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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토론 수업은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데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다.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과 여러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 수업이 까다롭다는 교사도 적지 않다. 교과와의 연계성, 토론 방식, 운영 방법 등에 따라 기대한 교육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김선희 서울 명일중 수석교사의 ‘국어 교과서 재구성을 통한 융합수업/프로젝트 수업’은 ‘교사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토론 수업은 없을까’ ‘독서에서 시작해 토론, 논술에 이르는 수업을 구성할 수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탄생했다. 단편적으로 진행하던 기존 토론 수업을 9차시에 걸친 프로젝트 수업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평가와 기록까지 하나로 엮어 수업과 평가의 일체화도 꾀했다. 김 수석교사는 “조각조각 진행하던 토론 수업을 하나로 꿰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문득 ‘아이들이 토론 활동을 통해 능력이 향상됐을까?’ 의구심이 들더군요. 자유학년제를 활용해 긴 호흡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근거만 나열하는 찬반토론은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요.” 프로젝트 수업은 토론에 대한 설명과 모둠 구성, 수행평가에 대한 안내로 시작한다. 8개 모둠을 구성해 두 모둠씩 짝을 이룬다.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인물의 죄명으로 토론하기’처럼 책을 소재로 삼거나 ‘통일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학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해도 된다’ 등 사회 이슈를 논제로 정한다. 토론 상대가 정해지면 대결 날짜도 정해 미리 공지한다. 학생들은 대결 전까지 찬성 측 입론과 반대 측 입론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 찬성 측이 될지, 반대 측이 될지는 대결 당일 뽑기를 통해 결정한다. 토론은 총 24분 동안 진행된다. 입론→반론 펴기→질문하기→최종 발언의 순서로 흘러간다. 반론 펴기는 각 팀이 2분씩 사용하고 질문 없이 상대 입론에 대한 반론만 제기한다. 질문하기는 각 팀이 4분씩 사용하되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는다. 한 팀이 상대 팀에 대해 최소 2회 이상 질문해야 한다. 김 수석교사는 수업 전 마련한 ‘분석적 채점 기준(루브릭)’을 바탕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토론에서 타당한 근거를 들어 논박한다’는 성취 기준에 맞게 ▲주제에 대한 이해 및 정보 활용 ▲토론 능력 ▲경청 능력 ▲상호평가·자기평가 등을 평가 요소로 삼았다. 가령 토론 능력(5점)을 평가할 때 논리에 대한 주장과 그에 대한 근거가 명확할 경우 5점, 논리에 대한 주장은 명확하나 근거 전달이 미흡하면 3점, 핵심적인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거나 발언을 전혀 하지 않을 경우 1점을 주는 식이다. 한 요소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다른 부분에서 만회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모둠 활동이지만, 개별 평가가 가능한 이유다. 학생들도 평가에 참여한다. 김 수석교사가 만든 토론평가표에 따라 주장의 논리성과 근거의 타당성, 발표 태도를 합산해 점수를 매기고 어떤 모둠이 우세했는지도 평가한다. 토론자들의 주장과 근거도 정리한다. 김 수석교사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모든 학생이 토론자로 한 번, 배심원으로 세 번 활동한다”면서 “토론 능력뿐 아니라 경청 능력도 길러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토론 하면 말싸움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아요. 토론을 잘하려면 상대의 말도 잘 들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세 번의 상호평가를 통해 학생들은 말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도 키우고 그동안 몰랐던 친구의 능력과 장점도 알게 됩니다. 24분간 토론이 끝난 직후에는 토론자들을 밖에 내보내고 우수 토론자를 정합니다. 학생들의 평가는 정말 정확해요. 덕분에 결과에 대한 불만도 없죠.” 수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토론 수업에 대한 소감문 쓰기, 논술문 쓰기 등 글쓰기 활동으로 이어진다. 완성한 글은 메가테스트 ‘써니샘의 논술교실’에 업로드 하고 우수작을 선정한다. 이름을 가린 글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우수작을 직접 고르도록 한다. 글쓰기 활동의 결과는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을 기록할 때 활용한다. 김 수석교사는 “개요표 작성법과 글쓰기 방법 등은 수업 시간에 가르친다”면서 “자신의 글과 친구들의 글을 비교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운다”고 설명했다. 명일중 학생들은 입학 후 최소 한 학기 이상 프로젝트 수업을 받는다. 매년 5월은 토론·논술 주간으로 정해 전교생이 활동에 참여한다. 덕분에 학생들은 말하기, 글쓰기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하는 재미에 빠진 학생도 적지 않다. 김 수석교사는 “이제는 학생들이 먼저 토론 수업을 하자고 조른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선생님, 토론을 준비하다보니 중립이 돼버렸어요’라는 말이었죠. 어떤 논제에 대해 찬성의 입장도, 반대 입장도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기특하게도 그걸 깨달았단 소리였어요. 토론의 최고봉은 협상입니다.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이 능력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수업 활동지를 모아 성장 편지와 함께 가정에 보내기도 한다. 자유학년제 운영 기간 동안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했을지 궁금해 할 학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활동지를 매개로 자녀를 칭찬하고 이야기 나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수석교사의 프로젝트 수업은 지역 학교에도 입소문이 났다. 요리 레시피처럼 따라 하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토론 수업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업 계획서만 있으면 교사가 아닌 사람도 토론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고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었다. 그는 “수업의 성공은 교사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효능감으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토론대회 같은 행사는 단발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아요. 토론 교육이 성공하려면 수업 안으로 토론 활동이 들어와야 합니다. 더 많은 교사들이 토론 수업의 성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나눌 생각입니다.”
한국교총은교감을 부교장으로 명칭을 바꿀 것을 10월 10일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014707, 이하 개정안)의 조속한 심의와 통과를 위한 건의서를 국회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경남교육노조는 부교장이라는 관리·감독자가 더 늘어나 학교가 관료화될 우려가 있다며 학교 민주화에 역행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 교사라는 집단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다. 교사를 전문직이라고 하지만 장학사와 연구사 같은 교육전문직을 전문직으로 취급하는 그동안의 행태가 안타깝기만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가장 소중하고 담임이 최고의 보직이라는 매력을 느껴야하는데 때로는 그렇지 못한 현실이 "내가 이러려고 교사가 되었는가!"라는 자괴감마저 느끼게 할 때가 종종 있었다. 물론 나 혼자만 느끼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최근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에서 교감을 부교장으로 해야한다는 명칭 변경 요구에 적극 찬성하고 동의한다. 솔직히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한가지 더 요구하고 싶은 게 있다. 사실 교사라는 신분이기에 임금인상이나 수당을 더 요구하는 것이 속물로 비추어 지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않았는데 사실 교감이 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사신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수업을 안한다는 것 뿐이지 업무는 그대로 쌓여만 가고 수당을 보면 교감 신분에 합당한 처우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많은 선배님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가 교감이 되어도 평교사일 떄 받았던 담임수당과 보직교사 수당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번 교감을 부교장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과 더불어 단일호봉인 교사의 특성을 참작하여 교감의 처우개선도 함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 역사문화탐방단 학생들이 탐방 장소로 남한산성을 선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과거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말했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숭고한 행위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더구나 한창 배우는 학생들에게 있어 여행이란 영혼을 살찌우는 너무나도 숭고한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다. 11월 들어 첫 번째로 맞이하는 토요일,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 26명을 인솔하고 역사의 현장인 남한산성(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산 23)에 다녀왔다. 서산시에서 지원하는 역사문화탐방의 일환이었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얼굴과 온몸에 울긋불긋 단풍이 든 아이들은 일찌감치 학교에 도착해선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지각이 잦던 태훈이는 제일 먼저 도착해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을 먹고 있었다. ▲ 남한산성 주차장이다. 학교를 출발한 버스는 오전 11시 남한산성 1번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이 바로 얼마 전에 개봉된 영화, ‘남한산성’에 등장하는 그 남한산성이다. 치욕의 병자호란, 인조에 얽힌 비극이 곳곳에 서린 곳. 역사는 끝임 없이 흘러 결국 이렇게 오늘에 이르고야 말았다. 제자들도 문화해설사의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에 감동한 듯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 남한산성의 전돌(塼乭) 성곽. 조선군은 영하 15도의 강추위를 방한복 대신 가마니 하나로 버텼다. 추위는 뼈를 타고 들어와 골수를 얼렸다. 무서운 건 청병이 아니라 바로 추위였다. “이곳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30 대군을 피해 47일 간 대항하다가 항복한 곳입니다. 한겨울에 임금은 산성의 서문인 우익문을 나와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 앞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 즉 한 번 절할 때마다 머리를 세 번 땅에 찧는 것을 세 번 하는 항복 의식을 치렀죠. 역사적으로 가장 무능한 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인조입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가 서린 곳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이곳 남한산성에서 당시 민초들의 심정을 느껴봅시다.” 당시의 처절한 비극을 알기라도 하는지 산성 주변의 낙엽은 늦가을의 따사로운 햇살아래 노랗고 붉은 기운을 뭉글뭉글 뿜으며 마치 눈물이라도 흘리듯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 지도층의 무능으로 저 낙엽처럼 붉은 피를 뿜으며 원통하게 스러져갔던 산성의 백성들이여, 부디 영면하소서. 필자는 이파리들의 조문을 뒤로 한 채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 묵어 연륜이 느껴지는 소나무며 잣나무들이 빽빽하게 열을 지어 서 있는 수어장대 을 지나 기왓장 하나하나마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우익문 에 도착했다. 당시 백성들은 지붕의 기와를 벗겨 적병에게 던졌다. 먹지 못해 가늘어진 손목으로 던지는 기왓장이 얼마나 위력이 있었으랴. 성안의 백성들은 청군의 날카로운 칼에 무단이 베어지듯 그렇게 죽어갔다. 그들의 원통함이 침엽수로 살아나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 남한산성의 노송. 천년의 세월을 견딘 노송답게 그 자태가 늠름하다. 저 노송은 1637년 1월 30일.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 황제 홍타이지에게 무릎을 꿇던 비극적 장면을 지켜보았을까? 하늘이 무너졌다며 통곡하는 백성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렇듯 역사는 준엄하다. 먹고 마시고 자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던 백성들의 그 소박한 꿈조차 지켜주지 못했던 무능한 왕과 신하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필자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인구가 850만 명이었는데 그중 포로로 끌려간 백성만 50만 명이라고 하니 그 폐해는 실로 짐작이 가도고 남는다. ▲ 남한산성의 수어장대(守禦將臺). 수어장대란 요새 방어를 맡은 수어사가 지휘, 명령하는 높은 곳이란 뜻이다. 수어장대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1호이다. ▲ 남한산성 수어장대 부근의 암문. 남한산성에는 이런 암문이 여섯 개가 있다. 주로 야간에 몰래 성을 빠져나가 소식을 전하는 문이다. 영화에서는 고수가 이 문을 빠져나가 근왕병에게 성안의 긴박함을 알렸다.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태림이는 이런 말을 했다. “최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 참여했는데, 혼자 왔으면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기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선생님과 함께 와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져 감동적이네요. 과거와 현재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느꼈고,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됐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았던 또 한 녀석은 “역사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얽힌 스토리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답사를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들은 앞으로 제가 역사 공부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만면에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 전승문(북문)이다. 조선군 300이 청군을 기습하기 위해 이 문을 나섰다가 적의 계략에 빠져 전멸 당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문의 이름은 전승문(戰勝門)이다. 그날의 치욕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후대에 붙여진 이름이다. ▲ 임금만이 드나들 수 있다는 남문 즉 지화문(至和門)이다. 남한산성에는 제일 큰 문이다. 만민이 평등한 오늘날엔 무수히 많은 이들이 드나들고 있다. 인조가 알면 경천동지할 일이다. 오후 4시. 우리 일행은 다시 귀로에 올랐다. 길이 막히는 주말이라 서둘러야했다. 바야흐로 남한산성의 가을과 작별할 시간이다. 산의 능선을 따라 꼼꼼하게 쌓아올린 산성의 계단을 한걸음씩 밟으며 필자는 속으로 빌었다. 청나라 군사를 막으려 엄동설한에 불침번을 섰던 조선의 병사들이여, 이제는 그 엄혹한 추위를 모두 잊으시고 저 가을햇살처럼 따뜻한 이불을 덥고 대한민국의 품안에서 고이 영면하소서. 필자는 지존인 임금보다 백성에게 먼저 빌고 또 빌었다. ▲ 남한산성의 수어장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이다. 탁 트인 시야가 한눈에 들어와 호연지기를 느끼게 한다. 북한산과 올림픽대교, 남산, 제2롯데월드까지 한눈에 보인다. 아,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는 야은 길재 선생의 시 한 구절이 저절로 떠오른다. ▲ 남한산성의 빛과 바람이다. 인간보다 천년을 더 산 그들이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만은.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척화파 김상헌이 청나라에 끌려가면서 읊었던 시조이다. 여기서 삼각산은 수도 서울을 둘러싼 북한산을 이름이다. ▲ 남한산성 답사단 일행. 해마다 연 인원 500만 명 정도가 찾고 있다. 주말이라 그런지 수많은 사람들이 남한산성을 찾았다. 필자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역사라는 것은 멀리 보면 거창한 것 같지만 실은 시민으로서 각자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 바로 역사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발견하면서 미래를 그려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 남한산성이 2014년 6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여 세운 표석이다. ▲ 무망루(無忘樓). 병자호란의 치욕과 소현세자가 8년 간 청나라 심양에서 인질 생활을 하다 돌아온 것을 절대로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지었다고 한다. ▲ 숭렬전(崇烈殿)은 백제의 시조 온조왕과 산성 축성 당시 책임자였던 이서 장군의 영혼을 모신 사당이다. 병자호란 당시 온조왕이 인조의 꿈에 나타나 청병의 기습을 알려줬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사당을 세우자 온조왕이 다음날 다시 꿈에 나타나 혼자는 외로우니 충직한 신하 한 명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다음날 이서 장군이 병사했다. 인조가 생각하기에 이는 필시 온조왕이 이서를 데려갔다고 여겨 함께 사당에 모시게 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2호이다.
충남 서산 서령고는 12월 21일(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제31회 서령제 및 동아리발표대회를 가졌다. 이번 대회는 ‘여명의 서령, 하늘로 나르샤’를 주제로 1부-동아리발표대회 전시부문, 2부-동아리발표대회 발표부문, 3부-서령제 학생공연 등 총 3부로 나누어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행사에서 하이라이트는 서령제 학생 공연이었다. 방송제, 관악부 합주, 노래(트로트.랩), 공연(춤.댄스), 태안여고 댄스팀 등이 출연해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이번 축제는 서령인의 끼와 재능을 맘껏 발휘한 시간이었다. 성세현 학생회장은 인사말에서 “젊음이 있기에 열정이 넘치고, 그 열정이 있기에 우리는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축제를 준비해왔다”며 “공부할 때는 학생다운 모습으로 공부에 매진하고, 놀 때는 화끈하게 놀 수 있는 그런 뜨거운 열기를 이번 축제에서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며 성공적인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함성과 박수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수행평가 점수 부여 부적정, 결시생 인정점 부여 업무 소홀, 학교 봉사활동 운영 소홀, 자율학교 운영 관련 업무 소홀, 시설공사 계약업무 부적정, 학교급식비 목적 외 집행, 수익자부담경비 집행내역 공개 미흡. 7건의 지적사항 제목만 보면 대단한 비리라도 저지른 학교 같지만, 바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올해까지 근무한 세종시 성남고의 2017년 감사 지적사항이다. 이처럼 교육부가 18일 공개한 초·중·고 감사결과의 대부분은 경미한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교육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개된 감사결과는 2015년 이후 시·도교육청 종합감사 결과로 전체 1만 1591개교 중 1만 392개교(89.7%)가 대상이 됐다. 지적건수는 3만 1216건으로 학교당 평균 3건이며, 지적건수가 없는 학교는 830개교(8%)였다. 분야별로는 예산·회계 분야 48.1%, 인사·복무 15%, 교무·학사 13.6%, 시설·공사 9.5%, 학생부 7.5%, 학생평가 5.5%, 학교법인업무 0.7% 순이었다. 총 처분 건수는 8만 3058건으로 학교당 평균 8건이었다. 그러나 이 중 86.9%는 경고·주의 처분이었고, 행정상 조치 12.6%까지 합치면 99.5%는 경미한 사안이었다. 징계 처분 400건(0.5%) 중에서도 경징계가 273건으로 중징계 127건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고발·수사의뢰는 70건(0.1%)에 그쳤다. 중징계와 고발·수사의뢰를 합치면 0.2% 정도였다. 갑자기 교사가 학교를 못 나오게 돼 급하게 기간제를 구하느라 절차를 생략하거나, 급식 예산이 남아 비품을 사거나 학생들에게 특식을 사주거나, 학폭위 구성이 어려워 위원 구성이 잘못됐거나 하는 등 규정 미숙지나 주의 소홀로 인한 사안이 많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분야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예산·회계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차세대 에듀파인 구축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화고, 전자자금이체 시스템이 모든 회계 업무에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인사·복무 분야는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 표준 매뉴얼’을 마련하고, 교육감에게 채용을 위탁하는 사학에 대해 재정지원을 할 예정이다. 학생부와 관련해서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포함된 개선사항을 반영한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주요 내용은 부모정보 삭제, 소논문 미기재, 수상경력·자율동아리 기재 제한 등이다. 학생부 관리는 정정 이력만 보관하던 것에서 수정 이력까지 졸업 후 5년간 보관하게 된다. 학생 평가 비위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역할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북도교육청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은 상피제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감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학교 현장이 개선과 재발 방지에 노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처분의 99% 이상이 규정 미숙지, 주의 소홀에 따른 경미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건수만 보고 대부분의 학교, 교원에게 심각한 비리가 만연한 것처럼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어 “하지만 사안의 경중을 떠나 학교와 교직사회가 추후 감사 지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책임의식을 높이고 교직윤리를 실천하는 데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시험지 유출 등 학생평가와 관련한 성적비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교육악이라는 점에서 단호히 배격하고, 교육자로서의 책임감과 교직윤리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학교에 출입하는 모든 교직원은 반드시 결핵 검진을 받아야 해요. 경우에 따라선 매달 검진 대상자를 파악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검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어서 개인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검진 비용도 학교 자체 예산에 의존하거나 개인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학교 종사자 결핵검진이 의무화 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원이 늘고 있다. 결핵검진과 관련한 모든 업무가 학교에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14일 ‘학교 종사자 결핵검진 관련 시스템 개선 및 학교 부담 경감 요청 건의서’를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결핵예방법 제11조와 결핵예방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교육공무원과 교육공무직, 기간제 교사 등 학교(유치원 포함)에 근무하는 전 교직원은 매년 결핵검진을 해야 한다. 흉부방사선 촬영은 일 년에 한 번, 잠복결핵 검사는 학교에 재직하는 동안 한 번은 받아야 한다. 정규 교직원 외에 비정규직, 학교 출입 강사 등 학교를 드나드는 모든 교직원이 검진 대상이다. 문제는 일선 학교에 검진 관련 업무를 맡기다 보니, 검진 대상자 관리부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학교의 특성 상 비정규직, 강사 등의 출입이 잦고, 상황에 따라 변동이 커 검진 대상자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진 비용도 지역과 검진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잠복결핵 검사의 경우 적게는 2만 원에서 많게는 5만 원까지 검진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교직원 개인이 부담하거나 학교 자체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는 검진 인원이 적어 검진기관에 검사를 의뢰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검진 실시 현황 파악도 난제다. 공무원 건강검진은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행정시스템(EDI)으로 실시간 검진율과 검진 대상자를 확인할 수 있지만, 결핵검진은 포함돼 있지 않아 체계적인 관리가 불가능하다. 윤재희 서울월촌초 보건교사는 “특히 잠복결핵 검사는 검사 여부와 결과가 남아있지 않는다”면서 “매년 사람이 드나들기 때문에 일일이 물어보고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미향 보건교사회 회장(서울 신남중 보건교사)은 “학생, 교원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결핵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학교 종사자 결핵검진 의무화에 따른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이 하루빨리 구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흉부방사선 촬영과 잠복결핵 검사를 공무원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해 검진 대상자와 검사 현황을 EDI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전국 보건소나 의료기관 어느 곳이든 검진 받을 수 있게 하고, 비용도 해당 기관이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직접 청구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총은 “단위 학교에서 과중한 업무로 인한 불필요한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 전까지는 해당 업무를 교육청과 시·도 보건소에서 일괄 운영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인현 교수 등 11명 위촉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2기 위원 구성을 마치고 출범했다. 국가교육회의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기 출범식을 가졌다. 위원장은 김진경 전 국가교육회의 의장 직무대행이 맡았다.이로써 이광호 청와대 교육비서관,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과 함께 청와대, 국가교육회의, 교육부 모두에서 전교조 출신이 교육정책을 주도하게 됐다. 이들은 이중현 전임 학교혁신지원실장, 한민호 정책·안전기획관 함께 ‘유령에게 말 걸기’라는 책을 통해 2기 진보교육감의 정책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 신임 의장을 포함한 11명의 위촉 위원이 위촉됐다. 2기 위원은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대현 부산대 교수,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박신의 경희대 교수, 박인현 대구교대 교수(한국교총 부회장), 서길원 경기도교육청 교육2국장, 손지희 중산중 교사(전교조 정책연구국장), 이병욱 충남대 교수, 한승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등이다. 이 중 박인현, 이병욱, 한승희 교수를 제외하면 다수가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지만 교원단체 추천 인사와 전·현직 현장 교원이 포함되는 등 현장성은 강화됐다는 평이다. 과학기술·문화예술·직업교육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구성도 다양해졌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날 출범식 후에 8차 국가교육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2기 국가교육회의는 내년부터 새로운 미래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2018 학생언어문화개선 우수 사례 시상식이 20일 서울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렸다. 한국교총과 교육부, 제주도교육청이 공동 개최한 이번 시상식은 지난 1년간 학교 현장에서 학생언어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우수 사례를 선정,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언어문화 개선 공모전 수기·공익광고·로고디자인 부문과 학생언어문화 개선 선도학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환영사에서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인 동시에 가치관과 인격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면서 “건강한 언어 습관은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바른 언어문화가 확산되도록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학생언어문화 개선 선도학교 부문 대상은 인천당하초와 충남 계룡고가 거머쥐었다. 전국 선도학교 150곳 가운데 선정됐다. 인천당하초는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 ‘나·너·우리들의 나눔 TALK!’를 운영했다. 특히 바른 말, 고운 말을 사용하면 칭찬해주는 ‘마음씨 키움! 당하포인트제’, 언어생활을 주제로 한 훈화를 듣고 일기를 쓰는 ‘훈화 일기 쓰기’, 학부모 교육, 프로젝트 학습 교사연구회 등의 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충남 계룡고는 학생 동아리 바른말누리단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또 연극제, 공모전, 글짓기 등 바른 말 쓰기를 주제로 한 각종 대회를 진행,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해 바른 언어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공모전 수기 부문에서는 김하현(광주 장덕초)·민동완(충남 용동초) 학생이 대상을 받았다. 김하현 학생은 ‘욕 대신 약’이란 작품을 출품했다. ‘욕’에서 모음의 위치만 바꾸면 ‘약’이 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계기로 ‘욕’을 ‘약’으로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한 경험을 풀어냈다. 민동완 학생은 자신도 모르게 뱉은 욕설로 인해 사이가 멀어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나의 말 그릇을 돌아보며’를 썼다. 자신의 언어 습관을 반성하고 말 그릇을 예쁘게 만들겠다는 다짐과 함께 친구에게 사과도 건넨다. 공익광고 부문에선 경기 안양외고 김수연·김예나·남궁빈·노지영·서예린 학생이 대상을 수상했다. 인터넷 상의 비속어, 욕설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만, 언어 습관을 바꾸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손가락, 그림자 등 간단한 이미지로 전달한다. 로고디자인 대상은 양여경 경기 경민IT고 학생이 차지했다. 어두운 곳을 밝히는 전구의 이미지를 활용해 전구의 외형은 입 모양으로, 글자 ‘말’은 필라멘트 모양으로 변형, 완성했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기분과 분위기를 밝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올해 선정된 우수 사례는 내년 1월 중에 학생언어문화개선 홈페이지(kfta.korea.com)에 탑재될 예정이다. 누구든, 언제든지 내려 받아 학교 현장에 활용 가능하다. 학생언어문화 개선 사업은 학생 주도적인 활동을 통해 건전하고 올바른 언어 사용 습관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언어폭력, 학교폭력을 예방, ‘모두가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는 캠페인이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강릉 펜션 사고 이후 교외체험학습 안전상황 재점검을 시행하고, 수능 이후 학사운영 현황을 전수전검하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강릉 펜션 사고 관련 상황 점검회의에서 각 시·도교육청이 교외체험학습과 수능 이후 학사 관리 점검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이 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과 규정을 재점검하고, 수능 이후 적절한 교육프로그램 없이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는지 고3 교실 상황을 전수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교생끼리 장기 투숙을 하는 여행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이어 영상회의로 열린 부총리 주재 전국 시·도 부교육감회의에서는 각 시·도교육청에 학교별 교외체험학습 안전상황 재점검을 요청했다. 새로 승인하는 경우에는 안전에 우려가 없는지 확실하게 살핀 후 승인하고, 특히 안전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학부모나 교사가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전점검체계와 연락망 등을 구축해 운영할 것과 기숙사, 숙직실 등 학교 시설과 학생 수련 시설의 겨울철 가스 난방 분야 안전 점검도 요청했다. 또 이른 시일 내에 수능 후 학사관리 대책 내실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에 대해 개인체험학습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교육부는 “개인체험학습 자체를 위축시키거나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초·중·고 개인체험학습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점검은 수능 이후 교육과정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또 “교육청, 학교별로 교외체험학습 인솔자 동반규정, 기간, 인정사유 등이 상이해 최소한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많으므로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사망 학생에 대해 장례비 전액을 지원하고, 대성고에 특별상담실을 운영하고 출장 전문상담 인력 지원을 받아 교직원과 학생·학부모에 대한 심리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문상담 인력은 보건복지부 국가트라우마센터, 교육부 정신건강전문가 학교방문지원사업단, 은평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은평구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지원받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18일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이 함께 숙박하던 중 무자격 업자가 설치한 보일러 가스 배관에서 가스가 새어 나와 발생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학생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학생들의 합동분향소는 대성중 체육관에 설치됐다.피해 학생 10명은 17~24일 개인체험학습을 하도록 부모의 동의와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우정 여행을 떠났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총은 19일 교육부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사립학교 교장의 원로교사 재직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임기만료 후 정년이 남은 사립학교 교장에 대해서도 원로교사로서 우대․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 및 유인가를 마련하고 이를 각급 사립학교에 안내․유도하는 등 관련 정책을 개발․추진해달라는 요구다. 현재 국․공립학교 교장의 경우에는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2에 따라 정년 전에 임기가 만료된 후 교사로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경우 수업 담당 능력과 건강 등을 고려해 원로교사로 임용하고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6에 따라 수업시간의 경감 등 우대할 것을 법률로 정하고 있다. 원로교사 우대에 관한 내용으로는 수업시간 경감, 당직근무의 면제, 명예퇴직 대상자 선정 시 우선 고려, 교내․원내 각종 행사 등에서의 우대 등이다. 또한 원로교사는 학교장이 요청하는 경우 신규임용 교사에 대한 상담, 교내․원내의 장학지도, 그밖에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자문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국․공립학교 교장과 달리 사립학교 교장의 경우 정년 전에 임기가 만료됐다 하더라도 원로교사로 재직하도록 유도하는 근거규정이나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교총은 “정년 전 임기만료 교장에 대해 원로교사로서 수업 경감 등 업무를 우대하면서까지 교직에 남도록 유인가를 제공하는 것은 평생을 교직에 헌신한 교원의 경험과 능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전체적인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인 것”이라며 “사립학교에도 이와 같은 정책․개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치 교직원 전문성 강화 인권보호 지원 센터 운영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장애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해 2022년까지 예술·직업 특성화고 등 특수학교를 26개교 이상 신설한다. 장애학생 인권 보호를 위한 온라인 지원센터도 마련한다. 교육부는 경찰청, 병무청, 서울특별시교육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18일 서울성북강북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민관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대책은 유은혜 부총리가 10월 8일 사회복무요원의 인권침해가 발생한 서울인강학교를 방문한 현장에서 약속한 인권침해 예방 대책 수립을 이행한 결과물이다. 대책은 대응체제와 예방체제로 나눠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예방체제 강화를 위해서는 학교 선택권 확대가 강조됐다. 정부는 2022년까지 특수학교 26개교 이상, 특수학급 1250학급을 신·증설해 원거리 통학과 과밀학급을 해소하기로 했다. 특히 이 중 2개교는 공주대와 부산대 부설로 설립돼, 국내 최초 국립대 부설 예술·직업 분야 특성화 특수학교가 된다. 태백미래학교와 서울인강학교 등 최근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한 사립특수학교는 공립화를 추진한다. 교직원의 전문성도 강화한다. 특수교육 교원을 지속해서 증원하고 특수교사 자격이 없는 교사의 특수학교 임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해 장애학생 행동지원과 인권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수학교별 인권교육 전달 연수를 위한 장애인권교육 핵심교원도 양성할 계획이다. 장애학생을 지원하는 사회복무요원은 교대나 사범대 또는 특수교육 관련 학과 출신을 우선 배치하고, 가해 사회복무요원은 복무 분야 재배치 조항을 신설키로 했다. 신규 배치된 사회복무요원을 대상으로 3개월 이내에 장애인권교육이 포함된 직무교육도 하기로 했다. 이 외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자기보호 프로그램 개발·보급·활용교육 ▲통합교육지원실 운영 확대 ▲통합교육지원단 구성 ▲장애이해교육 연 2회 이상 의무화 ▲학칙에 장애학생 인권보호 조항 명문화 ▲범국민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강화 ▲범정부 차원의 추진점검단 운영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대응체제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누구나 장애학생 인권침해를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인권보호 지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장애학생 인권침해 실태도 3년 주기로 조사하고, 매년 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는 장애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문항을 활용할 계획이다. 경찰위원, 상담전문가, 보호자 등으로 구성된 전국 202개 인권지원단의 특수학교 현장지원을 연 2회 이상으로 하고, 학교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거나 인권침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장애학생을 말하는 ‘더봄학생’에 대한 방문과 수시상담,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외 상황별 대처 매뉴얼 개발, 시·도별 인권보호 자원지도 시스템 구축, 행정지원전문가단 운영 등도 대책에 포함됐다.
선출직 ‘교육의원’ 5명에 도의원 4명으로 구성 조례와 예·결산 제외하고는 전권으로 의결 가능 도민 여론조사 해보니 62%가 “제도 유지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는 몇 가지 특별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는 교육을 책임질 교육의원을 도민들이 직접 뽑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조례와 예결산을 제외한 중요재산‧공공시설에 관한 사항, 기금 설치 및 운용과 같은 교육위 심의‧의결 사항들을 본회의 회부 없이 전권으로 의결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모든 것은 ‘특별법’ 형태로 명시해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교육의 지방분권화가 이슈인 가운데 제주도 모델과 같은 선출직 교육의원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자주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시‧도의회의 경우에는 교육을 포함한 기타 상임위원회들이 시‧도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정당에 소속된 의원들이 대부분이고 상대적으로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반해 제주도는 유일하게 별도의 교육의원을 선출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은 총 9명으로 이 중 별도로 선출한 교육의원은 5명, 도의회 의원은 4명으로 교육의원의 비율이 과반을 넘기도록 구성돼 있다. 임기는 4년이며 광역 도의원 대우를 받는다. 2006년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제주도에 처음 도입된 교육의원제도는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교육의원을 선출하는 사례를 남기지만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함 법률에 교육의원 관련 규정이 2014년 6월 30일까지 유효한 것으로 돼 있어 ‘일몰 규정’에 따라 소멸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특별법 우선 규정’에 따라 교육의원 제도가 존치됐다. 교육의원에 출마하려면 자격 조건도 갖춰야 한다. 우선 후보자 등록 신청일로부터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이어야 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또 학교에서 교원으로 근무한 경력이나 교육행정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이는 교육 전문성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설명된다. 실제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5명은 모두 40여 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은 인사들이다. 교사, 교감, 교장, 전문직 등을 두루 거쳐 왔기 때문에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다고 자부한다. 의회와 도청, 교육청이 함께 펼친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작은학교들의 폐교 위기를 우려했던 강시백 교육위원장은 학교살리기 차원에서 공동주택을 건립하고 빈집을 정리해 임대해주는 정책을 마련해 인구유입을 유도했다. 그 결과 매년 폐교위기를 벗어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의회는 ‘작은학교 지원 조례’를 제정해 도왔다. 최근에는 초등학생 생존수영교육 지원 조례도 제정했다. 생존수영의 활성화 방안, 수영장 시설 확보 방안, 교원 연수, 수영장내 안전조치 의무, 예산 확보 등을 규정해 교육청 및 학교 현장에서 의무화된 생존수영 교육을 보다 전문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강 위원장은 “실제 작은학교에서 근무해보는 등 현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제안하기 힘든 일들이 분명히 있다”면서 “조례 내용도 학교 여건에 맞춰서 보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교육위원회의 성과는 지난 6‧13 지방선거 때 제주CBS와 제주MBC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증명이 됐다.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존폐와 관련해 ‘교육의원 제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은 결과 61.6% 도민들이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교육의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 자치를 강화하고 교육청을 견제하는 등의 긍정적인 역할을 잘 해낸 점을 도민들이 인정했다는 분석이다. 박종관 제주도교육청 장학관은 “의원들이 학교 현장과 교육청 사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아픈 곳을 찌를 때면 진땀이 나기도 하지만 워낙 전문성이 높다보니 예리한 비판이 들어올 때마다 반성의 계기가 된다”면서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한 부분은 그만큼 격려해주고 지원해준다. 라포 형성이 잘 돼 있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만큼은 전문가가 다뤄야 제주도 모델 전국 확산했으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헌법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나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당에 소속된 교육의원들이 과연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볼 수 있을까요. 교육위원회만큼은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교육전문가들로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식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은 41년 5개월 동안 교직에 몸담다가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교육의원으로 출마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지시 일변으로 흘러가는 교육행정을 보고 지금이라도 나서서 일선 교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학교에 자율성을 보장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교감과 교장, 도교육청에 두루 근무하며 교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 의원은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예산안 심의 때는 이석문 교육감의 공약사업인 ‘제주형 자율학교 운영’을 지적했다. “13억 원의 예산을 덩어리로 편성해 놔서 제대로 된 심의를 할 수 없었다”면서 “일반학교에 비해 2배나 높게 책정된 자율학교 교사연수비를 조정하도록 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정책을 바로잡고 견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근 학부모 한 명의 상습‧고의 민원으로 초토화 된 제주A초 사례(본지 10월 22일자 1면 참조)가 논란이 되자 교육위원회도 즉각 나섰다. 김 의원은 “교육감을 의회에 출석시켜 전담 변호사와 민원처리 업무 담당 장학사를 배치시키는 등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청에 민원, 업무간소화를 담당할 전문직을 14명 증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 같은 교육의원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켰으면 한다”면서 “다만 교육의원들의 전문성 및 다양성을 강화를 위해 현직교원도 출마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겸직금지 규정이 있어 교육의원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퇴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퇴임교원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대학교수처럼 당선 후 휴직상태로 할 수 있게 하면 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출마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만큼은 정치색을 띠면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 정치권의 인식변화 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영천시 자천초등학교(교장 허홍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스키캠프를 실시하였다. 학생들의 체력 향상과 기회를 부여하고 다양하고 건전한 여가 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실시된 이번 체험학습은 2박 3일간의 스키 강습 및 워터파크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체험학습을 떠나기에 앞서 스키에 대한 기본 이해와 스키장 안전수칙 등 사전 교육을 바탕으로 본 캠프에 실시하였으며, 전문강사의 스키강습과 학생 스스로의 연습을 통해 마지막 날에는 각자의 실력에 맞춰 초급과 중급 코스로 나눠 자유롭게 스키를 즐겼다. 본 캠프를 마치며 6학년 안성민 학생은 “이번 캠프를 통해 눈이 내린 슬로프를 스키를 타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허홍렬 교장도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며 농촌 소규모학교의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서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교육 소외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자천초는 농촌 소규모학교 활성화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여 교육 여건의 개선 및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오고 싶은 학교,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힘을 쓰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최근 연이어 터지는 각종 사고에 대처하는 교육부와 정부당국은 그야말로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이다. 강릉 펜션 참사의 경우, 학생들이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불의의 사고에 대해 그동안 일선학교 고3 학생들에 대한 ‘방치’라는 단어를 써가며 전국적인 현장체험학습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기때문이다. 시그널은 곧바로 이어져 학교에는 공문이 하달되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내용에 대해 교사들은 자료집계를 준비한다. 교사에 대한 패싱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교육의 3주체라는 학생, 학부모, 교사라고 구호를 외치지만,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제정으로, 학부모는 선거에서 표밭이라는 인식, 교사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정부가 정책으로 추진하였던 대입공론화과정, 초등저학년 돌봄교실, 국가교육회의, 학교폭력숙려제 등에 교사는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현장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교사보다 정년이 3년 길고 방학도 긴 교수에게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자문이나 의견 수렴은 매번 진행하면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그저 설문조사 등 통계 협조만 구하는 형국이다. 일선 학교에서 현장경험이 전무한 교수과 행정관료 에게서 생산된 정책은 현장에서 바라보면 탁상행정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렇게까지 교사패싱이 만연하게 된 계기는 뭐니해도 선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는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으며,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여러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와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 여러 법 조항에서 공무원 신분인 교사들은 그야말로 선거 당일 투표권만 행사하도록 국민의 기본권조차도 불허되고 있다. 경기도 N 교사는 “모든 정치적인 행위자체가 금지되다보니,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이야기를 전혀 할 수가 없다”며, “교사들에게 최소한의 정치적인 기본권을 부여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온갖 공문과 잡무에 시달리며, 정부와 교육부의 교사패싱, 예전보다 다루기 어려워진 학생, 각종 민원으로 소송하는 학부모 등에서 오는 자존감과 효능감 하락으로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패싱뿐만 아니라 교권추락을 부추기는 각종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교사들은 교직에 대한 회의감을 느껴 정년퇴직보다 명예퇴직을 선택하고 있으며, 2018년 2학기 경기 지역의 경우, 명예퇴직 신청교사는 무려 1,162명으로 지난해 853명에 비해 36.2%로 급증했다. 올해는 교사를 옥죄는 청와대 청원이 대폭 증가한 한 해로 기억이 될 것이다. 카네이션 하나도 받을 수 없는 현실 등으로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이 등장하였고, 방학때 교사들은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논다는 방학폐지 청원으로 몸살을 앓았다. 늘 동네북으로 전락한 교사는 어디에도 기댈 언덕같은 존재가 없다. 학생, 학부모로부터 소송을 당하여도 강력하게 대응할 대비책도 없으며, 배상책임보험도 교사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가·피해자의 구분이 애매한 최근 학교폭력 추세에 맞춰 학폭책임교사들은 학폭처리 절차에 대한 소송 등으로 힘겨운 싸움을 홀로 하고 있다. 교육 개혁의 대상으로만 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늘 실패한다. 오늘도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얼굴과 마음을 읽고, 한 아이라도 성장하고 변화될 수만 있다면, 열정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교사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상황 속에서도 배 안으로 뛰어들어간 고인이된 세월호 의인들을 외면하거나 잊지 말아야 한다.
독서모임이 세 번째 겨울을 맞이합니다. 연말엔 작은 선물과 연하장을 주고받고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낯선 물건들을 가져와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우리들이 한 해의 끝자락에 읽기로 한 책은 『노인과 바다』입니다. 도심의 공간에 모여 인상 깊은 부분을 읽고 느낌을 말하는 ‘송년 낭독’에 적절한 책입니다. 성탄절 가까운 도시는 화려한 조명으로 들뜬 분위기지만 산티아고 노인의 손을 타고 내리던 근육의 경직처럼 깊고 오랜 빛깔의 소설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우리들이 모인 곳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마이크와 각종 탕을 끓이는 불판, 술과 음료를 먹을 수 있는 현란한 유흥의 장이었습니다.^^ 떡과 오뎅, 만두가 들어간 얼큰한 라면찌개, 골뱅이소면무침, 황도 슬라이스통조림, 과일빙수 등 『노인과 바다』를 안주 삼아 벗들과 눈을 맞추며 열심히 먹었습니다. 그리고 저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한 해도 정리하였습니다. 책과 함께하는 멋진 송년 모임이었습니다. ^^ 저는 이 소설에서 인상 깊은 몇 개의 낱말들을 수첩에 적어보았습니다. 산티아고 노인, 멕시코만, 사자꿈, 오래된 신문, 야구, 팔씨름, 상어, 피 냄새, 청새치 그리고 소년 등 입니다. 분명 읽었던 소설인데도 펼치니 새롭습니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내용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독자가 찾아낼 것이 많은 소설이 좋은 소설인 것이 맞나봅니다. 노인은 바다를 영원한 여성으로 대합니다. 그러나 84일간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고 85일째 되던날 사람들이 가지 않는 육지에서 떨어진 바다에서 배보다 큰 물고기를 잡습니다. 고요하고 점잖으며 인생을 관조하는 멋진 청새치를 잡아오다 탐욕스러운 상어들에게 빼앗기고 뼈만 남은 물고기를 배에 매달고 항구로 귀환한다는 다소 짧은 소설입니다. 노인은 매일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늘 빈 배로 귀환하는 소시민이지만 내일 다시 낡은 돛을 달고 짙고 푸른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세상 속으로 출근하고 이따금 버거운 행운 버거운 고통 사이에서 잠깐잠깐 졸면 그 사이에 별빛은 쏟아지고 바다엔 날치가 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밤하늘의 별빛을 오래 바라보고 싶어도 잡고 있는 낚싯줄을 놓지 못합니다. 그렇게 잡은 큰 물고기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세상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상어들에게 뜯어 먹힙니다. 그래도 남은 꼬리와 머리를 배에 매달고 우리들은 불빛 휘황한 항구 하바나를 향해 가야합니다. 언덕 위 낡은 집에는 어제신문이 있고, 침대에 누워 사자와 아프리카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노인을 위해 소년은 커피 한 잔을 가져옵니다. 노인은 왜 사자꿈을 꾸는 것일까요? 사자에 대한 은유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철학자 니체는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합니다. “정신의 세 가지 변화를 나는 그대에게 말한다. 이렇게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난타는 사자가 되고, 사자는 어린애가 되는가.”라는 글을 통해 ‘그는 낙타-사자-어린이’ 정신변화를 세 단계로 표현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사막을 가는 낙타는 등에 실린 짐이 자기의 것은 아니지만 왜 그 짐을 짊어져야하는 지를 모르고 살아갑니다. 정해진 사회의 규범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낙타가 자신의 용기와 자신의 기준을 가지면 사자가 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사자입니다. 사자의 삶을 벗어나는 순진무구하며 어떤 억압과 구속에서도 벗어나 모든 것이 자유로운 어린아이의 삶이 됩니다. 니체는 자신의 삶을 예술적으로 보며 긍정적인 자아를 가진 ‘초인’ 즉 ‘위버멘쉬’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노인의 사자꿈은 아직은 굴레에 묶여 있지만 바다를 향해 나아가 의지를 가진 한 인간이 되어 물고기를 잡는 것이 아닐까하는 제 생각을 송년모임에서 이야기하였습니다. 궁극적인 삶의 형태는 노인에게 미끼 생선을 가져다주는 눈 맑은 소년으로 귀결되는 것이라고요. 이 책에 나오는 멋진 말을 오래 기억하려 합니다. 그리고 노인처럼 바다를 향해 돛을 올리고 조각배를 저어갈 것입니다.^^ 모두 행복한 송년 보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을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지음, 김욱동옮김, 민음사, 2012
지난 15일(토)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2018 선플활동결과보고대회 및 시상식’에서 오산고등학교(교장 김성환) 선플누리단 ‘포돌이’ 학생들이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오산고 학생들은 2016년, 2017년에 이어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행사는 선플운동본부가 주관하고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정보화진흥원, 육군, 해군, 공군 등이 후원한 전국 규모의 시상식이었다. 선플 UCC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포돌이’ 동아리는 오산고 내에서 미래의 경찰을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교내 자율동아리(지도교사 주연경, 한규천)로, 지난 2015년부터 선플 운동에 참여하여 각종 선플 캠페인 활동과 학교폭력예방 및 올바른 언어사용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는 선플누리단 동아리이다. 눈에 띄는 것은 여기 ‘오산고등학교’이다. 오산고는 경기도의 중소도시인 오산에 위치한 사립 인문계 고등학교다. 특목고나 외고가 아닌 일반계 고등학교인 이곳에서 3년 연속 교육부장관상 수상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냈다. 또한 2016년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도지사상, 중앙대 총장상, 네이버 사장상 수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6년에는 진로탐색 동아리인 ‘진로도우미(지도교사 한규천)’가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한 ‘2016 미디어 페스티벌’에서 1년 동안의 창의적 진로탐색활동을 온라인 포트폴리오로 표현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에는 비즈쿨 동아리인 ‘요즈마클럽(지도교사 이곤우, 한규천)’이 동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오산고는 학생들의 입시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행복하게 살아갈 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학교장의 교육관을 바탕으로 모든 선생님들이 화합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18년 청소년 비즈쿨’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대회나 공모전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거둔 저력 있는 학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활동이 동아리를 통해서 학생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규천 오산고 교사는 “치열한 입시전쟁 속에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았던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말했고, 소민수 오산고 학생은 “사실 교외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꾸준히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소중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오산고는 입시에 매몰되어 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키우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한편, 2007년부터 ‘악플과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추방 및 인터넷상의 인권운동’을 펼쳐온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등을 하지 말고, 악플로 인해 상처받는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선플 달기를 통해 ‘생명존중’, ‘응원과 배려의 인터넷 문화 조성’ 등 긍정에너지 전파와 청소년 인성교육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 시상식 전에 ‘악플ㆍ혐오표현추방시민연대’ 출범 선언식을 가졌다. 비즈쿨은 비즈니스(Business)와 학교(School)의 합성어로 지난 2002년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중소기업청에서 만든 청소년 창업 교육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활동을 지원해주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사)대한영양사협회 전국영양교사회(회장 송진선, 부산시교육청 영양교육원 팀장)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국월드비전 본부에서 ‘사랑의 쌀’ 전달식을 가졌다. 전국영양교사회가 기증한 쌀 2400㎏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을 통해 전 세계 100여 국의 결식아동과 독거어르신을 위해 사용된다. 전달식에는 전국영양교사회 송진선 회장, 김은지․금명희 부회장, 대한영양사협회 양일선 자문, 이정숙 상임이사, 고명애 사무총장 등 협회 임직원과 월드비전 나눔본부 전영순 본부장, 국내사업본부 변지영 팀장 등이 참석했다. 전국영양교사회는 2005년을 시작으로 매년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학교 영양교사들의 뜻을 모아 사랑의 쌀을 기증해 왔다. 송진선 전국영양교사회 회장은 “마음까지 얼어붙기 쉬운 연말에 따뜻한 마음을 모아 나눔을 실천하고자 매년 사랑의 쌀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며 “매년 학교 영양교사들이 정성으로 마련한 쌀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잘 전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나는 올해로 병설유치원에서 교사로 재직한지 10년차에 접어든다. 아이들 속에 파묻혀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적지 않은 경력이 쌓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쉽다거나, 수업 방법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해 다양한 특성을 지닌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낯선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교사로써의 가치관과 교육관이 흔들릴 때가 적지 않다. 유치원교사는 유아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선생님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특수하고 재미있는 상황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 곧잘 연출된다. 아침 등원시간, 문 앞에서 엄마 치맛자락을 잡고 우는 녀석, 문 앞에서 신발을 못 벗어서 낑낑 대는 아이, 외투를 벗어야 하는데 지퍼를 못 내려서 울고 있는 아이, 화장실에 혼자 못가는 아이, 걷다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는 아이 등. 이런 위급한 상황을 재빨리 수습하지 못하면 유치원 교사가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안에 숨어있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돌발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 슈퍼맨처럼 날아다녀야 한다. 그래서 3월의 내 모습은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라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하루하루 무사히 생존해나가는 생존자의 모습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3월에는 유치원에서 살아남기 위한 적절한 생존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고나면 두루마리 휴지를 몇 칸 뜯어서, 어떻게 접어서 사용하는지를 지도하고, 직접 아이들과 실습하는 시간을 가진다. 어느 날은 화장실에서 우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6살 남자아이가 큰일을 본 후 혼자 해결하지 못해 울고 있었다.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 땐 혼자 울지 말고,“선생님,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도록 가르치고, 그렇게 불러도 선생님이 듣지 못할 땐 더 목청을 높여서 큰소리로 부르도록 가르친 뒤, 다 같이 소리 지르기 연습도 해본다. 교육의 효과가 대단했던지, 3월엔 화장실에서 수줍게 혼자 울던 아이들이 이젠 울지 않고 소리 높여 씩씩하게 선생님을 부른다. 처음 급식을 시작하는 날은 교사의 혼이 쏙 빠지는 날이다. 식판에 처음 밥을 먹는 아이들은 식판이 신기하여 손으로 음식들을 여기저기 찔러보기도 하고, 식판을 들고 이동할 땐 식판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좌우로 휘청거리기도 한다. 반찬 투정하는 아이, 밥만 다 먹는 아이, 국만 다 먹는 아이, 과일만 좋아하는 아이, 빨간색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는 아이, 김치를 씻어 먹는 아이 등 다양한 식습관을 가진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여 있고 교사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유아들은 발달 특성상 기본적으로 교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작년에 나와 함께 울고 웃었던 J는 참으로 교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아이였다. 당시 6살이었던 J는 몸집이 조그맣고 움직임이 날쌘 남자 아이였다. 3월 내내 땅 위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평상시 주로 교실 안에서 붕붕 날아다녔다. 교실에 들어오면 창문 위에 매달리거나 교구장과 책상 위를 밟고 다니고 의자 위에 거꾸로 매달리는 행동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미술시간에 싸인펜 사용법을 알려주면 J는 뚜껑을 열어 뾰족한 부분을 가위로 잘라버리고 가위 사용법을 알려주면 소매 옷자락을 잘라버려 나를 몇 번이나 좌절시켰다. 내가 과연 이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현장학습을 간 날은 J가 자꾸 대열을 이탈하여 J를 잡으러 다니느라 온몸이 땀범벅이 되기도 했다. 아무리 줄을 세우고, 손을 잡고 걸어도 금세 대열에서 이탈하여 도망가는 J를 유혹하기 위해 나는 초코바 하나를 잘게 부수어 한걸음 따라오면 입에 초코바를 넣어주고 또 한걸음 따라오면 입에 초코바를 넣어주는 식으로 강아지 조련하듯이 데리고 다닌 적도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위험한 돌발 상황들이 발생해, 그때마다 나는 조련사, 간호사, 응급 처치사, 교사, 때로는 엄마 역할까지 거뜬히 해내야 했다. J는 기본 생활습관부터 학습 태도, 또래 관계 등 지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나를 난감하게 했고 동료 교사들도 J의 행동에 대해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지도가 어려운 아이였다. J 말고도 지도해야 할 아이들이 많은 교실 상황에서 J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교육의 힘을 한번 믿어보고 싶었다. 교사로서 한 명의 아이에게 이토록 많은 관심과 열정을 쏟아본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에 지금 이 순간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먼저, J의 부모님과의 만남을 가졌다. J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되기 위해서 가정과의 연계는 필수라고 생각되었다. J의 부모님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에게 적합한 교육적 처치가 이루어지려면 교사가 용기를 내야 했다. 발달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부모님과 함께 나눈 뒤 적합한 지도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단계를 나누어 하나씩 차례대로 가정과 유치원에서 함께 일관성 있게 지도하기로 약속하였고 계획대로 실행하였다. 부모님께서는 다행히 협조적이셨고 고맙게도 나를 믿고 잘 따라와 주셨다. 화가 나면 물건을 친구에게 집어던지고 소리를 지르던 J. 그런 문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J의 양손을 붙잡고 마주 앉은 뒤, J가 잘못을 인정하고 친구에게 사과할 때까지 힘겨루기를 했다. 처음엔 J의 힘에 밀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J의 주먹에 내가 맞아서 시퍼렇게 멍 든 날도 많았다. 난 J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란 생각에 울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맡은 아이였고 끝까지 노력해보고 싶었다. 매일 아침 출근 할 때, 난 전장에 나가는 군인처럼 굳게 마음먹고 나가는 날들이 많았다.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하나씩 J가 지켜야 할 약속들을 정한 뒤 새로운 목표들을 하나씩 추가하며 조금씩 변화를 이끌어나갔다. 어떤 날은 J가 잘 따라왔지만 또 다른 날은 심하게 고집을 부리기도 하여 서로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수업시간에 모두 매트 위에 모여 앉아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데 J는 의자 위에 매달려있거나 창문에 매달려 있으려고 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나는 무리하게 J를 매트 위로 오게 하려고 힘쓰기 보다는 J가 조금이라도 매트 가까이 오려고 노력하면 과할 정도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었다. 나의 과한 칭찬과 리액션으로 하루에 한걸음씩 J는 변화되어갔다. 힘들었던 3월이 무사히 지나가고, 하루하루 열심히 J와 싸우기도 하고 끌어안고 울기도 하고 어이없어 웃기도 하며 우린 서로에게 점점 정들어갔다. J는 나에게 많이 혼난 날도 10분만 지나면 나에게로 와서 “선생님”하고 부르며 안기는 것을 좋아했다. 그럴 때면 나는 J를 꼭 안아주며 “J야, 선생님에게 혼나서 속상하지?”라고 물으면, J는 “선생님이 저 사랑하는 거 알아요”라고 대답하며 나에게 무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2학기가 되니 눈에 띄게 달라진 J의 모습에 동료 교사들이 깜짝 놀라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는 상황이 되었다. 이젠 어떤 힘든 아이들을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잘 해결하실 것 같다는 기분 좋은 말을 듣기도 했다. 동료 교사들의 말처럼 나에게 ‘교육적 만능 해결책’이 생긴 건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지도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교사의 열정과 교육의 힘을 믿게 된 건 사실이다. 지금은 일곱 살이 되어 다른 반에서 지내고 있지만, 복도에서 나를 만나면 J는 두 손을 배꼽에 모으고 “안녕하세요”하고 공손하게 인사한다. 그럼 나는 두 팔을 벌려 “내 보물 이리와, 한번 안아보자”하며 끌어안고 볼을 부비부비할 정도로 J와 나는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나를 너무나도 힘들게 했던 아이가 지금은 나에게 둘도 없는 보물이 된 것이다. 나의 지난 날의 노력들이 없었다면 J가 지금처럼 나의 보물이 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J에게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거나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난 J와 함께 하는 1년 동안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아이들을 잘 지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라는 고민은 아마도 교사 생활이 끝나는 그 날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J와 함께 하는 1년 동안 힘든 고민의 시간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뜨거운 열정,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이다.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아이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교육자라는 점에서 우리는 교육의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한 임무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는 교육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편견 없이 아이들을 대하며 단 한명의 아이라도 소중하게 대하는 열정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면 누구나 내가 맡은 아이들을 반짝이는 보물로 만드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교직 생활에서 또 다른 다양한 상황들과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게 될 때, 이 달콤하고도 소중한 경험들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해본다. --------------------------------------------------------------- [2018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작-수상 소감]존재 자체로 교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교단 수기를 공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글이 당선되길 기대하는 마음보다는 작년에 나와 함께 울고 웃었던 내 보물 J와의 역사를 글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도전하게 되었다. 유난히 나를 힘들게 했던 J가 나에게 둘도 없는 보물이 되어가는 역사적인 과정을 글로 풀어내면서 지난 시간들이 눈앞을 스쳐 내 가슴을 적셨다. 유치원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아이들이 우리에게 어떤 힘을 주는 존재인지… 아이들 덕분에 하루에 배꼽잡고 웃을 일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행복한 사람들일 것이다.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아이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교육자라는 점에서 우리는 교육의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한 사람들이다. 아이들 속에서 보람차고 뿌듯한 순간들이 셀 수 없이 많은 만큼,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어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아이들이 지닌 내면의 힘을 믿고 교사의 꺼지지 않는 열정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대한다면 누구나 내가 맡은 아이들을 반짝이는 보물로 만드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에도 모자라 예산과 인사권에 더 많은 자율을 주는 ‘혁신미래자치학교’까지 밀어붙여 현장의 반감을 사고 있다. 혁신미래자치학교는 혁신학교 중 10개교를 공모를 통해 지정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최대 5500만 원까지 추가로 지원하고, 교사와 일반직 공무원도 각 1명씩 추가로 배치된다. 여기에 교사 초빙 횟수의 제한도 풀리고 교육청 지침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며, 교육과정운영에 최고 수준의 자율성도 부여된다. 내부형교장공모제(B형)까지도 허용된다. 지금까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고 교육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그 적용대상이 문제다. 혁신학교 내에 ‘혁신미래자치학교’라는 귀족학교, 실험학교를 만듦으로써 일반학교와 혁신학교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더 심화될 수 있다. 문제는 학생 대다수가 소속된 일반학교다. 일반학교에 배분돼야 할 예산을 줄여 혁신학교에 몰아주니 일반학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일반학교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차이를 계속 벌리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비판을 달래려는 것인지 시교육청은 12일 일반 초등학교 3~6학년 1500학급을 대상으로 15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반 초등학교 3~6학년 학급이 8460여 개니 18% 정도가 소정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혁신학교에 비하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혁신미래자치학교가 답보상태에 있는 혁신학교를 살리려는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온다. 성과 검증 없이 특혜만 더 준다면 일반학교 학생·학부모들의 혁신미래자치학교에 대한 불만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또다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교육청은 일반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에 정책기조를 맞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