사했습니다. 외숙의 큰애는 작년에 결혼했는데 벌써 아들까지 낳았답니다. 이모는 여전히 두통기가 있어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한다네요. 이번에 이모로부터 어머님의 비밀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2000년 형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어머님이 그러셨다면서요. “작은 아들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속만 썩이던 놈이 이렇듯 듬직한 집안의 기둥이 되다니!”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저는 한없이 기뻤답니다. 고 3때 59명 학급에서 59등을 한, 그리하여 무던히도 어머니 속을 상하게 한 저였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이제 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아니, 이미 오래전에 어쩌면 눈썹이 휘날리게 공부하여 버젓이 교사가 되면서부터 저는 다시 태어난 셈이니까요. 사는 나라가 달라 어머님께 낱낱이 보여드릴 수는 없을지 몰라도 살아생전에 이모에게 털어 놓으신 저에 대한 그 신뢰만큼은 저버리지 않는 아들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어머님! 며칠 전 큰애가 대학 수시 실기시험을 봤습니다. 이곳에서 좀 먼 곳이라 하루 연가를 내고 제가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시험을 치르는 3시간 넘게 부모마음이 뭔지 알 듯했습니다. 자식 키워봐야 부모마음 안다고, 어쩌면 그 말이 그리도 딱 맞는지요! 그런데 큰애든 작은 애든 할머니 얘기 한번 안하는 거예요. 사실 걔들은 어미가 키운 게 아니라 어머님께서 키워주신 거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할머니와의 추억’ 예컨대 명절 때면 노상 두둑한 용돈을 주시던 할머니를 벌써 잊었단 것인지,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말이 떠올라 서글프기 짝이 없군요. 그렇더라도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저도 50줄에 들고 보니 부모가 뭘 바라고 자식을 키우는 게 아님이 제법 진하게 와 닿는걸요. 이제 와서 말이지만 손자 생각이 나셔서 아이 하나 더 낳으라고 하실 줄 뻔히 알면서도 끝내 못들은 척했던 것도 그런 까닭이랍니다. 아들놈 있으면 뭐합니까, 뭘 바라고 키울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비록 ‘딸딸이’ 아빠지만 어머님이 저희들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사람다운 사람이 되게 손녀들을 잘 키울께요. 어느덧 밤이 깊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밤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임을 실감하며 아침 출근을 위해 이만 접어야 할까 봅니다. 다음에는 더 많은 이야기해 드릴께요. 편안히 계십시오. 인영아비 드림.
박준용 | 한양대 강사·문화평론가 '위험한 아이들'과의 첫 만남 어느 학교에나 '위험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그 아이들의 위험은 타인에 대한 위험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제 스스로에 대한 위험인 까닭에 치명적인 잠재성을 지닌다.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배우고 가르친다. 위험한 것 근처에는 가지 말라고…. 그렇게 위험한 아이들은 학교와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점점 그런 위험한 아이들끼리만 뭉치게 되어 종국에는 정말 위험한 아이들이 되어간다. 그런 아이들로 이루어진 특수학급에 '루엔 존슨'이라는 임시 여교사가 부임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정보는 담임할 아이들이 '열정'과 '도전'에 가득 차 있는 특별한 존재들이라는 모호한 이야기뿐이다. 이윽고 첫 수업 시간에 들어간 존슨은 제 멋대로 앉거나 선 채 자신을 향해 거침없이 '흰둥이'라 놀리고 무시하며 떠들어 대는 거친 아이들을 만나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사랑은 오래 참음의 능력 문제아들과 그들을 변화시키는 선생님의 구도를 가진 대부분의 영화는 쉽게 주인공인 교사를 탁월한 카리스마를 지닌 말 그대로 극적인 인물로 묘사한다. 그런 선생님은 아이들은 물론 학교나 환경과의 어떠한 갈등과 충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모습으로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가고, 결국 아이들과 세상을 바꾸어 놓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영화 '위험한 아이들(1995, Dangerous Minds)'은 이와는 반대로 주인공 존슨 선생의 지극히 불완전한 인간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 놓는다. 거친 아이들과의 만남이 난감하기만 한 그녀가 먼저 하는 일이라고는 관련된 책을 뒤적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론이 제시하는 방법은 현장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말'일 뿐이다. 책을 접고 어느 영화에서 본 것처럼 나름대로 아이들 앞에서 강하게 보이려고 캐주얼 복장을 하고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 보지만 그럴수록 돌아오는 것은 아이들의 야유와 무시의 눈초리들이다. 과거 해병대에 근무하면서 배웠던 가라데로 관심을 끌어보기도 하고, 가르쳐야 하는 토머스 딜런의 시를 접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밥 딜런의 노래 가사로 문학을 가르쳐 보기도 하지만 만만한 일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존슨은 매순간 자신의 방식이 아이들에게 잘 적용될지 어떨지를 확신할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게다가 전통에 따르지 않는 존슨의 새로운 교육법은 그간 해 왔던 조용한 방식으로 다만 물의 없이 학교를 운영해 왔던 이들의 견제와 동료 교사들의 시샘어린 경계의 눈짓까지 받게 된다. 지금껏 '문제아'들을 위해 손 끝 하나 움직이려 하지 않던 사람들이 그런 학생들을 위해 뭔가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교사를 돕기는커녕 색안경을 끼고 주저앉히려고 하는 절망적인 현실은 아이들을 더 깊은 불신의 어둠으로 빠져가게만 한다. 싸움을 말리려던 것이 도리어 싸움에 불을 지르고, 아이들을 화해시키려던 것이 반목과 질시를 낳는 소통불능의 상태에 직면한 존슨은 지금까지 자신의 문화에 아이들을 적응시키려 했지, 아이들의 문화에 자신이 적응하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그네들의 삶을 보다 깊이 알기 위한 가정방문이다. 척박하기 짝이 없는 아이들의 거친 삶의 터전과 그 가족들을 만나면서 그녀는 점차 진심으로 그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해 간다. 싸움의 당사자였던 라울을 찾아간 존슨에게 가족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아이를 보다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다짐하지만, 오히려 그녀는 라울이 얼마나 지혜롭고 뛰어난 아이인가 진심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 번도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아 본 적 없는 아이와 그의 가정에 존슨의 한 마디 칭찬은 소리 없는 감동으로 모두의 가슴에 스며들고, 드디어 라울은 그런 그녀에게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이렇듯 위험한 아이들을 변화시켜 가는 존슨의 방식은 눈에 번쩍 뜨이는 새로움이나 독특한 어떤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녀는 다만 사랑은 곧 오래 참음의 능력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그렇게 오래 참음으로 기다린다. 결코 아이들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고 그들이 한 걸음 밀어내면 두 걸음 다가서고, 또 밀어내면 다시 그만큼 다가서기를 반복한다. 시행착오는 거듭되고 아이들과 그들이 처한 환경과의 싸움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나 최소한 존슨은 포기하지 않는다. 아이들 앞에서 당황해하고 아이들이 기대하는 만큼 좌절과 난감함을 드러내면서도 그녀는 적어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렇게 포기하지 않는 어설픈 존슨 선생님을 조금씩 받아들여간다. 섣부른 실망을 경계하라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조금씩 생각하는 즐거움을 배워 나가던 '듀넬'과 '라이오넬' 형제는 먹고 사는데 쓸데없는 꿈만 키워준다며 홀로 이들을 기르는 할머니에 의해 자퇴를 당하고, 시에 재능을 가진 '캘리'는 임신으로 다른 학교로 옮길 것을 강요받고, 새로운 삶의 의지를 가지기 시작한 '에밀리오'는 여자 친구문제로 다른 친구에게서 살해 위협을 받는다. 존슨은 현실의 거대한 장벽 앞에서 고뇌한다. 정녕 이 아이들에게 한 편의 '시'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그 질문에 채 답해 보기도 전에 그녀에게 충격적인 비보가 전해진다. 그녀의 충고에 따라 교장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러 간 에밀리오가 단지 노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장실에서 쫓겨난 후 총에 맞은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깊은 절망감 속에 존슨은 결국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위험한 아이들과 존슨의 만남은 성공한 것일까, 실패한 것일까? 결과를 보면 실패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가 아이들의 가슴마다 작은 씨앗을 심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어떤 씨앗은 돌밭에 떨어진 것처럼 얼마 자라지 못할 것이고 어떤 씨앗은 거친 황무지에 떨어져 말라 죽어 버릴 것이지만, 어떤 씨앗은 결국 싹을 틔우고 자라나 드디어는 멋진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누가 씨 뿌리는 사람이 될지, 물주고, 가꾸고 또 수확하는 사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섣부른 실패와 실망은 이 모든 것을 제 홀로 해야 한다는, 하겠다는 성급한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당신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그것을 최선을 다해 행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하늘에 맡길 수 있을 뿐이다. 떠나려는 존슨에게 아이들은 바로 이 점을 상기시킨다. 현실에서 상처입고 죽고 떠나는 아이들이 있지만, 또한 당신으로 인해 새 생명과 삶을 얻는 우리들이 있다고…. 그러니 당신이 가르친 것처럼 결코 운명과 환경에 굴하지 말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외치기 시작한다. 영화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해피엔드로 마무리된다.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다운 결말처럼 보여 혹시 맥 빠진다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가 9년간의 해병대 근무를 마치고 교사의 길에 투신한 루엔 존슨의 실제 이야기를 원안으로 했다는 사실이 위로와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영화정보 제목 : 위험한 아이들 (Dangerous Minds) 감독 : 존 N. 스미스 주연 : 미셸 파이퍼, 조지 준자, 코트니 밴스 제작년도 : 1995년 관람등급 : 15세 / DVD, VIDEO 출시
2월입니다. 학생들과 함께한 지난 1년간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오르시겠지요. 기억! 그 것을 철학자들은 인연(因緣)의 내면적인 형식이라고 말합니다. 현재의 활동하는 사유와 신체에 새겨진, 그리하여 그것에 방향성을 부여하거나, 적어도 그것에 간섭하여 영향을 미치는 ‘인연의 힘’이라는 것이지요. 기억은 그렇게 사람을 사로잡으며 머물게 하고 멈추게 합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과거는 소중하고 아름다워서, 안타깝고 아픈 과거는 안타깝고 아프기에…. 사람의 기억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해마'(은행나무)라는 책에 따르면 우리 뇌의 98%는 곤한 잠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사는 일에 익숙해질수록, 눈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면 할수록, 자극이 없이 사는 사람일수록, 뇌는 게으름을 피우고 그래서 덩달아 IQ도 나빠진다고 말입니다. 뇌가 지닌 기능은 딱 두 가지라고 합니다. 정보를 처리하거나 저장하는 것.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기억’이라는 겁니다. 왜냐고요? 기억이 망가지면 정보처리를 못 하기 때문이지요. 뇌에서 기억을 맡은 곳이 바로 이 ‘해마’인데 외부에서 힘이 가해져도 원상태로 복구되는 가소성(可塑性)이 가장 풍부한 부위라고 합니다. 크기는 성인의 새끼손가락 정도로 작지만 말입니다. 뭐, 과학으로는 어떻게 설명을 하던지 간에, 겨우 2%만 기능하는 뇌를 가진 인간에게 ‘기억’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힘겨운 녀석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잊고 싶은데 잊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말입니다. 그렇다고 그 기억을 모두 지워주겠다는 약이 있다면 그 것을 과연 먹을 수 있을까요? 영화 ‘동사서독(Ashes Of Time 1994)’에서 황약사(양가휘)는 구양봉(장국영)에게 ‘취생몽사’(醉生夢死)라는 술을 건넵니다. 마시면 지난 일을 모두 잊는다는 그 술을, 그러나 구양봉은 마시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말이지요. 그런 구양봉에게 황약사는 이렇게 말 합니다. “인간이 번뇌가 많은 까닭은 기억력 때문이다. 잊을 수만 있다면 매일 매일이 새로울 거다.” 여기에 황약사와 구양봉이 세상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숨어있습니다. 황약사는 새로이 시작하기 위해선 과거의 아픈 기억을, 먼저 거절하게 하고 먼저 움츠러들게 만드는 그 상처를 잊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구양봉은 여전히 떠나간 연인에 대한 배신감, 그녀를 떠나가게 만든 자신에 대한 실망, 다시 돌이키려 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되어 버린 관계에 대한 절망 때문에 여전히 누구에게도 맘을 열지 않는, 오직 돈이라는 ‘외면적'형식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는 ’해결사'이길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인연(因緣)을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그대로 긍정하지 못하는 한, 이미 지나간 뒤에도 못 잊어 집착하는 한, 인연은 이전의 삶과 기억, 상처와 원한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지나가 버리는 이 현재를 사로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한 그것은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며, 아직 오지 않을 것을 얻고자 연연해하는 한 인연의 저 넓은 가능성의 대양을 보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그 인연의 선에 집착하는 한, 인연의 선 안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은, 아니 더 나아가 삶이 긍정적으로 열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합니다. 영화 ‘메멘토'를 통해 보았듯 기억할 수 없다는 것 역시 또 다른 고통이며, 번민을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잊게 해준다는 술 ‘취생몽사'의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황약사처럼 ‘기억’이 아니라 ‘망각’의 소중함을 깨달아야만,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양봉처럼 ‘취생몽사’를 과거가 보내는 농담쯤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잊으려 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나” “갖지는 못해도 잊지는 말라”고 말입니다. | 한국교육신문 기자
김원석 | 협성대 교수, T.E.T. 트레이너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간에 흔히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예컨대 숙제를 안 해왔다든가, 혹은 남학생이 귀고리를 하고 있거나 교실에서 모자를 쓰고 있다든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놓고 그 내용을 살펴보면 교사와 학생간의 욕구갈등이라기보다는 가치관 갈등에 해당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가치관 갈등은 욕구갈등과는 달리 학생이 숙제를 안 해오거나 귀고리를 하건 혹은 모자를 쓰고 있다고 해서 교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아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구갈등의 경우에는 교사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3의 방법을 통해 문제의 해결을 시도해야 한다. 가치관 갈등은 교사가 제3의 방법을 이용하여 승승의 해결책을 찾고자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가치관 갈등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가치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가치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교사가 강압적으로 결정하고 따라오라는 식이다. 학생이 겉으로는 선생님의 말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지만 사실은 강압적인 방법(제1의 방법)은 가장 위험성이 높은 선택안이다. 지난 호에서 공부하였듯이 교사가 원하는 대로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따라오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가장 좋지 못한 해결책이다. 힘을 가진 교사가 그 힘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학생의 마음속에 패배감과 원망감을 쌓이게 할 수 있다. 결국은 나중에 감정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관 갈등의 선택안 교사역할훈련에서는 가치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안(Options)으로써 가장 위험도가 높은 선택안부터 가장 위험도가 낮은 선택안까지 차례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7 강압(힘을 사용하는 방법) +6 위협(힘을 사용하겠다고 말함) +5 문제해결(제3의 방법) +4 상담(상담자 되기) +3 직면하기/경청하기 +2 모범보이기(솔선수범) +1 자신의 가치관 바꾸기(태도변화) 첫째, 강압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기 때문에 여기에서 재론하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강압적인 방법이 유용하다. 둘째, 교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힘을 사용하겠다는 위협 내지는 협박이다. 즉, 한번만 숙제를 하지 않으면 그 때는 가만두지 않겠다라거나 선생님 말을 듣지 않으면 학생주임 선생님께 보내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강압적인 힘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면에서는 강압적인 방법보다 낫지만 여전히 힘에 근거를 둔 설득이라는 면에서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위협은 가끔 한두 번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반복 사용하면 학생들도 면역이 되어 효과성이 떨어진다. 셋째, 가치관 갈등이라고 판단하더라도 일단 제3의 방법을 통해 문제해결을 시도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가치관 갈등이라고 보았으나 제3의 방법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해 시도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양자간에 서로 만족할만한 해결책이 나온다면 금상첨화이다.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차선의 해결책이 서로 의견일치를 이룬다면 이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고든 박사 부부는 고든 박사가 좋아하는 담배 피우는 문제를 가치관 갈등으로 보고 제3의 방법을 시도하여 보았다. 여러 가지 가능한 해결책을 열거한 후에 최종적으로 장단점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이 합의에 이르렀다. 즉, 담배는 집안에서는 피우지 않는다. 다만 손님을 맞는 방(사랑방 같은 곳)에서는 담배피우는 것이 허용되지만, 고든 박사가 먼저 가서 앉았을 경우에 한한다. 손님맞이 방에서 부인이 먼저 가서 쉬고 있을 경우에는 밖에 나가서 피워야 한다. 두 부부간에 이렇게 합의를 한 후 갈등은 사라지고 불편하지만 서로 약속한 것을 잘 지켰다고 한다. 넷째, 교사가 상담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상담은 학생이 교사를 찾아와서 상담을 요청할 때 가능한 일이다. 상담자가 되어 교사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싶다면 먼저 상담요청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단 상담자가 되었다면 철저하게 공부하여 믿을만한 상담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상담자가 학생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상담자로써 전문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리고 상담자로써 가장 중요한 자세는 결정은 상대방이 스스로 하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아무리 상담자인 교사가 좋은 결론이나 대안을 제시해도 학생이 원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자가 잔소리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해결책을 한번만 말해주되 최종 선택은 본인이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상담자가 되어 말할 때도 나-메시지를 이용하여 말하는 것이 좋다. 상담시 나-메시지를 사용하여 말한다면 상대방에게 저항을 덜 받고 하고자 하는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학생이 교사의 의견을 즉각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자기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상담자가 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당장은 수용하지 않더라도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선생님의 의견이 옳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사는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때로는 교사에게는 최상의 결론이 학생에게는 최상의 대안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이해하라는 것이다. 시대가 변했고 학생이 변했기 때문이다. 다섯째, 직면하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강한 직면적 나-메시지를 이용하여 교사가 자기 의견을 전달할 때 학생이 수용하지 못하고 감정이 격앙될 수 있다. 이때 교사는 바로 적극적 경청하기로 기어 바꾸기를 시도하고 감정이 누그러지면 다시 나-메시지를 시도할 수 있다. 직면적 나-메시지를 통해 교사가 자기감정을 전달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좋다. 여섯째, 모범보이기(모델링)는 교사가 먼저 솔선수범하라는 것이다. 학생은 교사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쉽게 모방한다.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좋다면 모방하기는 더욱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모방과 흉내 내기는 상호간의 인간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모범보이기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이치고 학생이 성장하고 학습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만일 상대방이 교사의 가치관을 수용할 수 없다면 입장을 바꿔놓고 학생의 입장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점검해보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관이 고루한 것인지, 새로운 세대에게는 맞지 않는 것인지, 혹은 교사 자신도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부모나 선배들의 가치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고 수용할 수 있다면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남학생이 교실에서 이어링을 하거나 피어싱을 하는 것은 교사들이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교실에서 이 정도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교사들도 남자교사가 머리를 뒤로 묶거나 귀고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런 일은 보기에 따라서 달리 생각하는 것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위험이 낮은 선택안 채택 우리는 이상에서 모두 7가지의 가치관 갈등 선택안을 다루었다. 그중에서 가장 위험도가 낮은 선택안은 교사가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교사가 자기의 가치관을 포기하고 학생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기로 하였다면 진심으로 수용하라는 것이다. 거짓 수용은 힘을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선택이다. 왜냐하면 거짓수용은 언젠가 밝혀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가치관 갈등을 마치기 전에 정말 수용하기 힘든 경우에는 기도하는 일밖에 없다. 제가 좋아하는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목사님의 기도를 함께 읽으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주여, 내게 평안을 주옵소서.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은 수용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변화시킬 용기를 주옵소서. 그리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지난 호에서는 논술 단락 전개 ‘강조의 원리’ 대해서 살펴보았다. 강조의 원리란 독자가 글의 요점을 인상 깊게 받아들이고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주제나 소주제가 잘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는 원리이다. 이와 같은 방식에는 대체로 서술 내용에 의한 강조, 위치에 의한 강조, 표현 기교에 의한 강조를 들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특수단락의 구실과 쓰기 방법에 대해서 살펴본다. 1. 특수 단락의 구실과 쓰기 방법 글의 단락에는 일반단락과 특수단락으로 구분된다. 일반단락은 주어진 핵심 과제인 소주제를 뒷받침하여 발전시키는 구실을 한다. 특수 단락은 글의 시작, 끝맺음 등의 특수 목적만을 위해서 쓰이게 된다. 이들 특수 단락은 도입 단락, 전환 단락, 종결 단락 등으로 나누어진다. 본고에서는 대체로 많이 사용하게 되는 도입단락과 종결단락에 대해서 살펴본다. 1) 도입 단락 ① 도입 단락의 구실 도입 단락(導入段落)은 글 첫머리에 놓이는 단락으로서 서두 또는 서론적인 구실과 글의 문을 여는 구실을 한다. 글에 따라서는 도입 단락 없이 바로 일반 단락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그런 글에서는 처음부터 주제와 관련된 문제가 뒷받침되어 전개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글에서는 본격적인 전개에 들어가기 전에 그 예비적인 서술을 하게 되는데 이런 예비적, 입문적 구실을 하는 것이 바로 도입 단락이다. ② 도입단락의 기능 글쓰기에서도 글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첫머리가 중요하다. 글의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첫머리가 잘못되면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도입단락은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켜서 그 글을 읽도록 하는 기능을 갖기 때문에 가벼운 서술로 독자의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③ 도입단락 쓰는 방법 도입 단락을 쓰는 요령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들을 참고하도록 한다. 첫째, 문제의 제기이다. 글의 첫머리에서 그 글에서 다룰 문제를 내세움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다. ꃚ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참사랑인가? 한번쯤 마음에 두어 따지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사랑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나머지 불행을 초래하는 젊은이들이 많음을 가끔 볼 때 그 필요성을 더욱 느껴마지 않는다. 둘째, 주제의 제시이다. 도입부에서 주제를 제시하여 처음부터 독자의 관심을 주제에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예컨대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느낀 바를 주제로 하고 그것을 서두에 내세워 독자의 관심을 끄는 방식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ꃚ 인간의 삶에는 믿음(信念)이라는 줏대가 필요하다. 하느님을 믿든 인간을 믿든 진리나 사상을 믿든 하나의 대상을 믿고 행동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단지 어떤 추상적인 관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나의 오랜 인생 체험에서 우러나온 고백이기도 하다. 셋째, 주제를 구분하여 제시하는 방식이다. 글에서 다루어질 주제를 몇 가지로 구분해서 제시하는 경우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본문에서 다루어질 과제가 무엇인지를 낱낱이 보여 주는 이점이 있다. 예컨대 아래의 예와 같이 도입 단락에서 이 글의 주제인 ‘공장 부지의 최선 조건’를 4가지로 나누어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뒤따르는 단락에서는 한 가지씩 차례로 다루어 나갈 것을 시사하고 있다. 간결성을 요하는 설명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입 단락의 유형이다. ꃚ 치밀한 사업가는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문제를 고려한다. 원자재의 공급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가? 비교적 싼 비용으로 동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제품을 좋은 시장에 편리하게 수송할 수 있는가? 등이다. 넷째, 사건의 제시이다. 도입 문단에서 어떤 사건을 내세워 독자의 관심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그 사건은 그 글의 주제와 관련되어야 하고 되도록 특색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개 사건은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사건 뒤에 숨은 원인이나, 그 사건의 귀결에 대해서 거의 본능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인용문의 제시이다. 도입 문단 첫머리에 인용문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끌고자하는 방식이다. 인용문은 글에서 다룰 문제점이나 주제와 관련되고 비교적 참신한 명언, 명구라야 그 효과가 크다. ꃚ 일찍이 나폴레옹은 "나쁜 장교는 있어도 나쁜 사병은 없다."라고 말 한 바 있다. 이 말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우리의 속담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2. 종결 단락 종결 단락은 글을 끝맺는 마무리 구실을 한다. 이 종결 단락은 일반 단락처럼 내용 전개나 뒷받침은 필요 없고 다만 맺는 말 정도로 그친다. 종결 단락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식으로 쓴다. 첫째, 본문 내용을 간추려 주제를 다지는 경우이다. 본론에서 이미 밝혀진 결론을 간추려 되풀이한다. 이런 결론은 글 전체의 주제가 되는 수도 있고, 그 주제를 여러 갈래로 하위 구분한 것일 수도 있다. 아래의 ꃚ는 글 전체의 결론(주제)을 간추려서 보인 종결 단락이다. ꃚ 이상에서 사람은 여러 가지 대상과 방법을 통하여 배운다는 것을 밝혔다. 첫째로, 사람은 사람에게서 배우며, 둘째로, 자연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운다. 셋째로, 내면적 사유를 통하여 많은 것을 탐구하고 깨닫는다. 이렇게 해서 인간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학문의 길이다. 둘째, 주제를 마지막으로 상기시켜서 다짐하고 장차 어떻게 될 것인지를 전망하는 것이다. ꃚ 그러므로, "은근"은 한국의 미요, "끈기"는 한국의 힘이다. 은근하고 끈기 있게 사는 데에 한국의 생활이 건설되어 가고, 또 거기서 참다운 한국의 예술, 문학이 생생하게 자라날 것이다. 셋째, 주제를 뚜렷이 상기시키는 대신에 글의 주제와 관련된 어구 등의 표현으로 여운을 남기면서 끝맺는 경우이다. ꃚ 1670년경에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비록 내일 세계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구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했거니와, 마치 세상이 오늘만으로 끝나는 듯 착각하고 사는 우리들의 ‘조급증’은 언제나 사라질 것인가. 넷째, 종결 단락은 글을 마무리하면서 남은 문제점을 가리키거나 전망을 곁들이기도 한다. 때로는 본론에서 서술한 내용을 간추리지 않고 독자에게 바라는 점이나 앞으로의 전망만을 적고 끝맺는 수도 있다. ꃚ 한국 사회에 공업화 현상이 진전함에 따라 그것이 뿜어내는 거대한 생산력이 한국 사회와 그 속의 구성원의 성격을 크게 바꾸어 갈 것이며, 정치와 사회의 구별이 더 뚜렷해짐에 따라서 새로운 권력 구조의 형성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다섯째, 종결 단락은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유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글의 성격이나 필자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특색 있는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유의할 점은 글의 주제나 본문의 내용과 동떨어진 마무리를 해서는 안 되며, 또한 새로이 딴 문제를 논의해서 추가해서는 안 된다. 마무리는 끝맺는 일만 해야지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PAGE BREAK] 2. 논술의 실제 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을 위한 방안으로 협동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협동학습의 개념과 필요성을 소개하고, 협동학습의 특징과 장점을 서술하시오. Ⅰ. 서론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학습자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습자 자신이 학습의 주체임을 자각하고, 학습자의 개인차에 적용될 수 있는 학습 과제와 자료를 스스로 선택하고, 학업 성취 수준을 스스로 평가하는 일련의 교수․학습 과정 혹은 방법이다. 이와 같은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기 위한 방안으로 협동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Ⅱ. 협동학습의 개념과 필요성 ‘협동학습'은 ‘cooperative learning’을 번역한 용어이다. 학생들이 집단토의, 집단연구와 같은 활동에 참여하여 상호작용하고, 협력을 통해서 학습과제를 보다 더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협동학습은 학생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 작용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전형적인 학교 교실수업의 모습은 '바쁜 교사와 심심한 학생'으로 표현될 수 있다. 훌륭한 교사는 열강 하는 교사이고, 훌륭한 학생은 교사의 강의를 빠짐없이 열심히 듣고 상세히 필기하는 학생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수업의 형태에서 유일한 학습 자료원은 교사가 되고, 학생의 학업성취는 교사의 능력과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 학생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관계없이 교사와 교과서가 정해 준 주제와 학습목표 내에서 학습을 해야 한다. 학생은 동료들로부터 학습정보를 얻을 수도 없고,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동료들로부터 학습정보를 얻을 시간이나 같이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또한 동료와의 정보교환은 신뢰성이 의심되고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동료와의 교류를 기피한다. 유일한 정답은 교사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협동학습은 이와 같은 전통적인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소규모의 집단에 공통의 학습목표가 주어지게되면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이 서로 도우면서 학습을 하게 한다. 여기서는 긍정적인 상호의존성을 가지게 되고, 타인이 성공해야 자신도 성공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협동학습은 인지적인 측면과 정의적인 측면의 약점들을 동시에 제거하여 집단의 응집성을 강하게 함으로써 학습분위기를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이끌어 주게되어 학습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그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Ⅲ. 협동학습의 특징과 장점 협동학습의 이론은 소집단 구성원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최대화해서 인지적 발달을 도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협동학습 학습자들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수업의 목표가 구체적이고 각 학습자는 목표 인식도가 높다. 각각의 학습자는 자신이 활동해서 얻어야 할 학습목표를 분명히 제시받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활동을 한다. 둘째, 학생들 사이에 긍정적 상호 의존성이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협동학습은 구조적으로 동료들끼리 서로 도와주어야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긍정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셋째, 대면적 상호작용이 있다. 협동학습에서는 3인치 목소리를 강조한다. 즉 3인치의 거리에서 말하고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낮은 소리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을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소집단 구성원 사이에 물리적으로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공동 과제의 성취를 위해 밀접한 상호작용을 유도해야 함을 의미한다. 넷째,ꡐ개별적 책무성’이다. 협동학습에서 집단 구성원 개개인은 다른 구성원에 대해 개인적인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개별적 책무성은 개인이 얻은 점수를 집단 점수에 반영하는 방식과 집단이 수행해야 할 학습과제를 분업화하는 두 가지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다섯째, 집단목표(집단보상)ꡑ이 있다. 협동학습에서는 개인의 목표달성이 각 집단의 공동목표 달성 여부에 달려있으므로 구성원들이 집단의 목표달성을 위해 동료들을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려 하는 등 활발한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여섯째, 이질적인 팀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동료 간의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 팀을 이루는 구성원의 질이 다양해야 한다. 인지적 능력의 차이 남녀의 차이, 문화적 배경의 차이가 많을수록 다양한 관점,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활발한 토론 등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며, 이는 인지적으로나 정의적으로 학습자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조건이 된다. 일곱째, 집단 과정을 매우 중시한다. 한 수업이 끝났거나, 하루의 일과가 끝났거나, 며칠에 걸친 과제가 끝났을 때 소집단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러한 기회의 제공은 학생들이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기능을 발전시키고, 집단적으로는 보다 효율적인 소집단 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협동학습의 특징은 협동학습의 종류에 관계없이 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을 최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이런 특징이 많이 반영된 협동학습 모형이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협동학습의 장점으로는 교사에게 다양한 수업 전략을 제공해주고, 학습자가 수업 중에도 신체를 많이 움직일 수 있게 한다. 또한 협동학습은 학습자에게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길러주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결정 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그리고 학습자에게 많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과 지적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협동학습은 학습자가 구체적 사고에서 추상적 사고로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주고, 학생들이 교사의 통제나 보호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학습을 함으로써 다양한 정보원을 접하고 독립심을 기를 수 있게 하여 준다. Ⅳ. 결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갖춘 인간 양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교수․학습 방법의 하나로 협동학습을 제시하고 있다. 협동학습은 학습자의 능력, 관심, 욕구 등의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과제에 대한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긍정적인 상호의존성을 가지게 하며, 개인의 능력 향상과 전체적인 학습 의욕과 참여 의식을 높여 공동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학습의 능률과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보도를 통해 새로운 교원단체가 출범한다는 사실을 교원은 물론, 일반국민 들까지 대부분 알고 있다. 이로인해 교원단체가 난립되는 시대로 도래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교원단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고 있는 한국교총과 전교조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교조, 좋은교사운동 등이 현재 어느정도 알려진 교원단체들이다. 현재는 이들을 통상적으로 교직단체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여기에 '자유교원조합'과 '뉴라이트 전국연합 교사연합'이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창립을 했거나 준비중이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이들은 모두 보수연합단체이다. 따라서 한국교총과는 상당히 비슷한 성향을 가진단체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는 부분은 교원들은 물론 일반국민들도 '자유교원조합'과 '뉴라이트 전국연합 교사연합'을 같은 단체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비슷한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고, 추구하는 방향도 거의 같기 때문이다. 지금도 교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두 단체가 같은 단체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뉴라이트 전국연합'을 독립된 또다른 교원 중심의 보수단체로 알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교사연합'은 명백히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산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교총'의 산하단체로 보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교사연합이 회원을 모집하면서 한국교총회원들의 정보를 입수하여 한국교총회원을 상대로 모집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에서는 '한국교총과는 관련없는 단체라는 것'을 밝혔지만 아직도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이렇듯 헷갈리게되는 이유는 두 단체가 비슷한 시기에 기자회견을 했다는 점과 '반 전교조활동'을 전면에 내걸었다는 이유가 주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비슷한 성향의 단체가 난립하면서 교원과 일반국민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자유교원조합'은 노조로 출발할 것으로 보이고 '뉴라이트 전국연합 교사연합'은 노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뉴라이트 진영에서는 '교사가 노조를 만들면 안된다'는 기본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슷한 성향의 교원단체를 새로 설립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을 갖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결국 이들 단체를 설립하는 목적이 다른데 있지는 않나 싶은 의구심이 생긴다. 지금의 교육현실에서 힘을 합쳐 노력해도 교육문제 해결이 어려운 시점에서 서로 이름만 다른 단체를 만든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비난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초심을 잃고 정치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을 헷갈리게 하지말고 지금이라도 힘을 합쳐 하나로 뭉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민원인(주로 학부모)의 편익을 도모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06학년도 부터 팩스를 통해 전ㆍ입학 수속을 밟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는데, 이 제도는 이미 서울시내 대부분의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 제도를 시행토록 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의 주요내용은 이렇다. 민원인(주로 학부모)이 학교를 방문하면 학교의 담당교사가 해당서류를 확인(주민등록 등본-거주지 이전 확인)하게 된다. 확인이 끝나면 담당교사가 학생이동부에 기재를 한 후 결재를 받는다. 그리고 교육청에 해당서류를 작성하여 팩스로 보낸다. 교육청에서 이 팩스를 확인한 후 담당교사에게 연락을 취하여 새로 전입해갈 학교를 정하게 된다. 이렇게 학교가 정해지면 학부모는 배정받은 학교에 가서 전입절차를 밟으면 된다. 이것이 주요업무내용이다. 그동안의 전ㆍ입학절차(전출의 경우)를 보면 학부모가 해당서류를 준비하여 재학중인 학교를 방문한다. 담임교사로 부터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담당교사가 서류를 확인하고 결재를 받는다. 그 서류를 새로 전입해갈 학교가 속한 교육청에 제출하여 학교를 배정 받으라는 안내와 함께 학부모가 해당교육청을 방문토록 한다. 학부모는 해당교육청에서 전입할 학교를 선택하여 배정을 받은 다음, 배정 받은 학교를 방문하여 전입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된 재학증명서를 발급받고 교육청에서 학교배정을 받은다음 다시 재학중인 학교에 와서 전ㆍ입학 수속을 해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단 서류를 발급받은 후에는 바로 전출이 가능했다. 이 제도에서 바뀐점은 학부모가 교육청을 직접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즉 전입할 학교를 바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학부모 중에는 학교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새로 전입해야 할 학교이기 때문에 재학중인 학교에서는 정보를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반면 재학중인 학교의 담당자(교사)는 기존의 방법에 비해 업무가 훨씬더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학적 담당교사들은 일단 서류를 확인한 후 교육청에 팩스를 보내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게 되는데, 그 시간이 짧은 경우도 많지만 점심시간이나 서류상에 오류가 있을 경우는 몇시간을 지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부모는 도리어 학교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는 것이다. 해당교사가 전ㆍ입학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고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학부모가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한다. 교육청의 담당자는 기존의 방법에 비해 업무가 효율적이다. 학부모와 직접대면하지 않고 전화로만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에서는 팩스서류를 확인하고 전화통화를 하여 학교를 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학부모 역시 편해진 점이 있긴 하다. 교육청을 방문하지 않고 직접 배정받은 학교로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의 담당교사는 업무가 도리어 가중되고 있다. 물론 민원인(학부모)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지만 교사에게 업무를 가중시킨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을 정착시키고 학부모가 기다리는 시간도 줄이기 위해서는 전ㆍ입학 관련 업무를 행정실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시골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안타까운 현상을 겪게 된다. 근대 산업사회 이후 이농현상을 인해 농촌을 떠난 이들이 산업사회의 역군이 되어 공장에서 혹은 산업현장에서 현재 자본주의 사회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런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중산층이하 도시민이 되었지만 의식은 중산층의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가지고 있는 자본금이 많지 않으므로 땅투기를 하지도 않았고,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로도 돈을 벌지 못했지만 대부분 바르고 성실하며 지금의 한국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저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 중에서 도시민으로 완전히 편입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가정의 경제적 난관이나 가정파탄의 피해는 어린아아들에게 더 혹독하다. 그런 가정의 아이들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대부분 시골의 할머니댁에 보내진다. 그래서 내가 근무하던 학교만 해도 서울이나 기타 대도시에서 할머니댁에 보내진 아이들이 학급 평균 2, 3명은 되었다. 학생수가 10여명 안팎인 교실에서 2, 3명이라면 상당히 많은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아이들은 마음의 상처가 깊다는 걸 알 수 있다. '부모자격 심사라도 받고 아이를 낳도록 해야한다'고 말도 안되는 억지소리도 해보지만 그 아이들을 시골고 보내는 부모 심정은 오죽했을까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부모의 따뜻한 손길을 떠나 난데없이 시골에 보내진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그리하여 경제능력 없는 할머니 손에 길러지면서 아이들이 당하는 궁핍함과 애정결핍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전국의 주요 지방 대학들이 신학기 등록을 앞두고 등록금 인상 문제로 학생회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1일 전국 지방대학들에 따르면 조선대, 전남대를 비롯한 주요 지방대학들이 올해 등록금 인상을 천명하자 학생회측이 등록거부, 쌀을 비롯한 현물납부 등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일 태세다. 조선대의 경우 대학측이 최근 등록금 9% 인상안을 결정하자 총학생회측이 "학내 구성원간 합의없이 부당하게 책정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면서 삼보일배 등을 통한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전남대도 최근 국립대 정원 10% 감축과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기성회비 9%, 수 업료와 입학금 각 5% 인상을 확정했지만 총학생회측은 합리적 검토가 없는 학교측의 일방적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번주 중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대는 지난달 27일 열린 기성회 이사회를 통해 신입생과 재학생 모두 9% 인상하는 '등록금 가책정안'을 확정하고 이를 학생회에 제시했으나 학생회측은 "기성회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등록금 인상안을 결정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벌인 부경대도 45억원의 등록금 총액 인상안을 학생회측에 제시했지만 총학생회측은 28억원만 인상하자고 맞서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기성회비 52.4% 인상안을 대학발전협의회에서 제출해놓은 상태이지만 학생회측이 '과도한 인상률'이라며 반발,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진주산업대는 학교측이 16%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학생회측은 5-6% 인상을 요구,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경기지역의 경우 아주대 9%, 경원대 8%, 경기대 9.8%, 한신대 11%, 용인대 6.5% 등 10% 안팎의 인상안이 예고돼 있지만 학생들은 '재단 전입금을 써야 할 시설투자비용까지 학생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대는 학교측이 신입생 6%, 재학생 5% 인상안(평균 5.5%)을 제시했으나 총학생회에서 아직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1일 협상을 벌이기로 했으며 인하대는 학교측이 등록금 5%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총학생회측은 인상요인은 추후 정산키로 하고 일단 동결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대구권 대학들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6.4-9%대에서 타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남대는 내달 1일께 6.8%(지난해 5.7%) 오른 고지서를 발송하고 학생들과 추후 협상을 계속키로 했다. 충남대는 기성회비를 14%이상 올려야한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이 수용하지 않고 있으며 한남대도 신입생들에게 7.25% 오른 내용의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했으나 총학생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북대는 신입생 기준 13.8% 인상안을 제시하고 총학생회와 협의 중이며 제주대는 기성회비 인상안을 놓고 학생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신학기 등록기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각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놓고 총학생회와 이견을 보이면서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특히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 문제와 관련 대학간 연대 투쟁을 벌일 방침인 데다 현물 납부, 수업 및 등록 거부 등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올해도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지역 대학가가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대학 평균 등록금 인상률이 5.1%였는데 2년이나 등록금을 동결했다"면서 "원활한 학교 운영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올 등록금 인 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주대 장승기 총학생회장은 "등록금이 일방 인상되면 개강 후까지 등록금 납부연기운동을 벌이고 타대학과 연대해 인상의 부당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일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금리를 창구ㆍ인터넷 대출 모두 7.05%로 확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2학기의 창구를 통한 학자금 대출금리 7%에 비해 0.05% 포인트, 인터넷을 통한 학자금 대출금리 6.95%에 비해 0.1%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학자금 대출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기준금리가 지난해 2학기 4.82%에서 5.17%로 0.35% 포인트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상승폭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박성민 학자금정책팀장은 "채권관리방법을 과거 은행 개별관리에서 주택금용공사 통합관리로 개선하는 방법으로 0.3% 포인트 정도의 금리인상 요인을 흡수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금리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