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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본지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한국교육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는 기획 ‘한국교육신문의 미래, 교원에게서 찾다’를 마련했습니다. 유치원·초·중·고등학교 교사, 교감, 교장, 대학 교수 등 교육 주체인 교원들의 고민과 어려움, 바람 등을 듣고 교육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합니다. 이는 본지가 재창간의 마음으로 향후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55돌 맞은 한국교육신문의 역할은 창간 55주년을 맞아 인터뷰에 응한 교원들은 본지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특히 교육 언론의 비판 기능 강화,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성,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보 소개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김성규 경기 당촌초 교장은 “교사들이 읽고 싶고 기다리는 신문이 되려면 교직생활 우수 사례, 수업 아이디어, 특색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소개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옥영 충북 속리산중 수석교사도 “현장에서 교사들이 직접 개발한 교수-학습과정안과 수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 “수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결과물을 곁들인다면 수업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슈가 되는 교육 문제에 대해 발 빠르게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평엽 경기 효명고 교감은 “교직이 신의 직장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교사의 무능과 비윤리적 행위는 질타하고 귀감이 되는 사례는 발굴해 지속적으로 보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선희 서울성산초병설유치원 교사는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관련 기사를 보도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고, 심혜정 강원 와수초 교사는 “교직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최신 교육 이론과 연구 논문, 학회·세미나 소식 등을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권 추락, 열악한 환경, 경쟁 부추기는 입시제도… 교육의 참의미 무색해져 본지에 대한 교원들의 기대가 높은 건 녹록치 않은 현실이 그 이유였다. 특히 교권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 강조되면서 학생,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를 경험하는 교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선희 교사는 “자녀의 말만 듣고 전후 사정은 살피지도 않은 채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며 “과거에 비해 학부모, 교사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규 교장도 “학생을 지도하는 일도 어렵지만, 학부모와의 갈등이 더 고민스럽다”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교사들의 교육활동 하나하나를 모니터링 하고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열악한 교육 환경도 고민이었다. 심혜정 교사는 벽지학교에서 근무한지 3년째다. 군사접경지역에 위치해 교육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적지 않다. 심 교사는 “이곳은 교통이 불편하고 현장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용철 서울 주몽학교 교사는 “교직 경력 20년이 됐는데도 특수교육의 현실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를 모두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매년 장애 정도와 특이점이 다른 지체장애 학생을 지도하다 보니, 대처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특수교육의 특성에 맞는 전문 연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 경쟁 중심 입시제도 때문에 교육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학교에서 인성생활부장을 맡고 있는 오두원 전주 서곡중 교사는 “학교폭력 문제를 처리하다 보면 학교 현장과 유관 기관과의 연계가 아쉽다”고 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을 지도하는 차원에서 지역기관에 사회봉사를 위탁하는데,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걸 목격한 탓이다. 오 교사는 “학생들 사이에서 사회봉사는 놀러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고3 담임인 임남극 대전 우송고 교사는 점수와 결과에 초점이 맞춰진 입시제도에 회의감이 들 때가 잦다. 그는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진로를 고려해 진학 지도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점수, 가정 형편에 맞춰 지원을 유도해야 할 때 교사로서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우리 교육,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교원들은 ‘지금이야말로 우리 교육이 변화해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교육의 목적과 본질이 무엇인지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희 교사는 ‘전인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지식을 강조하는 교육은 학생들을 경쟁하게 만들고 인성을 메마르게 한다”면서 “인성·체험 중심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최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절감하고 있다”며 “이제는 학교에만 모든 교육을 맡길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교육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교육부와 지역교육청과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정작 피해를 보는 건 학교 현장이기 때문이다. 오두원 교사는 “교육은 그 방향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면서 “일관된 정책, 방향이 설정돼야만 학교 구성원들의 혼란이 줄어든다”고 했다. 심혜정 교사도 “교육은 그 어떤 분야보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이랬다저랬다, 혼란스러운 교육 정책은 학생들을 힘들게 할 뿐”이라고 전했다. 윤희중 한국폴리텍대 교수 또한 “교육은 개개인의 일생을 좌우하는 디딤돌인 만큼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백년대계’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입시제도의 변화도 요구했다. 임남극 교사는 “우리나라 대학 입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시 결과와 성적에 민감한 세태, 문과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현상을 이유로 들었다. 김평엽 교감은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교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인의예지’를 갖춘 인재로 자라게 하려면 보다 엄격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사’다 스승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요즘이지만, 교원들은 교육자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잊지 않았다. 처음 발령 받아 학생들을 만났을 때의 설렘과 기대,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 더 나은 수업을 향한 열정을 가슴에 품었다. 올해 3월 첫 발령을 받은 김슬비 인천 남촌초 교사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옥영 수석교사도 “삶의 목표를 찾도록 돕는 안내자이고 싶다”고 했다. 이 수석교사는 학창 시절,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한 적이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땐 모든 게 무의미 하더니 교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기자 실천할 힘이 생겼다. 그는 “목표를 찾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며 “남은 교직 생활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꿈을 설계할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평엽 교감은 초임 시절, ‘가난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디딤돌’이 되고자 했다. 학업과 인성을 강조하면서도 때로는 애정을 담은 회초리도 들었다. 김 교감은 “영화 ‘시티 오브 조이’의 주인공처럼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며 교사를 천직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윤희중 교수에게 제자들은 자식과 같다. 윤 교수는 “제자들에게 ‘아버지’ 같은 교수가 되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말했다.
각계각층에서 제 35회 스승의 날인 15일 사명감을 갖고 교권에 종사하는 교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국민들도 제35회 스승의날을 되새기고 스승 존경을 드높이고, 여야도 스승의날을 맞아 교육 바로세우기에 동참하기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교권 회복, 기간제 교사 문제 등 교육계 현안 등 각론에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각 당은 스승의날 논평을 내고 교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교권강화를 비롯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법·제도 정비에 힘쓰며, 교육현장의 신뢰회복과 공교육 정상화, 을 위래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육재정 확보와 교원 증대, 교원들의 가르칠 권리를 되찾아 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교육 현실은 절대 녹록치 않다. 교권강화를 비롯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법·제도 정비와 예산지원을 약속하지만, 정작 교육 현장과 교원 권리는 갈수록 더 침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권침해 사례는 총 488건으로 2009년 이후 6년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교단을 지키며 참된 교육과 후학양성에 열정을 바치는 교원들에게 희망과 꿈을 되찾아 주는 행정과 정책에 입안되고 구현돼야 한다. 교원들이 교육 일선에 서서 청춘을 바친 연구와 노력으로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왔고 인생의 등불이자 버팀목으로서 제자들의 앞길을 응원해 주신 스승의 가르침 덕분에 국가 동량과 인재를 길러 온 것이다. 이 땅의 참교육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명감을 갖고 교단에서 혼신의 노력으로 헌신하고 있는 교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을 온 국민들이 만들어 주고 보듬어 줘야 할 것이다. 특히 매년 스승의날에만 반짝 교육과 교원들에게 감사와 존경이라는 립 서비스를 할 게 아니라, 1년 365일 한결 같이 교원 존경, 스승 사랑이 실천돼야 할 것이다. ‘군사부일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고사성어가 아니라, 진정으로 교원들이 마음 편하게, 좋은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국민 정서 회복과 스승 존경 운동이 마음 속으로 전개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일명 ‘김영란법’과 ‘공무원 행동강령’ 등으로 왜곡하여 교원들에게 3만원 선물이 적법이니, 5만원 산물이 적법이니 하여 교원들을 또 한 번 죽이는 행정과 정책과 국민 정서가 사라져야 한다. 제발2016년 이후에는 이 땅의 참 스승들인 교원들에게 촌지, 선물 등 말도 안 되는 왜곡된 언사와 보도로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정말로 이 땅의 참 스승들을 말도 안 되는 촌지, 선물 등의 그릇된 쇠사슬에서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참 스승들을 촌지, 선물 등이나 바라는 속물 근성의 대상에서 해방시켜주기를 바란다. 한 사례로, 봄 현장체험학습일에 다문화 대상 자녀, 조손 가정 자녀, 한 부모 자녀 등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들인 제자들에게 손수 김밥을 싸다가 아무도 모르게 가방에 넣어 주고 흐뭇해하는 초임 교사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 교원들의 반듯한 민낯임을 학부모와 국민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21세기인 오늘날에는 현실에 맞는 잣대로 재단해야 한다. 20-30년대의 지나간 잣대로 교원들을 사시로 바라보고, 옭아매면서 스승의날에만 반짝 ‘스승 존경과 감사’라는 입에 발린 소리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스승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국민 정서로 제자리를 잡고 1년 365일 변함없이 이를 실천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전도가 밝을 것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지만, 제35회 스승의날을 보내면서 느끼는 단상은 참으로 고민스럽고 착잡하기만 하다. 그래도 ‘자원과 기술이 현저히 부족했던 지난 날, 이를 극복하고 오늘날 같이 국민 소득 3만불에 근접하고, 경제, 사회, 무역, 스포츠를 비롯한 제반 영역의 국력이 세계 제10위권에 이르도록 상전벽해를 이룬 것이 교육의 힘이고, 그 속에 말없는 무명 교사들이 헌신과 봉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그저 이 땅의 참 스승들은 1년 365일 한결같이 믿어 주고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무언의 성원이 그 무엇보다도 힘이 되고 사기를 북돋워주는 특효약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 스승주간과 스승의 날에도 예의 스승을 찬양하는 언론 보도와 정치권, 사회단체의 칭송이 이어졌지만 정작 이맘때 교원들은 자긍심을 갖기보다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많은 학교가 13일인 금요일에 휴업한 것만 봐도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 각 학교는 교원 친목 행사를 치른다는 명목으로 휴업을 했지만 학부모들의 방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는 게 일선의 전언이다. ‘주간’, ‘날’에만 존재하는 ‘스승’이 교원들에게는 부담이 된 지 오래다. 이는 오늘날 교원들이 스승의 역할을 감당하기에 버거운 현실을 반증한다. 이중 가장 큰 원인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침해다. 정부는 4년 전부터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교권침해 사건은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총이 최근 발표한 ‘2015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권침해 사건은 총488건으로 6년 연속 증가했다. 2000년대 초까지 100건 내외였던 건수에 비하면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227건으로 절반에 달한다고 한다. 교직 특성상 상담을 신청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학생이 집어던진 의자에 맞고, 교실에 난입한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해 교단을 떠나는 교원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새롭지도, 놀랄 것도 없다는 사실이 더 참담하다. 그렇지만 교총이 제35회 ‘스승의 날’을 맞아 교원 36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아직 희망이 엿보인다. 여전히 교원들은 교직과 제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원들은 ‘학교폭력, 문제학생 지도’와 ‘학부모와의 갈등’을 가장 힘들어 하면서도 제자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울 때, 속 썩이던 제자가 바른 길로 돌아올 때 ‘교사가 되길 잘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의 교원들은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하겠다’고 했다. 소명의식을 지닌 ‘천생 교원’이 아직 많다는 것에 위안과 함께 든든함을 느낀다. 교권침해 날로 늘어 고개 떨구고 스승주간 불편한 이 땅의 스승들 각고의 노력만이 존경 되찾는 길 각계각층도 교원 믿고 성원했으면 특히 설문 곳곳에서 교원들이 ‘믿음’을 강조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제자에게 가장 하고픈 말이 ‘널 믿는다’이고, 교사로서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학생을 믿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답한 것은 교육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학부모가 가장 고마웠을 때도 ‘말없이 믿어줄 때’라고 교원들은 1순위로 꼽았다. 이는 교육이 그 어떤 물질적 보상이나 높은 권위보다 교사, 학생, 학부모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진솔한 호소로 들린다. 떠나는 스승이 넘쳐나고 학교현장이 불신에 흔들려서는 교육도, 국가의 미래도 밝을 수 없다. 올해 스승주간 주제였던 ‘학생에게 사랑을, 선생님에게 존경을’을 되새기며 다시 스승의 길을 걸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일으켜 교실을 되살려야 할 주체도, 교육당국과 정치권에 제 목소리를 내 바른 개혁을 이끌 주체도 결국 교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이 먼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 있어 뼈를 깎는 연구와 부단한 노력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믿음과 존경이 저절로 주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지식을 넘어 지혜의 전수자로 인성교육을 실천할 때 ‘新교권시대’를 열 수 있다. 교육가족을 화합으로 이끄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학생 교육에 가장 협력해야 할 파트너인 학부모와의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권침해의 절반이 학부모에 의한 상황이라면 교육은 요원하다. 그렇다고 법‧제도적 보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속적인 소통으로 교육에 대한 공감과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정치권, 언론,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은 교원들의 이런 자발적인 노력을 ‘믿음’으로 성원하고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격돌을 계기로 제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의 도래에 대응한 교육 전문가들의 트렌드 분석이 앞 다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자료가 매년 50명 이상의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되는 NMC 호라이즌 리포트(NMC Horizon Report)다. 이외에도 칸랩스쿨, 알트스쿨 등 새로운 형태의 학교운영 사례 등을 분석해 보면 우리 교육의 변화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 볼 수 있다. 공통적으로 예상되는 교육의 변화는 크게 네 가지다. 융합, 탈학교 교육 등 변화 예고 첫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학습경험 융합(Blended Learning), 교과·학문 간 융합(STEAM Learning), 형식·비형식 교육의 융합(Crossover Learning)이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암기하기를 권했던 개념과 원리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로 존재한다. 이를 토대로 실생활에서의 적용 사례를 스스로 찾아보고, 이를 넘어 자신만의 발명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공유할 수 있는 학습경험이 제공돼야 한다. 둘째, 시공간을 넘나드는 협력 활동과 민간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일상화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방향에서도 언급됐듯 프로젝트 기반 협력·토의토론 학습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다만 협력의 범위가 한 교실의 교사와 학생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를 넘어서는 경험으로 확대되고, 다양한 경험이 온전히 한 학교의 책임이 아니라 민간과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결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 셋째, 아이들의 학습활동은 체계적으로 수집·관리되고 분석돼 학습개선 정보로서 교사와 학생에게 제시된다.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나 과제 기반 학습이 일상화되면 결과뿐 아니라 학습과정에서 이뤄진 학생들의 활동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최근 우리 교육당국이 확대를 권장하고 있는 수행평가의 경우, 결과 판단을 교사의 관찰이나 직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기계가 잘 할 수 있는 학습활동 분석(Learning Analytics) 기능을 활용한 객관적인 정보 확보가 같이 어우러져야 한다. 기계가 못하는 인간만의 능력 키워야 넷째, 제도권을 벗어난 사회적 요구와 학생 수요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나타나게 된다.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인 살만 칸이 세운 칸랩스쿨은 일반적인 지식 습득은 칸 아카데미(온라인수업)에서 무학년제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프로젝트 기반 오프라인 학습 활동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알트스쿨 역시 학년 개념이 아닌 학습자에 의해 교육 프로그램이 선택되고 운영되는 학교 형태다. 이 같은 교육 변화의 트렌드가 권고되고 확산되는 이유는 학습자의 역할이 창조자(Creator), 메이커(Maker)로 전환돼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를 선택해야 하는지, 그 안에서 이뤄진 경험을 어떻게 되돌아 봐야 하는지, 궁극적으로 무엇을 새로 만들어 사회적 기여를 했는지를 조망하고 추진하는 능력은 앞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다. 기계가 대신 할 수 없는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은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해 줘야 할 책임이다.
‘돈내기 게임’경험률 약 40% 폭력‧절도 등 2차 범죄 우려 예방교육, 치유서비스 위해 학교-전문기관 협력 나서야 ‘청소년 도박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상당수 성인들은 ‘아이들이 도박을 하나요?’라고 되묻는다. 어른들은 도박이라고 하면 일명 하우스에서 큰 돈을 거는 화투나 카드, 카지노나 경마 같은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청소년 도박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박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돈이나 그에 상응하는 가치 있는 것을 거는 모든 행위(청소년의 경우는 ‘내기’의 의미)를 뜻한다. 그런 면에서 청소년 도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있다. 작게는 운동경기 내기부터 학교나 집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뽑기 기계, 고무딱지치기, 짤짤이, 판치기와 같은 일상적 내기는 물론 온라인게임 상에서는 일명 ‘현질’이라고 불리는 아이템 구매도 도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온라인게임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뽑기 형태의 구매행위로 3개월간 무려 7000만원이나 사용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충격을 줬다. 이처럼 게임의 아이템 판매에서도 도박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불법 인터넷 사행게임 형식의 도박까지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 스포츠, TV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놓고 불법도박을 하는가 하면 사다리게임처럼 1분 안에 승부를 내는 경우도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게임을 하다 보니 피해 또한 더 크다.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인 도박을 경험하며 비뚤어진 승부, 재미, 성취 등을 맛보게 되면 성장하면서 더 잦고 더 심한 도박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당한 노력보다 행운만 좇게 돼 노동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도 해치게 된다. 청소년 도박은 학교 부적응, 정신적‧금전적 피해, 대인관계 붕괴 등을 넘어 범죄로까지 연결돼 삶을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 도박으로 용돈이 떨어지게 되면 솔직히 이야기 할 수도 없고, 결국 거짓말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는 등 2차 범죄로 발전하게 된다. 실제로 도박과 관련한 학교폭력, 인터넷 상거래 사기, 절도 등의 문제가 속출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 중 청소년의 평생 돈내기 게임 경험률은 남학생의 경우 44.0%, 여학생도 39.9%에 달한다. 전북·광주의 경우는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소년들을 도박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조벽 교수의 ‘창의적 교수법’을 추천하고 싶다. 청소년에게 ‘도박하지 ~마! 게임하지~마!’ 하는 방법은 도박문제 예방을 위해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조 교수의 제안처럼 ‘알고 있다’와 ‘할 수 있다’로 접근해야 한다. 즉, 청소년들에게 도박은 어떤 것인지, 내기를 게임으로 즐기다 어떻게 도박중독으로 전개되는지를 정확히 알게 해줘야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도박 경험이나 문제를 드러내 함께 논의하고 극복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사의 역할은 더 없이 중요하다. 편견 없는 토론과 예방교육만이 아이들의 도박 중독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전문기관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여러 프로그램도 활용하길 제안한다. 전국 10개 지역센터에서는 유·초·중·고와 대학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박문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박 상담과 치유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경험하고 있는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와 전문기관이 긴밀한 협력에 나서야 한다.
“현장교원 의견 배치되는 정책 나열…혼란 우려” “교원 요구에 부합한 실질적인 방안 모색해야” 서울교육청이 스승의날을 앞두고 발표한 ‘교원사기진작방안’에 대해 서울교총은 “현장 고민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정책 포장에 그쳤다”고 성토했다. 서울교총(회장 유병열)은 12일 성명서를 내고 “시교육청이 교원사기진작방안을 추진함에 있어 현장 의견수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질적인 교원사기진작을 위한 방안이라기보다 오히려 시교육청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교원사기진작책으로 포장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밝혔다. 서울교총은 현장 교원들이 제기한 의견서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장 교원들은 학부모의 부당한 민원제기, 문제행동학생 지도 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지만 시교육청의 사기진작방안에는 이런 부분이 포함돼지 않았다. 특히 시교육청이 이번 사기진작방안에서 강조한 ‘교장 공모제(내부형 공모 포함) 확대 노력’, ‘교장 중임 심사 내실화’, ‘교원인사자문위원회 강제’ 등은 교원사기진작과 거리가 멀고, 현장 단위학교의 혼란과 교원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라 오히려 현장의 우려만 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교총은 “우리가 제기한 문제점과 개선대안을 시교육청이 받아들여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교원사기진작을 위한 방안과 걸맞지 않는 정책은 과감히 삭제하고 학교현장의 현장성과 요구를 접목한 실질적인 ‘교원사기진작방안’이 마련되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시교육청의 관주도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면서 “여교원 복지 지원책 증대, 교원 스트레스 상담센터 지정․운영 확대 등 실질적으로 현장 교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사기진작 방안들을 모색해 발표하는 것이 8만 서울교원을 책임진 행정당국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교사 개인성과금 차등지급률이 기존 최소 50%에서 70%로 확대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가 여러 번 반대의사를 보였지만 우려하던 바가 현실로 나타나 더욱 안타깝다. 교원 성과상여금 평가 등급은 기존 학교성과금과 개인성과금을 조합해 9개 등급으로 매기던 것을 학교성과금 폐지에 따라 개인성과금 S, A, B 3등급으로 단순화했다. 차등지급률은 전체 상여금 중 차등지급되는 금액의 비율을 의미하며, 차등지급률을 70%로 적용했을 때 S등급은 442만6천590원, A등급은 346만5천30원, B등급은 274만3천860원을 성과상여금으로 받아 S등급과 B등급의 성과금 격차가 168만원이 된다. 교육부는 과거 학교성과금이 있을 때 학교성과와 개인성과 모두 S등급을 받은 교사와 모두 B등급을 받은 교사 간 성과금 차이가 166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해 학교성과금 폐지 이후에도 S등급과 B등급 간 차이가 비슷하게 유지되도록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교원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면할 수 없다. 사실 교원은 일반 공무원의 업무와는 다르다. 먼저 교원 개개인을 평가하는 평가척도에 대한 신뢰성도 문제이지만 가르치는 교과나 맡은 업무가 다르고 지도하는 학년이 다른 교사들을 한 줄로 세워 평가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교사의 핵심의 수업지도는 학생의 장기적인 성장에 의해 나타나므로 그 결과 또한 평가하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교원 성과급제가 시행부터 교원들에게 적용하기엔 무리하다는 반대의 의견이 컸던 것이다. 현장 교원들은 이번 교육부 지침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차등 폭을 줄이든가 아니면 아예 제도 자체를 없애달라고 한다. 교육부가 더 한심한 것은 성과급제가 교원의 교육활동을 객관화, 수량화할 수 없는 본질적 한계를 끊임없이 노출하면서도 평가제도나 지표를 개선하지 않고 차등지급률의 확대로 역 방향을 잡아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다. 교육부의 좋은 교육정책은 학교현장 교원이 원하는 현장중심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원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교원이 교육의 중심에 서는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다. 지금처럼 학교현장과 거리가 먼 교육정책, 헛발짓만 하는 교육정책은 교원들로부터 외면받아 마땅하며 전형적 탁상행정임을 명심하고 반드시 제고하기 바란다.
내리던 봄비도 그치고 연한 색깔로 단장한 풀잎과 나무가 생명의 약동감을 표현하여 주고 있습니다. 퇴직 후 김 선배님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는지 조금 궁금하여 필을 들었습니다. 퇴직한 친구들도 주변에서 보면 하루는 놀고, 하루는 산에 다니는 친구들도 보이고, 농장을 구입하여 날마다 이를 관리하는데 모든 정성과 시간을 쏟는 모습도 보입니다만, 어느 자료를 펼쳐보니 참으로 대단한 언론인을 발견하였습니다. 여든의 나이로 세상을 뜬 윌리엄 사파이어라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논객이 있는데,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그는 43세에 뒤늦게 뉴욕타임스에 영입돼 1973년부터 2005년까지 만 32년간 칼럼니스트로 활동을 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예쁜 얼굴이 모든 것을 결정 한다’는 ‘루키즘(Lookism : 외모지상주의)’은 그가 만든 신조어랍니다. 그는 세계 언론계 최고 권위인 퓰리처상도 받았습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그는 생의 에너지를 불살랐고 다채롭게도 산 인물이지요. 시러큐스대학을 중퇴한 뒤 스무 살에 뉴욕헤럴드트리뷴에 입사해 신문기자와 유럽지역 방송 특파원을 지냈으며, 이어 사업가로 변신해 홍보 대행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고객 중 한 명이던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주방을 공개해 모스크바에서 리처드 닉슨 미국 부통령과의 ‘주방 토론회’를 성사시켰지요. 넬슨 록펠러의 뉴욕주지사 선거운동 등에 참여해 직접 정치에 뛰어든 그는 닉슨 대통령 시절 백악관 연설 담당 보좌관으로 일했습니다. 이어 43세에 NYT의 부름을 받아 언론계에 복귀했습니다. 사파이어는 직업인으로서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한다. NYT 칼럼니스트로서 1973년부터 2005년까지 매주 2개꼴로 3000개가 넘는 칼럼을 썼지요. 바쁜 와중에 자신의 백악관 시절을 정리한 회고록과 4권의 소설도 냈고,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꼴통 보수주의자입니다. 그럼에도 진보 매체인 NYT는 은퇴 특집으로 한꺼번에 그가 쓴 4개의 칼럼을 싣는 특별대우를 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에너지를 불살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지요. 그는 자신이 NYT에 쓴 마지막 칼럼 제목인 ‘절대 은퇴하지 마라’라는 주장 을 스스로 실천한 사람입니다. 그는 중년 이후에는 재충전과 호기심,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며 ‘변신을 통한 건강한 삶’을 주장했습니다. 대개 한국의 경우 은퇴를 하면 지레 기가 죽어 산을 찾거나 적당히 편한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속눈썹이 날리도록 바빴던 사파이어의 삶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너무 빨리 조로하는 경향이 있지는 않은지요. 속도감이 오늘날 한국의 번영을 가져왔다는 주장도 있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그 도가 지나친 점이 있기도 하지요. 사탕 하나를 입에 넣더라도 끝까지 빨아 먹는 한국인은 드물다고 하는데, 서너 번 빨아보다가 이내 우두둑 부숴 먹어야 성이 차는 민족인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땅에서 칠순을 넘기고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인물은 정치인을 빼고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능력 없는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능력이 출중하고 건강한 사람조차 미리 겁부터 먹고 인생 2모작에 용기를 내어 올인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풍요로운 식생활과 높은 의료 수준 덕분에 청년같은 장년들이 서울 거리에 넘치고 있습니다. ‘지공대사(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층)’ 어르신들이 곳곳에 눈에 띄기도 합니다. 그러나 능력이 있건 없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면 무조건 뭐라도 해야 한다는데 선배님은 그걸 찾으셨는가요. 독일의 괴테는 여든 살에 ‘파우스트’를 완성했고 파블로 피카소나 파블로 카잘스 같은 인물도 칠순 넘어서까지 맹렬한 예술활동으로 명성을 떨친 것을 보면 우리도 아직 늦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배님게서 말씀하신 ‘노익장이 넘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라는 말을 가슴 속으로 되새겨 봅니다. 오라는 곳 없다고 불평만 하지 않고 열심히 달려가시면서 살아가는 선배님의 건강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절대 은퇴하지 마십시오."라는 말씀을 전하여 드리면서 이만 줄입니다. 건강하세요.
교원들은 교육에 있어 학생, 학부모와의 신뢰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이 제35회 스승의 날을 맞아 2~11일 전국 교원 3632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70%포인트)한 결과, 교원의 35%는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학생을 믿고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차별하지 않고 모두 사랑하는 자세’(24%),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 향상에 노력하는 자세’(21%)를 꼽았다. 스승의 날 제자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도 ‘널 믿는다. 넌 할 수 있어’라는 응답이 46%로 가장 높았다. ‘사랑한다’(24%), ‘힘들지? 힘내라’(13%)가 그 뒤를 이었다.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고마웠을 때 역시 ‘말없이 믿어줄 때’(34%)를 가장 많이 들어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자녀교육에 애쓰신다는 감사의 말을 전할 때’(27%), ‘자녀가 졸업한 후에도 잘 가르쳐 줘 고맙다고 연락 올 때’(26%)에 답변이 많았다. 이번 설문결과, 교원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제자와 교직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보여줬다. ‘학교폭력, 문제학생 지도’와 ‘학부모와의 갈등’이 가장 힘들다고 하면서도 51%의 교원들은 ‘제자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울 때’, ‘속 썩이던 제자가 바르게 돌아올 때’ 선생님이 되길 잘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는 18.7%가 '매우 그렇다', 33.9%가 '그렇다'에 답했다. 교육정책과 현안에 대한 설문에서는 현장 정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와 관련해서는 ‘매우 바람직하다’(11%)와 ‘대체로 바람직하다’(32%)는 긍정 의견이 43%로 더 높았다. 하지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21%),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11%)는 부정 응답도 32%로 나타나 학교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학년도 대입에서 73.7%까지 높아지는 수시전형 비율에 대해서도 교원들은 우려했다. 수시와 정시 비율에 대해 ‘5:5가 돼야 한다’(35%),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12%)는 응답을 더하면 47%의 교원은 수시 축소를 원하는 셈이다. 반면 ‘70%가 적정하다’, ‘수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21%, 12%에 그쳤다. 이밖에 교원들은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잦은 입시, 교육정책 변화에 대해 ‘적정하지 않고 피로하다’(68%)고 응답했다.
상황‧맥락 등 생활에 문법 녹여 영어 논술 쓰기에 자신감 생겨 “학생들은 ‘영어 문법’하면 어렵고 재미없다며 덮어놓고 싫어하잖아요. 문법문제 대부분이 상황이나 맥락에 관계없이 무조건 ‘틀린 것’을 고르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문법 속에 이야기를 넣으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영어문법활용 상황기반 스토리텔링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영어 논술형 쓰기 능력 신장 방안’ 연구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김영주 인천당하중 교사는 문법을 일상생활에 녹여 쉽게 체득 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 교사는 중3 영어교육과정을 재구성해 10차시의 지도내용을 설정하고 학생중심의 협동학습으로 영어 논술형 쓰기 수업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Should have+과거분사’의 경우 ‘I should have listened to my mom(엄마 말씀을 들었어야 하는 건데)’과 같이 미안했거나 후회되는 상황에 대해 써보게 하는 것이다. ‘Seem to+동사원형’ 구문은 그림을 보고 상황을 추측하며 대화를 만들어보는 등 주어진 상황을 통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과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연계에도 신경 썼다. 영어 동아리, 토요 방과 후 거점학교, 소집단 교외 체험활동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학습을 유도했다. 학생들은 친구들을 인터뷰한 후 필요한 문법 요소를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포스트잇 북 만들기’ 활동을 하고 지역 관광지에 대한 안내문, 경고문 등을 만들면서 전략적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켰다. 연구 결과 학생들의 영어 논술형 쓰기 능력이 사전 검사에 비해 사후 검사에서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의 학생들이 소감문을 통해 ‘이론으로만 배웠던 영어 문법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됐고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어렵게 생각되는 문법요소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창의적 발상을 이끌어내고 경험을 통한 글쓰기 활동으로 영어교육의 생활화에 바람직하다”며 “일반화 할 경우 학교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김 교사는 “문법 시간에 졸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 스스로도 행복한 연구였다”며 “향후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스토리텔링 문법 활동을 더 연구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지적 대신 칭찬…밝아진 학생들 통합적 인성 함양…진로 탐색도 “‘짜증나요’ ‘학교 오기 싫어요’…3월 첫날부터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칠고 냉소적이었습니다. 작은 충돌에도 크게 분노하는 아이들…. 저는 그 답을 ‘긍정심리학’에서 찾았어요. 자신의 대표강점을 인식하고 계발하는 인성교육을 해보자고 다짐했죠.” 제60회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윤정 서울율현초 교사의 ‘나너울 강점 찾기 활동으로 오방빛 인성나래 만들기’ 연구는 학생들의 자존감과 인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문제 학생을 개선하려다 보면 자꾸 약점을 지적하게 되는데 반대로 강점을 드러내려 노력했더니 오히려 약점이 점점 사라졌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강점을 찾아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활동이 우수하고 강점을 찾는 방법 또한 구체적으로 제시해 일반화 가능성이 높다”며 “다양한 교과목을 연계해 교육과정 재구성의 모범을 보인 연구”라고 평가했다. 연구는 강점 이해, 강점 인식, 강점 계발의 큰 틀로 구성됐다. 이해 단계에서는 역사 속 위인들의 강점을 찾아 인물사전을 만들어보거나 골든벨 대회를 열어 ‘성실’, ‘창의성’과 같은 강점 개념에 친숙해지는 활동을 했다. 인식단계에서는 자신의 대표강점을 정해 어울리는 캐릭터를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보거나 친구의 강점을 찾아 칭찬해주는 활동을 했다. 강점을 소재로 일기도 썼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 중 강점이 표현된 사례를 주제로 글을 쓰며 자존감을 길러주는 것이다. 마지막은 강점을 활용하는 계발단계다. 진로활동과 연계해 강점에 맞는 직업을 탐색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강점을 좋은 일에 쓸 수 있게 했다. 학교 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를 하며 배려와 소통의 기회를 늘렸다. 또 동네 문제점에 대해 해결방법을 찾아보며 시민성과 책임감을 강화하는 등 통합적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했다. 연구 결과 ‘배려‧소통’, ‘자기조절’, ‘지혜’ 등 모든 인성덕목에서 사후 검사 총점 평균이 크게 상승했으며 학생소감문을 통한 질적 검증에서도 ‘강점을 더욱 표현해야겠다’, ‘나도 몰랐던 강점을 발견해준 친구들이 고맙다’ 등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이 교사는 “강점을 활용한 연극을 진행했는데 내성적이던 학생이 오디션에서 주연이 되기도 하고 폭력성이 있던 아이가 감독을 맡아 친구들과 소통하기도 했다”며 “자신의 강점을 자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변화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2015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를 발표했다. 교권침해사건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와의 갈등·분쟁이 전체 46.5%인 227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상당하다는 결과는 우리나라 교권 침해가 상당하고 교권 회복의 길이 앞으로 매우 험난할 것이라는 예측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교권침해 사건 488건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46.5%(227건)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5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건은 2006년(179건)에 비해 2.7배로 늘었고, 2009년(237건) 이후 6년 연속 증가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사유를 세부적, 구체적으로 들면 학생지도(49.8%), 학교안전사고(22.5%), 학교폭력(20.7%) 등 순이었다. 교직원간 갈등에 의한 피해는 2013년 36건, 2014년 69건에서 지난해 102건으로 크게 늘었다. 교직원 상호 간 교권 침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서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건수 총 488건 중 학부모와의 갈등·분쟁이 227건(46.5%)인 절반에 달한데 이어, 교직원간 갈등으로 인한 피해와 처분권자에 의한 신분피해가 각각 102건(20.9%)으로 집계됐다. 교직원간 갈등·분쟁은 인사, 시설 등 학교 운영에 관한 피해와 사생활침해 등이 주원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처분권자에 의한 신분 피해는 징계처분이나 불합리한 처분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사건 23건으로 나타나 2014년 41건보다 감소했으나 여전히 폭언·폭행 사건이 한 달에 두 번꼴에 발생했다. 돈독한 사제지간의 정이 깨진 뒤 봉합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학생들에게 인성교육, 생활지도 차원에서 교권 보호, 교권 준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규정상 교권 침해 학생은 특별교육, 교내 봉사, 사회봉사, 출석정지, 퇴학 등 징계를 받는다. 강제 전학 조치는 없다. 교직 사회 일각에서는 교권 침해 학생을 강제로 전학시킬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교원들을 폭행하는데, 정작 교원들은 학생들을 체벌할 수 없는 게 우리 교육 현실이고 학교 현장인 것이다. 2015년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사건 488건은 10년 전인 2006년 179건에 비해 2.7배 증가했다. 2009년(237건)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 우려되고 있다. 한편,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권보호법)'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일선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 사건이 꾸준히 증가됨에 동시에 학생에 의한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교권침해 행위나 학부모, 제3자에 의한 교원의 교육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침해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한국교총의 이번 2015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에 즈음하여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실질적인 중재권한 부여, '학교방문 사전예약제' 의무화를 통한 우발적, 감정적 갈등·분쟁 차단, 교권 갈등 유형에 대한 교원·학교 대응 매뉴얼 제작·보급, 실질적인 교권 관련 교원 연수 및 학부모 교육 강화 방안 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릇 ‘좋은 교육, 훌륭한 선생님’은 교육공동체가 사랑과 존경, 신뢰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그 가운데에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도 중요하지만, 교원들의 가르칠 권리, 즉 교권 보호와 교권 준수는 필수적이다. 교권이 침해되는 교단에서 훌륭한 교원의 가르침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국 교육의 위기라는 이 시대, 가장 먼저 바로 세워야 할 것이 교권 보호와 교권 준수이다. 제자들이 존경하고 학부모들이 신뢰를 주는 학교와 교원들이 좋은 교육, 훌륭한 선생님의 직분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일선 학교 교단의 교권이 철두철미하게 준수될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으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하여 금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한 ‘교권보호법’이 교육공동체간 갈등과 분쟁 해소의 원년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 선생님, 올해도 모 기업의 인·적성시험, 즉 신입사원 채용 시험이 국가고시 이상의 사회적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여타 대기업들의 채용 시험 역시 큰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개별 대기업 입사시험이 전국적 뉴스가 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 우리 사회에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런 현실이 물론 달갑지는 않지만, 오늘날 청년 세대 취업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본다면 이 시험들에 사회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이처럼 ‘입사시험’에서 한국사와 세계사 등 역사 문항의 출제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 대학들이 보여주는 인문학 홀대, 특히 역사 과목 경시 풍조와 대조를 이루면서 더욱 눈길이 가지 않는가요? 벌써부터 취업 준비 학원가에서는 이 당혹스런(?) 현상에 대한 대책회의가 시작되고, 수험생들, 특히 대학에서 역사 과목들을 수강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공계 출신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더 큰 것 같습니다. 평소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학문 분야라 취급 받던 역사학이 갑자기 취업 논의의 중심이 되는 낯선(?) 광경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떤 이유에서 대기업들은 채용 시험의 역사 관련 문항 비중을 늘리면서까지 지원자들의 한국사 및 세계사 공부를 유도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여 보셨는지요? 또한, 그 이유를 대기업들이 현재 청년 세대의 역사지식 부족 문제를 걱정한 결과로 보는 것도 설득력이 없을테니까요. 사실,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에서 제외된 시기가 길었고, 세계사는 사회과 교과목 중 채택률이 오랫동안 밑바닥을 맴돌았기에 많은 우리 젊은이들의 역사 지식수준은 매우 낮다고 평가하여 사회 각계가 개탄한 바였습니다. 하지만 개별 이익 획득이 목적인 대기업들이 정부를 대신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이유는 만무하고, 이른바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우리 대기업들이 민족과 국가에 대한 자긍심의 ‘독점적’ 고취라는 현 정부의 역사교육 목표에 동참하기 위해 자신들의 인재 채용 방식을 손봤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대기업들의 역사 학습 강조는 이를 통해 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진다는 그들 수뇌부의 믿음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순수 학문인 역사학 공부로 쌓이는 인문학적 소양을 이윤지향적인 기업 생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사를 탐구하는 역사학은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 가장 비실용적 학문처럼 느껴져 이미 우리나라 교육행정과 대학당국은 역사 전공이나 과목에 소위 ‘비인기 분야’라는 딱지를 붙여놓지 않았던가요. 이런 학문이 기업에 어떤 효용이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 가지요. 이에 대한 하나의 답변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전통적 역사 효용론에 있지 않을까요. 특히, 경제사나 기업사 같은 역사학 분과들은 현재 기업이 직면한 산적한 문제들에 교훈이 되는 사례들을 과거로부터 불러낼 수 있는 것인데, 일례로, 과거 유럽이나 일본의 저성장 시기 탐구는 오늘날 우리 기업에 큰 시사점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번 채용 시험 역사문제들은 경제사나 기업사에 특화되지 않았고, 주요 역사적 국면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다양한 분야의 사건들을 시기 순으로 배치하는 것과 같은 출제 문항들은 해당 시대에 대한 전반적인 학습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기업 수뇌부의 마음속에는 과거를 지식의 보고로 이용한다는 전통적 역사 효용론만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로보아 역사 학습이 길러주는 사고력에 더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역사학은 과거를 현재의 잣대가 아니라 그 시대의 맥락과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그 과거에 비추어, 우리는 역으로 현재를 재평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과거와의 비교를 거치면서, 우리는 지금 우리가 당연시하며 따르는 기존의 제도, 관념, 관행 등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의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익숙하기만 했던 현재는 과거 학습을 통해 이제, 무조건적 받아들임이 아닌 비판과 재구성의 대상이라는 인식입니다. 현 상태를 비판하고 재구성하려는 바로 이 사고는 기업들이 그들 생존 및 성장에 필수라고 믿는 혁신의 기초이지요. 우리 기업들이 역사 학습을 ‘권고’하는 이유는 이런 사고를 가진 인재에 대한 필요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기업 문화가 현장에서 ‘혁신의 사고’를 얼마나 잘 받아들일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요. 아마도 그들의 거대 조직 체계와 집단주의적 분위기는 이에 걸림돌이 될지 싶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수뇌부가 ‘혁신의 사고’를 인문학, 특히 역사 학습을 통해서 함양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대기업들은 우리 정ㆍ관계의 지도적 인사들에 비해 역사를 잘 활용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20여 년 전 모 기업 총수의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부는 4류”라는 발언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는 사고력을 중요시 하는 역사문제가 아닌 단순히 암기하는 방식에 그치고 있다는 현실이 역사의식을 갖는 공무원을 뽑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부가 올해 공포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의 후속조치로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질적 교권 침해 예방과 학생 지도권 강화와는 거리가 먼 실망스런 수준이다. 물론 개정안이 법제명을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규정’으로 바꾸고 기존의 폭행·협박·명예훼손 등에 더해 폭언, 성희롱, 부당한 인사조치까지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한 것은 진일보한 내용이다. 또한 교권 보호를 위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대상 교육을 강화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매년 수 천 건에 이르는 교권 침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적극 대응하기에는 다분히 선언적이고 사후약방문 식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교원들은 체벌 전면 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단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총이 올 1월 유·초·중등 교원 776명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시 가장 어려운 점’을 물은 결과, 응답 교원의 56%가 ‘즉각적 제재 수단이 없는 점’을 꼽았다.이와 관련해유급, 강제 전학 등 학생 훈육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따라서 예우규정에는 학생을 엄격히 지도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 제시돼야 한다. 문제행동 학생에 대한 법적·제도적 제재방안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갈수록 증가하는 학부모의 무단 침입과 교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학교 방문 사전예약제를 엄격히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폭력과 생활지도를 둘러싼 학부모의 소송 남발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당국이 중재, 법률적 지원을 전담하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현장 교원들은 특별법의 효과에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제 그 반쪽짜리 신뢰를 온전한 신뢰로 바꿔놓는 일은 교육부가 예우규정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교권보호 방안을 담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교총은 최근 새교육개혁위원회 여교원혁신분과를 구성하고 첫 전체회의를 개최해 현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전국 유·초·중등 교원의 약 70%가 여교원인 이른바 ‘여초현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여교원혁신분과는 이 같은 교단 특성에 따라 향후 여교원 맞춤형 정책 개발과 복지 증진, 교권 보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니 매우 시의적절하다. 사실 그동안 양성평등과 성인지 정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크게 향상됐지만 여교원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여교원들은 일터와 가정을 모두 꾸려가느라 힘들어 하고 있다.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채, 개인적인 문제로 속앓이를 하느라 가정과 직장에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남 교원과는 다른 특성상 성대결절, 하지정맥류, 두통·신경통·어깨통증 등에 더 노출돼 있다. 특히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중 여교원이 대상인 비율이 60%여서 육체적·심리적 아픔이 더 큰 현실이다. 심한 경우 교실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두려움에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여교원혁신분과는 이런 여교원들의 고충과 문제 해결에 적극 응답해야 한다. 우선 보육시설 확충, 육아휴직 수당 현실화 등 일과 삶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을 세심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 하지정맥류 등 ‘여교원병’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교권 침해 예방과 대응 매뉴얼 마련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 여성친화적 조직 개선을 위해 성별 이해지능 향상 연수, 여교원 리더십 연수를 실시하고 복지·편의시설 확충에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현장과의 소통창구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여교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교총의 조직적 변신을 도모하고 교육발전을 견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우리 1학년이 5월에 읽고 독서퀴즈를 낼 책은 ‘퐁퐁이와 툴툴이’ 책이랍니다. 글씨를 잘 모르는 친구가 있으니 여러 번 읽어 줄 게요. 선생님이 문제를 읽어 주고 답을 고르면 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우와! 재미있겠다. 작년에 언니들이 읽는 거 봤어요.” ‘동화책 읽기’로 여는 아침 등교하자마자 도서관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8시 50분이 되면 교실로 들어간다. 1교시를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이 재미있게 읽어 주는 책으로 하루를 열며 감성교육을 접목하고 있는데 훈화보다 몇 배나 효과가 있다. 퐁퐁이처럼 친절하고 예쁘게 말하는 친구, 자기 것을 기쁘게 나눌 줄 아는 친구가 좋다는 것을 금방 안다. 나는 한 마디만 곁들여준다. "오늘 하루도 친구에게 말할 때 퐁퐁이처럼 할까요, 툴툴이처럼 할까요?" "예, 선생님, 퐁퐁이처럼 할래요." 동화책 읽어주기는 감성교육, 인성교육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더라도 행동은 반드시 따라 한다. 몸으로 보여주는 교육, 감동시키는 교육에 생명력이 있다. 아침독서교육, 책 읽어주기 교육은 그 출발점이다. 자녀를 사랑하는 어버이라면,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님이라면 좋은 책을 읽고 권하는 ‘행동하는 교육’을 실천하리라 확신한다. 지혜의 보물창고인 책을 많이 읽고 올바르게 자라지 않은 제자를 본 적이 없으니. 우리 학교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8시 전에 등교하는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을 받아주기 위해서, 학교 도서관 지킴이로 살아온 지 여러 해. 이제 도서관은 학교 교육의 출발점이 됐다. 일찍 등교한 아이들의 독서력을 시작으로 5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시골학교는 지금 변화의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는 중이다. 모두가 배우고 나누는 일을 즐기기 때문이다. 콩나물보다 콩나무가 되길 올해 보건복지부는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아동권리헌장을 선포했다. 그리고 5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어린이 주간이었다. 하지만 이 나라의 희망인 아동들을 잘 보살피고 가르치겠노라 만든 9개 항목의 아동권리헌장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61.5점으로 최고점을 얻은 네덜란드(94.2점)보다 30점 이상 낮고, OECD 평균을 100점으로 놓고 각국을 비교한 ‘어린이 행복지수’는 72.5점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꼴찌에 머물렀으니 교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럽다. 유대인의 율법서인 탈무드에는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사람이요,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칭찬하는 사람이요,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이 현명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 강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즐겨 외우는 정채봉의 시 ‘콩씨네 자녀교육’을 소개한다. 이 나라의 어린이들이, 학생들이, 젊은이들이 행복한 콩나무가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에서. 광야로/보낸 자식은/콩나무가 되었고/온실로/들여보낸 자식은/콩나물이 되었고
자유학기제가 올해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이미 시범운영을 거쳤기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집중학기’인 2학기가 되면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탐색학기인 1학기에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정리해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험처 확대, 예산 지원 중단 우려 요즈음 자유학기제 운영에 대해 컨설팅을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 시범 운영을 먼저 접하기도 했고, 지난 2월 서울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서울형자유학기제 컨설팅단 연수를 이수했던 터다. 몇 학교를 돌아다닌 결과 교원들은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었다. 첫째는 진로체험이나 기타 체험활동을 계획하려해도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장소가 없는 게 아니라 장소는 있으나 시간이 맞지 않거나 미리 다른 학교들이 예약을 해서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는 자체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이 경우에는 비용이 발생하거나 학부모, 지역사회에서 강사를 초빙해야 한다. 비용을 들이면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다. 물론 실질적인 진로 체험활동을 마련해야 하는 고민은 남는다. 보통 비용이 발생하는 프로그램은 공연관람이 주를 이루고 체험활동을 하더라도 1회성으로 끝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위를 찾아보면 좋은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1인당 비용이 1만 5000원 내외로 만만치 않다. 그런데 각 학교에 교부된 자유학기제 예산은 대략 2000만 원 정도다. 이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자비로 해야 하는데 학교나 지역 여건, 학부모 수준에 따라 쉽지 않다. 결국 두 번 째 고민은 교육부가 자유학기제 예산을 계속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다. 당장 내년에라도 예산 지원이 안 되면 자유학기제는 파행으로 흐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예산이 지원되는 현재도 어려움이 많은데 예산이 끊어지는 현실은 상상하기 싫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도 교육과정의 일환이니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고 한다면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또 실험에 그친다면 후유증 클 것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다. 따라서 목적사업비로 계속 지원해야 한다. 수업방법 개선이나 평가방법 개선 등은 교사들이 전문가인 만큼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이 거의 없었다. 나름대로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었다. 교사들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우리 교육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위해 교사들은 노력하고 있었다. 따라서 체험 장소 확보와 예산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바뀌더라도 의욕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 시작한 자유학기제가 이번 정부에서 끝나는 것은 교육적 손실이 너무나 크다. 또다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또 다른 정책으로 학교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니고 지속발전을 위한 지원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짜고 단 음식 줄이면 성인병 예방 초등생 무료백신 접종 안내 당부 메르스 이후 대응시스템 강화 휴교 시 협의·협력 내용 명시 지카바이러스 예방법은 ‘긴 옷’ 전염모기 사람 발냄새 좋아해 이공계 상위권 학생 의대 몰려 다양한 분야 진출 지도 필요 “질병 중 90%는 교육만 잘해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익힌 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만큼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정기석(58)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달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병관리에 있어 학교와 교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취임 전까지 호흡기내과 권위자로 방송, 특강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질병 및 건강정보를 전달해온 터라 예방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재작년 신종플루 등 학교가 매번 새로운 감염병에 휴교 논란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지카바이러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 사이에서 전염이 되지 않고, 우리나라에는 이 전염모기가 토착화 될 가능성이 적어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만에 하나라도 대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장을 메르스 사태 이후 차관급으로 격상해 독립 기구로의 지위를 보장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올 2월 임명된 정 본부장이 섰다. 33년 입던 의사 가운을 벗고 방역 개혁에 나선 정 본부장은 “메르스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환골탈태 중”이라며 “그동안 국민들이 원했던 촘촘하고 완벽한 방역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감염병이 돌면 학교는 혼란을 겪는다. 이에 대한 대책은 세웠는가. “작년 메르스 이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학교 휴교 시 교육부, 교육감, 보건복지부 간 협의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휴교와 관련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간의 협력 내용을 명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학교 감염병 대응시스템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예방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 병 예방을 위해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는데. “사실 질병 중 90%가 생활습관에 의해 예방할 수 있다. 그만큼 교육을 통한 체득이 중요하다. 특히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 증진 활동은 감염병의 예방과 확산 방지에 무엇보다 효과적이다. 이런 활동은 어려서부터 교육과정을 통해 습관처럼 배우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보건교사 교육, 학교 감염병 담당자 역량 강화 지원 등 교육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교사 대상 협력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지원하는 활동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강화하겠다.” ― 교원들은 학생 질병 예방과 관련해 어떤 점을 지도해야 하는지. “최근 청소년들의 신체활동 감소, 지방 및 나트륨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해 성장기 비만, 고혈압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사전에 관리하지 않는다면 성인기가 되어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암 등의 만성질환으로 이행될 수 있다. 당류 저감도 매우 중요하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식생활에 관심을 갖고 간식, 군것질할 때 단 음식을 많이 먹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한다. 단 걸 많이 섭취하면 당뇨만 생각하는데 그 외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등 질병이 ‘세트’로 따라온다.” 특히 정 본부장은 비만 학생에 대해 체육활동 등 특별 관리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굶어서는 살이 빠지지 않고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며 “생활습관 교정이 만성질환 예방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가가 질병 예방을 위해 만 12세까지 각종 무료백신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초등 교사들이 널리 알려주실 것을 부탁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을 놔주는데 시중 가격으로 8만원 정도를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이외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일본뇌염, 백일해 같은 예방접종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꼭 보건소에서 맞지 않아도 된다. 일반 병원에서 접종할 수도 있다”면서 “학생들의 건강과 교내 감염병 유행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빠뜨린 접종은 없는지 챙겨주시고, 접종을 완료 할 수 있도록 보호자 분들께도 안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8월 리우올림픽이 열리지만 현지는 지카바이러스가 유행이다.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선수단과 응원단 건강관리 등 지카바이러스 관련 대응을 위해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 중에는 선수단 질병관리 특별전담팀에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를 파견해 지원할 예정이다.” ― 브라질 현지에 더 심한 병도 있다는데. “8월이면 브라질은 겨울이라 모기가 많지 않다. 모기 감염 질병인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보다 독감 같은 질병이 더 위험한 문제일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지카바이러스만 생각하지만 지카바이러스는 사람 사이에서 감염되지 않고 사망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현지에서는 황열(yellow fever), 뎅기열(dengue fever), 독감(influenza) 등이 더 무섭다고 봐야 한다. 특히 뎅기열은 지난해 우리 국민 263명이 동남아에서 걸렸는데, 올해는 벌써 150명이 넘는다. 현재 비율대로라면 작년 대비 세배다. 그나마 아직까지 우리나라 뎅기열 환자들 중에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아 다행이다. 현지인들은 치사율이 1%인데, 우리나라 환자들은 연속적으로 감염되지 않아 이와 무관한 것 같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는 황열, 독감과 달리 예방주사도 없다.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사람 하반신에서도 아래 부분, 특히 발 냄새를 좋아하므로 상의와 하의 모두 긴 옷을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 감염 외국인 유입을 막는 시스템은 어떤가. “최선을 다하고 있고 개선도 많이 됐지만 솔직히 100% 막는 건 불가능하다. 외국인 통제가 관건이지만 중동에서만 하루에 300∼400명이 입국하는데 이 중에 제대로 연락되는 사람은 10% 정도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열이 나지 않고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라 공항과 항구에서 카메라를 통한 열 감지도 무용지물이다. 우리나라 환자도 미열만 있었을 뿐이다. 지카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뎅기열도 공항에서 멀쩡했는데 입국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공항에서 탐지가 안 됐다고 방역이 뚫렸다는 건 우리로선 매우 억울한 일이다. 10명 중 8명은 걸린 줄도 모르고 낫는다.” ― 본부장 취임 이전 대학병원에서 제자를 길러낸 교수님이었다. 어떤 스승이었고, 제자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했는지. “대학병원 교수들은 전공의에게 잡일을 시키는 경우가 은근 있는데 나는 웬만하면 내 일은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편이었다. 학생에게는 강의 때마다 진로와 관련해 환자 보는 의사도 해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실력을 쌓으면 공직, 언론, 외국, NGO 등 분야로 많이 나가라고 귀가 닳도록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 이공계 인재 중 상위권 상당수가 의대로 몰리는데 이 우수한 인력 활용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가와 세계를 위해 더욱 힘 쓸 필요가 있다.” 그는 아쉽게 생각하는 대표적인 예로 제약분야 메디컬 어드바이저를 꼽았다. 정 본부장은 “약 개발에 참여해 디자인하고 환자들을 모아 결과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한국인 의사가 별로 없다”며 “대부분 신약 개발이 외국계 회사들 몫이다 보니 외국 의사들이 많기 때문인데 우리 의사들이 더 활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당국에도 보다 더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다보니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생님들이 초·중등 학생 진로진학에 있어 이런 점들을 강조해줬으면 한다”며 “의대를 진학한다는 목표 자체를 막을 순 없겠지만, 환자를 잘 볼 수 있는 실력을 쌓은 뒤에는 다른 분야 진출에 힘쓰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의전원이 생긴 이후 학생들이 더 경제적인 부분에 매몰되고 사명감은 낮아지는 것 같아 아쉽다. 예전에는 패기를 갖고 뛰어든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경제적 안정성을 목표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가백년대계라는 점에서 실기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의과대 중심으로 돌아가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대학) 전국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9일 한국교총회관 유민홀에서 한국교총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전국교수협의회 임원과 한국교총 조직·정책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장학규 사무총장(인천캠퍼스 산업디자인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윤희중 총회장(인천캠퍼스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은 “교수들의 낮은 지위와 처우 문제, 교육기관으로 인정받는 문제 등 현안이 산재하고 있다”면서 “교총과 교류하고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항원 교총 조직본부장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폴리텍대학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총 새교육개혁위원회 여교원혁신분과는 지난달 28일 첫 전체회의를 열어 박성주 성동글로벌경영고 교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향후 활동 계획과 추진 과제를 논의했다. 박성주 위원장은 “여자 교원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교직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귀 기울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여자 교원들은 크고 작은 문제와 맞닥뜨린다”며 “육아 문제는 비단 여자 교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언급은 여자 교원들의 가장 큰 고충이 육아 문제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은 직장보육시설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만 학교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자 교원의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해 교총이 접수·처리한 교권 침해 사건을 성별로 분석하면 남자 교원 248건, 여자 교원 240건으로 비슷했지만 학부모에 의한 피해 사례는 여자 교원(136건)이 남자 교원(91건)보다 훨씬 많았다. 이와 관련해 손영신 전북 군산용문초 교감은 “지난 3월 교감 발령을 받은 후 접한 첫 민원이 교권 침해와 관련한 내용이었다”며 “여교원혁신분과 활동을 통해 여자 교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교육개혁위원회 여교원혁신분과는 전체 교원의 70%에 달하는 여자 교원의 권익 신장과 복지 증진, 조직 참여 활성화를 위해 구성됐다. 공모를 거쳐 위촉된 위원들은 여 교원 사업과 여 교원 복지 증진‧정책 개발 분야로 나뉘어 각종 정책과 사업 개발, 복지 증진 방안 마련에 참여한다. ▨새교육개혁위원회 여교원혁신분과 위원 명단=△강유경 인천부평동초 수석교사 △권용선 부평고 교사 △김명숙 한다사중 교사 △김순례 시흥능곡초 수석교사 △김정미 매안초 교사 △장경숙 진흥초병설유치원 원감 △조순식 백성초 수석교사 △최인숙 구운초 보건교사 △강주 안남중 교감 △류록희 서울방화초 교감 △박성주 성동글로벌경영고 교장 △백금옥 용황초 수석교사 △손영신 군산용문초 교감 △송준향 서울홍파초 교사 △이옥순 동신중 교감 △이은미 서울수락초 교감 △이현민 율곡초 교사 △장규선 삼천초 교감 △최주현 백문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