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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환경 과목을 선택하는 중·고등학교가 늘고 있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말 현재 전국 2023개 고교 중 환경과목을 선택한 학교는 672개교(33.2%). 이는 2002년 436개교에 비해 230개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특히 경기도는 2002년 35개교에서 지난해에는 312개교로 크게 늘어났다. 중학교의 경우 2002년 408개교에서 지난해 7월말 현재 전국 2845개 학교 중 433개교(15.2%)로 증가했다. 반면 서울은 환경과목을 선택한 중학교가 2002년 16개교에서 지난해 15개교로, 고교가 2002년 27개교에서 지난해 24개교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목을 선택하는 학교가 늘어남에 따라 담당 교사도 2002년 1308명에서 지난해 1577명으로 늘어났고 이중 대학에서 환경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57명, 부전공한 교사가 1520명을 차지했다.
"초등학생은 교과서에 실린 '3편 이하'의 동시를 '숙제'로 외우고 있습니다" 7일 광주교대에서 열린 한국동시문학회 세미나에서 동시작가 박행신 씨는 '현행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에 대한 의식실태'를 이같이 밝혔다. 박 작가에 따르면 전국 7개 도시 초등학생, 교사, 학부모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 538명중 333명(62%)이 '3편 이하의 동시를 외우고 있다'고 답했으며, 4-6편을 외우는 학생은 147명(27%), 7편 이상은 57명(11%)이었다. 또 '외우고 있는 동시 모두 교과서에 실린 것이냐'는 질문에 74%인 396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동시를 외우게 된 계기는 절반이 넘는 290명(54%)이 '숙제'라고 답했으며 '부모 님 권유'(55명, 10%), '시험대비'(54명, 10%) 등이 뒤를 이었다. 박 작가는 "조사 결과 어린이들은 동시학습을 학교수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문학적 가치가 있는 동시를 더 많이 교실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동시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생을 위한 문학 교과서를 만들고 '교과서용 동시 관리위원회' 같은 기구를 운영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의 공감과 교과서 개발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제2의 박세리, 최경주 선수를 꿈꾸는 광주지역 초중학생 20명이 남부대 골프연습장에서 힘찬 스윙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남부대를 골프과정 특기적성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하고 지난달 26일 무료 골프강좌를 개강해 이 분야 영재들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6일까지 열흘 일정으로 진행되는 골프강좌는 오전·오후반 각 10명으로 편성돼 하루 2시간씩 전문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다. 기초이론 4시간에 이어 골프 실기 16시간을 이수하게 된다. 지도교수의 ‘준비!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 스윙과 퍼팅 연습에 몰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용두초 정지운(4학년) 양은 “골프채를 처음 잡아서 좀 무서웠는데 교수님을 따라 연습하다 보니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박세리 선수처럼 우리나라를 빛내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부진 꿈을 밝혔다. 남부대 구 민(골프학과·프로) 교수는 “어린 학생들이라 신체의 유연성과 침착성이 일반인보다 뛰어나 어느 정도의 과정만 지나면 필드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며 소질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 초·중학생 267명으로 구성된 ‘中장춘어학연수단’이 지난달 27일부터 조선족 학교에서 중국을 배우며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학생들은 장춘시 조선족 소·중학교, 제2실험중학교에서초급·중급으로 나뉘어 10일까지 중국어 수업을 받으며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과 생활지도는 13명의 인솔교사단이 맡았다. 교실 수업 외에 매일 오후에는 중국 학생과의 체육활동, 장춘 문화시설·유적 탐방, 홈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자연스런 언어습득과 문화체험의 기회를 갖고 있다. 녹수초 박혜미(12) 양은 “중국어 발음법과 한자쓰기를 배우는데 처음에는 어색하고 까다로웠지만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매점과 운동장을 다니며 주위 사물을 중국어로 익히고 게임을 하며 중국인과 말하기를 벌칙으로 받았는데 참 재미있었다”며 “좀 더 많이 배워 긴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부쩍 등장하던 가족이야기가 하나 둘 일기장에서 사라지고 언어장벽과 향수병으로 인한 불평도 뜸해졌다. 연수단장 허태권 다운초 교감은 “잡음으로만 들리던 중국어가 울산 꿈둥이들의 귀에 언어로 들리기 시작한 모양”이라며 “중국어 이름표를 달고 조선족 교사를 따라 니 하오를 외치는 아이들의 씩씩한 모습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2000년 장춘시와 교육교류 협정을 맺고 2001년부터 4년째 조선족 학교에서 어학연수를 실시해 매년 참가 학생이 느는 등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참가비는 1인당 90만원이다.
수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시험부터 제7차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돼 시험 체제가 크게 바뀜에 따라 영역별 학습방법 및 예시문, 수능 대비 전략 등을 담은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어떻게 준비할까요?'라는 책자를 제작해 전국 학교에 배포한다고 5일 밝혔다. 평가원이 수능시험과 관련, 상세한 학습방법 및 예시문까지 포함한 자료를 직접 만들어 배포하기는 이번이 처음. 평가원은 책자에서 올해 수능시험 체제의 특징으로 '국사와 제2외국어, 한문을 제외하고는 국민공통기본교과를 출제범위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심화선택 과목 위주의 고교 교육과정이 고교 1학년까지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토대로 펼쳐져 있고 수능 자체가 통합교과적 출제를 기본성격으로 하고 있어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이 사실상 출제범위에 포함돼 있는 만큼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직접 출제범위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 평가원은 또 언어와 수리, 외국어(영어), 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영역별로 시험의 성격과 분야별 평가목표를 자세히 설명한 뒤 이에 맞는 학습방법을 알려줬다. 특히 수능시험 기출 문제와 지난 6월 실시된 예비평가 문항 가운데 분야별로 출제의도에 가장 맞는 전형적인 문항을 1~2개씩 제시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올해 시험부터 핵심적인 교육과정의 내용은 기출문제도 출제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수험생들은 이 책자를 잘 활용할 경우 한결 쉽게 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원은 이어 시험볼 때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전략으로 ▲문제지 처음의 지시문을 잘 읽고 문제풀이를 시작할 것 ▲문제풀이 속도를 조절할 것 ▲쉬운 문제부터 답할 것 ▲문항의 답을 성급히 결정하지 말 것 ▲질문을 왜곡하거나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등을 들었다. 특히 질문을 확대 해석하면 심각한 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김치는 한국 음식이다'라는 진술이 옳은지 그른지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 "왜 김치만 한국 음식이지? 불고기도 있는데..."라거나 "한국음식에 김치 밖에 없단 말인가?"라는 등의 고민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시험 당일의 태도와 감정, 몸 상태 등이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날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자신감과 적극적인 자세를 갖는 동시에 고사실 난방이 개인에 따라서는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옷을 충분히 준비할 것도 당부했다.
충남교육청(교육감 오제직)이 학교의 특성과 장소에 걸맞은 친환경 조경 방법·사례를 담은 ‘학교조경 길라잡이’를 펴내 호응을 얻고 있다. 조경에 경험이 풍부한 교장선생님들의 실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용이 구성됐다. 제1장에서는 일선학교의 장소별 수목의 종류 및 분포와 교목 및 교화 등의 현황과 학교조경 시의 고려사항이 제시돼 있다. 또 진입로, 교사동 주위, 중앙에 있는 공간, 비탈면, 운동장주변, 휴식공간, 울타리 등에 대한 조경 방법과 사례별 우수 조경 사진을 함께 수록했다. 제2장에서는 수목의 식재 및 관리요령, 자연석 쌓기 및 돌 틈의 수목식재 요령, 병충해 방제 등 사후 조경관리법 등을 소개했다. ‘학교조경 길라잡이’는 충청교육청 홈페이지 교육시설과 자료실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은 국회의원들이 연구단체를 만들고 있는 것은 우리 교육의 정상적 발전을 위해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지난 15일 창립총회를 가진 '국회좋은교육연구회'와 16일 창립총회를 가진 '교육에서 희망을 찾는 국회의원 모임'은 우리 국회역사상 교육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자생적 단체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각 단체에 여야의원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모습은 나라의 백년대계인 교육에 여야의 구분없는 토론과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주고 있어 더욱 반가운 일이다. 공식분과위원회로 교육위원회가 있지만 참여의원의 수와 기능의 법적한계가 있다. 새로 만들어진 연구모임들은 교육을 우선적으로 고민하는 의원들이 스스로 학교현장 파악, 간담회·토론회 개최, 연구활동, 개혁과제 제출과 입법활동 등을 목표로 한 모임이라 그 출범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 국가의 어려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전 국민, 전 가정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교육이다. 그리고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 교육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교육에 명운을 걸고 모든 것을 투자하고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흔들리고 제자리를 잃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지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위기의식속에 출범한 국회의원들의 연구모임에 국민과 교육계는 상당한 기대를 하게 된다. 이웃 일본의 경우 60년대 교원들의 정치, 경제투쟁 가운데 '교육황폐화'의 우려가 극에 달 했을 때 자민당 문교제도조사회인 문교부회의 의원이 중심이 되어 개혁법안을 성공시켜 교육안정에 크게 기여한 일은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이다. 이들은 교육의 위기속에서 당면한 중요한 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학교교육 수준의 유지향상을 위한 의무교육 제학교의 교육직원의 인재확보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안하여 1974년 여야 만장일치로 가결,공포하여 10년이상된 회오리속의 학교에 안정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이웃을 타산지석으로 하여 국회의원들의 교육모임이 교육현장을 바로 파악하여, 교사와 학교가 바로 설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 교육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향과 틀을 마련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지난 7월 19~20일 사이에 남북한 교육자들이 대규모로 만나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교육자 통일대회’를 개최한 것은 북한에서 보낸 교육자 교류의 본격적 신호탄이며, 한판의 신명나는 굿판이었다. 이는 분명 통일사업에 일조하는 것이고, 교육통일사업의 가시적 첫걸음을 내디딘 새로운 이정표이다. 이번 대회가 앞으로 제2, 제3의 통일대회로 연결되고 더 좋은 모임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대회의 의의와 과제에 대해 세 가지만 짚어 보도록 하겠다. 첫째, 남북 교육자통일대회라는 만남 자체가 남북한 교육자 상호간의 중요한 체험학습이다. 이 체험학습은 여러 가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DMZ 철책선을 넘어 가서 ‘북한 실상 체험학습’ ‘분단체험학습’을 하는 것은 통일의 밑거름이 된다. 또한 북쪽에서 이루어진 이번 행사에 참여한 우리 교사들은 주체사상 학습과 그 체험을 많이 하였다. 주체사상 문구를 곳곳에서 보고, 주체사상으로 잘 무장된 혁명력사 담당교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식사도 같이 했으며, 주체예술 공연, 곳곳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주제그림과 구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무한한 충성과 찬양하는 모습, 주체농법의 현장에서의 농민모습, 그들의 허술한 집과 생활상 일부 등도 보았다. 북한 교사들은 미제 앞잡이가 사는 모습, 생긴 모습, 말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을 것이다.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분명히 뭔가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들 중에는 북한 이외의 사람으로 처음 만난 사람이 남한 교사인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필자는 약간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도 참고 보았고, 오히려 잘 관찰하고자 노력했다. 이것이 주체사상의 실제이고 사회주의 예술의 실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주체사상에 조금도 물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체사상과 그 실체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생각하며 이 대회에 참석한 많은 분들이 나와 비슷하다고 본다. 산 통일교육의 경험을 제대로 한 기회이었다. 둘째로 ‘반미’ 구호, 주장과 관련한 문제이다. 이번에도 반미 구호와 미선?효선 양 사건이 여러 번 언급되었다. 이 점 때문에 통일대회에 대해 부정론이나 회의론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점에 대해 필자는 우리가 ‘교육자통일외교관의 자세로 임하자’라고 제안한다. 외교란 상대가 있는 법이고, 상대를 인정하면서 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미 구호가 나오는 문제 때문에 통일대회에 소극적으로 임하기보다는, 북측 주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협상을 하면서 우리도 적절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2000년 6.15에 남북 두 정상은 통일이 주변국들의 지지와 협력 없이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배타적 자주’가 아니라 ‘열린 자주’여야 하며, 미군은 동북아의 세력 균형 및 평화와 안정을 위해 통일 후에도 주둔하는 것이 민족 이익을 위해 유리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이 사실을 북한 측에 계속 확인시켜 주고, ‘열린 자주’의 방향으로 조금씩 유도하고 알리는 일을 공연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남북한의 교육내용을 6.15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상호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남북 교육자 대회가 그런 중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셋째, 교총의 보다 적극적이고 기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참석자 선정에서 통일교육 관련 교사를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학운위 위원도 포함시키도록 하고 학교방문이나 학교운영사례 발표를 곁들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또, 채택한 공동선언문의 구체적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체 구성 노력과 함께, 그에 대비한 준비와 연구를 하는 중심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 내외의 변화에 대해 무지한 북녘 교사들에게 남측과 세계에 관한 정보를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그들에게 조금씩 충격을 크게 주지 않고,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할 수 있는 요령이나 방법 등을 지혜롭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총에서도 남한과 세계의 정보가 담긴 그러면서도 통일을 말하는 공연을 기획할 필요도 있고, 방북교육을 좀 더 적극적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
학급당 학생수가 적을수록 수업효과는 높으며, 급당 학생수 감축 효과는 학년이 낮을수록 높다는 교육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팀이, 7·20교육여건개선사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교육부가 의뢰한 수탁 과제를 연구한 결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수는 수업이나 특기적성교육, 수업외 교원의 업무 등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급당 학생수가 교사의 수업설계에 상당한 영향(1∼5 척도 중 1.83. 1에 가까울수록 영향 높다)을 미치고 있으며, 교사들은 21∼25명이 가장 적정한 학급 규모라고 답했다. 수업실행과 관련해서는, 수준별 수업, 실험 실습 실기, 과제 부과 및 검사, 질문주고 받기 등 학생과 상호작용이 많은 분야일수록 학급 규모가 영향을 많이 미치며(평균 1.84), 학생간 학업성취 격차가 큰 수학, 영어, 과학 등의 과목에서 학생수 감축 요구가 높았다. 반면 강의수업(2.74), ICT활용수업(2.38)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성평가, 평가계획 수립, 평과 결과 처리, 부진아 보충학습 처리 등 학급당 학생수가 수업평가에 미치는 영향도 높은 상관관계(1.83)를 보였다. 중등도 초등과 비슷하나, 개별화 수업(1.7)이나 수준별 수업(1.9)은 초등(평균 1.4)보다 학급당 학생수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적정 규모인 급당 21∼25명에 이르기까지 학생수 감축 사업을 지속해야 하며, 소인수 학급 효과가 큰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부터 우선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 연방정부 교육성이 초등 저학년 3년간은 소인수 학급을 유지케 하고 있으며 이후 이 효과는 고학년 큰 학급으로 옮겨가도 유지된다는 게 연구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연구자들은 농어촌 학교는 급당 학생수가 적음에도 대도시 지역에 비해 학업성취가 저조한 것은, 학생수 감축 효과를 상쇄하고 남을 만한 다른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학생수 감축 정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정화 | 홍익대 교수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균형발전과 복지향상, 형평의 추구, 연대와 협력 등에 강조점을 두고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①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한 인적자원 정책 ②교육본질을 추구하는 초·중등교육 ③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교육비 경감 ④국가경쟁력 강화 등을 핵심 전략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교원정책과 관련하여 교원인사제도 혁신을 위한 교장임용제, 교원평가제, 교원양성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은 그 동안 계속 논란이 되어 온 과제들로서 섣불리 다룰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할 소지가 클 뿐더러 개선이 아니라 자칫 개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검토가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여기서는 17대 국회에서 논의되고 처리되어야 할 과제들을 주요 현안과제 및 쟁점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교원정책의 현안 과제 및 쟁점 교원정책의 현안과제로는 계속 논란이 되면서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교원평가제, 학교장 임용제, 교원양성체제, 교원처우, 교원단체 관련 사항 등을 들 수 있다. 가. 교원평가제 그 동안 교원평가는 ‘근무성적평정’이라는 이름으로 교사, 교감, 장학사, 연구사 등 직급별로 이루어져 왔다. 주로 자질 및 태도와 근무성적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평정의 결과는 교감, 교장으로의 승진이나 교육전문직으로의 전직이나 전보 등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되어 왔다. 근무성적평정은 그 동안 타당도 및 신뢰도 취약, 공정성 미흡, 평가기준 등에 관한 불합리 등의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근무성적평정은 능력 개발을 유도·촉진하는데 필요한 자료로 활용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감독자 위주의 하향적 평가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일방적인 평가라는 비판이 많았다. 또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엄정하게 평가되지 못하였다는 비판도 제기되어 왔다. 근자에는 일부 교사들의 전문적 자질을 거론하면서 학부모들도 교원평가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증되고 있다.[PAGE BREAK]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사교육비 해결의 일환으로 새로운 교원 평가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나. 학교장 임용제 모든 교사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학교장은 교장자격증 소지자로서 교감으로부터 승진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경력평정, 근무성적평정, 연수성적평정, 가산점 평정점을 합산하여 다점자 순위로 등재하여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으로서는 교육전문가로서뿐 아니라 경영마인드와 리더십 등 새롭게 요구되는 자질을 갖춘 학교경영관리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연공서열을 강조하는 경력평정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데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을 평가하는 근무성적평정도 실제로는 연공서열이 높은 승진 후보자를 특별히 배려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학교경영자의 자질과 관련이 별로 없는 평정요소들도 없지 않다. 그리고 교육·훈련과정도 학교경영자가 필요한 자질과 능력들을 얼마나 구비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는가라는 점에서 볼 때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 점도 있다. 또한 학교경영자로서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격요건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사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데 전념하기보다는 지나치게 승진에 집착하는 교직풍토가 조성되어 모든 교사가 교장·교감 등 경영관리자로의 이동을 유도하고 있는 점이 학교장 승진 임용과 관련된 문제다. 다. 교원양성체제 현재 초등교원의 경우 11개 교육대학교에서 양성하고 있고, 중등은 사범계 대학 외에 비사범계에서 교원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어, 자격증 소지자가 이미 포화상태에 있다. 자격증 발급수가 비사범계가 중등교원 양성목적 대학인 사범대학보다 많다. 그래서 매년 중등교원 자격증 소지자가 2만7000여명이나 되지만 그 중 24%인 7000여 명만 임용되고 있다. 그리고 사범대학의 교육과정 편성이나 교육방법 등이 일반대학의 교직과정 운영과 구별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교육대학의 교육과정도 초등학교 교과 운영과 연계성이 부족하고 교과 및 기능 교육의 심화과정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중등학교 교육과정과 교원자격체계의 연계가 미흡하고 교사로서의 품성을 도야하고 교직윤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운영도 미흡하며, 교육실습도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그 효과도 저조하다. 이외에 교원양성기관의 교육여건이 미흡하다. 예컨대 제반 교육시설이나 설비, 정보화 교육여건 등이 미비하여 특성화되고 효과 있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곤란하고 교수요원의 교과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다. 학생들로 하여금 실습, 실험, 연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인 부속학교 설치·운영도 미흡하다.[PAGE BREAK]게다가 사범계 출신교사 임용과정에서의 인센티브도 없어질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3월 헌법재판소는 동일 지역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사범대학 졸업자와 복수·부전공 교사자격증 소지자에게 주는 가산점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응시자들의 공직취임을 상대적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금 사범대생들은 불안해 하고 있고 사범대학 교수들이나 교육부 및 지역교육청의 교육행정가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소극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라. 교원처우 현재 교원의 보수는 많이 개선되었고,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보수체제 운영상에 문제점들이 있다. 예컨대 교육공무원 보수관련 사항이 공무원 보수 및 수당규정에 통합·운영됨으로써, 교원보수체계에 교직의 특수성 및 전문성을 제대로 반영하기가 어렵다. 또 교원들이 석·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비율이 높지만 이에 걸맞는 보수상의 우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연구의욕 고취를 저해하고 있다. 많은 교원들은 자녀의 대학교육비 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교원들이 자신의 복지·후생 향상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학재학자녀의 학비 지원’이라고 응답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응하고 있다. 교원의 주당 수업시수의 과다로 내실 있는 수업준비 및 수업의 질 향상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 기간제 교원, 대학시간강사 등 비정규직 교원이 초·중등 및 대학교육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 및 근무조건이 열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간제 교원에 대한 호봉제한, 휴가(연가, 출산휴가) 제한 등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대학의 시간강사도 2003년 현재 약 5만2000여 명(국·공립 25.8%, 사립74.2%)으로, 대학 강의의 37%를 담당하고 있지만 시간제 강사료는 시간당 2만9000원 수준으로 석·박사학위 소지의 고학력을 고려하지 못하는 매우 낮은 수준에 있다. 마. 교원단체 1999년부터 교원 3단체 시대가 열렸고, 단체교섭 및 교섭·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체교섭의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법적 구속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교원단체가 전문직단체와 교원노조로 이원화되어 있어 단체교섭 절차의 혼란 및 법 적용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교원단체가 전문직단체든 노동조합이든 동등한 근로권을 적용할 수 있는 단일 법률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교원노조의 경우 ‘교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에 의거 교원이 교원노조 업무에만 종사하기 위해 휴직할 수 있으나, ‘교육기본법’ 및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의한 전문직 교원단체는 전문직 단체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 또 교원단체간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교원단체의 힘이 분산·약화되고 있다.[PAGE BREAK] 2. 교원정책의 개선 방향 및 과제 이상에서 제시한 현안과제의 문제점 및 쟁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장임용제도의 개선과 관련하여 유능한 교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충격과 마찰,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의 방식을 유지하면서 교장 임기 4년을 마친 후에 학교장의 역할 및 자질과 임용요건에 맞는 평가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점검한 후 중임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도 교육청 단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장초빙제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보완 방안을 강구하고, 시·군·구 교육청 단위로 학교장 공모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장임용제도를 유지하면서 승진기준을 보완하고 지역 실정에 따라 초빙제를 활성화하며 공모제를 도입하는 등 몇 가지 방안을 동시에 실시하자는 것이다. 둘째, 교원의 자질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현행 근무성적평정을 새로운 교원평가제도로 전환하고 교장·교감은 물론 직급, 성별, 학년, 전공, 학교규모 등을 고려하여 학교별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다면평가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교장평가가 없었는데, 새로운 평가기준을 마련하여 학부모를 포함하여 교직원들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원평가결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교원으로서의 적격 여부 및 전문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교·사대 중심으로 교원양성기관 개편을 추진한다. 이제까지 우리 나라의 교원양성은 사범대학, 교육대학 등의 교원양성을 주축으로 하고 보완적인 측면에서 교직과정 및 일부 교육대학원에서 교사를 양성·배출하여 왔거니와, 이러한 목적형 양성체제의 기조는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지나치게 개방형 교원양성제도를 운용할 경우, 교직의식의 결여나 전문성 미흡으로 인해 교직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낮아지고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담보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중등교원 양성기관의 개편을 추진하되, 일반대학 교직과정은 사범대학에서 양성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사대 교육과정의 현장성을 강화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하며 교과목 특성에 따른 교육시설 선진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수 예비교사 확보를 위한 장학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특히 그 동안 운영되어 온 가산점은 지역별로 교사확보, 특히 도서·벽지를 비롯한 농어촌 지역의 교사 수급에 크게 기여하여 왔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가산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 법률적 근거를 제대로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범대학의 질적 수준을 높여 훌륭한 예비교사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정부에서는 11개 교육대학교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03년부터 5년 간에 걸쳐 교사교육센터 설치라든지 정보화 추진 등을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한 것이 그 예이다.[PAGE BREAK]그러나 아쉽게도 사범대학에 대한 투자는 전혀 없고, 특히 사립 사범대학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앞으로 사립이든 국립이든 장학금 확충을 비롯해서 여건개선 등에 필요한 재정을 투입하여 양성과정의 질을 높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 사범대학의 평가결과에 따라 행·재정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교사 충원을 계속 확대하여 나감으로써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을 촉진해야 한다. 넷째, ‘교육공무원보수규정’을 별도 제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직의 특성을 반영하는 독자적인 교육공무원 보수·수당규정을 제정하고 석·박사 학위취득 및 연수결과 등을 보수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원자녀 대학학비 보조수당을 신설·지급하고 교원성과 상여금을 교직특성에 부합되게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수교원양성 및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우수교원확보법이 제정돼야 할 것이다. 다섯째, 교원 법정정원 확보 및 수업시수를 법제화한다. 이를 위해 ‘초·중등교육법시행령’상의 교원 법정정원을 확보하고, 초등학교 교과전담교사 배치기준을 상향 조정하며, 확보율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원의 주당수업시수를 법제화하도록 하며 초과수업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다. 여섯째, 비정규직 교원의 처우 및 근무조건 개선한다. 이를 위해 기간제 교원의 처우 및 근무조건을 개선하고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한다. 일곱째, 교원단체의 교섭이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합의 사항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문직 단체와 노조가 함께 참여하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교섭을 벌일 수 있도록 단체교섭창구 일원화를 위해 법제를 정비하되, 회원수를 기준으로 가입 대상 회원의 과반수 확보 단체가 있을 경우는 독점대표제를, 없을 경우는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회가 발전되고 안정될수록 새로운 개혁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의 제도가 뿌리를 내린 데다가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는데 따른 기존 질서의 변경으로 저항과 반발이 있기 마련이다. 미국이나 구라파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개선 노력은 있지만 그 추진이 더딘 점도 그런 점 때문일지 모른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변혁을 시도하려 할 때, 기존의 체제와 새로운 제도 도입 간에 변화의 폭이 커서 그 임팩트가 너무 클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교원정책 개선을 위해 개혁이나 혁명적 방식보다는 개선지향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일 것이다. 우선 순위를 정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원은 물론이고 교육전문가, 학부모, 정책결정자 등 관련 단체나 기관 등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김희대 | 중대부고 교사·교육학 박사 Ⅰ. 들어가며 우리 사회에 “학교교육 이대로 안 된다. 바뀌어야 한다.”는 교육정책에 대한 반성의 소리가 높다. 지난 6월,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청문회에서 전직 교육부장관을 지낸 후보자에게 재직 당시 교육현장의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한 교육정책의 후유증으로 교육현장을 황폐화한 책임을 질타하였다. 또한 현 정부가 2008년부터 교육이력철을 가지고 대학신입생을 선발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어 그대로 적용될 경우 또 다른 심각한 교육정책의 실패가 예견된다.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은 그 미치는 영향이 오랜 기간을 두고 나타나고, 대부분의 경우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며, 국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책의 남발과 그 결정 과정의 졸속, 그리고 자의적 집행 등을 경계해야 한다. 17대 국회에도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한 중차대한 과제가 주어졌다. 의원들의 연령층이 젊기 때문에 교육문제 해결에도 표를 얻기 위해서 발로 뛰고, 몸으로 때웠던 선거 때처럼 적극적인 교육정책 입법활동이 기대된다. 본고는 현장교사의 입장에서 기존의 산적한 교육정책 현안 중에서 초·중등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공교육 정상화에 우선 목표를 두고, 학교 내부의 해결 과제와 학교 외부의 제도나 정책을 통해 학교를 지원해야 할 과제로 나누어서 그 쟁점 사안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통해 바람직한 입법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초·중등 교육정책의 과제와 쟁점 17대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처리되어야 할 초·중등교육의 과제로는 학교교육의 내실화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단위학교 경영의 자율성, 고교 평준화, 사교육비 절감과 대학입시제도의 개선, 교육자치제, 사립학교법 개정 등이다. 이들 과제들은 복잡한 관련성을 가진 과제들이기에 위기에 처한 학교교육에 대한 탈출구로 제시될 수 있다. 1. 단위학교 경영의 자율성 학교 내실화의 최우선 과제는 단위학교의 자율운영체제를 확립하고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능동적 참여와 활성화를 통해 학교장을 중심으로 민주적·자율적으로 학교가 운영되게 해야 한다.[PAGE BREAK]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공동체 구성원들간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협동과 화합을 전제로 한 역할 분담과 시스템 통합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각종 교육사안 들에 대해 교육주체간, 교직단체간의 갈등과 대립은 학교교육력을 약화시키고, 학교교육 위기를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또한 현재 교단 갈등은 지나치게 이념 쪽으로 치우쳐 실제 학교현장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위학교 경영의 자율성과 관련한 주요 쟁점은 학교장 책임경영제와 학교자치기구인 교직원회, 학생회, 학부모회의 법제화이다. 학교장 책임경영제는 현재 교육행정이 상부의 지시·감독 위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학교장의 학교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 학교운영에 대한 자율재량권이 감독청에 의해 너무 제한되어 있어 학교경영자의 책임의식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반면 학교자치기구의 법제화는 단위학교 내에서 학교장에게 지나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어 있으며, 교사·학부모의 학교경영 참가가 제한적이고, 비민주적이어서 제도적으로 이들의 참여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위학교 경영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서는 학교장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교사·학부모·학생들이 협력하고 민주적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학교경영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단위학교 경영의 자율성 확보를 전제로 단위학교 교육 권한의 분산, 학교정책의 집권적 결정방식의 쇄신, 교원 평가방식의 개선, 교단의 관료화 방지와 함께 교단 내부의 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학교자치기구는, 학교장에게 집중되어 있던 권한을 민주적으로 구성된 학교 내의 자치조직인 교직원회, 학생회, 학부모회 등과 그 조직의 대표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가 적절히 나누고, 교직원·학부모·학생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가능하게 하여야 한다. 즉,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 내 자치조직의 대표자들로 구성되어 학교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며, 학교를 민주적인 교육공동체로 꾸려 가는 명실상부한 학교자치 조직의 위상과 권한을 갖도록 하는 법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고교 평준화 우리 나라의 고등학교 교육제도는 해방 이후 오랜 동안 일반고와 실업고를 기본 골격으로 운영되어 왔는데 논란중인 고교평준화는 1974년부터 실시되어 왔다. 또한 평준화 시행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1974년부터 예술고·체육고, 1980년대 이후에는 과학고와 외국어고, 1990년대 중반부터는 특성화학교·자율학교 등 특수 목적을 가진 고등학교들이 설치·운영되어 왔다. 그럼에도 평준화로 인한 획일적 교육, 고교생의 학력저하, 학교선택권의 제한, 수월성 교육의 어려움 등의 문제점이 누적되면서 존폐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고교 평준화의 주요 쟁점은 학생의 교육선택권 침해, 학업성취에 대한 하향평준화 등인데, 평준화제도에 반대하는 측도 현재의 획일적 평준화 교육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평준화에 찬성하겠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고등학교 체제의 다양화 차원에서 종합적인 접근을 해야 하고, 교육의 평등성을 견지하면서도 수월성을 보장하여야 함을 의미한다.[PAGE BREAK]최근 대학입시 개혁 방안과 관련하여 대학의 평준화가 거론되고 있는 점을 유의할 때 그 접근 방법은 무조건 해제를 주장하기보다 현행 평준화를 개선하고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고교 평준화가 인간 교육과 교육 수월성을 위한 교육제도의 인프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고등학교를 다양화·특성화·자율화하고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한다. 학교별로 교육과정을 특성화하고 학생이 희망학교에 우선 배정될 수 있도록 선지원의 범위를 넓힌다. 둘째, 학교 내 수준별 교육을 확대한다. 학급 내 학생간 학력격차로 인한 교수-학습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인차에 따른 수준별 교육을 실시해 학력을 향상시킨다. 이를 위해 7차 교육과정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단위학교의 노력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3. 사교육비 절감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에 따른 경쟁체제는 극심한 교육경쟁을 불러왔으며, 학교교육보다 사교육이 대학입시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다고 인식되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심화되고 공교육 부실화는 가속화되었다. 지나친 사교육비는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고, 마침내는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지난 2월 사교육비 절감의 핵심 대책으로 수능 방송강의의 강화와 방송 내용의 수능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그 취지는 모두가 공감하나 학교 교육정상화에 역행하는 부작용이 있어 그 효과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사의 역할이 학교수업보다 수능 과외방송의 시청을 독려하고, 감독하는 일이 된다면 더 이상 학교교육은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수능 과외방송 시행이 두 달 정도가 지났는데 교육 당국에서는 과외 수요를 흡수하여 사교육비 절감의 효과가 크다고 홍보를 하고 있으나, 학원에서 교육방송 요약 강좌 개설과 홈쇼핑에서 교육방송 강의 현직교사들의 방송요약 테이프의 고가 판매 등과 같은 예상 밖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 대책은 교육방송의 강화를 통한 땜질식 처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에 내맡겨진 학생들을 학교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학교 안으로 불러들이고 학교교육만으로 충분하게 한다면 저절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4. 대학입시제도 개선 정부수립 이후 대학입시제도는 큰 줄거리만 12 차례 이상 바꾸어 왔고, 세부 사항은 거의 해마다 변화되어 왔다. 특히 교육개혁을 단행하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학입시에 관한 문제는 어김없이 제기되었다. 지난 김대중정부 시절 입시제도의 개혁을 통해 공부를 안 해도 대학 간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어 학력저하를 초래한 우를 범했고, 최근 노무현 정부도 교육혁신위의 이름으로 2008년부터는 학생의 내신기록부인 교육이력철을 위주로 대학모집 규모의 90%의 학생을 선발한다는 개선안을 발표하였다. 이 역시 학교현장에서의 적합성에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실현에 의문을 가진다. 혁신안이란 이름으로 국민들만 혼동 시켜놓고 시행되지 못한다면, 이 또한 학교현장을 황폐화시키는 것이다.[PAGE BREAK]대학입시제도의 주요 쟁점은 수능시험 실시 문제, 학교내신 성적 반영 문제, 대학별 본고사 실시 문제 등이다. 대학 입시제도 개선방안으로 완전한 대학 자율화가 거론되고 있는데, 현장교사들은 대학의 자율성에 대해서 몹시 회의적이다. 다양한 입시제도가 정상적인 초·중등학교의 교육활동을 어렵게 하고 사교육비를 증대시키는데 일조하여 왔던 입시 역사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조기선발제도인 수시 모집의 폐혜는 심각하다. 대학입시정책이 어떠한가가 중등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각 대학의 학생 선발방법이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대학입시제도는 초·중등학교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모색되어야 하는데, 큰 방향은 기존의 수능제도와 학교교육의 연계성을 높인 입시제도로 개선되어야 한다. 5. 교육자치 교육자치의 실현은 학교자치의 실현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지방교육자치는 학생에게 당해 지역의 실정과 특수성을 살린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는 단위학교의 학교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교육자치제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다고 비난받는 가장 큰 원인은 일반자치와 달리 교육자치가 광역 단위에서만 실시되고 있고, 교육감이나 교육위원의 간접 선출로 주민들이 체감하는 교육자치가 실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자치의 주요 쟁점은 교육자치제의 기본구조, 교육위원회의 성격과 위상, 선출방식 등이다. 이와 함께 교육자치제의 운영에도 원인이 있다. 즉, 교육자치제의 집행기관인 교육청의 기능이 지금까지 상부기관인 교육부의 정책을 개혁이라는 명분 하에 일선 학교에 일방적으로 지시 하달하고 그에 따라 통제 관리하는 기능을 주로 하여 왔다. 또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지시 공문, 협조공문, 보고공문 등의 잡무로 교사의 본질적 업무인 수업을 어렵게 해 왔기에 현장 교사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것이 교육청 무용론 나아가 교육부 폐지론의 주장으로 나타난 것이다. 교육청이 정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일선 학교에 대한 자율 장학과 종합 감사도 요식적이어서 학교에는 아무런 도움과 변화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학교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장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 자치는 일선 학교의 교육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교육 자치는 교육 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공동체인 단위 학교를 중심으로 자율성과 민주성,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학교자치를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6. 사립학교법 개정 사립학교법의 개정은 17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된다. 사학은 중등학교의 40%, 고등교육의 80%를 차지하여 학교교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어 한국 교육의 발전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러나 사학이 학교교육에 더욱 긍정적인 역할을 제고하여야 함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사립학교법 개정의 주요 쟁점은 사학의 자주성과 공공성에 따른 선후 논쟁으로 사립학교법 폐지와 개정 주장이다.[PAGE BREAK]폐지론은 현행 사립학교법이 규제 일변도로 사학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아 사학의 설립, 건학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개정론은 현실적으로 사학 비리가 자주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사학설립자 개인의 부도덕 때문이지만 이를 차단할수 있는 장치인 사립학교법에 문제가 많고, 사학운영의 비리가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에 규정되어 있는 사학의 자주성은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사립학교 개혁의 핵심은 학내 민주화이며, 학교운영위원회와 교무회의는 학내 민주화와 학교 자치의 핵심인데, 사립 학교운영위원회는 국·공립과는 달리 사학의 자주성을 구실로 자문기구로 법제화되었는데,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질문이 제기된다. 국·공립과 달리 사학재단이 차별성을 내세울 정도의 학교 운영의 자주성은 무엇인가? 인사와 재정, 교육과정을 포함한 학교경영을 공정하게 운영하면 오히려 학교경영의 효과가 극대화되어 사학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학교를 교사들의 의견에 부응하여 민주적·공개적인 형태로 운영을 하면 사학 설립의 자주성을 해친다는 논리는 무엇인가? 등이다. 학교 교육의 주체들이 서로 주인 의식을 가지고, 각자의 전문성을 신장하며, 교수 방법이나 학생지도 방법, 교육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학교 운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협동할 때, 학교교육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되어 사학 설립의 이념을 앞당길 수 있음은 너무나 명백하다. 이상의 관점에서 사립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기구화와 교무회의 법정기구화를 뒷받침하는 교육 관계법과 사립학교법의 개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Ⅲ. 나오며 한국 교육의 위기적 상황은 상호 복합적 원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의 해결을 위해서 국회는 단위 학교와 한국 교육에 대한 종합적이고 분석적인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 교육개혁의 후유증으로 흐트러진 학교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육 주체들의 교심(敎心)을 회복하여 학교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학교교육 내실화의 우선 방안일 수 있다. 학교교육은 교사에 의해 선도된다. 따라서 교육의 주체가 교사이고, 교육개혁에 교사가 앞장서야 됨을 인정한다면, 교사에게 교사로서의 자긍심과 책무성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정책 개발과 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인 교원정년 연장안의 통과도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국회의 교육상임위가 진정한 교육발전을 꾀하는 정책을 입법화하기보다는 사립학교법과 같은 사안에 대해 교육 기득권 세력의 각종 이권 싸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따라서 17대 국회는 교육발전을 위한 역할을 확실히 인식하여야 한다. 정부가 제출한 교육정책의 심의와 기존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 그리고 교육문제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고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정책 입안에 힘써야 한다.
반상진 | 전북대 교수 Ⅰ. 문제의 제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지 않은 정권은 없었다. 문민정부에서 국민의 정부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12차에 걸친 교육개혁안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시각이 곱지 않다. 특히 대학개혁과 관련하여서는 지금까지도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정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높아만 가고 있다. 2003년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에 의하면, 우리 대학의 질적 수준은 30개 국가 중 28위로 최하위권에 있다. 교육예산 중 고등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우리 나라는 2001년에 10.6%, 2002년에 11.3%로서 미국(26.9%), 캐나다(22.2%), 스웨덴(23.5%)의 1/2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대학의 교육여건도 현재 국·공립 4년제 대학의 교원 1인당 학생수는 2003년 현재 33.3명, 사립 4년제 대학은 42.3명으로서 일본(4년제 대학 기준) 13명, 미국 15.4명, 독일 12명, 영국 18.5명, 프랑스 15.8명 등 OECD 국가 평균 15.3명에 비해 크게 열악한 실정이다. WTO 교육시장 개방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질적 수준이다. 이제 국가 간 경쟁시대에 대학개혁은 초정권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국가적 당면 과제가 되었다. 어려움 속에서 출발한 17대 국회는 비록 완고한 지역주의를 완전히 청산하였다는 평가는 받지 못했지만, 초선 의원이 전체의 62.8%, 50대 이하 의원이 83.6%, 39명의 여성 의원 진입, 그리고 노동자·농민·영세상인을 대변하는 민주노동당의 등장 등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정당들이 국회를 중심으로 정책기능을 강화하면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상생의 국회’를 표방한 만큼 이번 국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국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국가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학 관련 개혁정책이 아직도 가시화되어 있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미진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17대 국회는 실현가능성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대학개혁정책을 점검하고 걸러내는 이른바 생산적인 정책조정 기능을 수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에 과거 어느 국회보다도 17대 국회에서는 교육상임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중요하다. 총선 공약에서부터 정당별로 교육정책의 색채가 극명하게 드러났고, 이를 정책을 통해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대학개혁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PAGE BREAK]이러한 관점에서 여기서는 17대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처리되어야 할 대학교육 분야의 정책 현안과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대학교육 분야의 정책 쟁점 사안 현재 참여정부 교육개혁의 틀을 보면 획일화된 초·중등교육은 ‘참여하는 교육’으로, 고등교육은 ‘세계 수준의 경쟁력 육성’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는 지난 2003년 11월에 대학 자율 확대와 특성화, 선택과 집중에 의한 지원, 통·폐합 및 인수합병 등 대학 구조조정 유도, 이공계 집중 육성과 지방대 활성화 방안 등의 구체적인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교육부는 ‘선택과 집중’, ‘균형과 조화’의 원칙에 근거하여 지방대가 지역혁신체계(RIS)의 중심 역할을 하는 지방대 육성 사업과 동시에 신성장 동력산업과 국가전략 분야(6T)의 과학기술 분야 중심으로 2006년부터 ‘Post-BK 21 사업’의 실시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학 관련 개혁정책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수많은 논의와 논쟁만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7대 총선 과정에서도 정당간 대학교육 문제에 대한 인식과 이에 따른 접근법이 서로 달랐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서 보듯이, 대학개혁과 관련하여 크게 보면 민주노동당은 형평성의 입장에서 정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수월성과 형평성의 중간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대입제도 개선, 선택과 집중에 의한 지원 강화, 대학교육의 무상 실시 및 기여입학제 도입 반대 등 정책적 차별성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각 정당 중 유일하게 대학교육의 단계적 무상 실시, 수능 폐지 및 국·공립 통합 선발, 공동학위제 도입 등 차별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에서도 ‘국립대 공동학위제 추진’, ‘2008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혁안’ 등에 대한 논의를 전개시키면서 대학개혁에 대한 무성한 논의와 논쟁만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대학정책은 지방대 육성, 대학 구조조정, 대학 지배구조 개편, 대학입시 개선 등이라 할 수 있다. 1. 지방대 육성 참여정부 들어 대학정책의 화두는 단연 지방대 육성이다. 교육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2004년부터 지방대가 지역혁신체계(RIS)의 중심 역할을 하는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뿐만 아니라 2005년도부터 추진하는 ‘지방대학 연구역량 강화사업’과 ‘지방대학 공학교육 혁신사업’ 등을 추진·계획하고 있다. ‘NURI 사업’은 대학을 중심으로 산업체·지자체·NGO 등이 참여해 지역혁신을 위한 지방대학 발전방안을 스스로 기획·집행·평가하는 사업으로서, 지방대가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어 지역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 분야, 사업 규모 등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PAGE BREAK]이 사업은 2004년 현재 대형 25개, 중형 25개, 소형 61개 등 총 111개 사업단이 선정되어 2200억 원을 지원하게 되었고(2200억 원 규모는 2003년까지 추진하여 온 지방대학지원 사업을 통·폐합한 것으로 실제 증액된 부분은 650억 원에 불과함.),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3000억 원씩 향후 5년간 총 1조 4200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지방대학 연구역량 강화사업’은 지방대학의 연구역량을 혁신하기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사업으로 5년 동안(2005~2009) 매년 16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지방대학 공학교육 혁신사업’은 현장밀착형 공학교육 개선으로 산업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산업현장의 수요를 즉시 반영하는 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공계 CEO 육성을 위한 공학(경영) 전문대학원 설치·운영 지원, 공학 교육과정 개선 지원, 맞춤형 인재육성, 공학교육센터 설치 등의 사업으로서 5년 동안(2005~2009) 매년 6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교육인적자원부, 2004). 이와 같이 현재 지방대 육성과 관련하여 교육부,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 정부 부처의 R&D 예산을 통합·지원하는 예산까지 합하면 지원금액은 연간 4~5조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지방대 육성 지원정책은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학에게 불만을 야기시키고 있고, 대학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재원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리고 교육부의 ‘포스트 두뇌한국 21(BK21)’ 사업을 비롯해 과학기술부 등 각 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사 사업과의 중복 투자에 따른 예산 낭비에 대한 사전적 점검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2. 대학 구조조정 교육부는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대학구조개혁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구조개혁을 위한 재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 회계 전입금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 법안에는 국·공립대 체제개편 방안, 사립대학의 퇴출경로 법제화, 학생정원 감축 및 학과 통·폐합 지원, 대학 경영의 민주성·효율성 제고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04. 5. 28일자). 현재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는 주로 국립대학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고, 구조조정의 방향은 크게 미국형 모델과 유럽형 모델(특히, 프랑스 대학 모델)이 고려되고 있다. 미국형 모델이 고려된 현재 국립대학간 통폐합에 대한 논의는 주로 권역별 국립대학간 연합대학 구축에 대한 논의이다. 현재 전남권, 충청권, 경상권, 전북권 중심으로 국립대학간 연합체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유럽형 모델이 고려된 논의는 기관간의 전반적인 통합 유형이다. 교육혁신위원회는 대학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지방 국립대의 교육력 제고를 위해 유사한 환경과 수준에 있는 지방 국립대학들간에 같은 학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을 경우 상호 수업을 학생들에게 개방하고 교류시키고 교육과정도 상호 개방·교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동학위를 부여하는 방안과 같은 분야의 교수를 채용할 경우 공동으로 1차 선발하여 학교별 순환근무 후 대학에서 스카우트하는 방식의 교수 공동채용·관리 방안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PAGE BREAK]이러한 국립대 구조조정 방안은 국립대 하향평준화, 서울대 우월성 폐지라는 극단적인 논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사회의 혼란을 완화시키고 개혁 방향의 적합성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입장 표명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대학 구조조정과정에서 교직원 및 학생의 처리 문제와 구조조정 비용을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3. 대학 지배구조 개편 대학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하여 현재 국립대학의 경우, 국립대 특수법인화, 국립대 특별회계제 도입, 그리고 교수협의회의 학칙기구화 등의 의제가 논의되고 있고, 사립대학인 경우에는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국립대 특수법인화와 특별회계제 도입은 한나라당이 주도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로서, 국립대에 독립된 이사회를 설치하여 교육부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이사회에서 선출된 총장이 전권을 갖고 모든 대학정책을 집행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그에 따라 일반회계와 기성회계를 통합시켜 단위대학이 자율적으로 예산을 확보·운영하는 특별회계 제도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나라당의 국립대 개혁방안은 교원단체와 시민단체가 국립대 통합 선발을 주장해온 데 이어, 민주노동당이 이를 총선 공약으로 제안했던 상황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사학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비리분규의 예방과 재발방지가 가능하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여 사립대학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고자 하고 있다. 사립대학에는 교수회와 학생회, 교직원회, 동문 대표 등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하게 하며, 학칙 재·개정이나 학과 통·폐합, 학교예산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심의권을 부여하며, 교원인사위원회 구성에 있어 재단과 대학평의원회가 동수 추천을 하게 하고, 친족의 이사회 참여 비율을 현행 1/3에서 1/5로 축소하자는 방안이다. 이는 재단에게 집중된 인사권 및 교무·학사 운영에 관한 권한을 분산시킴으로써, 사학운영의 전횡과 비리를 개선하자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 법안 역시 사학운영자 측의 반발이 워낙 심하고, 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반대로 상정조차 되지 못한 전례가 있어 쉽게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4. 대학입시 개선 대학입시 개혁에 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사안이 아니지만, 특히 참여정부 들어 쟁점이 되고 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한나라당은 대입정책을 대학에 일임하는 완전자율화 정책을 내놓았고, 또한 수능시험에서는 선택과목의 수를 확대하고 복수 응시기회를 제공해 희망자에 한해 2회 이상 중복 응시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열린우리당은 수능시험을 문제은행방식으로 전환하고, 복수응시 가능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수능을 폐지하고, 대학별 전형이 아닌 국·공립대 통합 선발제도를 실시해 대학평준화를 목표로 한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PAGE BREAK]한편 교육혁신위원회는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나 또 다른 형태의 시험으로 대체하여 변별 기능을 대폭 축소시키고, 지역별로 출제를 시행하여 학생들이 지역 내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지역별 경쟁체제, 그리고 고등학교 학업 기록인 교육이력철을 중점적으로 활용한다는 새로운 대학입시제도를 모색중에 있다. 하지만 대학입시의 문제는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학벌 중시의 사회문화에 근본 원인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대학입시의 본질적인 문제 근원을 외면한 채 입시제도의 기능적 측면에서의 개선만을 고집한다면 되풀이되는 시행착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Ⅲ. 경쟁력있는 대학교육체제 구축 위한 제언 교육경쟁력을 고려한다면, 국가는 초·중등교육보다도 오히려 대학혁신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대학혁신은 대학경쟁력 강화와 지역균형발전과의 상호 보완, 그리고 대학운영의 비민주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따라서 정치권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대학개혁정책을 ‘선택과 집중’, ‘균형과 조화’의 원칙에 근거하여 ‘정치의 논리’가 아닌 ‘교육의 논리’에 의해 풀어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대학간 상호 경쟁 및 협력체제의 구현을 위한 역할과 기능 분할이 재조정되어야 한다. 국립대학은 국책대학으로서 자치기관체제로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역할면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기초 순수 학문 분야와 막대한 재정적 소요가 요구되는 국가 전략 분야를 담당하여야 한다. 또한 국립대학은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는 국가 핵심기관으로서 지방의 고등교육기회 확충과 지역발전,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기회 확대 등에 기여하는 사회적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한편 사립대학은 사전적 규제의 최소화와 사후적 평가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자율성과 책무성 확보가 대전제가 되어야 하고, 역할 면에 있어서도 시장경쟁원리에 의해 비교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분야를 자율적으로 담당하는 방향으로 대학혁신을 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의 역할은 대학이 자율 역량을 가지고 내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방법들을 개발하여 제공해 주는 행·재정 및 정보지원체제로서의 역할 정립이 요구된다. 둘째, 현재 참여정부가 지방대학과 지역전략산업과의 협력을 활성화해 지방대학을 지역발전의 핵심동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개혁 청사진은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적절하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대학경쟁력은 대학체제의 저변이 탄탄할 때 그 실효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원방식도 지금까지와 같은 평가에 의한 단위대학에의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지역혁신을 위한 대학, 지자체, 산업체 등의 지역 네트워크에 지원하는 것은 투자의 실질적인 외부효과(spillover effect)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다만, 지방대 육성은 단순히 지방대를 살리자는 후원적인 지원이 아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집행해야 하고, 네트워크형 지원방식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점검체제가 가동되어야 한다.[PAGE BREAK]셋째, 우리 나라 대학교육의 현 주소를 고려할 때, 대학간 합병 및 퇴출이 자유롭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특별법안’을 공론화시켜, 교육적 관점과 효율성의 관점에서 충돌되지 않는다면 하루빨리 법률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정치권은 대학 구조조정 관련 비용을 확보하는 데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립대학이 헌법(제31조 제4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대학자율의 정신’을 구현하고, 원활한 체제 개편 및 조직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립대학에 관한 법령을 재정비해야 한다. 우리 나라 국립대학은 그 설치에 관한 입법적 장치가 없는 상태이고, 대통령령인 설치령에 근거하고 있다. 설치령도 ‘서울대학교설치령’은 독자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기타 국립대학은 국립대학이 아닌 ‘국립학교설치령’으로 국립의 초·중등학교까지 포괄하는 대통령령에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별도의 설치령 운영은 국민의 평등권, 특수계급제도 불인정(헌법 제11조1항, 2항)이라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고, 위헌 소지의 여부가 있기 때문에, 국립대학 설치·운영에 관한 법제적 구조의 재검토가 요구된다. 넷째, 사립대학 운영에 대한 공공성과 사회적 공신력을 확보하고, 재정 운용 및 회계 정보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며, 사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장치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사학의 문제는 교육의 논리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사립학교법안은 비리 사학은 척결하되, 건전 사학은 국가가 적극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어야 한다. 다섯째, 이공계 기피현상과 기초학문 육성을 위한 개선도 시급하다.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구 중심에서 교육 우선’으로 공학교육을 혁신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지닌다. 이에 현재 일부 수행 중인 공학교육인증제를 적극 활용하여 전공과목 강화 및 전공이수학점 증가, 실험실습 강화, 기초 과학·수학능력 함양 등을 도모함으로써 기업의 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기업이 인증받은 교육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을 우대함으로써 이공계 선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초학문 육성을 위해서는 10개 정도의 분야별 특성화 대학을 육성하여 학문적 기초의 명맥을 유지·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은 대학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학재정이 열악하고 안정적 확보 장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대학개혁정책의 추진은 불가능하다. 현재 대학사업에 대한 각종 재정지원은 예산 당국과 협의·조정되는 과정에서 사업의 성격이나 규모가 왜곡되는 등 안정적 재원 없이 교육부가 독립적으로 일관된 대학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국가예산의 배분이 보다 합리적이고 헌법원칙에 맞게 이루어지고, 대학정책이 일관성, 예측 가능성,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하여 국가의 대학지원에 대한 책무성을 법제화하고, 재원 확보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오는 9월에 국회에 제출될 ‘고등교육재정지원법안’은 내국세 총액의 5.5%를 고등교육기관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으로서 대학정책의 일관성과 체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이제 대학의 양적 팽창 정책은 제고하고, 지금이야말로 대학교육의 체질을 근원적으로 개선할 때이다. 대학체제의 기초(fundamental) 구축과 경쟁력 확보가 대학개혁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17대 국회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지고 탄생한 만큼, 이를 위해 국회는 논쟁이 아닌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이기숙 |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들어가면서 올해 제정된 유아교육법은 1997년에 처음 발의된 이후 7년간의 기간을 보육계와 유치원 교육계와의 극한적인 대립과 논쟁을 거치면서 어렵게 국회를 통과(2004.1.8)하고 법률 제 7120호로 공포(2004.1.29)된 법률이다. 유아교육법은 그 동안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진흥법에 분산되어 있던 유아교육에 관한 규정을 독립법으로 체계화하여 교육법 체계를 유치원 단계부터 확립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유아교육법의 가장 큰 골자는 만 5세아 무상 교육지원 확대, 저소득층 지원을 통한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사립유치원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과 유치원 종일제 운영에 대한 지원이다. 유아교육법 공포가 이루어진 지 5개월 여가 지나 유아교육법시행령(안)이 2004년 6월 8일 입법예고 되었다. 유아교육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되어 있으며, 어렵게 이루어진 법인 만큼 유아교육계가 새로 제정된 유아교육법에 거는 기대감은 매우 크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갖게 된다. 이제 우리 유아교육계는 공교육체제로서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안심하고 모든 것이 시행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그러나 유아교육계의 현실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이번 유아교육법이 영유아보육법개정 법률안과 함께 통과되면서 만 3∼5세의 동일 연령이 서로 다른 법의 적용을 받게 되며 여러 조항에서 중복을 초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시행령이 제정되어야 하고 이에 따른 시행규칙(교육인적자원부령)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교육체제로서의 유치원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아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국가 예산 확보라는 큰 과제가 있다. 더구나 정부는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고령화 및 미래사회 위원회를 만들고 유치원교육과 보육의 문제를 아우르는 여성가족 전문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육아지원정책방안(2004. 6. 11)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유아교육법과 그 시행령을 중심으로 공교육 체제로서의 유치원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와 앞으로의 전망을 정리해 본다.[PAGE BREAK] 과제와 전망 1. 만 5세아 무상교육 조속 실현 유아교육법 제정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초등학교 취학 직전 1년은 무상교육으로 확실히 하고 이를 위한 교육비용 보조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기존 만 5세아 무상교육 지원 방식은 국·공·사립간에 지원 책정방법이 달라 불평등을 야기한 바 있다. 예를 들어 공립 유치원에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많이 취원하며 교육비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교육비는 저렴하지만 급식비나 종일제 수업비 부담이 높기 때문에 학원 등으로 가는 경향이 많은 실정이었다. 이것은 앞으로 만 5세아의 학부모가 국·공립을 선택하든, 사립을 선택하든 교육에 드는 모든 비용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무상교육 비용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아교육법시행령(안) 제31조 제4항에서 “무상 교육실시에 관하여 기타 필요한 사항은 교육인적자원부령으로 정한다.”라고 포괄적으로 정의하기보다는 “무상교육비용에는 입학금, 수업료, 급식비 등 유치원에 납입하는 모든 교육비용을 포함하며…”로 수정해서 무상교육비를 산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앞으로 만 5세아 무상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자녀양육 지원 : 종일반 확대 및 운영비 지원 저 출산문제와 여성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자녀양육지원과 맞벌이부부 고충 해소를 위하여 유치원에서의 종일반 확대 및 운영 지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교육과 보육을 통합한 취학 전 교육프로그램(Edu-Care) 실시 확대와 현재 대부분 시행하고 있는 오후 종일반을 독립된 학급으로 인정하여 유치원 자격 정교사와 보조교사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유아교육법시행령(안) 제35조(종일제 운영 등에 대한 지원기준 등)에는 유아교육법 제27조의 규정에 의하여 “종일제 운영 유치원의 경비 지원과 수업일수를 초과하여 주말 프로그램 등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유치원의 경비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수업일수를 초과하여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준과 해석이 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유치원에서 유치원의 법정 수업일수 180일을 초과하여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 중에는 종일반 운영의 목적이 아닌 학부모의 요구나 유치원 운영의 필요에 의해 유아의 발달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프로그램(학원교육 및 특기교육 등)을 무리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동 조항으로 인해 사교육 조장의 우려와 자칫 수업일수를 초과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져올 혼란의 소지를 없앤다는 차원에서 이러한 조항은 삭제되어야 할 것이다. 유치원에서의 종일반 확대와 함께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후 프로그램도 적극 활성화되어야 한다. [PAGE BREAK] 3. 만 3·4세아 무상교육 확대 만 5세아 무상교육은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유치원에 취원하고 있는 만 3·4세아 유아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2004년에 처음으로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보육시설에 다니는 유아를 대상으로는 1991년부터 이루어지고 있어서 기관에 따라 국가가 차별하는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04년부터 서울시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 출산장려와 맞벌이 부부의 고충해소 차원에서 셋째 자녀 이후의 자녀에게 만 2세아 미만의 보육시설에 한해 보육비를 지원하고 있는 바, 동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셋째 이후 자녀에 대해서는 만 2세로 제한하지 말고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가정보육이든 똑같은 기준으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농어촌의 경우 저소득층 자녀일수록 보육시설보다는 공립병설유치원에 취원하고 있는 상황과 유아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유치원 대상연령이 만 3세∼5세라는 측면에서 저소득층 만 3·4세아 무상교육비 지원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4. 국·공립유치원 지원의 확대 농어촌 및 도서·벽지 지역의 경우 사업성 미흡으로 사립유치원 및 보육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 소외 지역에 국·공립병설유치원이 교육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소외 지역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국·공립병설유치원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립병설유치원은 차량을 운행할 예산 및 인력이 없으며,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및 인구 감소로 유아들의 등원 거리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국·공립유치원의 차량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유아교육법 제17조(건강검진 및 급식) 제2항에 “원장은 교육하고 있는 원아에게 적합한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교급식법 개정법률(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제5조(학교급식 대상)에 유아교육법상의 유치원이 포함되지 않아 영양사 공동관리와 정부미 보조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로 인해 유치원 원아가 초·중등 학생보다 적은 양을 먹음에도 불구하고 비용부담이 높아 학부모 불만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유치원은 학교급식 대상에 포함되어 초등학교와 같이 급식비를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유치원 취원 대상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국·공립 유치원은 그 동안 부적절한 시설 설비, 초등교사와의 불평등한 대우와 근무여건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우리 나라 유치원 공교육화를 위해 힘써 오고 있다. 이러한 국·공립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5. 사립유치원의 육성 유아교육법 제26조(비용의 부담 등) 제3항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립유치원의 설립 및 유치원교사의 인건비 등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한다.”로 규정되어 있다.[PAGE BREAK]현재 총 유치원 취원 아동수의 78%가 사립유치원에 취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립유치원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이 유아교육예산 대비 9.2%(주로 교재구입비, 시설비 등)로 극히 미약한 상태이다. 사립학교 교원의 보수는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제3조 제2항, 사립학교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학교법인 및 사립학교경영자는 그가 경영하는 학교 교원의 보수를 공무원인 교원의 보수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한다.”에 의거, 국·공립학교 교원의 보수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교사 보수는 국·공립유치원 교사에 비해 훨씬 열악하며 보수월액은 유치원마다 정해진 기준이 다르므로 수당(교직수당, 담임수당, 정근수당 등)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지 않다. 또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의무가입대상이 아니므로 대부분 가입이 되어 있지 않고 있으며, 대다수가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퇴직금의 경우에도 사학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받는 교사가 적은 실정이다. 어린이집과의 경쟁으로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은 방학기간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잦은 행사와 과다한 업무로 교사의 전문성과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유아교육법 제26조 3항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사립유치원의…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한다.”로 규정화한 것은 유치원 교육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바람직한 조항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모법 취지를 감안하고 유치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유치원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행령에서도 ‘지원한다’로 분명하게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6. 유치원 교사 양성 및 관리 체제 강화 우수한 유아교사의 양성을 위해서 가장 일차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질 높은 양성체제 확립과 근무 여건 개선일 것이다. 현재 유아교사 양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의 경우 2·3년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산업대학, 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뿐만 아니라 아동관련학과와 보육학과(10%∼40%까지 유치원교사 자격증발급)에서 유아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더구나 교사 수급이 과다함에도 불구하고 보육학과를 계속 인가하고 보육교사 교육원을 전국에 80개 소나 두어 연간 3만여 명의 보육교사를 배출하고 있어, 교원 양성을 이원화할 뿐 아니라 유아교사의 질적 수준을 낮추고 있다. 보육과는 보육시설에서 일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별도로 권장한 학과이므로 앞으로 보육과 인가를 억제하고 과다 양성 문제를 전면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초등학교 정교사(2급 및 1급) 자격증을 가진 자가 현장 경험 없이 보수교육을 통해 유치원 2급 및 1급 정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한 관련 법규도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사립유치원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사립유치원 교사의 높은 이직률이다. 이는 유아교사의 전문성 증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저해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직률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는 교사의 열악한 보수와 처우 및 신분보장 문제 등을 지적할 수 있다.[PAGE BREAK]공립 병설유치원의 경우 원감 배치율이 낮고 초등학교 교장·교감이 원장·원감을 겸직해 전문적인 유아교육이 곤란하고, 유치원 교사의 자율성도 적다. 또한 초등과 다른 행정적 업무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바, 유치원 교사들이 교육과정 운영 외에 원장, 원감과 일반직이 해야 할 전반적인 행정업무까지 맡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유아교육법시행령(안) 제25조(유치원 교원의 배치기준)에서는 “3학급 이상 5학급 이하로 원감이 배치되지 않은 유치원에는 교사 1인을 둘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설유치원이 2학급 미만(2003년 현재, 공립유치원 4281개 중 1학급 2919개, 2학급 971개)이므로 3학급 이상 5학급 이하로 원감이 배치되지 않은 유치원에서 1인은 실효성이 없다. 따라서 “2학급 이상 3학급 이하로 원감이 배치되지 않은 유치원 및 4학급 이상 5학급 이하의 유치원에는 1인을 둘 수 있는 것”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 외 시행령(안) 제 27조에서 유치원( 강사 등)에 대한 규정이 있는데 고등학교 졸업자 등으로 그 수준을 낮추어 제안하고 있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유치원 교육과정 특성상 강사는 유치원의 다양한 업무보조와 함께 종일반 운영의 경우 실제적으로 직접 교육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므로 강사의 자격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강사의 자격에 관하여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2조 제1항 관련 표 중 강사자격 기준을 정하도록 함으로써 동일한 교원의 직명에 관한 자격기준이 각 시·도별로 다르게 규정될 수 있는 비일관성의 문제 및 강사의 질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유아교육의 질적 저하, 유아교육에 대한 인식 저하 등의 문제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7. 부모교육 활성화로 유아교육 인식 제고 우리 사회에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유아대상 산업체가 조기교육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에 영합함으로써 유아대상 각종 특기교육과 외국어 교육 등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그릇된 조기교육 풍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주입식·지식전달 위주의 교육과 맞물려 유아로 하여금 개개인의 잠재 능력이나 관심과는 상관없이 일부 분야의 특기나 학문적 기초기술을 익히도록 강요하고 있다. 유치원 교육으로는 인지적인 발달을 이룰 수 없다는 편견을 학부모들이 갖게 되어 조기·특기교육을 실시하는 학원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거나 유치원에서의 각종 특별활동이 성행하는 경향을 불러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아교육법에서 제안하고 있는 새로운 시도는 유아교육위원회의 구성과 유아교육진흥원의 설치이다. 유아교육진흥원은 유아교육에 대한 연구, 정보제공, 프로그램 및 교재개발, 유치원 교원연수 및 평가 등을 담당하는 유아교육 발전의 중심기관이다. 따라서 유아교육진흥원을 국가책임하의 독립적 기관으로 설치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유아교육법시행령에서 이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세부 내용을 밝힐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유아교육진흥원을 ‘설치하거나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세워야 하며, 다만 유아교육진흥원 설립에 따른 예산 및 ‘교육인적자원부와 그 소속 직제(대통령령)’ 개정이 필요하므로 한시적으로 위탁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점차 부모교육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바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업무도 당연 포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유아교육위원회에도 학부모 대표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PAGE BREAK] 나가며 유아교육법 제정은 우리 나라 100여년의 유아교육 역사에서 유아교육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유아교육법이 제정됨으로써, 국가적으로는 유아 단계부터 체계화된 교육법을 완성하게 되었으며, 유아들은 균형적이고 조화로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유아교육법만이 제정되었지 유아교육시행령이나 그 시행령이 유아교육현장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기초수준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유아교육법이 되려면, 유아교육법 제정 과정에서 보듯이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어려운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가 유아교육과 보육의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육아지원정책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아를 중심으로 한 유아교육과 보육 정책이라기보다는 여성의 일할 권리 측면에 치우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유아교육과 보육의 궁극적 문제점(행·재정 지원체제 및 입법체제의 이원화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소 방안보다는 현상학적 문제 해소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앞으로 이로 인해 유아교육계와 보육계, 교육인적자원부와 여성부 간의 행정 중복, 예산 낭비, 부처간 비협조 및 갈등 초래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나라 유아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여성계와 유아교육계, 보육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힘을 합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 이제 더 이상의 갈등은 중단하고 현명하게 우리 나라 어린이들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것이다. 유치원 및 이해 관련단체들의 요구와 기대가 시행령 제정과정에 균형 있게 반영되어야 하며,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 사이의 중복·상치 규정의 원만한 조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앞으로 유아교육은 일원화된 유아교육과 보육체제를 궁극적으로 지향하면서 유아교육관련법 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 ‘공교육체제로서의 유아교육’을 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희수 | 중앙대 교수·교육학 평생학습의 주창자인 유네스코는 1996년 ‘학습 : 우리 속에 감추어진 보물’이란 보고서에서 평생학습은 사회를 움직이는 심장이고, 없어서는 안 될 유토피아이며, 21세기의 긴장을 풀 신 데탕트 기제라고 하면서 21세기 평생학습이 추구할 방향으로서 ‘존재를 위한 학습(Learning to be)’, ‘행함을 위한 학습(Learning to do)’, ‘알기 위한 학습(Learning to know)’,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학습(Learning to live together)’을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은 21세기 지식경제를 맞아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 평생학습에 기초한 학습국가를 세우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의 벽인 국민소득 2만 불 달성을 위한 해법이 학습국가 건설에 있다는 전제 하에 우리의 17대 국회가 학습국가 건설을 위하여 해야 할 일감은 다음과 같은 데 주안점을 두어서 평생교육법을 평생교육법기본법 체제로 개정하는 데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평생교육은 유토피아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이념에서 실재로, 주먹구구식 접근에서 체계적 접근으로, 상위 개념(master concept)에서 체제로서의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 as a system)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2000년 3월 시행된 평생교육법이다. 평생교육법은 평생교육의 정의 및 이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임무, 평생교육센터·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평생학습관, 평생교육협의회와 같은 지원 기구, 평생교육사, 평생교육시설, 학습휴가제, 전문인력정보은행제, 교육계좌제 등을 담고 있어 평생교육체제 성립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평생교육법 시행과정 중에 노정된 문제점과 평생교육법의 구조적 한계점을 논의하는 가운데 평생교육체제 성립의 발전과제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학습국가를 세우려면 이의 기초가 되는 평생교육법부터 손을 봐야 한다. 입법부인 국회가 할 일이 바로 제대로 된 평생교육법을 만드는 일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17대 국회가 평생교육법의 개정에 힘써 주길 바라며 그 방향을 제시해 보자. 1. 평생학습 개념 재정의 세계적인 추세가 공급자 중심의, 제도권 중심의 평생교육관에서 개인적 차원의, 수요자 중심의, 학습자 중심의 평생학습관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용어도 평생교육에서 평생학습으로 통일되고 있다. 평생교육법에서는 “평생교육이라 함은 학교교육을 제외한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을 말한다.”로 협의적으로 정의하고 있다.[PAGE BREAK]이 정의는 사회교육법에서 “사회교육이라 함은 다른 법률에 의한 학교교육을 제외하고 국민의 평생교육을 위한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을 말한다.”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국제적 조류와 학계 동향에 맞추어 학교 울타리를 기준으로 한 사회교육 정의에서 벗어나 학교교육을 포함한 광의의 평생학습으로 개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평생교육의 정의에 있어서 평생교육법은 사회교육법에 비해 한 발자국도 더 진보한 것이 없다. 평생교육을 협의적으로 정의하면 결국 평생교육의 지원 영역과 대상도 줄어들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2. 평생교육 이념 재정립 평생교육법상의 평생교육의 이념은 기회균등 보장, 학습참여의 자발성, 평생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학습결과의 사회적 대우 부여 등으로 명문화되어 있다. 현재의 평생교육법상의 평생교육 이념은 사회교육법 제4조와 제5조의 기회균등 및 자율성의 보장과 사회교육의 중립성에 학습결과의 사회적 대우를 추가하여 평생교육의 이념으로 보완한 것이다. 이념이라 함은 이성에 의한 최고의 개념이자 궁극적인 목적을 의미한다. 평생교육의 이념은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과 개인적 성장을, 경제적으로는 경쟁력 제고를, 사회적으로는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과 참여민주주의를 표방한다. EU(유럽연합)에서는 평생학습을 통한 고용가능성 증진 못지 않게 적극적 시민정신 증진 등을 강조하는 추세에 있다. 이에 비해 우리 나라에서는 평생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평생교육의 이념으로 자리한 관계로 평생학습을 통해 시민정신을 증진하기는 고사하고 평생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참여 및 평생교육의 지방화 촉진을 가로막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선거철에는 지자체 주도의 평생학습 행사를 중지해야 하는 등 평생학습 촉진 이념이 아닌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지자체로부터 의무만 있고 권한은 없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평생교육의 이념을 평생교육 본래의 정신에 맞게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과 잠재력 개발을 극대화하고, 경제적으로는 경쟁력과 고용가능성을 제고하며, 사회적으로는 사회적 응집력을 제고하고, 정치적으로는 민주시민정신을 증진하는 쪽으로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3. 평생교육의 지역화 촉진 3대 지방발전특별법의 시행을 맞이하여 참여정부에서는 평생교육의 지역화를 추진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이하였으나 평생교육법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평생교육 발전의 시작과 끝은 지역사회에서 결정된다. 평생교육이란 용어가 수입되기 전에 지역사회교육이 평생교육의 원형으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평생교육 활성화의 성패가 지방자치단체의 참여에 달려 있다. 평생교육법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임무로서 평생교육시설의 설치, 평생교육사의 양성,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평생교육기관에 대한 보조 등의 방법으로 모든 국민에게 평생학습의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PAGE BREAK]그러나 뒤이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디로 가고 모든 권한이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위축되어 나타나,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모호하고, 의무만 있고 권한은 불분명한 상태에 있다. 평생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라는 미명 아래 지역 평생학습 지원·추진의 3대 기구인 평생교육협의회,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평생학습관 설치 운영이 교육감 소속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는 의무만 있고 의무수행을 위한 권한과 명분이 없어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내기가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생학습관 지정 운영 및 활성화에도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평생교육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듯이 평생교육은 학교교육을 제외한다는 점, 평생학습은 대부분 학교 밖에서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교육·복지·노동이 통합된 성격이 강하다는 점, 지역사회 개발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평생교육법에도 평생교육진흥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평생교육법과는 별개로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학습관을 설치·운영하고 있다는 점, 대부분의 지역 평생교육시설이 지자체장 소관 및 감독 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평생교육에 대한 지자체장의 참여와 권한을 좀 더 확대하는 쪽으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즉, 평생교육법에 의거한 교육감 소속 하의 3대 지역평생교육 지원·전담 기구의 소속을 평생교육법 제9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임무)에 일관되게 소속 권한도 지방자치단체로 하고,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하여 지도감독권만 교육감에게 두는 이원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4. 일터의 학습조직화 오늘날의 지식경제는 일과 학습의 융합을 요구한다. 지식경제에서는 학습이 일이고, 일이 학습인 학습경제(Learning Economy)이므로 School to Work ⇒ Work to School ⇒ Work to work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노동의 외적 유연성과 내적 유연성을 특질로 하는 노동조직 및 노동이동성이 강한 노동시장에서 정작 기업주는 교육 투자를 꺼린다는데 인적자원 개발의 딜레마가 있다. 노동조직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요구하면서 정작 평생교육체제는 그에 상응하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평생교육법 제21조(사내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에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하는 근로자들을 위하여 학교법인 설립 없이 일정 기간 사내 교육을 이수하면 학력·학위가 인정되는 평생교육 차원의 고등교육기관으로 교육 경비를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내대학은 삼성디지털공과대학이 1호로 문을 열었으나, 그 이후 설립 신청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는 사업주가 학습 경비의 일체를 부담하게 되어 있어서 직원수가 300명이 넘는 대기업이라고 해도 재정이 건실하지 않고서는 사내대학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기관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과도한 사업주 경비부담 경감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OECD 국가의 동향을 보아도 학습경비 부담이 국가와 사업주에서 학습자 또는 근로자, 노조가 분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사내대학 활성화 및 일터의 학습조직화를 위하여 국가, 기업, 노조 삼자가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PAGE BREAK]사내대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경비 문제 외에 교육대상 확대 방안, 원격대학과 사내대학의 절충 방안, 근로자 학력상승을 감안한 대학원 설치·운영 방안, 폐교에 따른 학습자 구제 대책, 교육 전달 방식으로서 정보통신을 이용한 사이버 교육의 활성화 방안, 최소한의 전담교수 의무배정 방안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는 평생교육법에 근거한 사내대학, 고등교육법에 근거한 기술대학, 과학기술부 고시에 근거한 사내기술대학 등이 존립하고 있는 바, 관장 부서 및 근거법령이 각기 달라 다양성 못지 않게 혼선과 유사제도의 중복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을 소지가 있다. 근거법령, 주관 부서, 도입 배경 등은 다르지만, 실질적인 도입 목적 및 기능은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한 근로자들을 위하여 직장 내 계속교육을 통한 고등교육 수준의 평생학습 기회 확대라는 사내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이념에 부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내대학과 기술대학의 기능도 매우 유사하므로 장기적으로는 양 제도의 특·장점(설립주체, 교육대상, 비용부담)을 살려서 사내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일원화하고, 근원적으로는 평생교육시설 형태의 고등교육제도인 원격대학과 사내대학을 평생교육법에서 별도로 다루기보다는 모법인 고등교육법에서 다루도록 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5.평생교육 지원·전담 기구 운영의 내실화 지역 단위 평생교육 지원·전담 기구와 마찬가지로 평생교육센터의 설치·운영 주체가 국가 수준에서 교육부가 관련 단체를 지정하여 업무를 위임하도록 그 권한이 상당히 축소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시행령에 기관 지정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고 행정 조치로 지정되어 있는 실정이며, 기존 기관에 더부살이하는 형태이다. 그러므로 운영 기관을 평생교육법시행령에 명문화하고 독립 신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3대 지원기구간의 역할 명료화 및 연대 강화도 요구된다. 평생교육센터,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평생학습관 간의 역할 및 기능이 평생교육법상에 구분되어 있지 않으므로 역할과 기능을 명료히 하고 3대 기관간의 유기적 연계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평생교육센터는 기획·조정·평가 및 총괄 기능에,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는 정보의 수집 및 제공 기능과 지역 차원의 평생교육센터 기능 수행에, 평생학습관은 프로그램 운영 기능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재조직해야 할 것이다. 중앙평생교육센터의 신설과 함께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와 평생학습관을 기존 대학 및 공공도서관 중심으로 지정하는 방향이 아닌 신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평생교육의 공적 기반 조성을 조성하고 정체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가칭 국립평생교육센터를 설립·운영해야 할 것이다. 학점은행제법과 독학사 관계법과 기구를 통합하고, 인적자원개발기본법, 평생교육법 상의 지원 기구를 상위개념인 평생교육센터로 일원화하여 가칭 국립평생교육센터를 설립·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인적자원 개발은 전 생애에 걸쳐서 모든 삶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평생교육 활동이며, 평생교육의 하위 영역이므로 평생교육법에 의거하여 설치된 평생교육센터로 하여금 인적자원개발기본법의 인적자원개발지원센터 기능을 수행토록 확충 정비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PAGE BREAK]이와 함께 평생교육법상의 두뇌자본 관리제도인 전문인력정보은행제와 성인종합생활기록부 역할을 넘어서 4700만 전 국민의 인적자원 관리 시스템 역할을 하게 될 교육계좌제를 학점은행제와 연계하여 도입·추진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앞으로는 학습결과 평가인정 시대이다. 평생교육 차원의 국가인적자원개발·관리 제도인 전문인력정보은행제, 문하생학력인정제, 학점은행제, 교육계좌제, 독학사제, 자격인정제 등 학습결과 평가인정 관련 제도 및 업무를 평생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연계·통합 운영할 필요가 있다. 평생교육법이 모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법 이전에 제정된 독학사 관계법, 학점은행제 관계법 등을 평생교육법을 모법으로 하여 통합 정비하여 운영의 효율성 및 시너지 효과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6. 평생교육의 전문화 평생교육법 제17조(평생교육사)에서는 평생교육의 기획·진행·분석·평가 및 교수업무를 수행하는 평생교육사를 두도록 명문화하고 있으나, 강제성과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평생교육사자격 제도는 평생교육 이념을 달성하기 위한 전문성과 능력 있는 평생교육 종사자를 양성하여 양질의 평생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제도이나 과거의 사회교육전문요원 자격증과 같이 효력 없는 자격증으로 전락하고 있다. 평생교육사를 배치하지 않아도 벌금 등 제재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사실상 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되는 규모의 평생교육시설도 많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평생교육시설에서는 평생교육사를 배치 운영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평생교육사 배치 기준의 현실화, 평생교육사 배치 조항 강화 및 제재 수단 강구, 평생교육사의 전문성 함양 등이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7. 평생교육 예산 확충 전 세계적으로 평생학습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정책 서비스도 확장되는데 비해 우리 나라에서는 ‘열린교육, 평생학습’이란 구호가 말해 주듯이 주로 립 서비스로 일관해 오고 있다. 평생학습에 대한 공공행정 서비스와 공적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평생학습에 대한 개인책임 논리와 시장경제논리가 급속히 침투하고 경제적 결정주의가 평생학습 담론을 주도하는 가운데 평생학습은 과잉시장, 제2의 과대 성장 사교육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나라 평생학습정책을 총괄하는 평생학습정책과의 예산은 100억도 안 되는 형편이다. ‘만인을 위한 평생학습’이란 구호에 맞게 평생학습 재정확충 10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교육인적자원부 전체 예산의 100분의 1, 즉 1% 평생학습예산 확보 추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평생교육법을 기본법체제로 바꾸어서 국가로 하여금 평생교육기본계획 수립 시행 의무화와 이러한 계획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평생학습기금을 법적으로 조성하는 데 있다.[PAGE BREAK]8. 국민기초학력 업그레이드 운동 전개 성인기초교육을 강화하고 ‘민(民)’의 학습 에너지를 촉발시킬 국민기초학력 업그레이드/학습동호회 운동을 전개한다. OECD의 조사도구를 활용한 문해실태 조사 결과 우리 나라의 성인 문해 수준은 고학력의 성인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편이며, 실제로 절대 한글 비문해자가 적지 않게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인의 학습참여율은 17.2%로서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것은 국민의 평생학습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체감도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프로그램 물량 투입에 앞서 국민들의 학습동기유발 및 네트워킹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20세 이상 성인 중 중졸 미만 21.2%, 20세 이상 성인 중 고졸 미만 33.9%가 말해 주듯이 적지 않은 비문해자의 잔존뿐만 아니라 지식사회에서 학력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전국민 기초학력 업그레이드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평생교육법상의 소외계층을 위한 평생교육, 성인기초교육, 시민교육 내용을 크게 보강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방송통신초·중학교⇒방송통신고등학교⇒방송통신대학교/원격대학으로 이어지는 가칭 국민 사이버 평생학습 학제의 라인업도 시도할 만하다. 앞에서 제기한 제안들의 성패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평생교육 기본계획 수립 및 시행, 수립된 계획 추진을 위한 평생교육기금 조성, 국가 및 지방수준의 평생교육정책조정회의 상설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평생교육지원추진기구 신설을 골자로 하는 기본법체제로서 ‘평생교육기본법’으로 개정하는 데 달려 있다. 17대 국회에 ‘평생교육기본법’ 체제로의 개정을 기대해 본다.
홍순율 | 서울 한대부속여고 교사 서울 근교의 비경 가평 명지계곡과 조무락골 수도권 일대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물놀이 계곡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는 항상 같은 대답을 하게 된다. 가평 명지계곡. 조금 더 깊이 들어간다면 조무락골. 뭐니뭐니해도 가평 명지계곡은 가장 대중적이고 시설과 도로가 편리하면서 계곡미도 좋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화악산 발원, 가평까지 약 30여 킬로미터에 걸쳐 흐르는 가평천, 그 가평천 계곡길을 따라 깊은 곳까지 포장도로가 깔려 있어 승용차로도 접근이 용이하고, 무엇보다 천과 계곡을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빼어나 도저히 싫증나지 않는 길이다. 거기에 계곡이 워낙 길어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좀처럼 많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분산되어 있다는 특징도 들 수 있다 (좁은 의미로 지류의 익근리계곡을 명지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평 쪽에서 가평천을 거슬러 올라가 북면 소재지 목동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들어가면서 명지계곡의 하류 부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계곡이 도로를 따르고 도로가 다시 계곡을 찾아가는 숨바꼭질을 계속하며 깨끗한 물과 울창한 숲, 골짜기마다 뻗어나간 지류들이 곳곳에서 반긴다. 게다가 들어갈수록 시원하고 호젓한 맛을 준다. 이렇게 도로를 따라가면 흔히 놓치기 쉬운 좋은 폭포가 하나 있다. 적목리 용소폭포인데, 용소폭포라는 작은 안내판이 있는 도대리 보건 진료소 옆길로 약 60미터 정도 걸어 내려가면 계곡으로 상쾌하게 떨어지는 높이 약 50미터의 폭포를 대할 수 있다. 명지계곡을 따라가는 도로 끝자락, 적목리 버스 종점을 지나면 우측으로 조무락골 들어가는 작은 길이 있다. ‘새들이 춤추며 즐거워한다’는 ‘조무락(鳥舞樂)’이 말해 주듯 예전에는 찾아 들어가기조차 어려운, 새들과 나무가 주인인 오지였다. 입구에서 3.5킬로미터를 더 올라가야 복호등폭포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계곡은 끝이 없다. 수도권에 살면서 멀리 가기 힘들다면 가평 명지계곡에서 수려하고 서늘한 계곡의 하룻밤을 즐기고 오자. 충분히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는길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46번 국도∼가평∼75번 국도∼목동리에서 좌회전해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끝까지 계속 명지계곡이므로 어디든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잡을 수 있지만, 갈 수 있는 한 상류쪽과 조무락골을 권하고 싶다. 대중교통은 서울 청량리역발 춘천행 열차를 이용하거나 강변역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행 직행버스를 이용하여 가평까지 간 후, 하루 5∼6회 운행하는 적목리행 버스를 이용한다. [PAGE BREAK]서해안에도 이렇듯 푸른 바다가학암포, 구례포해수욕장 지금도 서해안에서 가장 푸르고 깨끗하고 시원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어디냐 하면 서슴없이 꼽는 곳이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 구례포, 신두리 해안 일대이다. 주변 경치도 좋고 물도 깊지 않은 데다 피서객들이 많아도 혼잡하다는 느낌이 별로 없는 좋은 해수욕장들이다. 태안 서북쪽 635번 지방도로를 타고 끝까지 들어가야 나오는 학암포해수욕장은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잡하지도 않고, 너무 없어 쓸쓸하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앞바다의 눈길을 끄는 큰 바위가 ‘학암’으로, 배를 타고 바위 뒤로 돌아가면 학이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학암이라 한다. 이 해수욕장 옆으로 작은 포구가 있고 포구 옆에 다시 해수욕장이 이어진다. 이곳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모래들이 쌓여 이루어진 사구(모래언덕)가 해안을 따라 길게 발달해 있고, 여름이면 각종 키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어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다. 바닷물이 푸르고 수심도 깊지 않아 해수욕하기 좋으며, 유명도에 비해선 대체로 조용하므로 가족이나 친구, 연인 단위로 찾기엔 좋을 것이다. 학암포해수욕장 바로 남쪽 아래에 자리잡은 구례포해수욕장은 반달형으로 길게 뻗어 있는 약 1킬로미터의 해안이다. 옆 학암포와는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한 해수욕장이라 역시 모래언덕이 발달해 있으며, 수심이 적당하여 해수욕에 좋고, 해수욕장 언덕 위로 소나무숲이 잘 발달하여 야영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안선이 긴 편이지만 한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시원스럽고, 학암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적한 편이면서 물이 깨끗하여 편안하게 해수욕을 즐겨볼 만하다. 해수욕장 남쪽 구례포드림캠프장을 지나 비포장 도로와 시멘트길로 약 500미터 들어가면 KBS 사극 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은밀하게 감추어진 느낌이 드는 이곳은 바닷가 모래언덕 위에 지어진 약 15채 정도의 세트장으로, ‘먼동’ 이후 ‘용의 눈물’, ‘태조 왕건’, ‘야망의 세월’ 등을 꾸준히 촬영한 곳으로, 해수욕이 가능한 약 100여 미터의 작은 해안이 있다. KBS 직원들이 조용히 즐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절경의 해안으로, 여름 피서용으로 세트장 초가집 민박도 가능하다. 태안 서북쪽 635번 지방도로를 타고 끝까지 들어가야 나오는 학암포해수욕장은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잡하지도 않고, 너무 없어 쓸쓸하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앞바다의 눈길을 끄는 큰 바위가 ‘학암’으로, 배를 타고 바위 뒤로 돌아가면 학이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학암이라 한다. 이 해수욕장 옆으로 작은 포구가 있고 포구 옆에 다시 해수욕장이 이어진다. 이곳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모래들이 쌓여 이루어진 사구(모래언덕)가 해안을 따라 길게 발달해 있고, 여름이면 각종 키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어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다. 바닷물이 푸르고 수심도 깊지 않아 해수욕하기 좋으며, 유명도에 비해선 대체로 조용하므로 가족이나 친구, 연인 단위로 찾기엔 좋을 것이다. 학암포해수욕장 바로 남쪽 아래에 자리잡은 구례포해수욕장은 반달형으로 길게 뻗어 있는 약 1킬로미터의 해안이다. 옆 학암포와는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한 해수욕장이라 역시 모래언덕이 발달해 있으며, 수심이 적당하여 해수욕에 좋고, 해수욕장 언덕 위로 소나무숲이 잘 발달하여 야영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안선이 긴 편이지만 한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시원스럽고, 학암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적한 편이면서 물이 깨끗하여 편안하게 해수욕을 즐겨볼 만하다. 해수욕장 남쪽 구례포드림캠프장을 지나 비포장 도로와 시멘트길로 약 500미터 들어가면 KBS 사극 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은밀하게 감추어진 느낌이 드는 이곳은 바닷가 모래언덕 위에 지어진 약 15채 정도의 세트장으로, ‘먼동’ 이후 ‘용의 눈물’, ‘태조 왕건’, ‘야망의 세월’ 등을 꾸준히 촬영한 곳으로, 해수욕이 가능한 약 100여 미터의 작은 해안이 있다. KBS 직원들이 조용히 즐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절경의 해안으로, 여름 피서용으로 세트장 초가집 민박도 가능하다.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혹은 해미IC에서 나와 서산-태안을 거쳐 태안읍 북쪽 603번 지방도로를 이용, 원북면 삼거리에서 좌측, 634번 지방도로로 빠져 끝까지 가면 해수욕장들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서울 남부터미널, 인천, 천안 등에서 태안행 시외버스 이용, 태안에서는 학암포행 버스가 약 1시간에 한 대씩 있다. 종점이 학암포해수욕장이다.[PAGE BREAK]여전히 아름다운 낭만의 바다남애해수욕장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동해안에서 낭만적인 해수욕장을 꼽으라면 묘하게 강원도 양양의 남애를 드는 경우가 많다. 이유라면 차량 통행이 많은 속초와 강릉 사이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라는 점, 속초와 강릉이라는 도시에서 약간 거리감이 있어 오염이 없는 맑은 바다를 유지한다는 점, 해돋이의 명소로 알려질 만큼 경치가 좋고 하늘, 땅, 바다가 모두 푸르게 어울린다는 점, 미항 남애항이 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맑은 날이면 눈이 부실 정도로 파란 바다와 하얗게 빛나는 모래의 해안, 남애해수욕장은 모두 4개의 해수욕장으로 이루어진 해안이다. 남애해수욕장, 갯마을해수욕장, 남애3리해수욕장, 남애1리해수욕장이 남북으로 길게 연결되며 뻗어있다. 모두 합하면 약 3 킬로미터가 넘는 긴 해안으로, 해수욕장들은 전체적으로 모래가 좋고 경사가 완만하여 어딜 가든 가족 단위의 해수욕에 적합하다. 갯마을해수욕장과 남애해수욕장은 백사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일대의 대표격인 남애해수욕장은 대표답게 가장 규모가 크고 길게 뻗어 있다. 석호 포매호를 배경으로 한 풍경도 좋고, 해안에서 해수욕과 모래찜질을 즐기는 이들의 풍경도 그림 같다. 가끔 바다에 들어가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이들도 볼 수 있고, 운 좋으면 작살을 들고 들어간 이들이 팔뚝만한 바닷고기를 잡아들고 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남애해수욕장 남쪽의, 가장 최근에 개장한 곳이 갯마을해수욕장인데, 새로 지은 농촌 주택에서 민박 가정을 운영한다. 집집마다 숙박 가격과 위반시 갯마을운영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공지하는 게시판이 붙어 있어 모범적인 운영사례로 꼽힌다. 아이들이 놀 만한 얕은 웅덩이가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해수욕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인 남애항은 동해안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미항으로 소문나 있다. 소나무가 멋지게 뻗은 작은 봉우리 아래에 넉넉하게 자리잡은 항구는 방파제 안으로 잔잔한 물결과 고깃배들이 넉넉한 포구의 인심과 어울려 있다. 항구 간이횟집들에서 회 한 접시 먹는 것도 낭만을 더하리라.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인 남애항은 동해안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미항으로 소문나 있다. 소나무가 멋지게 뻗은 작은 봉우리 아래에 넉넉하게 자리잡은 항구는 방파제 안으로 잔잔한 물결과 고깃배들이 넉넉한 포구의 인심과 어울려 있다. 항구 간이횟집들에서 회 한 접시 먹는 것도 낭만을 더하리라. ⇒가는길 차량으로는 영동고속도로에서 연결되는 동해고속도로 주문진IC에서 나와 북쪽으로 7번 국도를 타고 5분만에 갈 수 있다. 대중교통도 좋아 수시로 강릉, 주문진 일대에서 속초로 향하는 버스들이 정차한다. 시내버스는 양양-주문진간을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PAGE BREAK]얼음골과 온천의 모순의성 얼음골(빙계)과 방산사터 현재 우리 나라에는 한돌 틈에서 찬바람이 불고 얼음이 어는 얼음골이 전국적으로 약 10여 개 정도 분포한다. 이들 중 얼음을 두 눈으로 제대로 볼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는 곳이 의성 얼음골이다. 경북 의성군 춘산면 빙계리에 위치한 얼음골은 삼복 더위 때는 찬바람이 나오며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더운 김이 솟아나는 곳으로 일찍부터 알려져 있다. 기암괴석의 바위와 맑고 푸른 계곡물 때문에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을 불러모으는 수려한 계곡인 탓에 예전부터 경북 8경의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게다가 특이한 것은 계곡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약 1 킬로미터쯤 가면 더운물이 나오는 빙계온천에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찬바람이 불고 얼음이 어는 계곡 근처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계곡 입구에서 계곡길을 따라 약 1킬로미터를 올라가면, 멋진 바위들의 파노라마로 눈맛이 시원해지면서 왼쪽 산 중턱에 있는 빙혈과 풍혈을 만날 수 있다. 아래쪽에 있는 빙혈에 들어가면 벽돌로 막아놓은 곳에서 서늘한 기운이 나와 온몸에서 오싹 한기가 돋는다.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입김도 나온다. “이곳을 찾은 선남선녀들이여, 여기 만고의 신비를 간직한 세계 제일의 빙혈이 있노라”로 시작되는 구절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빙혈 바로 위에 풍혈이 있다. 풍혈은 한 사람이 들어가 간신히 앉아 있을 정도의 좁은 틈바구니에 얼음이 얼어 바닥에 깔려 있으므로, 실제로 얼음을 가까이에서 대할 수 있는 드문 곳이다. 빙혈이 위치한 곳 옆으로 빙산사터와 5층석탑이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빙산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하지만, 석탑 이외에는 여기저기 널린 주춧돌과 기와조각들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최근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건물터 등은 대략 정비된 상태이다. 석탑은 높이 약 8미터이며, 전탑 양식의 5층 석탑으로, 근방에 있는 유명한 탑리 오층석탑과 거의 비슷한 높이와 모양을 하고 있다. 현재 빙계는 의성군 지정 군립공원이며, 거대한 바위에 공룡의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찍혀 있는 인근의 제오리 공룡발자국 군락지도 함께 들르면 한결 다양한 여행길이 될 것이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의성IC 혹은 군위IC로 나와 금성면 탑리로 간 다음, 가음면을 거쳐 7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가 빙계 간판을 보고 현리 방면 우회전하면 빙계에 닿을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의성읍이나 탑리에서 현리행 버스를 이용하는데, 하루에 3회 정도밖에 없으므로, 비교적 자주 다니는 춘산행 버스를 타고 가다 양지리에서 내려 걸어가거나 탑리 쪽에서 택시를 이용한다.[PAGE BREAK]산은 높고 골은 깊네함양 용추계곡 조선시대 경상도 유림들의 고향이라고 했던 경상남도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의 줄기가 사면팔방으로 뻗어 내린 산악들 사이에 오롯이 들어서있다. 특히 유림들이 남긴 천변 정자가 유달리 많은 안의면, 서하면 일대는 황석산(1190미터), 기백산(1331미터)등 1000미터를 훨씬 넘기는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치며 품에 안긴 동네들을 크게 감싸안고 있다. 안의면에서 들어가는 용추계곡은 이 험하고 높은 봉우리들이 “ㄷ”자형으로 둘러친 산줄기들 사이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계곡이 시원스럽고 빼어나 일찍부터 기백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포장도로가 용추폭포 입구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접근도는 편리하다. 계곡 입구에는 심원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깊이 있게 흐르는 계곡에 하나의 포인트를 주고 있다. 도로가 계곡에 바짝 붙어 가기 때문에 길가에서 천천히 감상하며 갈 수 있는 매바위, 삼형제바위, 꺽지소, 용소, 상사바위 등은 한번씩 머무르고 싶은 승경들이다. 이 계곡의 핵심은 역시 용추폭포이다. 주차장에서 장수사터를 거쳐 10여 분 오르면 어느새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며 한줄기로 시원하게 내리꽂히는 폭포가 가슴 속 응어리마저 풀어주는 장쾌함이 있다. 이 용추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한참을 더 오르면 용추자연휴양림이 있다. 기왕 안의면에 왔다면 옛 함양의 유림들이 남긴 화림동계곡의 멋진 정자들을 보고 가도록 하자. 관광지화되면서 많이 오염되었고, 계곡 위쪽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는 바람에 운치도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이들은 자연을 압도하는 인공미의 아름다운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도로와 천을 따라, 달을 희롱한다 하여 수려한 계곡 풍경을 눈앞으로 끌어안은 농월정, 바위와 바위 사이로 건너가는 구름다리가 좋은 아늑한 거연정, 고풍스런 정자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 동호정 등이 옛날과 다름없는 꿋꿋함으로 버티고 서 있다. ⇒가는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지곡IC에서 나와 안의로 들어간다. 안의에서 3번 국도를 따라 거창 방면으로 가면, 좌측으로 용추폭포 가는 길이 있다. 안의에서 26번 국도를 따라 장계 방면으로 가면 길가에 화림동계곡과 정자들이 이어진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남부터미널이나 대구, 진주 방면에서 함양으로 간 후, 함양에서 안의로 간 다음(버스가 꽤 자주 있음), 안의에서 하루 12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PAGE BREAK]선사시대 뗏목체험과 레저 속으로인제 내린천 최근 모험여행의 메카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강원도 인제군은 험준하고 깊은 산악과 길고 아름답게 흐르는 내린천을 이용하여 각종 레저를 개발하여, 말 그대로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나고 있다. 먼저 인제군 북면 월학1리 ‘냇강마을’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내린천의 맑은 물에서 ‘선사시대 뗏목놀이’라는 프로그램과 산골음식 만들기, 냇강체험 등을 선사한다. 냇가 둑 위에 일종의 솟대인 진또배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아래 냇가에 항상 뗏목이 준비되어 있다. 방문객들이 찾아와 요청하면 바로 뗏목을 저으며 타볼 수 있어 즐겁다. 인제읍에는 강으로의 고공낙하, 번지점프대가 있다. 인제읍 합강정공원 내에 위치한 이 번지점프장은 높이 55미터로, 내린천에 바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진짜 기분 나는 곳이라고 하겠다. 이곳은 최고의 안전성을 위해 번지점프 타워를 60도 각도로 기울이고, 타워의 양쪽을 강철 구조물로 지지하고 있어 가족이 안심하고 낙하를 즐기기에 좋다. 그리고 래프팅이다. 언제부터인가 인제 내린천 래프팅이 전국 최고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다른 곳들보다 맑은 물, 풍부한 수량, 내린천 계곡의 수려한 절경, 여러 난이도의 급류 코스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래프팅 코스는 약 70킬로미터이며, 이 중 궁동유원지에서 고사리쉼터까지 약 20킬로미터를 개발·운영중이다. 고무 보트에 몸을 싣고 노를 저어 계곡을 따라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족이 함께 같은 고무보트를 타고 공동운명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가는길 인제읍 합강변에 번지점프장이 있다. 인제읍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내린천이며, 상류로 약 22킬로미터 진행하면 래프팅 출발지가 나온다. 냇강마을은 원통에서 북면으로 간다. 대중교통으로는 래프팅의 경우 인제읍에서 현리행 버스 이용, 냇강마을의 경우 원통까지 버스 이용 후에 원통에서는 택시를 이용하여 냇강마을에 간다. [PAGE BREAK]호반과 폭포, 그 곳에서 번지점프를제천 청풍호와 용담폭포 깊고 푸른 물, 그 물을 따라 펼쳐지는 기암 협곡의 정경, 구석구석 숨어 있는 아름다운 산악과 계곡, 가볼 만한 좋은 곳들을 일일이 예를 들기에도 벅찬 아름다운 호수, 그 이름은 청풍호반이다. 최근 충북 청풍면과 수산면에 걸친 청풍호반은 상류쪽에 2001년 말 완공된 옥순대교(450미터)로 인해 옥순대교-상천리-능강리-청풍으로 연결되는 청정 호반 드라이브 코스를 추가로 갖게 되면서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코스에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 우선 옥순대교에서 단양8경 중 하나이자 청풍과 단양을 잇는 유람선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옥순봉의 기암을 다리 위에서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옥순대교에서 상천리로 진행하면 상천리 안쪽에서 금수산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있다. 암석미가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금수산은 청풍호반 곳곳에 그 절경의 산줄기를 드리우는데, 정상에 오르는 길을 통해 약 500미터 오르면 용담폭포에 닿는다. 높이 약 30미터로, 용이 승천하면서 남긴 발자국으로 형성되었다는 상, 중, 하 담을 이루고 있는 용담폭포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경의 폭포이다. 상천리에서 능강리로 이어지는 코스는 휴일에도 한적한 멋진 호반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마다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호반 풍경, 능강계곡, 얼음골 등의 수려하고 서늘한 계곡들이 그 어느 곳에서나 쉬어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가파른 산중턱을 차지하며 호반을 내려다보는 전망 좋은 별장형 콘도, ES리조트가 있다. 가족형 펜션과 고급 민박 시설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재의 아파트형 콘도에 대치할 수 있는 가족형, 별장형 콘도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 이곳이다. 그림같은 호수를 배경으로 그 자신도 그림이 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의 리조트도 한번쯤 기억 속에 넣어둘 만한 좋은 경관이다. 호반을 따라 청풍대교에 이르면 갑자기 호수의 폭이 바다같이 넓어지며 호수와 어울린 풍경들을 대한다. 2002년 4월에 오픈한 청풍랜드는 최근에 등장한 복합형 레저공간이다. 우리 나라 최고 높이(62미터)의 번지점프장과 이젝션 시트, 빅 스윙, 그리고 인공 암벽장을 갖추고 있다. 한편 청풍랜드에서 내려다보는 호반에는 동양 최고, 세계 2위의 물줄기 높이(162미터)를 가진 수경분수가 호수의 방랑자처럼 떠돌며 정해진 시간에 물을 뿜는다. 이외에도 청풍랜드 건너편 물태리의 청풍문화재단지, 제천으로 향하면 차례로 나타나는 사극 ‘태조 왕건’ 해상 세트장, 이국적인 기암 금월봉 등도 같이 즐길 만한 볼거리들이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를 나와 82번 지방도로로 남향하면 금성면, 금월봉, 청풍랜드를 지나 청풍에 이른다. 청풍대교를 건너기 직전 좌측길로 들어서면 ES리조트를 지나 옥순대교까지 이어지는 청풍호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제천시 제천역 앞에서 청풍·수산행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약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능강과 상천리 방면으로는 하루 2회밖에 없으므로 대중교통은 불편하다. [PAGE BREAK]이국적인 풍경제주도 우도 이국적인 풍경으로 제주도 방문자들을 사로잡은 곳이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우도이다. 우도는 제주도 동쪽 끝, 성산 일출봉 건너에 있다. 성산 앞바다에 길게 뻗어 소가 한가로이 누워 있는 형상을 닮았다 하여 이름붙은 섬 우도. 남북 길이 4킬로미터, 동서 길이 3킬로미터 정도의 섬으로, 제주도 부속 섬 중에서는 가장 크다. 우도는 우도8경으로 이야기되듯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우도를 도는 순환관광버스는 대개 우도의 절경 중 세 군데를 가는데, 곧 우도봉, 검멀레 해안, 산호사해수욕장으로 알려진 우도해수욕장이다. 이외에 하고수동 해수욕장도 갈 만하다. 132미터의 우도봉에 오르면 방목의 흔적인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시원스럽고, 군데군데 소가 풀을 뜯는 모습이 보기좋고 한가롭다. 게다가 바다 건너 일출봉과 푸른 바다, 멋진 우도의 전경이 한눈에 잡힌다. 일명 ‘고래 콧구멍’이라 불리는 동안경굴이 있는 검멀레 해안은 검은 모래의 해안이며, 기암절벽이 무척 아름답고 이국적인 해안이다. 동안경굴은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굴인데, 입구는 작아도 안으로 들어가면 꽤 넓어서 별스런 맛이 있다. 그래서 들어갈 때는 콧구멍처럼 작지만, 안은 고래뱃속처럼 넓다고 해서 ‘콧구멍 동굴’이라 부른다. 산호사해수욕장은 우리 나라 유일의 산호 관광지로, 산호가 부서져 하얀 모래사장을 만든 해안인데, 이곳에 깔린 산호사 자갈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한다. 그래서 다른 백사장과 달리 모래빛깔이 새하얗게 빛나 눈이 부실 정도이다. 게다가 옥빛 바다까지. 참 멋지다. 우도8경의 백미, 곧 서빈백사(西濱白沙)이다. 한편 우도는 작고 대체로 평평한 섬이라 자전거 하이킹의 최적지로도 평가받는다. ⇒가는길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성산포-우도는 아침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하루 12회 운행하지만, 휴일이나 성수기에는 수시로 운행. 차량도 들어갈 수 있다. (성산포 선착장: 064-782-5671) 우도 선착장에는 배 시간에 맞춰 우도순환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 버스를 타면 편안하게 우도를 돌아볼 수 있다. [PAGE BREAK]계곡과 바다를 동시에 즐긴다 내연산 12폭포와 장사해수욕장 여름이면 꼭 찾아갈 만한 시원상쾌한 폭포의 천국, 산은 부드러운 육산이되 계곡은 기암괴석이 만발한 빼어난 협곡인 곳, 그곳이 경북 포항의 권역에 있는 내연산 12폭포골, 혹은 보경사계곡으로 불리는 곳이다. 게다가 이 계곡은 동해안 일대에서도 바다에 상당히 가까운 조건을 갖고 있어 여름이면 해수욕과 계곡 피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피서지 구실도 하고 있다. 입구의 관광단지를 지나 보경사와 본격적인 계곡에 들어서면 일찌감치 조용한 비경들이 나타나고, 폭포가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쌍둥이처럼 양쪽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쏟아지는 제1폭포인 상생폭포(혹은 쌍생폭포), 제2폭포 보현폭포, 제3폭포 삼보폭포, 제4폭포 잠룡폭포, 제5폭포 무풍폭포를 거쳐 제6폭포인 관음폭포와 제7폭포인 연산폭포까지 숨가쁘게 이어진다. 이 계곡에서 가장 수려한 부분은 관음폭포와 연산폭포이다. 오랫동안 물에 패여 관음굴을 만들어낸 기이하고 드높은 바위절벽이 버티고 서 있고, 그 옆으로 쏟아지는 관음폭포는 하나의 멋진 그림이라고 해도 좋다. 이 관음폭포 위로 바로 연결되는 출렁다리를 건너 대하는 시원한 폭포가 연산폭포이다. 높이 20미터의 좁은 바위를 타고 상쾌하게 비행하는 이 폭포는 막다른 길에 대하는 보물 같은 폭포이다. 계곡을 오갈 때 계곡 입구의 보경사를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때의 고승 지명법사가 발견한 명당 자리의 연못을 메우고 세운 사찰이라고 전해진다. 경내에 고려 중기의 승려 원진국사의 부도(보물제430호)와 부도비(보물 제252호) 등이 있어 오래된 사찰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계곡 일대는 1983년 10월 보경사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한여름의 경우 바다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장사해수욕장과 화진해수욕장에 가깝게 연결된다. 특히, 장사해수욕장은 여름 해수욕장으로 여건이 좋은 곳이다. 장사(長沙)라는 이름을 낳게 한 1.5킬로미터의 긴 해안, 완만한 경사도와 얕은 수심, 그리고 바로 도로 옆에 해수욕장이 있다는 점 때문에 편리하고 안전한 가족 휴양지로 적격이다. ⇒가는길 계곡은 포항 시내에서 동해안 7번 국도를 이용, 영덕·울진 방면으로 북행하다가 송라면에서 송라초등학교 방면으로 들어선 후 4km를 들어간다. 해수욕장은 7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면 닿는다. 해수욕장이 도로변이라 찾기 쉽다. 대중교통은 포항종합터미널(시내버스), 흥해에서 보경사행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있다. 해수욕장은 포항에서 약 10분 간격으로 있는 강구 혹은 영덕행 시외버스를 이용, 장사해수욕장 앞에서 하차한다.[PAGE BREAK]잊을 수 없는 녹색의 꿈보성 차밭 차밭의 곡선은 참 아름답다. 일부러 예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차를 가꾸기 위한 환경과 조건을 마련해주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연스런 풍경,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이 차밭을 제대로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전라남도 보성으로 떠나, 두 군데를 가보자. 하나는 대한다업(주)이 운영하는 보성다원, 하나는 봇재를 넘어 나오는 전망대 ‘다향각’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는 차밭, 보성다원(061-852-2593)은 창업자가 1959년 오선봉 주변에 대단위 차밭을 일구고 삼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 관상수를 심어 관광농원으로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연간 녹차 120톤 이상을 생산해내는 최대의 차 농장이 되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은 영화 ‘서편제’, 드라마 ‘온달왕자들’, 영화 ‘선물’, SK 텔레콤 011 광고 ‘수녀와 비구니 편’ 등 수없이 스크린과 공중파를 탔던 곳이다. 입구 차밭으로 진입하는 길 양편으로 하늘을 찌르듯 솟은 삼나무 숲길은 그냥 걷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산책길이다. 삼나무길을 지나 가파른 비탈의 차밭에 이르면 시선이 멀리 닿는 곳까지 산줄기의 곡선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조성된 푸른 차밭이 눈에 들어온다. 이 차밭은 유려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맛이 그대로 살아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만하다. 차밭 우측편 끝을 따라 통나무집까지 이어지는 길은 거의 태극 모양의 곡선을 그리며 직선으로 우뚝 솟은 삼나무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직선과 곡선의 행복한 조화이다. 대한다업의 보성다원을 나와 봇재를 넘으면 얼마 못 가서 전망대에 이른다. 이 전망대 일대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보는 차밭의 전망이 또한 일품이다. 이곳은 좌우의 좁은 골에 차밭이 조성되어 있어, 산줄기를 타고 크게 휘어지며 중첩되는 곡선의 유연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봇재 일대를 중심으로 한 차밭은 수려한 남해 바다를 가까이에 두고 있다. 따라서 차로 10분 안에 닿는 율포 일대를 들러야 한다. 여름이면 모래와 해수욕을 즐기며 갯벌도 같이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찾아드는 율포해수욕장은 녹차해수탕으로도 유명하다. 녹차해수탕에 몸을 담그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탕에서 통유리를 통해 내다보는 수평선과 바다의 전망이 더욱 인상적이다. 이렇게 해수탕과 해수욕장을 즐기고 수문포로 이어지는 약 9킬로미터의 해안도로를 따라 가볍게 드라이브를 하면 차밭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포인트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송광사IC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보성에 온다. 보성읍에서 남쪽으로 18번 국도를 따라 10킬로미터 정도 진행하면 차밭 지역에 이른다. 봇재를 넘어가면 율포에 다다른다. 대중교통으로는 광주, 목포, 순천 등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보성에 간 다음 보성읍에서 율포간 군내버스를 이용한다. 버스가 10분~2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왜,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나 처음에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권해 줄 만한 ‘성장소설’을 권해 보고자 하였다. 청소년기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성장기’라는 소박한 생각에서였다. 여기에 지난 세기에 우리 나라는 농업화와 산업화, 정보화라는 세 개의 커다란 사회 변화를 단숨에 경험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사회와 자신이라는, 겹으로 다가오는 변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해 가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성장소설’이란 말을 간단하게 쓸 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이란 서구 소설에서 정착된 개념과 용어로서 근대시민사회의 출현과 맞물려 생각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서구의 경우 성장소설이란 근대시민사회의 도덕과 윤리가 저변에 깔려 탄생한 소설 형태로서 통용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성장이 사회의 변화와 맞물려 가며 그려진다는 성장소설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근대화 시기에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역사의 파행을 심각하게 경험한 우리 현실에서 서구적 의미의 성장소설들을 찾기란 힘들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만나게 되는 고민과 갈등, 혼돈이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노력” 많은 논의 끝에 일단 서구의 성장소설들에 해당하는 작품들, 이를테면 괴테의 나 노발리스의 , 토마스 만의 , 디킨즈의 , 등의 성장소설들은 제외하고자 한다. (별 고민 없이 권장도서목록의 자리에 서구 고전을 손꼽는 것은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 주제이며, 이런 소설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읽혀질까 신중하게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한 입시 지옥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의 아픔과 상처를 그리며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도 제외하였다. (왜 이런 류들 있죠. 등등. 열악한 현실을 호소하는 차원에 머물렀을 뿐 자아의 온전한 성장을 보여 주지 못하였지요.) 덧붙여 와 같이 동화의 구조에 기대어 성장을 다룬 소설들도 제쳐놓았다. 책/따/세 내부에서 이런 소설들이란 적당한 교훈과 달콤한 언어로 기묘하게 뒤섞은 ‘성장소설(?)’에 불과할 뿐이라는 비판이 소수지만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우리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만나게 되는 고민과 갈등, 혼돈이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또 실제로 해결에 도움을 받을 만한 소설들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책/따/세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찾아 본 작품 가운데서 대표작들을 몇 개 고르고 지도 방법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책/따/세 선생님들의 개성이 담긴 문체와 글의 형식을 따로 손보지 않았다. 형식과 문체도 내용을 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책을 권하는 일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PAGE BREAK]《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로버트 뉴턴 펙 지음 / 김옥수 옮김 / 사계절출판사 / 중1부터 “어려운 현실을 수용하고 자기 몫의 삶을 감당해 내려는 소년의 의젓한 모습 돋보여” 시대적·사회적 배경이 달라서 아이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한 책이다. 190쪽 분량에 활자도 빡빡하지 않아 금새 읽힌다. 주인공인 로버트는 셰이커교도라서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데다가 집안도 가난하다. 주인공과 50살 정도 나이차가 나는 아버지는 성실하고 노련한 돼지 도살꾼이지만 문맹이라서 투표조차 할 수가 없다. 아이는 한 집안의 일꾼 노릇을 톡톡히 해내면서 살고 있다. 12살이 된 로버트는 우연히 이웃집 암소의 출산을 돕고 암소 목에 있는 혹을 떼어주기까지 한다. 그 대가로 어린 돼지 핑키를 받아서 씨받이돼지로 키울 꿈을 키우며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핑키와 함께 뒹굴며 자라난다. 그러나 핑키가 새끼를 낳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로버트는 혹독한 가난 때문에 유일한 친구였던 핑키를 아버지가 도살하는 것을 쓰라린 마음으로 돕게 된다. 다음 해 봄이 오면서 아버지는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이는 이제 13살의 가장으로서 자기 앞의 삶에 대해 맞서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란 도살꾼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면서, 힘든 경험을 통해 이제는 정신이 부쩍 커버린 로버트의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려운 현실을 수용하고 자기 몫의 삶을 감당해 내려는 소년의 의젓한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놀랍다. 못 배우고 가난한, 그러나 성실한 아버지의 모습은 수필 을 떠오르게 한다. 이 글을 읽은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어떻게 살고 있으며, 아버지의 삶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유의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면 좋겠다. 또한 이 글이 자전적인 것임을 일깨우면서 이 가난한 13세의 아이는 그 뒤 어떤 과정을 거쳐 작가로 성장하였을까 상상하여 써 보게 할 수 있다.(이 때 일확천금이나 후원자 등의 우연적 요소가 너무 부각되지 않도록 유의한다.) 가난한 시골아이가 작가로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손춘익이 쓴 아동소설인 (창작과비평사)를 더 권해 줄 수 있다. 홍진숙 (석관중 국어교사 keunfam@hanmail.net) [PAGE BREAK]《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터 카터 지음 /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 / 중2부터 “인디언 조부모의 지혜를 통해 한 인간으로 자라는 소년의 섬세한 내면이 잘 그려져” 이 책의 원제는 주인공의 인디언식의 이름을 빌린 ‘작은 나무의 교육’인데, 번역하면서 붙인 멋진 제목으로 인해 읽기 전부터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언제였을까? 혹은 언제일까. 의심을 품지 않고, 이해와 배려 속에서 조화로운 삶을 꿈꾸던 시절이 있기나 한 걸까. 감수성이 예민하기는 했지만 조숙했던 나에게 성장기는 잘 견뎌내야 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야 했던 시기였다.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나는 지금, 불안한 마음으로 삶의 길 입구에서 서성이는 성장기 친구들에게 이 ‘좋은 책’을 권하는 기쁨이 크다. 이 책은 미국 체로키 인디언의 후예인 저자가 일찍이 부모를 잃고 인디언이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일화식으로 서술한 일종의 자서전적 소설이다. 세상의 모든 헛똑똑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인디언의 자연철학을 생활로 풀어내시는 작은 나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 지혜로운 어른들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였다. 탈콘 매가 무리에서 처진 메추라기를 잡아채는 것을 보며 자연의 이치를 일러주시고, 그 이치가 혹독한 겨울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더욱 튼튼히 자라게 하는 것임을, 주변을 위해 거름이 되는 삶을 말해주시는 할아버지는 나에게도 성장의 본이 되는 어른이었다. 이 책의 끝부분에 미국 인디언의 강제이주의 역사가 담겨있어 를 읽었을 때의 충격으로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은 사회 역사적인 인간으로서의 성장보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지혜를 통해 한 인간으로 자라는 작은 나무의 섬세한 내면이 잘 그려진 소설이다. 자연 속에서 풍요로워지는 대목에서는 시튼의 (두레)과 산 속에서 야생생활을 한 소년 이야기 (비룡소)가 겹치기도 한다. 밑줄 그을 부분이 참 많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는 딸아이의 동화책 (시공주니어)에서 죽음에 임박한 할머니돼지가 잔치를 벌여야겠다며 손녀돼지와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과 따스한 흙냄새를 맡는 장면이, (푸른숲)에서는 우연히 만나게된 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한층 성숙해지는 세 소년의 얘기가 생각났다. 그러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자리에 있는 나에게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은 중반 이후에 잠깐 나오는 학교 풍경이었다. 인디언의 가치관과는 대척점에 선 교사의 몰이해, 학대받는 섬세한 내면의 소유자 작은 나무는 (동녘)의 제제와 (문원)의 레이몽이었다. 이 책을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에게 권한다. 서미선 (서울사대부속여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PAGE BREAK]《봄바람》 박상률 지음 / 사계절출판사 / 중1부터 “섬마을 소년 훈필이가 성숙을 위해 겪는 희망과 좌절, 떠남과 돌아옴을 다뤄” 따스함이 실린 봄바람이 불 때면 대지에서는 겨우내 잠들었던 만물은 두터운 껍질을 힘겹게 벗으며 새싹을 틔우고 한살이를 시작한다. 이 점에서 봄이라는 계절과 그 때 부는 바람은 생명력이고 희망인 셈이다. 우리 인간도 인생에서 10대 청소년기를 봄의 계절로 간주한다. 10대의 별칭인 청춘이나 성숙 단계를 일컫는 사춘기라는 단어에서도 여지없이 봄이 들어있다. 결국 인생에서 10대 청소년기는 희망과 생명력이 넘치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생명의 싹을 틔우기 위해 껍질을 깨고 허물을 벗어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듯이 우리 인간도 모든 면에서 무지하고 미숙한 10대 청소년기에 성숙을 위한 고통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 은 섬마을 소년 훈필이가 성숙을 위해 겪는 희망과 좌절, 떠남과 돌아옴을 다룬 이야기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이어지는 2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작품은 13살 어린 훈필이가 보고 느끼는 사랑과 그리움, 세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반감과 도전의 의지를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내용 전개가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오영수의 와 유사한데, 를 수업하면서 함께 읽고 내용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이 작품은 누구에게나 쉽게 읽힌다. 그 만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좌절과 방황 속에 조금씩 성숙하는 훈필이의 모습이 아니다. 이보다는 부조리한 현실과 자신이 꿈꾸는 이상과의 괴리에서 방황하며 어딘가로 떠나야만 하는 어린 영혼들의 순수한 열정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의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과 의지가 이 사회의 생명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도 훈필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했지만 교사로서 학생들의 고뇌와 방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때가 많다. 가출했다가 돌아온 아이에게 실제로 표현은 안 했지만 ‘부족한 것 없는 녀석이 이러는 건 사치야!’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지난 봄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훈필이처럼 꿈이 깨지고 현실의 무게에 힘들어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그들에게 무모한 일탈이 아닌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 떠나는 순수하고 건강한 일탈을 유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침 지난 여름 학기말 고사기간, 사춘기를 힘들게 보내고 있던 우리 반 중현이가 바람을 쐬겠다고 잠시 가출을 했다. 강촌 강가에서 텐트를 치고 혼자 지내던 중현이는 이상하게 여긴 그 곳 관리인 아저씨의 연락으로 3일만에 귀가했다. 가출에서 돌아온 중현이에게 나는 ‘바람 괜찮았어?’라고 물었고, 중현이는 그냥 빙그레 웃는 것으로 답했다. 방학을 몇 일 앞두고 나는 그에게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했었다. 여름방학 개학날 나는 중현이에게 ‘별 일 없었지?’하고 물었다. 이때도 중현이는 그저 빙그레 웃기만 했다. 중현이는 그 날 이후 말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효석 (숭문중 국어교사 CHEKTTAS@hitel.net) [PAGE BREAK]《아홉 살 인생》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중1부터 “70년대를 살아온 주인공 여민이가 삶에서 건져 올린 교훈이 돋보이는 작품” 여학교에 근무하는 나는 학생들에게 책을 권하면서도 늘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곤 한다. 혹시 아이들의 코드와 나의 것이 엄청 차이가 나지나 않나 싶어서이다. 그래서 곧잘 활용하는 방법이 딸아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다음의 글은 딸아이가 최근에 적은 독후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고작 중 1때라 몰랐지만, 다시 찬찬히 책을 훑어보려니 제목부터 맘에 걸린다. 아홉 살이란 말 뒤에 인생이라니, 어쩐지 이상하지 않은가? 인생이란, 모름지기 성인이 되어서의 신산함 같은 게 밴 말이 아닌가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의문은 곧 풀렸다. 책 속에서, 아홉 살 아이 역시 어른처럼 세상에 부대끼며 나름대로 심각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여민이는 산동네 아이다. 그리고 ‘숲에 살지 않는 사람이 숲을 가지는 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른스런 아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소설에서는 가난한 아이를 매질하는 교사나 악랄한 집주인, 혹은 어린 나이에 공장으로 떠밀려지는 소년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이 소설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조숙하다고는 해도 주인공이 아홉 살 아이인 만큼, 이 이야기들도 큰 틀에서 보면 여민이의 아홉 살 인생 중에 일어난 일의 하나로 처리될 뿐이다. 이 소설의 빛나는 점은 오히려 여민이가 삶에서 건져 올린 교훈에 있을 것이다. 소설 앞자락에서 여민이의 어머니가 말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이다’같은 것이 그런 교훈이다. 때때로 내 처지를 필요 이상으로 비관적으로 보곤 하던 나에게는 가슴이 뜨끔한 말이었는데, 비단 이 부분뿐이 아니라 허영심에 가득 찬 여민이의 짝 우림이나 우연찮게 받은 미술상 때문에 거짓된 그림을 그리게 된 여민이의 모습도 내 자신 이렇게 되지도 않게 나를 포장하고 산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딱딱한 이야기는 제쳐두고서라도, 아홉 살 인생은 참 재미있는 소설이다. 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그 시절 9살 아이와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가며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널리 읽혀져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선망해 마지않던 여민이의 힘세고 정의로운 아버지, 나를 무서움(?)에 떨게 했던 골방 철학자, 그리고 여민이와 그 친구들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덜너덜해진 딸아이의 책 을 보면서 우리 학교 도서실에서 이것을 구입해도 아깝지 않겠다 싶어서 책을 구해 놓았다. 서경은 (중앙여고 사서교사 snose@hitel.net) [PAGE BREAK]《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 문예출판사 / 고1부터 “현대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증오하는 주인공 홀든의 소박한 꿈이 돋보여” 정말이지 학교에 다니기가 싫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출을 꿈꾸고 실제로 가출도 해 보았지만 뾰족한 수도 없이 다시 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 졸업 말고는 학교를 벗어나는 길이란 영영 없는 것 같았다. 교실 뒷자리에 웅크리고 닥치는 대로 외국 소설들을 읽어 댔다. 늘 마음은 외롭게 외국을 떠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국어 교사가 되어 우리말과 글, 우리 생각과 느낌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 이 책은 내 영혼의 푸른 초상화 같다. 그래서 나는 문제아 홀든을 사랑한다. 그래서 어쩌면 모든 문제아들을 따스하게 감싸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문제아들은 홀든의 또다른 분신들이다. 그리고 나의 젊은 분신들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문제아 홀든 콜필드가 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집에 돌아가기까지 2박 3일 동안의 방황의 기록이다. 네 번째 고등학교에서도 쫓겨난 홀든의 퇴학 사유는 성적 불량. 물론 성적 불량이란 표면상의 이유일 뿐, 그 심층에는 성년의 삶으로 성장하는 젊음의 위태로운 방황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방종과 훼탕으로 젊음을 소진하는 쓰레기 인생이 아님을 방황의 틈틈이에서 보여 준다. 이를테면 수녀들의 봉사에 감동하고, 연못이 얼어붙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걱정하는 등 따스한 인간적 면모를 보여 준다. 또한 그는 보잘 것 없이 보이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진정으로 좋아한다. 그는 현대 사회의 허위와 위선, ‘허식, 무신경, 약육강식, 비속함’등을 증오한다. 살고 싶지 않은 세상, 뾰족히 해결할 능력도 아직 없는 그는 여동생 피비에게 말한다. 법률가가 되는 대신, 호밀밭에서 노는데 정신이 팔려 벼랑에서 떨어지는 줄도 모르는 아이들을 붙잡아 주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어쨌거나 나는 넓은 호밀밭 같은 데서 조그만 어린애들이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항상 눈에 그려 본단 말야. 몇천 명의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곤 나밖엔 아무도 없어. 나는 아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 거야. 내가 하는 일은 누구든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 같으면 얼른 가서 붙잡아 주는 거지. 애들이란 달릴 때는 저희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런 때 내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그 애를 붙잡아야 하는 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이를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거야. 바보 같은 짓일 줄은 알고 있어. 그러나 내가 정말 되고 싶은 것은 그것밖에 없어. 바보 같은 짓인 줄은 알고 있지만 말야. 을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는 날은 참 기분이 좋다. 우선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주거나 앞서와 같이 읽을 만한 대목들을 타이핑해서 나눠준다. 국도를 가로지르는 홀든의 행동과 심리 묘사, 예수께서 진정으로 좋아할 사람은 오케스트라에서 작은북을 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대목의 진정성, 마지막으로 가출을 꿈꾸는 홀든의 혼잣말 등등 아이들에게 직접 권해 줄 만한 대목은 많다. 직접 찾아보라는 것도 좋다.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 정우성 주연의 ‘비트’, 또 최근 영화인 ‘눈물’ 등의 영화와 엮어서 지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무엇보다도 좋은 방법은 10대 때의 얘기를 하면서 ‘나’를 솔직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홀든을 읽고 나를 읽는다. 나도 아이들을 읽는다! 우리들 모두는 어느새 이 된다!! 허병두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PAGE BREAK]《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고1부터 “비극적 역사를 씨줄 삼고 모성의 자연을 날줄 삼아 짠 소년의 서정적 성장사” 오래전부터 ‘성장소설’하면 으레 헤세의 을 들었다. 본디 삐닥이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저는 그런 평가에 부정적이었다. 의 문학적 미덕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의 문학적 가치에 의구심이 많은 편이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이 작품이 형상화하고 있는 메시지가 너무 추상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도대체 알을 깨고 나와 비상하는 삶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지 않은 이 작품을, 성장소설의 간판스타로 추켜세우는 것은 무리라 싶었던 것이다. 고작 만을 추천하는 관례에 불만이 많았던 나에게 현기영의 는 그야말로 가뭄 끝에 만난 단비 같다. 아! 드디어, 보다 더 뛰어난 성장소설이 나왔구나. 봐라! 친구들이여, 내가 그동안 왜 을 비판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 하는 목소리가 저절로 터져나왔다. 는 4·3이라는 비극적 역사를 씨줄로 삼고 제주도의 자연을 젖줄 삼은 한 소년의 서정적 성장사를 날줄로 삼고 있다. 외형상의 얼개는 초로의 주인공이 아버지의 죽음에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유·소년기를 회상하는 성장소설 형태로 이뤄져 있다. 그의 회상은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질곡의 시대를 견뎌 온 아버지에게 죽음은 “실패자가 쟁취한 최후의 승리”인 것이다. 소설은 물로 갇힌 섬 땅, 그 수평선을 뚫고 세계로 나아갈 꿈을 키우던 소년, 그리고 그 문턱에 장애물로 서 있는 아버지를 박차고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소년과 죽은 아버지와의 화해로 끝을 맺는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두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하나는 제목이다. 왜 지상의 숟가락 하나일까? 나는 그것이 숟가락 하나만 있어도 먹여주고 키워줬던, 마치 어머니 같았던 제주도의 자연을 돋을새김하기 위해서였다고 결론지었다. 다른 하나는 왜 이 작품이 장편소설이면서도 마치 조각보를 잇듯 잘게 쪼개진 에피소드 묶음으로 씌어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나는 그게 자신의 기억에 오랫동안 침전돼 있던 추억을 단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싶었던 작가의 배려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설사, 소설적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그 소중했던 빛나는 이야기들을 작품이라는 그릇에 다 쏟아 붓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 아이들이 만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작품보다 더 빼어난 우리의 소설이 있음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곤 이 땅에 숟가락 하나만 들고 있어도 충분히 행복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영혼이 성장한 아이들이 됐으면 좋겠다. 이권우 (도서 평론가 lkw1015@hanmail.net)
강수경 | 울산 약수초 교사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월 17일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그에 의거해 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를 클릭 할 때마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관한 각종 배너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해 이미 바깥으로 눈을 돌린 교육수요자들을 한순간에 끌어들이기에는 교육 이벤트적인 그 무엇인가가 절실한 시점이다. 교육수요자들은 매우 약다. 학원의 적극적인 홍보전략, 학생과 선생의 일대일 지도 방법,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없어진 일제식 평가 방법을 통해 속 시원하게 해주는 학생 학력 수준 제시, 차량에 태우면 모든 것이 안심되는 이동성 등 공교육이 따라잡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에 홀려 수강료를 야금야금 올려도 개의치 않는다. 성적이 저하되거나 수업분위기를 방해한다고 체벌을 해도 학교에서처럼 시퍼런 날을 들이대지도 않고, 교육청이나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비난의 글로 도배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사교육비로 인해 학부모들은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있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지출하면서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처럼 계속 그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 모쪼록 현실성 있게 실시되어 공교육의 위상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창의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길러야 한다는 이유로 교실은 학습지가 난무하고, 미처 교실에서 갖추지 못한 학습준비물로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교실수업개선으로 아이들의 학력이 눈에 띄게 향상을 보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특기 계발로 각종 특기적성교육비가 우리 가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아이들은 몇 개씩 되는 학원에 다니느라 학교에 오면 청소시간조차 거부하고 있다. ‘2. 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교실의 사정을 적나라하게 알 필요가 있다. 지금 교단에서 교사가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는 사랑과 정성의 게임뿐이다. 그러나 사랑과 정성도 아이들과 교사의 마음을 연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학부모는 감시의 눈길로 행여 ‘내 아이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근래에 와서는 협동을 요하는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 아이가 건물을 지으면, 한 아이가 나무를 심고, 한 아이는 울타리를 만들고 하는 식의 만들기 풍경은 금방 와해되어 버린다. 모두가 근사한 건물만 짓는 큰 중심 역할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고자질쟁이가 되어 간다. 칭찬의 말은 인색하고 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 많다. 인성교육을 아무리 강조해도 차창 밖으로 태연하게 담배꽁초를 버리는 어른들 때문에, 빨간 신호등인데도 유유히 길을 건너는 어른들 때문에, 학교 부근까지 밀려들어오는 모텔 때문에 오늘의 선생님들은 얼굴을 바로 들 수 없다.[PAGE BREAK]최근에 발표된 체벌 규정은 교사의 입과 손을 꽁꽁 묶고 있다. 한 아이가 잘못을 하면 다른 아이들이 안 보이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훈계를 해야 하고, 책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해서 함부로 벌을 줄 수도 없다. 우리 아이들은 어린 시절 엄마가 편들어 준다고 언니를 애먹이던 그런 모습으로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교사들의 마음도 냉담해지려 한다. 맹목적으로 사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쉬운 길, 외면의 길로 가려는 것이다. 모두가 허울 좋은 사랑이고 정성이다. 오늘의 선생님이 당당하게 설 자리를 누군가가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다. ‘오늘도 무사히!’ 이제 운전석에 보던 문구가 아니라 오늘도 아이들이 내 능력보다 넘치지 않기를,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돌아갈 수 있기를, 돌아간 후에 인터넷 위에서 내 이름이 거론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갖가지 좋은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가 행복해지는 공간으로, 선생님은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길을 찾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교사가 공허한 꿈만 꾸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초임교사 시절에 지녔던 열정을 가지고 교육의 중심에 서서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를 불신의 눈길로 바라볼 게 아니라 동시대의 어려움과 아픔을 같이 나누며 귀중한 자식을 함께 품고 길러 가는 동반자여야 한다. 교사는 제도가 그대를 속이고 우습게 할지라도 소신을 가져야 한다. 어차피 우리의 교육은 교사들의 노력으로 일구어지는 것이다. 잘못된 길로 접어드는 제자가 있으면 따끔하게 지적하여 바로잡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피교육자는 일회적인 실험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상은 한번 살아볼 만한 곳이고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교단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훌륭한 스승은 전설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 되어 있을 것이다.
윤종혁 | 한국교육개발원 학교제도실장 1. 교원의 적격성 확보와 전문성 확보 위한 제도 가. 교원 채용 및 근무평정 제도 일본의 국·공립학교 교원은 임명권자인 도·도·부·현(都·道·府·縣)·지정도시 교육위원회가 교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기능을 판단하기 위한 학력시험, 그리고 인물을 판단하기 위한 면접시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선발전형을 실시하여 교원으로서 적격성이 있는 자를 교원의 직에 임명하고 있다(교육공무원특례법 제13조). 최근에는 채용 단계에서 교원에 적합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인물평가 중심의 방향으로 채용 선발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2001년 12월에는 국민의 입장에서 공무원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을 통해서 행정체제 자체를 개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공무원제도개혁대강(大剛)’을 각의 결정 방식으로 채택하였다. 이 대강은 새로운 공무원 제도로서 능력등급제도의 도입, 능력·직업·업적을 반영한 신급여제도의 확립, 현행 근무평정제도를 대신하여 ‘능력평가’와 ‘업적평가’를 종합한 공정성 중심의 새로운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나. 현직 교원의 적격성 확보 위한 제도 현직 교원의 적격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서 조건부 채용, 징계, 분한, 타 직종으로서의 전직 등이 있다. 조건부 채용제도는 일반직 공무원 채용을 할 때 6개월간 해당 직에서 조건부 근무를 하고, 그 직무를 양호한 성적으로 수행했을 때 비로소 정식 채용으로 하는 것이다(국가공무원법 제59조, 지방공무원법 제22조). 교원에 대해서는 교육공무원특례법에 따라 조건부 채용 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다(동 법 제13조의 2). 한편 타 직종으로의 전직은 분한 면직까지의 수준은 아니지만, 아동·학생에 대한 지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지방재정 부담 교직원에 대해 연수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다. 동시에 전직은 아동·학생 지도를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시·정·촌(市·町·村)립 학교 교원을 면직한 후, 도·도·부·현 소속 교원 이외의 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지방교육행정조직및운영에관한법률 제47조의2).[PAGE BREAK]또한 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은 관찰·지도를 계속적으로 실시하고 연수를 실시하는 체제를 갖추며 필요에 따라 분한 제도를 적절하게 운영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문부과학성은 2001년도부터 이와 같은 교원에 대처하는 인사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실천적인 조사연구사업을 모든 도·도·부·현 및 지정도시 교육위원회에 위촉하여 실시하고 있다. 2. 교원의 자질 향상 위한 연수 강화 현재 교원의 자질 향상을 위한 일상 직무 중심의 학교 내 연수를 강화하고 있다. 각 학교별로 교장의 지도력 아래 교수 기법, 교재 연구, 학교·지역사회의 교육과제에 대해 교원 상호간에 평가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교원이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하여 자비 연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율연수를 장려하고 있다. 각 교원은 연수이력을 작성하도록 하여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연수 수료서 및 연수 설명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원 자신이 희망하는 학교 신고용으로 사용하는 등 교원평가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교직경험자에 대한 연수는 5년, 10년, 20년 등 일정 시기에 이른 교원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근 교직 경력 5년의 교원에 대해서는 교과 지도를, 10년 경력 교원에 대해서는 교과 지도와 정보 교육을, 15년 경력 교원에게는 학생 지도 및 교육상담 등을 중요한 연수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관리직에 가까운 20년 경력의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는 주로 학교 경영 및 정보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 밖에도 독특한 연수제도로서 장기사회체험연수, 대학원 수학휴업제도 등이 있다. 장기사회체험연수는 교원의 시각을 확대하고 대인 관계 능력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여 민간 기업, 사회복지시설 등 학교 이외의 시설에 1개월부터 1년 정도 파견하는 방식의 연수이다. 대학원 수학휴업제도는 교원의 자주적·주체적인 연수활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2000년 4월에 처음 도입되었다. 이 제도는 국·공립학교 교원이 대학원 등에서 배우는 전수면허장을 취득하기 위하여 1년부터 3년의 기간에 걸쳐서 휴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 지도력 부족 교원에 대한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 현재 일본의 각 도·도·부·현 및 지정도시 교육위원회는 이른바 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에 대해 계속적인 지도·연수를 실시하는 체제를 갖추고, 필요에 따라서는 면직시키는 등의 인사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이와 같은 인사관리 시스템을 촉진하기 위하여 ‘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에 관한 인사관리’라는 조사연구사업을 실시하였다. 2000년부터 실시한 이 조사연구사업은 2002년까지 모든 도·도·부·현 및 지정도시 교육위원회로 위촉하는 절차를 이미 마친 상태다. 각 도·도·부·현은 이와 같은 위촉사업을 받아서 각 지방교육자치단체간 협력 연구 및 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지도력 부족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 및 희망퇴직, 조건부 채용제도 등 다양한 방식의 인사관리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 2003년 4월 1일 현재까지 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을 인정하는 절차를 다음과 같이 구상하기로 하였다.[PAGE BREAK]①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을 판정하는 위원회를 설치한 교육위원회는 이미 27곳에 이르고 있고, 앞으로 판정위원회 등을 설치하고자 하는 교육위원회가 32곳에 이르고 있다. ②판정위원회의 구성원과 관련해서는 의사를 포함하고 있는 교육위원회가 22곳, 변호사를 포함하고 있는 교육위원회가 20곳, 학부모를 포함하고 있는 교육위원회가 7곳, 교직원을 포함하고 있는 교육위원회가 4곳이다. 또한 교장경력자, 교육위원회사무국직원,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자, 대학교수 등을 구성원으로 하고 있는 교육위원회도 있다. ③판정기준과 관련해서 보면, 이미 판정 기준을 가지고 있는 교육위원회가 32곳, 앞으로 판정 기준을 가지려는 교육위원회가 22곳이다. 또한 지도력 부족교원을 판정할 기준을 가질 계획이 없는 교육위원회도 1년간에 걸쳐서 상세하게 교원 상황을 파악하는 등 신중한 절차를 거쳐서 판단하는 것으로 한다. ④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으로 판정하는 절차와 관련하여 대상이 되는 교원 본인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는 교육위원회가 36곳에 이르고 있다. 한편 앞으로 이와 같은 본인의 의견 청취 절차를 가지려고 하는 교육위원회도 20곳이 되고 있다. ⑤지도력이 부족한 교원에 대한 인사관리시스템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미 교장 및 교원에게 관련 사실을 홍보한 교육위원회가 35곳, 앞으로 이런 계획을 홍보하려고 하는 교육위원회가 22곳이다.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서 이미 지도력 부족 교원을 판정하고 있는 교육위원회에서 실제 인정하고 있는 지도력 부족 교원의 수는 2000년에 65명, 2001년에 149명, 2002년에 289명이었다. 현재 문부과학성 및 각 도·도·부·현 및 지정도시 교육위원회는 이들 지도력 부족교원으로 판정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연수, 희망퇴직 및 조건부 채용제도 등의 인사관리 시스템을 다각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일본은 ‘신뢰받는 학교 만들기’를 위하여 학부모 및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며, 학교 교육에 대해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장과 교원은 학교 교육에 대한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일상 교육업무에 충실하게 할 수 있는 조직으로서의 학교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학교와 지역사회·학부모 간 쌍방향 의사소통구조를 확립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우선 교원은 학교·학급의 교육목표, 수업 진행방식, 아동의 교육성과 등에 대해 학부모에게 충분하게 설명하고 학부모의 교육 요구도 파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지역 사회로까지 확대하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수업을 공개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런 취지에서 지역사회 및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평의원 제도’를 활성화하여 학교 교육운영 방침 및 목표, 교육성과 등에 대한 제언이나 자문을 구하는 것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학교평가 시스템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교원평가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곽해선 l 경제교육연구소 소장(www.haeseon.net>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3 유지 세계적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가 우리 나라 신용등급을 종전과 같은 A3로 평가하고 ‘부정적’전망을 유지했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2월11일∼13일에 가진 정부와 연례협의 결과를 토대로 우리 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무디스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우리 나라는 지난해 북한핵문제와 SK글로벌 분식회계 문제 등으로 부진한 성장을 기록했지만 외환위기를 겪은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활발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올해 5%대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지금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돼야 하고 소비와 투자의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나라는 국가채무가 안정적으로 관리돼 재정부문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인 데다가 6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대외부문 건전성도 좋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으로 외환보유액이 조금 줄어도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무디스는 전망했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LG카드 사태 등으로 비은행 금융 부문의 취약성이 드러났지만 은행의 건전성은 유지되고 있으며 카드사 부실이 은행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4년 4월 2일 경제와 관련해서 말하는 ‘신용(Credit)’이란 돈을 빌려쓰고 제때 갚을 의사와 능력을 뜻한다. 따라서 ‘신용이 좋다’는 이야기는 빚을 진 이가 빚을 제때 갚을 의사가 있고 갚을 능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신용이란 무엇인가 ‘신용이 좋다’고 평가되는 금융 거래자는 빚 갚을 능력이 충분하고 또 빌린 돈을 떼먹을 생각도 없으리라고 인정받는다. 그래서 금융 거래 때 비교적 싼 이자로 쉽사리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신용이 좋지 않다고 평가되는 거래자는 반대다. 빌린 돈을 갚겠다는 의사를 보이더라도 그럴 능력이 못 된다고 평가받거나 처음부터 갚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는다. 그러니까 신용이 나쁘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 설사 빌릴 수 있더라도 신용이 좋은 거래자에 비해 비싼 이자를 치러야 한다. 신용평가 왜 중요한가 왜 금융거래에서는 돈을 빌려주는 쪽이 신용을 평가해 빌리는 이를 차별할까. 빌려주는 입장에서 볼 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득을 보려면 빌려가는 상대가 신용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신용이 나쁜 상대에게 빌려주었다가는 이자는커녕 원금도 제때 받지 못해 손실을 보는 수가 생긴다. 그러니 돈을 빌려줄 때는 빌려가는 상대가 신용이 좋은지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빌리는 쪽에서는 신용이 좋으면 쉽게 싼 이자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신용이 좋지 않으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PAGE BREAK]그러고 보면 신용은 금융 거래의 생명이다. 돈을 빌려주는 쪽은 늘 돈을 필요로 하는 쪽이 원리금을 갚을 의사와 능력, 곧 신용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있는지 주의할 수밖에 없다. 개인간 거래 혹은 개인과 금융기관의 거래에서도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지만, 특히 금융기관이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는 기업 신용을 평가하는 일이 중요하다. 신용이 있다고 평가해 거금을 빌려주었는데 그 기업이 망해서 돈을 떼먹는다면 그로부터 입는 손실 때문에 이번엔 금융기관이 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기면 해당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투자자, 고객들도 큰 낭패를 보게 된다. 그 결과 금융 거래에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금융기관 중에서도 보통 수많은 기업, 가계와 거래하는 은행이 쓰러질 지경에 처하면 수많은 기업과 가계가 경제적 파탄에 처하고, 궁극적으로 국민경제 전체의 혼란과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위기가 잘 수습되지 못하면 정권도 정치적 위기를 겪게 된다. 그런 일이 없이 금융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평소 금융 거래 때 돈을 빌려주는 쪽이 돈을 빌려가는 거래자의 신용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 거래 당사자가 거래 상대의 신용을 평가하는 일은 간단치 않을 때가 많다. 은행 등 금융기관 같은 금융전문기관에게도 거래 고객 특히, 기업이나 다른 금융기관의 신용을 평가하는 일은 복잡하고 어렵다. 더구나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연결된 세계 시장에 각국의 개인, 기업, 금융기관, 정부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거래한다. 때문에 거래자들의 신용에 관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모아 제대로 신용평가를 한다는 것이 한층 어렵다. 이처럼 신용평가라는 것이 전문성을 요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일은 전문 신용평가회사가 맡아 한다. 신용평가, 누가 어떻게 하나 우리 나라에서는 한국기업평가(주), 한국신용평가(주), 한국신용정보(주) 같은 민간 신용평가 전문회사들이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의 신용을 조사·분석해 평가한다. 이들은 신용평가 결과, 곧 신용정보를 기업과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대신 평가 수수료를 받는다. 보통 기업이 신용평가를 의뢰하면 그 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나 기업어음의 신용도를 조사해 상환 능력이 높은 순으로 AAA, AA, A, BBB, BB, B…D 식으로 등급을 매겨 평가한다. 신용평가 의뢰를 받지 않았다 할지라도 일정 수준 이상 되는 기업들을 골라서 등급을 매겨 신용도를 평가해 두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해 등급을 매겨두고 수시 혹은 정기적으로 평가를 다시 해 등급을 조정한다. 반드시 신용평가를 의뢰하는 기업뿐 아니라 투자가의 의뢰를 받아 특정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신용 상태를 조사해 알려주기도 한다.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은 신용평가회사들이 내놓는 신용평가 정보를 대출과 투자에 널리 활용한다. 기업에 돈을 빌려줄지 말지, 투자를 할지 말지, 혹은 돈을 빌려줄 때 이자는 얼마나 받을지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 신용정보를 참작한다. 따라서 기업들로서는 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비교적 쉽다. 빚을 내더라도 이자 부담이 적어진다. 만약 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깎이면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진다. 융자에 따르는 이자 부담이 더 커진다든지, 투자나 융자를 거절당할 수도 있다. 그러니 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기업이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 할 때는 그 채권이나 기업어음의 신용도 평가를 전제로 증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평가는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싫든 좋든 필수다. 설사 개별 기업 중에 혹 신용평가를 꺼리는 곳이 있다 해도 신용평가 자체는 금융 거래 전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고 평가정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금융 거래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신용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빌려주거나 투자한 돈을 떼이는 등 금융사고가 자주 생기고 결국 금융거래가 어려워지는 사태를 예방하기 어렵다. 금융거래가 어려워지고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궁극적으로 기업들도 애를 먹게 된다. [PAGE BREAK]신용평가회사들의 신용도도 다 같지 않다. 우리 나라에도 신용평가회사가 여럿 있지만 신용평가 솜씨를 공정성이나 정확성 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민간 전문회사로는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Standard & Poor’s Corporation)와 무디스(Moody’s Investors Service) 등이 손꼽힌다. 둘 다 뉴욕에 본사가 있다. 유럽에서는 런던에 본사가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프랑스계 신용평가회사 Fitch IBCA(Fitch International Bank Credit Analysis Inc.)를 꼽는다.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주로 신용평가를 의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 업체는 평소 세계 각국 금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장 단기 신용도를 등급을 매겨두고 수시 혹은 정기적으로 신용을 재평가해 등급을 조정, 발표한다. 때로는 특정 투자가의 의뢰를 받고 특정 국가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신용상태를 조사하고 대가를 받기도 한다. 금융기관과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국가신용등급(국가신용도 country risk)까지 매긴다. 예를 들면 스탠더드앤푸어스는 2004년 5월 현재 우리 나라 신용등급을 ‘A마이너스’로, 무디스는 ‘A3’로 매기고 있다. 무디스 등 메이저 신용평가회사가 매기는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도(country risk)는 세계의 금융기관, 기업, 정부, 국제금융기구 등이 모두 인정하고 융자나 투자에 관련된 판단을 할 때 주요 자료로 활용한다. 예를 들면 스탠더드앤푸어스 평가로는 우리 나라 국가신용도가 다국적 금융기업인 씨티그룹의 신용등급(AA)보다도 낮다. 이 말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씨티그룹이 우리 나라 정부보다 낮은 금리를 치른다는 얘기다. 신용평가회사들이 국가신용도를 평가할 때는 평가를 맡은 직원이 대상 국가의 경제와 정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 등 거시경제변수와 금융동향, 정부정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정부나 주요 민간 기업 관계자들과 면담 혹은 현장 실사를 거친다. 신용평가, 나라 경제 좌우하는 메카니즘 국제적으로 명망있는 신용평가회사가 어느 나라 신용도를 평가하면 그 나라 경제에는 으레 즉각 중대한 여파가 생기곤 한다. 예를 들어 스탠더드앤푸어스 같은 신용평가회사가 어느 나라 신용등급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면 그것만으로 그 나라에서는 당장 기업과 금융기관의 국제 금융 거래에 어려움이 생긴다. 주가가 폭락하고 외국인 투자가 급격하게 빠져나가 나라 경제 전반이 나빠지기 쉽다. 아무리 신용평가를 한다지만 일개 민간기업의 발표가 이처럼 어느 나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발표에 따라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자금 조달 비용에 큰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오늘날 각국은 수출입 거래와 금융 거래를 많이 한다. 자금과 재화를 국제적으로 거래하려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외화 자금을 융통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 금융시장에도 국내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자금을 공급하는 쪽과 수요자가 있고 양자를 연결해주는 이들이 있다. 자금 공급자는 주로 많은 고객들에게서 풍부한 여유자금을 맡아 재테크를 하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 보험회사, 연금·기금 등이고, 자금을 필요로 하는 쪽은 주로 각국 정부와 기업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자금의 공급자이면서 동시에 수요자로서 금융을 중개한다. 신용평가회사들이 특정 금융기관이나 국가의 신용등급을 낮추면 해당국 정부는 물론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대한 해외 금융기관들의 융자조건이 일제히 전보다 까다로워진다. 대출금리를 올린다든지 심지어는 아예 자금 융통을 거절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오르면 반대로 자금 융통 조건이 완화된다. 우리 나라 은행들만 해도 한 군데서 보통 몇 십억 달러씩 외화를 빌려쓴다. 신용등급 한 계단 차이에 따라 연간 수십억 원대의 이자 지출이 왔다갔다한다. 그러므로 신용평가가 나라 경제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 [PAGE BREAK]좋은 신용평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할까 기업의 대외 거래 규모가 커지고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 그만큼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난다. 금융시장의 세계화 추세, 국내 금융시장의 개방 추세를 타고 우리 나라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외화자금을 얻기 위해 국제 금융시장에 의지하는 정도도 예전에 비해 많이 커졌다. 앞으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우리 나라 기업이나 금융기관, 정부 모두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좋은 신용을 얻는 것도 갈수록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과 나라 경제를 잘 꾸려서 각종 경제지표가 좋은 실적을 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신용평가회사에서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할 때는 사전에 대상국 경제지표도 챙겨보지만 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중시한다. 신용평가의 요체는 대상자의 미래 채무상환능력이 얼마나 좋은지 판단하는 일이므로 평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용평가 담당자들과 면담할 때 정부관료나 민간 기업 관계자들이 장래 전망을 자신 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태도도 기술적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를테면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났더라도 그만큼의 재정지출 증대로 경제 성장 잠재력이 커져 궁극적으로 미래 세수(稅收)를 늘린다면 재정적자가 늘어난 사실이 국가신용평가에 반드시 부정적 요인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해석을 신용평가회사를 상대로 논리적으로 전달해 설득하기에 따라서는 면담을 통한 신용평가의 결과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김대용 | 충북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 1. 시작하는 말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는 2004년 6월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315명을 대상으로 국가 자부심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우리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다’는 ‘국가 우월감’은 비교 대상 24개국 가운데 중간인 12위로 나타난 반면 민주주의, 정치적 영향력, 경제적 성취, 사회보장, 사회평등 등 구체적인 항목별로 물어본 ‘국가 자부심’의 순위는 20위였다. 국가 자부심의 순위가 국가 우월감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은 민주주의 운영에 대해 ‘자랑스럽지 않다’(64.6%)가 ‘자랑스럽다’(32.1%)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정치적 영향력, 경제적 성취, 사회보장, 사회평등의 구체적인 항목들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많았기 때문이다.1) 전국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청주 지역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 자부심을 설문 조사한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4년 6월 충청북도 교육청이 청주 시내 초등학교 6학년 363명과 중 고교생 713명 등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4.2%가 ‘다시 태어나도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답했고, 33.1%는 ‘한국인으로 태어나 자랑스럽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후회한다’는 답변은 3.3%에 불과했다. 또한 ‘전쟁이 발생하거나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성금을 내겠다’ 38.5%, ‘자원해 봉사활동을 하겠다’ 32.6%, ‘군대에 지원하겠다’ 16.3%(175명) 등으로 나타나 대부분 국가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2) 40대 후반인 글쓴이는 국가 자부심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서 어릴 때 한국인을 비하하던 수많은 말들이 생각났다. ‘한국놈들은 맞아야 한다’는 말은 그 대표적인 것으로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교육사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오늘의 시점에서 국가 자부심과 관련하여 우리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문제부터 살펴보려고 한다. [PAGE BREAK]2.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비하 발언은 여전히 가끔씩 들을 수 있는 일본의 고위관료들에게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들 내부에도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04년 3월 미국을 순회공연하던 서울 팝스오케스트라의 단장 겸 지휘자 하성호씨는 공연중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미국이 최고다. 음악은 미국에서 온 거다. 미국이 한국에 음악 및 다른 것들을 전파해줘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으며 “한국은 5천 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미국은 200년 짧은 역사 동안 훨씬 많은 것을 이룩해냈다.”고 말했다.3) 현재 우리 사회에 한국과 한국인을 비난 내지 비하하는 서적들이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 의해 많이 출간되어 있으며, 그러한 서적들이 널리 읽히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를 비하하는 발언들을 자제할 뿐이지 내심으로는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4) 한국과 한국인을 비판하는 책을 낸 외국인들이 대부분 신문과 잡지들에서 칼럼니스트 또는 대담자로서 환영받았다는 사실도 우리 사회 안에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흐름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출판시장에서 ‘한국·한국인 비판’은 시장성이 있으며, 외국인들이 출간한 책 중에는 이러한 시장성을 이용하여 출간된 것도 적지 않다.5) 모모세 타다시가 토로한 바와 같이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여러 출판사들이 이러한 관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였다. 예를 들어 이케하라 마모루의 은 일본적인 사고와 관습을 기준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비판한 것으로서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없이 우리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한국인이 저술한 책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997년에 출간된 최준식의 라는 책은 아파트에서 주차 문제로 욕설까지 들었던 자기 아내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한국인에게 문화가 있는가’라는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예로 들었던 사건은 상대방의 잘못만을 지나치게 과장하였으며, 개인적인 경험을 한국인 전반에 걸쳐 확대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욕을 한 남자를 ‘정신적으로 불가촉천민’이며, 남자가 한 욕을 ‘대한민국, 아니 단군 조선 이래로 한국 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말’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는 이 사건 이후에 그 남자에 대해 알아본 후 “우리 나라는 명문 학교를 나오고 아이들끼리 같은 학교에 다녀도, 또 바로 옆 동 아파트에 살면서도 아무 것도 아닌 일에 고단위의 욕을 하고 사는 ‘불쌍놈’의 나라가 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6) 이처럼 개인적인 경험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그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제대로 비판하기는 어려웠다. 그가 한국인의 문제로 지적한 내용은 목차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집단을 못 떠나는 한국인, 가족 집단주의와 한국인, 한국인의 우리주의(Weness), 아래위를 따져야 시원한 한국인, 다른 것을 못 참는 한국인, 그래도 멀리 보는 한국인, 신명에 둘째라면 서러운 한국인, 한국의 문화에 나타난 무교의 영향 등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는 한국과 한국인의 긍정적인 모습은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다. [PAGE BREAK]최준식이 한국인에 대해 비판한 내용은 조선일보 논설고문인 홍사중이 쓴 라는 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가 지적한 한국인의 문제점으로는 화끈하게 놀기를 좋아하며, 양철냄비와 같이 달아오르기도 쉽지만 식기도 잘 하며, 권위주의에 물들어 있으면서도 권위를 중시하지 않으며, 우물 안 개구리로서 시야가 좁고 근시안적이며, 허풍을 떨기 좋아하며, 예의를 모르며, 오만한 졸부 근성 등이 있다. 이러한 근거없는 비판은 미국인 승려 현각이 자신의 구도 생활을 기록한 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서 기술한 내용과 대조된다. 현각은 이 책을 통해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그는 한국이 IMF의 재정지원을 받게 되었을 때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금 모으기’ 운동에 대해서 미국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너도 나도 한 마음이 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며, 자신이 한국을 그토록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하였다.7)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널리 확산되어 있다. 청소년이 우리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부패이다. 반부패국민연대가 서울 시내 남녀 중고생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여 2002년 1월 2일 발표한 “청소년 부패-반부패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부패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1.6%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하는 등 91%의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가 부패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가 부패한 가장 커다란 이유’로 ‘정치권의 부패’(47.9%)를 꼽았으며, ‘부패를 막을 수 있는 법과 제도의 부재’(17%), ‘연고주의’(16%), ‘사회 문화적 환경’(14%)을 그 다음으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아무도 보지 않으면 법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는가’는 질문에는 41.3%(매우 그렇다 7.4%, 가끔 그렇다 33.9%)가 ‘그렇다’고 답하였으며, 또 ‘부정부패를 목격해도 나에게 손해가 된다면 모른 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33%의 청소년들이 ‘그럴 것’(매우 그렇다 11.9%, 가끔 그렇다 21.1%)이라고 대답했다. 세계 100개 국가 중 부패순위를 매길 때 청소년의 72.5%가 한국을 ‘부패순위 1~20위군에 속하는 부패국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의 82%는 ‘내가 어른이 될 때쯤 한국사회의 부패가 더 심해지거나 지금과 별 차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8) 3. 민족 정체성을 강화하는 교육 기성세대는 물론 청소년이 한국과 한국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9) 이런 점에서 우리 학교교육에서는 청소년에게 민족 정체성 내지 국가 자부심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민족 정체성 확립과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교과는 ‘국사’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 의하면 국사는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살아 온 삶의 총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교과목으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함양시키는 구실을 한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국사교육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역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고 민족 정체성의 근원이기 때문에 이를 주체적으로 이해한다. [PAGE BREAK]둘째, 역사는 현재의 뿌리이며 미래를 전망하는 단서이기 때문에 이를 발전적으로 파악한다. 셋째, 역사는 우리 민족의 삶의 총체이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넷째, 역사 자료를 분석, 비판, 종합하는 능력을 길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 다섯째, 역사를 삶의 과정으로 이해하여 새 문화 창조와 사회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가진다.10)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제시한 대로 국사가 우리 민족의 문화 전통을 확인시켜 민족사 전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정신을 기르고, 민족의 저력을 생동감 있게 이해하여 다가오는 21세기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가진 교과라고 한다면 국사교육은 그러한 목적에 맞게 강조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7차 교육과정에서 국사교육은 제6차 교육과정에 비해 배당시간도 줄어들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약화되었다. 한국에서 국사교육이 약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오히려 일본과 중국에서는 국사교육이 강화되고 있다.11) 민족 정체성과 국가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사, 특히 우리의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근 현대사 교육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1970년대 후반 중국에서 대외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미국과 서유럽국가를 맹목적으로 숭배하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1991년 3월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인 강택민이 국가교육위원회 책임자에게 “소학생과 중학생 나아가서 대학생들에게 이르기까지 중국 근 현대사 및 국정교육을 진행하여야 한다.”는 지시를 하였으며, 이후 역사교육 특히 근 현대사 교육이 크게 강화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12) 우리 나라에서도 제7차 교육과정에서 ‘한국근·현대사’라는 교과목이 새로 만들어지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교과는 고등학교 제2학년과 3학년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심화선택과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의도하는 교육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울러 이 교과의 교육목표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 교과의 행동영역별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10학년의 우리 역사 이해를 토대로 근·현대사의 전개과정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여 종합적으로 인식한다. 둘째, 학습내용을 구조화하여 주제 중심의 시대사로 파악함으로써 우리의 근·현대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한다. 셋째, 우리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근·현대사에 나타난 특성을 세계사적 보편성과 관련하여 이해한다. 넷째, 역사의식을 가지고 우리 민족의 현실을 인식하여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진다. 다섯째, 우리 근·현대사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여섯째, 역사 자료를 조사, 분석, 종합하는 기능과 역사 인식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른다.13) ‘한국근·현대사’의 교육목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중국에서 근·현대사 교육을 통해 성취하려는 목표와 비교해 보면 잘 나타난다. 중국의 근·현대사의 교육목표 중 몇 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이 근대에 와서 빈곤하고 낙후하게 된 것은 제국주의가 중국을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침략·약탈한 것과 청 정부 반동통치배들의 부패성이 그의 근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 [PAGE BREAK]둘째, 근대사에서 제국주의와 중국의 봉건주의가 서로 결탁하여 중국을 반(半)식민지로 전락시킨 과정을 역시 중국인민들이 제국주의 및 그 주구를 반대하여 싸운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하여야 한다. 셋째, 근대사에서 중국의 인민대중과 많은 지사들이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굴함없이 진행한 영용한 투쟁 및 그 가운데서 겪은 좌절과 실패를 알게 하여야 하며, 중국공산당이 창건되어서야 중국혁명은 승리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14) 중국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민족해방을 쟁취하기 위한 한국인의 투쟁과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사회적 모순들이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해방된 지 6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도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반민족적 행위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1948년에 만들어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1949년 6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불법적으로 경찰에 의해 해체된 후 정부 차원에서 반민족적 문제는 묻혀 있었다. 2004년 3월 초 비로소 국회에서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이 통과되기는 했으나 법안의 본질이 크게 왜곡되었다는 지적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 법으로 반민족행위를 제대로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중국에서 근·현대사를 중시하고 그 목표를 올바로 설정할 수 있었던 데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 근 현대사를 올바르게 가르치기는커녕 제대로 된 연구조차 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이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의 사회적 모순들 중 상당수는 식민지 시기의 유산과 분단으로 인한 모순들이 중층으로 결합된 것이며, 우리들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상당 부분은 이러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해방 이후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전세계가 놀랄 만한 성과들을 단기간에 성취하였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현재 상태에서 청소년에게 올바른 근 현대사 교육을 하기 어렵다면 우선적으로 해방 이후 한국인이 성취해 온 역사적 성과라도 제대로 가르쳐 민족 정체성과 국가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일구어낸 역사적 성취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었던 모순, 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인의 노력, 그리고 앞으로 해결하여야 할 과제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은 한국과 한국사회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비난보다는 객관적이고 진보적인 비판을 바탕으로 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성세대는 물론 청소년들도 불신하고 있는 정치 분야만 해도 아직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많지만 그 동안 ‘성역’이라고 일컬어졌던 청와대와 국정원에까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등 정치권이 안고 있었던 고질적인 병폐들이 상당 부분 치유되고 있다. 해방 이후 거둔 정치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는 평화적 정권 교체이다. 평화적 정권 교체는 민주화의 진전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군부독재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PAGE BREAK]민주화와 평화적 정권 교체는 우리 사회의 최대과제였던 것이다. 한국사회는 이 과제들을 성취하면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찾을 수 있었다. 제3세계 국가 중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룩한 국가는 아직도 찾기 쉽지 않다. 경제 분야에서도 우리 사회는 자본과 자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여 2003년 실질 GDP 경제규모가 세계에서 10위일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였다. 외환위기로 1997년 12월 한국전쟁 이후 최대 국란이라고 표현되는 IMF의 재정지원을 받기도 하였지만 3년 8개월만에 IMF 체제를 졸업하였다.15)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국가들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이 IMF를 졸업한 것에 대해 영국의 는 “세계가 자랑할 만한 극적인 성과”라고 하면서 “한국이 개혁과 인내를 통해 이룩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보도하였다.16) 1983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이스라엘이 A등급의 국가신용등급을 회복하는데 12년이 걸렸지만17) 한국은 4년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우리의 저력은 잘 나타난다.18)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우리 사회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였다. 해방 이후 서구, 특히 미국으로부터 생활양식을 구성하는 상당 부분을 수입하였던 한국이 최근에는 문화를 수출하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은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다.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올드 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것을 필두로 최근 한국영화들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하고 있는 것에서 나타나듯이 세계 영화계는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독특한 개성과 열정을 새로운 에너지로 평가하고 있다. 문화를 대체로 수용만 하던 한국의 문화가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주목받고, 수출되는 현상은 우리 역사가 시작된 이래 거의 초유의 일로서 한국인이라면 충분한 자긍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4. 맺음말 2003년 6월 발표한 17∼39세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일기획의 P세대 보고서 에 따르면 P세대는 한국사회의 주역으로 부상하였다고 한다. P세대는 월드컵, 대선, 촛불시위 등을 거치며 나타난 세대로 사회 전반에 걸친 적극적인 참여(Participation) 속에서 열정(Passion)과 힘(Potential Power)을 바탕으로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대(Paradigm-shifter)이다. 조사대상자의 80%가 ‘내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응답한 것에서 나타나듯이 참여를 통한 사회변화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19) 사회 변화에 적극적인 P세대는 기성세대들이 우리 사회를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2004년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조사한 것에서 나타나듯이 대부분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PAGE BREAK]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교육이 성공하려면 국가관과 민족관 등에서 기성세대보다 비교적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이들이 교육내용을 결정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교육내용의 핵심은 모국어를 사랑하는 교육, 근 현대사를 위주로 한 교육이며, 한국인이 성취한 역사적 성취들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가르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성공되면 우리 청소년들은 민족공동체 의식,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모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민족의 역군으로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