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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사립학교 재단들이 기간제 교원임용을 남용함으로써 교직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교육당국은 기간제 교원 숫자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안일한 자세로 대응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4월 한국교총이 전국 2378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기간제 교원 숫자는 공립은 학교당 평균 3명 꼴이지만 사립은 8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립 고교의 기간제 교원 숫자는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막상 교육부는 적극적인 해결책은 고사하고 대외비라며 자료 공개조차 거부하고 있다. 한 시도교육청의 경우에는 올해 400여명의 사립 신규 교원임용 중 369명이 기간제 교원으로 충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간제 교원의 증가는 교직의 유연성을 담보로 하는 7차교육과정과 7·20 교육여건 개선사업으로 인한 학급 증설이 주요한 원인이며, 교원전보가 어려운 사립의 특성과 맞물리면서 더욱 상승작용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초등은 교사 자원 부족이 기간제 임용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중등은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넘쳐나는 데도 기간제 교원 임용이 늘고 있다. 서울 지역 사범대학생 대표자협의회(서사협) 학생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올 봄 공립중학교 신규 임용에서 30%에 해당하는 279명을 기간제로 임용했다"며 "이 숫자만큼 정규직으로 임용한다는 약속을 받아낼 때까지 교육청 앞 1인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교육청들에 의하면 "내년부터 고2·3학년을 대상으로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할 경우, 학생의 선택 여하에 따라서 교과목 존폐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규교사를 채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간제 교원 임용이 증가하는 이유이다. 또 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교육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 7·20교육여건개선사업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낮춰 학급수가 늘었지만, 몇 년 지나면 학령인구가 감소되고 다시 학급수가 줄 것으로 예상돼 정규교사를 뽑을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실제로 경기도의 한 사립고교는 학급수 증설로 인해 올해 초 21명의 신규 교원을 뽑으면서 기간제 교원을 11명 포함시켰다. 그 학교 교감은 "3년 뒤 학급이 줄게되면 11명의 교원이 남게된다"며 "그 숫자만큼 기간제로 뽑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은 "7차 교육과정 등을 명목상의 이유로 사립학교 재단에서 기간제 교원 임용을 악용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역 교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그는 "사립재단 측은 골치 아픈 정규직 교원보다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기간제 교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또 "1년 정도 검증해 보고, 정규직으로 임용하겠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한 기간제 교사는 "정식임용을 미끼로 한 사립 재단의 잘못된 기간제 운영 형태는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분개했다. 학교에 기간제 교원이 증가함으로써 여러 부작용들이 불거지고 있다. 정규 교원들은 "기간제 교원에게 책임 있는 일을 맡길 수 없다보니 자신들의 업무가 가중된다"고 불만이다. 서울의 한 사립 실업고 교감은 "기간제 교사는 아무래도 교직 경험이 적기 때문에 그 폐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가된다"고 우려한다. 서울 강서구의 어떤 고교에서는 지난해 2학년 영어 기간제 교사가 무려 5번이나 바뀌었다. 교장·교감들은 "기간제 교원 확보하랴, 담임과 보직 피해서 맡기랴, 머리가 아프다"고 손사래를 젓는다. 기간제 교원들의 열악한 처우와 계약조건도 중요하게 거론된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기간제 교사의 처우 개선에 대한 교육부의 의지는 어디를 찾아봐도 없군요. 조만간 기간제 모임이 생겨나 생존권 투쟁을 할 날이 있으리라 봅니다.'(aaa@000.net). '무노동 무임금이므로 방학중엔 월급 없고 겸직도 못한다… 방학 땐 전 이슬 먹고삽니다.'(김경남) 이상훈 교감직무대리(경남 거창대성환경정보고)는 "실력있는 기간제 교원도 3년을 초과해서 계약할 수 없기 때문에 아쉬운 경우가 많다"고 토로하고, 기간제 교사들은 "학교 당 3년 계약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한편 교총과 전교조는 "7차교육과정이 기간제 교원의 증가로 교원의 계약직화를 부추기면서 교직의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는 반발을 계속해 왔지만 교육부는 공개행정으로 이들을 납득시키기보다는 현상 감추기에만 급급한 인상을 줘,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서사협의 간부를 맡고 있는 김선산 학생(고대 3학년)도 "정확한 기간제 교원의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로 과원교사 발생이 우려돼 기간제를 임용할 수밖에 없다는 교육당국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교육당국은 모든 자료를 공개한 상태에서 교원단체와 교수협의회, 예비교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교원양성 정책 토론의 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교원단체간의 합의 노력으로 정상화의 기틀을 잡아가는 듯한 인권학원 분규사태가 끝내 합의서명까지 이르지 못하자, 교육청은 4월 29일 5명의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따라서 인권학원의 이사진은 기존의 정이사 2명을 포함해서 7명으로 구성됐다. 임시이사파견에 대해 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소속의 인권학원 교사들은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약간씩 다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교육청의 관선이사 취임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바 있어, 재단측이 또 다시 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지도 관심거리다. 유인종 교육감은 임시이사를 파견하면서 "인권학원 소속 구성원들은 대화합의 정신을 발휘하여 조건없이 수업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였다. 교육청은 또 사학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민주적으로 법인이사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감은 "학교운영은 교장이 구심점이 되어야 하므로 교장이 학교에 들어가 수업 정상화를 위해서 집무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고, 분규과정에 있었던 상호 비방 등 반목과 갈등은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하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화해할 것"을 당부했다. 이사파견에 대해 세 교원단체의 연합분회는 각각 입장을 발표했다. 교총분회는 "임시이사회는 학원정상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한교조분회는 "교육청과 임시이사들은 강력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학원정상화의 초석을 다지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19명의 파면·해임을 즉각 철회하라"면서 "사학부패 비호하는 교육감은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5명의 임시이사 명단.▲김승현(42) 변호사 ▲정형규(69) 전 강동교육장 ▲김학영(63) 덕수정보산업고 교장 ▲김계중(62) 전 성북교육청 관리국장 ▲김태숙(59) 서울시교육청 재무과장.
2일 치러진 11대 도교육감 보궐선거 결선투표에서 김천호(59·충북교총회장) 후보가 2666표( 64.74%)를 얻어 1452표(35.26%)를 획득한 이주원(63·전 도교육청 교육국장)후보를 1214표 차로 앞질러 교육감에 당선됐다. 김 후보는 전체 시·군에서 1위를 차지해 고른 지지를 받았다. 투표참여자는 4132명(90.06%), 유효투표수는 4118표였다. 이에 앞선 30일 1차 투표에서는 김 후보가 1956표(44.9%)로 1위, 이주원 후보가 822표(18.9%)를 얻어 결선투표 후보에 올랐다. 김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뒤 '위기에 빠진 충북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역 교육계 구성원들의 화합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3일 오후 2시 도 교육청 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지며 임기는 2003년 12월 3일까지다. 김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학생 사랑 3다(웃음, 사랑, 꿈) 3무(폭력, 따돌림, 체벌)운동'을 전개하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범사회적 학교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0교시 수업을 폐지하고 보충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하고, "자율학교와 특성화고, 특수목적고를 확대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신임교육감은 교육장 추천 공모제 및 여성전문직·관리직 임용을 확대하고, 교육청에 초등교육국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청주사범학교와 청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 주재 한국교육원 원장과 충북교육청 초등교육과장, 한국교총 전국 부회장을 거쳐 충북교총회장 등을 역임하고있다.
교육부는 성과상여금을 자율연수지원비로 변경해 지급키로 했던 방침을 또 다시 바꿔 능력개발지원비와 포상금으로 나눠 지급하는 안을 마련해 지난달 29일 열린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김신복 차관)에 상정했다. 이 날 교육부가 제시한 수정안은 성과상여금을 능력개발지원비로 바꿔 소요예산의 80%가량을 전교원에게 일괄 지급하고 나머지 20% 이내의 예산을 소수의 모범교원에게 포상금 형식으로 지급한다는 것. 교육부는 교직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능력개발비로 지원하되 성과상여금 도입 취지를 일부 반영해 소수 모범교원에게 포상금을 차등 지급키로 했다고 개선안의 취지를 밝혔다. 지급대상은 사립교를 포함, 고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 34만명이나 교육전문직(장학관·장학사 등 3500여명)은 업무수행의 특성상 현행 성과상여금 제도를 계속 적용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능력개발 지원비는 상한액이 교사의 경우 61만 7000원에서 69만원까지며, 교감은 70만 4000원에서 78만 7000원까지, 교장은 81만 6000원에서 91만 2000원까지다. 지급시기는 여름·겨울방학전, 연2회 분할해 지급할 방침이다. 모범교원에게 차등지원하는 포상금의 경우, 1안은 15%의 예산범위 안에서 10%의 모범교원에게 지급한다는 것. 이 경우 교사는 1백 9만원, 교감은 124만 3000원, 교장은 144만 1000원을 받게 된다. 2안은 10%의 예산범위 안에서 10%의 모범교원에게 지급하는 안으로 이 경우 교사는 72만 7000원, 교감은 82만 9000원, 교장은 96만 1000원을 받게 된다. 3안은 5%의 예산범위 안에서 10%의 모범교원에게 지급하는 안으로 교사는 36만 3000원, 교감은 41만 4000원, 교장은 48만원을 받게 된다. 이 날 회의에서 한국교총, 전교노조, 한교노조 등 교직 3단체는 찬·반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교총 우재구 교권정책본부장은 "개선안에 대한 일선회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입장을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동안 자율연수지원비로 변경하는 교육부안에 반대입장을 표해온 중앙인사위, 언론계, 학부모단체 대표 등은 능력개발 지원비 및 포상금 지급방안에 찬성을 표시했다. 교육부는 교직단체 대표들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해 추후 개선안을 확정키로 했다. 한편 이 날 성과상여금 제도개선위원들은 더 이상의 위원회 활동은 의미가 없다는데 의견을 함께해 사실상의 위원회 활동을 종료키로 했다.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업교육과 유치원 교육을 정상화시키는데 공동 노력하는 한편, 초·중등교원의 보직교사수당, 담임수당 인상 및 교원 대학자녀 학비보조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1일 오전 이상주 교육부총리를 만나 실업교육 및 유치원 교육 정상화 대책, 교육전문직 보임 확대, 2003년 교원처우개선 예산 반영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현재 결렬상태에 놓여있는 `2001년 하반기 교총-교육부간 교섭협의'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실업교육 정상화 대책의 경우,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실업교육 육성방안'을 조속히 이행하고 재직교원에 대한 신분보장과 전문성 강화, 실고 특성화 추진 등을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유치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유아교육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만5세아 무상교육비를 국·공립과 사립에 평등하게 지원하며 국·공립유치원의 재정 지원을 확대 하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였다. 특히 내년도 교원처우개선과 관련, 교총은 보직교사수당을 현재의 월 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담임 업무수당 역시 월 10만원에서 13만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지난해 예산확보 과정에서 좌절된 교원 대학자녀 학비보조 소요예산 740억원을 내년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해 양측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시·도교육청의 부교육감을 일반직 일색으로 보임한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 이의 시정의 요구한 한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전문직 보임을 확대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상주 부총리는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면서 시간을 갖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교섭·협의사항 중 전문직 교원단체의 교원 전임근무는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해 파견 대상기관에 전문직 교원단체를 포함시키는 형식으로 추진키로 했다. 전문직 교원단체의 사무실 지원의 경우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이를 권장키로 했으며 한국교총의 원격교육연수원 개설 역시 금년중에 교총이 신청하면 심사과정을 거쳐 허가해 주기로 했다.
`대안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학교에서 채택과 관련한 부조리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일부교사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출판된 `대안교과서'는 국어관련 `우리말 우리글'과 국사관련 `살아있는 한국사' 등이다.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일반도서로 출간된 `대안교과서'가 교과서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학생, 학부모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로 있고 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없는 부교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부교사들이 이를 어기고 있으며 반공개적으로 학생들에게 구입이 강요되고 있다. 또 책값 역시 1종도서보다 8∼9배 차이가 나는 등 문제점이 들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연하게 `대안교과서'를 부교제로 선정한 학교명단과 보급부수까지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부당한 채택 부조리를 조장하고 있다. 국어관련 `대안교과?인 `우리말 우리글'을 저술한 전국국어교사모임은 홈페이지에서 교육부에 공개적으로 이 책을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의 입장을 밝힐 것과 교재선택권이 학교장의 권한으로 되어있는 것을 교사의 자율과 학운위 심의로 바꿔줄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국어교사모임은 또 `대안교과서'의 문제점을 보도한 한국교육신문 4월1일자 보도가 사실 왜곡이라며 정정보도를 주장했다. 국어교사모임은 나아가 `우리말 우리글'을 부교재로 선정한 학교가 많다며 구체적으로 전국의 27개 고교명과 보급부수까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B고 470부, 서울 K고 560부, 경기 E고 520부, 울산 J고 407부 등 대규모 일괄구입이 이뤄진 학교가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초·중등교육법'이 명시한 것처럼 정규 수업시간, 특별활동, 재량활동 등 교육과정상의 수업시간에는 1종, 검·인정 교과서만 사용할 수 있다"며 `대안교과서'는 교과서가 아니므로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안교과서'를 도서관에 비치하거나 한 부분을 복사해 참고자료나 학습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관계자도 "특기적성교육의 경우에도 부교재를 일괄구입해 활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면서 "이를 어기고 일괄구입하거나 구독권유를 하는 행위 등은 행정지도를 통한 시정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국어교과서모임 김주환 교사는 "7차 교육과정 도입취지에 따라 수업시간에 교과서 외에 부교재 `대안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교사는 또 학운위 심의 등 합법절차를 거쳐 대안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교육주권을 회복하자는 새로운 학부모단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약칭 학사모)'이 창립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4일 창립대회를 가진 `학사모' 고진광 회장을 만나 설립 취지와 향후 사업계획 등을 들어봤다. ―`학사모'가 만들어진 배경과 취지는.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심각성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교육개혁은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고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들의 조직이 활동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96년 학운위제도가 도입되면서부터 최근까지 학운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일선학교의 문제점을 체감했다. 교육폐해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당사자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로 학교와 교육을 사랑하는 학부모들이 모였다" ―`학사모'의 정체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는 어느 특정한 이념이나 주의주장을 갖고있지 않다. 학교와 교육을 건강하고 희망차게 만들자는 것이 향후 학사모의 지향점이 될 것이다. 기존 학부모단체의 이념성이나 성향, 대의성 등과 차별화될 것이다. 창립총회 당시 서울시내 530개교 학부모대표가 수락서를 보내왔고 이중 460명이 대회장에 참석했다. 이달 중 전국단위 조직으로 법인 등기절차, 기금마련 등을 할 것이다." ―조직구성과 운영 등에서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지난 10여년간 `사랑의 일기재단'을 설립해 40억원의 사재를 써가며 30만명의 회원이 가입한 NGO를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난달 발전노조 파업시 전교조가 조퇴투쟁을 하려할 때, `학사모'가 나서서 이를 저지한 것이 언론에 집중 부각되었는데. "학교가 바로서지 못하는 어떠한 상황이나 집단도 우리의 비판대상이 될 것이다. 명분 약한 전교조의 조퇴투쟁을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를 저지하려고 했을 뿐이다. 정부 역시 잘못하면 우리의 비판대상이 될 것이다." ―오늘의 교육위기에 학부모들의 잘못이나 책임은 없다고 보는가. "학부모들의 그릇된 교육열과 교육위기의 원인제공 부분 등을 겸허히 반성한다. 우리는 창립대회에서 스스로 이 문제를 자인했다. `학부모 반성문'을 통해 이기주의적 교육열기를 반성하고 교육당국, 학교 등과 연대해 폭력없는 교육환경을 만들며 가정교육의 주체로서 학부모의 교육주권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초등출신 교육감들의 `약진현상'이 괄목할만하다. 2일 실시된 충북교육청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김천호(59) 가경초 교장이 선출됨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중 5개 지역 교육감이 초등 출신으로 충원되었다. 특히 최근 실시된 경기도와 강원도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한 윤옥기(67), 한 장수(57)교육감이 모두 초등 출신이어서 세 지역에서 연거푸 초등출신 교육감이 당선된 셈이다. 이 같은 초등출신 교육감들의 약진은 과거 임명직 교육감시대와 비교해 선출직 교육감시대의 새로운 현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과거 임명직 시대에는 교육감은 당연히 중등출신이 맡는 것으로 여겨져 중등, 초등의 계층화를 조장하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16개 시·도가 마찬가지로 학운위원수, 동문이나 지역연고성, 결속력, 공·사립별 분류 등에서 중등에 비해 초등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이 초등출신 교육감시대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예측이다. 즉 출신학교가 다양하고 중·고와 공·사립이 분류되는 중등에 비해 초등은 비교적 동문모임이나 공·사립 분류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고 학운위원수도 초등이 앞선다는 점이 앞으로 초등교육감들의 약진현상을 더욱 부추기리란 설명이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교원 및 교육전문직의 신분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키로 한 결정에 관해 교육현장에서 파문이 일고 있으며, 그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내용인 즉 지난 4월 17일 행자부 '지방이양추진위원회'의 행정분과위원회에서 교육공무원 신분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바꾸는 의결을 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본 위원회에서의 최종 과정은 남아 있는 듯하나 전례에 비추어 불때 추인의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거의 결말이 난 것이나 다름없는 듯하다. 이러한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계는 철저히 배제된 듯 보도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교육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는 중차대한 결정과정 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생략되었다는 것은 아무리 타당한 결론을 도출했다해도 설득력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장의 교원을 비롯하여 교직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그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이런 결정의 과정에는 교육계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있는 공청회, 토론회 등이 동원되었어야 옳다고 본다. 행자부 산하의 동 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지방단체마다 점진적으로 교원 보수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을 유발하고, 이를 교육청간 경쟁으로 승화시킨다면 결국 교육발전도 기할 수 있지 않느냐는데 있는 듯하다. 물론 그 이면에는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이라는 구도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방자치, 지방교육자치가 견실하게 실시되고 있는 국가의 경우 지방단체간 보수의 격차가 상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용되었을 것으로 유추된다. 이와 같은 근거가 일견 타당하게 비칠 수도 있으나, 이는 교육계에서 논의되지 않은 바가 아니다. 그 동안 교육계에서도 이에 관한 논의가 전개된바 있으며,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유보되어 왔던 사안이다. 한 마디로 현상태에서의 지방직화는 시기상조라는데 있다. 여기서의 시기상조는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지방직화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지방직화를 위해서는 선행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지방단체간 재정자립을 들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지방단체간 재정자립의 격차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원보수의 차별은 본 말이 전도된 형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한 논리로 지방재정력의 차이가 보수의 차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현재 교원의 보수는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서울, 광역시 및 경기도의 중등교원 봉급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기는 하나 아주 미비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의 신분을 지방직화한다면 교원보수 지급주체에 관한 논쟁도 야기될 수 있다. 지방직화의 경우라면 당연히 보수 지급주체도 지방단체일수 밖에 없으나, 재원부족으로 인해 국고에서 교부된 재원을 일반 재원화하며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직 신분의 교원 봉급을 국가가 부담하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원수급 주체에 관한 사항도 교원 지방직화 이전에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교원양성기관을 국가에서 관할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어떻게 지방직화와 연계시킬 것인가와 관련하여 수급주체에 관한 논쟁이 야기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재정의 효율이라는 관점에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지방단체간 경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지방단체에 따라서는 교원수요 증가를 억제할 수도 있을 것이며, 정규교원보다는 기간·계약제 등으로 충원할 가능성이 우려되기도 한다. 재정의 효율은 국가나 지방단체 모두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볼 수 있지만 지방직화의 경우는 이 가치가 지나치게 신봉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와 같은 예견되는 문제에 대한 처방 없는 지방직화는 교직사회의 안정을 저해할 것임은 분명하며 교원사기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교직사회의 안정없이 교육발전을 기대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다시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리라고 본다. 그 동안 교육계에서도 교원지방직화 논의를 유보해 왔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지방직화에 대한 성급하며, 섣부른 결정을 내린 행자부의 행태는 마땅히 재검토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오히려 그것이 진정으로 필요하다면 그 실현을 위해 선행조건의 충족부터 교육계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나치게 당위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한 최종 모습을 그려야 할 것이다.
첫 수업의 행운을 차지한 주인공은 진주교대부속초등학교 5학년생들. 간단한 등록절차를 마친 학생들은 자신의 반과 방을 지정받고 짐을 풀었다. 이어 약 2시간에 걸쳐 그곳에서 만난 새 담임선생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각자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앞으로의 공동체 생활을 자율적으로 하기 위한 자치활동 조직을 구성했다. 자기 반의 특징을 나타내는 반기와 반구호도 만들었고, 고유번호가 적힌 조끼도 지급받았다. 이윽고 점심 식사 후 간단한 입교식을 하면서 그들의 본격적인 산촌생활은 시작됐다.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심성교육 산촌유학학교의 체험학습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3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진행된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이 전체 학생이 참여하는 필수형은 아니다. 개인의 취미와 관심에 따라 일부만이 참여하는 선택형 프로그램도 상당수 있다. 이 학교가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 40여 가지에 이른다. 계절과 날씨, 지도교사의 여건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의 큰 틀은 산촌생활체험, 탐사활동, 전통문화체험, 아름다운 마음갖기 등 4가지로 짜여졌다. 오일창 교장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색다른 산촌 생활을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전통과 예절 등 문화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아름다운 심성을 가꾸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 고 프로그램의 특징을 강조한다. 산촌생활 체험활동은 말 그대로 산촌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만 구성됐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별자리 놀이. 이 시간에는 산촌의 깨끗한 밤하늘에 수놓인 수많은 별들을 관찰하면서 별자리에 얽힌 전설과 이야기를 듣고 계절에 따른 대표적인 별자리를 찾아본다. 그러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우주의 신비감을 체험한다. 인근의 산 속에서 이루어지는 숲체험 활동은 도시의 학생들에게 는 색다른 경험이다. 숲 속에서 명상하기, 보물찾기, 나뭇잎 카드놀이 등을 하며 자연과 하나되기에 도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경남 교육청이 주최하는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산촌생활 체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들로 나가 삼삼오오 모여앉아 봄나물을 뜯기도 하고, 인근의 유명 피서지인 용추계곡을 찾아 고둥도 잡고 미꾸라지도 잡는다. 이 외에 옛날 어린이들이 소 풀을 먹이면서 감자를 쪄먹던 감자 삼굿, 밤 줍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PAGE BREAK]인내심·협동심 키우는 탐사활동 탐사활동은 총 6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되는 지역 문화 탐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하이킹, 모험수련활동의 추적활동, 심성계발의 집단 의사결정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응용하여 만들어졌다. 4개의 필수 코스와 7개의 선택 코스 중 3개를 선택하여 통과하게 된다. 어린이들은 선생님의 도움없이 정해진 코스를 따라 지도를 보며 인근의 약 14킬로미터를 직접 탐사한다. “모둠원들간에 일체감을 키워 주고, 창의력·탐구심·협동심·인내심을 높여주는 데 더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이정희 교감은 말한다.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산촌학교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다. 삼국시대부터 장난감이나 주술용으로 애용됐던 토우(土偶)나 도자기를 만드는 도예교실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풍물, 탈춤, 국악 등 우리 음악과 춤을 직접 해 보기도 하고, 농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재료인 짚이나 풀잎을 이용하여 메뚜기나 여치집 등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또 예쁜 색의 한지를 이용하여 연필꽂이 등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어보는 전통공예 활동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얻는다. 이와 함께 전통예절을 익히고, 전통차를 우려내서 마시는 방법 등을 배우며 우리 전통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키워간다. 김종경 군은 “하고 싶은 놀이와 프로그램을 많이 할 수 있다”며 즐거워 한다. 마음 다스리기 훈련도 전래놀이 익히기와 농사짓기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전래놀이 시간에는 전래놀이의 방법과 규칙에 대해 알아보고, 또 직접 해 본다. 굴렁쇠 굴리기, 자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꼰놀이, 장치기 등 풍성한 전래놀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전래놀이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래놀이에 대해 긍지를 갖게 하고, 협동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왕선욱 교무부장은 올해에는 농촌 아이들이 소치기를 하며 즐기던 장치기놀이 보급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농사짓기활동은 계절별에 맞게 이루어진다. 진주교대부속초교생들은 감자심기를 했다. 김도경 군은 “감자심기는 처음 해본다”며 “더 많은 농사짓기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음다듬기는 유일하게 정적인 프로그램이다. 남을 이해하는 폭넓은 마음을 기르게 한다는 것과 장애인의 입장을 이해하게 한다는 것이 그 목표다. 신문지 놀이, 친구칭찬하기, 타인 이해하기, 장애체험하기 등으로 진행된다. 3일째 되는 날 저녁에는 일종의 평가인 이른바 ‘산촌문화발표회’가 열린다. 그간 이루어졌던 탐사활동 및 체험활동 결과 발표하기와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 촛불의식 등으로 이어지는 이 시간을 통해 그간의 활동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PAGE BREAK]참가자들의 95%, “좋은 프로그램”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산촌유학학교프로그램에 대해 어린이, 학부모, 교사 모두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작년 프로그램 참가자와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4.4%의 참가자들이 교육내용이 좋았다고 답했다. 또 96.5%가 교사의 교육방법에 대해 만족했고, 시설 및 환경, 급식상태 등에 대해서도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학부모들의 92.9%가 또 보내고 싶다는 응답을 했으며, 70%가 자녀들의 행동에 바람직한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다. 담임교사들의 76%도 교육과정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장은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을 개선하고, 나아가서는 교육목표를 수정하는 등 프로그램 내실화를 도모하겠다. 또 교육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일선학교와의 연계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호(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정책연구부장) 교직사회는 지금 ‘한 지붕 두 가족’ “겉은 조용해 보이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넜다고나 할까요.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사라졌어요. 시간표 짜고 담임 배정하고 할 때 빼고는,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너무 크고, 일을 하는데 ‘우리 같이 해 보자’ 이런 말을 건넨다는 게 솔직히 지금은 불가능해요.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진 거죠. 서로 제 갈 길 가고 다른 사람 일에는 관심 기울이지 말자, 그런 심정이에요. 공동체 의식이니 유대감이니, 그런 건 완전히 옛날 이야기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야 쉽게 알 수 있잖습니까? 그 사람들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쳐요. 해답이 빤히 보이는데 사사건건 쌍지팡이 짚고 나서니 똑바로 못 가고 돌아가는 거예요. 세상에 이런 비능률, 비생산이 어디 있습니까. 뭘 좀 해 보려 해도 아무 것도 못해요.… 출발부터가 잘못 됐어요. 그래도 학생들 교육은 중요한 건데, 그냥 내 버려 두는 식으로 자유 방임하는 거예요. 책임감이 없단 얘기죠. 이러니 목적이 다른 데 있다, 명분 뒤에 숨겨진 목적은 다른 거다, 분석이 되는 거죠.(공립 M고교, S교사와의 인터뷰)” 교직사회의 반목과 대립이 위험 수위를 지나고 있다. 유독 현 정부 들어 깊어지기 시작한 교단의 갈등은 교사들의 일에 대한 헌신감이나 효능감을 급속도로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작금의 교실 붕괴조차 그저 관망하는 것 외에는 별달리 할 일이 없다고 믿게끔 만드는, 그런 심한 무력감 속으로 교사들을 밀어 넣고 있다. 갈등의 한 쪽에는 구태의연한 사고와 태도를 지닌 이들이 많아 교육에 변화와 창조의 바람을 일으킬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반대편에는 우리가 하는 일이면 덮어놓고 반대하고 저지하려는 이들 때문에 도무지 학교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두 집단은 나름대로 그 안에서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대화도 하고 대안도 제시하면서 열심히 만나 보지만,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 차원에서는 상대의 존재에 큰 저항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대화의 장벽을 설정한 채 안으로만 침잠한다. 일정한 ‘계기적’ 사건이 불거져 자기 집단의 힘을 드러낼 순간까지는 외견상 ‘한 지붕 두 가족’으로서 동거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특정 사안을 놓고 물리적 충돌까지 벌이며 분열하는 경우도 볼 수 있지만, 대체로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내심으로 상호 불신과 견제의 심리를 키워 간다. 요컨대, 공동의 비전을 갖고 나아가는 문화적 지향이 부재하며, ‘함께 하기’의 풍토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 지금의 교직사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럴수록 양 집단 사람들은 학교 밖에 형성된, 접근가능한 네트워크에만 몸을 맡긴 채 조직화·의식화되고, 거기서 제공한 논리를 학교 내로 이식하면서 더 한층 갈등하고 대립하게 된다. 교직사회는 두 개의 고립된 섬이고, 여기서는 어떤 교육 정상화 노력도 실현되기 어렵다. 노조 교사와 관리직 교사간 갈등 양상 교직사회의 다양한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런 갈등이 오히려 조직 통합의 매개체가 아닌, 분열과 고립의 촉진제로만 작용하게 되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지만, 앞의 인터뷰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그것을 교원노조의 등장에 따른 권력 투쟁의 심화와 연관짓지 말아야 할 다른 이유를 생각하기 어렵다. 관리직 교원이 독점하는 것으로 믿고 있는 학교사회의 권력을 민주적으로 분산하고 궁극적으론 장악하기 위해 조직의 기제를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대립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PAGE BREAK]단순화해서 말하면, 노조 교사들의 사고와 행동의 저변에는 투쟁 지향의 문화적 요소가 짙게 깔려 있다. 이런 문화는 힘의 우위를 매개고리로 하는 스스로의 권력 독식을 눈감아 주는 풍조를 말한다. 자신들을 축으로 한 대안적인 권력집단형성의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대립이나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의식이 노조 교사들의 삶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에, 교직사회의 갈등 해소는 좀체 용이하지 않다. 외양적으로 볼 때, 학교사회에서 갈등은 다양한 종류의 집단 사이에서 발생한다. 신구 세대의 교사집단 사이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혹은 소속 교원단체가 다름에 따라 빚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노조의 존재로 인해 형성된 분절 단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직사회의 전형적인 갈등 양상은 노조 교사와 비노조 교사 특히 관리자 교사간에 발생하는 갈등이라 할 수 있다. 교원단체별 소속교사들간의 마찰도 대개는 이런 단위 속에 반영돼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노조 교사들은 많은 교육의 문제가 관리자 교사들, 특히 교장이 예전의 권위주의적 정부 하에서 보여줬던 행태를 버리지 않고, 지금도 그때처럼 교사와 학생들을 규율과 통제 속에 가두려는 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마치 다른 여건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교장들의 태도 변화가 이뤄지지 않아서 학교교육의 개혁이 부진한 것으로 인식한다. 물론 교장도 변해야 한다. 교육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고 선도하기 위한, 유연하면서도 자율적인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동시에 노조교사 자신들의 변화와 그것을 담지하는 행정당국의 정책 방식의 변화와 함께 이뤄지는 것이어야 한다. 자신들의 표현대로 “교육정책도 바꿀 수 있고 교장도 물러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권력화한 존재로서 그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지 않는 한 교육의 내실화니 정상화니 하는 노력들은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정부의 현실성 없는 정책이 혼란의 주범 현 정부 출범 이후 교직사회에서 많은 갈등과 혼란이 발생해 온 것은 사실 정부의 교원정책이 일관되게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온 데 그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 일부 교사의 촌지 사례가 드러나자 이를 전체에 만연한 현상으로 규정하며 일종의 ‘정풍 운동’ 차원에서 교직사회를 흔들어 대더니, 이후 참교육인증제니 학부모에 의한 교원평가제니, 담임선택제니 하는 현실성 없는 정책들을 차례대로 쏟아내며 교직의 위상을 끝없이 추락시켰다. 이와 함께 교직사회의 그토록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정년을 3년이나 끌어내려 자존심과 사기를 짓밟았고, 결정적으로 교육부조차 절대 불가라고 하던 교원노조특별법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서둘러 국회에서 통과시켜 교육 자체의 분열을 예고했다. 1999년 7월 출범 후에도 노조 교사들은 여전히 과거의 투쟁문화를 유지, 재생산하면서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존재와 역할을 부정하고 대립각을 형성함으로써 학교사회에 끊임없는 파열음을 생산해 왔다. 교장의 학교운영상의 소소한 문제나 잘못까지 낱낱이 캐서 알리고, “교장, 교감과는 항시 적대 관계나 후퇴없는 공식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서로 독려하면서 학교사회에 긴장과 대결의 분위기를 상시화시켰다. 그러나 관리자 교사들을 동반자가 아니라 적이라는 타도 대상으로 여기고, 적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을 어디까지나 전술적으로 볼 뿐 원칙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식구조는 필연적으로 관리직 교원들의 대항적 투쟁의지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의 교직사회에서 평화적 인간관계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이다. 노조 교사들이 주장하는 ‘참교육’ 실현을 위한 투쟁적 색채의 활동방식은 교직사회를 모든 사회세력간 이념적 충돌의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몰고 가기도 한다. 그 예로 우리는 지난해 여당이 소위 사립학교 운영의 공익화란 미명하에 ‘사립학교법 개정’을 시도하면서 자유시민단체들과 극심한 이념 대결을 전개한 일을 기억할 수 있다. 결국 이때의 싸움으로 사립학교 교직사회는 여당에 편드는 노조 교사와 학교경영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경영자 및 학교 관리자 교사로 양분돼 엄청난 혼란을 겪어야 했다. [PAGE BREAK]또 지난 해 교육부가 노조와의 단체 협상을 통해 노조 교사들의 교내 연수를 허용함으로써 사실상의 학교단위 노조 활동이 이뤄질 수 있게 하자, 노조 교사와 비노조 교사간 분열의 가속화를 우려한 관리직 교원들이 크게 반발하며 격렬한 논쟁을 전개한 일도 떠올릴 수 있다. 최근에는 교장을 교사들이 직접 선거로 뽑는다는 소위 선출보직제를 쟁점화시킴으로써, 향후 이 문제가 교직사회 구성원들간의 또 다른 대결 공간으로 변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렇듯 교직사회에 여러 가지 갈등과 대립의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교원 노조의 활동이 오늘의 교직사회에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떤 현상을 야기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도 크게 요청되고 있다. 특히 교원노조 활동이 교직사회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 지를 냉철하게 따져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한 진단은 보다 새롭고 발전적인 교직사회의 모습을 조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쟁 통한 문제해결방식이 남긴 상처 커 교원노조의 등장은 교원들간의 관계, 특히 관리직 교사와 일반 교사들간의 관계를 일종의 협약에 의한 권리 및 의무 수행의 이분법적인 관계로 변모시켜, 학교사회에 긴장과 대결의 구도를 심화시켰다. 여기서 관리직 교원은 교사의 참여를 허용하고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위치로 바뀌면서 불가피하게 노조 교사들과 다양한 대립을 빚게 되었다. 노조 교사들의 활동 전개에 따른 갈등 양상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조 교사들은 관리직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한 기본적 권위를 불신, 침해함으로써 학교 내 인간관계의 불안정성을 초래하였다. 특히 교장은 정부 시책의 실천 주체로서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시·명령·감독만을 일삼는 존재이기 때문에 교장의 독점적 권력을 무력화시키지 않으면 교육의 민주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였다.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고자 주장하는 것이 ‘교장선출보직제’이며 ‘교무회의의 의결기구화’라고 할 수 있다. 교장을 무력화시키자면 교장을 교사 전체가 직선할 필요가 있고, 학교 운영의 주요 사항은 교무회의에서 의결하여 교장을 단순 집행기관으로 격하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관행이나 약정으로 여겨져 오던 학교 경영상의 방침들을 비민주적 제도로 매도하며 들추어내고, 지난날의 사소한 잘못까지 침소봉대시켜 폭로하는 등의 학교경영 까발리기 작업을 서슴지 않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타난 일로 이해된다. 이런 현상들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단위학교에서는 학교 운영의 구심점이 해체되고, 교원 계층간의 심한 불신과 적대감으로 갈등이 편재화되는 양상이 빚어지게 되었다. 둘째, 노조 교사들은 관리직 교원은 물론 자신들에 동조하지 않거나 반대 의사를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 배척하는 풍토를 조성하여 인간관계의 붕괴를 초래하였다. 학교 일에 적극 참여하는 교사들을 어용으로 적대시하는 한편, 자신들의 편에 서면 민주교사로 부르며 다른 교사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 하였다. 이런 경향은 젊은 교사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교육개혁이나 교육의 민주화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대학 시절에 익힌 운동 논리로 교육현실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기존 질서나 교육과정에 충실해 학생을 교육 지도하는 선배 교사들을 역사의식이 없는 것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그 결과 오늘의 교직사회는 세대차에 따른 의식의 차나 갈등의 골이 매우 깊게 형성돼 나타나는 실정이다. 셋째, 주요 교육정책 추진을 둘러싼 교직 구성원들간의 갈등과 대결을 심화시켜 전체 교육력의 약화를 초래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정부의 정년단축 조치로써, 고연령과 고경력의 교사를 무능 무사안일로 규정한 독단적 정책으로서의 성격이 다분했으나, 교직사회의 의견이 양분됨으로써 그대로 관철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젊은 교사들 중심의 교원노조는 정년단축을 적극 지지하면서 정부와 결탁하였고, 이에 반대하는 대다수 선배 교사들과 교총의 활동을 교육 지배층의 기득권 유지 기도로 몰아붙이며 대립하였다. 이 사태 이후 교직사회는 ‘수석교사제 도입’이나 ‘교원성과급 지급’, ‘자립형 사립고 도입’ 등 중요한 정책 방안이 제기될 때마다 교원노조와 교총으로 양분되어 심한 갈등 양상을 보여 왔다. 그에 따른 교직사회의 침체와 무력감은 전체 학교사회의 교육력 약화를 가져와 지금의 교육 위기를 낳는 데 크게 일조하였다. [PAGE BREAK]넷째, 학교 현장을 투쟁의 장소로 일상화시킴으로써 교직사회에 심한 무사안일과 적당주의를 잉태시켰다. 노조 교사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주장을 부인하는 체제에 대한 투쟁을 필연적인 것으로 보면서 제도적 권리의 확보는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자기 집단만의 소모임 활동을 통해 학교 운영의 주요 사안마다 압력을 가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비민주로 규탄하며 실력 행사도 불사한다는 자세를 일관되게 견지한다. 그 결과 학급담임 배정, 업무 배정, 예산 집행,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교무회의 운영과 교직원 연수, 애국 조회, 심지어 소풍이나 수학여행에 관한 사항까지 갖가지 이유를 붙여 반대하고 비판하면서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한다. 학교 내 문제뿐만 아니라 통일이나 사회개혁 등의 이념이나 체제 문제까지 들고 나와 다른 구성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학교 현장이 이렇게 언제든지 노조 교사들의 투쟁 공간과 대상으로 변하게 될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비노조 교사들의 상당수는 자기 일에 분명한 소신을 내세우지 못하고 노조 교사들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노조 교사들은 여론에 끌려 다니거나 영합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그들이 명백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타이르기보다는 못 본 체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노조 교사들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현실성 없는 비판, 그리고 투쟁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교직사회에는 무사안일과 적당주의, 편의주의 풍토가 점점 깊게 형성돼 가고 있다. 교원단체간 사안별 공조 필요한 때 교원노조 결성과 그 이후의 과정에서 교직사회는 말할 수 없는 내부 갈등을 경험하였다. 더욱이 이런 갈등은 다분히 권력 싸움의 토양에서 출현한 것이어서 그 해소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만큼 교직사회의 인간관계를 황폐화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은 지식경쟁사회의 새로운 교육체제를 확립해야 하는 오늘의 시점에서 결코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갈등을 그대로 두고서는 어떤 형태의 교육 개혁이나 교육 내실화도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관리직 교원과 노조 교사들의 갈등 관계 청산은 국가적 과제로 간주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교직사회에 새로운 사회적 연대의 틀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우선, 오랜 투쟁 과정을 통해 이제 학교 사회에서 하나의 권력 집단으로서 부상한 노조 교사들부터 먼저 학교 권력 장악의 고삐를 놓는 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싸움’을 매개고리로 하는 권력 독식에의 욕구에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고, 학교사회 또한 결코 갈등의 풍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노조 교사들에게 이런 태도를 기대하는 것은 단기간 내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이미 그들은 다양한 싸움을 통해 이러저러한 승리를 맛보았고, 그 혜택을 가장 크게 본 당사자라는 점을 매 순간 스스로 확인받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관리직 교원들이 스스로를 좀더 공고히 조직화시키는 일이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어차피 권력 장악을 둘러싼 갈등 풍조가 쉽게 사라지기 어려운 분위기라면 노조 교사들의 권력에 대한 제도적인 억제가 필요하고, 그런 방안 중의 하나가 관리자 개념에 포함되는 교원들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하나로 조직돼 힘의 균형을 보장받는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체제를 바탕으로 상호간의 관점을 인정하고,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한다면, 지금의 무한 대립과 투쟁에서 각종 교원 단체간 사안별 공조나 협력, 협조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사립학교의 사용자측에 대해 노조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무작정 안된다고만 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도 여기서 나온다. 더불어 정부 또한 노조와의 관계에서 확고하게 정도와 원칙을 걷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매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협상의 범위를 넘어선 사항들에까지 편법으로 합의를 해 주고 양보를 해서 노조의 투쟁 역량을 키워 줄 필요가 없다. 그런 정부의 무사안일한 대응이 지금의 교직사회 갈등을 심화시킨 점을 부인해선 안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임을 확실히 인식하여 단협의 공공성을 망각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끝으로 교원노조를 비롯해 교원단체는 작금의 교직사회 위기의 원인이 어디에서부터 연유되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여 이를 극복하는 일에 이제부터라도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와 같은 교직사회의 위기는 이를 건전한 교직문화 형성의 자양분으로 활용만 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소지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교직사회 붕괴로까지 치달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성재(한국교총 교권옹호국 차장) 들어가며 부당한 교권침해로 인하여 교원들의 설 땅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3월 중순에는 모 광역시의 신규임용 여교사가 학생의 생활지도에 대해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담임교체요구를 당했다며 도움을 청해 왔다. 그리고 작년 10월, 어머니의 잘못된 자식편애로 교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으면서도 오히려 피해자라고 신고한 교권침해 사례가 6개월 가까운 수사기간이 소요되면서 교원의 폭행혐의가 ‘혐의 없음’으로 처분을 받아 종결 처리된 바 있다. 이렇듯 교권침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여 교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킴은 물론 이제는 교직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학교현장에서 한국교총에 제보되어 교권침해로 분류·처리된 건수는 104건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개별적 사건 및 교권침해사건 전체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와 특징이 나타났다. 그리고 교권침해사건은 교원의 교직수행에 전념할 수 없도록 하여 결국은 학교구성원 모두에게 피해를 초래하게 되었다. 주로 학교구성원간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교권침해 사건의 특징과 문제점 및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교권침해의 특징 갈수록 증가 추세 앞서 말했듯이 2001년 한국교총에 제보되어 교권침해사건으로 분류된 총 건수는 104건이다. 이 수치는 1997년의 36건에 비하여 3배 가까이 증가된 것으로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현격한 변화를 보였다. 침해의 정도가 단순한 항의 내지 요구가 아닌 폭언을 동반한 폭행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수치와 내용 면을 고려하면 현재 학교현장에서의 교권의 실태를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몇 년간 본회에 접수된 교권침해사건의 발생 수치의 변화는 1997년(36건), 1998년(70건), 1999년(77건), 2000년(90건), 2001년(104건) 등 날로 증가 추세에 있다. 학교구성원간 불신과 갈등 만연 학교의 구성원은 크게 교원, 학생, 학부모로 구분할 수 있는데 최근 몇 년간 교육의 공급자인 교원과 수요자인 학생·학부모 간의 갈등은 예상외로 심화되었다. 교육공동체의 신뢰가 무너지고 서로를 동반자로 인정하여 협력하기보다는 대립관계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학부모 측에서는 정부의 교육개혁을 왜곡 해석하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학교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존에 유지되어 오던 교원과의 관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하였다. 단순히 학교구성원의 갈등이 심화되었다는 사실보다는 이러한 갈등현상을 초래한 원인이 정부의 교육개혁정책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획일적 정년단축에서 비롯된 일련의 소위 교육개혁정책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교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으며 상대적으로 교원의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극소수 일부교원의 촌지수수를 언론 등을 통해 마치 교원 전체가 비리집단인 양 매도하는가 하면, 교육수요자 중심 정책의 일환으로 교원에게 체벌을 금지함으로써 교권을 위축시켰다. 정당한 교육적 체벌임에도 불구하고 교원에게 폭행을 가하는 학생, 휴대폰으로 112신고를 하는 학생, 학생의 연락을 받고 학교에 달려온 학부모가 폭행을 가하는 등의 사례는 현재의 교육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관계가 신뢰·협력이 그 기본을 이루기보다는 불신과 갈등이 만연되어 언제든지 교권침해사건과 연계될 수 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PAGE BREAK]교원간 갈등과 반목 심화 교원간의 갈등은 관리직(교장·교감)과 교사간의 관계, 교사와 교사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는데 갈등의 주원인은 교원단체와 교원노조 회원간의 대립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교원노조의 합법화 과정에서 심히 우려한 사항으로서 교권경시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교원간의 갈등이 지속적이고 장기화될수록 교원에 대한 외부인의 이러한 풍조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교원간의 갈등과 반목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뿐만 아니라, 교육적 측면에서도 부작용만을 초래할 뿐이며 위기상황에 처한 오늘의 교육환경을 교원 스스로가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기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한 집단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적대시하여 매도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허용된 규준을 일탈하여 교원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불신이 조장되는 형태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의 세력을 동원하여 집단적 시위양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사학 분규의 증가 사학이 우리 나라 교육발전과 인재양성에 기여해 오고 현재도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몇몇 사학법인은 교육의 목적을 벗어난 채, 학원의 부당한 인사 운영, 학사개입 등으로 문제를 야기시켰다. 이러한 부당성을 개선하고 학교운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 요구는 위의 몇몇 사학 내의 대부분의 사학교원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나 이의 실현 방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표출하게 되었다. 학교의 교원으로 그러한 정당한 주장은 그 동원되는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적절성과 사회통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남으로 인해 학사 일정이 마비되어 학내의 분규와 소요사태가 장기화된 경우도 있었고 1년이 경과하도록 해결되지 못한 채 아직까지 수업이 중단되는 등의 심각한 상황까지 맞이한 곳도 있다. 특히, 학생을 동원한 수업거부 내지 수업방해, 등교방해 등은 주장과 목적의 순수성을 희석시킬 수 있으며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법 행위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학교법인의 비리나 불법성이 있으면 교육기관 내지 사법기관에 의뢰하여 법적인 절차를 통하여 해결하여 그 시비를 가려내도록 하고 집단적인 자력구제 내지 사력구제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규가 장기화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서로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공공기관의 결정 내지 사법적 판단에 대해서는 따르면서 직무를 수행하고, 불복 시에는 적법절차에 의해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불리하게 작용하면 결정 내지 판단 자체를 부인하고 심지어 ‘부정(不正)한 결정 내지 악법’이라 칭하면서도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결정 내지 판단이 내려지면 ‘정의’의 이름으로 그 결정 내지 판단을 활용하기 때문에 에 사태 해결의 끝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학 분규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학교법인의 투철한 교육관에 의한 투명성과 도덕성, 그리고 학사운영에 있어 구성원의 민주적 의견 수렴이 요구된다. 또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수업을 포함한 교육에 부작용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주장에 걸맞게 수단과 방법 절차에 있어서도 적정성과 상당성의 범위 내에서 요구하여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구성원간의 신뢰를 높이고 질 높은 교육의 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PAGE BREAK]사건해결의 공권력 의존성 증가 교권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이의 해결방법에 있어 경찰과 검찰에 형사사건으로 고소·고발하거나 학교안전사고 등과 관련한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해결방법에 있어서 공권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민·형사상의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국가기관에 그 구제를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며 실제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기관을 통해서만 구제가 허용되는 것이 많다. 그렇지만 교육현장에서 발생되는 각종의 사건이 사회 전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비교해 보면 그 특수성은 인정되고, 내용에서도 차원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에 의존하는 경향은 학내에서 당사자간의 이견에 대하여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제도적 장치의 미비점도 하나의 원인이 되지만 무엇보다 학교구성원, 특히 교육의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불신이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요 사례로는 교원의 교육목적 범위 내의 학생체벌과 관련하여 체벌 당시에는 이상이 없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학부모가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소멸시효가 경과된 어느 시점에 와서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각서, 담임교체, 해임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의 수용이 안되면 고소·고발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내에서 공론의 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인터넷상에 본인의 주장만을 게재하여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주로 청와대, 정당, 교육부 등)도 있는데 관할 교육청에서는 이의 처리방법에 있어서 양측의 의견을 정확하게 수렴하지 않고 집단적인 의견을 우선 고려할 경우, 교원의 교권침해와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사건해결에 대한 공권력 의존성은 조정과 중재에 의한 해결과는 달리, 양측이 상반되는 결과를 무조건 수용할 수밖에 없고 교원의 경우, 교직수행에 어려움이 수반되고 양측간의 불편한 관계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수요자 측에서 법적 의존성이 증대될수록 이는 교원에 대하여 “일단은 가고 보자. 그리고 끝까지 가보겠다”는 식의 의식이 저변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공권력 의존은 보충성의 원리에 따라서 사전에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교권침해를 최소화하고 이는 당해 자녀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의 교육적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에 제반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문제점 교단 전체의 소극적 학생교육 초래 교육의 수요자에 의해 야기되는 교권의 침해는 1차적으로 당해 교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학교에 방문하여 다른 교원들과 학생이 보는 앞에서 모욕, 폭언, 폭행을 당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장기화되기 때문에 최종적 판결이 나기까지 겪어야 되는 정신적인 피해는 계량화되지 않는다. 공권력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민사의 경우에는 반년 이상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원심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는 종국판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어야 한다. 학생간 싸움에 의한 안전사고에서 담임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까지 2년 가까이 소요된 사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렇게 되면 결국 당해 교원은 교육에 회의를 가지게 되고 다른 교원들에게도 영향이 파급되어 교단 전체가 학생교육에 있어 소극적인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교권침해가 교원에게뿐만이 아니라 학생 전체에게도 부작용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PAGE BREAK]교육수요자 전체의 교육권 침해 교육의 수요자는 당해 학생뿐만이 아니라 그 밖의 전체 학생을 포함하는데 교원의 당해 학생에 대한 교육적 체벌은 그 학생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전체의 요구에 의한 수업권 보장을 위한 목적도 포함하고 있다. 자식의 교육적 체벌에 대하여 교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는 행위는 자기모순일 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부모가 타인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하면 그 자식에 대한 부모의 위상에 부작용이 있음과 마찬가지로 교사가 당하는 이러한 불법적 폭행이나 모욕 등은 학생들에게 교사의 위상에 심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고, 교육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제지간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한다. 교권침해가 증가할수록 일부 학부모단체에서 제기하는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참교육이 실현되기보다는 우리 교육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관계를 기대할 수 없게 되고 종국적으로는 공교육의 버팀목이 와해되어 공멸의 파국으로 향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대안 모색 사전예방 조치 학생의 지도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을 가진 학부모들에 의해 주로 발생되는데 명예훼손피해와 폭행피해가 해당된다. 교육적 체벌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바, 최근 정부에서 교사에게 체벌을 원칙적으로 허용했다고 하더라고 체벌에 이르기까지 상호 허용되는 범위와 기준을 정하여 체벌이 단순히 학생에 대한 신체적 고통이 아닌 교육목적으로 각자에게 인식되어 승화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체벌을 할 수 있는 요건, 체벌도구, 신체부위, 체벌 후에는 학부모에게 알리는 등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한다면 구성원 모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체벌은 보충성의 원칙과 감정을 절대 개입하지 않고 모든 학생들의 교육적 목적을 위하여 최소의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후 조치 첫째, 교권침해사건이 발생하면 그 유형에 따라서 처리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 공통점은 연락망을 통하여 한국교총에 제보하는 것이다. 지난해 접수된 104건의 교권사건 중, 종결된 78건 대비 75건이 제보시보다 유리하거나 원만하게 종결되었고(96.2%), 현재 진행중인 사건도 소송비를 보조하는 등 교원의 권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둘째,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발생원인과 당시 상황을 6하 원칙에 의거하여 정확하게 기록하고 주위에 학생이나 목격자가 있으면 진술서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학부모의 폭언이나 모욕에는 절대 맞대응해서는 안되며 상대를 진정시키도록 하고 폭행을 당할 경우에는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신고하도록 한다. 학교안전사고와 관련하여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요구하는 보상은 과도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학생간 싸움과 관련해서 가해자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가·피해자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학교와 교사에 그 책임을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다. 이때, 그 요구를 구두로 받기보다는 문서화된 형식으로 요청토록 요구하고 방법도 구두보다는 내용증명의 우편을 발송하면 최고(催告)하여 추후의 법적 분쟁을 미리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셋째, 부당한 징계 등과 관련하여 신분피해를 입으면 교육인적자원부징계재심위원회의 재심결정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구제될 수 있다. 재심청구는 징계처분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므로 조기연락으로 재심청구문 작성과 소송 등에 있어 행·재정적 보조를 받을 수 있다. [PAGE BREAK] 넷째, 교원노조와의 갈등으로 발생하는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발생하는 즉시 제보토록 하고, 항상 법령과 원칙에 입각하여 대처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교단의 동반자적 입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되 충돌되는 부분은 모두가 따르는 일정한 법과 기준에 따라서 해결해 나간다는 자세를 가질 때 교원간의 갈등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나가며 이 해방 이후 우리의 탈빈곤과 산업화를 거쳐 오늘의 정보화 시대 창출에 기여한 역할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전체 국민의 학력수준과 교육열 또한 세계 각국과 비교할 때,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인식된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양적인 수준을 뛰어넘어 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즉, 세계 각국과의 첨단 정보화의 치열한 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도태되지 않기 위한 그 해답을 교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교육은 그 주체인 교원에게 역할에 걸맞는 동기를 부여하고 교원 스스로가 사명의식을 갖고 인재양성에 혼신의 정열을 쏟도록 환경조성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사정은 교원으로서 교직수행에 필요한 그 기본적인 권리마저 인정치 않고 책임만이 강요되는 현실이다. 부당한 교권의 침해로 학교현장의 교사가 의욕을 잃고, 학교 교육은 공백을 맞이하여 공교육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 군사부일체” 등을 인용하면서 교사로서의 권위를 요구하는 것이 이 시대의 대다수에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이는 그 내용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모든 것이 변화와 물질문화만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강요당하는 현실과의 괴리에서 오는 결과로 보여진다. 하지만 분명히, 학교구성원 모두가 무너진 신뢰관계를 다시 세우고 교육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와 다른 구성원은 나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희생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며 모두가 교육의 공동운명체인 것이다. 교원은 21세기 세계 각국과의 경쟁에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소명의식을 가지고 전문성신장과 자기 연찬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학부모는 자기자녀만 우선 생각하는 잘못된 교육편견에서 벗어나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도 인정하고 교사에게 책임만을 요구하기에 앞서 교사의 학습지도를 포함한 권리를 우선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은 이제 구성원간의 소모적 갈등, 교권침해의 분쟁, 공교육의 붕괴 등에서 벗어나 선진 제국과의 생존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를 위한 교육의 중심에 교권의 확립이 있음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희대(서울 중대부고 교사) 들어가면서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원관련 조사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교사들은 교직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면서도 10명 중 8명은 교직생활을 할수록 무력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74%가 사회적 기대가 교사의 능력이나 여건에 비해 크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있다(동아일보 2002.3.23). 이는 교사에게 교육적 책임은 주어지나 그에 상응하는 교육적 권한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나 여건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안팎에서 교육의 문제가 확대되어 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될 때마다 그 책임과 해결책은 결국 교사에게 귀결되고마는 것이 현실이다. 교사에게 책임만 있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교사의 지도성은 무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사의 지도성은 교육의 핵심인데, 잇단 정부의 교육개혁 조치는 교사들에게 자괴감을 느낄 정도로 교권을 실추시켜,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성을 현저히 약화시켰다. 교직사회가 불안하고, 교사의 지도성이 무력화되면 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이에 실망한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을 위해 학교교육의 대안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교육이민이나 해외유학의 폭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본교의 경우 지난해 유학을 위해 학교를 떠난 학생이 학급당 평균 5명 정도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에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말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고, 정부의 교원정책 역시 뾰족한 방안 없이 말 잔치로 끝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7월에 발표한 ‘교직발전종합방안’을 두고 대다수의 교육전문가들은 구체성이 없어 그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현장 교사들 역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즉, 교사사기와 관련있는 처우개선, 근무여건 개선, 업무부담의 완화 방안은 대체적인 방향만을 제시하였을 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교직사회를 안정화하고, 교육 본래의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의 후유증으로 무력감에 빠져 있는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과감한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획기적으로 교직 풍토를 쇄신해야 할 것이다. 교직 안정화 방안 교원정책의 핵심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여, 전문성 신장을 촉진하며, 이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교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있다. 본 글에서는 교원 관련 주요 정책을 사안별로 구분하여 쟁점 사항과 그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1. 우수 교사의 확보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교재, 시설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수한 교사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우수한 교사는 시설이나 교재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전문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가며 교육의 성공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AGE BREAK]몇 해 전 교실붕괴가 극성을 떨어 교실수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당시에 대다수의 교사들은 정부의 교육개혁조치를 비판하고, 교직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가져 학생지도에 무기력할 때, 일부 학급에서는 교실붕괴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수업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 교사의 준비된 수업과 합리적인 지도성이 학생들로 하여금 교실붕괴 풍토를 일신한 것이다. 비록 유행처럼 번져가던 교실붕괴의 풍토 하에서도 교사의 열정과 지도성 여하에 따라 수업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교사 요인은 학교교육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교원정책의 출발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는 데 있으므로,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사로서의 잠재적 능력을 가진 고교 졸업생들을 교사 후보자로 선발하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교사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교사 임용 후에도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우수한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문적 교직 풍토를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2. 교원처우개선 처우 문제는 교사의 사기를 고양시키는 기초적인 문제로 보수나 복지, 후생제도의 개선에서도 비롯될 수 있으나, 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안으로는 교사의 보수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여 사기를 높이고, 밖으로는 사회적인 인식을 제고하여 자연스럽게 교사들을 존중하는 여건 조성도 중요하다. 우수교사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의 경우는 특정 교과목 교사들에 대해서 보수의 차등을 두고 있으며, 교육구별로 우수한 교사를 유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1974년 이후 ‘인재확보법’을 만들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프랑스는 교사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탐색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 나라에서는 교사의 경제·사회적 처우 향상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 교사에 대한 우대 규정이 형식적으로는 마련되어 있으나 선언적 의미 이상의 효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1982년까지 독자적으로 운영되어 오던 교육공무원보수규정이 전체 공무원의 보수와 수당규정에 통합되어 운영됨으로써 교원우대법 정신을 구현하는 데 경직성을 따를 뿐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교사의 사회·경제적 처우개선을 위해 그 동안 계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우수교원확보법’ 제정과 교직의 특수성이 반영되는 ‘교육공무원 보수수당규정’을 별도로 제정해야 할 것이다. 3. 수석교사제 즉각 실시 현재 교원자격제도는 교사들로 하여금 교직생애의 최종목표를 교장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데, 교장 승진률이 1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현행 자격체계는 결과적으로 한 평생 교단을 지키는 거의 모든 평교사들을 무능교사로 보는 교직풍토를 만들어 교직사회에 관료적 풍토를 유도·조장해 왔으며, 교사의 전문적 지위를 상대적으로 약화시켜 왔다. 학생 교육에서 교장, 교감이 되어 행정가나 관리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실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현장에서 몸바치는 교사가 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수석교사제는 가르치는 일에 충실한 교사가 우대 받는 풍토를 조성하고, 교장·교감 등 관리직으로의 지나친 승진 경쟁을 완화하고, 전문교사로서의 자질을 높이고, 각종 정부의 개혁조치 등으로 추락된 교사의 사기 진작 차원에 추진의 배경이 있다. 그러나 수석교사를 어떻게 선발할 것이며 이들에게 어떤 역할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 등에 대한 현실적 문제가 있고, 또한 수석교사를 보직화하여 교사 정원의 10%만 선발하는 방식은 평교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초래해서 또 다른 승진루트로 전락할 수도 있으며, 수석교사제 실시에 따른 여건 조성에는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데 그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것 등이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다.[PAGE BREAK]수석교사제는 초기 교종안에는 실시될 것으로 예고되었으나, 교직단체의 이견 대립으로 향후 검토과제로 분류되어 시행이 보류되고 있으나, 단일화되어 있는 교사의 직급체계를 이원화함으로써 교사의 역할을 다양화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학교의 역할도 다양화·전문화할 수 있어 교직풍토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큰 제도이다. 따라서 수석교사제 실시를 가능하게 하는 학교여건의 조성과 합리적인 선발과 운영방안 등이 마련되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하여 교직사회에 활력을 주고, 한국 교육발전에 기여하는 제도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교육신문에 보도된 중동고등학교의 사례는 수석교사제 실시와 관련하여 시사를 던져 주고 있다. 중동고의 수석교사들은 ‘존경받는 학교의 어른’으로서 교내 자율장학과 교원들간의 갈등 중재, 교장의 자문위원, 학생들의 인성교육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이런 활동들은 학생들의 학력 향상으로 나타나, 지난해 평준화체제에서 중동고는 선발집단인 외국어고교와 비슷한 대입성적을 올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수석교사제는 지원조건이 충족되면, 그 운영 여하에 따라 교사의 승진 적체 해소와 교직풍토의 개선, 학생의 학력향상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제도인 것이다. 4. 학교안전공제회 등 교원안전망 확충 교원안전망은 학교안전사고에 따른 교육활동의 위축을 방지하고, 학생·학부모·교원이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교원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이다. 현재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학생이 다쳤을 경우 치료비는 시·도별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하고 있으나, 신속하고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피해 학생·학부모 측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관련 교사의 봉급이 가압류당하는 등의 사례까지 있었다. 이렇듯 학교 현장에서 교원과 학부모·학생 간 갈등 또는 분쟁 발생 시 이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분쟁이나 갈등이 불필요하게 장기화되거나 증폭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학교의 교육활동 중에 안전사고가 발생해 학생들이 다치는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1997년 이후 명예훼손이나 폭행 사건 등 교권 침해성 학교분쟁이 3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학교안전사고피해의 경우 주로 안전사고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안전공제회에 의한 보상을 거부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요구하는 경우나 학생간의 다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교사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한국교육신문, 2002. 3.18).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몇해 전 교실에서 남아 혼자 늦게까지 공부하던 학생이 깜박 잠드는 바람에 교실 문이 잠겨버렸고, 뒤늦게 잠에서 깨어난 학생은 불현듯 무서운 생각으로 2층의 교실 창문에서 뛰어내려 다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소송까지 갈 정도로 여파가 컸으며, 학교 교육의 운영에도 어려움을 주었다. 이러한 경우 학교와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어렵게 되므로,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여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현재의 ‘교원안전망’을 더욱 확충하여, 실질적으로 교원분쟁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적 차원의 원만한 조정과 중재를 위해 현재 임의기구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분쟁조정위원회’를 학교운영위원회로 통합하고, 중재 기능 등을 부여한다. 또한 현재 시·도 단위의 학교안전공제회를 전국 단위의 학교안전관리공제회가 설립되도록 관련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PAGE BREAK]5. 교원단체의 교섭창구 단일화 오늘날 교직은 전통적인 성직관에서 많은 부분 탈피하여 전문직관과 노동직관이 주가 되는 직업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직업관 중 전문직관을 바탕으로 하여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 노동직관을 바탕으로 하여 교원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가 결성되었다. 현행법은 교원단체를 교총과 교원노조로 양분하여 교육정책에 관해서는 교총이,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에 관해서는 교원노조에서 교섭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법 운영에 있어서 교총과 교원노조에 의한 단체교섭의 내용 중 직·간접적으로 교육정책과 교원의 지위 향상과 관련되지 않는 것이 없다. 따라서 교육정책에 관한 부분과 교원처우개선에 관한 부분으로 나뉜 현재의 교원지위법과 교원노조법을 하나로 통합하는 ‘교원단체의교섭에 관한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전교조 설립 이후 교원단체가 다원화되면서 교섭창구의 다양화와 교섭 내용의 차별성으로 교원단체의 힘이 하나로 결집되지 못하고 분산되고 있다. 교원과 관련된 주요 사안인 동일한 교육 정책의 내용이 교원단체의 이해에 따라 달라짐으로써 교섭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교직사회의 큰 현안이었던 수석교사제, 교원성과급 지급과 관련된 문제에도 의견을 달리함으로써 학생교육에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학교 내의 각종 사안에 대해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듯 하다. 교원단체의 상호간의 경쟁을 통한 다양성도 중요하나, 교섭의 내용뿐 아니라 교섭의 창구도 하나로 통일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교원단체간의 교육관련 주요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조정기구를 설립하여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교직단체로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6. 교육정책 수립과정에서의 교원참여 확대 한국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백년대계라는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함에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교육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기존의 교육현실에 대한 충분한 인식 없이, 즉 교육현장에 대한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강행됨으로써 교육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했다. 현 정부 초기 단계의 교육개혁 조치들이 흐지부지된 것이 태반이고, 지금도 그 시행착오는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에 공교육 강화라는 명분 하에서 발표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의 부활’ 등이 단적인 사례로 조령모개 교육정책이라는 비판을 듣게 만든다. 교육정책은 그 특성상 관심 집단층이 많고, 그 미치는 영향이 넓게 오랜 기간을 두고 나타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여 국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정책의 남발과 그 결정의 졸속, 그리고 자의적 집행 등을 경계하게 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교육정책결정 과정은 합리성, 정통성, 의사소통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합리성의 결함은 교육현장의 실제와 연결되지 않은 교육정책의 불안정성으로 나타났고, 정통성의 결함은 교육정책이 교사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실패로 나타났으며, 의사소통의 결함은 정책결정 과정에의 교사집단의 참여를 봉쇄하는 권위주의적 의사결정 형태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교육정책은 교육현장의 교육적 필요보다 정치권력의 정치적 목적을 반영하여 왔기 때문에 교사들은 그 정책들에 순응하지 않는다. 아무리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고, 법적 형식을 갖춘 교육정책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교사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였다면 정통성이 결여된 정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개혁 정책의 성공에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교사의 주체적 참여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향후 모든 교육문제의 해결에 지금까지 소홀히 해온 경륜있고, 합리적인 교사들의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PAGE BREAK]7. 단위학교 의사결정의 민주화 단위학교에서의 의사결정의 민주화는 교사들 모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게 해 학교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힘이 된다. 학교의 대표적 의사결정 관련기관으로 교무회의, 학교운영위원회, 각종 위원회 등이 있으나 형식적 요식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학교 역량이 하나로 결집되어 학교교육의 ‘시너지’를 나타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현재 교단의 모습은 민주화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종전 관리자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현재는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통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수의 참여 교사와 학부모 운영위원들의 전문성 부족, 운영상의 한계 등으로 실제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공·사립학교를 막론하고 대개의 경우 학교의 주요 의사결정은 교장, 교감, 교무부장 선에서 이루어지고, 형식적으로 부장회의를 거쳐 논의된 것으로 하고, 이를 교무회의를 통해 공표함으로써 민주화·정당화된다. 교육과정의 결정 및 운영, 교무분장조직, 교직원 인사, 수업이나 업무와 관련된 주요 정책들이 교사의 입장보다 관리자 측면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들이 학교의 교육력을 약화시키고,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학교내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여, 복지부동하거나 교사 편가르기로 나타나는 것이다. 교사가 주체적이지 않고, 분열상을 보일 때 학교교육의 질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단을 민주화함으로써, 의사결정의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학교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에 모든 교사들을 동참하게 함은 교단 민주화의 필수과제인 것이다. 단위학교의 의사결정의 민주화와 관련하여 제한된 범위 내에서 교무회의를 의결기구화하고, 학교 내의 각종 위원회를 전문화하여 적극 활용함으로써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나오며 지난 97년 집권한 영국의 노동당 정부는 ‘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 셋째도 교육’을 내세울 만큼 교육을 국가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교육의 가장 큰 목표를 학교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 일류 교육이 필요하고, 일류 교육을 위해서는 일류 교사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수 교사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 무한경쟁의 시대에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확보하는 것은 한국교육의 주요 과제이다. 한국교육의 수월성은 교사의 손에 달려 있으며, 교사의 교육열과 지도성 여하에 좌우된다. 한국교육의 문제에는 학교외적 요인으로 잘못된 교육풍토, 입시위주의 교육 등 우리 사회의 교육문화 등과 같은 구조적인 것도 있으나, 학교 내적 요인으로 교사의 지도성 상실, 교사의 교직에 대한 무력감, 잘못된 교육정책, 교육여건의 미비 등이 뒤얽힌 복잡한 것이 있다. 이에 대한 우선적 해결책은 교사들의 사명감과 책무성을 회복하여 교사의 지도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 학교 현장에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교사를 교육의 주체로 세워야 하고, 교사가 교육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교권과 책임을 분명하게 제도적·법적으로 보장하여야 하며, 기본적으로는 교사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처우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황석근(한국교총 대변인) 교육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과정(political process)의 일부분이다. 교육정책이 결정되기 위해서는 행정부 내에서 기본계획이 작성되고 여당과의 당정협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국회라는 정치적 논의과정을 거쳐 확정·집행된다. 이 과정에서 교육전문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보다는 개혁 실적에 급급한 정부의 영향력에 의존하거나 교육적 논리보다 시장경제 논리 혹은 특정 집단의 압력에 의해 교육정책이 왜곡되는 사례를 숱하게 보아 왔다. 교원의 정치활동은 정부와 정치권의 교육정책 실적과 향후 방향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표적 참여방식인 선거를 통하여 평가함으로써 잘못된 정책의 결정과 집행에 대해 책임을 묻고 나아가 무분별한 정책의 남발 방지와 안정된 교육정책을 구현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단순히 교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으로서의 기본권까지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이다. 더구나 교육전문가인 교원이 정당이나 후보의 교육정책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발표하여 국민들에게 알리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민주시민사회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은 노동기본권보다 훨씬 앞서 보장하고 있다. 교원노조까지 허용할 정도로 개방된 정부·여당이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유독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예컨대 교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였을 경우 오히려 선거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고려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교원의 87% 이상이 정치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학교 내에서 교원의 편향된 교육을 금지하는 것이지 학교 밖에서 개인 자격의 정치활동까지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다. 또 역대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교육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는 것이 헌법의 기본정신인 것이다. 학교의 정치장화에 따른 학습권 침해 우려는 학교 내에서의 정치활동을 엄격히 규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또 교사는 정해진 교육과정 내에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업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 만약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업을 하는 교사가 있다면 행정적인 지도 혹은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강구하여 제재할 수 있으므로 이것이 정치기본권을 제한하는 논리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활동의 제한은 위헌의 소지를 안고 있으며 특히 대학교원에게 정당가입이나 참정권을 허용하면서도 초·중등교원만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위배된다. 외국의 경우에도 정치적 기본권은 노동 기본권보다 훨씬 더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OECD의 가입국가 중 교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의 대표적 교원단체인 NEA는 1972년도에 정치활동위원회(PAC)를 출범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사의 자발적인 기금 모금뿐만 아니라 캠페인, 경매 및 경품판매, 우표 판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기금도 모금한다. 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였으며 1990년대에 미국 하원의원의 75%가 NEA의 지원을 받은 후보자가 당선되었다. 미국의 교원노조인 AFT도 정치교육위원회(COPE)를 통하여 다양한 기금모금과 정치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단의 정치오염을 걱정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영국교원노동조합은 우호적인 의원들의 명단을 작성, 지지 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입법과정에서 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최대 교원조직인 국민교육연맹(FEN)의 경우 소속 교원의 80%가 사회당에 가입되어 있다. [PAGE BREAK]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은 시민사회의 도래에 따라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시민단체의 활성화와 전문화 그리고 특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4.13 총선 당시 시민단체의 활동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시민단체의 전문성이었다. 즉, 시민단체가 민주성의 원리는 앞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분야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교육전문가 그룹인 교원단체가 정치활동에 참여할 경우 시민단체 활동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고 이는 곧 시민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교원의 정치활동보장은 국제적인 추세나 국민으로서의 기본권 신장, 그리고 책임 있는 교육정책의 구현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교총은 이미 사회각계 인사로 ‘정치활동위원회’를 구성해 정치활동을 위한 관련법률의 개정, 향후 정치활동 일정 등을 확정함으로써 정치활동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당할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것이다.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전문가인 교원이 훌륭한 정책을 개발한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교육정책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을 맹목적으로 억압할 것이 아니라 적법한 활동을 통하여 정치와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정유성(서강대 교수, 교육학) 학교와 가족제도 세월 따라 변해 세상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변하고 있다. 오늘날처럼 빠르게 달라지는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놀라운 변화에 신기해 하다가도 그 엄청난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휘청거리게 된다. 밖의 세상이 변하는 만큼 우리 생각이나 마음이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우리는 늘 무언가 비빌 언덕을 찾고 또 버팀목을 구하곤 한다. 하도 정신없는 세상변화가 어지러운 나머지 어디든 안정된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안온하게 쉬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가깝고 익숙한 자리를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안으로는 가족이요, 밖으로는 학교다. 언제나 밖에서 지친 나를 품어주고 보살펴 주는 가족, 그리고 언제 봐도 똑같은 눈에 익은 교실환경에다 지루하긴 하지만 몸에 익은 시간표에 따른 일상이 진행되는 학교. 그러다 보면 우리는 이러한 가족이고 학교는 언제부터고 늘 그렇게 있고 앞으로도 내내 그렇게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상 속에 가족이고 학교고 늘 그렇게 있을 수만은 없다. 아니 역사를 살펴봐도 가족과 학교만큼 변화무쌍한 제도는 없다. 사람은 사람 사이, 곧 인간(人間)에서만 사람답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간다운 사회생활, 곧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보살피고 돌보고 이끌어 주어야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다. 그 첫 자리가 가족이고, 그 활동의 첫 내용이 곧 교육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이 오늘날과 같이 핵가족을 이루고 산 것도 아니오, 학교에서만 교육을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부부중심의 가족은 최근의 일이고 아주 옛날에는 그저 무리를 이루고 사는 집단생활부터 했다. 그러다가 농경사회가 정착되면서 대가족의 형태를 띤 가족유형이 나타나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왔고 이른바 산업화를 통한 근대화 과정에서 현대사회의 가족유형으로 오늘날과 같은 부부와 자녀중심의 핵가족이 나타난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그저 집단 안에서 너, 나할 것 없이 모두 교육을 했고 삶 한복판에서 삶 전반에 걸쳐서 교육을 받았다. 그것이 학교라는 틀에 맞추어 제도화된 것은 불과 몇 천년 전의 일이며 그 때에도 학교는 겨우 몇몇 사람, 곧 지배계층만을 위한 기관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살아가면서 가족과 지역사회의 삶 속에서 자연스러운 생활교육을 받았을 뿐이다. 오늘날과 같은 대중화된, 국가 중심의 공교육 체제에 따른 학교가 생긴 것은 산업화와 근대적인 민족국가 형성의 과정에서 질 높은 노동력과 의무를 다하는 국민을 양성할 필요성 때문이었다. 게다가 핵가족화와 더불어 옛날처럼 삶 속에서 교육을 할 수 없게 된 점도 작용하여 생활 속의 교육을 떼어 학교라는 틀과 제도에 맡긴 것이다. 학교중심 아닌 학교만능 교육관 이렇게 만들어진 산업화 시대의 가족과 학교는 나름대로 그 기능과 역할을 나누어 맡았다. 가족은 편안하고 안온한 쉼터이면서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삶터, 그러면서 동시에 정서적으로 강한 유대를 갖는 가족 구성원들이 인간관계를 배우고 익히는 겪음터였다. 특히 가족은 비교적 수직적인 인간관계의 축, 곧 아버지 중심의 가족문화를 이루고 자라나는 세대의 사회생활의 준비라는 일차적인 사회화의 장소가 되어준 것이다. 반면에 학교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족에 이어서 흔히 말하는 이차적인 사회화, 곧 본격적인 사회생활의 준비를 해주는 기관이었다. [PAGE BREAK]개인마다의 특성과 개성을 찾아주고 그에 따라 사람들을 사회가 필요한 곳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분해 주는 일을 한 것이다. 때로는 우리 사회처럼 후발 산업국으로 근대화를 서둘러 하게 된 경우 마치 대규모 공장처럼 경제성장에 필요한 노동력을 조직적으로 길러내는 역할도 맡고, 빠른 사회변화에 적응시키는 훈련기능도 맡았다. 가족과 학교의 분업은 현대사회를 떠받치는 두 축이었고 그것이 잘 이루어진 사회는 근대화에 성공하여 국민 대다수가 현대사회의 풍요와 복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비교적 뒤늦게 시작한 산업화를 압축적으로 진행한 우리 사회도 이 단계에서는 적잖이 과장된 가족과 학교의 분업으로 문제는 많지만 겉보기에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근대화를 꾀해 왔다. 다만, 흔히 그렇듯이 이런 과장된 분업과정에서 다양한 교육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학교중심 아니 학교만능의 교육관을 낳은 것이 문제였다. 정작 학교나 가족의 교육적 의미나 질보다는 학교 자체, 그리고 그 성과만 따지는 잘못된 교육관에 사로잡히게 된 것은 졸속한 산업화와 압축적 근대화의 가장 심각한 폐해로 우리 사회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걸림돌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롯된 것이 바로 최근 우리 사회를 거듭 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사람의 위기다. IMF 위기 이래로 경제나 사회 전반에 갖은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지만 결국 그 핵심은 사람이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세상은 또 한번 크게 변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뿐더러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탓에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사람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앞날을 열어가려면 그 사람부터 제대로 살펴야 한다. 그 앞뒤를 따져보면 이렇다. 요즈음 일고 있는 세계화나 정보화와 같은 거센 변화의 조짐, 아니 문명전환의 물결에 즈음하여 이러한 가족과 학교라는 우리가 가장 익숙한 제도는 또 한 번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이제 자고 일어나면 새로워질 만큼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이런 격변의 시기 아니 문명전환의 시기에는 그저 저 밖의 환경이나 물건들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 그리고 사람의 관계조차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가족문화다. 핵가족조차 분열되고 해체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 관계 속에 있는 사람 자체도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 사람 사이에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우리 곁의 자라나는 세대, 청소년들이 그렇다. 변화에 응답할 준비가 안된 학교 자라나는 세대인 청소년들은 어른세대에 비해 전혀 다르고 새로운 사람들이다. 사고방식이나 감수성뿐 아니라, 삶의 방식과 느낌, 버릇, 기호조차 어른들과는 딴판이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 미래의 주인공이다. 예전 우리 자랄 적처럼 어른들이 나름대로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겠다고 충고하거나 강요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들은 컴퓨터 능력과 같은 미래사회의 핵심적인 역량에서는 이미 어른들을 앞지르고 있고 어른 세대의 상상을 뛰어넘은 미지의 시공을 바라보며 나름대로 제 삶과 앞날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른들은 가족 안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이들의 새로움과 다름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며 그저 자신들의 뜻과 생각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탓만 한다. 이들은 벌써부터 어른들의 기존의 가치나 제도에 웃자라 버렸고 어른들이 이해조차 할 수 없는 문화를 스스로 만들고 또 누리고 있는데 말이다. [PAGE BREAK]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가족과 학교의 역할과 기능, 곧 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가족문화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어 앞으로는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 가족의 교육적 역할과 기능은 점점 더 약화될 것이다. 반면에 학교의 교육적 역할과 기능은 그 본질적인 면에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 우리 학교교육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감당할 수가 없다. 우리는 대개 교육, 특히 학교교육을 기존의 가치체계나 지식을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수하는 보수적인 역할과 기능에 치중하여 강조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문명전환의 시기에는 그보다는 앞날의 새로운 삶의 틀을 준비하는 역할과 기능이 더욱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우리 학교교육은 전혀 이러한 과제를 감당하지 못하며 그 준비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한편으로는 산업화 시대, 소품종 대량생산의 방식에 맞게 획일적이고 경직된 학교교육이 유지되고 있다. 다른 한편 학력주의 풍토 탓에 여전히 극한 경쟁의 교육이 판을 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두 시대착오적인 학교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시대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요구하고 다양성과 개성을 촉구하는데, 학교는 그 요구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 또한 학교는 이제 더 이상 학습의 중심도 아니오, 교육의 독점적인 장소도 아니다. 예전에는 학교가 학습의 중심일 뿐 아니라, 지역사회 지식의 중심이었고 교사는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다. 하지만 벌써 오래 전에 이러한 학교의 위상은 달라졌다. 하다못해 학습기능으로 보더라도 편협한 입시위주의 학습으로만 본다면 학원에 그 주도권을 넘긴지 오래고 새로 등장한 컴퓨터에 학생들의 관심을 빼앗기고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학교뿐 아니라 다양한 학습의 채널이 열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의미에서 영국에서 나온 어느 보고서에는 학습중심으로서의 전통적인 학교는 30년 안에 없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비단 학습뿐 아니라 위에 이야기한 자라나는 세대인 청소년들이 제 삶을 살아가기 어려운 곳이 바로 우리 학교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청소년이란 없다. 그저 학생만 있을 뿐이다. 이 땅에서는 ‘1318’이라는 중요한 삶의 시기에 제 나이 또래의 제대로 된 삶을 사는 청소년이 발 부칠 곳이 없다. 있다면 그것은 학교 밖의 문제 청소년, 학교를 벗어난 일탈 청소년이 있을 뿐이다. 우리 자라나는 세대는 어른들이 만들고 사회가 시키는 학습을 강요당하는 학생신분에 묶여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학교에 갇혀 있다. 0교시부터 보충수업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의 일상은 지루하고 답답하고 또 폭력적이다. 눈에 보이는 왕따나 체벌뿐 아니라 학력사회 전반의 경쟁주의에 찌들은 구조적 폭력 탓이다. 학교는 삶과 체험의 장소가 돼야 지금, 여기 우리 학교는 청소년들의 삶이 없다. 삶이 없는 학교는 즐겁지 않다. 즐겁기는커녕 지겹고 힘들고 짜증난다. 열악한 학교환경에서 획일적이고 경직된 수업문화에 이르기까지 어디고 즐거울만한 구석이 없다. 그러니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학교생활이 고단하고 힘겨울 뿐이다. 오죽하면 학교붕괴니 교실붕괴 같은 말들이 생겨나겠는가? 하다못해 이를 견디지 못한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하나씩 둘씩 학교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혐오시설’이 되어가고 있다. [PAGE BREAK]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다. 처음 학교가 생기면서 학교란 본디 삶의 자리이며, 즐겁고 신나는 곳이었다. 또 누가 뭐라 해도 학교는 마땅히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 학교란 미래를 준비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살고, 누리고, 즐기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억지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학교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학교가 삶과 체험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배움터뿐 아니라, 삶터, 겪음터로 학교가 탈바꿈 해야한다. 그래야만 사람을 만나, 사귀고, 서로 바뀌며 살아갈 수 있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나아가서 학교는 놀이터, 싸움터가 되어야 한다. 머리뿐 아니라 가슴과 손발을 써서 실컷 놀고, 또 다름을 알고 배우며 서로 다투고 함께 사는 방식을 익히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학교에나 즐거움은 찾아들 것이다. 지금 당장 학교를 한꺼번에 이런 장소로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필요성뿐 아니라 가능성은 아주 커지고 있다. 먼저 학교가 답답하고 지루한 학습의 장으로, 공부하는 자리로만 머물 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앞서도 이야기한대로 그 학습과 공부는 이미 다른 통로가 많아졌다. 학교가 벌써 빼앗긴, 그런데 여전히 고수하려는 학습의 장으로서의 시대착오적인 독점을 포기하고 새롭게 거듭나기만 하면 된다. 배움터 뿐 아니라 삶과 겪음의 터전으로 말이다. 또 다른 한편 학생이 아니라 청소년인 자라나는 세대는 언제라도 이런 삶과 겪음을 학교 안에서 펼치고 누릴만한 풍부한 바탕을 갖추고 있다. 상업화되고 대중화된 문화뿐 아니라 이들이 만들고 있는 다양하고 힘있는 삶의 문화들이 그것이다. 이것을 학교에 받아들이고 교실로 들여오기만 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교실 한 구석, 수업 한 자락, 학교 한 공간에 이러한 가능성이 실현될 틈새만 만들면 된다. 이 틈새를 통해 학교 안에 즐거움이 생기고 머물 수 있도록, 또 자리잡히도록 차츰차츰 학교의 틀이며, 교실생활의 얼개며, 교육과정의 축을 바꿔 가면 된다. 그 자리는 그렇다고 멀리 볼 것도 없이, 갖은 걸림돌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학교에서도 즐거움을 찾고 또 만들어내려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김혁진(‘즐거운 학교’전문위원) 우리는 청소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가? 요즈음의 청소년 세대를 가리켜 흔히들 N세대 또는 디지털 세대라고 부른다. X세대 이후 청소년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는 일종의 부호로 바뀌었다. 질풍노도의 시대니 주변인이니 하는 용어는 이제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 된 것 같다. 청소년문화를 가리켜 저항문화, 부분문화, 하위문화니 하는 설명들도 이제는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의 정답 표시를 위해 자신들을 가리키는 과거의 단어들을 외우면서 청소년들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요즈음의 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TV 광고를 보라는 말이 있다. 광고란 상품을 팔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마케팅 방법의 하나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엄청난 비용을 쓰고 있고 이 비용은 결국 상품값으로 소비자들이 지불하게 된다. 그러나 원가 상승으로 물건 판매가 감소할 수 있음에도 왜 기업들은 광고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 특히 이른바 N세대 마케팅이라 불리듯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 열정을 쏟고 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은 이윤이 목표이다. 광고비 이상으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N세대 마케팅의 성공 여부가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생존 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청소년들의 의식과 가치관, 그리고 그 문화를 즉각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기업들이 스스로 그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무조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환경과 사고 방식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 얼마 전에 나왔었던 한 과자 광고는 모델 얼굴과 몇 가지의 숫자를 마치 무의미한 것처럼 나열하였다. 그러나 그 숫자들은 핸드폰의 번호를 이용하여 과자의 이름을 나타내는 문자를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광고의 대상은 누구인가? 이 숫자를 알아들을 수 있는 청소년집단이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또는 그 밖의 현장에서 단지 청소년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 청소년세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고 자부하는 것이 가능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청소년들의 속마음과 문화를 정확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이른바 새로운 세대의 특징에 대해서 다양한 방식의 접근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정리를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점점 더 이렇다라고 말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일에 대해서도 어른들이 생각하고 있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 공통점은 어른들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간다는 점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과 관련하여 과거에는 옳고 그르다는 판단이 이제는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는 지적을 한다. 이들은 이제 자신이 판단하여 좋은 것인가 아니면 싫은 것인가에 더 큰 의미를 둔다고 한다. 평범함에 대한 거부는 ‘무난함’이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어른들과 달리 분명한 표현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공부와 논다는 것도 이제는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모범생이고 얌전하며 착해서잘 놀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은 이미 사회에서도 통용되지 못한다. [PAGE BREAK]시키는 일에만 소처럼 충실한 사람은 지식정보사회에서 반드시 실패하는 사람이며 그래서 기업에서는 공부만 잘하는 소극적 인재보다는 다양한 재주를 가진 개방적인 인재를 찾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아이들이 인기를 얻게 된다. 공부와 논다는 것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건널 수 없는 강도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몇 가지 사례가 청소년세대를 대표하는 특징의 전부는 아니다. 더군다나 모든 청소년들이 이러할 것이다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한 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청소년상에 대한 강조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다. 자기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 밖을 벗어나면 성공할 것 같은 신화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학교에 만족을 못하고 스스로 학교를 떠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육당국에서조차 대안학교나 대안교육을 위한 정책을 거론하는 것이 어찌보면 학교 교육에 열정을 가진 교사들을 씁쓸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들이 다 그럴 수는 없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특별한 재주가 있는 아이들이 전체와 비교한다면 얼마나 되겠는가? 오히려 또는 이상을 차지할 보통의 아이들에게 더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찾고 그 재능을 키울 기회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도록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어떠한 유형에 속하든지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이 청소년들은 이른 바 지식정보사회라고 하는 새로운 세상의 주역이라는 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인재상에 대한 제안을 보면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창의력과 인성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한다. 산업사회 속에서 태어나 자란 어른들이 나면서부터 TV를 보고 컴퓨터와 인터넷, 무선통신망을 통한 사이버 세계의 문화 속에서 자란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새로운 사회는 붕어빵과 같은 인재보다는 독특한 생각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인재를 찾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문화의 시대이다. 어른들에게는 그 실체가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어른들의 고정관념과 상관없이 청소년 세대의 문화는 변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도 생각보다 빨리 변해간다는 것이다. 청소년세대에 대한 문화적인 접근은 학교의 교육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교과서를 매개로 한 평면적인 교육이 아니라 삶 중심의 입체적인 교육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울러 학생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학교 울타리로 보호를 받고 있는 갇힌 세상은 아니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현실 세계가 교육내용으로 들어와야 학교 교육의 내용도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10년간 아니 20년간 유지되어오던 학습 내용도 앞으로는 1년도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변하는 아이들을 앞서 가지는 못해도 가까이 뒤따라갈 정도는 되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청소년들의 문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과연 어른들은 얼마나 아이들을 이해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청소년의 문화를 위한 토양으로서 사회적 환경이 가진 의의나 한계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에 대한 어른들의 이중구조의 모순 변해가는 청소년들과 비교하여 어른들에게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생각들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잠재된 시각이 있다. 그것은 보호와 통제의 대상으로서 청소년들이다.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는 때는 1년에 두 차례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연말연시와 5월이다. 12월과 1월에 각 지역에 걸리는 현수막(대체로 경찰서에 걸려 있는)에서는 ‘연말연시 청소년을 선도 격려합시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이 말은 보기에는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반면에는 연말연시에 방황하는 청소년을 선도 또는 단속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PAGE BREAK]5월이 청소년기본법에 의한 청소년의 달이기는 하지만 실제는 어린이의 달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이외에는 학교 폭력, 화재사고와 같이 문제가 발생할 때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물론 어느 때나 온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입시와 관련된 상황은 예외로 해야 할 것이다. 학교 성적과 입시에 대한 관심을 제외한다면 청소년들이 관심을 얻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나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갖고 건전하게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방향에 모두가 동의는 하지만 정책적인 지원은 항상 후순위로 밀려난다. 특히 사회적 환경은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는 것과는 역방향으로 흘러간다. 학교 앞의 러브호텔 문제로 한 때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하지만 학교 앞은 그래도 집단적인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당장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유흥문화는 무조건 청소년들이 접근만 못하면 상관없다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단지 학교만은 아니다라는 점은 다시 강조되어야 한다. 물론 지금 여러 가지 한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최선의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소년들이 삶을 살아가는 학교 밖은 최악의 교육적 환경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19세 미만에게 술과 담배 판매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술을 파는 구역이 구분되어야 한다. 주택가와 유흥가와 교육시설이 한 데 어울려 있는 환경 속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가? 선도 보호해야겠다는 어른들과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이중구조 속에서 청소년들은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의 솔직한 생각은 학교를 든든한 울타리로 생각하고 청소년들을 울타리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해야 안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학교 밖으로 나오고 싶은 청소년들의 욕구는 통제와 금지 속에서 점점 커져 왔던 것이다. 이러한 이중구조 속에서 학교의 영향력은 점차 더 감소하고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자유를 추구하였다. 여기에 사교육 의존과 같은 다양한 상황과 맞물려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과 함께 학교위기 현상도 초래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정작 학교 밖으로 나온다고 하여도 지금은 그저 막연하게 내몰리고 있다.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사회전체가 교육의 장이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학생 선도 보호대책, 청소년 성매매 대책, 출입제한 지역 대책과 같은 소극적 정책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실상은 어른들의 상업적 욕구에 따른 환경이 통제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된 환경 속에서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원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문화가 없다는 지적은 어른들의 걱정의 표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청소년들에 대한 질책이 될 수도 있다. 좀더 심하게 비유하자면 왜 너희는 좀 더 착하게 살지 못하냐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문제는 과연 그러할 자격이 어른들에게 있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가지 말아야 할 곳은 많지만 언제라도 가라고 추천할 만한 공간은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이제는 유해환경 문제에 발목을 잡혀 있을 때는 아니다. 물론 금지해야 할 것은 사회적이든지 정책적이든지 확실한 대처가 필요하다. 건전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제한된 공간 울타리와 통제, 금지를 통해 청소년에게 건전하게 자랄 것을 요구하는 것, 더 나아가 창의적 인재가 되어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변화하는 청소년 세대의 문화가 보다 생산적이고 창의적이며 다양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경쟁의 시대, 지식정보사회, 21세기 문화시대를 말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인재 양성을 위한 거창한 구호와 계획이 실생활 속에서는 기본적인 토양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PAGE BREAK] 놀이문화, 삶의 탈출구에서 창의력의 원천으로 그렇다면 사회적 환경이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넘어서서 창의력 개발의 토양으로까지 확대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부담이 감소될 필요가 있다. 학교에 너무 많은 짐을 지우다 보니 학교 밖에서 경험해야 할 활동의 기회가 제한되어 왔다. 결국 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해줄 수 없음에도 우리는 학교에만 책임을 물어왔다. 문제는 너무 많은 교육내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 내용들이 정작 21세기에 필요한 지식인지조차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영어교육 방식이 라틴어식 교육이어서 비실용적 영어 교육이 되었다고 한다. 라틴어는 누구와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언어이다. 실생활에서는 죽은 언어이다. 그저 외우고 단어와 문법을 익혀 이해할 수 있으면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나 중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조차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 개발은 비실용적이어서 기업은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고 한다. 물론 실용적인 지식과 기능만 가치가 있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 그 바탕이 되는 인문학적인 지식이나 기초 과학이 없다면 그 발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아울러 이제는 21세기의 교육내용이 살아 있는 교육이 되기 위한 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용과 방법이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 즉 교육적 차원에서도 이제 청소년들의 놀이문화에 대한 관심이 달라져야 한다. 놀이문화를 통한 체험활동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체험활동 경험은 단지 학교 학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청소년들의 사회적 능력 개발과 성장에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된다. 학교 안에서도 그리고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물론 많은 어른들의 걱정은 아이들이 유해한 환경에 빠지고 불량하게 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제대로 놀 수 있는 좋은 사례도 볼 수 없었고 또 그러한 활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기회도 어릴 때부터 갖지 못하였다. 놀이란 보다 폭 넓게 보면 생활 자체가 된다.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21세기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자발적이며 좋아서 하는 활동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매니아, 골드칼라라고도 부르며 앞으로의 사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지적해왔다. 청소년들에게 놀이문화란 단순히 건전하고 착하게 시간을 보내는 활동이 아니다. 놀이를 통한 체험활동이란 누가 시켜서 하는 활동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경험, 창조적인 경험을 갖게 한다. 청소년들에게 논다는 것은 다양성과 창조성의 경험이다. 청소년을 위한 놀이공간, 문화공간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의 수량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청소년시설의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다. 문제는 전용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시설조차 수익구조 중심으로 내몰리고 있고 다른 문화 복지 공간도 말할 것 없는 실정이다. 이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정책적인 이중구조의 문제이다. 단순히 청소년시설만 있으면 청소년놀이 공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놀이문화, 그리고 놀이공간이란 일정한 틀에 얽매이는 것도 아니고 건물 공간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실패도 있을 수 있다. 어른들은 일정한 틀과 공간에 청소년을 가두어 놓지 않으려는 자세부터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스스로 건전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스스로 문화적 경험을 만들어 가면서 주입식에 의한 창의성이 아닌 놀면서 스스로 체득하는 진정한 창의력의 터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 교육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도 학교 밖에서의 청소년의 놀이활동과 자율문화는 필요한 일이다. 사회의 다양한 기관들이 학교와 함께 청소년들의 자율적인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노력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지승희(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교수) 들어가며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상담사례집이 있었다. 아이들은 어떤 마음을 읽어주길 바라는 것일까? 부모의 손에 이끌려 상담원을 찾은 아이들 중에는 학교에 대한 흥미가 없어져서 또는 마음에 상처를 입어서,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생활에 부적응한 아이들이 많이 있다. 어머니가 아이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한마디도 안하고 앉아 있다가 상담을 해보겠느냐는 물음에도 고개만 좌우로 흔드는 아이들도 있다. 한동안 요즘 아이들은 무슨 질문을 해도 “그냥” “몰라요” 같은 단답형밖에는 못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말을 하는 대신 그들은 행동을 한다.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가출을 한다. 청소년 비행은 우울증의 표현이라고도 한다. 말은 안 하면서도 마음을 읽어주길 바라는 것이 청소년기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보인다. 이러한 아이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교이다. 이런 학교에서 청소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을 읽어주길 바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과 만날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로 하자. 아이들의 모습 1. 수업시간이 지루한 아이들 2001년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전국의 청소년 1275명에게 실시한 ‘수업중 수면 실태조사’ 결과는 청소년의 학교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전체의 18.6%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1시간 이상 엎드려서 잔다고 하였고 자는 이유는 몸이 피곤해서, 수업이 재미없어서,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워서라고 하였다. 수업중에 자는 시간이 긴 학생들일수록 부모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였고 교사와의 관계, 수업 내용과 수업방법에 대해서도 불만족하였다. 또한 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교사 몇 명에 대한 면접조사 결과, 수업중에 잠을 자는 이유는 학생의 경우 과목 및 교사 요인(싫어하는 과목,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과목, 목소리가 작은 선생님 등), 방과 후 활동으로 인한 피로, 학업 수행의 어려움,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생각 없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반면, 교사들은 좀 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으로 인한 수면 부족, 흥미 부족, 미래에 대한 계획과 희망의 부재, 기초 부족과 같은 학업의 어려움, 학교 부적응 등의 이유와 학교 분위기가 느슨해진 것, 사이버 문화 등 감각적 정보와 재미를 추구하는 문화에 비해 변화하지 않는 학교 문화 등을 이유로 지적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소규모 학급운영으로 인성교육까지 책임진다는 보습학원들보다도 열악한 곳처럼 보인다. 사정이 이러하니 보습학원의 강사가 시험이 끝날 때마다 전화를 해주는 것은 관심이요, 학교의 교사가 전화를 거는 것은 아이가 문제나 통보하는 가슴 철렁한 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부모와 학교, 그리고 교육제도가 손발이 안 맞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우리 아이들은 교실에서 무력하게 잠자고 있다. [PAGE BREAK] 2.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해요.” 한 어머니가 울먹이고 있다. 험한 세상에서 여자 혼자 몸으로 아이 키우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데 어렵게 키운 그 아이가 학교엘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유는? 폭력이다.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반 친구를 쳤는데 코뼈가 주저앉았다. 꾸짖는 선생님 앞에서 분을 참느라 주먹을 불끈 쥔 것이 처벌의 수위를 높였고 아이는 스스로 자퇴를 선언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어머니는 밤새 친구들과 놀다 깊은 잠에 빠져있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려고 애쓰다 지쳐버렸다. 아이를 폭력범 취급하는 교사와 학교에 대해서는 섭섭하고 힘이 없어 무시당하는 것 같아 서럽기까지 하다. 결국 아이는 자퇴했고 어머니는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아이를 수용해주는 만큼 묵은 감정들이 해결되면서 아이는 검정고시를 거쳐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훈육과 처벌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아이를 학교로 돌아오게 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으로 수용되는 경험이었다. 학교 밖은 얼마나 유혹이 많은가. 아르바이트를 하면 용돈은 충분히 벌 수 있다. 옷, 화장품, 술, 담 등등. 필요한 것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구할 수 있으니 인정받지 못하고 지루하기만 한 학교에 있는 것보다 빨리 나와 돈을 벌어 즐겁게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처벌은 두렵지 않다. 3. 교사에 대한 기대가 있는 아이들 학교에서 아이가 맞았다. 가해자는 학교 폭력의 주범. 이전에도 여러 아이들이 맞았다. 어머니는 학교에 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학교에서는 문제가 확산되어 외부로 알려질까 우려하여 조용히 덮어줄 것을 종용하였다. 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잘못을 해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피해자가 나올 것이 아닌가, 학교에서 이런 것을 가르쳐서야 되겠는가? 어머니는 분노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황당하게도 남들은 알아서 피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못했느냐는 것이었다. 그 전부터 여러 가지 비상식적인 경험을 했던 아이는 학교가 싫다고 했고, 부모는 머리를 싸매고 며칠을 고심한 끝에 아이가 원하는 대로 유학을 보내기로 했다. 외국에 나가 살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고지식한 어머니는 아이를 혼자 보내놓고 밤마다 아이가 보고 싶어 운단다. 단 한 명이라도 상식이 통하는 선생님이 있었다면, 한국을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이의 말을 생각하면서. 극단일 것이다. 한 쪽 이야기만 들었으니 오해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머니의 마지막 말, “단 한 명이라도 상식이 통하는 선생님이 있었다면…”이라는 말이 귀에서 맴돈다. 상식이 통하는 학교,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마지막까지 갖고 있었을 그 아이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사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나 대우가 어떠하든 아이들은 교사가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 상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온갖 냉소적인 호칭을 사용하면서도 교사에 대한 아이들의 기대는 이처럼 큰 것이다.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1. 청소년기의 아이들을 이해해주자 에릭슨(Erikson)에 의하면 사람은 8단계의 발달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각 시기마다 수행되어야 할 독특한 발달과업이 있다. 그 8단계 중에서 청소년기의 발달과업은 자아정체감 형성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등등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분명한 정체감을 형성하느냐, 아니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정체감 혼미에 빠지느냐 하는 위기를 겪게 되는 시기인 것이다. [PAGE BREAK]정체감 형성 과정은 자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다. 다양한 상황과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역할들을 시도해 보고, 아동기까지 어른들에 의해 주입되었던 가치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된다. 확실하지 않다는 것, 미지의 것을 탐색하는 과정은 불안과 두려움을 수반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가장 알 수 없고 낯선 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얼마나 불안한가 말이다. 더욱 나쁜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힘들고 낯설고 두려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에게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줄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기 안의 많은 모순들과 불안정한 정서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그들의 혼란에 귀기울이고 수용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부모가 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학교에는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선생님들이 있어야 한다.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들을 이야기해도 좋을까, 야단이나 맞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선생님을 찾을 때 그들의 그런 불안까지 공감하면서 편안하게 자신을 열고 탐색하게 해주는 이해심 많은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다. 생후 1년 된 아기와 어머니의 관계를 일정기간 관찰 연구한 아인스워스(Ainsworth)는 아이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어머니는 그렇지 않은 어머니에 비해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였고 적절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2차 성징의 발현을 비롯한 신체적 변화와 그로 인한 정서의 변화를 겪게 된다. 청소년이 처해 있는 독특한 발달단계와 과업들에 대해 잘 이해한다면 그들의 변화에 민감하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2. 상담자적인 마음을 갖자 교사의 주 업무는 교과지도와 생활지도이다. 각자 담당한 교과목의 전문가로서 지식을 전수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으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문제와 급속한 사회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학교 상담에 대한 요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담이 학교현장에 도입된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의 학교 상담실 운영 형태를 보면 상담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음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단기간의 상담교육을 받고 교도교사로 임명된 교사가 주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였고 현재는 진로상담교사로 명칭이 바뀐 상담교사와 담임교사 혹은 교과 담당 교사가 면담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또한 단기교육을 받은 학교 상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집단상담과 개인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 상담교사나 자원봉사자들은 단기교육이라도 받지만 대다수 교과담당 교사들은 상담이나 생활지도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교과지도 능력이 뛰어난 교사라고 해서 상담도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상담은 문제 행동을 처벌하고 훈육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갖고 있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보다 전문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은 상담의 전문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교과지도를 위해 시간을 들이고 연수를 받는 것처럼 상담이나 생활지도를 위해서도 전문적인 교육과정이나 연수과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모든 교사가 전문적인 상담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담교육과 연수를 받음으로써 상담자적인 태도와 마음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미 청소년 문제가 발생한 뒤에 조치하는 것은 늦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으며 문제 예방에 있어 학교의 역할이 중요함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모든 교사가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을 들으려는 마음과 적절한 기술을 갖고 있다면 청소년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며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도움을 받도록 기관이나 시설에 의뢰할 수 있을 것이다. [PAGE BREAK]3. 가족, 지역사회와 협력하자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과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만큼 청소년들을 잘 키우는 일은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배워야 할 기본적인 것조차 익히지 못한 채 학교에 오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고 불만이다. 이리저리 책임을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가정과 학교가 연계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한 어머니는 학교에서는 예의바르고 서글서글한 아들이 어느 날부터 부모에게 반항하고 형제들과 싸우기 시작했는데, 이런 아이의 문제를 교사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행여라도 담임교사가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되면 오히려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두려워서였다. 그러나 사실 그 아이를 잘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 좋은 점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학교의 교사였을지도 모른다. 독립과 의존의 갈등을 겪으면서 자기를 형성해 가는 청소년기에는 부모보다 교사의 역할이 더 크고 중요하다. 독립과 의존을 반복하며 시험할 때, 독립을 지지하고 격려해 주며 의존하게 해주고 다시 독립을 시도할 힘을 북돋아주는 사람이 교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든든하겠는가. 협력해야 할 대상에는 (상담전문교사가 있다면) 학교의 상담교사나 외부의 전문 상담자도 포함된다. 교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전문 상담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담임교사는 마치 부모와 같이 반 아이들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반 아이가 상담교사를 찾아가는 것을 섭섭해하거나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담임교사의 학급경영 능력이나 생활지도 능력의 부족으로 인식될 거라는 두려움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상담교사와 담임교사가 분리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아이의 입장과 상관없이 내 아이는 내가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담임교사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오히려 좀 더 깊은 상담이 필요한 아이를 학교상담실이나 외부의 전문상담기관에 적절하게 의뢰(refer)할 수 있는 것이 담임교사의 능력이라 하겠다. 나오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이다. 그렇다면 학교는 꽃밭이어야 한다. 수백송이의 꽃이 어우러져 피어있는 아름다운 화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학교에는 시들시들 자고 있거나 자의 반 타의 반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이들을 깨우고 학교 안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훈육과 처벌이 아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하여 그것을 꽃피우게 하려면 사랑의 눈으로 그것을 발견해 주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 그 어느 곳이건 단 한 명이라도 그 역할을 해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학교는 그리고 교사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 상처를 회복시키기도 하는 존재이다. 한 사람 교사에 의해 아이의 가슴에 시퍼런 멍이 들기도 하나, 이해하고 수용하며 귀기울여 주는 한 사람 교사에 의해 극적인 변화와 성장이 가능한 곳이 학교인 것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우러져 피어나는 것이다. 모든 교사가 한 아이 한 아이의 개성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려는 상담자의 마음과 태도를 갖고 있는 학교, 그리고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여주 잘 아는 사람들도 남한강변 습지는 몰라 논은 아이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논에는 수생식물, 풀꽃, 곤충, 양서류들이 어울어져 사는 생태계의 창고 같은 곳이다. 물고기와 물벌레(수서곤충)며 연체동물도 논에서 부화하여 살아간다. 또 그들을 노리는 조류들도 논을 떠나 따로 놀지 않는다. 논뜰을 지나면 자갈과 모래로 덮힌 드넓은 둔치의 대초원이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남한강 본류가 돌아나가고 앞쪽으로는 장마철이면 이따금 섬이 되는 섬숲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모래와 자갈밭을 덮은 대초원이 펼쳐져 있다. 이곳 초원의 식생은 갈대와 물억새 같은 습생식물과 띠와 사초 같은 건생식물들이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온통 자갈과 모래뿐이어서 식물들이 살아가기에는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장마철에는 건생식물들이 골탕을 먹고, 가뭄이 오래 계속되면 습생식물들이 견디기 어렵다. 달맞이꽃·망초·개여뀌·도꼬마리·땅빈대·강아지풀 등과 같은 귀화식물들도 상당한 세력을 이루고 있다. 강가 주변으로는 십자화과 식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황새냉이, 꽃다지, 개갓냉이, 나도냉이, 속속이풀이 모두 십자화과 식물이다. 봄이 무르익으면 깨알처럼 작은 꽃들이 자지러지게 핀다. 자갈밭 가운데 얕은 습지가 있다. 마치 길다란 수영장을 연상케 해준다. 어른들의 무릎을 조금 넘는 알맞은 깊이는 여름철 아이들이 물장구치고 놀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이 습지는 장마가 끝난 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강물이 낮은 데로 모여서 된 것이다. 하지만 물이 맑고 찬 것을 보면 지하에서 꾸준히 샘이 솟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웬만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천혜의 습지가 된 것이다. 그리고 자갈과 모래가 깔려 있어서 수질도 1급수에 가깝다. 넓은 연못 모양을 한 습지에는 다양한 수서생물들이 살고 있다. 게아재비, 각다귀유충, 강도래유충. 날도래유충, 물방개, 물자라, 물장군, 소금쟁이, 장구애비, 잠자리 유충, 하루살이유충 등을 비롯해 민물새우, 옆새우, 다슬기, 물달팽이, 플라나리아, 달팽이, 가재, 거머리, 재첩, 말조개 등이 관찰된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이름 모를 생명체들도 부지기수로 많다. 이것들은 이곳 생태계 피라밋의 든든한 기단 역할을 해주고 있다.[PAGE BREAK]‘수달’ 찾아와 후식하듯 물고기 사냥 강변의 초원에는 엉겅퀴, 찔레, 지칭개, 애기똥풀꽃 등이 모래언덕을 눈맛 좋게 덮고 있다. 길섶 풀밭에 피어난 엉겅퀴에 은점선표범나비 한 마리가 정신없이 꿀을 빨고 있다. 작은은점선표범나비는 주로 낮은 구릉에 살며,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에서 관찰된다. 주로 국화과 식물을 좋아하는데, 야산 숲 속과 밭둑에 지천으로 깔린 쑥부쟁이, 벌개미취, 왕고들빼기, 털쇠서나물, 망초, 개망초, 민들레, 엉겅퀴, 구절초 등이 모두 국화과 식물들이다. 강변으로 나가면, 모래톱을 끼고 남한강 푸른 물이 산 그림자를 싣고 유장하게 흐르고 있다. 강에는 군데군데 큰 자갈 여울이 넓게 깔려 있다. 여울은 경사가 있어서 산소공급이 활발하다. 건너편 산그림자 드리운 곳에는 흰뺨검둥오리와 원앙들이 탁족(濯足)을 하고 강 한가운데는 농병아리와 쇠물닭 한 쌍이 자맥질을 하고 있다. 모래톱에는 백로와 왜가리들이 바짓가랭이를 걷고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물고기를 쫓고 있다. 둔치 초원과 습지 주변, 그리고 인근 농경지에는 참개구리에서부터 청개구리에 이르기까지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개구리들이 거의 다 모여서 산다. 강을 끼고 내려가다 보면 넓은 둔치 들녁 사이에 또 다른 습지가 자리하고 있다. 아까와는 달리 어른 두 길이 넘는 깊이를 보면 이 습지가 오래 전에 골재채취로 생긴 것임을 말해준다. 몇몇 낚시꾼들이 낚시를 드리워놓고 낮잠에 푹 빠져 있다. 망태기 안에 몇 마리의 민물고기들이 들어있다. 계절과 지형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이 지역 습지에서 관찰되는 물고기들은 누치에서 잉어에 이르기까지 남한강에서 관찰되는 물고기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장마철이면 곧잘 남한강 본류와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덩치가 작은 것들이 주로 산다는 점이다. 외래종인 떡붕어, 배스, 파랑볼우럭(블루길)도 몇 곳의 습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지역에 수달이 가끔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발자국이 남한강 본류로 이어져 있는 걸로 보면 이따금 습지를 찾아와 후식하듯 물고기들을 사냥하고 가는 게 분명하다. 서울에서 불과 한 시간 남짓한 이 지역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그만큼 자연생태가 튼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누가 알까 두렵다. 온통 갈대와 물억새 … 꽃창포 몇 포기도 습지 주변은 온통 인적 드문 갈대밭과 물억새밭이다. 습지가 맑은 수질과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이들의 공이 크다. 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습지엔 새들이 귀가 시끄러울 정도로 많다. 떠벌이 개개비가 잠든 낚시꾼 등 뒤 갈대밭 속에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다. 개개비는 마른 풀잎을 물어다 갈대 줄기에다 칭칭 감듯이 둥지를 짓는다. 이웃한 습지 뒤로는 야산이 내려와 있고 습지 가장자리로 갯버들을 비롯해 부들, 갈대, 줄, 방동사니, 달뿌리풀 등이 자리해 있다. 군계일학처럼 꽃창포 몇 포기가 화사하게도 피었다. 갈대와 물억새와 온갖 귀화식물들이 무섭게 뒤덮고 있는 이 허허벌판도 홍수가 내려오면 물에 잠기고 야산 같은 구릉지대만 섬이 되어 둥둥 뜬다. 서양민들레는 유럽에서 건너온 것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시도때도 없이 피고 진다. 꽃이 크고 잎이 갈라진 상태가 날카롭다. 심하게 뒤로 젖혀지는 것도 우리 토종 민들레와는 다르다. 우리꽃 지칭개는 국화과 식물로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쉴새 없이 피고 진다. 부전나비 한 마리가 꽃에 앉아 미동도 없이 낮잠을 즐기고 있다. [PAGE BREAK]둔치와 이어진 야산 숲속에는 찔레꽃이 허무하게 지고 있다. 그 뒤로 까치수영이 버스칸의 여학생들 수다처럼 하얗게 피어있다. 까치수영은 약간 습한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 풀꽃이다. 패랭이꽃, 좁쌀꽃, 물봉선, 돌양지꽃, 솔붓꽃, 쇠뜨기, 원추리 등도 그 주위로 어울려 피어 있다. 목본류로는 인동, 산딸기, 쉬땅나무, 쪽동백, 개다래, 으아리, 사위질빵 등이 군데군데 무리를 짓고 있다. 초원 가운데 숨어 있는 습지의 물이 맑고 찬 것을 보면 지하에서 끊임없이 샘물이 솟구치고 있어서 갈수기에도 일정한 수량을 보여준다. 위기에 처한 동물에 아지트 같은 습지 습지는 위기에 처한 동식물들에겐 고향처럼 되돌아가서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아지트 같은 곳이다. 또 생태계 복원의 공간적 기회를 제공해주며 나아가서는 새로운 생물종의 출현을 가능케 해준다. 어느 습지에나 흰뺨검둥오리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텃새인 흰뺨검둥오리는 물오리이면서도 야산 숲 속에다 알을 낳는다. 이따금 관찰되는 원앙도 숲속 나무둥지 속에다 알을 낳는다. 꼬마물떼새와 할미새도 이곳 습지의 조류 가족이다. 여름철새인 이들은 모래나 자갈바닥에다 알을 낳는다. 꼬마물떼새는 하얀 목테두리와 노란 눈테두리가 환상적으로 예쁘다. 알이 자갈무늬를 띠고 있어서 쉽게 발견되지는 않지만 어미새가 의태를 보이면 그 부근엔 반드시 보금자리가 있다. 의태란 적이 나타나면 어미새가 부상당한 시늉을 하면서 적의 눈길을 딴 데로 돌리는 행동을 말한다. 물가 모래밭엔 물을 마시러 왔다 간 고라니 발자국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다. 야산과 인접해 있어서 족제비, 멧토끼, 들쥐, 청솔모 등등 여러 종류의 포유류들이 야산과 초원을 오가고 있다. 하천의 둔치 상태를 보면 그 하천의 생태적 상황을 진단할 수 있다. 둔치에 동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다면 그 강도 함께 건강하다. 더욱이 여주 지역처럼 생명의 오아시스 같은 둔치습지까지 거느린 강이라면 더욱 말할 것이 없다.
경제교육의 첫걸음은 ‘돈’부터 알기 돈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생활 속에서 건전한 소비습관과 경제관념을 가르쳐야 하는 시대이다. 가정에서의 소비 생활, 금전 관리, 정리 정돈 등에 대한 습관과 태도는 성인이 되어 감당해야 할 직업 및 경제 활동의 성공적인 삶을 위한 필수요소이므로 공부 못지 않게 중요하다. 경제교육은 학생들이 부자가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써야 할 곳에 잘 쓰는 습관이 중요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사회생활을 하라는 의미가 있다. 체험을 통한 경제교육의 장소로 화폐박물관은 더없이 좋은 곳.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조폐공사에 있는 이 박물관은 1988년에 설립된 이래 연중 14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관람객이 많다. 뛰어난 조형미와 우아한 건축미를 갖춘 박물관 앞마당의 압사기(screw press)와 코인트리(coin tree) 조형물은 이곳이 화폐 역사의 메카임을 잘 말해준다. 3개의 전시실에는 우리 나라 화폐제조 역사와 국내외 화폐의 사료와 연혁, 전시물인 주화류, 지폐류, 우표류, 메달류, 압인기 등 10만여 점에 이르는 화폐 관련 자료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동전·지폐 등 화폐의 역사 더듬기 제1전시실 중앙부에는 조선시대 금화, 은화, 적(赤)동화를 찍어내던 압인기가 크게 자리잡고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오른편으로 조선시대 후기 주전소에서 주물사(鑄物沙)에 의한 방법으로 엽전을 만들던 모습을 축소 모형으로 재현한 것이 있다. 거푸집에 쇳물을 붓고, 풀무질하고, 완성된 엽전을 정리하고, 무집의 엽전을 떼어내는 등의 모습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의 많은 시간을 빼앗는다. 화폐 이전의 물품화폐인 패화와 어폐에다가 고대의 금속화폐인 포전, 도전, 진 반양화 등을 구경하고, 그리스 화폐와 로마 화폐 등도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나라 최초의 화폐인 고려 성종 때의 건원중보(乾元重寶)를 비롯해 조선 고종 때의 대동은전(大東銀錢)과 대원군이 경복궁 증축을 목적으로 발행한 당백전(當百錢) 등 교과서에 나오는 주화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주화제조공정을 눈으로 보면서 설명까지 받을 수 있게 전화기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제2전시실에는 은행권과 제지제품, 그리고 인쇄기계와 초지기계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구한말 우리 나라에서 임시로 사용한 일본 제일은행권을 비롯해 최근의 한국은행권과 은행권 제조공정을 볼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경남 창원 반송 초등학교 김단홍, 단비 자매는 체험기록장에 깨알같은 글씨로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적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돈이잖아요. [PAGE BREAK]아이들에게 돈의 소중함을 말로만 깨우치기보다는 직접 관찰하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다” 는 이들의 아버지는 “화폐 제조 과정이 이렇게 복잡한 줄 몰랐다. 이제부터는 돈을 깨끗이 쓰도록 가르치고 용돈기록장을 기록하여 돈을 제대로 쓸 수 있게 지도할 생각”이라고 했다. 제3전시실에는 국내외 우표와 훈장, 메달 등 조폐공사에서 제조한 제품과, 진귀한 외국 화폐 및 100여 개 나라의 현용 화폐들이 전시되어 있다. 멀티 슬라이드를 통하여 화폐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영상실도 마련되어 있다. 스마트 키즈의 첫걸음을 이곳에서 “돈의 제조과정을 직접 봄으로써 돈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작은 돈도 귀중하게 여기는 태도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최한규 박물관 홍보부 과장은 말하며 “박물관 견학에 앞서 화폐에 관한 상식을 미리 정리해서 공부하고 오는 것이 관람시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화폐박물관 홈페이지(www.komsep.com/museum/)에서 전시물을 미리 읽고 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란다.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돈’의 소중함을 깨침으로써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건전한 생활인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경제교육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스마트 머니, 스마트 키즈’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제생활 관련 책이 있듯이 돈 쓸 줄 아는 아이, 즉 스마트 키즈(smart kids)를 키우는 첫걸음을 화폐박물관에서 내딛어보자.
교수-학습 과정에서 말하기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말하기는 수업활동의 기본이고 자기표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학창시절 아는 것도 쑥스러워 발표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틀린 답이지만 자신 있게 말해 칭찬과 격려를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전 전민초등학교 이화숙 교사(46)는 말하기가 아이들의 수업태도와 학교생활, 나아가 성인이 된 이후까지도 큰 영향을 준다고 판단해 말하기 교육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올해로 교직생활 24년째인 이 교사는 자신이 개발한 체계적인 말하기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아이들을 지도한다. ‘말하기·듣기 기본 훈련 다지기’→‘소집단 토의를 통한 말하기 지도’→‘다양한 활동을 통한 말하기 지도’가 기본적인 큰 틀이다. 자기소개 시간에 이름도 제대로 못 대는 아이, 선생님이 설명할 때 딴전 부리는 아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쉬는 시간에는 세상이 떠나갈 듯 떠들다가도 수업시간에는 한 마디 못하는 아이 등등. 이런 아이들이 이 교사와 함께 몇 개월 생활하면 눈에 띄게 달라진다. 학기초에는 ‘말하기·듣기 기본 훈련 다지기’부터 시작된다. 고개를 들고 친구들을 보면서 큰 소리로 또박또박 말하는 훈련을 시킨다. 말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생각하고 용건(요지)부터 말한 다음 뒷받침할 만한 이유와 까닭을 차례대로 말하게 한다. 이 교사가 만든 ‘목소리 볼륨표’와 ‘목소리 척도자’가 이용된다. 볼륨표는 소리를 5단계(1-둘이서, 2-소집단에서, 3-쉬는 시간에, 4-모든 사람 앞에서, 5-교정에서)로 나눠 때와 장소에 따라 적당한 소리를 내도록 한 것이고 척도자는 목소리의 대소를 인식시키기 위해 4단계(1-너무작다, 2-좀더 크게, 3-합격, 4-너무크다)로 음량만 재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의 음량을 합격점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같은 기본 훈련 다지기가 끝나는 5월쯤이면 아이들은 말하기에 어느 정도 자신을 갖고 발표시에는 “∼겠습니다. ∼합니다.” 등 제법 체계를 갖춘다. [PAGE BREAK]‘소집단 토의를 통한 말하기 지도’의 시작은 등교 즉시 짝과 마주 앉아 아침 인사말을 볼륨표 1단계의 소리로 주고받는 것부터다. 3, 4월 수업시작 10분전에 1분단부터 순서대로 나와 서로 마주 보고 짝과 인사말을 하게 한다. 5월부터는 짝에게 들은 이야기에 자기의 생각도 넣어 전체 앞에서 말하게 한다. 인사말 단계를 지나 가정에서 일어난 일을 잘 듣고 반 전체 친구에게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 발표력을 향상시킨다. 월별로 짝을 바꾸어 모든 친구들과 골고루 말하게 한다. 이러한 짝과 말하기 단계가 훈련되면 모둠끼리의 소집단 토의활동, 소집단 토의활동을 전체가 집중해 보게 하는 활동, 무조건 발표하는 단계 등으로 수준을 높여간다. ‘다양한 활동을 통한 말하기 지도’는 그 동안의 훈련으로 자신감을 얻은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이다.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주말 지낸 이야기’를 하게 하고 친구들은 서로 칭찬해준다. 막대인형, 탈 등 소도구를 이용하여 1인2역의 역할극을 하게 함으로써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수준 높은 언어구사력을 키워준다. 이 단계에서는 미리 제시한 학습과제를 가정에서 조사한 뒤 수업시간에 발표하게 함으로써 말하기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게 된다. 어린이들은 일단 등교하면 하루한번 이상 누구나 자신감을 갖고 발표를 해야 한다. “효과적인 수업이 되려면 학생들이 발표를 많이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말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 교사는 “자기 이름도 말하지 못하던 어린이가 손을 들고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말하기 훈련을 통한 발표력 신장은 모든 교과학습의 기본이고 인성교육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더 체계적이고 일반화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개발, 다른 선생님들과 공유할 기회를 갖게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