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44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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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배우는 학생과 교사들. 누구보다 생생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화자(話者)들이다. 교육 현장의 이슈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교권’을 주제로 삼았다. 기획부터 무대 구성, 연출에 이르기까지 실제 학교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오는 7~8일, 경남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니홀에서 그 결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르떼 경남교육뮤지컬단(이하 뮤지컬단)의 교육 뮤지컬 ‘중2’ 이야기다. 뮤지컬 ‘중2’는 희망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 어지숙이 주인공이다. 2년 차 교사인 어지숙은 학생들을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학생들에게 무시당한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단체로 장난을 치고, 청소 시간에는 보란 듯이 선생님 앞에 쓰레기를 버린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도 경험 많은 부장 선생님 앞에선 꼼짝 못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어지숙은 수업 시간에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중학교 2학년 학생 남종희를 훈계하던 중 몸싸움이 벌어지고, 남종희는 넘어져 다리를 다친다. 학생들 사이에선 어지숙이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반장과도 불미스러운 관계라는 헛소문까지 돈다. 교장은 학교와 어지숙을 위한다며 사과하고 사태를 덮기를 종용하고 억울한 어지숙은 사직서를 쓰겠다며 학교를 나오는데….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달 28일, 뮤지컬단은 연습실에서 막바지 점검에 한창이었다. 뮤지컬단 단무장인 이원상 경남 진영대창초 교사는 “뮤지컬단을 창단했을 때 초연했던 공연을 리메이크한 공연”이라며 “바뀐 교육 현장의 모습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단은 2016년 교육부 지역연계예술교육 활성화 시범교육지원청 사업에 김해교육지원청이 참여하면서 창단했다. 평소 음악과 뮤지컬, 공연에 관심 있던 경남 지역 초등 교사들이 주축이 됐다. 1기 때는 ‘중2’의 원작 ‘우리는 당신의 꿈’을, 2기 땐 재난 예방의 중요성을 다룬 ‘연기’, 3기 때는 장애 이해를 주제로 한 ‘달의 소리’를 선보였다. 모든 공연에는 교육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현재 뮤지컬단원은 학생과 교사 20명으로 구성됐다. 이 교사는 “지역 예술전문단체 마르떼와 교사들로 구성된 경남뮤지컬연구회가 뮤지컬단 운영을 돕고 있다”고 했다. “사실 1년짜리 단발성 프로젝트였어요. 참여했던 학생, 교사들이 이대로 그만두기 아쉽다고, 지원이 없다면 회비를 내서라도 운영해보자고 제안했죠.” 공연 기획은 뮤지컬단과 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주도한다. 주제와 내용이 정해지면, 마르떼 소속 공연 전문가들이 대본 작성과 곡 작업, 단원들의 보컬·무용 지도 등을 돕는다. 한 편의 공연이 제작돼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어 관련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의 장(場)으로 통한다. 이 교사는 “함께 연습할 때는 교사와 학생의 구분 없이 서로 존중하고 격 없는 배움만 존재한다”며 “이런 모습의 학교라면 교실 붕괴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뮤지컬단의 실력은 이미 지역에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공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선보인 ‘코레아 우라’, 춤을 강조한 뮤지컬의 종류인 댄스컬 ‘인생서커스’와 ‘위대한 쇼맨’, 뮤지컬 칼라콘서트 등을 제작, 공연했다. 특히 인기를 끌었던 건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외쳤던 말로, ‘한국 만세’를 의미한다. 이 교사는 “일제가 우리를 침략한 시기부터 독립까지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제작했다”면서 “반응이 좋아서 지역 곳곳에서 앙코르 공연을 했다”고 귀띔했다. “우리 뮤지컬단의 시그니처 공연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어떤 것이 좋을까, 함께 고민하다 초연작을 떠올렸죠. 지난 3년 동안 교육 현장의 모습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 문제와 교실 붕괴 모습을 보면 말이지요. 이번 정기공연에서 선보일 ‘중2’는 학교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또 무너지는 교단을 일으켜 세워야 학교를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모의선거 프로젝트가 위법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23일 서울시교육청의 모의선거 프로젝트가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85조 제1항과 ‘공무원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3조에 위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인 교사가 선거권자를 대상으로 지지 후보를 조사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모의 투표 실시 주체가 서울시교육청이 아니라 징검다리교육공동체였고, 선거권자가 교육 대상 중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의 선례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당시에도 “일반 단체에서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통령선거 모의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에 해당하므로 공직선거법 제108조를 준수해서 실시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선거에 관한 조사결과의 공표와 투표용지와 유사한 모형에 의한 여론조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선관위가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시교육청의 프로젝트 추진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시교육청은 고3 유권자를 제외하고 모의선거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수 기자
이적단체 '변혁의 새시대를 열어가는 교육운동 전국준비위원회'(이하 새시대교육운동)를 구성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출신 박모(60) 씨 등 4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 등은 2008년 1월 초 경북 영주에서 새시대교육운동를 결성하고 이듬해 5월까지 예비교사 및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강의를 진행한 혐의로 2013년 2월 기소됐다. 이들은 '조선의 력사' 등 북한 원전을 소지하고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발췌본 등을 작성해 내부 학습자료로 배포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박씨 등이 소지한 이적표현물은 사회주의교육 등 북한의 제도, 선군정치 및 주체사상, 연방제 통일, 북한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적표현물 소지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적단체 구성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단체가 북한 사회주의 교육 철학이나 북한 주체사상에서 제시하고 있는 노동계급의 혁명이론 등을 강령과 노선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2심도 이적단체 구성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봤다. 다만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 중 1심이 이적표현물로 본 일부 문서나 자료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항소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졸업식 등 행사 축소 분위기 교육 당국 “예방에 총력대응”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30일 오전 서울 양목초. 대부분의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굣길에 올랐다. 교문 앞까지 자녀를 데려다준 학부모들도 걱정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교사는 현관 앞에서 체온을 체크 한 후 학생들을 교실로 올려보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 속에서 개학을 맞은 학교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주 서울에서만 500여 개의 초등학교가 개학을 했고 일부 학교들은 아예 개학을 연기하는가 하면 졸업식 등 단체행사도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다.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유일한 예방책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라고 하니 아이들을 조심시키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도 대응강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2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방대책반을 확대·재편하고 시도교육청 및 대학 등 각급학교에 대응지침을 전파했다. 개학 연기도 검토됐지만 범정부적 방역체계 강화를 추진하는 상황을 감안해 학교는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로 했다. 시도교육청들은 마스크, 체온계,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강당이나 체육관 등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는 지양하라고 안내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대규모로 이뤄지는 교원 의무연수 등 단체연수도 규모를 축소하거나 조별 연수로 전환해 접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교육당국은 중국 후베이 지역을 다녀온 학생·교직원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즉시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신고(1339)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기침예절 준수, 손씻기 생활화 등 예방수칙을 적극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만18세 선거권 확대에 따라 앞으로 수업시간에 특정 정당·후보자에게 유·불리한 발언을 한 교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또 학교 밖, 수업과정과 무관하더라도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한 선거운동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불가하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하거나 결과를 발표해서도 안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8세 선거권 부여에 따른 정치관계법 운용기준’을 28일 발표했다. 예를 들어 교사들은 학생에게 문자메시지, 인터넷 홈페이지, 이메일 등으로 특정 정당·후보자에게 유·불리한 글·선거운동 정보를 게시·전송할 수 없다. 또 학생들에게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한 후원금 모금을 안내하거나 학교 내 2인 이상의 교실을 선거운동 목적으로 방문해서도 안 된다. 학교의 경우 후보자를 초청해 대담·토론회를 개최하는 행위가 금지되며 학교 기관지에 특정 정당·후보자에게 유·불리한 기사를 게재해서도 안 된다. 또 학교 명의나, 학교장 명의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금지된다. 학생의 경우에는 모양과 색상이 동일한 모자·옷을 사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학교 방송시설을 이용하거나 녹음기를 사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가 금지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려는 목적으로 동아리 모임 등을 개최해서도 안 된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현금으로만 가능한 수능 응시료 납부방식을 계좌이체, 스쿨뱅킹, 카드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총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능 응시료 납부방식 개선’ 건의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고 22일에는 17개 시도교육청에 개선 방식을 교육부와 적극 논의·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수능 응시료는 학교에서 수능 원서를 접수하고 고3 담임교사가 현금으로 응시료를 받아 보관한 후 교육지원청으로 납부하는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어 학교 현장의 학생, 학부모 및 교사들이 관리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고3 담임교사의 경우 진로진학상담과 교과 지도, 수시원서 접수 및 수능원서 작성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상황에서 수능 응시과목에 따라 학생들마다 서로 다른 수능 응시료를 개별적으로 현금을 걷어 보관하고 있다가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어떤 거래든 실물 현금 지불만 가능하다는 것은 번거롭다는 게 사회적인 통념이 된 상황에서 정확한 금액을 맞춰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학생·학부모들에게도 불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총은 “수능 응시료가 학교회계 지침에 반영돼야 대대적인 개선이 일반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부가 스쿨뱅킹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거나 교육청에 권고할 필요가 있다”며 “현금·계좌이체 외에도 온라인·카드납부 등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해 재학생 및 재응시생의 편의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21일 “납부방법 다양화 방안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도교육청과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수능 응시원서 온라인 접수 시스템 도입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온라인·카드 등 보다 쉽게 수능 응시료를 납부 할 수 있는 방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 강서고(교장 직무대리 최진원)는 최근 목사랑 전통시장(양천구 목4동)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인 얼굴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마을공동체 활동의 하나로, 미대 입시 특별반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지난해 상인들과 1대1 매칭 인터뷰를 진행하고 얼굴 사진을 찍어 초상화를 그렸다. 전시 오프닝 행사에는 학생, 학부모, 상인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오프닝 행사를 앞두고 학생들은 초상화의 모델이 됐던 상가를 방문해 전통시장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편근배 목사랑 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에 관심을 보내준 학생들과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며 “시장에 갤러리가 생겨 화사해지고 볼거리도 생겼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성대 강서고 미술교사는 “마을의 중심에는 학교가 있고 시장이 있다”며 “2020년에도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서고는 미술·디자인·건축·영상 관련 분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특별 지도하는 한편 미술 교과와 연계한 마을공동체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원을 평가하는 제도다. 교원의 교육활동에 대한 전문성을 진단하고 그 결과에 근거해 능력개발을 지원하는 제도로, 학교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 회복을 목적으로 201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학교급을 막론하고 모든 교원이 평가 대상이다. 관리자와 동료 교사, 학부모, 학생이 평가에 참여한다. 자율장학은 교원능력 개발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 쉽게 활용되는 방법이다. 관리자를 중심으로 전체 교직원들이 상호 이해와 협력을 기초로 교육활동의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 정보, 아이디어, 경험 등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이윤식 인천대 교수가 ▲무엇을 위한 장학인가 ▲자율장학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인가 ▲자율장학을 어떻게 계획하고 실행하며 평가할 것인가 ▲자율장학을 활성화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 등 자율장학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을 담았다.
문맹률 제로, 공교육의 책무입니다 저는 1980년 10월28일, 부임 나흘째 되던 날,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바닷가 마을 00초등학교 4학년학생48명 앞에 섰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부임인사를 하고 그날 일정대로 10월말 학력평가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학생 실태조차 미리 알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칠 테니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해주기 바랍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10월 말 시험을 치르는 날입니다. 국어 시험지를 잘 읽고 답을 적어서 내주기 바랍니다." 그런데 시험을 나눠준 지 10분도 되지 않아 다 했다는 아이들이 열 명을 넘었습니다. "우와, 공부를 참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 가 보구나. 자기 이름을 꼭 썼는지, 빠뜨린 답은 없는지 꼭 확인하세요. 다했다는 친구들 시험지를 좀 볼까요? " 그 순간 저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15명의 아이들이 보여준 시험지에는 아는 글자 한두 글자를 칸마다 적어놓았습니다. 번호를 쓴 것도 제대로 맞춘 것이 없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너무나 태연한 아이들 모습이었습니다. 48명 중에 15명이 글자를 모르다니! 그것도 고학년을 바라보는 10월 말에! 겁에 질린 24살 초보교사는 아이들의 시험지를 들고 교장실로 달려가 울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불쌍한 아이들이었지만, 무거운 책임감에 앞뒤 가리지 못하고 사표를 내겠다고 울어버렸으니 교장선생님은 또 얼마나 놀라셨을지! 아직도 그날이 생생합니다. 제가 가기 까지 담임선생님 없이 석 달을 기다린 아이들인데 후임이 올 때까지 한 달만이라도 아이들을 부탁한다는 교장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말씀에 한 달을 약속하고시작한 교직생활이었습니다. 그 한 달이 마지막 골인 지점까지 달려서 정년퇴직까지 했으니 교직은 제 인생 그 자체입니다.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바닷가 마을 00초등학교 4학년학생48명이 가득한 교실, 석 달째 담임선생님이 안 계셔서 옆 반 선생님이 두 반 96명을 가르치고 있던 상황. 백 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한 선생님이 가르친다는 건 수용 시설에 가까웠을 것이니안전사고라도 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었고 학력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착하고 순수했던 그 맑은 아이들의 표정, 아직도 입안에 맴도는 이름들. 그것은 첫사랑만큼이나 오래 가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교사 부족으로 학교가 힘들던 시절이었으니 우리 반 아이들은 4년 째 담임선생님과 제대로 공부를 못한 셈입니다. 그러니 48명 중에 15명이나 된 아이들이 책을 읽지 못하는 슬픈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교대를 나온 선생님들이 보수 조건이 훨씬 좋은 기업으로 빠져 나가던 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부족하여 땜질처방으로 겨우겨우 채우던 시절. 학급 당 학생 수도 많은데 가르칠 선생님마저 태부족이었으니 학교현장은 기초학력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시달리던 시절. 저는 가난 때문에 주경야독으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지만 더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공무원 생활 틈틈이 방송통신대학 초등교육과 공부를병행하여 졸업했습니다.보름에 가까운 출석수업도 과제물도 성실히 이행했고 졸업시험까지 무사히 마쳐 준교사 자격증을 받던 기쁨. 대학생활의 낭만은 없었지만 순위고사를 치르고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다음 날 부임하러 찾아가며 너무 멀어서 울었던 기억까지 생생합니다. 하루 두 번 다니는 시골 버스는 돌길에 튀어오르며 구불구불 비포장 길을 달리며 바다를 보여주었지만 낭만조차 느낄 수 없었던 내 생애 첫 학교는 설렘보다는 걱정과 연민으로 점철된 시간이었습니다. 한 달을 약속한 나는 정규 시간이 끝나고 학생들을 하교시키고 나면 해가 질 때까지 15명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따라 읽게 했습니다. 그리고 가르쳐 준 낱말이나 문장으로 받아쓰기를 하며 읽기 부진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아이들과 퇴근 시간을 잊은 채 매달렸습니다. 다행히 난독증을 지닌 학생이 없었기에 짧은 시간 동안 국어 책을 읽어내는 아이들이 늘어갔습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가능성에 놀라고 감동한 아이들과 나는 마음으로부터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4학년이 끝날 무렵 거의 모든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독서교육을 병행하니 아이들의 읽기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습니다. 독서교육이 없는 단순한 읽기 지도는 문해력과 독해력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학습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날마다 책을 읽도록, 숙제로라도 읽게 했습니다. 그 중에 한 학생은 몇 달째 장기결석 중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한 채 가난한 결손가정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일만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몇 번의 가정방문 끝에 학교로 나오게 했던 아이는 키도 크고 손도 큰 그 아이는 농사일도 잘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를 다니며 좋아하던 모습이 어제 일처럼 또렷합니다. 이제 쉰 살이 넘었을 그 제자들은 아직도 저를 찾으며 책을 읽던 그날들을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무릎에 앉아서 동화책 이야기를 듣던 추억을 떠올립니다. 만약 그때 15명의 문맹 학생들을 포기하고 교문을 나섰다면 나는 평생 죄스러움을 안고 살았을 것입니다.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이었지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초임지의 추억은 남은 인생의 길을 다시 힘내어 걸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인간은 행복한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이니까요.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 외면하지 말아요 첨단 시대를 향해가는 지금도 배움의 장소인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는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존재하는 게 불편한 진실입니다. 겨우 글은 읽지만 그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초등학교 고학년이지만 읽기조차 안 되는 학생, 눈뜬장님 같은 이 아이들은공부상처로날마다 고통을 받습니다. 문맹자가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 힘든 학교라는 베일에 싸여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 받을 권리를 찾지 못한 채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이 바로 학교 속의 문맹자들입니다. 아무런 장애가 없는 아이가 고학년이 되도록 한글 해독이 안 되는 납득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 저자는 아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이 지경으로까지 외면한 한국 공교육의 현주소를 탄식하며 읽기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실행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속의 문맹자』는 학교 속 문맹자들의 실태와 그러한 현상의 밑바탕에 깔린 문제, 그 문제에 책임을 느껴야 할 이들은 누구이며, 문제 해결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다룬 연구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자신의 교실에서 일상적으로 읽기 부진아를 대하는 교사들 중에서 ‘읽기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독서 지도 방법을 익히고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또 그러한 실천을 가로막고 있는 학교 시스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교실의 어느 구석진 자리에 앉아 말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읽기 부진아의 감추어진 고통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저자는 말합니다. 문제 해결의 원칙 '아이로부터 출발하라'고! 첫째, 아이의 문제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라. 둘째, 학교 속의 문맹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교사를 양성하라. 셋째, 조기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라. 기초학력 부진이나 학교 속의 문맹자를 구하는 일은 그 어떤 교육 문제보다 최우선적으로 접근해야 될 문제입니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들을 물고 들어가는 악순환의 고리이기 때문입니다. 공교육마저 양극화 되어서 잘하는 학생은 더 대접받고, 하위 그룹에서 허덕이며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며 학습 부진의 늪에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삶을 사는 학생들을 구하는 길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조기 개입, 독서교육, 전문성을 지닌 교사 첫째, 초등학교 1학년이 끝나기 전에, 할 수만 있다면 입학 전 6개월 전에 조기 진단과 조기 개입, 둘째, 부진 학생은 1대 일 지도를 하되 반드시 독서교육을 병행할 것, 셋째, 양질의 교사 교육, 특히 교대 교육과정에 난독증을 비롯한 읽기 따라잡기 프로그램 도입 으로 모든 교사를 전문가 수준으로 양성하는 것. 영국의 독서교육, 핀란드의 무상교육과 석사 학위 이상의 교사의 자질로 달성한 문맹률 0퍼센트, 미국의 ‘리딩 퍼스트(Reading First)’ , 뉴질랜드의 ‘리딩 리커버리(Reading Recovery)’의 공통점은 조기 개입과 독서교육, 교사 교육 덕분임을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도적인 뒷받침과 전문성을 지닌 교사를 최대한 우대하는 핀란드의 문맹률 제로화는 단연 돋보입니다. 학교 속의 문맹자들은 교사 교육의 필독서로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학교를 떠나 한 발 물러서서 객관적인 자리에서 읽은 이 책의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아서 우리 모든 교육자의 가슴에 묵직한 울림과 한숨을 함께 주어 가슴에 손을 얹게 할 것입니다. 내가 가르친 제자들에게 무엇을 더 했어야 했는지 아프고 뜨거운 질문을 하며 힘들게 책을 덮습니다. 인생은 미완성이라지만, 교육은 미완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하며 아직도 나는 교사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50명이 넘는 학생들을 데리고 날마다 낭독을 시키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받아쓰기를 시키며, 독서를 강조하신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나의 은사님! 철저한 기초기본교육 덕분에 내 친구들은 모두 책을 읽고 졸업을 할 수 있었음을! 특히 1학년 황금만 선생님, 6학년 김신석 선생님의 뜨거운 제자 사랑을 교직 생활 내내 저의 모델로 삼아 단 한 명의 문맹자도 남기지 않았으니 최고는 못 되어도 죄인만은 면했으니 하늘에 감사하고 은사님께 고맙습니다. 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에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깊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신뢰도 점수가 5점 만점에 2.79점에 불과했다. 또 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학원 강사 등과 같은 현장 경험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의 56.1%가 동의했다. 98%에 달하는 응답자는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한마디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요인이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성찰이 없이 진영 논리에 따라 정책들이 빈번하게 만들어진다. 그에 대한 부작용과 파행이 결국 학부모들이 교육에 불만족을 갖게 했다. 교사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도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정책의 혼란을 교사들이 그대로 뒤집어쓴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교사의 수준은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을 했다.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교육 강국인 싱가포르는 상위 30%, 핀란드는 상위 20%의 인력이 교사가 되는데,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선다고 했다. 실제로 내신과 수능이 1~2등급 수준이어야 교대에 진학할 수 있다. 중등 교사가 되는 사범대학 진학도 상위권에 들어야 가능하고, 다시 임용시험에 엄청난 경쟁률을 뛰어넘어야 한다. 교육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 전제대로라면 학부모들은 선생님들에게 한없이 신뢰를 보내야 한다. 교사의 신뢰도 점수는 그 결과 값이 애초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수치다. 즉 교사의 신뢰도는 학부모가 가지고 있는 자녀의 기대치와 그 실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교사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우리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실현되지 못하면 교사의 신뢰도 평가는 만족하기 어렵다. 통계 중에는 학교급별 만족도가 상급 학교로 갈수록 떨어진다는 조사도 있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는 아이의 현재 상황이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고등학생일 때는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욕심이 구체화된다. 그런데 그 기대란 만족스러운 경우가 거의 없다. 아이에 대한 기대는 높은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마침내 자녀의 미래도 불안하다는 인식에 다다른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도 못 믿고, 자신도 못 믿는 상황이 지속된다. 그러니 선생님이라고 믿을 수가 있겠는가. 역설적이게도 지금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사를 믿지 못하지만 여전히 학교에 보내고 있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희망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구성원이 모두 노력해서 더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불신이다. 교육 당국은 교사들을 불신한다. 교사들은 교육 당국을 믿지 못한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교사들 역시 학부모를 불신한다. 교육은 신뢰가 생명이다. 신뢰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인정 욕구가 강하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인정을 받을 때 능력을 발휘한다. 신뢰 받지 못하는 교사들이 활기찬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데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교육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기효능감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다. 교사의 자기효능감도 교육적 행위를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인센티브를 주거나 정책을 펼칠 필요까지 없다.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여론 조성만으로도 충분하다. 교육당국이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객관성 확보도 어려운 설문 조사로 학교 문화를 헤치고 있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반목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불평과 불만을 갖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보니 소중한 것을 모르고 고마움을 모른다. 사실 만족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배움을 가치 있게 여기고, 마음에 다가서는 문화를 조성하는 설문 조사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무너지는 우리 학교 문화를 바꾸는 디딤돌이 된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손꼽아 기다리는 설날을 맞이한 기쁨과 즐거움이 노랫말에 스며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마음이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달력에 빨강 색으로 칠해진 설날,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명절 설날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9세기 세시기(歲時記)인 경도잡지(京都雜誌), 열양세시기(列陽歲時記)에는 음력 새해 첫날인 설날에는 아침 차례상을 통해 조상에게 인사를 하고 웃어른에게 세배하는 것으로 전한다. 그리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설날에 떡국과 만두를 먹는 것은 돈 많이 벌고 복 받으라는 중국 풍습에서 왔다고 한다. 한편 설날을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라 하고 한자로는 신일(愼日)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는 뜻이다. 묵은 1년은 지나가고 설날을 기점으로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데 1년의 운수는 그 첫날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탓이다. 이러한 설날은 가족, 이웃, 지인들끼리 덕담을 주고받으며 한해의 운수대통을 축원하는 세시풍속으로 대보름까지 15일 정도 지속하였다. 설날은 언제나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내일, 모레, 고페(글피), 고고페(그글피)…. 설레는 마음으로 달력에 날짜를 지우며 기다렸다. 가난과 배고픔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그 시절, 설날만큼은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객지로 돈 벌러 나간 누나들이 싸 들고 올 선물에 대한 기대감에 동무들이랑 쏘다니며 밤늦게까지 놀아도 허용되는 날이었다. 어렴풋이 옛 설날 풍경을 떠올려 본다. 모두가 가난했던 유년 시절이었지만 설밑은 온 동네가 설맞이 채비로 들썩거렸다. 가마솥 뚜껑에 부치는 부침개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훔쳐 가고 조청을 만들기 위해 종일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기도 했다. 떡 방앗간은 자욱한 김으로 가득 차 분주하고 아이들은 긴 가래떡을 하나씩 들고나와 누구 떡이 긴지 자랑을 하기도 했다. 어떤 해는 미리 설빔을 입고 나와 으스대며 연도 날리고 제기도 차고 꽁꽁 언 논에서 앉은뱅이 썰매도 탔다. 그리고 외지에 돈 벌러 떠난 형이나 누나들이 있는 집 애들은 동구 밖 신작로에 나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흙먼지를 날리며 버스가 서면 쭉 빼입은 형이나 누나들의 한 손에는 종합선물세트나 정종이 들려있었다. 그렇게 설날을 하루 앞둔 그믐밤이면 묵은해를 마지막 보내는 날이라고 집집이 불을 켜는 바람에 오 촉 짜리 백열등은 빛을 내지 못하고 졸기만 한다. 칠흑 같은 그믐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마루에서 잠을 쫓고 객지에서 늦은 귀향을 반기는 개 짖는 소리가 밤하늘을 가득 메운다. 어둠 속에서도 피붙이들의 상봉이 끈적하게 묻어나고 이야기들은 가지런히 썰어 놓은 가래떡에 베여 들어간다. 가물거리는 호롱불과 촛불은 심지를 돋우어 긴 그을음을 흘리고 겨울 하늘 별빛은 쏟아질 듯 댓돌 위에 내려와 있다. 그리고 설날이다. 설빔을 입고 기다리던 아이들은 차례가 끝나자마자 음복을 마다한 채 어른들에게 세배한다. 저마다 세뱃돈을 챙긴 아이들은 마을 이웃 어른 및 친인척을 찾아서 떼를 지어 세배하러 다닌다. 웃어른들은 세배를 받고 덕담한 뒤 세뱃돈을 안겨주었다. 가족공동체의 끈끈한 면을 보여준다. 이런 설의 의미도 요즈음은 많이 바뀌고 있다. 설날이라고 가족들이 모여도 전부 스마트폰에 눈길을 둔 채 이야기도 없고 시간만 보내다 모두 제 갈 길을 떠난다. 심지어 일주일 전 미리 앞당겨 부모를 찾았던 자식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외국 여행을 떠나거나 휴가지에서 차례상을 맞춤하여 보내는 경우도 많다. 경쟁과 편리를 좇다 보니 가족애와 유대감은 자연히 멀어지고 있다. 24일은 까치설날이다. 아이들에게 섣달그믐날 야광귀 이야기나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말을 해도 믿지 않는 눈치다. 유년 시설 그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믿고 친구들과 모여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가 잠을 자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못내 잠들고 말았던 시절, 가끔은 그때가 그리워진다. 설빔을 차려입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과 마음을 나누며 한 핏줄을 재인식하는 명절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는 더 없는 축복의 명절로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웃음과 감동을 맛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이번 설날에는 끈끈한 가족애와 더불어 훈훈함과 인간미 넘치는 사연들이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함께하였으면 좋겠다.
한국교총이 다시 한번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교원 대표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교총은 14일 인사혁신처에 이를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인사혁신처 공무원보수위원회에 58만 교원이 배제되는 것은 대표성에 심각한 결함을 내포하는 것”이라면서 “위원회에 배제된 교원의 현 보수체계가 교원 보수 우대 정신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고 했다. 교총이 말한 ‘교원 보수 우대 정신’은 교원지위법 제3조에 명시된 내용이다.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런 취지로 도입된 교직수당은 20년째, 학교조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보직교사 수당은 17년째, 다른 수당들도 십수년 동안 동결돼 있어 실질적 보상기제가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이다. 그나마 2016년에 인상된 담임교사 수당의 인상폭도 2만 원에 불과하고, 교총이 수년간 요구하고 있는 교장·교감 등에 대한 처우개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총은 특히 건의서에 “교육공무원의 보수에 대한 근로자 지위의 의견을 대표하기 위해 교원 대표의 참여를 요청하는 것이지,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교육부 인사의 참여 보장을 요구하는 부분이 아님을 명확히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총이 지난해 같은 요구를 한 데 대해 인사혁신처가 교육부 인사를 정부위원에 포함시키겠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노동자 위원의 참여를 보장해달라는 요구에 사용자 위원의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답변한 셈이어서 당시 교총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십여 년 전으로 기억된다. 전라남도 장흥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물과 숲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장흥읍을 가로질러 흐르는 탐진강에선 물축제를 하여 사람들이 무척 많았었다. 편백숲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산림욕을 하였고, 장흥 삼합(쇠고기,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구웠다. 이 아름다운 장흥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다시 읽었다. 오래전 여행지에서 본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한적한 바다 풍경, 소등섬의 일몰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아이들은 해수욕장에서 파도와 놀았지만 나 혼자 비상학의 전설을 찾아 계속 바다 위를 바라보았었다. 소리꾼 아버지와 눈먼 딸 그리고 이복 오라비의 기구한 운명은 가슴에 한을 품게 하고, 그 한을 다만 소리로 풀어내고 있다. 사내가 찾아갔던 그 장흥의 마을 주변에서 나도 내 마음에 얽혀있던 어떤 것을 풀어내고 싶었으리라. 사내는 갈수록 발길을 서둘러 댔다. 사내는 새삼 표정이 긴장되기 시작했다. 산길이 제법 높아 그런지 저녁 해는 회진 쪽에서보다는 아직 한 뼘 길이나 남아 있었다. 이제 마지막 산모롱이를 하나 올라서고 나면 거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길게 뻗어 들어간 선학동 포구의 긴 물길이 눈앞을 시원히 막아 설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보게 될 것이었다. 장삼자락을 길게 벌려 선학동을 싸안은 도승(道僧) 형국(形局)의 관음봉(觀音峯)과 만조에 실려 완연히 모습 지어 오를 그 신비스런 선학(仙鶴)의 자태를. 흰쥐 해라고 하는 새해는 쏜살처럼 흐르고 있다. 1월의 중순을 지났다. 새해라는 것은 시간을 인위적으로 분절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는 그 분절 앞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 지난해 다 읽지 못한 철학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고, 새학기 아침독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독서 모임 5주년을 맞이해서 고전 읽기를 준비하고 있다. 가끔 세상일에 앞이 막혀 눈이 보이지 않을 때면 내 마음에도 둥둥 북소리가 들리면 좋겠다. 막혀버린 회진포의 마른 논 위로 비상학을 보여 주던 여인의 소리를 들려오는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렇게 새해나도 마음속에 비상학의 전설을 품고 살아가려 한다. 올해는 다시 장흥으로 여행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선학동 나그네』, 이청준 지음, 문학과 지성사, 2017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울산교총 제11대 회장에 강병호(사진 왼쪽 네 번째) 함월고 교장이 지난달 20일 당선이 확정됐다. 울산교총은 정관에 따라 제11대 회장에 단독 출마한 강 교장에 대한 찬반 투표 등을 하지 않고 당선인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제11대 강병호 신임회장은 2020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함께 하는 부회장은 수석부회장 고헌초 신원태 교장, 성안중 이종한 교장, 강동유치원 정미순 원장,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박영희 교수, 반천초 김정희 교사, 함월고 박봉철 교사 등 6명이다. 강병호 후보의 주요 공약은 △회원의 전문성 신장과 행복한 교직생활을 위한 울산교총 △교권보호와 권익신장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울산교총 △복지증진을 위해 소통하고 노력하는 울산교총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으로 신뢰받는 울산교총 등이다. 강 회장은 당선소감으로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선생님들과 함께 한층 더 발전하는 울산교총이 되도록 내부 조직을 정비하겠다"며 "가르칠 맛 나는 행복한 교직생활이 될 수 있도록 교권보호, 권익신장, 복지증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학교폭력 및 교권침해 사건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민원에 대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전문가 등을 지원하고, 회원들의 전문성 개발과 회원 간의 유대와 친선을 강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17일 ‘2021~2022년도 현장교육연구운동 대주제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모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대주제는 권영활 대구이현초 교사의 ‘변화하는 사회, 선도하는 현장교육, 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이다. 변화무쌍한 사회를 대비한 현장교육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학교가 꿈을 이뤄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심사위원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변하는 사회에 대비하는 일이 무척 중요해졌다"면서 "변화무쌍한 사회를 선도하는 현장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록 꿈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학교 교육은 희망을 심어주고 꿈이 현실이 되도록 돕고, 학교는 꿈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권영활 교사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교육계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교사와 학생들이 유튜브로 소통하고 현장 교사들이 참가하는 교육자료전에선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을 활용한 자료가 대세라는 점을 들었다. 권 교사는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 목표와 내용, 방법, 평가를 대신해 완전히 다른 방식의 교육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에 "교육계의 현장연구를 주도하는 한국교총의 현장교육연구운동 대주제에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총은 교직의 전문성 신장과 학교 현장의 연구 문화 확산을 통한 교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현장교육연구운동을 추진한다. 1952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교육자료전과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를 열고 있다. 특히 연구 교원들의 연구 목표·방향 설정과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돕기 위해 2년마다 새로운 연구 대주제를 선정한다. 지난 2015~2016년에는 ‘연구하는 선생님, 살아나는 교육, 변화하는 학교’를 주제로, 2017년은 ‘연구하는 선생님, 배움이 있는 수업, 생동하는 교실’, 2018~2019년은 ‘따뜻한 마음, 새로운 생각, 실천하는 교육’을 주제로 삼았다.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등 중대한 학교폭력에는 더 엄정히 대처하는 동시에 피해학생 보호와 학교의 교육적 역할도 강화하는 내용의 학교폭력 대책을 내놨다. 교육계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사회적 영향에 대한 분석 없이 제시한 대책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교육부는 15일 교총이 관철시킨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활성화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골자로 하는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대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내용이 적용된 이후 나온 첫 대책으로 교총이 도입을 주도한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활성화, 관계회복 프로그램 개발·보급, 교과수업을 통해 예방교육을 하는 ‘교과연계 어울림’ 확대 등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이전보다 강화했다. 그렇다고 엄벌주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중대한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는 강화했다. 특히 그동안 여러 번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촉법소년의 연령을 만14세에서 만13세로 하향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법원 소년부 심리대상이 되는 학교폭력의 경우 경찰서장이 해당 사안을 직접 관할법원에 소년보호 사건으로 접수하는 우범소년 송치제도도 적극 활용해 피해학생과 신속한 분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와 치유도 강화한다. 현재 48개소인 피해학생 보호기관을 2024년까지 60개소로 늘리고, 이용만족도를 조사해 피해학생 요구를 토대로 보호·치유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교총을 비롯한 교육계는 한 단계 발전한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미진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교총은 “학폭예방법 개정 내용이 적용된 이후 나온 첫 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중대 학교폭력에는 엄정히 대처하면서도 예방과 피해학생 보호·치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책이 학생들의 학교폭력 실태를 단순히 제시하고 곧바로 대책을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면서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정서폭력화, 사이버폭력화 경향의 원인에 대한 촘촘한 분석을 통한 맞춤형 예방대책을 수립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모두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과 스토킹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연령화 추세도 이어졌다. 교총은 “개인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 등 다각도의 원인 분석과 맞춤 대책을 마련해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교원의 학생지도와 학교의 교육력 강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담교원에 대한 지원 부족을 지적했다. 승진가산점만으로는 전담교원 인센티브가 부족한 데다 교육감협의회에서 가산점 삭제 의견까지 제시한 상황이고 다수의 학교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교사는 가산점이 의미 없기 때문이다. 전담교원 전문성 강화 대책도 탁상공론이라는 것이 교총의 지적이다. 기피 업무를 선임·부선임으로 한다는 것이나 2년 연속 업무 수행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에 대해 “현실성도 없고 엄청난 반발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교총의 주도로 개정한 학교폭력 예방법에 따른 학교장 자체해결제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이 잘 안착되도록 충분히 지원해줄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학폭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사후 처벌보다는 교육적 조기 개입과 생활지도가 더 중요하다”면서 “교원의 학생지도와 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적 지원,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17개 시·도교총이 공동 주최한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해 교육계, 학계, 정계, 재계, 시민·사회·직능단체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손상된 신뢰 회복 필요해 교총은 올해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맞아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입니다. 스쿨리뉴얼(School Renewal)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갑시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행복한 배움터가 되고, 미래 새 출발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본을 되찾은 학교의 기능 부활로 꿈·행복·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대국민 제안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교육이 소통 부재로 우왕좌왕 방향을 잃었고, 특히 현안에 대한 인식의 극심한 양극화로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겨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또 선거법 신속처리안건에 얹혀 어물쩍 하향된 만18세 선거 연령으로 학교의 정치장화, 고3 교실의 선거장화 등을 우려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소위 교권 3법 개정으로 우리 교육현장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교원들의 열의가 부활돼 학교 교육이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본령에 충실한 교육을 가꿔가기 위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수월성과 평등성의 균형 교육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교육이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 전제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의 시작도 교육이라며 올해 공정에 기초한 교육의 혁신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도 불공정 타파를 통한 교육의 공정, 신뢰, 정의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교총과의 교섭을 바탕으로 교원지위법 시행령 마련, 도서벽지 교사의 근무 안전 종합대책 수립, 학교폭력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현장 안착 등 협치와 미래 교육시스템 구축을 통한 교육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그 외 각계각층 인사들도 축사와 덕담 등을 통해 우리 교육이 위기라는 데 공감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올해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잡아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소망도 밝혔다.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매년 초 교육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한 해 교육의 내실과 발전을 다짐하는 큰 행사다. 올해 참석자들은 우리 교육의 위기를 우려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교육 부활과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이들은 ‘교육을 살리자. 희망으로 미래를 열자’는 시대정신과 역사적 소명의식에 한 목소리를 냈다. 갈등 넘어 기본을 되찾자 현재 우리 교육은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다. 고교 무상교육 실행, 자사고 등 폐지와 일반고 전환, 고교학점제 도입, 교감공모제 등 교원승진제도 논란, 대입제도 개편, 고3 교실의 정치장화 방지 등 산 넘어 산이다. 신년교례회 직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와 정당에 요구한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한 보완입법과 국회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통과된 유치원 3법 후속 조치도 화급하다. 이런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교육으로 우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마음과 힘을 한 데 모아야 한다.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의 다짐과 국민들의 기대대로 올해 우리 교육이 갈등을 해소하고 에너지를 결집해 희망으로 올곧게 미래를 열어가길 바란다.
교육부의 정시 확대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의하면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은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전체 선발 인원의 40% 이상으로 늘려야 했었다. 그런데 이들 대학에 지원되는 재정을 무기로 1년 이른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중 40% 달성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고1부터 정시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에 교육현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시 확대로 학종 줄지 않아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수업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정시 확대로 인해 이제 막 자리를 잡고 있는 학생중심 수업의 뿌리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모둠협력학습, 교과융합학습, 창의적과제탐구학습 등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늘었는데,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과거처럼 교사중심의 주입식 수업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모집이 40%로 높이더라도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16개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은 1만4787명으로 전체 모집인원(5만1013명)의 29% 수준으로 정시 비중을 40%로 늘리면 5625명이 증가한다. 그런데 이들 대학은 대부분 수시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데 이 전형을 폐지하라는 교육당국의 방침을 고려하면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전환해도 정시 40% 달성은 무난하다.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주요 16개 대학은 수시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5799명으로 정시 40%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넘어선다. 게다가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수시 특기자전형 폐지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학종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일례로 연세대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선발 인원이 1137명인데 2023학년도 정시 40%인 1489명에 맞추기 위해서는 343명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2021학년도에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384명, 특기자전형이 124명으로 정시확대에 따른 증가분을 맞춰도 인원이 남아 오히려 수시 학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수능 응시 졸업생 비율 증가 매년 수능 응시자 현황을 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재학생 비율은 줄어드는 데 비해 졸업생 응시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입시가 수시는 재학생, 정시는 졸업생으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재학생의 경우,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수능 전문학원에서 집중적으로 문제풀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곧 수시 학종 축소는 물론이고 학생중심수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학생중심수업을 견인하는 학종은 수시에서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정시 확대로 인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의 전환을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재학생들은 학생중심수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입제도 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종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보다는 재학생들이 잘 할 수 있는 한 마리 토끼인 학종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학생 중심 수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방학 동안 쉽지 않았지만 오시는 선생님들이 어떤 기대를 할까 하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2030 같이 가 쌤즈 겨울연수 무주편’이 시작됐고 50여 명의 2030 선생님들은 2박3일 동안 추억 한 조각을 만들 수 있었다. 최초의 지역 공모 청년연수 한국교총에서 시도된 최초의 지역 공모 청년연수이자 비회원과 회원을 통합하는 의미 있는 연수였다. 첫날 삼삼오오 연수 참여 선생님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조별로 앉고 방도 지역을 섞어 배정했다는 안내에 당황한 분들도 있었지만 이후 조별로, 방별로 친해진 선생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관광해설사 선생님의 열정 넘치는 강의로 무주의 역사와 현장체험 활동 요소를 알아보고 나제통문으로 이동해 서먹서먹한 조 미션을 시작했다. 미션은 조별로 아이디어를 내 사진을 찍는 것이었는데 하나 둘 미션을 수행하면서 어색함이 사라졌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태권도 시범 공연을 봤다. 단순한 격파나 시범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었다. 기대보다 화려한 공연과 높은 완성도에 많은 선생님이 놀라고 만족했다. 실물로 구성된 수많은 곤충표본 등이 있는 반디랜드의 곤충박물관도 관람했다. 학생 교육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하기 좋은 장소들로 짜여 있었다. 이어진 저녁 식사와 팀 빌딩은 다소 남아있던 어색함을 떨쳐내기에 충분했다. 사진 콘테스트와 장기자랑 그리고 센스 있는 선물들이 좋은 추억을 더했다. 둘째 날은 스키 일정으로 굉장히 바빴다. 초급자는 5인 1조로 강습을 전북교총 청년위원회에서 준비했고, 절반 정도의 선생님들은 소수로 2~3시간 정도 집중 강습을 받았다.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은 주간권으로 스키를 즐겼다. 전날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화창했고, 연이은 비로 스키장에 사람도 없어서 위험요소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중간중간 쉬면서 덕유산 리조트도 돌아봤다. 스키에 지친 노곤한 몸을 이끌고 2일차 저녁식사는 숯불바비큐 파티를 했다. 역시 지칠 땐 고기가 진리였다. 이번엔 조별이 아닌 남녀가 섞인 미션이 진행됐다. 컵 쌓기, 판 뒤집기, 신문지 미션 등을 진행했다. 아이들과 했던 활동이었는데 이날만큼은 우리가 즐겼다. 셋째 날은 정책 제안이 이뤄졌다. ‘내가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진행하는 선생님의 적절한 유도와 "실제로 한국교총에서 꼭 반영하겠다"는 말에 안심과 기대가 됐다. 테두리 넘은 지원 계속되길 ‘젊은 선생님들’, ‘2030’, ‘90년생이 온다’. 참 많이 듣는 말이다. 내가 20대 때 들었던 말이 "요즘 애들은 개인주의야, 특이해"였고 어른들의 잔소리로 생각했다. 30대 중반이 된 지금 나도 후배 교사들에 대해 그런 생각이 드니 웃음이 나온다. ‘꼰대’가 안되려고 말은 안 하지만. 한 CF에 40대 모델이 과거 90년대 X세대일 때 자기의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청년이라는 단어는 현재 청년으로 살고 있는 2030뿐만 아니라 청년을 지나온 중장년 선생님들, 청년의 나이가 될 우리 학생들을 포괄하는 아주 의미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교총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리고 테두리를 넘어서 청년들이 움직이고 이를 지원하고 함께하는 교총의 철학과 이 연수가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
지난 1월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학생들과 함께해온 헌혈 릴레이와 나의 헌혈 이야기를 방송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몇 년간 제자들과 헌혈 활동, 캠페인 활동을 한 이야기가 신문을 통해 지역에 알려지면서 1년 전에도 연락이 왔었지만 사양했었다. 나보다 헌혈도 더 많이 하고 훨씬 더 감동적인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내가 나서는 것이 부담되어서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오히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제동행 헌혈의 가치를 여러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촬영에 응했다. 전체 방송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였는데 실제 촬영은 거의 하루 종일 이어졌다. 그전에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 보면서 힘들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촬영인데도 교장 선생님, 동료 선생님들, 제자들이 자신들의 일들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촬영에 도움을 주셨다. 특히 수능이 끝나고 한껏 여유를 즐기던 제자까지 학교로 나와 적극적으로 인터뷰해주는 모습들, 타지에 있어서 참여는 못 하지만 축하드린다면서 연락하는 모습들이 고마웠다. 여러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촬영을 잘 마쳤고 약 한 달 뒤 방송이 나왔다. 방송을 본 선생님들, 학생, 학부모님들, 고향마을 어르신들, 친구들로부터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으며 길진 않지만, 학생들과 함께해온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간 질환으로 조직검사와 수술을 받게 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포함하는 가정경제의 대부분을 책임지시는 아버지가 병원 생활을 장기간 하시면서 가계도 어려워졌고 곧 고3이 된다는 중압감까지 겹쳐 학교생활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긴급수혈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헌혈증을 모아서 줬고 이러한 격려와 응원 덕분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아버지도 더 힘을 얻어서 건강을 빠르게 회복했고 가족들도 각자 자리를 지켜준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헌혈을 시작했고 건강이 허락되는 한평생 하겠다는 생각에 18년째 250여 회의 헌혈을 이어가고 있다. 사제동행 헌혈을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경이었다. 고3 담임을 맡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4일째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밝고 상냥한 평소 모습으로 봐서는 무단결석을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 한날 연세 있으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왜 자느냐고 깨울 때 반항적인 태도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후 학교에 나오질 않았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의 안전이 걱정되어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결국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학생을 찾아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 학생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안쓰러웠다. 몇 끼 거른 것처럼 얼굴엔 생기가 없었고 표정도 어두웠다. 따뜻한 국밥부터 먹이자 학생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공장에서 일하다 크게 다쳐 수술을 받고 누워있고 곧 2차 수술을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으려 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 건강까지 나빠져서 야간 편의점 일도 그만둬야 했기에 장남인 자신이 나서야 했단다. 학교를 뛰쳐나간 그 날도 밤새 야간 일을 하고 학교에 왔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했다. ‘아직 고등학생인데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이 얼마나 컸을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의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났다. 몸이 쇠약해진 상태라 수술하기 위해선 수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 학생들과 헌혈을 하여 헌혈증을 모아서 내가 갖고 있던 헌혈증 50장을 더해 70여 장을 전해줬다. 또 학생들의 자발적인 동의로 지각비, 체육대회 상금 등으로 모은 학급비 일부를 같이 전했다. 이를 받고는 학생은 펑펑 울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친구들아 고마워 잊지 않을게”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불편한 몸이지만 신체를 많이 쓰진 않는 간단한 일 정도는 하실 수 있게 되셨다.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의 태도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선생님 저도 선생님처럼 헌혈하고 싶어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모아주신 헌혈증을 보고 힘을 많이 얻었었어요. 다음에 헌혈하실 때 불러주세요.” 이후 내가 헌혈의 집을 찾을 때 함께 헌혈하고 헌혈증 기부도 했다. 그렇게 사제동행 릴레이 헌혈은 시작되었다. 헌혈을 하면서 이 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학생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다.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 장교로 근무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은 군대에 관심을 가졌다. 책임감이 강하고 운동도 좋아하는 학생에게 학비 부담을 적게 주고 일찍 돈을 벌 수 있는 군 부사관의 길을 추천해주고 관련 학과를 안내해줬다. 학생이 평소 음식 만드는 것에 관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부사관 조리학과에 입학했고 2년 뒤 학생은 제복을 입고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저 이번에 부사관 임관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리고 저 요즘에도 헌혈해요. 선생님처럼 앞으로도 평생 헌혈 할 거에요.” 늠름한 군인이 된 모습이 너무나 대견해 보였고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준 것이 고마웠다. 함께 이전에 갔었던 국밥집에서 아버지가 제복 입은 아들을 친척들과 아버지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해주셨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울었고 학생도 울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부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헌혈의 집을 찾았다. 동아리원이 주축이 되었고 함께 헌혈에 참여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했다. 헌혈 후에는 헌혈증을 모아서 필요한 곳에 기증하기로 했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홍보영상으로 만들었다. 헌혈로 나눔을 받는 사람도 변하지만 헌혈을 하는 사람은 더 많이 변화된다. 학교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이후 학교와 가정에 반감을 가지고 가출한 한 학생이 있었다. 95일째 집에 안 들어가고 있다가 우연히 학생들을 데리고 헌혈하러 시내에 온 우리와 마주쳤다. 당시 나는 이 학생이 가출한 지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마침 헌혈 전이고 해서 “우리가 헌혈하러 왔는데 함께 할래?”라고 물었는데 학생이 눈물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듣고 보니‘열심히 학교생활도 하고 헌혈도 하며 잘 지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자신의 신세가 왜 저렇게 되었는가’ 하는 처량함에 흘린 눈물이었다. 헌혈 홍보 영상을 만드는데 이 학생 사진이 활용됐고 수시로 학교 모니터에 방영되는 공익광고영상에 나오는 자신을 보면서 학생의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혼 가정에서 줄곧 외로운 삶을 살다가 자신도 이렇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구나 함을 느꼈단다. 그 이후로는 이 학생은 헌혈동아리에 가입했고 함께 자전거도 타고 헌혈도 하면서 그렇게 자주 피던 담배도 끊었다. 무엇보다 가출한 지 100일이 조금 넘어간 날 집으로 돌아갔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헌혈에서 느낀 보람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삶이 변한 것이다. 철도관련학과로 진학한 학생은 졸업 후에도 가끔 연락을 해온다. “선생님처럼 헌혈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많이 하여 멋진 삶을 살고 싶어요.” 헌혈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 헌혈의 집에 가서 검사도중 실격당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헌혈은 몸이 건강해야지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만의 특권이기에 학생들과 헌혈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드민턴, 족구, 등산, 헬스, 탁구, 자전거 라이딩 등 다양한 운동을 함께하다 보니 헌혈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건강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운동 자체를 좋아하여 참여하는 학생도 있었다. 반에서 운동 꽤나 한다는 학생들이 헌혈동아리에 족구, 배드민턴 경기를 하자고 해왔다. 그중에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함께 운동하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고 마침내 헌혈도 함께하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문제아라 불리는 학생들도 점차 변화되어갔다. 생활지도 효과까지 보면서 지도하기 힘든 더 많은 학생들이 내게 맡겨졌다. 그렇게 동아리에서 시작한 것이 학년, 학교 전체의 활동이 되었고 100인 헌혈 릴레이, 헌혈 UCC 제작, 온라인 헌혈캠페인 활동으로 확대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선도위원회 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들이 변화되면서 일어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이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우리의 릴레이 헌혈과 헌혈증 기부운동에 참여하신다. 또 헌혈의 집, 시청, 지역주민 센터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과의 헌혈 활동을 응원해주신다. 지금까지 학생들과 함께 헌혈한 헌혈증 230매를 기부했고 올해도 100매 기부할 예정이다. 모두의 관심 속에 변화되어가는 여러 학생들을 보면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내가 나온 방송영상의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나눔이란 ‘함께 하자는 마음이 모여 큰 희망이 되는 기적’이다. 학생들과 마음을 모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또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변화되어가는 기적을 경험하면서 앞으로도 사제동행 헌혈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다짐해본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대상 수상자 수상 소감 졸업 후 찾아온 제자들과 순대국밥 한 그릇 먹고파 시골 중학교에서 근무하다 비평준화지역에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다고 소문난 고등학교로 왔을 때 학교를 옮긴 것이 잘못된 선택인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었다. 인성교육을 위해서 아니 정글과도 같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사제동행 등산, 헌혈, 자전거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1년 정도 지났을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들 때쯤 굳게 닫혀있던 학생들의 마음 문이 열리고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을 하고 이를 위해 등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족구, 탁구, 배드민턴 등 여러 운동을 하면서 학생들과 나 사이에는 끈끈한 의리 같은 것이 생겼다. 덕분에 가출 중인 학생이 돌아오고 학업중단위기, 학교폭력피해 상처를 함께 이겨냈다. 한 제자가 기억난다. 헌혈로 자신도 값진 존재임을 깨닫고 난 후부터 학교생활이 변하더니 부사관이 되어서 찾아와서는 여전히 가정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버지가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자랑스럽게 자신을 인사시켰다는 이야기를 했다. 쇠약해진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제자도 울먹였고 듣던 나도 내내 울었다. 연말 시상식들을 보면서 나라면 무슨 말을 할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막상 소감을 적으려니 하고 싶은 말들이 정리되지 않아 삼일 밤낮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내 이름처럼 용기 내어 마무리해본다. 먼저 늘 나의 열정을 응원해주고 지난해 셋째까지 낳아준 아내, 두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수술받기 직전까지도 매일 새벽 나와 내 제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신 어머니, 처음 고등학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르침을 아끼지 않으셨던 영원한 멘토인 김장수 선생님, 그리고 기꺼이 사제동행 활동에 동참해주시고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특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부족한 글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라고 용기를 주신 한국교육신문과 한국교총에 감사하다. 덕분에 학교를 옮기고서도 계속 진행 중인 사제동행 활동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쭉 이어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제야의 종이 울리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던 여러 졸업생들로부터 새해 인사와 함께 찾아뵙겠다는 문자들이 왔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공부하고 또 군대에 가 있는 녀석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헌혈 끝나고 자주 먹었던 순대국밥이라도 한 그릇씩 먹여 보내야겠다.